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어머님, 와이프와 함께 여주 동생이 묻힌 곳에 다녀왔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지내고 싶지만 동생의 마지막이 많이 힘들었기에 일상을 보낸다는게 쉽진 않다.
TV를 보고, 음악을 듣고 일상적인 대화를 하다가도 불현듯 동생의 힘들었을 모습이 생각나고 힘들어진다.
내까짓 것이 아무리 마음 아파해봐야 외롭게 고통을 겪었을 동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참... 힘들다.
무엇보다 퇴근길에 혼자 운전해서 집에 갈 때면 아무리 음악을 틀어놓고, 팟캐스트를 틀어놔도 마음이 진정이 되질 않는다.

동생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어머님모시고 동생이 묻힌 곳에 다녀왔다.

이제 더이상 동생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아직도 받아들이기 쉽지는 않다.
언제나처럼 많은 후회와 죄책만이 남는다.

이날은 동생이 묻힌 곳을 찾아가는 사진을 모두 찍었다.
동생이 살아 있을 때 정말 깊은 친분을 나눈 친구, 선배, 후배들에게 동생이 묻힌 위치를 알려줘야했기 때문이다.

꼼꼼하게 사진을 찍고,
그들에게 mail을 보냈다.

아마 명현이는 더이상 고통스럽지도, 외롭지 않을거야...라고 나 스스로를 위로한다.

편히 쉬어, 명현아.
종종 올께.
따뜻한 곳에서 편히 쉬어.

 

 

 

 

 

 

 

 

 

 

 

아들방에서 사용하고 있는 스피커는 Bose Companion 5 제품이다.
2008년 4월에 구입했으니... 초등학교 4학년때 구입해서 지금까지 잘 사용했다.
문제는 이 스피커가 작년부터 컨트롤 파츠가 제대로 작동안하는 문제가 간헐적으로 발생하다가 근래들어 부쩍... 증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시작했다는거다.

아들은 새로운 스피커로 교체해달라는 말은 안하고 종종 스피커가 속을 좀 썩인다고만 말을 했다.
어지간하면 그냥 더 써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내가 봐도 아들이 스피커때문에 좀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더라.
그래서 새로운 스피커를 구입해주려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날 아침 어느 페친분이 생일선물로 부모님께 받은 블루투스 스피커를 올렸길래 이번엔 그냥 블루투스 스피커로 바꿔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이 어차피... CD를 구입하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의 음악을 애플뮤직(Apple Music / 우린 패밀리 계정 결제)으로 듣거나 아님 내가 추천해주는 음악을 아이폰에 넣어 듣기 때문에 블루투스 스피커를 이용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블루투스 스피커 중 몇몇 제품을 좀 고민했는데...
아들의 헤드폰도 Bowers & Wilkins P7이고 개인적으로 B&W를 좋아함에도 B&W 제플린은 이상하게 땡기질 않더라.
청음도 몇 번 해봤는데도 말이지.
Bose의 제품은 아들이 지금껏 사용하던 스피커가 Bose C5였으니 패스.ㅎ
그렇게 따지다보니 당연하게도... JBL의 Authentics L8, L16, 그리고 Naim Audio의 Mu-So... 이렇게 남더라.
뱅앤올룹슨은 그닥 선호하는 브랜드가 아니므로 그냥 패스.

JBL의 Authentics L16은 나도 탐이 날 정도로 괜찮은 스펙을 갖추고 있고, 3-way에 300W, 그리고 옵티컬 input, phono(턴테이블) input까지 갖추고 있고 블루투스는 물론이고 에어플레이(와이파이), DLNA 지원도 모두 잘 갖추고 있어 구매 대상 1순위었지만, 일단... 아직 고등학생인 아들에겐 좀 과하다는 생각도 들었고(이런건 자신이 나중에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지), L16의 크기가 무지막지한 터라 도무지 PC스피커 기능까지는 커버할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L16보다 저렴하고 사이즈도 더 작은 L8로 결정했다.

L8은 대부분의 기능은 L16과 동일하나 2-way 유닛에 phono 단자가 없다는 차이가 있다.
L16의 분명히 음질 차이가 있으나 가격대비 성능을 따지면 결코 빠지지 않는 블루투스/와이파이 스피커.

마지막으로 고민한 Naim Audio (네임 오디오)의 Mu-So(뮤조)는 일단 200만원이라는 무지막지한 가격에 비해 실제 청음을 해보니 에어플레이는 몰라도 블루투스 사운드가 너무 기대 이하여서 깨끗하게 포기할 수 있었다.

 

 

 

 

JBL Authentics L8 박스.
박스도 예쁘네.ㅎ
이 제품을 아침에 온라인으로 구입하고 오후에 강남 매장까지 직접 가서 받아왔다.-_-;;;
토요일엔 가급적 외출을 안하고, 특히 토요일 강남은 내가 절대로 갈 일이 없을 정도로 피하는 곳인데... 이 제품을 받으러 엄청난 교통체증을 뚫고 다녀왔다.-_-;;;
오전에 결제한 보람도 있었다.
최저가를 검색했는데 이상하게 동일 업체가 각기 다른 쇼핑몰에 올린 가격 차이가 꽤 나길래 이건 무슨 이유지...?하고 궁금해했는데 제품을 수령하러 매장을 방문하자 물건을 챙겨주시는 사장님께서 아주 난감한 표정으로... '운이 정말 좋으세요. 직원 실수로 가격을 잘못 올렸더라구요'라고 말씀하시더라.
어쩐지... 가격이 좀 이상하다 싶었다. 똑같은 업체가 올린 제품이 그렇게 가격차이가 날 리가 없거든.
만약 업체 사장님께서 '이 가격에는 판매가 곤란하고 저희 실수였으니 취소하고 다시 결제하라'고 하셨으면 당연 그리 했을텐데 사장님께서 그냥 좀 난감해하시면서 취소나 재구매에 대해선 언급을 안하시더라.
그래서... 감사히 받아왔다.-_-;;;
구매 업체 사장님께는 좀 죄송하지만 우리로선... 운이 좋았던거지.
(우리가 제품을 구입한 이후로 그 직원 실수로 올린 판매글은 없어져버렸다)

 

 

 

 

 

 

 

 

아... 예쁘더라.
외관이 피아노 마감재.
상당히 고급스럽다. 물론 상위버전인 L16의 경우 엄청 고급스러운 우드하우징을 뽐내지만 L8도 대단히... 고급스럽다.
전면과 측면을 감싸고 있는 독특한 그릴은 JBL의 명기 Century L100에서 모티브를 따온 Presion Cut Foam (프레시온 컷 폼)으로 현대적이면서도 고전적인 세련미를 담아내고 있다.
컬러도 추가 구매할 수 있는 퍼플, 옐로우, 레드 컬러를 구입할 수 있다.

 

 

 

 

 

 

 

 

상부의 좌측은 소스 선택, 우측은 볼륨 휠이며 가운데를 열면 Aux 단자, 애플 USB 단자, 일반 USB 단자가 마련되어 있다.
하단부엔 옵티컬 연결부, 전원부등이 마련되어 있고.

 

 

 

 

 

 

 

 

그릴을 벗겨낸 모습.
2-way 시스템.

 

 

 

 

 

 

 

 

아들 책상에 일단... 설치.
진짜 모양이 괴상하다. 단순히 음악 재생용이라면 굳이 책상에 올릴 이유가 없으나 pc와 optical 연결을 하여 pc-speaker로서도 사용해야하기에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일단... 설치를 했다.
L8의 크기가 만만치 않아 모니터도 아래 받침대를 임시로 받치고 위로 올렸다.-_-;;;
안그래도 3~4월 중에 아들 책상을 직접 만들어주려고 하고 있는데 JBL L8과 모니터를 효과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책상이 되도록 디자인을 고려해야할 것 같다. 아... 이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마감이... 기가막히다.

 

 

 

 

 

 

 

 

상부 가운데 커버를 누르면 이렇게... 개방시킬 수 있다.
aux 단자, usb 입력부 2개.

 

 

 

 

 

 

 

 

L8은 리모콘이 제공되지 않는다. (사실 필요하지도 않다)

 

 

 

 

 

 

 

 

고전적인 느낌까지 전해주는 Presion Cut Foam 그릴.
다시 말하지만 레드, 퍼플, 옐로우 컬러의 그릴도 추가 구매할 수 있다.

 

 

 

 

 

 

 

 

고전적인 느낌까지 전해주는 Presion Cut Foam 그릴.
다시 말하지만 레드, 퍼플, 옐로우 컬러의 그릴도 추가 구매할 수 있다.

 

 

 

 

 

 

 

 

JBL 전용 앱인 JBL Music을 통해서 대부분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이런저런 앱설치나 설정이 귀찮으면 그냥 블루투스로 들어도 된다..

 

 

 

 

 

 

 

 

다만...

 

 

 

 

 

 

 

 

들어보니 당연한 소리이겠지만 블루투스와 와이파이(에어플레이) 재생은 확실히 음질의 차이가 있다.
와이파이 재생이 블루투스 재생보다 명료하고 부드러운 음색을 들려준다.

 

 

 

 

 

 

 

 

뭣보다 아들이 정말... 좋아하니 다행.




*
사운드는 와이파이로 설정해서 듣거나 PC의 spdif 기능을 통해 옵티컬 연결해서 들으면 상당히 만족스러운 소리를 들려준다.
물론... 사운드바의 특성상 내 방에서 사용하는 Focal XS 2.1 정도의 사운드는 나오지 않는다.(사실 늘 얘기하지만 Focal XS 2.1은 정말... 잘 나온 PC스피커다)
그렇더라도 아들이 이전까지 사용하던 Bose Companion 5 (C5)의 무언가 둔탁한 느낌의 소리에 비해선 확연히 명료하고 섬세한 소리를 들려준다.

구매를 고민하는 분이 계시다면 주저없이 지르셔도 된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

 

 

 

 

 

 

 

 

 

 

 


Google Cultural Institute /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

 


https://www.google.com/culturalinstitute/home

애플이 잘 빠진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최적의 온라인 생태계를 구축했다면,
구글은 대중이 오프라인에서 즐길 수 있는 모든 것을 포터블 디바이스에 구현해내려고 하는 듯 하다.
해외 여행가면 놀라운 만족을 주는 구글어스는 물론이고
프라이버시 문제로 곤욕을 치뤘지만 대중들에게 충분히 회자되었던 구글 글라스도 그렇지.

작년 5월인가? 구글은 포터블 디바이스에서 각양각색의 전시 정보, 박물관 정보, 유적지 및 다양한 아트 프로젝트를
네트워크를 통해 '진열'하기 시작했다. 그 서비스가 우리가 알고 있는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 (Google Cultural Institute)'다.
난 그동안 이 서비스를 거의 이용하지 않았다.
직접적인 시각 체험이 중요한 전시, 공연을 모바일 또는 웹을 통해 본다는게 그닥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난 시대에 뒤떨어진 구닥다리가 되어가고 있나보다.
난 지금도 영화는 아주 큰 화면으로, 빵빵한 사운드 시스템으로 봐야하며,
사진은 가급적 큰 이미지로 찍거나 봐야하고,
전시는 직접 가서 보고,
공연도 영상이 아닌 직접 경험하는 것이 진짜라고 믿는, 구닥다리다.
(물론 그럼에도 공연 영상은 열심히 유투브와 피치포크TV등을 뒤진다)

하지만...
내가 그런 구닥다리 꼰대라고 할 지라도 구글이 손 안에 구현해내려는 이 작은 전시/공연장을 즐기고 있노라면,
생각보다 시간이 매우 잘 간다. 지루할 틈이 없다는거지.
비록 난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 페이지를 그 조마한 모바일 디바이스로 보지 않고 철저히 pc 환경에서 보고 있지만,
박물관을 뒤져보고, 전시를 보고, 공연 맛보기를 본다든지, 해외 유명 유적지의 정보와 사진을 감상하다보면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하게 되더라.

살면서 우리가 사진이나 기사로 접한 유적지, 박물관, 전시장, 공연을 과연 얼마나 경험할 수 있을까?
그저 우리에겐 웹상의 사진 한장, 기사 한줄로 박제화되어 로망이 되어버린 장소 혹은 공연/전시등을
하나의 거대하고 생동감있는 관계형 아카이브에 가깝게 풀어내어가는
구글의 이 야심찬 프로젝트를 즐긴다는 것은 충분히 즐겁긴 하더라.

물론... 그만큼 내가 보고 있는 곳에 실제로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렬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ㅎ

 

 

 

 

 

 

 

 

 

 

 

 

 

 

 

 

 

Made in Japan 섹션.

 

 

 

 

 

 

 

 

 

 

 

 

 

 

 

 

 

 

 

 

 

 

 

 

 

 

 

 

 

 

 

 

 

 

 

유적지 대탐험.ㅎ

 

 

 

 

 

 

 

Black History and Culture

 

 

 

 

 

 

 

 

 

 

 

 

 

전시관을 이렇게... 거닐 수도 있다.

 

 

 

 

 

 

 

고해상도의 작품 이미지와 함께.
기가픽셀로 작업되어 말도 안되는 해상도를 보여주는 이미지들도 있다.


 

 

 

 

 

 

 

 

 

 

 

 

 

 

 

 

 

 

 

컬렉션. 상당히 방대한 편.

 

 

 

 

 

 

 

 

영국 박물관 (대영 박물관)이 온라인 전시되어있다.
이미지는 기가픽셀.
해상도가 상당하다.

 

 

 

 

 

 

 

 

개인적으로 하기야끼에 관심이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로 구워 잘 깨지는 편이기도 한 하기야끼.
도조가 조선 사기장인 이작광과 그의 동생 이경이다.
이건 일본에서도 부인하지 않는다.

 

 

 

 

 

 

 

 

 

 

 

 

 

 

보는 내내 눈이 즐겁긴 하더라.

 

 

 

 

 

 

 

 

 

 

 


Part 1 보기


워낙 전시 자체가 인상적이어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영상작업도 상당히 많은데 온전히 전시를 감상하려면 3시간 정도는 걸릴 것 같다.
우린 어머님 힘드실까봐 2시간 가량 봤는데 다시 와서 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양판희>에 대한 메모, 2015.
이 3채널 영상작업은 눈을 뗄 수가 없다.
그의 작품에는 파리 코뮌과 문화대혁명이 남아공의 혁명적 기치와 함께 맞물려 표현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인터내셔널 찬가를 배경으로 파리 코뮌 당시의 신문, 중국 지도, 책 위에 수묵으로 그려져 움직이는 꽃과 새의 이미지들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위 영상에 등장하는 퍼포머는 다다 마실로.

 

 

 

 

 

 

 

 

 

 

 

 

 

 

이 영상은 꼭 보시길.

 

 

 

 

 

 

 

 

곳곳에 설치된 그의 부조.

 

 

 

 

 

 

 

<그림자 행렬>, 1999

 

 

 

 

 

 

 

 

 

 

 

 

 

 

 

 

 

 

 

 

 

 

 

 

 

 

 

 

 

윌리엄 켄트리지는 부동산 개발업자인 백인 부호 소호 엑스타인과 그의 부인, 그리고 그의 부인의 연인 펠릭스를 소재로 연작을 발표했다.
그를 스타덤에 올리다시피 한 이 인상적인 연작에선 떠나간 부인으로 상심에 빠진 쓸쓸한 소호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작품을 보다보면 소호와 펠릭스는 작가 자신의 페르소나라는 확신이 든다.
소호와 펠릭스는 부인을 사랑했다는 점 외엔 일말의 공통점이 없음에도 윌리엄 켄트리지는 두 페르소나의 각기 다른 고뇌를 결코 한쪽으로 치우쳐 표현하지 않았다.(적어도 난 그렇게 느꼈다)
줄기차게 등장하는 펠릭스에 대한 그림들을 보면서, 그리고 소호의 쓸쓸한 뒷모습을 보면서 난 이 두 페르소나의 모습이 백인 지식인으로 자신이 원하든 원치않든, 사회적 부조리에서 주변인이 되어버린 윌리엄 켄트리지의 주변인적 모습이 반영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특히 아래 다시 소개하는 영상작업에서 그는 이렇게 주변인적인 자신의 모습에 대한 죄책감과 번민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그의 작업엔 그가 살던 남아공 실제 거리의 모습들이 자주 등장한다.
단순히 회화 작업뿐 아니라 영상 작업에도 고스란히 다시 등장하곤 한다.


 

 

 

 

 

 

 

 

 

 

 

 

저 앞에 보이는 영상작업은 4개의 작품을 상영하는데 모두 보는데 약 40분 가량 소요된다.
하지만 꼭 보시라.
결코 지루하거나 난해하다고 생각되지 않을 거라 확신한다.
그리고 위에 언급했듯, 윌리엄 켄트리지가 백인 지식인이면서 억압받는 흑인들을 위해 지식인의 양심을 표현하면서 느낀 스스로에 대한 이중적 고뇌와 죄책감도 그대로 드러나는 작품들이 있다.

 

 

 

 

 

 

 

 

 

 

 

 

 

 

이 놀라운 작품들을 영상으로 간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싶다.

 

 

 

 

 

 

 

 

 

 

 

 

 

이 작품은 애처롭고 쓸쓸하기까지 하다.

 

 

 

 

 

 

 

다시 말하지만 내게 소호와 펠릭스는 전혀 다른 입장의 두 인물이면서 동시에 윌리엄 켄트리지의 심정을 대변하는 페르소나라는 생각이 든다.



 

 

 

 

 

 

 

 

 

 

 

<요하네스버그, 파리 다음 두번째 위대한 도시>를 위한 드로잉.


 

 

 

 

 

<망명 중인 펠릭스>를 위한 드로잉.

 

 

 

 

 

 

기념비 제막식.

 

 

 

 

 

 

 

기념비 제막식.

 

 

 

 

 

 

 

 

<다른 얼굴들>을 위한 드로잉.
분쟁과 상처로 인해 황폐화된 심리가 반영된 풍경의 모습.

 

 

 

 

 

 

<망명 중인 펠릭스>를 위한 드로잉.

 

 

 

 

 

 

 

<입체경>을 위한 드로잉.
영상작업에서도 만날 수 있었던.

 

 

 

 

 

 

 

 

 

 

 

 

 

아파르트헤이트 체제는 종말을 고했으나 남겨진 남아공에는 아직도 치유되지 못한 상흔들이 존재한다.
거칠면서도 서글픈 감정을 전달해주는 이 작품들은 그러한 아픔을 그대로 전해준다.


 

 

 

 

 

블랙박스/샹브르 느와 (Black box / Chambre Noire)

 

 

<블랙박스/샹브르 느와> 영상 (youtube)

<블랙박스>는 남아공이 아닌 남서 아프리카 독일령 나마비아에서 1904년~1907년 사이에 일어난 헤레로 대학살 사건을 다룬 작품.
이 소규모 극장 형태의 공연은 하루에 두번 정도로 공연상영이 제한되어 있다.
다행히 우리는 공연 도중이라도 볼 수 있었는데 키네틱 조각과 드로잉, 매핑 프로젝트, 음악, 기계장치의 유기적인 조합이 비극적인 역사적 사실을 매우 압도적인 느낌으로 표현하더라.
꼭 보시길 권함.

 

 

 

 

 

 

 

 

 

 

 

 

 

 

 

 

 

 

 

 

 

 

 

 

 

 

 

 

그리고...

 

역시 정말 인상적인 '간접 독서'.
플립북 형태의 구현방식을 영상으로 작업한.



 

 

 

 

음악은... 'Sophisticated Lady'가 흘러나오더라.
윌리엄 켄트리지의 작품에 흘러나오는 음악은 오페라, 클래식, 현대음악, 남아공 전통음악, 재즈까지... 그 스펙트럼이 보통이 아니었다.
음악과 음악의 흐름이 연결되어 정서적으로 상당한 폭발력을 전해주는 덕분에 전시를 다 보고 나온 뒤에도 그 선율들이 머릿 속에 계속 맴돌았다.

 

 

 

 

 

 

 

 

 

 

 

 

 

 

 

 

 

 

 

 

이제 고작 2016년의 2월이라 이렇게 단언하기 섵부른 느낌이 있지만,


 

 

 

 

 

이 전시는 내게 올해 최고의 전시로 기억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엄청나게 다양한 작품의 스펙트럼에 일관되게 관통하고 있는 윌리엄 켄트리지의 고뇌와 번민, 끊임없는 성찰이 이렇게 명확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이 뭉클하기까지 하다.

 

 

 

 

 

 

꼭 보시길.

 

 

 

 

 

 

 

전시 관람을 좋아하시는 어머님께서도 정말... 만족스럽게 보신 것 같아 다행이었다.

 

 

 

Part 1 보기

 

 

 

 

 

 

 

 

광화문 스시효에서 식사를 한 후,
인근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으로 와서 전시를 봤다.
어머님도 좀 소화를 시킬 필요가 있어 천천히 걸으면서 보시기로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오픈 당시 한번 왔으니 이번이 두번째 방문.
오픈 초기의 전시에 상당히 실망을 했었는데 이번에 윌리엄 켄트리지의 전시가 있다고 해서 방문했다.

 

 

 

 

 

 

 

 

 

 

 

 

 

 

 

윌리엄 켄트리지 : 주변적 고찰.
William Kentridge : Peripheral Thinking.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기 전, 윌리엄 켄트리지의 부조 작품을 보고,
이 스터드 뒷쪽에 설치된 율리어스 포프 (Julius Popp)의 설치작업을 본 후 내려갔다.

 

 

 

 

 

 

 

 

 

 

 

 

 

 

 

율리어스 포프의 설치 작업.

 

 

 

 

 

 

 

대한항공의 박스 프로젝트란다.
모르겠다.
우리나라 미술계도 대부분의 스폰서쉽은 죄다 대기업 차지.

 

 

 

 

 

 

 

와이프는 친구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었다.

 

 

 

 

 

 

 

율리어스 포프의 설치작업에 대해선 그닥 할 말이 없고.
우린 바로 윌리엄 켄트리지의 전시를 보기 시작.

 

 

 

 

 

 

 

도슨트 프로그램.
우리는 그냥 우리끼리 천천히 관람했다.

 

 

 

 

 

 

 

윌리엄 켄트리지.
격변의 남아프리카 공화국 1960~80년대.
켄트리지는 유복한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인권변호사인 부모님의 정치적 자양분을 흡수하여 남아공의 인종차별주의에 비판적 철학을 공고히 하게 되었다.
그의 작품 스펙트럼은 드로잉, 설치작업, 영상작업, 조각등 매우 폭넓은데 놀랍게도 그 작품들이 모두 하나의 테제로 일관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 또래의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교과서 페이지마다 그림을 그려 움직이는 플립북 애니메이션을 구현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켄트리지의 이 작업들도 그와 유사하다.

 

 

 

 

 

 

 

그 퀄리티와 사유의 표현 방식이 놀라울 뿐이지.

 

 

 

 

 

 

이 책을 와이프는 참 갖고 싶어하더라

 

 

 

 

 

 

 

 

 

 

 

 

 

 

 

 

 

 

 

 

 

 

 

 

 

 

 

 

 

윌리엄 켄트리지는 아파르트헤이트 체제를 부정하고 비판했지만 그 자신이 백인 특권층이라는 현실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나보다.
그가 느낀 주변인으로서의 고뇌와 성찰은 그의 작업들에서 고스란히 느껴진다.

 

 

 

 

 

 

 

 

 

 

 

 

 

목탄을 주로 이용한 놀라운 회화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공간.

 

 

 

 

 

 

 

말의 코.

 

 

 

 

 

 

 

 

운명으로부터 달아다는 사람.

 

 

 

 

 

 

 

 

 

 

 

 

 

 

예술가를 석방하라.
거대한 축음기를 통해 노래하는 민가가 들리는 듯 하다.

 

 

 

 

 

 

거꾸로 매달린 자전거 휠에 연결된 확성기.
소수의 백인 자본이 다수의 흑인을 착취하는 도치된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
그리고 도치된 위치의 자전거 휠을 돌려 운동을 선동하는 확성기.
의미가 명확하다.
그리고 이 회화 속 자전거 휠과 확성기는 설치작업으로도 구현되어있다.

 

 

 

 

 

 

 

 

<시간의 거부>

 

 

 

 

 

 

 

 

그림 속에 보이는 퍼포머는 바로 '다다 마실로(Dada Masilo)'

 

 

 

 

 

 

 

 

 

 

 

 

 

 

그의 회화에 등장하던 구조물은 설치 작업으로도 구현되어있다.


 

 

 

 

 

3각 트라이포드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자전거 기어와 휠.
소수의 백인 자본이 다수의 흑인을 착취하는 도치된 사회구조를 반영한 듯 한 느낌.
그리고 그 자전거 휠에 연결된 확성기.
끊임없이 휠을 돌려 확성기를 통해 흑인 사회의 결집과 운동을 주장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Cast Out Fear.

 

 

 

 

 

 

 

두려움을 쫓아내라.
대학에서 정치학과 역사학을 공부한 켄트리지는 연극을 공부한 후 극단에서 포스터 제작과 무대 미술을 도맡곤 했단다.
그러다 중국에 방문하여 '양판희'라는 혁명적 프로파간더 연극에 깊이 매료되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에는 인터내셔널 찬가를 배경으로 파리 코뮌 당시의 신문, 포스터, 한자 주해등의 책 위로 수묵화가 펼쳐지곤 한다.

 

 

 

 

 

 

놀랍지 않은가.
보는 이에게 이토록 강렬한 에너지를 전달해주는 그림을 발견한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Part 2에서 계속

 

 

 

 

 

 

 

 

 


월요일.
출근해서 일을 하면 괜찮을 줄 알았다.
하지만... 집에선 어머님 앞이라 참아왔던 감정이 회사에서 터져 버렸다.
결국 점심시간 이후에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화요일엔 동생의 금융조회, 휴대폰 패턴 해제, 통신사 통화기록 조회등등을 하며 하루를 보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명현이가 떠나기 전의 여러 상황등을 어느 정도 혼자... 알게 되었다.
명현이가 얼마나 여리고, 착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힘들고 아팠는지를 하나하나 알게 되었다.
형으로서 너무나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다.

화요일이 되어서야 동생 휴대폰 잠금해제를 한 뒤, 평소에 명현이가 정말 친하게 지냈던 친구, 선후배와 연락을 하게 되었고 그들과 함께... 울었다.
그리고 명현이가 다른 세상으로 떠난 사실을 알고 난 후 명현이 휴대폰으로 길고 긴 글들을 남겨준 따뜻한 이들의 카톡 메시지등을 봤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정말 힘들더라.

수요일에도 도무지 회사에 나갈 자신이 없었다.
상심에 빠져 계신 어머님을 모시고 어디든 나가고 싶었다.
명현이에게 가고 싶었으나 명현이가 묻혀 있는 곳을 가면 닥쳐올 감정의 무게를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무작정 어머님 모시고 나왔다.
과연 전시는 과연 볼 수 있을까...싶은 생각을 했지만 겉으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전시를 보겠다는 핑계로.
그리고 점심은 어머님 좋아하시는 청진옥에서 해장국사드릴 생각으로.

그런데...
양화대교 건널 때 쯤 되니 어머님 좋아하시는 스시를 사드리고 싶어졌다.
그래서 어머님께 스시효 가시죠...라고 말씀드렸더니 비싸다고 싫다하시더라.
하지만 이미 내 맘은 굳어진 상태라 와이프가 바로 전화걸어 예약하고 행선지를 광화문 스시효로 틀었다.

 

 

 

결과적으로 정말... 잘 왔다.
요즘 통 식사를 못하시던 어머님께서 그나마 이곳에선 좀 드셨다.
우동만 남기셨을 뿐.

 

 

 

 

 

 

 

 

스시효. (sushihyo)
안효주 선생님의 스시야.
오랜만이다... 정말...
광화문점은 두번째.

 

 

 

 

 

 

 

 

오픈은 오전 11시 40분.
우린 오픈 시간되자마자 들어감.

 

 

 

 

 

 

 

 

예약을 늦게 하는 바람에 main 홀도 아니고. 안쪽 홀.
뭐 어때.

 

 

 

 

 

 

 

 

내... 늘 절감해왔지만 와이프는 진심 아름답고 착한 사람이다.

 

 

 

 

 

 

 

요즘 식사도 잘 못하시고...
그래도 정말 좋아하시는 스시집에 오셔서 그나마 좀 드셨다.
보람이 있더라.

 

 

 

 

 

 

 

 

 

 

 

 

 

 

 

 

 

 

 

 

 

 

지라시 정식을 먹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오랜만이니 그냥 스시A 코스로.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인 전채.

 

 

 

 

 

 

 

 

첫번째 스시 플레이트.
반갑구나, 스시야.

 

 

 

 

 

 

 

 

참치뱃살, 아부리한 가리비, 성게알...등등.
뭐 말이 필요할까.
맛의 질이 완전히 상향평준화되어있는 곳.
다만 성게알은 입에서 터지는 맛이라기보단 지나치게 부드러운 맛이란 생각이 들더라.
내가 뭘 몰라서 하는 소리.

 

 

 

 

 

 

 

 

기가막힌 맑은 국.
아... 이거 정말 좋더라.
질좋은 굴, 드릎, 송이버섯에 유자청.
코끝이 기분좋게 킁킁...거리게 되는 기가막힌 향.

 

 

 

 

 

 

 

계절요리로 나온 '삼치구이'.
내... 많은 생선요리를 먹어봤지만,
스시효의 삼치구이 레벨은 보통이 아니다.
이렇게 기름지고 쫀득하면서 부드러운 삼치구이라니.
놀라운 맛이다.

 

 

 

 

 

 

 

 

그리고 일종의 셔벗 역할을 하는 초회.
롯뽄기의 아카사카 탄테이에서 먹었던 그것과 비슷하게 상큼한 맛.

 

 

 

 

 

 

 

 

그리고 두번째 플레이트.

 

 

 

 

 

 

 

 

저... 왼쪽의 갑오징어.
두툼하면서 저렇게 크리미하기까지한 갑오징어라니.-_-;;;
이곳의 장어스시야 뭐 그 부드럽고 감칠맛을 잘 알고 있지만... 저 전복.
질좋은 소금이 올려진 저 기가막힌 전복...
폭신폭신하면서도 탱탱하다.

 

 

 

 

 

 

 

 

그리고 제첩으로 맛을 낸 미소.
뭐... 기가막히지.

 

 

 

 

 

 

 

그리고...
가츠오부시향이 장난이 아닌,
면의 식감이 상당했던 아주 만족스러운 우동.

 

 

 

 

 

 

 

 

클리어.

 

 

 

 

 

 

 

 

마지막으로 아주... 땡기는 맛이 일품인, 뒷맛이 깔끔한 아이스크림.

 

 

잘 먹고 나왔다.
어머님께서도 정말 간만에 맛있게 드시더라.

 

 

 

 

 

 

 

 

 



내 큰동생 명현이가 세상을 떠났다.
2월 5일 오전 동생 집에서 어머님에 의해 발견.
사망추정시간은 1월 30일경.
73년생. 우리 나이로 44.

1월 29일 어머님과의 통화를 마지막으로 더이상 연락이 되질 않자 어머님께서 불안한 마음에 천안으로 내려가셨다 싸늘한 주검이 되어있는 동생을 발견하셨다.
어머님의 충격이야 뭐라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회사를 조퇴하고 부랴부랴 와이프와 천안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이미 자신의 병을 알고 삶을 포기한 동생의 아픈 흔적을 봤다.
그러면서도 내색 한번 안하고 동생은 식구들과 통화를 해왔다.
회사는 이미 11월에 그만 두었다는데 자꾸만 얼굴이 검게 변하고 말라가는 탓에 사장도 더이상 잡을 수 없었단다.

가슴이 미어진다.
1월 29일 어머님과의 통화에서 모든 힘을 짜내어 아무렇지도 않은 듯 통화하고 숨진 것 같다.
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난 단 한번도 동생에게 따뜻한 형이었던 적이 없다.
정이 필요한 동생에게 난 너무 감상적이라며 나무라는 소리나 하고,
술에 취해 내게 전화를 걸면 '정신들면 다시 통화하자'고 얘기했다.
나이가 들수록 자꾸 혼자 사는 동생이 신경쓰여 종종 전화를 내가 먼저 하곤 했지만 그것 뿐이었다.

한번도 동생의 집을 찾아가 동생과 술 한잔 기울이지 못했다.
동생의 고민 한번 흔쾌히 들어준 적도 없다.
그저... 마음 뿐이었다.

동생을 보낸지 열흘.
벌써 난 일상을 찾아간다.
하지만...
문득문득 밀려오는 감정은 정말... 힘들다.

지금 춥지 않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담배라도 한대 물고 생각에 잠기면 어김없이 동생의 힘겨운 모습이 상상되어 미칠 것 같다.


종교를 믿지 않지만,
지금 심정으론 정말 저세상이란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꼭 다시 만나고 싶으니까.

편히 쉬어, 명현아.
다음에 만나면 내... 형 노릇 제대로 할께.
고통없는 곳에서 편히 쉬어.
미안하다. 정말.


 

 

 

 

 

 

 

 

 

 

 

 

 

 

 

 

 

 

 

 

Urban Flora (EP 2015)

-

Alina Baraz & Galimatias

  

 

LA 출신의 알리나 배러즈(Alina Baraz)와 덴마크 출신의 갈리마티아스(Galimatias)

두 선남선녀의 일렉트로닉 계열의 음반.

흐느적거리는, 트랜드에 딱 맞으면서도 소울 충만한 알리나 배러즈의 보이스와

단아하면서도 몽롱한 듯한 갈리마티아스의 편곡이 매력적인 음반.

 

 

 

 

 

 

show me

 

 

 

 

 

 

'Fantasy'

 

 

 

 

 

 

'Maybe'

 

 

 

 

 

 

'Make You Feel'

 

 

 

 

 

 

'Unfold'

 

 

 

 

 

 

Alina Baraz

https://www.facebook.com/alinabaraz

 

 

 

 

 

 Galimatias

https://www.facebook.com/galimatiasmusic

 

 

 

 

 

 

 

 

 

올해의 기대작 중 하나인 톰 클랜시 더 디비전 (Tom Clancy's The Division)이 3월 8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1.29~1.31 3일간 closed Beta를 진행했습니다.

PS4, XBOX ONE은 28일부터 시작했구요.

PC판 베타는 한국시간으로 2월 1일 밤 9시 정도면 종료가 될 것 같습니다. 3월 8일 정발을 기다려야하는거죠.

 

저는 아직 예판구매를 하지 않아 G2A에서 베타키를 구입하여 즐겼습니다.

베타키는 우리 돈으로 1,600원 정도였구요.

저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게임이라 플레이를 좀 해봤지만 저보다는 아들이 더 많이 플레이했어요.

 

정식판 예약구매는

http://store.steampowered.com/app/365590/

이곳에서 하심 됩니다.

 

 

 

 

베타는 정말 칼같이 1.29(금) 오후 9시부터 시작됐습니다.

9시부터 한다더니 정말 9시 넘으니까 접속이 되더라구요.

물론 게임파일은 그 이전에 프리로드해놓은 상태였습니다. 베타 파일 크기는 약 27GB 정도로 무척 큰 편이었구요.

그래도 프리로드할 때 다운로드 속도는 무척... 잘 나오더군요.

 

 

 

 

 

 

 

캐릭터 얼굴등을 커스터마이징하는 기능도 베타에선 잠겨있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제공되는 얼굴 중 하나를 선택해야했네요.

제 경우는 위 이미지가 가장 기본적인 상태에요. 옷차림, 무기등등... 무기는 Police M4와 다른 서브머쉰건 하나를 더 기본으로 주더군요.

권총의 탄약은 무제한이고.

 

베타 버전이라 갈 수 있는 구역도 매우 한정적이고 메인미션은 하나 뿐입니다.

서브 미션의 경우도 그닥 많이 오픈되지 않아서 대충 뛰면서 레벨업시키면 자연스럽게 다크존 (Dark Zone)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다크 존 이야기는 아래에 하기로 하구요.

 

 

 

 

 

 

 

 

그래픽은 오픈월드 게임치곤 매우 훌륭합니다.

옵션을 울트라 옵션으로 돌렸음에도 프레임은 51~60을 꾸준히 뽑아줘요.(GTX 970)

프레임 드랍이 정말 적습니다.

GTX 760의 경우 하이 옵으로 역시 프레임 드랍 전혀 없습니다.

 

 

 

 

 

 

 

 

오픈월드의 경우 도심의 그래픽이 매우 훵한 느낌이 강한 편입니다만 더 디비전은 오밀조밀 디자인이 아주 잘 되어있습니다.

절망적인 시대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지기도 해요.

물론... 2014년 E3에서 공개된 그 말도 안되는 그래픽 수준은 아니지만 충분히 훌륭합니다.

 

 

 

 

 

 

 

 

 

 

 

 

 

 

 

절망적인 분위기가 잘 살아있어요.

도로 곳곳에 전염병으로 쓰러져 사망한 사람들...

제대로 걷지 못하고 주저앉아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약탈하는 갱들.

정말... 절망적입니다.

 

 

 

 

 

 

 

 

 

 

 

 

 

 

 

 

 

 

 

 

 

 

 

 

 

 

 

 

 

 

 

 

 

 

 

 

Missing Persons...

 

 

 

 

 

 

 

 

더 디비전은 TPS를 기반으로 한 오픈월드 액션 게임입니다만 RPG의 요소가 상당히 많습니다.

베타에선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개인 능력치를 특화시키는 Perks도 존재하더군요.

무기, 방어구등을 모두 파츠 획득을 통해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건 당연하구요.

 

 

 

 

 

 

 

 

파츠등은 미션을 수행하거나 갱들을 해치워 얻기도 하고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무기 스킨의 경우 길거리를 다니다보면 스캔이 되는 시민들이 있는데요.

그들에게 음료나 먹을 것을 제공하면 무기 스킨을 주기도 합니다.

물론 무기스킨말고 모자, 머플러, 옷등을 주는 경우도 많아요.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복장의 경우 베타버전에선 서브 미션을 수행하다보면 들어가게 되는 건물의 옷장 또는 자물쇠를 열고 들어가는 방등에서 획득할 수 있습니다.

정식판은 모르겠는데 베타버전에서 복장만 따로 판매하는 곳은 없더라구요.

물론 방어구는 판매합니다.

 

 

 

 

 

 

 

 

미션을 온라인 플레이어와 함께 수행할 수 있습니다.

Automatch를 누르면 파티가 구성됩니다.

 

 

 

 

 

 

 

 

그래서 이렇게 같이 다니는거죠.

 

 

 

 

 

 

 

 

난이도 Hard로 해놓으면 적들의 체력과 공격력이 장난이 아니어서 무작정 돌격하다간 바로 뻗어버리기 십상입니다.

파티 구성원에 최소한 힐러 한명은 있어야 수월하더군요.

힐러가 아니어도 전투불능이 된 팀원은 근처로 가서 회복시켜줄 수 있습니다.

최소 체력이 회복되므로 그 뒤에 체력회복은 힐러가 해줘야해요.

 

 

 

 

 

 

 

 

이제 할 거 다 했으면 다크존으로 입성합니다.

다크존(Dark Zone)은 PvP존입니다.

일종의 파밍 지역이라고 보시면 되구요. 단순히 PvP가 아니라 다양한 NPC 적들도 존재합니다.

NPC라고 우습게 보고 마냥 돌진하다간 바닥을 기어다니며 다른 플레이어의 구조를 기다리는 처지가 되기 십상이니 팀플레이가 매우매우 중요합니다.

실제로 혼자서 문을 열고 들어가는 거리에서 맞닥뜨린 NPC들은 고개만 내밀어도 체력의 2/3를 날려버리는 스나이핑을 하는 NPC와 화염방사기를 들고 제게 다가오는 NPC들 덕분에 혼비백산한 적이 있습니다.

다행히 그때 제게 스나이프 라이플이 있어서 혼자 처리를 했지만 팀플을 해야할 필요성을 느꼈어요.

이 다크존...이라는 구역은 바이러스가 뉴욕에 퍼지기 시작한 이후 정부가 감염자들을 모아서 격리한 구역인데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방기하고 떠나버린 구역입니다.

 

아무튼... 이런 다크존에 들어가는건 베타버전에선 누구나 들어갈 수 있었어요.

다만 다크존에서 파티를 구성하려면 레벨8 이상이 되어야했습니다.

레벨 8에 도달하지 못한 플레이어들은 다크존에서 돌아다니는 다른 플레이어 옆에서 tab 키를 눌러 파티원으로 초대해야했죠.

아님 혼자 돌아다녀야하고...(로그 플레이어들의 먹잇감이 되기 십상)

 

 

 

 

 

 

 

 

다크존에서도 무기, 파츠, 방어구등을 판매합니다.

다만... 세이프존에서 더 좋은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 같더군요.

 

 

 

 

 

 

 

 

다크존 (DarkZone)은 아주 기발한 게임 디자인이라고 봅니다.

일반적인 액션 게임의 멀티플레이는 주로 팀데스매치, 팀캡쳐등의 게임방식을 제공하는데 다크존은 그런 정해진 게임방식이 없습니다.

그저 돌아다니다가 아이템을 획득하면 배낭 아래에 노란색 작은 아이템 베낭이 달리는데 그걸 extraction zone으로 가서 회수할 헬기를 부른 뒤 헬기의 로프에 묶어 보내면 되는거에요.

그러니까... 좋은 아이템을 획득했다고 하더라도 다크존에선 절대로 바로 사용을 못해요. 모두 오염된 상태로 나와 사용 자체가 안됩니다.

이걸 사용하려면 extraction zone으로 가서 신호탄을 쏘고 아이템 회수를 위해 오는 헬기를 통해 안전하게 내보내야 합니다.

헬기를 통해 아이템 반출에 성공했다고해도 여전히 아이템 사용은 불가하구요.

반출한 아이템이 보관되어있는 Stash Box로 가서 착장을 해야합니다.

Stash Box는 헤드쿼터등에 위치해있어요.

 

 

 

 

 

 

 

 

베타버전에 의하면, 다크존의 룰은 단순히 돌아다니면서 얻은 아이템을 뒤에 매달고 다니다가 extraction zone에서 안전하게 반출시키는 것이라고 말했죠?

그런데 이게... 의외의 쫄깃한 분위기를 만듭니다.

상대방의 아이템을 털고 싶어하는 플레이어들이 당연히 생겨나는거죠.

Extraction zone에서 내가 아이템 반출을 위해 신호탄을 쏘거나, 다른 사람이 신호탄을 쏘면(위 이미지처럼) 해당 반출지점이 지도에 표시되고 1분 30초간의 대기 시간이 작동합니다.

 

 

 

 

 

 

 

 

아이템을 매달고 뛰어다니던 플레이어들, 혹은 다른 플레이어를 털려는 이들, 아니면 파티원들은 반출 구역이 확인되면 모두 반출을 위해 이동합니다.

 

 

 

 

 

 

 

 

그럼 이렇게 자신의 아이템을 뺏기지 않으려고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는 상황이 연출되는거죠.

절망적인 도시의 분위기에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이 게임 속에 그대로 드러나니... 이게 살벌한 겁니다.

심지어 자신의 팀원도 절대 믿을 수가 없어요.

잘 아는 클랜이 결성된다면 믿을 수 있겠지만 말이죠.

 

물론 그렇다고 무작정 다른 플레이어들을 털기는 곤란합니다.

약탈 행위 또는 다른 플레이어에게 공격을 가한 플레이어는 현상금이 붙어버리고 로그 플레이어(Rogue)가 된 후 맵에 붉은 색으로 표기가 됩니다.

그럼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정신없이 현상금 사냥을 위해 추격을 시작합니다. 장난이 아니에요.-_-;;;

게다가 약탈자들(Rouge)은 Rogue 상태가 풀리기 전에 죽을 경우 경험치, 돈, 아이템등등을 왕창 잃게 됩니다.

그러니... 욕망의 댓가로 많은 걸 잃을 수도 있다는 제약을 걸어둔거죠.

 

그런데 그러다보니... 다크존에서 한 6~7명의 약탈자들(Rogue Player)끼리 또 뭉쳐다니는 일이 생기더라구요.

다른 플레이어들은 이들을 잡으러 혈안이 되고.

전 11명대 7명의 전투도 봤습니다.

일반 플레이어 11명 대 로그 플레이어 7명.

로그 플레이어 중 2명이 너무 탁월해서 11명이 거의 다 탈탈 털리는...-_-;;;

 

아무튼 다크존은 간단해보이는 게임 디자인 하나로 무척 살벌한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게임성 측면에선 무척 긴강감 넘치는 요소이니 잘 디자인된 설정이라고 보겠지만 설정 자체는 참... 무서운 설정이죠.

 

 

 

 

 

 

 

 

이렇게 아이템 반출에 성공하면 이제 헤드쿼터등의 Stash Box로 가서 확인만 하면 됩니다.

다크존에서 해당 아이템을 바로 사용하진 못해요.

Extraction Zone에 아이템 노란 배낭을 뒤에 달지 않고 와서 매복해있는 플레이어는 약탈을 노리고 온 것일 가능성이 무척... 높습니다.

물론 파티를 구성해서 플레이하던 중 파티원 일부가 아이템을 내보내야할 경우엔 파티원 엄호를 위해 Extraction Zone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만 혼자 또는 2~5명의 무리가 아이템 배낭도 매달지 않고 매복해있다면 십중팔구 헬기 도착해서 로프를 내려 플레이어들이 몰리면 공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크존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곳에선 약탈자가 되어버린 플레이어 그룹과 일반 플레이어들의 교전이 잦은 편입니다.

다크존에선 가급적 뭉치는게 중요해요.

뭉치지 않은 독고다이는 rogue 플레이어들의 먹잇감이 되기 십상입니다.

 

 

 

 

 

 

 

 

저도... 무턱대고 혼자 들어가다가 4명의 약탈자 무리에게 세번 연속으로 죽은 적이 있어요.

실력만 믿고 무작정 들어갔다가 무기도 시원찮고 능력치도 낮고 수적으로도 밀리니 방법이 없더군요.

아들은 나중에 아주 뛰어난 파티원 두명과 함께 다니면서 거의 2시간 이상을 플레이하던데 팀플레이가 기가막히더군요.

Extraction Zone에서 아이템 반출에 한명이라도 실패하면 다시 반출 시도하도록 남아서 엄호해주면서 말입니다.

 

 

 

 

 

 

 

 

 

 

 

 

 

 

 

 

 

 

 

 

 

 

코리아 타운이 등장합니다.ㅎ

 

 

 

 

 

 

 

 

눈이 심하게 내리는 날은 시야 확보가 잘 안될 정도에요.

눈이 조금 내리는 날도 있고 이렇게 심하게 내리는 날도 있습니다.

 

 

 

 

 

 

 

 

베타가 종료되기 하루 전인 30일 저녁의 복장입니다.

무기는 ACR을 주 무기로 삼았고, DMR을 두번째 무기로.

모자와 머플러, 밀리터리 팬츠는 모두 시민들에게 물, 음식등을 제공하고 받은 거에요.

 

 

 

*

더 디비전은 UBI 소프트의 실망스러운 전작들과 달리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제 pc, 아들 pc 모두 통털어 3일 동안 딱 한번의 오류(캐릭터가 움직이지 않는)만 있었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안정적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일부 게임 커뮤니티에 들어가보니 여전히 많은 오류가 보고 되고 있나보더군요.

그런데 그게 정말 게임의 문제인지 개인 pc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실상 게임만을 위해 특화된 PS4나 Xbox One의 경우와 달리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PC의 경우는 확실히 오류가 날 여지가 많습니다.

 

아무쪼록... 완전한 모습으로 정발되길 바랄 뿐입니다.

어쎄신크리드같은 일이 생기면 정말 곤란해요.

 

정발은 위에서 말했듯 3월 8일 예정이며 한글 자막 지원된답니다.

 

 

 

 

 

 

 

 

 

 

 

한남동 D뮤지엄에서 전시보고...
사실은 돈이 없어서 집으로 바로 갈 생각이었지만,
와이프를 살살 꼬셔서 쟈니 덤플링에서 만두먹고 가자...고 설득.
그래놓고는 '라 플랑끄 (La Planque)'로 왔음.ㅎ
쟈니 덤플링에서 먹고 싶었으나 이미 대기줄이... 역시 여전히 인기가 많구나.

 

 

 

 

Pulette (퓨레떼/퓨레뜨).
신발은 Unknown (언노운)
일본 브랜드 피팅 센스는 진짜...-_-;;;

 

 

 

 

 

 

 

 

왜 눈을 감고 있는거냐. 돼지 자슥.

 

 

 

 

 

 

 

 

 

 

 

 

 

 

 

차렷!

 

 

 

 

 

 

 

 

밖에서 한... 15분 왔다갔다하면서 기다리다가 12시 오픈시간에 맞춰 칼 입장.

 

 

 

 

 

 

 

 

예약은 안했으나 일요일 런치는 확실히 좀 한산한 듯.

 

 

 

 

 

 

 

 

배가 고파 힘이 든 와이프.

 

 

 

 

 

 

 

 

 

 

 

 

 

 

 

저렇게 페리에 기본에 와인도 시키고 좀 그래야하는데...ㅎ
우린 언제나 제공되는 워터, 워터, 워터.

 

 

 

 

 

 

 

 

 

 

 

 

 

 

이날의 메뉴.
우리는..
오리 리에뜨, 소고기 블랑켓, 오븐구이 머스타드 닭을 주문.
죄다 육류!!!

 

 

 

 

 

 

 

배고파요. 빨리 주세요.

 

 

 

 

 

 

 

 

오리고기 리에뜨.
오리고기 리예뜨는 지난 번 왔을 때 먹었던 샤퀴테리에도 포함됐었다.

 

 

 

 

 


 

퍽퍽하지 않고 나름 부드럽다.
그리고 이곳... 빵 인심이 엄청나게 후하다.
저 정도 양의 빵을 다시 한번 리필해주신다.
그럼에도 가격은 6,000원. ㅎ

 

 

 

 

 

 

 

 

와이프의 '오븐구이 머스타드 닭'
머스타드를 닭에 발라 구워냈다.
함께 나온 가니쉬와 함께 잘 어울리더라.
대단한 맛은 아니라도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맛.
그리고... 양도 든든하다.

 

 

 

 

 

 

 

 

그리고 이거!
내가 주문한 '쇠고기블랑켓' (Beef Blanqutte)
버섯, 당근, 푹 삶아 연하게 만든 쇠고기를 와인, 크림소스에 넣고 고아낸 음식.
이거... 한입 처음 떴을 땐 '너무 평범한 맛 아냐?'란 생각을 했는데...
아이고... 먹을 수록 묘하게 중독되어 그릇을 완전 싹싹 비웠다. 양이 엄청 났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
크림소스가 느끼하지 않고 아주 담백한데 고기향이 우러나와 먹을수록 감칠맛이 돈다.
빵이 리필되어 빵도 찍어 먹고...
양이 정말 든든하다.
나도 어지간히 잘 먹는 편인데 이 메뉴는 진짜... 배가 부르더라.


 

 

 

 

 

 

리필된 빵과 버터.



정말 잘 먹고 나왔다.
이곳, 전에도 말했듯 대단한 음식을 내는 곳이 아니다.
가정식을 먹듯 평범해보이는 음식을 든든하게, 그리고 크게 부담가지 않는 가격으로 먹을 수 있는 공간이다.
와인 좋아하시는 분들께도 사랑받을 공간.

 

 

 

 

 

 

 

 

 


정말 보고 싶었던 전시는 사실 송파구민회관 내에 위치한 '예송미술관'에서 열리던 전시였는데 까맣게 잊고 있다가 며칠 전에서야 이 주 토요일이 전시 마지막 날이라는 걸 알았다.-_-;;;
토요일엔 움직일 수 없어 평일에 일찍 퇴근하고 집으로 와 와이프를 태우고 출발했으나 이미 경인고속도로부터 너무 막힌 탓에 결국 성산동 리치몬드에 들러 빵만 사갖고 왔었지.(리치몬드 글 올린 날이 그날...)

그래서 일요일에 어딜 갈까...하다가 대림미술관에서 한남동에 D뮤지엄 (D MUSEUM)이란 전시장을 새로 지었다길래 가봤다.
기획한 전시마다 히트를 친 대림미술관이 본격적으로 맘먹고 만든 곳이란 생각이 들더라.
뭐 그 히트한 전시로 돈을 벌었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전시 자체는 작품도 인상적이고... 공간이 좁다는 걸 제외하면 괜찮았는데 오전 10시 오픈하자마자 들어갔음에도 사람들이 엄청... 많았고, 나도 사진을 찍었지만 관람객의 거의 대부분이 사진을 찍는 통에 전시에 집중한다는게 정말... 힘들더라.
특히 휴대폰의 그 무지막지한 셔터음은 정말 미치게 거슬렸다.
나도 사진을 찍지만 미술전시는 아예 사진을 못찍게 하든지, 논플래쉬 뿐 아니라 셔터음 mute가 안되면 못찍게 하든지... 그랬음 좋겠다. 물론 그랬다간 관람객이 뚝 떨어질게 뻔하니 그런 조치를 취할 리가 없겠지.

그리고... 사진찍으러 온 건지 전시보러 온 건지 도통 알 수 없는 관람객도 너무 많더라.
그냥 와서 빛 예쁘니까 작품 한가운데 들어가서, 혹은 작품 보기도 힘들게 다른 이들 시야 다 가리도록 바로 작품 앞에서 신나게 사진을 찍어대곤 그냥 휙휙 지나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미술을 어떻게 향유하든 그거야 개인의 마음이니 내 뭐라 할 자격이야 없겠지만 사방팔방에서 사진찍기 여념이 없으니 진득하게 작품을 감상한다는건 거의... 불가능했다.
(전시실 들어와서 찰칵찰칵 엄청나게 작품 배경으로 셀카 혹은 단체사진 찍고 정말! 작품은 더 이상 보지도 않고 휙 다른 전시실로 가는 관람객이 진짜!!! 엄청 많다고)

한가지 더...
이 전시는 작가의 의도를 생각해보기 이전에 이성보단 시각적으로 일단 압도되는 작품들이다.
그게 문제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 작품들을 보면 난 이 작품들을 일구기 위해 들어간 '자본'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되묻게 된다. 우리 작가들 중 몇명이나 이런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을까?

 

 

 

 

 

유엔빌리지 입구 바로 건너편이더라.
통인동 대림미술관과 달리 이번엔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물론... 아주 넓직...하진 않다는거.ㅎ 그래도 고작 4~5대 주차할 수 있었던 대림미술관에 비해선 축구장 수준.
지하 1~3층인데 지하1층 주차장은 사실상 관계자들이 주차하는 좁은 공간이고 실질적인 주차 공간은 지하 2~3층.
1시간 무료, 그 이후는 요금을 받는다.
당연히 전시 감상 시간은 1시간이 훌쩍 넘었는데 지금은 개장 기간이라 무료로 보내주더라.

 

 

 

 

 

 

 

 

참여 작가 목록.
국내 작가는 없다.

 

 

 

 

 

 

 

 

Neon Forms (after Noh II and III), Cerith Wyn Evans (세리스 윈 에반스)
설명을 듣지 않으면 도저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다.
모바일 투어 설명을 들어보면 세리스 윈 에반스는 비행기의 항적을 작업하기도 했다는데 이 작품은 네온을 통해 일본 전통극 'Noh'의 배우들이 움직이는 동선을 표현한 것이라고 함.
아래 영상으로 한번 보시길.

 

 

'Noh Aoe no Ue'
전통극 'Noh' 영상을 한번 보면 대충 납득이 가더라.
다만... 이런 방식의 네온 작품은 무척 자주 접한터라 큰 감흥은 없었다.

 

 

 

 

 

 

 

 

 

 

 

 

 

 

 

 

 

 

 

 

 

 

 

 

 

 

 

 

 

Contour (등고선), Flyn Talbot (플린 탈봇)

 

 

 

 

 

 

 

 

제목이 모든 것을 다 설명해주는 작품.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객의 모습이 천천히 돌아가는 등고선 조명 사이로 보여진다.

 

 

 

 

 

 

 

 

Primary, Flynn Talbot (플린 탈봇)
시각적으로 매우 압도적인 느낌을 주던 작품.
Primary Colors of Light (빛의 삼원색)을 이용하여 입체적인 삼각형 도형에 투사한다.
사실... 전시장에 들어서면서 바로 이 모습을 보곤 평면에 빛을 이용하여 대단히 입체적인 느낌을 구현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사실은...

 

 

 

 

 

 

 

 

실제로 입체적인 설치물이었다.ㅎㅎㅎ
빛의 삼원색, 삼각기둥, 그리고 삼각형.

 

 

 

 

 

 

 

 

삼각형이라는 건 '안정'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
음악에서도 트리오라고 하면 가장 이상적인 밴드 포메이션(드럼, 기타, 베이스 혹은 드럼, 키보드, 베이스)을 의미하고 시작과 끝이 없는 원과 마찬가지로 삼각형 역시 힘의 밸런스가 어느 한쪽에 몰리지 않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작품은 빛의 3원색, 삼각뿔, 삼각형등의 가장 안정적인 삼각형태를 띄면서도 역삼각형 모형에 공격적으로 드러난 삼각뿔들이 안정적이라는 느낌보다 격정적인 느낌을 준다.

 

 

 

 

 

 

 

 

 

 

 

 

 

 

 

 

 

 

 

 

 

 

 

 

 

 

 

 

 

Line Fade, Erwin Redl (어윈 레들)
가장 보편적인 형태의 공간을 구축하고 LED를 통해 공간의 안과 밖을 구분지어놨다.
물론 가운데에 문 형태로 들어가고 나올 수 있게.
문제는...

 

 

 

 

 

 

 

 

내 생각에 이 작품을 온전히 경험하려면 저 가운데 공간으로 들어가고 나올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믿는데,
이 작품의 내부로는 들어가지 못하게 하더라.
전시 작품의 파손을 염려해서일테지만 공간의 경계 안과 밖을 넘나들며 관객 자신들이 개인의 감정과 이야기를 투영하도록 해야하는 작품의 원 의도를 우린 반만 경험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이 작품은 인상깊었다.

 

 

 

 

 

 

 

 

이제...
신발 위에 덧신을 신고 전시장으로 들어가야 한다.

 

 

 

 

 

 

 

 

Chromosaturation, Carlos Cruz - Diez (카를로스 크루즈-디에즈)
빨, 노, 파가 가득한 방.
이전까진 창작자가 기획한 빛과 색이 구현한 작품들을 바라 봤다면,
이 공간은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세가지 색, 빨/노/파를 구분지어 보여주고 관객의 적극적 경험에 의해 이 세가지 색상 외의 다른 색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

 

 

 

 

 

 

 

 

한가지 색을 30초 이상 바라보고 다른 색을 바라보면 인간의 눈이 잠식 효과에 의해 두가지 색상의 조합으로 얻어지는 결과로서의 색상을 보게 된다.
물론...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렇게 진득하게 바라보는게 너무 힘들지만.ㅎ

 

 

 

 

 

 

 

사방팔방에서 찰칵 찰칵... 아 진짜 휴대폰 셔터 소리 커도 정말 너무 크다.
무음 지원을 허가해주던지...(이건 개인이 어쩌고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잖아)
아님 정말 전시장에선 촬영을 금지하든지. 나도 안찍어도 상관없다. 진짜.
그냥 전시만 제대로 보는게 더 좋아.

 

 

 

 

 

 

 

 

뭐 그러면서도 이렇게 사진은 찍었지만.

 

 

 

 

 

 

 

 

그리고...

 

 

 

 

 

 

 

 

전시물을 아이가 마구 만지도록 오히려 유도하는 부모들은 무슨 생각인거지?

 

 

 

 

 

 

 

 

한가지.
난 개인적으로 이런 빛의 공간으로는 제임스 터렐의 공간이 훨씬 사색적이고 탈공간적인 느낌이 들어 인상깊었다.
그러보고니... 한솔뮤지엄의 제임스 터렐 전시를 한번 더 보고 싶네.
지금도 하려나...

 

 

 

 

 

 

 

 

자... 이제 올라가면...

 

 

 

 

 

 

 

 

올라가는 계단에서부터 볼 수 있는 이 아름다운 작품은,

 

 

 

 

 

 

 

 

Mirror Branch Daelim, Studio Roso (스튜디오 로소)
스튜디오 로소의 거울 가지 대림...이다.

 

 

 

 

 

 

 

 

수천개의 디스크를 이용하여 빛의 반사와 벽에 투영되는 그림자를 통해 마치 숲속을 거니는 듯한 느낌을 유도한 작품.

 

 

 

 

 

 

 

 

조금더 규모가 컸다면 와닿는 느낌이 훨씬 강했을거라 생각은 했지만,
작품 자체는 무척 인상적이다.

 

 

 

 

 

 

 

 

빛의 반사와 디스크의 조형미가 만들어낸 가장 완벽한 모습은 구조물 자체가 아니라...

 

 

 

 

 

 

 

 

벽면에 반사된 그림자였다.
이 느낌... 무척 좋았다.
디스크와 빛이 만들어낸 이 아련하게 느껴지는 숲의 그림자 형상이라니.

 

 

 

 

 

 

 

 

My Whale, Tundra (툰드라)
그 유명한 툰드라의 압도적인 작품.

 

 

 

 

 

 

 

 

고래의 머릿 속.
아... 근데 난 왜 여기서 '신의 탑' 고래 안에 있던 우렉 마지노가 생각나냐.ㅎㅎㅎ

 

 

 

 

 

 

 

 

다른거 다 필요없고,
압도적이다.
관객이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작품 의도를 비주얼이 압도해버리는 작품이다.
그냥 보고 느끼면 될 정도로.

 

 

 

 

 

 

 

 

 

 

 

 

 

 

 

 

 

 

 

 

 

 

 

 

 

 

 

 

 

 

 

 

 

 

 

 

이 작품,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다.
Bourrasque, Paul Cocksedge (폴 콕세지)

 

 

 

 

 

 

 

 

영국 출신의 제품/조명 디자이너 폴 콕세지의 작품.
저... 매달린 하얀 판은 첨단 소재를 사용한 것이라고.
제품의 제목인 Borrasque (보아스크)는 불어로 '갑자기 불어닥친 바람'이란 뜻.
사무실 한켠에 쌓아놓은 종이들이 갑자기 불어닥친 바람에 의해 창밖으로 날아가는 것을 상상했다고.

 

 

 

 

 

 

 

 

작품의 모습은 작가의 의도대로 고정되어 있지만,
난 이 작품이 대단히 역동적인 작품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왜 그런지 모르지만 애니메이션적인 위트도 느껴졌고.

 

 

 

 

 

 

 

 

그래서 그런지...
이 작품은 사진을 좀 찍었다.

 

 

 

 

 

 

 

 

 

 

 

 

 

 

 

 

 

 

 

 

 

 

CMYK Corner, Dennis Parren (데니스 패런)

 

 

 

 

 

 

 

 

 

 

 

 

 

 

 

CMYK Corner

이 작품 벽에 하나 설치해두고 싶다.ㅎ
대니스 패런의 졸업작품이라고.-_-;;;
그림자의 색이 다채로운 색상으로 조형되었다.
이 아름다운 결과물을 가능케한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한데,

 

 

 

 

 

 

 

 

Don't Look Into the Light.
바로... 이 원리.
빛의 삼원색 빨, 초, 노가 서로 겹쳐지는 지점의 컬러를 이용한다.
그래서 그림자가 이런 색상으로 나오는거지.

 

 

 

 

 

 

 

 

 

 

 

 

 

 

 

 

 

 

 

 

 

 

 

 

 

 

 

 

 

 

 

 

 

 

 

'Onion Skin', Olivier Ratsi (올리비에 랏시)
압도적인 작품.
음악도, 작품의 느낌도 프랑스 작가답다.

 

 

 

 

 

 

 

 

선과 면만으로 이뤄내는 3차원 세상.
작가의 의도가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것일지 모르지만,
내게 이 작품은 착실한 이야기로 잘 다져놓은, 내러티브가 훌륭한 영상 작품이다.

 

 

 

 

 

 

 

 

하나하나의 선, 선과 선의 레이어가 쌓이고 쌓여 면을 만들고 만들어진 면은 양쪽을 통해 서로 교차하며 공간을 만들고 색을 만든다.
러닝타임이 뒤로 갈수록 점점 압도적이 되어가는 두 화면의 유기적인 충돌과 융합은 양쪽의 영역이 주고받는 변증법적 관계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물론 내 생각일 뿐이지...

 

 

 

 

 

 

 

 

 

 

 

 

 

 

 

 

 

 

 

 

 

 

 

 

 

 

 

 

 

 

 

 

 

 

 

이렇게 전시를 다 보고... 나오면 당연히 동선은 카페/음식점과 아트샵으로 이어진다.
또 돈을 쓰라는거지.ㅎ

 

 

우리 집 식기를 만든 회사이기도 한 이딸라(Ittala)의 화분.
정말 예쁜데 저 돈이면...-_-;;;

 

 

 

 

 

 

 

 

자 돈을 쓰라고!

 

 

 

 

 

 

 

 

우린 그냥 나옴.

 

 

 

 

 

 

 

 

 

 

 

일본 브랜드 Pulette (퓨레떼/퓨레뜨).

옷이 정말 맘에 들어 호시탐탐노리다가 세일 소식을 듣고 휘리릭 구입했다.
와이프도 이 브랜드 맘에 들어했는데 자꾸 돈없다고 안산다고 버텨서...
그냥 내 맘대로 세일소식듣고 질러버렸다.
와이프는 주문한 줄도 모르고 있었다.ㅎ

 

 

 

 

 

더플코트.

 

 

 

 

 

 

 

 

예뻐요.

 

 

 

 

 

 

 

 

 

 

 

 

 

 

 

 

 

 

 

 

 

 

안감도 고급스럽고.

 

 

 

 

 

 

 

 

그리고 니트.
역시 다 pulette 제품.

 

 

 

 

 

 

 

 

 

 

 

 

 

 

그리고...

 

도저히 사진으로 그 느낌을 표현할 길이 없었던 예쁜 도트 화이트 셔츠.

 

 

 

 

 

 

 

정말 예쁘다.

 

 

 

 

 

 

 

 

 

 

 

 

 

 

 

 

 

 

 

 

 

그리고...

 

 

바지.
이런 루즈 핏은 피팅감이 정말 중요한데 pulette의 피팅 센스는 기가 막히다.
정말 예쁘게 잘 맞는다.
정말 편안하고.

 

 

 

 

 

 

 

 

그리고... 머플러.
엄청나게 길고 넓은 머플러.

 

 

 

 

 

 

 

이렇게.

 

 

 

 

 

 

 

 

와이프가 입고 나왔다.
와이프가 맘에 들어해서 좋았다.
미안해, 정말. 옷도 잘 못사주고.

 

 

 

 

 

 

 

 

신발은 언노운 제품 (Unknown).
언노운의 가죽 스니커즈.

 

 

 

 

 

 

 

 

 

 

오랜만에 성산동에 위치한 빵집 '리치몬드 제과 (Richemont)' 방문.
아...  여긴 언제 와도 이렇게 손님이 북적북적.
이날은 이곳에서 먹지않고 모두 포장해서 집으로 왔다.

 

 

 

 

 

주차할 곳이 꽉... 차있을 정도.

 

 

 

 

 

 

 

 

 

 

 

 

 

 

 

얼마전 내부 단장을 다시 했다.
칠만 다시 한 것이어서 눈에 띄는 변화를 난 잘 느끼지 못함.ㅎ

 

 

 

 

 

 

 

 

배가 무척 고팠던 터라...  이날 중국에 놀러가셨다가 돌아오시는 어머님, 그리고 아들과 함께 먹기 전에 와이프와 둘이 허기 채울 목적으로 구입한 샌드위치.
하나는 연어 샌드위치,
다른 하나는 치아바타 샌드위치.

 

 

 

 

 

 

 

 

연어 샌드위치.
연어의 향이 확... 올라온다.
나야... 연어라면 밑도 끝도 없이 먹어대는 사람이니.ㅎ
그런데 와이프 말대로 연어가 문제가 아니라 빵이 맛있다.


 

 

 

 

 

 

치아바타 샌드위치.
그래서...

 

 

 

 

 

 

 

 

집에 와서 이렇게 커피내려서 와이프랑 맛있게 먹었다.

 

 

 

 

 

 

 

 

치아바타 샌드위치는 전혀... 자극적인 맛이 아니다.
누가 먹어도 뭔가 건강식 먹는 기분이야.
그리고 무엇보다 치아바타가 맛있다.
연어 샌드위치도 식빵이 맛있었는데 확실히 리치몬드는 빵 본연의 맛이 정말 좋다..

 

 

 

 

 

 

 

 

그리고...
이건...

 

 

 

 

 

 

 

 

피티비에.
1506년 프랑스 오를레앙 주의 피티비에 살던 제빵사가 처음 만들었다는 파이. (그래서 피티비에 - Pithiviers, 피티비에 사는 사람)
갈레뜨 데 루아를 연상시키는.

 

 

 

 

 

 

 

 

보시라...
저 패스츄리의 레이어들을.
얼마나 많은 노동의 레이어들인지 그냥 딱 보인다.

 

 

 

 

 

 

 

 

이날 먹은 빵도 다 맛있었지만, 이 피티비에는 정말 정말 맛있었다.
딱... 입에 넣기도 전에 올라오는 버터향이 벌써 이거 보통이 아니겠다 싶은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입에 넣으면 레이어가 무너지며 느껴지는 식감과 아몬드, 버터의 맛에 그야말로 동공이 확장된다.
와이프, 아들, 나... 모두 그 맛에 놀랐다.
(어머님은 비행기 연착으로... 늦게 도착하심)
이 파이는 진짜... 선물용으로도 최고일 듯.

그리고 이런 말은 참 조심스럽긴한데...
다른 곳의 피티비에의 단면과 한번 비교해보시길.
리치몬드의 피티비에가 얼마나 제대로인지 보기만 해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소세지 깜파뉴와 발누스 로지네 브로트 (Walnuss Rosine Brot)
소세지 깜파뉴도 맛있었지만 저... 발누스 로지네 브로트라는 긴 이름의 빵의 풍미는 기가 막혔다.
천연발효종을 배양하여 만든 호두와 건포도를 이용한 빵이라는데 한번 입에 넣기 시작하면 멈추기 힘들 정도로 매력적인 맛이다.
확실히 다시 한번 느끼지만 리치몬드는 빵 자체의 맛이 정말 좋다.
그럼 빵집이 빵이 맛있어야지 뭔소리냐고 할 수 있으나 이렇게 빵 본연의 맛만으로 승부하는 집이 그렇게 많던가...?

 

 

 

 

 

 

 

 

애플파이.
애플파이를 엄청 좋아해서 어딜 가든 애플파이가 있으면 일단 먹고보는 와이프와 아들 말로는 이 애플파이가 그간 가장 맛있다고 느낀 모 베이커리의 애플파이보다 분명히 한수 위라고 하더라.
난 애플파이를 잘 몰라서 언급하기 힘들다.ㅎㅎㅎ

 

 

 

 

 

 

 

 

그리고 리치몬드에서 절대 놓치면 안되는 바케트 오브루와 치즈 바케트.
치즈 바케트...
그 꼬리한 향이 기가막히다. 바케트 오브루의 맛이야 이미 지난번 경험했고.ㅎ
치즈 바케트는 책상에 하나 갖다놓으면 커피와 함께 순식간에 없애버릴 맛이다.
어쩜 이렇게 바케트가 쫀득하면서도 거부감없는 식감인거지?

 

 

 

 

 

 

 

 

그리고 지난번 먹었던 먹물 포카치아.


그리고...
사진찍기도 전에 차에서 해치워버린 커리 도넛도 두 엄지 손가락을 다 들어올릴 만하다.

 

 

 

 

 

 

 

 

 

 

 

 

 

<歩いても 歩いても / 걸어도 걸어도> 포스터를 액자에 넣었다.
액자를 더 좋은 걸로 하면 좋겠지만... 그럼 배보다 배꼽이 거의 10배 정도 커지기 때문에 이케아 광명점에 가서 Stromby 액자로 그냥...
그래도 예쁘게 잘 어울린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는 모두 좋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긴 여운을 준 영화를 꼽으라면 나도, 와이프도 모두 이 영화를 꼽는다....
고맙게도 PLAIN (http://www.plainarchive.co.kr/product/detail.html…) 에서 정말 예쁘게 포스터를 내준 덕분에 이렇게 부랴부랴 구입해서 벽에 걸어둘 수 있게 됨.


*
포스터 크기가 76*53...이라고 되어있었는데 이 사이즈의 기성 액자는 없다.
그래서 조금만 잘라낼 생각을 하고...(아... 이런 짓을) 이케아의 70*50 액자 Stromby를 구입한건데 집에 와보니...
으윽... 생각보다 더 많이 잘라내야하더라.-_-;;;
포스터를 온전히 다 액자로 맞추려면 주문하는게 맞을 듯.

 

 

 

 

 

 

 

 

 


지난 12월 일본 긴자의 모리오카 쇼텐에서 전시를 보고 구입한 Eiko Uchikoba (에이코 우치코바) 작가의 아름다운 판화 작품 'Elisa'의 액자 작업을 드디어 받았다.
아... 진짜 한달 가까이 걸렸다.

액자작업을 이 방면에 조예가 깊은 아는 작가를 통해서 작업을 부탁을 했는데 액자 작업하시는 분의 작업 방식 및 사정에 대해서 친구 작가가 전혀... 말을 해주지 않고 막연하게 작업 기일만 얘기해준 탓에 다소 좀 짜증이 났었다. 게다가 기다리는 시간만 2주 -> 한달... 이렇게 늘어나니 그냥 작품을 가져와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마지막 통화에서 '2주 기다리면 된다'는 말이 '한달'로 바뀌자 내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러 그냥 작품 가져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오늘 회사 조퇴하고 중랑구 망우동까지 가서 액자를 찾아왔다.

작업장은 중랑구 망우본동 95-4 번지에 위치해있으며 작업하시는 사장님은 '황승호'씨다.
(전화번호가 필요한 분은 비밀 댓글주시라)
이렇게 작업장 주소까지 말을 하는 이유는, 비록 박작가가 이분 작업에 대해 자초지종을 얘기해주지 않아 막연하게 기다리는 바람에 기분이 좀 언짢았지만 막상 액자를 받아보니 만족도가 대단히 높았기 때문이다.
사실 작품에 있어서 액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만만찮다.
그래서 만만찮은 액자값을 흔쾌히 치루게 되는거지.

 

 

 

 

 

오크나 에쉬 원목으로 프레임 작업을 할 줄 알았는데 월넛 도장을 올렸더라.
처음 액자를 가져나올 때 얼핏 월넛 컬러임을 보곤 조금 걱정이 되었었는데 막상 열어보니 아주 맘에 들더라.

 

 

 

 

 

 

 

 

이곳 사장님... 본드를 쓰지 않고 아교를 쓰더라.
작업장이 너무 깨끗해서 개업한지 얼마 안되는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벌써 5년 차 들어간다고 하시더라.

 

 

 

 

 

 

 

 

우리 방에 에이코 우치코바의 'Elisa' 작품을 이렇게 걸었다.
아... 좋구나.

 

 

 

 

 

 

 

 

와이프가 정말 엄/청/나/게 좋아한다.

 

 

 

 

 

 

나도 그만큼 좋다구.ㅎ

 

 

 

 

 

 

 

우측 작품은 박명래 작가의 작품.

 

 

 

 

 

 

 

 

한남동 앤트러사이트 (Anthracite)에서 커피들고 이태원역 부근의 프렌치 레스토랑 '라 플랑끄 (La Planque)'에서 식사한 후,
다시... D&Department(디앤디파트먼트), mmmg, Freitag(프라이탁)이 모여있는 곳으로 와서 구경한 뒤...
집으로 오려고 했는데 와이프가 좀 아쉬워하는 것 같아 인근에서 커피 한잔을 했다.
D&D 건물에서 지하3층 프라이탁을 통해 뒷문으로 나오면 바로 앞에 Sous Le Gui(수르기)라는 카페가 있던데 생각보다 정갈해보여서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손님이 발디딜 틈없이 꽉... 들어서있어 포기하고 다른 곳을 찾아 이동했다.
사실 기다려서라도 그냥 그 집을 가야했지만.

아무튼 찾아간 곳은 원더 커피 (Wonder Coffee).
위치는 시리즈(Series)샵 건너 비이커샵과 아우디 매장 사이 골목으로 들어가서 보이는 부자 피자 분점 우측으로 꺾는 곳에 위치.

 

 

 

 

 

이곳... 요즘 커피 괜찮다고 입소문이 좀 난 곳이다.

 

 

 

 

 

 

 

 

손님이 많아 내부를 찍진 못했다.
사실 인테리어는 매우... 대단히 평범하다.

 

 

 

 

 

 

 

 

와이프는 라떼를 주문했다.
...
커피맛이 너무 약하다.
우리 입맛엔 그랬다.
아... 아쉽더라.

 

 

 

 

 

 

 

 

나는 그라니타 (Granita).
진한 에스프레소를 얼려서 갈아 넣고 그 위에 아이스크림을 올렸다.
아래에는 크림이 들어가고.
나쁘지 않았다.

아... 모르겠다. 뭔가 많이 아쉽더라. 이곳.

 

 

 

 

 

 

 

 

우리가 있는 동안에도 손님들은 끊임없이 들어오더라.


이렇게 일요일의 나들이를 마무리.

 

 

 

 

 

 

 

 

 

 

라 플랑끄에서 식사를 한 뒤 다시... D&Department 건물로 돌아왔다.
다시 돌아오니 앤트러사이트는 그야말로 북적북적...
우리야 이미 커피 한잔했으니 바로 지하로 내려갔다.
지하 1층엔 D&Department
지하 2층엔 mmmg
지하 3층엔 프라이탁 (Freitag)이 입점해있다.

 

 

 

 

12월에 일본에 갔을 때 히까리에(Hikarie) 빌딩 한층에 D&Department가 팝업으로 입점해있었다.
사실 그 날... 겨울임에도 낮기온 23도까지 오르는 이상 고온 현상이 있었던 날이라 더위에 약한 나는 완전... 파김치가 되었던 탓에 제대로 돌아보지도 못하고 에어컨이 나오는 천정 아래에 부동자세로 서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서울에 들어선 D&Department를 찾아왔네.ㅎ

 

 

 

 

 

 

 

 

이것저것 살 것이 있었지만 와이프는 여길 제일 좋아하더라.
다음에 들르면 구입할 것이 분명해.

 

 

 

 

 

 

 

 

 

 

 

 

 

 

 

 

 

 

 

 

 

 

 

 

 

 

 

 

야나기 소리의 키친웨어, 삼광의 프라이팬등 맘먹고 구입하자면 끝이 없는 제품들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우린 요몇달간 긴축해야할 처지여서 아주 간소한 쇼핑만 하고 나왔다.

 

 

 

 

 

 

 

가리모쿠 제품들도 제법 보인다.
사실...

 

 

 

 

 

 

 

 

국내에선 고무나무 (Rubber Wood)가 무척 저렴한 원목 가구에 쓰이는 것으로 인식된 느낌이 있다.
가리모쿠의 대부분의 제품은 고무나무를 이용하는데 국내에서 저가로 수입해서 판매하는 조각조각 붙여진 집성목이 아닌 SEGP 이상을 사용해서 고무나무의 조악한 표면품질을 극복했다.
고무나무가 수종의 성질 자체는 꽤 괜찮은 편이어서 가리모쿠처럼 훌륭한 마무리를 통해 이렇게 상품을 내놓으면 얼마든지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겠지만 사실... 이게 쉬운 일이 아니지.

 

 

 

 

 

 

 

 

고무나무를 이용해서 이렇게 부드럽고 일관된 품질을 뽑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

 

 

 

 

 

 

 

이것저것 사진을 많이 찍었지만...
그냥 이쯤해두고.

지하 2층에 위치한 mmmg로 내려간다.

 

 

 

 

 

 

 

 

 

 

 

 

 

 

 

젊은 방문객들이 제법 많이 찾더라.

 

 

 

 

 

 

 

그중 역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당연히 ARITA (아리타).

 

 

 

 

 

 

 

 

싹 다 긁어오고 싶을 정도로 심플하지만 가벼운 느낌이 아니다.
역시... 재질의 차이에서 오는 완결성은 쉽게 볼 것이 아니다.
똑같은 상품을 만들어도 재질의 차이에 따라 제품의 외양에서 느껴지는 바가 다른건 당연한 일.

 

 

 

 

 

 

 

아리타와 조지 잰슨의 콜라보.
허이구...

 

 

 

 

 

 

 

 

심하게 예쁘다.
이거 구입해도 과연 제대로 사용할 수나 있을까 싶네.
사실 저 주전가에 꽂혀서 어슬렁거렸는데...
20만원이 넘는 돈을 내고 산다는건 나와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포기했다.
하지만...

 

 

 

 

 

 

 

 

뭐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예쁘다.

 

 

 

 

 

 

 

어휴...

 

 

 

 

 

 

 

 

우측의 에코백이 참 예쁘던데 가격을 물어보더니 와이프가 시큰둥...ㅎㅎㅎ
사실 와이프는 지금 또다른 에코백을 제작 중이다.ㅎ

 

 

 

 

 

 

 

그리고...

 

 

 

 

 

 

 

 

이 다이어리들이 무척! 예쁘던데 결국 하나 구입.
아래 사진이 나온다.






그리고 이제 지하3층에 위치한 프라이탁 (Freitag)으로.
물론 프라이탁은 그냥 구경만.

 

 

이 다이어리들이 무척! 예쁘던데 결국 하나 구입.
아래 사진이 나온다.






그리고 이제 지하3층에 위치한 프라이탁 (Freitag)으로.
물론 프라이탁은 그냥 구경만.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이 가방들은 60만원을 가볍게 상회한다.

 

 

 

 

 

 

 

 

 

 

 

 

 

 

매장은 무척 인상적.
상품도 많고.

 

 

 

 

 

 

 

 

 

 

 

 

 

 

 

하지만...
가방보다 더 맘에 들었던 것은

 

 

 

 

 

 

 

이 바지와 티셔츠였다.
특히 저 바지는 정말... 맘에 들던데 가격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
물론 티셔츠 역시.

 

 

 

 

 

 

 

 

이렇게 둘러보고 곤궁한 우리는 거의 손에 쥔 것도 없이 나왔다.ㅎ


 

 

 

 

 

 

디앤디파트먼트에서 구입한 건 꼴랑 이 스텐레스 플레이트.
물론 이건 식탁에 내는 용도가 아니라 음식할 때 식자재들 정리해서 올려놓는 용도임.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그리고...

 

mmmg에서 구입한 아주 괜찮은 다이어리.

 

 

 

 

 

 

 

생각보다 상당히 맘에 든다.

 

 

 

 

 

 

 

 

 

 

 

 

 

 

이렇게... 마시고, 먹고, 구경하고...
집에 갈 생각으로 주차해놓은 차로 돌아왔는데...
와이프가 그냥 집에 가기 아쉬운 모양이더라.
그래서 인근에 괜찮은 카페를 찾아가기로.

바로 길 건너 조금만 걸어가면 나오는 원더 커피 (Wonder Coffee)로 이동했다.

 

 

 

 

 

 

 

 

 

한남동 앤트러사이트(Anthracite)에 들러 커피 한잔 손에 들고 이태원역 근처에 위치한 프렌치 비스트로 '라 플랑끄 (La Planque)'로 걸어왔다.
요즘 제법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인데 우리도 제법 관심이 가는 곳이어서 점심 예약을 하고 들렀다.

 

 

 

 

오픈까지 20분이 남아서 인근을 어슬렁어슬렁 거렸다.ㅎ

 

 

 

 

 

 

 

 

평일 오후엔 늘 만석이라는 곳.
어느 곳이나 일요일 런치는 늘 한가로운 편인가보다.

 

 

 

 

 

 

 

 

 

 

 

 

 

 

 

12시가 되자 오픈.

 

 

 

 

 

 

 

 

이곳은 프랑스인 형제가 주방을 맡고 있는 음식점이란다.
실제로 이날 다 먹고 나서 계산할 때 셰프 중 한분을 봤는데 인상이 정말... 좋더라.
아주 기분좋은 웃음으로 인사를 건네주시더라.

 

 

 

 

 

 

 

 

실내 분위기도 상당히 아늑하고 은근 넓직하다.

 

 

 

 

 

 

 

 

와인리스트는 내가 잘 몰라서...ㅎ
다른 분들 말로는 특별한 건 없는데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다고.(으응?)

 

 

 

 

 

 

 

홀 스탭은 한국 여성분이신데 아주 자연스러운 친절함이 인상적.
난 이렇게 과하지 않고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응대가 좋더라.
그것만으로도 업장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곤 한다.

 

 

 

 

 

 

 

 

참... 사진 많이도 찍었다.

 

 

 

 

 

 

 

 

 

 

 

 

 

 

 

이곳이 주방.
프랑스인 셰프 두분의 모습이 안보일 때 찍었음.

 

 

 

 

 

 

 

실내도 요모조모 은근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이제 실내 사진은 그만. 뭐 이리 비슷한 사진을 많이 찍었는지...

 

 

 

 

 

 

 

 

이날의 메뉴.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샤퀴트리, 깐양 토마토 스튜, 오늘의 생선(연어)를 주문했다.

 

 

 

 

 

 

 

 

먼저 샤퀴트리 (charcuterie)

 

 

 

 

 

 

 

 

하몽, 살라미, 초리조가 든든하게 나오고,
생선을 이용해 만든 스프레드, 아주 맛있는 버터...


 

 

 

 

 

 

그리고 바케트가 곁들여져나온다.
이 메뉴 상당히 괜찮다.
와인 안주로도 딱 좋을 듯 하고(우리야 와인을 마시지 않았지만).
빵은 다 비우면 홀 스탭께서 더 갖다 주신다고 말씀해주신다.

고급스러운 샤퀴트리야... 임기학 셰프가 오픈한 꺄브뒤꼬숑 (Cave du Cochon)에 가면 맛볼 수 있겠지만 이곳은 적당한 가격에 괜찮은 샤퀴트리를 맛볼 수 있다.
양도 든든해서 이걸 다 먹으면 과연 다음 메뉴를 다 비울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엄습한다.ㅎ

 

 

 

 

 

 

 

뱅쇼 한잔.
이 뱅쇼, 아주... 괜찮다.
진하고 다양한 맛이 잘 살아나는 음료.
물론 음식과 먹기에 좋은 조합은 아니지만.

 

 

 

 

 

 

 

 

와이프가 생선을 먹고 싶다고 해서 주문한 '오늘의 생선'.
연어구이인데 양도 좋고... 굽기도 좋은데 결정적으로 너무 무난하다.
다음에 또 주문할 것 같진 않다.
특히 난 연어와 매쉬드 포테이토의 조합을 그닥 좋아하진 않는다.
딱히 부족하다는 느낌도 없지만 그렇다고 인상적인 맛도 아닌.
차라리 오리고기 스테이크나 등심스테이크 또는 감자 그라탕을 주문하는 것이...

 

 

 

 

 

 

 

그런데 이 깐양 토마토 스튜...는 아주 괜찮았다.
라플랑끄에선 그동안 소고기 스튜를 내었었는데 이날 처음으로 트리빠를 내놓은 모양이다.
트리빠 요리는 로칸다 몽로에서도 맛있게 먹었었는데 이곳은 아주 전형적인 트리빠 토마토 스튜를 내놓는다.
대단히 진하고 소위의 풍미도 잘 살아있어 먹는데 전혀 부담이 없었다.
난 개인적으로 이런 내장을 이용한 음식을 썩 좋아하진 않는데 그렇다고 잡내를 다 잡아버린 음식은 더... 내키지가 않더라.
이곳의 깐양 토마토 스튜는 딱 좋다.
잡내가 거의 느껴지지 않아 누구라도 먹을 수 있으면서도 특유의 풍미를 아예 잡아버리진 않았다.
여기에 사이드 메뉴로 제공되는 파스타나 감자그라탕을 곁들였다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
확실히 이날 생선 메뉴는 우리의 실수.

그리고 양이 정말... 겁나 든든하다.ㅎㅎㅎ
계산할 때 매니저께서 '양은 괜찮으셨어요?'라고 물어보시던데 '네, 엄청 든든하게 잘 먹었어요'라고 말씀드렸다.ㅎ

아마도... 아들이 전지훈련에서 돌아오면 함께 다시 올 것이 분명.

 

 

 

 

 

 

 

 

먹고 나오니...
요 예쁜 녀석이 앞에 있더라.
아 진짜 어찌나 예쁘던지.


라 플랑끄는 종종 들르게 될 것 같다.

 

 

 

 

 

 

 

 

 

 


일본 여행 다녀온 뒤 오랜만에 와이프와 둘이서만 데이트했다.
원래 스탠리 큐브릭 展을 가려고 했으나 다음으로 미루고 오늘은 먹고 마시고... 그렇게 아주 평범하게 돌아다녔다.
점심식사 예약이 12시인데 한남동 디앤디파트먼트 (D&Department Seoul)에 11시쯤 도착하는 바람에 구경은 바로 못하고 1~3층에 자리한 앤트러사이트 (Anthracite)에서 커피만 to go로 주문해서 마시면서 이태원쪽으로 이동했다.

 

 

 

D&Department (디앤디파트먼트), mmmg, 프라이탁(Freitag)이 함께 모여 있는 건물 1~3층에 위치한 앤트러사이트 (Anthracite).
D&D, mmmg, Freitag은 지하 1~3층에 들어서있다.
앤트러사이트는 굳이 말을 안해도 알 만한 분들 다... 아는 유명 카페가 되었으니...
제주, 홍대, 망원(맞나?)등에 지점이 있고 한남동에도 입점했다.

 

 

 

 

 

 

 

 

1층에서 주문해서 음료를 받아 올라가서 마시거나, 아님 to go로 들고 나가면 된다.
커피잔을 집에서 사용 중인 애크미컵(ACME)을 사용하더라.
왠지 반갑...ㅎ

 

 

 

 

 

 

 

 

아주 시크한 여성 바리스타가 내주심.

 

 

 

 

 

 

 

 

아주 시크한 여성 바리스타가 내주심.

 

 

 

 

 

 

 

 

원두도 판매하고.
암튼... 앤트러사이트하면 많은 분들께서 어느 지점을 가든,

 

 

 

 

 

 

대형 로스팅 머신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으실 것이다.

 

 

 

 

 

 

 

 

한남동 앤트러사이트 역시 마찬가지.

 

 

 

 

 

 

 

 

처음에 테이블 위의 저 박스들이 머그컵들인 줄 알았다.ㅎㅎㅎ
원두였어.

 

 

 

 

 

 

 

 

우린 아메리카노를 to go로 주문했는데 가격이 2,500원에 불과했고
바디감이 있는 원두로 부탁했는데 인상적인 맛은 아니어도 충분히 즐길 만한 맛이었다.
물론... 커피가 좀 식은 뒤엔 묵직한 맛이 확... 날아가버리는 느낌이긴 했지만.


 

 

 

 

 

 

암튼... 점심먹고 다시 돌아오니 손님들 엄청 많더라.
완전 바글바글.

 

 

 

 

 

 

 

아... 예쁘다.
Studio Arhoj 제품.

 

 

 

 

 

 

 

 

 

 

AFFiNiTY's Best 50 Movies of 2015 - 1위~10위


Best 50 Movies of 2015 - 1위~10위
Best 50 Movies of 2015 - 11위~20위
Best 50 Movies of 2015 - 21위~30위
Best 50 Movies of 2015 - 31위~40위
Best 50 Movies of 2015 - 41위~50위


 

 

 


모든 이미지는 직접 캡처한 이미지.(<스타워즈>는 공식 스틸컷 사용)
2015년 1월 25일부터 2016년 1월 10일까지 본 영화는 총 139편.
이중 무려 50편을 고른다는게 오버...라는 생각도 들지만 보고 싶은 영화만 주로 찾아 보는 편이라 60~70편까지 추려도 그닥 실망한 영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완전 주관적인 순위이며 개인적인 정리를 위한 것이니 혹시 이 순위에 기분이 언짢은 분들 계시더라도 이해해주시길.

 

 

 

 

1. <Birdman / 버드맨> (2014), 미국

과거 '버드맨'이라는 히어로물로 스타가 된 리간(마이클 키튼)은 그를 유명하게 만든 버드맨이란 캐릭터를 이젠 지긋지긋해하며 털어내고 싶어한다.
오랜 슬럼프 끝에 연극 무대를 통해 재기를 준비하지만 캐스팅도 맘먹은대로 되지 않고 바닥없는 수준을 드러내는 이어지는 인터뷰들은 그를 지치게 할 뿐이다.
버드맨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지만 버드맨이란 캐릭터는 리간이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너무 높이 날아올라 추락해버린 것이니 어찌보면 영화 속의 버드맨은 신화 속 이카루스를 떠올리게 한다.
이 영화는 의도적으로 좁게 마련된 극장의 대기실 복도와 좁은 스탠바이룸등을 통해 리간의 불안하고 초조한 심리를 미장센에 그대로 투영시킨다.
안토니오 산체스의 신랄하기까지 한 드럼 솔로 오리지널 스코어 역시 정적인 흐름에 격정적인 감정의 흐름을 구체화시킨다.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는 재기의 무대가 되는 연극 무대를 리간의 삶 속에 밀착시켜 현실과 극을 점점 일체화시키는 리간의 심리를 극적으로 표현해낸다.
영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내가 이런 표현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우스운 일이지만, 이 영화가 보여준 영화의 완결성과 터질듯한 에너지는 가히 2015년에 본 영화 중 가장 압도적이었다는 생각을 한다.
더욱 내게 놀라웠던 것은 이 영화 속 카메라가 고작 뉴욕에 위치한 것으로 설정된 좁디좁은 극장만을 담아내며 극장 외의 모습이라곤 바로 인근의 거리만을 보여줄 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뉴욕행 비행기 티켓을 끊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을 준 영화라는 것이다.

 

 

 

 

 

 

 

 

2. <Youth / 유스> (2015), 이태리

개인적인 2014년 영화 결산에서 감히 1위로 올렸던 영화가 파올로 소렌띠노의 <La Grande Belleza/the Great Beauty>였다.
파올로 소렌띠노, 루카 과다니뇨 감독이나 난니 모레띠 감독의 영화들을 보면 이태리 영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미학이 분명 존재한다는 확신을 다시끔 하게 된다.
굳이 네오 리얼리즘 영화까지 올라갈 필요도 없다.
이태리 감독들의 영화는 씨네아트에 천착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서사적이지만 결코 진부하지 않다.
패션으로 따지면 라르디니(Lardini)같은, 전통적인 흐름을 끌어안고 있지만 그 자체로 이미 동시대성을 초월하는 스타일을 가진 그런 옷같은 느낌이지.
이건 비단 패션과 영화뿐 아니라 음악도 그랬다.
70년대 록 르네상스 시절의 이탈리언 록 씬은 결코 테크닉적으로 최고의 음악은 아니었지만 그 어떤 나라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독특한 음악들을 선보였었다.
자신들이 계승해온 유구한 클래식 문화와 전위적인 실험정신, 영국의 록음악을 끌어다 자신들의 철학과 감성으로 버무린 그 음악들은 결코 다른 나라에서 들을 수 없었던 음악들이었다.

이 영화 <Youth>엔 자신의 필모를 그럴싸하게 마무리지으려는 노장 감독과 엄청나게 유명한 클래식곡을 창작해 어딜 가나 그 곡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노로한 지휘자가 스위스의 고급 요양호텔에 묵으며 보내는 시간을 따라간다.
노장 감독은 뭔가 대단한 영화로 자신의 필모를 빛내고 싶어하지만 시나리오의 결말조차 내지 못한채 시나리오팀과 시간을 보낸다. 반드시 자신의 영화에 여주인공으로 섭외하려던 노장배우가 출연을 고사했을 때 그는 그제서야 인정하지 못해왔던 스스로를 받아들인다. 노로한 지휘자는 여전히 자신의 부인을 소프라노로 초대해 부르게한 곡의 유명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지휘를 손에서 놓은채 시간을 보낼 뿐이다.
영화는 잠자리가 더 좋아서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났다는 노장 감독의 아들이나 아직도 화를 내며 격렬하게 따져 물을 수 있는 노로한 지휘자의 딸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 타버리고 말라버린 장작과도 같은 시간의 흐름을 더욱 극명하게 대비시킨다.

쓸쓸하고 착찹하지만 아름답운 영화다.

 

 

 

 

 

 

 

 

3. <En duva satt på en gren och funderade på tillvaron / a Pigeon Sat on a Branch Reflecting on Existence /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

(2015), 스웨덴/독일/덴마크


놀라운 영화다.
전혀 웃음을 팔 줄 모르는 두 세일즈 맨이 도대체 팔릴까 싶은 fun-stuff 들을 가방에 담아 이곳저곳을 유령처럼 배회하며 영업을 한다. 사람을 기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 재밌는 물건을 파는 이들은 결코 즐거워보이지 않는다. 당연히 판매가 잘 될리가 없지.
하지만 영화는 창백해보이며 호흡도 맞지 않는 이 두 세일즈맨을 중심으로 도시의 군상을 보여준다. 이들이 배회하는 도시엔 죽음도 있고 사랑도 있으며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오래된 역사의 상흔도 있다.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자본주의는 인간의 관계를 좀먹고 자본에 종속시킨다. 우스꽝스럽게 보여지는 첫번째 에피소드의 이면에는 그만큼의 씁쓸함이 배어있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간헐적인 전화 통화는 그저 '네가 잘 지내고 있다니 기쁘다'는 말 뿐이다.
꺼져있는 음성메시지함을 듣고 응답받지 못할 메시지를 남기기도 한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코미디로 분류해야겠지만 그렇게 분류하기엔 영화가 담아내는 이야기의 무게가 너무 진중하다.
감독은 그 어느 나라라도 동경해마지 않는 복지강국 스웨덴에도 탐욕 자본주의가 독버섯처럼 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현재 그들의 강건한 입지가 수많은 희생과 역사적 과오 끝에 거머 쥔 것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1700년대에 스웨덴의 젊은 왕인 찰스 II세가 러시아를 공격했다가 참혹하게 패퇴하여 귀국한 역사적 사실을 현대의 공간에 중첩시켜버린 장면에선 무언가 형용하기 힘든 비애마저 느끼게 된다.
이 영화가 결코 단순한 블랙 코미디가 아니라는 사실은 마지막 요나탄(Jonathan)의 꿈에 등장하는 끔찍한 광경을 통해 극대화된다.
입에 담기도 힘든 그 몹쓸 기억을 떠올린 요나탄은 그 일에 자신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중얼거리고는 급기야 그 좁고 추레하기까지 한 숙소의 복도에 서서 묻는다.
'당신 목적을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는게 옳은 일이야?'라고.
결국 이 세상은 웃음을 허락하지 않는다. 1943년, 전쟁의 그늘에 빠져 우울함이 짙게 깔렸던 그 시절의 모습이 오히려 서로를 사랑하고 위로하며 용기를 북돋았던 시기로 그려진다.
이 가련한 두 세일즈맨이 웃음을 팔면서도 웃을 수 없는 이유이다.
슬프디 슬픈 세상이다.

*
고정된 카메라를 통해 느릿느릿 보여지는 피사체의 모습은 단순히 현재의 모습이 아니라 오랜 시간이 축적된, 칸디다 회퍼의 사진마냥 깊은 공간감과 시간의 역사성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어느 공간이나 벽은 연한 황토색에 가깝고, 바의 컬러는 회색빛이며, 가구는 단순한 브라운 컬러로 일관되게 보여진다.
지독하리만치 톤다운된 미장센과 창백하게 분장한 두 세일즈맨의 모습은 슬프기 짝이 없는 세상을 담아낸 캔버스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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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목은 어린 아이들의 학예 발표회에서 한 소녀가 발표한(?) 시의 일부이다.
그 소녀의 시에선 나뭇가지에 새 한마리가 쉬면서 성찰하고 있는데 무엇을 성찰하고 있냐는 선생님의 질문에 '돈이 없다는 사실을 성찰하고 있다'고 대답한다.
비둘기마저 돈이 없다는 사실을 성찰한단다.
우리에겐 부럽디 부러운 복지강국으로만 알려진 스웨덴에서 이런 빈곤과 곤궁함을 이야기하다니... 난 생경하기까지 하다.
동시에 점점 우경화되고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은 신자유주의의 망령들이 여전히 세상을 좀먹고 있다는 사실에 환멸을 느낀다.

 

 

 

 

 

 

 

 

4. <Mommy / 마미> (2014), 캐나다

디안과 그의 말썽꾸러기 아들 스티브, 그리고 우연히 이들과 엮이는 이웃집 카일라.
이 셋은 모두 무언가 결핍되어있는 인물들이다. 이들의 결핍은 때론 공격적으로, 때론 과도하게 상대에게 표출되지만 결핍을 가진 이들이 어우러질 때 이들은 전에 경험하지 못한 작은 행복에 조금이나마 다가가게 된다.
하지만 관객들은 잘 알고 있다. 이들의 힘겨운 전진을 마음 속 깊이 응원하게 되지만 그 행복이 결코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이 행복의 막다른 길목에서 느끼게 될 버거운 쓸쓸함이 있을 거라는 사실을.
이미 전작들을 통해 천재 감독이란 찬사를 들어온 자비에 돌란은 어린 나이에 이미 거장이 되어가는 것 같다.
단순히 영화에 에너지를 버무리는 솜씨 뿐 아니라 드라마를 엮어내는 능력까지 성숙하게 완성시켜가는 듯.
어찌보면 뻔하다고 할 수 있지만 1:1 화면비가 시원하게 열리는 장면에서 느껴지는 짜릿한 희열은 상상 이상이다.

 

 

 

 

 

 

 

 

5. <Kingsman the Secret Service / 킹스맨> (2015), 영국

기가막힌 21세기 스파이 활극이다. 그것도 B급을 가장한 아주 쌔끈하게 잘 빠진 블럭버스터이며 사람들이 금기시하는 소재들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놓고 두들기는 매튜 본 특유의 전복적 이미지가 극대화된 영화다.
늘 그랬었지... <Kick-Ass/ 킥 애스>에서도 기껏해야 아직 10대 중반 정도인 아이들이 엄청난 살육을 저지르고 다니는 장면을 마구 담아 놓고는 '어때? 아이들이 악인을 죽여대니 이걸 보는 기분이?'라고 묻는 듯한.
이른바 '길티 플레저 (Guilty Pleasure)'를 유발하는 매튜 본 특유의 가치 전복적 쾌감이 <킹스맨>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후속편에선 다행히도 죽은 것으로 나온 콜린 퍼스의 재래를 볼 수 있다고.

 

 

 

 

 

 

 

 

6. <Leviafan / 리바이어던> (2014), 러시아

탐욕 자본에 잠식되어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기능을 상실한 시스템이 빚은 비극을 다룬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의 2014년작이다.
내겐 10여년 전 구입했던 DVD <the Return / Vozvraschcehniye>(2013)를 통해 한없는 먹먹함을 주었던 감독의 작품이다.
다른 이야기 필요없이 이 영화는 법과 공권력이 철저히 가진 자들의 편에 서서 작동하는 망가진 러시아의 현실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다. 당연히 영화는 무척 불편하고 분노를 자아내며, 답답하고 먹먹한 마음으로 엔딩크레딧을 멍하니 바라보게 될 영화다.
더 답답한 것은 이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부조리하기 짝이 없는 러시아의 모습이 지금 우리나라의 모습과 그닥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지.
끄떡도 하지 않는 해안가의 바위에 세차게 부딪히는 파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우리에게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으니 저항해야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동시에 성난 파도에도 아랑곳없는 바위의 모습처럼 단단한 탐욕스러운 기득권의 모습에 대한 절망 역시 보여준다.

 

 

 

 

 

 

 

 

7. <Güeros / 구에로스> (2014), 멕시코

토마스는 그를 감당하기 힘들어하는 어머니에 의해 멕시코 시티에 거주하는 형(솜브라) 집으로 보내진다.
이쯤되면 형은 갱단 조직원쯤 되고 토마스는 짐승같은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폭력을 내재화하게되는 잔혹한 에피소드들이 질펀하게 등장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텐데 이 영화는 정 다른 선택을 한다.
피부색이 다른 형 솜브라는 멕시코 국립대학의 학생이며 대학이 파업을 한 상태에서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친구와 함께 자신의 집에서 칩거하고 있을 뿐이다. 영화 초반엔 솜브라의 집에서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이들 셋이 길거리로 나선 순간 이 영화는 2015년 보았던 모든 영화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설레는 광경을 보여준다.
이제 NAFTA의 끝자락에서 갱단에 의해 사실상 정부가 장악되고, 살기 위해 갱단을 선택하거나 생명을 포기해야하는 절망의 나라가 되어버린 멕시코의 현실을 감독 알론조 루이즈팔라치오스는 애정 가득한 연민의 시선으로 돌아본다.
이젠 영화적 배경이 되었던 1999년같은 지성인의 저항조차 카르텔의 총끝에 자취를 감춰버린지 오래지만 감독은 마지막으로 피어 올랐던 그 시절의 멕시코를 절절한 애정의 시선으로 영화 속에 담았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엔딩과 가장 아름다운 키스씬을 모두 볼 수 있는 영화다.

 

 

 

 

 

 

 

 

8. <Phoenix / 피닉스> (2014), 독일

아마도 작년에 보았던 영화 중 가장 강렬한 엔딩씬을 보여준 영화가 아닐까 싶다.
다른 영화였다면 과연 이런 방법으로 엔딩을 풀어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베를린에서 부유한 가문의 딸이었던 주인공이 2차 세계 대전에서 아우슈비츠로 끌려가 혹독하고 끔찍한 일을 겪은 뒤 전쟁 후 살아서 돌아왔지만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자신을 나찌에게 팔아넘겼던 남편의 욕심뿐이다.
남편은 상처때문에 성형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녀에게 자신의 아내와 닮았다며 아내 행새를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녀에게 남겨진 수많은 재산을 상속할 목적으로.
당연히 끝이 보이는 영화지만 보는 이들은 끝까지 일말의 희망을 마음 속 한 구석에 붙잡아 놓게 된다.
그게 인간에게 기댈 수 있는 가장 끝자락의 희망이자 애정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
쓸쓸한 영화, 서글픈 영화다.

 

 

 

 

 

 

 

 

9. <It Follows / 팔로우> (2014), 미국

누가 봐도 존 카펜터에게 바치는 오마쥬같은 영화지만 그동안 이러한 틴에이저 호러 무비에서 숱하게 보여졌던 섹스와 죽음의 뗄 수 없는 관계를 이처럼 영리하게 중의적으로 변주할 수 었었던 영화가 또 있었나 싶다.
<팔로우>에서의 섹스는 단순히 죽음의 대상이 되는 행위가 아니라 그와 동시에 자신을 지키는 무기도 된다.
자신을 죽일 수도 있고, 지킬 수도 있는(제한된 시간 동안이지만) 섹스를 통해 청소년들이 성년이 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반영한 이 영화는 2015년 한해동안이 아니라 어쩌면 2000년대에 나온 호러 영화 중 가장 기억될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 정도로 멋진 영화.

 

 

 

 

 

 

 

 

10. <Mad Max : Fury Road /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2015), 호주/미국

오랜만에 황폐한 도로로 카메라를 들이댄 조지 밀러 감독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정도로 압도적인 스케일의 디스토피아 SF물을 다시 한번 구현해냈다.
단순히 기가막힌 액션씬을 구현했다기보단 1~3편의 디스토피아적인 기운을 쎄끈한 화면 속에도 그대로 끌어온 채, 하나하나의 캐릭터를 소모하지 않고 공들여 살려낸 의미있는 영화로 칭송받을 만하다.
사실상 주인공인 맥스보다 자신의 신념을 위해 거대한 적(이자 父性)과 맞서는 여전사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의 캐릭터가 더욱 빛나는데 조지 밀러의 매드맥스에 상당한 아우라를 지닌 여전사가 종종 등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뚱맞은 것도 아니다.
CG의 도움을 받았지만 여전히 아날로그의 방식을 위주로 구현해낸 액션씬의 날 것 같은 생동감은 아마도 쉽게 잊혀지지 않을 듯하다.

 

 

 

 

 

 

AFFiNiTY's Best 50 Movies of the Year 2015

1. <Birdman / 버드맨>, 미국
2. <Youth / 유스>, 이태리
3. <En duva satt på en gren och funderade på tillvaron / Pigeon Sat on a Branch Reflecting Existence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 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
4. <Mommy / 마미> 캐나다
5. <Kingsman the Secret Service / 킹스맨> 영국
6. <Leviafan / 리바이어던> 러시아
7. <Güeros / 구에로스
> 멕시코
8. <Phoenix / 피닉스> 독일
9. <It Follows / 팔로우> 미국
10. <Mad Max Fury Road /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호주/미국
11. <Still Alice / 스틸 앨리스> 미국
12.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한국
13. <Ida / 이다> 폴란드
14. <Plemya / the Tribe> 우크라이나
15. <Victoria / 빅토리아> 독일
16. <Deux Jours, Une Nuit / Two Days One Night / 내일을 위한 시간> 벨기에/프랑스
17. <45 Years / 45년 후> 영국
18. <Sicario / 시카리오> 미국
19. <Relatos Salvajes / Wild Tales / 와일드 테일즈> 아르헨티나/스페인
20. <the Lobster / 랍스터> 아일랜드/그리스
21. <Citizenfour / 시티즌포> 미국/독일/영국
22. <Slow West / 슬로우웨스트> 영국/뉴질랜드
23. <Clouds of Sils Maria / 클라우즈 오브 실스 마리아> 프랑스/독일/스위스
24. <La Isla Minima / Marshland / 살인의 늪> 스페인
25. <Ex Machina / 엑스 마키나> 영국
26. <Star Wars : the Force Awaken /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미국
27. <L'Inconnu Du Lac / Stranger by the Lake / 호수의 이방인> 프랑스
28. <the Walk / 하늘을 걷는 남자> 미국
29. <La Jaula de Oro / the Golden Dream / 황금우리> 멕시코
30. <Inside Out / 인사이드 아웃> 미국
31. <
Omar / 오마르> 팔레스타인
32. <Me and Earl and the Dying Girl / 나와 친구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 미국
33. <the Gift / 기프트> 미국
34. <71'> 영국
35. <Timbuktu / 팀북투> 프랑스 外
36. <Love & Mercy / 러브 앤 머시> 미국
37. <Spy / 스파이> 미국
38. <한여름의 판타지아> 한국
39. <Trainwreck / 나를 미치게하는 여자> 미국
40. <the Final Girls / 파이널 걸스> 미국
41. <a Most Violent Year / 모스트 바이어런트> 미국
42. <X+Y a Brilliant Young Mind / 네이든> 영국
43. <the Martian / 마션> 미국
44. <Das Finstere Tal / the Dark Valley / 다크 밸리> 독일/오스트리아
45. <베테랑> 한국
46. <紙の月 / 종이달> 일본
47. <What We Do in the Shadows /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 뉴질랜드
48. <내부자들> 한국
49. <무뢰한> 한국
50. <Burnt / 더 셰프> 영국

 

 

 

 

 

 

 

 

 

 

 

AFFiNiTY's Best 50 Movies of 2015 - 11위~20위


Best 50 Movies of 2015 - 1위~10위
Best 50 Movies of 2015 - 11위~20위
Best 50 Movies of 2015 - 21위~30위
Best 50 Movies of 2015 - 31위~40위
Best 50 Movies of 2015 - 41위~50위


 

 


모든 이미지는 직접 캡처한 이미지.(<스타워즈>는 공식 스틸컷 사용)
2015년 1월 25일부터 2016년 1월 10일까지 본 영화는 총 139편.
이중 무려 50편을 고른다는게 오버...라는 생각도 들지만 보고 싶은 영화만 주로 찾아 보는 편이라 60~70편까지 추려도 그닥 실망한 영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완전 주관적인 순위이며 개인적인 정리를 위한 것이니 혹시 이 순위에 기분이 언짢은 분들 계시더라도 이해해주시길.

 

 

 

 

11. <Still Alice / 스틸 앨리스> (2014), 미국

알츠하이머라는 병이 무서운 것은 진행이 심화될 수록 더이상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지성이 상실된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언어학 분야에서 혁혁한 성과를 거둔 대학교수 앨리스가 조발성 알츠하이머를 겪게 되면서 느끼는 불안감, 겉잡을 수 없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담담히 순간순간에 충실하는 모습과 그런 그녀의 곁을 지키는 가족들의 시선을 차분하게 그린다.
줄리앤 무어의 절제된 연기는 <Maps to the Star>에서보다 훨씬 인상적인데 촛점을 잃은 눈빛, 상황 판단이 되지 않아 느끼는 불안함과 사리판단이 되지 않아 멍해진 눈빛과 표정을 놀라울 정도로 표현해낸다.

 

 

 

 

 

 

 

 

12.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 Right Now Wrong Then> (2015), 한국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늘 옳다.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번엔 동일한 이야기를 각기 다른 버전으로 두번 변주한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이 옹졸하기 짝이 없는 군색한 변명같은 제목을 달아 이야기한 것은 당연하게도 이 두가지 버전의 이야기 중 하나가 누군가에겐 적절하고, 누군가에겐 적절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두가지 버전의 이야기는 주인공이 과거를 기억하는 두가지 방식일 수 있으며, 혹은 각각의 주인공이 다르게 기억하는 방식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어느 이야기도 맞고 틀리고의 문제는 아니지.
그저 이 이야기들은 슈레딩거의 고양이마냥 모두 벌어진 일일 수 있을 뿐이니까.

 

 

 

 

 

 

 

 

13. <Ida / 이다> (2014), 폴란드/덴마크

아름다운 영화라고 말을 하지만,
이 영화는 아픈 영화다.
성원식을 앞두고 번민하는, 수녀가 되려는 유대인 출신의 이다는 성원식 직전, 자신의 이모를 만나 부모님의 유해를 찾으러 다니다가 징집을 피하기위해 이곳저곳을 떠돌며 집시 생활을 하며 색소폰을 부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세속적인 삶을 사는 이모의 모습에 경멸을 느끼면서 그녀는 조금씩 이모와 일체화가 되어가고, 집시 연주자와 교감을 나누며 스스로 한번도 의심치 않았던 종교적 신념도 흔들리게 된다.
종교화같은 샷들은 아름다우면서도 지나치리만치 정교하게 재단된 느낌이어서 개인적으로는 조금 불편하기도 했다.(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이다의 자신의 이모와 일체화되어가는 과정, 집시 연주가인 남성에게 묻는 '그 다음에는요?'라는 질문은 정신없이 살아남는 것에 전력을 다해야하는 지금의 내 삶에 상당히 둔중한 울림으로 다가오더라.
와이프는 영화 말미에 이르러 보여지는 장면에서 감정이 격해져 한동안 정신이 멍해졌던 듯 하다.
플레인아카이브의 아름다운 블루레이 역시 빼놓을 수 없겠다.

 

 

 

 

 

 

 

 

14. <Plemya / the Tribe / 트라이브> (2014), 우크라이나

이 영화는 농아 학교의 아이들이 등장하지만 수업을 받는 장면은 단 한번 등장한다.
이들은 사회에 발을 내딛기도 전에 이미 자본의 노예가 되어 저학년생들은 기차에서 물건을 팔거나 훔쳐 상급생에게 상납하고, 여학생들은 밤이 되면 기숙사를 나가 트럭 운전사들에게 몸을 판다.
그 어느 것도 자발적인 개인의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 없다. 모두가 그들만의 조직을 만들어 공여받고 갈취하고 나눈다.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놀랍게도 단 한명에게도 정을 둘 만한 인물이 없다.
왕따를 당하거나 괴롭힘을 당해 함몰되어가는 아이가 등장하여 관객들로 하여금 감정이입을 유발하는 인물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의 괴롭힘과 폭력은 너무나 자연스러울 정도로 힘을 따라 흘러내려갈 뿐이다.
사랑도 그저 섹스일 뿐이며, 그 섹스 역시 자본으로 갈취한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오직 자본만으로 규정하는 것.
영화의 배경이 된 이 우크라이나의 농아 학교를 통해 인간적 관계가 철저히 거세된 자본에 의해 모든 가치를 재단받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아마도 2015년에 본 영화 중 가장 끔찍한 영화가 아닐까...싶다.

 

 

 

 

 

 

 

 

15. <Victoria / 빅토리아> (2015), 독일

이 영화를 언급할 때 늘 'One Take' 또는 'One Shot'이란 말이 먼저 등장한다.
그도 그럴것이 7~8분 롱테이크만 되어도 그 씬이 언급되는데 이 영화는 120분짜리 롱테이크 영화다.
미클로시 얀초의 <붉은 시편>이 명함도 못내밀 지경인거지.
하지만 이 영화를 얘기하면서 단순히 One Take만을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영화 속 주인공인 빅토리아의 호기심많고 영민한 눈동자는 영화가 끝나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으며 비록 갱들에게 소모품 정도로 이용당하는, 빅토리아가 스페인에서 베를린으로 온 뒤 처음으로 교감을 나누는 빈곤한 동베를린 토박이인 네명의 남성들 역시 그들은 끝까지 인간다움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이 영화는 참으로 아프다. 그리고 그 여운이 무척... 길게 남는다.

 

 

 

 

 

 

 

 

16. <Deux Jours, Une Nuit / Two Days One Night / 내일을 위한 시간> (2014), 벨기에/프랑스

다르덴 형제의 영화는 늘 편히 볼 수 없다.
<자전거를 탄 소년> 역시 영화 끝까지 얼마나 마음을 졸였던가.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직장에서 해고되지 않기 위해 노조원들을 한명한명 찾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묵묵히 따라가며 우린 감정이입을 할 수 밖에 없고, 주인공이 느끼는 초조함을 비슷하게 느끼게 된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 우리가 깊은 동질감을 느끼거나 감정을 이입하게 되는 이유는 그들이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며 보편 타당한 감성을 갖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탄 소년>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에서도 다르덴은 척박한 현실 속에 작은 희망을 남겨 놓는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남겨진 그 작은 희망의 가치는 생각보다 단단하고 옹골찬 것이어서 결코 가볍게 휘발되지 않는다.
얼마 안되는 러닝 타임 속에서 이러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건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17. <45 Years / 45년 후> (2015), 영국

45년.
사랑하며 살아왔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45년이란 시간.
작은 균열로 시작된 감정의 격랑은 깊고 깊은 허망함을 남긴다.
잔인한 감독이다.
샬롯 램플링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 영화 속에서 그녀의 연기는 놀라울 뿐이다.
아주 조금은 마이크 리 감독의 영화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던.

 

 

 

 

 

 

 

 

18. <Sicario / 시카리오> (2015), 미국

내 주변에도 이 영화를 보고 멕시코 현실에 놀랐다는 분들이 있던데 사실 이 영화는 멕시코의 잔혹한 현실을 다룬 영화 축에 끼지도 못한다.
멕시코의 현실이 얼마나 지독한지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려면 <Miss Bala/미스 발라>나 <Cartel Land/카르텔 랜드>를 보시라.
멕시코를 주무대로 한 영화는 아니지만 <Julia/줄리아> 역시 볼만한 가치가 있으며 이들이 얼마나 멕시코 민중의 삶 속에 독버섯처럼 다가가고 있는지, 그리고 민중이 어떻게 카르텔을 두려워하면서 수용하게 되는지는 <Narco Cultura>를 보면 된다.
(멕시코를 다룬 영화만 언급하는 것이며 콜럼비아나 푸에르토리코등을 다룬 영화는 언급하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멕시코 현실을 보여준 영화를 꼽는 경우가 많은데 의외로 <Miss Bala/미스 발라>를 언급하지 않는다.
내가 보기엔 언급된 모든 영화들보다 가장 확실히 멕시코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는 영화가 <Miss Bala>다.
이 영화 <시카리오> 역시 멕시코를 배경으로 카르텔과의 전쟁에서 미국이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미국의 방식은 놀랍게도 중동국가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통제가능한 인물이나 정권을 사보타주등을 통해 옹립시키는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그들에겐 암담한 현실에 처한 민중들을 위해 싸운다는 명분 자체가 존재할 리 없고 그저 보다 더 관리하기 편하게 '작업'할 뿐이지.
미국이 NAFTA를 통해 나락으로 내몬 멕시코는 이제 갱들이 정부를 지배하는 절망의 땅으로 버려지고 있다.
진정으로 암흑같은 현실이다.

 

 

 

 

 

 

 

 

19. <Relatos Salvajes / Wild Tales / 와일드 테일즈> (2014), 아르헨티나/스페인 

오래전 TV에서 방영한 <환상특급/Twilight Zone>이란 방송을 영화 버전으로 보는 듯한 느낌.
각각의 에피소드는 대체로 잘못된 장소에서 만나선 안될 사람들이 만나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지만 에피소드들은 각기 다른 방식의 결말을 맞이 한다. 기본적으로는 인생에 대한 성찰이 영화 밑바탕에서 결말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깔려 있는데 등장인물들이 얼마나 이를 인지하고 있느냐에 따라 영화의 결말의 방식이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일상 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타인과의 아주 작은 오해가 겉잡을 수 없는 비극을 부르기도 하며, 천신만고 끝에 화해에 이르기도 하는데 우린 이런 부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하루에도 수없이 똑같은 오해와 실수를 반복하곤 한다.
어찌보면 노골적이리만치 명확한 주제 의식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이 영화가 만만찮은 무게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이 영화 속의 주제의식이 지극히 보편타당하다는 공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과 영화가 가진 서스펜스와 몰입도가 상상 이상으로 매우 강력하다는 점 때문이다. 그만큼... 이 영화가 주는 영화적 재미도 보통은 아니라는 것.

 

 

 

 

 

 

 

20. <the Lobster / 랍스터> (2015), 아일랜드/그리스

세상에 딱 두가지 가치만 용인된다면 보여줄 수 있는 세상의 모습이 이럴 것이다.
랍스터엔 다양한 가치가 용납되지 않는다. 짝을 찾거나 아님 동물이 되어야하고, 사냥하거나 사냥당해야한다.
일방적인 가치에서 도망친 이들조차 가치의 다원성따위를 위해 싸우지 않고 그들만의 가치를 정해 따르도록 한다.
그 어느 곳에도 속할 수 없는 이들이 가야할 곳 따윈 존재하지 않는 것이지.
랍스터는 블랙 코미디의 탈을 쓰고 기묘한 방식으로 현대 사회를 풍자하지만 다원성 따위 사라진지 오래인 이 나라에서 이 영화를 보는 심정은 단순히 '풍자'의 차원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
파시즘에 대항하는 또다른 방식의 파시즘이라니...
사랑도, 음악도, 관계도 착취당하는 슬픈 영화 속의 모습은 그야말로 세상의 종말로 보여지더라.

 

 

 

 

 

 

 

 

AFFiNiTY's Best 50 Movies of the Year 2015

1. <Birdman / 버드맨>, 미국
2. <Youth / 유스>, 이태리
3. <En duva satt på en gren och funderade på tillvaron / Pigeon Sat on a Branch Reflecting Existence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 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
4. <Mommy / 마미> 캐나다
5. <Kingsman the Secret Service / 킹스맨> 영국
6. <Leviafan / 리바이어던> 러시아
7. <Güeros / 구에로스
> 멕시코
8. <Phoenix / 피닉스> 독일
9. <It Follows / 팔로우> 미국
10. <Mad Max Fury Road /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호주/미국
11. <Still Alice / 스틸 앨리스> 미국
12.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한국
13. <Ida / 이다> 폴란드
14. <Plemya / the Tribe> 우크라이나
15. <Victoria / 빅토리아> 독일
16. <Deux Jours, Une Nuit / Two Days One Night / 내일을 위한 시간> 벨기에/프랑스
17. <45 Years / 45년 후> 영국
18. <Sicario / 시카리오> 미국
19. <Relatos Salvajes / Wild Tales / 와일드 테일즈> 아르헨티나/스페인
20. <the Lobster / 랍스터> 아일랜드/그리스

21. <Citizenfour / 시티즌포> 미국/독일/영국
22. <Slow West / 슬로우웨스트> 영국/뉴질랜드
23. <Clouds of Sils Maria / 클라우즈 오브 실스 마리아> 프랑스/독일/스위스
24. <La Isla Minima / Marshland / 살인의 늪> 스페인
25. <Ex Machina / 엑스 마키나> 영국
26. <Star Wars : the Force Awaken /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미국
27. <L'Inconnu Du Lac / Stranger by the Lake / 호수의 이방인> 프랑스
28. <the Walk / 하늘을 걷는 남자> 미국
29. <La Jaula de Oro / the Golden Dream / 황금우리> 멕시코
30. <Inside Out / 인사이드 아웃> 미국
31. <
Omar / 오마르> 팔레스타인
32. <Me and Earl and the Dying Girl / 나와 친구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 미국
33. <the Gift / 기프트> 미국
34. <71'> 영국
35. <Timbuktu / 팀북투> 프랑스 外
36. <Love & Mercy / 러브 앤 머시> 미국
37. <Spy / 스파이> 미국
38. <한여름의 판타지아> 한국
39. <Trainwreck / 나를 미치게하는 여자> 미국
40. <the Final Girls / 파이널 걸스> 미국
41. <a Most Violent Year / 모스트 바이어런트> 미국
42. <X+Y a Brilliant Young Mind / 네이든> 영국
43. <the Martian / 마션> 미국
44. <Das Finstere Tal / the Dark Valley / 다크 밸리> 독일/오스트리아
45. <베테랑> 한국
46. <紙の月 / 종이달> 일본
47. <What We Do in the Shadows /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 뉴질랜드
48. <내부자들> 한국
49. <무뢰한> 한국
50. <Burnt / 더 셰프> 영국

 

 

 

 

 

 

 

 

 

 

AFFiNiTY's Best 50 Movies of 2015 - 21위~30위


Best 50 Movies of 2015 - 1위~10위
Best 50 Movies of 2015 - 11위~20위
Best 50 Movies of 2015 - 21위~30위
Best 50 Movies of 2015 - 31위~40위
Best 50 Movies of 2015 - 41위~50위

 



모든 이미지는 직접 캡처한 이미지.(<스타워즈>는 공식 스틸컷 사용)
2015년 1월 25일부터 2016년 1월 10일까지 본 영화는 총 139편.
이중 무려 50편을 고른다는게 오버...라는 생각도 들지만 보고 싶은 영화만 주로 찾아 보는 편이라 60~70편까지 추려도 그닥 실망한 영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완전 주관적인 순위이며 개인적인 정리를 위한 것이니 혹시 이 순위에 기분이 언짢은 분들 계시더라도 이해해주시길.

 

 

 

 

21. <Citizenfour / 시티즌포> (2014), 미국/독일/영국

자기 삶의 모습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동시에 보호받고 싶어하는 양면성이 존재하는 네트워크, 그리고 무소불위의 권한으로 취합되는 수많은 개인 정보들. 정치적 목적에 따른 무분별한 검열의 확대.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이미 우리가 이 나라에서 숱하게 겪고 있는 문제이기도 한, 막다른 골목까지 내몰린 정보 민주주의.
이 다큐멘터리는 에드워드 스노든이 자신의 신체적 자유를 제약받을 것을 감수하고도 그릇된 정보 파시즘에 대항한 모습을 보여준다.
동시에 이 영화를 관람한 이들에겐 어려운 숙제를 던져준다. 이 땅에서 가열차게 진행되고 있는 파시즘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개개인은 무엇을 해야할지를 말이지.



 

 

 

 

 

 

22. <Slow West / 슬로우 웨스트> (2015), 영국/뉴질랜드

어찌보면 동화적이기까지 한 독특한 판타지 웨스턴.
영화 제목부터... 우리가 익히 보아왔던 웨스턴의 호흡 방식과는 분명히 다르고 (오히려 <Proposition>에 가깝다) 일종의 버디 로드무비를 이루는 두 주인공의 관계 역시 흔히 보아온 버디 무비들과는 다른 조합이다.
서부영화아닌 서부영화같은 <Das Finstere Tal / the Dark Valley>처럼 이 영화 역시 마지막에 이르러 대결 끝에 숨진 이들의 모습을 하나씩 역쇼트로 잡아내는데 상당히 인상적이다.
엔딩의 여운이 매우 깊은 영화로 전혀 기대하지 않고 봤다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넋놓고 본 영화이기도 하다.
멘토와 멘티로서의 버디 무비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그 관계가 역전되어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23. <Clouds of Sils Maria / 클라우즈 오브 실스 마리아> (2014), 프랑스/독일/스위스

영화 속 고인이 된 거장과 줄리엣 비노쉬의 관계는 누가 봐도 잉마르 베리먼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리브 울만이나 비비 앤더슨)의 관계를 떠올릴 수 밖에 없다.  자신을 스타덤에 올려준 고인이 된 감독의 죽음을 알게 되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고인이 된 감독과의 관계, 매니저(크리스틴 스튜어트)와의 관계, 새롭게 스타덤에 오른 신성(클로에 모레츠)과의 만남등을 통해 인생과 연기, 새롭게 시작되는 연기 인생등의 온갖 소재를 변주하여 지속되는 삶으로서의 모습을 담아냈다.
특히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에 주목할 수 밖에 없는데, 현실인지 리딩 연습인지 구분이 모호하게 찍혀진 주인공과 매니저(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리딩 연습은 상당한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트왈라잇>이라는 전대미문의 엉터리 영화(팬분들께는 미안하지만 난 정말... 이 영화를 보는게 힘들었다)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이 장면들에서 줄리엣 비노쉬에 조금도 부족함없는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발견이란 생각이 들더라.

 

 

 

 

 

 

 

 

24. <La Isla Minima / Marshland / 살인의 늪> (2015), 스페인

프랑코 독재를 시대적 배경으로(정확히는 프랑코 독재정부의 붕괴 직후) 하는 영화는 참으로 오랜만이다.
우리가 겪었던 것처럼 스페인 역시 독재 정부 시절 민중을 탄압하는데 앞장섰던 이들이 제대로 심판받지 않고 신분세탁이 되어 자신의 자리에서 버젓히 삶을 영위한 경우가 많단다. 이 영화 속의 두 주인공 중 한 명 역시 프랑코 독재 시절 당시 비밀경찰로 민중을 탄압하던 일을 자행하던 이다.
영화는 스페인의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소녀 윤간과 고문 살인 사건을 통해 독재정권 이후에도 여전히 살아남은 추악한 탐욕과 그 본성을 다룬다. 이 추악한 탐욕을 끈질기게 추적하는 이가 독재 정권 시절의 비밀경찰이라는 사실도 아이러니.
결말에 이르르면 영화는 관객에게 묻는다. '이것으로 다 괜찮은거냐'고.
상당한 긴장감과 인상적인 쇼트가 돋보이는 영화.

 

 

 

 

 

 

 

 

25. <Ex Machina / 엑스 마키나> (2015), 영국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라는 말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인간답지 못함을 전제로 한다.
인간으로 규정지을 수 있는 텍스트들에게서 벗어난 인간과 자신의 논리적 근거가 확실하게 작동하여 결론을 내리는데 도달할 인공지능. 과연 인공지능은 인간이 지구에서 존속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할까?
이 지점이 바로 인간이 앞으로 다가올 지성체로서의 AI의 출현을 두려워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엑스 마키나>는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취한 AI를 화면에 보여주면서 과연 관객들은 AI와 인간과의 대립 관계에서 누구의 편에 감정적으로 적극 개입할 지를 시험한다.
궁금하다.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은 엔딩을 보면서 어떤 심정이었는지.

 

 

 

 

 

 

 

 

26. <Star Wars : the Force Awaken /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2015), 미국

쌍제이 감독은 생각보다 '더' 영리했다.
난 기본적으로 스타워즈 시리즈가 적당한 유치하고 성긴 편집을 지니고 있어야 스타워즈 답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돌맞을 소리인걸 잘 안다. 하지만 이건 절대로 스타워즈 폄하가 아니다)
쌍제이 감독이 그걸 제대로 다룰 줄은 정말... 몰랐다.
게다가 스타워즈를 또다른 성장 이야기로 담아낼 정도의 배짱이라니.
무엇보다 데이지 리들리라는 기가막히게 매력적인 주인공의 탄생은 쌍수를 들어 환영.
그리고 <Attack the Block>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존 보예가는 이제 멋진 청년이 되었더라.

 

 

 

 

 

 

 

 

27. <L'Inconnu Du Lac / Stranger by the Lake / 호수의 이방인> (2013), 프랑스

이름도, 연락처도 잘 모른다. 이름을 교환했다고 하더라도 그게 실제 본명인지도 확신할 수 없다.
호수 주변엔 순간의 욕정을 충족시킬 파트너를 찾아 배회하는 게이들의 관음적 시선이 가득하다.
인사를 나누고 자주 이야기도 나누지만 이들은 모두가 서로에게 이방인일 뿐이다.
이방인이라는 존재에서 벗어나려하는 순간 다가오는 파국은 누군가에겐 고통의 해방으로, 누군가에겐 두려움으로 엄습한다.
대단히 수위가 강렬한 섹스씬들이 즐비하게 이어지고 시도때도 없이 노출되는 남성의 성기가 스크린을 도배하다시피 하는데 이러한 장면들은 사실 영화의 끝까지 익숙해지기 힘들다.
다만, 난데없이 벌어지는 살인사건과 이를 둘러싼 모호한 등장 인물들의 행태와 긴장감은 상당한 편.

 

 

 

 

 

 

 

 

28. <the Walk / 하늘을 걷는 남자> (2015), 미국

로버트 저메키스는 늘 진일보한 영화 기술을 자신의 작품에 잘 녹여내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제임스 마쉬 감독이 2008년에 발표한 다큐멘터리 <Man on Wire/맨 온 와이어>에서도 이미 필립의 놀라운 이야기가 공개된 바 있는데 저메키스 감독은 표면적으론 그의 일생을 다루면서 전기적 형태를 구축하면서 이제는 사라져버린 쌍둥이 빌딩을 가로지르는 줄타기가 주는 스릴과 성취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대체적으로 희열의 휘발성이 매우 강하지만 도저히 CG라고 믿기지 않는(뻔히 CG임을 알면서도) 자연스러운 화면 덕분에 관객들의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쥐락펴락하며 영화가 끝난 후에도 그 쿵쾅거리는 두근거림의 여운을 남기는데 완벽하게 성공한다.

 

 

 

 

 

 

 

 

29. <La Jaura de Oro / the Golden Dream / 황금우리> (2013), 멕시코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향하는 라틴 아메리칸들의 처절한 현실을 다룬 영화를 만나는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이 영화는 <Sin Nombre>이후로 가장 비극적인 밀입국 이야기라고 말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친구 셋이 모여 출발한 미국으로의 여정은 도중에 말이 통하지 않는 다른 나라의 또래 한명이 더 가담하면서 넷으로 늘어나게 되는데 우린 이들의 여정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이들이 자신의 집을 떠나 미국으로 향하는 이유는 한번도 나오질 않는다. 감독은 그러한 개인의 이유가 어찌 되었든, 그러니까 그 이유가 당위성을 갖고 있든 아니든 멕시코/미국 국경을 넘는 이들이 맞닥뜨리게 되는 잔혹한 현실 앞에선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걸 이야기하려는 듯 하다.
그렇다면 이 넷은 무사히 국경을 넘어 미국에 도착할 수 있을까?
아니면 몇명이나 미국땅을 밟게 될까.
이러한 영화들이 늘 주지하듯, 이 영화는 잔혹한 현실을 이야기하면서 자본과 정치의 탐욕에 의해 철저히 유린된 라틴 아메리카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참혹한 현실의 중심에 미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들에게 미국은 기회의 땅이다.
답답하고 아이러니한 일이다.

 

 

 

 

 

 

 

30. <Inside Out / 인사이드 아웃> (2015), 미국

픽사가 건재하다는 걸 보여준 애니메이션.
픽사의 장기라면 각각의 에피소드가 하나 둘 쌓여가면서 어지간한 드라마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드라마적 한방을 선사한다는 것인데 <인사이드 아웃>이 다시 그걸 해냈다.
사춘기를 겪는 캐릭터와 그 가족의 이야기를 이토록 밀도있게 그려낼 수 있는 영화는 과연 얼마나 될까?
픽사가 앞으로 더 길게 우리 곁에 존재해야만 하는 이유를 분명히 보여준 작품.

 

 

 

 

 

 

 

AFFiNiTY's Best 50 Movies of the Year 2015

1. <Birdman / 버드맨>, 미국
2. <Youth / 유스>, 이태리
3. <En duva satt på en gren och funderade på tillvaron / Pigeon Sat on a Branch Reflecting Existence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 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
4. <Mommy / 마미> 캐나다
5. <Kingsman the Secret Service / 킹스맨> 영국
6. <Leviafan / 리바이어던> 러시아
7. <Güeros / 구에로스> 멕시코
8. <Phoenix / 피닉스> 독일
9. <It Follows / 팔로우> 미국
10. <Mad Max Fury Road /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호주/미국

11. <Still Alice / 스틸 앨리스> 미국
12.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한국
13. <Ida / 이다> 폴란드
14. <Plemya / the Tribe> 우크라이나
15. <Victoria / 빅토리아> 독일
16. <Deux Jours, Une Nuit / Two Days One Night / 내일을 위한 시간> 벨기에/프랑스
17. <45 Years / 45년 후> 영국
18. <Sicario / 시카리오> 미국
19. <Relatos Salvajes / Wild Tales / 와일드 테일즈> 아르헨티나/스페인
20. <the Lobster / 랍스터> 아일랜드/그리스
21. <Citizenfour / 시티즌포> 미국/독일/영국
22. <Slow West / 슬로우웨스트> 영국/뉴질랜드
23. <Clouds of Sils Maria / 클라우즈 오브 실스 마리아> 프랑스/독일/스위스
24. <La Isla Minima / Marshland / 살인의 늪> 스페인
25. <Ex Machina / 엑스 마키나> 영국
26. <Star Wars : the Force Awaken /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미국
27. <L'Inconnu Du Lac / Stranger by the Lake / 호수의 이방인> 프랑스
28. <the Walk / 하늘을 걷는 남자> 미국
29. <La Jaula de Oro / the Golden Dream / 황금우리> 멕시코
30. <Inside Out / 인사이드 아웃> 미국
31. <
Omar / 오마르> 팔레스타인
32. <Me and Earl and the Dying Girl / 나와 친구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 미국
33. <the Gift / 기프트> 미국
34. <71'> 영국
35. <Timbuktu / 팀북투> 프랑스 外
36. <Love & Mercy / 러브 앤 머시> 미국
37. <Spy / 스파이> 미국
38. <한여름의 판타지아> 한국
39. <Trainwreck / 나를 미치게하는 여자> 미국
40. <the Final Girls / 파이널 걸스> 미국
41. <a Most Violent Year / 모스트 바이어런트> 미국
42. <X+Y a Brilliant Young Mind / 네이든> 영국
43. <the Martian / 마션> 미국
44. <Das Finstere Tal / the Dark Valley / 다크 밸리> 독일/오스트리아
45. <베테랑> 한국
46. <紙の月 / 종이달> 일본
47. <What We Do in the Shadows /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 뉴질랜드
48. <내부자들> 한국
49. <무뢰한> 한국
50. <Burnt / 더 셰프> 영국

 

 

 

 

 

 

 

 

 


AFFiNiTY's Best 50 Movies of 2015 - 31위~40위


Best 50 Movies of 2015 - 1위~10위
Best 50 Movies of 2015 - 11위~20위
Best 50 Movies of 2015 - 21위~30위
Best 50 Movies of 2015 - 31위~40위
Best 50 Movies of 2015 - 41위~50위



 


모든 이미지는 직접 캡처한 이미지.(<스타워즈>는 공식 스틸컷 사용)
2015년 1월 25일부터 2016년 1월 10일까지 본 영화는 총 139편.
이중 무려 50편을 고른다는게 오버...라는 생각도 들지만 보고 싶은 영화만 주로 찾아 보는 편이라 60~70편까지 추려도 그닥 실망한 영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완전 주관적인 순위이며 개인적인 정리를 위한 것이니 혹시 이 순위에 기분이 언짢은 분들 계시더라도 이해해주시길.

 

 

 

 

31. <Omar / 오마르> (2014), 팔레스타인

개인의 소박한 작은 사랑마저 정치가 갈라놓은 장벽에 의해 빼앗기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순응과 투쟁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삶.
마지막 장면의 시원한 기분이 결코 오래가지 못하는 것은 그 상황을 벗어난 오마르의 앞으로의 모습이 눈에 선히 그려지기 때문.

 

 

 

 

 

 

 


32. <Me and Earl and the Dying Girl / 나와 친구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 (2015), 미국

조금씩 켜켜히 쌓여가는 애정의 레이어가 한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은 결코 쉽게 변하지 않지만 적어도 사랑은 개인이 선그어놓았던 자신의 한계를 극복케하곤 하니까.
이러한 성장영화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 영화가 시간을 두고 쌓아가는 빛나는 애정은 가슴을 쿵쾅거리게 하더라.
주인공과 그 친구 얼이 만드는 패러디 타이틀의 단편영화를 보는 것도 영화의 꿀잼 중 하나.

 

 

 

 

 

 

 

 

33. <the Gift / 더 기프트> (2015), 미국

잔인한 장면이 거의 나오지 않는, 그러면서도 가장 잔혹한 방식의 복수극.
배우이기도 한 조엘 에거튼의 장편 데뷔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영화의 만듦새가 매끄럽다.

 

 

 

 

 

 

 


34. <71'> (2014), 영국

이 영화 속에서 위선의 유니언잭의 이면을 끄집어내는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니다.
이 영화는 그저 나와 정치적 이해가 전혀 다른 이들 가운데 낙오된 이가 단순히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은 치열한 생존기일 뿐이다.
사실 IRA와 SAS의 반목을 다룬 영화야 어디 한 둘이 아니겠지만 스릴에 집중한 이 영화가 주는 서스펜스는 온전한 정신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밀도있다.
다만, 이 영화 속에서 희생되는 이들을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
사람과 사람의 관계보다 정치적 동지와 적, 그리고 정치적 관계를 이용한 사리사욕이 더 난무했던 더블린.
그로인해 희생되는 수많은 목숨에 과연 얼마만큼의 정치적 신념이 투영되었을까?

 

 

 

 

 

 

 

 

35. <Timbuktu / 팀북투> (2014), 프랑스 外

민중의 삶과 괴리된 종교와 정치가 얼마나 민중의 삶을 비참하게 파괴하는 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영화.
뛰어 도망치는 가젤을 사냥하는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오버랩되는 수미쌍관의 구조가 깊고 커다란 절망의 여운을 던져준다.

 

 

 

 

 

 

 

 

36. <Love & Mercy / 러브 앤 머시> (2014), 미국

비치 보이스의 리더 Brian Wilson(브라이언 윌슨)은 2004년 <Smile>이란 음반을 발표하고 많은 매체에 의해 그해의 음반으로 선정되어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이토록 힘든 과거를 지녔다는 사실을 알지못하는 이들이 더욱 많을테지.
이 영화를 보고 오랜만에 다시 2004년 음반인 <Smile>을 들었다.
영화를 보고 음반을 다시 들어보시라. 정말 다른 느낌으로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37. <Spy / 스파이> (2015), 미국

보험왕 아줌마같은 모습으로 손을 흔드는 여성이 주인공이란 이유로 이 영화를 단순히 액션 부재의 스파이물로 생각하면 큰 오산.
이 영화는 노골적인 방식으로 007의 영화적 형식미를 가져왔다. 팜므 파탈(+싸가지없는), 배신(반전)의 연속, 다수의 프로 스파이들의 등장(+허당 중의 허당)... 007하면 빼놓을 수 없었'던' 카체이싱씬...
이 모든 요소들은 우리가 007 영화에서 무수히 봐왔던, 그야말로 클리셰들이 아닌가.
그럼에도 이 영화가 자신만의 오리지낼러티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멜리사 맥커티의 사랑스러움 덕분이다.
수다스럽고 혼잣말을 해대지만 무거운 몸을 이끌고 특유의 낙천적인 쾌활함으로 프레임을 누비는 그녀를 보면 엔돌핀이 샘솟는다.
자신의 출연작 중 가장... 어처구니없는 허당으로 등장하는 제이슨 스태텀 역시 빼놓으면 섭섭할 듯.

 

 

 

 

 

 

 


38. <한여름의 판타지아> (2015), 한국

이 영화는 분명히 일본 나라현의 제작 지원을 받아 만든, 어떻게 보면 나라현에 위치한 고조시 홍보 영화라고 봐도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영화는 두가지 에피소드로 나뉘는데 첫번째 에피소드는 영화 촬영 취재차 고조시를 방문한 한국 감독과 통역사가 고조시의 공무원, 토박이 주민과 함께 고조시를 거닐며 고조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이며 두번째 에피소드는 고조시를 찾은 한국인 여성이 우연찮게 지역 토박이인 젊은 남성을 만나 1박2일의 짧은 시간동안 교감을 나누는 내용이다.
첫번째 에피소드를 통해 관객들은 고조시에 대한 약간의 이해가 자연스럽게 숙지되는데, 두번째 에피소드에서 그 공간을 배경으로 아련하고 설레는 로맨스가 이어지니 받아들여지는 감정의 진폭이 생각보다 상당히 커지는 느낌이 든다.
고즈넉한 여행지, 아주 괜찮은 낯선 사람과의 로맨스라니... 이보다 더 설레는 로맨스 설정이 어디 있을까 싶지만 이 로맨스에는 고조시라는 공간, 농사를 짓는 일본 남자의 성실함과 진솔함, 무언가 애인과도 잘 풀리지 않고 자기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은 여성의 개인적인 배경이 제대로 된 화학반응을 일으켜 상당히 아름다운 로맨스를 빚어낸다.
특히... 중반에 보여지는 불꽃놀이는 보는 이의 가슴을 뒤흔들 정도로 강렬한 설렘을 제공한다.

 

 

 

 

 

 

 

 

39. <Trainwreck / 나를 미치게하는 여자> (2015), 미국

사실상 Judd Apatow 감독의 재기작.
한때 저드 아파토 사단이라 불리우는 페르소나를 거느릴 정도로 그는 코미디 씬에서 확실한 위치를 확보했었다.
오랜만에 발표한 이 작품에서도 여전히 금기를 넘나드는 쎈 수위는 여전했지만 다른 점이라면 조금 더 나긋나긋해졌다는 느낌.
기본적으로 가정과 타인과의 관계를 조금더 따뜻하게 바라보는 연출자의 시선이 느껴지더라.

 

 

 

 

 

 

 

40. <the Final Girls / 파이널 걸스> (2015), 미국

틴에이지 호러 영화에서 이 정도로 캐릭터와 캐릭터의 유대감과 애정에 감정 이입이 될 수 있었던 경우가 얼마나 있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영화의 따뜻한 드라마적 한방은 상당히 힘이 있다.
이러한 드라마적 한방을 풀어내는 방식 역시 매우 세련되고 재미있어서 유머가 넘치는 가운데에서도 전혀 어색하거나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영화.

 

 

 

 

 

 

 

AFFiNiTY's Best 50 Movies of the Year 2015

1. <Birdman / 버드맨>, 미국
2. <Youth / 유스>, 이태리
3. <En duva satt på en gren och funderade på tillvaron / Pigeon Sat on a Branch Reflecting Existence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 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
4. <Mommy / 마미> 캐나다
5. <Kingsman the Secret Service / 킹스맨> 영국
6. <Leviafan / 리바이어던> 러시아
7. <Güeros / 구에로스> 멕시코
8. <Phoenix / 피닉스> 독일
9. <It Follows / 팔로우> 미국
10. <Mad Max Fury Road /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호주/미국

11. <Still Alice / 스틸 앨리스> 미국
12.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한국
13. <Ida / 이다> 폴란드
14. <Plemya / the Tribe> 우크라이나
15. <Victoria / 빅토리아> 독일
16. <Deux Jours, Une Nuit / Two Days One Night / 내일을 위한 시간> 벨기에/프랑스
17. <45 Years / 45년 후> 영국
18. <Sicario / 시카리오> 미국
19. <Relatos Salvajes / Wild Tales / 와일드 테일즈> 아르헨티나/스페인
20. <the Lobster / 랍스터> 아일랜드/그리스
21. <Citizenfour / 시티즌포> 미국/독일/영국
22. <Slow West / 슬로우웨스트> 영국/뉴질랜드
23. <Clouds of Sils Maria / 클라우즈 오브 실스 마리아> 프랑스/독일/스위스
24. <La Isla Minima / Marshland / 살인의 늪> 스페인
25. <Ex Machina / 엑스 마키나> 영국
26. <Star Wars : the Force Awaken /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미국
27. <L'Inconnu Du Lac / Stranger by the Lake / 호수의 이방인> 프랑스
28. <the Walk / 하늘을 걷는 남자> 미국
29. <La Jaula de Oro / the Golden Dream / 황금우리> 멕시코
30. <Inside Out / 인사이드 아웃> 미국
31. <
Omar / 오마르> 팔레스타인
32. <Me and Earl and the Dying Girl / 나와 친구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 미국
33. <the Gift / 기프트> 미국
34. <71'> 영국
35. <Timbuktu / 팀북투> 프랑스 外
36. <Love & Mercy / 러브 앤 머시> 미국
37. <Spy / 스파이> 미국
38. <한여름의 판타지아> 한국
39. <Trainwreck / 나를 미치게하는 여자> 미국
40. <the Final Girls / 파이널 걸스> 미국

41. <a Most Violent Year / 모스트 바이어런트> 미국
42. <X+Y a Brilliant Young Mind / 네이든> 영국
43. <the Martian / 마션> 미국
44. <Das Finstere Tal / the Dark Valley / 다크 밸리> 독일/오스트리아
45. <베테랑> 한국
46. <紙の月 / 종이달> 일본
47. <What We Do in the Shadows /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 뉴질랜드
48. <내부자들> 한국
49. <무뢰한> 한국
50. <Burnt / 더 셰프> 영국

 

 

 

 

 

 

 

 

 

AFFiNiTY's Best 50 Movies of 2015 - 41위~50위


Best 50 Movies of 2015 - 1위~10위
Best 50 Movies of 2015 - 11위~20위
Best 50 Movies of 2015 - 21위~30위
Best 50 Movies of 2015 - 31위~40위
Best 50 Movies of 2015 - 41위~50위

 


 


모든 이미지는 직접 캡처한 이미지.(<스타워즈>는 공식 스틸컷 사용)
2015년 1월 25일부터 2016년 1월 10일까지 본 영화는 총 139편.
이중 무려 50편을 고른다는게 오버...라는 생각도 들지만 보고 싶은 영화만 주로 찾아 보는 편이라 60~70편까지 추려도 그닥 실망한 영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완전 주관적인 순위이며 개인적인 정리를 위한 것이니 혹시 이 순위에 기분이 언짢은 분들 계시더라도 이해해주시길.

 

 

 

 

 

41. <a Most Violent Year / 모스트 바이어런트> (2014), 미국

오스카 아이작의 과묵하고도 진중한 고뇌가 표현된 연기가 빛나는 영화.
그리고 미국의 이민자들이 어떤 희생을 통해 중심에 서게 되었는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영화.
끝까지 인간다움을 잃지 않은 그가 마지막, 총알로 인해 구멍난 유조탱크를 틀어막는 모습은 씁쓸하고도 긴 여운을 준다.


 

 

 

 

 

 

 

42. <X+Y / a Brilliant Young Mind / 네이든> (2014), 영국

자폐증세를 가진 주인공의 성공담을 다룬 영화가 아닌 남들과 조금 다른 주인공이 조금씩 스스로를 극복하고 주변에 손을 건네는 성장이야기.
상당부분 실화에 근거했다는 사실이 무척 인상적이다.

 

 

 

 

 

 

 

43. <the Martian / 마션> (2015), 미국

아직 인류는 화성에 발도 딛지도 못했는데 이런 픽션이 이토록 놀라울 정도로 리얼리티를 확보할 수 있다니...
부럽기도 하고 심드렁한 심정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우주를 자연스럽게 이야기 마당으로 확장하는 헐리웃을 보면 놀랍기도 하고.

 

 

 

 

 

 

 

44. <Das Finstere Tal / the Dark Valley / 다크 밸리> (2014), 독일/오스트리아

유럽 영화다운 서사미를 갖고 있으면서도 헐리웃 영화같은 매끄러운 만듦새를 보여주는 유럽판 웨스턴 무비.
복수극의 형식을 빌어 전근대적 관성을 근절하려는 주인공, 마침내 자유를 얻어도 기뻐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이 씁쓸하게 무언가와 오버랩된다.
메시지가 과도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할 말은 다 하는 영화.
Joy Division의 Ian Curtis(이언 커티스)를 연기한 Sam Riley를 다시 만나볼 수 있다.

 

 

 

 

 

 

45. <베테랑 / Veteran> (2015), 한국

이토록 시원시원한 활극을 보여주면서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게다.
군더더기없이 쭉쭉 뻗는 이야기, 훌륭한 캐스팅과 연기자들의 호흡이 잘 드러난 영화.
비록 이 영화의 결말은 <내부자들>이나 <성난 변호사>처럼 판타지에 가깝지만, 그래서 이 영화의 엔딩이 기득권에 대한 경멸과 적개심을 오히려 휘발시킬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의 에너지로 끝까지 달려가는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박수를 보낸다.
개인적으로 황정민씨와 트럭을 몰고 가며 나누는 정웅인씨의 대화를 들으며 정웅인씨의 연기 공력에 새삼 놀라게 되었다는.
다만... 아무리 영화 속의 드라마를 극대화하기 위한 설정이라도 남편의 직장에 쳐들어가 다른 사람 다 듣는데서 상대의 도덕심을 비판하는 장면은 보기 불쾌하더라.(아무리 부부라도 말이다. 이건 남녀의 문제를 얘기하는게 아니다)
여담이지만... 난 제발 우리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차 좀 똑바로 하고, 영화보면서 팝콘 짭짭 거리며 먹는 씬 좀 안나오고, 영화관에서 얘기하는 장면 좀 안나왔으면 좋겠다. (응팔을 아예 안보지만 지난 번 거실을 지나가다가 영화관에서 등장인물들이 잡담을 하는 장면이 나오던데 꼴보기 싫더라)



 

46. <紙の月 / Pale Moon / 종이달> (2014), 일본

버블 붕괴 이후 소비로 쾌락을 사는 행위는 종말을 고했다.
무료하고 희망없이 답답한 일상에서 내가 나임을 확인하는 길이 고작 소비를 통한 것이라니.
물론 이 영화는 엇나간 소비 문화를 지적한 영화가 결코 아님에도 주인공이 스스로를 확인하고, 스스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소비 행위를 빼놓을 수가 없다.
사랑도 소비도 모두 우리가 만든 종이달같은 것이라니...
이제는 중년이 되어버린 나와 동시대 남성들의 여신 중 한명이었던 미야자와 리에의 연기도 매우 인상적.

 

 

 

 

 

 

 

47. <What We Do in the Shadows /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 (2014), 뉴질랜드

이 어설프기 짝이 없는 모큐멘터리는 초반 약간의 지루함을 넘어서면 의아할 정도로 사랑스럽고 인간적(?)이다.
사람을 하인으로 부리고 사람의 목숨따위 우습게 생각하는 이런 영화에 이 정도의 온기가 넘실대다니...
놀라울 정도로 희안하지 않은가?
어찌보면 사람보다 더 온기넘치는 뱀파이어들, 그리고 매너를 갖춘 늑대인간들도 볼 수 있는 유머 가득한 영화.

 

 

 

 

 

 

 

48. <내부자들> (2015), 한국

중반까지 거침없이 내달리는 이 영화의 이야기는 생각한 것보다도 더 수위가 강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그들은 단 한번도 인정한 적 없는 언론/정계/재계의 더러운 유착.
자신들에게 불리한 상황도 언제든 언론을 이용해 벗어날 뿐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의 적대 세력을 궤멸시킬 기회로 만드는 이들.
정당한 문제제기를 한 이들이 오히려 없는 죄도 뒤집어쓰고 이게 끝이겠지 싶으면 더 몰아대어 더이상 추락할 바닥도 없게 만드는 이 나라의 기득권들의 모습을 이 영화는 놀라우리만치 생생하게 보여준다.
보다보면 지금 이 나라에서 버젓히 벌어지는 일들이 마구 떠올라 부아가 치밀어 오름을 참을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현실에서 기대할 수 없는 판타지로 엔딩을 맺는다.
궁금하다. 조승우가 연기한 줄도 없고 빽도 없는 검사는 내부자가 되어 승진을 하고, 그들이 떨궈준 권력의 열매를 나눠먹으면서도 그 심지가 흔들리지 않았을까?
이병헌에 대한 호불호를 차치하고, 이병헌이란 배우가 얼마나 대단한 연기자인지를 다시한번 실감한 영화.
백윤식씨, 조승우씨의 연기 역시 매우 인상적이더라.
누군가는 이 영화를 가득 메운 마초적 경향이 힘들다고 하던데 어쩌겠나 저들의 모습이 이와 같은데.

 

 

 

 


 

 

49. <무뢰한 / the Shameless> (2014) 한국

막장의 현실에서 희망따위로 눈을 가리는 한국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고통스러운 엔딩이구나...

 

 

 

 

 

 

 

 

50. <Burnt / 더 셰프> (2015), 영국

굳이... 50선 안에 이 영화를 꼽은 이유는 주방의 모습이 비일비재하게 보여진다는 이유.
이야기야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뻔하지만,
그리고 누군가는 이 영화를 '마스터 셰프'의 극장버전이라고 비아냥 거릴 지도 모르지만, 주방의 모습, 내어지는 음식의 모습을 이처럼 잘 그려낸 음식 영화도 사실 요즘 그닥... 많지 않은게 사실이다.


 

 

 

 

 

AFFiNiTY's Best 50 Movies of the Year 2015

1. <Birdman / 버드맨>, 미국
2. <Youth / 유스>, 이태리
3. <En duva satt på en gren och funderade på tillvaron / Pigeon Sat on a Branch Reflecting Existence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 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
4. <Mommy / 마미> 캐나다
5. <Kingsman the Secret Service / 킹스맨> 영국
6. <Leviafan / 리바이어던> 러시아
7. <Güeros / 구에로스> 멕시코
8. <Phoenix / 피닉스> 독일
9. <It Follows / 팔로우> 미국
10. <Mad Max Fury Road /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호주/미국

11. <Still Alice / 스틸 앨리스> 미국
12.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한국
13. <Ida / 이다> 폴란드
14. <Plemya / the Tribe> 우크라이나
15. <Victoria / 빅토리아> 독일
16. <Deux Jours, Une Nuit / Two Days One Night / 내일을 위한 시간> 벨기에/프랑스
17. <45 Years / 45년 후> 영국
18. <Sicario / 시카리오> 미국
19. <Relatos Salvajes / Wild Tales / 와일드 테일즈> 아르헨티나/스페인
20. <the Lobster / 랍스터> 아일랜드/그리스
21. <Citizenfour / 시티즌포> 미국/독일/영국
22. <Slow West / 슬로우웨스트> 영국/뉴질랜드
23. <Clouds of Sils Maria / 클라우즈 오브 실스 마리아> 프랑스/독일/스위스
24. <La Isla Minima / Marshland / 살인의 늪> 스페인
25. <Ex Machina / 엑스 마키나> 영국
26. <Star Wars : the Force Awaken /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미국
27. <L'Inconnu Du Lac / Stranger by the Lake / 호수의 이방인> 프랑스
28. <the Walk / 하늘을 걷는 남자> 미국
29. <La Jaula de Oro / the Golden Dream / 황금우리> 멕시코
30. <Inside Out / 인사이드 아웃> 미국
31. <
Omar / 오마르> 팔레스타인
32. <Me and Earl and the Dying Girl / 나와 친구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 미국
33. <the Gift / 기프트> 미국
34. <71'> 영국
35. <Timbuktu / 팀북투> 프랑스 外
36. <Love & Mercy / 러브 앤 머시> 미국
37. <Spy / 스파이> 미국
38. <한여름의 판타지아> 한국
39. <Trainwreck / 나를 미치게하는 여자> 미국
40. <the Final Girls / 파이널 걸스> 미국
41. <a Most Violent Year / 모스트 바이어런트> 미국
42. <X+Y a Brilliant Young Mind / 네이든> 영국
43. <the Martian / 마션> 미국
44. <Das Finstere Tal / the Dark Valley / 다크 밸리> 독일/오스트리아
45. <베테랑> 한국
46. <
紙の月 / 종이달> 일본
47. <What We Do in the Shadows /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 뉴질랜드
48. <내부자들> 한국
49. <무뢰한> 한국
50. <Burnt / 더 셰프> 영국

 

 

 

 

 


 

 

 



Logitec 포터블 블루레이 플레이어 LBD-PMJ6U3VRD


· 4K 대응
· 3D 재생 기능
· Total Media Extreme 3 정품 제공 (업데이트 지원) - Total Media Theater 6 포함.
· USB 3.0 지원
· BD/DVD 재생 및 레코딩 (BDXL 지원)


일본 아마존에서 구입한 포터블 블루레이 플레이어 로지텍 LBD-PMJ6U3VRD가 도착했다.

http://www.amazon.co.jp/gp/product/B00MMWDBDW/ref=oh_aui_detailpage_o00_s00?ie=UTF8&psc=1
(링크 참조)

로지텍이라고 하나 우리가 알고 있는 로지텍이 아니다.
일본 로지텍이라는 전혀 별개의 회사.
아무튼... 어디서나 블루레이를 볼 수 있는 포터블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국내 제품으로 찾다가 가격은 무조건 10만원이 넘어가고 USB3.0 조차 지원을 하지 않는 제품들이어서 포기하고 다른 제품을 찾다가 발견한 제품.
일본 내에서도 제법 판매가 많이 된 외장형 블루레이 플레이어이며 가격 역시 매우 저렴하다.
무엇보다 USB3.0을 지원하고 4K 대응이 된다는 점도 중요하고.
단점이라면... MDISC 지원이 안된다.(요즘 출시된 국내 제품은 MDISC 지원이 된다)
기록을 영구 보관할 목적이라면 MDISC가 상당히 매력있지만...
나도 고민을 좀 하다가 그냥 이 기능은 일단 패스해버렸다.

 

 

 

 

도착.
2015년 12월 31일에 주문했는데 1월 7일 도착했다.
사실 더 일찍 도착할 수 있었는데 1.1~1.3 연휴라 일본 배대지에 1.4에 도착하는 바람에 조금 늦어졌다.
주문은 내가 직접하고 배대지만 재팬딜리버리(http://www.japandelivery.co.kr)를 이용했는데 배송 신속도나 수수료 부분에서 상당히 만족할 만한 업체라는 생각이 든다.
배송은 EMS로 선택.

아무래도 국제배송이니 패킹도 신경이 쓰였는데 사진을 찍지 않았지만 상당히 제품이 흔들리거나 파손되지 않도록 견고하게 에어 밀봉이 되어있어 이 부분은 걱정을 안해도 될 것 같다.
제품 비용은 6,350엔이었고, 국내 배송료 및 수수료등이 19,000원 정도 들어갔다.
총 8만원이 들지 않았다는 것.
(국내 다른 구매대행 이용시 96,000원 가량 비용이 든다)

 

 

 

 

 

 

 

박스 뒷면.

 

 

 

 

 

 

 

USB3.0 케이블과 메뉴얼, 본체와 Arcsoft社의 Total Media Extreme3 디스크가 동봉되어있다.

 

 

 

 

 

 

 

블루레이 본체 상판의 컬러는 블랙과 레드가 있는데 내가 선택한 것은 레드였고,
이 레드컬러가 생각보다 정말... 고급스럽고 예쁘다.
그냥 매트한 느낌이 아니여서 더욱 맘에 든다

 

 

 

 

 

 

 

 

그래서...

 

 

 

 

 

 

 

이렇게 책상 위에 올려놨는데 문제가...
오리코社의 USB3.0 허브에 연결을 했더니 계속 오작동을 하고 디스크를 읽지 못하더라.
뿐만 아니라 함께 허브에 연결된 시게이트 외장하드마저 블루레이 케이블을 꽂으니 연결이 끊겨버리더라.
아... 불량품이 왔나보다하는 불길한 생각이 드는 순간 와이프가 메뉴얼을 보고는 '이거 허브 사용하면 안되는 것 같아'라고 말해주더라.-_-;;; 아... 젠장...
USB3.0 허브에서 뽑은 후 PC에 직접 연결하니 아무 이상없이 작동된다.
이런거 메뉴얼따위 볼 필요없다고 생각했는데 와이프가 메뉴얼보고 말해주지 않았다면 한참을 불량품이 온 것으로 착각했을 듯 싶다.ㅎ

참고로...
시게이트의 외장하드인 BackUp Plus 4TB도 허브에 연결시켰는데 종종 연결이 끊겨버리거나 리딩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더라.
오리코 제품이 나름 신뢰도가 높은 편인데 USB3.0 허브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는게 아닌가 싶다.


Arcsoft社의 Total Media Extreme3는... 음...
사실 UI도 직관적이고 기능상의 문제도 없는데 화면의 컬러가 기본적으로 다소 밝게 설정되어있는 듯 싶다.
AV 옵션 세팅도 무척 편리하고 대체적으로는 만족하지만 PowerDVD Ultra 15와 한번 비교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
나이가 들면서 늘 해오던 것을 계속 한다는 것이 점점 버거워진다.
1월 안으로 2015년에 보고 들었던 영화와 음악을 정리해야겠다는 계획도 점점 멀어져만 간다.
커뮤니티 이곳저곳에 올려 누구에게 보여줄 목적도 아닌, 그저 내 스스로의 정리를 위해 하는 이 작업이 해가 갈수록 버거워진다.
단순히 텍스트로 순위를 적고 영화/음악 제목만 적어서 올리면 당장에라도 끝낼 수 있지만 내 스스로 그걸 용납못한다.
영화관에 가서 봤든, DRM구매해서 봤든, 블루레이를 구입해서 봤든, 불법다운로드해서 봤든... 모두 영상파일을 구해서 일일이 영상캡처해서 올려야 직성이 풀린다.
그럼에도 이 짓을 안하면 당연히 해야할 것을 안한 것 같아 스스로 답답해하며 신경을 쓴다.
종종 도대체 난 이걸 왜 하는걸까?라는 질문을 내게 하는데 그때마다 결론은 똑같았다.
이걸 안하는 순간, 내가 폭삭 늙어버렸다는 사실을 절감할 것 같다.
나이가 들어도 내가 늘 하던 것을 변함없이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더라.(아... 누가 들으면 환갑을 앞둔 사람 얘기인 줄 알겠다)
몸은 점점 피로를 느끼고 의욕도 확실히 줄어들고, 복잡한 것을 생각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영화나 음악을 듣고 느낀 내 감상을 글로 적는 건 너무나 힘들어졌다.
오래 전처럼 하루에도 3~4개의 리뷰를 뚝딱 해치워나가는 것이 이젠 아예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도 하는 데까진 해보련다.
정말 이걸 중단하는 그 순간 난 50을 바라보는 내 나이에 굴복할 것만 같다.
누군가는 그걸 왜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냐고 말한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수긍하고 몸을 맡기라고 얘기하던데 난 아직도 그게 안된다.



**
1인칭 슈팅 게임인 FPS를 아직도 종종 즐긴다.
오래전 언리얼과 퀘이크가 FPS 시장을 양분했을 때 난 적수가 거의 없는 언리얼러로 나름 유명했었다.
아무튼... 그뒤로도 꾸준히 FPS를 해왔는데 지금은 고스트 리콘 팬텀이라는 FPS만 주로 즐긴다.
내 아들뻘인 플레이어들이 대부분인 이 게임에서 난 아직까지 압도적일 정도의 성적을 내고 있다.
들어가기도 힘들고 가장 실력있는 클랜이라는 VR1 클랜에서도 러브콜이 올 정도이니 아직 내 실력이 완전히 녹슬진 않았군...하는 위안을 얻으면서 내 나이를 잊기도 한다.
하지만 난 잘 알고 있다.
내가 한해가 갈수록 전과 같지 않을 거라는 걸.
순간반응은 점점 더 느려질 거고 게임 진행을 파악하는 능력도 현저히 떨어질 것이며 내가 의도한 대로 컨트롤이 되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별것도 아닌 게임인데 뭘...? 이라고 생각할 분들이 계실지 모르지만, 몇십 년을 해온 장르 게임에서 내가 더이상 버틸 수 없다고 느껴지게 되면 내 상실감은 제법 클 것 같다.
물론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한때는 잘 했는데'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어쩔 수 없는 세월의 흐름을 인정하게 되겠지만 지금으로선 생각만 해도 은근 상실감이 크게 느껴질 것 같다.



***
하고 싶은 것이 참 많았다.
다시 그림을 그리고 싶었고 다시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늘 마음 속으로는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고 싶었지만 정작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핑계는 잘도 갖다 붙였다.
일 때문에, 바빠서, 돈이 없어서...
그러면서 난 이런 재능이 있었는데 어쩌구... 그래봐야 결국 난 아무것도 못할 인간이었을 뿐인데 이걸 받아들이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덕분에 부질없는 미련은 날려보냈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차라리 미련을 갖고 미적대던 내 자신이 오히려 그립기도 하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사는 모습을 매일 발견한다는 건 정말 한심한 일이기도 하니까.
그러면서 다시 되뇐거지. 현재의 내 모습이 바로 미래의 내 모습이라는 사실을.


난 정말 ... 미련하게 나이를 먹고 있다.

 

 

 

 

 

 

 

 

 

 

<Burnt / 더 셰프>

Directed by 존 웰스 (John Wells)

2015 / min /
director of photography by 아드리아노 골드먼 (Adriano Goldman)
music by 롭 시몬슨 (Rob Simonsen)
브래들리 쿠퍼 (Bradley Cooper), 시에나 밀러 (Sienna Miller), 대니얼 브륄 (Daniel Bruhl), 매튜 리스 (Matthew Rhys)


브래들리 쿠퍼와 시에나 밀러가 호흡을 맞춘 영화 <Burnt / 더 셰프>는 먹방, 쿡방이 지상파와 케이블을 지배한 2015년 한국에서 제법 흥미를 끌 만한 요소들을 잔뜩 끌어안고 있다.
굳이 먹방과 쿡방을 언급하지 않아도 이미 오래전부터 SNS를 하다보면 내가 원치 않아도 하루에 몇번은 남이 올린 음식 사진을 볼 수 있으니 가히 대중의 삶의 질을 누가 무얼 먹고 마셨는지로 가늠하는 과열 현상이 아직까지는 지속되고 있다.
이런 말을 하는 나 자신도 종종 어디 가서 뭘 먹었는지 올리는 판이니 먹고 마시는 것에 열광하는 다른 이들이야 오죽 할까.
물론 난 가끔... 이게 과연 미식에 대한 욕구인지 아니면 단순한 과시욕인지, 그것도 아니면 즐길 문화가 먹고 영화보는 것 밖에 없어서인지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대중의 '먹고 마시는 것에 대한 욕구'는 SNS와 맞물려 상당히 증폭된 일반적인 현상이 된 것은 분명하다.
TV에 셰프들이 나와 온갖 기가막힌 요리를 선보이고, 그 음식을 먹지 못하지만 그들이 요리 만드는 것을 보고, 다른 사람이 먹고 감탄하는 모습에 환호하는 컨텐츠가 호응을 얻는 것을 보면 가히 음식에 대한 관음증이 주는 매력이란 거부하기 힘든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영화 <Burnt / 더 셰프>는 미식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궁금해할 법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의 주방 속으로 카메라를 들이 밀었다. 주인공 역시 짐짓 철학있는 셰프라면 미슐랭의 별따위...라며 초연해하는 이상적인 캐릭터라기 보다는 대놓고 미슐랭 3스타를 목적으로 하는 주인공을 대놓고 다루는 영화다.
스토리 자체야 잘 나가다가 퇴물이 된 천재 요리사 -> 다시 재기를 노림 -> 역경과 고난 혹은 배신 -> 자성과 화해 -> 훈훈한 엔딩....의 전형적인 내러티브를 드러내는 터라 뭐라 딱히 이야기할 만한 것이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제법 몰입도가 높은 이유는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주방의 모습과 내어지는 음식의 모습이 제법 생생한 느낌을 주고 있어 미식을 갈구하는 이들의 관음적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그러한 주방에 들어가 본 적도 없고 취재를 해본 적도 없으니 정말 이 모습들이 주방의 모습인지는 내가 읽었던 셰프들의 주방 모습을 다룬 책이나 이야기등을 통해 미루어 짐작할 수 밖에 없지만 무척 흡사한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더라.
영화 속 주방과 음식에 대한 자문은 런던에서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인 '마커스 (Marcus)'를 운영 중인 스타 셰프 마커스 웨어링 (Marcus Wareing)이 담당했다고 하는데 이뿐이 아니라 영화 속에서 브래들리 쿠퍼가 오픈한 랭험(Langham)은 실제 랭험 호텔의 레스토랑에서 촬영되기도 했단다.(마이클 루가 셰프로 있는)
15세때부터 식당에서 알바를 하다가 대학 시절엔 Prep Cook (예비 요리사?)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브래들리 쿠퍼는 고든 램지에게 요리 지도를 받기도 했다는데 요리가 익숙했던 사람이어서 그런지 영화 속에서 그의 모습은 그닥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더라.
그와 함께 앙상블을 이루는 시에나 밀러 역시 화장끼 거의 없이 머리 질끈 묶은 모습으로 제면을 하거나 팬워크를 하는 모습이 상당히 자연스러웠는데 후일담을 들어보니 세트장의 스토브에 수도없이 화상을 당한 모양이더라.
비단 주방의 모습 뿐 아니라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으로서 홀 스탭과 매니저의 테이블 세팅이나 서비스 모습이 꼼꼼하게 등장하는 점도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모습을 보는 재미를 배가시켰다는 생각이 든다.
이외에도 지배인이자 소믈리에 역인 토니를 연기한 다니엘 브륄 (Daniel Bruhl), 홀매니저인 사라 그린 (Sarah Greene)등 매우 잘 계산된 좋은 캐스팅이 영화의 현실감을 무척 잘 살려줬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특히 모짜르트와 살리에르...처럼 아담 존스(브래들리 쿠퍼)에게 일종의 컴플렉스를 느끼고 있는 셰프인 리스역을 맡은 매튜 리스(Matthew Rhys)는 정말 현업에 종사하는 셰프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영화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아드리아노 골드먼 (Adriano Goldman)의 카메라 웍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시선보다 조금 낮은 시선을 유지하면서 정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영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절대 부감과 접사, 니(Knee)레벨을 사용하여 음식이 가장 아름답게 보여질 수 있는 앵글, 주방의 모습이 가장 현실감을 획득할 수 있는 앵글,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의 매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서사적인 와이드 앵글등을 구사하여 영화 속에 활력을 불어 넣어준다.
영화를 보고 난 뒤 바로 내뱉은 말이 '촬영감독이 누구지?'라는 것이었으니...

또한 영상과 기가막히게 리드미컬하게 어우러지는 롭 시몬슨 (Rob Simonsen)의 음악 역시 효과적이었다.
주방의 앙상블을 마치 클래식 합주가 이뤄지는 앙상블인 것처럼 연상케하는 그의 음악은 상당히 인상적이더라.
그냥 개인적인 생각인데 앞으로 여러 영화에서 롭 시몬슨의 크레딧을 보게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
이 영화 자체가 미슐랭 3스타를 목표로 하는 셰프의 이야기인터라 미슐랭 얘기를 간단하게 하게 되는데...
일부 언론에서 마커스 웨어링의 레스토랑이 미슐랭 3스타라고 오보를 내던데 2015년 런던에서 미슐랭 3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은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 at the Dorchester)'와 '고든 램지 (Gordn Ramsay)' 둘 뿐이다. (미슐랭 2스타는 11개)
미식의 성지라는 파리도 미슐랭 3스타 업장은 9개에 불과하며, 과거 브레송이 음식을 먹던 전설의 레스토랑 라투르 다르장 (La Tour d'Argent) - 일본 미식의 선구자이자 괴인인 기타오지 로산진이 소스가 맘에 안든다고 고추냉이 꺼내 양념장을 만들어 먹는 망나니짓을 했던 곳도 라투르 다르장이다- 은 별을 하나씩 깎여 지금은 1스타 레스토랑이 되어버렸다.
난 라투르 다르장에 가본 적이 없고, 아마 평생에 가볼 일이 있을까...싶지만 로버트 카파의 사진에서도 그 모습이 보였던, 내겐 뭔가 단순한 음식점이 아닌 곳으로 인식되고 있는 곳이어서 이젠 1스타가 되어버린 라투르 다르장에 쓸데없는 안타까움도 좀 든다.-_-;;;

참고로... 우리나라는 미슐랭 평가를 정식으로 받은 적이 없으며, 임정식 셰프의 정식당 뉴욕이 미슐랭 2스타를 유지하고 있다.
뉴욕의 미슐랭 3스타 업장은 6개이며 2스타 역시 10개에 불과하니 정식당의 위상도 상당하다는 의미.
또한 World Best Restaurant 100에서 정식당은 93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http://www.theworlds50best.com/list/1-50-winners#t51-100)


**
재밌는 것은 이 영화 <Burnt/더 셰프>의 공식 사이트(http://burntmovie.com/)에 가보면 영화 속에 등장한 음식들의 레시피가 상당히 자세하게 나와있다는거다.
물론... 레시피를 보더라도 이렇게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긴 할까...하는 생각이 들지만.ㅎ


***
시에나 밀러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 영화 속에서 그녀는 정말 빛나더라.ㅎ


****
이 얘기는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망설여지긴 하는데...
우린 아직도 미식이 사치 행위의 한 부분으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물론 파인 다이닝에서 걸핏하면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한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한끼에 8만원 이상의 식사를 한달에 절반 가까이 먹는다는게 나같은 사람에게 어디 가능한 일일까.
하지만 굳이 이런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 외에도 일상에서 소소한 미식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있다고 본다.
많은 이들이 찾는 프랜차이즈의 음식값은 다들 알다시피 결코 저렴하지 않다. 어지간한 샐러드바만 이용해도 2만원은 훌쩍 넘으며, 닭 한마리는 최소 16,000~18,000원이고 피자 라지 한판은 무조건 2만원이 넘는다.
이런 프랜차이즈를 벗어나, 가능하다면 한달에 한두번 합리적인 가격에 멋진 음식을 내는 곳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그 방법이다.
우리 주변엔 합리적인 가격에 기분좋은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
내가 잘 먹고 배부른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먹고', '어떻게 먹을까'를 고민한다면 대형 프렌차이즈가 아닌 작지만 내실있는 업장을 찾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로칸다 몽로에서 잘 먹고 나와서,
아들의 뜻대로 당인동에 위치한 카페 '그문화 다방'에 왔다.
캬라멜 마끼아또를 마시러.

 

 

 

 

 

이날만큼은 밤 10시까지만 영업을 한다고 하셨는데...
내 장담하건대 밤 10시에 문을 닫지 못하셨을거다.
손님들이 꾸준히 들어왔고, 맘좋은 사장님은 그 손님들을 거절하지 못하시더라.


 

 

 

 

 

 

지난번 와우북페스티벌 기간에 하루에 세번을 들렀던 바로 그 곳.
여사장님의 편안한 기운이 넘실대는 곳.
문을 열고 들어가니 우릴 알아보신 사장님께서 반가이 맞아주셨다.
뿐만 아니라 순하디 순한 멍멍이까지.
아... 그 녀석 정말 순하고 예쁘더라.


 

 

 

 

 

 

억지로 멋부리고 세련된 척 하는 공간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하나하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만들어지는 공간.
난 이런 공간이 좋더라.

 

 

 

 

 

 

 

1월 1일 밤 시간임에도 손님들이 제법 있었다.

 

 

 

 

 

 

 

이날은 어떤날의 '오후만 있던 일요일'이 흐르고 있었다.

 

 

 

 

 

 

 

우리 식구 모두 '캬라멜 마끼아또'를 주문.

 

 

 

 

 

 

 

 

어머님과 와이프는 따뜻한 캬라멜 마끼아또,
아들과 나는 차가운 아이스 캬라멜 마끼아또.
그윽하고 깊고 달달하고.
피로를 한방에 날려주는 맛이다.
아들은 이곳의 캬라멜 마끼아또가 제일 맛있다고 하네.ㅎ
(아들아, 아빠도 마찬가지란다)

 

 

 

 

 

 

 

 

좋구나.
이 공간도 음료의 맛도.

 

 

 

 

 

 

 

 

이렇게 잘 먹고 잘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런 소소한 행복이 2016년에도 가능하길 바랄 뿐이다.

 

 

 

 

 

 

 

 

 

새해 첫 외식은 우리가 사랑해마지않는 서교동 무국적술집 '로칸다 몽로 (Locanda 夢路)'에서.
그제 아들이 집에서 닭을 시켜먹고 싶다고 하길래 '지금 닭을 시켜먹을래, 아님 있는 밥 먹고 낼모레 몽로를 갈래'라고 물어보니 '그냥 밥먹을께요'라고 하더라.ㅎ
아들도 격하게 사랑하는 곳.
1월 1일도 문을 연다고 하셔서 어머님도 함께 우리 네식구가 모두 왔다.
but 이날 박찬일 선생님은 안계셨다.ㅎ


 

 

도착... 8시 예약했는데 길이 하나도 막히지 않아 7시 40분 조금 넘어 도착했다.

 

 

 

 

 

 

 

 

이 간판은 정말 마음에 든다.

 

 

 

 

 

 

 

 

들어가니 문현숙 스탭께서 환하게 웃으며 맞이해주셨고, 곧이어 이재호 매니저께서 역시 그 선한 웃음으로 인사를 건네주셨다.
멋진 음식뿐만 아니라 이렇게 기분좋은 분들을 뵐 수 있으니 몽로를 사랑할 수 밖에 없지.

오랜만에 홀쪽에 앉았다.
1월 1일인데도 손님들이 꽤 많더라.

 

 

 

 

 

 

 

 

새해에도 힘내, 아들.

 

 

 

 

 

 

 

 

오마니.
얼마전 친구분들과 몽로에서 모임을 가지셨다.
그때... 너무 잘 해주셔서 신세를 잔뜩 진 듯한 기분.

 

 

 

 

 

 

 

이곳을 찾는 분들과 이곳을 가꾸는 분들에 의해 하루하루 작은 역사를 만들어가는 공간.
오래도록 이렇게 찾아올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아들이 왔으니 닭튀김이 빠질 수 없지.
이 질리지 않는 맛.
두 접시가 나와도 혼자 다 먹을 수 있을 법한 이 기가막힌 맛.
맥주를 함께 곁들였는데 이 끝내주는 술안주를 먹으면서 맥주마시는 걸 잊고 있더라.

 

 

 

 

 

 

 

그리고 아들이 너무나 사랑하는 아란치니.

 

 

 

 

 

 

 

 

그리고 처음 주문한 몽로탕.
지금은 스지찜 정도로 이름이 바뀌었던데... 난 사실 '몽로탕'이란 이름이 참 좋았다.
전에 먹어본 스지찜과 달리 국물이 좀 자작한 편이고 스지도 든든하고.
분명 모양새는 우리나라 음식같은데 먹어보면 이국적인 맛과 한국적인 맛의 밸런스를 기가막히게 잡았다.
예전 스지찜의 토마토 베이스도 상당히 줄여놨고.
이건 정말 진심 술꾼들을 위한 메뉴라는 생각이 들던데 어떤 술을 곁들여도 다 어울릴 것 같았다.
저 냄비를 완전히 싹싹 다 긁어 먹어버렸다.

 

 

 

 

 

 

 

 

몽로탕을 먹으면서 빵을 곁들이면 좋을 것 같아 부탁드렸더니 내오신 빵.
아... 이 빵 뭐냐. 뭐가 이리 맛있냐.
분명 리치몬드 제과의 빵인 것 같은데 그 촉촉함과 풍성함이 보통이 아니다.

 

 

 

 

 

 

 

 

그리고 명란 파스타.
이날 꽈란타가 솔드아웃이라 명란으로 주문했지만 이날따라 안그래도 맛있는 명란 파스타가 더 맛있더라.
입에 착착 달라붙는 딱 맞는 간과 녹진함이 기가막혔다.

 

 

 

 

 

 

 

아... 또 먹고 싶구나.

 

 

 

 

 

 

 

 

다 먹고 가지치즈구이를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내주신 파스타.
꽈란타면에 버터를 볶고 치즈를 올린 파스타인데(당연히 메뉴에 없다)...
아들이 명란파스타를 아주 싹싹 다 먹는 것을 보고 내주셨단다. (감사합니다)
풍미부터...
고소하면서도 꽈란타 면 특유의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메뉴.

 

 

 

 

 

 

 

그리고 가지치즈구이.
예전보다 업그레이드 된 느낌.
토마토 베이스가 올라가 있다.

암튼... 이렇게 어마무시하게 먹고 기분좋게 일어났다.

그냥 집으로 오진 못했지.
아들이 몽로에서 일어나기 전 '그문화다방'의 캬라멜 마끼아또를 마시고 싶다고해서.ㅎ
1월 1일이라 문을 열었을지 몰라 전화를 해봤더니 밤 10시까지만 영업을 한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그문화다방'으로 이동.

 

 

 

 

 

 

 

 

 

2016년 새해 첫 식사.
새벽에 잠이 깨는 바람에 PC 앞에 앉아서 이것저것 둘러 보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이런 경우 난 대체로... 2시간 이상을 더 못자는데 세상에 깨어보니 11시 50분이더라. 4시간 이상을 잤다는.
어머님만 깨어 계셨고, 와이프, 아들 모두 다~~~ 꿈나라.ㅎㅎㅎ

뒤늦게 일어나 아점을 먹었다.
와이프가 닭봉 사다놓은 걸로 닭요리랑 샐러드 해준다고 준비하던데,
같이 마실 음료수도 있다고 하나 꺼내 보여주더라.

 

 

 

 

 

부라더 소다 (부라더 #소다)
지난번 마셨던 국순당의 아이싱(iCing)같은 다소 실망스러운 맛 아닐까... 싶어 그닥 기대하지 않았다.
게다가 소다맛이라면...
일본에서 마셨던 호로요이 소다맛의 그 기가막힌 맛이 기억나서 더더욱...
그런데 보해소주에서 나온 이 음료에 가까운 소다 음료인 '부라더 소다'는 생각보다 상당히 괜찮았다.

물론... 애주가들에게 이런 음료수같은 알콜 음료는 그닥 달갑잖겠지만 맛있는 음료를 마신다고 생각하면 제법 괜찮다.
호로요이가 조금 더 음료에 가깝지만 기본적으로 맛은 거의 비슷하다는 사실.

 

 

 

 

 

 

 

 

아침 식사는 샐러드와 닭요리.
샐러드는 아주 기본.
이번엔 치즈도 없다.ㅎ (다 먹어버렸...)
대신 일본에서 구입한 바질 올리브 오일과 훈연된 맛의 발사믹을 넣었다.
전에도 말했지만 이 바질 올리브오일과 훈연발사믹을 넣으면... 샐러드가 맛이 없을 수가 없다.
그냥 샐러드계의 MSG같은 느낌.
국내에서 대행판매하는 곳도 없던데... 진짜... 이 바질올리브오일과 훈연발사믹을 다 쓰면 어찌 다시 구입할까...하는 걱정도 된다.

 

 

 

 

 

 

 

 

암튼...
이렇게 대충 아점을 먹었다.
굳이 올리는 이유는 이 식사가 2016년 첫 식사라는 이유.

 

 

 

 

 

 

 

 

로메인, 양송이버섯, 래디쉬를 간단하게 올리고, 그 위에...
바질 올리브오일(Risca Grande社의 AZEITE Olive Oil - Basilicum)과 훈연 발사믹 (Telegraph Hill社의 Manuka Smoke infused Balsamic Drizzle)을 뿌린 아주 완전 간단 샐러드.
여기에 지난번처럼 치즈를 뿌리거나 올리면 더 좋지만 치즈를 다 먹은 탓에 이렇게만.


 

 

 

 

 

 

화이트 와인을 이용한 부라더 소다보단...
이런 경우 레드와인이 더 적절하겠지만 와인도 모르고 술맛도 모르는 우린 그냥 맛있는 음료로 때웠다.

즐거운 새해 첫 식사처럼,
힘들고 암울할 것이 분명한 2016년에도 우리 가정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기를.
그리고,
나 스스로도 힘을 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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