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629 서교동 '아스노카제 (あすの風)' → 인사1길 '유니온 아트페어 2017' Part 1 → 인사1길 '유니온 아트페어 2017' Part 2
→ Onground 지상소 (온그라운드 지상소) 'Between Heaven and Earth Two Houses by MVRDV'
→ 통의동 '보안책방' (보안여관 신축 지하2층) → 통의동 사진책방 '이라선 (IRASUN)'
더웠다.
아무리 곧 7월 초입이라지만,
더위에 약하디 약한... 사실상 한 여름엔 거의 모든 스케줄을 에어컨과 사랑을 나누는 것으로 만족하는 내겐 이런 후텁지근한 날씨,
정말 질색이다.
차를 인근 주차장에 주차해놓고,
터벅터벅... 보안책방으로 걸어가다가 재밌어 보이는 전시같아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예전 가가린이 있던 장소.
전시장 안쪽 문 위에 여전히... '가가린' 표식이 달려있다.
아쉬워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
이제 이곳은 전시 공간.
건축 관련 전문 전시장.
이 건물 자체가 이 전시장과 관계가 있는 듯.
건물의 외벽이 범상치 않으니.
현재 온그라운드 갤러리 지상소에선 네덜란드의 건축가 MVRDV의 건축 프로젝트 2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하나는, 위에서 보이는 Didden Village (디딘 빌리지).
이 건축물은 2007년 로테르담에 완성된 주택 건물의 증축 프로젝트.
기존 벽돌 건물의 1,2층은 건축주가 운영하는 가발 제작 스튜디오이며, 3층은 주거공간.
아이들이 자라남에 따라 3명의 자녀들을 위한 3개의 침실이 더 필요해졌고,
이에 MVRDV가 옥상에 가족들의 커뮤니티 활동과 개인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나의 빌리지(Village)를 구성한 거라고 한다.
그니까... 이 파란색 증축 건물은 기존 벽돌 건축물 1~3층 위의 옥상 공간이라고 보면 된다.
기존의 불편한 옥탑방의 개념과는 상당히 다른.
그리고...
입구쪽 방에는,
영국 소링턴(Thorington) 지역의 한적한 교외 지역에 지어진 게스트 하우스 '밸런싱 반 (Balancing Barn)'의 모형물이 전시되어잇다.
온그라운드 갤러리 지상소(Onground gallery)의 독특한 지붕 구조를 통해 실내로 들어오는 빛도 인상적.
실제 이렇게 독특한 구조의 건축물.
게스트 하우스로 운영되고 있다고 하며 길이는 약 30m.
반은 지지되어있고 반은 캔틸레버 구조를 사용해 언덕 위에 떠있는 형태.
난 건축에 대해 아는 바는 없지만,
건축물 보는 것을 즐겨한다.
MVRDV의 '밸런싱 반 (Balancing Barn)'과 '디딘 빌리지 (Didden Village)'
건물 1층인데 이렇게.. 뒤쪽으로 지붕을 낸 모양이다.
지붕의 기와는 다 걷어 내고,
자연광이 자연스럽게 실내로 들어오도록 설계되었다.
게스트 하우스로 운영되는 밸런싱 반 (Balancing Barn)의 실내 모습 사진들.
그리고... 디딘 빌리지 (Didden Village)
디딘 빌리지의 옥상 증축 프로젝트.
온그라운드 갤러리 지상소의 지붕.
+
굳이... 알랭 드 보통 책을 읽지 않았더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우리가 사는 공간이 어떻게 우리의 삶의 형식을 규정하는 지에 대해 생각해봤을 거야.
나도 아주 오래 전부터 블로그에 그런 이야기를 자주 쓰곤 했다.
관련된 그 어떤 책도 읽은 적 없지만,
조금만 고민한 사람들이라면 나와 같은 고민하는 분들... 정말 많을 거라 생각한다.
나 역시 20대 후반까지 그냥 막연하게 아파트가 '편하다'고 생각했다.
편하고 깨끗하다고.
그런데 와이프와 결혼한 뒤, 와이프와 얘기하면서 생각이 바뀌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그 어떤 곳보다 고층 아파트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
오해마시라... 아파트 거주하시는 분을 비난하는게 절/대/로 아니다.
나 역시 내년엔 이사를 하겠다고 맘먹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주택이라는 것은 죄다 고가의 대형 주택 뿐이고,
그게 아니라면 빌라나 노후된 단독 뿐이어서 현실적으로 아파트 외의 대안 자체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런 오해의 소지에 대한 변명을 마치고 얘기하자면,
아파트라는 것을 굳이 계급적 논리로 바라보지 않더라도,
아파트는 은연 중에 거주하는 모든 이들에게 같은 방식의 삶의 가치와 목적을 강요한다.
똑같은 집, 똑같은 구조, 거기에 덤으로 층간 소음 방지가 잘 안된 구조가 거의 대부분인 탓에,
삶의 방식마저 서로의 양해 하에 비슷하게 짜맞춰지게 되지.
난 궁금했다.
도대체 이런 주거 공간에서 어떤 창의력이 나오고, 어떠한 문화적 다원성이 마련되어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네 사는 공간의 포인트는 여전히 아파트 중심이다.
종종 땅콩 주택이다 짜투리 주택이다... 얘기가 나오지만 그건 극히 일부의 현상일 뿐이지.
여전히 아파트 값은 정상적인 직장 생활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말도 안되는 가격대에서 호가가 형성되어있고,
대다수의 가구에서 부동산에 돈을 올인하다시피 하니...
급진적인 부동산 정책은 표심을 걱정하는 기조 속에서 결코... 나올 수가 없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우린 정말 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