AFFiNiTY Picks 30 Best Albums (2009 1월~3월)
2009년 1월부터 3월까지 들어본 음반 중 30장의 음반을 추려봤다.
역시나 지극히 주관적인 선택이고, 아래 글에도 나오지만 일부 음반들은 해외에선 상당히 엉망의 평가를
받는 음반들도 있으니 그냥 참조만 해주시길.
Best Song도 뽑았는데... 베스트 송에 한해선 가급적 다운로드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
01. [Bromst] - Dan Deacon
81년생. 뉴욕 웨스트 바빌론 출신.
2003년 데뷔음반을 낸 이후 2007년 [Spdierman of the Rings]에서 'Wham City'라는, 일렉트로닉 뮤직 역사상
길이 남겨질 명곡을 터뜨린 그의 신작이다.
이번에도 역시나다. 첫곡 'Build Voice'에선 필립 글래스의 기운이 감도는 미니멀한 프레이즈에 점층적으로
확장되는 놀라운 스케일의 'Electro Space Opera'의 느낌을 가득 담고 러닝타임을 내달아버린다.
일렉트로닉, 아방가르드, 프리재즈, 현대음악이 모두 기가막히게 자기 소리를 다하며 꿈을 펼치듯 비상하는 걸작.
두번째 곡부터는 중간중간 일본의 수퍼카(supercar)같은 인디 일렉트로닉의 기운도 감지된다.
02. [Dear John] - Loney, Dear
아... 첫곡 'Airport Surroundings'를 듣고 어찌나 가슴이 설레이던지.
스웨덴은 훌륭한 싱어/송라이터들이 많이 있다. 또다른 미국인 싱어/송라이터(아래 순위에 포함) Andrew Bird와
절친한 친구 사이인 Loney Dear는 천재 멀티인스트루먼털리스트인 에밀 스바넨겐의 원맨 밴드이다.
이번 음반이 정규 3집(사실은 5집)인데, 이 음반을 잘 들어보면 대단히 클래식한 편곡과 스케일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도 스웨디쉬 싱어/송라이터들 특유의 감성이 너무나 잘 묻어나는, 그야말로 한 번 들으면 잊기 힘든 그런 음반.
여섯번째 트랙인 'I Got Lost'에서의 바이올린 선율은 바로 Andrew Bird의 바이올린 선율.
그렇다면 Andrew Bird의 [Noble Beast] 음반에선? 12번째 트랙 'the Privateers'에 흘러나오는 목소리가 바로 에밀 스바넨겐의 목소리.
03. [Oh, the Places We'll Go] - Lake
첫곡을 듣다가 78년 유일작을 남긴 호주의 명 포크 듀오 'Madden & Harris'가 재래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그들과 묘하게 유사한 음악을 들려주는 the Lake.
전형적인 정감어린 따스한 인디록을 들려주는 이 음반은 들으면 들을수록 그 알싸한 맛이 더해지는 청량한 음반.
해외에서의 평가야 soso지만 개인적으로 무척 자주 들었던 음반 중 하나.
04. [Olly Oxen Free] - Mason Proper
인상적인 앨범커버가 돋보이는 미국의 7인조 인디록 그룹.
세번째 음반인데 개인적으로 이번 3집이 가장 훌륭하고, 그 정도를 넘어서 09년의 걸작이 아닌가 싶다.
조나단 비스갈(Jonathan Visgr)의 진중한 보이스에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청음 공간을 꽉 채우는 탄탄한 사운드가
이들의 이번 음반의 강점 중의 강점.
전곡 모두 빼놓을 곡이 없을 정도로 귀에 쏙쏙 들어오는 것 뿐만 아니라 듣고 난 후에도 가슴 깊은 여운이 남는,
마치 the National의 [Boxer]음반의 감동을 연상케 한다.(물론 음악적 방향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05. [Beating Back the Claws of the Cold] - the Pica Beats
2005년 시애틀에서 결성된, Ryan Barrett이란 걸출한 멀티-인스트루먼털리스트가 중심이 된 듀오.
첫곡 'Poor Old Ra'는 마치 R.E.M의 냄새, 그리고 Yo La Tengo의 냄새까지 폴폴 풍긴다. 보컬의 구성진 창법은
마치 70년대초를 풍미하던 영국의 traditional folk rock 그룹인 'Incredible String Band'를 연상케 하기도.
역시 전곡 모두 뺄 곡이 없이 고른 감동을 준다. 아... 좋다.
06. [Face Control] - Handsome Furs
캐나다의 드라마틱한 인디록들의 강세는 이미 몇 년간 지속되어 온 현상이다.
그 도화선은 사실상 Arcade Fire라고 봐도 무리는 없고. 근래에는 Wolf Parade가 또 충실히 그 역할을 해내고
있는데, 이 그룹 Handsome Furs는 바로 Wolf Parade의 리더인 Dan Boeckner와 그의 부인인 Alexei Perry로
구성된 염장 듀오 그룹이다.-_-;;;; Dan Boeckner의 뭔가 피곤하고 심드렁한 느낌의 보컬도 아주 맘에 들고
무덤덤하게 흘러나가는 드럼머쉰, 적재적소에서 튀어나오는 노이즈.
음침한 인디록 넘버들.
07. [Friendly Fires] - Friendly Fires
영국 출신의 3인조 인디록/인디일렉트로닉 밴드.
대중적으로도 상당히 어필할 만한 곡인데다가 곡의 러닝타임도 짧아서 이토록 듣기 좋고, 편한 음반도 올해 3월
까지는 그닥 많지 않았나 싶다.
듣다보면 묘하게 댄서블한 리듬에 흥이 나면서도 마냥 발랑거리는 것이 아닌 것이 아주 감정의 낭비없이 딱...
제 옷을 입은 듯한 느낌이 든다.
08. [the Floodlight Collective] - Lotus Plaza
올해의 발견이 될만한 데뷔 음반.
아시다시피 Deerhunter의 기타리스트이자 보컬리스트인 Lockett Pundt의 솔로 프로젝트.
Bradford Cox의 천재적 행보에 이어 Lockett Pundt까지. 정말이지 난 그룹이다.
이 음반은 My Bloody Valentine의 2009년판 재강림이라고 할 정도로 뿌연 안개 속을 정처없이 하지만 활기차게
거닐고 다니는 듯한 몽롱한 이미지가 가득한 사운드.
듣다보면 취한다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아름다운 심연의 이미지까지 가득하다.
에코와 오버더빙을 적절히 구사한 정말이지 멋진 음반.
09. [Merriweather Post Pavilion] - Animal Collective
2000년대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Animal Collective의 신작.
공연장 이름을 타이틀로 가져왔는데 그 유래는 이들이 독일의 저먼 일렉트로 싸이키 뮤지션이었던 Neu!의 음반을
듣다가 떠오른 영감에 의해 지은 거라고 한다.(개인적으로 Neu!는 그냥 그런... 차라리 Walter Westrupp을 더
좋아한다. 물론 불공평하리만치 저평가되었지만)
이들의 음반을 들으면 지구인의 음악이 아닌 듯 느껴지기도 한다. 그럴싸하고 대단한 이유가 아니라, 이들의
음악들은 하나같이 대단히 우주적인 사운드를 지향하는 것 같다. 전혀 스페이스 록적인 의미가 아니라 무척 내추럴한
질감을 가득 담고 있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그리고 이런 음악은 사실 약물의 도움을 받았을 때 그 감상의 느낌이
배가될 것이란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그래보라는 말이 아니고). 그리고 커버를 보라... 이건 완전히 뽕음악이야.
10. [Grand] - Matt & Kim
말이 필요없는 Matt Johnson, Kim Schifino 듀오의 건강하고 밝은 발랑발랑 사운드 집합체.
기타따윈 필요없다는 듯이 키보드와 드럼으로 유니크하게 뿜어내는 독특한 음반.
11. [Old Vs New](EP) - Sleeping States
81년생 영국 뮤지션 Markland Starkie의 솔로 프로젝트.(그는 Kaito의 멤버였다)
가슴떨리는 매력적인 보이스와 한걸음 한걸음 신중한 발자욱을 연상케하는 그의 진중한 연주가 돋보이는 EP의
첫번째 곡인 'Planning My Escape'는 그야말로 감동적.
그런데 가만보면 09년 초반을 수놓는 이러한 뮤지션들은 어느 해보다 더 서사적인 곡구성과 표현에 능한 것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12. [Immolate Yourself] - Telefon Tel Aviv
이젠 IDM씬을 얘기할 때 절대로 빼놓을 수 없게 되어버린 미국 뉴올리언즈 출신의 2인조 듀오.
Joshua Eustis와 Charles Cooper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였으며 이번 음반을 통해 이들의 명성은 더더욱 확고해진
듯하다. 하지만 이 음반 발표 후 갑자기 1월 22일 Charles Cooper가 사망하여 현재 활동은 중지한 상태.
개인적으로 무척 아쉽고 고인의 명복을 비는 바이다.
13. [Oulipo Saliva] - Angil and the Hidden Tracks
역시나 멀티-인스트루먼털리스트인 마카엘 모텟의 솔로 프로젝트.
상당히 독특한 여러 장르의 음악적 요소들을 혼재시킨 듯한 느낌인데, 재지한 변주곡들과 라운지 음악의 느낌,
그리고 여느 바에서나 들을 법한 음악들까지 자유자재로 혼재시키는 능력이 탁월한 듯 하다.
간혹 이런 모든 장르적 요소들이 불길한 언밸런스의 블랙홀로 묘하게 빠져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표현하는데
이런 표현력은 불명료한 각각의 대상에 대한 불명확한 본질들(혹은 감성들)을 표현하는 듯 해서 아주 인상적.
음악적 표현 방법이 매우 에고가 강한 편이어서 대중과의 호흡 능력은 아직 뭐라 말하기 힘들고 그런 이유에서
아직 그닥 주목받지는 못한 듯 하나 향후 향보를 조심스래 지켜볼 필요가 있는 뮤지션.
14. [the Good Feeling Music of...] - Dent May & His Magnificent Ukulele
자... 우클레레로 반주되는 노래들을 맘껏 한 번 들어보자.
하지만 누가 뭐래도 이 음반에서 나의 베스트는 두번째 곡인 'Meet Me in the Garden'.
아주 닭살돗는 가사의.ㅎㅎㅎㅎ 이미 홈피 음악으로도 걸렸던 곡이라 들러주셨던 분이라면 다들 아실 듯.
15. [Ray Guns Are Not Just the Future] - the Bird and the Bee
그야말로 매우 평범한 인디록, 비트팝, 인디팝을 들려주는 이들이지만, 이번 음반은 그들의 여느 음반보다도 더
귀에 쏙쏙 들어오는 사랑스러운 넘버들이 담겨있다.
특히 2,3번째 트랙인 'My Love'와 'Diamond Dave'의 2단 콤보는 이 음반을 더더욱 사랑스럽게 만드는 완소 트랙들.
16. [Artifacts] - Aether
해외에서의 평가는 주로... 비슷비슷한 음악적 임팩트를 너무 오래 질질 끌고 갔다는 평들이 있으나, 내게는 그래도
상당히 매력적이었던 일렉트로닉 음반.
음악적인 참신함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일렉트로 힙합 비트의 매력을 최대한 잘 살려내면서도 회화적 표현을
잘 살려내고, 이를 넘어서 theatrical-rock의 내러티브까지 넘나드는 스케일의 확장성을 드러내고 있다.
17. [Noble Beast] - Andrew Bird
말이 필요없는 현존하는 베스트 싱어/송라이터 중 한 명.
이미 위에서 에밀 스바넨겐(Loney, Dear)의 이야기에서 언급했으므로 패스.(귀차니즘...)
18. [March of the Zapotec] - Beirut
자, Zach Condon은 아직도 20대 초반이다.
월드 뮤직을 뼛속까지 깊이 체험하고, 이를 완전히 체화한 Zach Condon이 나이를 들어가면서 들려줄 음악에
대해 기대하지 않을 음악팬들이 얼마나 될까 싶다.
Zach Condon에 대해선 이미 여러번 언급한 바 있으니 역시 패스.
19. [Mystery](EP) - BLK JKS
블랙잭이라고 읽어야 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출신의 4인조 그룹.
대단히 드라마틱하고 불균질한 음악을 들려준다. 현재는 고작 EP만 공개되어 있으나 정규 음반이 발표되면 그 반향은
상당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20. [Secrets are Sinister] - Longwave
사실 전형적인 미국의 오버스트림 밴드를 연상케해서 처음엔 조금 듣다가 그냥 꺼버리고 안듣곤 했는데 어느날
자꾸 듣다보니 이게 또 귀에 조금씩 감기더라. 해외에서 뭐시기 Radiohead등을 언급하던데 무슨...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리를 하는건지. 음악적 유사성 거의 없다. 그리고 비교 대상도 아니다.
롱웨이브는 그냥 롱웨이브일 뿐.
이들의 음악은 정말 미국 양키냄새 줄줄 나면서도 은근 중독성이 있어서 20위까지 올렸다.-_-;;;;
21. [You and I] - Cut Off Your Hands
뉴질랜드 출신의 뉴웨이브-펑크 록그룹.
이 음반에 대한 해외에서의 평가는 soso 정도인 듯 하나, 개인적으로는 정신없이 두들기기만 하고 텐션만 디립다
강조하는 여느 포스트 펑크 그룹들보다 훨씬 정이 간다. 신나게 두들겨도 중심을 잃지 않고 이성적인 느낌이
폴폴 느껴지는 그룹.
22. [I Think We're Gonna Need a Bigger Boat] - the BPA
the BPA는 다름아닌 일렉트로니카의 전설과도 같은 Norman Cook(팻 보이 슬림!)의 새로운 프로젝트.
여러 객원가수들과 함께 한 이 음반에 대한 해외의 평가는 그닥 곱지는 않은데 비범하면서도 빛나는 몇몇 트랙들
덕분에 일단 순위에 올려본다.
이 음반의 세번째 트랙인 'Jump the Fence'는 홈피의 음악으로 올린 바 있다.
23. [Fantasy Black Channel] - Late of the Pier
영국 출신 그룹.
2004년 데뷔당시의 멤버들 나이가 16세~17세. 지금 5년 지났으니 아직도 20대 초반.
전형적인 브릿팝스러운 록음악을 구사하면서도 적재적소에 대단히 씨니컬하고 뉴웨이브적인 인디 일렉트로닉을
구성하여 독특하면서도 인상적인 곡들을 연주한다. 'Space and the Woods'같은 곡은 80년대의 the 2nd Invasion
of British Rock의 뉴웨이브 스트림을 연상시키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앞으로도 지켜볼 필요가 있는 그룹.
24. [the End of Trying] - Dakota Suite
Chris Hooson이 주도하는 영국 리즈 출신의 슬로코어 밴드.
밤에 크게 틀어놓고 듣노라면 뭔가 허전하고 공허한 눈물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은 정말이지 그 미묘한 정서가
가득한데, 이번 음반은 그러한 정서의 정점에 서 있는 듯 하다.
싸늘한 느낌의 커버 아트워크에서부터 그러한 기운을 감지할 수 있다.
25. [Heavy Ghost] - DM Stith
뉴욕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David Stith의 신작. 그의 아버지는 앙상블 지휘자였고 어머니는 피아니스트,
그리고 누이들은 오페라 단원이었단다. 완전히 음악에 둘러싸여 자라온 그이기에 어떤 특정한 음악 장르라고
규정짓기 힘든 다양한 음악적 요소들이 그의 음악에는 호냊되어 있다.
소울의 느낌부터 성가의 느낌, 그리고 음침한 주술적 비트 그리고 현대음악적인 요소까지.
그의 음악은 어떤 특별한 장르로 규정짓기가 매우 곤란하다.
26. [Aix] - Giuseppe Ielasi
일렉트로닉 아방가르드 주자인 쥬세페 에라시의 신보.
그간 Nicola Ratti, Ingar Zach 등등과의 협연을 통해 그 천재적 음악적 능력을 들려준 바 있다.
이번 신보에선 일렉트로 비브라토와
27. [Here We Go Magic] - Here We Go Magic
Luke Temple의 프로젝트 밴드인 브루클린 출신의 인디록 그룹.
High Places, Ruby Sun, Animal Collective등의 그룹들이 들려주는 내추럴한 질감에 우주로 날아가버리는 듯한
비지구인적 음악을 들려주는 또다른 그룹. 두번째 트랙 'Fangela'는 정말 완소.
28. [Wavves] - Wavves
이제 22살이 된 Nathan Williams의 솔로 프로젝트.
2008년에 인디레이블을 통해 LP 발매 후 반응이 좋아 이후 Fat Possum 레이블과 정식계약을 맺고 정식 릴리즈.
로우파이 노이즈 팝의 극치를 들려주는 음반이지만 군데군데 멜로디컬한 라인이 잘 살아있어서 노이즈 팝에
씨니컬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그닥 불편할 것 같지는 않다.
앞으로의 장래가 더 기대되는 뮤지션.
29. [the Pains of Being Pure at Heart] - the Pains of Being Pure at Heart
아주 반가운 4인조 혼성 슈게이징 밴드.
이미 관련하여 올린 바 있으므로 패쑤!
30. [Get Guilty] - A.C. Newman
캐나다 밴쿠버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Allan Carl Newman의 따스하고 인간미 철철 넘치는 인디 록 넘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