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 Quin - [Self]
이 작품은 찰스 사치가 소장하고 있다가 청소부가 실수로 냉동고의 전원 플러그를 뽑는 바람에 소실되어 버린 작품으로
유명한 yBA의 대표적 작가 중 한명인 마크 퀸의 '셀프'다. 후에 얘기하겠지만 전세계에 딱... 세점이 있는데
국내에도 이 작품이 한 점 소장되어 있다.(놀라운 일이다. 놀라운 일 그 자체다)
사실 yBA의 작품들은 기존에 우리가 향유하던 시각 예술과 너무나 달라서 처음 맞닥뜨렸을 때는 거부감이 들 정도로 단단한, 제대로 된 파격의 생경함을 선사한다.
Damien Hirst - [Hymn], 2001 painted bronze
데미언 허스트의 작품을 보노라면...
이게 도대체 예술인지 아니면 요르그 부트게라이트의 [Nekromantik]의 한 장면을 보는 것인지 햇갈릴 정도로 머리가 아프니까.
마크 퀸의 작품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피를 조금씩 조금씩 뽑아서 4리터...(인체에 흐르는 피의 양이 4~5리터) 자신의 피로 자신의 두상을 만들고
이를 냉동보관을 해야만 작품의 보존이 가능하게 만든 이 유명한 작품 [Self]는 지금껏 따악... 세 점이 만들어졌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위에서 설명한 '소실된 찰스 사치의' 것이었다.
피를 뽑아 만들기 때문에 작품은 4~5년 만에 한 작품이 나오며,
찰스 사치가 이 작품을 구입할 당시의 가격은 4,200만원이었으나 소실될 즈음의 가격은 27억 이상이었다.(-_-;;)
시각적인 생경함이 첫 느낌이었지만, 마크 퀸의 [셀프]는 아이러니한 작품 그 자체다.
인간이란 존재가 고작 핏덩이에 불과한 데다가 겨우 전원플러그에 연명해야 형상을 유지할 수 있다니...
이 얼마나 명쾌하고도 씁쓸한 풍자일까...하는 생각 말이다.
전원 플러그를 실수로 뽑아 부엌을 피바다로 만든 찰스 사치가 소장했던 [셀프]야말로 정말 마크 퀸이 표현하고자 한 바를 증명한...
바로 그 존재의 자체가 아이러니한 작품이란 생각이 지워지질 않는다.
2003~2004년 전세계 미술계를 이단 옆차기로 날려버린 커다란 사건은 찰스 사치의 개인 박물관의 100여점이 화재로 소실된 것이 아니라
놀랍게도 국내의 한 미술 애호가 가 보여준 엄청난 '사재기'였다. 천안의 아라리오 미술관 관장인 김 창일씨.
그는 영국을 세계 현대 미술의 중심으로 구축하게 한 yBA(Young British Artists)계열의 작품을 아예 '도리'치다시피 하여 싹쓸이하고 있는데,
그가 구입한 작품의 가격 만도 수백억 대에 이른다니...
전 세계 미술계가 이를 두고 술렁인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현재는 찰스 사치를 능가하는 세계 최고의 컬렉터로 회자되고 있고, 영국의 어지간한 신문들은 김창일-CI Kim-씨에 대한 특집 기사를 다루지 않은 매체가 없다...)
김창일씨 - 그는 아라리오 갤러리의 관장이자 고속터미널, 백화점등 그 일대의 모든 건물의 사장인 동시에 녹녹찮은 아티스트이다.
바로 그 아라리오 갤러리이 관장 김창일씨가 자신이 소장한 yBA 계열의 작품들을 전시한 전시회가 2003년 가을부터 2004년 봄까지 열렸었다.
British Contemporary 포스터 (아...정말 죽여주는 포스터다) 이미지가 없다ㅠㅠ
난 그때 yBA가 뭔지도 잘 몰랐고 그리 관심도 없었기에 지나쳤지만...
지금 와선 정말이지 너무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Gary Hume - [Rose] 2001, Gloss Paint on Aluminum
-아라리오 갤러리
Gavid Turk - [Another Bum] 1999, Waxwork and Stand
-아라리오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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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그 부트게라이트(Jorg Buttgereit)는 독일의 영화 감독이며 시체애호증과 사간...등으로 악명높은 [Nekromantik]이란 영화를 연출했다.
데미언 허스트를 언급하며 요르그 부트게라이트를 인용한 이유는 [Nekromantik] 영화 도중 토끼의 가죽을 벗기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인데,
데미언 허스트의 작품 중 소를 반토막내고 포름알데히드에 담궈 놓은 작품등이 연상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