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입니다.
모두 즐거운 성탄절 보내고 계시겠죠?
저흰 걍 어디 안나고 집에서 푸욱~ 쉬기로 했습니다.
스테이크 해먹으려고 했는데 것두 걍 포기, 파스타도 포기. ㅎㅎ
어제 저희 완소 제과점에 마카롱 케익을 주문했습니다. 오늘 받으러 가면 되구요.
그 제과점에서 쿠폰을 주는데 저희가 꽉꽉 채워서 기본 케익을 받을 수 있는데 거기에 돈을 추가해서
마카롱 케익으로 주문했습니다.ㅎㅎ
민성군 엄청 기다립니다.

얼마전 이웃이신 '차차'님 싸이에서 파파존스 피자를 보고, 오늘 아침엔 또 gig777님의 블로그에도 파파존스
피자가 올라와서 에혀... 서울에만 있는 파파존스...하면서 걍 아쉬워했는데, 밑져야 본전이란 맘으로 파파존스
사이트에 들어가서 인천을 검색했더니 헉~~ 인천에 딸랑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집 부근(차로 5분도 채 안걸리는
거리)이더라구요!!!
그래서 11시 온라인 주문 개시 즉시 주문해서 좀 전에 식구들과 잘 먹었습니다.
으... 엄청 배부르더군요.


 

 

 

크하하하 파파존스가 동네에 있었다뉘!

 

 

 

 

이건 골드러쉬 피자.
골드링도 있던데 저와 aipharos님은 고구마 무스를 싫어해서리...

 

 

 

 

도우가 두꺼운거라기보단 토핑이 장난이 아닙니다.
토핑의 조화도 아주 좋아요. 소시지도 도미노, 피자헛과 달라 아주 맛깔스럽구요.
한 입 무는 순간 대박 느낌. 잘가라, 도미노, 피자헛. 당분간 홈 딜리버리는 무조건 파파존스일 것 같네요.
치즈도 가득... 덕분에 엄청 배부릅니다. aipharos님은 이거 하나 먹고 바로 배부름을 호소

 

 

 

 

이건 '핫 앤 스파이시 멕시칸 피자'.
알프레도 쉬림프 또는 화이트 소스 베이스 피자를 먹어보려도 오늘은 일단 이걸로.

 

 

 

 

이건 우리가 좋아하는 thin!!!입니다.
그런데... 이 피자는 좀 에러.
핫 앤 스파이시라는데 할리페뇨 외엔 스파이시라고 할 것도 없어요.
게다가 빵은 푸석푸석... 이건 에러.
다음엔 무조건 제외.

이웃님들 덕에 뽐뿌받은 파파존스 피자.
SKT 15% 할인받았어요.
20% 할인은 한 판만 해당하더군요.

*
핫 앤 스파이시 맥시칸 피자는 좀 전에 다시 먹었는데 어래? 맛있더군요.
아무래도 골드링과 같이 먹어서 그랬던 모양입니다.

 

 

 

 

 

 

 

 

 

요즘 아주 기분 꿀꿀합니다.
나라 돌아가는 꼴이 아주 가관이죠.
이제 정말 갈 때까지 간 것 같은데 계속 그 이상을 보여주네요.
Matrix 2탄 광고 카피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였죠.
지금 2MB 정부/여당이 보여주는 철면피 극강의 해쳐먹기는 딱 그 광고 카피가 들어 맞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도 부인하고, 미군정으로부터 민주주의가 싹텄고, 박정희는 난세의 영웅이 됩니다.
2MB같은 더러운 자식의 입에서 '국가정체성을 훼손하는 좌경세력'이란 말이 태연하게 나오니 이가 갈립니다.

이런 답답한 마음에 단비같은 선물이 오늘 제게도...ㅎㅎ
이곳에 종종 들르는 분이신데요. 저와 알게 된 건 무척 오래 되신 분입니다.
하지만 한 번도 실제로 뵙지는 못했거든요.
제 생각에 음악과 영화 취향도 잘 맞으시는 분이라고 늘 좋은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그간 해외(네델란드)에
나가 계셔서 통 어떻게 지내시는지 알 지 못했습니다.
(이웃들...이란 게시물에도 이 분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홈피 주소를 제가 몰라요.흐~)

얼마전 연락주셔서 곧 한국에 들어가는데 체코 와이너리에서 아주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와인을 마셔서 이번에
선물로 주시겠다고 하셔서 정말 너무너무 감사했는데...
오늘 저희 집 근처로 오셔서 aipharos님에게 와인 두 병을 친절하게도 주고 가셨어요.
정말... 죄송하고 감사하고 막 그래요.
지난 주 토요일에 귀국하셔서 택배로 붙이면 크리스마스 이브에 도착하지 못할 것 같아서 직접 오셨답니다.
자꾸 저렴한 와인이라고 별거 아닌 것처럼 손사래를 치시는데,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언제나 마음이 중요한 거 잖아요.
진짜 감동이랍니다.

 

 

 

주신 분 말씀으론 현지에서 4.5 유로 정도로 저렴한 와인이라고 하십니다.
한 병은 레드 와인, 한 병은 화이트 와인입니다.

 

 

 

 

병 아주 예쁘죠?
크리스마스에 스테이크 해먹으면서 일단 레드 와인부터 마셔보렵니다.^^

자랑 포스팅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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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군은 레고(Lego)보다 플레이모빌을 좋아합니다.
물론 어렸을 때는 레고를 줄기차게 모았죠.
레고는 조립 과정이 즐겁지 사실 실제로 가지고 놀기엔 영... 아닙니다.
조립된 형태가 쉽게 부서지기 십상이죠.

우리나라에선 '플레이모빌' 자체를 모르는 분도 많으십니다.
유럽에선 레고만큼 대우받는 플레이모빌이 국내에선 영 자리를 잡지 못하네요.
토이룬의 건대 매장도 올 초에 폐점했고 온라인만 운영하고, 홍대의 천소네도 사실상 플레이모빌 중심에서
수제 완구쪽으로 방향을 바꾸지요.(2009년부터)

민성이는 플레이모빌을 '컬렉팅'하는 차원은 결코 아닙니다.
한동안 또 안갖고 놀더니 최근에 다시 가지고 놀더라구요.
이 정도 모은 걸 갖고 컬렉팅이라고 하면 민망하구요.
기사/로마/해적 시리즈만 집중적으로 모았어요.
이제 성을 좀 사야할 것 같습니다.
이런 피규어들이 그릇된 인식이 주지 않을까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플레이모빌의 피규어들은 역사적으로
백인들이 규정한 적에 대해서도 똑같은 비중으로 시리즈를 내고 있습니다.

플레이모빌이 좋은 점은 조립의 과정이 거의 없고, 피규어의 크기가 레고보다 훠어어얼~씬 커서 아주 가지고 놀기
좋다는거에요.

다음엔 성을 사야겠는데 눈독들인 성이 40만원이 넘어서 민성이 용돈 모은 것과 보태서 사기로 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아니고...ㅎㅎㅎ
지금은 책장 두 칸을 비워 이렇게 두었는데 더이상 감당이 안되어서 이제 플레이모빌만 모아 전시하는 랙을
만들던지 어떻게 해야할 것 같습니다.

 

 

 

책장 2층에 위치한 플레이모빌 기사단+로마기사단들

 

 

 

 

 

책장 1층에 위치한 바이킹선, 대포, 투석기, 바이킹들

 

 

 

 

플레이모빌은 마감이 너무너무너무 좋습니다.
걍 전시해놔도 좋지요.

 

 

 

 

마장기사들의 면면이 아주 예쁘죠.

 

 

 

 

 

비록 들고 있는 무기들은 흉측하지만...ㅎㅎ

 

 

 

 

최근에 구입한 스페셜 아이템인 황금기사입니다.

 

 

 

 

기사들도 하나하나 아주 특색있습니다.

 

 

 

 

아이들이 가지고 놀기에 아주 딱 좋은 크기. 레고의 2배 이상의 크기.

 

 

 

 

여기는 1층 바이킹, 해적선, 대포, 투석기등등...

 

 

 

 

이 바이킹 해적선은 정말 예쁘답니다.

 

 

 

 

 

투석기 및 대포 기타 등등 일체.

 

 

 

 

그리고 이건 aipharos님의 플레이모빌 열쇠고리.
예쁘죠?ㅎㅎ

 

 

 

 

이건 민성군의 플레이모빌 핸드폰 열쇠고리.ㅎㅎ
전 휴대폰과 열쇠고리에 뭘 끼우는 걸 싫어해서 아무 것도 안 달아요.~
aipharos님과 민성군이 신났죠.


*
플레이모빌은 아는 분들 중에는 어른들도 모으시는 경우가 많은 줄 압니다.
온라인에서 구입하실 분은 http://www.toyloon.co.kr 을 권해드립니다.
아주 친절하고 신속 배송에 정성이 담긴 포장이 늘 만족스럽답니다.

 

 

 

 

 

 

 

 

 

 

 

 

 

지라시 스시가 먹고 싶어서 홍대 스시겐으로 가려고 했는데, 용산의 스시진이 12월 1일 홍대로 이전했다는
소식을 듣고 스시진으로 예약을 하고 점심을 먹었습니다.
어머님, aipharos님, 민성이 다 같이 갔어요.
선도좋고 인심후하기로 유명한 곳이죠.
이곳은 스시효나 이런 곳과 비교할 곳은 아닙니다만 기꾸처럼 그 나름의 매력이 있는 곳이죠.
홍대 극동방송국 바로 건너편 1층 북까페 건물 2층에 입점했습니다.

 

 

 

 

2층에 위치.

 

 

 

 

스시다이.

 

 

 

 

내부 홀입니다. 저희는 룸으로 예약했습니다.

 

 

 

 

 

테이블 세팅.

 

 

 

 

 

민성이가 좋아한 간장용기

 

 

 

 

메뉴판.
저희는 회식정식(5만원/1인, VAT별도) 3개와 니기리스시(3만원/1인, VAT별도)를 주문했습니다.
회식정식이라면 일반적으로 카이세키지만 이곳은 일반적인 카이세키와는 거리가 먼, 이곳에서 낼 수 있는
음식을 코스로 구성해서 내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식전 샐러드. 무난합니다.

 

 

 

 

 

스프.
여기서 완전히 깼습니다. ㅎㅎ 그냥 오뚜기 스프에요. 보노보노도 아니고.ㅎㅎㅎ
자왕무시가 나올 줄 알았는데 너무너무너무 당황했고 이후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물론 완전한 기우였지만.

 

 

 

 

사시미 나오기 전, 전복내장무침, 샥스핀, 버섯완자, 은행마늘 꼬치.
모두 괜찮았습니다. 특히 은행과 마늘을 구운 꼬치는 상당히 좋네요.

 

 

 

 

 

제법 맛났다는거.

 

 

 

 

사시미!!! 우허~ 이 양을 보세요.
정말 든든하지 않습니까.

 

 

 

 

 

그냥 든든한 것만이 아니라 선도도 좋고, 회 하나하나가 두툼해서 식감도 좋습니다.

 

 

 

 

연어는 완전히 입에서 녹아버리더군요... ㅎㅎ

 

 

 

 

이건 스시 첫번째 플레이트입니다.
딱 봐도 선도가 좋아보이시죠?

 

 

 

 

도로의 마블링이 아주 좋습니다. 살살 녹죠. 양도 장난이 아닙니다.
이게 다가 아니라 2차가 또 나온답니다.

 

 

 

 

민성이가 그닥 안좋아하는 개불...이 보이는군요.

 

 

 

 

고등어 스시, 학꽁치... 뭐하나 뺄게 없어요.

 

 

 

 

이 스시들이 얼마나 두툼한지는 다음 사진을 보시면 느끼실텐데요.

 

 

 

 

사시미의 두께가 대단하지요.
전 이렇게 먹고 든든한 음식점이 넘넘 좋아요.

 

 

 

 

이곳은 회식코스에 돈까스가 나옵니다.
생뚱맞아보이실텐데요. 어차피 정식 카이세키가 아니라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음식들을 잘 내는 것이라고 봐요.
이 돈까스는 정말 맛있습니다. 아주 얇게 튀김옷을 입히고 튀겨낸 돈까스인데 얼마나 맛있던지...

 

 

 

 

 

이건 초대박 도미머리조림입니다.
도미가 엄청나게 든실한데요. 살이 어찌나 쫄깃쫄깃한지 모릅니다.
아주 진한 양념에 생강채를 얹어 먹는 건데, 저 도미한텐 미안하지만... 저희 정말 완전히 머리뼈만 남기고 완전히
깨끗하게 비웠습니다. 어머님이 얼마나 좋아하시던지.

 

 

 

 

이번엔 갈치구이가 나왔습니다. 역시나... 전혀 비리지 않고 맛납니다.

 

 

 

 

 

이번엔 스시 두번째 플레이트.
역시나 양이 장난이 아니지요.
우니, 이꾸라, 해삼, 조개살, 야부리한 관자, 아마에비, 장어...

 

 

 

 

저 크리미한 우니. 그리고 이꾸라.

 

 

 

 

이 해삼김초밥은 어머님이 드셨는데, 입안에 해삼의 향이 은은하게 확 퍼지는게 아주 좋다고 하시네요.

 

 

 

 

다 먹고 나니 우니가 따로 나옵니다. 이렇게.
역시 선도 좋습니다. 크리미한 아이스크림처럼

 

 

 

 

 

 

이번엔 아구간이 나옵니다.
이건 어머님만 잘 드시고 저흰 반쯤 먹고 포기.
넘 느끼해여~~~

 

 

 

 

 

또 나옵니다. 미니 지라시 스시와 매생이국입니다.
매생이는 스시효의 매생이국과는 좀 차이가 있긴 해도 맛나긴 합니다.

 

 

 

 

미니 지라시 스시. 맛나게 먹었습니다.
원래 지라시 스시를 먹고 싶었던 거라.

 

 

 

 

 

과일 후식.

 

 

 

 

녹차 아이스크림도 주시고.
이후에 커피도 한 잔 주셨습니다.


배 터집니다. 배터져.
이런저런 기교없이 아주 좋은 선도의 재료들을 아낌없이 내놓으시는 사장님의 넉넉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같이 주셨던 고추도 어디서 받으시는지 궁금할 정도로 신선하고 속이 꽉 차있었고, 요즘 보기 힘든 배추꼬랑지도
아주 제대로였습니다.
다음엔 스시 코스만 먹으러도 와야겠어요.

 

 

 

 

 

 

 

 

 

 

 

홍대로 온 이유는 이 게시판에도 몇 번 소개했던 김동규 작가의 개인전이 산울림 소극장 건너편 1층의 '갤러리 반'
에서 12.22(월)까지 열리기 때문입니다.
제게 그 말도 안되는 자전거를 그냥 선물로 준 바로 그 작가죠. -_-;;;;;(김동규작가 작업실 게시물 보기)
어차피 22일까지라 가서 보기도 힘드실 듯 하여 사진 많이... 올립니다.
혼자 보긴 아까운 작품이 있습니다.
전 사실 1년 전에 미니어처로 받아봤던 바이크 책상인데요.
드디어 실제로 만들어서 전시했습니다. 실제로 시동 걸리고, 헤드라이트 들어오는 책상이죠.ㅎㅎㅎ
엔진도 할리 데이비슨 바이크를 뜯어 사용했구요.

 

 

 

민성군이 좋아할 만한 전시이기도 해서... 가는 도중에 보고 싶었던 쌈지 스페이스의 전시를 보러갔습니다.

 

 

 

 

 

-_-;;; 그런데... 전시가 너무 성의없어 실망스럽기 그지없었습니다.

 

 

 

 

좋은 의도의 전시가 이렇게 어설프게 구현되니 할 말은 별로 없었어요.


 

 

 

둘러보고 나오는데... 20분이 채 안걸렸습니다.

 

 

 

 

정말 멋진 의도의 전시였는데 한계가 너무 명확했어요.

 

 

 

 

나와서 갤러리 반으로 왔습니다. 아시다시피 쌈지스페이스와 갤러리 반은 매우 가깝죠.

 

 

 

 

좁은 갤러리지만 아주 괜찮은 공간.
미인 두 분이 운영하시는 갤러리.ㅎㅎ 김동규 작가와의 친분도 아주 좋구요.

 

 

 

 

이 작품은 아트포럼 리 갤러리에서 Moment of Truth 개인전할 때 설치했던 아주 멋진 작품.
계속 반복되는 액자.

 

 

 

 

전시장 내부. 좁지만 알찬 공간이고, 이 정도면 전시 공간으론 충분합니다.
김동규 작가가 아주 반갑게 반겨주었습니다.

 

 

 

 

바로 이 작품입니다.
바이크 책상. 자세한 사진은 아래 주르르... 나옵니다.

 

 

 

 

민성군은 이 작품이 아주 신기하고 맘에 드나봅니다.

 

 

 

 

시동을 걸었습니다! 드르르르르르릉... 할리 데이비슨 엔진의 육중한 엔진음과 함께 바이크의 헤드라이트를
책상의 스탠드로 사용했죠.
이 모터바이크 책상은 다시 자세히보고, 다른 전시 작품을 잠시 봅니다.

 

 

 

 

이건 지구본입니다.

 

 

 

 

 

그런데 마치 회전하는 듯한 느낌을 주지요.

 

 

 

 

하지만 원래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움직이든 움직이지 않든 지구본을 통해 형체를 알아 보는 것은 불가능하며,
무엇이 실제인지 이미지인지 알기 힘든 착시를 느끼게 합니다. 이건 이미지로 구현하면 더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이 작품은 또다른 액자 in 액자 작품.

 

 

 

 

다른 의도 설명 필요없이 보기에도 대단히 인상적입니다.

 

 

 

 

이건 모터바이크 책상에 사용된 엔진을 품고 있던 할리 데이비슨 프레임입니다.

 

 

 

 

88년식 할리 데이비슨으로 꽤 오래된 모델이죠.

 

 

 

 

민성군 앉아서 이것저것 사진 찍어 봅니다.

 

 

 

 

20년된 바디라 무척 오래된 느낌이었는데(제가 작업실에 갔을 때만 해도) 이렇게 깨끗하게 닦아냈네요.
엄청... 고생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작업은 보기보다 상당히 힘든 작업입니다. 할리 데이비슨이 그리 간단한 모터바이크가 아니기 때문에,
엔진만 떼어내서 이식하면서 모든 구동부가 작동하게 한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작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작업에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모터바이크 전문가들도 같이 도움을 줬지요.
전에도 언급했지만, 김동규 작가 자체가 모터바이크 매니어입니다.
트라이엄프, 두카티, 할리 데이비슨에 스쿠터까지... 몰지 않는게 없죠.

 

 

 

 

책상 스탠드는 역시 모터 바이크의 헤드라이트를 이용했습니다.
물론 작동됩니다.

 

 

 

 

 

의자부분은 직접 만든 겁니다. 에르메스의 분위기를 주도록 만들었다고 하는데, 한 눈에 봐도 느껴지죠?

 

 

 

 

하나 갖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맘에 들어요.
책상 부분 헤드라이트 프레임 오른쪽에 튀어나온 통은 연료통입니다. 거기에 휘발유를 넣는거죠.

 

 

 

 

의자가 아주 편합니다. 쇼버가 있어서 착석감도 아주 좋구요.

 

 

 

 

대단히 두꺼운 아크릴을 이용했습니다.
아크릴도 제가 아는 을지로쪽이 아니라 서강대교쪽의 업체 제품을 썼더군요.

 

 

 

 

 

스크리멀 2 머플러. 아주 멋진 머플러.
그리고 제품명이 'Exodus'입니다. 의미심장하죠.
책상이 가지는 함의와 모터 바이크가 가지는 의미가 상충되며 전달되는 이미지.
이 작품의 이해를 위해서는 C.S.Lewis의 문구가 적절합니다.
그런데 그 유명한 문구를 다 적진 못하겠네요. ㅎㅎ
민성군이 잘 알더군요. -_-;;;

 

 

 

 

Live To Ride...

 

 

 

 

모두 작동합니다.

 

 

 

 

가운데 버튼은 라이트 버튼, 오른쪽 빨간색은 시동 버튼입니다.
이 스위치도 여러번 날려 먹었더군요. 배터리를 상당히 고가 제품으로 했더니 스위치가 작동도 하기 전에
타버리곤 해서 여러개 날려 먹었다고 합니다.

 

 

 

 

이번엔 라이트를 켰습니다. RPM 게이지에도 불이 예쁘게 들어옵니다.

 

 

 

 

 

정말 예쁘죠?

 

 

 

 

 

이놈 어케 하나 갖고 싶어요.ㅎㅎㅎ

 

 

 

 

어느 fair에 내보내도 화제가 될 법한 작품. 게다가 마무리까지 너무 좋습니다.

 

 

 

 

 

 

직접 만든 클러치

 

 

 

 

 

 

직접 만든 클러치

 

 

 

 

 

 

집으로 왔습니다.


잘 먹고 잘 보고 왔네요.

 

 

 

 

 

 

 

 

*이곳은 2009년 2월경 서울 도곡동에 분점을 낸다고 합니다*

토요일.
기대보다 훠얼씬 더 재밌었던 [놈놈놈]을 보고 민성군은 또 친구들과 신나게 놀다오고...
저녁을 뭘 먹을까하다가 친구에게 부천에 아주 제대로 된 이탈리언 레스토랑이 생겼다
얘기를 듣고 한번 먹어보고 싶어졌습니다.
부천 중동의 위브더 스테이트에 생긴 이탈리언 레스토랑으로 12월 5일 개업했다고 합니다.
친구 말로는 현대백화점에 입점한 본 포스토(Buon Posto-아래 포스팅)보다 훨씬 괜찮다고 해서 궁금한 마음에
파스타만 먹어보기로 하고 어머님, aipharos님, 민성군 모두 함께 갔습니다.

 

 

 

 

이곳입니다. 위브 더 스테이트 중 한 동의 1층에 위치.

 

 

 

 

친구가 생각보다 큰 곳이다...라고 했는데 그런 것 같습니다.

 

 

 

 

카운터. 어라... 괜찮습니다.
카운터 옆쪽으로 룸이 2개 있는데요. 마지막에 소개하겠습니다.

 

 

 

 

와인셀러가 아닙니다. 와인셀러는 저희 옆자리에 아주 크게 되어 있는데 사진은... 안찍었습니다.ㅎㅎ

 

 

 

 

첫번째 홀입니다. 저 안쪽으로 홀이 크게 또 하나 있어요. 즉, 상당히 크다는 소리죠.

 

 

 

 

천정입니다. 원목을 구멍을 뚫어 조명을 삽입했는데, 아주 괜찮네요.
인근이 아파트촌이라 타겟이 타겟인만큼 분위기는 밝은 편입니다.

 

 

 

 

피자는 이렇게 오픈되어 도우를 직접 만들고 화덕에서 굽습니다.
친구 말로는 피자도 아주 좋다네요. 오늘 저희는 파스타만 먹었습니다.

 

 

 

 

벽도 이렇게 신경썼습니다. 분위기가 대체적으로 따스한 분위기.

 

 

 

 

인테리어도 상당히 신경썼습니다. 모던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세심한 흔적이 보여요.

 

 

 

 

민성군은 또 장난끼 발동.

 

 

 

 

 

우리 가족의 보물.

 

 

 

 

테이블 세팅. 정갈합니다. 단 오류가 있었어요. 물론 지적했습니다만...
주문에 따라 사용하지 않는 포크와 스푼, 나이프는 치워야 하는데 그냥 방치.

 

 

 

 

식전 빵입니다. 요놈이 은근 아주 맛나다는... 물론 발사믹과 함께 나옵니다.
저희는 각각 모두 따로따로 주문했어요.
어머님은 연어와 크림 소스 링귀니(19,500원), aipharos님은 라자냐(18,500원),
민성군은 최고급 안심을 곁들인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19,500원), 저는
해산물과 올리브 오일 소스의 링귀니(18,500원)을 주문했습니다.
이곳은 10% 부가세가 따로 붙습니다. -_-;;;
서울의 유명 이탈리언 레스토랑과 가격 차이가 없습니다. -_-;;;;;
이래놓고 맛없으면 좌절인거죠.

 

 

 

 

제 파스타인 해산물과 올리브 오일 소스의 링귀니입니다.

 

 

 

 

헉... 제대로입니다. 해산물도 아주 풍부하고 해산물도 잘 처리되었습니다. 뭣보다 올리브 오일 소스와 화이트
와인이 잘 조화되고 스톡도 너무 적당했습니다.
링귀니가 좀 많이 삶아진 점은 아쉽지만 이 정도면 어디 내놔도 안 빠집니다.

 

 

 

 

어머님의 연어와 크림 소스 링귀니입니다.
으허... 어머님께서 본 포스토보다 훨씬 낫다고 하십니다. 어머님도 저와 마찬가지로 파스타를 엄청 좋아하시죠.
양도 적당하고 크림 소스도 아주 진하면서도 텁텁하지 않은... 음...

 

 

 

 

민성군이 주문한 최고급 안심을 곁들인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입니다.
이거... 대박이었습니다. 토마토 소스에 올리브 오일향이 너무 잘 살고 불맛까지 올라있구요.
최고급 안심이란 말이 거짓이 아닙니다. 저 안심이 엄청나게 푸짐하게 들어있는데다가(민성이가 배터진다고 남겨서
제가 왕창 먹을 정도로) 안심이 입에서 녹습니다. 안심을 먹고 제가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aipharos님의 라자냐.
라자냐는 전 어디가도 맛이 비슷해서 잘 모르겠어요. ㅎㅎ

 

 

 

 

aipharos님도 무척 만족했습니다. 결론은 모든 메뉴가 다 맛있었다는 겁니다.

 

 

 

 

오픈 기념으로 설문지 답변을 작성하면 후식이 나옵니다.^^

 

 

 

 

아주 맛있게 먹고 나오는데 룸이 2개 보이더군요.
하나는 단체석이구요.

 

 

 

 

 

하나는 6개 좌석의 가족석입니다.
이곳은 코스를 먹는 가족에게 reserve된다고 합니다.
디너 코스는 70,000원(10% VAT 별도)으로 서울보다 그닥 싸지도 않습니다.

바로 집 주변에 이렇게 정말! 제대로 된 이탈리언 레스토랑이 생겨서 얼마나 반가운지 모릅니다.
이 정도면 서울 어디 내놔도 절대로 딸리지 않습니다.
이 맛만 유지하면 굳이 서울로 이탈리언 음식 먹으러 나갈 횟수도 많이 줄 것 같아요.
코스도 한 번 먹어보고 싶습니다.
서울 강서(메이필드 호텔 내의 라페스타를 포함)와 인천, 부천쪽의 이탈리언 음식 애호가들을 확실히 끌어 모을 수
있는 매력있는 곳이라는게 사실입니다.
문제는 이 맛을 계속 유지하느냐...죠.
워낙 가족 단위의 손님이 많아서 맛까지 다운그레이드 되어버리면 곤란한데...
실제로 이 날도 코스를 먹는 테이블은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이러다 걍 그저그런 패밀리 레스토랑만 안되면 좋겠어요. ㅎㅎ
아무튼 너무 만족스러운 식사였습니다.

*
이곳 여자 화장실은 aipharos님이 아주 맘에 들어 합니다.
들어가면 전신거울만 보이고 세면대는 각각 문을 열고 들어가면 변기와 함께 세면대가 1개씩 같이 있다고 하네요.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화장실 같습니다.

**
나리(NaLee)라는 걸 보니 이곳 사장님의 이름에서 따온 모양입니다.........가 아니라.
알고 보니 김포에 위치한 여성전용병원인 '나리병원'을 운영하는 HO F&B(호에프앤비)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네요.
나리병원은 울나라 최초로 병원 내에 유럽현대미술 갤러리인 '나리아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식이 학교에서 어떤 모습일지는 모든 부모들의 관심사일거다.
은근슬쩍 학교에 갔을 때 선생님께 물어보기도 하지만, 오늘 반친구들에게서 받은 글을 선생님이 모아주셔서
가져왔더라.
아들 자랑이라고 하실지 모르나, 우리 민성이 이렇게 잘 크고 잘 지낸다는 사실에 흐뭇하고 대견스러운 건 사실이다.



사랑하는 민성이에게

맑고 연약하리만큼 하얀 얼굴의 민성이를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나는구나.
약한 모습에 비해 주어진 일은 야무지게 처리하는 모습에서 민성이가 다른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찾을 수 있었지
1학기 부반장이 되어서도 맡은 책임을 다하는 모습이 너무 예뻤고 일기를 성실하게 느낌과 생각을 넣어 잘 쓰는 것,
미술 시간에도 최선을 다해 작품을 만드는 모습,
특히 칠교놀이는 왕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우리 반에서 따를 자가 없을 정도이고, 책을 열심히 읽는 모습 등등
칭찬할 게 너무 많구나.
이러한 생활습관을 계속 유지하여 먼 훗날 멋진 청년으로 자라있을 민성이를 그려볼께.
4학년이 되어서도 야무진 모습 많이 보여주고, 학교 단체활동도 많이 참여하길 바라며.

2008년 12월에 선생님이.
(민성이가 참 좋은 선생님 만나서 1년을 보내게 된 것 같아 기뻤는데...)


민성아 언제나 싸움을 말려줘서 고마워... 중략... 그리고 성주가 울 때 위로해준 거 참 자랑스러워.
니가 오니까 내 맘도 5.19% 마음이 잠잠해졌어
- 친구 성민이가
(이 친구의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엄청 웃겼다)


나는 너의 책을 많이 읽는 점을 본받고 싶어. 나는 항상 책을 잘 안읽는데 너는 책도 많이 읽고 독서록도
잘 쓰잖아. 그리고 너는 항상 친구를 잘 배려해주고 욕도 안하잖아.
그리고 나는 무엇보다 너의 인사하는 걸 본받고 싶어. 나는 학교에 오면 항상 쑥쓰러워서 인사를 못하는데
너는 씩씩하게 인사하잖아. 그리고 친구를 보면 항상 아는 체를 하잖아.

- 친구 지훈이가


너는 친구들을 잘 도와주고, 빌려주고 착실하잖아. 또 넌 너의 엄마를 닮았잖아.
너는 너의 엄마를 많이 닮아 멋있을거야. ㅎㅎㅎ 이 말은 너의 어머니가 예쁘다는 거야.

- 친구 정현이가
(이 글을 읽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넌 애들을 잘 배려하잖아. 그리고 또 착하더라. 너는 상연이랑 떠들어도 발표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잖아.
또 부반장 역할도 잘하고 남을 생각하는 그 따뜻한 마음이 있어서 너는 부반장이 될 수 있었던거야.
- 친구 병길이가

 

 


민성아, 너는 정말 착한 사람같아.
왜냐하면 넌 화도 잘 안내고 다른 사람을 웃겨줄 때도 있고...
그리고 넌 그림도 잘 그리더라.
오늘 봤는데 네가 거북선 그리는 것 말이야.
그것 진짜 거북선처럼 멋있었어. 그리고 저번에 나하고 송희한테 싫은 사람 앞에 있을 땐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메롱한다고 할 때 진짜 웃겼어.
- 친구 정연이가


 

민성이는 또 친구가 할 일을 그 시간 안에 못하면 빨리 하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운동신경이 좋아서 줄넘기 상장도
받았다. ...
- 친구 태희가

 

 


내가 칭찬하는 글을 받을 차례다.
하지만 내가 잘 한 것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이 뜻은 내 생각에는 잘 한 것이 별로 없는 것 같다는 것이다.
나는 이상하다. 내가 내자신을 칭찬할 것이 없다고 생각할까? 내가 친구들에게 대접받고 싶다면 내가 스스로
잘 하려고 해야한다는 것과 친구들에게 잘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좀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근데 때로는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면 나는 좀 더 노력할 것이다.
- 김민성 씀-



이외에 반 친구들에게 다 받은 거라 일일이 다 쓸 순 없지만,
민성이에 대한 아이들의 평가는 거의 반복되는 것 같다.
가장 많은 건 '친구들을 잘 배려해준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한다', '책을 많이 읽는다'와 '개구쟁이다'.
지나치게 바른 아이...스러운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요즘 친구들 학원 비는 시간마다 늘 같이 놀고,
주말에도 친구들과 뛰어노느라 바쁜 민성이를 보면 '숫기없는 바른 아이'는 아닌 것 같긴하다.

선생님도 우연찮게 뵈었는데(물론 aipharos님은 학교에서 여러번 뵈었고) 민성이를 아끼는 마음을 정말 느낄 수
있어서 은근 흐뭇했는데, 친구들에게 이렇게 생각되고 있다니, 민성이에게 아주아주 고마울 뿐이다.

크면서 이제 반항도 하고, 방황도 하겠지만 그때마다 절대로 손을 놓지 않는 부모님이 될께.
민성이 지금처럼 따뜻하고 멋지고 개구쟁이로 컸으면 좋겠다.


*
칠교놀이는 거의 지존이라는데... 한 번은 민성이가 아파서 병원갔다가 1시간 늦게 학교에 갔는데 그때까지
그날의 칠교 문제를 애들이 하나도 못 풀고 있었단다.
그런데 민성이가 교실에 들어와서 문제를 보자마자 풀어서 또 난리가 났었단다.
민성이 별명이 '칠교왕'이란다. 이런 지각능력은 아무래도 aipharos님 닮은 게 확실하다. -_-;;;;
어째 내 핏줄이기도한데 민성군은 엄마를 잔뜩 닮는 듯.
물론 다행이지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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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군 핸펀 카메라로 찍었습니다. 엉망이에요.ㅎㅎ

오랜만에 aipharos님과 외출을 했습니다.
어머님, 민성군도 함께.
사실 민성군 더플 코트를 사러 백화점에 갔다가 돈도 아낄겸 대충 저녁을 먹으려고 했는데 어머님이 사주신다고
하셔서 얼마전 현대백화점 식당가에 입점한 강남 Buon Posto의 분점으로 갔습니다.
목동 현대백화점 분점에서 먹어본 후 아주 오랜만에 먹어보는 Buon Posto네요.
사진기를 가져가지 않아서 민성군의 핸펀으로 찍었습니다.
130만 화소의 핸펀 사진... 역시나 영 아니라는.

 

 

 

 

입구. Buon Posto(본 포스토)의 인테리어는 어디든 비슷한 컨셉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건 민성군이 찍은 샷. 식전 빵이 나옵니다.

 

 

 

 

빵은 그냥저냥... 퍼석퍼석한 느낌도 있고. 예의 포카치아와는 다릅니다. 발사믹과 같이 주는데 이래서 역시나
지방 분점다운거 아닌가하는 걱정이 약간 들었어요.

 

 

 

 

인테리어는 아주 단정하고 깔끔한 것이 마음에 듭니다.

 

 

 

 

오랜만에 나온 aipharos님.

 

 

 

 

민성군은 우리가 안사주고 버티던 핸펀을 할머니께 받고 아주 기분 초업(UP!).
정말 저흰 4학년되면 생각하고 있었던건데, 사실 요즘은 필요성도 좀 느껴지고...

 

 

 

 

어머님, aipharos님, 제가 모두 똑같이 주문한 방울토마토와 모짜렐라 치즈가 곁들여진 파스타. 15,000원
마늘향이 솔솔 나는 올리브오일 베이스의 파스타인데 이게 말입니다.
맛이 생각보다 괜찮았다는거에요.
본 포스토 특유의 드라이한 스톡은 여전하더군요.ㅎㅎㅎ

 

 

 

 

이건 민성군이 주문한 연어를 곁들인 크림 소스 펜네 파스타 15,000원.
이것도 크림소스가 생각보다 아주 고소하고 덜 느끼하고 맛있었습니다.
연어도 듬뿍 들어있고 아주 실하구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민성군 아주 잘 먹었죠.

 

 

 

 

아주 놀랍게도 파스타 가격만해도 서울의 이탈리언 레스토랑보다 저렴한데 거기에 10%도 없고! 이렇게
디저트까지 나옵니다. 판나코타. 물론... 젤라틴을 너무 많이 넣은 것 같지만. 암튼...

 

 

 

 

민성군에겐 아이스크림을. 윽... 핸펀 카메라는 접사가 따로 있는데 걍 접사 안하고 찍었나봐요.


 

 

 

 

잘 먹었습니다~~

 

 

 

 

부천에서 파스타 생각나면 정말 도무지 갈 곳이 없었는데요.
잘 됐습니다.
생각나면 종종 올 것 같아요.
다만... 파스타 메뉴가 극히 한정되어 있어(8가지던가?) 얼마나 자주 올 지는 모르지만.
코스도 있습니다.

암튼 맛있게 먹고 들어오니 기분이 산뜻.
속이 안좋아 고생 중인 요즘에도 무리없이 먹었어요.

아!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
여기 양이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습니다. 완전 푸짐 그 자체에요!!!!
이렇게 넉넉한 양으로 행복했던 기억이 언제인가 싶습니다~~~~ ㅎㅎ
게다가 식전 빵(서울이야 어디든 주지만) + 제법 맛난 파스타의 넉넉한 양 + 디저트가 10% 세금 안붙고
그냥 15,000원이라뉘. 넘 좋지요.

 

 

 

 

 

 

 

 

 

 

 

 

 

 

 

[松ヶ根乱射事件/마츠가네 난사사건](2006) directed by 야마시타 노부히로

오늘 DVD가 도착했습니다. 야마시타 노부히로의 또다른 영화 [天然コケッコ/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DVD와 함께.
어지간하면 오랜만에 DVD 오픈케이스를 해보려 했으나... [마츠가네 난사사건]은 그나마 킵케이스라도 있으나
속은 역시 훵~, [마을에 부는...]은 킵케이스도 없이 그냥 DVD 딸랑...
출시해준 것만 해도 감지덕지라는 마음으로 군말 안했지만 역시나 씁쓸합니다.
그리고 DVD란 매체가 그렇듯 HDTV에선 완전 쥐약의 화질입니다.
게다가 TV가 크거나 프로젝터를 이용해서 보면 좌절이죠... 그 프로젝터가 720p이상의 HD지원하면 절망이 됩니다.
하지만 제가 1년을 보고 싶어 끙끙대던 영화였던 터라 퇴근해서 집에 오자마자 식사만 하고 바로 aipharos님과함께 봤습니다.

마츠가네라는 마을에서 하얗게 눈이 내린 날 아침, 한 여성이 눈밭에 쓰러져 있습니다.
이를 발견한 초등학생 아이는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보다가 그녀의 가슴으로 손을 넣어 만지고, 그후엔 그녀의
음부로 손을 넣어 만집니다.
그렇게 둔부로 머리를 친 듯한, 유쾌하지 못한 불쾌한 기억으로 영화가 시작됩니다.
전작 [린다 린다 린다]의 사랑스러운 정중동의 에너지를 기억하는 분들껜 충격일거에요.
저도 그랬으니까.
마을 파출소(코방의 성격이 짙죠)에서 일하는 코타루는 성실한 경관이지만, 그의 집안은 그닥 평온하지 못합니다.
쌍둥이 형인 히카리(이 이름의 뜻은 빛나다...란 뜻이죠? 반어적이면서도 짖궃은 작명이에요)는 매사에 자신없고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집안의 축사일을 대충 돕고 삽니다. 축사일은 사실상 누나가 다 이어받아 애를 쓰고 있어요.
코타루의 아버지는 미용실 여자와 바람이 난 뻔뻔남입니다.
게다가 기가막힌 어이없는 소식까지 가져오죠.
히카리 역시 영화 초반에 아예 대놓고 나오지만, 뺑소니한 사실이 피해당사자에게 발각되면서 겉잡을 수 없는
협박에 질질 끌려 다니게 됩니다.
모든 일들이 부조리하게 널부러진 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코타루의 주변을 조롱하고 다니기 시작합니다.
이 모든 일들을 바로잡으려고 해도, 파출소 천정 위의 쥐새끼들처럼 하나도 잡히지는 않고 오히려 그 부조리한
상황은 번식하기만 합니다.
코타루는 인내의 끝에 다다르게 되지요.

영화는 블랙 코미디의 성격이 아주 강합니다.
씁쓸하지만 뒤를 탁... 치는 듯한 코미디.
그리고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언제 폭발할 지 모르는 에너지가 너무나 팽팽하게 이어져서 프레임 안으로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 계속 의미없는 듯 꼬리를 끌고 있으면, 뭔 일이라도 갑자기 터질까봐 노심초사하며 영화를
보게 됩니다. 정말이지... 이 감독, 아주 악취미를 가졌어요.ㅎㅎ
이런 영화를 이렇게 지루하지 않게, 처음부터 끝까지 눈 한번 못돌리게 만들다니 놀라울 뿐입니다.
그리고 전 파출소를 마주보는 샷에선 자꾸만 구로사와 기요시의 [큐어]가 떠올라 아주 극도로 긴장했답니다.-_-;;
영화가 버블경제 붕괴 이후의 일본을 그리고 있지만, 그러한 시대적 상실감과는 별개로 이 영화는 인간의 어두운
본연의 내면과 사회적 윤리가 강압하는 개인의 불가항력적인 정신분열적 상황을 별 것 아니라는 듯 휘둘러대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모두가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은 채 엔딩을 향해 묵묵히 치달아버리죠.
그리고 그러한 사회적 강박과 잃어버린 허무, 이기적 본능을 도덕적 해이를 가장한 묘한 에로티시즘으로 얄궃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기다린 만큼의 보람이 있는, 아주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너무나 치밀하게 짜인 느낌이어서 약간의 답답함(?)도 있었지만, 두 엄지 손가락을 추켜 올릴 만한 영화임에는 분명하다는 생각입니다. 

게다가 Pascals의 음악...
마츠가네의 스산하고 차디찬 공기의 대기를 쓸쓸하게 부유하는 듯한 Pascals의 음악은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복수는 나의 것]에서 어어부(백현진)가 들려줬던 단 한곡의 느낌만큼 강렬했어요.
그리고 쌍둥이 형제를 맡은 新井浩文(아라이 히로부미/코타루역)와 야마나카 다카시(히카리역)의 연기는
근래 본 일본 영화 중 카세 료의 연기 이후로 가장 기억에 남네요.
아라이 히로부미는 부조리한 상황에서 점점 패닉이 되는,

하지만 그러한 패닉조차 겉으로 드러낼 줄 모르는 사회적 윤리에 강압된 순응형의 연기를, 야마나카 다카시는 모든 것에 대한 의욕도,

자신감도 없는 것을 그저 어색한 웃음으로 본능적으로 무마하려고 하는 무기력한 인물을...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께는 꼭 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네요.


*
이 영화는 [마츠가네 난사사건]으로 제목을 달기 전까지 무려 제목이 10여차례 수정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영화는 1917년 야쿠가다와 류노스케의 [도둑질]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지요.

 

**
이 영화의 제목이 왜 [~난사사건]인지는 보시면 알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너무 드라마적인 서사에 매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이런 관성적 태도는 작년 11월 모리 뮤지움의 한 영상 작업을 보면서 많이 반성한 바 있는데...

 


***
주연배우인 아라이 히로부미는 [ジョゼと虎と魚たち/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池脇千鶴(이케와키 치즈루)와 연인사이라지요.
전 되려 그녀가 [스트로베리 쇼트케익]에서 더 인상적이었다는 -_-;;;;

 

 

 

 

 

 

 

 

 

 

 

 

 

 

 

 

 

 

마유카 야마모토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Gallery SP는 가로수길쪽에 있으니 혹시 갈 일이 있으시면 들러도 좋을 법 합니다.
JAPAN POP의 1세대로, 요시모토 나라와 함께 많이 알고 계시는 작가죠.
KIAF에도 역시나 소개된 바 있구요.
국내에선 신지현 작가의 그림이 무척 비슷합니다.
마유카 야마모토의 작품은 실제로 봐야합니다. 사진으론 도무지 그 느낌이 살질 않아요.
아련하고도 신비로운 감정.
솔직히말하면 작가의 이력에 대해 알면서도 어딘지 소아기호증같은 느낌도 들어서 아슬아슬한 느낌마저 있어요.
하지만 이 대상은 누가 뭐래도 마유카 야마모토, 그녀의 아들이자 자신의 유아적 모습의 중의적 표현이죠.


12.4~ 12.27 까지입니다.
오늘 오프닝이었는데요.
지금 알아보니 이미 전시 작품의 80% 가량이 판매되었다고 합니다. -_-;;;
(물론 전시 기간까지는 판매가 되었더라도 작품을 전시합니다)
오늘 죄다 결정이 났다고 합니다.
뭐 원래 우리나라에서 sold out 행진을 하던 작가이고, 이번에도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다는데요.
전 어제서야 알았거든요... 전시하는 줄. 에혀... 하긴 그냥 물어나 본거지만.
막상 원하는 작품이 팔렸다니 무쟈게 아쉽네요.

 

 

Little Blue Lamb.
전 이 작품이 참 갖고 싶었는데.. 크기는 10호가 좀 안되구요.
가격은 40만엔이랍니다. 물론... 팔렸답니다. -_-;;;;
근데 참 격세지감인 것이... 작년 6월인가? 서울옥션에서 마유카 야마모토 작품 몇 호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암튼
140만원인가에 낙찰되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물론 그 작품 크기가 이것보단 작았지만서두(5호 였나?)
으헝~

 

 

 

 

 

올 가을 KIAF 2008에서 본 작품이죠?

 

 

 

 

 

 

 

이 작품 역시 KIAF 2008에서 본 작품입니다.
더 자세히 보시려면 KIAF 2008 글을 봐주세요.

 

 

 

 

 

 

 

 

 

 

 

 

 

 

 

 

 

[Le Scaphandre et Le Papillon/잠수종과 나비] directed by Julian Schnabel
2007 / 약 112분 / 프랑스, 미국

터무니없이 늦게 본 영화.
못보신 분께는 블루레이 또는 HD-Rip 버전으로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영화.
예전부터 보려고 하다 차일피일... 계속 미루던 이 영화를 며칠 전 이곳에 들러주시는 mimae님의 홈피
(http://kimmimae.com )에 갔다가 2008년 인상깊게 본 영화 10선에 올려놓으셨길래 다시 기억이 나서
aipharos님과 함께 봤다.
사실 오늘 친한 작가의 개인전 오프닝이 홍대 모 갤러리에서 있는 날인데, aipharos님도 가고 싶어하길래
오늘 참석못하고 주말에 가겠노라... 전화한 후 칼퇴근을 한 후 좀 전에 봤다.
이 영화... 올해 현대 갤러리에서 있었던 '줄리안 슈나벨'전을 아주 인상깊게 봤던 우리에겐 이 영화가 그 작품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걸 그대로 느끼게 해줬다.
놀라운 화가이기도 하면서, 경이로운 감독이기까지 하다.
그의 영화 중 단연 빛나는 작품.

영화의 이미지가 버려진 육체에 의미있는 체류가 된 장 도미니크 보비(이하 '장 도')의 심리적 자유의 일탈을 아주
잘 드러낸다. 그 유명한 패션계의 막강 파워 '엘르'의 편집장이었던 장 도.
어느 날 갑자기 뇌일혈 발작이 온 후 전신마비가 되고, 그는 왼쪽 눈으로만 세상과 소통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왼쪽 눈만으로 의사 소통을 하여 자신의 책을 내고 책이 발간된 지 10일 만에 폐렴으로 세상을 떠난다.
다들 아시다시피 실화다.
자신의 육체를 조금도 어찌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장 도는 [Mar Adentro/Sea Inside]의 주인공 마농 샘프레도
(하비에르 바르뎀)보다도 더 심각한 상황이다. 마농 샘프레도는 적어도 말은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의 일탈은
보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이었다. 하지만 장 도는 오로지 오른쪽 눈을 한 번, 두 번 깜빡이는 것만으로 모든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
마농 샘프레도가 죽을 권리를 위해 저항했다면, 장 도는 책을 통해 세상과 마지막까지 소통하고 흔적을 남기려 했다.
그가 치료사와 이전 연인과 사랑을 나누는 상상은 자신이 인간이기 위해 남아있는 모습을 부여잡고 그려낸 그의
노력의 반영이다. 그에겐 그러한 상상이 자유를 위한 갈망이라기보다는 본능적 능력을 모두 거세당한 인간이지만
인간이기 힘든 자신에 대한 아름다운 존중의 표현이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그의 삶에 대한 경외감과 무너져버린 살아 온 궤적들에 대한 반성은 줄리앙 슈나벨이라는
작가에 의해 너무나 구체적으로 스크린으로 투영된다.

보고 난 후 감동만큼의 이미지가 남아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장 도미니크 보비의 인생을 안타까와만 하지 않게
되는 걸 보면, 이 영화 무척 진심으로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하도 많은 이미지들이 남아서, 그 중 직접 캡쳐한 화면들을 소개한다.

 

 

 

 


 

 

 

 

 

 

 

 

 

이 사진의 주인공은 마론 브란도이며, 줄리안 슈나벨의 사진 작품 중 하나다.
현대 갤러리에서 줄리안 슈나벨 전을 했을 때 구입한 도록에도 나와있다.


 

 

 

 

 

 

 

 

 

 

 

이 분이 개인적으로 너무나 존경해마지않는 故 잉마르 베리먼 감독님의 페르소나, 막스 폰 시도우(Max Von Sydow)

 

 

 

 

 

 

 

 

 

 

 

 

*
줄리안 슈나벨의 전시에 대한 글은 이곳으로 가시면 된다.

**
주인공 장 도의 아버지인 파피누 역은 개인적으로 존경해마지 않는, 잉마르 베리먼 감독님의 페르소나,
막스 폰 시도우(Max Von Sydow)가 맡았다.
얼마 등장하지 않지만 그 장면에 눈물을 머금게 할 진솔하고 마음 아픈 진심을 절절하게 표현한다.
역시... 정말 멋진 분.

 

 

 

 

 

 

 

 

[미쓰 홍당무] directed by 이경미
2008 / 한국

주말에 외출없었고, 친구도 안만났으므로 당근 방콕.
일요일에서나 영화를 두 편 봤는데,
정말정말 보고 싶었던 두 편의 영화.
하나는 [미쓰 홍당무], 그리고 또 하나는 미타니 코우키의 [매직 아워].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편 다 아주 가슴이 말랑해질 정도로 재밌었다는 겁니다.
[미쓰 홍당무]의 경우 사실 은근 처절하고 서글픈 드라마이지만, 어차피 '맨 정신'으로 소통하는 것 따위가 힘들어지는
세상인지라 마지막엔 사람이 변해야만 감동을 얻는다는 기본적인 휴먼드라마 스탈의 영화를 조롱하다시피하며
엔딩을 맺습니다. 그리고 이게 아주 묵직하게 와닿는다는 말이죠.

개인적인 견해지만, 이 영화를 아마 얼마전 올린 올해의 영화 50선을 쓰기 전에 봤다면 한 손 안에 반드시 랭크시켰을
것이고, 올 한해 한국 영화가 속된 말로 죽을 쒔다고 하지만 [은하해방전선]과 이 [미쓰 홍당무]라는 진짜를 건진
해이므로 아주 망했다고 볼 순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대박 영화를 부가판권도 아작난 한국에서 영화관에 가지 않고 집에서 봤다는게 무척 후회가 됩니다.
미안하기도 하고...


이 영화의 유머는 Judd Apatow의 유머처럼(유머의 방식은 완전 다르지만) 극한으로 치달아버립니다.
이쯤에서 그만둬야지하는 관객들의 내재된 윤리기준을 위태롭게 넘나드는거죠.
보는 나는 희열과 민망함, 그리고 조마조마함, 이거 도대체 끝을 어떻게 내려고 하는거야!라는 온갖 감정이 마구
지들끼리 머릿 속에서 난잡교배를 하게 되지만 정작 이 영화의 미덕은 거기에 있다고 봅니다.
괜히 우월적 위치에서 캐릭터를 내리 깔아 보는게 아니라, '저 사람들은 원래 저런거다'라고 내버려두고 그들의
내면을 이해하려고 하는거죠.
따지고 보면 공효진이 연기한 '양미숙'이나 서우가 연기한 '서종희' 모두 서슬퍼런 독설과 삐딱함, 과대망상, 피해망상
등의 정신병적 요소들을 두루두루 갖추었지만, 그리고 그들의 행위는 실제로 처벌을 받을 법한 범죄이지만, 자의든
타의든 상황을 바로 잡으려는 힘에 맞서고 거부하려 하지 않는 '인간다움'은 잃지 않았습니다.
전 그게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인간다움'의 척도 중 하나라고 믿어요.
그리고 그 시점에서 나와 다른 사상과 대상을 이해할 수 있는 '똘레랑스'가 시작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구요.


*
공효진은 정말 사랑스러운 배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아주 진부한 찬사지만, 어느 여배우가 저런 심각한 안면홍조증+왕찌질한 캐릭터를 연기하겠나 싶었어요.
그나마 팜므 파탈도 아니고.. 옷도, 머리도... 그나마 좀 빌려 입은 옷이 동료 교사의 원피스이니.
스탭들이 기술시사회 이후 공효진씨에게 너무 미안해했다는데(너무 안예쁘게 나와서), 그 스탭들의 마음을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
공효진씨가 연기한 '양미숙'이란 캐릭터를 한 단어로 압축하면... 영화 초반부에 나옵니다.
죽어라 삽질을 하는 장면.

 

***
공효진씨의 연기만 좋은게 아닙니다. 서종희 역을 맡은 서우라는 배우. 그야말로 발견 중의 발견 아닌가 싶어요.
오락가락... 정신분열적 레벨은 절대 양미숙에게 뒤쳐지지 않는, 하지만 그래서인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서종희 역의 서우. 너무나도 인상깊었습니다.
그리고 공주 이유리 선생역을 맡은 황우슬혜씨도 겁나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체육비품실에서의 그... 음음...
자신의 필모도 아주 착실하게 쌓아가고 있더군요. 좋은 평가를 받은 [과속스캔들], 그리고 박찬욱 감독의 신작
[박쥐]에서도 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
봉준호 감독은 대놓고 까메오.
그런데 보다보니 박찬욱 감독도 나오더군요.ㅎㅎ
거의 스쳐가는 장면이어서 어지간하면 모르고 넘어갔겠지만, 피부과 의사가 이 영화의 제작자인 '박찬욱'감독의
이름을 그대로 달고 나와서 뇌리에 남은 탓인지 자연스레 그 촬영하는데 서성이던 이가 박찬욱 감독이라는 걸
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연속 캡쳐를 해서 이렇게 잡은거지 영화에선 순식간입니다.

 

 

 

 

 

 

 

 

그리고... [은하해방전선]의 은하양도 나옵니다.^^

 

 

 

 

 

 

 

 

 

 

정말 보고 싶었는데 게으름과 노력 부족(같은 말이구나...)으로 아직도 보지 못한 영화들.
이른 바 '놓친 고기'.

 

 

 

 

 

그럼 놓친 고기 네 마리.

 

 

 

 

1. [까뮈 따윈 몰라](2005) directed by 야나기마치 미츠오
일본의 05년도 걸작 중 한 편으로 꼽혔던 영화이고 국내 일부 영화관에서도 상영했던 바 있는데(영화제에서도)
보질 못했다. 사실 가장 보고 싶은 영화 중 한 편인데 국내엔 개봉되었음에도 DVD로 나오지 않아서...
참 난감하다. 아래 두 편은 곧 보게 될텐데 이 영화만큼은 일본에서 DVD를 구입하지 않는 한 볼 방법이 없다.


 

 

 

 

2. [松ヶ根乱射事件/마츠가네 난사사건](2006) directed by 야마시타 노부히로
개인적으로 앞으로 일본 영화를 짊어질 천재 작가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실제로 그의 05년작인 [린다 린다 린다]에 배두나가 출연한 것은 봉준호 감독이 일본의 천재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가 있으니 출연해보라고 해서 나간거란다.
천재는 천재를 알아본다고...
야마시타 노부히로의 07년작인 [天然コケッコ?/마을에 부는 산들바람]도 걸작이라고들 한다.
문제는... 이 감독의 06년작인 걸작 [마츠가네 난사사건]을 아직도 못보고 있다는... -_-;;;
그래도 국내 DVD 발매되었기 때문에 주문 완료했으므로 금주 중엔 볼 수 있다는.
아,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도 같이 주문했다.^^

 

 

 

 

 

3. [Låt den rätte komma in/렛 미 인](2008) directed by Tomas Alfredson
역시 가장 보고 싶은 영화 중 한 편.
어둠의 경로로 화일이 돌아다니지만 이거이 DVDscr 버전이라 땡기질 않는다.
얼른... 블루레이로 나와주오.
일부 스틸컷만 보고도 그 아련하고도 가슴을 퍽퍽하게 하는 감성의 이미지들이 뇌리에서 잊혀지질 않는다오.

이건 영화 포스터가 아니라 오리지널 책 표지입니다

 

 

 

 

 

 

 

4. [Waltz with Bashir/바시르와 왈츠를](2008) directed by Ari Folman
쓰고도 뭐가 빠졌다...했는데 이 영화를 깜빡했다.
자꾸 뭔가 까먹는 것이 확실히 나이를 먹긴 먹나보다. -_-;;;;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이다.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감독이기도 한 아리 폴만은 레바논 사태에 참여한 이스라엘 병사를 통해
전쟁과 인간의 관계를 고찰한 역작인 본 작품을 내놓았다.
원래 많이 회자되던 영화라 엄청 보고 싶었는데, 상영관이 너무 한정되어 있어 볼 기회조차 없더라...

 

 

 

 

 

 

 

추운 겨울이 왔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챙겨보려고 하는 전시와 아이들의 체험 프로그램을 올려 봅니다.
리움의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은 이미 챙긴 바 있어 생략합니다.
'전시공연'를 본다는 것은 어찌보면 '문화적 허영'을 채우기 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시를 보면서 우린 사물의 본질에 대한 자신의 고정 관념과 끝없이 싸웁니다. 그 시선과 표현 방식의
괴리를 받아들이거나 밀어내면서 끝없이 한 곳의 사고에서 머무르지 않죠.
그래서 전시가 즐겁고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윌리엄 블레이크와 그의 예술적 유산
(Blake's Shadow : Willam Blake)
* 전시기간 : 2008.11.14 ~ 2009.02.14
* 전시장소 : 서울대미술관 제1갤러리
* 관람안내 : 월요일 휴관, AM 10:00 ~ PM 6:00
* 관람요금 : 성인 3,000원, 관악구민 2,000원!! 크억~, 서울대학생 및 교직원 무료!!! 크어어어억~
  아시겠지만 아이가 있으신 분은 두고 가셔야 합니다.  
  제가 윌리엄 블레이크를 좋아하게 된 건 20년 전쯤 어느 그룹의 음반을 접하면서부터입니다.
  1973년 한 장의 음반을 냈던 영국 싸이키포크 그룹 Ithaca라는 그룹의 [A Game for All Who Know]때문이죠.
  이 그룹은 얼마전 배경음악 중 하나로 올린 Agincourt라는 그룹의 후신입니다.
  음반 커버가 바로...

 

 

[a Game for All Who Know](1973) - Ithaca


 

 

 



서교난장: NG 아트페어
(New Generation Art Fair)
전시기간 : 2008.12.17 ~ 2008.12.31
* 전시장소 : 갤러리 상상마당 외
* 참조 URL : http://www.sangsangmadang.com/gallery/information/list_future.asp?state=f
* 관람안내 : PM 1:00 ~ 10:00
* 관람요금 : 무료

젊은 작가들의 작품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아래를 참조하시고 시간되시는 분은 가보시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유토피아 (Utopia)
* 전시기간 : 2008.09.24 ~ 12.28
* 전시장소 : 금호미술관
* 참조 URL : http://www.kumhomuseum.com/HomeMuseum/Exh/ExhDay.aspx?Date=Now
* 관람안내 :
* 관람요금 : 무료

33년에 폐쇄됐지만 세계의 주거 문화를 혁명적인 영향을 준 독일의 바우하우스를 비롯, 슈투트가르트 집단주택,
프랑크푸르트 부엌 시스템을 통해 현대 주거 문화의 원류를 확인하고자하는 의도에서 기획되었다는 전시.
그런 의미라면 정말 이 전시명은 너무 적절하지 않나요. 이상적이지만 손에 잡힐 수 없는 이상향이라니.
유럽의 가구에 대한 인식은 개발지향적 전진에 급급한 우리들의 시각과는 너무 큰 차이가 있죠.
이 터무니없는 시각의 차이는 단순히 동서양적 철학적 사고의 차이라고 볼 수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바우하우스에 많은 관심이 있었던 터라 이번 전시도 꼭 보고 싶습니다만... 이제 차곡차곡 전시마감이
다가오고 있군요.
멍청하게 있다가 대안공간 루프의 러시아 현대미술전을 놓친(지난 달 11.28 끝~) 아쉬움을 또다시 겪으려나...

 

 

 

 

 

 

 

오래된 미래(Ancient Futures)
* 전시기간 : 2008.12.11 ~ 2009.02.15
* 전시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
* 참조 URL : http://seoulmoa.seoul.go.kr/html/kor/exhibitions/exhibition_now_detail.jsp?locate=2&display_seq=2008-12-1
* 관람안내 : 월요일 휴관, AM 10:00 ~ PM 08:00 (주말은 오후 6시까지)
* 관람요금 : 무료

개인적으로 무척 보고 싶은 전시랍니다. 김인배 작가, 다니엘 리, 우에마쓰 타쿠마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환경과 자연, 그리고 인간과의 관계를 다각도로 고찰하는 기획의도를 갖고 있답니다.
생각보다 출품된 작품 작가의 면면이 남다릅니다.

 

 

김인배 작가의 작품

 

다니엘 리의 작품


 

 

 

 

TRANS-MISSIONS BY AVPD
* 전시기간 : 2008.11.07 ~ 12.31
* 전시장소 : 쌈지스페이스
* 참조 URL : http://www.ssamziespace.com/exhibition/exhibition_current.asp?tabid=0
* 관람요금 : 무료

사실 2주 전 가려했으나 현재 옴싹달싹 못하기 때문에 미루고 있는 전시.
Aslak Vibaek과 Peter Dossing으로 구성된 덴마크 작가 그룹 AVPD(이니셜임)의 공간체험형 전시입니다.

 

입구로 보인 문이 다가가면 닫히고, 1,2,3층 계단 모양이 똑같이 만들어져 관객 자신의 위치에 대한 확신을 흐리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관객은 과거 현재 미래에 볼 수 있는 대상이 뒤섞인 듯한 공간을 체험하면서 실재와 비현실의 공간을 체험합니다.(이상 홈피에서)
꼭 가보고 싶은 전시랍니다.

 

 

 

 

 

 

 

신은경의 Showroom
* 전시기간 : 2008.12.10 ~ 12.23
* 전시장소 : Gallery NOW (갤러리 나우- 관훈동 위치)
* 참조 URL : http://www.gallery-now.com/bbs/view.php?id=news&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524&PHPSESSID=a8fee119a4456204e6670d15cae51c5b

지금 우리들이 사는 방식을 결정하는 하나의 확실한 잣대가 경제력이라고 하죠.
지극히 당연한 말처럼 들립니다. 경제력을 갖춰야 그 이후의 수반되는 활동들이 뒷받침된다고 믿게 되니 말이죠.
우리가 자주 영접하는 '지름신'도 우리들의 은밀한 소비에 대한 욕망을 선의적으로 표현한 풍자에 불과합니다.
사실 소비에의 욕망은 어찌보면 추하고 속물적이기 짝이 없죠.ㅎㅎ
신은경 작가의 사진들은 그러한 소비에 대한 욕망의 시선을 아주 잘 담아내었다는 생각이 정말 듭니다.
비록 웹상에서의 작품 감상이었지만, 실제로 가서 보고 100호 가까이 되는 사이즈를 보게 되면 그러한 느낌은 더욱 강할 것 같아요.
하지만... 23일까지라뉘. 다음 주까진 방콕해야하므로 못 갈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젊은 모색 2008 I AM AN ARTIST
* 전시기간 : 2008.12.05 ~ 2009.03.08
* 전시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 관람안내 : 1.1 휴관, 매주 월요일 휴관
* 참조 URL : http://www.moca.go.kr
정치적 논리까지 끼어들어와 난장 막장이었던(진행 중인) 국립현대미술관의 연례 행사 '젊은 모색'전입니다.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로 유명하죠.
할 말이 참 많지만... 가보고 싶은 전시임은 확실합니다.

 

 

 

 

 

 

 

대림미술관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 '사진속의 도시! 도시 속의 나!'
* 프로그램명 : '사진 속의 도시! 도시 속의 나!'
* 체험장소 : 대림미술관
* 참조 URL : http://www.daelimmuseum.org/exhibition/now_view.jsp
* 참여대상 :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
* 참가비 : 10,000원/1인 (4회, 어린이 및 보호자 1인은 프로그램 기간 내 전시 무료 입장)
* 전시프로그램 안내 : 요즘 대림미술관 열심이죠.

 

12.21 일요일 프로그램은 아주 괜찮을 것 같습니다.
현재 상황으론 민성이는 못갈 것 같지만...

 

 

 

 

 

 

 

LG아트센터 2009 시즌 패키지
* 참조 URL : http://www.lgart.com/2009/season_br/micro_kor/package.html
* 혜택 : 최고 35%, 최대 413,000원 할인 혜택.
* 패키지 티켓 오픈 : 2009.01.06  AM 9:00

 

 

2008년 저희가 너무나 유용하게 사용했던 LG아트센터의 연간 패키지.
2009년 패키지 티켓 오픈을 앞두고 뭘 선택할까 고민 중입니다.
작년엔 더블 패키지를 이용해서 35% 할인 혜택을 받았는데요. 2009년 연극 일정은 그렇게 강하게
와닿지 않아서 무용패키지만 할까... 고민 중입니다.

aipharos님과 상의해서 이번엔 자유패키지로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5개 이상은 15%, 7개 이상은 25%, 10개 이상은 35% 할인 혜택이 있는데, 일단 7개만 뽑아 봤습니다.

 

 

1. 줄리엣 비노쉬와 아크람 칸 [in-i]
* 관람료 : VIP 100,000 / R 80,000 / S 60,000 / A 40,000
* 공연일시 : 2009.03.19~03.21
 우리에겐 배우로 잘 알려진 줄리엣 비노쉬가 영국의 안무가 아크람 칸과 함께 무대에 섭니다.
 이 사실 아마 알고 계시는 분들은 많으셨을 듯.

2.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 [안나 카레니나]
* 관람료 : R 80,000 / S 60,000 / A 40,000
* 공연시간 : 1시간 50분 (휴식 1회 포함)
* 공연일시 : 2009.03.27~03.29

3. 유니버설 발레단 [오네긴]
* 관람료 : VIP 100,000 / R 80,000 / S 60,000 / A 40,000
* 공연일시 : 2009.09.11~09.20

4. 사샤 발츠 무용단 [게차이텐]
* 관람료 : R 70,000 / R 50,000 / A 30,000
* 공연일시 : 2009.09.25~09.26
 엄청 보고 싶은 공연. 바체바와 피나 바우쉬의 감동을 재현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5. 타카치 콰르텟 & 손열음
* 관람료 : R 70,000 / S 50,000 / A 30,000
* 공연일시 : 2009.06.18
* 프로그램 : 하이든 현악4중주 Op.77 No.2, 바르토크 현악4중주 No.4 Sz91, 슈만 피아노 5중주 Op.44
전부터 실내악 공연을 무척 보고 싶었기 때문에...
이외의 바로크나 에스토니아 체임버는 듣다가 졸 것 같은 느낌이... 흑...

6. 리투아니아, 네크로슈스의 [파우스트]
* 관람료 : R 70,000 / S 60,000 / R 40,000
* 공연시간 : 4시간 (휴식 2회 포함)
* 공연일시 : 2009.04.03~04.05

7. 러시아 사찌르 극장, 안제이 부빈의 [러시안 잼]
* 관람료 : R 60,000 / S 50,000 / A 30,000
* 공연시간 : 2시간 15분 (휴식없음)
* 공연일시 : 2009.05.29~05.30

이렇게 7개 전시/공연을 보기로 확정했습니다. 25% 할인혜택 받네요.
그래서 1인당 55만원->412,500원으로 할인. 켁 둘이면... 음음...
작년보다 더 비싸군효... 흑...


*
미타니 코우키 원작의 [웃음의 대학] 연극이 오늘(12월 14일) 끝납니다.
황정민과 송영창의 연기 앙상블로 좋은 평가를 받았고, aipharos님과 저도 보고 싶었던 건데... 결국 못보고 끝나네요.
전 호시이 마모루 감독이 연출하고 야쿠쇼 쇼지와 이나가키 고로가 출연한 영화 [웃음의 대학/笑の大學]을
몇 년 전에 보고 너무나 인상깊었거든요.
(이 영화 못보신 분 계시면 어떻게해서든 꼭 한 번 보시길)

연극으로도 꼭 보고 싶었는데 이리 놓치니.. 아쉽네요.
역시 시간도 있고, 부지런하기도 해야하나봐요.

 

 

 

 

 

 

 

 

 

 

AFFiNiTY Picks 2008 BEST 80 Albums, Part 2.(01~40)

올해도 어김없이 한해동안 들었던 음반 중 가장 좋아했던 음반들을 뽑아 봅니다.
다른 해엔 50선... 정도였는데 이번엔 80선입니다. 틈틈이 1년간 좋아하는 음반을 분류했었는데, 나중에 보니
160장 정도였구요. 이중 반을 추려서 80장으로 추렸습니다.
올 한해동안 MP3든 구입해서 들었든, 모두 들은 음반은 640장 정도입니다.
출퇴근길, 사무실에서, 집에와서... 늘 음악을 끼고 살기 때문에 열심히 듣긴 했어요.
하지만 강조할 것은 이건 철저히 제 주관적인 순위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반이 없다고 필요이상의 불만을
토로하시면 곤란해요.^^

제가 듣지 못한 음반도 많고, 각자 취향이 다를 수 있는 법이니까요.
올해 가장 즐겨들었던 곡 100선은 생략합니다. 다만, 약 100여곡 정도 추려서 다운로드하실 수 있도록 할께요.
즐겨들었던 곡 100선에는 베스트 음반 80선에 끼지 못한 뮤지션의 곡들이 제법 있습니다.
음반으로는 그냥 그런데 한 두곡은 필이 강하게 오는 경우들이 있잖아요.

그럼... 나갑니다.

 

 

 

 

01. [Weird Era Cont], [Microcastle] - Deerhunter
사실 이 두 음반은 따로 분류하면 안됩니다.ㅎㅎ
[Microcastle]의 보너스 CD가 [Weird Era Cont]니까요. 하지만 따로 적는 이유는  [Microcastle]도 너무 좋지만,
전 이 보너스 CD에 완전히 미쳐 있었답니다.
듣다보면 Bradford Cox의 뇌구조는 어떻게 된 사람인지 점점 더 궁금해지죠.
가장 단순한 구성으로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곡을 척척 잘도 만들어냅니다.
Experimental의 중심에서 기본적인 미디움 템포의 록 넘버, 일렉트로니카의 알싸한 맛까지 살려내는 트랙들...
다양한 스펙트럼을 넘나드는 2008년의 명실상부한 베스트.

 

 

 

 

 

02. [Third] - Portishead
10년만에 컴백한다고 했을 때 걱정 반 기대 반이었으나, 오히려 전보다 더 확장된 스펙트럼으로 더 강렬한
아우라를 뿜어낸 음반. 이젠 트립합의 포티쉐드가 아닌거죠.
스스로 변증법적인 진화적 그룹임을 만방에 과시하고 있습니다.

 

 

 

 

 

03. [Offend Maggie] - Deerhoof
해가 갈수록 더욱 간결하지만 가슴을 파고드는 무념무상 프레이즈. 의아합니다. 이런 날선 프레이즈와 8자 구성
으로 이런 둔중한 매력을 준다는거.

 

 

 

 

 

04. [Do It!] - Clinic
들으면 들을수록 환장할 것 같은 음반으로 이 리버풀 출신의 4인조 노장 그룹(?)의 이번 음반은 의도적인 날선
기타 이펙트와 서정과 몽환의 멜로디가 주거니 받거니 반복됩니다.
원초적인 감성의 피킹과 스트로킹, 흐느적거리는 창법의 보컬등 어쿠스틱 에너지가 불손하리만치 위세를 떨칠 때쯤
난데없이 무너져버리는 이 놀라운 반전들은 이 음반에 엄지손가락 두개를 다 쳐들게 합니다.  전곡 모두 대박.

 

 

 

 

05. [Sea Lion] - the Ruby Suns
모든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뉴질랜드산 인디 팝 음반.
포크와 싸이키델릭의 경계를 기가막히게 넘나들며 로우파이적 감성으로 빚어낸 마스터피스. 아... 넘 좋아요.
뉴질랜드의 벨벳 언더그라운드라는 평은 도대체 무슨 근거?
이들은 뉴질랜드의 Panda Bear입니다. 전형적인 내추럴리즘에 인디의 감성을 섞은 이들의 음악은 사실 거기에
샤머니즘을 더 뒤섞은 Panda Bear의 음악적 방향성과 궤를 같이 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음악적 지향성의 문제이지, 이 둘은 엄연히 다른, 둘 모두 훌륭한 밴드입니다.

 

 

 

 

06. [Nouns] - No Age
캘리포니아에서 결성된 2인조 Noise Rock 그룹.
둔탁한 비트와 비정형의 노이즈를 뚫고 나오는 단순한 리프들. 들으면 들을수록 한없이 곱씹을만한 트랙들.

 

 

 

 

07. [Partie Traumatic] - Black Kids
뭐하나 뺄게 없는 트랙들. 이런게 Indie Pop이라는 걸 아주 만방에 과시라도 하듯, 80년대의 뉴웨이브적 감성에
밀고 당기는 텐션은 출중하기 이를데 없죠. 이 정도라면 소개만 좀 되어도 우리나라에서 먹힐 수 있지 않나요?

 

 

 

 

08. [Temper] - Benoît Pioulard
이젠 Kranky 레이블의 기대주가 되어버린 Benoit Pioulard의 소포모어 릴리즈.
이름만 들으면 영락없는 프랑스 뮤지션같지만 사실은 미시건 출신의 멀티 인스트루먼털리스트이며 본명은
Thomas Meluch. 일종의 Alter-Ego라고나 할까.(이런 경우가 요즘 영미 인디씬에선 그냥 대세죠)
속삭이는 듯한 보이스와 프렌치 궁중 포크에 일렉트로니카를 너무나 완벽하게 블렌딩한 최상급 인디 일렉트로닉 넘버 중 하나.

 

 

 

 

 

09. [the Slingshot Orchestra] - Microfilm
어째 나만 좋아하는건가...싶은 분위기인데, 개인적으론 2006년작도 좋았지만 올해 본작은 정점에 오른 콜라쥬
뮤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기본적으로는 Electronica지만 영화적 감성을 가득 담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죠.

 

 

 

 

10. [Women] - Women
가장 인상깊었던 캐나다산 인디락 그룹.
아마... 1번 트랙, 6번 트랙이 2분 30초만 넘었어도 5위 정도로 올라갔을 거에요.
'Black Rice'란 곡이 버티고 있지만, 1,6번 트랙은 고작 1분, 1분 10초라니...
창고에서 4트랙 녹음기로 만들어낸 그야말로 자가제작 음반으로 이런 음반이 아직까지 세상에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 한없이 고맙기 짝이 없는 음반.


 

 

 

11. [Heavy Migration] - Dday One
그루브한 비트와 서정적인 멜로디 라인이 놀라운 화학작용을 일으킵니다.
일렉트로니카에 힙합비트를 섞어버린 듯한 감각적인 음반.

 

 

 

 

 

12. [Crystal Castles] - Crystal Castles
역시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영국 일렉트로니카 듀오.
원래는 Ethan Kath의 솔로 프로젝트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Alice Grass와 함께.
영국 드라마 'Skins'에서 직접 출연해 연주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고 합니다.
아주 쉬크하고 섹시한 일렉트로닉 넘버.

 

 

 

 

13. [Let the Blind Lead Those Who Can See But Cannot Feel] - Atlas Sound
Bradford Cox의 솔로 프로젝트. Bradford Cox가 누구냐...하면 저 위의 1,2위를 차지한 Deerhunter의 리더죠.
개인적으로 말판증후군의 그 천재 뮤지션을 엄청 좋아하는가봅니다.ㅎㅎ
조금더 강조된 일렉트로닉의 선율이 꼬리를 멀리 늘어뜨리며 사라져가는 아득한 감성의 공간으로 듣는 이를 인도합니다.

 

 

 

 

 

14. [Lust Lust Lust] - the Raveonettes
입이 쩍... 벌어지는  탑트랙 'Aly Walk With Me'를 듣고나면 정신이 멍해지죠. 말랑말랑한 멜로디에 휘몰아치며
등장하는 noise psyche의 포스가 머리를 후려칩니다.
덴마크 코펜하겐 출신의 이들은 어째 점점 더 해가 갈수록 각성모드가 되는 것 같아요.

 

 

 

 

15. [Hercules & Love Affair] - Hercules & Love Affair
Andrew Butler의 솔로 프로젝트...인데, 객원 보컬리스트들의 면면이 장난이 아니다.
특히 Antony and the Johnsons의 그 Antony가 난데없이 댄서블한 비트에 맞춰 목청을 높힌다. 흐...
다양한 음악적 시도가 가득 담긴 아주 멋진 음반.

 

 

 

 

16. [Alopecia!] - Why?
전작과는 비교도 안되게 업그레이드된 완소 음반으로 돌아온 Why?
Hood와의 코퍼레이트로 기대를 잔뜩 안겨준 이들.
여전히 쿨한 래핑에 얹힌 가슴을 후벼파는 아름답고 감성적인 멜로디들은 진일보.
특히 13번 트랙인 'By Torpedo Or Chron's'는 정말이지... 올해 최고의 싱글 중 하나

 

 

 

 

 

 

17. [Double Night Time] - Morgan Geist
디트로이트 테크노의 대표 주자 중 한 명인 Morgan Geist (모건 가이스트)의 08년 신작.
흡사 Junior Boys의 음악을 연상케 하는, 듣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전 아주 좋아합니다.

 

 

 

 

 

18. [Alight of Night] - Crystal Stilts
Brad Hargett의 솔로 프로젝트. 아무튼 Alter-Ego가 왕대세(원래는 2인조였습니다)
무덤덤한 리프와 달관한 듯한 보이스, 그 위로 살짝 살짝 덧입혀지는 고색창연한 키보드의 음색들이 기괴한
분위기의 Noise Pop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19. [Holiday] - Alaska in Winter
Beirut의 Zach Condon과도 남다른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Brandon Bethancourt의 솔로 프로젝트.
1집에서 'Close Your Eyes'에서 Zach Condon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이번 2집에선 remix로 다시 한번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작이 동양적 어쿠스틱의 느낌을 잘 살려냈다면, 이번 음반은 철저히 인디 일렉트로닉의
선율로 담아냈습니다.
꿈결같은 몽롱한 느낌의 'Highlander Pt.1'은 역시 2008년의 싱글 중 하나.

 

 

 

 

 

20. [Nights Out] - Metronomy
런던 출신의 멀티 인스트루먼털리스트 Joseph Mount의 솔로 프로젝트.
귀에 착착 감기는 멋진 인디 일렉트로닉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한 번 들으면 절대 그 멜로디를 잊을 수 없는 'Heartbreaker'. 꼭 들어봐야할 2008년의 싱글 중 하나.

 

 

 

 

21. [Entanglements] - Parenthetical Girls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중독되어버리는 묘한 마력이 있는 4인조 그룹.
죽마고우였던 Jeremy Cooper와 Zac Pennington이 주축이 되어 결성한 그룹으로
초기에 Xiu Xiu의 Jamie Stewart, Dead Science의 Jherek Bischoff의 도움도 받았다죠.
흐느적거리는 듯한 싸이키델릭의 선율이 서정성이 듬뿍 가미된 멜로디 라인과 컨트리 락이 어덜트 컨템포러리를
흉내내듯 진행되다 일그러지는 이 기괴하면서도 몽롱한 음악들은 한 밤 중에 듣고 있다보면... 형언하기 힘든
감상에 빠지게 됩니다.

 

 

 

 

22. [Antwarps] - Aus
앨범 커버가 너무 맘에 드는 일렉트로니카.
앨범 커버만큼 감성적인 무뚝뚝한 기계음이 음반 전체에 가득합니다.
비트와 서정성, 분균질적인 서사의 텍스트를 모두 채워주는 매혹적인 음반.

 

 

 

 

23. [Debt Debt] - Excepter
Neo-Psychedelic의 거성이 되어버린 Excepter.
독일의 Space Art Rock의 선두주자였던 Faust, 프랑스의 Space Rock 그룹인 Gong, 그리고 나아가선 독일의
Psychedelic Musician이었던(70년대의) Walter Wegmuller의 느낌과도 비슷한 이미지의 음악을 들려줍니다.
전체적으로 미니멀적인 기본 음조를 배경으로 싸이키델릭의 모호하고 불분명한 사운드에 노이즈를 점층적으로
오버더빙하여 심리적 불안정과 균형을 넘나드는, 여기에 또다시 가사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 주술적이고
부유하는 보이스를 덧입혀 대단히 혼란스러운 카오스의 음악을 구현해냅니다.
이러한 실험적 사운드는 당연히 치밀하게 의도된 것이어서 인간의 사회 구성원들의 유기적 관계를 심리학적 분석에
따라 재분할하고 최악의 상황에서 구성원들이 맞이할 혼돈과 이를 극복하며 자연히 발생하게 되는 혼란 속의
질서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에휴... 잡소리가 길어지면 안되는데)

 

 

 

 

 

24. [White Album] - Up and Coming
아주 감칠맛나는 미드 템포의 재지(jazzy)한 록넘버들을 들려주는 Up and Coming.
개인적으로 올해 무척 자주 들은 앨범 중 한 장입니다.
aipharos님 홈피 대문 음악으로도 자주 흘러 나왔었구요.

 

 

 

 

25. [Saint Dymphna] - Gang Gang Dance
뉴욕 브루클린에서 결성된 4인조 Post-Rock 그룹.
동양권 음악의 영향, 여기에 일렉트로니카 + 다운템포 + 실험음악 + 앰비언트를 모조리 뒤섞어 기괴하고도
몽환적인 음악을 만들어냈습니다. 곡 자체가 상당히 불균질의 느낌이며 반복과 반전을 자주 사용하면서 청각적
충격까지 유도하고 있는 느낌이 들지요.

 

 

 

 

26. [Sombunall] - Beneva VS. Clark Nova
고독하고 우울한 도시의 정서를 표현한 듯한 Beneva Vs. Clark Nova의 일렉트로니카.
인간의 감성과는 거리가 먼 냉소적인 기계음이 아이러니하게 한없이 우울하고 쓸쓸하게 느껴지는 음반.


 

 

 

27. [Hold On Now! Youngster] - Los Campesinos!
카디프 대학에서 결성된, 사실상 우리나라로 치면 대학가요제 출전 컨셉의 동아리 음악 그룹.
하지만 이들의 음악은 정겨움을 넘어서 비범함을 감추지 않습니다.
올해의 신인 중 하나.
(우리나라도 이러한 형태의 신인들이 많이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요)

 

 

 

 

28. [Girls in the White Dream] - Water Fai
일본 오사카 출신의 포스트 록 밴드.
멤버 넷이 모두 여성.
일본 밴드 특유의 덤덤한 서정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음악엔 뻔한 일본 밴드의
서정미 외에도 뭔가 사람 마음을 꾹 끌어안는 따스함이 있어요.

 

 

 

 

29. [Chemical Chords] - Stereolab
명불허전.
그 오랜 시간이 지날 동안 여전히 이렇게 놀라운 음악을 들려주는 이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30. [No Way Down] - Air France
에어 프랑스라고 해서 국적을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 스웨덴의 일렉트로닉 듀오입니다.
음악 들으면 딱... 필이 옵니다. 북구적 감성의 일렉트로닉.
가볍고 부담없는데 이게 전혀 경박스럽지 않고, 너무나 감성이 풍부하다는 거에요.
따뜻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음반입니다. 아... 이 음반은 EP입니다.

 

 

 

 

 

 

31. [Beat Pyramid] - These New Puritans
상당히 인상적인 데뷔를 한 영국의 4인조 혼성 그룹.
크리스찬 디올의 디자이너였던 하이디 슬리만의 2007년 디올 옴므 콜렉션을 위한 음악 작곡을 의뢰받으며
스타덤에 오른 밴드.
흥겹지만 진지한 브릿팝의 기운에 펑크와 일렉트로닉의 요소를 절묘하게 믹스 매치한 센스있는 신인밴드.

 

 

 

 

32. [Laulu Laakson Kukista] - Paavoharju
핀란드의 싸이키 포크 그룹 paavoharju.
2005년 데뷔작도 놀라웠고 2008년 두번째 음반도 여전히 놀랍습니다.
이들의 음악은 아마도 가장 독창적인 부류에 속할 법 합니다.
이슬람 뮤직과 일렉트로니카, 싸이키델릭, 애씨드 포크, 미니멀, 아방가르드가 모조리 다 혼재되어 있습니다.
난데없이 댄서블한 비트가 흘러나오기도 하지만, 클래시컬한 소품이 등장하기도 하고, 정말 아련한 옛필름을
헤쳐나가는 듯한 서정성이 넘쳐나기도 합니다.
아무리 들어도 70년대의 위대한 선배들의 영향을 막대하게 받은 그룹임을 부인할 수 없겠어요.


 

 

 

 

33. [How Lonely Sits the City!] - the Ascent of Evereset
Post-Rock이 다 거기서 거기라곤 하지만(그렇게따지면 Indie Rock도 엄밀히 말하면 일부를 제외하곤 다 거기서
거기...) 에베레스트 등정같은 이런 그룹들이 있어서 미련을 못버리고 계속 듣는 것 같습니다.
점진적인 곡구성, 마치 험난한 에베레스트를 등정하는 듯 휘몰아치는 구성이 아주 길고 긴 여운을 줍니다.
멋진 Post-Rock 음반.

 

 

 

 

 

34. [LP3] - Ratatat
뉴욕 베이스의 일렉트로닉 듀오.  
2007년의 [Remixes, Vol. 2] 외엔 실망시킨 적이 없는데요. 이번 음반은 보다 정갈해지고 멜로디의 임팩트가
확실해졌습니다 .그덕에 귀에 더 착착 와 감겨요.


 

 

 

35. [Exitingarm] - Subtle
2001년 샌프랜시스코에서 결성된 인디록 밴드.
힙합의 요소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밴드로도 유명한 밴드죠.

 

 

 

 

36. [Kyte] - Kyte
놀랍게도 98년 걸작인 동명 앨범만 내곤 도통 소식을 접할 길이 없었던 the Surprise Symphony의 베일에
쌓인 싱어 송 라이터 겸 멀티 인스트루먼털리스트 Damien Youth와 역시 the Surprise Symphony의 멤버였던
Robyn Nice의 프로젝트 그룹.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매혹적인 포스트 록을 들려줍니다.

 

 

 

 

 

37. [Made in the Dark] - Hot Chip
Beta Band가 사라진 자리를 완벽하게 메워버린 그야말로 Number One Guy('Ready for the Floor'에 나오는 가사)
단순한 리듬과 댄서블한 비트, 거기에 과장스러운 기타 액센트. 무미건조한 듯한 보이스를 읊조리는 듯 하지만
왠지 신나는 듯한 보컬. 아무튼 몇 마디로 형언하기 힘든 독특한 그룹.

 

 

 

 

 

38. [Alpinisms] - School of Seven Bells
Ben Curtis가 주축이 된 3인조 인디 일렉트로닉 그룹.
빛나는 감성의 신비스러운 일렉트로니카가 앨범 전체를 가득 채워주고 있습니다.


 

 

 

39. [Eyes At Half Mast] - Talkdemonic
멀티 인스투르먼탈리스트 Kevin O'Connor와 Lisa Molinaro로 구성된 오리건주 포틀랜드 출신의 Post-Rock 그룹.


 

 

 

40. [Turning Dragon] - Clark
사실상 올해 최고의 일렉트로닉 음반이 될 자격이 충분한 Clark의 확실히 날 선 일렉트로닉.
시간이 갈수록 Chris Clark의 천재적인 창조력은 고갈되긴 커녕 차고 넘쳐 주체하질 못하는 듯 합니다.
감각적이면서도 경박스럽지 않은, 테크노 하우스와 글리치, IDM의 모든 부분을 절망스러울 정도로
완벽하게 느끼도록 선사해주는 명연.
일렉트로닉 팬이라면 절대 놓쳐선 곤란한 올해의 앨범 가운데 한 장.


 

 

 

 

 

 

 

 

AFFiNiTY Picks 2008 BEST 80 Albums, Part 1.(41~80)

올해도 어김없이 한해동안 들었던 음반 중 가장 좋아했던 음반들을 뽑아 봅니다.
다른 해엔 50선... 정도였는데 이번엔 80선입니다. 틈틈이 1년간 좋아하는 음반을 분류했었는데, 나중에 보니
160장 정도였구요. 이중 반을 추려서 80장으로 추렸습니다.
올 한해동안 MP3든 구입해서 들었든, 모두 들은 음반은 640장 정도입니다.
출퇴근길, 사무실에서, 집에와서... 늘 음악을 끼고 살기 때문에 열심히 듣긴 했어요.
하지만 강조할 것은 이건 철저히 제 주관적인 순위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반이 없다고 필요이상의 불만을
토로하시면 곤란해요.^^

제가 듣지 못한 음반도 많고, 각자 취향이 다를 수 있는 법이니까요.
올해 가장 즐겨들었던 곡 100선은 생략합니다. 다만, 약 100여곡 정도 추려서 다운로드하실 수 있도록 할께요.
즐겨들었던 곡 100선에는 베스트 음반 80선에 끼지 못한 뮤지션의 곡들이 제법 있습니다.
음반으로는 그냥 그런데 한 두곡은 필이 강하게 오는 경우들이 있잖아요.

그럼... 나갑니다.

 

 

 

41. [Burnt Out Landscapes] - Manhattan Love Suicides
전작만한 포스는 역시 아니지만 여전히 날선 포스로 청자의 귀청을 때리는 영국 리즈 출신의 펑크록 그룹.

 

 

 

 

 

42. [Antidotes] - Foals
These New Puritans와 같은 스타성을 갖춘 영국의 펑크+포스트 록 그룹.
Cursive와 Calla를 전형적인 브릿팝 텍스트로 컨버전시킨 듯한 분위기의 그룹으로 리드 싱어의 모습은
흡사 Prince를 방불케 하지요. 아무튼 주목할 만한 신성임엔 틀림이 없는 듯 합니다.

 

 

 

 

 

 

43. [Vampire Weekend] - Vampire Weekend
올 한해를 아주 따사롭게 달군 뉴욕 출신의 인디록 밴드.
이들의 특징은 들으면 들을수록 포옥... 정말 마구 빨려들어간다는데 있죠. 처음엔 '이거 뭐 좀 심심?'인데
듣다보면 걍 포옥... 빠져 버려요.

 

 

 

 

 

 

44. [Sleep Well] - Electric President
역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게 들었던 음반 중 하나.
다소 감상에만 치우쳤던 전작과 달리 깊은 감수성을 인디 일렉트로닉에 잘 녹여 낸 음반으로  6번째 트랙인
'It's Like a Heartbeat, Only It Isn't'는 명곡 중의 명곡.
친구지간인 Ben Cooper와 Alex Kane의 전자 대통령이 더 오래 함께하길.

 

 

 

 

 

45. [In Ghost Colours] - Cut Copy
역시 올 한해를 바쁘게 보낸 호주산 인디 일렉트로니카 밴드. 컷 카피.
Pitchfork TV를 통해서 라이브를 봤는데 역시나 진지한 친구들이더군요.
이 곡은 민성이의 초완소 곡이기도 합니다.

 

 

 

 

 

46. [Atlas] - De La Mancha
Post-Rock 그룹인 De La Mancha의 두번째 음반입니다.
전작보다 더 진지해지고 곡의 구성이 탄탄해졌습니다. 지나치게 극적인 구조를 지양하고 있어서 오히려 더 오래
기억되는 음반이 된 듯 합니다.
세번째 트랙 'Lotus Seven'은 정말... 좋아요.


 

 

 

 

47. [Uneasy Flowers] - Autistic Daughters
멀티 인스트루먼털리스트 Dean Roberts가 중심이 된 포스트 록.


 

 

 

 

48. [Goodbye Minnesota] - the Declining Winter
Hood의 Chris Adams가 Bracken이라면, Richard Adams는 the Declining Winter입니다.
2007년의 탁월한 리믹스 앨범에 이어 소량 배포된 그의 솔로 프로젝트는 Hood보다 더 아날로그의 감성이
강조된, 임프로비제이션의 정신을 고스란히 간직한 묘한 일렉트로닉입니다.


 


 

 

49. [Wolves and Wishes] - Dosh
Clark과 함께 올해의 일렉트로닉 음반 중 하나로 손꼽힐 만한 음반.
전직 카톨릭 신부와 수녀 부모에게서 태어나(허...) 세살때부터 피아노 레슨을 시작하고, 15세때 드럼스틱을
쥐더니 결국 16세에 메사추세츠의 음악 학교에 입학.
덕분에 일렉트로닉에 록적인 요소를 대단히 잘 융해시키는 뮤지션입니다.
이번 음반 뺄 곡 없이 전곡 다 좋습니다.

 

 

 

 

 

50. [You Are Here] - South
영국 런던에서 결성된, 이제 데뷔 8년이 된 선배 그룹이 되었네요.
South의 2008년 신보입니다. 역시나 편안하고 감성적인 인디 록을 들려주고 있는데, 이게 참...
귀에 쏙쏙 잘 들어옵니다.

 

 

 

 

 

 

51. [Parallax Error Beheads You] - Max Tundra
비트를 밑도 끝도없이 잘라대며 그 위엔 80년대식 뉴웨이브 감성을 포장합니다.

 

 

 

 

 

52. [the Devil, You + Me] - the Notwist
지나치게 감성적이었던 전작보다 훨씬 진일보한 인디 일렉트로닉의 감성.
해가 갈수록 진보해가는 밴드들... 참 많네요.

 

 

 

 

 

53. [Viva La Vida or Death And All His Friends] - Coldplay
거의 Radiohead급 대우를 받기 시작한 Coldplay의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인기도 많고 시샘도 많았던 음반.
대부분이 20위 안에서 놀텐데 진중한 음악에 대한 관점도 너무 좋고.. 뭐하나 빠지는게 없는데 이상하게 초완소는 아니라는...

 

 

 

 

 

 

54. [Port Sunshine] - Motek
멋진 Post-Rock 그룹.

 

 

 

 

 

 

55. [Carried to Dust] - Calexico
아리조나 투산 출신의 2인조 Post-Rock 그룹.
덤덤 rock의 진수. 쓰고나니 우습네.ㅎㅎ

 

 

 

 

 

 

56. [Saturday=Youth] - M83
팝적인 감수성을 만땅 가진 프렌치 일렉트로니카 듀오.
조금만... 정말 조금만 덜 4AD의 냄새가 났다면 더 좋아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이전의 4AD 레이블의
뮤지션들이 싫다는게 절대 아닙다. This Mortal Coil같은 그룹은 초완소였답니다)

 

 

 

 

 

57. [Terra Incognita] - Perfect Piano Lesson
2001년 결성된 일본의 3인조 그룹.
기타, 베이스, 드럼 포메이션으로 완벽한 록 포지션의 위용을 들려줍니다.
perfect piano Lesson이라지만 건반은 찾아 볼래야 찾을 수가 없죠. ㅎㅎ
둔중하지만 무리없이 템포를 이끄는 베이스와 날선 리프와 감각적인 테크닉으로 펑크와 임프로비제이션 스타일을
마음대로 오가는 기타, 탁월한 리듬의 어쿠스틱 드럼. 3인조의 위용이 놀라울 뿐입니다.
기본적으로 펑크의 저항적 정신 위에 오밀조밀하면서도 결코 소심하지 않은 거침없는 디테일이 풍부한 놀라운 편곡이 가득한 음반.

 

 

 

 

 

 

58. [Black Habbit] - Rings
'Mom Dance'에서 'Is He Handsome'으로 이어지는 이 앨범의 집중력은 놀라울 정도랍니다.
흐느끼는 건지 무의미한 호흡인지, 그로테스크한 무조음악을 연상시키는 피아노 선율에 음울하게 얹은 보이스.
피치포크의 평가는 냉정하지만, 제겐 상당히 인상깊은 음반 중 하나입니다.

 

 

 

 

 

 

59. [Always, Sometimes, Seldom, Never] - Tears Run Rings
정말 한눈 팔기 힘들 정도로 마음에 쏙 드는 슈게이징 사운드를 들려주는 5인조 그룹.
결성된 지는 꽤 되는 것 같은데 뒤늦게 작년에 데뷔작을 내고 올해 두번째 음반을 발표했습니다.
My Bloody Valentine이나 Jesus and Mary Chain, Luna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간만에 너무 멋진 선물이 될 음악입니다.

 

 

 

 

 

 

60. [Soft Airplane] - Chad Vangaalen
캐나다의 별, Chad VanGaalen의 2008년 신보이자 그의 세번째 음반.
촌철살인의 가사와 기존의 나긋나긋한 싱어 송 라이터들과는 확연하게 비교되는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
이 음반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Molten Light'

 

 

 

 

 

61. [Reality Check] - the Teenagers
발칙한 칙릿(대신 대상은 남성으로 전도) 스타일의 인디록/인디일렉트로닉.
상당히 도발적인 가사와 선정적인 퇴폐미가 단순한 멜로디 속에 잘 녹아들어있습니다.

 

 

 

 

 

 

62. [Windvane and Window] - Flica
평범한 일렉트로니카. 하지만 계속 반복해서 reprise...
이 일본의 일렉트로니카에 대해서 할 말은 이것 뿐. 정말 1년 내내 이것 뿐.


 

 

 

 

 

63. [In A Cave] - Elf Power
베테랑 로우하이 인디록 그룹인 Elf Power의 총명함이 전혀 빛이 바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멋진 음반.
한 곡을 딱 꼽을 순 없지만 그냥 틀어놓고 있으면 훈훈한 음반.

 

 

 

 

 

 

64. [Epilogue in Waves] - Bitcrush
사실 특별할 것 없는 포스트 록 넘버.
그러나... 역시 거부할 수 없는 사색적인 분위기.

 

 

 

 

 

 

65. [Dragging a Dead Deer Up a Hill] - Grouper
Liz Harris의 명성을 널리 알린 [Way Their Crept](2005), [Wide](2006)에 이은 세번째 음반.
대단히 명상적인 드림팝을 들려주고 있는데 듣다보면 완전히 중독되는 묘한 분위기가 아주 좋아요.

 

 

 

 

 

66. [Cavallo Meraviglioso] - Wondrous Horse
우울하고 음산하면서도 심란한 싸이키+아방가르드+포크+라틴... 온갖 음악적 요소들이 교배된 음반.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생각이 나 꺼내게 되는 음반.

 

 

 

 

 

67. [Glorytellers] - Glorytellers
음악 스타일이 크로스오버 포크를 하던 69~70년의 Accolade, 그리고 80년대의 Double과 쏙 빼닮았습니다.
Geoff Marina의 솔로 프로젝트입니다. 밤에 들으면 정말 딱.. 좋은 음반.

 

 

 

 

 

68. [Ferndorf] - Hauschka
독일 뒤셀도르프 출신의 Volker Bertelmann(폴커 베르텔만)의 솔로 프로젝트 Post-Rock 그룹.
에릭 사티의 영향을 아방가르드의 색채에 다양한 악기의 배치를 통해 표현해내고 있습니다.
이건 어느 한 곡이 좋다기보다 전곡을 다 들어보는 것이 가장 좋아요.


 

 

 

 

69. [(Untitled)] - Our Sleepless Forest
듣다보면 하늘 위를 유영하는 듯한 기분을 선사하는 일렉트로니카 + Atmosphere Music.
특히 첫 곡의 아련함이란...

 

 

 

 

 

70. [Ragged Wood] - Fleet Foxes
올 한해 상당히 화제가 되었던 신인 그룹.
다른건 차치하고 마지막 곡인 'Blue Ridge Mountains'는 정말이지 완소.

 

 

 

71. [A Hundred Things Keep Me Up At Night] - Love Is All
전작만한 재기발랄함은 다소 부족한 듯하지만, 여전히 샤우트한 보컬의 씨니컬한 느낌과 펑크와 댄서블한
느낌이 혼재된 연주에 싸이키델릭의 양념을 가미한 멋진 음반임에는 분명합니다.

 

 

 

 

 

72. [We Hate This But We Need To Survive] - A Slow in Dance
역광으로 실루엣진 느낌이 그대로 연상되는 아름다운 Post-Rock 그룹.
순위 더 올라가도 충분히 납득할 만한 음반인데 귀차니즘으로... 그만.

 

 

 

 

 

73. [Visiter] - the Dodos
이들의 땀을 흘리며 기타를 치고 노래부르는 뮤비를 보셨나요?
머리는 덥수룩하고, 반팔 면티 입고 그냥 음악에 푹빠져 스트록해댑니다.
뭐가 더 필요한가요.
음악은 보여지기도 하는거라고들 하는데, 그건 기본적으로 음악이 충분히 들을 수 있은 이후의 선택적 사항이죠.

 

 

 

 

 

 

74. [Oracular Spectacular] - MGMT
제가 말하지 않아도... 거의 모든 연말 음악 챠트 상위를 수놓을 MGMT.
음, 어케하다보니 순위가 너무 내려와있네요. ㅎㅎ 귀차니즘으로 그냥 갑니다.

 

 

 

 

 

75. [Fascination] - Monsters Are Waiting
헉... 이 음반은 2006년작입니다. 제가 모르고 지나쳤다가 올해에서야 들었어요. 흑...
일단 보컬리스트가 넘 예쁩니다.(ㅎㅎ)

 

 

 

 

76. [Everything Is Borrowed] - the Streets
영국산 개러지 랩의 대표적인 선두주자 the Streets.
작금의 세계적인 금융 공황 상태를 너무나 잘 표현한 음반 제목. [Everything is Borrowed].
그리고 탑트랙의 뮤직 비디오에선 모기지론을 내지 못한 가족이 길거리로 내몰리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런데 자고로 랩이란 이렇게 사회현실을 제대로 비판해야하는거 아닌가요? 허구한날 벗고 나와 흔드는 여성의
몸만 죽어라 보여주고, 꼴사나운 몸사위에 점퍼 안에 돈이나 주렁주렁 달고 나와 후까시잡는게 힙합인 것으로
인식되는 우리나라나 미국의 메인스트림을 보면 답이 안나옵니다.

 

 

 

 

 

 

77. [Little Joy] - Little Joy
미국에서 결성된 브라질리언/어메리칸 락 밴드. 60년대의 스윗팝, 컨트리등을 죄다 섞은 듯한 말랑말랑하지만
결코 경박하지 않은 인디팝을 구사합니다.

 

 

 

 

 

 

78. [High Places] - High Places
상당히 화제가 많이 된 신진 뮤지션. Pitchfork TV를 통해 그 라이브가 공개되어 더욱 화제가 되었었다.
단조로운 멜로디에 folky하면서도 매우 말랑말랑한 타악기들을 조합시키는, 자연주의적인 곡들로 가득한 음반.
시도도 매우 신선한데 어째 좀 빨리 질리는 단점이...(자연주의적인 곡이라지만 악기들은 시퀀셜 프로그래밍으로 중무장한 일렉트로니카)

 

 

 

 

 

 

79. [Fabric 41] - Luciano
단순하기 짝이 없는 멜로디에 끝까지 일관된 비트가 반복되는 미니멀의 형식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고 빨려들어가는 묘한 마력을 지닌 일렉트로니카.

 

 

 

 

 

80. [Small Arm of Sea] - Tone
음반사의 오프라인 저작권이 보장되는 가운데 CCL을 적용한 인터넷 무료배포를 처음 시도한 Tone.
몇몇 곡에선 초기 Portishead의 느낌도 있죠. 놀라운 작품이라고 하긴 힘드나, 몽롱한 기운의 인디 일렉트로닉의
느낌은 아주 강렬한 편.

 

 

 

 

 

 

 

 

 

 

 

 

지난 주엔 강추위때문에.

이번 주, 다음 주는 aipharos님의 건강상의 이유로 꼼짝도 못합니다.

aipharos님은 완전 공주님이시죠. 손가락 하나 까딱 안합니다.

식사는 모두 어머님께서 해주시고, 집안 일은 절대 aipharos님 손못대게 하시니...

이런 호강을!!! ㅎㅎ

저도 aipharos님 심부름을, 민성군도 aipharos님 심부름을 열심히 합니다.

aipharos님은 수영도 일단 그만뒀어요. 그 좋아하는 수영을. 2월부터 다시 다닐 예정입니다.

암튼...

그러다보니 집에 있으면 어딘가 손해보는 것 같은 주말을 다음주까지 보내야합니다.ㅎㅎ

그래서 1월에나 올리려던 음악 포스팅을 오늘 낮에 걍 정리해서 올려버렸습니다.

음반고르고, 앨범 커버 매칭해서 글쓰는데 생각보다 시간은 많이 안걸리네요. 괜히 겁먹었다는...

점심은 닭육수로 칼국수를 해먹었고,

저녁은 케이크를 사와서 먹었는데

내일은 닭육수를 한 번 더 해서 '나가사키 짬뽕'을 만들어 보렵니다.ㅋㅋㅋ

영화도 좀 보고...

아무래도 집에 계속 있으니 정신이 좀 외출하는 것 같아요.

 

 

*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봤는데요.

응원하는 마음도 잘 알겠는데, 걍 김연아 선수가 조금 더 경기를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엄청난 되도않는 중압감과 쓸데없는 한국 경제의 활력을 위한 짐까지 지우는 뭐같은 방송 꼬락서니가 웃기지만.

즐겁게 웃고, 조금만 더 즐기길!

 

 

 

 

 

 

 

 

 

 

이 포스팅은 음반/곡 순위와 관계없습니다.

올 3월 중순부터 대문 관리를 사실상 제가 하면서 배경 음악 제목을 적기 시작했습니다.
aipharos님 홈피인데, aipharos님 업댓은 참으로 늦는지라(그래도 어쩌다 올라오면 많은 분들이 보고 덧글도
달아주십니다) 제가 대문 관리도 하는데요.
3월부터 지금까지 홈피 배경 음악으로 흐른 음악이 40 곡 정도군요. 더 많은 줄 알았더만...
홈피만 접속하면 음악이 자동으로 나오는데요. 혹시 음악듣고 싶지 않으시면 다들 아시겠지만...
키보드의 'ESC'키만 누르시면 됩니다. 물론 이곳 브라우저가 선택된 상태에서 ESC를 눌러야겠죠.

다운로드하실 수 있도록 링크 걸었습니다.
만약 그간 흘러나온 배경 음악이 필요하신 분이 계시면 다운받아가세요.
포멧은 모두 MP3이며, 최소 192kb 입니다.

다운받기

다운로드 가능 기간은 12월 13일부터 12월 25일 자정까지입니다!
그 이후에는 용량 관계로 삭제합니다. 다시 재업없으니 이 기간 내에 꼭 다운로드받으세요.


아래는 곡들의 내용입니다.
뮤지션 - '곡명'(발표연도) / 음악장르
순서입니다.
아래 곡순서대로 플레이됩니다. 화일명의 곡번호도 동일하며 곡정보의 트랙넘버도 모두 동일하게 수정했습니다.
다만, 1월 중에 올릴 2008년 100곡은 그렇게까지 하긴 힘들 것 같네요. 그냥 올리기만 할께요.^^


1. the Honeydrips - 'It Was A Sunny Summer Day'(2008) / Indie Rock

2. the Do - 'Queen Dot Kong'  / Indie Rock

3. the Do - 'Playground Hustle'(2008) / Indie Rock

4. Theo Parrish - 'They Say'(2008) / House

5. Metronomy - 'Heartbreaker'(2008) / Indie Electronic

6. Los Campesinos! - 'Heart Swells/Pacific Daylight Time'(2008) / Indie Rock

7. School of Seven Bells - 'Half Asleep'(2008) / Indie Electronic

8. Passion Pit - 'Live to Tell the Tale'(2008) / Indie Electronic

9. Deerhunter - 'Vox Humana'  / Indie Rock

10. Deerhunter - 'Operation'(2008) / Indie Rock

11. Pram - 'Metaluna'(2008) / Indie Electronic, Post-Rock

12. Benoît Pioulard - 'Ragged Tint'(2008) / Indie Electronic

13. Lantern Parade - '29-無題' / Indie Electronic, Avant-Garde

14. Lantern Parade - '9-無題'(2008) / Indie Electronic, Avant-Garde

15. Nagisa Ni Te - 'Premonition'(2008) / Indie Rock

16. 뜨거운 감자 - '비눈물'(2008) / Indie Rock

17. 이문세 - '기억이란 사랑보다' / Pop, Adult Contemporary

18. Luciano - 'Getting Late'  / Elecronica

19. Lucinao - 'Be Tougher'(2008) / Electronica

20. the Children - 'Beautiful'(1967) / Acid-Folk

21. Stereolab -'Self Portrait with 'Electric Brain'(2008) / Electronica

22. 성시경 - '두사람' / Pop, Ballad

23. Röyksopp - 'Eple'(2001) / Post-Rock

24. Tudor Lodge - 'Kew Gardens'(1973) / British Folk

25. Max Richter - 'H in New England' / Minimal, Avant-Garde, Electronica

26. Max Richter - 'This Picture of Us. P.'  / Minimal, Avant-Garde, Electronica

27. Max Richter - 'Lullaby from the West Coast Sleepers'(2008) / Minimal, Avant-Garde, Electronica

28. Giant Sand - 'Stranded Pearl'(2008) / Country-Rock

29. Twinn Connexion - 'Turn Down Day' / Beat-Pop

30. Twinn Connexion - 'Summer Sadness' / Beat-Pop

31. Twinn Connexion - 'I Think I Know Him'(1968) / Beat-Pop

32. 언니네 이발관 - '가장 보통의 존재' / Indie Rock

33. 허밍 어반 스테레오 - '님' / Indie Rock

34. Agincourt - 'All My Life'(1970) / Psyche-Folk

35. Hassle Hound - 'White Roads'(2006) / Indie Electronic

36. Underworld - 'Good Morning Cockerel'(2007) / Electronica, House

37. Hard-Fi - 'Hard to Beat'(2006) / Indie Rock

38. Tears Run Rings - 'How Will the Others Survive?'(2008) / Indie Rock

39. Humming Urban Stereo - '찰랑소녀' / Pop, Indie Rock

40. the Occasional Keepers - 'I've Realized'(2008) / Indie Rock

 

 

 

 

 

 


*
은행의 BIS를 높이라고 정부에서 압박을 했었다.
이에 따르지 않으면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공갈범 강만수가 얘기했고, 곧이어 금융위원장이 다시 재차 확인했다.
그래놓고는 대통령이라고 자칭하는 작자(난 그따위 인간을 대통령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는 '은행이 기업과
개인에게 대출을 안해줘서 문제다.'라며 쇼를 한다.
이 정부가 하고 있는 수많은 병신짓을 일일이 헤아리기엔 시간이 아깝지만, 날이 갈수록 그 생쑈는 극으로 치달린다.
BIS율을 높이라고 하고선 '대출을 왜 안해주냐'고???
연말이 되니 당연히 재무건전성을 의식해 더욱 과격한 채무 독촉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강압적 수단은 언제나 도덕적으로 폭력과 압력이 묵인된 사회에서 더 노골적으로 자행되는 법이다.
연체 3일만 되면 카드가 정지되기도 한단다.
우린 신용카드를 쓰지 않는다.
남들은 신용점수를 위해서라도 카드를 써야한다고 말하지만, 그런 시스템 자체가 웃기는거다.
모든 걸 체크카드로 사용한다.
당연히 우리가 여력이 되지 않으면 사지 않고, 하지 않는다.
불편하지 않냐고 묻는 친구들도 있는데, 그건 미래의 돈을 미리 끌어다 쓰고 이자내는 걸 당연시 여기는 대부분의
사람 입장에서 본 '불편'일 뿐이지 우린 아무 불편함이 없다.
카드를 사면 집도 사고, 차도 사고, 놀러도 가고 마법의 판도라 박스가 열리는 것처럼 나대는 현대카드의 선전이나,
이젠 그 얄팍한 같잖은 상술이 먹힌다고 따라하기로 작정한 BC카드의 광고를 보면 가소롭기 짝이 없다.


**
이 정부가 취임한 1년도 안되는 시간에 교과서 색깔론이 이토록 논란이 되고, 전교조 선생님들은 무슨 인민재판에
회부된 빨갱이마냥 취급받고 주홍글씨를 새겨넣으려고 안달들이다.
전교조를 옹호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자신과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렇게 노골적인 압박을 강하는건
군사정권 이후로 처음이다. 군사정권에선 정권의 전횡으로 압박했으나, 지금은 철만난 물고기마냥 날뛰어대는
용공집단들이 완장질을 해대기 바쁘다. 가소롭다. 정말.
미쳤어. 정말... 손담비는 이런 세상이나 욕을 하지.
하도 화두가 되는 사안들이 같잖은 지라 씁쓸한 웃음 밖엔 나오지 않는다.
한국이라는 사회가 원래 태생적으로 기득권들의 염병짓에 놀아나왔지만, 적어도 그들이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마녀사냥을 하진 못했다.
지금 대통령이라는 작자가 이런 타자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하고 대놓고 협박하는 때이니, 저들이 물만난 양
설쳐대는 꼬라지는 아주 가관인거다.
자신의 이익에 맞게 역사와 가치까지 호도하고 매도하는 인간들.
역겹다. 정말.


***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빠지고 있고, 언론은 자꾸 이 부분을 강조하는데, 더 심각하다고 이미 지적되어온
원엔 환율은 조금도 내리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원/엔 거래시장이 없는 우리나라는 원/달러, 달러/엔의 거래 방식을 거치게 되어 환율이 결정되는데
이는 곧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면 원엔환율도 내려간다는 의미다.
그런데 원달러 환율이 3일 사이 무려 150원이 빠지는데도 원엔 환율은 요지부동이다.
엔케리 트레이드의 청산이 엔화의 강세를 유지하는데 큰 몫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로금리를 선언한 미국의
달러를 생각해보면 나같은 문외한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 밖에 없다.
한일 통화스왑이 체결되었는데 그 방식이 어쨌든 일시적으로 원/엔 환율을 안정시키기는 할 것이다.
또한 제로 금리를 선언한 미국 달러가 조금은 강세라치면 원달러 환율의 안정은 원엔 환율도 안정시킬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리고... 아침에 주변에 착각하는 분들이 계시던데 요즘 은행은 기준금리로 대출해주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
대부분 CD금리를 기준으로 하지 않나???? 무슨 6% 대출 운운인지 모르겠다.
후순위채를 8%에 조절하고 있지 않나????????
은행이 무슨 자선사업단체라고.



****
내수는 이미 망가졌다.
제조업체들은 폐업/도산이 즐비하고, 일반 요식업은 곧 붕괴될 것으로 보인다. 농담이 아니다. -_-;;;
이 와중에 금리를 낮춰 돈을 풀어야 내수가 산다는 이상한 획일적 믿음은 언제나 통화정책을 근간으로 문제를
해결해온 이들의 맹신의 결과다.
금리를 제로 금리에 가깝게 해도 결국 내수가 살지 않았던 일본.
케인즈는 그걸 liquidity trap(유동성 함정)이라고 부른 바 있다.
당연하게도 통화정책은 언제나 효과적인 재정정책과 함께 할 때 효력을 보는 법이다.
하지만, 위에 말했듯 우리의 정부는 그럴만한 능력이, 아니 그럴만한 도덕적 자세가 완벽하게 결여되어 있다.
은행들을 붙잡고 딸랑이치는 짓을 보면 안다.
아니, 그 이전에 이미 국민들에게 언제나 개소리부터 하고 논란이 되면 '오해다'라고 말하는 X같은 비열한
마인드를 보면 안다.
경제는 심리적 영향이 크다는 사실을 누구나 다 안다.
시중에 약간의 잠재적 불안요소를 지닌 A사가 자금압박을 받는다는 설이 나돌면 그 A사가 실제로 망하는 경우가
있는 것은 그 방증 중 하나다.
경기 지표가 악화일로로 치달아버리면 일단 대중들은 지갑을 닫는다.
불필요한 지출을 없애기 위해 여러가지 기회들을 포기한다.
문화 지출 비용을 줄이고, 외식 횟수를 줄이고, 여행과 나들이 횟수를 줄인다.
그리고 내구재등의 소비지출 후순위대상들의 지출을 줄인다.
결과적으로 서민들의 삶은 먹고 사는 것, 아이들 교육에 집중되게 되는 거다.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서민을 구석으로 몰아대는 정책.
거기에 정부의 선동적 정치를 통해 서민들이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도록 옴싹달싹 못하게 만드는 방법은 바로
경제적 린치를 가하는 방법이다.
국민들의 저항과 반발을 고려해 대통령과 정부는 너무 완벽하게 인프라를 갖춘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자신들의 정책을 홍보한다. '유가환급금 결정', '역대사상 최초로 의료보험비 동결'(이래놓고 결국 인상한다고 했지)
이미 자신의 손발을 다 묶이고 딸랑이짓이나 하는 연합뉴스같은 매체를 앞세워 거대 포털 헤드라인으로 미친듯
꼭지를 넣는다.
이번 은행대출도 그렇다. '대통령이 대출해주라는데 은행이 나쁜 놈들이야'라고 말하는 사람을 놀랍게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리고, 언제나 역사적으로 이러한 시대의 대안이 된 건 결국은 파시즘에 가까운 폭력이었다.
이 상황이 조금도 변하지 않으면 다음에 국민들은 또 박근혜를 뽑을 거다.
그가 이명박의 대안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지.
대한민국 2%가 그들을 뽑는 건 이해하겠다. 하지만 X도 없으면서 그에 부화뇌동하면서 전위대로 오히려 깝치는
나머지들을 보노라면... 할 말이 없다. 정말 할 말이.



*****
FTA 비준 상정으로 국회가 또 개판이다.
원래 보도라는 건 편집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하는 민주당을 보여준다. 그리고 FTA가 비준되어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반박 인터뷰를 보여준다.
그리고 앵커가 코멘트를 '여야가 상생의 정치로...'운운하며 끝을 맺는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장 마지막에 정리된 의견쪽으로 무의식적인 가치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오늘 모한나라당 의원이란 인간이 야당이 FTA 비준을 반대하는 이유가 '우리가 비준했는데 미국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체면이 뭐가되느냐'의 이유라고 말하더라(아침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만약 그 한나라당 의원의 발언이 진심이라면 그 병신은 왜 FTA 비준을 반대하는 지조차
모르는 새끼인거다.
난 이전에도 몇 번 FTA도 되기 전에 서민경제가 이 정도로 파탄이 나는데, FTA가 비준되고 발동되면 앞으로
도대체 어찌될 지에 대해 걱정한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안전장치따윈 X도 없이 노무현이 저지른 똥을 그대로 받아서 만찬을 즐기려는 이 정부/여당 기득권들을 보면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 나라에 아무런 희망을 가질 수 없다.
절대로 이 장담이 어긋나야하지만, 이 나라는 멕시코보다 빨리 서민경제가 붕괴할 것이다.
이미 막장으로 치달아 세계의 조롱거리가 된 미국의 시장경제를 아직도 숭상하며, 이미 골병이 들 대로 들어버린
겉만 번지르르한 두바이를 숭상하며 국가적 토목 건설을 지휘하려는 이 정부의 수장이 있는 한, 이 나라는
한동안 회생불능의 카운터 펀치를 얻어맞고 긴 잠을 잘 것이다.
물론 멕시코처럼 세계적 부호들은 속출할 지도 모른다.
기득권들은 아마 지금껏 누려보지 못한 엄청난 부를 누릴 지도 모른다.
일부 대기업의 초월적 호황으로 경제적인 지표는 대중들의 눈을 속일 착시현상을 가져다 줄 만큼 호전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사가 증거하듯, 기업의 부는 대중의 부를 담보하지 않는다.

이런 글을 쓰기 시작하면 불편할 분도 계실 것이고, 글 자체도 길어져서 자제하려고 했으나...
도저히 그냥 못본 채 할 수 없을 만큼 황당해서 또 쓰게된다.
답답하다. 정말.

 

 

 

 

 

 

 

 

 

 

2008년 가장 인상적이었던 전시/공연 19선

영화 50선에 이어 이번엔 전시/공연 19선입니다. 연말은 연말인가보군요. 제가 이런 포스팅을 올리니...
2008년 한해동안 저와 aipharos님, 민성이가 함께 다닌 전시/공연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만 19개를 골라봤습니다.
내년에도 이렇게 LG 아트센터 회원으로 aipharos님과 함께 가입하고 적정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을 지 솔직히 걱정부터 듭니다.
하지만 최대한 허락하는 한 열심히 더 많은 문화/예술을 보고 듣고 체험하고 얘기할 수 있도록 해야겠어요.
( )안의 순위는 aipharos님의 순위입니다.
이 전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제목을 클릭하시면 이전 게시물이 별도창으로 링크되어 있습니다. 참조하실 분은 참조해주시구요.

 

 

 

1 (2). KIAF 2008 (한국국제아트페어)
* 분류 : 미술전시
* 장소 : COEX(코엑스)
* 일시 : 2008.09.20
사실상 작품 팔러 나온 아트페어였음에도 올 한해 어떤 전시/공연보다 개인적으로 큰 만족을 했던 전시.
바로 코앞에서 세계의 유수 작가들의 그림을 마음껏보며 돌아다닐 수 있었다는 그 한가지만으로도 내겐 최고의 시간.
비엔날레를 능가한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풍성한 작품들로 관람객들을 즐겁게 해준 시간들이지만 그와 동시에
작년보다 무려 30% 이상 거래액이 급감했다는 사실은 마음을 마냥 편하게 하진 않습니다.
게다가 밝히기 힘든 뒷이야기까지하면... 역시 참 힘들어요. 미술업계라는거.

 

 

 

 

2 (1). 태양의 서커스 '알레그리아(Cirque du Soleil 'Allegria')'
* 분류 : 공연
* 장소 : 종합운동장 내 빅탑(Big Top)
* 일시 : 2008.11.07
벼르고 벼르다가 최고의 자리에서 온가족이 다같이 감상할 수 있었던 태양의 서커스 '알레그리아'.
눈 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동작들과 환희와 열정의 순간들. 서커스도 기획과 접근의 미학에 따라 이렇게 달라질 수
있음을 너무나 여실히 보여준, 만족도 최고의 공연.

 

 

 

 

3 (4). 피나 바우쉬(Pina Bausch)의 '숨(Nefes)'
* 분류 : 공연(무용)
* 장소 : LG아트센터
* 일시 : 2008.03.14
너무나도 유명한 피나 바우쉬.
2시간이 넘는 공연 동안 아직도 내 뇌리 속에 생생하게 무용수들의 움직임과 호흡, 그리고 그 열기가 고스란히 기억되고
있는 것을 보면, 난 정말 이 공연을 너무나 즐겁게 봤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특히 2부의 몰입도는 단연 최고. 여성에 대한 남성의 우월적 억압과 폭력을 그리되, 전작들과는 달리 이를 유머러스하고
부드럽고 따뜻하게 표현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시 보고 싶은 무용 공연이라면 2007년의 '바체바 무용단',
그리고 바로 피나 바우쉬.

 

 

 

 

4 (3). 리 브루어와 마부 마인 '인형의 집'(Lee Breuer and Mabou Mines 'Dollhouse')
* 분류 : 공연(연극)
* 장소 : LG아트센터
* 일시 : 2008.04.04 금요일
수많은 장면에서 브레히트적 요소들이 튀어나오지만 관객과 무대의 거리는 도리어 더욱 좁혀지기만 했습니다.
이 연극에 나온 남성들은 소인증 배우들이지만, 여성배우들은 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느라 아주 자주 남자 앞에 무릎을
꿇는 장면이 나오며, 역설적으로 남성들이 대단히 위압적이고 강압적으로 보여집니다. 이런 시선의 불균형은 작품의
메시지를 오히려 극대화하고 있고, 정말 팽팽한 연출과 놀라운 연기는 '노라 헬머'의 절박한 심정을 절절하게 드러내죠.
aipharos님이 엔딩때 눈물을 흘린 걸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5 (-). 펜타포트 록페스티벌(Pentaport Rock Festival)
* 분류 : 공연(음악)
* 장소 : 송도
* 일시 : 2008.07.27
시작은 이 록 페스티벌의 사진기자가 되어서이지만, 이 페스티벌은 개인적으로 친구가 기획해온 것이기도 합니다.
3일간의 여정 중 전 하루만 관람했습니다만, 그 열기만큼은 잊을 수가 없네요.
Hard-Fi, Underworld, Kasabian등... 그들의 연주와 열광하는 플로어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내년엔 aipharos님과 민성군도 꼭 함께 가자구요.

 

 

 

 

6 (6). Kings of Convenience
* 분류 : 공연(음악)
* 장소 : 연세대 백주년 기념관
* 일시 : 2008.04.11
민성이도 좋아하는 Kings of Convenience.
내한 공연을 한다고 하여 잽싸게 예매하고 2층 맨 앞자리에서 aipahros님, 민성군과 함께 공연을 봤습니다.
역시나 따뜻한 음색과 발랄함. 그리고 어쿠스틱의 느낌으로 온통 가득차는 스테이지.
이 공연을 계기로 '율'님을 이곳에서 뵙게 되었습니다.^^

 

 

 

 

 

 

7 (7). 서울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 '전환과 확장'(Turn and Widen)
* 분류 : 전시(미디어아트)
* 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 일시 : 2008.10.03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가 대단한 만족을 얻었던 미디어 아트전.
서울시립미술관 전관을 모두 다 사용하여 전시의 컨텐츠도 상당했으며,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정보의 진실과 허구를
일깨우는 전시 목적도 대단히 인상깊었던 미디어 아트전.
전시 자체의 높은 수준과 열린 마인드에 비해 오히려 일부 관객들의 한심한 작태가 더 답답했던 전시.

 

 

 

 

8 (9). 빔 반데키부스 & 울티마 베즈 '슈피겔'
* 분류 : 공연(무용)
* 장소 : LG아트센터
* 일시 : 2008.10.10
무대 위에서 이렇게 오브제를 멋지게 활용하는 현대 무용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해준 현대 무용.
울티바 베즈의 20년의 발자취를 모은 일종의 '노른자위'이나 흔한 'BEST HIT'의 개념과는 다르게 막간의 연계가
유기적이고 일관되어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가나모리 조와 노이즘이 빛과 격렬한 안무를 통해 단순한 성의 정치학을 시사했다면, '슈피겔'은 왁자지껄한 느낌의
한바탕 소동극과도 비슷했답니다.

 

 

 

 

9 (5). 빌 비올라(Bill Viola) 'Transfiguration'
* 분류 : 전시(영상)
* 장소 : 국제갤러리 신관
* 일시 : 2008.07.26
시각적 충격에서 한동안 헤어나오기 힘들었던 빌 비올라의 영상전.
자궁 속에서부터 인간과 불가불의 관계인 '물'을 소재로 '물'과 '인간'과의 관계를 조망하여 삶의 시작과 끝을 묘사하는
빌 비올라의 영상들은 명료한 메시지와 강렬한 비주얼, 정적인 긴장감을 모두 느끼게 해줍니다.

 

 

 

 

10 (8). 안젤름 키퍼(Angelm Kiefer) '양치식물의 비밀'
* 분류 : 전시(미술)
* 장소 : 국제갤러리 신관
* 일시 : 2008.05.03
현대미술을 얘기할 때 결코 뺄 수 없는 작가이자 개인적으로도 너무나 좋아하는 안젤름 키퍼의 전시를 본 것은 올 한해의
행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참... 국제갤러리, 돈많은 갤러리답게 엄청난 전시를 줄기차게 치뤄냈습니다.
삼성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을 위시해 둘러싼 잡음 때문에 전시계획 취소한 것과 달리 국제갤러리는 1년 내내 대박의 전시를 계속 터뜨렸습니다.
아무튼 안젤름 키퍼의 대단히 넓은 스펙트럼을 아우르는 주제와 회화에 머물지 않는 입체적 표현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11 (10). 사진의 힘 (Power of Photography)
* 분류 : 전시(사진)
* 장소 : 성곡미술관
* 일시 : 2008.11.01
기대보다 훨씬 인상적이었던 프랑스 사진작가들의 작품전.
특히 스테판 쿠튀리에와 자비에 짐메르만의 작품들을 볼 수 있어서 너무나도 행복했답니다.
선예도와 색감만으로 작가적 영역을 운운하는 그릇된 DSLR 문화가 판치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전시가 조금이나마
뷰파인더를 대하는 자세를 재고하게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지만, 이날 들이닥친 한 무리의 젊은 DSLR족들의
난감한 말들로 쓰러질 뻔하기도 했죠. ㅎㅎ

 

 

 

 

 

12 (11). 주정아 추모전 Love Bug
* 분류 : 전시(미술)
* 장소 : 가나아트센터
* 일시 : 2008.07.26
사실 이 날 가나아트센터에선 Mark Quinn의 전시가 있었어요. 전 마크 퀸을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그닥 큰 감흥은
없더라구요.
그런데 가나아트 센터 내의 작은 미루 갤러리에서 있었던 주정아 추모전은 정말이지 너무나 놀랍고, 안타까왔답니다.
정말 구입하고 싶었던 이 작품들은 거의 모조리 sold out이었으며, 이 아름답고 따스한 감성의 그림을 그린 주정아
작가가 그 젊은 나이(25세)로 개인전을 앞두고 요절했다는 사실에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저 작품, '스쿠터 보이'를 보세요. 얄궃음, 반항심, 그리고 서정적인 애정 이 모두가 한 폭의 그림에 가득 들어있지 않나요?

 

 

 

 

13 (13). 가나모리 조와 노이즘08 '니나(NINA)'
* 분류 : 공연(무용)
* 장소 : LG아트센터
* 일시 : 2008.04.26
일본의 현대 무용을 전 처음 접했습니다.
대단히 미니멀한 무대와 잘 계산된, 너무나 잘 계산되어 아주 쉬크한 조명은 금지된 촬영을 거부하고 사진기를 꺼내어
담고 싶을 만큼 놀라운 시각적 이미지를 전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일본의 핑크 포르노를 비롯한 60~70년대의 전위 영화의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엄청난 육체적 움직임을 보여주지만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게 종/횡으로 움직이는 이들의 안무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했어요.

 

 

 

 

14 (12). 매그넘 코리아(MAGNUM KOREA)
* 분류 : 전시(사진)
* 장소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 일시 : 2008.07.05
대한민국에서 사진작가로 산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닙니다.
인구대비 DSLR 보급율은 세계 최고인 한국에서, 누구나 뷰파인더로 힐끗 보고 셔터를 눌러대는 이들로 가득찬 한국의
서울에서 그들의 눈에도 경외의 대상으로, 비추는 작품을 보여준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죠.
그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이유가 뭘까요. 전 그걸 인식하는 단계가 오히려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홀대받고 혹평받았던 '매그넘 코리아'.
이 전시가 왜 홀대받고 혹평받으며 냉혹한 평가를 받았는지는 그 전시 자체보다 이를 도마 위에 놓고 갈기갈기 찢어댄
이들에게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15 (14). 칸디다 회퍼(Candida Höfer) 사진전
* 분류 : 전시(사진)
* 장소 : 국제갤러리 신관
* 일시 : 2008.02.24
칸디다 회퍼의 사진 작품 속의 공간은 스멀스멀 낯선 이들의 에너지가 가득찬 공간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도록도 구입했지만 도록으로는 절대로... 절대로 느낄 수 없는 압도적인 작품 크기의 실제 작품을 봐야만 그 느낌을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을 거에요.
회퍼의 작품 속에 구조물이 포용하고 있는 오브제의 구성과 빛의 매혹을 느끼게 되는데, 이건 정말이지 아무나
그 자리에서 셔터만 누른다고 따라할 수 있는 건 아니죠.

 

 

 

 

 

16 (15). 줄리안 슈나벨(Julian Schnabel)전
* 분류 : 전시(미술)
* 장소 : 현대갤러리
* 일시 : 2008.04.06
현대미술은 어렵습니다. 그렇게 느낄 수 있어요.
아무리 그냥 보고 받는 '느낌'이 중요하다고 해도, 예술은 확실히 아는 만큼 보이게 되는 법입니다.
작가의 역사적 환경에 대한, 미학적 관점에 대한 사전 학습이 없다면 현대미술은 간혹 아무 의미도 지니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걸 알려주는 것까지 갤러리에게 기대할 수 없다면, 최소한의 학습은 한 후 전시를 보는게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까지해서 전시를 보는 것은 내가 다른 사람의 표현 양식을 이해하고 소통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소통과 표현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나면 정말이지 조금은 더, 그야말로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 아닌가요?
줄리안 슈나벨은 그러한 학습을 반드시 필요로 합니다.
물론... 학습이 없어도 그의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포트레이트들은 놀라운 감성을 전해주지만 말입니다.

 

 

 

 

17 (16). 문화의 빛깔들 (민속박물관)
* 분류 : 전시(기획전)
* 장소 : 민속박물관
* 일시 : 2008.02.02
해외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프로그래머들이 국공립 미술관에 속속 배치되고, 이들이 기획해내는 전시들은 대단히
만족스럽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기획전시의 수준이 더 발전할 거라 생각하면 아주 흐뭇해져요.
시립미술관, 민속박물관 모두 탁월한 기획 전시들을 보여줍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정치적 이데올로기까지 끌어들여지며
난장판이 되어버린 것과는 또다른 경우죠.
민속박물관의 이 '문화의 빛깔들'은 기획의도, 전시구성, 전시동선, 컨텐츠까지 완벽하게 다 조합된 정말 멋진 전시,
그 자체였답니다.

 

 

 

 

18 (17). 플랫폼 서울 2008 (PLATFORM SEOUL 2008)
* 분류 : 전시(종합미술)
* 장소 : 구서울역사 + 국제갤러리 본관 + 아트선재센터 +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
* 일시 : 2008.11.23
구서울역사의 작품들을 찍을 순 없었지만, 좋은 기획으로 잘 짜여진 전시여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티노 세갈의 무정형적인 작품 방식은 신선한 충격이었어요.(궁금하신 분은 전시 제목 링크를 눌러주세요)
인터프리터를 통해 그간의 작품이 흔적을 남기는 것과 달리 관객과 소통하고 그 피드백을 통해 '경험'으로 대체하는
티노 세갈의 작품은 현대 미술을 조금이나마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듯 합니다.

 

 

 

 

19 (18). 라틴아메리카 거장전
* 분류 : 전시(미술)
* 장소 : 덕수궁미술관
* 일시 : 2008.09.12
2MB 정부의 무소불위의 전횡과 폭력이 계속되는 지금, 이에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해온 문화방송과 경향신문이
주관한 이 전시의 성격은 대단히 의미심장합니다.
특히 다비드 알파로 시케이로스의 작품인 'Aurora of Mexico(멕시코의 여명)'을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되죠.
이 작품은 멕시코 석유 사업을 국유화한 사건으로 멕시코 혁명의 절정기를 표현한 것인데, 카르데나스 정권은 이로인해
부당한 임금착취를 받던 노동자들의 현실을 해결하려고 했죠.
우습게도 지금의 한국은 막장이 되어버린 미국의 현실에서도 전혀 교훈을 얻지 않고 공기업을 죄다 '방만한 경영'
이라는 핑계로 민영화하려고 개난리를 치고 있죠. 민영화가 결코 답이 아니며, 자연독점산업의 경우 절대로 민영화
되어선 안된다는 석학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 미친 정부는 도무지 들어먹을 생각을 안합니다.
라틴 아메리카 거장전은 그러한 민중 저항 정신을 담은 작품들을 아주 많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아래 모든 이미지는 직접 캡쳐한 이미지들입니다. 스틸 컷이 아닙니다.

 

 

Part 2 : 01 ~ 25
올해도 어김없이 한 해의 베스트 영화를 올립니다.
언제나처럼 이 포스팅은 그닥 반응이 좋지 않은 포스팅인데, 제 자신이 정리하는 의미도 있어서 꼬박꼬박 올립니다.
역시 올해도 2008년에 출시/개봉된 영화만이 아니라 제가 2008년에 본 영화를 중심으로 골랐습니다.
2008년 12월 10일 현재까지 제가 본 영화는 165편이며(TV 다큐멘터리등은 모두 제외), 그 중 50편을 뽑았습니다.
작년만큼 좋은 영화를 많이 본 것 같지 않고, 올해는 좀더 본능적인 영화를 많이 본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중에도
재밌는 영화들이 정말 많았죠.
순전히 개인의 주관적인 선정이니 재밌게 보신 영화가 여기에 빠졌다고 너무 나무라진 말아주세요.^^
제가 못 본 영화도 많아서 그런 영화들은 다 빠졌습니다. 예를들어 [놈놈놈]같은 영화말이죠.

 

 

 

 

1. [the Dark Kinght/다크나이트] (2008) directed by Christopher Nolan
이 정도의 완성도로, 이 정도의 텐션을 유지한다는 것은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영화적 완성도가 너무 완벽하여 오히려 숨을 쉬기도 힘들 정도의 압박을 지속적으로 전해주면서,

관객들에게 불쾌한 선택의 순간들을 계속 던져대는 얄궃음을 넘어선 도발까지.
카툰의 신화에서 떨어져 현실의 나락에서 허우적대는 배트맨의 당혹스러움은 테러에 대처하는 미국의 현주소를 위험스럽게 조망합니다.

 

 

 

 

2. [Wall-E/월-E] (2008) directed by Andrew Stanton
픽사 스튜디오의 작품들은 이제 그 어떤 대선배들(미야자키 하야오, 오즈 야스지로등)의 영향을 받는 수준이 아닙니다.

할 줄 아는 말이라곤 '이~~브(ㅓ)', '워~~~리' 밖에 없고, 지을 수 있는 표정이라곤 망원경 모양의 눈이 오르내리는 것과 LED가 반달이 되고

일자가 되는 정도밖에 없는 저 기계 캐릭터들이 가슴을 울컥하게 만드는 설레임과 짠함을 주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라따뚜이]가 현재 애니메이션이 줄 수 있는 최고의 감성이었다면, 그 스스로의 역사를 다시 업그레이드해버리는
픽사 스튜디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3. [No Country for Old Men/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2007) directed by Ethan Coen, Joel Coen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이 [Spider/스파이더]를 기점으로 기존의 인간의 폭력과 육체에 대한 성찰이라는 기본적인 관심사는 유지하되

영화 문법적인 발상 자체가 달라진 것처럼, 코엔 형제의 또하나의 전환점은 아마도 이 영화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처절하고 잔인하게 지속되는 킬러들의 총질에도 불구하고 이와 병렬적으로 연결되지만 결국 아무 것도 하는게 없는 '노인'들의 나라.

 

 

 

 

 

4. [the Fall/더 폴] (2006) directed by Tarsem Singh
테리 길리엄 이후 맥이 끊긴 것으로 알았던, 세트에 의한 비주얼 쇼크를 정말 오랜만에 겪게 되었습니다.
혹자는 이 영화에 넘쳐나는 시각적 은유말고 남는게 없다지만, 전 뭘 남기고 자시고 할 것까지 물어볼 정도로
이 영화를 보면서 시간이 남아나지 않았습니다.
내가 환호했던 초기 웨스턴과 초기 영화들의 진중한 접근 방식이 고스란히 베어있는 황홀한 환타지.

 

 

 

 

5. [In Bruges/인 브뤼헤](2008) directed by Martin McDonagh
누군가에겐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고, 그 살아갈 만한 가치를 위해 자신의 가치를 내던질 수 있다는 건 아직도
이들에게 뜨거운 피가 흘러서일까요, 아니면 단순한 윤리적 자기 성찰일까요.
이 영화에선 돈을 받고 사람을 죽이는 킬러들이 '사람을 죽이기 거부하자' 벌어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것도 환상인지 현실인지 모를 묘한 분위기에서 이들이 서로 쫓고 또 쫓는 마지막 씬은 아마도 2008년 최고의 명장면이 아닐까 싶네요.

 

 

 

 

 

6. [There Will Be Blood/데어 윌 비 블러드](2007) directed by Paul Thomas Anderson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이제 입신의 경지로 한발자욱 더 내딛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숨막히는 드라이한 걸작도 좋지만 그의 [Punch-Drunk Love]같은 영화를 다시 기대해보고 싶은
마음은 점점 더 커지기만 합니다. 왜인지 모르지만.

 

 

 

 

7. [the 40 Year Old Virgin/40살까지 못해본 총각] (2005) directed by Judd Apatow
2007년 말부터 제가 가장 푹 빠진 영화라면 아마도 Judd Apatow 사단의 영화들일 겁니다.
지금 이 50선 안에도 이 영화 외에도 [Superbad], [Forgetting Sarah Marsall] 이렇게 두 편이 더 있지요.
Judd Apatow 사단의 영화가 제게 콕 박히는 것은 그야말로 '갈 때까지 간다'는 겁니다.
도무지 수습이 불가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곤 하지만 그 안에서 위선따위는 증발되어버립니다.
내가 가진 편견은 편견으로, 내가 가진 사랑의 방식은 사랑의 방식으로. 다만,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방법을
그 와중에 조금씩 배우게 되죠. 이건 Judd Apatow가 관객들과 얘기하는 소통의 방식입니다.
까놓고 얘기하면 이런거죠.
'너? 나? 다 다르고 살아온 것도 달라. 싸울 수 밖에 없고, 이해할 수 없을 수도 있어.
그런데 난 내가 살아온 부분의 조금을 당신을 위해 바꿀 준비는 되어있어. 이제 그걸 보여줄께'.

 

 

 

 

8. [それでもボクはやってない/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2006) directed by 수오 마사유키
매년 꼬박꼬박 이런 난감한 영화들이 나오는 일본의 영화씬이 왜 전 더 부러운지 모르겠네요.
아직도 전 [마츠가네 난사사건]과 [까뮈따윈 몰라]를 못 봤습니다. 이 두 편 정말 보고 싶었는데... 영 기회가 안되네요.
저희 외삼촌과 키, 목소리, 얼굴 완전히 '클론' 수준인 카세 료의 놀라운 연기가 빛을 발하는, 지나칠 정도로 과작하는
수오 마사유키의 퍽퍽한 연출력이 그 빛을 발한, 어찌보면 모큐먼터리를 연상시키는 이 영화는 성장과 무관심으로
점철된 일본 동경의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조그마한 인권도 존중할 수 없는 일본 사법제도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9. [Juno/주노] (2007) directed by Jason Reitman
울나라 [제니 주노]에 대한 표절 의혹에 대한 작가의 변은 영 시원치 않았지만, 보고나니... 도대체 뭐가 표절이라는
말인지 당췌 이해할 수 없었던, 정말 가슴 먹먹하게 만드는 성장 영화.
앨런 페이지의 연기는 분명 이 스펙트럼에서 조금도 옴싹달싹 못할 지 모르지만, 적어도 현재 진형형의 입장에서 그녀의 연기는 발군 그 자체.

또 상대적으로 스팟 라잇에서 비켜있는 마이클 세라의 연기 아우라는 거의 송강호의 느낌에 범접할 정도로 놀랍다고 생각되었네요.
드라마적인 한 방도 역시 묵직한 의미있고 사랑스러운 영화. 이런 영화는 반드시 우리 아이들에게도 권해줘야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10. [Superbad/수퍼배드] (2007) directed by Greg Mottola
어찌보면 이 영화에 나오는 저 3총사는 바보같고 저질스럽고 찌질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어딜가도 정상적인 캐릭터는 등장하지 않아요. 하다못해 가장 정상적인 듯 보이는 마이클 세라 역시 마찬가지죠.
그런데 이들은 마약과 맥주를 갖고 여자 아이들을 만나 섹스 한번 해보려는 1차적 욕구만으로 하루를 시작했다가
좌충우돌 말도 안될 정도로 꼬이는 일에 휩쓸려 버리면서 서로 싸우고 부딪히며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그들에겐 사실 아무 것도 나아진게 없지만 이들은 그 만신창이가 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삶과 부딪히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이게...근데 전혀 교훈적으로 그려지지 않는다는게 Judd Apatow 사단 영화의 특징이라는거죠.
이러이러해서 이런 일이 있으니 이러해야한다...는 교장 선생님 훈화말씀이 아니라 정말 치고박고 갈 때까지 가면서
댓가를 지불해가며 그들은 이러한 삶의 메커니즘을 조금씩 배웁니다. 그리고 이해하려고 하죠. 친구를, 그리고 이성을.

 

 

 

 

 

11. [Control/컨트롤] (2007) directed by Anton Corbijn
이 영화는 다른 선정의 변이 필요없습니다. 샘 라일리가 너무 잘 재현해낸 이언 커티스의 재래.
그 모습을 스크린을 통해서 본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죠.
마지막 그가 고통에 몸부림치며 스스로 삶과 이별할 때 그 심정이 가슴에 꾹꾹 전해져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마저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언 커티스'가 누군지 모르세요? 상관없습니다.

 

 

 

 

12. [Boy A/보이 A] (2007) directed by John Crowley
보는 내내 '잭'의 과거가 어쨌든 새로운 모든 것 앞에서 설레이고, 두려워하며 용기를 내어 나가는 '잭'을 응원하게 됩니다.

그래서 보는 내내 조마조마해집니다.
이런저런 도처의 순간순간의 상황들이 너무나 가느다란 실에 의해 지탱되고 있는 것처럼 불안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영화는 묻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삶의 기회를 그가 온전히 받아들일 자격이 없냐고.
그리고 그 삶의 기회를 빼앗고 단죄할 자격이 있는 이들은 누구냐고 묻습니다.

 

 

 

 

 

13. [Forgetting Sarah Marshall/사랑도 변하나요?] (2008) directed by Nicholas Stoller
Judd Apatow 사단의 영화 중 가장 말랑말랑한 영화 중 하나...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쎕니다. -_-;;;
이 영화 보신 분이라면 이 캡쳐 이미지의 섹스 장면을 보자마자 웃음이 터졌을 거에요.
Judd Apatow는 확실히 그동안 그냥 화장실가서 배설하고 물내리면 그만이었던 패럴리 형제들의 영화에 사람의 숨결을 불어넣은 작자입니다.

그덕에 그의 영화들은 쎄면서도 설득력이 있죠.

 

 

 

 

14. [Gomorra/고모라] (2008) directed by Matteo Garrone
이 영화는 [City of God]을 연상시킵니다.
베를루스코니 집권 이후 완전히 망가져버리는 이태리의 남부 나폴리를 아주 피폐한 시선으로 그려냅니다.
이곳엔 이탈리아가 과거에 반추했던 네오 리얼리즘의 노스탤지어식 추억은 온데간데 없습니다.
이곳엔 그저 하루가 멀다하고 죽어나가는 사람들과 그 공포 속에 만성이 되어 자신이 살기 위해 어릴 때부터
총을 잡고 트리거를 당기는 군상들만 넘칠 뿐이죠.
이 활개치는 카모라(Camorra)라는 갱집단 때문에 서민과 농민들이 완전히 붕괴된 모습을 아주 차갑고 냉정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밀착해서 잡아내는 카메라엔 그들에 대한 감상따윈 조금도 끼어들지 않죠.
그래서 제목이 성서의 '고모라'입니다. 신이 포기한 도시 '고모라'. 그리고 그 어감은 갱조직 '카모라'와도 유사하죠.
바로 이런게 이탈리아적 악몽이라는겁니다.
신자유주의와 경제권역통일등... 그 끝의 말로에서 서민과 농민들이 겪을 피폐한 말로를 이 영화는 아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남미나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게 아니라... 저희가 선진국으로 '알고'있는 남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답니다.

 

 

 

 

 

15. [은하해방전선] (2007) directed by 윤성호
영재가 은하에게 고하는 메신저의 감성은 아주 짠합니다.
이 영화는 정말 맨정신으론 할 수 없는 멜로를 가득 담고 있으면서 대상을 보듬아 안는 괴력을 발휘합니다.
영재는 오히려 아주 자신에게 솔직합니다. 너무 솔직해서 사실 아주 투명해보이기조차 하죠.
그의 찌질함에 화가 나고 어이가 없기도 하지만, 그는 자신이 머리에 담은 걸 다 꺼내보여야 하는 것 뿐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말과 생각에 익숙한거죠.
또 그렇기 때문에 은하와 소통할 수 없습니다.
보석같이 빛나는 한국의 진정한 인디 영화.

 

 

 

 

16. [Son of Rambow/선 오브 람보] (2007) directed by Garth Jennings
영화 속 진부한 어른들의 모습은 표현의 클리쉐가 아니라, 일상의 클리쉐일 뿐입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반응하며 사회화를 이루며, 그 심한 열병 속에서 하루하루 성장해나가는, 정말 올해본 최고의 성장영화 중 한 편입니다.
이들을 '선도'라는 미명 하에 통제하려는 어른들의 보수주의적 행태는 끝까지 답답하기 짝이 없지요.

 

 

 

 

17. [Waitress/웨이트리스] (2007) directed by Adrienne Shelly
이 몽환적이기까지 한 아름다운 영화를 보고나니 더더욱 애드리언 쉘리의 죽음이 안타까울 뿐이죠.
마치 데이빗 린치가 말랑말랑한 로맨스 영화를 만들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싶은 이 몽롱한 기운의,

하지만 범상찮은 메시지와 통찰력을 지닌 이 놀라운 영화는 저의 완소 영화인 [Factotum]에서 소설가 지망의 개망나니 맷딜런의 여자로 나왔기도 하며,

뭣보다 Hal Hartley 감독의 전성기인 1990년 발표한 [Trust]에서 나왔던 그 앳된 여주인공인 Adrienne Shelly의 데뷔작...이자 유고작이 되었네요.

 

 

 

 

18. [Efter Brylluppet/After the Wedding] (2006) directed by Susanne Bier
Mads Mikkelsen(매즈 미켈젠)의 연기는 이미 [Adams æbler]에서 절절하게 경험한 바 있지만 이 영화에서도
그야말로 '정중동' 연기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영화의 말미에서 야콥(매즈 미켈젠)의 결심에 따라 물질적인 풍요를 입게되는 봄베이의 그 아이들이 정말로 행복해지는 것인지,

아니면 야콥이 그 아이들에게 말했던 대로 바보들이 가득한 부자 흉내내기, 바로 그 시작점이며
선의를 가장한 식민자본주의의 다른 한 형태일 뿐인지 진중하게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그러한 이데올로기적 문제를 넘어서 이 영화는 생의 마감을 앞두고 자신의 가족을 배려하는 이의 절절한 감성을 그려내고 있고,

그의 가족애에는 일말의 이데올로기따윈 개입하지 않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준다.

 

 

 

 

19. [the Visitor/비지터] (2007) directed by Thomas McCarthy
[the Station Agent]로 아주 인상깊었던 Thomas McCarthy(토마스 맥카시)감독의 07년작.
서로 상처받고 닫았던 마음을 가진 이들이 서로를 받아들이고 지나친 기대가 다시 상처받고 이를 치유하는 과정을
드라이하게 그려낸 토마스 맥카시.
이번엔 911 이후 더욱 삭막해지기만 하고, 테러에 대한 보호라며 오히려 수많은 인권 유린과 위선과 권위로 똘똘
뭉쳐 일그러져가는 미국의 모습을 월터 베일(리차드 젠킨스) 교수에게 일어나는 해프닝을 통해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이 한없이 긴 여운을 남겨주는 영화.

 

 

 

 

20. [Brand upon the Brain/브랜드 어폰 브레인] (2006) directed by Guy Maddin
Guy Maddin의 2006년작인 이 영화 역시 기존의 Guy Maddin 영화의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와 일렉트라 컴플렉스등은 역시 또다시 반복되고 있으며, 수많은 은유의 상징들이 영화 전체에
아주 넘쳐납니다.
12 챕터로 이루어진 이 영화는 오랜만에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이름모를 섬으로 다시 돌아와

부모님이 운영하던 등대 고아원을 하얀 페인트로 겹겹이 칠하는 Guy(감독 이름과 동일합니다)라는 남자가

아무리 두텁게 발라도 지워버릴 수 없는 족쇄같은 과거와 마주하며 회상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런 흔히 말하는 예술 영화가 지루할 거라는 속단은 버리세요.
챕터 3만 넘어가면 도무지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고, Jason Staczek의 가슴을 저미는 듯한 현악과 소품으로
이뤄진 오리지널 스코어를 들으며 몽환과 공포, 그리고 극도의 트랜스섹슈얼, 에로티시즘, 성장통을 모조리 경험하게 됩니다.

그것도 엄청난 상징성을, 지적 편향성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Guy Maddin의 거침없는 의욕과잉의 비주얼과 함께 말이죠.

 

 

 

 

 

21. [Stuck/스턱] (2007) directed by Stuart Gordon
스튜어트 고든의 [stuck]은 근본적으로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지닌 미국 사회, 나아가서는 자본주의의 병폐를 비꼰 스릴러라고 볼 수 있는데,

지적인 화이트 칼라임에도 순식간에 해고당하고 구직하지 못한 채 결국 방값도 못내고 쫓겨나는 바르도,

자신의 직무에 충실하지만 더 많은 희생을 '승진'을 담보로 강요받는 또다른 피해자 브랜디, 현실에서 도피한 이들에게 약을 팔며

이를 빌미로만 관계를 가지려는 남자친구 라쉬드, 시스템을 빌미로 융통성과 독해력이 턱없이 부족한 구호기관들,

정해진 메뉴얼만 고집하는 경찰들, 강제 추방을 당하지 않으려고 위중한 상태의 생명을 외면해야하는 히스패닉 가족등.
우리가 봐왔던 모든 미국의 사회적 시스템적 병폐들을 깡그리 이 영화 속에서 목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스튜어트 고든은 그 잘못이 갈등을 일으키는 개개인의 대립 관계가 아니라, 이러한 기본적인 생계에의
욕구를 담보로 양심의 종말을 종용하는 미국이라는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시스템의 문제라고 분명히 못박습니다.

 

 

 

 

22. [Kung Fu Panda/쿵후 팬더] (2008) directed by Mark Osborne, John Stevenson
이 영화가 기본적으로 견지하는 이야기에는 쉽게 동의할 수는 없습니다.
어찌보면 하찮은 자신이 노력과 '타고난 재능'(사실은 타고난 재능이었습니다)에 의해 각성하고 전설의 용전사가 되는 것인데,

그 '용전사'가 되는 여정에서 필요한 것은 훈련이 아니라 '각성'이었던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이렇게나 높이 올라와있는건 그 영화적 재미가 만만치 않았다는 이유겠죠.

 

 

 

 

 

23. [Lars and the Real Girl/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2007) directed by Craig Gillespie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영화.
사랑에 대한 낡은(하지만 견고한) 고정 관념과 관계에 대한 허구와 진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영화.
그러나... 참 너무 좋은 사람들이 가득한 이상적인 마을.(그런 마을이란 전제가 되어야 이런 시선이 가능하다는 얘기인가...)

 

 

 

 

 

24. [the Man from Earth/맨 프롬 어스] (2007) directed by Richard Schenkman
이 영화의 각본은 [스타트렉]과 [Twilight Zone]의 각본가였던 Jerome Bixby가 30여년에 걸쳐 쓴 것이라고 합니다.
오랜 공을 들인 대본답게 이 영화는 조금도 지루함없는 재미를 선사하고 게다가 역사를 다루는 능숙한 솜씨에 의해 지적 희열마저 던져줍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 영화는 종교를 맹신하는 세상에 던져주는 종교의 근본과 이를 대하는 바른 성찰의 자세에 대해 얘기합니다.

영화에서 존 올드맨에게 '신성모독'이라며 날을 세우는 교수의 모습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며,

포용을 얘기하지만 결국은 진실을 외면하고 있는 기독교에 대한 신랄한 자화상 그 자체입니다.
인류의 전 역사를 얘기하지만, 존 올드맨은 자신이 살아온 긴 시간을 조금도 우쭐대거나 확언하지 않습니다.
그는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스럽게 인류와 함께 더불어 깨달아 간다는 사실의 의미를 이미 터득한 것이니까.
놓치지 않고 볼 영화 중 한 편입니다.

 

 

 

 

25. [C.R.A.Z.Y/크레이지](2005) directed by Jean-Marc Vallée
성정체성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수가 국내에도 상당히 많다고 한다.
이들은 늘 사회적 통념과 윤리의 울타리에서 버겁게 부딪히며 오늘도 고민하고 있다.
스스로를 힐난하고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까지 하게 되거나 아니면 사회의 변두리에서 퇴락한 삶으로 하루하루 연명하기도 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이러한 사회보편적 인식은 모두가 '가족제도' 내에서 강요받게 된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가족제도 내에서 길들여지지 않는 정체성은 결국 사회에서도 방기하며 그 즉시 이단아로 낙인을 찍히는 법이다.
이러한 도덕적 강압주의가 더욱 팽배한 한국에서, 성정체성으로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작지만 진실된 마음으로 힘내라고 말하고 싶다.


 

 

 

 

 

 

아래 모든 이미지는 직접 캡쳐한 이미지들입니다. 스틸 컷이 아닙니다.

 

 

 

Part 1 : 26 ~ 50
올해도 어김없이 한 해의 베스트 영화를 올립니다.
언제나처럼 이 포스팅은 그닥 반응이 좋지 않은 포스팅인데, 제 자신이 정리하는 의미도 있어서 꼬박꼬박 올립니다.
역시 올해도 2008년에 출시/개봉된 영화만이 아니라 제가 2008년에 본 영화를 중심으로 골랐습니다.
2008년 12월 10일 현재까지 제가 본 영화는 165편이며(TV 다큐멘터리등은 모두 제외), 그 중 50편을 뽑았습니다.
작년만큼 좋은 영화를 많이 본 것 같지 않고, 올해는 좀더 본능적인 영화를 많이 본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중에도
재밌는 영화들이 정말 많았죠.
순전히 개인의 주관적인 선정이니 재밌게 보신 영화가 여기에 빠졌다고 너무 나무라진 말아주세요.^^
제가 못 본 영화도 많아서 그런 영화들은 다 빠졌습니다. 예를들어 [놈놈놈]같은 영화말이죠.


 

 

 

 

 

 

 

26. [Hallam Foe/할람 포] (2007) directed by David Mackenzie
제이미 벨은 이리도 잘 자랐답니다.
다들 제임스 맥어보이...맥어보이하는데, 전 아무리봐도 차세대 영국 남자 배우의 신성은 제이미 벨인 것 같아요.
이 영화에선 관음과 섹스, 성장통, 붕괴된 가족이 모조리 등장합니다. 게다가 그 수위는 [Igby Goes Down]만큼
갈때까지 갑니다. 도대체 수습을 어떻게 하려고 하나할 정도로 가죠.
이 영화에선 이 갈등의 요인을 봉합하기보단 극단으로 가도록 방치합니다. 그리고 그 끝에서 양보와 이해가 아닌
철저한 '포기'로 성찰을 하게 됩니다. 전 차라리 이런 영화가 더 솔직하다고 보여집니다. 어설픈 교훈보다는
극단의 끝에서 오히려 포기함으로써 상대를 인정하는. 너무 우울한 방식일까요.

 

 

 

 

 

27. [an American Crime/어메리칸 크라임] (2007) directed by Tommy O'Haver
이지메하는 아이들에게 물어봅니다. '넌 그 아이를 왜 괴롭혔어?'라고.
놀라운 건 아이들이 대부분 왜 괴롭혔는지 모른다는 사실이에요. 그냥 따라한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정말 그 아이들은 자신이 왜 그랬는지에 대해 자문하고 괴로와하죠.
문제는 그 무의식적 집단 이지메의 끝에는 항상 참담한 비극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이 있지만...
이 영화는 마음의 각오를 하고 보셔야 합니다.

 

 

 

 

 

28. [Julia/줄리아] (2008) directed by Erick Zonca
또다른 [Gloria/글로리아]같은 영화.
기본적으로는 틸다 스윈튼이 보여주는 여성의 본능적인 모성애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 영화의 후반부에 보여주는
멕시코의 처참한 광경은,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갈 때 반드시 필요한 도덕률이 붕괴된 자본구조의 시스템에서
어떻게 오작동하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사실만으로도 이 영화는 반드시 일견할 필요가 있는 영화.

 

 

 

 

29. [Across the Universe/어크로스 유니버스] (2007) directed by Julie Taymor
자주 이 게시판에 와보신 분은 제가 얼마나 '줄리 테이머' 감독을 좋아하는지 잘 아실텐데요. 브로드웨이의 그
잘나가던 줄리 테이머가 [Titus]와 [Frida]에 이어 내놓은 역작 뮤지컬입니다. 전 뮤지컬 영화라면 전혀 적응이
되질 않아서(특히 Bill Condon) 간신히 지루함을 참고 보곤 하지만, 이 영화는 끝까지 Beatles의 선율들을 들으며
흥겹고 재밌게 볼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 중 한 명인 에반 레이첼 우드까지나오니!

 

 

 

 

 

30. [the Hammer/해머] (2007) directed by Charles Herman-Wurmfeld
폼잡는 인디 성찰물이 아니라 우리 세대의 중년 Loser가 과장없이 자신의 인생에 단 한번 왼손 훅을 날리는 이야기.
살아오는 동안 뭔가 커다란 이슈 한 번 없이 그냥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맡기다보니,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채
흘러온 나와같은 대부분의 분들에게 진한 공감을 불러올 영화.
그리고 미국의 의료보험제도의 실상을 자연스럽게 까발리는 대사들.

 

 

 

 

31. [영화는 영화다] (2008) directed by 장훈
결코 영화가 현실일 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두 캐릭터를 메타 영화 방식을 차용해 극명하게 강조한 영화.
엄밀히 말하면 수타(강지환)의 성장영화.
소지섭의 포스가 이제 보통 수준을 넘어섰음을 만방에 선포하는, 또 강지환도 결코 그에 못지 않았음을 역시나
만방에 더블 선포하는 영화. 앞으로 두 배우를 기대해봅니다.

 

 

 

 

 

 

32. [Iron Man/아이언 맨] (2008) directed by Jon Favreau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아니고를 떠나서, 이 영화는 일단 무척...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어찌보면 더 위험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Incredible Hulk/인크레더블 헐크]를 더 재밌게 봤는데 이 영화를 50위 안에 랭크시킨 건... 왜인지
나도 헷갈립니다. [인크레더블 헐크]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마지막 부분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등장하죠.
만약 속편이 나온다면 그럼 헐크와 아이언 맨이 한 판 붙는...건가요?

 

 

 

 

33. [Smart People/스마트 피플] (2008) directed by Noam Murro
이런 미국 인디영화가 너무 많아 지겹다고 하실 수 있습니다. 비뚤어진 캐릭터들. 애정결핍 환자들...
그리고 아련한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과 정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카메라 워크도 그렇죠.
아슬아슬하게 지탱하던 끈이 끊어져버리거나 그 막막한 긴장감이 유지된 채 허무하게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을
봐야하는 여느 영화들과 달리 이 영화는 훈훈하고 따스합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그 공통된 '결핍의 이미지'들. 이 영화는 이 모두를 고스란히 끌어안고 있습니다.

 

 

 

 

34. [Speed Racer/스피드 레이서] (2008) directed by Andy/Larry Wachowski
흥행에 참패했지만 내겐 이 영화가 적잖이 즐거웠습니다.
현실따위는 개나 줘버리라는 듯한 워쇼스키 형제의 골때리는 CG 범벅은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Paul S Anderson
감독같은 사람의 비아냥까지(ㅎㅎㅎ 참... 많이 크셨어요. 폴 웨스 앤더슨 감독님/폴 토마스 앤더슨이 아님!)
받았지만, 그는 [Matrix]에서 구현했던 자신의 철학을 이제 레이싱 활극의 무대로 전이하여 확장하고 더욱 그럴싸
하게 꾸민 것 뿐입니다.
저 가짜같은 CG 범벅의 세상에서 캐릭터들은 치열하게 싸우고 부딪히고 사랑하고 갈등하잖아요.
점점더 자신들의 시뮬라르크와 시뮬라시옹으로 발걸음을 일관되게 하는 것 같지 않아요?

 

 

 

 

35. [キサラギ/키사라기] (2007) directed by Satoh Yuichi
정말 기가막힌 영화.
단 한 번도 장소를 벗어나지 않고 그저 방 안에서 대화로만 진행되는 이 영화는 대화 도중에 던져지는 모든
말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아도 될만큼 기본적인 미스테리물에 걸맞는 충실한 단서들을 관객에게 던져 줍니다.
쓸데없는 맥거핀 한 번 없이 단서들을 퍼즐처럼 맞춰 나가는 쾌감이 아주 만만치 않지요.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나름의 아이돌 문화를, 남들이 우습고 유치하게 여길 아이돌 문화라도 개개인에겐
나름의 의미가 있고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기억이 될 수 있다고 이 영화는 강변합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미스테리의 틀을 맞추어가는 영화 구조적 형식미도 아주 뛰어나지만 기본적으로 서브컬쳐,
오타쿠 컬쳐에 대한 진정한 애정, 문화적 다원성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가 전제된 영화에요.
저 다섯 명이 추론으로 내린 결론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그건 상관없습니다.
저들이 키사리기 미키라는 아이돌을 사랑했던 시간이 정말 소중한 기억이라는 걸 영화는 줄곧 말합니다.
이러한 영화가 나왔다는게 부럽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36. [REC] (2007) directed by Jaume Balagueró, Paco Plaza
이 캡쳐 이미지의 저 발랄한 여성 리포터의 표정은 곧 아비규환의 갇힌 건물 안에서 끔찍하게 일그러집니다.
이 영화가 주는 공포는 대단한 수준입니다. 근래 본 공포 영화 중 이토록 잘 뽑은 심리적 압박을 느낀 경우가
거의 없어요. 카메라의 캠화면에 철저하게 의존하는, 한정되어진 시야에서 다가오는 공포가 극한으로 치닫는 공포 영화.

 

 

 

 

 

37. [Reprise/리프라이즈] (2006) directed by Jachim Trier
이건 '방황'이라기보다는 젊은이들이 휩싸여버릴 수 밖에 없는 또다른 강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소설가지망생인 두 주인공 에릭과 필립의 엇갈리면서도 같이 가는 길을 따라가면서 그 주변부의 친구들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곁들여가며 거칠고 순수하며 냉혹하기까지한 젊은이들의 삶에 대한 강박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죠.
캐스팅, 시나리오, 사운드트랙, 카메라 그 모든 것이 다 마음에 들지만 놀랍게도 이 영화엔 프랑소와 트뤼포의
누벨바그 사조에서 중요한 영화 중 한 편인 [줄 앤 짐]에 헌정하는 듯한 오마쥬까지 등장합니다.

 

 

 

 

38. [American Gangster/어메리칸 갱스터] (2007) directed by Ridley Scott
다른 건 다 필요없고 리들리 스콧이 자신의 영화적 문법으로 구현해내는 느와르가 어떻게 보여지는지에 집중하면
러닝타임이 조금도 지루하지 않을 영화.

 

 

 

 

39. [Burn After Reading/번 애프터 리딩] (2008) directed by Ethan Coen, Joel Coen
코엔 형제의 최신작입니다.
이 영화에선 코엔 형제가 드라이한 블랙 코미디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 드는데요.
어째 편집이 맥을 자꾸 끊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코엔 형제는 온갖 최첨단 시설과 분석 시스템으로 개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합법적으로'
감시하면서 그 분석을 통한 결과물은 하찮고 같잖기까지한 답답스러운 현실을 까대고 있습니다.
미국이란 그 자체의 거대한 시스템. 하지만 그 시스템의 오류 속에 묻혀 발가는 대로 폭주하는 이 이상하고도
괴이한 나라에 대한 아주 씁쓸한 블랙 코미디.

 

 

 

 

 

40. [Persepolis/페르세폴리스] (2007) directed by Vincent Paronnaud, Marjane Satrapi
이 애니메이션은 보는 이에 따라 평가가 극단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서구화된 자유'에 익숙한 한 소녀의 철없는 철부지 반항기로 폄하될 수도 있지만, 문화적 상대성을
어디까지 용인해야하는지에 대해 재고해볼 가치는 충분한 기회가 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애니메이션의 형식을 빌어 이야기를 구현하는 작법만큼은 찬사를 받음에 이의가 없습니다.

 

 

 

 

41. [Into the Wild/인투 더 와일드] (2007) directed by Sean Penn
션 펜이 보통 배우가 아니라는 걸 만방에 다시 한 번 알린 영화.
에밀 허쉬의 장래가 더 기대되는 영화.
탈문명이라는 것이 결국 죽음으로밖에 완성될 수 없는 것인지... 션 펜이 이 영화를 제대로 만들었다는 증거는,
그가 '탈문명'의 화두인 '거대한 자연'을 애써 보여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는 거대하고 위대한 자연이 아닌 주인공의 여정에 적극적으로 카메라를 들이대거든요.

 

 

 

 

 

42. [Sommer '04/서머 04] (2006) directed by Stefan Krohmer
이 섹스 장면은 조금 충격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를 보신 분만 아시겠지만, 저 섹스는 다소 충격적인 사건 이후에 벌어지거든요.
이 영화는 한 남자와 그를 둘러싼 여성 둘의 팽팽한 경계 심리가 주요 스토리처럼 보이지만, 까놓고 보면 사실
아슬아슬한 가족 관계가 '모럴'이라는 도덕율에서 일탈하여 붕괴하는 과정에 집중합니다.
가만보면 여주인공의 겉잡을 수 없는 성적 욕망은 그 남편과 가족을 풍비박산내지만, 가족제도에 얽메인 그들도
이러한 부담을 벗어던지게 되면 오히려 모두가 자유로울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_-;;;;

 

 

 

 

43. [Eagle VS Shark/이글 대 샤크] (2007) directed by Taika Cohen
사실 '너드 캐릭터'와 '루저'를 다룬 뻔한 인디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중반 이후로 넘어갈수록 이 캐릭터들이
살과 피를 보태며 스크린 밖으로 뛰쳐 나옵니다. 저 답답한 남자 캐릭터 내면의 울분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고,
이들이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는 이유를 하나하나 곱씹어보게 됩니다.
사실 그렇잖아요. 지금 이 세상은 소통하는 방식도 일일이 공부하고 배워야 가능하다는 거.

 

 

 

 

 

44. [Michael Clayton/마이클 클레이튼] (2007) directed by Tony Gilroy
영화와는 관련없지만. 미국엔 교도소 주식이 있습니다. 교도소도 워낙 많고 민영화되어있어서 상장까지하고
돈벌이에 열을 올리죠. 교도소 주식이 오를려면 범죄가 많아져야 합니다. -_-;;; 시장경제의 자율이라는 미명 하에
이런 더러운 자본 증식을 인정하는게 바로 미국입니다.
마이클 클레이튼은 그 더럽고 구차한 미국 자본주의의 쓰레기를 주워먹는 하이에나의 처지죠.
하지만 최소한의 양심도 갖다버린 중심들의 압박에 그는 결국 자신이 가장 할 줄 아는 '조작'과 '은폐'로 대항합니다.
보다보면 '딱 이게 미국 자본주의인거야...'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요.

 

 

45. [Transsiberian/트랜스사이베리언] (2008) directed by Brad Anderson
50위 안에 랭크시킬까말까 무척 고민했습니다. 영화적으론 성긴 부분이 의외로 많거든요.
하지만 에밀리 몰티머가 연기한 정말 아슬아슬한 캐릭터의 심정은 묘하게 매력이 있고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어요.
우디 해럴슨의 캐릭터가 생각보다 불분명해서 다소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46. [Cassandra’s Dream/카산드라 드림] (2007) directed by Woody Allen
우디 앨런은 확실히 변했습니다. 코엔 형제, 데이빗 크로넨버그가 최근래 자신의 작품들의 이야기 방법을 바꾼 것과
같이 말입니다. 이 영화는 [Matchpoint/매치포인트]만큼 드라이하지만, 그만큼 마지막 가해자의 원죄를 절절하게
느끼게 되진 않습니다. 카산드라 드림에서 처음과 끝을 맺는 이 이야기는 수평적 준거집단에서 자꾸만 수직적
일탈과 상승을 시도하려는 평범한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권력과 재력에 빌붙고 그들의 하수인이 되어
트리거를 당기는 일 뿐이라니... 참 씁쓸할 뿐입니다.
신자유주의가 세계를 집어 삼키고 그 부작용으로 퍼지는 구토가 전세계에 만연한 지금. 오히려 이런 세상의
서민들을 신랄하게 들이대는 이가 바로 우디 앨런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47. [M/엠] (2007) directed by 이명세
이명세 감독의 영화는 이제 관객과 평론가들의 탁상공론에서 훨훨 벗어나 자유로와지려나봅니다.
도무지 감정이입이 안되는 이야기. 하지만 시선이 내 심장과 두뇌를 벗어나 마음대로 스크린을 좇게 되고 빛과
어둠으로 만들어낸 미장센 자체와 소통을 하기 시작하면서 이 영화는 기존의 그림책에서 무성영화의 환성으로
변태하게 됩니다. 그 경지에 이르렀다는 사실에 두뇌의 인식이 다다르면 이 영화를 '웃기는 영화'라고 치부할 수가 없네요.

 

 

 

 

 

48. [Los Cronocrímenes/타임크라임] (2007) directed by Nacho Vigalondo
그저 흔한 SF 소재의 영화라고 생각했으나... 아름다운 여성을 좇아 잠시 일탈한 시선이 겉잡을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 영화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아인쉬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굳이 대입할 필요가 없다. 그런 과학적인
영화가 애당초 아니며, 이 수많은 시간의 copies들 사이에 무엇이 진짜인지를 끊임없이 우리에게 되묻습니다.
그리고 또다른 카피의 시동소리가 멀어져갈 때 이게 정말 끝인지에 대해서도 암울해지죠.
시간과 존재에 대한 고찰이 아니라, 반복되는 운명적 인과율을 거부할 수 없는 인간의 무모함과 나약함을 철저히 드러납니다.

생각보다 아주 재밌게 본 영화.

 

 

 

 

 

49. [Red/레드] (2008) directed by Trygve Allister Diesen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인데 이 영화는 막장까지 내달린다.
자신의 개를 죽인 것에 대해 '사과하라'는 에이버리(브라이언 콕스)의 요구에 치기와 가진 자의 교만함으로 이를
덮어버리고 일은 점점 커지게 됩니다. 결국 양쪽 중 누군가는 피를 봐야 끝이 날 상황까지 내달아버리는데, 부조리한
재력과 권력에 대해 자신의 권익을 찾으려고 할 때 아무 도움조차 되지 않는 시스템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50. [El Orfanato/오퍼니지] (2007) directed by Juan Antonio Bayona
쓸쓸한 이야기. 기에르모 델 토로의 여운이 가득 담겨있는 아프고 쓸쓸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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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 도미노 피자의 '도이치필레' + '페퍼로니' 피자를 먹고 결정적 한 방을 더 먹고 채했다.
채한 정도가 심각해서 두통과 몸살까지 동반했고 약따윈 아무 소용도 없었다.
손가락, 발가락을 따도 역시 소용없었다.
결국 토요일 오전에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 약까지 먹었으나 토요일에 내가 먹은 건 죽 반공기와 배...뿐.
덕분에 주말에 이태원가서 만두를 먹고 홍대가서 전시를 보고 오꼬노미야끼를 먹자던 계획은 날아가버렸다.
토요일 저녁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계획도 역시 물건너갔다.
이렇게 집에서 뭉게는 주말은, 게다가 영화도 한 편 못보고 보내는 주말은 너무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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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오늘) 오전. 조금은 속이 편해져서 밥과 된장찌게를 먹었다가 또다시 답답...해져서 걱정모드였는데
약을 먹고나니 좀 괜찮아졌다.
aipharos님을 졸라서 롯데마트 2층의 토이저러스로 가서 'Wii Fit'을 구입했다.
나야 속이 영... 아니여서 해보진 못했고, aipharos님, 어머님, 민성군이 차례로 해봤다.
옆에서 보니 허어... 이거 제대로 운동이 되는 것같다.
사실 집에서 운동하려고 해도 도대체 뭘 해야하는지 몰라서 인터넷에서 찾아본 몇가지 동작들이나 뻔한 윗몸일으키키
정도로 떼우곤 하는게 일반적인 경우가 아닌가.
그런데 Wii Fit은 일단 개인의 신체 측정을 약식적으로라도 하고 BMI와 앞으로의 감량(혹은 증량) 목표를 세우고
일정을 잡고 요가/근력/유산소/밸런스의 네개 항목 약 50개 정도의 트레이닝을 아주 정확하게 실시한다.
밸랜스 패드는 체중과 밸런스 측정을 모두 하게 하는데, 동작을 따라하면서 밸런스를 유지한다는게 정말 쉽지
않은 듯 했다.
속이 완전히 다 나으면 나도 매일 3개월간 해봐야지.
aipharos님은 약 40분을 했는데 완전 녹초가 되었다는...ㅎㅎ


***
난 4년 전 부터인가? 일주일에 딱 4,000원어치씩 로또를 한다.
그걸 왜 해?라고 되묻는 분들도 많고, '그건 조작이야'라고도 말씀하시는데(나도 어느 정도 그렇게 생각한다)
한게임에 2,000원일 때도 4,000원(두 게임), 한 게임에 1,000원인 지금도 4,000원 (네 게임)씩 한다.
물론 못하고 넘어갈 때도 많지만.
아무튼 여지껏 3개 넘게 맞아본 적이 없다. -_-;;;;;;;;;
주변에선 2등도 있더만.
그런데 오늘 처음 4개가 맞아서 6만원에 당첨됐다. ㅎㅎㅎㅎ
잠시 아주 기뻤는데 맘 속에서 1개 더 맞았으면 159만원... 어휴 2개 더 맞았으면 16억인데. 하는 생각도 들긴 했다.
그러니... 5개 맞고 159만원 받은 분들이나 5개 맞고 보너스 번호 1개 맞아 6,900만원되신 분들은 정말 즐거울까?
아쉬움이 더 크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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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i Fit을 사서 오면서 토이저러스 근처의 대형 장난감 할인점에 '마트 최저가로 판매합니다'라고 크게 붙인
현수막을 봤다. 토이저러스가 입점하면서 인근의 장난감 매장은 완전히 초토화됐다.
부모 입장에선 아이들의 구경거리가 모두 모여있는 토이저러스에 데려가는게 더 편하다. 보기도 편하고 세련되고
서비스까지 있지 않나... 게다가 없는게 없으니.
고객의 입장에선 당연한 선택이겠지만 어차피 태생적으로 경쟁 자체가 되지 않는 이런 게임을 보면, 이런 모습을
바로 곁에서 목도하면서도 FTA등의 양자협약을 당연한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이 무슨 대단한 기회인양
떠드는 모습들이 우습다. 도대체 누가 그런 거대 자본으로 무장한 서비스를 마다할까? 돈을 더 주면서까지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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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최근 들러주신 mimae님의 공연 모습을 올려본다.
기본적으로 아주 명료하면서도 발랄한 비트와 멜로디를 들려주는데, 개인적인 느낌으론 일본의 펑크록의 느낌이
더 강한 듯했다. 아주 귀에 잘 와붙는다.
mimae님의 이 그룹 이름은 '룩앤리슨'이다.
사실 아주 오랫동안 홍대 라이브 클럽에 가질 않았는데 조만간 지인들과 한 번 다시 들러보고 싶어졌다.

 

 

 

 

'Superman' - 룩앤리슨(Look and Listen)

 

 

'Pink Boy Blue Girl' - 룩앤리슨(Look and Listen)

 

 

 

 

멋지고 부럽다.
내가 공연을 했을 땐 이런 클럽 문화가 사실상 없었다.
조명도 우리가 만들었고(친구가 조명을 손수 만들고 세팅과 연결까지 다해서 멋지게 조명을 연출했었다),
연주 실력도 한심했었다.
난 곡을 만들고 드럼을 쳤었는데 나중에 공연 녹음본을 들으니 드럼 비트가 조금씩 빨라지기까지 하더라. 푸하~
완전 아마추어 중에서도 수퍼 아마추어.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이런저런 덕담들과 이해하기 힘든 제안도 몇몇 받았다.
대단한게 아니라, 그만큼 그런 그룹들이 많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_-;;;
아무튼...
mimae님의 공연을 보니 기분이 마냥 좋아지면서 또 한 편으로 마냥 부러워진다.
드러머는 남자분이시고, 그럼 mimae님은 누구?
내가 알기론 베이시스트로 알고 있다. 기타/보컬하시는 분은 이정민씨던가?
아무튼 mimae님 덕분에 다시 홍대 라이브 클럽을 가보고 싶어졌다.
사실, 우리 민성이 크면 다시 같이 가보려고 한건데.^^

 

 

 

 

 

 

 

 


이 포스팅은 재미로 올린 겁니다.
이곳은 당근 음식 블로그가 아닙니다.
주말에 가족들과 외출해서나 먹는게 전부랍니다. 그러므로, 그 엄청난 미식 블로거분들의 포스팅과 비교하시면 정말이지
볼게 없답니다. ㅎㅎㅎ
저희가 먹고 기억에 남은 음식들을 올려 봅니다. 순위는... 음 없어요.
그냥 차례대로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도곡동 아꼬떼 / 야채, 올리브 오일과 함께 오븐에서 조리한 우럭요리
아꼬떼 첫 방문과 네번째 방문에서 맛볼 수 있었던 오븐 우럭 요리.
올리브 오일에 야채가 가득 들어있고 머리까지 담긴 우럭. 처음 봤을 땐 '헉~' 놀랐으나 aipharos님과 난 이 음식을
완전히 거덜내다시피 싹싹 긁어 먹었다는.
올해 기억되는 가장 인상적인 음식 중 하나.

 

 

 

 

 

도곡동 아꼬떼 / 계피, 오향이 들어간 빵과 금가루를 같이 한 팬에 구운 프와그라와 프와그라 크림 뷔레'
아꼬떼 네번째 방문 디너 코스 중 나왔던 음식.
아꼬떼의 프와그라는 정말 부드러운데, 거기에 얹혀진 크림 뷔레의 맛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짭쪼름하면서도 적당히 달달했던 이 크림뷔레의 기가막힌 맛.
한영철 쉐프님이 이 이후로 다시 프랑스로 가셨는데... 언제 오시려나.

 

 

 

 

청담동 스시효 / 스시 런치 코스
스시다이도 아니고 고작 코스를 먹은 주제에, 이후에서 먹은 대부분의 스시에 만족할 수 없게 만들어버린, 사실상
내 입맛을 버려버린 궁극의 스시들. 스시의 선도와 서비스 뭐하나 부족함없이 완벽한 수준.

 

 

 

 

청담동 리스토란떼 에오 / '민어구이'
어윤권 쉐프가 생선요리를 잘하는 건 이제 다들 모르시는 분이 없을테지만, 이 '민어구이'는 정말 대박이었다는.
겉만 살짝 바삭하게 익히는 건 대부분 다 하지만 생선의 질이 얼마나 좋은지 살코기를 찍어 올리면 살짝 찢어지며
올라오는 느낌도 장난이 아니더라. 양이 작아서 문제. ㅎㅎ

 

 

 

 

청담동 리스토란떼 에오 / 쇠고기 라구 소스의 펜네 파스타
에오는 런치엔 파스타 양이 그래도 좀 되는데 디너엔 작살 수준으로 적다는게 문제라는데.
다행히 이날 런치엔 적당한 양의 라구소스 펜네 파스타가 나왔다.
aipharos님은 처음 입에 물자마자 감동했으나, 난 사실 처음엔 '걍 그렇다'는 생각이었다는... 하지만 어느새 내가
저 라구소스를 박박 긁어 싹 먹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_-;;; 감동의 맛.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내 한식당 가야 / 안동 간고등어와 된장찌게
지금도 이 사진만 보면 침이 고인다.
8월 말경 식구들과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지지고 볶으면서 일정동안의 모든 식사를 죄다 호텔에서 떼우면서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이라면 사까에의 스시도, 꼴라비니의 코스도, 남풍의 코스도 아닌 바로 이 한식당 '가야'의
안동 간고등어와 된장찌게다.
저렇게 실한 고등어를 먹어보기도 오랜만이거니와 된장찌게의 그 완벽한 간이 아직도 입속에서 마구 맴돈다.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내 중식당 남풍 / 미니불도장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먹었던 또다른 완소 메뉴는 Chef's Table 중 '미니 불도장'이었다.
많은 한약재와 버섯과 해산물을 넣고 다린 이 약과도 같은 음식은, 상어지느라미 게살 샥스핀을 '따위'로 만들어버릴
진득하고 깊은 맛이 우러나왔다.
나도 aipharos님도 너무나 좋아했는데, 정작 정말 폭주한 건 민성군이었다는.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내 중식당 남풍 / 볶음밥
미니불도장만큼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남풍'의 식사로 나온 '볶음밥'.
내 이렇게 맛있는, 밥알이 하나하나 다 살아있는 중식 볶음밥은 처음이었다.
그 이후로 서울에서도 어케든 이 맛을 맛보려 했으나... 실패에 실패.

 

 

 

 

이태원 빌라 소르티노 / 안심 카르파치오(Carpaccio di Filetto)
최상급 호주산 블랙 앵거스 생안심에 신선한 양송이 버섯, 송로 버섯 오일과 레몬드레싱, 그라나 파다노 치즈를
올린
전체요리인데 안심 카르파치오 먹은 것 중 베스트라고 할 만하다.
양송이와 그라나 파다노 치즈가 너무 고소하게 잘 어울렸구요. 충분한 오일과 질좋은 안심이 너무 잘 어울렸다.

 

 

 

 

이태원 빌라 소르티노 / 봉골레 에 주끼네(Vongole e Zucchine)
애호박, 방울토마토(구운), 베이컨 판체타, 최상급 올리브 오일로 맛을 낸 스파게티.
개인적으로 올리브 오일 베이스의 파스타를 넘 좋아하는데, 이건 그 정점에 오른 파스타였다.
식감부터 시작해서 알맞은 스톡, 알덴테로 잘 익힌 면. 어우...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인다.

 

 

 

 

동교동 스시겐 / 지라시 스시
돌아서면 생각나는 스시겐의 '지라시 스시'
이젠 제법 이곳저곳에서 많이들 하지만, 아직도 스시겐의 '지라시 스시'는 경쟁력이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적당히 찰진 밥을 아래 깔고 그 위에 큼직큼직하고 신선한 사시미를 툭툭 올려놓은 이 맛깔스러운
음식은 정말이지 너무나 자주 생각나는 단점이 있다.-_-;;;

 

 

 

 

광화문 알리고떼 키친 / 피에몬떼 스타일의 안심 카르파치오
우리가 가장 많이 들른(2008년 동안 8번) 알리고떼 키친.
늘 갈 때마다 들른 횟수 이상의 단골대우를 해주셔서 더욱더 편하고 만족스럽게 있었던, 우리에겐 광화문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곳. 이곳에 가장 마지막에 들렀을 때 새로오신 쉐프님께서 해주신 안심 카르파치오.
루꼴라와 파다노 치즈, 안심을 포크로 찍어 먹었을 때 이 세가지 맛이 일으키는 화학작용은 대단한 것이었다.
다시 이 음식을 맛볼 기회가 있을까.

 

 

 

 

 

도곡동 아꼬떼 / 고베 와규 등심 스테이크
엄밀히 말하면 호주산 고베 와규 등심이지만, 다른 말이 필요없다. 그저 같이 곁들여진 놀라운 가니쉬들과 씨겨자면
다른 잡소리가 필요없는, 가니쉬로 나온 시금치의 맛과 감자, 베이컨의 조화도 대단다.
불맛과 깊은 육질이 그대로 느껴지는 환상의 맛... 이 상태로 양이 한 세배 정도 더 되었으면 하는 바램뿐.ㅎㅎ

 

 

 

 

광화문 알리고떼 키친 / 양송이 버섯을 우려낸 스프와 등심 스테이크
이 음식은 지금 알리고떼 키친 코스에서 맛볼 수 있다.
그릇에 가득한 저 양송이 버섯을 우려낸 스프와 스테이크의 조화가 얼마나 좋은지는 가서 먹어보신 분들만 아실거다.
어휴... 보고 있노라니 침샘이 마구 고이는구나.

 

 

 

 

 

도곡동 아꼬떼 / 토마토스프
네번째 방문에서 나왔던 여지껏 먹어본 모든 스프를 다 버로우시켰던 최고의 토마토 스프.
정말 다시 먹고 싶다. 페이스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토마토 스프로 안에 가득 들어있던 제주산 딱 새우와의 풍미의
조화가 정말 예술이다란 말 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었던 대박 스프.

 

 

 

 

서래마을 줄라이 / 토마토 소스의 삶은 야채, 베이컨 거품을 곁들인 농어구이
이날 들쑥날쑥이었던 디너를 살린 음식.
쫀득쫀득하고 가니쉬와의 조화도 완벽했던 베스트 생선 요리 중 하나.

 

 

 

 

광화문 알리고떼 키친 / 액화질소로 급속 냉동시킨 샐러리 원액을 이용한 셔벗
보는 재미도 있는 셔벗. 그 자리에서 직접 액화질소를 이용해 샐러리 원액을 얼리고 빻아 스푼에 올려주신다.
그런데 이건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먹어본 셔벗 중 가장 시원하고 알싸한 맛의 셔벗이었다는거다.

 

 

 

 

광화문 알리고떼 키친 / 엔쵸비 파스타
초기의 포스라면 더욱 좋겠지만 약간 맛이 좀 변하긴 했고, 정식 메뉴에선 프리미엄 파스타로 살짝 로제 소스가
들어간 듯 하여 초기만한 느낌은 좀 가셨다. 그래도, 코스에서 우리의 입맛에 맞게 정성들여 내주시므로 아직도
초기의 느낌대로 먹고 있는데 이 엔초비 파스타는 정말 내게 완소 중 완소라는거다.
원래 올리브 오일 베이스를 좋아하고 거기에 엔초비만 들어가면 거의 죽어버리는 나기 때문에 알리고떼 키친에
가면 반드시 이 엔초비 파스타를 먹어줘야 한다는.ㅎㅎ
늘 배려해주시는 알리고떼 키친 쉐프님과 스탭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

 

 

 

 

로띠보이 / 오리지널 번, 크림치즈 번
최근 집 근처에도 생겨서 행복을 가득 가져다주는 우리의 로띠보이.
여러 번들 중에서도 난 오리지널과 크림치즈 맛만 선호한다.

 

 

 

 

대치동 그란구스또 / 매생이를 곁들인 올리브 오일 소스의 스파게티
그란구스또가 정말 파스타를 잘하는 곳이구나라고 절감할 수 있었던 올리브 오일 베이스의 파스타.
다소 스톡이 강한 편이었는데 아주 입맛에 확 감기더라는. 으헉... 다시 먹고 싶다.
아무래도 그란구스또라면 고등어 파스타, 멸치 파스타를 연상케하지만, 이 파스타 정말 좋았다는.

 

 

 

 

홍대 하카타분코 / 인라멘
말이 필요없다는거.
차슈가 엉망이라는 사실만 눈감는다면 이곳의 인라멘은 본토에서도 충분히 인정받을 수준.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1층 / 진가 마살라
어쩌다 한번씩 생각나는 인도음식.
그 중 가장 우릴 만족시키는 '달'의 커리 중 단연 민성군의 최고 favorite은 바로 '진가 마살라'
포크 마살라나 로간 조쉬처럼 매콤하지 않은, 달콤하면서도 특유의 향이 기가막히다. 실한 새우도 듬뿍.

 

 

 

 

강남역 부근 하카타야 / 쇼유 돈코츠 라멘
건대입구 쪽의 우마이도를 가보지 못한 상태에서 홍대 하카타분코의 대안을 강남역에서 찾았으니 다행.
근래에 홍대쪽에 2호점을 냈다고 하는데, 먹어보지 못해서 모르겠고, 이 강남 본점의 맛은 아주 만족스럽다.
물론 난 돈코츠 베이스가 아닌, 정말 간장으로 맛낸 쇼유라멘을 먹고 싶지만...

 

 

 

 

신촌 현대백화점 옆 이찌멘 / 나가사키 짬뽕
별 기대안하고 먹었다가 아주 맛나게 먹었던.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나가사키 짬뽕.
난 가장 순한 맛으로 했는데 국물이 생각보다 진해서 아주 좋았다는.

 

 

 

 

 

 

 

 

 

관심있는 분들은 알고 계셨겠지만, 산울림의 전집과 동요집까지 다 망라한 한정 박스셋이 11월에 출시되었습니다.
가격이 무려 178,000원 정도였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심있는 많은 분들의 구입의사가 끊이질 않았죠.
로엔엔터테인먼트 측에서도 돈보다는 기념비적인 한국 록음악의 거성인 '산울림'에 대한 애정과 헌정의 마음으로
제작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LP커버를 잘 복원한, LP 미니어쳐 타입의 구성도 좋다고 했지요.

다만...
문제는 음질이 제대로 리마스터링되지 않았다는 사실(혹자에 의하면 지구레코드에서 나왔던 박스셋보다 못하다고
하더군요)과 박스의 벨크로가 완전 에러...라는 등 잡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적지 않은 가격이었기에 구매자들의 원성은 더 높아만 갔습니다.
금장/은장 2,000장 한정이라지만 사실 지금과 같은 음반 시장에서 2,000장은 한정의 의미가 없습니다.
다만, 2,000장이 소진된 이후엔 정말 다시 찍을 여력이 없을 것이므로 그런 의미에서의 '한정반'이라면 납득이되죠.

저도 구입 시기를 저울질하다가 이런저런 비판을 접하고 유보했었는데, 다행히 로엔측에서 재작업 들어간다고 하네요.
리콜도 결정했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결단을 내린 로엔측에 박수라도 보내고 싶은 마음입니다.

산울림의 김창익씨가 얼마전 사망하시고, 요즘 세대 분들에게는 산울림이 김창완씨의 다정다감한 머릿말로 채워진
그룹 정도로 알려져 있던데요.
사실 산울림의 진가는 그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몇 번 얘기한 적이 있지만, 저의 첫 구입 LP는 초등학교 3학년때 산울림의 2집인 [아니 벌써]였습니다.
이 음반엔 엄청난 전주 부분을 뽐내는 '내 마음의 주단을 깔고'라는 곡이 있습니다.
그땐 멋모르고 이 곡을 제일 좋아했는데, 고등학교 졸업 후에 다시 들어본 '내 마음의 주단을 깔고'는 그야말로
놀라운 싸이키델릭 그 자체였어요.
퍼즈톤의 기타, 먹먹한 여운, 그리고 단순하지만 점층적인 프레이즈. 모두 놀라왔습니다.

산울림의 대표작이라면 1,2,3집을 꼽습니다만, 이건 저희 나라에서만의 평가가 아니랍니다.
예전에 제가 올렸던 mail order의 추억이란 글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전 인터넷이 생활화되기
훨씬 전부터 해외 mail order를 해왔습니다.
제 방에 따로 전화번호와 fax기계를 두고, 해외 유명 음반샵(영국의 Vinyl Tap, 노르웨이의 OhrMuzik, 뉴욕의
Metro, Laser's Edge등등)에 주문을 하고 음반을 받곤 했습니다.
그들과 통화를 하려면 새벽 3~4시에 주로 해야해서 전 늘 잠을 들었다가도 새벽 3~4시에 다시 깨곤 했고,
신보 소식이나 경매 참여하라는 fax도 그 시간 즈음에 와서 전 언제나 잠을 반토막으로 나눠 자곤 했습니다.
제가 구입한 건 거의 대부분 60년대 후반~70년대 중반의 유럽/남미등의 언더그라운드 록/포크의 초판들이었는데
컨디션이 좋고 희귀성이 있는 경우 LP(음반) 하나에 100만원이 넘어가는 경우는 비일비재 했습니다.
당시 집안이 좀 넉넉하 편이기도 했지만 제가 번 돈도 죄다 음반 사는데 박곤했네요.
그러다보니 당연히 돈도 궁해지고...
그래서 하게 된게 해외 샵들과의 trade였습니다.
즉, 그들이 혹시 우리나라에서 원하는 음반들이 있으면 제가 구해서 보내주고, 제가 원하는 음반을 받는거죠.
그때 가장 많이 해외 샵으로부터 리퀘스트 받았던 음반이 바로 '산울림'의 1집과 2집이었습니다.
제가 1집이나 2집을 보내주면 당시 약 100불(10만원) 정도의 가치를 인정해줬었습니다.
동서남북, 신중현과 엽전들, 부활, 들국화, 마그마등도 보냈었지만 가장 그들이 좋아한 건 '산울림'의 1,2집이었어요.

전 당시 중고 음반가게가 몰려 있던 을지로<->정동의 중고 음반 가게나 또 다른 통로로 산울림 음반을 긁어 모아
해외로 보내곤 했습니다.
그 짓을 하면서 '어휴... 이렇게 좋은 음악을 해외로 다 빼돌리네'란 생각도 했는데 참... 바보같은 생각이었죠.ㅎㅎ

아무튼...
산울림은 제 첫 구입한 LP이기도 하고,
나중에는 제가 원하는 해외 초판을 구입할 때 경제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준 그룹입니다.ㅎㅎ

지금 다시 들어도 산울림의 초기 음반은 정말 대단합니다.
김창완씨가 싸이키델릭의 영향을 받았냐는 질문에 '당시엔 그런 음악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답변한 기억이 납니다.
대단한 분들이죠.
15년쯤 전에 종로에서 열린 공연에 가서 정말 흠뻑 그들의 음악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친구 이작가의 갤러리에서 12.01~12.07까지 일주일간 환경 단체의 후원으로 열린 지구 환경에 대한 공모전
수상작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대관전시인데요.
대관 전시라 이작가가 돈을 좀 받았을 줄 알았는데, 환경 단체라는 이유로 이 친구 돈을 거의... 받지 않았네요.
기가막혀서... 참 돈버는 것과는 거리가 먼 친구죠...

2006년부터 지금까지 3회째인데요.
올해는 전국 곳곳에서 출품작이 답지했다고 합니다.
이작가도 심사위원 중 한 명입니다.

사실 며칠 전 전 와서 한 번 봤는데 아주 인상적인 그림이 있어서 aipharos님과 민성이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오늘(12.03) 저녁에 이작가 갤러리 근처의 굴국밥 집에서 어머님, aipharos님, 민성군 모두 같이 맛있게
저녁 식사를 할 기회가 있어서 식사하고 이작가 갤러리에 들러 그림들을 봤습니다.

가장 제 눈에 띈 그림은...

 

 

 

 

이 그림이었어습니다.
저만 그런게 아니라 훈희도 그렇다더군요.
2006년 대상(햇빛에너지상) 수상작입니다. 이작가가 우겨서 대상을 받은 거라네요.
제가 보기엔 이게 대상이 아니면 뭐가 대상을 받아야하는지 모르겠지만...

 

 

 

 

물로 가는 장수풍댕이.
정말... 너무너무 기발하고 사랑스럽지 않나요?
5학년 학생의 그림입니다.

 

 

 

 

이건 2007년 대상작입니다.
이건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의 그림이에요.
그림 실력은 정말 형편없습니다. 그런데 전 그 '그림 실력'이라는 것에 대해 정말 할 말이 많아요.
그림이라는 건 기술이 아니라 사물을 관찰하는 시선과 이를 표현하는 방식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은 그 뒤 문제구요.
그래서 저희는 민성이를 미술학원에 보내지 않았습니다. 안그런 곳도 있으나(대표적인 곳이 있죠) 대부분의
미술학원에 다닌 아이들 그림을 보면 '미술학원'스러운 정형화된 터치가 나옵니다.
하지만 이 그림을 보세요. 명확하잖아요.
인간이 먹는 바베큐. 바베큐처럼 꽂힌 지구. 그 위에 타오르는 장작.
인간이 돌려서 스스로 구워버린 지구... 이 작품의 제목은 '지구 온난화'.
주제를 이렇게 확실히 표현하는 발상이 이 시기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2008년 대상작입니다.
그림의 실력은 2006, 2007년과 비교가 되지 않아요.
하지만... 이게 2학년의 그림이라고 생각되진 않죠.
특히 풍력발전기의 선을 보세요. 우측 아래 홍당무의 선도... 아이의 그림이라기보단 어머니 또는 아버지의 그림이죠.-_-;;;;


 

 

 

그외에... 이렇게 우주에 선풍기를 달아서 지구 온난화를 날려주자는 그림.

 

 

 

 

부족한 전력을 태양 에너지로 활용하자는 의도의 이런 그림들...도 사랑스러웠습니다.

보고나니 민성군도 다시 열심히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자신도 보잘 것 없지만 그림을 취미로 혼자 그려왔고, aipharos님의 그림 실력은 말한 적이 없지만 객관적으로도
충분한 실력입니다.
민성군의 그림은 예전에도 말한 바 있으나 객관적으로 아주 느낌이 좋아요.
그림 실력은 꽝이지만. ㅎㅎㅎ

이작가가 민성이가 그림에서 은박, 금박 반짝이 들어간 걸 넘 좋아하니...
이걸 선물로 줬어요.

 

 

 

 

글리터 글루 펜. 당연히 무독성이고...

 

 

 

 

집에 오자마자 하나 이걸 갖고 바로 그림 그리더군요.ㅎㅎ

 

 

 

 

 

 

 

 

 

 

 

 

Q) 12월 들어 매출 부진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다음 중 어떤 방안이 가장 중요하게 강구되어야 할까요?


1) 다양한 통계학적 접근을 통한 매출 현황의 면밀한 파악과 이를 통한 대응 방안 강구

2) 다양한 프로모션 툴을 이용한 고객 접근 방법 강구

3) 핵심 아이템의 상품기술서 업그레이드 및 이미지 작업

4) 전략적인 로스 리더를 통한 멀티상품 이벤트 및 판매 다각화 작업

5) 앵벌이 : 각 쇼핑몰 MD에게 무조건 땡깡을 부리며 행패를 부리는 High-End Strategy.


 

 

 

 

답 : 5) 앵벌이 : 각 쇼핑몰 MD에게 무조건 땡깡을 부리며 행패를 부리는 High-End Strategy.


 

 

 

 

 

 

 

 

 

 

 

 

*
명경지수(明鏡止水)
원래의 의미와는 다르지만.
그토록 맑고 투명한 마음을 가진 이들이 있다.
민성군 학교의 친구 K군의 어머니.
어제 aipharos님에게 전화를 했더란다.
처음엔 뻔히 다 알고 있는 aipharos님 수영 교육을 모르는 척 얘기하더니, '아~ 그랬지'라고 말하면서
며칠 전 본 아이들 학교 시험에서 민성이 시험잘봤냐고 물어보더란다.
aipharos님이 '그럭저럭 봤다'고 말하자마자 자기 아들 K군이 며칠 전 본 시험의 1등을 했다는 얘기를 하더란다.
전과목 1개 틀리고 1등.ㅎㅎ
이 얘길하고 싶었던거다. 물론 aipharos님은 마구 축하해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라고 했단다.
그래도 그렇지 뜬금없이 뻔히 다 아는 수영 강습을 완전 겉치례로 물어보고 이런 야그를 하다니 참 속이 훤히,
너무 훤히 보이셔서 투명한 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에게 전화까지해서 '1등 맞냐'고 물어보기도 했단다.
당연히 기분이 좋을 것이고 이해하는데, 이제 1등을 했으니 안그래도 애를 잡는 그 K군 어머님.
그 놀기 좋아하는 K군을 더 잡으려 들 걸 생각하면 씁쓸하다.
하지만...
속마음을 그리 훤~하게 맑고 투명하게 다 비추어주는 그 K군 어머님을 생각하면 이상하게 '명경지수'가
생각이 나는거다.

 

 


**
홈쇼핑은 보지도 않고 채널 돌리지만, 어쩌다 aipharos님과 홈쇼핑 모델들을 보면 인조인간이란 생각만 든다.
레이싱 걸들도 더하면 더했지 못할게 없다.
하나같이 코는 모조리 똑같다. 뾰족... 하늘을 찌른다.
눈, 입도 부자연스럽고, 볼도 도톰하게 올라온다.
야가 갸고 갸가 야다.
가수들 중 '브라운 아이드 걸스?'(브아걸)을 보면 난 다른 생각 안들고 속된 말로 '야매성형그룹'이란 생각 밖에
안든다.
난 애당초 컴플렉스를 없애준다는 차원의 초기 성형시술을 전혀 부정적으로 보지 않았는데, 이젠 성형한 사람들이
지겹고 싫어진다.
그런 풍토를 만들어내고 계속 재생산하게 하는 건 이 땅의 남자들이라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지만,
어딜봐도 비슷비슷한 사람들이 나와서 '미인'이라고 하는 걸보면 난감해지기 십상이다.
네이버 메인에 스카이크래퍼 배너에 등장하는 레이싱 걸 '이지우'.
저렇게 다 고친 얼굴이 정말 예뻐...보이나?
왜 난 예뻐 보이질 않지?

 

 

 


***
서인영이 좋아?
얼마전 내가 회사 여직원들에게 물었다.
'네 예전엔 별로였는데, 요즘은 좋아요'
'무슨 이유가 있나? 비호감에서 호감이 된?'
'솔직하잖아요'
서인영의 키워드는 '신상'과 '솔직'이다.
솔비의 키워드는 '건강미'와 '솔직'이다.
솔직함이 호감의 선봉이 된 건 짝퉁과 위선이 판치는 사회상을 그대로 반영한 반사심리다.
그런데 간혹 의아하다. 솔직하면 모든게 용서된다라니.
설령 그 대상이 한없이 얄팍하고, 속된 말로 싸가지없어도 솔직하면 그 대상은 적정한 호감을 보증받는다.
한없이 얄팍해진 인간관계와 한없이 삭막해진 사회상이 그대로 반영된 듯 해서 가끔은 씁쓸하다.
에이 정말... 내가 완전 꼰대가 되어가는거 같아.


 

 

 

****
어제 친구와 밤늦게까지 얘기를 했다.
간혹, 난 어떤 이에겐 정말 '가족'이 구속이고 족쇄란 생각을 한다.
사회적 통념과 의무에서 이 친구는 돈을 벌고, 가족을 부양하고 가정을 지키려고 애를 쓰지만, 정작 내가 봐온
이 친구의 진짜 모습은 거창한 말 같지만 사회를 위해 시민운동을 하는 진심과 열정이다.
중앙정부의 무소불위의 전횡은 이 친구의 대상이 아니고, 지역 사회부터 변화시키는 것이 대안이며, 2010년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않으면 향후 20년은 이 나라가 지금과 같은 수렁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할 거라고 이 친구는
단언한다. 사실 나 역시 동감하고.
아시는 분은 아시다시피 부천이란 도시는 민중/노동 운동의 뿌리가 깊은 곳이고 그나마 정비가 잘 되어 있는 곳
중 하나인데,그런 부천마저 이렇게 구심점이 없이 휘놀리는 걸 보면 다른 지역은 어떨까...싶다.
만성적인 패배주의. 분노가 쌓이고 쌓이면 지치고 동력을 잃는다는 말은 사실인 듯 하다.
아무튼 이렇듯 진심으로 열심인 친구에게 이를 이해해주지 못하는 가족은 사실상 구속이고 족쇄란 생각을 한다.
물론 난 나의 이 생각을 이 친구에게 말하지 않았다.
주제넘는 얘기고...

 

 

 



*****
총에 관심을 갖고 전쟁을 유희쯤으로 여길 수 있는 민성이에게 HBO의 2차대전 소재의 10부작 [Band of Brothers]
는 무척 충격이었던 것 같다. 물론 aipharos님과 내가 함께 봤다.
전쟁이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정말 뼈저리게 느낀 것 같은데,그에 반해 그 참혹한
모습들이 공포로 다가와 밤에 잠을 잘 때 무서운 모양이다.
우리가 그것까진 생각도 못하고... 참 미안했다.
그래서 민성이는 요즘 우리 방에서 잔다.
오랜만에 민성이와 함께 자니까 비록 침대가 좀 좁아지긴 했지만 넘넘 기분이 좋다. ㅎㅎ
물론 며칠이나 이렇게 자게 될 진 모르겠지만, 쑥쑥 커버리는 아들. 더 많이 안고 사랑해야지.
한가지.
우린 [Band of Brothers]의 그 거창하고 멋진 DVD 한정판 박스세트를 갖고 있다.
그리고 그 DVD로도 감상을 한 적이 있고.
그런데 이번엔 그 DVD는 폼으로 앞에 두고, 감상은 HD버전을 다운받아서 봤다. -_-;;;;
화질과 음질의 그 현격한 차이란...
포스 만빵의 그 정성들여 제작된 DVD 한정판 박스가 무색해지더라.


 

 

 

******
패션모델로 유명한 장윤주씨가 음반을 냈다더라.
잉??? 음바아아안????
놀랐는데 기사를 보니 원래 음악을 좋아했던 것 같다.
오프닝 쇼케이스도 하고...
그러고보니 유지태의 단편영화도 오프닝 쇼케이스를 한 적이 있지 않나.
참... 네임 밸류라는 건 좋은거구나.
인디 그룹들에게 오프닝 쇼케이스라니, 인디 감독들에게 오프닝 쇼케이스라니...
삐딱하게 보는게 아니라 그냥 현실을 얘기하는 것 뿐이다.
더군다나 장윤주나 유지태나 모두 그들의 작품을 관통하는 것은 '인디적 감수성'이라니...

 

 

불란서에서 잘 먹고 나온 뒤 또 홍대 골목을 걸었습니다.
추운데도 다들 잘 걷더군요.
조금 더 민성이와 도원이 크면 홍대의 그 많은 '클럽'들도 한 번 돌아봐도 좋을텐데.
하긴, 전 이날 걸어가다 아는 사람들 몇몇을 만났네요. ㅎㅎ
지금은 아니지만 과거에 워낙 '홍대 죽돌이'로 알려졌을 정도로 홍대 클럽을 잘 돌아다녔어요.
암튼 나중에 꼭 그런 기회가 있길 바라고 저희는 또 추위를 피하러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도원이가 가보고 싶어하던 aA에 갔어요.
물론 전 자주 와본 곳이고...

 

 

 

이젠 블루리본에 리본까지 받은 홍대의 대표적인 카페 중 하나.

 

 

 

 

입구부터 포스가 장난이 아닙니다.
그런데 사실 이곳은 지하부터 윗층까지, 공간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유럽의 성, 공장, 템즈강의 가로등, 디자이너들의 의자와 소파들로 전체를 깔아버리고 천정에는 톰 딕슨의
미러볼을 달아놓은 이곳의 빈티지 포스는 홍대는 물론 강남 어디에도 비교할 곳이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천정의 조명까지 모두 디자이너의 빈티지들이죠.

 

 

 

 

민성군도 물론 이곳에 와봤습니다.

 

 

 

 

꼬마 둘은 핫쵸코를, aipharos님은 커피를. 전 안시켰구요.
그런데 커피맛이 바뀐 듯? 예전의 그 난감한 커피맛보단 조금 나아진 것 같기도.


 

 

 

이곳에서도 구석구석 aipharos님과 돌아다니며 한참을 보고 사진찍던 도원이.

 

 

 

 

 

톰 딕슨의 그 유명한 '미러볼'. 톰 딕슨이 방한하여 이곳에 왔었죠. 쩝... 김동규 작가에게서 연락이 왔었는데 제가 오질 못했었습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화장실과 지하 갤러리 골목.

 

 

 

 

여긴?? 남자 화장실입니다. 화장실 예쁘죠?
여자 화장실엔 정말 수도 없이 들락날락 거리는 소리가 나던데, 남자 화장실엔 제가 사진찍고 별 짓 다하고 나중에
민성군까지 왔음에도 오는 사람이 없어요.ㅎㅎ

 

 

 

 

 

이건 화장실 바닥입니다. -_-;;

 

 

 

 

 

자 이제 집에 가기 위해 나옵니다.
오늘 참 많이 걷고 이곳저곳 많이 들어가네요. 확실히 날이 추워지니 마냥 밖으로만 돌긴 힘들더군요.

 

 

 

 

아, 겨울대비 제가 뭘 사주지 않으면 사려하질 않는 aipharos님의 UGG (어그) 부츠입니다.
이 모델은 거의 다 품절되었는데 간신히 찾아 구입했어요.
넘넘 발이 따뜻하다고 좋아라하는 aipharos님.
어그 부츠... 울 나라에선 겨울에만 신는 방한화 이미지인데, 사실은 이게 서퍼(Surfer)들이 신던 신발이죠.ㅎㅎ

 

 

 

 

수다도 많이 떨면서 홍대 길을 많이 걸었습니다.

 

 

 

오... 저 고양이 여기도 있었군요. 얼마전 끝난 '플랫폼(PLATFORM) 서울 2008' 전시를 보신 분이라면 잘 기억하실 듯.
미국 이민온 여자 아이가 소통을 위해 그린 고양이 그림이 그 유래가 되었다죠.
플랫폼을 즈음하여 울나라 서울 곳곳에도 저 고양이가 그려졌습니다.

 

 

 

 

아, 다시 cup n plate입니다.
aipharos님이 어느 음식점, 카페에 들르던 꼭 명함을 받아놓는다고 하니 도원이도 갖고 싶다고 해서 도원이에게
줄 명함을 받으러 다시 들렀습니다.
cup n plate의 명함은 여기 사장님께서 해외에 나가서 찍은 사진을 인화하여 그 뒤에 종이로 연락처를 붙이는
아주 괜찮은 아이디어 명함이더라구요. 물론... 돈은 많이 나갈 것 같습니다. 한장한장 인화지이니...

내부에 가족단위로 오신 분들, 여자분들로 꽉 차있었네요.

 

 

 

 

 

이 골목에서 거의 유일하게 빛을 비추는 가게.


이렇게 돌고 전철을 타고 NDSL을 하며 집으로 왔습니다.
날이 갑작스레 추워져서 돌아다니기 힘들었을텐데 다들 신나게 잘 걸어다니더군요.ㅎㅎ


 

 

 

 

 

 

 

프리마켓 --> KT 상상마당 --> '불란서'

cup n plate에서 식사를 하고 나와서 홍대 인근을 돌며 이것저것 구경했습니다.
홍대 놀이터에선 올해의 마지막 '프리마켓'이 열리고 있었어요.
안그래도 cup n plate에서 프리마켓에 대해 얘기했었는데 마침 올해의 마지막 프리마켓이라니 다행...
도원이, 민성이 모두 날씨가 제법 추웠음에도 한참을 구경하고 이것저것 자잘한 것도 구입했어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정말 사람이 바글바글...
사진 아래쪽 보이는 머리 뒷모습은 aipharos님, 도원이, 민성이입니다. ㅎㅎ

 

 

 

 

 

구경하다보니 금새 어두워졌어요.

 

 

 

 

홍대 놀이터 화장실 안.
민성군 들어오더니 전보다 더 '낙서'가 많아졌다고 하네요. '낙서'같지 않지?
민성군 '아뇨, 낙서같은데요.' '-_-;;; 맘에 안들어?', '맘엔 들어요.', '그럼 꼭 낙서라고 할 순 없잖아. 낙서는 좀
부정적인 의미아닌가?', '멋진 낙서', '-_-;;;;;;;;;'
이걸 그래피티라고 말해주긴 저도 약간 곤란해서... ㅎㅎ

프리마켓을 나와서 KT 상상마당 1층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도 한참을 있었어요. 아주 셋이서 뭐가 그리 신나서 보던지...
aipharos님, 도원이, 민성군 셋은 '예쁜게 넘 많은데, 넘 비싸다'며 스티커나 하나 사고 구경만 잔뜩 하더군요.
나와서 또 홍대의 예쁜 카페들을 구경하다가 또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주차장 길 끝자락의 골목에 있는 홍대의 프렌치 레스토랑인 '불란서'입니다.

 

 

 

 

[강원도의 힘], [여고괴담 2]등에 출연했던 배우 백종학씨가 오픈한 프렌치고, 초기엔 레오 강(강병일) 쉐프가
메뉴 컨설턴트를 해줘서 더 유명해진 곳이죠.
가격이 저렴하고 편안한 프렌치를 낸다고 유명해진 곳입니다.
홍대에 자주 오면서도 이곳은 한 번도 들르지 않고 지나치기만 했었습니다.

 

 

 

 

메뉴를 아주 열심히 고르고 있는 두 초등학생.
내부는 상당히 어두운 편입니다. 사진을 밝게 찍었어요.

 

 

 

 

도원이는 추운 날씨에도 다행히 아주 즐거워했어요.
백종학씨가 배우 출신이지만 제가 알기론 오디오에 아주 빠져 있는 분으로 압니다.
그래서인지 벽면의 그림도 턴테이블과 앰프의 그림이라는.

 

 

 

 

민성군은 누나가 함께 있으니 덩달아 덜 외롭고, 얘기도 할 수 있구요.
도원이가 12.1에 출국해서 2009년 3.1에 귀국합니다.
그 이후에 저희와 이렇게 종종 같이 나오기로 했습니다.
저희도 좋고, 민성이에게도 좋고 도원이도 그러고 싶다고 하니 다 잘 된거죠.
배가 아직 다 꺼지지 않았기 때문에...ㅎㅎ
주문한 메뉴는 베이컨과 버섯을 곁들인 샐러드 (14,000원)와 해물스튜(25,000원), 연어구이를 곁들인
페투치니
(19,000원), 레몬으로 함께 재운 하프 치킨(23,000원)입니다.

 

 

 

 

 

베이컨과 버섯을 곁들인 샐러드입니다.

 

 

 

 

간도 짭쪼름...하니 맛있더군요. 올리브 오일, 허브, 와인식초등을 넣은 것 같습니다.
양송이, 표고, 느타리 버섯이 듬뿍 담겨있습니다. 베이컨도 많진 않지만 ㅎㅎ
게눈 감추듯 싹~

 

 

 

 

이날의 히트작인 '해물 스튜'입니다.

 

 

 

 

분위기는 어째 부야베스를 연상케 합니다. 여기서 국물만 좀 빠지면 부야베스!
걸죽하고 진한 국물이 좋았어요. 양도 상당히 푸짐해서 넷이 실컷 먹고, 나중엔 빵까지 찍어먹었습니다.


 

 

 

이건 '레몬에 재운 하프 치킨'입니다.

 

 

 

 

민성군이 립 아이 스테이크 대신 이걸 원했는데, 치킨에서 레몬향이 올라오면서도 올리브 오일, 허브, 바질, 소금으로
상당히 간을 잘해서 저도 잘 먹었습니다.
생각보다 이곳 음식이 맛있습니다. 간이 좀 센 편이긴 한데 전 이렇게 간이 센 것도 잘 먹는 편이거든요.


 

 

 

샐러드 후의 메인은 모두 한꺼번에 나와서 가운데 놓고 넷 모두 함께 먹었습니다.
민성군이 제일 잘 먹은 건 바로 이 '연어구이를 올린 페투치니'입니다.
크림 소스도 생각보다 걸쭉...하고 맛이 있었어요. 전 파스타는 기대안했는데 생각보다 맛있었습니다.
저 연어구이도 좋았구요.
물론 예전 레오 강 시절의 비주얼이 더 멋져 보이긴 합니다.ㅎㅎ
레오 강은 지금 이태원 케이트의 주방을 맡고 있죠.
희안해요. 청담동 음식점은 이태원에 분점을 내고, 이태원 음식점은 논현동이나 도산공원 쪽에 분점을 내고...

 

 

 

 

배가 다 꺼지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우린 저 메뉴들을 싹... 다 먹어 치웠습니다.ㅎㅎ

생각보다 더 맛이 좋았구요. 뭣보다 양이 아주~ 푸짐했습니다. 이거 넘 맘에 들더군요.
어딜가도 먹고 나와도 뭐 또 먹을 것을 찾느라 불안한 하이에나가 된 양 어슬렁 거리잖아요.ㅎㅎ

백종학씨도 계시더군요.
수염을 많이 기르셨는데 키도 크시고 포스가 있으시더라는.
그리고 aipharos님도 얘기했는데 홀과 카운터를 함께 보는 여자분도 멋지시더라는...
키도 크시고 몸매도 넘 예쁘시던데 백종학씨와 나란히 서 있으시니 이거 그림이 되더군요.

아무튼 맛있게 먹고 나와서 좀 돌다가 또 추위를 피해 카페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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