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FiNiTY's Best 50 Movies of 2015 - 11위~20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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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50 Movies of 2015 - 31위~40위
Best 50 Movies of 2015 - 41위~50위
모든 이미지는 직접 캡처한 이미지.(<스타워즈>는 공식 스틸컷 사용)
2015년 1월 25일부터 2016년 1월 10일까지 본 영화는 총 139편.
이중 무려 50편을 고른다는게 오버...라는 생각도 들지만 보고 싶은 영화만 주로 찾아 보는 편이라 60~70편까지 추려도 그닥 실망한 영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완전 주관적인 순위이며 개인적인 정리를 위한 것이니 혹시 이 순위에 기분이 언짢은 분들 계시더라도 이해해주시길.
11. <Still Alice / 스틸 앨리스> (2014), 미국
알츠하이머라는 병이 무서운 것은 진행이 심화될 수록 더이상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지성이 상실된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언어학 분야에서 혁혁한 성과를 거둔 대학교수 앨리스가 조발성 알츠하이머를 겪게 되면서 느끼는 불안감, 겉잡을 수 없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담담히 순간순간에 충실하는 모습과 그런 그녀의 곁을 지키는 가족들의 시선을 차분하게 그린다.
줄리앤 무어의 절제된 연기는 <Maps to the Star>에서보다 훨씬 인상적인데 촛점을 잃은 눈빛, 상황 판단이 되지 않아 느끼는 불안함과 사리판단이 되지 않아 멍해진 눈빛과 표정을 놀라울 정도로 표현해낸다.
12.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 Right Now Wrong Then> (2015), 한국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늘 옳다.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번엔 동일한 이야기를 각기 다른 버전으로 두번 변주한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이 옹졸하기 짝이 없는 군색한 변명같은 제목을 달아 이야기한 것은 당연하게도 이 두가지 버전의 이야기 중 하나가 누군가에겐 적절하고, 누군가에겐 적절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두가지 버전의 이야기는 주인공이 과거를 기억하는 두가지 방식일 수 있으며, 혹은 각각의 주인공이 다르게 기억하는 방식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어느 이야기도 맞고 틀리고의 문제는 아니지.
그저 이 이야기들은 슈레딩거의 고양이마냥 모두 벌어진 일일 수 있을 뿐이니까.
13. <Ida / 이다> (2014), 폴란드/덴마크
아름다운 영화라고 말을 하지만,
이 영화는 아픈 영화다.
성원식을 앞두고 번민하는, 수녀가 되려는 유대인 출신의 이다는 성원식 직전, 자신의 이모를 만나 부모님의 유해를 찾으러 다니다가 징집을 피하기위해 이곳저곳을 떠돌며 집시 생활을 하며 색소폰을 부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세속적인 삶을 사는 이모의 모습에 경멸을 느끼면서 그녀는 조금씩 이모와 일체화가 되어가고, 집시 연주자와 교감을 나누며 스스로 한번도 의심치 않았던 종교적 신념도 흔들리게 된다.
종교화같은 샷들은 아름다우면서도 지나치리만치 정교하게 재단된 느낌이어서 개인적으로는 조금 불편하기도 했다.(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이다의 자신의 이모와 일체화되어가는 과정, 집시 연주가인 남성에게 묻는 '그 다음에는요?'라는 질문은 정신없이 살아남는 것에 전력을 다해야하는 지금의 내 삶에 상당히 둔중한 울림으로 다가오더라.
와이프는 영화 말미에 이르러 보여지는 장면에서 감정이 격해져 한동안 정신이 멍해졌던 듯 하다.
플레인아카이브의 아름다운 블루레이 역시 빼놓을 수 없겠다.
14. <Plemya / the Tribe / 트라이브> (2014), 우크라이나
이 영화는 농아 학교의 아이들이 등장하지만 수업을 받는 장면은 단 한번 등장한다.
이들은 사회에 발을 내딛기도 전에 이미 자본의 노예가 되어 저학년생들은 기차에서 물건을 팔거나 훔쳐 상급생에게 상납하고, 여학생들은 밤이 되면 기숙사를 나가 트럭 운전사들에게 몸을 판다.
그 어느 것도 자발적인 개인의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 없다. 모두가 그들만의 조직을 만들어 공여받고 갈취하고 나눈다.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놀랍게도 단 한명에게도 정을 둘 만한 인물이 없다.
왕따를 당하거나 괴롭힘을 당해 함몰되어가는 아이가 등장하여 관객들로 하여금 감정이입을 유발하는 인물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의 괴롭힘과 폭력은 너무나 자연스러울 정도로 힘을 따라 흘러내려갈 뿐이다.
사랑도 그저 섹스일 뿐이며, 그 섹스 역시 자본으로 갈취한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오직 자본만으로 규정하는 것.
영화의 배경이 된 이 우크라이나의 농아 학교를 통해 인간적 관계가 철저히 거세된 자본에 의해 모든 가치를 재단받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아마도 2015년에 본 영화 중 가장 끔찍한 영화가 아닐까...싶다.
15. <Victoria / 빅토리아> (2015), 독일
이 영화를 언급할 때 늘 'One Take' 또는 'One Shot'이란 말이 먼저 등장한다.
그도 그럴것이 7~8분 롱테이크만 되어도 그 씬이 언급되는데 이 영화는 120분짜리 롱테이크 영화다.
미클로시 얀초의 <붉은 시편>이 명함도 못내밀 지경인거지.
하지만 이 영화를 얘기하면서 단순히 One Take만을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영화 속 주인공인 빅토리아의 호기심많고 영민한 눈동자는 영화가 끝나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으며 비록 갱들에게 소모품 정도로 이용당하는, 빅토리아가 스페인에서 베를린으로 온 뒤 처음으로 교감을 나누는 빈곤한 동베를린 토박이인 네명의 남성들 역시 그들은 끝까지 인간다움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이 영화는 참으로 아프다. 그리고 그 여운이 무척... 길게 남는다.
16. <Deux Jours, Une Nuit / Two Days One Night / 내일을 위한 시간> (2014), 벨기에/프랑스
다르덴 형제의 영화는 늘 편히 볼 수 없다.
<자전거를 탄 소년> 역시 영화 끝까지 얼마나 마음을 졸였던가.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직장에서 해고되지 않기 위해 노조원들을 한명한명 찾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묵묵히 따라가며 우린 감정이입을 할 수 밖에 없고, 주인공이 느끼는 초조함을 비슷하게 느끼게 된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 우리가 깊은 동질감을 느끼거나 감정을 이입하게 되는 이유는 그들이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며 보편 타당한 감성을 갖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탄 소년>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에서도 다르덴은 척박한 현실 속에 작은 희망을 남겨 놓는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남겨진 그 작은 희망의 가치는 생각보다 단단하고 옹골찬 것이어서 결코 가볍게 휘발되지 않는다.
얼마 안되는 러닝 타임 속에서 이러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건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17. <45 Years / 45년 후> (2015), 영국
45년.
사랑하며 살아왔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45년이란 시간.
작은 균열로 시작된 감정의 격랑은 깊고 깊은 허망함을 남긴다.
잔인한 감독이다.
샬롯 램플링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 영화 속에서 그녀의 연기는 놀라울 뿐이다.
아주 조금은 마이크 리 감독의 영화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던.
18. <Sicario / 시카리오> (2015), 미국
내 주변에도 이 영화를 보고 멕시코 현실에 놀랐다는 분들이 있던데 사실 이 영화는 멕시코의 잔혹한 현실을 다룬 영화 축에 끼지도 못한다.
멕시코의 현실이 얼마나 지독한지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려면 <Miss Bala/미스 발라>나 <Cartel Land/카르텔 랜드>를 보시라.
멕시코를 주무대로 한 영화는 아니지만 <Julia/줄리아> 역시 볼만한 가치가 있으며 이들이 얼마나 멕시코 민중의 삶 속에 독버섯처럼 다가가고 있는지, 그리고 민중이 어떻게 카르텔을 두려워하면서 수용하게 되는지는 <Narco Cultura>를 보면 된다.
(멕시코를 다룬 영화만 언급하는 것이며 콜럼비아나 푸에르토리코등을 다룬 영화는 언급하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멕시코 현실을 보여준 영화를 꼽는 경우가 많은데 의외로 <Miss Bala/미스 발라>를 언급하지 않는다.
내가 보기엔 언급된 모든 영화들보다 가장 확실히 멕시코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는 영화가 <Miss Bala>다.
이 영화 <시카리오> 역시 멕시코를 배경으로 카르텔과의 전쟁에서 미국이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미국의 방식은 놀랍게도 중동국가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통제가능한 인물이나 정권을 사보타주등을 통해 옹립시키는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그들에겐 암담한 현실에 처한 민중들을 위해 싸운다는 명분 자체가 존재할 리 없고 그저 보다 더 관리하기 편하게 '작업'할 뿐이지.
미국이 NAFTA를 통해 나락으로 내몬 멕시코는 이제 갱들이 정부를 지배하는 절망의 땅으로 버려지고 있다.
진정으로 암흑같은 현실이다.
19. <Relatos Salvajes / Wild Tales / 와일드 테일즈> (2014), 아르헨티나/스페인
오래전 TV에서 방영한 <환상특급/Twilight Zone>이란 방송을 영화 버전으로 보는 듯한 느낌.
각각의 에피소드는 대체로 잘못된 장소에서 만나선 안될 사람들이 만나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지만 에피소드들은 각기 다른 방식의 결말을 맞이 한다. 기본적으로는 인생에 대한 성찰이 영화 밑바탕에서 결말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깔려 있는데 등장인물들이 얼마나 이를 인지하고 있느냐에 따라 영화의 결말의 방식이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일상 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타인과의 아주 작은 오해가 겉잡을 수 없는 비극을 부르기도 하며, 천신만고 끝에 화해에 이르기도 하는데 우린 이런 부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하루에도 수없이 똑같은 오해와 실수를 반복하곤 한다.
어찌보면 노골적이리만치 명확한 주제 의식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이 영화가 만만찮은 무게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이 영화 속의 주제의식이 지극히 보편타당하다는 공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과 영화가 가진 서스펜스와 몰입도가 상상 이상으로 매우 강력하다는 점 때문이다. 그만큼... 이 영화가 주는 영화적 재미도 보통은 아니라는 것.
20. <the Lobster / 랍스터> (2015), 아일랜드/그리스
세상에 딱 두가지 가치만 용인된다면 보여줄 수 있는 세상의 모습이 이럴 것이다.
랍스터엔 다양한 가치가 용납되지 않는다. 짝을 찾거나 아님 동물이 되어야하고, 사냥하거나 사냥당해야한다.
일방적인 가치에서 도망친 이들조차 가치의 다원성따위를 위해 싸우지 않고 그들만의 가치를 정해 따르도록 한다.
그 어느 곳에도 속할 수 없는 이들이 가야할 곳 따윈 존재하지 않는 것이지.
랍스터는 블랙 코미디의 탈을 쓰고 기묘한 방식으로 현대 사회를 풍자하지만 다원성 따위 사라진지 오래인 이 나라에서 이 영화를 보는 심정은 단순히 '풍자'의 차원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
파시즘에 대항하는 또다른 방식의 파시즘이라니...
사랑도, 음악도, 관계도 착취당하는 슬픈 영화 속의 모습은 그야말로 세상의 종말로 보여지더라.
AFFiNiTY's Best 50 Movies of the Year 2015
1. <Birdman / 버드맨>, 미국
2. <Youth / 유스>, 이태리
3. <En duva satt på en gren och funderade på tillvaron / Pigeon Sat on a Branch Reflecting Existence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 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
4. <Mommy / 마미> 캐나다
5. <Kingsman the Secret Service / 킹스맨> 영국
6. <Leviafan / 리바이어던> 러시아
7. <Güeros / 구에로스> 멕시코
8. <Phoenix / 피닉스> 독일
9. <It Follows / 팔로우> 미국
10. <Mad Max Fury Road /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호주/미국
11. <Still Alice / 스틸 앨리스> 미국
12.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한국
13. <Ida / 이다> 폴란드
14. <Plemya / the Tribe> 우크라이나
15. <Victoria / 빅토리아> 독일
16. <Deux Jours, Une Nuit / Two Days One Night / 내일을 위한 시간> 벨기에/프랑스
17. <45 Years / 45년 후> 영국
18. <Sicario / 시카리오> 미국
19. <Relatos Salvajes / Wild Tales / 와일드 테일즈> 아르헨티나/스페인
20. <the Lobster / 랍스터> 아일랜드/그리스
21. <Citizenfour / 시티즌포> 미국/독일/영국
22. <Slow West / 슬로우웨스트> 영국/뉴질랜드
23. <Clouds of Sils Maria / 클라우즈 오브 실스 마리아> 프랑스/독일/스위스
24. <La Isla Minima / Marshland / 살인의 늪> 스페인
25. <Ex Machina / 엑스 마키나> 영국
26. <Star Wars : the Force Awaken /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미국
27. <L'Inconnu Du Lac / Stranger by the Lake / 호수의 이방인> 프랑스
28. <the Walk / 하늘을 걷는 남자> 미국
29. <La Jaula de Oro / the Golden Dream / 황금우리> 멕시코
30. <Inside Out / 인사이드 아웃> 미국
31. <Omar / 오마르> 팔레스타인
32. <Me and Earl and the Dying Girl / 나와 친구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 미국
33. <the Gift / 기프트> 미국
34. <71'> 영국
35. <Timbuktu / 팀북투> 프랑스 外
36. <Love & Mercy / 러브 앤 머시> 미국
37. <Spy / 스파이> 미국
38. <한여름의 판타지아> 한국
39. <Trainwreck / 나를 미치게하는 여자> 미국
40. <the Final Girls / 파이널 걸스> 미국
41. <a Most Violent Year / 모스트 바이어런트> 미국
42. <X+Y a Brilliant Young Mind / 네이든> 영국
43. <the Martian / 마션> 미국
44. <Das Finstere Tal / the Dark Valley / 다크 밸리> 독일/오스트리아
45. <베테랑> 한국
46. <紙の月 / 종이달> 일본
47. <What We Do in the Shadows /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 뉴질랜드
48. <내부자들> 한국
49. <무뢰한> 한국
50. <Burnt / 더 셰프>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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