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京少女/미래를 걷는 소녀- 도쿄걸] directed by 코나카 카즈야
2008 / 약 98분 / 일본
오늘 민성이가 전화로 일찍 오시면 안되냐고 해서 그냥 오늘은 야근을 집어치우고 집으로 일찍 귀가했습니다.
그래도 집에 오니 8시여서 딱히 뭐 같이 할 것도 없고, 그래서 영화를 우리 세가족 함께 보기로 했죠.
고른 영화는 작년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무척 입소문을 탔던 [東京少女/미래를 걷는 소녀- 도쿄걸](이하 도쿄걸)
입니다. 어차피 전체관람가여서 함께 보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구요.

내용은 간단합니다. 이른바 웜홀 신드롬 스타일의 영화죠.
거... [씨크릿/말할 수 없는 비밀], [시간을 걷는 소녀], [시월애]같은 영화처럼 일종의 시간을 건너뛰어 다른 이와
관계를 맺는 영화라고 보시면 됩니다.
SF 작가를 꿈꾸는 여고생 미호(카호)가 빌딩 계단에서 우연히 핸드폰을 떨어뜨리고 그걸 주운 이는 놀랍게도
100년 전 메이지 시대의 미야타 토키지로라는 젊은이에게 전달되죠.
시간을 뛰어넘어 전화 통화를 주고받으며 둘은 공통점을 인지하고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열게 됩니다.
내용은 여기까지.

영화 내내 말도 안되는 일들이 잔뜩 일어나고 과학적으로도 무척 난감한 일들이 벌어지곤 하지만 그런거 다...
필요없습니다. 이 영화는 그런 모든 것들을 잠재울 정도의 따스함과 사랑스러움이 가득한 영화라고 봐요.
일부 에피소드에선 일본 영화 특유의 닭살스러움도 묻어나지만 그런 에피소드까지도 훌륭하게 보듬아 안을 수
있는 따스한 애정이 이 영화에선 넘쳐 난답니다.
거울 에피소드는 보면서 '어라? 오버아냐?'하면서 뭔가 있나보다하긴 했는데 나중에 그 이유를 알게 되겠더군요.
아무튼 살아가면서 순수하고도 애틋한 마음을 하나 둘 잃어버리는 현대인들에겐 이렇게 서로를 알아가는 애정의
과정이 무척 가슴깊이 와닿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격정적'이거나 '애틋한' 사랑들을 해보길 꿈꾸고, 또 갈망하지만 언제나 그런 순간은
자신들과 그닥 거리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곤 하죠. 가정을 가진 이들은 그저 이런 애틋함의 옛 추억을 반추하는게
고작인 경우가 대부분일거구요.
하지만 각자가 겪었던 그런 애틋하면서도 격정적인 감정의 순간은 시간이 흐른다고 바래지는 사진처럼 사라지는건
아닌 것 같네요. 가슴 한구석에 여전히 자리잡고, 그 과거의 감정들을 바탕으로 현재의 사랑에 더욱더 충실하게
되거나, 아니, 충실하다기보단 현재의 사랑을 더욱 여유롭게 만드는 자양분이 되는게 아닐까 싶네요.

아무튼 이 영화는 무척 즐겁게 봤습니다.
저와 aipharos님은 물론이고 민성이도 다시 보고 싶다고 할 만큼 모두가 즐겁게 봤어요.
자... 여기까진 애틋한 이야기고.

이제부턴 못말리는 중년의 관심사 이야기입니다.-_-;;;;
이 영화의 주인공 미호역은 카호가 맡았습니다. 일본의 모델이자 배우로 아역부터 활동한 걸로 아는데...
이렇게 예쁘다니 놀랐네요. aipharos님과 저만 아는 45,000위라는 순위가 있는데 거기서 늘 2위를 차지하던
소녀시대 태연양이 카호에게 한 방에 밀려... 10위 밖으로. 2위 카호 이후 10위까지 이제 아무도 없습니다.ㅎㅎ
아무튼 무척 아름다운 여성이군요. 카호. 91년생이라네요... 에혀... 도대체 나이 차이가...-_-;;;
저희가 정말 인상깊게 본 [마츠가네 난사사건]의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가족물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에도
주인공으로 나왔지요. 음... 이 영화는 DVD를 구입해놓고도 아직 안봤는데 얼른! 봐야겠군요.ㅎㅎㅎ

 

 

 

 

카노 1991년생.

 

 

 

 

어찌나 예쁘던지...

 

 

 

 

영화가 내내 휴대폰을 붙잡고 있는거라.

 

 

 

 

마냥 이렇게 휴대폰을 붙잡고 있습니다.

 

 

 

 

 

이건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중 한 장면.

 

 

 

 

인터넷에 떠도는 월페이퍼

 

 

 

 

역시나 인터넷에 떠도는 월페이퍼


*
영화에 등장하는 나츠메 소세키는 아시다시피 정말 유명한 일본의 소설가죠. 소설가라고 한정짓기 이상하지만.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유메주야' '산시로', '마음'은 모르는 분들이 없을 듯.
그리고 일본 1000엔 지폐의 초상화 역시 나츠메 소세키입니다.
최근 더욱 화두가 되었던 일본의 평론가 가라타니 고진은 나츠메 소세키에 대해 극찬을 하곤 했었죠.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도 무척 늦은 나이였고(38세)...


**
이 영화는 나츠메 소세키의 '우메주야'에서 힌트를 얻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뭐 그 에피소드 중 딱히 비슷하다고 보긴 힘들어도 100년 동안 죽은 애인이 다시 돌아오길 무덤 옆에서 바라는
남자의 이야기를 보면 100년이란 시간을 관통하는 사랑 이야기는 다분히 힌트를 얻은게 아닌가 싶어요.


***
감독 코나카 가츠야...는 이런 영화를 연출했다고 보기엔 잘 매칭이 안되지만 2007년에 [가면 라이더- 더 넥스트]
극장판을 연출했던 감독입니다. 특촬물을 하던 감독이 이런 감성 만땅의 영화를 연출하다니 이상할 것이 없더라도
매칭은 잘 안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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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고 정말 시대성 느껴지는 메이지 시대의 세트를 기대하시면 절대...절대 안됩니다.
이건 어디까지 왕빵 저예산 시공초월 씨네마랍니다. 그래도 그게 전혀... 흠이 되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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