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Without A Past]

Directed by Aki Kaurismäki
2002 / 97 min / Finland, K-7 rated

 

이 영화는 제가 예전에 감상문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 글은 위의 영화제목을 클릭하시면 되구요.
개인적으로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영화를 대단히 좋아합니다.
적막하면서도 맘놓고 웃을 수 만은 없는 절묘한 상황설정은 아키만의 전매특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의 2002년작인 본작은 역시 사람과 사랑, 그리고 용서에 관한 따뜻한 그의 변모하는 시각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특히 위 장면은 제가 이 영화에서 너무나 좋아하는 장면인데요.
속칭 아리랑 치기를 당해서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할 수 없이 부랑자들의 마을에 흘러 들어온 주인공은
그를 돌봐준 가족들과 잠시 단란한 시간을 갖습니다.
또다른 부랑자가 어코디언을 연주하기 시작하면(사진 1)
주인공을 돌봐준 가정의 여인이 맑은 하늘을 우러른 카메라 앵글 속에서 컨테이너 지붕을 지나쳐
작은 화분에 물을 줍니다.(사진 2,3)
한없이 가난에 찌든 가정이지만 이 장면은 이들이 꿈꾸는 건강한 희망을 잘 드러내줍니다.
그 사이 주인공은 이들 가족의 아들들과 카드 게임을 두고 있습니다.(사진 4)
그리고 가장이 이들의 앵글 속으로 들어오고 어디론가 걸어가면(사진 5)
아이들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무언가를 준비합니다.(사진 6)
아이들은 컨테이너 위로 올라가 뜨거운 주전자를 통에 부으면 (사진 7)
이들의 아버지는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며 흐뭇한 표정을 짓습니다.(사진 8)
이 길지않은 시퀀스는 경제부국 핀랜드에서 한없이 소외된 부랑자 마을에 베어있는 따스한
가족애를 감상적이기 보다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감독의 소망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컴퓨터도, 멋진 샤워기도 없지만, 무뚝뚝하고 전시행정으로 일관하는(이 나라도 마찬가진가봐요)
정부 따윈 믿지 않고 스스로의 행복을 찾아 내어 보여주는 이 시퀀스야 말로 아키가 가져온
무정부주의적 사고와 인간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란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이 영화에서도 부랑자나 소외계층을 위한 정부의 정책은 대단히 오만하고 강압적으로
그려집니다)


불행이도 사진이 없어졌다 ㅠㅠ

 

 

 

 

 

 

 


 

 


장영혜 중공업 (www.yhchang.com)

로댕갤러리에서 열린 장영혜 중공업의 [문을 부숴!] - 10여대의 프로젝터로 투사

장영혜 중공업에 대한 세간의 기사들은 장영혜가 2000,2001년 웹아트의 오스카상인 Webby-Awards(www.webbyawards.com)를 두번이나 탔고,

에르메스에서 수여하는 상을 받았다는 것, 이태리 비엔날레에 [파오! 파오! 파오!]를 출품하여 화제를 끌었다는 것 정도인 것 같다.

나 역시 꽤 오래전 엔토이 블로그를 통해서 장영혜중공업의 [삼성]을 소개한 바 있다.

난 미학 관련 서적을 읽은 지도 오래되었고, 예술을 역사와 환경의 흐름 속에서 음미하며 음유하는 능력도 턱없이 부족한 지라

나에겐 장영혜중공업의 이 중의적이고 복합적인 비주얼을 딱히 설명할 길이 없다.

다만...
그녀가 보여주는 넷아트(혹은 웹아트)는 우리에게 이젠 너무나 친숙해져버린 웹페이지의 텍스트 폰트들을 이용하고 정렬하고 구성하면서

보는 이에게 시각적인 역동성과 그와 동시에 다분히 프로파갠더의 성질을 강렬하게 함유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텍스트는 그 자체로 하나의 문학이 될 수 있고, 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웹의 역동성과 잘 짜여지고 계산된 음악과 함께 하나의 퍼포먼스로 이어지면서,

텍스트 자체가 바로 이미지화되어 보는 이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게다가 근본적으로 웹아트에 뿌리를 두고 있기에, 인터넷이 지향하는 개인의 탈정체성을 근간으로 넷 상에서 현실과 분열되는 개인에 대해

보다 수월하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고, 이젠 하나의 권력인 '삼성'이라는 재벌 그룹으로 유추되는 권력화된 경제, 제국주의적인 경제에

안티적인 성향을 가진 인터넷이라는 수단을 통한 효과적인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 정도만 갖고 있다.

난 장영혜 중공업의 작품들이 단순히 신선하다거나, 기존의 웹아트에서 해내지 못한 것들을 해냈다는 의미에서 즐기는 것은 아니다.
장영혜 중공업의 작품 텍스트는 그 자체로 문학적인 해석을 경계하는 성향이 있지만, 분명히 텍스트 그 자체로도 충분히 문학적이며,

혹자는 초현실주의적이라고 하나 실제로 본인이 느끼는 바에 의하면 지극하게 현실을 잊지않고 있는 텍스트들이란 생각을 한다.

이건 중요한 것 같다.
초현실주의적이라는 것이 현실을 초현실주의로 표현하는 것과, 현실과 일탈된 초현실주의 라는 것은 엄연히 다른 의미에서 해석되야 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니까.

어쨌거나... 지난 10월 31일까지 로뎅 갤러리(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말이다...)에서  열렸던 장영혜 중공업의 웹아트 '문을 부숴'는

10여대의 프로젝터로 벽에 투사하여 개인이 PC를 통해 감상하던 작품들에 묘한 스펙터클을 제공하고 있었고,

하우젠 냉장고 9대를 통해 로뎅의 '지옥의 문'을 패러디하는 등... 그 시각적인 환타지에 만족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장영혜 중공업 - [Samsung Means To Come] (Korean Version)  ---여기에---

                   - [THE STRUGGLE C0NTINUES ] (Korean Version)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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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llory Effect]에서 주인공 Mallory 역을 맡으며 등장한 Josie Maran.
정말 아름다운 외모와 얼굴을 갖고 있어서 진작부터 관심을 갖고 예전... 제 엔토이 홈피에도
이미지를 올렸던 Josie Maran.
하지만 이후 [Van Helsing]에서 나오자마자 죽는 뱀파이어로...
[Little Black Book]같은 영화에서도 브리터니 머피의 들러리로 나오는 등, 잠재력에
비해 영 빛을 발하지 못하던 그녀가 마틴 스콜세지의 화제작 [the Aviatior]에도
잠시... 얼굴을 내보인답니다.
앞으로 더 멋진 활동을 기대하며, 그녀의 이미지를 올려 봅니당...

 

 

 

 

 

 

 

 

 

 

 

 

 

 

 

 

 

 

 

 

 

 

 

 

 

 

 

 

 

 

 

 

20대때 없던 고민을 30대에 한다.
자꾸만 진해지는 다크써클과 거칠어지는 피부와 나만이 느끼는 잔주름들...
이따금씩 짝을 이룰때도 있지만 대부분 외톨이 마냥 혼자 지는 쌍꺼풀.
나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정보들...
자꾸만 커가는 아이의 늘어가는 질문들...
여기엔 나이와 상관없이 천성이 게으른 나의 성격이 대단한 몫을 하지만...
시간이 흐른다는 사실을 거울을 보때마다 실감하곤 한다.

남편은---
길게 자란 앞머리를 욕실에서 민성이 가위로 잘라 삐쭉삐쭉 난리법석 앞머리에
쌍으로 져 무척이나 피곤해 보이는 내 모습이 측은해 보이는가 보다.

나는---
신문도 안보고, 정치에 담 쌓고, 주식이니 물가니 부동산 경기니 통 관심이 없고,
나에 대한 계획이 없이 지내는 나를 느낄때마다 내가 측은하다.
다시 한번 다짐하면
내년에는 2005년에는
나에게 상현씨에게 민성이에게 부지런하자
이제 시작인 내 30대를 게으름으로 후회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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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ye 나의 2004
정리되지 못한 많은 시간들이 있고, 나와 내 가족의 웃음이 있고,
눈물로 지세울 많은 이들의 절규로 가슴 아프게 마무리 될 2004
12월 어느날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붉은 나무를 보았다
게으름으로 보낸 많은 날들을 반성하면서....
나에게 부여된 시간의 값을 생각하면서...
사랑하는 이들을 더 많이 사랑하면서 매섭게 시린 12월의 마지막을 보내고 싶다
열정으로 충만한 저 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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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yaanisqatsi]
Directed by Godfrey Reggio
1983 / approx 87 min / US
........................................................

'균형이 무너진 삶'이란 뜻의 Koyaanisqatsi는 인디언들의 호피언어이다.
사실 내가 이 영화를 알게 된 것은 영화보다 이 영화의 음악을 담당한 미니멀리스트 Philip Glass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Philip Glass의 음반들을 좋아 했고, 그가 펼쳐내는 음악적 색채에 많이 빠져있던
나에게 그의 음반 [Koyaanisqatsi]도 좋은 선물 중 하나였으니까.
곧 이 음반이 갓프리 레지오라는 다큐멘터리스트의 영상물에 사용된 음악임을 알게 되었고,
Philip Glass가 공연 중 이 영화를 거대한 스크린에 투사하고 multi-performance를 하는 것을
본 후에 이 영상을 구하게 되었다.
꽤나 오래 된... 이야기지만... 국내 환기 미술관에서도 이 영화를 상영한 적이 있으며,
작년 LG 아트센터에선 Philip Glass의 공연을 이틀에 걸쳐 펼친 적도 있다.

이 영화를 새삼스레 다시 얘기하는 것은 바로 며칠 전 불어닥친 대재앙,
동남아 지진/해일 피해때문이다.
지구 축이 이 재난으로 인해 다소 뒤틀렸으며, 이 영향으로 전세계적인 재난이 예상된다는
보도를 접하다 보면, 과연 이 재난이 천재인지 인재인지 도통 가늠할 길이 없어진다.

근거없다는 이유로 교토 의정서를 탈퇴한 미국의 가공할 쓰레기들.
중국으로부터 무지막지하게 바다로 유입되는 엄청난 폐수들.
멀리 갈 것도 없이 국내에서도 행해지는 폐수 방류와 쓰레기 투기, 매연...
이로 인해 인간의 식탁이 위협받고, 나아가선 삶의 터전마저 흔들리기 시작하는 걸 보면
이 사건을 통해 영화 [투모로우]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호들갑이 결코... 소란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인간의 손길이 닿는 모든 곳이 다 쓰레기로 휩쓸리는 것은 동강의 2급수 판정으로도 너무
어이없을 만큼 쉽게 드러나지 않았나...

갓프리 레지오의 환경 3부작 중 그 첫 테이프를 끊은 [Koyaanisqatsi]는 인간이 진보라는
미명 하에 휘두른 배설물들로 인해 균형을 잃은 지구의 모습들을 개인과 군중, 나아가
세계의 시선에서 때론 저속촬영으로 카메라를 들이 댄다.
87분이라는 결코 길지 않은 시간동안 스크린을 응시하다보면 내가 딛고 있는 이 땅에
대한 아주 약간의 애정이라도 가질 수 있을 거다.

하지만...
권력과 경제가 자본주의와 맞물려 꿈틀대며 몸부림치는 사회에서 '환경'이라는 거시적
시점의 투자는 사실 요원한 얘기가 아닐까?
참으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미약하기 짝이 없는 것이 바로 '환경 지키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아무쪼록... 제2, 제3의 피해가 없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그리고 이 해일과 지진이 특정 국가에 있어야 한다고 얘기하는 함정에 빠지는 이들이
더는 없기를 바란다.

Qatsi Trilogy 홈페이지

**
필립 글래스의 음반은 좋은 음반이 정말 많은데,
그 중 1977년 [North Star], 79년작인 [Einstein on the Beach], 평론가들은 그개를 갸우뚱
하지만 개인적으론 84년작인 오페라 [Akhnaten], 더글라스 페리, 린다 론스태드등을 객원
초빙했고, 국내에도 아주 오래 전... 라이센스되었던 86년작 [Songs from Liquid Days],
97년작 [Kundun](영화 OST)등을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겠다.
아... 그리고 필립 글래스는 천재로 불리던 작가 앤드류 니콜([Gattaca]를 연출하고
[S1MONE]을 연출했던-이건 별루였지만)이 극본을 쓰고 명장 피터 위어 감독이 연출했던
[the Truman Show]의 OST를 비롯, 안젤리나 졸리가 출연한 범작 [Taking Lives],
조니 뎁이 출연한 역시... 범작 [Secret Window]등 많은 영화의 음악도 담당하고 있다.
아마도... Steve Reich(스티브 라이히)와 함께 가장 잘 알려진 현대음악의 거장이자
미니멀리스트...일 것이다.

***
얼마 전 친구 갤러리에 가서 필립 글래스의 [Akhnaten]을 틀어 놨는데 한 남자분이 음악이
너무 좋다며 누구의 어떤 음반이냐고 물어왔다.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Eleni Kraindrou

 

 

[Trojan Women], 2001

 

 

 

[the Weeping Meadow], 2004

 

 

 

 

그녀의 음반은 거의 대부분이 그리스의 거장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영화 음악들이다.
1945년 경 태어난 그녀는 아테네의 명문 헬리니콘 오디온에서 피아노와 음악 이론을 배웠고, 파리에서 유학했으며 그곳에서 현대 음악과 조우했다.
이미 평단에서 음악적 리얼리즘과 그녀만의 독창적인 화성악에 대한 찬사가 바쳐진 만큼, 그녀의 일련의 작업들, 특히 앙겔로풀로스와의 동반 작업들은

앙겔로풀로스가 바라보는 카메라의 공간적 의미와 미묘하게 맞닿아 있으면서도 묘한 평행감을 유지하는,

그럼으로써 공존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율리시즈의 시선], [영원과 하루], [안개 속의 풍경]... 등등 그녀는 앙겔로풀로스의 카메라가 미클로시 얀초와 달리

'사멸해가는 공간'에 주목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사멸해가는 공간과 공간 사이의 놓쳐버린 끈을 이어가는 역할을 음악적으로 해내고 있따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태어남 자체가 사회주의적 리얼리즘 그 자체였던 만큼(그녀는 전원에서 여자들의 노동요를 들으며 밤을 지세웠다고 한다) 앙겔로풀로스와 함께

동지적 극좌파의 모습을 보여줘 왔었고 현실에 발을 디딘, 비관적인 미래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대중에게 분명히 음악이라는 알레고리의 범주를 확인시켜주면서도, 소리에 대한 끝없는 탐구를 하고 있는 그녀는 진정한 아티스트 중 한명이다.
현대음악과 발칸 반도의 음악들을 정체성을 잃지 않은 채 교배시키는 일이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물론, 현대의 록음악 씬도 몇몇 선구적인 영국의 아티스트들이 장르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시도들을 지속해왔지만,

엘레니 카레인드루는 현대 음악과 대중 음악의 가운데에 서서 자신만의 지평을 열어가는 선구적인 아티스트다.

이런 음악들이 국내에 많이 알려지면 좋겠지만...
이들을 소개시켜야 할 방송 매체는 이미 외면한 지 오래고,

문화적 다양성에 있어선 단연 후진국인 이 나라에선 CD 구입하는 것 조차 만만찮으니... (많이 쉬워졌다고 해도)
답답할 노릇이다.

그녀의 음악들을 들을 기회가 없었으면... 꼭 추천한다.
지금 와이프의 홈피에 흐르는 음악도 엘레니 카레인드루의 곡이다.^^

 

 

 

 

 

 

 


[Harold and Kumar Go To White Castle]
Directed by Danny Leiner
2004 / approx 88 min / US R rated
.......................................................................

미국에서 소수 아시아인으로 살아 간다는 것, 특히 일본인도 아닌 한국인으로 살아 간다는
것이 그리 녹녹치 않음은 굳이 미국에 살아보지 않았던 이들도 이래저래 풍월로나마 들어서 짐작하고 있을 거다.
토털리 아메리칸인 대니 라이너 감독이 무슨 동기로 이런 영화를 만들었는 지 모르지만,
이 영화는 소수 아시아 인에 대한 적정한 애정으로, 그와 동시에 적정한 편견으로 가득한 한편의 어드벤처이며, 환타지이며, 로드무비인 동시에 버디 무비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시종일관 넘쳐나는 섹스, 마약에 대한 화장실 유머에 공감할 수 있다면 이 영화는 적잖은 즐거움을 선사할 거다.

주인공 해롤드는 실제 한국 교포인 John Cho가 열연한다.
실제로도 버클리와 캘리포니아 대학을 졸업한 재원인 그는 여기서 동료들이 업신여기며 동료들의 일감을 떠맡는 투자 은행의 직원을 맡았다.
또다른 주인공 쿠마는 인도인으로 의사로서의 가업을 잇기를 거부하는, 마냥 대책없는 친구로 등장한다.

이 영화는 시종일관 두가지 대립 구도로 정리된다.
아무 이유없이 이 둘을 괴롭히는 동네 백인 양아치들, 폭력적인 백인 경관, 해롤드를 업신 여기는 백인 동료 직원등으로 대변되는

양아치 백인들과 이들에게 수없이 괴롭힘을 당하는 해롤드와 쿠마, 수퍼마켓의 인도인 주인,

아무 이유없이 책보다가 경찰서 구치소에 수감된 흑인등의 유색인종... 이렇게 단순명확한 이분법에 의해 따악... 갈린다.
여기엔 올리버 스톤식의 blue eyed intelligent가 바라보는 아시아인 또는 아시아에 대한 선입견도 만만치 않다.
특히 해롤드는 영화의 재미를 위해 지나치게 한국 교민들의 공동체가 부각되고, 캐릭터가 장식된 느낌이 강해서 '정말 저러고 사냐?'는 물음을 쉴 새 없이 하게 된다.
덕분에 막판에 해롤드가 마치 메뉴얼처럼 사는 인생의 껍데기를 요절복통 에피소드 끝에
한꺼풀 벗어날 즈음엔, 마치 '동양인은 그래야 한다'고 뇌까리는 듯한 메시지를 느끼게 된다.
뭐... 사실 실제 미국 교포들의 삶이 이러하다면 할 말이 없지만,
그리고 그것이 대니 라이너 감독의 애정어린 충고일 수도 있지만 답답한 건 사실이다.
그에 비해 쿠마역은 되려 애정이 간다.
대책없이 마리화나를 밝히고, 해롤드가 메뉴얼에 집착하는 것과 달리 정해진 자신의 길에
대한 확신도 없고, 무얼 꼭 하려는 의지도 없는 이 한심한 역할은 되려 그루브해 보인다.

어쨌든, 두 캐릭터에 대한 도식적인 단면은 영화적 내러티브를 위해 어느 정도 필요했음을
감안하고 본다면 이 영화는 대단히 매력적이고 유쾌하다.
마리화나를 진득하게... 한 후 TV에서 나온 '와잇 캐슬'의 햄버거 광고를 보고 이 햄버거
가게를 찾아 나서면서 벌어지는 황당무개한 에피소드를 다룬 이 영화는 각각의 에피소드가
워낙 파격적이어서 도대체 이게 현실이야, 환각이야 할 정도로 의아스럽다.
이 새벽녘 동안 일어나는 한바탕 소동은 마틴 스콜세지의 [After Hours]처럼 초현실적이고
비정상적이다.

영화의 끝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다.
어차피 캐릭터가 좁디 좁은 껍질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loser라면 이런 코미디에서 취할 수 있는 결말이란 뻔한 거니까.
하지만, 뻔한 결말을 어떻게 이끌어 내느냐가 정작 중요한 거라면,
이 영화의 방법론은 제법 성공적이다.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여러 난관들을 거치겠지만, 결국 원하는 무언가를 얻고 난 후엔
자신도 환경을 바꿀 수 있을 만큼 성장한다는 이 지극히 평범한 교훈은 자신의 울타리에서 묶여 경제적 성공이란 현실에 얽메일 수 밖에 없는

소수 아시아계에게 대니 라이너 감독이 하고픈 말이었던 것 같다.

**
이 영화는 아주 돌아버릴 만한 에피소드로 중무장하고 있다.
양아치들의 차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은 그 중 압권이다.
그리고... 치타도 무시하면 큰 코 다치겠지.

 

 

 

건담베이스에 다녀온 후 상현씨가 준 또 다른 크리스마스 선물, 게임.
우리끼리 어려워서 아마도 못할꺼라 여기고 보여주기만 하자 했었는데...
의외로 넘 재미있어하고 곧잘 한다.  (잘 한다의 의미는 6살 어린아이의 기준으로..... .)

방학을 맞이한 민성이가 눈뜨면 찾는 최대의 놀이가 됐다.
처음엔 30분으로 했다가 조금 늘려 하루 40분으로 제한된 시간을 한없이 아쉬워하고....
늘 가차없이 내려오라는 엄마의 다그침을 한층 더 처진 눈으로 애교를 부려보지만
그래도 소용없지만....

전진이 없으니 늘 같은 코스에 같은 상황이지만 ..
그래도 자기가 대장이라며 얼마나 뻐기는지 모른다  (엄마는 못한다고 아들 녀석에게 늘 핀잔을 듣는다.)

민성이 또래를 대상으로한 게임은 절대 아니긴 하지만.. 걱정이 조금 들기도 했었지만....
아빠와의 공감대가 있으니 큰 걱정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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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와이프이자 이 홈피의 쥔장 aipharos님,
이유미씨는 1975년생이다.(이렇게 막 나이 밝혀도 되는 지 몰겠지만...)
우리 나이로 2005년이면 31...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예쁜 우리 와이프 더 예쁘고 멋지게 자신을 가꾸지도 못하고
이렇게 시간만 속절없이 흐른다.

2004년도 이제 다 갔다.
2003년보다 나은 2004년이길 바랬는데, 뭐가 더 나아진 건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내가 와이프를 사랑하는 마음은 조금씩 더더... 커져 가는 것만 같다.
집에 들어가면 환한 웃음으로 날 반겨주는 와이프의 모습.
함께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들으며, 잠자리에 누워 같이 수다를 떠는 와이프의 모습은,
정말이지 감사하고 황홀한 선물 그 자체다.

남편투정에 아들 투정까지 다 받아주고...
언제나 인내하며 현명하게 대하는 나의 와이프, 유미.

언제나 지금처럼 서로 믿고 사랑하길 바랄 뿐이다.
더 바랄 것도 없이, 딱... 지금만큼만.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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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퍼 스포일러! 영화 못보신 분이라면 읽지 마세요 ****

변혁 감독의 [주홍글씨]는 의외의 영화였다.
하도... 그리 좋은 얘기를 못들어서 인지 별 기대없이 봤던 이 영화는 의외의 수확.
또다른 발견이었다.
한석규의 연기는 최소한 그가 과대포장되'었'던 건 아니라는 걸 여실히 증명해보였고,
엄지원의 연기는 다소 스테레오 타입의 정형에서 벗어나지 못했더라도 설득력 있었고,
이은주의 연기는 힘든 역, 그녀의 태생적 한계같은 발성을 제법 잘 극복한 느낌이었다.
성현아...
어색한 연기가 아직도 여전하고, 동일한 표정에 동일한 시선만 보여준 연기가 못내 아쉬웠다.

어쨌든...
이 영화는 다른 건 다 차치하고서라도 마지막 20여분간에 하고자 하는 말을 다 한다.
사람이 사는 공간을 얘기해야 한다는 내 영화관...과 [주홍글씨]는 사실 제대로 매칭이 되질 않는다.
한석규가 경찰이란 건, 아주 간간히 들려오는 통화 내용과 데스크에 앉아 있는 모습 뿐.
그가 늘 고민하는 것은 기껏해야 정부와 처와의 관계니까.
이은주가 재즈 뮤지션 또는 싱어라는 것은 전혀 프로페셔널하게 보여지지 않으니까.
결국 모두의 직업, 그러니까 생활은 그저 서로의 애정 관계를 보조하는 '곁다리' 설정에 불과하다.
난 이런 한국 영화의 퇴행적 행태가 정말이지 신물이 난다.

그래도...
[주홍글씨]는 이런 반복되는 한국 영화의 공허한 공간감을 답습하면서도 영화적 메시지는 결코 잃지 않는다. 다른 건 다 필요없다.
마지막에 이르러 트렁크에 어이없이(??과연??) 갇히게 된 이은주와 한석규의 장면은 이 영화의
모든 이야기를 다 끌어 안고 있는 힘이 있다.

아...
이 장면은 정말 괴롭다.
지독하게 곤혹스럽다. 보는 것이 힘들 정도로 말이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더라. 회사 동료에게 물어봤는데 '그 마지막 트렁크 장면은 정말이지 짜증났어요'라고 말하더라.
당연하다. 나도 미치는 줄 알았으니까.
그 좁은 공간의 정욕, 지배당하는 시간에서 지배하고 군림하는 시간으로, 냄새, 답답함, 어두움, 환각, 괴로움, 고통이 모조리 상상이 되고 날 것처럼

내 코와 눈과 귀로 스며드는 듯한 느낌을 지워버릴 수 없었으니까.

감독인 들 그걸 몰랐을 리가 없다.
하지만 이 장면이 짧았다면 이 영화는 정말 뽀대나게 만들려고 기를 쓴 뭐같은 '웰메이드' 영화의 표피만 뒤집어 쓴

앙꼬없는 찐빵에 다를 바가 없었을 거다. 관객들이 이 장면을 보면서 괴로와하고 곤혹스러워하며 시선을 돌려버리거나, 장면을 넘겨버리고 싶은

바로 이 영화의 이 시간들이야말로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그토록 이은주가 원했던 둘 만의 공간이 드러내 보이는 공간 바로 그 자체의 느낌일 거다.
바로, 사람들이 이 둘을 바라보는 그런, 그 자체의 느낌일 거다.

**
그래서... 마지막 성현아의 '사랑하면 괜찮은 건가요?'라는 대사는 대단히 작위적이고 뜬금없으며,
생뚱맞다.

 

 

 

 

 


 

 

[the Door in the Floor]
Directed by Todd Philips
2004 / approx 111 min / US R rated
-------------------------------------------------------

브라질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Marcelo Zarvos의 음악이 꺼져버릴 것 같은 스크린의
분위기를 미약하게나마 지켜 서있듯 들려오는 [the Door in the Floor].
사실 이 영화는 킴 베이싱어가 오랜만에 전라의 베드씬을 거침없이 해냈다고 더 알려진 영화다.
물론... 이 따위 가십은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부당하기 짝이 없는 시선이라고 주저없이 얘기할 수 있겠다.
기껏해야 스포츠 찌라시 기자들이나 입에 무언가 물고 우물우물거리며 키득거리고 써 나갈 내용말이다.

이 영화에서 제프 브리지스의 연기는 테드 콜, 바로 그 자신이다.
연기라는게 또다른 누군가가 되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누가 뇌까리더만, 이 영화에서의 제프 브리지스는 바로 그 자신이 테드 콜이다.
한순간 날아든 비극, 그리고 그 비극의 수렁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자신과 아내.
균열이 겉잡을 수 없을 만큼 벌어진 후에도, 얽메어 지탱하던 가족이란 허울이 때론 더욱 큰 짐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이 영화는 차분하면서도 신랄하게 드러내 버린다.

그가 혼자 스쿼시를 하는 그 방 바닥에 뚫린 문(the door in the floor).
현실이 엉겁이 되어 겹겹히 그를 둘러싸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을 알고 있는 그들은 삶의 무게에 파묻힌 채 표류한다.

갑작스레 닥쳐온 가족의 비극이 표면적인 이 균열의 이유겠지만,

이 영화는 그동안 헐리웃 영화들이 해왔던 노골적인 가족 이데올로기에 대한 찬양을 정반대의 시각에서 차분히 정리해본다.
그리고 그 정리의 시간은 참으로 괴롭고 허무하며, 절망적이다.

[House of Sand and Fog]이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이민자 가정의 시선에서 본 가족
이데올로기에 대한 처절한 풍자였다면, 사실 이 영화도 이민자 가정이 아닌,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 가정의 이야기이지만 그 것과 궤를 같이 하는 영화라고 봐도 무방할 듯 싶다.
물론 로버트 레드포드의 [Ordinary People]을 떠올릴 수도 있겠고
난니 모레티의 [La Stanza Del Figlio/아들의 방]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킴 베이싱어의 베드씬은 대단히 노골적이지만, 그녀가 분한 매리언 콜의 하염없는 절망이 사무치게 느껴지기에 서글프고, 안타깝게만 다가온다.

언젠가부터 헐리웃에서도 가족에 대한 접근이 호들갑과 찬양 일색이 아니라 조금씩, 그 구조적인 실체를 조금씩 성찰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
그동안 주로 이방인 감독들의 눈에 의해서 였지만, 이젠 그들 내부에서도 이런 조짐의 움직임이 보이는 듯 하기도 하고...

**
드니 아캉(Denys Arcand)의 [Les Invasions Barbares/야만적 침략]을 못보셨다면 반드시 보시길 권한다.

***
이 영화에서 그 유명한 미미 로저스의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다.
하지만 그녀는 에디의 뺨을 날리며 정말... 잊기 힘든 대사를 날린다.

 

 

 

 

 

 

 

답답하고 안타깝고 화가 난다.
피해인명의 1/3에 이른다는 어린 아이들의 죽음.
정말 TV를 제대로 볼 수 없고, 고개를 돌리게 만든다.
힘들고 어려운 국가일 수록 이런 천재지변에는 속수무책이다.
어려운 사람들일 수록 죽음과 맞닥뜨릴 수 있는 사고에 쉽게 노출되는 것은
비단 동남아 뿐만이 아니다.

아이들만큼은 행복한 세상이었으면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들려오는 뉴스들은
이런 희망을 사정없이 비웃는다.

난 앞으로 뭘 할 수 있을까.
아니, 지금 당장 뭘 할 수 있을까.

희생된 모든 이들의 명복을 빌며,
숨진 아이들이 저 세상에선 늘 맑고 티없는 웃음을 지을 일들만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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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이의 크리스마스 이벤트 [건담베이스]
올 초부터 꾸준히 민성이 책상위의 500원만 먹었던 작고 파란돼지.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열어보니 5만원이 조금 넘은 거금(?)이 생겼다.
요즘 로봇에 빠져있는 아이를 위해 용산에 있는 건담베이스에 가기로 했다.
크리스마스에.........

마트에서 샀던 버스터 건담 케이스안에 건담베이스 소개를 보니 꾀 넓어 보였지만
막상 가보니 다닥다닥 붙어있고 무지 협소했다. 그러나 건담을 사랑하는 이들은 무진장 많았다.
그렇지만 내용만큼은 알차 크리스마스 오후를 즐기기엔 민성이에게 더없이 좋은 장소였다.
그곳에서 가장 인상적이였던건 초등학교 고학년쯤 되보이는 아이와 아빠가 도료할 재료를 고르는 모습.
몇년후의 우리집 풍경인듯해 아주 흐뭇하게 한참을 보았었다.

 

 

 

 

 

 

체험존이 있다길래 뭔가 했더니
플레이스테이션2와 컴퓨터가 마련되 있었다.
디지몬 게임을 발견하고 넘 좋아 하는 민성이.
네명의 캐릭터들이 서로 누가 더 K.O를 많이 시키나하는 게임
푸~~~~~~~~~~~~~~~~~욱 빠져서 엄마가 말해도 듣질 못했다.
쉬운 난위도여서 인지 꾀 여러번 1등을 해 기분도 업..... 정말 한참 했다.
'이제 그만하자' 했을때 순순히 조이패드를 내려 놓았으니...
집에서의 "딱 한판만 더 할께" 레퍼토리가 없을 정도로 정말 오랫동안 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2005년 말쯤이면 우리도 있어야 겠다는 의견일치를 보았다.
벌써 하고 있는 아이도 많고, 아빠와 함께 많이 할테니까 년말쯤으로 구입시기 낙찰)

 

 

 

 

 

스크린 존에 마련된 미니시어터
작은 소품같지만 눈을 뗄 수 없이 흡입력있고 완성도 높은 에니매이션을 관람하고
본격적으로 선물을 고르기 전에 찍은 아빠와의 기념촬영.

 

 

 

 

 

선택의 폭이 넓으면 고르기가 더 어려운 법
고심끝에 엄마,아빠의 인내심을 실험하듯 무진장 둘러본후 내린 결론은 바로
FIX#0021a Gundam F90 (집에 와 조립해보니 더 멋있다.)
엄마,아빠의 선물 - 건담시드에 나오는 아스란의 모빌슈트 Aegis Gundam.....

포토존에서 -이보다 더 어색할수 없다. 사진찍고
(방금 눈썰매 타고 온 아이처럼 볼이 빨갛다. 작년엔 이것땜에 병원도 다녔는데... 민성이 피부층이 얇다고 한다.)
디스플레이존에서 감탄의 감탄을 더해 입을 쩍 벌리고 구경하고 내일 또 오자는 말에 다음으로 정정 시켜주고 발길을 돌렸다.



무언가 취미를 공유한다는건 대단한 즐거움이다.
내가 줄수 없는 것을 상현씨가 함께 해주어 얼마나 고맙고 다행인지 모른다.

요즘은 건담시드를 보고 있다. (상현씨가 더 좋아한다.)
선과 악이 확연이 구분지어 지지 않고, 서로를 공격하지만 늘 그에 대한 고민이 있다. 민성이가 모든걸 다 이해할수는 없겠지만
시판되는 조잡한 로봇과 함께 TV에 방영되는 어린이 만화 프로그램과는 질적인 비교가 되질 않는다.

언제까지 로봇에 대한 사랑이 지속될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몇번은 더 이곳을 방문할 것이다. 우리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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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 Quin - [Self]

이 작품은 찰스 사치가 소장하고 있다가 청소부가 실수로 냉동고의 전원 플러그를 뽑는 바람에 소실되어 버린 작품으로

유명한 yBA의 대표적 작가 중 한명인 마크 퀸의 '셀프'다. 후에 얘기하겠지만 전세계에 딱... 세점이 있는데

국내에도 이 작품이 한 점 소장되어 있다.(놀라운 일이다. 놀라운 일 그 자체다)

사실 yBA의 작품들은 기존에 우리가 향유하던 시각 예술과 너무나 달라서 처음 맞닥뜨렸을 때는 거부감이 들 정도로 단단한, 제대로 된 파격의 생경함을 선사한다.

 

 

 

 

 

Damien Hirst - [Hymn], 2001 painted bronze

데미언 허스트의 작품을 보노라면...
이게 도대체 예술인지 아니면 요르그 부트게라이트의 [Nekromantik]의 한 장면을 보는 것인지 햇갈릴 정도로 머리가 아프니까.

마크 퀸의 작품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피를 조금씩 조금씩 뽑아서 4리터...(인체에 흐르는 피의 양이 4~5리터) 자신의 피로 자신의 두상을 만들고

이를 냉동보관을 해야만 작품의 보존이 가능하게 만든 이 유명한 작품 [Self]는 지금껏 따악... 세 점이 만들어졌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위에서 설명한 '소실된 찰스 사치의' 것이었다.


피를 뽑아 만들기 때문에 작품은 4~5년 만에 한 작품이 나오며,

찰스 사치가 이 작품을 구입할 당시의 가격은 4,200만원이었으나 소실될 즈음의 가격은 27억 이상이었다.(-_-;;)
시각적인 생경함이 첫 느낌이었지만, 마크 퀸의 [셀프]는 아이러니한 작품 그 자체다.
인간이란 존재가 고작 핏덩이에 불과한 데다가 겨우 전원플러그에 연명해야 형상을 유지할 수 있다니...

이 얼마나 명쾌하고도 씁쓸한 풍자일까...하는 생각 말이다.
전원 플러그를 실수로 뽑아 부엌을 피바다로 만든 찰스 사치가 소장했던 [셀프]야말로 정말 마크 퀸이 표현하고자 한 바를 증명한...

바로 그 존재의 자체가 아이러니한 작품이란 생각이 지워지질 않는다.

2003~2004년 전세계 미술계를 이단 옆차기로 날려버린 커다란 사건은 찰스 사치의 개인 박물관의 100여점이 화재로 소실된 것이 아니라

놀랍게도 국내의 한 미술 애호가 가 보여준 엄청난 '사재기'였다. 천안의 아라리오 미술관 관장인 김 창일씨.
그는 영국을 세계 현대 미술의 중심으로 구축하게 한 yBA(Young British Artists)계열의 작품을 아예 '도리'치다시피 하여 싹쓸이하고 있는데,

그가 구입한 작품의 가격 만도 수백억 대에 이른다니...
전 세계 미술계가 이를 두고 술렁인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현재는 찰스 사치를 능가하는 세계 최고의 컬렉터로 회자되고 있고, 영국의 어지간한 신문들은 김창일-CI Kim-씨에 대한 특집 기사를 다루지 않은 매체가 없다...)



김창일씨 - 그는 아라리오 갤러리의 관장이자 고속터미널, 백화점등 그 일대의 모든 건물의 사장인 동시에 녹녹찮은 아티스트이다.

바로 그 아라리오 갤러리이 관장 김창일씨가 자신이 소장한 yBA 계열의 작품들을 전시한 전시회가 2003년 가을부터 2004년 봄까지 열렸었다.

British Contemporary 포스터 (아...정말 죽여주는 포스터다) 이미지가 없다ㅠㅠ

난 그때 yBA가 뭔지도 잘 몰랐고 그리 관심도 없었기에 지나쳤지만...
지금 와선 정말이지 너무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Gary Hume - [Rose] 2001, Gloss Paint on Aluminum
-아라리오 갤러리

 

 

 

 

Gavid Turk - [Another Bum] 1999, Waxwork and Stand
-아라리오 갤러리


**
요르그 부트게라이트(Jorg Buttgereit)는 독일의 영화 감독이며 시체애호증과 사간...등으로 악명높은 [Nekromantik]이란 영화를 연출했다.
데미언 허스트를 언급하며 요르그 부트게라이트를 인용한 이유는 [Nekromantik] 영화 도중 토끼의 가죽을 벗기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인데,

데미언 허스트의 작품 중 소를 반토막내고 포름알데히드에 담궈 놓은 작품등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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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생각만 하고 뒤로 미루던 내 홈피를 만들기로 했다.
언제나 생각하고 구상하다보면 일이 커져서 뒤로 미루던...

자꾸 세입자로 살다 보니...
글도 뜸하게 올리게 되고, 열정도 부족하다. 되려 엔토이 블로그 때가 몇백배는 더
열심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집주인이 구박한다는 뜻은 저어어어어어얼대! 아니다!)

메인 스케치는 다 끝났다.
머... 스토리보드니 플로우차트니... 뭐 이런 거 필요없으니 1월에 바로 작업 들어간다.
캬캬~~!!!

집주인! 나 방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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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민성이가 싫어하는 방학이 시작됐다.
 (언제까지 방학을 싫어하게 될지... 쭉 그랬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빈가방을 가져간 민성이가 부시럭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작은 산타가 많은 포장지로 싼 선물.
산타할아버지가 마법을 걸어서 지금 열면 뽕 사라진다고 집에서 열어야 한다고 신신당부 한다.
매서운 바람을 가르면 후다다닥 집으로 달려갔다.
선물을 열기전에 귓속말로 구슬파워게임을 기도했다고 했지만..
 (정말 사주고 싶지 않은 장난감이지만... 너무나도 간절히 오랜시간 변함없이 좋아해 다시 고민해야겠다.)
선물은 햄버거와 돼지 캐릭터가 그려지 머그잔과 스푼 세트였다.
실망한 표정도 잠시 자기 컵은 이제 두개라고 ... 선물은 다 좋은가보다.

"산타할아버지도 왔다" 꼬리를 올려가면 자랑스럽게 부럽지 하는 말투로 신났다.
산타할아버지도 만났어?
"응 그런데 사실은 체육선생님이다. 선생님이 변장한거야"   그랬구나!
"머리도 보이고 옷도 보이고 우리가 알아냈어"
그런데 어쩜 그리 신나하는지.. 그 맘이 넘 예쁘고 사랑스럽다.

하얀 종이로 만든 봉투에 편지가 있다.  이게 뭐야 하면서 풀어 보니...
"내가 만들었어. 여기 종도 두개 있다 예쁘지?"

민성이가 읽어주었다.
넘 웃겼지만 오늘만은 참고 그 사랑스런 미소에 감사하며 기뻐하기로 했다.  틀린 글씨는 내일 천천히.....

저녁에 할머니께 보여드리고 할머닐 까먹었다고 할머니 한테도 쓴다고 했는데..
돌아서면서 딴길로 잘 세는 개구장이가 금방 또 까먹어 버렸다.  언제 쓸진 아무도 모른다.

 *
오늘의 히트
살항해요.

엄마, 아빠도 우리 민성이 초 슈퍼 울트라 무한대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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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 와이프와 함께 PD수첩을 봤다.
항간에 수많은 화제를 뿌리고 있는 일본 내의 '한류'에 대한 심층분석.
얼마나 많은 일본 중년 여성들이 한국에 와서 지갑을 열고 있으며, 이것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갖고 있는 지,
그리고 이러한 '한류'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속적으로 유지시킬 수 있는 지에 대해 여러 취재 자료와 함께 열거해가며 보여준...

사실 엄밀히 말해 여느 한류 관련 보도와 별 다를 바가 없었다.
약간 실망이다. 개인적으로 PD수첩과 신강균의 사실은...을 좋아하는 지라 그간 언제나 간과했던 부분들을 점검해주는 시선을 기대했건만,

사실 경제 논리에 집착한 미시적인 부분만을 다루는데 그쳤다는 생각이다.

'한류'를 다루는 관점은 거의 천편일률적으로 미시적인 경제 관점이다.
워낙 대비를 못한 상태에서 불어닥친 바람몰이다보니 이를 상품화할 수 준비가 되어 있지 못했고,
돈이 된다는 것만으로 난잡한 상품들이 활개를 치고 일관성없는 가격으로 팔려나가다 보니 국가적인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것을 주로 얘기한다.
물론 관광 상품의 개발 및 문화 컨텐츠에 대한 이야기도 목청을 높여 이야 기하지만 사실 그게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다.

현재 일본의 중년 여성을 중심으로 붐을 타고 있는 '한류'는 거의 대부분 '겨울연가'를 중심으로 한 한국 드라마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라는 것의 자생력이 과연 어느 정도냐고 누군가 물어 본다면 난 단호하게 '자생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라고 얘기하겠다.
언제나 호된 비판을 받는 출생의 비밀과 삼각관계와 불치병은 지금까지 조금도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현재 방영 중인 '미안하다 사랑한다' 와 '러브 스토리 인 하버드'등도 전혀 다를 바가 없다.
이런 삼각 관계엔 당연히 지고지순형의 남성 캐릭터가 빠질 수 없는 노릇 이고,

20년 전쯤 일본의 드라마에서 유행했던 부드럽고 순정적인 남성에 향수를 느끼는 일본의 중년 여성들은

그것을 '자신들이 잃어버린 무엇'으로 생각하며 추억의 여고시절 앨범을 꺼내드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 것이다.
엄밀히 말해서 '추억을 팔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추억에 젖어 살아갈 수는 없는 일.
한두편이 아닌 팔려나간 드라마가 족족 이런 식이라면 이거 참 이야기가 곤란해진다.
실제로 일본의 젊은이들이 한국 드라마에 열광하느냐하면 어제 PD수첩에도 나왔듯이 아니올시다...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사실 이러한 젊은이들의 반응에 대해 '왜 어필하지 못하는가?'라는 분석도 당연히 수반되어야 할텐데
그런 시각은 조금도 없으니 이거 참 갑갑할 노릇 이다.

현재 일본의 젊은 문화는 '하이브리드'와 '키치'다.
음악에서 그 진폭을 넓혀 나가는 '시부야케이'도 엄밀히 말하면 여러 장르 의 잡종 교배를 통한 하이브리드이고 동시에 키치이다.
다만,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이것이 문화적 심오함과는 상당히 거리 가 멀다는 거다.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지만 음악이나 문화가 보여주는 외형은 다분히 피상적 이고 세련미를 강조하고 있다는 거다.
그런데 한국의 음악이 몇몇 오리콘 차트에 등장한다고 해서, 젊은이들이 한국 의 음악에 열을 올린다고 생각한다면 이거참 크게 착각하는게 아닐 수 없다.
일본의 젊은 이들은 궁극적으로 자국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무언 중에 대단 한 편이며,
타문화에 대한 수용력도 생각 외로 유연성있다.
영화관에 가서 한국 영화를 보는 이들이 중년 여성이 아닌 20대라는 사실은 이들이 갖고 있는 유연한 문화 수용능력 덕에 기인한다.
그들은 이런 한국의 컨텐츠를 '한류'로 받아들이지 않고 또다른, 접하지 못했던
문화로 받아들이는 것 뿐이다.(이거 자체가 바로 거시적인 비전이 될 수 있다)
세련된 문화와 새로운 문화에 열광하는 일본 젊은이들에게 배용준이라는 배우가 제대로 먹히지 않는 이유는
바로 어제 PD수첩에 인터뷰한 젊은 여성들이 얘기했던 바대로 '너무 성실해 보인다'는 것이다.
중년 여성들이 열광하는, 그들의 젊은 배우에게서 찾기 힘든, 사라져버린 이런 성실성과 부드러움이
정작 일본 젊은 이들에겐 식상하고 고루한 이미지라는 거다.

정말 '한류'를 거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기 위해선 이러한 일본 젊은 이들의 시선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과연 한국이 갖고 있는 문화 컨텐츠가 경쟁력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중년 여성들에게 추억의 여고시절을 펼쳐 내는 것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인지를 분명히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러한 분석에 대한 대답이 부정적이라면 당연히 경쟁력있는 문화컨텐츠를 지금과 같이 다소
'한류'라는 붐을 타고 마련된 좋은 유통 여건들(영화 배급망 구축등) 체계적으로 다져 놓는 것이 옳다.
이러한 붐이 사그러들 즈음, 과연 우리에게 남은 것이 무엇이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비판의 펜대를 굴릴 것에 대비한다면
분명 유형의 유통 구조를 차라리 내실을 기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한국의 모든 방송들은 오로지 한류의 실체를 밝힌 답시고 우리나라에 들어와 배우들을 좇고 지갑을 여는 중년 여성들을 밀착 취재한다.

갑갑할 노릇이다. 당연히 분석해야할 일이지만 거의 몇달을 똑같은 시선에서 바라보고 있으니 그야말로 갑갑할 노릇이다.
우리가 가장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일본이 문화 강국인 이유는 그들이 다양한 장르의 문화 컨텐츠를
생산해서이기도 하지만, 정말 중요한 그들의 강점은 그들이 지닌 대단히 유연한 문화 수용 능력 때문이다.
그런 점을 간과한다면 '한류'는 패션에 머무를 뿐, 결코 트랜드가 될 리 없다.
또한 이러한 '한류'를 분석하는 매체나 전문가들도 항상 경제 논리에만 집착하여 정작 거시적인 문화적 이득은 망각한 채
우리가 편리한 대로 사안을 분석하고 미시적인 분석에 집착한다면 더이상의 '한류'는 없을 것이다.

어제 PD수첩에 나와 국내 드라마의 경쟁력을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남은 드라마의 탄탄한 구성이니 어쩌니
헛소리를 해대는 이병훈 PD의 말을 들으면서 참... 편한 대로 생각하는구나.
피수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모르는구나...하는 생각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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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오랜시간이 흐른뒤 다시 연락이 되어서 참 반갑고 기쁘다
자네가 만든 책을 가끔씩 읽어보지...
여전히 난해하더군..
그런데 지금도 역시 어렵구만요.
그리고 세대차이(?)도 느껴지고..
역시 영화와 음악에 관심이 많군
자네 와이프와 아들이 참으로 사랑스럽고, 행복함이 물씬 느껴진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고있는 모습이 참 보기좋다.
자네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조금은 가늠할 수 있을것 같다네

우리 카페에 들어오면 내가 사는 모습이 짐작할 수 있을것 같은데
한번 놀러오시게.
다음 카페 '한길 가는 사람들'

잃어버렸던 동생을 성탄 선물로 주신것 같다.
하느님의 사랑과 평화가 가득한 가정이 되시길...

by 이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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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회화과 출신의 죽마고우가 부천 상동 신도시 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아트포럼 리
갤러리(지금은 갤러리이지만 '대안공간'으로서 기능을 한다)

 

 

지난 주 건강이 무척 안좋아 미뤄지던 일을 일요일에 몰아서 같이 머리 싸메고 작업했다.

 

 

난 시대를 고민하며 사는 이들을 보는 게 즐겁다.
수동적으로 시류에 휩쓸려 물타기하는 인생보다, 힘들 더라도 개척하며 살거나,
또는 애정이 담긴 전투적인 삶들이 훨씬 멋져 보인다.
게다가 이즈음의 나이가 되고 보면 이젠 겉멋 따위로 인생을 굴려갈 순 없으니까.

 

 

아트포럼 리가 기획하고 준비한 일들이 2005년에 잘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

 

 

수고했네. 친구.
그리고 재수씨도!

 

아트포럼 RHEE 전경 측면

 

 

 

 

아트포럼 RHEE 1층 갤러리 내부

 

 

 

 

 

아트포럼 RHEE 2층 갤러리 내부

 

 

 

아트포럼 RHEE 2층, 3층 

 

 

 

 

 

아트포럼 RHEE 지하

 

 

 

 

 

아트포럼 RHEE 지하 화실

 

 

 

 

 

아트포럼 RHEE 지하 연못

 

 

 

 

아트포럼 RHEE 눈오는 날

 

 

 

 

 

 

 

 

 

적어도 가장 나에 대해 가장 고민하고 나름대로 치열했던 시간에,
가장 좋아했던 사람을 싸이월드를 통해 찾았다.
싫은 내색 한번 없이 되려 함께 찾는 걸 도와주었던(싸이로 찾으라고 한 것도) 와이프에게
정말 고마울 뿐.

조금 전 사무실에 와서 선아 누나와 통화했다.
도대체 얼마 만인지.
그때는 한해의 시간을 따져보면 가장 많이 만나고 얘기했던 사람이기도 하고,
후엔 아주 좋은 친구로 남았던 사람이다.

누나가 결혼 후 외국으로 나가고, 나도 살기 바쁘고... 해서...
10여년을 연락하지 못하다가 이제서야 연락이 닿았다.
안그래도 자꾸 요사이에 꿈에 나타나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무척 걱정도 되었던
참에 이렇게 아무 일없이 잘 지내고 있는 걸 보니 다행이란 생각도 들면서, 괜히
호들갑을 떨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충북에 살고 있다니 사실 차로 달려 1시간 거리인데,
이렇게 소식을 알았으니, 언젠가 다시 볼 날도 있겠지.

2004년은 잃었던 사람들을 하나하나 다시 찾는 시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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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 전 사진작가인 박명래씨의 집에서 밤을 보냈다.
이 친구 정말 온 열정으로 사는 친구란 생각이 들었다.

현대음악 일색의 음악들을 둘이 맞장구치며 들으면서, 와인 한잔 하고, 나와서
소주 한잔 하고, 다시 박작가 집에서 또 밤 새도록 음악을 듣고 음악 얘기와 일얘기와
당근... 연애 얘기로 밤을 꼬박 지샜다.
그리고 그가 찍은 너무나 멋진... 엄청난 크기의 현상 필름을 라이트박스 위에 놓고
돋보기로(속칭 '루뻬') 봐가면서 말이다.

박작가가 지금 홍대 인근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하기 때문에 함께 오전에 나와
홍대 근처에서 버섯 칼국수를 먹고 헤어졌다.

내가 과거에 조금 듣다 만 ECM 계열의 현대 음악들이 요즘 심히 귀에 달라 붙고 있어서,
그리고 자신의 삶을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한 시간이어서,
무척이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 친구는 양평에 500평의 땅을 드뎌 구입했다.
이제 자신만의 멋진 스투디오를 세울 일만 남았다.
맘에 든다.
서둘지 않고 목표를 정하고 걸어 나가는 모습이.
3년 안에 그의 멋진 공간이 꼭 지어지길 진심으로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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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IT에 첫발을 디딜 때 내게 하늘처럼 생각되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미스터 황.
내가 IT 산업에 대해 쥐뿔도 모를 때 이 분 덕에 참... 많이도 배웠다.

물론 이후에 미스터 윤을 만나 무지막지한 트레이닝을 받게 되었고, 그래서 지금의
약간의 뽀대를 갖추게 되었지만, 어쨌거나 내게 은인으로 기억될 사람은 미스터 황이다.

함께 다시 일할 기회도 있었지만, 나도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고,
사실 그런 부분을 채워주긴 미스터 황에게도 힘든 부분이어서 아쉽게 무산된 기억도 있다.

한없이 웃는 모습이 밝은 분.
며칠 전 미스터 황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태국에서 귀국해서 전화하는 거라고.
비록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인연의 끈이 아직도 끊어지지 않음에 만족하고,
후일을 기약했다.

꼭 성공하시길.
성공이란게 도대체 뭔지 다들 정의하기 나름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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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난 암송...이란게 싫다.
특히 아이들이 달달 외워대서 발표하는 암송엔 알러지를 보인다.

그런데... 이거 참 기우였나 보다.
민성이는 동시를 외우면서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동시가 무언지 확실히 얘기해주더군.
좋아서 즐겁게 외우는 동시라면 나도 고개를 저을 필요도 없잖아.

어제 밤에 내 앞에서 '아빠한테도 들려줘야지'하면서 동시를 암송했다.
7개의 동시를 전부 아주 예쁜 입으로 읊었다.
물론... 종종 까불면서...
게다가 자신은 동시를 암송할 테니 나보고 율동을 하라는 거다.

내가 율동을 모른다고 했더니, 대충 만들어서 율동을 하란다.
싫다...라고 했더니 자기가 이집의 대장이니 자신의 말을 들어야 한단다.
왕은 '나'다! 라고 말했더니만...
그러니까 왕은 아빠니까 자기는 왕자고, 왕자가 대장이니까 대장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도통 이해못할 궤변으로 날 수렁으로 몰고 갔다.

재밌는 꼬마다.
그리고 정말정말 사랑스러운 꼬마다.

꼬옥... 안아주면 세상이 온통 내 것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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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이 옹호하는 가족 지상 주의는 다분히 이데올로기적이다.
그렇다고 이런 소재를 차용하는 컨텐츠들을 다 싸잡아 다분히 '정치적'이다라고 말하는 것도 무리다.
좋건 싫건 가족 이데올로기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게 지금의 현실이니까.

그런 이유에서 몇몇 잡지의 소위 영화 기자라는 사람들이 [the Incredibles]에 내린 평가는 부당하다.
Brad Bird 감독의 언더 라인은 고사하고, 이 애니메이션이 Pixar의 로드맵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망각한 채

그저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수퍼 히어로'라는 이유로 폄하하는 것은 진정 부당하다.

다른 건 다 차치하고서라도...
이 영화에서 보여준 놀라운 기술적 완성도는

얼마전 감탄하면서 보았던 일본의 Tune Shading 기법의 애니메이션 [Apple Seed 2004 the Movie]를 한없이 초라하게 만들 정도의 수준이었다.
꼬마 대쉬가 바람을 가르며 달려가는 놀라운 장면은 수십번 반복해서 봐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의 속도감을 선사하고 있고, 수없이 많은 장면에서

정교하게 짜여진 액션씬의 연출은 그야말로 거의 모든 실사 영화들을 민망하게 만들 정도로 강력한 사실감과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Pixar가 여지껏 해오지 못했던 것을 위해 Brad Bird를 부른 만큼, 그리고 그들이 곧 2005년엔 Disney와 결별할 것이 뻔히 예상되는 바,

Brad Bird는 기술적인 완성도에 수퍼 히어로 가족이 갖고 있는 현실적인 고민과 천재의 범재화 또는 박제화에 대한 에피소드를 잘 곁들여 감싸 안고 있다.
물론 그 시선은 지극히 모호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퍼 히어로 가족들이 현실로 내몰려 스스로의 능력들을 감추고 살아가야 하는 처연함,

그리고 그 처연함 속에서 잃지 않는 일말의 희망은 나름대로 촘촘한 이야기 구조를 갖고 극의 결말을 위해 거미집을 만든다.

악역의 '신드롬'이 인크레더블에게 내뱉는 말이 있다.
'난 재미를 좀 본 후면, 내가 발명한 것들을 팔아 치울 거야. 그럼 사람들이 모두 수퍼 히어로가 되겠지.
모두가 수퍼히어로가 된다면? 모두가 평범해질 뿐이겠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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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간 동거동락한 아티스트 '베베'가 오늘 출국한다.
덕분에 어제는 다 같이 술 한잔 걸치고 저녁을 먹은 후...
리버사이트 호텔의 나이트 클럽인 'MOOL'에 가 놀았다.
룸까지 잡고 말이지...

연령대는 들은 바대로 보스나 릴라(구 줄리아나)보다 높은 편이어서 당근 넥타이 부대가
많이 오는 곳... 남자는 아마도 30대 초~중반이 거의 대부분일 듯 하고, 여자들은
대부분이 20대 중반 정도로 되어 보였다.
뭐... 막말로 어제는 속칭 '물'이 꽤 좋은 듯 했고.

정신없이 웨이터들의 손에 이끌려 이리저리 몰려 다니는 여자들을 보면서,
그 여자들을 룸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중엔 정말이지 지겨웠다.
이렇게 뻔한 목적을 갖고 와서 썰~을 푸는 것 자체가 내 성격에 맞지도 않고.
나중엔 웨이터 손에 이끌려 들어오는 여자들 보고 '그냥 나가세요'라든지...
웨이터보고 '여기 여자분들 들이지 말라'고 몰래 말했을 정도니까.

그러다보니...
정말 홍대 앞 클럽들이 하염없이 그리워졌다.
정말 정말 그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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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힘들게 준비한 아트포럼 리 1주년 개관 기념 조성호 개인전.
나야... 도와준 것도 없지만 괜히 성황을 이뤘으면 좋겠다는 생각.

지금 한창... 다들 작품 감상하고 다과에 와인을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고 있고,
난 잠시 올라와 PC를 두들긴다.
홀짝홀짝 들이마신 와인 덕인지 눈이 약간 부담스럽네...

시작은 언제나 이런 거야.
조금씩 조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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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저래 많이 바쁘고 지친 상현씨가 민성이와의 나들이를 계획했는데...
가깝고 재미난 곳을 찾다보니 아인스월드 밖에 없었다.

겨울에 다시 찾은 아인스월드
파카 입고 가라는걸 괜찮다고 우겼다가 큰코 다쳤다.
전시가 전부 야외다 보니 춥고 손시렵고... 따뜻한 장갑과 커피가 무척이나 고팠다.
(다음엔 보온병에 따뜻한 물과 간식꺼리도 챙겨와야 겠다.)

처음에 야간할인으로 대폭 할인된 요금을 냈었는데... 주말에 할인없이 가려니 좀 아깝다는 생각이 쬐끔 들었다.
  (아인스월드는 주중과 주말,휴일 요금이 다르다.)
그래도 재미나게... 민성이가 신나고 즐거웠다면 만사 O.K

 

 

 

 

프랑스존의 [노틀담 사원]
저 어색한 표정좀 보세요

 

 

 


 

 

 

역시 프랑스존 [퐁텐블로 성]
점점 사진찍기 힘들어 지는데...
예전처럼 자연스럽지 않고 작정하고 찍으면 어색한 표정에 어정쩡한 V까지 가세해 영 아닌 결과물이 나오기 일쑤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찍은 이런 사진에 편안하고 예쁜 그림들이 더 많은것 같다.

 

 

 

 

 

 

민성이가 가장 좋아하는 [피사의 사탑]

 

 

 

 

 

 

러시아존의 [성바실리 사원]
수동으로 뭘 만졌는데.. 빛을 너무 많이 담아 버렸다. 공부해야 하는디...
아 저 어색한 V는 제발~~~~~~~

 

 

 

 

 

 

민성이가 커서 좋은점 중에 하나.
우리의 사진이 한두장씩 늘어 간다는것.
한 3년간 우리가 함께 찍은 사진을 찾기란 결코 쉬운일이 아니었다.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앞 벤치에서 잠시 쉬는 우리.

 

 

 

 

 

라틴 아메리카존의 마야문명지 [치첸이트사]
둘이 함께 예쁘게 나온 사진은 없다. 아니 민성이가 제대로 나온 사진이 없다.

 

 

 

 

 

 

 

미국존에 있는 [뉴욕항]
동전던지기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민성이는 배 맞추기를 더 좋아했다.
갑판에 안착한 동전을 보면서 얼마나 흐뭇해하는지....

무척 화가 났다.
"재들은 아직도 싸워"
"전번에도 싸우고 있었는데.."
정말 오래 싸우네 민성아 ^^"
(만리장성에 마련된 시뮬레이션- 창들이 움직이고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한국존의 [한산대첩]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큰소리에 놀라 엄마 뒤로 숨어 버리고, 손으로 귀를 막는다.
조금 익숙해 질때쯤 화장실에서 오신 아빠와 함께 보는데도 영 불편한 표정이다.
"엄마 일본배는 바본가봐? 대포를 쏴도 그냥 가만히 있어 정말 바보야"
이런 상황이 있었다는 걸 보여주는 모형일 뿐이라고 설명해 주어도 그 인상이 깊어 일본배는 바보로 남았다.


 

 

 

 

 

지난 여름엔 점심이 대 실패였지만 이번은 성공이다.
우린 히레까스를 먹고 민성이는 BBQ 데리큐 골드윙 5조각.
처음에는 포크로 얌전히 먹다가 입에 맞았는지 손으로 먹기 시작한다.
이렇게 잘먹을 수가 있나! 수다쟁이가 조용히 먹기만 하니 그져 놀라울 따름이다.

 

 

 

 

 

 

 

늦은 점심을 먹고 다시 둘러보는데 각 나라의 고유의상을 입은 모델들이 보였다.
함께 사진 찍을까? 했더니.. 마지못해 다시 어정쩡한 자세와 어김없이 V를 취한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사람도 없고 모델들이 얇은 옷에 혼자 서있는 모습이 좀 안쓰러워 걍 지나칠수가 없었다.
그러나 민성이는 영------ 표정이 가관이다.

 

 

 

 

 

 

 

 

정말 어울리지 않게 미국존 앞에 설탕으로 만든 여러 모양의 사탕이 있었다.
(사탕이라고 하긴 좀 뭐하고...우리 어릴적 했던 뽑긴데...방식은 로또 추첨같다.)
점심 잘 먹으면 사준다 약속했는데.. 역시 잊지 않고 있었다.
민성이가 뽑은것은 멋진 새 모양.

맛나게 먹으면서 천천히 둘러보고 싶었지만 넘 추웠다.
팽귄 아들과 남편은 끄떡 없지만 난..... 손시렵고 덜덜 떨리고, 기념 가족사진 한방 찍고, 산책하듯이 휙 둘러보곤 상현씨는 친구 갤러리에 일 도와주러 가고 우린 집으로...
함께 오지 못해서 많이 섭섭하고 허전했다. 민성이도 나도.....
그리고 휴일 간만에 쉴 수 있는 시간을 우리를 위한 선물로 쓴 상현씨에게 넘 고맙고 많이 안쓰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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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이와 함께 지하철을 탈 경우의 90% 서울행이다.
그럴때면 가방에 항상 과자와 쥬스가 함께 였는데...

이날은 어머니와 맛나는 부대찌개를 먹으러 가까운 부천으로 가는길
울 아들 이날 음료수에 필 받았다.
식사전엔 가급적 과자나 음료수등 군것질꺼리를 피하는데...
30분 정도면 도착할 곳인데...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 단호하게 안된다고 했는데...
음료수(소풍갈때 빼곤 사주질 않으니)가 실패하자 과자로 금방 바꿔 사달라고 다시 조른다.
그러나 될턱이 있나........
그랬더니 이렇게 변했다.
툭 튀어나온 입이 들어갈 생각을 못한다.
이제부터 엄마를 미워할꺼라는 둥... 악담을 늘어 놓고 눈도 마주하지 않았다. 넘 귀여워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켰더니
눈을감고, 손을 아래위로 저어가면서 못나오게 하고, 아예 까꿍놀이처럼 얼굴을 가리고 고개을 이리저리 돌리더니 급기야 돌아앉았다.

언제 풀렸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매운 부대찌개를 혀를 불어가며 잘 먹었던 기억만 남아있다
그리고 삐짐의 극치를 보여주었던 저 사랑스런 입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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