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 전시명 : 국제 사진 페스티벌 2008
* 전시장소 : 구서울역사
* 관람요금 : 성인 개인 1인 8,000원
* 전시기간 : ~ 2009.01.15 까지 (꼭!!!!! 가보세요)
이 전시는 반드시 가보세요.
전시된 작품도 좋지만 구서울역사라는 공간이 주는 희열도 만만치 않습니다.
정말 후회하지 않으실 거란 생각이 드네요. 내년 1월 15일까지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습니다.
지난 번과 달리 이번엔 사진 촬영에 아무런 제약이 없습니다.
즉, 그만큼 사진찍는 분들은 관람객들에 대한 배려의 책임이 있다는 소리죠.
이걸 망각하면 그저 흉내내는 찍사 취급 받는 걸 감수해야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언제나 사진을 찍더라도 관람객의 동선과 감상이 무조건 우선입니다.
사진을 찍고 싶은데 사람들이 있다. 그럼 기다리면 됩니다. 끝도 없이 사람들이 온다.
그럼 기다리거나 안찍으면 됩니다. 설령 내가 사진을 찍느라 다른 분들의 관람을 잠시라도 방해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물론 이곳에 들러주시는 분들은 그럴 리 없지만...
들어가자마자 수잔 앤드류스의 특별전이 있습니다.
수잔 앤드류스의 작품은 2층에서 또 볼 수 있습니다.
aipharos님은 인간에 대한 연민도 느껴진다고 했는데,
저는 무척 쓸쓸하고 우울하게 느껴졌습니다.
수잔 앤드류스는 심각한 우울증 환자...였더군요.
자신은 인간과 인간의 존재에 대해 무척 씨니컬하다못해 비관적이지만, 정작 그가 담는 사진, 사람의 뒷모습은
어쩌면 그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존재의 한계에 대한 연민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MAGNUM의 사람의 뒷모습만 찍는 대만 작가의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이건 개인이 찍은 사진들인데, 이 사진들이 유난히 눈에 들어와서요.
사진 감상도 좋지만, 이곳 구서울역사의 낡은, 시간을 가득 머금은 존재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아주아주 좋은 경험이라고 단언합니다.
본격적으로 공간과 작품이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음을, 이제 곧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는 폐공장을 멋진 갤러리로 만들어낸 독일의 레드닷 전시관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구서울역사도 그런 가능성을 어느 정도 간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기획과 연출에 따라 얼마든지 멋진 전시장이 될 수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줍니다.
공간의 압도적 이미지가 작품과 아주 잘 조화를 이룹니다.
너무나 인상깊었던 루비자 링보르그의 작품들.
유년의 자아의 심정을 자아성찰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푸르르고 초록의 초원에서 눈을 가린채 휘두를 '수 있는' 방망이를 들고 눈을 가리다. 작가의 이야기가 한 눈에
들어오잖아요.
우리에게 인습적으로 각인된 양의 상징성, 그리고 그곳에 표시된 불온한 X마킹.
루비자 링보르그의 작품은 이렇듯 시각적 전달이 명료하더군요.
아... 이 문양 너무 예쁩니다.
구서울역사가 이렇게 예쁜 공간이었군요.
aipharos님은 전시도 전시지만 이 공간을 너무너무 좋아했답니다.
옛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천고가 아주 높은 복도의 모습.
우리나라 작가인 정영혁 작가의 누드 연작.
바라보려고 하면 할 수록 흐려지는 촛점 속에 머문, 어쩌면 탐미의 대상이자 관음의 대상. 여성의 누드.
모호한 이미지 속에서 분명하게 밝혀지는 작은 메시지.
하지만... 이런 감탄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또다른 커플의 '포토샵 블러'타령. 돌겠더군요...
이 친구들아 이건 MF로도 표현할 수 있단다...
배찬효 작가의 작업.
저 포트레이트는 작가의 초상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럽에서 공부하면서 받았던 언어적 괴리와 그로 인한 은근한 폭력.
사회에 속하되 이방인일 수 밖에 없었던 심경을 표출한 느낌의 작품.
다니 리히쉬의 여신 시리즈.
이 안의 작품은 그닥...이었으나 공간은 너무 좋습니다.
TRANSFORM에서도 이미 본 공간이지만...
정말 아늑하고도 아름다운 빛의 등과 천정이 너무너무 인상적입니다.
이 자체로도 하나의 예술이지 않나 싶어요.
2층 전시장으로 올라가는 계단.
깨진 계단.
올라가자마자 시각을 압도하는 두 점의 작품을 만나게 되는데, 독일에서 주로 활동 중인 김인숙 작가의 작품.
이 작품의 제목은 'Saturday Night'입니다.
내 자신이 Peeping Tom이 된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이 하나하나의 방들을 정말 관음적 시선으로 바라보게 돼요.
어느 방은 후배위로 섹스를 하고 있고, 어느 방은 오럴 섹스를, 어느 방은 그룹 섹스를, 어느 방에선 목을 메어
자살한 사람이 보이고, 욕망과 관음이 넘실대는 토요일 밤을 자칫 시각적 폭력이라고 부를 정도의 수위로 표현했습니다.
이 작품 역시 김인숙 작가의 작품.
장중한 궁전등의 실내에서 한 여성이 발가벗은 채 서있고, 권위적 드레스를 입은 남성들은 그녀를 모두 집중하고
잔을 들어 올립니다.
남성의 폭압적 시선에서 살아가야하는 여성의 현실을 이토록 명확하게 표현해내다니 놀라울 뿐이네요.
이건 일본 작가의 작품 이지마 카오루의 'Sasaki Maki Wears Jil Sander'
질샌더를 입은 사사키 마키의 죽음이라니... 죽음에 대한 동경의 시선이 가득 담긴 작품인가.
리디아 파나스의 작품들.
다음으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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