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큰동생 명현이가 세상을 떠났다.
2월 5일 오전 동생 집에서 어머님에 의해 발견.
사망추정시간은 1월 30일경.
73년생. 우리 나이로 44.

1월 29일 어머님과의 통화를 마지막으로 더이상 연락이 되질 않자 어머님께서 불안한 마음에 천안으로 내려가셨다 싸늘한 주검이 되어있는 동생을 발견하셨다.
어머님의 충격이야 뭐라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회사를 조퇴하고 부랴부랴 와이프와 천안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이미 자신의 병을 알고 삶을 포기한 동생의 아픈 흔적을 봤다.
그러면서도 내색 한번 안하고 동생은 식구들과 통화를 해왔다.
회사는 이미 11월에 그만 두었다는데 자꾸만 얼굴이 검게 변하고 말라가는 탓에 사장도 더이상 잡을 수 없었단다.

가슴이 미어진다.
1월 29일 어머님과의 통화에서 모든 힘을 짜내어 아무렇지도 않은 듯 통화하고 숨진 것 같다.
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난 단 한번도 동생에게 따뜻한 형이었던 적이 없다.
정이 필요한 동생에게 난 너무 감상적이라며 나무라는 소리나 하고,
술에 취해 내게 전화를 걸면 '정신들면 다시 통화하자'고 얘기했다.
나이가 들수록 자꾸 혼자 사는 동생이 신경쓰여 종종 전화를 내가 먼저 하곤 했지만 그것 뿐이었다.

한번도 동생의 집을 찾아가 동생과 술 한잔 기울이지 못했다.
동생의 고민 한번 흔쾌히 들어준 적도 없다.
그저... 마음 뿐이었다.

동생을 보낸지 열흘.
벌써 난 일상을 찾아간다.
하지만...
문득문득 밀려오는 감정은 정말... 힘들다.

지금 춥지 않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담배라도 한대 물고 생각에 잠기면 어김없이 동생의 힘겨운 모습이 상상되어 미칠 것 같다.


종교를 믿지 않지만,
지금 심정으론 정말 저세상이란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꼭 다시 만나고 싶으니까.

편히 쉬어, 명현아.
다음에 만나면 내... 형 노릇 제대로 할께.
고통없는 곳에서 편히 쉬어.
미안하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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