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음료수를 살땐 어떻게 하면 색소가 많이 든걸 피할까 궁리한다.
탄산음료는 NO라고 말하지만 애처롭게 쳐다보며 오로지 팬돌이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아들녀석을 보고 있노라면 모래성처럼 한순간에 허물어진다.
지하철에서 메롱 메롱 엄마를 놀리길래 사진을 찍어 파랗게 된걸 보여주니 자꾸만 찍어서 보여달라 성화다.
이사진 말고도 너무 많아 가는 길에 다 지웠다.
우리는 앤서니 브라운의 원화전에 가는 길.
유치원 끝나고 바로 출발하는데도 시간이 빠듯하다.
퇴근길에 묶이면 많이 힘들텐데.....
주말은 더 분비고 비도 온다하고, 전시회가 이번주에 끝난다
나의 게으름에 또한번 반성하고.....
ThinkThink 미술관.
약도상으로 지하철역에서 한참을 가야한다 하고
"정균이네"에서 본 후기로도 생각한것 보다 많이 걸었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선릉을 만나면서부터 동네가 조용하고 선릉 주위로 폭신한 산책길과
울타리 밖으로 뻗어 있는 울창한 나무의 신선한 향기로 가는 길이 즐거웠다.
예쁜 로고가 앙증맞게 보이는 미술관은 카페를 통해 내려가게 되어있었다.
(옆건물의 공사가 끝나면 미술관이 한층 더 빛날듯 싶다.)
우리는 그걸 몰라 2층부터 둘러 보았다. 어라! 매표소가 어디지....? 하면서
그렇게 작은 그림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림책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어쩜 그리도 정교하게 그릴까 싶고,
생생한 붓놀림과 수정한 흔적을 보고 있자니 금방이라고 '앤서니 브라운'이 나타나 그림에 대한 설명을 해줄것만 같았다.
민성이는 그림에 대한 감상보다는 그져 그림책을 보는 듯 관람했다.
2층을 처음 둘러 보았을때 민성이가 가장 맘에 든다고 한 그림은 [The Visitors Who come to Sray]의 한페이지.
아빠와 아이의 여행을 담을 책같은데.... 민성이 아직 못본 그림책이고
아마도 철길을 보고 좋아한것 같다. 기차가 곧 도착할것 같은 그림이다.
나도 참 좋았다.
하지만 한번 더 둘러 보고는 금방 바뀌었다.
[Willy the Wimp]의 빨간 트레이닝복을 입은 윌리가 있는 일본판 그림책이 있었는데.. 그 그림으로...
영어를 엄마가 더 겁내고 있어, 아직 엄두를 못내고 있고 영어 그림책을 접할 기회가 없는 민성이는
그다지 집에 없는 그림책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집에 있는, 아님 읽어본 그림책 찾아 분주히 뛰어 다니며 보았다.
지하로 내려가서야 거기서 부터 관람해야 한다는걸 알았다.
집에 있는 그림책의 그림들이 많아 민성이는 더 재미있어 했다.
(그래도 한바퀴 휙 둘러보고, 재미있는 윌리 그림에서 까르르 몇번 90' 인사하듯 웃고는 다시 전시장을 뛰어다녔다.)
꼭 사고 싶었던 포스터를 구입하고, 20%나 할인 해준다는 그림책 구입을 위해
전시장 바닥에 모자가 아빠다리 하고 앉아 [동물원],[미술관에 간 윌리],[달라질꺼야]를 읽었는데...
달라질꺼야를 가장 재미있게 읽고도 윌리가 좋은가 보다. 결국 [미술관에 간 윌리]로 결정했다.
윌리그림 포스터를 골라 팔에 끼우고 열심히 엄마를 공격했다
(물론 둘다 샀다. 너무 아까워 어떻게 하면 다치게 하지 않고 잘 걸 있을까
고민중이다. 아크릴을 사서 액자를 만들까... 아직도 이리저리 궁리중이다.)
미술관을 나오면서 구입한 티켓은
[고릴라]의 한페이지-인형이 놀라는 3컷으로 당연하다는 듯 골랐다. 사실 모르는 그림이 더 많았다.
티켓을 앤서니 브라운 그림들로 6~7가지로 만들어 선택할 수 있게 한건
정말 좋은 생각인것 같다(물론 다 갖고 싶은 맘이야 굴뚝 같았지만...)
1층 카페로 올라와 빙글 빙글 돌아가는 예쁜 의자에서 한참 놀고,
미술관 앞 테라스 아래 작은 도랑 안에 있는 조약돌이 탐이나 들었다 놨다 하면서 고민하길래
카페 아저씨한테 한번 물어 보라 했더니 조르르 달려가
함박 웃음을 머금고 나와 두개를 골랐다.
오는 길에 약속한 "선릉" 가기는
폐장 시간 10분을 남겨둔지라 다음을 기약했다.
우리 모두 꼭 들어가 보고 싶어 했는데... 정말 아쉬웠다.
다음에 가야지...
실망한 사람들이 많은것 같는데 생각하기 나름인가 보다.
생각보다 그림도 많았던것 같고 앙증맞고 예쁜 미술관이 난 참 좋았다.
작고 소박해서 그래서 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