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보기


워낙 전시 자체가 인상적이어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영상작업도 상당히 많은데 온전히 전시를 감상하려면 3시간 정도는 걸릴 것 같다.
우린 어머님 힘드실까봐 2시간 가량 봤는데 다시 와서 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양판희>에 대한 메모, 2015.
이 3채널 영상작업은 눈을 뗄 수가 없다.
그의 작품에는 파리 코뮌과 문화대혁명이 남아공의 혁명적 기치와 함께 맞물려 표현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인터내셔널 찬가를 배경으로 파리 코뮌 당시의 신문, 중국 지도, 책 위에 수묵으로 그려져 움직이는 꽃과 새의 이미지들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위 영상에 등장하는 퍼포머는 다다 마실로.

 

 

 

 

 

 

 

 

 

 

 

 

 

 

이 영상은 꼭 보시길.

 

 

 

 

 

 

 

 

곳곳에 설치된 그의 부조.

 

 

 

 

 

 

 

<그림자 행렬>, 1999

 

 

 

 

 

 

 

 

 

 

 

 

 

 

 

 

 

 

 

 

 

 

 

 

 

 

 

 

 

윌리엄 켄트리지는 부동산 개발업자인 백인 부호 소호 엑스타인과 그의 부인, 그리고 그의 부인의 연인 펠릭스를 소재로 연작을 발표했다.
그를 스타덤에 올리다시피 한 이 인상적인 연작에선 떠나간 부인으로 상심에 빠진 쓸쓸한 소호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작품을 보다보면 소호와 펠릭스는 작가 자신의 페르소나라는 확신이 든다.
소호와 펠릭스는 부인을 사랑했다는 점 외엔 일말의 공통점이 없음에도 윌리엄 켄트리지는 두 페르소나의 각기 다른 고뇌를 결코 한쪽으로 치우쳐 표현하지 않았다.(적어도 난 그렇게 느꼈다)
줄기차게 등장하는 펠릭스에 대한 그림들을 보면서, 그리고 소호의 쓸쓸한 뒷모습을 보면서 난 이 두 페르소나의 모습이 백인 지식인으로 자신이 원하든 원치않든, 사회적 부조리에서 주변인이 되어버린 윌리엄 켄트리지의 주변인적 모습이 반영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특히 아래 다시 소개하는 영상작업에서 그는 이렇게 주변인적인 자신의 모습에 대한 죄책감과 번민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그의 작업엔 그가 살던 남아공 실제 거리의 모습들이 자주 등장한다.
단순히 회화 작업뿐 아니라 영상 작업에도 고스란히 다시 등장하곤 한다.


 

 

 

 

 

 

 

 

 

 

 

 

저 앞에 보이는 영상작업은 4개의 작품을 상영하는데 모두 보는데 약 40분 가량 소요된다.
하지만 꼭 보시라.
결코 지루하거나 난해하다고 생각되지 않을 거라 확신한다.
그리고 위에 언급했듯, 윌리엄 켄트리지가 백인 지식인이면서 억압받는 흑인들을 위해 지식인의 양심을 표현하면서 느낀 스스로에 대한 이중적 고뇌와 죄책감도 그대로 드러나는 작품들이 있다.

 

 

 

 

 

 

 

 

 

 

 

 

 

 

이 놀라운 작품들을 영상으로 간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싶다.

 

 

 

 

 

 

 

 

 

 

 

 

 

이 작품은 애처롭고 쓸쓸하기까지 하다.

 

 

 

 

 

 

 

다시 말하지만 내게 소호와 펠릭스는 전혀 다른 입장의 두 인물이면서 동시에 윌리엄 켄트리지의 심정을 대변하는 페르소나라는 생각이 든다.



 

 

 

 

 

 

 

 

 

 

 

<요하네스버그, 파리 다음 두번째 위대한 도시>를 위한 드로잉.


 

 

 

 

 

<망명 중인 펠릭스>를 위한 드로잉.

 

 

 

 

 

 

기념비 제막식.

 

 

 

 

 

 

 

기념비 제막식.

 

 

 

 

 

 

 

 

<다른 얼굴들>을 위한 드로잉.
분쟁과 상처로 인해 황폐화된 심리가 반영된 풍경의 모습.

 

 

 

 

 

 

<망명 중인 펠릭스>를 위한 드로잉.

 

 

 

 

 

 

 

<입체경>을 위한 드로잉.
영상작업에서도 만날 수 있었던.

 

 

 

 

 

 

 

 

 

 

 

 

 

아파르트헤이트 체제는 종말을 고했으나 남겨진 남아공에는 아직도 치유되지 못한 상흔들이 존재한다.
거칠면서도 서글픈 감정을 전달해주는 이 작품들은 그러한 아픔을 그대로 전해준다.


 

 

 

 

 

블랙박스/샹브르 느와 (Black box / Chambre Noire)

 

 

<블랙박스/샹브르 느와> 영상 (youtube)

<블랙박스>는 남아공이 아닌 남서 아프리카 독일령 나마비아에서 1904년~1907년 사이에 일어난 헤레로 대학살 사건을 다룬 작품.
이 소규모 극장 형태의 공연은 하루에 두번 정도로 공연상영이 제한되어 있다.
다행히 우리는 공연 도중이라도 볼 수 있었는데 키네틱 조각과 드로잉, 매핑 프로젝트, 음악, 기계장치의 유기적인 조합이 비극적인 역사적 사실을 매우 압도적인 느낌으로 표현하더라.
꼭 보시길 권함.

 

 

 

 

 

 

 

 

 

 

 

 

 

 

 

 

 

 

 

 

 

 

 

 

 

 

 

 

그리고...

 

역시 정말 인상적인 '간접 독서'.
플립북 형태의 구현방식을 영상으로 작업한.



 

 

 

 

음악은... 'Sophisticated Lady'가 흘러나오더라.
윌리엄 켄트리지의 작품에 흘러나오는 음악은 오페라, 클래식, 현대음악, 남아공 전통음악, 재즈까지... 그 스펙트럼이 보통이 아니었다.
음악과 음악의 흐름이 연결되어 정서적으로 상당한 폭발력을 전해주는 덕분에 전시를 다 보고 나온 뒤에도 그 선율들이 머릿 속에 계속 맴돌았다.

 

 

 

 

 

 

 

 

 

 

 

 

 

 

 

 

 

 

 

 

이제 고작 2016년의 2월이라 이렇게 단언하기 섵부른 느낌이 있지만,


 

 

 

 

 

이 전시는 내게 올해 최고의 전시로 기억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엄청나게 다양한 작품의 스펙트럼에 일관되게 관통하고 있는 윌리엄 켄트리지의 고뇌와 번민, 끊임없는 성찰이 이렇게 명확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이 뭉클하기까지 하다.

 

 

 

 

 

 

꼭 보시길.

 

 

 

 

 

 

 

전시 관람을 좋아하시는 어머님께서도 정말... 만족스럽게 보신 것 같아 다행이었다.

 

 

 

Part 1 보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