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피치 키친(Peach Kitchen)에서 맛있게 점심을 먹다가 그만... 지각을 해버린 리움 프로그램.
길이 너무 막혀서 도착해서 뛰어들어갔지만 이미 25분 지각. -_-;;;;;
전 약속에 늦는 걸 넘넘 싫어합니다. 누가 늦는 것도 싫어하죠.ㅎㅎ
그런데 제가 이렇게 늦어버렸으니...
민성군과 aipharos님, 저 모두 들어가서 선생님들께 조용히 사과드리고 민성군은 4시까지 프로그램 참여하고,
저희는 잠시 한숨 돌리고 리움 전시를 둘러봤습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이의 부모는 무료로 전시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저 안에서 민성군은 프로그램을 듣습니다.

 

 

 

 

리움의 어린이 프로그램은 상당히 알찬 편입니다.
MoA의 프로그램도 좋지만요.
삼성에 대한 저희 반감은 사실 막강 그 자체지만...
또 이런 전시물을 보러 안 올 수도 없고... -_-;;;;

 

 

 

 

aipharos님 커피 한 잔 하시면서. 숨돌립니다.
새 옷을 샀으니 사진을 찍어야죠.

이제 같이 전시를 봅니다.
이미 몇 번을 와봤고, 작년 여러 불미스러운 사건 이후로 리움은 기획전을 안하기 때문에 맨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기획 전시관은 저 공간을 그냥 놀리고 있는 상태죠.
제가 리움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은 2층 고서화관입니다.
제가 처음 리움에 왔을 때... 몽유도원도의 원화 앞에서 정말 꼼짝 못했던 경험을 전 잊질 못해요.
우리나라의 고서화들이 서양의 회화보다도 이렇게 압도적이라는 사실을 전 그 때 처음 알았답니다.
오늘도 역시나... 전에도 봤지만 눈이 휘둥그래해지는 작품들은 여전히 있습니다.

 

 

 

 

장승업의 영모도대련입니다.
홍세섭의 영모도도 너무 좋은데 그림을 찾질 않았네요.
조선시대의 영모도의 양대산맥이라면 이 두 분을 빼놓을 수가 없다죠.
실제로 봐야만 하는 작품입니다.
저 힘있고 명료한 터치가 가슴을 정말 두근두근거리게 합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몇 번을 곱씹어 보게 하고,
곱씹어 감탄하게 한답니다.

근현대미술관에는 aipharos님이 너무나 좋아하는 Francis Bacon(프란시스 베이컨)의 'Figure in a Room'이란
작품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사실 보는 분들이 대단히 기괴하고 무섭게 느끼는데요.
이상하게 aipharos님은 이 그림을 1층의 해외근현대미술관에서 제일 좋아합니다.

현대 미술관으로 오면... 윌렘 드 쿠닝의 작품을 비롯, 시그마 폴케의 작품, 데미언 허스트의 그 놀라운 '죽음의
댄스'등등을 볼 수 있죠.
제가 현대미술관에서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백남준 선생님의 '나의 파우스트 자서전'과 데미언 허스트의 '죽음의 댄스',
그리고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 샘 테일러 우드의 'Soliloquy III'입니다.

 

 

 

 

 

이 작품은 Sam Taylor Wood의 'Soliloquy III"죠.
이 작품을 볼 때마다 자꾸만 Stanley Kubrick의 [a Clockwork Orange/클락워크 오렌지]가 생각납니다.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Two Candles'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을 보시면 음악 좋아하시는 분들, 어떤 음반이 생각나지 않으세요?

 

 

 

 

 

네, 바로 Sonic Youth(소닉 유스)의 88년작인 걸작 [Daydream Nation]의 커버와 너무 비슷합니다.
사실 비슷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커버 자체가 게르하리트 리히터의 'Kerze(Candle)' 작품이랍니다.
Sonic Youth의 음악은 뉴욕 언더그라운드 록씬만 뒤흔든게 아닙니다.
Velvet Underground의 적자라고들하지만 그것도 온전한 평가가 절대로 아니구요.

 

 

 

 

아무튼 전시를 후다닥보고 다시 민성이 끝날 시간이 되어 내려 왔습니다.
4시에 끝난다고 했는데, 아이들의 소란스러운 흥겨운 소리가 막 들리네요.
정작 아이들이 나온건 4시 20분이 다 되어서입니다.

 

 

 

 

민성이가 아주 활짝 웃고 있더군요.
선생님들께서 민성이보고 '정복자!'라고 하면서 막 웃으시더군요.
나갈 때도 유독 민성이에게 '정복자 멋있었어!'이러면서 다들 얘기하셔서 도대체 뭘했길래 선생님들이 이러시나 했더니만...
각자 자신의 미래를 얘기하고 전시를 보고, 내려와서 자기가 바라는 미래상에 걸맞는 도구를 만들고 프로젝터
앞에서 쇼를 하는 거였나봅니다.ㅎㅎㅎ
다른 아이들은 의사, 요리사 등등을 주로 희망했나봅니다.
민성이는 탐험가이자 정복자를 한다고 했답니다. 그래서 그 특유의 쑈를 했나봐요.

 

 

 

 

민성이가 나온 뒤에도 선생님들끼리 '세계정복자'얘기를 하는 걸보니 이 녀석이 재밌게 하긴 했나봅니다.
재밌었냐고 하니 '엄청 재밌었어요'라네요.
좋겠다. 매주 토요일마다 2월 3일까진 무조건 엄청 재밌는 시간이 확보되었구나.

 

 

 

 

 

aipharos님은 리움 아트샵에서 핸드폰 고리를 구입했습니다.
이동기 작가의 디자인.

 

 

 

 

생각보다 이거 아주 예쁘다구요.

 

 

 

 

 

가격은 핸드폰 고리치곤 비싸지만 그래도... Paul Smith보단 쌉니다.

근데 정말 난감한 건..
집에 다 와서야 우리 aipharos님께서 핸드폰을 리움 프로그램 교육실 앞 화장실에 두고 온 걸 알았다는거죠.
어쩌면 가장 춥다는 내일, 저흰 다시 리움에 가야할 지도 모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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