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식사를 하고 전시를 보러 갑니다.
오늘 보고 싶었던 전시 2개를 보기로 했는데, 하나는 유명한 컬렉터이자 자선사업가인 Henry Buhl(헨리 불)의
컬렉션을 전시하는 대림미술관, 또다른 한 곳은 동유럽 작가 3인전이 열리는 국제갤러리입니다.
다음 주엔 갤러리 아트포럼 리에서 이강욱 작가 초대전이 있고, 국제갤러리에선 너무나 유명한 Julian Opie
개인전이 있습니다(이 전시... 대박나겠죠)
그리고 친구가 지난 주에 알려준 것인데 대구의 리안 갤러리에선 지금 영국 현대미술의 거장인 데미언 허스트의
개인전을 하고 있습니다. 18일까지인데 워낙 호응이 좋아 25일까지로 연장했다니 대구에 갈 수 있는 분들은
한 번 가보시길... 저희도 너무 가고 싶은데 무리네요.
대림미술관!
종종 오게 되네요...
지난 번에 알려드렸듯이 입장료가 있습니다. 어른 4,000원 아이 2,000원.
우리은행카드 소지자는 50% 할인되고, 할인권 출력해가셔도 됩니다.
울 민성군이 아주 예쁘게 나와서리...
1층에서 좀 쉬면서 시원한 바람을 쐬다가 올라갑니다.
전시는 2층, 3층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2층은 조각품보다는 작은 사진 작품들 위주로 전시가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이 전시는 모두 '손'에 대한 작품이 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기대했던 바와 달라서 살짝 당혹스럽긴했네요.
그래도 눈에 띄는 작품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2층에서 눈에 띄는 작품들 중 이 작품은 Ralph Gibson의 'Hand through the Doorway from the Somnambulist'
랍니다. 신비로움과 공포감 그리고 불가지성이 모조리 혼재된 느낌이었네요.
실제 작품은 상당히 큽니다.
이 작품은 Richard Avedon의 'Henry Moore'란 작품입니다.
아시다시피 Henry Moore는 역사에 남을 조각가죠.
그 조각가의 손을 담은 사진입니다.
이 역시 실제 작품의 느낌은 상당히 압도적입니다.
이 작품은 파리의 키스하는 연인 사진으로 저희에게도 너무 잘 알려진 로베르 두아누의 'Piccasso's Bread'라는
작품입니다. 저 빵을 잘 보시면 손가락모양으로 빵을 놓은 걸 볼 수 있습니다.
참... 익살맞고 재미난 분 같아요.
3층 전시는 조각과 회화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저 작품이 제가 가장 인상깊게 본 작품인 Andreas Gursky의 'May Day II'입니다.
민성이가 시위하는 것 같다고 하던데 맞게 본 거죠. '메이 데이가 뭐에요?'라고 물어봤는데 나가서 대답해준다고
하고는 깜박했군요.
정말 압도적인 느낌이죠. 수많은 노동자들의 권리와 생존권 보장을 위한 자신의 열망을 대변하는 그들의 손 하나하나.
이 전시의 가장 큰 주제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작품 역시 아주 인상깊은 작품입니다.
Barbara Kruger의 '무제 (We Will No Longer Be Seen and Not heard)'란 작품이죠.
바바라 크루거는 파슨즈디자인스쿨 출신이며 잡지 마드모아젤의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다 그 유명한 롤랑 바르트, 테오도르 아도르노등을 섭렵하면서 저항적 예술을 견지하는 작가로서의 길을 걷게 되지요.
이 작품은 바바라 크루거의 페미니즘적인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래 이 작품은 제목이 '무제'입니다만 9개로 분할된 작품은 왼쪽 위부터 We / Will / No / Longer / Be / Seen /
and / Not / Heard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게 부제처럼 따라다니죠.
9개의 언어와 이미지가 결합된 사진에서 보여지는 바는 철저히 남성의 몸짓과 행위들입니다. 바바라 크루거의
작품 속에서의 'We'는 사실상 여성을 의미한다고 보면 이 작품에선 그 어떠한 여성적 시선도 바라볼 수 없습니다.
보고, 듣고 심지어 거부하고 의지하는 모든 행위가 남성의 표현의 기호학 속에 사라져있습니다.
남성이 상징화한 세상에서 여성의 존재 자체가 불분명하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디까지나 아는 바 없는 그냥 제 생각일 뿐이니...-_-;;;;
이 작품은 Tom Otterness의 'Three Evils'란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아마도 중국 작가의 작품같은데 무척 독특하지요.
책을 파서 손의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제목은 'Bookends'에요. 책받침대라는 뜻이죠.
아무튼 3층의 전시는 무척 즐거웠습니다.
이외에도
Gabriel Orozco의 'My Hands are My Heart' 이 작품은 민성이가 아주 인상깊어 하더군요.
즐겁게 전시를 보고 나와서... 민성군이 대림 미술관 앞에서 슈퍼주니어의 'Sorry Sorry' 무용을...
선보입니다. ㅎㅎ 뒤따라 나오던 aipharos님이
이 모습을 발견하고 방해를 했는데 그 사진은 생략.ㅎㅎㅎ
경복궁을 가로질러서
이제 국제 갤러리로 향합니다.
*
전시는 2층에서 살짝 당황했으나 결과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다이앤 애버스의 작품들도 볼 수 있었고, 로버트 카파의 그 유명한 '트로츠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손이라는 것이 얼마나 다양한 인간의 감정과 시대의 흔적을 표현하고 있는지, 손을 통해서 얼마나 많은 자신의
주관과 역사와 사회가 관계하는 법을 의미하는 지를 이번 전시를 통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교훈이 있었습니다.
그런 면에서라도 이 전시는 꼭 가보셨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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