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끝무렵이라 사람은 많아도 물은 차가웠다.
올여름엔 바다가 더 깊다 그러셨는데...
아이가 놀기에 적합하지 않은 장소 선택이었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재미나게 놀았다.

처음엔 햇볕이 너무 뜨겁다, 사람이 넘 많다, 모래가 더 재미있다 등등 구실이 많더만...
물어 한번 들어가더니 나올 생각을 못한다.

물이 깊어서 할아버지가 계속 안고 계셨다.
힘드실까봐 내가 한다해도 "이녀석 때문에 정말 오랜만에 바다에 와본다" 하시며 함께 웃어 주셨는데...
그 깊이 패인 주름사이로 퍼지는 행복한 웃음이 생각나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마침 강릉에 온 친구와 만나 함께 갔었는데...
난 민성이만 찍느라 내 사진속엔 바닷가에서의 친구 얼굴은 어디에도 없다.
나중에 식사할때 생각하니 넘 미안했다.
언제나 우리집 왕은 민성이라 입버릇 처럼 얘기하는데... 그건 본능이 아닌가 싶다.

그 바닷가에 또 가고 싶다.

다음엔 좀 앝은 물가를 찾아 함께 뛰어 놀아야지........
그리고 담에 상현씨가 함께였으면 좋겠다 그땐 피치 못할 사정 같은거 없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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