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x Drive/섹스 드라이브] directed by Sean Anders
2008 / 약 129분 (극장판은 109분) / 미국
화장실 유머로 일컬어지는 헐리웃의 '틴에이지 섹스'영화들에 대한 추억은 거슬러 올라가자면 중학교 3학년 때
동네 극장에서 봤던 [Private School/프라이빗 스쿨]이란 영화였습니다. 내용이라고 할 것도 거의 기억안나고
피비 캐츠도 나왔는데 훌렁훌렁 벗어던진 건 그녀가 아니라 다른 여배우들이었던 걸로 기억하네요.
사실 정말로 그런 영화인 줄 모르고 보러 갔습니다.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였는데 들어갈 때 제재도 없었고.
아무튼... 그닥 말초신경 자극적이지도 않았고(마냥 여성의 가슴은 죽어라 보여줬던 것 같은데) 재미는 더더욱 없었죠.
그저그런 틴에이지 섹스영화들이 줄줄이 그 후로도 마냥 쏟아져 나왔지만, Judd Apatow가 감독으로든 제작자로든
연결된 영화들에 이르러 그 영화적인 재미가 정점에 오르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Judd Apatow가 보여준 여러 영화들은 늘 말하지만 갈 때까지 가버리고 여지를 두지 않습니다. 오히려 보는 이들로
하여금 '도대체 어떻게 수습하려고 이 지경까지 가는거야'라는 생각을 하게할 정도로 말이죠.
하지만 그 끝에서 말도 안되는 묘한 카타르시스를 이끌어냅니다. 모두가 넋을 놓고 설상가상의 순간을 받아들이고
체념하는 순간 그 극단의 끝에서 진실된 묘한 카타르시스를 끌어내죠.
그게 바로 Judd Apatow 사단의 힘이고, 동시에 제가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Sean Anders의 이 영화 [Sex Drive]는 Judd Apatow와는 아무 상관없습니다.
그냥 발랑발랑한 헐리웃 틴에이지 섹스 영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Judd 사단의 그 진솔함도 그닥 느껴지진 않습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이 영화도 로드 트립의 형식을 띄고 있어요.
여자와 자동차... 남성들이 멋대로 이어버린 마초 마인드와 여성에 대한 지배의식의 상징적 메타포들이 이 영화에선
아주 주요한 소재로 등장하게 됩니다. 69년산(69...?) GTO 말이죠.
과격하고 자기 멋대로인 69년산 GTO의 주인 렉스(제임스 말스덴!)의 동생인 이언(조쉬 주커맨)은 렌스(클락 듀크),
여성인 펠리시아(아만다 크루)와 단짝 친구입니다.
아직 동정도 떼지못한 이언은 착하지만 여성 앞에선 무척 소심한터라 존재감도 거의 없다시피한 그저 그런 학생이죠.
하지만 웹상에서 그는 미식축구부 주장에 터프한 운동을 거뜬히 소화하는 이른바...'얼터-에고'로 재탄생합니다.
그리고 미스 테이스티...라는 상당히 '핫'해보이는 여성을 채팅으로 거의 꼬득인 상태죠. 형의 애마인 69년산
GTO도 자기것인양 말해대면서 말입니다.
어느날 미스 테이스티가 그에게 8시간 거리인 녹스빌로 자신을 데리러 69년산 GTO를 몰고 와주면 '끝까지 가주겠다'
는 놀라자빠질 만한 소리를 하고 이에 이언과 렌스는 이언의 형 렉스가 집을 비운 틈을 타 GTO를 몰고 녹스빌로
향합니다. 물론 이 와중에 그들과 죽마고우인 펠리시아도 우연찮게 동행하게 되죠.
하지만 뻔하듯... 펠리시아와 렌스, 이언과의 사이가 묘하게 얽히게 됩니다. 이언은 진작부터 펠리시아를 좋아했고,
펠리시아는 렌스를 좋아하는 눈치였죠.
그리고 녹스빌로 가는 와중에 이들은 별의별 일을 다 겪게 됩니다. 아미쉬 교도들을 만나질 않나...
그러다 결국 녹스빌에서 이언은 미스 테이스티를 실제로 만나게 됩니다.
영화는 뻔한 수순을 향해 갑니다.
이언의 애정 라인이 어디에 꽂힐지 뻔한 것이고, 관객의 기대를 절대 저버리지 않는 이런 영화는 '뜻밖의 선택'
같은 걸 용납할 리가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아주 재밌습니다.
시도때도 없이 '무등급판'이라는 이유로 완전히 나체인 여성이 시퀀스와 아무 상관없이 프레임 안에 알몸인채로
나타나거나 자기들끼리 지나가곤 하는데 이 역시 '무등급판'임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어이가 없다구요?
네,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만 아예 이 영화 인트로에 감독과 각본가가 나와서 대놓고 얘길 합니다.
무등급판이니 여성의 가슴도 많이 나오고 성기도 볼 수 있다고.-_-;;;(남성의 거대한 성기)
이런 뻔한 화장실 유머가 도대체 뭐가 재밌냐고 생각하는 분은 아예 이 영화를 볼 생각을 마셔야 합니다.
이 영화엔 또 그런 유머를 뒤덮을 만한 설득력있는 한 방도 거의 없거든요.
하지만 이 영화에는 10대때 상대방에게 느낄 수 있는 설레임과 솔직한 순간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습니다.
비록 그 순간이 성적인 환타지로 가득하다고 할 지라도, 실제로 대부분의 남성들의 이 10대는 성적 환타지와
씨름하면서 보내는 것이 대부분이기도 하거든요.
마음 속에선 터질 듯한 성적욕구가 끓어오르지만 또 정작 겉으로는 당장의 성적인 상황에 당황하고 우물쭈물하는
그런 양면성이 고스란히 녹아들어있는게 10대의 모습이기도 하잖아요.
이런 영화를 보고나면 이제 한국 나이로 40줄에 들어선 입장에서... 저런 시절이 다신 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무척 씁쓸하다가, 이제 10대가 훌쩍 되어버린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떤 부모의 모습을 보여줘야할 지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젠장... 나이를 너무 먹었나봐요.
감독과 각본가가 처음부터 '무등급판'이라고 소개를 합니다...
물론 영화엔 저런 센서 처리는 절대 없습니다. 다 나와요.
정말 의외의 캐스팅은 바로 [X-Men/엑스멘]의 James Marsden이 완전 망가진 역으로 나온다는 겁니다.
이언...
하지만 웹에선 누구보다 멋진 쿨가이로...
이게 바로 문제의 69년산 GTO.
아주 괜찮더군요. 아만다 크루.
이 장면은... 직접 보셔야 해요. 죽음입니다.
아미쉬 교도와 랜스.
파티에서
이 여인에게 한 눈에 반한..
랜스.
영화와 완전 무관한 이런 장면이 아주 자주 등장합니다.
어허... 카트리나 보덴 등장.
*
이 영화엔 실제로 'Fall Out Boy'가 등장해서 라이브를 부릅니다.
알고보니 펠리시아 역의 아만다 크루가 'Fall Out Boy'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적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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