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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군 방학동안 변변한 여행 한 번 못가고 있어서 민성군이 좋아할 만한 곳을 찾아보다가 국립과천과학관을
가보기로 하고 아침 일찍 출발. 오전 9시 30분경 도착했는데 이미 오신 분들이 꽤 있다.
아무래도 방학 기간이다보니 평일 오전임에도 몰리는 듯.
1~2시간 지난 뒤엔 정말 사람 많더라.-_-;;;;
입장료는 우리 세식구(성인2, 초등학생1) 10,000원.
들어가서 음식먹는 것 외엔 딱히 더 드는 돈은 없다.
천체관이 있으나 그곳은 별도로 돈을 내고 가급적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좋을 듯.

 

 

 

 

 

날이 많이 풀려서인지...

 

 

 

 

 

방학때문인지 평일에도 많은 분들이 일찍 서둘러 오시더라.

 

 

 

 

 

생각보다 규모는 아주 큰 편이다.
기초과학관, 어린이탐구관, 첨단과학관, 자연과학관, 우주과학관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각 전시관별로 체험프로그램이 제법 있는데
모두 발품팔아 현장에서 선착순 예약해야하므로 여러 가족이 함께 온 분들이라면 미리 체험 프로그램을 숙지하고
도착하자마자 주르르... 흩어져서 예약하셔야할 것이고, 우리처럼 한 가족이라면 부부가 열심히 뛰어다니며 미리미리 예약해야한다.
12시가 되기 전에 일부 인기 체험 프로그램은 그날 예약분이 모두 동나므로 제대로 즐길 생각이면 꼭 일찍 가서 미리 발품팔아
예약해야한다는 사실. 또, 과학관이 상당히 넓기 때문에 혼자 가신 경우 좀... 뛰셔야 할 것 같다.
우린 aipharos님이 정말 열심히 뛰어다녔다.
내가 한 예약이라곤 우주여행극장...뿐인데 그나마 우린 체험하지 않고 나왔다.-_-;;;

 

 

 

 

 

 

사실... 기초과학관, 첨단과학관...이렇게 나뉘어져 있지만 그닥 의미가 있진 않다.
솔직히 말하면 내부의 다양한 전시물을 대부분 상호반응적으로 되어있긴한데, 초등5년 이상 넘어가면 다소 시시해할 수 있고,
결정적으로 30% 이상의 전시물이 이미 고장나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
더 문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어쩔 수 없는 깊이의 한계가 있더라도 지나치게 단편적이어서 정말 어른들이
충분히 잘 생각해서 지도하지 않으면 재미도 아니고 학습도 아닌 어정쩡한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건... 양자전광을 이용해서 암세포를 없애는 게임.

 

 

 

 

 

민성이의 '첫번째 체험'은 뇌파를 이용해 스크린상의 캐릭터를 이용해
대상을 이동시키는 체험.
이렇게 머리에 감지기를 쓴 후,

 

 

 

 

 

스크린상의 대상을 밀거나 들어올리거나 불태우면 된다.
마우스를 이용해서 스크린상의 고래를 바다로 미는 것이 아니라 머리 속으로 '민다'는 생각을 계속 집중해서 하면
스크린 하단의 집중도가 올라가면서 고래를 바다로 밀어 구조할 수 있다.
처음엔 집중 진행바가 잘 올라가지 않다가 갑자기 쑥... 올라가더니 성공.

 

 

 

 

 

이번엔 불태우기. 정말 한 번에 단박 성공.
이 다음은 물건을 위로 들어올리는 것인데 상당수가 이걸 실패한다고 한다. 집중은 잘 하는데 긴장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이완'작용에 따라 물건이 위로 들린다는 것.
이상하게도 민성이는 단번에 성공했는데 민성이에게 비결을 물어보니... '그냥 멍때리면 돼요'란다.
'멍때리면 된다'라니...ㅎㅎㅎ 우문현답인가?

 

 

 

 

 

한국 영화의 역사등등을 재미없게... 볼 수 있다.

 

 

 

 

 

가상 전시관, 전시실의 그림을 내 멋대로 바꿀 수 있다는.

 

 

 

 

 

 

전시관은 무척 방대한 편이다.

 

 

 

 

 

이래저래 회자되었던 ITER에 관한 아주 단편적인 원리도 볼 수 있다.

 

 

 

 

 

 

이건 가장 인기있다시피한 신체 스캐너.
누워있는 마네킹 위로 스캐너를 움직이면 해당 부위의 신체내부가 보여지고 스크린을 누르면 해당 부위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보여진다. 이보다는 인체절단면보기...를 눌러서 보길 권한다.
인간의 절단면은 소들이나 돼지들이나 정말... 그닥 다를 바 없는 걸 알 수 있다는.
마블링까지...-_-;;;;(넘 표현이 심한가)

 

 

 

 

 

'두번째 체험'
피부의 상태를 알아보는 체험.

 

 

 

 

'두번째 체험'
피부의 상태를 알아보는 체험.

 

 

 

 

 

오우...쉣.
맨 위 민성군. 상태가 거의 완벽이다.
아래는 aipharos님, 으응? 체험진행자 말로도 피부상태가 아주 좋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엄청난 피지! 화면상으로 좌측의 초록색 막대가 피지인데 내가 더 낮게 보이는 이유는...
기준수치가 변경되어서다.-_-;;;
민성군의 피지 수치는 5, aipharos님은 8. 나는? 88....-_-;;;
진행하시는 분 말로는 500이 나온 분도 있다고.
게다가 aipharos님과 민성군은 전혀 안나온 여드름균과 박테리아까지 난 다량...함유하고 계시다.ㅎㅎㅎ

 

 

 

 

 

2층.

 

 

 

 

 

 

이곳에선 어설픈 우주 과학 모형물들을 만날 수 있고...

 

 

 

 

 

뭣보다 막강한 체험 프로그램들이 있어서 그나마 전시물의 아쉬움을 만회한다.

 

 

 

 

 

그래도 재밌지?

 

 

 

 

 

으...응?

 

 

 

 

 

'세번째 체험'.
고정익기 시뮬레이션!
이건 내가 해보고 싶은데!!! 방학기간은 어른 불가.
아이들은 키 140cm 이상인 경우만 체험 가능하다.
1회에 4명이 들어가는데, 제일 일찍 줄 선 사람이 조종할 줄 알았더만 응? 가위바위보를 시키더라.
민성군이 가위바위보를 이겨서 다행히 조종을 하게 되었다.

 

 

 

 

 

부모들은 밖에 설치된 모니터로 볼 수 있다.
약 7분 정도 진행되는데 비행기의 이륙과 착륙이다.
잘못 비행해서 추락하면 그걸로 끝!이므로 조종을 잘하는게 중요하다.
앞 스크린에는 가상 풍경이 펼쳐지고 시뮬레이터는 조종에 따라 실제처럼 움직인다.

 

 

 

 

 

민성군. 재밌긴 정말 재밌었는데 정신이 없었다고.ㅎㅎㅎ
이런 경험 어디서 쉽게 하진 못하잖아.

 

 

 

 

 

이건 우주왕복선의 내부 모형.

 

 

 

 

 

민성군의 '네번째 체험'
지진체험. 이곳엔 '시민안전체험관'과 유사한 태풍 체험이 있고, 지진체험도 있는데 시민안전체험관의 지진체험과
달리 4D 영화관에서 지진 체험을 한다.
시민안전체험관에서의 지진 체험은 예전 글을 참조하시길.

 

 

 

 

 

어른은 역시 못들어가고...

 

 

 

 

 

들어간 아이들은 이렇게 모니터로 밖에서 볼 수 있다.

 

 

 

 

 

진도 7까지 올라간다.
민성군 말로는 해안도로를 따라가다가 지진을 만나게 되는 내용이라는데 재미는 있단다.
하지만 실제로 진도 7의 지진이 발생하면 정말이지 아수라장... 그 자체가 되지 않을까.

 

 

 

 

 

점심먹으러 2층에 위치한 푸드 코트로.
메뉴는 돈까스, 중식, 국밥등.
의외로 국밥이 엉망은 아니어서 먹을 만 했다.

 

 

 

 

 

 

밥먹고 내려오자마자 또다시 바로 전시관 관람.
민성군의 체형 측정.
저체중... 축하합니다. 으그...

 

 

 

 

 

 

으응? 이건 파스칼의 삼각형 아닌가?

 

 

 

 

 

하키스틱의 법칙도 눌러볼 수 있고. 괜찮았다. 수의 개념을 가볍게 익히기에도 괜찮고.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

 

 

 

 

 

플라즈마...

 

 

 

 

 

 

 

전자의 이동에 따라 진행되므로 손에서 나온 전자를 따라 발광.

 

 

 

 

 

여보세여~

 

 

 

 

 

 

이렇게 페달을 밟으면 바로 옆의 해골도 똑같이 움직인다.
이 해골은 우리 다음에 정말 사이클 대회나가듯 밟아댄 꼬마의 스피드를 해골이 따라가지 못하고 탈골되는
사태가 발생, 아마 당분간 고장수리중일 듯.

 

 

 

 

 

우... 땀냄새.

 

 

 

 

 

 

난감했던 행성 탐사선.
캐터필터식도 아니어서 그냥 아주 느린 RC카와 다를게 없다.
바닥을 조금만 울퉁불퉁하게 하고 옆에 비치된 캐터필터식 탐사선을 놓으면 더 실감나지 않을까???

 

 

 

 

 

이곳은 명예의 전당.

 

 

 

 

 

'다섯번째 체험'이자 최고의 체험인... 자이로스코프.
자... 이제 올라타고 안전장치를 한 후.

 

 

 

 

 

뺑글뺑글 돌아갑니다.ㅋㅋㅋ

 

 

 

 

 

이거 의외로 무지 길게 해준다. 민성군 엄청 재밌다고, 놀이공원의 도토리는 상대도 안된다며 넘 재밌다고 잔뜩 고무되었더라는.
영상은 바로 맨 위에... 꼭 보시길.

 

 

 

 

 

앞에 보이는 곳이 천체투영관.

 

 

 

 

 

이렇게 장장 4시간 30분을 보낸 후 집에 가려는데 민성군이 철도박물관이 가고 싶다고 하여 '철도박물관'으로.


 

*
체험 위주로 간다면 한번 꼭 가볼 만한 곳이다.
다만, 고학년일 경우 전시물에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
답답했던 것은,
한국의 에너지 현황에 대한 전시물이 꽤 있는데 대체에너지를 오직 '원자력'으로 국한하고 기타 환경에너지는
아예 언급조차 없다는 사실이다. 오직 '원자력' 에너지의 효율성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이건 정말 문제가 있고 파렴치한 짓 아닌가.
개념조차 희박한 아이들에게 대체 환경에너지에 대한 언급은 조금도 하지 않고 오로지 효율성 높은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개념만 심어준다는게 말이 되나?
이런 식으로 아이들에게 환경 에너지의 중요성을 희석화시키는게 정말 답답했다.

 


***
건물... 정말 크다.
그런데, 이건 대상이 사실상 초등생이다.
좀... 예쁘고 따뜻하게 지으면 안됐을까? 국립현대미술관과 뭐가 다른 분위기냔 말이다.
그 우중충한 회색 대리석과 콘크리트.
아쉬움이 더 큰 곳이다.


 

 

 

 

 

 


일요일.
민성군, aipharos님과 집 근처에 얼마전 오픈한 '만화 규장각'을 찾아갔다.
우리 동네가 그닥 살기 좋은 동네라곤 말하기 힘들지만, 걸어서 갈 만한 지척에 '아인스월드', '만화 규장각'은
물론 시민 체육 시설이 잘 준비된 '삼산체육관', 토이저러스가 입점된 '롯데마트', '기적의 도서관', '구립도서관'
등이 모두 걸어갈 만한 곳에 있다.
오늘도 당연히 '만화 규장각'까진 걸어갔다.

 

 

 

만화 규장각은 부천 상동 '아인스월드'와 '야인시대 촬영세트장' 바로 옆에 위치해있어서 이곳을 오시는 분들은
오신 김에 '아인스 월드'도 같이 보셔도 좋을 것 같다.
오픈 시간은 오전 10시이고 폐장은 오후 6시.

 

 

 

 

 

오른쪽은 비즈니스 센터로 레지던스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고 주차장도 오른쪽 건물에 있다.

 

 

 

 

 

 

일요일인데 아직 홍보가 덜 된 편이라 사람들이 꽤 있지만 정신없을 정도로 북적이진 않는다.

 

 

 

 

 

1층 로비. 넓직...하다. 건물도 상당히 신경썼고.
다만, 어찌나 날림인지 벌써 입구쪽 천정에서 물이 샌다. 원 세상에...

 

 

 

 

 

독특한 조형물.

 

 

 

 

 

'블랙홀'이란 주제로 일러스트 전시를 하고 있던데 해외 작가들의 일러스트도 많이 있다.

 

 

 

 

 

 

입장료는 성인,아이할 것 없이 5,000원/1인.
이 입장료는 들어가보면 알지만 저렴한 편이라는 걸 알게 된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은 지나쳐 3층으로 가게 된다. 2층엔 열람실등이 있는데 마지막에 소개.

 

 

 

 

 

으응? 뒷면으로 저건 '아기공룡 둘리'

 

 

 

 

 

연대별로 우리나라 만화의 변천사가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다.
한번쯤 꼭 읽어보는게 도움이 될 듯.

 

 

 

 

 

이 삽화의 캐릭터는 아무래도 꺼벙이에 나온 듯 한데 기억은 나는데 정확하지가 않다.

 

 

 

 

 

흉내내면서 한 컷.

 

 

 

 

 

이게 뭐냐하면...

 

 

 

 

 

우리나라 만화 작가분들께서 실제로 사용한 펜들.
각양각색의 펜대들을 볼 수 있다. 요 아래로 허영만 선생님의 펜도 보인다.
로트링 팬을 이용하신 분도 계시고.

 

 

 

 

 

 

정말 오래된 만화책들이 우르르... 내가 아는 만화가 거의 없을 정도로 오래된 50년대의 만화들.

 

 

 

 

 

 

이 벽을 돌아가면...

 

 

 

 

 

 

땡이네 만화가게가 등장한다.ㅎㅎㅎ
정말 옛~날 만화가게처럼 재현해놓은 곳.

 

 

 

 

 

이 만화들 한 번씩 꼭 들춰보시길(볼 수 있다) 안에 카피본으로 내용이 다 들어있으므로 꼭 보시길.

 

 

 

 

 

 

내부 분위기는 정말 옛날 만화가게 느낌. 더 재미난 것은...

 

 

 

 

 

TV 틀어주고 그 위에 못난이 인형 3개 갖다 놓은 것까지 넘 재현이 확실하다는거.ㅋㅋㅋ
저 TV는 의도적으로 수신상태가 가끔 이상해지면서 실제 화면이 나온다는거.

 

 

 

 

 

민성군 한 컷.

 

 

 

 

 

 

여긴 옛날 학교 앞 문방구를 점령했던 추억의 과자와 판박이등이 있는데, 판박이를 넘 사고 싶었지만...으...
판박이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하네.

 

 

 

 

 

보물섬, 르네상스등 월간 만화잡지의 전성기를 보냈던 잡지들이 엄청나게 큰 모습으로...

 

 

 

 

 

엇... 저건 신문수 선생님의 만화에 나오던 로봇 캐릭터.

 

 

 

 

 

민성이도 뒤의 캐릭터 모습을 따라서 한 컷.

 

 

 

 

 

강경옥 작가를 엄청 좋아했던 aipharos님, 아무튼 만화잡지 끌어안고 한 컷.
만화규장각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다 좋아할 만한 곳이다.

 

 

 

 

 

aipharos님도 정말 잼나게 잘 보더라.

 

 

 

 

 

3층에 4D 영화 상영관이 있어 정시에 한다기에 줄을 서고 바로 옆에 있는 오징어작걸이(?-정확한 철자가
기억나지 않음)등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웃샤...

 

 

 

 

 

 

참 많이 했던 놀이인데.

 

 

 

 

 

별도의 관람요금없이 그냥 줄서서 있다가 편광안경을 받아서 들어가면 된다.
지금 상영하는 영화는 '사비의 꽃'인가?하는 애니메이션인데, 내용은 손발이 좀 오그라들지만 4D인만큼,
입체감도 대단히 확실하고 어설프더라도 시트 앞에서 바람도 나오고 시트도 진동하는등 충실한 편이다.
아이들이 엄청 좋아하므로 무조건 꼭... 들어가시길.

 

 

 

 

 

다 보고 나와서 이제 4층으로 올라간다.

 

 

 

 

 

올라갑니다. 올라가는 와중에도 약간 인터렉티브 메뉴들이 좀 있다.

 

 

 

 

 

4층은 대체적으로 인터랙티브 메뉴들로 이뤄져 있다.
저쪽에서 다들 뭐하는 것이냐...하면.

 

 

 

 

 

이렇게 라이트 박스에 원본을 놓고 그림을 따라 그리는 코너가 있다.
사실 이게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의외로 인기가 좋더라. 아주 북적북적.
애들하라고 만들어놓은 코너지만 aipharos님이 빠질리가 없다.ㅋㅋㅋ

 

 

 

 

 

 

 

민성군은 '뽀로로'를 골랐고, aipharos님은...

 

 

 

 

 

그 유명한 '주먹대장'을 골랐다. 나도 소년중앙을 사보면서 즐겁게 본 만화!
기억하는 분 많으실까...??

 

 

 

 

 

뽀로로!

 

 

 

 

 

 

다 그린 그림을 들고 한 컷~

 

 

 

 

 

이건 자신만의 캐릭터를 터치 스크린을 통해 만들어보는 코너. 종종 프로그램 오류가 나므로 시간 잘 맞추시길.

 

 

 

 

 

응? 이 인상적인 설치물은 무엇인가하니...
저 안경쓴 캐릭터 옆으로 돌아 들어가면,

 

 

 

 

 

이게 바로 '만화가의 뇌'라고 한다.

 

 

 

 

 

몸으로 강하게 부딪혀도 될 정도로 푹신푹신하게 아주 잼나게 만들었다.

 

 

 

 

 

'이게 만화가의 뇌야?'라면서 민성군도 낄낄거리며 웃는다.

 

 

 

 

 

이곳은... 한국의 대표 만화가 5인의 인터뷰를 엮어 다큐로 만들어 보여주는 곳.
사실은 엄청 어둡다.ㅎㅎㅎ 우린 황미나씨만 좀 보다가 나왔다.

 

 

 

 

 

 

이제부터 여러가지 메뉴들이 있는데...
이건 '공포의 외인구단'을 모티브로 만든 인터랙티브 코너.
설정은 9회말 2사 만루에서 구원등판하여 타자를 맞이한다.
스크린에 포수가 요구하는 코너로 스트라이크를 세 번 꽂아넣으면 구원등판 성공!!!

 

 

 

 

 

어라? 그런데 민성군 3연속 스트라이크로 주변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구원등판 완벽 성공.

 

 

 

 

 

으응?
저 인형탈을 쓰고 찍는 건 다 좋은데... 사진을 찍자마자 민성군이 외친 한마디.


 

 

 

 

'아우! 땀냄새 정말 장난아니다!'
그러자... 옆에서 민성군 탈벗으면 쓰려고 했던 아이의 어머님께서 하시는 말, '우린 쓰지 말자'.-_-;;;;

 

 

 

 

 

이건? 추억의 만화 라이파이의 재현 세트.
너래이션이 나오면서리...

 

 

 

 

 

이렇게 라이파이의 비행선이 쓰윽~ 나온다.
그뒤론 영상으로 대체~

 

 

 

 

 

우리의 라이파이.

 

 

 

 

 

받아랏, 민성이의 똥침을!

 

 

 

 

 

받아랏, 민성이의 똥침을!

 

 

 

 

 

민성군뿐만 아니라 이곳은 우리의 추억을 곱씹게하기도 하는 곳이라 무척 만족스럽다.

 

 

 

 

 

집근처에 있으니 기분도 좋더라는.

 

 

 

 

 

다 보고 2층으로 걸어내려온다.
2층엔 체험 프로그램 교육장이 2개있고, DVD를 열람할 수 있는(역시 무료) 곳과 아동 만화 열람실, 일반 만화 열람실등이 있다.

 

 

 

 

 

사실상 2층이 정말 대박이다
DVD 열람실을 가면, 아마 우리나라에 출시된 거의 모든 애니메이션 DVD가 다 있는 듯 한데, 헐리웃, 유럽,
일본 애니메이션이 총망라되어있다. 아직은 영상을 볼 수 있는 부스가 3개뿐이나 옆을 보니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 같더라. 가족끼리 와서 헤드폰을 끼고 보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
그리고 정말 대박인 곳은... 바로 일반열람실이다.
물론 중학생 이상만 입장가능하여 민성이와 aipharos님과 함께 만화를 보려던 우리 계획은 어긋났지만,
입장료 5,000원내고 다른 것 안보고 그냥 이곳에 와서 만화만 봐도 돈은 뽑고도 남는다.
원하는 만화는? 다 있다고 보심된다.
20세기 소년단, 고스트 바둑왕, 견신, 가츠... 헤아릴 수 없는 만화등이 여기 죄다 있다.
들어와서 만화보고 옆에서 영화 한편 보고... 1층에서 끼니떼우고 그래도 5,000원은 뽑고도 남는다.

 

 

 

 

 

일반열람실에서 만화를 보지 못해 민성이가 많이 서운해했지만...
6학년만 되면 아빠가 어케든 속여서라도 데리고 들어갈께.ㅋㅋㅋ
암튼 오늘 만화규장각은 생각보다 더 즐거웠다는.


*
배가 고파서... 삼산체육관 옆의 '던킨'에 가서 정말 맛없는 베이글과 도넛을 먹고 집으로 돌아옴.

 

 

 

 

 

 

 

 

*
Boston.com에서 이번 아이티 지진 참사의 사진 48장을 보다가 피가 거꾸로 흐르는 안타까움과 분노를 동시에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가공할 자연재해는 후진국과 선진국을 굳이 가리고 닥치는 건 아니지만, 사회적인 구조체계, 재난대책이 미흡한 후진국에서의 피해는
선진국의 피해에 비할 바가 아니다. 또한, 재난 이후의 국제적인 지원 역시 대단히 영향력 있는 국가들이 당한 재난에 비해 차이가 난다.
너무나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고, 앞으로 아이티라는 나라가 이 재난을 복구하고 정상적인 사회 안정화가
이뤄지는 데까진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과, 동남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재해 이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재해 복구에 선진국의 대기업들이 돈놀이를 해댈 걸 생각하면 너무나 가슴이 아플 뿐이다.

 


**
2010년의 1월이 벌써 보름이 지난다.
올해 나 스스로 다짐한 것들은 내 스스로에게 창피하지 않도록 반드시 해보려고 한다.
우리나이로 이제 마흔하나.
내가 두 발로 내 스스로의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은 15년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면
가끔 가슴이 턱 막히고 호흡도 불안해지는 기분이 들지만, 이렇게 가는 시간이야 당연한 걸.
거스를 수도 없는 일이라면 그저 부딪히는 수 밖에는 없지 않나.
문제는 난 아직도 나의 비전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지만, 이 긴 방황도 곧 끝내리라 생각한다.

 


***
목요일.
아프리카 세네갈에 한달 가있었던 aipharos님의 절친 '하늘상어'님을 만나 식사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약간의 드라이브도 하고 돌아왔다.
세네갈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다가 어쩌면 부딪혀 가치를 얻고 느낀 사람이 자신의 길을 자연스럽게 결정하는
그 과정을 내가 옆에서 느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하늘상어'님의 가치와 미래를 응원한다.
그러고보면 우린 정말 너무나 사회적으로 당연시 여기는 가치관을 타인에게 강요하며 사는 것 같다.
때되어 결혼안하면 '왜 안하니', 아이들 학원 안보내면 '왜 안보내니'...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를 타인에겐 경외시 되는 듯 하면 걱정하는 것인양 타인에게 자신의 가치를 강요하곤 한다.
그런 모습... 정말 너무 많이 봐오지 않았나.
다들 똑같은 모습으로, 똑같이 살아야하는 것. 동일한 목적과 가치 속에 당연하게 발생되는 경쟁과 그 속에서
결과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순위 메기기.
정말 우린 늘 그렇게 살지 않나.

 



****
청년 백수가 양산되는 요즘이고, 개떡같은 실업률 추산 방식으로 가려졌지만 사실상 400만에 가까운 '백수'들이 있는
현실에서 언론은 죽어라 '사상 최대 흑자'등등의 지들 좋은 잣대의 기사들만 주구장창 날려 보내고 있다.
4대강 사업 홍보 TV 영상에선 가뭄으로 고생한 마을을 인용하며 4대강 사업을 하면 마치 가뭄과 홍수도 한방에
날릴 것 같이 떠벌이지만, 이제 다들 아시다시피 그 마을은 4대강 사업의 동선에 포함조차 되지 않은 마을이다.
이 정부가 하는 일이 이 모양인거다.
내 젊은 후배 중 몇 명도 내가 걸핏하면 유럽을 나가보라고 하면 '요즘같은 때 돈 모아야죠...'라고 몸을 사린다.
정말이지 그런 후배들에게 간절히, 정말 간절히 바란다. 제발 꼭 나가서 많이 보고 돌아오라고.
그리고 보고 느낀 그 다원성과 또다른 사회적 가치, 사회적 시스템에 대해 더 많은 이들과 함께 공유하고
얘기해보라고. 일주일에서 고작 보름 정도 나가는 걸로 그걸 퍽도 알 수 있겠냐고?
보려고 하는 사람에겐 보이고, 들으려고 하는 사람에겐 들리는 법이다. 나 역시 그렇게 느꼈고, 그 결과 스스로 변해왔다고 생각한다.
간단하게 생각해보자.
DJ 정권 초기에 정부 내부에서 한국의 미래형 국가 모델을 놓고 연구가 있었던 적이 있다.
줄창 미국식이 혼용된 일본식 또는 미국식으로 일관하던 한국의 국가 모델을 스웨덴등으로 살펴보는 기회가
있었으나 '한국의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묵살당하고 '미국식'으로 폭주했다.
우리와 땅덩어리도 다르고, 천연 자원의 매장량도 다르고, 인구도 다른 미국은 도대체 한국의 실정과 뭐가 그렇게
잘 맞기에 주구장창 '미국식'을 외치고 있는 걸까?
덴마크나 핀란드, 스웨덴의 국가 모델을 인용하면 단박에 '빨갱이' 취급을 받기 일쑤다.
그 국가들이 기본적으로 사회민주주주의 모델을 지향하고 있어서인데, 전에도 말한 바 있지만 도대체 왜 미국식
자본주의를 민주주의의 정설처럼 몰고가냔 말이다. (물론 그 이유야... 뻔하지만)
젊은 친구들.
움츠려있지 말고 나가서 정말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왔으면 한다.


 

*****
TV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 내가 요즘 두 개의 드라마를 열심히 보기 시작했다.
하나는 이미 말씀드린 바대로 MBC 월화 드라마인 '파스타'이고, 다른 하나는 KBS의 수목 드라마인 '추노'다.
'파스타'의 경우, 약간의 염려와 달리 정말 주방과 관련된 에피소드만 거의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선균과 공효진의
이야기는 거의 모두 주방에서 이뤄진다. 앞으로도 쭈욱... 잘 볼 것 같다.
'추노'의 경우, KBS가 재수없기도하고 내용도 완전 내 취향이 아니라 무시했었는데, 뒤늦게 본 1화가 드라마라고
보기엔 넘치도록 퀄리티가 좋고 화면의 떼깔도 좋은데다가 편집마저 상당히 깔끔해서 그뒤로 잘 보고 있다.
드라마의 내용 자체는 이거 아무리봐도 KBS의 최근의 이념 행보와는 사뭇 다른 내용인데, 역사 속의 소현세자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언급되는가 하면, 양반들에 대한 민초들의 근원적 분노의 정황들을 상당히 세심하게 보여주고
있는 편이다. 이런 디테일을 언제까지 이어갈 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민초들의 분노 역시 양반들의 정치적
욕망의 비밀 속에 놀아나는 것으로 보여준다면 정말 작금의 한국 모습과 상당히 유사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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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sins' - Vampire Weekend
다소 심심한 느낌이 있었던 전작을 훨씬 뛰어넘는 이들의 소포모어 릴리즈.
뮤비 역시 재기발랄하기 짝이 없다.

 

 

 

 

'Horchata' - Vampire Weekend
역시 이들의 신보 중 탑트랙.

 

 

 

'We Want War' - These New Puritans
'Elvis'로 우리 민성이의 귀까지 사로잡았던 영국의 These New Puritans가 신보를 발매했다.
전작의 노도와 같이 거침없이 질주하던 비트는 사실 온데간데 없고, 전반적으로 무겁고 미디움 템포의 비트가
읊조리는 듯한 보컬과 함께 다가온다. 시원시원한 그들의 사운드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으나 일관된 비트로
진중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능력 역시 탁월하니 전작의 야수와 같은 리듬에 대한 아쉬움은 덜하다.

뮤비의 느낌은 어째 완전 빌 비올라(Bill Viola)의 영상작업과 너무 비슷하지 않나 싶은데...

 

 

 

'Doubt' - Delphic
싱글 'Counterpoint'로 정규 음반에 대한 기대를 자아냈던 영국의 일렉트로 뮤지션 Delphic의 정규음반.
'Counterpoint'를 통해 기대하신 분들이라면 당연히 들어봐야할 음반으로 전체적으로 경쾌하면서도 세련된
비트의 일렉트로닉 트랙이 가득하다

 

 

 

 

 

'Dreamsucker' - Grooms
브루클린에서 결성된 인디록 그룹 Grooms의 데뷔 앨범 중에서.

 

 

 

 

 

'Swim' - Oh No Ono
2003년 덴마크에서 결성된 5인조 밴드.
인디록, 인디 일렉트로닉에 Theatre Rock의 분위기를 적절히 섞어 북유럽의 정서를 잘 살려내고 있는 그룹.
전혀 생뚱맞지만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 왜 자꾸 1970년대에 활약한 스웨덴 밴드 Kaipa가 생각나는지 몰겠다.
(음악도 비슷하지도 않은데 말이지)

 

 

 

 

 

'Lewis Takes Action' - Owen Pallett
아무래도 1월 최고의 음반이라면 이 음반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Final Fantasy로 잘 알려진 그가 자신의 이름으로 내놓은 음반.
그는 프로젝트 그룹의 형식이 아닌 완벽한 One Man Band의 형태를 지향했었고, 이미 알려진대로 Arcade Fire의 음반을 어레인지하기도 했다.
이미 15세부터 바이올린 솔로 공연을 할 정도로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으며, 이후 인디록과 인디 일렉트로닉에
심취하여 여러 인디그룹과 공동작업을 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1월 14일 목요일.
세네갈에서 한달을 체류하고 많은 경험을 하고 온 aipharos님의 절친 '하늘상어'님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날이 엄청... 추웠던 하루라 하늘상어님이 살고 있는 잠실로 가서 함께 홍대로 점심먹으러.
식사는 요즘 꽂힌 상수동의 '달고나'에서.

 

 

 

전날 없었던 빵이 이날은 나왔다.
우리 주문은... '바지락 홍합찜' ... 13,000원
하늘상어님은 'Pomodoro e Basilico' ... 8,000원
나와 aipharos님은 각각 '봉골레 파스타' ... 2개 (8,000원/1개)

 

 

 

 

 

먼저 나온 '바지락 홍합찜'

 

 

 

 

 

바지락과 홍합이 채소, 빵과 곁들여져서 아주 먹음직스럽다.

 

 

 

 

 

홍합과 채소, 올리브오일이 자작...하게 잘 우러나온 국물. 페페론치노가 들어있어 살짝 매콤하기도한데,
여기에 빵을 찍어먹으면 아주 좋다. 추위를 싹 물러가게하는 메뉴.

 

 

 

 

 

나와 aipharos님이 각각 주문한 봉골레.
이건 내것. aipharos님은 일반적인 양이지만, 난 양이 많다.ㅎㅎㅎ 미리 부탁드려서 양이 좀 더 나왔다.
건면의 경우는 양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미리 말씀드리면 된다.

 

 

 

 

 

 

든든하게 자알~~~ 먹었다.

 

 

 

 

 

이건 하늘상어님의 '토마토 파스타'.

 

 

 

 

 

면의 느낌은 역시나...좋다. 마냥 부들부들한 것이 아니라 식감이 딱 맞는 것도 좋고.
사실 난 토마토 소스가 너무 프레쉬한 것은 그닥 취향은 아니라 내 입맛은 아니지만 분명 맛있는 메뉴.

 

 

 

 

 

잘 먹고, 카페는 이왕 나온거 을왕리까지 달려가서 '카페 오라'로 갔다.
카페 오라 2층 자리는 이렇게 뷰포인트가 뛰어나다.

 

 

 

 

 

카페 오라 세번째 오는 건데... 여기 오려면 값비싼 대가가 있어야지. 영종대교 건너는 톨비도 장난아니고,
기름값도 제법 드니 말이다.ㅎㅎㅎ

 

 

 

 

 

세번째라지만 밝을 때 와보긴 또 처음이다.

 

 

 

 

 

 

이곳의 일품인 '녹차 팥빙수'를 시키고(이건 늘 하는 소리지만 최고다)

 

 

 

 

 

난 진한 커피 한 잔을 시키고...
하늘상어님과 세네갈에서의 사진도 노트북으로 함께 보면서 즐거운 얘기를 나눴다.

 

 

 

 

 

카페오라에서 시간을 보내고 공항 전망대 주차장 앞에서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걸 보다가...
공항 셔틀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도록 하늘상어님을 인천국제공항에 내려주고,
우린 집으로.

 

 

 

 

 

이건 하늘상어님이 세네갈에서 가져온 유리액자.
그림 무척이나 예쁘다.
aipharos님은 소뼈로 만든 팔찌와 그리고 반지를 선물받았다.
당장 하고 다녀도 될 만큼 예쁘더라.

 

 

 

 

 

 

 

수요일.
오전 10시 리움에서 민성군의 '리움키즈' 프로그램이 있는 날.
수은주는 올겨울 최저 기온.
aipharos님은 어제 새벽, 전날 건조한 차 안에서 장시간 하드렌즈를 착용하고 있다가 빼내면서
각막에 상처가 생겨 고통을 참지 못하고 순천향 병원 응급실로 갔다.
눈을 아예 뜨지 못하고 계속 눈물을 흘려 무척 걱정했는데 응급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눈마취약만 넣어주는 것 뿐
안과담당 당직이 없다고 하더니, 좀 있으니 회진 중이라고 하고, 좀 더 있으니 수술 준비 중 이라는
황당한 말만 하면서 1시간 20분을 기다리게 하더라.-_-;;;;
그사이 aipharos님은 어쩔 줄 몰라하고...
응급실에서 나와 부평에 위치한 유명한 안과전문병원인 한길안과병원으로 향했다.
오전 진료가 시작되지 않아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친절한 결과를 듣고 집으로 왔는데 아무튼 집에 온 후에도
고통은 계속 되어 저녁이나 되어서야 통증이 조금 가라앉았다.
때문에 사실 오늘 리움키즈는 민성군과 나만 가게 될 줄 알았는데, 다행히 빛에 아주 민감해지고 쉬이 피곤해지는
것 외엔 통증은 많이 덜해져서 aipharos님도 같이 올 수 있었다.

추운 날씨에 민성군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아주 재미나게 프로그램을 마쳤는데, 이번엔 실크 스크린에 사용하는
캔버스 위에 '리움' 내에서의 소리를 듣고 그걸 캔버스에 자신의 느낌으로 구현하는 일이었단다.
헤이쥬님과 친구분도 오시고, 함께 얘기도 나누면서 역시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간 곳은 홍대근처 상수역 부근의 '달고나'다.
지난 번 aipharos님과 둘이서 온 이후에 두번째 방문.
사실 그전에 한번 방문 후 다시 두어번 근처에 왔으나 시간이 안맞아 가지 못했던.

 

 

 

 

달고나. 12시 30분이 조금 넘어 도착했는데 아직 오픈 전.
10분 정도 기다리고 오픈.

 

 

 

 

 

날이 이렇게 추워도 네명의 손님, 그리고 식사 도중 또 세 분의 손님들이 더 오시더라.

 

 

 

 

 

이건 은지원의 둘리 표정인가?

 

 

 

 

 

민성군이 찍으라고해서 찍었...-_-;;;;
우리의 주문은 샐러드로 '훈제오리' ... 13,000원
aipharos님은 '볼로네제 라구소스의 탈랴텔레 생면 파스타' ... 12,000원
민성군은 '살시챠와 구운마늘의 파스타' ... 12,000원
그리고 나는 '봉골레 파스타' ... 8,000원
모두 부가세 포함 가격.

 

 

 

 

 

 

먼저 나온 '훈제오리 샐러드'

 

 

 

 

 

담백하고 쫄깃한 훈제오리의 양도 괜찮고, 치커리와 홀그레인 머스타드 소스와의 조합도 좋은 듯.
그런데 aipharos님이 이건 치커리가 아니라고 하는데 물어본다고 하곤 깜박 잊었다.-_-;;;;
아무튼 훈제오리와 샐러드의 조화가 자연스러워서 샐러드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민성군도 잘 먹었다

 

 

 

 

 

 

 

이건 내가 주문한 '봉골레' 파스타.

 

 

 

 

 

 

면발이 그야말로 잘 살아있고, 바지락 향이 올라오는게 아주 맛있더라.
아쉽게도 양이 좀 부족했으나, 주인장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다른 메뉴의 경우 생면이 정해져 냉동되어 양을
조절하기 곤란하지만 봉골레등은 양을 든든히 달라고 하면 그렇게 해주실 수 있다고 하시더라.
흑...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 걸... 다음에는 미리 말씀드려야지.
아무튼 오늘의 베스트는 난 '봉골레' 파스타.
민성군도 오늘 파스타를 다 먹어본 후 자기도 '봉골레'가 제일 좋다고.

 

 

 

 

 

이건 aipharos님의 '볼로네제 라구소스의 탈랴텔레 생면 파스타'.

 

 

 

 

 

진한 라구 소스임에도 어쩜 이렇게 과하지 않은지 참... 궁금하다.
살시챠 크림 베이스의 파스타도 그랬고, 이곳의 맛은 과하지 않고 정말 딱! 적당하다.
생면의 느낌도 인상적이고.

 

 

 

 

 

이건 지난 번에도 내가 주문했었던 '살시챠를 넣은 크림 베이스의 파스타'.

 

 

 

 

 

절대로 느끼하지 않고 고소하면서도 든든한 파스타.


네가지 음식 모두 맛있었다.
앞으로도 자주 들러보고 싶은 집.
다만, 아쉬운 점은 이날은 식전빵이 나오질 않았다.
빵을 굽는 날과 굽지 않는 날이 있다고 하시는데 그 점은 좀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튼 맛있게 잘 먹었다!!

 

 

 

 

 

 

 

 

2010.1.11


전남 영광 '백수해안도로'  전남 영광 법성포 '국제식당'  전북 임실군 '옥정호' 광주 송정떡갈비

 

 

 

 

 

언제나처럼 계획보다 더 벌어진 나들이.
원래는 영광에 들렀다가 점심먹고 올라가는 것이었지만, 영광백수 해안도로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법성포에서 굴비정식을 너무나 맛있게 먹고 바로 전북 임실에 위치한 '옥정호'로 이동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옥정호는 반드시 꼭 전라도에 가면 들러보시라는 것.
사실 맘같아선 섬진강 고소성을 가려고 했지만 등산할 자신이 이날은 없었고(네시간도 못자고 나와서...)
어딜갈까 좀 고민도 했는데 그냥 옥정호로 결정하고 이동했다.
옥정호는 법성포에서 약 100km 정도를 이동하면 된다.
가는 도중 혹시나 날이 어두워질까봐 정말 열심히 쉬지 않고 열쒸미 달렸다.-_-;;;;

 

 

 

옥정호 호반 드라이브를 시작하면 바로 이런 광경이 펼쳐진다

 

 

 

 

 

 

 

눈이 살짝 덮힌채 아직 다 녹지 않은 산은 묘한 여운을 준다.
마치 고서화를 보는 듯.

 

 

 

 

 

 

가다보면 군데군데에서 차를 멈추고 바라볼 만한 곳들이 많다.

 

 

 

 

 

 

아무래도 자연을 그저 보고 감상하는 나같은 일반적인 입장에선 자연의 격정적인 모습에 더 강한 인상을 받게 되는게 아닐까 싶다.

 

 

 

 

 

드디어... 옥정호의 모습이 한 눈에 보인다.
등산할 필요도 없고 옥정호 호반드라이브 코스를 따라 가다보면 이곳은 '셜리'라고 차와 간단한 식사를 파는 곳
앞에서 찍은 것인데 그 광경이 이따위 사진으론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절경이다.

 

 

 

 

 

어머님께선 호수 물이 얼지만 않았어도 더 멋졌을 것같다고 하셨고,
이곳에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기가막힌 사진을 본 바 있는 나와 aipharos님은 다른 계절에 오면 더 장관일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겨울의 모습도 충분히 압도적이다.

 

 

 

 

 

어머님께선 호수 물이 얼지만 않았어도 더 멋졌을 것같다고 하셨고,
이곳에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기가막힌 사진을 본 바 있는 나와 aipharos님은 다른 계절에 오면 더 장관일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겨울의 모습도 충분히 압도적이다.

 

 

 

 

 

실제로 가서 봐야 그 느낌이 전달된다.
좌우로 토막이 나버리는 한심한 카메라로는 도저히 그 느낌을 담을 수가 없다.

 

 

 

 

 

 

 

 

이불까지 두르고 나온 민성군.ㅎㅎㅎ

 

 

 

 

 

 

자기가 찍으라고 해서 aipharos님이 찍은 설정샷.

 

 

 

 

 

절경에 취해 한참을 보다가 따뜻한 차나 한 잔 마시고 가자고해서 찻집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분명 문도 열려있고, 팻말도 OPEN이라고 되어있었건만 주인장의 모습은 어디에도 찾을 수가 없었다.
장작을 태우는 난로도 따뜻해서 안에 있었지만 주인장이 올 기미가 안보여 휴대전화 메모를 찾아서 전화를
드렸다. 그랬더니... 쥔장께서 하시는 말씀이 문을 잠그고 영업끝내고 이미 나와서 전주에 와 계신다는 것.ㅎㅎㅎ
내가 문이 열려 있고 팻말도 OPEN으로 되어 있어서 들어왔다니 전화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인사를 하시는게
아닌가. 주인장도 없는 찻집에서 맘대로 이것저것 마실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일단 나가기로 하고 찻집 문을
열었더니 이번엔... 갑자기 개 두마리가 찻집 안으로 들어오는 거다.-_-;;;
분명 이 찻집에서 기르는 개들인 것 같은데 사람도 없는 찻집 안에 저대로 두고 갔다간 주방에 들어가 모든
재료들을 다 엉망으로 해놓을 것 같아서, 어머님, 민성군, aipharos님과 다함께 이 두마리를 몰아서 밖으로
내보내는 생쑈를 했다.
다행히 개들이 너무나... 정말 너무나 사랑스러울 정도로 순해서 10분 정도 실갱이 끝에 모두 찻집 밖으로
내보냈는데 막상 그냥 두고 가자니 아쉽기도 하고, 배가 고픈지 자꾸 눈을 먹고 있길래...

 

 

 

 

 

우리가 먹자고 산 과자를 이 두마리 개에게 줬다.
사료를 먹는 개라면 당연히 주지 않았겠지만, 그렇지 않은게 밥그릇을 보니 확실했고, 차에서 과자를 들고
나오자마자 뛰어와 팔짝팔짝 뛰는 걸 보니 많이 먹어본 눈치.ㅎㅎ
과자를 주는 건 민성이의 몫.
정말... 게눈 감추듯 먹더라.
아무튼 귀여운 개 두마리와 그렇게 작별을 하고 다시 옥정호의 또다른 조망 장소인 국사봉 전망대로 갔다.

 

 

 

 

 

 

이곳이 국사봉 전망대.
단... 올라갈 때 정말! 정말! 정말! 조심해야 한다.
계단이 완전히 다 꽁꽁 얼어붙은대다가 계단의 눈이 아랫쪽으로 비스듬히 얼어 있어서 조금만 방심해도
미끄러져 크게 부상당할 수 있다.

 

 

 

 

 

 

이 모습은 국사봉 전망대에서 바라 본 또다른 옥정호의 모습.
역시... 장관이다.

 

 

 

 

 

이제 아쉬움을 달래고 옥정호 호반 드라이브 코스를 빠져 나간다.

 

 

 

 

 

이렇게 내려가다보면 임실이 나오는데

 

 

 

 

 

 

임실은 정말 영락없는 시골.
임실 마을을 지나치면서 마을이 마치 쥐죽은 듯 단 한 분의 인기척도 볼 수 없었다.


*
이제 정말 집으로 올라가야하나,
배가 고파지고 여기까지 왔는데 또 어케 그냥 올라가나하는 마음에,
다시 110km를 이동하여 광주 송정동으로 이동한다.
그곳엔... 담양의 신식당과 쌍벽을 이룬다는 떡갈비의 명가가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2010.1.11


전남 영광 '백수해안도로'  전남 영광 법성포 '국제식당'  전북 임실군 '옥정호' 광주 송정떡갈비

 

 

 

 

 


점심식사는 법성포의 '국제식당'에서.
아시다시피 굴비하면 영광 법성.
철마다, 또는 시시때때로 백화점에서도 가짜를 팔아먹거나 크기를 속여 파는 영광 법성 굴비.
굴비마을로 들어서면 생각보다 넓고 정비된 대로변 양옆으로 무수한 식당들이 위치해있는데, 대부분 식당도
하면서 굴비를 판매도 하는 곳이라고 한다.
우린 '일번지 식당'과 함께 대중적으로 가장 알려졌다는 '국제식당'으로 향했다.

 

 

 

 

2시가 넘어서인지 식당 안은 한산했다.
이 건물은 식당 건물이고 같은 골목 내의 옆 건물은 굴비를 유통하는 판매처가 있다.

 

 

 

 

 

여기까지 왔으니 우린 무조건 '굴비정식' ... 4인분 (15,000원/1인, 부가세 없음)
참고로 난 굴비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머님과 민성군은 굴비를 좋아하고, 또 굴비 외에도 반찬이 다양하고 맛도 좋다는 얘기를 들어 아무
고민없이 무조건 굴비 정식.

 

 

 

 

 

 

밑반찬들이 나오는데...

 

 

 

 

 

응?

 

 

 

 

 

 

간장게장까지? 조금도 아니고 한마리 통으로

 

 

 

 

 

 

 

응? 갈비찜까지?

 

 

 

 

 

계속 나온다.

 

 

 

 

 

 

이게 뭐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아무튼 이건 그닥 입에 맞지 않아 많이 먹진 않았다.

 

 

 

 

 

1인당 두마리씩 나오는 굴비.
이게 정말 대박.
굴비 잘 안먹는 내가 미친 듯이 먹었다면 말 다한 거 아닐까.
고소하다 뿐이 아니라 짜지도 않은 딱 맞는 간간한 맛이 대단히 중독성이 강하다.
푸석푸석하고 힘없는 굴비를 생각하면 곤란할 정도로 인상적인데, 민성군은 정말 아무 말도 안하고 정신없이
굴비부터 해치웠다는.

 

 

 

 

 

법성에서 맛볼 수 있는 '보리굴비'다.
이건 밥도둑이기도 한데 호불호는 있을 것 같다. 난 제법 입에 맞았다.
짭쪼름하므로 꼭 밥과 함께 먹어야 한다.

 

 

 

 

 

이건 '조기매운탕'.
조미료 당근 안넣고 정말 시원하게, 말 그대로 시원하게 끓였다.
마지막 나올 때까지 민성군은 이 조기매운탕의 국물을 계속 먹고 있었다.

 

 

 

 

 

 

삼합과 육회.
삼합의 홍어는 대중성을 고려한 것인지 많이 삭히진 않았고, 육회는 아주 먹을 만 하다.
구제역때문에 걱정되시는 분은 피하시길.

 

 

 

 

 

이외에도 갈치는 물론 홍어찜도 나온다. 장조림도 있고.
1인당 두마리씩 나오는 굴비를 제외하고도 반찬만 33가지.
사실... 이렇게까지 나올 필요는 없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푸짐해서 그 정도 느껴지고 밑반찬이 하나같이 맛있어서 정말 좋긴 했지만, 실제로 저 33가지 반찬 중
젓가락 한 번 안댄 것도 있으니까.

너무 지나치게 풍성한 밑반찬을 제외하면 음식은 너무나... 정말 너무나 좋았다.


*
정말 맛있게 먹은 덕분에 어머님께서 그냥 못가시겠다며 이곳에서 굴비를 구입하셨다.ㅎㅎㅎ
우리 '굴비정식'에 포함된 것과 같은 크기의 굴비를 샀는데 한줄에 3만원.
이게 서울로 올라오면 10만원이 휙~ 넘어가는 건 다들 아실텐데, 굴비는 크기가 미묘하게 차이가 나도
가격이 상당히 차이가 난다. 실제로 육안으로 크게 크기 차이가 안나는 경우도 많은데 대부분 이런 경우엔
무게를 달아 등급을 매긴다고 한다.
우리 윗급으론 5만원짜리도 있는데 맛의 차이가 있는게 아니라 무게의 차이라고 하시더라.
감사한 것은, 매운탕으로 쓰셔도 좋다면서 작은 굴비 한 줄을 통으로 그냥 서비스로 주셨다는.
정말 잘 먹겠습니다.^^

 

 

 

 

 

 

 

2010.1.11


전남 영광 '백수해안도로'  전남 영광 법성포 '국제식당'  전북 임실군 '옥정호' 광주 송정떡갈비

 

 

 

또다시 눈이 오고 추워진다고하여 어머님도 모시고 당일치기 나들이를 했다.
목적지는 전라도 영광 백수에 위치한 '백수해안도로'.
오전 7시에 출발했는데, 서해안고속도로를 내려갈 수록 엄청난 안개때문에 적잖이 걱정도 들었다.
기껏 내려갔는데 죽어라 안개만 보고 오면 어쩌나하는 생각에.

백수해안도로는 아마 많이들 아실테지만 '가장 아름다운 길 100'에 뽑힌 도로이기도 하고, 영광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인근 법성포에서 굴비로 식사를 해결하기도 편한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약 20km 정도의 백수해안도로는 걱정한만큼 안개는 없었으나, 날이 너무 우중충해서 가뜩이나 겨울철의
앙상한 분위기가 더해져 기대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우리가 거제도 해안도로의 그 놀라운 아름다움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그와달리 너무 해안절벽과 산세가
소담하다고나 해야할까? 게다가 겨울이고, 날씨까지 흐리니... 초라해보이기까지한 풍경이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이곳을 제대로 보려면 아무래도 여름이나 가을에 와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영광 해안 백수도로.
날이 날인지라 이날 이곳을 드라이브하는 일행은 거의... 정말 거의 없었다. 도로 전세내고 다니는 기분.

 

 

 

 

 

가다가 잠깐 멈춰서 보니, 건너쪽에 백제 불교도래 기념사가 있는 듯 하다.
가보려다가 포기.

 

 

 

 

 

나무가 무성하거나 산세와 절벽이 웅장한 것은 없다.

 

 

 

 

 

재밌게도 협 굽이굽이마다 이런 작은 모래사장들이 의외로 상당히 많다는 것.
우리가 도착했을 때 예쁜 젊은 여성 세명이 여행왔는지 즐겁게 사진도 찍고 추억을 담고 있더라.

 

 

 

 

 

 

모래는 정말 고왔으나 물은... 엄청 탁하니...

 

 

 

 

 

민성군도 별 감흥은 없는 듯하고.

 

 

 

 

 

 

그래도 파도 소리는 들린다.

 

 

 

 

 

작고 아담하다는 느낌이랄까.

 

 

 

 

 

 

 

해안도로를 따라가다보면 전망대가 있고, 건강 365계단이란 곳이 있다.

 

 

 

 

 

이 계단을 따라 내려가보면 되는데 계단이 낮고 촘촘한 편이라 관절이 안 좋은 분들도 괜찮다지만 막상...
끝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려면 제법 땀도 나고 힘이 든다.ㅎㅎㅎ

 

 

 

 

 

정말 소박한 경관.

 

 

 

 

 

이런 경관도 나름 좋긴하지만 겨울철에 올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민성군도 그닥 감흥은 없는 듯.
그래도 그저 나와서 자연을 체험한다는게 중요한거지.

 

 

 

 

 

해안도로를 따라가다보면 영화 [마파도]의 촬영지인 동백마을이 나온다.
다들 아시겠지만 '마파도'는 실재하는 섬이 아니라 가상의 섬인데 아직도 실존하는 섬인 줄 아시는 분들이 계신듯.
아무튼 마을 입구부터는 걸어서 들어가야하는데 우린 그냥 패스.


배가 너무 고파서 해안도로를 둘러본 후 인근에 있는 법성포에 가서 굴비를 먹어보기로.

 

 

 

 

 

 

 

 

세미원을 나와서 배가 너무 고파지는 바람에 인근에 있고, 또 우리가 두어번 가본 곳인 양평의 '평사리가는 길'로 향했다.

 

 

 

그동안 오면 보쌈정식이나 오리훈제정식을 먹었는데,

 

 

 

 

 

이날 도착해보니 '해물수제비'를 개시했다고 하여 우린 둘 다 '해물수제비'로 주문.(1인 8,000원)

 

 

 

 

 

내부는 여전하다.

 

 

 

 

 

드뎌 나온 '해물수제비'.

 

 

 

 

 

직접 뜯은 손수제비다. 생각보다 해물은 그닥 많이 들어있지 않아 아쉬웠는데 맛은 아주 괜찮다.
수제비는 콩이 들어있는 밀가루도 많아서 고소한 맛이 잘 살아있고, 국물맛은 한 번 입에 넣으면 깔끔하고도
건강식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깨끗한 느낌이 있다. 그렇다고 묽은 것도 아니고.

 

 

 

 

 

 

둘이 양이 많다고 하면서도 다 먹어버렸다.ㅎㅎㅎ

 

 

 

 

 

하지만 이 집의 백미는 전부터 느꼈지만 밑반찬에 있다고 본다.
수많은 무나물을 먹어봤지만 저렇게 무가 흐늘거리지 않고 탱글탱글하며 부드럽게 입에 감기는 무나물은
정말 처음이다. 고사리도 마찬가지다.
고사리가 곤죽이 되곤 하는 경우와 다르게 고사리의 꼬들한 느낌이 다 살아 있으면서도 고소하게 정말 입에
착착 감긴다. 밑반찬 왕이다. 정말.

 

 

 

 

 

잘 먹고 나와서 75번 국도를 돌았다. 이 사진은 75번 국도에서 찍은 사진은 아니고, 춘천/가평가는 길의
노상 휴게소에 잠시 내려 찍은 사진이다.
75번 국도는 비록 눈이 많아 차를 대고 사진을 찍을 곳이 없어 아쉽긴 했지만, 정말... 좋더라.
호젓하기도 하고 강을 끼고 산을 옆으로 지나치며 보는 풍광은 아름다웠다.

 

 

 

 

 

75번 국도를 찍지 못한 것이 좀 아쉽긴 하지만...
사실 이 사진도 카메라로 노출을 올려서 그렇지 완전히 깜깜할 때 찍은 사진이다.

 

 

 

 

 

이것도...
사진은 이렇게 나왔지만 사실 이 때는 aipharos님의 얼굴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캄캄했다.ㅎㅎㅎ


*
이곳에 왔다가 평택에 잠깐, 정말 잠깐 들려 친구를 만난 후 다시 홍대로 이동했다.-_--;;;;
달고나에 가려고 했으나 문을 좀 일찍 닫는다고 9시 30분까지 와달라고 하시는데 우린 10시가 넘어 도착.
당연히 달고나 포기, Five Tables도 이미 문닫고... ㅎㅎㅎ
금요일 밤이라 그런지 차들은 죄다 나와서 골목마다 뒤엉키고 경찰들은 그런 차들을 보고도 아무 정리도 안하고
어떤 분은 골목에서 맞닥뜨렸는데 일부러 차를 뒤로 빼서 벽에 바짝 붙여주기까지해도 못지나가고 서있는...
아직 제설작업이 끝나지 않아 그야말로 아수라장. 도대체 여길 왜 온거냐...라는 후회가 밀려오더라.
에라이 그냥 집에 가자라고 해서 주린 배를 움켜쥐고 집으로 와서 집 옆의 신선설농탕에서 밤 12시가 다되어
식사를 해결했다.ㅋ~

 

 

 

 

 

 

 


aipharos님과 단 둘이 데이트.
이날 그냥 목적지없이 마냥 돌아다니다가 왔는데, 둘이 얘기도 많이 하고, 정말 단 둘이 갖는 시간은 참 좋다.
민성이가 있으면 또 그런 재미가 있지만, 이렇게 둘이만 갖는 시간도 역시 부부에게는 필요한 법.
여전히 예쁘고 따뜻한 aipharos님이 둘이 있으면 더 예뻐보이니까.^^
아무튼 75번 국도를 향해가다가 잠시 차를 돌려 지난 번 왔었다가 문이 닫혀 허탕친 양평의 '세미원'에 도착.
사실 여길 가려고 한게 아니라 '소나기 마을'에 들르려고 한건데 그 와중에 세미원이 있어 들른 것 뿐이다.

 

 

 

눈이 그대로 쌓여있어서 볼게 있기나 할까?라는 의구심에 입구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왔으나 안내하시는 분께서
겨울에도 좋다고 하셔서 다시 돌아보기로 했다.

 

 

 

 

 

세미원의 면적은 무려 5만평이다.-_-;;;;;

 

 

 

 

 

눈이 그대로 쌓여있어 렌즈를 착용한 aipharos님은 눈이 금새 피로해져 선글래스를 착용.

 

 

 

 

 

 

날씨는 그닥 춥진 않았는데 워낙 눈이 많아 신발과 바지 아랫부분은 금새 젖더라.
그런데 갑자기 aipharos님이 '저기! 노루!'라고 소리쳐 봤더니 정말 노루 한마리가 뛰어 다니고 있더라.
aipharos님이 자신이 소리지르는 바람에 도망간 것 같다고 미안해하는 순간,

 

 

 

 

 

 

우리 발자욱 앞으로 노루인지 사슴인지의 발자욱이 이렇게... 보이더라.

 

 

 

 

 

 

이 넓은 세미원을 돌아다니는 사람은 정말 우리 둘 뿐이었다. 그 기분도 묘하게 좋더라는.

 

 

 

 

 

봄,여름에 오면 더 좋겠지만 눈덮힌 세미원도 어딜봐도 겨울만의 아스라한 느낌이 있어 좋았다.

 

 

 

 

 

 

저끝까지 걸어가면 좋으련만, 아무래도 사진찍으려는 분들은 저 끝까지 간 것 같다.

 

 

 

 

 

온실이 두군데 있는데 이건 작은 온실.
원래는 발판 아래로 물이 흐르는 것 같다.

 

 

 

 

 

이 온실은 지금은 조금 앙상한 느낌이 있지만 봄, 여름엔 무척 예쁠 듯.

 

 

 

 

 

발판은 빨래판으로 만들었다.ㅎㅎㅎ 미끄러지지도 않고 재밌기도 하고.

 

 

 

 

 

또 다른 온실은 이전 온실보다 훨씬 넓다. 들어가는 문은 이곳.
엉뚱한 쪽에서 문여느라 낑낑댔는데...ㅎㅎㅎ

 

 

 

 

 

들어가자마자 몸을 감싸는 따스한 온기로 바로 내 안경은 시계확보 0.
그래서 보이지도 않는 눈으로 뷰파인더를 들이대고 찍었더니...

 

 

 

 

 

으응??? 내 안경만의 문제가 아니라 카메라 렌즈에도 습기가 잔뜩...
이 카메라 렌즈의 습기는 이 온실을 나올 때까지 계속 됐다.
덕분에 사진들이 뿌옇게 나왔으니 이해해주시길.

 

 

 

 

 

 

사진전시실을 지나 들어가면 이렇게 예쁜 화실이 나온다.

 

 

 

 

 

물길도 이리저리 나있고,

 

 

 

 

 

항아리에 분수처럼 솟는 물줄기도 많이 보이고...

 

 

 

 

 

참으로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아서 보는 재미가 있다.

 

 

 

 

 

다 보고 나오면...

 

 

 

 

 

장독대들이 군데군데 보이고 솟대도 보인다.

 

 

 

 

 

 

 

돌아나오는 우리 옆에서 계속 왔다갔다한 작은 새 한마리.ㅎㅎㅎ
가까이 가서 찍을 생각도 안했지만 우리가 자기 옆을 지나면 앞의 나무로 건너가고, 또 우리가 그쪽으로
자연스럽게 걸어가면 또 앞의 나무로 건너가길 계속 반복.

 

 

 

 

 

겨울의 세미원도 나름 운치있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복장을 제대로 하고 왔으면 다 돌아봤겠지만... 1시간 20분 정도 돌아본 후 이곳을 나왔다.
다음엔 봄철에도 한 번 와봐야지.

 

 

 

 

 

 

 

점심은 그냥 가까운 경리단길의 '비스테까'에서.

 

 

 

 

비스테까에 가 본 중 처음으로 2층으로.

 

 

 

 

 

2층이 조금 더 편안한 분위기.

 

 

 

 

 

저 창가 옆으로 눈에 덮힌 남산이 보인다.
주문은...
aipharos님과 나는 '점심 스테이크 코스 메뉴' ... 38,000원/1인 (부가세 별도)
민성이는 '말린 체리와 포트와인 소스로 맛을 낸 훈제오리가슴살 스테이크' ... 33,000원/1인 (부가세 별도)

 

 

 

 

 

 

식전빵. 먹물빵, 마늘빵. 다 따뜻하니 맛있었다.

 

 

 

 

 

코스 첫 메뉴는 '엔쵸비 크림 소스의 모짜렐라 치즈 튀김'

 

 

 

 

 

엔쵸비 크림이란 건 그닥 큰 인상이 없는데 모짜렐라가 잔뜩 들어간 튀김의 맛은 독특하더라.
고소하기도 하고 튀김의 느낌도 잘 살아있고.

 

 

 

 

 

코스 두번째 메뉴는 '멍게 소스 스파게티'
멍게향을 싫어하는 분들은 미리 다른 파스타를 요구하시길.
난 멍게향이 너무 강해서 싫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좋지도 않았지만 민성군과 aipharos님은 아주.. 아주! 좋아하더라.


 

 

 

 

내 코스의 main인 '호주산 고베 와규'
이런 말하긴 참 뭐하지만 완전 에러.
고기는 질기고, 한번 썰었을 때 신선한 고기가 아니라는 걸 단박에...
리콜하고 싶었지만 혼자 음식 기다리는 모습이 싫어 그냥 먹었다.
물론 나가면서 확실히 말했다. 스탭의 말인즉, 호주산 고베 와규가 더이상 수입이 안되어 비축한 고기 중
가장 좋은 부위를 골라 내왔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며 사과하시더라.

 

 

 

 

 

 

이건 aipharos님의 main인 '참나무 숯불에 구운 블랙 앵거스 립 아이롤 스테이크'
숯불의 냄새도 느껴지고 고기는 부드러우면서 정말 딱 적당한 기름기도 있어 이건 제법 맛있었다.
약간의 오버쿡도 그닥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로.

 

 

 

 

 

민성군의 main인 '말린 체리와 포트와인 소스로 맛을 낸 훈제오리가슴살 스테이크'
내 main이 영 아니어서 후회하다가 민성군이 이걸 너무 잘 먹어서 안심했다.
포트와인소스도 그닥 과하지 않은데다 훈제오리가슴살도 과하게 퍽퍽하지 않고 부드럽고 쫄깃한 맛이
괜찮더라. 민성이가 정말 잘 먹었다.

 

 

 

 

 

디저트로는 커피와 케익.
과거의 티라미슈가 너무 그리웠는데, 비스테까가 베이커리를 오픈해서 케익을 내왔다고 한다.
난... 티라미슈가 더 좋아.
호박 케이크는 남겼는데... 나머지는 맛있다고 하더라.

 

 

 

 

 

 

방학이면 어김없이 참여하는 민성이의 '리움 키즈'.
리움(Leeum) 미술관에서 방학마다 진행하는 어린이 참여 교육 프로그램으로 1주일에 1회, 총 4회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항상 참여했던 민성이덕에 몇 번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뭣보다 민성이가 참여한 여러 프로그램 중 가장 즐거워하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주제는 이전의 '나와 몸', '나와 언어'등에 이어 이번엔 '나와 역사'란다.
과거의 오브제들이 현대적이고 나아가 진보적인 미술의 소재가 될 수 있은지를 다루는 것이라고 민성이가 말해주더라.
그런 의미에서 첫 수업은 전통적인 예술품인 '도자기'를 개인 주관의 감성으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시간.
그 수업 2시간여동안 동행한 부모님들은 리움 전시를 둘러보면 된다.
사실... 이전에는 전혀 변하지 않는 전시물 덕에 길고긴 2시간을 보냈는데, 이번엔 작품을 좀 바꿨다고도 하고,
영상 기획전시도 있다고 해서 좀 기대를 했다.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고서화관엔 '정선과 18세기 화가들'이란 주제로 정선의 작품을 필두로 여러 작품들이
교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인왕재색도등을 실제로 보니 그 호쾌한 붓의 시원시원한 터치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더라.
한국의 고서화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이번 교체된 전시작품도 꼭 보시길.
근현대 미술관도 약간... 아주 약간의 작품 교체가 있으니 한 번 둘러보시고.

그리고 반드시 기획전시 중인 미디어아트 전을 보시길.
이 전시에는 우리에게 'Still Life'로 강렬한 인상을 남겨준 샘 테일러 우드(Sam Taylor-Wood)를 비롯하여,
정연두 작가의 '다큐멘터리 노스탤지어', 너무나도 유명한 빌 비올라의 '영역', 요나스 달버그(Jonas Dahlberg)의
'Invisible Cities'등을 감상할 수 있다.
모호하고 난해한 이미지들로 점철된 현대 영상 미술의 흐름과는 달리 누가 봐도 확실한 메시지, 아니 솔직히
말하면 그 메시지를 압도하는 비주얼의 강렬함으로 관객을 몰입시키는 훌륭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특히, RC 헬리콥터인지 비행기로 사람이 아무도 없는 새벽의 도시를 찍은 영상을 보여주는 요나스 달버그의
작품과, 각기 다른 영상을 쏘는 프로젝트를 서로 반대편에 배치하고 가운데에는 투영되는 스크린을 여러개
설치하여 중첩된 영상에서 오는 현실과 가상이 혼재하는 느낌의 빌 비올라 작품은 반드시 봐야할 작품들.
아무튼 쭉... 보고 지하로 내려오니 실생활의 공간처럼 가구등과 비품등을 활용한 전시물들을 주욱... 보고,
도자기 사진을 투명 OHP 필름을 얹어 하나씩 그린 후 라이트 박스 앞에 배치시키는 참여 작품들이 있더라.
그걸 보고 지나칠 리 만무한 aipharos님.-_-;;;
그걸 그리고 앉아 있는 바람에 민성이 수업 끝났음에도 마지막까지 혼자 남아있었다는...ㅎㅎㅎ

 

 

 

바로 이곳에서 OHP 필름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는.

 

 

 

 

 

 

민성군의 작업.

 

 

 

 

 

도자기 작업. 끈을 흘러내려오듯 한 게 인상적.

 

 

 

 

 

이건 세 장의 OHP 필름을 이용해서 그린 aipharos님의 도자기 그림.ㅎㅎㅎ


민성이 말로는 이번 참여 프로그램에 온 아이들은 예전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아이들과 달리 미술에 대해
많은 관심과 지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하더라.
즐겨듣는 음악을 선생님이 물어봤다는데 대부분 '비틀즈'라고 했다네??? 정말인가??????????????
민성군은 '마이클 잭슨'이라고 했단다. 우헤~ 요즘 마이클 잭슨의 영상을 유투브로 열심히 찾아서 보고 있는
터라 그렇게 얘기한 듯.


*
이날도 역시 헤이쥬님과 정말 더 귀엽고 예뻐진 지원양을 만났다.
친구분과 따님도 같이 등록하셨길래 자리를 피해드려서 많은 얘기를 못했지만, 정말 반가왔다.^^
다음에 또 뵈어요.


**
이건 요나스 달버그(Jonas Dahlberg)의 영상 'Invisible Cities'의 스틸컷들.

 

 

 

 

 

 

 

 

 

 

 

 

 

 

 

 

 

 

 

 


*
내심 기대하고 있던 MBC 새 월화드라마 '파스타'를 봤다.
이선균, 공효진이 나온다니 호감 급상승이었고, 게다가 개인적으로 꽂힌 이하늬까지 나온다니 오호호...
1화는 기대한만큼 재밌게 나온 것 같더라. 시작하자마자 주방의 분주한 모습을 정말 편집의 힘으로 잘 살려내고
이선균의 캐릭터도 단순하지만 잘 살아있고.
오히려 공효진의 캐릭터가 약간 애매모호한 것 같은 느낌이 있는데 앞으로 확실해지겠지.
전형적인 캔디 드라마에 옥신각신 싸우다 정드는 내용이야 여러번 보아온 것이겠지만, 주방이라는 공간을
잘 살려내어 센스있게 밀고 나가면 나름 상당히 재밌는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생긴다.
알렉스는 개인적으로 그의 이미지도, 옷을 입는 스타일도, 헤어스타일도 그닥 좋아하지 않았는데 1화에서의
연기는 생각보다 자연스러워서 놀랐다.ㅎㅎㅎ

이걸보고...
일본의 이탈리언 레스토랑을 소재로 한 드라마 '밤비노'를 비교하시면서 설정이 비슷하다는 분들도 계시던데,
그렇게 느끼는 건 그분들 맘이지만 도대체 어디가 비슷하다는 건지 도통 이해가 안간다. 주방의 모습이야 제대로
표현한다면야 치열한 모습 그 자체라는 점에선 대동소이하지 않겠나?
예전에 이미 글을 올린 바 있지만 '밤비노'엔 로맨스가 철저히 거세되어있다. 지방에 있을 때 연인사이이던 여자와는
첫화와 종방 전에 잠깐의 모습만 나오고, 주방 안에서는 주인공의 로맨스따윈 없고 개인의 요리사로서의 성장의 모습만 담겨진다.
도대체 뭐가 비슷하다는건지...

개인적인 바램이지만,
로맨스물이라는 설정의 한계가 있다는 건 알겠으나, 둘 사이의 로맨스도 '주방'과 '요리'라는 공간과 소재의
설정에서 자연스럽게 살아나는, 그래서 소재'만' '이탈리언 식당'이 아닌 진짜 '밤비노'같은 치열함이 살아있는 로맨스물이길 바란다.
정말 그렇게 될 거라 기대는 그닥 하진 않지만...-_-;;;;

마지막으로 '파스타'에 나온 배경음악.
근래 본 울나라 드라마 중 제일 담백하고 세련된 맛이다.
진부하고 찌질하게 유행곡 잔뜩 끼워넣거나 과도한 오케스트레이션이나 아니면, 다이나폰 하나 들고 땡땡거린
소리내는 드라마들과는 배경음악 자체가 다르다.
당연히... 이 드라마는 호불호는 분명히 있을 것 같다.
쥐어짜든 뭘하든 극적인 텐션을 앞세우는 드라마에 열광하는 분께는 성에 안차겠지만,
'삼순이', '커피프린스'등을 좋아하신 분께는 잘 먹힐 것 같다는 생각.


**
동시간대에 '공부의 신'과 '제중원'도 새로이 방영 시작했다는데,
'공신'에는 내 좋아하는 오윤아와 배두나가 나옴에도 그 소재가 내 취향도 아닌 정도가 아니라 짜증 수준이라
볼 일이 만무할 것 같고, '제중원'같은 사극은... '선덕여왕'같은 사극도 안 본 내가 볼 리가 없으니...
난 무조건 채널 MBC 고정일 것 같다.


***
'파스타' 1화 도중에 알렉스가 공효진으로부터 자리를 안내받고는 '외국에선 음식을 칭찬하며 당신의 요리가
섹스보다 낫다는 말도 자연스럽게 한다'란 대사를 한다.
이걸 갖고... 절대 그냥 넘어갈 리 없는 우리의 조선일보.
온가족이 앉아보는 드라마에서 그런 대사가 나와서 민망했다는 정체모를 사람들의 글을 인용하며 또 선정성 어쩌구 ㅈㄹ을 한다.
포털 로그인만 해도 기사 중에 '섹스'란 말이 언급되는게 어디 한 두번이 아니고, 지들 신문사 웹사이트엔
성인광고로 도배를 해놓고는 선정성??????? 지랄도 어지간해야 먹히는 법이다.
그리고, 그 시간에 애들을 데리고 왜 드라마를 봐? 참나...


****
꼭 놓치지 않고 보려고 하고, 제때 보지 못하면 다운로드를 하든 다른 방법을 통해서라도 보는 완소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
어제는 신세경과 어떻게든 좋은 시간을 갖고 싶은 우리의 시윤이가 다리다친 것으로 가장하여 신세경과
식사를 단 둘이 하고는 헤어져 나와 다리를 절며 걷다가 점점 아무렇지도 않게 걷는 장면을 보여줬다.ㅎㅎㅎ
그것도 저는 다리만 보여주면서 점점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으로 변하는 과정을 똑같이.ㅋㅋㅋ
봉실장의 말도 안되는 해고를 통해서 사장의 한마디에 적절한 절차도 없이 회사에서 내쫓기고 팽당하는
회사원의 모습도 코믹하지만 솔직하게 보여주는등, 아무튼 이 시트콤은 이래저래 보석같은 총기가 있다.
수많은 인상적인 에피소드들이 있지만, 재미를 떠나 기억나는 건 예전의 그 '닭들의 정원 점령 사건'이다.
시골에서 보내준 토종닭들이 워낙 드세어 집 마당에 놔뒀는데 이 닭들이 우리를 탈출, 결국 집마당을 점령한
사건.-_-;;;;
정보석, 윤시윤, 오현경, 신세경등 한 명씩 닭들을 제압하러 나가지만 모두 닭들의 초강력 공격에 초토화되고,
분개한 이순재가 '모두 힘을 합쳐 우리 마당을 되찾자'라고 외친 후 가족 모두가 마당으로 나가 닭들을 제압한 그 에피소드.
시기도 그렇고 누가봐도 '서울광장'(마당)을 점령한 전경(닭)들을 연상케하지 않나?
그런 정치적인 풍자가 종종 보이지만, 꼭 그런 이유만 아니어도 이 시트콤은 우리가 일상에서 한번쯤 경험해
봤을만한 에피소드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세밀하게 그려내는 재능을 보여준다.
완소 시트콤이다. 정말.

 

 

 

 

 

 

 

모든 스틸샷은 직접 캡쳐한 이미지입니다만, 다음 영화는 대중 공개된 스틸샷 중 골라서 사용했습니다.
[Avatar/아바타], [미쓰 홍당무], [김씨표류기], [마더]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가 없다고 지나치게 뭐라 하시는 분은 없으셨음 합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기준이에요.


 

 

올해도 어김없이 2009년에 본 영화 중 50편을 뽑아 봤습니다.
2009년에 본 영화 편수는 정확히 172편입니다. 유난히 극장에서 본 영화들이 많았고, 2008년에 그만둔 DVD
구입도 어쩔 수 없었던 면이 있지만 이어진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매해 강조하는 말이지만 이 순위는 지극히 개인적인 순위이며, 아울러 이 순위에 오른
영화들은 2009년에 개봉한 영화만이 아니라 제가 2009년에 본 영화 기준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개봉연도가 2009년이 아닌 경우도 있으니 이점 꼭 참조해주시길.

 

 

 

 

1. [Gran Torino/그란토리노] directed by Clint Eastwood
우경화가 판을 치는 세계, 한국도 예외는 아닌 정도가 아니라 그 첨병에 서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야당이 견제의 기능을 완벽하게 상실하고, 민중은 부조리한 정권에 대해 저항하는 방법을 잊고 무기력하게 산개하여 자신들의
공간에서만 불만을 쏟아낼 뿐이다. 견제기구가 부재한 상황에서의 권력은 당연히 폭주할 수 밖에 없으며,
사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때 국민들은 대부분 파시즘을 지지해왔던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
권력의 나팔수들이 '보수의 집결'을 외치며 좌파가 나라를 망쳤다는 개소리를 하는데, 그들이 떠벌리는 보수'란 환타지에 불과하다.
기득권들의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전락해버린 '보수'란 말은 그 진정한 의미를 완전히 상실한 지 오래되었다. 수구와 보수가 혼용되고
동의어처럼 회자되는 지금, 대표적인 보수주의자로 잘 알려진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Grantorino]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영화에선 클린트 이스트우드 자신이 연기한 주인공을 통해 진정한 보수주의자란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사회의 공권력이 불의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약자를 방치할 때, 어떠한 방법으로 분노해야하는 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사회의 불의에 대해, 부조리에 대해 분노하기 위해서는 어느 거창한 대의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영역에서 자신과 타인과의 관계와 이해를 바탕으로 역지사지의 마음이 기본이 되어야 함도 확실하게 보여준다.
주인공 월트는 끝까지 퉁명스럽고 무뚝뚝하며 폭력에 폭력으로 대항하는 전형적인 꼰대 영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이 영화의 엔딩이 영화를 본 후까지 가슴을 저미게 하는 감동으로 남는 것은
그가 타인의 존재를 존중하고 이해할 때 취할 수 있는 마지막 자성 때문이다.
이 영화는 그래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리고 거장의 사적인 영화로 기억될 이 걸작은 내게
2009년에 본 최고의 영화로 남게 되었다.

 

 

 

 

 

 

2. [Låt den rätte komma in/Let the Right One In/렛미인] directed by Tomas Alfredson
지금까지 그 장면 하나하나가 머리속에 남아있을 정도로 냉혹하고 아름다웠던 영화.
사실 이 영화는 뱀파이어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단 오히려 인어의 살을 먹으면 불사의 삶을 산다는 일본 전설에 오히려
더 가까운 느낌이다. 불사의 삶을 살게 된 존재가 지닐 수 밖에 없는 한없는 외로움과 시대로부터의 소외, 그리고 그 존재의 운명에
또다시 챗바퀴돌 듯 돌아가는 타인의 운명들을 냉혹하고도 아름다운 화면 위로 보여주고 있다.
어른의 몸을 갖기도 전에 불사를 획득해버린 존재지만 끊임없이 사람의 피를 마셔야만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있고, 불사의 몸임에도 햇빛에 그 몸을 드러내면 순식간에 타 올라버리는 한없이 유약한 존재.
그런 그녀가 인간과의 소통을 이룬 순간을 관객은 복잡한 심경으로 지켜보게 된다.
이미 그녀의 곁에서 인생을 버린 이의 운명을 보았기 때문일까?
마지막 소년의 웃음에서 한없은 씁쓸함과 연민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올해 가장 강렬했던 영상.

 

 

 

 

 

 

3. [파주] directed by 박찬옥
이 영화의 포스터는 완벽하게 영화 자체를 왜곡하고 오도한다.
포스터에서 말한 형부와 처제와의 불륜 비스므리 한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이선균은 학생 운동의 전형적인 인물이지만, 동시에 지나치게 죄의식을 느끼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것이 과연 기독교적 환경의 탓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선배 누나와의 사랑 중에 벌어진 사건 뿐만 아니라
자신이 지나치며 겪는 모든 것에 쉽게 다치고 상처받고 그를 자신의 탓으로 돌린다.
사실 지나칠 정도로 죄의식을 겪는 이선균의 역할은 쉽게 납득하기 힘들지만, 이 영화의 힘은 그러한 설정을
대단히 설득력있게 스토리로 녹아낸다.
그를 사랑하면서도 마냥 사랑할 수 없는 처제 역의 서우 역시 복잡한 심경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결코 쉽게 과거와 화해할 수 없는 인물들. 그 사이에 온전한 사랑이 자리잡을 틈은 그닥 많지 않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둘은 온전하게 사랑할 수 없다.
개인의 사랑 역시 시대와 과거의 흐름 속에 축조된 것이기 때문에 그로부터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는 듯 말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우울하고 어둡지만 동시에 묘하게 설득력있다.
그리고 진중한 이야기를 촘촘히 축조시키는 박찬옥 감독의 연출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특히 서우가 온갖 복잡한 심경을 안고, 철거용역이 애둘러싼 건물로 올라가는 장면을 천천히 고속 화면으로 잡아낸 씬은
작위적인 설정임에도 불구하고(정말로), 스러져가는 인물들의 심경을 역사 속에 대위시킨 느낌이어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올해 본 가장 인상적인 한국 영화. [박쥐], [머더]가 개인적인 기대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얻은 가장 큰 수확.
다만, 극장 개봉 2주 후 영화관에서 보려고 했지만 도통 하는 곳이 없거나 교차상영이어서 보지 못한,

가차없는 멀티플렉스의 자본 논리 속에서 대기업의 배급시장 장악이 한국 영화의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된다는

일부의 목소리가 얼마나 뻘소리인지 확실히 절감하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4. [Avatar/아바타] directed by James Cameron
일산 CGV 아이맥스 DMR 3D로 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는 충격 자체였다.
그동안 3D라면 입체감을 획득하는 대신 디테일을 포기했던 이전의 3D와는 완전히 다른, 오히려 영화 화면이
스틸 컷이나 티저, 트레일러를 압도하는 놀라운 비주얼을 선사한다.
놀라운 것은 기술적인 요인이 시나리오를 압도할 수 밖에 없는 이러한 영화에서도 진부한 설정이라지만
시나리오는 제법 안정적이라는 점이 제임스 카메론 감독다움을 느끼게 한다.
물론, 영화 중 판도라 행성의 나무들이 뿌리를 통해 일종의 네트워크 공동체를 형성한다는 설정은 매우 신선하고
영화 중에서도 두 번이나 언급되지만 결국 이에 대한 깊이있는 에피소드가 없었다는 점등은 무척 아쉽다.
아마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어느 정도는 안정적인 선택을 했다고도 볼 수 있는데, 그런 면으로 영화를
폄하하기엔 영화의 전체적인 완성도가 상상을 초월한다.
영화의 내용 역시 자본논리에 의한 무차별적 재개발이라는 점에서 재개발로 인한 참사를 겪고, 이 순간에도
기존의 거주주민을 배제한 '그들만을 위한' 재개발이 진행되는 우리들의 입장에선 멀게 느껴질 수 없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나비 종족의 모습은 지구상의 원주민들의 모습과도 그닥 다를 바 없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문화를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고 더욱 몰입할 수 있는 것 같고, 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나비 종족의 네이티리는 인간과 다른 스케일과 외모를 하고
있음에도 대단히 섹시하기까지 한, CG에서 현실로 완벽하게 구현된 생생한 캐릭터를 획득하고 있다. 이런 영화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기술의 진일보로 인해 CG는 더욱 발전하게 되어 있고, 3D를 넘어선 4D의 대중화는 당연한 결과일테지만,
기술이 스토리를 집어삼키거나, CG 캐릭터들이 스펙터클에 파묻혀 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는 영화들은 앞으로도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의미는 대단하다고 하겠다.

 

 

 

 

 

5. [(500) Days of Summer/500일의 섬머] directed by Marc Webb
이건 로맨스 영화라기보단 탐의 성장 영화에 가깝다. 사실 사랑이라는 행위는 그 끝이 happy든 sad든 행위자의 인생을 재고하고
자성하게 한다는 점에서 모두 '성장 영화'라고 할 만하다. 다만, 우리는 언제나 A와 B가 사랑을 놓고 갈등을 일으키며
줄다리기하다가 힘겹게 오해와 갈등을 풀고 키스하는 지점에서 엔딩 크레딧을 만나곤 했다.
그런 이야기들을 차치하고 나면 우리에겐 제법 볼만한 영화들이 많은 편이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사랑'이란 것의 감정의 진실을 가감없이 다 드러내준다. Apatow 감독의 코미디처럼 갈때까지 가거나
관객을 몰아세우진 않지만, 솔직한 주인공들의 마음을 보여주며 '이게 진짜 당신들이 겪는 사랑이야기지' 라고 되뇌는 듯 하다.
그렇지않나? 우린 정말 이렇게 치열하게 사랑해왔고 사람마다의 방식으로 그 끝의 결론에 서있는 것 아닌가. 우리가 하는
사랑엔 뭐 그리 대단한 이벤트조차 보기 힘들지만, 뒤돌아보면
그 시간들은 모두 빛나는 태양 아래에서 눈부시게 반짝이던 순간들 아니었던가?
사랑을 박제화하지 않고 개인의 인생에서 살아 숨쉬게 할 줄 아는 영화.
바로 이 영화다.

 

 

 

 

 

 

6. [Moon/문] directed by Duncan Jones
이 영화엔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와 박찬욱 감독에 대한 오마쥬가 곁들여져 있다.
그덕에 거티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할과 유사하고, 미장센 곳곳에 한글 '사랑'이란 말이 줄창 등장한다.
인간이 누구나 갖고 있는 '추억'의 순간이 진실인지 조작된 거짓인지를 의심하기 시작할 때 그 인간의 존재는
과연 무엇인가라고 이 영화는 묻는다.
인간의 존재란 시간을 따라 흘러온 추억의 궤적에서 비롯되니 그것이 송두리채 뒤집힌다면 과연 그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일까.
이 재기발랄하기 짝이 없는 저예산 SF 영화는 올해의 발견 중 하나다.
소재만큼은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시로우 마사무네의 원작),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원작은 필립 K 딕의
'전기양은 안드로이드를 꿈꾸는가)에서 익히 봐왔던 것들이지만 스릴러의 구조 안에서 인물간의 갈등을 효과적으로 배치한
이 영화는 반드시 봐야할 영화 중 한 편으로 자리했다.

 

 

 

 

 

7. [까뮈따윈 몰라] directed by 야나기마치 미츠오
2005년작이지만 올해가 되어서야 봤다. 이런저런 상영회가 있었지만 모두 놓치고 뒤늦게 DVD를 구입해서 보게 되었다.
[히마츠리]와 [Godspeed You Black Emperor]로 영화광들에게 전설과도 같은 야나기마치 미츠오 감독의 작품으로 2000년
일본에서 실제 있었던 남자 고교생의 노파 살인 사건을 다룬 '지루한 살인자'를 영화화 하려는
일본 어느 대학교 영화동아리가 촬영에 이르기까지의 우여곡절을 다룬 영화다.
시작부터 마치 '롱테이크 독본'을 연상케하는 8분에 이르는 롱테이크를 보여주더니 영화 속엔 프랑소와 트뤼포의 [아델 H 이야기]나
루치오 비스콘티의 [베니스의 주인공]에 등장하는 아센바하등등의 인물들을 끌어내 캐릭터에 대위시키는 한편
영화의 스크린은 끊임없이 관객들의 시선 집중과 감정 이입을 거부하듯 밀어낸다.
고전에 대한 풍성한 텍스트를 담고 있는 이 영화는 모든 감정과 의도를 하나의 '실험'(=호기심)으로 치부하려는 일본의
현대 젊은이들의 얄팍함, 그리고 기존의 관습과 도덕률의 틀에 갇힌 채 이를 거부하려는 저항 정신을 동시에 담아내고 있다.
물론 감독은 그런 젊은이들의 얄팍함을 꾸짖으려는 의도가 아님은 영화의 후반으로 갈수록 쉽게 알 수가 있다.
영화 속에서도 언급되듯 우리들은 씨지프처럼 반복되는 굴레를 짊어지고 살고 있고, 시스템은 인간을 규정하고 단정짓는다.
이를 깨는 방법은 그것이 설령 무의미한 발버둥이라고 해도 이런 시스템에 끊임없이 저항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그게 현대 젊은이들의 안타까운 모습이기도 하고.
마지막 장면의 섬뜩함에 대한 해석은 보신 분들만의 해석을 위해 모호하게 열린 구조를 취하고 있다

 

 

 

 

 

 

 

8. [District 9/디스트릭트 9] directed by Neill Blomkamp
영화를 보기 전부터 나의 기대작 #1 이었던 [디스트릭트 9].
하필이면 멈춰버린 우주선이 떠있는 상공은 아파르트헤이트의 몹쓸 분리정책이 뿌리깊게 자리잡았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이다.
우리가 보는 외계인의 모습은 사실 외계인의 모습이라기보단 남아공에서 차별받고 살아왔던 네이티브 아프리칸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 실제로 촬영된 장소가 디스트릭트 6아니었던가.
그렇다면 주인공이 외계인의 정체모를 스프레이를 실수로 뿌린 후 그들처럼 환태하는 것에서 필사적으로
벗어나려는 것은, 당연한 심정이지만 기득권을 지키려는 우리들 모두의 숨은 모습들 아닐까.
외계인들의 강제 이주를 위해 서명을 받을 때 그는 사실상 전형적인 착취자의 위치에서 행동하지만, 그의
환태가 시작되면서 자신의 절박함을 위해 행동을 하며 상대를 이해한다기보단 상대를 배려한다.
결국 현실에선 결코 불가능한 역지사지를 영화는 절박한 심정으로 풍자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현실에서 수직적 위치나 인종적 위치가 영화 속 주인공처럼 환태되며 바뀔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렇다면 이 슬픈 SF 영화를 통해 결말에 이르는 과정에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그가 가정과 모든 인간 사회와 단절되었기 때문에 슬픔을 느끼는 것일까, 아니면 그가 추래하고 흉측한 외계인의 몰골로 환태되었기
때문에 슬픔을 느끼는 것일까. 두가지 모두 복합적인 요인이겠지만, 이 영화는 은근히 많은 생각할 여지를 관객에게 던져준다.
그 덕분에 두 번을 봤지만... 그래도 난 지금까지 잘 모르겠다.
독특하고 드라마틱한 SF의 수작.



 

 

 

9. [Two Lovers/투 러버] directed by James Gray
로맨스 영화도 진화한다.
Judd Apatow가 화장실 유머 속에서 진솔한 인간의 심리를 끄집어 올려내어 하나의 독특한 코미디 장르를 축조했다면,
그 외의 로맨스 영화도 단순히 '너와 내가 맺어진다'라는 동화 속 엔딩에서 벗어나 '너와 내가 맺어진 그 이후'를 솔직하게 담아낸다.
불안한 심리로 사랑할 수 없는 여인을 사랑하면서 또 다른 현실적 사랑에 발을 두는 모습은 어찌보면 대단히
속물적이지만 영화 속에선 호아킨 피닉스의 우수어린 놀라운 연기에 힘입어 상당한 설득력을 보여준다.
현실적인 사랑과 주저앉은 자신의 삶을 도피하기 위한 심정과 동의어가 되어버린 이상적 사랑 사이에서 고뇌 하는 호아킨 피닉스는
결국 이상과 욕심의 빈 그릇에 머무를 수 밖에 없는 사랑을 통해 현실 속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대다수의 삶을 얘기한다.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전작 [We Own the Night]역시 음습하면서도 정서적으로 불안한 심리를 화면 속에 잘
구현한 것을 보면 확실히 그의 영화엔 그만의 독특한 느낌이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그의 작품을 기대해본다.

 

 

 

 

 

 

10. [Il Y a Longtemps Que Je T'aime/I've Loved You So Long/] directed by Philippe Claudel
프랑스 영화는 지루하다...라고 생각하는 분께 이 드라마를 감히 추천한다.
영화는 15년을 복역하고 사회로 나온 줄리엣(크리스틴 스콧 토마스)이 초췌한 표정으로 담배를 피우며 공항까페
대기실에 앉아 있다가 동생 레아(엘사 질버쉬타인)와의 어색한 만남을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영화는 분명히 드라마이지만 줄리엣의 과거에 대한 호기심은 약한 스릴러 구조로 남겨 놓았다.
그렇다고 관객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려는 맥거핀을 장치한 것도 아니고, 줄리엣의 현재의 고뇌가 필연적임을
알게하는 장치로서만 스릴러의 구조를 차용하고 있다.
과거에 대한 용서와 화해가 개인의 미약한 힘으로는 결코 이뤄질 수 없다는 잔혹한 현실. 그리고 그 위에는 가족과 타인의 사랑과
관심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남겨진 이들이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는 진정 소중하고 존중되어야함을
이 따스한 영화를 통해 사무치게 느낄 수 있다.
마지막 줄리엣의 표정을 난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11. [마츠가네 난사사건] directed by 야마시타 노부히로
이 영화는 2006년작이지만 그간 전혀 보질 못하다가 올해 DVD를 구입해서 보게 되었다.
일본 영화는 대부분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는 감정 과잉과 기술적인 허술함으로 범벅이 된 경우가 많지만, 이런
천재적인 감독의 영화들이 종종 튀어나오기 때문에 마냥 무시할 수가 없는 것 같다.
감독의 전작들인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과 [린다 린다 린다] 역시 사랑스러운 정중동의 에너지를 간직하고 있다면
이 영화는 불온하고 기이하며 어두운 영화다.
블랙코미디의 끝까지 간 듯한 씁쓸하지만 뒤를 치는 이야기, 그리고 실질적인 물리적 에너지는 폭발하지 않아도 도대체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긴장감이 너무나 팽팽하게 이어져서 프레임 안의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 계속 의미 없는 듯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 뭔일이라도 터질까봐 노심초사하며 영화를 주시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폭발하는 허무한 에너지.
일본의 버블경제 붕괴 이후를 그리고 있지만, 시대적 상실감과는 별개로 이 영화는 인간의 어두운 본연의 내면과
사회적 윤리가 강압하는 개인의 불가항력적인 정신분열적 상황을 별 것 아니라는 듯 휘둘러대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사회적 강박과 허무와 이기적 본능을 도덕적 해이를 가장한 얄궃은 에로티시즘으로 표현한다.

 

 

 

 

 

 

 

12. [미쓰 홍당무] directed by 이경미
이 영화의 유머는 Judd Apatow와는 다른 방식으로 극한까지 치달아버린다. 이런 방식은 은근한 불안감과 쾌감을 동시에 전달한다.
'도대체 어쩌려구'라는 걱정과 함께 그 클라이막스가 내려올 서사구조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쓸데없이 관객보다 우월한 전지적 입장에서 캐릭터를 내리 깔아 보는게 아니라 '저 사람들은 원래 저런거다'
라고 내버려두고 그들의 내면을 이해하려는 것이니.
공효진이 연기한 '양미숙'이나 서우가 연기한 '서종희' 모두 서슬퍼런 독설과 삐딱함, 과대망항, 피해망상등 일반인의 잣대로 보면
다분히 '정신분열적' 요소들을 두루두루 갖추고 있었고, 실제로 그들의 행위는 법적인 처벌을 받을 만한 '범죄'이지만 자의든 타의든
상황을 바로잡으려는 힘에 맞서고 거부하려 하지 않는 '인간다움' 은 잃지 않았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나와 다른 사람의 사상과 대상을 이해할 수 있는 '똘레랑스'의 기본이 시작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뭣보다 공효진과 서우의 연기는 최고의 앙상블이다.

 

 

 

 

 

 

13. [Entre Les Murs/the Class/클래스] directed by Laurent Cantet
이 프랑스 영화 속의 선생님들은,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고 혀를 끌끌 차는 작금의 우리들 시선에서 봐도 어이가
없을 정도로 예의를 밥말아먹은 아이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처음엔 아이들의 놀라운 되바라짐에 다소 문화적 충격을 받게 되지만, 곧 놀라게 되는건 이에 대응하는 선생님 들의 태도들이다.
그들도 사람이고 화가 나지만, 그들이 이들에게 대응하는 인내와 체계적인 시스템에 보는 이들은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그게 바로 이 영화가 주지하는 바를 우리 나라 관객들이 제대로 목도할 수 없는 이유다. 이들의 교육 시스템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충격은 아이들의 되바라짐이 아니라, 신자유주의 열풍 속에 재정 규모가 축소되고
지원도 축소되는 현 공교육 시스템을 떠받치는 '합리적인 시스템'을 우린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캡쳐한 바로 이 영화의 스크린샷. 이 스크린샷이 이 영화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비록, 선생도 인간인지라 욕을 하게 되고 문제아를 퇴학시키려는 절차를 밟고, 그 절차가 단지 형식적인 절차에 지나지 않는다고
이 영화는 얘기하지만, 그러한 시스템조차 갖고 있지 못한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이 영화 속 모습들은 사뭇 충격적이다.
로랑 칸테 감독은 현재 프랑스의 공교육 실태를 다큐멘터리처럼 건조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연출했다.
선생님들은 아이들 교육뿐 아니라 잡무에 시달리고, 저소득 아동 급식 지원은 완전히 삭감되고, 거의 미국의 무너진 공교육 이상으로
무너져가는 우리 나라의 공교육 실태를 바라보면 씁쓸한 마음뿐이다.


 

 

 

 

14. [Up/업] directed by Pete Docter, Bob Peterson
한때 지브리 스튜디오가 애니메이션의 궁극이고 종착점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가 봐도 가슴을 때리는 이야기와 넋을 빼는 2D 애니메이션의 세심함에 놀라고 또 놀라던
시절이 있었고, [토이 스토리], [벅스 라이프]등을 픽사에서 내놨을 때까지만 해도 그런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감정없는 폴리곤 덩어리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는게 아닌가...하는 비아냥을 내뱉곤 했었으니까.
그런데 이런 비아냥이 [몬스터 주식회사]에 들어와선 감탄으로 변하다가 [인크레더블]에선 환희와 경탄으로,
[월-E]와 [라따뚜이]에선 주체하지 못할 진중한 감동으로 변하여 결국 픽사는 제 가슴 속 최고의 애니메이션
집단으로 자리 잡았다. [월-E]에서 가슴을 뒤흔드는 격한 감정을, [라따뚜이]에서 마지막에 울리는 진솔한 감동은
어느 영화에서도 느끼기 힘든 놀라운 순간들이었으니.
그런 그들이 내놓은 신작 [up/업]은 기존의 사회라는 시스템에 얽메이고 피폐해진 더이상 꿈을 꿀 수 없는 인간들에
대한 판타지다. 영화는 어드벤쳐의 탈을 쓰고 있지만, 이 영화는 서글픈 현실에 대한 우렁찬 저항같은 느낌이다.
이 영화 초반 10분.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그것도 클라이맥스도 아닌 초반 10분에 가슴이 울컥하는, 지금 다시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울컥하는 그 진하디 진한 여운은 이 영화를 내내 지배한다. 그리고 그 초반 10분이 후반의 모든 이야기들을
심지어 논리적으로도 포용하게 된다.
아무튼 이 영화는 어찌보면 자살 여행일 수 밖에 없는 칼의 모험을 애니메이션다운 발상으로 기발하게 전개시켜 버립니다.
픽사의 애니메이션답게 이야기는 탄탄하고 그래픽은 정말 놀라울 지경이며,
이런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내는 그들이 한없이 감사하고 놀라울 뿐이다.

 

 

 

 

 

15. [the Wrestler/레슬러] directed by Darren Aronofsky
이 영화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에반 레이첼 우드(Evan Rachael Wood)와 역시 정말 좋아했던 매리사 토메이(Marisa Tomei)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매리사 토메이는 나이가 들수록 원숙한 성적 매력을 점점 드러내는 것 같은데 07년 시드니 루멧(Sidney Lumet) 감독님의
[Before the Devil Knows You're Dead]에서의 Philip Seymour Hoffman(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의 섹스씬은 나름 상당히 충격이었다.-_-;;;
아무튼...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채 쇠락한 레슬러의 모습을 연기한 미키 루크는 자신의 인생 역정의 일기가
그대로 대위되면서 더욱 영화에 몰입하게 되는 힘이 있는 영화다.
감독이 감독이니만큼, 평범한 드라마가 아닐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영화 속에 보여지는 인생의 막다른 길에
다다른 이의 모습은 생각보다 더 큰 절망으로 다가왔다.
찬란한 시절엔 내팽겨쳤던 가족과 인정의 소중함을 쇠락한 후에서야 깨닫지만,
인생은 그렇게 사람들에게 동화처럼 많은 기회를 주지도, 관용을 베풀지도 않는다.
올해 드라마는 이처럼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질문하는 영화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의 연출과 주조연 배우들의 놀라운 연기가 절절하게 다가왔던 영화.

 

 


 

 

16. [the Hurt Locker/허트 로커] directed by Kathryn Bigelow
전쟁은 마약과도 같다.
이 영화는 바로 그 점을 보여준다.
언제 자신이 죽을 지도 모르는, 민간인과 적의 구분이 되지도 않고, 누가 적인지조차 알 수 없는 곳에서 정신을
온전히 가누기 힘들 정도로 몰려오는 극한의 긴장감.
긴장감이 육체를 지배하고, 그 숨쉬기 힘든 긴장감에 치를 떨고 눈물을 흘리고 좌절하지만, 정작 그 전장의
포성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땅에 발을 내디디면 그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무력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실제로 이라크전에 참전한 이들의 5%가 자살을 선택하고, 30%이상이 후유증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보면,
전쟁이라는 것은 어떤 당위도 불가능한 권력가들의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것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모두가 인지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 영화, [Near Dark/죽음의 키스]로 내게 전설이 되었고, [Point Break/폭풍 속으로]로 내게 추앙받았던,
한동안 James Cameron 감독과 부부의 연을 맺기도 했던 캐슬린 비글로우 감독의 [the Hurt Locker]는
전장의 극한의 긴장감과 병사들의 서서히 붕괴되는 심리를 놀랍도록 실감나게 표현하였다.
사실 정말, 이런 영화가 진정한 반전 영화가 아닐까?
엄청난 대부대간의 교전만이 전쟁이 아니라, 나나 우리 아닌 타인을 믿을 수 없고 소통할 수 없는 상황 자체가
폭력이며, 전장이라는 이라크의 실상을 이 영화는 엄청난 긴장감과 함께 전달한다.
탁월한 핸드헬드 카메라가 사용되었으며, 가이 피어스, 랄프 파인즈등의 대배우들의 깜짝 출연을 보는 것도
상당한 재미. 무엇보다 주연진의 놀라운 연기는 더욱 영화에 설득력을 불어 넣어준다.


 

 

 

 

17. [Tropa de Elite/Elite Squad/엘리트 스쿼드] directed by José Padilha
브라질의 범죄 온상 중 한 곳인 97년의 리오데 자네이로의 어느 슬럼가를 통해 순수한 호의와 정의감으로
군경이 된 엘리트가 어떻게 시스템 속에서 희생되어 상대에 대한 이해없이 분노와 적의로만 가득찬 총구를
겨누게 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영화.
엘리트 스쿼드란 브라질 군경 중 우수한 인재들을 뽑아 조직한 기동대라고 보면 된다.
이 영화 속에선 군경도, 슬럼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이들도, 슬럼가의 갱들도 모두 이데올로기의 희생자
들이다. 그들이 부조리한 사회구조에 저항하는 그 순간까지, 세상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다. 분노는 역시
분노로 물려질 뿐이고, 반목이 계속 될 수록 그들이 타파해야할 대상에서 '시스템'은 거세되고 분노와 적의만 타오를 뿐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겨누는 총구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지금 2009년을 마감하며 한국을 살아가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싸워야할 대상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비아파트 지역은 고급 주택지역을 제외하면 점차 슬럼화되어 가고 있다.
우리의 도시들이 이태리의 남부 지역이나, 미국의 슬럼, 멕시코의 슬럼, 브라질의 슬럼가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절대로 없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체제의 오만과 과욕에서 오게 되는 망종의 결과일테지만 많은 사람들은 구조적 부조리의 문제라고 생각하다가도
슬럼가의 사람들을 자신들과 다른 존재로 구분짓고 구역을 구분하기 시작한다. 점점더 기득권의 정치는 쉬워지고
편리해질 뿐이고. 이 영화는 우리가 어떻게 상대에 대한 이해 자체를 불식시키고 분노를 키워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조금도 가감없는 건조한 편집과 멋부리지 않는 도도하고 솔직한 시선으로 잔인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불편하지만 그 광경을 끝까지 목도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마지막 총구를 바라보면서 한없는 먹먹함을 느끼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 같다.


 

 

 

 

18. [the Blind Side/블라인드 사이드] directed by John Lee Hancock
우린 흔히 '권선징악'과 '고진감래'의 결실이 맺어지는 영화를 진부한 '헐리웃 엔딩'이라고 말을 한다.
영화란 영화마다 반복되는 결말에 식상한 영화팬들이 '헐리웃 엔딩'을 비아냥거린 이유는, 현실 세계에서는
그런 '헐리웃 엔딩'의 법칙이 그닥 보편적이지 않다는 이유때문일 것이다.
그토록 진부하다는 '헐리웃 엔딩'이 실상 현실세계에선 무척 찾아보기 쉽지 않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삭막하기
짝이 없는 우리 시대를 자조하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나.
그 진부한 '헐리웃 엔딩'의 가장 대표적인 2009년의 영화 중 한 편이 바로 [the Blind Side]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나에게 보통 이상의 감동을 주고 흐뭇하게 한 이유는, 이 영화가 실화에 근거했다는 사실과,
그간의 여러 이야기들처럼 갈등 구조가 대단히 상큼하고 뒷끝없이 풀려 나간다는 점이다.
그동안 한국의 여러 억지스러운 드라마에서 볼 수 있었던, 캔디 인생을 방해하는 캐릭터들이 이 영화에선 그닥 존재하지도 않고,
탄탄한 유대 관계가 헝클어질 위기의 갈등도 우리의 예상을 가볍게 벗어나며 억지 드라마에 익숙해진 우리들의 입맛을 비웃는다.
그 지점에서 이 영화는 스토리의 힘을 보여주고 미덕을 찾는다.
근본적인 자본주의의 시스템에서의 빈부의 차이를 인정하되, 가진 자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가슴깊이 체득하고 실천하는 것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 지를 정말 멋하나 부리지않고 담담하게 서술하는
연출의 힘은 [Rookie/루키]때보다 더 발전한 것 같다.
이 영화 속 가족은 영화로 미화된 부분이 있을 지 모르지만, 엔딩 부분부터 엔딩 크레딧까지 이어지는 실제 사진들을 보노라면
작은 행동에도 큰 용기가 필요함을, 이것저것 재고 따지기보단 양심이 가는 대로 먼저 행동하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결실을 가져오는지 가슴떨리는 감동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올해 본 가장 기분좋은 드라마.

 

 

 

 

 

 

19. [Revolutionary Road/레볼루셔너리 로드] directed by Sam Mendes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현실보다 나은 이상을 갈망한다.
그것이 현실 불가능하든, 아니면 조금만 마음의 결심을 내리면 가능하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이 갈구하는
이상으로부터 평생 자유로울 수 없다.
또한 스스로의 비루한 현실을 부정하지만 정작 스스로 가진 모든 것(그게 비록 작은 것이라도)을 버려야한다면
누구라도 쉽게 자신이 처한 현실을 포기지도 못한다.
샘 멘데스의 이 잔혹한 드라마는 인간이 인간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비망록이다.
인간이 인간일수 있으려면 필요한 것은 정말 '좋은 직장'과 '좋은 집', '화목한 가정'일까?
어찌보면 이 영화는 10년 이상을 함께 산 부부의 징글징글한 애증의 관계를 풀어놓은 것 같지만, 그 이면에는
개인을 시스템에 동기시키고 개인의 이상과 꿈이 자연스럽게 사라져버린 존재가, 온전한 존재일 수 없음을,
그리고 그 시스템으로부터의 저항이 죽음에 이르는 길 뿐이라는 허무하고 암울한 현실을 냉정하게 응시한다.
그래서 이 영화는 후폭풍이 만만치않다.
영화 속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이 연기한 부부는 우리들 주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일
뿐이다. 가정에 구속되었다고 생각하면서, 때론 다른 이성과 섹스를 하고, 그래도 가정만큼은 지켜야한다고
생각하고, 서로에게 상처주고 상처받으면서 결코 이룰 수 없는 현실도피를 꿈꾼다.
그게 이뤄지지 않은 지점에서 선택하게 되는 결정. 인간이 인간으로 존재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저항이고,
자신을 외면한 이에 대한 가장 잔혹한 복수일 수 있다.
이 영화는 바로 이런 내용이다. 그래서 케이트 윈슬렛의 마지막 심경을 알면서도 가슴이 저리다.

 

 

 

 

20. [the Cove/더 코브:슬픈 돌고래의 진실] directed by Louie Psihoyos
일본의 타이지에서 비밀리에 학살되는 돌고래들에 관한 잔혹한 보고서인 이 다큐멘터리는 돌고래와 인간과의 교감을 주제로 한 60년대
미국의 인기 TV 씨리즈였던 'Flipper(플리퍼)'에서 주연을 맡아 큰 인기를 얻었던 리차드 오베리(Richard O'Barry)가 함께 출연하던
돌고래 캐시의 죽음을 동기로 돌고래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타이지의 돌고래 학살에 대한 진실을 대중에 폭로하고자 하는 내용이다.
이 다큐는 리챠드의 말처럼 단순히 일본의 비인간적 학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자본주의가 가진 이기심과
끝없는 욕망에 대한 인간다움의 저항에 관한 이야기다.
수많은 동물들이 도살되어 인간의 식탁에 오르는 즈음, 왜 돌고래를 학살하는 것이 비인간적인 것인가에 대한
충분한 이유가 설득력있게 그려지고, 어쩌면 인간 이상의 지성과 자아를 가졌을지도 모를 돌고래에 대한
무차별적 잔혹한 학살을 통해 절제를 모르는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눈물나도록 충격적으로 담았다.
영화 도중에도 나오듯, 문제가 되는 사안을 정부나 기구가 해결해주길 바래선 아무것도 해결이 나질 않는다는,
그것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은 개인의 열망과 인식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이 영화에선 잔혹한
그릇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모든 걸 걸고 뛰어든 이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보여진다.
그 모습들을 보면서 내 작은 치졸한 조그마한 양심이 떨리기도 하고, 인간의 본능적인 식욕을 위해 끊임없이 거대 사육을 통해
환경을 말살시키고 먹이사슬을 무너뜨리는 행위에 나 하나도 동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반성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무엇이든 과유불급이라고 절제를 모르는 모든 것으로부터 나 스스로라도 조금씩 해방되어야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모든 스틸샷은 직접 캡쳐한 이미지입니다만, 다음 영화는 대중 공개된 스틸샷 중 골라서 사용했습니다.
[Avatar/아바타], [미쓰 홍당무], [김씨표류기], [마더]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가 없다고 지나치게 뭐라 하시는 분은 없으셨음 합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기준이에요.


 

 

 

 

올해도 어김없이 2009년에 본 영화 중 50편을 뽑아 봤습니다.
2009년에 본 영화 편수는 정확히 172편입니다. 유난히 극장에서 본 영화들이 많았고, 2008년에 그만둔 DVD
구입도 어쩔 수 없었던 면이 있지만 이어진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매해 강조하는 말이지만 이 순위는 지극히 개인적인 순위이며, 아울러 이 순위에 오른
영화들은 2009년에 개봉한 영화만이 아니라 제가 2009년에 본 영화 기준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개봉연도가 2009년이 아닌 경우도 있으니 이점 꼭 참조해주시길

 

 

 

 

 

 

 

21. [the International/인터내셔널] directed by Tom Tykwer
감독이 바로 Tom Tykwer 이고 주연도 클라이브 오웬과 나오미 왓츠(!!).
Tom Tykwer 감독의 영화 중 케이트 블랜쳇과 지오바니 리비시가 나온 [Heaven]을 aipharos님은 너무 좋아한다.
국제 금융의 위선과 비도덕을 정면으로 파고 들어간 이 영화는 사실 1990년의 파키스탄의 BCCI 스캔들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지만,
사실 그런 모티브를 따지는게 오히려 국제 금융의 더러운 모습에 대한 사실적 혐의를 비켜가는 꼴이 된다.
이러한 사실이 지금까지 비일비재하게 암암리에 진행되는 것은 이제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사실일테니 말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IBBC라는 은행은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알다시피 룩셈부르크는 비관세 지역이 많고
조세 천국으로 돈세탁이 이뤄지는 곳이며, 게다가 클리어스트림이라는 정치, 사기 스캔들로 유명한 청산소가 있는 곳이다.
수많은 역외펀드들이 이런 조세 천국에 적을 두고 금융 수사를 미로에 빠뜨리는 곳. 그 중 한 곳이 바로 룩셈부르크다.
현대의 자본 이동은 사실 데이터의 이동, 전자결재가 거의 대부분이며 유가증권과 실물이 거래되는 경우는 그야말로 근거리 소매행위에서만이다.
그리고 이런 IT의 비약적 발전은 세계화의 장치와 함께 자본의 이동을 더욱더 교묘하게 은폐한다.
하지만 어차피 자본이란 제도적 장치에 의해 한 번은 걸러지게 되어 있는데, 그게 바로 벨기에나 룩셈부르크등에 있는 유명 청산소다.
이런 영화를 통해 금융계에 대한 재인식이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영화 속의 허구로서의 음모론쯤으로 치부되는경우도 있을 듯 한데,
최근엔 인식의 환기가 어느 정도 이루어져서 이런 일이 터무니없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 정도는 많은 분들이 인지하시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국제금융집단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살인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는 걸 보여주는,
구겐하임 미술관에서의 총격전도 인상적이다.(물론 세트이고, 이 총격적인 프리뷰 이후 액센트가 없다는 평에
의해 추가되었다고 한다) 현실적이고 처절한 총격전은 자칫 밋밋할 수 있었던 영화에 상당히 생기를 불어넣고,
이후의 주인공의 행동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비록 영화의 끝에서 영화로서의 한계를 넘어서진 못하지만, 이런 주제를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는 사실에서, 또한 충분한 재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
구겐하임씬에서 초반에 등장하는 그 인상적인 비디오 아트는 매우 유명한 독일 작가인 Julian Rosenfeldt의
작품이다. 제목까진 잘 모르겠는데 아마도 'Stunned Man'이 아닐까한다.
이런 세트를 이 장면을 위해 만든 걸 보면, Tom Tykwer의 예술에 대한 애정과 Terry Gilliam감독스러운 장인 정신도 엿보인다.
그리고 우연인지 클라이브 오웬은 이렇듯 미술작품들이 강렬한 오브제로 활용되는 영화에 벌써 두번째 출연이다.
첫번째는 바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걸작 [Children of Men].
이 영화에서도 다비드상, 피카소의 'Guernica', 심지어 Pink Floyd의 [Animal]음반 커버, 거기에다가
FPS 걸작인 게임 'Half-Life'의 세계관이 녹아있지 않았나.

 

 

 

 

 

 

22. [Kirschblüten - Hanami/Cherry Blossoms/사랑 후에 남는 것들] directed by Doris Dörrie
원제의 의미는 '벚꽃 꽃구경'의 의미.
어느 날 평생을 함께 한 반려자와 이별해야할 시간을 알게 된다면 그 반려자와 무엇을 하고 싶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의 얼굴도 못보는 자식을 만나고, 반려자와 함께 여행을 가고 싶어할 것 같다.
그런 시간이 되도록 빨리 오지 않기를 바라겠지만, 만약 온다면 누구라도 그렇게 하지 않을까?
이생에서의 시간을 정리한다는 것이 아쉽다기보다는 남게되는 이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클 것이고.
트루디는 부토 무용수가 되고 싶어했지만 남편 루디의 반대로 그 꿈을 접고 내조일에만 전념했다.
루디는 늘 그렇듯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반겨주는 트루디를 사랑했고. 하지만 트루디가 떠나고 난 후 그녀가 진정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알게 되고, 자신이 집 안에 트루디를 가둬왔다고 생각하게 된다. 결국 그녀의 생전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트루디가
그토록 가고 싶어했던 일본에 모든 현금을 다 뽑아서 건너간다. 물론 그곳엔 트루디가 그토록 사랑하던 아들 '칼'도 있었고.
하지만 다 커버린 아들 딸들은 요즘의 우리나라처럼 부모들을 거의 보지도 않을 뿐더러 귀찮아하는 존재이고,
편치않은 아들집에서의 생활에도 루디는 부인이 그토록 보고 싶어했던 일본의 모습을 하나하나 가슴과 눈에 담는다.
그러다가 루디는 공원에서 부토 무용을 추는 노숙자인 18세의 여성 '유'를 만나게 된다.
이 영화를 보다가 aipharos 님은 여러차례 눈물을 흘렸다.
트루디가 죽기 전 루디와 밤에 호텔방에서 추는 부토무용은 가슴을 묵직하게 한다.
자식들에게서 철저히 고립된 루디의 처연한 시선, 와이프의 옷을 속에 입은채 벚꽃과 정경을 보여주는 루디의 모습도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이 영화가 정말 둔중한 울림을 주는 건 단지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고, 그녀를 잊지 못하는 이유가 아니다.
죽음 이후에 떠나간 이의 진정한 바램을 읽고 그것을 이루게 해주려는 진심이 묻어 있기 때문에 이 영화가 더욱 가슴을 울리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부토(舞蹈) 무용은 영화의 주제와 아주 잘 어울린다.
부토라는 것이 삶의 그림자, 죽음의 세계를 다루는 춤이며, 죽음에서 몸부림치는 이의 움직임을 묘사한 것이니까.
그 어렵고 괴로운 부토를 '무섭고 기괴하고 파괴적'이라고 느끼던 루디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이해를 통해
진심으로 이해하는 입장으로 다가가게 되고 루디의 소원을 풀어주는 마지막 부토 무용을 준비한다.
사람과 사람의 사랑에 대한 깊은 애정과 연민이 드러난 도리스 되리의 근작으로 보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다를 수 있으나
평생을 함께 한 이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성찰하는 영화로 추천하는 영화다.

 

 

 

 

 

23.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directed by 김지운
몇 번이나 하는 말이지만, [달콤한 인생]이 개봉되었을 때 이 영화를 보고 난 '우리나라에도 이런 영화가 다 나오는구나'하고 엄청나게
반색했던 기억이 있다. 이전 김지운 감독의 영화, 특히 데뷔작에서의 그 아쉬움이 조금씩 작품이 거듭될 수록 덜어지더니
[달콤한 인생]의 그 놀라운 느와르의 미장센에서 진정한 한국 영화의 진보를 맛볼 수 있었다. 당연히 그 이후로 내게 김지운 감독은
가장 기대하는 감독 중 한 명이 되었고. 숱한 화제 속에 개봉했던 [놈놈놈]에 대한 관객들의 설왕설래는 여러가지였지만, 이 영화를 본 나는
평단과 관객의 평가보다 훨씬 높게 이 영화를 즐겁게 봤고 앞으로도 쭈욱 김지운의 영화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서부극의 구조를 만주로 끌고온 일종의 만주웨스턴. 활극이 활극답기 위해서 보여줘야 하는 모든 요소를 밸런스가 무너지기 십상인
3인의 건맨들을 기가막히게 조화롭게 가지고 놀면서 액션 활극이 보여줘야하는 운동성과 적절한 과장을 이토록 잘 살려낼 수 있는 감독이
도대체 얼마나 될까?하는 믿음을 심어준다.
그의 차기작이 그답게도 끌로드 소떼(Claude Sautet) 감독의 71년 걸작 [Max et les Ferailleurs/막스와 고철장수]라는 것도 박수를 치게 한다.
얼마나 김지운 감독의 장르적 어법과 잘 맞아 떨어지는 영화인가.
현재 캐스팅은 어떻게 되어가는지 알 길이 없으나, 그의 바램대로 클라이브 오웬과 시에나 밀러가 캐스팅 된다면 그보다 멋진 일도 없을 듯.

 

 

 

 

 

 

24. [Le Scaphandre et Le Papillon/잠수종과 나비] directed by Julian Schnabel
영화의 이미지가 버려진 육체에 의미있는 체류가 된 장 도미니크 보비(이하 '장 도')의 심리적 자유의 일탈을
아주 잘 드러낸다. 그 유명한 패션계의 막강 파워 '엘르'의 편집장이었던 장 도.
어느 날 갑자기 뇌일혈 발작이 온 후 전신마비가 되고, 그는 왼쪽 눈으로만 세상과 소통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왼쪽 눈만으로 의사 소통을 하여 자신의 책을 내고 책이 발간된 지 10일 만에 폐렴으로 세상을
떠난다. 이는 이젠 다들 아시다시피 실화다.
자신의 육체를 조금도 어찌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장 도는 [Mar Adentro/Sea Inside]의 주인공 마농 샘프레도
(하비에르 바르뎀)보다도 더 심각한 상황이다. 마농 샘프레도는 적어도 말은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의 일탈은
보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이었다. 하지만 장 도는 오로지 오른쪽 눈을 한 번, 두 번 깜빡이는 것만으로 모든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 마농 샘프레도가 죽을 권리를 위해 저항했다면, 장 도는 책을 통해 세상과 마지막까지 소통하고
흔적을 남기려 했다.
그가 치료사와 이전 연인과 사랑을 나누는 상상은 자신이 인간이기 위해 남아있는 모습을 부여잡고 그려낸 그의
노력의 반영이다. 그에겐 그러한 상상이 자유를 위한 갈망이라기보다는 본능적 능력을 모두 거세당한 인간이지만
인간이기 힘든 자신에 대한 아름다운 존중의 표현이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그의 삶에 대한 경외감과 무너져버린 살아 온 궤적들에 대한 반성은 줄리앙 슈나벨이라는
작가에 의해 너무나 구체적으로 스크린으로 투영된다.
보고 난 후 감동만큼의 이미지가 남아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장 도미니크 보비의 인생을 안타까와만 하지 않게
되는 걸 보면, 이 영화의 진정성에 공감할 수 있다.



 

 

 

 

25. [Zombieland/좀비랜드] directed by Ruben Fleischer
좀비 영화는 진화 중이다.
조지 로메로 감독이 다분히 사회적/정치적 메타포로 들고 나왔던 좀비 영화는 최근들어 자기복제를 멈추고
점점 더 진화하기 시작했다. 느릿느릿 조여오는 압박의 공포는 덜해졌지만, 보다 빠르고 강력한 좀비들은
더욱더 강력하게 붕괴된 가정과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를 풍자하며, 루빈 플레처 감독의 이 영민한 좀비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주인공의 말처럼, 좀비가 세상을 지배하던 때나 이전이나 주인공은 외톨이였고, 주인공은 언제나 주변인들이
좀비와 같았다는. 그래서 주인공은 이 좀비들이 지배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말.
나와 타인의 관계를 발견하고 어긋난 개개인의 가치관 속에서 불신과 탐욕으로 찌든 관계에서 조금씩 서로를
인정하고 감정을 교류하는 진정한 '친밀감'을 이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사실 보고나면 이건 미국판 [가족의 탄생]이란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전혀 관계없던 이들끼리 만나 서로의
결속을 맺어가는 과정이 어찌보면 딱... [가족의 탄생]이지 않나.
이 영화는 분명히 속편이 나올 것 같은데 정말 기대가 된다.
너무나 즐겁고도 의미심장하게 본 좀비 영화 중 한 편.

 

 

 

 

 

 

26. [Estômago/에스토마고] directed by Marcos Jorge
이 영화는 요리에 대한 영화라기보단 인간의 본능에 대한 씁쓸한 비망록과 같다.
종종 식욕과 성욕, 살인욕구를 드러낸 영화들이 있었듯이 이 세가지는 겨우 한끝 차이인 인간의 본능일 뿐이다.
이 잘빠진 브라질산 이야기는 피터 그리너웨이처럼 지나치게 그로테스크하거나 전위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브리엘 악셀 감독의 [바베트의 만찬]이나 스탠리 투치와 캠벨 스콧의 [빅 나잇]처럼 음식을 통한 흥미로운
인간과 인간의 교감을 그리지도 않는다. 보다 더 직접적이고 단순한 방식으로 이 영화는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식욕과 성욕, 그리고 그 한끝 차이인 살인의 드라이브가 능글맞게 넘나들고 시간을 넘나드는 구조로 진행되며
감옥에서의 모습과 병치되면서 인간의 본능과 정치적인 권력욕과도 대위되곤 한다.
미식과 성욕을 만족시킨 주인공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그만둘까? 그럴리가 없지 않나.
영화 그 이후의 시나리오를 관객에게 넘겨주면서 그제서야 이 영화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다하게 된다.

 

 

 

 

 

 

27. [the Reader/리더] directed by Stephen Daldry
시대 속에 희생된 이들의 이름들이야 어디 헤아릴 수 있을까마는,
인간이 저지른 가장 큰 과오 중 하나라는 2차대전에서의 유태인 학살은 수많은 이들에게 환경에 철저히 지배
당하는 양심의 허무함을 고발했다.
[리더]는 그 수많은 전범 중에서 무지함으로 그 과오를 깨닫지 못하고, 자신의 일련의 행위가 얼마나 많은
이들의 생명의 존속을 결정했는지조차 모른채 살아온 한 여성을 이야기한다.
같은 영화에서 똑같은 인물들로 두개의 이야기를 펼쳐 보이는 이 영화는, 첫번째 이야기로 글을 읽어주는
주인공 미하엘과 한나와의 섹스와 책읽어주기에 대해 탐닉한다. 처음 만나면 섹스에 열중하던 이들은 어느
틈엔가 섹스보다는 옷을 벗은 채 미하엘이 책을 읽어주는 경우가 더 많았고, 책을 읽어주면 읽어줄 수록 어딘가
한나의 정서적 불안감은 책에 몰입하는 것과 비례하여 가중되는 듯 하다. 그리곤 그녀는 사라진다. 수많은
성장통을 미하엘에게 잔뜩 남겨둔 채.
시간이 흐른 이후의 이야기는 이미 법대생이 된 미하엘과 전범 재판장에 끌려온 한나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한나가 전범이 된 데에는 절대적으로 사적인, 글을 읽지 못한다는 수치심에서 그 사실을 감추려는 과정에서
발발한 경우가 많다. 이는 물론 절대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과오지만, 그녀가 문맹이라는 사실을 아는 미하엘,
그녀와 사적인 관계를 지속해왔던(그것도 육체적인) 미하엘의 입장에선 또다른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도록
한다. 법정의 모든 이들이 한나를 바라보는 시선 아래로 미하엘과 한나는 자신들만의 '비밀'을 갖고 고독한 마주 보기를 하는 샘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책 읽어주는' 전반부를 비중있게 처리했다. 스티븐 달드리의 전통적이면서도 서사적인
연출, 정공법적인 앵글은 영화의 완성도를 더욱 가꿔주며, 원작소설을 충실히 각색한 힘도 상당히 안정적이다.

 

 

 

 

 

28. [Watchmen/왓치멘] directed by Zack Snyder
원작 그래픽 노블을 읽고 영화를 접한 느낌은 놀라우리만치 원작에 충실했다는 점이다.
어쩌면 그점이 이 영화의 장점이 되기도, 동시에 이 영화는 내 생각만큼 회자되지 않는 '평가절하'의 이유가
되기도 하는 것 같은데, Zack Snyder 감독으로선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다 보여줬다고 생각해본다.
그의 장편 데뷔작 [Dawn of the Dead] 리메이크에선 속도감을 맘대로 휘두르는 재능에 놀랐었고, [300]에선 비록 누가봐도 부시 체제의
침략 본성을 옹호하는 저열한 의도를 드러냈다고는 해도, 폭력과 성애가 맞닥은 지점에서 육체와 육체가 맞부딪히는 강렬한 영상을
감각적으로 선보인 그의 재능만큼은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그가 과연 [왓치멘]의 주요 인물 중 하나인 '로어쉐크'를
어떻게 표현할 지 심히 걱정이 되긴 했는데, 걱정이고 나발이고 할 것 없이 잭 스나이더는 그냥 원작을 스크린으로 copy to paste 했을 뿐이다.
이 지점에서, 손가락으로 넘기는 그래픽 노블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거대한 화면의 그림책으로 바뀐 사실에 의아해할 수도 있고,
연출가의 해석이 거의 담기지 않은 이 영화를 과연 온전한 '작품'으로 바라볼 수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개인적인 의구심과는 또 별개로 고작 2권이지만 엄청나게 복잡하고 말이 많은, 도대체 한 편짜리 영화로 영화화가 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 의구심을 싹 날려버릴 정도로 완벽하게 다이제스트본을 만들어낸 잭 스나이더의 역량은 분명 재능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의 능력 덕분에 종이 안에서 묻혀버린 캐릭터가 살아 숨쉬는 스크린 위에 펼쳐지지 않았나.
[아바타]를 본 지금 생각하기로는, 이 영화를 DMR 3D로 봤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해외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IMAX-정확히 말하면 DMR 3D-로 상영된 바 있다) 나와 aipharos님은 관교동 CGV 유로

클래스에서 디지털로 보는 것에 그쳤는데 무척 아쉬움이 남는다. DMR-3D로 봤다면 엄청나게 놀라운 비주얼을

더욱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을텐데.
그리고... 실크 스펙터로 열연한 Malin Ackerman의 그 놀라운 몸매도 다시 접할 수 있었을...-_-;;;


 

 

 

 

 

29. [Synecdoche New York/시넥더키 뉴욕] directed by Charlie Kaufman
찰리 카우프먼의 이 괴이한 데뷔작을 끝까지 보고나면 형언하기 힘든 불확실성의 감정에 사로잡혀 버린다.
아주 뿌연 안개 속을 걸어가다가 저 멀리 어딘가로부터 새어나온 빛을 따라 천천히 걷는, 하지만 결코 손에
잡히지 않는 그 빛을 따라 마냥 걷는 느낌.
바로 그런 느낌의, 한마디로 '괴작'이다.
전체적으로 영화의 탈을 쓰고 있지만, 중반부터는 사실상 완전히 연극의 포멧을 빌어 현실과 주인공의 심리,
그의 가공의 경계들을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그 많은 인물들. 그리고 헷갈리기만 하는 관계의 나무들을 헤치고 나아가면 그 모든
인물들이 각자의 인생과 이야기를 걸고 초현실적인 관계 속에 역설적으로 현실을 인정하게 하는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전달받게 된다.
마지막에 병원에서 일어나 해체된 현실이 재현된 도시를 걸어가다가 벤치에 앉아 맞이하는 엔딩은 정말이지
강렬하고도 놀라운 여운을 남겨준다.
어줍잖은 글 따위로 리뷰를 쓸 수 있을 정도로 만만한 영화가 아닌 정도가 아니라, 상당히 난해한 영화라서
순위를 낮췄지만 그 의미심장함만을 따진다면 올해 본 영화 중 TOP 10 안에도 들 영화.


 

 

 

 

30. [La Sconosciuta/Unknown Woman/언노운 우먼] directed by Giuseppe Tornatore
2006년작.
드라마를 스릴러로 녹여내는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내공을 절절히 느낄 수 있는 영화.
자극적이고도 불온한 오프닝에 이어 관객들은 이유도 모른 채 주인공 이레나의 의심스러운 행적을 좇아가며,
난데없이 긴장을 조성하는 급박한 장면들과 범죄의 장면에 몰입되게 된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저 따라가게 되는 이레나의 과거에서 맞닥뜨린 안타까운 사실들을 알게 되면서 관객들은
이레나의 편에 서서 범죄를 묘하게 이해하고 옹호하는 동질감을 갖게 되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레나의 페이드 백을 통해 조금씩 밝혀지는 그녀의 모진 삶보다, 이 영화가 하고 싶은 말은 이레나라는
외지인에 대한 배타적인 시선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에 대한 폭압적인 남성 중심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있다는 생각이 더 강하다.
실제로 이 영화에서 상처를 안고 키우고 보듬아 안고 치유까지 하는 것은 절대로 남자들의 몫이 아니니까.


 

 

 

 

31. [Die Welle/디 벨레] directed by Dennis Gansel
빈부격차의 심화와 경제위축으로 인한 고용감소는 역사적으로 파시즘을 불러왔다.
파시즘이란 생각보다 그리 복잡하지 않은 메커니즘으로 쉽게 군중의 심리에 독버섯처럼 퍼진다는 사실을
실화에 근거한 이 영화가 보여준다.
파시즘에 관한 강의를 맡은 독일의 한 고등학교 선생이 아이들에게 파시즘과 독재주의를 체험하도록 그들의
심리를 파고들어 비판의식없는 일체화를 유도한다. 문제는 아이들이 이러한 파시즘에 지나치게 몰두하게 되어
선생의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게 된다는 것.
어찌보면 훌륭한 교육방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파국을 맞이하게 된 이유는 라이너 벵어 교사가
파시즘을 통제 가능한 것으로 잘못 인식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파시즘이 가진 근본적인 한계 때문이다.
파시즘은 근본적으로 인간의 이기심과 집단의 폭력을 자양분으로 독버섯처럼 자라는 법이니까.
비록 영화 자체는 설정의 축약과 비약이 있어 상황을 온전히 따라가기엔 문제가 있지만, 영화 자체는 파시즘이
기초하는 폭력과 욕망에 대해서는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
파시즘의 중심부에서 역사를 불구덩이로 집어던진 그 중심인 독일에서 있었던 사실이고, 그곳에서 만들어진
영화라서 더욱 설득력있었던 영화.

 

 

 

 

 

32. [김씨표류기] directed by 이해준
2006년 [천하장사 마돈나]로 신선한 충격을 준 이해준 감독의 작품.
안타깝게도 흥행 성적은 재난 수준이었다지만, 이 영화 자체의 정서와 훅은 제법 만만치 않다.
이해준 감독의 영화는 진일보된 일본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있다. 캐릭터 한 명 한 명에 대한 고찰은 매우
디테일한 편이고, 캐릭터의 감성적 이미지도 확실히 구축한다. 덕분에 이 영화는 분명히 현실적으로 그닥
설득력없는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보는 내내 캐릭터들을 응원하게 되고, 그들의 마지막 조우를 가슴으로부터 박수를 보내게 된다.
집 밖으로 절대로 나오지 않는 히키코모리와 외부인의 만남은 [Tokyo/도쿄]에서의 봉준호 감독의 에피소드
에서도 등장한 바 있지만, [도쿄]에서 히키코모리가 집밖으로 나오는 과정은 비슷한 듯, 묘하게 다르다.
공감가는 절박한 심정에서 자신이 지켜온 모든 것을 다 버리지 못하고 가장 소박한 외출을 감행하는 정려원의
질주 역시 무척 가슴에 와닿는데, 과연 아무것도 달라진 것 없이 세상에 겨우 한발자욱을 뗀 그들은 과연 행복 할 수 있을까?
오히려 그 부분에서 정처없이 달리는 버스의 모습이 더욱 안스러운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33. [おくりびと/Departures/굿' 바이] directed by 瀧田洋二郞(타키타요지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독특한 인디적 감성을 보여주는 일본의 작은 영화들은 알게모르게 상당히 많은 이들에게
어필해왔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일본 영화에 상당한 지지를 보내는 편이지만, 사실 영화 전체적으로 볼 때
비슷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고, 키치가 지나친 영화가 범람하는 일본 영화씬을 보면 질릴 때도 한두번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뛰어난 영화들 몇 편이 설득력을 갖고 대중을 찾기 때문에 그 매력을 외면할 수가 없다.
이 영화 [굿'바이]는 잔잔함 속에 소소한 감동을 주지하는 여느 일본 영화와 다를 바는 없다. 하지만 군데군데
인생의 해학을 풀어낸 유머가 영리하고, 지나친 감정 과잉이 되지도 않고, 캐릭터들이 답답하기 짝이 없는 구태
역시 최소화해서 누가 보더라도 즐겁게 감동받을 수 있는 영화가 되었다.
인간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장의사라는 직업을 통해 자신과 타인의 교감을 이루고, 스스로를 찾는 지극히 보편적
교훈이 담긴 영화지만 영화적 재미도 만만치 않다.


 

 

 

 

34. [Drag Me to Hell/드래그 미 투 헬] directed by Sam Raimi
이미 스펙터클의 중심부에 안착한 거장이 과연 초심으로 돌아가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 난
무척 궁금했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얘기할 것은 당연히 코엔 형제와 함께 작업했던 [the Evil Dead/이블 데드]
일 수 밖에 없다. 초심이라고 하면, 그 사지절단의 난리발광 속에서도 빛나는 유머를 잃지 않고 초저예산으로도
엄청난 속도감을 통해 광속으로 폭주하는 그 영화를 빼놓을 순 없지 않나.
바로 이 영화는 그 초심의 기억에 가장 가까운 그의 진짜 영화다.
의도적으로 존재감없는 저스틴 롱을 주인공의 남친으로 배치한 것부터 이 영화는 전적으로 주인공 크리스틴
브라운(엘리슨 로만)의 영화라는 걸 알 수 있다. 사실 그닥 저주받을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엉뚱하게도 집시
노인의 저주를 받아 죽을 고생을 하는 그녀의 짧은 시간을 밀착해서 보여주면서 놀라운 설득력, 거기에 상당한
서스펜스를 광속의 속도감으로 미친 듯이 밀고 나간다.
이러한 이야기가 관객에게 어필하려면 크리스틴 브라운과 그 주변부에 대한 현실적인 설정들이 필수적인데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영화의 주변부 설정은 대단히 정밀하고 사실적이다.
이 영화에 사지절단따위는 나오지도 않으면서도 그의 초기작과도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은 샘 레이미 감독이
추구했던 속도감과 면밀한 캐릭터의 입체적인 구현에 성공했기 때문이 아닐까.


 

 

 

35. [Le Silence de Lorna/로나의 침묵] directed by Jean-Pierre Dardenne, Luc Dardenne
우린 유럽의 역사를 얄팍하게나마 배우면서 그들이 중시하는 인본주의를 어떻게 획득하고 차지했는지 조금은
알고 있다. 하늘에서 뚝 떨어져 이룩한 것이 아니라 피를 흘려가며 쟁취한 민주주의의고 민주주의 근본은 바로
인본주의라는 사실 정도는 우리가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하다보니(이렇게 무책임하게 말하기 곤란하지만) 자본주의가 마치 민주주의인양 오도된 현실에서,
수없이 반복된 프로파갠다로 이젠 그 유럽대륙에서조차 자본주의의 더러움에 인본주의가 발을 붙이지 못한다.
이젠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이름의 '다르덴 형제'의 [로나의 침묵] 역시 천박한 자본주의에 더럽혀진 인본주의의
실상을 그대로 드러낸다. 알바니아에서 벨기에의 국적을 획득하려고 위장결혼을 하고, 손쉽게 이혼하기 위해
약쟁이를 고른 로나가 오히려 연민에 빠지고,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지키지 못했을 때 손에 쥔 경제적 안정은
아무런 희망도 주지 못한다는 지극히 교훈적이지만 뼈에 사무칠 정도로 강렬한 이 메시지가 이 영화 속에
진심을 갖고 생명력을 움켜쥐고 있다.
자본에 대한 양심의 침묵, 그 터널을 빠져나와 로나가 침묵을 깨려는 그 순간, 이 영화는 일말의 동정도 없이
로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그렇게 침묵하거나, 침묵을 깨려는 이들에게 다가온 암울한 결말이 바로 현실이라고
다르덴 형제는 얘기한다.
다르덴 형제 특유의 롱테이크가 전혀 지루하지 않고 끝까지 몰입하게 되었던 영화.

 



 

 

 


모든 스틸샷은 직접 캡쳐한 이미지입니다만, 다음 영화는 공개된 스틸샷 중 골라서 사용했습니다.
[Avatar/아바타], [미쓰 홍당무], [김씨표류기], [마더]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가 없다고 지나치게 뭐라 하시는 분은 없으셨음 합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기준이에요.

 

 

 

올해도 어김없이 2009년에 본 영화 중 50편을 뽑아 봤습니다.
2009년에 본 영화 편수는 정확히 172편입니다. 유난히 극장에서 본 영화들이 많았고, 2008년에 그만둔 DVD
구입도 어쩔 수 없었던 면이 있지만 이어진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매해 강조하는 말이지만 이 순위는 지극히 개인적인 순위이며, 아울러 이 순위에 오른
영화들은 2009년에 개봉한 영화만이 아니라 제가 2009년에 본 영화 기준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개봉연도가 2009년이 아닌 경우도 있으니 이점 꼭 참조해주시길.

 

 

 

 

36. [Revanche/보복] directed by Götz Spielmann
유럽의 영화들은 헐리웃 영화들보다 호흡이 길다.
배역의 심리적 교감을 요란하지 않게 바라보고 밀착하여 따라다닌다.
그덕에 영화는 늘 사유의 여지를 관객에게 제공하며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인간의 관계란 건 잔인하리만치 얄궃기도 하다는 걸 영화 속의 네 명의 캐릭터를 통해 보게 된다.
사건의 모든 것을 지켜보는 감상자의 전지적 입장이라는 것이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이토록 괴로운 것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되는 영화이기도 하다.
허무한 죽음, 예정된 죽음, 그리고 엇갈린 관계, 인간의 죄의식, 그리고 보복과 용서의 기로에 선 주인공의
모습들을 절제된 구조 안에 이토록 잘 쌓아올린 축조물을 보는 일이란 그리 흔한 일은 아닌 것 같다.
올해 본 가장 뛰어난 인간의 심리와 죄의식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스릴러의 구조를 통해 영화적 재미까지 획득한 보기 드문 영화 중 하나.

 

 

 

 

 

37. [Inglourious Basterds/바스타즈 거친 녀석들] directed by Quentin Tarantino
늘 할 말이 많아지는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따지고보면 처음부터 그의 영화는 말이 많았고, 캐릭터들이 대사를 할 때도 대단히 정적인 가운데 긴장감을 풀어 버리거나,
또는 반대로 극도로 긴장감을 높이는 방법을 얄미울 정도로 잘 알고 있는 감독이긴 하지만
이 영화에선 이전작 [Death Proof/데스 프루프]에서 보여줬던 형식미의 확장이란 생각이 들었다.
러닝타임은 150여분에 이르고 등장하는 인물들도 어디 한 둘이 아니다만 영화는 산만하지 않고 이리저리 난 길을 잘도 찾아가는 느낌이다.
타란티노가 2차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으응?'하는 느낌이었으나 생각해보면
잔혹한 살육이 합법적으로 이뤄진 이 괴기스럽고 공포스러운 '전쟁'이라는 소재가 타란티노와 딱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다보니 '왜 이제서야 전쟁 영화를 소재로 만들었지?'하는 의구심까지 들게 되긴 했다.
아무튼, 다양한 사적인 사연을 가진 캐릭터들을 배치하는 초반부는 대사의 한끝을 보여주며 상당히 치밀하게 진행되는데
실존한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관객들의 막연한 전지자의 입장을 통쾌하게 배신하는 후반부 절정은 탁월한 후련함을 보여준다.
아마도 그런 전범들이 그따위로 자신들 발로 종말을 찾아 갔던 사실에 대한 역사적 응징의 느낌도 드니까.
타란티노의 영화를 보다보면 항상 느끼지만, 이 이야기꾼은 이제 짜여진 틀없이 부유하던 자신의 스타일을
단단히 자신만의 형식미로 구축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과거의 재기는 여전하되 조금씩 이야기를 '잘 꾸려나가는' 재담꾼으로의 면모를 점점 더 드러내고 있다고 할까.
덕분에 그의 영화에 대한 호불호는 여전히 반복되지만, 최소한 한 번 보고 라이브러리에 쳐박아놓아버리는 영화에서는 많이 벗어나지 않았을까?

 

 

 

 

 

38. [the Boat that Rocked/락앤롤 보트] directed by Richard Curtis
난 [러브 액추얼리]가 그냥 그랬다. 그나마 좋아하는 장면은 공항에서 만나 포옹하는 사람들을 보여주면서
페이드 인-아웃으로 감성적으로 편집하고 그위로 너레이션이 흐르는 장면 뿐이었던 것 같다.
그런 리차드 커티스가 60년대 영국의 전설적인 해적 방송에 대한 영화를 만들었다니 조금은 반신반의했다.
역시나 이번에도 많은 인물들이 떼로 등장하고 말이지.
하지만 보고나니 이 영화는 지금의 한국에 완벽하게 딱 맞아 떨어지는 그야말로 완전 맞춤 영화란 생각이 들었다.
자기들끼리 뭘하든 잘했다고 지랄하고 자기들끼리 박수치고 나팔부는 같잖은 정부의 언론 탄압과 사상 통제에 대한 통렬한 풍자와 저항이
이 영화엔 그대로 들어가 있다. 그게 비록 60년대의 영국의 사회상을 반영했다고 하더라도 말이지.
그러니까, 우린 60년대의 영국과 다를 바도 없다는거다. 물론 이게 지금 전세계적인 문제라는 사실은 알고 있다.
미디어의 80%를 장악하고 뻘짓하는 베를루스코니나, FOX TV를 필두로 뻘짓 다하고 조작 뉴스를 떵떵 내보내는 미국도 그렇지 않나.
저항조차 시들해진 이 시대에 60년대의 기득권에 대한 저항 정신은 시사하는 바가 분명하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지나치게 작위적인 영화적 설정이지만 난 오히려 그 장면이 너무나 좋았다.
그 이유는 그 모습이 폭압과 통제에 저항하던 이들이 수렁에 몰렸을 때 그들을 지켜준 다수의 국민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드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현재의 우리 모습이 들어 부끄럽기도 했다.
우리가 지켜주지 못했던 여러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지.

 

 

 

 

 

39. [마더] directed by 봉준호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나 역시 보통 이상이었지만,
막상 뚜껑열린 그의 차기작은 아쉽게도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늘 탄탄한 드라마 위에 상업적인 히트 포인트를 적절히 배치하는 영민한 감독이었던 그의 [마더]는 지나치리만치
복선에 의존하고 탄탄하려고 애쓰는 시나리오 덕에 보는 내내 가슴 한구석에 물음표를 찍게 되더라.
영화의 언더텍스트를 자기 나름대로 분석하려는 수많은 시도들이 넷 상에 떠돌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영화가
'모성'에 대한 영화가 아니라 '성애'에 대한 영화라는 사실이다.
그 덕분에 영화는 모성의 질긴 정과 함께 동시에 성애적 긴장감을 모두 획득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워낙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탓에 영화적 긴장감은 덜하고 처음부터 전력질주한 마라톤 선수마냥
뒤로 갈수록 에너지가 방전되는 느낌도 지울 수가 없었다.
어쩌면...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이란 이유로 부당하게 폄하된 영화일 수도 있고...

 

 

 

 

 

40. [Star Trek Beginning/스타트렉 비기닝] directed by J.J. Abrams
스타트랙.
제목만 들어도 손사래를 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사실 TV 시리즈로 미국에선 거의 [스타워즈]에 비견될 만한
문화적 파급력을 지닌 이 장편의 시리즈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미국의 역사적 사회상과 결부된
팬덤이 부재한 한국에선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그렇다면 이 극장판 영화는 스타트랙을 단 한번도 보지도 못한 수많은 타국의 관객들에게 과연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올해 공개된 스타트랙의 출발점에 선 이 장편영화는 그 고민에 대한 가장 현명한 답을 JJ 애브러험이 내놨 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이 영화엔 혹시나 스타트랙 TV 시리즈에서 보아왔던 정적이면서도 사색적이고, 싸이키델릭에 가까운 수많은 이미지들이
완벽하게 거세되어 있다시피 하다. 애초부터 JJ 애브러험은 그런 '스타트랙스러운 세계관'을 구현하는 것은 관심이 없었을 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세계적인 히트를 친 이유는 바로 스타트랙을 이루는 캐릭터들에 대한 쌔끈한 재현에 있다.
커크와 스폭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에피소드는 잘 빠졌고 더불어 상당히 매력적으로 몰입감을 준다.
그 덕분에 엔터프라이즈호라는 상징성까지 희생해가며 포기했던 정체성을 이 영화는 다른 방향으로 확실하게 획득하고 있다.
그동안 TV 씨리즈를 연출하던 연출자의 장편 데뷔작이라곤 믿기지 않을 만한 완성도를 보이는 이 영화를 통해
전세계 관객들은 다시 한번 매니어의 세상 밖으로 튀어나온 보다 말끔해진 스타트랙을 회자시킬 것 같다.
그걸 부정적으로 봐야할지 아니면 새로운 참신함으로 바라볼 지는 역시 개인의 몫이다

 

 

 

 

 

41. [the Hangover/행오버] directed by Todd Phillips
결혼을 앞둔 남자들의 '총각파티'는 어찌보면 익살스러울 수도 있으나 그 내면엔 좀 씁쓸한 여운이 있다.
이제 '넌 결혼할테니 다른 여자와의 섹스는 꿈도 못꾸지. 그러니 마지막 날을 기념하며 즐기는거야'라는 어이없게도
가족 제도에 구속당할 예정이면서 그 서글픈 끝을 예단하고 마지막을 여성들의 살을 부비며 즐기자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이 묘하게도 즐겁지만은 않지 않나.
하지만, 그건 다 핑계지. 어차피 결혼한 부부의 70%가 이혼하고, 유부남, 유부녀의 혼외정사가 80%
(남자는 90%)가 넘는 지경인 미국에서의 '총각파티'란 그냥 그 핑계로 실컷 부비부비(그루빙)하자는 것 외엔 없는 것 같다.
자... 그렇다면 총각파티의 끝은 어디인가?라고 누군가 의아해한다면 그 사람에겐 이 영화를 권한다.ㅎㅎㅎ
사실 영화의 내용이야 결혼을 앞둔 덕이 친구들과 라스 베가스에 가서 총각파티를 진탕 벌이고 우여곡절 끝에
결혼식장으로 오면서 벌어지는 일들로 별 다를 것이 없지만, 이 영화는 주변에서 흔히 사람들이 '나 어제 완전 필름 끊겼어'라고 말하면서
'내가 어제 그랬어?'라고 난감해하며 묻는 이들에게서 힌트를 얻은 영화의 진행방식이 아주 인상적이고 관객으로 하여금 몰입도를 높여준다.
그러니까 이들은 총각 딱지를 떼고 가정이라는 암흑으로 빠져드는 '덕'을 위해 라스베가스 시저 호텔 옥상에서
술잔을 마주치지만 다음 장면이 바로 엉망진창이 된 호텔방에서 각양각색으로 쓰러져 있는 이들의 모습으로 넘어 가버린다.
관객들은 당연히 하룻밤 사이에 무슨 일이?라고 궁금해하지만 관객이 궁금한 만큼 이 영화속 덤앤 더머들도
완벽하게 필름이 끊겨 도대체 자신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조차 모른다. 게다가 결혼을 앞둔 친구 덕은 사라져 보이지도 않고 말이지.
자신들의 '끊겨버린 필름'을 복원하고자 이 덤앤 더머들은 단서를 찾아 나간다.
그 와중에 속박하는 애인에게 말없이 따르던 스튜나, 교사지만 애들 코묻은 돈이나 꼬불치던 선생같지 않던 선생필이
개그스러운 자각을 하는 경험이나, 덕의 처남이 될 처지지만 사실상 대책없는 앨런의 좌충우돌이 기가막히게 벌어진다.
그렇다고 교훈적인 뭔가를 기대하지 마시길.이들은 마지막까지 다 자란 애들일 뿐.
인생살아가면서 나이먹고 근엄해지고 보수적이 되는 어찌보면 많은 이들이 당연시하는 과정에 묘하게도 반기를 드는 영화.
정말로 재밌게 본 영화.

 

 

 

 

 

42. [Wendy and Lucy/웬디와 루시] directed by Kelly Reichardt
신자유주의... 말이야 그럴싸하다.
하이에크나 밀턴 프리드먼같은 자들이 떠들어댄 저 보수 이데올로기를 고착화시키기위한 신자유주의라는 경제 개념은 무한경쟁에서 낙오되는
대다수를 조금도 떠받쳐줄 생각을 하지 않고 모든걸 민영화하여 이윤을 극대화 한답시고 인력을 줄이고 장비의 노후화를 눈감고...
그러다가 결국 카트리나 태풍이 왔을 때 FEMA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잖나. 볼리비아의 엄청난 수도요금 급등도 다 그 민영화때문이었고,
미국의 정전사태도 역시 민영화로 인한 이윤추구의 마인드에서 나온 인재들이었다.
켈리 라이하르트의 이 영화 [wendy and lucy/웬디와 루시]는 영화 러닝타임 80분동안 단 한번도 신자유주의니
고리타분한 정치적, 경제적, 철학적 이야기를 조금도 담지 않으면서도 사회의 피라미드의 가장 밑을 차지하는 빈민 중 한 명인 웬디라는 여성의
며칠간의 일상을 통해 황폐화되고 삭막해진 미국의 현재의 모습을 그대로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는 무한경쟁이란 허울좋은 구실로 '평평하지 않은 싸움터'로 사람들을 무장해제시켜 내몰아댄다.
그리고 국가가 담당해야할 공적투자를 국민 개개인에게 하나둘 떠넘긴다. 미국의 예처럼 어디에서나 교육 재정을 먼저 줄이고,
서민 복지 예산을 대폭 축소하거나 없애버린다다. 이건 신자유주의를 맹신하는 어느 국가에서나 일어나는 일들이다.
(우리나라도 2010년 복지예산을 늘렸다고 헛소리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절대예산을 늘린 것이지,
 정작 빈곤층에 필요한 예산은 전액삭감되거나 대폭 축소되었음을 너무 쉽게 알 수 있다)
이 영화 [웬디와 루시]에서 웬디는 단 한마디의 정치적 발언도 하지 않지만, 그건 그녀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이데올로기에 처절하게 희생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영화는 끝까지 보는 이를 암담하게 만든다. 시스템을 통해 양산된 '패배자'들이, 자신들의 무능력함을 탓하며 체제에 저항할
엄두조차 못내고 무너지는 저들만의 세상. 자신이 가진 최소한의 것마저 뺏겨버리는 웬디의 과정을 따라가다보면 답답함의 끝을 보게 된다.

 

 

 

 

43.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directed by David Fincher
먼저 이 영화를 순위에 올려야할지 말아야할지 무척 고민했다는 사실부터 말한다.
아마도 데이빗 핀쳐의 거침없는 초기작을 그리워하는 분들이 많을 지 모른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 역시 그 중 한 명이다.
그렇다고해서 [Zodiac/조디악] 이후의 데이빗 핀쳐를 부정하느냐... 그건 또 절대로 아니다.
[Panic Room/패닉 룸]의 사실상 실패(난 적어도 이 영화를 실패했다고 본다) 이후 그는 거친 호흡과 감각을 조절하고 긴 호흡과 느린 템포를
리드미컬하게 이용할 줄 아는 거장의 영역에 발을 담근 듯한 [조디악]을 들고 나타났다.
그 영화를 보면서 그의 다른 면모가 적당히 놀랍고, 적당히 어색했지만 [조디악]이 준 영화적인 흥분에는 조금도 이의가 없었다.
그러더니 이젠 누가봐도 거장의 느낌이 풍기는 서사적인 이야기를 들고, 보다더 아카데미 영화제에 가까운
영화를 들고 인생의 아이러니를 얘기하기 위해 이 영화를 들고 나왔다.
어떻게보면 그닥 별 것 없는 이야기를 이토록 장황하게 펼쳐야하는지, 누가봐도 영화제를 겨냥한 영화라는 느낌의 이 영화를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할 지 다소 혼란스럽기까지 했지만, 그래도 우습게도 이토록 장황한 이야기를 서사적이고 시적으로 잘 풀어놓는
그의 연출력은 놀라울 정도라는 사실엔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_-;;;;
우린 '컬트'라는 장르 아닌 장르로 사랑받던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변화를 잘 기억한다.
초기에 육체와 심리의 유기적이고도 난해한 관계를 풀어해치며 극단적인 비주얼까지 서슴치 않았던 그가 장점은 오히려 더욱 드라이하게
발전시키고 거기에 시대와 인간의 폐부를 꿰뚫는 통찰력까지 더해가면서 진정한 거장으로 변모한 사실을 우린 기억하고 있다.
부디... 재능만큼은 누구 못지않은 데이빗 핀쳐 감독도 그러한 영화를 만들어내길 기대한다.

 

 

 

 

 

44. [Knowing/노잉] directed by Alex Proyas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한 편인 [Dark City]의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재난 영화.
롤랜드 에머리히의 [2012]가 압도적인 CG로 처음부터 끝까지 재난에 함몰되는 인간을 버려버리듯 그려내고 시대의 참극과 개인의 관계를
얄팍하기 짝이 없게 대충 던져버린 것과 달리, [Knowing/노잉]은 적어도 재난에 의해 종말에 이르는 인간의 심리와 관계를 충실하게 그려내고 있다.
[노잉]에서의 캐릭터들은 그리 쉽게 감독에 의해 소모품으로 내쳐지지 않고, 주인공은 자신이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을 인정하지만 그 와중에
자신이 가져왔던 관계를 가진 이들을 위한 마지막을 준비하고, 인간이 근원적으로 질문할 수 있는 종말의 의미를 캐내는 것에 더욱 주력한다.
개인이 자연의 참극을 막아내고, 그 와중에도 뻘스러운 농담을 내뱉고, 재난이 주인공들을 위해 대비된 소품처럼 전락되는 [2012]의 얄팍함과는
정반대 지점에 있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흥행성적은 아쉽기 짝이 없을 뿐이다.
(물론 [2012]의 CG는 놀라울 지경이고 무서울 지경으로 잘 만들어졌음은 부인할 맘없다)
그런 진중함이 빛나기 때문에 마지막 종말을 맞이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대단히 인상적일 수 있었던 것 같다.

 

 

 

 

 

45. [Adventureland/어드벤쳐랜드] directed by Greg Mottola
단순한 코미디로 보기엔 이 영화는 그 위트 속에 자본주의의 힘의 논리에 속절없이 무기력한 미국의 모습이 너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아이비 리그의 대학에 진학할 능력을 충분히 갖췄음에도 학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 동네의 촌스러운 놀이공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주인공.
그나마 학비를 마련하면 살 곳이라곤 부잣집 친구가 숙소를 제공하겠다는, 아무것도 명확하게 약속된 것이  없었던 근거 하나인데,
영화의 말미에 그 부잣집 친구는 진학할 학교를 바꿔야하므로 미안하게 되었다는 전화 한 통을 던진다.
그렇다고 주인공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무 것도 없다. 부모님의 바램처럼 자신의 거주지 부근의 원하지 않는 대학을 가던지,
아니면 입학을 미루고라도 돈을 벌어 학비등을 충당하던지.
그 와중에 담긴 이야기는 부유하지만 불안정한 가족 속에서 팽개쳐진 놀이공원 동료와의 사랑 이야기다.
하지만 그 사랑 역시 주인공에겐 그닥 만만한 일이 아니다. 모든 상황이 주인공에겐 단 한 번도 쉽지 않고, 꼬이고 어려운 시련들 뿐이지만,
마지막 주인공은 스스로의 인생을 결정하고 퍼붓는 빗 속에서 아무 것도 없는 상태로 모든 걸 걸어본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이 영화가 단순한 틴에이지 코미디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무한자유경쟁의 허울 아래, 사랑도 꿈도 모두 포기하고 좌절해야하는 젊은이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코미디의
장르적 보편성을 빌어 만들어낸 이 영화에 난 박수를 보낸다.

 

 

 

 

46. [Harry Brown/해리 브라운] directed by Daniel Barber
목적을 위해선 어떠한 수단도 정당화한다는 입장에서 이 영화는 과연 순위에 넣어야하는지 고민을 했다.
엄밀히 따지고보면 이 영화는 초법적인 자경단을 은연 중에 옹호한다는 점에서(특히 엔딩씬에선 그러한 감독의
의도가 매우 명확하게 드러난다) 대단히 위험한 영화임에 분명하다.
전직 해병대원이었던, 그것도 매우 뛰어난 대원이었던, 하지만 이젠 나이가 들어 연금생활자일 뿐인 해리 브라운(마이클 케인)이
다수가 고통받는 무의미한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스스로 총을 들고 처단하는 모습을 보면 그의 심정에 지지와 경계의 마음을
동시에 갖게 되는 복잡한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
명분없는 폭력에 대한 적의에 찬 경계, 무기력한 경찰을 믿느니 시민들 스스로의 손으로 그들을 처단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실제로 영화 속에 등장한다.
영화적인 완성도는 마이클 케인의 빛나는 연기를 발판으로 어디 하나 흠잡을 곳이 거의 없지만,
이 영화가 그러한 영화적 완성도를 획득함에도 불구하고 온전한 시선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것은,

그 슬럼가의 흉폭한 무의미한 폭력을 일삼는 이들을 사회로부터 완벽하게 버려버려야할 쓰레기로 확실히 규정했다는 사실에 있다.
물론 그러한 시선에도 일리는 있지만, 그보다 먼저 시스템의 붕괴, 거침없는 신자유주의를 통해 끝도없는 걸러내기가 이뤄지고

그 결과 부익부 빈익빈이 확대대고 빈곤의 세습이 반복되는 바로 그 시스템의 붕괴에 대한 고찰은 조금도 이뤄지지 않고,
시스템 주변부의 인간과 인간의 적대적 대립만을 그려냈다는 사실이 무척 안타까울 뿐이다.
마이클 케인은 영국의 빛나는 배우로 수많은 영화에 출연해왔지만, 그가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나와서도 얼마나
놀라운 연기를 보여주는 지를 보려면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2005년작 [the Weather Man/웨더맨]을 보시길.

 

 

 

 

 

47. [Terra/테라] directed by Aristomenis Tsirbas
SF 영화 속에서 늘 침략받고 무기력하게 패퇴하던 지구.
죽어라 당하기만 하는 일이 지긋지긋해졌는지 지구가 언제부턴가 갑자기 외계 행성을 침략하기 시작했다.
물론 거기엔 도덕적으로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해 장치된 당위적 전제가 있다. [아바타]의 지구도 그렇고, [테라]의 지구도 그렇고
지구는 이미 에너지의 고갈과 생산성의 붕괴로 발전 동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상황이란 점이 그렇다. 아예 [테라]에서의 지구는
자신들끼리의 대립으로 행성 자체를 잃어버린 상황이기도 하고.
지구를 잃어버린 이들이 자신들이 살 수 있는 별 '테라'를 찾아내지만 그곳엔 이미 지적생명체인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 현실에서 그들과
공존을 모색하느냐, 아니면 그들을 제압하고 정복자로 군림하느냐의 윤리적 갈등을 이 애니메이션은 그려내고 있다.
물론, 그 갈등의 구조는 단편적이면서도 피상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애니메이션은 인간이 역사를 통해 학습해야만 한다는 보편적 교훈과 자신과 다른 타인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비롯될 수 있는
공존에 대한 이야기를 뚝심있게 펼친다. 그에 이르는 과정 역시 드라마틱하고.

다만... 그렇게 공존하게 된 테라인과 지구인의 평화는 도대체 언제까지 가능할까?
워쇼스키 감독의 [매트릭스(Matrix)]의 마지막 편의 엔딩부에서 예언자라고 일컬어진 할머니 프로그램은 전지적인 프로그램에게
인간들과의 약속을 지켜줄 것이냐고 묻자 그 전지적인 프로그램(?)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지? 인간?'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내던진다.
인간의 탐욕과 이기가 원인이 되어 점철되어온 폭력의 역사. 그 역사 속에서 학습하지 못한다면 모두가
공존하는 평화의 생명력따윈 아무것도 아님을 잘 알기 때문일까. 그래서 이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평화는 오히려 위태롭게 느껴진다.

 

 

 

 

 

48. [거북이 달린다] directed by 이연우
잘 짜여진 연출의 힘이 컸던 [추격자]를 사실 전 그닥 인상깊게 보진 못했다.
물론 잘 만든 영화였고, 김윤석씨의 연기 역시 흡인력이 대단했지만.
[거북이 달린다]는 절대적으로 김윤석씨의 영화다. 범인을 좇는 점에선 [추격자]와 비슷하지만,

이 영화는 보다 코미디에 치중하고 있으며 아드레날린을 뿜어내는 극한의 드라이브도 없다.
게다가 일말의 동정심을 보낼 여지 자체가 없었던 [추격자]의 하정우 역과 달리, [거북이 달린다]의 탈주범인
정경호는 오히려 김윤석의 역할보다 더 그럴 듯 하다.
그가 무슨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그는 오히려 꼴불견스러운 남자들로부터 여자친구를 보호해주고 쓸데없는 폭력은

휘두르지도 않는 제법 괜찮은 캐릭터이기 때문인데, 이는 사실상 밀어부치는 고집과 자존심, 오기만 있지 그닥 별 다른 능력도 부재하고

인간적으로 어딘지 모자른 듯 보이는 김윤석 캐릭터와 대비되면서 더욱 대조된다.
그래서 관객의 입장에선 경찰의 추격에 몰리는 정경호가 경찰을 따돌리고 빠져나가는 것을 보며 쾌감을 얻게 되는 동시에 자꾸 구석으로 내몰리는

김윤석의 처지에 연민을 보내게 되는 묘하게 얽혀버린 감정을 느끼게 되어버린다. 그리고 딱 그 지점에서 이 영화의 재미를 느끼게 된다.
범죄물의 탈을 쓰곤 있지만 코미디의 룰을 잘 따르고 있는, 조화가 잘 이루어진 영화로 어떤 부분이 특별하게
인상적이었다기 보다는 영화 전체적인 재미가 은근히 쏠쏠했던 영화로 기억된다.

 

 

 

 

 

 

49. [Man On Wire/맨 온 와이어] directed by James Marsh
똑같은 세상 속에서 50억이 넘는 인구가 공기를 마시며 명멸한다.
역사 속에서 비슷한 사회 구조를 강요받고 그 속에서 비슷한 삶을 살다보니 우린 그런 삶에 지쳐있고 갑갑해 하면서도 막상 이 틀에서
벗어나는 행위들에 대해선 배타적이고, 자신의 윤리적 기준, 가치의 기준으로 그런 행위들을 단죄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 외의 것들은 '도대체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어'라는 말로 치부해버리고, 어느덧 꿈을 잃어버린 사람들.
이들에게 필리페 페팃의 놀라운 외줄타기는 가슴 떨리는, 가슴 속에서부터 잃어버린 자신의 도전정신을
부글부글 다시 끓게하는 생명력이 넘치는 행위 그 자체다.
그건 명성을 위해서도,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도 아니며 스스로가 자기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 있음을 증명하기 위한 도전이다.
이 작지만 놀라운 독립 다큐멘터리는 어지간한 스릴러 뺨칠 정도로 긴장감 넘치며 재미있다.
다큐멘터리는 고루한...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분들에게 이 영화를 적극 추천한다.

 

 

 

 

 

50. [Män Som Hatar Kvinnor/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directed by Niels Arden Oplev
유럽은 물론 북미의 베스트셀러 동명소설을 극화한 영화.
3부작 중 첫번째인데 벌써부터 2~3편이 기다려질 정도로 몰입감이 있다.

(최근 2편이 나왔다고 하는데 1편만큼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 같다)
정통적인 스릴러 구조지만 범인을 하나하나 끼워맞춰가는 추리 구조라기보다는 두 남녀 주인공이 사건을  파헤쳐 나가는 모습을 따라가는 구조로

덕분에 그 흔한 맥거핀도 그닥 보이지 않고 그로인해 영화 자체가 상당히 베베 꼬지 않고 거침없이 쭉쭉 진행되어 깔끔하기까지 하다.
여성 주인공 리스베트의 캐릭터는 어디서나 한 번쯤 등장했을 법한 사실 진부한 캐릭터일 수 있는데 나름 상당한 매력이 있더라.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성적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그녀가 천천히 남자 주인공과 교감해나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더 현실적이고 설득력있으며,

이외의 주변부 인물들도 잠깐이라도 버리는 카드로 사용되지 않는 느낌이 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을 보는 느낌도 들고, 아무튼 간만에 재밌는 추리 영화를 본 기분.
수위는 다소 센 편이어서 성인들을 위한 추리물.
대략의 내용은 웹사이트를 참조하시길.

 

 

 

 

 

 

 

어머님 쇼핑으로 좀 나와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점심시간에 맞춰 어제 무척 맛있게 먹었던 '달고나'로 갔지만...
점심시간이 지나 버리는 바람에 문앞에 걸린 'Closed'를 보고 허탕.
어딜가든 다 휴식시간이라 잠시 고민하다 그냥 이태원 '스모키 살룬'으로 향했다.
어머님께서도 이곳의 Sloppy Fries를 무척 좋아하시니 문제없었고.
그러다보니 오후 3시~6시 사이에 식사를 하게 되면 문닫아놓은 곳이 많아서 은근 신경쓰인다.
물론 그냥 대충 먹어도 상관은 없는데 어머님도 같이 나오시고 했으니...
다행히 어머님 입맛은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아서 우리의 고민이 덜하다.

 

 

 

이건 무슨 표정인가요? 민성군?
스모키 살룬에서 약 15분 정도 기다렸다. 손님 역시 많더라. 우우...
우리 주문은...
일단 다같이 슬로피 프라이(Sloppy Fries) ... 8,000원
어머님과 aipharos님은 둘 다 앰블런스 ... 2개 (9,900원/1개)
민성군은 핫윙 ... 8,000원
나는 로스트 비프 샌드위치 ... 11,900원
이렇게.

 

 

 

 

 

먼저 내가 주문한 로스트 비프.

 

 

 

 

 

고기는 아주 충실하게 잘 들어가있지만 맛의 조화가 좀 애매하다.
일단 로스트 비프가 너무 텁텁하다. 물론 원래 로스트 비프는 좀 텁텁한 면이 있긴 하지만 너무 냉장을 오래한
느낌이 입에서 느껴진다. 맛이 없진 않았지만 다시 주문할 것 같은 기분은 전혀... 들지 않았다.
먹는 내내 '앰블런스'를 먹는 어머님과 aipharos님이 부러웠다.ㅎㅎㅎ

 

 

 

 

 

 

어머님과 aipharos님의 앰블런스.
계란 두개 들은 II 버전보단 확실히 이게 덜 부담스럽다.
여전히 든실한 패티와 소스.

 

 

 

 

 

뒤늦게 나온 슬로피 프라이.
뭐 이건 언제 먹어도 맛있는 메뉴니까.
볼로네제와 치즈를 팍팍 얹어 먹는 그 맛이란 애어른 할 것 없이 다 좋아할 듯.

 

 

 

 

 

이게 민성군의 핫윙.
소스가 아주 독특하다. 새콤하기도 하고 살짝 맵기도 한 것이 제법 중독성이 있다.
다만, 아이들에겐 좀 매울 수 있다. 그 덕분에 핫윙은 나중에 4조각은 우리들이 나눠 먹었다.
맛은 상당히 괜찮은데 혼자 다 먹기엔 좀 애매한.

아무튼 잘 먹고...
나와서 집에 가려했지만 좀 아쉬워서 인천대교를 한 번 지나서 집으로 왔다.
그 인천대교.
밤에 약간 눈발이 휘날리는 사이에 그 거대한 지지대(?)를 헤치는 느낌은 상당하더라.
엄청나게 큰 지지대를 아래에서 위로 올려 때린 조명 덕에 이게 묘하게 무슨 SF 환타지에 나오는 조형물같은
위압감이 있더라는...
도대체 다리...건너면서 뭘 보라고?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한 번 건너볼 만 하더라.

 

 

 

 

 

 


사실과 다른 부분이 올라간 바 있어 정정합니다. 꼭 정정된 사실을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aipharos님과 저녁을 먹으러 상수동, 상수역 지하철 4번 출구 근처에 위치한 이탈리언 '달고나'로 향했다.
이곳은 얼마전 모블로거의 포스팅을 보고 궁금했던 곳인데 gig777님이 나그네쥐님과 함께 식사한 후
대단히 만족스럽다고 하셔서 조만간 들러볼 계획을 세웠던 곳이다.
공간은 좁지만 절대로 가볍게 볼 수 없는, 게다가 대단히 좋은 가격으로 맞이한다.
쥔장 두 분과 함께 일하시는 최경준 쉐프님은 미쉘린 원스타 쉐프였던 마르코 파디가라는 분이

새롭게 연 레스토랑에서 파스타를 담당한 분이시란다.
쥔장 두 분께선 식당을 오픈하기 전 두달 정도 이탈리아 볼로냐의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들의 모습과 생활을
밀착하여 지켜보는 기회도 가지셨다고 한다.


 

영업시간은 AM 11:30 ~ PM 2:30 / PM 5:30 ~ PM 11:00 이며

지금은 휴무일이 없으나 월요일은 저녁만 가능하고 2010년부터는 '아마도' 월요일이 휴일이 될 것 같다고.

전화번호는 02-324-2123

주소는 상수동 328-14.

상수역 4번출구로 나와서 강변북로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내려오면 우측에 보임.

 

 

 

 

우린 예약없이 갔다. 예약없이 가도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평일 오후 9시 이후가 좋을 것 같다.
그 전까진 테이블이 계속 회전된다.
우리도 도착해서 20분 정도 차에서 대기했다.-_-;;;;
아직 위에 간판이 다른 상호이니 잘 보셔야 하고, 차를 가져오신 분은 그냥 대로변에 주차하셔야 한다.
단속없고, 견인없다고 하니 당분간은 그렇게 주차하셔야 할 것.

 

 

 

 

 

그나마 자리가 없어서 테이블에 앉지 못하고 코너에 나란히 앉았다. 그런데 이 자리가 은근 독립성도 보장되고
괜찮더라. 둘이 가면 이 자리도 괜찮을 듯.

 

 

 

 

 

엄청나게 많은 파스타 면의 종류들...

 

 

 

 

 

어엇... 쥔장분 안계실 때 셔터를 눌렀는데 때마침 쥔장분이 얼굴을 내미셔서 찍혔다.
죄송합니다... 그런데 이 사진 은근 분위기있어서 그냥 올립니다.^^
비토리아 데 시카의 영화 포스터 엽서가 보인다.

 

 

 

 

 

 

저 안에서 열심히 조리하시는 쉐프님의 모습이 보인다.

 

 

 

 

 

이건 우리가 식사를 마친 10시가 넘어서야 찍은 모습. 이 두 테이블빼곤 아직도 3테이블이 차있고, 우리쪽까지 차 있었던 것.

 

 

 

 

 

메뉴는 이렇게 칠판에 적혀있다. 올리브오일 베이스, 크림소스 베이스, 토마토 베이스의 파스타들.
그리고 약간의 main과 에피타이저들.
와인은 글라스로도 판매하는데, 이날은 화이트, 레드 와인 공히 6,000원.
어떤 와인인지는 모른다.

 

 

 

 

 

우리의 주문은...
일단 '석회 굴 (알랭 뒤카스)' ... 4개 (개당 1,000원)
aipharos님 파스타로는 'Frutti di Mare al Olio d'oliva' ... 12,000원
이 파스타는 새우, 오징어, 홍합, 꼴뚜기가 들어간 올리브 오일 베이스
내 파스타는 ''Salsicia Alla Panna' ... 12,000원
이 파스타는 이태리 수제 소세지 살시챠, 크림, 구운 마늘이 들어간 크림 소스 베이스.
그리고 추가로... '그릴에 구운 문어+토마토, 호박, 적양파 구이' ... 15,000원
이렇게.

 

 

 

 

 

통영에서 직송된 굴.

 

 

 

 

 

원래 굴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아주 신선하고 좋다.
두개는 알랭 뒤카스식으로 기네스폼을 얹어 먹었는데 이게 묘한 조화를 이룬다.

 

 

 

 

 

내가 주문한 살시챠 크림 파스타.

 

 

 

 

 

원래 '라구 소스의 볼로네즈 파스타'를 먹으려고 한건데 면은 물론 소스까지 완전히 다 팔려서 이걸로 선택.
난 사실 크림 소스이 파스타를 잘 먹지 못한다. 반쯤 먹으면 그 뒤론 너무나 느끼해서 늘 힘들어하는데,
아마 먹어본 크림 소스 파스타 중 가장 내 입맛에 잘 맞는 파스타라고 해야겠다.
파다노 치즈를 엄청나게 뿌렸지만 소시지와 갈아넣은 고기인지 소시지가 느끼한 맛을 상당히 잡아주고,
소스 역시 적당하게 진해서 이게 먹는 재미가 아주 괜찮다.
면도 풍성하고 스톡도 풍성하니 파스타 한 그릇을 먹어도 먹은 듯한 느낌이 든다.

 

 

 

 

 

 

 

이건 aipharos님의 올리브 오일 베이스 파스타.

 

 

 

 

 

역시 올리브 오일도 적당하고 해산물도 풍성하고 신선하다. 조금 더 짭쪼름했음하는 바램은 있었는데 그건
우리가 너무 간을 좀 세게 먹어서 그럴거다.ㅎㅎㅎ
그렇다고 맛이 심심하지 않으니 안심안심.

 

 

 

 

 

파스타만 먹고 나오기 섭섭해서 '그릴에 구운 문어구이'를 주문했다.
비주얼부터 평범하지 않다.

 

 

 

 

 

아주 잘 구워진(불맛과 탄맛의 경계는 정말 백지 한장 차이인데 참 잘 구웠다) 문어와 호박등의 채소가
빵 위에 얹혀져 있다. 문어의 지나친 고소함을 잡아주는 크림무스 비슷한 소스도 아주 딱 적절하다.
난 음식을 잘 모르지만, 이 집의 음식은 균형이 아주 잘 잡혀있는 것 같다. 뭐하나 살짝 과도하면 무너져 버릴 균형을 참 잘 맞춘다.
바삭바삭한 빵과의 조화도 좋고. 다음엔 홍합찜을 먹어보겠지만, 이 메뉴도 아주 괜찮다.

잘 먹고 일어나니 10시가 넘었다.
다음에 또 들러야지.
홍대 부근에 합리적 가격의 레스토랑이 정말 많이 생기는구나...
이곳은 그 정점인 듯 하다.

 

 

 

 

 

 


개인적으로 2009년에 본 영화 45선은 모두 선정한 지 오래다.
정리를 해서 올려야하는데 영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고 있는 중.
오늘 다른 해외 영화관련 웹사이트는 어떤 결과를 올렸는지 궁금해서 좀 봤는데 재밌는 순위가 좀 눈에 띈다.


일단, 우리에게도 제법 잘 알려진 aintitcool.com 의 운영자 Harry가 올린 Top 10을 보자.
출처: http://www.aintitcool.com/node/43478

10위. [Fantastic Mr. Fox/판타스틱 Mr.폭스] - 좋아해마지 않는 Wes Anderson의 신작, 곧 국내 개봉.
9위. [Bronson] - 이 영화는 내가 오래전 무척 인상깊게 본 드럭딜러에 관한 영화 [Pusher] 시리즈의 감독인
Nicolas Winding Refn의 최근작이다.
8위. [Moon/문] - 내 순위에도 상위 랭크된 영화.
7위. [Avatar/아바타] - 올해 가장 이슈가 된 영화.
6위. [그림자살인] - 어엉? 우리나라 영화로 나도 본 [그림자 살인]이 6위에 올랐다. 허허... 황정민과 류덕환,
엄지원 주연의 이 추리극이 말이다. 나도 재밌게 봤지만 top 10에 들어갈 만큼 재밌게 보진 못했는데, Harry는
이 영화를 최근 개봉한 [셜록 홈즈]와 비교하면서 환상적으로 본 모양이다.
5위. [the Square/스퀘어]
4위. [Inglourious Basterds/나쁜 녀석들]
3위. [Up/업]
2위. [Where the Wild Things Are/괴물들이 사는 나라] - 보고 싶다. 정말... 당췌 언제 국내 개봉하는거냐.
1위. [District 9/디스트릭트 9]




Moviefone의 순위를 보자. 50위를 다 소개할 순 없으니,
주목할 만한 순위만 올려본다.
출처는 http://insidemovies.moviefone.com/2009/12/22/best-movies-of-2009/

50위. [Where the Wild Things Are/괴물들이 사는 나라] - 계속 말하지만... 엄청 보고 싶은 영화.
49위. [Michael Jackson's This Is It/디스이즈 잇] - 보긴 했는데 난 몰겠다.
43위. [Duplicity/더블스파이] - 이 영화를 순위에 올린 곳도 있구나. 하긴 나도 재밌게 봤다. 다만 뭔가 한방이
부족했다고 느꼈을 뿐.
42위. [바람 위의 포뇨]
41위. [Drag Me to Hell/드랙 미 투 헬] - 도대체 이 영화를 순위에서 보는게 왜 이리 힘든건지 모르겠다.
37위. [Bad Lieutenant: Port of Call- New Orleans] - 이 영화에 대한 얘기는 아래에서 조금 길게 한다.
33위. [Broken Embraces] -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님의 신작.
31위. [Adventureland/어드벤쳐랜드] - 사랑스러운 이 영화가 31위.
29위. [Whip It/휩잇] - 아... 이 영화 무척 보고 싶은데. 드루 베리모어 연출작이며, 엘렌 페이지 주연.
28위. [Moon/문] - 내겐 Top 10 영화다.
27위. [the Road/로드] - 역시 아래 조금 더 길게 기술했다.
25위. [the Blind Side/블라인드 사이드] - 의외로 이 영화가 순위에 잘 안보인다. 근래 본 영화 중 가장 따뜻한
마음으로 본 스포츠 영화. 어찌보면 뻔한 영화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영화엔 '노블리스 오블리제'에 대한 진정성이
강하게 느껴진다. 게다가 이건 정말로 실화다.
19위. [a Serious Man/시리어스 맨] - 코엔 형제의 이 신작. 정말 보고 싶다... 전작에선 좀 숨을 고른 느낌이었는데
이 영화는 어떨지 무지 기대된다.
18위. [District 9/디스트릭트 9] - 응? 생각보다 여기선 순위가 낮은 편.
14위. [(500) Days of Summer/섬머와의 500일] - 이 영화가 순위에 있는 경우를 거의 못보고 있는데 너무나
반가울 뿐이다. 내겐 Top 10 중 한 영화.
13위. [Zombieland/좀비랜드] - 이 영화 역시 나 역시 정말 재밌게 본 영화 중 하나. 좀비영화는 확실히 날이
갈수록 진보하고 있다. 그건 빨리 뛰고 사회성을 획득하는 진화뿐 아니라 좀비를 통해 자성하는 인간의 진화
역시 의미한다.
10위. [the Hangover/행오버] - 아... 이렇게 내가 꼽은 베스트와 딱 맞아떨어지는 순위를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총각파티의 끝을 알고 싶으면 이 영화를 보시라.
9위. [Precious/프레셔스] -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에서 조금 더 자세하게 한다.
8위. [Star Trek/스타트랙]
7위. [an Education/에듀케이션]
6위. [the Fantastic Mr. Fox/판타스틱 Mr.폭스]
5위. [Avatar/아바타]
4위. [the Hurt Locker/허트 로커] - 엄청 반갑다. 이 영화가 순위권이라는게. 지금은 갈라섰지만 [Avatar/
아바타]의 James Cameron과 부부사이였던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작품. 그녀의 작품으로 대표적인 건
아무래도 [Near Dark/죽음의 키스]와 [Point Break/폭풍 속으로]를 들 수 있겠다.
3위. [Inglourious Basterds/거친 녀석들]
2위. [Up/업]
1위. [Up in the Air/업 인 디 에어] - [Thank You for Smoking/땡큐 포 스모킹], [Juno/쥬노]의 재능있는
연출자 Jason Reitman의 로맨스물. 이 영화도 진짜 보고 싶다구...




이번엔 Movieretriever의 순위를 살펴본다.
출처는 http://www.movieretriever.com/blog/195/The-Ten-Best-Movies-of-2009---That's-Right,-2009

10위. [Avatar/아바타]
9위. [Watchmen/왓치멘] - 나 역시 이 영화는 평가절하된 영화 중 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데뷔작으로 날
흥분시켜 놓고는 [300]으로 내 입에서 쌍욕이 나오게 실망시킨 Zack Snyder의 전력을 생각하면 이 영화는
원작 그래픽 노블에 절대적일 정도로 충실했다.
8위. [the Road/더 로드] - 곧 국내 개봉을 남겨두고 있다. 이 가슴 시리도록 힘겨운 원작을 영상으로 옮겼으니
이걸 내가 두 눈으로 볼 수 있을까...하는 걱정까지 든다.
7위. [the Lovely Bones/러블리 본즈] - 피터 잭슨의 신작. 기대만큼의 이슈가 되진 못했다.
6위. [Shutter Island/셔터 아일랜드] - 기대작으로 소개한 바 있다.
5위. [the Informant/인포먼트] - 소더버그와 맷 데이먼의 조합.
4위. [Nine/나인] - 난 Rob Marshall의 뮤지컬이 죽어도 입맛에 맞질 않는다.
3위. [Up/업]
2위. [State of Play/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 10위 안에 들 정도까진 아니었던... 재미는 있었지만.
1위. [This Side of the Truth/디스 사이드 오브 트루스] - 잘 알지 못하는 코미디 영화가 1위.




이번엔 Times (온라인)의 50 Biggest Movies.
주로 블럭버스터급 영화들을 위주로 순위를 선정했다.
50편의 영화를 다 소개하긴 그러니...

43위. [Knowing/노잉] - 근래 보기드문 이야기 구조를 보여준, 종말에 이르는 과정이 담겨있는 진짜베기
재난영화. 눈을 얼얼하게 하고 혼을 빼지만 그 안에 철저히 인간이 멸시되는 [2012]따위완 격이 다르다.
41위. [Ninja Assassin/닌자 어새신] - 난 아직 안봤다.
38위. [the Box/더 박스] - 2001년 [Donnie Darko/도니 다코]로 날 충격에 몰아넣었던 리차드 켈리의 신작.
32위. [the Surrogates/서로게이트]
31위. [the International/인터내셔널] - 이 영화가 고작 이 정도 대접이라니...
28위. [a Perfect Getaway/퍼펙트 겟어웨이] - 제법 재미있었던 영화.
16위. [the Imaginarium of Doctor Parnasus/파르나수스 박사의 상상여행] - 테리길리엄의 신작이자
히스 레저의 유작인 본 어드벤쳐 판타지가 16위.
10위. [Inglourious Basterds/나쁜 녀석들]
9위. [Terminator Salvation/터미네이터 살베이션] - 난 터미네이터 시리즈 중 최악 중 최악이라고 생각한다.
8위. [Monsters vs. Aliens]
7위. [Avatar/아바타]
6위. [Angels & Demons/천사와 악마] - 전작보단 낫지만 그렇다고...
5위. [X-Men Origins: Wolverine/울버린의 탄생]
4위. [Watchmen/왓치멘]
3위. [Star Trek/스타트랙] - 절대적으로 환호를 보낸 SF 액션
2위. [Public Enemies/퍼블릭 에너미] - 마이클 만 감독님의 변함없는 내공.
1위. [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 움...




종종 들르다가 요즘 통 안들러본 Joblo.com의 순위를 보면,

20위. [District 9/디스트릭트 9] - 의외로 순위가 낮다.
19위. [Observe and Report/옵저브 앤 리포트] - 응? 이 영화가 이정도인가?
18위. [the Taking of Pelham 123/테이킹 펠헴 123] - 그럭저럭 잼나게 봤다.
17위. [Land of the Lost/랜드 오브 로스트] - 이 영화가???
16위. [Public Enemies/퍼블릭 에너미]
15위. [Friday the 13th/프라이데이 나잇] - 아마도 4D로 봐서 순위가...
14위. [Funny People/퍼니 피플]
13위. [Up/업]
12위. [Where the Wild Things Are/괴물들이 사는 나라] - 얼른 개봉 좀 하자. 제발...
11위. [Star Trek/스타트랙] - 충분히 호평받을 자격이 있는 SF 액션.
10위. [Bruno/브루노] - 으응? 이 정도?
9위. [the Wolfman/울프맨] - 이거 벌써 개봉을 했던가...
8위. [GI Joe: Rise of Cobra/지아이 죠] - 오버다...
7위. [Sherlock Holmes/셜록 홈즈] - 울나라도 개봉.
6위. [Terminator Salvation/터미네이터 살베이션] - 이건 아니잖아. 개인적으로 최악의 터미네이터 시리즈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5위. [X-Men Origins: Wolverine/울버린의 탄생] - -_-;;;;
4위. [Inglourious Basterds/거친 녀석들]
3위. [Transformers: Revenge of the Fallen/트랜스포머 2] - -_-;;; 1탄은 재미라도 있었지...
2위. [Avatar/아바타] - 이의 전혀 없다.
1위. [Watchmen/왓치멘] - 난 이 영화가 국내에서 터무니없이 평가절하된 영화라고 생각하는 1인.




캘거리해럴드의 Top 10.

10위. [Fantastic Mr. Fox/판타스틱 Mr.폭스] - 얼른 개봉해라. 곧 개봉 예정임.
9위. [An Education/에듀케이션] - 이 영화에 대한 해외의 평가는 보통이 아니다.
8위. [Up/업]
7위. [Precious: Based on the Novel Push by Sapphire/프레셔스] - 개인적으로 보고싶은 영화. 비만에
문맹이며 아이까지 임신한 여학생이 대안학교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는 이야기.
6위. [Anvill! the Story of Anvill/앤빌의 이야기] - 록 밴드에 관한 다큐멘터리.
5위. [the Hurt Locker/허트 로커] - 엄청 반갑다. 이 영화가 순위권이라는게. 지금은 갈라섰지만 [Avatar/
아바타]의 James Cameron과 부부사이였던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작품. 그녀의 작품으로 대표적인 건
아무래도 [Near Dark/죽음의 키스]와 [Point Break/폭풍 속으로]를 들 수 있겠다.
4위. [District 9/디스트릭트 9]
3위. [a Single Man/싱글맨] - 톰 포드 감독의 데뷔작이면서 상당한 평가를 받은.
2위. [a Serious Man/시리어스 맨] - 코엔 형제의 신작. 엄청 보고 싶은데 당췌 언제 국내 개봉할까...
1위. [Bad Lieutenant: Port of Call New Orleans] - 아벨 페라라의 92년작을 보고 하비 케이텔의 열연을
보며 충격받은 기억이 난다. 그 영화의 리메이크라니... 도대체 뭔 정신으로 그 영화를 리메이크할까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리메이크한 감독이 베르너 헤어조크다. ㅎㅎㅎ
베르너 헤어조크라니... 근작 중 알려진 영화로는 [Rescue Dawn]이 있고, 이 영화도 괜찮았지만, 난 그분의
72년작인 [Aguirre, der Zorn Gottes/아귀레 신의 분노]를 잊을 수가 없다.
그 묵시록적인 장면 하나하나가 다 기억이 난단 말이다.


마지막으로...
여러 사이트의 평점을 통해 밸류를 내는 Metacritic.com의 순위를 본다.
평점이 높은 순서 20편이라고 보시면 된다.

20위. [the Maid/메이드]
19위. [Star Trek/스타 트랙]
18위. [Fantastic Mr. Fox/판타스틱 Mr.폭스]
17위. [In the Loop/인더 루프]
16위. [Revanche/보복]
15위. [Sumemr Hours/섬머 아워스]
14위. [Seraphine/세라핀]
13위. [Crazy Heart/크레이지 하트]
12위. [Passing Strange/패싱 스트레인지]
11위. [Forbidden Lie$/포비든 라이즈]
10위. [an Education/에듀케이션]
9위. [포뇨]
8위. [the Beaches of Agnes/비치스 오브 아그네스]
7위. [Gomorrah//고모라] - 아니 이 영화가 왜 이제서야 순위에 올라... 제 2008년 순위에 랭크된 영화.
6위. [Up/업]
5위. [Tuplan/툴팬]
4위. [Goodbye Solo/굿바이 솔로]
3위. [Still Walking/걸어도 걸어도] -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작품.
2위. [35 Shots of Rum/35럼] - 흑인들의 일상을 비범한 통찰력으로 있는 그대로 그린 것으로 호평받은 영화.
1위. [the Hurt Locker/허트 로커] - 허... metacritic에선 이 영화 리뷰 스코어가 가장 높다. 물론 훌륭한 영화.



*
더 많은 영화 순위 결산을 올려보고 싶으나... 의외로 힘들어서 여기서 그만...


 

 

 

 

 

 

일산 CGV 아이맥스에서 '아바타(AVATAR)'를 DMR 3D로 보고 나와서 바로 앞에 있는 크라제 버거 일산점으로 들어갔다.
서울로 먹으러 나가봐야 크리스마스 이브이고 하니 엄청 차도 막힐 것 같아서 그냥 여기서 먹고 집으로 가는게 일정이었다.
하쥐만 들어가서 앉자마자 나도 모르게 '시마다 갈까?'라고 식구들에게 물었고, 어머님도, 민성군도 '시마다'를
외쳐서 크라제 스탭분께 사과하고 나와서 바로 시마다로 이동했다.
가는 길은 전혀~ 막히지 않았다. 일산에서 건대입구까지 50분 정도도 걸리지 않았으니.

 

 

 

수월하게 도착~
주차할 곳이 없으므로 인근에 주차를 하고 와야한다.
우린 조금 걸어올라오긴 하지만 속편하게 건대병원쪽에 주차했다. 그 왜... 음식점 꽉 찬 연구동인가?
주차비 free더라는.
도착해서 주문을 시작.

어머님, aipharos님, 나는 모두 '덴중' ... 3인 (8,000원/1인)
민성군은 '자루소바' ... 6,500원
그리고... 다 먹고 추가로 '모듬튀김' ... 5,000원 (이건 정식메뉴가 아니다)
이러고도 난 추가로 '가케소바' ... 6,000원.

 

 

 

 

 

나왔다. 덴중!

 

 

 

 

 

 

엄청난 대하, 계절별로 잘 맞춘 야채 튀김들.
그리고 그 아래로 춘천메밀쌀과 지리산 산청쌀, 산청찹쌀을 섞어 지은 밥.
밥에 살짝 뿌려져 있는 시마다 특제 소스.
웅... 너무나 맛나다.
정말이지 미친 듯이 먹었다.
처음 왔을때도 이렇게 미친 듯이 먹었건만.
같이 나오는 미소도 가츠오부시로 맛을 우려낸 그 느낌이 너무 좋다.


 

 

 

 

민성군의 자루소바.

 

 

 

 

 

차원이 다른 면발과 소바다시.
어찌나 맛있는지 그냥 소바다시를 입에 들이 부어도 좋다.
민성이가 이렇게 자루소바를 잘 먹진 않는데, 이곳에선 자루소바를 너무 맛있게 먹는다.

 

 

 

 

 

원래 이건 메뉴에 없다.
손님이 많고 번잡하면 해줄 수 없는 메뉴.
다행히 우린 두 번 다 먹을 순 있었다. 모듬튀김.

 

 

 

 

 

이곳 튀김은 튀김옷이 정말 얇은데 너무나 바삭하다.
마치 분자요리에서 냉동시켜버린 요리를 입에 물면 부서져 내리듯, 이곳의 튀김은 정말 입에 거부감이 없으면서
너무 바삭해서 한입 물면 부서지는 것 같다.
그 식감이 너무 좋아서 안에 든 내용물이 자신의 호불호와 어떻든 상관없이 또 잘 먹게 된다.
수삼 튀김에 커다란 호박, 대하 튀김등등.
그리고 소스는 특제소스가 아니라 소바다시를 선택했는데 아... 특제소스도 좋지만 소바다시도 좋더라.

 

 

 

 

 

이렇게 먹고도 난 더 먹고 싶어서 가케소바를 주문했다.
아마... 시마다에선 '뭐 이런 돼지가...'라고 하셨을지도 모른다.-_-;;;

 

 

 

 

 

육수 정말 작살이다.
여기저기서 접해본 소바와 확실히 다른 맛이다.
가츠오부시의 맛도 잘 살아나고, 면발은 하나하나 식감이 다 살아있다.
훌륭한 면발이나 호불호는 분명히 있을 것 같다. 난 무척 좋았고.
이걸 남김없이 싸악~ 먹고...

쉐프님(조리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더 필요한 것 없냐고 물어주시며 너무나 친절하게 대해주신 조리장님과 스탭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
집에 오는 길은 대박이었다.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부천매립지, 계양-송내간... 그 어떤 곳도 완벽하게 막혔다.
건대입구에서 인천 부평까지 오는데 2시간이 넘게 걸렸으니 말이지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엔 엄청난 도심 교통 혼잡이 예상되니...
미리 성탄 이브를 축하합시다란 이유로 점심을 어머님, 민성군, aipharos님과 다 같이 청담동 '구르메 에오'로.

 

 

 

차에서 오는 내내 자다일어나 민성군.
미용실에서 드라이를 해줬는데 이 머리가 마음에 드는지 차에서 잘 때도 머리가 헝클어지지 않게 조심조심.

 

 

 

 

 

결론은 무조건 파마를 하겠다고...-_-;;;;
구르메 에오는 오려고 해서 온 게 아니다.
원래 그냥 시마다에서 식사하려고 나온건데 경인고속도로 타다가 구르메 에오로 목적지를 변경했다.
그래서 1층으로.
모두 단품 주문.
모듬샐러드 ... 2개 (9,000원/1개)
닭고기수프 ... 1개 (8,000원)
어머님 주문은 송아지 안심 요리 ... 26,000원
aipharos님 주문은 시칠리아식 광어요리 ... 23,000원
민성군 주문은 양갈비 ... 35,000원
내 주문은 한우 안심 스테이크 ... 35,000원


 

 

 

 

모듬 플래터.
질좋은 파마산 치즈, 프로슈토, 헤비한 살라미까지.

 

 

 

 

 

 

 

살라미와 프로슈토의 풍미가 만땅.

 

 

 

 

 

 

중독성 막강한 식전빵.-_-;;;
계속 집어먹고 더 달라고 해서 또 먹고.

 

 

 

 

 

메뉴에 9,000원씩 추가하면 모듬 샐러드를 먹을 수 있는데...

 

 

 

 

 

2개를 시켰다. 그런데 9,000원을 추가한 것치곤 양이 좀 박하다.
물론 연어도 있고, 엔초비도 들어있고 내용은 좋다만...

 

 

 

 

 

민성군이 시켜보자고 한 닭고기 수프.
딱 내 스탈은 아니었지만 민성군은 맛있다고 먹더라. 잘 갈아서 조리했는데, 자꾸 예전에 먹은 생선수프가
생각나서(오키친에서 먹었던)...

 

 

 

 

 

민성군의 양고기 등장.
보기에도 얼마전 먹었던 양갈비와 다르다는게 단번에 느껴진다.
민성군은 양갈비가 괜찮으면 아무 소리안하고 다 먹어버리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한마디로 '깨작깨작'거리는데
가니쉬 외엔 아주 잘 먹었다. 한 점 나도 얻어먹으니 양고기의 풍미도 괜찮으면서 미디움으로 부탁했음에도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아주 잘 살아있었다.

 

 

 

 

 

내가 주문한 한우 안심 스테이크.
양은 내겐 당연히 적으나, 그닥 작은 편이 아니다.

 

 

 

 

 

두께가 상당한 편이고 미디움 레어로 부탁드린 굽기도 딱...이다.
포트와인 소스 약간, 그리고 소금으로 맛을 낸 스테이크인데, 난 이런 스테이크가 딱 입에 맞는다.
게다가 한 눈에 봐도 좋은 고기의 퀄리티가 식감까지 만족시킨다.

 

 

 

 

 

aipharos님의 시칠리아식 광어요리.

 

 

 

 

 

 

워메... 전에 내가 먹은 도미 요리보다 훨씬 작다. 광어라 어쩔 수 없는 거지만.
그래도 이거 양은 너무 적다. 많이 못먹는 aipharos님이 너무 적어서 어찌할 바를 모르던.-_-;;;
맛은 좋았다고 하지만...

 

 

 

 

 

 

어머님이 주문하신 송아지 안심 요리.

 

 

 

 

 

대단히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라고 한다.
하지만 워낙 패티가 얇아서 이것도 양이 참으로...

음식은 맛있었지만 광어요리와 송아지 안심의 요리는 한끼 식사론 어림 반푼어치도 없다.
다음엔 미리 예약해서 2층으로 가야지.



*
누군가 이런 곳에서 누가 양따지냐는 이상한 얘기를 하던데, 그건 그런 분들 사정이지 난 양도 중요하다고.
다 먹고 어디가서 또 뭘 먹어야할 것 같은 기분은 그닥 유쾌하지 않다.


**
우리 옆 테이블 남자 넷 중 한 명.
걸핏하면 일어나서 왔다갔다하고, aipharos님 바로 옆에 서서 우리 테이블쪽을 보고 통화를 하질 않나,
담배 피러 나와선 바로 레스토랑 벽에다 가래침을 뱉질 않나... 싸가지하고는 정말.


***
엔초비를 구르메 에오에서 구입했다.
똑같은 엔초비를 집 근처 백화점에서 1만원 이상 비싸게 받길래.
구르메 에오에서 사는게 제일 싼 것 같아

 

 

 

 

 

 

AFFiNiTY의 2009년 맛난 음식 BEST 47

참 별 걸 다한다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해동안 먹은 음식 중 가장 좋았던 음식을 뽑은 BEST 음식을 꼽아봤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 코스 식사를 대폭 줄이고 단품 위주로 많이 먹었고,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홍대쪽의 새로
생긴 음식점들을 많이 방문했다.
이 리스트를 보시기 전에 반드시 명심하실 점은...
난 음식 블로거가 아니므로 미식 파워 블로거님들의 포스팅 수준을 절대 기대하시지 말라는 점이다.
아래 잘 보시면 미식이 사치가 아니라 누구라도 조금만 각오하면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메뉴들도 많으니 맛집
투어에 색안경끼신 분들도 한 번 너그러운 마음으로 살펴 보시길 바란다.
순위는 전혀... 없다. 그냥 나열한 거라는 점 참조해주시길.

 

 

 

 

이태원 쟈니 덤플링 - '반달 군만두'
만두하면 쟈니 덤플링의 군만두가 생각난다.
요즘은 어지간한 백화점 푸드 코트에서도 만만찮은 맛의 만두들을 만날 수 있지만, 군만두만큼은 이곳의 맛을 느낄 수가 없다.

 

 

 

 

 

이태원 봉에보 (Bon et Beau) - '아몬드 가즈파쵸와 구운 가리비'
가리비가 상당히 탱탱하고 부드러웠다. 내가 좋아하는 시금치를 너무 잘 쓰더라.
가운데 소스는 걍 그랬는데 아몬드 가즈파쵸와의 조화는 대단히 만족! +_+;;

 

 

 

 

 

이태원 봉에보 (Bon et Beau) - '사과퓨레를 곁들인 프와그라 테린'
정말 고소한 프와그라 테린, 사이에 삶은 당근을 넣고 아주 질좋은 소금을 올렸다.
곁들여 먹을 빵을 같이 주는데 얹어서 먹거나 함께 먹으면 정말 궁합이 좋고. 프와그라는 이렇게 졸인 사과, 건포도,
빵과 먹으면 상당히 식감도 좋고 맛이 잘 어울리는 듯, 적당한 짭쪼름함과 달달함이 잘 어울렸던 요리.

 

 

 

 

 

이태원 봉에보 (Bon et Beau) - '갑오징어 스파게티'
갑오징어 스파게티라 갑오징어를 올린 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갑오징어로 면을 만들었더라.
여기에 미트소스를 담았는데 양은 작았지만 정말 별미였다.

살살 녹는 갑오징어에 기가막힌 미트소스를 얹어 먹으니 우울한 기분이 다 날아갈 정도.

 

 

 

 

 

삼성동 레스쁘아 (L'Espoir) - '양파수프'
쫀득쫀득한 치즈, 바케트와 그뤼에가 가득한 얼그레이향의 고소하고 달콤하면서도 간도 적당한 양파수프.
차가운 겨울이 되니 종종 생각이 나더라는...

 

 

 

 

 

삼성동 레스쁘아 (L'Espoir) - 'Monkfish Tail & Popcorn'
감자-버섯라구와 아귀살 팝콘을 곁들인 오븐에 익힌 아귀.
뭐 요즘 생선 기가막히게 굽는 곳이야 워낙 많지만 쫀득한 맛을 이토록 잘 살린 생선요리는 또 많지 않은 듯.

 

 

 

 

 

경리단길 티즘 (Teaism) - '굴튀김'
11월 말부터 1월 사이에나 제대로 먹을 수 있는 티즘의 굴튀김.
얇고 바삭한 튀김옷과 안에는 정말 실한 굴이 꽉 찬... 먹고 또 먹고 또 먹어도 질리지 않을 계절의 별미.

 

 

 

 

 

경리단길 티즘 (Teaism) - '소바'
면발도 그렇고 아주 진한 국물도 그렇고...
이곳의 소바는 중독성이 있다. 소바만 먹으러 찾아가고 싶은 정말 몇 안되는 곳.
마를 잘 갈아 넣고 따뜻한 국물에 술술 감기는 면을 후루룩 후루룩 입에 넣다보면...

 

 

 

 

 

경리단길 티즘 (Teaism) - '장어덮밥'
민성이가 티즘을 사랑하는 하나의 이유.
바로 장어덮밥.
친절한 스탭분들께서 안그래도 실한 장어를 골라 내오시는 친절함에 우리 민성군의 입가엔 마냥 한가득 미소만.

 

 

 

 

 

광화문 어딕션 플러스 (Addiction Plus) - 'Spaghetti di Don Corleone'
브로콜리, 새우, 마늘이 딱 맞게 익혀진 면과 함께 올리브 오일과 엔초비.
짭쪼름한 것이 강한 스톡으로 완전 소중.

 

 

 

 

 

이태원 라보카 (La Bocca) - 베네토 (Veneto)
이태리에서도 먹었던 치아바타 브레드에 오븐에 구운 돼지고기와 프로볼로네 치즈, 양송이 버섯, 시금치를 올린 파니니.

은은하게 조화를 이루는 맛이 담백하면서도 중독성있다.
블랙 올리브 2개와 할리페뇨를 곁들여주는데 이것도 보통 퀄리티는 아니었다.

 

 

 

 

 

광화문 루이 (Luii) - '가상해삼'
해삼이 정말 듬뿍! 들었다. 소스도 어찌나 고소하면서도 달콤하던지... 해삼을 그렇게까지 좋아하지 않음에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소스맛이 과하면 재료의 맛이 다 묻히는게 보통일텐데 어쩜 이렇게 소스를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조화시켰는지 모르겠다.

 

 

 

 

 

강남역 푸치니 (Puccini) - '봉골레 비안코'
정말 무척 만족스러운 봉골레.
기교 거의 부리지 않고 정석대로. 너무나 잘 삶은, 정말 잘 삶은 링귀니가 입에 착착 감기고 적당한 스톡도 딱 알맞다.

간도 심심하지 않고 엔초비가 곁들여지지 않은 봉골레 스파게티로는 정말 손에 꼽힐 만큼 맛있더라

 

 

 

 

 

 

홍대 디디스고프레 (Didi's Gaufres) - '베이직 와플'
입에서 아주 살살 녹더라. 와플 정말 그닥 안좋아하는데 정말 입에서 아주 녹는 것이 와플의 또다른 세상을 알게 해주는 듯.

그러고보니 이날 시간이 안맞아서 정작 먹으려다 못먹어본 리에쥐는 어떨까 궁금.

 

 

 

 

 

홍대 피치키친 (Peach Kitchen) - '해산물 샐러드'
합리적 가격에 제대로 된 음식을 내는 집으로 홍대에 원조격이 되어버린 피치 키친.
이후로 쉐프룬, 제 키친 갤러리(현재 분당으로 '꾸떼라퀴진'으로 이전), 파이브 테이블즈, 디비노등등 제대로 된 집들이 들어섰지만

이전엔 사실 거의 피치키친이 독보적이었다고 본다.
이집은 르꼬르동 블루 파리 출신의 여성 사장님과 슈밍화의 쉐프였던 도널드 김 쉐프가 의기투합한 곳.
이 해산물 샐러드는 비록 가격이 계속 올랐지만 여전히 높은 만족도를 준다.

 

 

 

 

 

양평 평사리 가는 길 - '녹차 오리훈제정식'
이게 정식에 포함된 2인분이다. 추가로 할 경우엔 이 양이 1인분이다.
양은 적어 보이지만 결코 적진 않다.
일반적인 오리훈제에 녹차가루를 더한 것인데 이게 참 잘 어울리더라.
게다가 이 오리훈제는 아주 쫀득하면서도 질기지 않고 고소한 맛이 정말 일품. 민성이 완전 폭주함.

 

 

 

 

 

 

신사동 정식당 - '정면옥 남해 냉면'
그릇도 정말 예쁘지만 이게 아주 두고두고 기억이 날 것 같다.
이런 식당에서 왠 냉면? 이라고 할 지 모르지만 정식당은 원래 한식과 프렌치를 결합시킨 시도로 이름이 난 곳.
올해 초 오픈 이후에 많은 이들에게 극찬을 받은 것도 바로 한식 재료나 한식을 절묘하게 응용하고 발전시킨 창의성 때문이다.
이건 아귀를 이용한 육수에 청량고추를 더해 아주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냉면이다.
이 매콤함이 어찌나 좋던지...

 

 

 

 

 

신사동 정식당 - '인삼밭'
브리오쉬와 프와그라 무스, 파스타치오와 미삼을 올린 '작품'이다.
저 프와그라 무스를 브리오쉬에 발라 먹으면 그 궁합이 딱이다.
아쉬운 점은 프와그라 무스만 떠먹으면 좀 달다 싶은데 이왕이면 브리오쉬를 한두개 더 줬으면 하는...

 

 

 

 

 

신사동 정식당 - '숭어'
대박이다... 생선을 이렇게 완벽하게 구워내는구나.
결대로 살살 찢어지는 이 식감은 완전히 스테이크 뺨을 후려치는구나.
게다가 아래 깔린 갑오징어의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맛이 나는 식감과 대파 소스가 완전 일품이다.
대파 소스 정말 대박.

 

 

 

 

 

경주 다유 - '콩고기밥'
육류는 전혀 없이 콩으로 고기 요리처럼 한 것인데 이게 생각보다 아주 맛있다.
게다가 저 같이 나오는 나물이 정말 맛있어서 추가로 더 달라고 해서 먹기까지 했다는.
콩고기로 소고기 볶음같은 맛을 낸 것도 무척 좋았고 콩도 약간 달달한 소스에 맛깔나게 버무렸고 국도 정말 옛스러운 풍취로.

 

 

 

 

 

경주 봉계 유통 불고기 - '왕소금구이'
최고의 가격대비 만족을 보장하는 고기집.
횡성갔다가 유명한 집이라는 곳에서 눈뜨고 코베이는 황당함을 겪은 우리는, 그 어떤 고기도 최상의 만족을
주듯 입안에서 녹아내리고 춤을 추던 유통불고기를 잊지 못한다.-_-;;;

 

 

 

 

 

거제시 항만식당 - '해물뚝배기'
거제도에 여행갔다가 충격을 받은 최강의 막강 해물 뚝배기.
양이 뭐 거의 실신 지경인데 맛도 상당히 실한 편이다.
근처에 갈 일 있으시면 한 번 들러보시길.

 

 

 

 

 

압구정동 살바토레 쿠오모 (Salvatore Cuomo) - 'D.O.C 피자'
체리 토마토에 바질을 올리고 모짜렐라 치즈를 듬뿍.
체리 토마토는 올리브오일에 재워 오븐에서 구워낸 것이고 바질향과 쫀득한 피자. 화덕으로 잘 구운 도우가 상당히 맛있다.

여지껏 먹은 피자 중 거의 베스트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공간은 너무 정신없어서 다시 가게 될 지 모르겠다.-_-;;;

 

 

 

 

 

이태원 빌라 소르티노 (Villa Sortino) - '안심 카르파치오'
호주산 블랙앵거스 생안심에 양송이 버섯을 넓적하게 자르고 송로 버섯 오일과 레몬드레싱, 그라나 파다노
치즈를 올린 것으로 첫 방문때 먹은 바 있다.
역시나 좋다. 양송이, 그라나 파다노 치즈와 생안심의 맛의 조화가 기가막히다.

 

 

 

 

 

이태원 빌라 소르티노 (Villa Sortino) - 'Agli Asparagi'
아스파라거스와 프로슈토, 고르곤졸라 치즈를 넣은 페투치니 파스타.
정말 무지하게 고소하고 프로슈토와 고르곤졸라의 짭쪼름한 맛이 기가막히게 잘 어울린다.

 

 

 

 

 

소격동 달 (dal) - '시그 고스트'
양고기와 시금치를 이용한 커리인데 대박.
진가 마살라가 완전 밀려서 다들 이거 먹느라...
양고기도 엄청 듬뿍 들어가 있고 시금치를 많이 넣었음에도 시금치만의 냄새는 거의 나지 않고 약간 매콤한
맛인데 정도가 적당해서 누구든 먹을 수 있다.

 

 

 

 

 

건대 시마다 - '덴중'
양송이 버섯, 대단히 거대한 대하등의 아주 기가막힌 튀김과 함께 손에 꼽을 정도로 막강한 미소시루,
입에 착착 붙는 샐러드, 그리고 시마다에서 직접 제조한 소스가 스며든 밥.(춘천 메밀쌀, 지리산 산청쌀,산청찹쌀을 혼합해 지은 밥)
얇게 바삭한 표면. 그러면서도 부드러운 이 튀김맛...
미소, 샐러드까지 모조리 완벽하게 퍼펙트. 와... 정말 요즘 이렇게 만족도 높은 음식은 오랜만.

 

 

 

 

 

홍대 쉐프룬 (Chez Prune) - '닭다리살 그릴'
기가막히게 잘 구워낸 닭다리살. 속은 아주 보들보들하고 소스의 풍미도 좋은 것이 이곳의 내공을 알게 한다.
다들 한 입씩 먹곤 너무 좋다고 감탄을.

 

 

 

 

 

홍대 쉐프룬 (Chez Prune) - '소등심 스테이크'
디종 머스터드 소스 베이스의 스테이크를 한두번 먹어본게 아닌데 여긴 완전히 다른 맛.
사실 처음 먹고선 '엇... 이건 걍 그렇다'라고 실망했으나 왠걸... 결국 너무 맛있다고 저 소스까지 스푼으로 싹싹 다 긁어 먹었다.

고기보다는 소스의 맛이 너무 좋아서 놀랄 정도.
샬롯과 씨겨자의 풍미가 아주 제대로!

 

 

 

 

 

홍대 제키친 갤러리 (Ze Kitchen Gallery) - 'Pork 파스타'
오레끼에떼, 올리브 오일 베이스에 구운 돼지 항정살과 엔초비, 마늘, 브로콜리를 넣은 파스타.
약간 매콤하기도 하면서 엔초비를 갈아 넣어 그 향이 세진 않아도 적당히 느낄 수 있고
적당히 식감있는 오레끼에떼의 씹히는 맛도 아주 좋다.
그리고 잘 구운 돼지 항정살도 누린내없이 좋다.
제키친 갤러리는 현재 분당으로 이전하여 12월 현재 오픈하였고, 타이틀도 '꾸떼라퀴진' 으로 변경하였다.

 

 

 

 

 

홍대 제키친 갤러리 (Ze Kitchen Gallery) - '염소치즈가 들어간 그린올리브 비트 샐러드'
사각사각거리는 신선한 채소와 제대로 진하고 부드러운 염소치즈. 그리고 탱탱하게 잘 살아있는 큼직한 비트를
슥슥 잘라서 구운 호두와 함께 먹는 맛이란...

 

 

 

 

 

홍대 제키친 갤러리 (Ze Kitchen Gallery) - '마리네이드 그릴 닭가슴살과 계절 야채, 갈랑가 소스의 닭요리'
닭가슴살이면 퍽퍽할 만도 한데 그렇지도 않고, 소스의 맛이 생소하면서도 담백하고, 그러면서도 심심하지 않다.

 

 

 

 

 

홍대 제키친 갤러리 (Ze Kitchen Gallery) - '랍스터 비스퀴 리조또 + 미니 바게트'
상당히 비스퀴 소스에 충실한, 헤비한 맛이 난다. 안타깝게도 한시적 메뉴였으나 운좋게 먹을 수 있었고,
분당으로 이전한 지금 과연 이 메뉴가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버섯과의 조화도 좋고(리조또와 버섯의 궁합은 언제나 좋은 듯), 미니 바게뜨와 함께 먹는 맛도 인상적이었던 메뉴.

 

 

 

 

 

삼청동 샤떼뉴 (Chataigne)( - '카라멜화한 돼지삼겹, 가지 캐비어와 비스크 카푸치노를 곁들인 관자요리'
돼지삼겹은 다른 곳에서 먹어본 맛과 비슷하긴 한데(당연하지만) 가지 퓨레의 맛이 아주 깊고 새롭더라.
비스크 소스는 게살을 이용해서 만든 거라고 하고 관자도 좋고...

 

 

 

 

 

홍대 디비노 (Divino) - '디아볼라 D.O.C.'
이 피자엔 메운 살라미, 프로슈토, 모짜렐라와 토마토가 들어간 피자.
도우는 살바토레 쿠오모의 피자가 더 낫다고 생각하지만 전체적인 맛은 이 피자가 더 좋았다.
적당히 짭쪼름하고 아주 질좋은 프로슈토와 살라미, 그리고 모짜렐라 치즈의 쫀득함이 완벽하다.

 

 

 

 

 

홍대 디비노 (Divino) - Spaghetti Alla Puttanesca (뿌따네스카)
토마토 베이스의 파스타. 블랙 올리브와 그린 올리브, 케이퍼, 엔초비, 바질등이 들어갔는데 내가 딱 좋아하는
올리브 오일이 충분히 들어간 짭짤한 파스타.

 

 

 

 

 

을왕리 카페 오라 (Cafe Ora) - '녹차 팥빙수'
을왕리에 이런 카페가 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인상적인 건물만큼 이곳의 수제 팥빙수의 맛은 정말 일품 중 일품이었다.
두번의 방문 모두 완벽한 퀄리티. 팥빙수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영종대교를 돈내고 지날만한 곳.

 

 

 

 

 

이태원 스모키 살룬 (Smokey Saloon) - '앰블런스'
계란 프라이, 감자 튀김, 베이컨이 잘 어우러지면서 고소하고도 고기맛이 느껴지는 제대로 된 버거.

 

 

 

 

 

홍대 파이브 테이블즈 (Five Tables) - '살라미와 치즈 피자'
홍대의 보석같은 이탈리언 리스토란떼.
올리브 오일의 맛이 베어나오면서 살라미의 짭쪼름한 식감과 루꼴라의 알싸한 맛이... 너무 좋다.
기본에 충실한, 합리적 가격의 제대로 된 피자.

 

 

 

 

 

 

곤지암리조트 라그로타 (LAGROTTA) - '매생이 리조또를 곁들인 팬에서 익힌 참소라'
매생이향이 아주 향긋하면서도 고소하게... 올라오고 쫄깃한 참소라와 기가막힌 궁합을 보여준다.
최상의 만족도를 준 곤지암리조트 내의 와인 레스토랑 라그로타에서 먹었던 음식은 다 좋았다.

 

 

 

 

 

곤지암리조트 라그로타 (LAGROTTA) - '그릴에서 구운 닭 가슴살을 곁들인 시져 샐러드'
엔초비 향이 더 났으면 더 만족했겠지만, 아낌없이 싹싹 먹어버린 샐러드다.
닭 가슴살이 약간 퍽퍽한 느낌은 있었지만 그래도 충분히 부드러웠고, 시져 샐러드는 맛이 진하기보단 마일드한
느낌이었지만 상당히 중독성있다.

 

 

 

 

 

담양 신식당 - '떡갈비'
이곳의 떡갈비를 먹고 실망하신 분들도 많더라.
내 생각에 그 분들은 아마도 일반적인 양념맛 강한 떡갈비를 생각하신 듯 하다.
입맛이야 각자의 기호에 따른 것이니 뭐라할 수 없는 것이지만, 내 입맛엔 정말 완벽하게 퍼펙트였다.
한우 1+ 이상의 재료로 마블링이 느껴지는 그 고소함과 참숯에 구운 불맛, 그리고 고기의 풍미를 전적으로
살려주는 적당한 양념이 완벽하다고 느꼈다.
기름기 쫙 빠진 떡갈비를 옥돌에 올려 내오는데... 아 글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입에 침이 고인다.

 

 

 

 

 

홍대 스시진 - '특지라시 스시'
도로는 물론 전복과 낫또, 히라메, 연어등등 정말 선도좋은 사시미가 듬뿍 올라갔다.
그간 지라시 스시는 주로 스시겐에서 먹었는데 이곳도 상당한 만족도를 준다.
오히려 스시보다는 지라시 스시가 더 강점이 있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

 

 

 

 

 

청담동 구르메 에오 (Gourmet EO) - '해산물 스프'
양이 아주 훌륭하시고, 게다가 맛은 정말 기대했던 그 맛.
이게 걸죽하면 얼핏 부야베스같을텐데 정말 적정한 선에서 스프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준다.
해산물의 풍미를 전혀 해치지 않은 맛.
관자도 두툼하게, 새우등의 해산물도 아낌없이 들어갔다.

 

 

 

 

 

청담동 구르메 에오 (Gourmet EO) - '생선살 라비올라'
aipharos님이 대만족했던 메뉴!


 

 

 

 

청담동 구르메 에오 (Gourmet EO) - '향료로 요리한 도미요리'
요리는 재료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는 훌륭한 음식.
이게 작아 보이실지 모르겠으나 먹고나면 배가 든든한 정도로 괜찮은 양.
게다가 도미가 어찌나 탱탱하고 쫄깃한지... 먹으면서 스테이크를 먹는 느낌까지 난다. 그러면서도 생선 특유의 담백하고 고소함까지.
그리고 겉을 살짝 구웠는데 좋은 소금을 썼는지 짭쪼름하니 정말 간이 딱.
또한 곁들인 버섯등의 구운 가니쉬도 아주 훌륭하다.

 

 

 

 

 

 

청담동 비스트로 욘트빌 (Bistro de Yountville) - '가리비 무스를 채워 넣은 닭고기'
아마도 그간 먹어본 닭요리 중 베스트 중 하나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너무나 부드러운 식감도 식감이지만 저 모렐 버섯 소스는 싹싹 다 긁어 먹고 싶을 정도로 매혹적이다.
그린빈과의 조화도 좋고, 작지만 기가막히게 튀겨낸 날개살 튀김과 모짜렐라 치즈를 넣은 플렌타 케익까지 뭐하나 뺄게 없는 완벽함.
아마도 욘트빌의 시그니쳐 메뉴가 되지 않을까 싶다.

 

 

 

 

 

 

 

AFFiNiTY가 뽑은 2009 Top Music Video 35

2009년에 본 뮤직 비디오 중 인상깊은 35편의 뮤직 비디오를 올려 본다.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10년이 넘도록 죽어라 조폭깡패, 킬러, 3각관계, 자살, 타살, 살인이 등장하고 비장미가 장땡이라는 듯한
뮤비가 아직도 넘쳐나는, 그게 아니면 기껏해야 흑인 뮤지션들의 섹시 컨셉의 뮤비만 잔뜩 양산하느라 정신없는
우리나라 가요계와 조금은 비교를 해보자는 의도도 있다.
특히 죽음으로 갈등구조를 해결해버리는 몹쓸 버릇을 가진 뮤비들이 득세하는 꼬락서니는 정말 보기 괴롭다.
물론 미/영/유럽의 뮤비가 다 훌륭하다는 건 결코 아니다. 하지만, 극적인 비장감만을 내세우는 뻔한 뮤비가
지나치게 판치는 한국에서 뮤비가 젊은 영상작가들의 등용문이 되거나, 현장 감독들의 실험적인 시도가 될 수 있는
여건이 어느 정도 마련되었으면 한다.(이건 단순히 기획사와 방송권력의 문제만은 아니지만...)

혹시 음악 관련 글 봐주신 분이라면 아래 뮤비 중 상당수는 이미 보셨겠지만 소개하지 않았던 뮤비도 있고,

상당히 놀라운 뮤비도 있으니 시간되시면 한 번쯤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1. 'Sea Within a Sea' - the Horrors


뮤직 비디오가 음악을 잡아 삼키는 오류를 범하지 않고, 독자적인 영역을 유지하면서 음악이 지닌 본연의
느낌을 더욱 살려주는 역할을 어떻게 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뮤직 비디오.
온갖 억지스러운 드라마를 잔뜩 집어넣지 않고도 충분히 감각적인 비주얼을 선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뮤비라는 점에서 1위로 올렸다.

 

 

 

 

 

2. 'I Say Fever' - Ramona Falls


Stefan Nadelman의 연출.
종이 인형극을 무성영화의 형식으로 풀어내고 탁월한 CG와 필름 그라인딩을 통해 놀랍고 강렬한 비주얼을
선사한다. 극영화에 결코 뒤지지 않는 속도감과 강렬한 풍자로 무장한 최고의 뮤비 중 하나.

 

 

 

 

3. 'Paddling Ghost' - Dan Deacon


염가버전 인형극.
익살과 해학으로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놀라운 재주.

 

 

 

 

 

4. 'No One Does It Like You' - Department of Eagles


어지간한 영화 한 편을 가볍게 눌러주는 놀라운 연출과 풍자.
그리고 회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프레임 프레임.
이 정도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5. 'Sunlight' - Kyte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 수 없어도 마지막 장면의 짠한 느낌을 고스란히 살려내는 스톱 애니메이션.
쌔끈한 뮤비따윈 관심도 없고, 자신들의 음악을 표현하기 위한, 음악과 하나가 되는 영상작업으로서의 뮤비.

 

 

 

 

6. 'On the Water' - the Walkmen


비장함, 비탄 그리고 아련한 씁쓸함이 모조리 이 작은 뮤비 한 편에 담겨있다.
올해를 빛낸 뮤비 중 하나.

 

 

 

 

7. 'House of Flying Daggers' - Raekwon
반드시 볼만한 뮤비.
올해 Raekwon의 활약도 대단했는데, 나의 선입견으로 그만 뒤늦게 알게 되었다는... 에혀...

 

 

 

 

없어졌다 유튜브에 ㅠㅠ

8. 'I Was Born' - High Places

 

 

 

 

 

9. 'Planning My Escape' - Sleeping States


공식 뮤비인지 모르겠음. 하지만 노래의 감성이 잘 담긴 사랑스러운 뮤비.
원곡보다 훨씬 다운템포된 곡도 인상적.


 

 

10. 'Basic Space' - the XX


올 한해 개인적으로 가장 사랑한 밴드로 꼽는 the XX의 뮤비.
그들의 뮤비는 하나같이 정적이지만, 음악의 내적인 사유를 건드리지 않는 범위 안에서, 갇힌 프레임 내에서
운동이 이뤄진다. 이번 뮤비 역시 마찬가지. 벌브처리된 영상들이 모두 갇힌 프레임 내에서 서서히 운동한다.

 

 

 

11. 'Happy House' - the Juan MaClean


정말 별 것 없는 뮤비같은데 이상하게 자꾸 보게되는 중독성 강한 뮤비.
개인적으로 이곡을 좋아하기도 하지만...(원곡은 상당히 긴 곡이다)

 

 

 

12 'Dancers' - Circlesquare


음악과 완벽하게 호흡하는 뮤비라는 건 바로 이런거.
아무리봐도 Robert Longo의 작품이 생각나는 뮤비. 분명히 오마쥬일듯.

 

 

 

13. 'Velvet' - the Big Pink


도회적이면서도 냉랭한 음악의 분위기를 잘 살려준 뮤비.
앵글 트리밍, 대칭화면, 핀 라이트... 은근히 다양한 기법이 동원된 뮤비.

 

 

 

14. 'Actor Out of Work' - St. Vincent


올해 가장 인기있었던 여성 뮤지션 중 한 명인 St. Vincent의 히트곡.
보다보면... 표절까진 절대 아니지만 울나라 그룹 '니아'의 뮤비와 비슷하긴 하다.

 

 

 

15. 'Lessons Learned' - Matt and Kim


올 한해 가장 충격적인 뮤직 비디오로 회자된 Matt & Kim의 뮤비.
기성과 규율, 관습과 장르 영화적 기대를 모두 깔고 뭉게버리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발칙한 뮤비.
이런 뮤비가 만들어지는 환경이 더 부러울 뿐.

 

 

 

 

16. 'Mykonos' - Fleet Foxes


이런 뮤비가 많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부럽다는거다.
멤버 얼굴따윈 나오지도 않는다. 독특한 발상과 연출력, 그리고 이를 실행으로 옮길 줄 아는 다원화된 문화적
저변이 한없이 부러워진다.

 

 

 

17. 'Hold the Way' - Grouper


Guy Meddin의 영화에서 위트를 완벽하게 거세하고 독일의 표현주의 영화들의 계보를 끌어온 뒤 잉마르 베리먼
감독님의 상징주의를 뒤섞고 이를 호러로 엮어내면 이런 뮤비가 될 수도 있겠다.
상당한 공포감을 주는, 그 공포가 공포스럽다못해 아름다운 뮤비.

 

 

 

 

Part 1.

 

Part 2.

18. 'We Were Once a Fairytale' (Part 1 & 2) - Kanye West
건드리면 대박인 카니에웨스트. 이 뮤비는 게다가 Spike Jonze가 연출했다.
아이들과 함께 보면 매우매우 곤란하다.

 

 

 

 

19. 'Bad Romance' - Lady Gaga


올 한해 가장 많은 화제가 되었던 이라면 누구라도 Lady Gaga를 꼽을 것.
성욕이 생기면 멤버들과 돌아가며 잔다는 발언부터 누드 화보는 애교.
이 뮤비는 다른 사람도 아니라 내가 정말 좋아하는 감독 Francis Lawrence가 연출했다.

 

 

 

 

20. 'Losing Feeling' - No Age

 

 

 

 

21. 'A Volta' - N.A.S.A.

 

 

 

22. 'Sol' - OOIOO

 

 

 

 

23. 'Summer Song' - Yacht


이들의 공연을 갔어야 하는데 정말이지...-_-;;;;

 

 

 

 

24. 'Marrow' - St. Vincent
Terri Timely의 연출.

 

 

 

 

25. 'Die Slow' - HEALTH


정신없이 빠른 편집. 빠른 편집이라도 다 감각적으로 보이는 건 절대로 아니다.
그건 전적으로 그 빠른 순간에도 프레임을 어떤 속도로 낚아내고 엮느냐의 문제다.
HEALTH의 이 뮤비는 속도감 속에 수많은 에로틱한 정보를 엮어 넣는다.

 

 

 

26. 'No Kind Words' - the Maccabees


제목과 가사 그대로의 느낌을 표현한 뮤비.
이처럼 직설적이고 확실하게 가사를 표현해낼 수 있을까?
거기엔 소통의 문제로 좌절하는 이의 표정도, 울부짖는 이의 모습도, 씨니컬한 표정도 필요없다.

 

 

 

 

27. 'You Saved My Life' - Cass McCombs


천천히 어느 청년의 힘겨운 뒷모습을 쫓아간다.
힘겨운 듯한 어깨의 청년과는 무관하게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대화와 관계에 매달리고, 인파 속으로 청년은
모습이 묻혀졌다 드러나길 반복한다. 인간의 감정과 고뇌의 모습을 이토록 짧은 시간에 진솔되게 표현한 뮤비가
얼마나 될까싶은. 노래에 딱 맞는 뮤비.

 

 

 

28. 'Gardens of the South' - Sleeping States

 

 

 

 

29. 'Clay Bodies' - Zola Jesus

 

 

 

 

30. 'Into the Clouds' - the Sound of Arrows


아주 드러내놓고 게이 뮤비.
그 감성이 결코 싫지 않은 유쾌함.

 

 

 

31. 'Tokyojihen' - Senko Shojo
다른 건 없고, 유니클로 광고 처자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맘껏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뮤비는 순위권.-_-;;;
정말 속보이지만서도... 유니클록의 비주얼 파워는 대단하지 않았나.

 

 

 

32. 'Love Without Lies' - Comet Gain


브리티쉬 인디팝의 이제 고참인 Comet Gain의 2008년 발표된 Compilation 음반 중에서.
로우파이 펑크의 영국적 해석의 전형같은 곡.

 

 

 

33. 'Give It Up' - Datarock


초수퍼 울트라 유치찬란한, 이 뮤비에 비하면 Michael Jackson의 'Beat It'은 양반.
2009년도에 나온 뮤비라곤 눈물을 흘리고 싶을 정도로 의도적으로 촌스러운 뮤비지만 그 중독성 또한 남다르다.

 

 

 

 

34. 'Where U At' - 태양(Taeyang)
이 뮤비가 들어있는 건 순전히 태양의 놀라운 춤실력때문.
태양 뒤 왼쪽에 보이는 세계적인 안무가 Shaun Evaristo에도 결코 밀리지 않는 놀라운 퍼포먼스.
강약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비트를 가지고 노는 최고의 퍼포머.

 

 

35. 'Love in July' - Sally Saphiro
샐리 사피로의 아름다운 뮤직 비디오.
음악에의 호불호는 차치하고 뮤비에 대한 애틋함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 같다.

 

 

 

 

 

 

 

 

 

 

 

 

 

 

 

 

 

 

 

 

Top 100 Tracks... 이런 건 도저히 못추리겠고, 그냥 처음에 추린 곡 360곡 중 추리고 다시 추려서 286곡이라는
어정쩡한 수의 트랙들을 올리게 되었다.

리스트는 아래와 같다.
화일 이름의 'A-F', 'G-M', 'N-Z'는 제목을 알파벳 순으로 한게 아니라 뮤지션명(참여음악가)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
아래 리스트는 모두 참여음악가로 오름차순한 목록임을 참조해주시길.
리스트는 뮤지션명 -> 곡명 순.

 

 

 

 

 


이하 리스트. 굵은 폰트는 특별히 개인적으로 더 좋아하는 곡.

A-F (뮤지션 이름순) 104곡

2562 - 'Flashback'
A Sunny Day in Glasgow - 'Passionate Introverts'
Aether - 'Autumn Pisces'
Aether - 'Variance'
Akira Kosemura - 'Depature'
Akira Kosemura - 'Light Dance'
Akron/Family - 'Many Ghosts'
Alchemist,the - 'Some Gangster Shit'
An Horse - 'Postcards'
Animal Collective - 'My Girls'
Antlers, the - 'Bear'
Antlers, the - 'Two'
Arctic Monkeys - 'Crying Lightning'
Arms and Sleepers - 'Matador'
Arms and Sleepers - 'the Architekt'
Atlas Sound - 'An Orchid'
Atlas Sound - 'Walkabout'
Atlas Sound - 'Shelia'
Atlas Sound - 'My Halo'
Au Revoir Simone - 'All or Nothing'
Au Revoir Simone - 'Trace a Line'
B. Fleischmann - '24.12'
B. Fleischmann - 'Last Time We Met at a T&TT Concert'
B. Fleischmann - 'Market'
Balmorhea - 'Harm and Boon'
Basement Jaxx - 'Raindrops'
Basement Jaxx - 'My Turn'
Basement Jaxx - 'Gimme Somethin' True'
Bats, the - 'Two Lines'
Bats, the - 'Steppin' Out'
Bear in Heaven - 'You Do You'
Bear in Heaven - 'Lovesick Teenagers'
Beirut - 'My Night with the Prostitute from Marseille'
bibio - 'Jealous of Roses'
bibio - 'Haikuesque (When She Laughs)'
Big Pink, the - 'Velvet'
Big Pink, the - 'Tonight'
Bird and the Bees, the - 'My Love'
Bird and the Bees, the - 'Diamond Dave'
Blank Dogs - 'No Compass'
Bowerbirs- 'Beneath Your Tree'
BPA (the) - Jump the Fence'
Brakes - 'Worry About It Later'
Brakes - 'Crush On You'
Brakes - 'Ancient Mysteries'
Califone - '1928'
Califone - 'Bunuel'
Camera Obscura - 'Swans'
Camera Obscura - 'My Maudlin Career'
Camera Obscura - 'Forest and Sands'
Casiotone for the Painfully Alone - 'Lesley Gore on the T.A.M.I. Show'
Casiotone for the Painfully Alone - 'White Corolla'
Cass McCombs - 'You Saved My Life'
CFCF - 'Big Love'
CFCF - 'You Hear Colours'
Charles Spearin - 'Marisa'
Charles Spearin - 'Mrs. Morris (Reprise)'
Cheer-Accident - 'Blue Cheadle'
Circlesquare - 'Hey You Guys'
Circlesquare - 'Dancers'
Circulatory System - 'This Morning (We Remembered Everything)
Circulatory System - 'News from the Heavenly Loom'
Clark - 'the Magnet Mine'
Clubroot - 'Embryo'
Clubroot - 'Dulcet'
Clues - 'Remember Severed Head'
Coathangers, the - 'Pussywillow'
Cold Cave - 'Love Comes Close'
Cold Cave - 'the Trees Grew Emotions and Died'
Coma Stereo - 'Sevastopol'
Cortney Tidwell - 'Solid State'
Cotton Jones - 'Some Strange Rain'
Cut Off Your Hands - 'Turn Cold'
Cymbals Eat Guitars - 'Cold Spring'
Dan Deacon - 'Padding Ghost'
Dark Night of the Soul - 'Little Girl'
Datarock - 'Give It Up'
Deastro - 'Biophelia'
Deastro - 'Toxic Crusaders'
Deastro - 'Kurgan Wave Number One'
Delorean - 'Deli'
Delorean - 'Moonsoon'
Delphic - 'Counterpoint'
Dent May & His Magnificent Ukulele - 'Meet me in the Garden'
Digital Leather - 'Your Hand, My Glove'
Dirty Projectors, the - 'Stillness Is The Move'
Discovery - 'So Insane'
Discovery - 'It's Not My Fault (It's My Fault)
Drake - 'Best I Ever Had'
Ducktails - 'Landrunner'
Dum Dum Girls - 'Dream Away Life'
Electrik Red - 'So Good'
Electrik Red - 'Bed Rest'
Eleni Mandell - 'Personal'
Field, the - 'Everybody's Got To Learn Sometime'
Fight Like Apes - 'Jake Summers'
Fight Like Apes - 'Do You Karate?'
Fight Like Apes - 'Lumpy Dough'
Filastine - 'Marxa'
Finale - 'One Man Show'
Fischerspooner - 'Money Can't Dance'
Fischerspooner - 'Infidels of the World Unite'
Flaming Lips, the - 'the Sparrow Looks Up at the Machine'
Four Tet - 'Love Cry'


G-M (뮤지션 이름순) 92곡

God Help the Girl - 'Come Monday Night'
Gomez - 'Win Park Slope'
Grammatics - 'D.I.L.E.M.M.A'
Grizzly Bear - 'Two Weeks'
Gui Boratto - 'Colors'
Gui Boratto - 'No Turning Back'
Gui Boratto - 'Ballroom'
Hanne Hukkelberg - 'No One But Yourself'
HEALTH - 'Die Slow'
HEALTH - 'In Violet'
Hecuba - 'La Musica'
Hercules and the Love Affair - 'Weekend'
Here We Go Magic - 'Fangela'
Horrors, the - 'Scalret Fields'
Horrors, the - 'Sea Within a Sea'
I Was A King - 'Step Aside'
Intelligence, the - 'Debt & ESP'
Intelligence, the - 'Thank You God for Fixing the Tape'
Iran - 'Can I Feel What?'
It Hugs Back - 'Unaware'
James Blackshaw - 'Fix'
JJ - 'Intermezzo'
Joker's Daughter - 'Chasing Ticking Crocodile'
Jonathan Johansson - 'En Hand I Himlen'
Jonathan Johansson - 'Aldrig Ensam'
Juan MacLean, the - 'Happy House'
Junior Boys - 'Bits & Pieces'
Junior Boys - 'Sneak A Picture'
Karen O and the Kids - 'All Is Love'
Kevin Blechdom - 'Gravity'
Kurt Vile - 'Space forklift'
Kyte - 'Bridges in the Sky'
Kyte - 'the Smoke Save Lives'
Lacrosse - 'What's Wrong With You'
Lake - 'Oh, the Places'
Lake - 'Blue Ocean Blue'
Lake - 'Dead Beat'
Lee Fields & the Expressions - 'Do You Love Me'
Legends, the - 'You Won'
Legends, the - 'Dancefloor'
Lemonade - 'Big Weekend'
Lemonade - 'Bliss Out'
Loney, Dear - 'Airport Surroundings'
Loney, Dear - 'Everything Turns to You'
Longwave - 'Satelites'
Longwave - 'I Don't Care'
Lotus Plaza - 'Wahtgrows?'
Love Language, the - 'Nocturne'
Luciano - 'Fran Left Home'
Lucky Dragons - 'Mirror Friends'
Maccabees, the - 'Love You Better'
Maccabees, the - 'One Hand Holding'
Maccabees, the - 'Seventeen Hands'
Magik Markers - 'State Number'
Major Lazer - 'Mary Jane'
Malajube - 'Port/Disparu'
Malajube - 'Les Collemboles'
Malajube - 'Dragon de Glace'
Malcolm Middleton - 'Zero'
Martyn - 'Right Star!'
Martyn - 'Is This Insanity?'
Matias Aguayo - 'Rollerskate'
Matt & Kim - 'Daylight'
Matt & Kim - 'Cutdown'
Matt & Kim - 'I Wanna'
Mayer Hawthorne - 'Just Ain't Gonna Work Out'
Mayer Hawthorne - 'One Track Mind'
Memory Cassette - 'Ghost in the Boombox'
Memory Cassette - 'Sleep on the Roof'
Memory Tapes - 'Bicycle'
Memory Tapes - 'Green Knight'
Memory Tapes - 'Stop Talking'
Mi Ami - 'Freed from Sin'
Micachu - 'Sweetheart'
Micachu - 'Golden Phone'
Micachu - 'Just in Case'
Micachu - 'Calculator'
Mirah - 'Country of the Future'
Mirah - 'Gone Are the Days'
Mocky - 'Birds of a Feather'
Moderat - 'Rusty Nails'
Moderat - 'Porc #1'
Moderat - 'Porc #2'
Mos Def - 'Auditorium'
Mos Def - 'Priority'
Mos Def - 'Roses'
Mouse on the Keys - 'Spectres De Mouse'
Mouse on the Keys - 'Seiren'
MSTRKRFT - 'Heartbreaker'
Mummers, the - 'Wake Me Up'
Mummers, the - 'Wonderland'
Mummers, the - 'See Alice'


N-Z (뮤지션 이름순) 91곡

Neon Indian - 'Deadbeat Summer'
Neon Indian - '6699 (I Don't Know If You Know)'
Nickel Eye - 'You and Everyone Else'
Nosaj Thing - 'Fog'
Pains of Being Pure At Heart, the - 'Young Adult Friction'
Papercuts - 'Once We Walked in the Sunlight'
Papercuts - 'Dictator's Lament'
Papercuts - 'The Machine Will Tel Us So'
Papercuts - 'Future Primative'
Passion Pit - 'Little Secrets'
Passion Pit - 'the Reeling'
Passion Pit - 'Swimming in the Flood'
Passion Pit - 'Sleepyhead'
Pastels & Tenniscoats - 'Vivid Youth'
Patrick Wolf - 'Hard Times'
Pepe Bradock - 'Mouth (Brad Peep's Remix for Friends)'
Phantogram - 'Turn It Off'
Phantogram - 'Running from the Cops'
Phantom Band, the - 'Crocodile'
Phoenix - 'Lisztomania'
Phoenix - '1901'
Pica Beats, the - 'Martine, As Heavy Lifter'
Pica Beats, the - 'Summer Cutting Kale'
Pica Beats, the - 'Cognac & Rum'
Pica Beats, the - 'My Lucky Charm'
Pictureplane - 'Solid Gold'
Pictureplane - 'Trance Doll'
Pictureplane - 'Gang Signs'
Portugal the Man - 'Lovers in Love'
Rome - 'Odessa'
Rome - 'the Secret Sons of Europe'
Rome - 'To Die Among Strangers'
Rural Alberta Advantage, the - 'the Ballad of the RAA'
Rural Alberta Advantage, the - 'the Dethbridge in Lethbridge'
Rural Alberta Advantage, the - 'Don't Haunt This Place'
Rural Alberta Advantage, the - 'the Deadroads'
Rural Alberta Advantage, the - 'the Air'
Saint Etienne - 'Only Love Can Break Your Heart'
Seeland - 'Burning Pages'
Seeland - 'Turnaround'
Shrag - 'Pregnancy Scene'
Silkie - 'Sty'
Silkie - 'Mattaz'
Simian Mobile Disco - '10,000 Horses Can't Be Wrong'
Sissy Wish - 'Float'
Sister Suvi - 'Deadwood'
Sonic Youth - 'Malibu Gas Station'
Speech Debelle - 'Better Days (ft. Micachu)'
St. Vincent - 'Actor Out of Work'
Sunset Rubdown - 'Idiot Heart'
Sunset Rubdown - 'Apollo and the Buffalo and Anna Anna Anaa Oh!'
Swan Lake - 'Heartswarm'
Telefon Tel Aviv - 'Stay Away from Being Maybe'
Temper Trap, the - 'Sweet Disposition'
Toma - 'Terrorforming'
tUnE-YaRdS - 'Sunlight'
tUnE-YaRdS - 'Jamaican'
tUnE-YaRdS - 'Little Tiger'
Two Fingers - 'Whatuknowabout'
Two Fingers - 'Better Get That'
Veils, the - 'the Letter'
Viva Voce - 'Devotion'
Viva Voce - 'Die a Little'
Viva Voce - 'Rose City'
Washed Out - 'Belong'
Washed Out - 'Good Luck'
Washed Out - 'Phone Call'
Washed Out - 'Get Up'
Washed Out - 'Feel It Around'
Wave Machines - 'Carry Me Back to My Home'
Wave Machines - 'the Greatest Escape We Ever Made'
Whitest Boy Alive, the - 'Courage'
Wild Beasts - 'Hooting & Howling'
Wild Beasts - 'We Still got the Taste Dancing'
Wooden Birds, the - 'the Other One'
Wooden Shjips - 'For So Long'
Worriedaboutsatan - 'Pissing About'
Worriedaboutsatan - 'Arrivals'
XX, the - 'Intro'
XX, the - 'Crystalized'
XX, the - 'Islands'
XX, the - 'Basic Space'
Yacht - 'I'm in Love With a Ripper'
Yacht - 'Psychic City'
Yeah Yeah Yeahs - 'Soft Shock'
Yeah Yeah Yeahs - 'Dragon Queen'
Yppah - 'Gumball Machine Weekend'
Yppah - 'Playing with Fireworks'
Yppah - 'Shutter Speed'
Yppah - 'Sun Flower Sun Kissed'

 

 

 

 

 

 

 

 

 

 

올해도 한해 열심히 들었던 음반 중 BEST를 뽑아봤다.
2008년도 결산은 80선을 뽑는 바람에 애를 좀 먹었는데, 이번엔 분기별로 나름 미리미리 정리도 해놔서 작년보단
수월했던 것 같다. 하지만... 50장의 음반만 고르자니 이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더라.
게다가 20위를 넘어가면 사실 순위의 객관성은 거의 희박해져버린다. 비슷비슷하게 많이 들었던 음반들이 몰려
있기 때문에 20위 이상에서 50위까지는 외부적 요인들(해외에서의 리뷰 평가등등)이 개입하게 되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음반이 해외의 음악 관련 웹사이트들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면 은근히 기분도 좋지만, 어차피 귀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라 이번에도 해외 웹사이트에서 거의 다루지도 않는 음반들이 다수 있긴 하다.
그러니 이건 그저 재미로 보시길. 난 전문 리뷰어도 아니고 그럴 능력도 안되니까.

올 한해는 개인적으로 조금은 더 쉬운 음악들에 마음과 귀가 간 것 같다. 포스트록은 열심히 들었으나 그닥 마음에
드는 경우가 없었고 인디 일렉트로닉은 근 3년 사이에 가장 어정쩡한 결과물들이지 않았나 싶다.
캐나디언 인디록은 여전히 답보 상태지만 그 진중한 파장은 여전한 것 같고, 영국에선 의외의 대박들이 올해 유난히
많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제부터 개인적인 50선을 공개해본다.

 

 

 

 

 

1. [the XX] - the XX
사실상 올해 최고의 신인이라고 할만한 영국 런던 출신의 혼성 4인조 그룹.
엘리엇 스쿨 출신(Hot Chip, Burial등이 배출된)으로 장래가 가장 촉망되는 그룹 중 하나라고 본다.
네 명 모두 20세의 나이로 이런 인생 다 달관한 듯한 멜로디와 사운드를 창조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염세적이고, 시적이기까지한 가사가 남녀 보컬의 환상적인 앙상블에 얹혀져 진정한 설득력을 확보한다.
전곡 모두 빼놓을 곡이 없으며, 특히 첫곡인 'Intro'는 아마도 록 역사상 가장 멋진 인트로가 아닐까 생각되기도.
나뿐만 아니라 aipharos님 역시 의심의 여지없는 올해 최고의 음반으로 주저함없이 꼽는 음반이며, 한껏 멋들어간
인위적 비장미와는 거리가 먼, 최소한의 악기 편성으로 이끌어내는 우울한 정서가 지독하리만치 매혹적이다.
모두에게 추천하는 음반.

 

 

 

 

 

 

2. [Logos] - Atlas Sound
Deerhunter의 키맨 Bradford Cox의 솔로 프로젝트인 Atlas Sound의 2집.
이번 음반에는 본인이 역시 좋아해마지 않는 Panda Bear, Animal Collective의 Noah Lennox와 함께 했다.
그 덕분에 곡의 텍스쳐는 Bradford Cox의 풍성한 멜로디와 Noah Lennox의 몽환적인 이미지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레티샤 사디에가 함께 한 곡은 Stereolab의 코즈믹한 스페이스 팝의 향기도 짙게 드리워져있다.
Bradford Cox 특유의 허전하게 빈 듯한 공간감 가득한 분위기에 한 번 들으면 결코 잊혀지지 않는 말랑말랑하기까지
한 멜로디와 쉬운 비트가 묘하게 혼재하면서 복잡미묘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트랙들로 가득한 음반.
뭐라 극찬을 늘어놔도 부족함이 없는 가장 매혹적인 올해의 음반 중 하나다.

 

 

 

 

 

3. [Bitte Orga] - Dirty Projectors
이제 더이상 미국의 대표적인 익스페리먼털 그룹으로 자리한 Dirty Projectors에 대한 히스토리를 운운하는 것은
우스운 일일 것이다.
로우파이적인 감수성으로 포스트 포크의 위상을 재정립시키다시피 하고 클래식의 시선에서의 실험주의와는 사뭇
다른 기존 록 음악의 대중적 형식미를 과감하게 타파하고 있는 그룹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음반은 그간 그들의 어떤 음악적 성취보다도 더욱 가치있는 음반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번 음반에는 가슴떨리는 어쿠스틱 넘버가 포키한 기운을 타고 가슴으로 넘어들어오는가하면 메카니즘의 적극적
수용을 통해 포스트 포크의 방향성을 제시하기까지 한 트랙 역시 존재하고 있다.
한곡 한곡 따로 듣기보다는 전곡을 모두 듣는 것이 이들의 진가를 더욱 확실히 알 수 있다.
반드시 들어야만 하는 음반 중 하나.


 

 

 

 

4. [Primary Colours] - the Horrors
Punk Revival에 가까왔던 데뷔 음반과는 음악적인 방향성을 분명히 달리하는, 그래서 더더욱 성공적이었던 음반.
1집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절제되고 정적인 텐션을 가득 담은 불온한 기운이 감도는 명곡 'Sea Within A Sea'나
'Scarlet Fields'는 올해의 곡 중 하나로 분명히 기록될만한 곡.
영국 출신의 그룹들이 올해 참 많은 수작을 내놓는데 보탬이 된 하나의 그룹이기도 하다.
슈게이징과 미니멀리즘의 적극적인 차용으로 놀라우리만치 효과적인 성과를 거둔 음반으로 'Sea Within A Sea'는
음악 뿐 아니라 뮤직 비디오 역시 반드시 찾아 봐야할 곡 중 하나다.

 

 

 

 

 

5. [BiRd-BrAiNs] - tUnE-YaRdS
이 놀라운 데뷔앨범은 Merrill Garbus라는 여성 뮤지션의 솔로 프로젝트이다.
올해 최고의 싱글 중 하나라고 꼽는 'Sunlight'과 'Little Tiger'등은 물론 전곡 모두 어느 한 곡 뺄 곡이 없는 이 놀라운 데뷔 앨범.
디지털 보이스 레코더와 공짜로 구해쓸 수 있는 믹싱 소프트웨어, 우쿨레레등를 통해 포키(folky)하면서도 전위적이고
또한 아름답기까지한 놀라운 트랙들을 만들어냈다.
개인적으로 올해 최고의 발견 중 하나라고 단연코 꼽을 수 있는데, 격정적으로 소울풀하가까지한 그녀의 보이스와
단아하고 절제되었지만 점차 노이즈가 곡의 구성을 파괴해가며 절정으로 치닫는 드론 노이즈의 강렬함까지 보여주는
막강한 트랙 'Little Tiger'나 전형적인 어쿠스틱 스네어와 퍼커션에 이어 내적으로 폐쇄적인 곡구조와 보이스가
어우러지다가 격렬한 스트로킹, 점차 주술적이고 씨니컬해지는 프레이즈의 향연으로 가득 찬 두번째 트랙
'Sunlight'등은 트랙은 결코 넘어가선 안되는 2009년의 발견 중 하나다.
앞으로의 행보가 엄청나게 기대가 된다.


 

 

 

 

6. [Dragonslayer] - Sunset Rubdown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의 4인조 그룹이자, 음반을 냈다하면 대박인 Sunset Rubdown의 2009년작.
현재까지 네 장의 음반 보조리 다 극찬을 받아왔던 캐나다의 대표적인 인디록 그룹이기도 하다.
사실 시작은 Wolf Parade의 멤버인 Spencer Krug이 솔로 프로젝트로 기획한 그룹인데

지금은 오히려 Wolf Parade보다 더 많은 호평을 받고, 매니어들을 잔뜩 기다리게 하는 그룹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
전형적인 캐너디언 인디록의 느낌이 푹푹 베어있지만, 그 정점에 오른 송라이팅 능력을 감상하다보면 도저히 그 매력을 거부할 길이 없다.
종교 음악의 뿌리에서 발달한 것이 아닐까 싶은 사람의 감정을 수없이 건드리는 독특한 창법과 다채로운 편곡,
결코 단순하지 않은 곡구성. 점차 점진적으로 치달아가는 확실한 서사구조를 갖춘 캐너디언 인디록의 정점에 선
Sunset Rubdown의 본작을 반드시 경험해보시길.

 

 

 

 

 

7. [Matador] - Arms & Sleepers
보스톤 출신의 Max Lewis와 Mirza Ramic의 듀오 구성으로 이뤄진 인디 일렉트로닉 그룹.
2006년 데뷔작 이후 3년만의 2집이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회화적인 느낌이 가득한 서정성 풍부한 인디 일렉트로닉 넘버들로 가득 찬 이 음반은
클래식 소품을 연상케하는 건조하면서도 단아한 건반, 그 위로 서서히 축조되는 균일한 비트, 아련한 Synth의 물결이
만만찮은 감성의 후폭풍을 전해주는 트랙들로 가득하다.
특히 물결처럼 아련함을 전해주는 앨범 타이틀인 'Matador'와 클래식한 건반의 인트로에 얹히는 서정성 넘치는
보이스, 그리고 이윽고 더해지는 일렉트로닉 비트가 압권인 'the Architekt'의 2중 간지는 압권이다.
해외에서 그닥 많이 회자되지 않고 있는, 철저히 순위에선 배제된 터라 더더욱 많은 분들이 들어봤으면 하는 음반.

 

 

 

 

 

8. [Embryonic] - the Flaming Lips
이번 플래밍 립스의 신보를 듣고 적잖이 놀랐다.
투철한 실험 정신 속에서도 빛나던 블링블링 발랑함이 온데간데 없어지고 음반의 제목처럼 태아의 불완전함과
존재와 비존재의 영역에서 불확실한 상태를 그대로 반영한 듯한 난폭하기까지 한 곡의 구성들이 상당히 놀라웠다.
뭐, 사실 언제든 이렇게 돌변할 수 있는 그룹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성공적으로 우울하고 씨니컬한 정서를 한껏 끌어올릴 수 있을 줄은 몰랐다.
해외에 이미 잘 알려졌듯이 이 음반엔 Karen O와 함께 한 곡도 몇 곡있다.

(Karen O는 Spize Jonze의 화제작인 [Where the Wild Things Are/괴물들이 사는 나라]의 OST를 부르기도 했다)
워낙 이번 음반의 트랙들은 텍스쳐가 불균질하고 다층적이어서 이를 하나씩 까발리는 재미도 솔솔한 것 같은데,
앞으로도 도대체 얼마나 더 끝까지 이 그룹이 진화할 지를 생각하면 참으로 행복함이 더해질 뿐이다.
우주적이기도 하고, 싸이키델릭의 감성과 노이즈, 드림팝, 실험주의 만땅의 요소들을 이토록 잘 조합할 수 있는 그룹이 도대체 얼마나 될까?

 

 

 

 

 

 

9. [the Foodlight Collective] - Lotus Plaza
올해의 발견이 될만한 데뷔 음반.
Deerhunter의 기타리스트이자 보컬리스트인 Lockett Pundt의 솔로 프로젝트.
Bradford Cox의 천재적 행보에 이어 Lockett Pundt까지. 정말이지 난 그룹이다.
이 음반은 My Bloody Valentine의 2009년판 재강림이라고 할 정도로 뿌연 안개 속을 정처없이 하지만 활기차게
거닐고 다니는 듯한 몽롱한 이미지가 가득한 사운드.
듣다보면 취한다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아름다운 심연의 이미지까지 가득하다.
에코와 오버더빙을 적절히 구사한 정말이지 멋진 음반

 

 

 

 

 

 

10. [Angst Is Not A Weltanschauung!] - B. Fleischmann
오스트리아 뮤지션인 Bernard Fleischmann의 이번 음반은 데뷔음반에서 보여줬던 지나친 감상적인 곡조에서
조금씩 벗어나더니 관조적인 음악으로 변모하면서 삶의 원숙함이 묻어나는 내공이 그대로 곡에 투영되기 시작했다.
이 음반은 Pitchfork등의 미디어에선 평범한 평가를 받았으나

개인적으론 '24.12'같은 곡들의 진중한 아름다움때문에 두고두고 듣게 되었던 음반이다.
곡편성을 최소화하면서도 인디 일렉트로닉의 방법론에 어쿠스틱의 가치를 살려내는 몇 안되는 뮤지션.

 

 

 

 

 

11. [Moondagger] - Deastro
미시간 출신인 Randolph Chabot의 상큼한 솔로 프로젝트.
일렉트로닉 프로듀서답게 적극적으로 전자음악을 차용하면서 여기여 인디 펑크의 느낌도 적절히 안배했다.
종종 Casiotone for the Painfully Alone의 멜랑콜리한 공간적 건반 소리가 다가오기도 하는데

도회적인 보이스와 비트가 잘 어우러지면서 매혹적인 트랙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곡 한곡 모두 공들여 만들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그 덕에 어떤 트랙을 재생하던지 충분히 만족하며 감상할 수 있다.

 

 

 

 

 

 

12. [Ayrton Senna](EP) - Delorean
EP임에도 불구하고 50선 안에 넣은 건 그만큼 이 다섯곡짜리 음반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 네명으로 구성된 이들의 이 놀라울 정도로 매력적인 EP는 그전의 그들의 음악과는 상당히 많이 다르다고 하는데,

그게 어떻든간에 아마 올 한해 가장 중독성강한 훅으로 내 귀를 사로 잡은 곡 중 하나라면 바로 이 음반의 1,2번 트랙인 'Deli'와 'Moonsoon'이다.

나는 물론 aipharos님과 민성군까지 무진장 좋아하는 트랙들인 이 두 곡은 가만히 들을 수 없을 정도로 흥겨운 비트와 편곡을 들려준다.

귀에 쏙쏙 들어와 꽂혀버리고 절대로 질리지 않는 사랑스러운 멜로디를 간직한 일렉트로닉 넘버들.
이 두 곡만으로도 이 음반은 최고의 음반 중 하나로 마땅히 등극할 만하다.

 

 

 

 

 

 

13. [Psychic Chasms] - Neon Indian
익명의 비디오 아티스트와 작곡가로 이뤄진 일렉티로닉 팝 프로젝트로 시작한 Neon Indian.
물론 후에 구성원들이 밝혀졌지만, 어쨌든 이들은 2009년 가장 뜨거운 한해를 보낸 신인 중 하나로 인정받았다.
에코와 디코더를 효과적으로 이용해 창조하는 익살스러운 편곡과 스쳐들어도 귀에 달라붙는 멜로디 라인은
이들이 왜 올해 가장 뜨거운 신인들인지 확실히 어필한다.
일렉트로닉에 Soul과 Funky를 잡탕으로 잘 비벼넣고 마무리는 달콤한 토이 머쉰등으로 맛을 살린 인상적인 음반이자 2009년의 발견 중 하나.

 

 

 

 

 

14. [Tarot Sport] - Fuck Buttons
영국 브리스톨 출신의 Andrew Hung과 Benjamin John Power로 구성된 2인조 일렉트로닉 그룹인 이들의 세번째 음반.
2008년에도 [Street Horrsing]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더니 올해 역시 서사적이고 찬란하기까지한 비트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전자음악의 강점인 프로그래밍에 의한 미니멀한 구조형식은 당연하고, 이에 선배들인 Kraftwerk나 Klaus Schultze등이
이룩한 서사적이고 드라마틱한 구조를 인용하여 거대한 Electronic-Epic을 선사하고 있다. 앞으로 이들의 행보를 반드시 주시해야할 것.

 

 

 

 

 

14. [Tarot Sport] - Fuck Buttons
영국 브리스톨 출신의 Andrew Hung과 Benjamin John Power로 구성된 2인조 일렉트로닉 그룹인 이들의 세번째 음반.
2008년에도 [Street Horrsing]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더니 올해 역시 서사적이고 찬란하기까지한 비트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전자음악의 강점인 프로그래밍에 의한 미니멀한 구조형식은 당연하고, 이에 선배들인 Kraftwerk나 Klaus Schultze등이
이룩한 서사적이고 드라마틱한 구조를 인용하여 거대한 Electronic-Epic을 선사하고 있다. 앞으로 이들의 행보를 반드시 주시해야할 것.

 

 

 

 

 

16. [Hometowns] - Rural Alberta Advantage
캐나다 온타리오 출신의 3인조 그룹으로 인터넷을 통해 데뷔앨범이 센세이션을 일으키자

Saddle-Creek 레코드에 픽업되어 데뷔 앨범을 재발매하게 된 그룹이다.
전형적인 감수성 만땅의 인디록을 들려주고 있지만 이들만의 중독성 강한 훅과 최대한 복잡함을 거세시켜버리고
자연스러운 보이스를 내세운 곡들의 매력이 워낙 막강해서 많은 이들의 전폭적인 찬사를 받은 것 같다.
부드러운 스트링 위로 남녀 보이스의 열창이 이뤄지는 가운데 생뚱맞을 정도로 로파이적이고 지나칠 정도로 빠른 비트로

쉴새없이 작렬하는 드러밍의 묘한 부조화가 인상적인 'Don't Haunt This Place'란 곡은 물론,

영국이나 미국의 탑 클라스의 록밴드들(the Boxer같은)의 진지한 감동이 전혀 부럽잖은 'the Dethbridge in...', 차분한 기타 인트로와 함께

마치 미국의 로컬 밴드였던 Violent Femmes의 초기 시절을 연상케하는 'the Deadroads'같은 곡들을 듣노라면 이들의 곡들이 인디록씬에서 그렇게 인기를 얻은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영 그리고 일부 북유럽에서나 종종 나오던 걸출한 뮤지션들이 2005년 이후로 캐나다에서도 줄창 나오는 걸 보면
앞으로도 캐나다의 록씬이나 록씬 내에서 소통하는 커뮤니티의 방법론은 잘 지켜봐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17. [Ay Ay Ay] - Matias Aguayo
Zimt와 Closer Musik의 멤버였던 Left-Field 뮤직 프로듀서인 칠레 출신 Matias Aguayo의 두번째 음반.
Closer Musik에서부터 이어져온 그의 미니멀리즘은 이 음반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가 라틴 아메리카 출신임을 증명하듯, 반복적으로 계속되는 동일한 비트 위에 덧입혀진 라틴-아프리칸 리듬이
주술적인 일렉트릭 퍼커션에 담긴 채 시종일관 진행된다.
전자음악과 라틴-아프리칸 리듬을 전혀 이질적인 느낌없이 안정적이며 조화롭고 생기있게 엮었으며

Luciano와는 또다른 의미로 대기의 에너지를 흡수한 듯한 생기발랄함을 들려주고 있다.
이 음반은 절대로 작게 들어선 그 진가를 알 수 없다(사실 모든 음악이 다 그렇지만).

볼륨을 올릴 수 있는 최대까지 올리고 음악을 들어보시길.

 

 

 

 

 

18. [Beating Back the Claws of the Cold] - the Pica Beats
2005년 시애틀에서 결성된, Ryan Barrett이란 걸출한 멀티-인스트루먼털리스트가 중심이 된 듀오.
R.E.M은 물론 70년대를 풍미한 영국의 포크록 그룹 Incredible Sting Band, 90~현재까지 그 영향력을 떨치고 있는

인디록 그룹 Neutral Milk Hotel등 기라성같은 선배들의 음악적 자양분을 바탕으로 생동감넘치는 음악들로 진중한
기쁨을 전해주는 그룹이다.

 

 

 

 

 

19. [Two Dancers] - Wild Beasts
영국 리즈 출신의 4인조 그룹.
Havden Thorpe의 팔세토 창법의 보이스가 인상적이지만

그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이들의 단단한 소통을 지지하는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연주다.
초창기 그룹명은 Fauve 였으나, 드러머인 Chris Talbot을 영입하면서 지금의 Wild Beasts로 그룹명을 확정했다.
팔세토 창법을 구사하는 보컬의 경우 보컬의 보이스가 전면에 나서거나 드라마틱 에픽을 이끄는 경우들이 종종 있는데

이들의 음악은 보컬의 보이스 역시 단순한 악기의 하나로, 곡의 드라마틱 서사를 이끄는 건 전적으로 단단한 음악의 형식미라는 생각이 들고

그 덕분에 Thorpe의 창법은 미성의 느낌보다는 우아하고 고결한 느낌마저 획득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곡이라면 Thorpe의 비장한 인트로에 이어 비트와 어우러지는 간결한 건반 소리,

그리고 후반부의 압도적인 절정부가 단연코 인상적인 다섯번 째 트랙 'We Still Got the Taste Dancing on Our Toungues'다.

 

 

 

 

 

20. [Dear John] - Loney, Dear
첫곡 'Airport Surroundings'를 듣고 어찌나 가슴이 설레이던지.
스웨덴은 훌륭한 싱어/송라이터들이 많이 있다. 또다른 미국인 싱어/송라이터(아래 순위에 포함) Andrew Bird와
절친한 친구 사이인 loney dear는 천재 멀티인스트루먼털리스트인 에밀 스바넨겐의 원맨 밴드이다.
이번 음반이 정규 3집(사실은 5집)인데, 이 음반을 잘 들어보면 대단히 클래식한 편곡과 스케일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도 스웨디쉬 싱어/송라이터들 특유의 감성이 너무나 잘 묻어나는, 그야말로 한 번 들으면 잊기 힘든 그런 음반.
여섯번째 트랙인 'I Got Lost'에서의 바이올린 선율은 바로 Andrew Bird의 바이올린 선율.
그렇다면 Andrew Bird의 [Noble Beast] 음반에선? 12번째 트랙 'the Privateers'에 흘러나오는 목소리가 바로 에밀 스바넨겐의 목소리.

 

 

 

 

 

 

21. [Moderat] - Moderat
Apparat 그 자체인 Sascha Ring, 그리고 Modeselektor의 듀오 Gernot Broncert와 Sebastian Szary가 의기투합한
프로젝트 그룹 Moderat (Modeselektor + Apparat)의 2009년작.
Apparat의 경우 초기엔 글리치를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드라이브가 일품이었지만

일렉트로닉의 방법론 속에 충분히 어쿠스틱의 서정미를 강조하는 멜로디가 인상적이었는데

실험성강한 Modeselektor와의 만남으로 보다 더 진일보한 음악적 완결성을 지닌 형식미를 갖추고 있는 것 같다.
Apparat를 연상케하는 미디움 템포의 감성적 넘버 'A New Error'를 넘어가면 글리치의 도도함 속에 물밀 듯 퍼져나오는
보이스와 세련된 편곡이 귀를 잡아 끄는 'Rusty Nails'를 만날 수 있다.
올해 가장 열심히 들었던 일렉트로닉 음반 중 하나.



 

 

 

22. [Merriweather Post Pavilion] - Animal Collective
올해 최고의 평가를 받은 Animal Collective의 [Merriweather Post Pavilion].
거의 모든 매체에서 최고의 음반으로 선정된 것은 물론 이번 음반을 Animal Collective의 최고작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Animal Collective의 멤버인 동시에 Panda Bear 그 자체이기도 한 Noah Lennox는 올해 Deerhunter의
Bradford Cox와 함께 Atlas Sound의 [Logos]를 발표하기도 했다.
매직아이에 가까운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앨범 커버가 이들의 이번 음반을 대변하고 있다고도 봐야할 것 같다.
앨범 커버는 정지된 상태이지만 착시 현상에 의해 정지된 상태에서 운동성을 갖게 된다.

즉, 정중동. 우리가 정적인 상태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는 stoned의 상태. 싸이키델릭의 상태를 이들의 음악은 그대로 선사해준다.
이들의 음악엔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건반과 청자를 몽환의 세계로 인도하는 애매한 샤우팅이 존재한다.
사실 음악적으론 완벽하다고 봐야할 정도로 완성도를 지닌 음반임이 분명하지만 생각보단 금새 질렸다고나 할까?
그 덕분에 이 정도 순위에 머무른 듯 하다. 하지만, 이들이 거둔 음악적 성취는 결코 간과되서는 안될 것.


 

 

 

 

23. [Checkmate Savage] - the Phantom Band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우 출신의 6인조 그룹 the Phantom Band의 데뷔 음반.
데뷔 음반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놀라운 원숙미와 완성도를 보여주는 음반으로 전형적인 인디록 넘버부터
전위적인 록 넘버까지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때론 블루지하고 때론 folky한 기본 위에 정통적인 록의 틀을 갖춘 트랙들로 듣다보면 천천히 빠져들게 되는 마력을 갖춘 그룹이기도 하다.
전혀 이질적인 분위기의 프레이즈가 서로 얽히며 주고받는 느낌의 'Folk Song Oblivion'같은 곡은 압권.


 

 

 

 

24. [You Can Have What You Want] - Papercuts
샌프랜시스코 출신의 Jason Quever의 솔로 프로젝트.
역시 요즘은 이런 얼터 에고나 moniker가 대세 중 대세. 얼터 에고를 몇 개씩 갖고 있는 이들도 있으니 말이다.
Cass McCombs와 절친이기도 하며 Casiotone for the Painfully Alone, Vetiver, the Skygreen Leopards등과의
collab으로도 유명한 Queber의 본작은 드림팝의 느낌까지 고스란히 간직한 서정미 넘치는 멜로딕 넘버들로 가득하다.
첫곡의 경우 Grandaddy의 곡을 듣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유사한 감성을 드러내지만 이내 두번째 곡부턴
Papercuts만의 꿈꾸는 듯한 멜로디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올갠만의 아련한 느낌, 올갠이란 악기가 주는 클리쉐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감성이 잘 맞아떨어지는 트랙들로 넘치는
이 음반은 2009년의 발견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25. [Dark Rift] - Pictureplane
미국의 일렉트로닉 프로듀서 Travis Egedy의 프로젝트.
가볍게 듣자면 한없이 가볍고 신나게만 들을 수도 있는 트랙들.
하지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센서블 만땅의 송라이팅 능력.
비트를 자제하지 않고 거침없이 밀어부쳐버리는 동시에 업비트와 브레이크 비트를 아낌없이 쏴대는 통에 어디서는
이 음반과 술만 있으면 그냥 플로어가 될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요즘 이렇게 비트에 충실한 일렉트로닉 넘버도 그닥 많지 않지 않나.

 

 

 

 

 

 

 

 

올해도 한해 열심히 들었던 음반 중 BEST를 뽑아봤다.
2008년도 결산은 80선을 뽑는 바람에 애를 좀 먹었는데, 이번엔 분기별로 나름 미리미리 정리도 해놔서 작년보단 수월했던 것 같다.
하지만... 50장의 음반만 고르자니 이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더라.
게다가 20위를 넘어가면 사실 순위의 객관성은 거의 희박해져버린다. 비슷비슷하게 많이 들었던 음반들이 몰려
있기 때문에 20위 이상에서 50위까지는 외부적 요인들(해외에서의 리뷰 평가등등)이 개입하게 되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음반이 해외의 음악 관련 웹사이트들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면 은근히 기분도 좋지만, 어차피 귀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라 이번에도 해외 웹사이트에서 거의 다루지도 않는 음반들이 다수 있긴 하다.
그러니 이건 그저 재미로 보시길. 난 전문 리뷰어도 아니고 그럴 능력도 안되니까.

올 한해는 개인적으로 조금은 더 쉬운 음악들에 마음과 귀가 간 것 같다. 포스트록은 열심히 들었으나 그닥 마음에
드는 경우가 없었고 인디 일렉트로닉은 근 3년 사이에 가장 어정쩡한 결과물들이지 않았나 싶다.
캐나디언 인디록은 여전히 답보 상태지만 그 진중한 파장은 여전한 것 같고,
영국에선 의외의 대박들이 올해 유난히 많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제부터 개인적인 50선을 공개해본다.

먼저 26~50위.

 

 

 

 

 

26. [They Know What Ghost Know] - Yppah
2006년 데뷔 음반인 [You are Beautiful at All Times]라는 음반으로 엄청난 호평을 받은 Yppah의 두번째 음반.
역시 요즘 다 그렇듯 multi-ego. Yppha는 Joe Corrales Jr의 솔로 프로젝트다.-_-;;;;
일렉트로닉 음악이야 다들 비트가 중요하듯, Yppah 역시 브레이크비트를 중심으로 레프트필드, 힙합의 요소를
앰비언트 뮤직의 기운 아래에서 충분히 잘 풀어낼 줄 아는 뮤지션이다.
마치 일본 일렉트로닉 밴드의 음악을 듣는 듯한 감성적인 트랙은 물론 서사적인 스케일의 곡들까지 다양하고 원숙하게 담아내고 있다.
몰아치는 감동의 신스 위로 업비트된 드러밍이 음장감 증폭되는 신스와 함께 퍼져나가는 'Playing with Fireworks'
같은 곡은 왜 이들을 들어야만하는지 그 이유를 명확히 알려주는 곡이 될 듯.

 

 

 

 

 

27. [Here We Go Magic] - Here We Go Magic
뉴욕 브루클린은 수많은 그룹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이번 50선에 오른 그룹들 중 뉴욕 브루클린 출신은 아주 흔하게 볼 수 있을 정도다.
Here We Go Magic 역시 뉴욕 브루클린 출신으로 Luke Temple을 중심으로 한 6인조 그룹이다

(6인조로 확장된 것은 사실 데뷔앨범을 발매할 즈음이다)
기본적으로 인디록의 감성에 포크적인 요소와 바로크 팝의 요소를 잘 혼재시켰는데, 생기넘치는 분위기의 음악에
결코 가볍지 않은 감성을 담아내는 느낌도 매우 강하다.

 

 

 

 

 

28. [Jewellery] - Micachu
영국 설리 출신의 87년생 미카 레비(Mica Levi)의 프로젝트.
네살때 작곡을 시작했더니 이건 뭐 모짜르트도 아니고...-_-;;;;;
그의 천재성은 이 어린 나이에 이미 다양한 음악적인 텍스쳐들을 풍성하고 윤기있게 믹싱하고 재창조해낸다는 것.
힙합적인 요소는 물론 로우파이적 감성, 글리치, 아방가르드, 인디 일렉트로닉의 요소를 전자 음악뿐만이 아니라
또다른 다양한 현악 어쿠스틱 악기들을 이용하여 자신이 추구하는 Melting Pot 속에다 슝슝 섞어내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적 요소들, 다양한 악기를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는 것은 그 근간에 그의 탁월한 재능과
클래식 교육의 영향도 있었음을 부정할 순 없을 듯 싶다.
아무튼... 전곡 모두 정신없이 듣다보면 '아... 이 놈 천재구나'라는 감탄사만 쩍쩍 나온다

 

 

 

 

 

 

29. [An Anxious Object] - Mouse On the Keys
이들은 일본의 4인조 그룹이다.
아마 음악 많이 들으시는 분은 잘 알고 계실 'Nine Days Wonder'의 카와사키 아키라와 키요타 아츠시를 중심으로
이케다 케스케, 신류다이스케가 합류한 그룹. 기타 구성이 없는 피아노와 드럼 중심에 키보드가 가세된 구성이다.
이런 구성이라면 흔히 기타가 거세된 70년대의 키보드 그룹들을 연상케할 수 있으나 이들의 음악은 보다 더 정교하게
포지션별로 소통하고 융합되는 느낌이 강하다. 지나치게 재즈스럽지도 않고, 록적인 느낌도 결코 잃지 않으면서도
팽팽한 텐션을 유지하고 대화하는 악기의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걸 들으며 이들의 막강한 음악적 내공을 충분히
알고도 남음이 있다. 인디 록하면 뻔한 몇가지의 방향성으로 축약되는, 대안적 의미가 아닌 대중으로부터 소외받은
장르의 집합체같은 느낌만 있는 우리나라의 아쉬운 인디록씬(이렇게 된 것엔 뮤지션들의 잘못만이 절대로 아니다)의
처지가 안타까와질 뿐이다.

 

 

 

 

 

 

30. [Bromst] - Dan Deacon
발표하는 음반마다 평단을 뒤흔드는 볼티모어 출신의 Dan Deacon.
2007년작 [Spiderman of the Rings]의 3번째 트랙이자 12분에 이르는 대곡 'Wham City'의 환장하리만치 놀라운
천재적인 송라이팅 능력에 혀를 내두른 이들이라면 그의 09년작인 본작도 엄청 기대하셨을 것이다.
그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천천히 보이스를 빌딩하는 느낌으로 다가오는 첫곡 'Build Voice'.
건반과 신스의 물결 위로 브라스가 덧입혀지고 감동적인 보이스 라인이 켜켜히 쌓아 올려진다.
피 한방울 날 것 같지 않은 완벽히 'Electronic Itself'로서 무장한 편곡. 질서와 혼돈이 하나의 선율 안에서 공존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Dan Deacon의 장기는 이번 음반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다만, 뭔가 마지막 한 방이 부족하다. 전자음악의 한계는 '인간미다'라는 말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어쿠스틱 악기를 혼재시키려는

여러 뮤지션들과 달리 철저히 전자음악으로 감동을 주는 그의 음악 세계는 여전하지만 그것이 감동을 주는 방식이 과거와 마찬가지로

음악의 점층적인 스케일의 확대와 클라이막스의 존재로만 해결되는 것을 들으면 아주 조금은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이 반복되다보면 듣는 이도 지치곤 하는 법.
그렇다고 이 음반을 폄하할 마음이 있느냐... 아니, 절대로 그건 아니고.

 

 

 

 

 

31. [Manners] - Passion Pit
올 한해를 뜨겁게 달군 이들이라면 역시 보스톤 출신의 Passion Pit을 빼놓을 수가 없다.
EP만으로도 팬들을 들었다놨다 하더니 정규 음반이 나오자마자 청중과 평론가 모두 달려들어 엄지손가락을 추켜
올리는 대상이 되어버렸다.
우습게도 이 역시 그룹이라고 할 수 없고 Michael Angelakos가 자신의 여자 친구를 위해 발렌타인 데이 선물로
기획한 프로젝트라는게 더... 황당할 뿐이다.-_-;;;; 물론 그 화제의 EP가 발표된 후 놀라운 반응으로 인해 프로젝트가
확장된 것이고 첫 음반인 본작은 모두 5인 구성의 그룹으로 음반을 발표했다.(안타깝게도 그 여자친구와는 헤어졌다고 한다)
아무튼 독특한 창법의 이런 보이스는 우리가 흔히 이곳저곳에서 접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도 종종 얘기되는 바로 그 팔세토 창법이다.
아무튼 인디 일렉트로닉의 장점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위트있고 생기발랄한 이미지에 서사적이고 로맨틱한 가사들을
담은 곡들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음반이다.

 

 

 

 

 

 

32. [Seek Magic] - Memory Tapes
미국 뉴저지 출신의 Dayve Hawk의 솔로 프로젝트인 Memory Tapes의 첫번째 음반.
먼저 자꾸 혼동하는 경우가 해외에도 있던데, Memory Tapes뿐이 아니라 Memory Cassette 역시 그의 프로젝트다.
이외에도 Weird Tapes가 또 있고.-_-;;;; 같은 이의 프로젝트임에도 Memory Tapes와 Memory Cassette의 느낌은 상당히 다르다.
아무튼 Memory Tapes의 본작은 인디 일렉트로닉의 전형적인 넘버들로 가득 차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화적인 음악의 표현과 유려한 멜로디 라인, 우아한 편곡으로 인해 Memory Tapes만의 강력한 정체성을 확보한 것 같다.
충분히 댄서블하고, 충분히 감상적이기도 한 이들의 음악은 전술한 바와 같이 대단히 그 느낌이 회화적이다.
일렉트로닉 계열의 음반 중 가장 친화력이 강한 음반으로 누구에게나 추천하는 음반.

 

 

 

 

 

 

33. [Post-Nothing] - Japandroids
올해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최고의 호평을 받고 있는 Japandroids.
캐나다 출신의 Brian King과 David Prowse의 듀오로 구성된 이들의 음반에는 거침없이 질주하는 얼터너티브 록
넘버에서부터 거칠고 불균질한 로우파이적 넘버까지 다양하게 녹아 들어가 있다.
사실 한 번 듣고는 그닥 정이 가질 않았는데 우연찮은 기회에 다시 들었다가 귀에 팍~ 꽂혀버린 음반.
잘 들어보시라. 듣다보면 이들의 음악에서 My Bloody Valentine의 몽환스러움과 동시에 the White Stripes의
록적인 비트와 Sonic Youth의 불온한 텐션을 모두 한꺼번에 맞닥뜨릴 수 있을테니.


 

 

 

 

 

34. [Beast Rest Forth Mouth] - Bear in Heaven
인디록의 메카 중 한 곳인 뉴욕 브루클린 출신의 인디 록/네오 싸이키델릭 록 그룹인 Bear in Heaven의 두번째 음반.
그룹이라고 하지만 이 역시 Jon Philpot이라는 천재 뮤지션의 솔로 프로젝트다.-_-;;;(참 천재들 많다...)
70년대 프로그레시브 록씬의 크라우트 락(Krautrock)에 영향을 받은 싸이키델릭의 여운이 제대로 계승되고 있는
느낌의 음반이다. 특히 첫곡에서 절정 부분에서 난무하는 퍼커션과 터져나오는 심벌의 사운드를 듣노라면 그가
정말 제대로 선배들의 음악적 성취감에 경도되었구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크라우트 락의 거부감없는, 그리고 과도하지 않은 현대적 재해석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는 첫곡 만으로도 충분히 들려주고 있다.
곳곳에서 미국 메인스트림 록 특유의 음절을 길게 끌고 샤우팅하는 요소들이 들리긴 하지만 그걸 싫어하는 내가
그마저도 포용할 수 있을 정도의 매력을 충분히 들려준다.

 

 

 

 

 

35. [the Ecstatic] - Mos Def
난 랩을 거의 듣질 않는다. 힙합 음악과는 아주 거리가 멀다고 봐야지.
엄밀히 말하면 흑인 음악과 거리가 멀다. 난 R&B나 소울도 무척... 멀리한다.
음악에 대한 편식을 배제하자는 나름의 룰이 있음에도 흑인 대중 음악쪽은 도통 접하기 힘들다.
하지만 올해엔 Drake같은 멋진 뮤지션도 찾을 수 있었고, Brother Ali의 음반도 나름 나쁘지 않았고 Beyonce의
곡은 듣지도 않는 내가 Elektirc Red의 곡들은 신나게 들었으니.
Mos Def는 흑인 뮤지션들도 존경하는 인물 중 하나다. 실험적인 시도도 많이 하는 편이고.
속사포같은 래핑만이 제대로 된 랩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을 가볍게 밟아주는 그는 읊조리고, 대화한다.
가사는 정확하고 바로 사람을 앞에 앉혀놓고 하고 싶은 말을 가슴에 담아 하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이런 말은 있을가 모르겠지만, 다양한 오래된 음악적 그루브들을 인용하여 풀어내는 이 느낌을 받다보면
그의 이번 음반은 'Theatrical Rap/Hip-Hop'이라고 말할 만 하지 않나.
전체적으로 다 듣고나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본 느낌. 바로 그런 느낌이 Mos Def의 음반에 있다.

 

 

 

 

 

36. [City Limits Vol. 1] - Silkie
영국 런던 출신의 Dubsteb 프로듀서인 Joy Orbison의 프로젝트 음반.
고풍스러운 느낌이 들기까지하는, 그러니까 2000년대 초반까지 세계를 휩쓸고 강타했던 드럼 앤 베이스와
Future Sound of London같은 하드코어 일렉트로닉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는 이 음반에는 신세사이저의 풍성함과
균일한 비트의 나열, 서사적인 표현보다는 병렬적인 내러티브 구조등을 모두 담아내고 있다.
물론 내가 듣고 즐긴 횟수로만 따지면 이 순위까지는 오르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시대를 거스르다시피 하면서도
충분히 트랜디한 사운드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고 있는 Joy Orbison의 열정은 놀라울 뿐이다.

 

 

 

 

 

37. [Get Young] - Pretty & Nice
보스톤 출신의 인디록 그룹 Pretty & Nice의 3집.
자체적으로 발매한 1~2집과 달리 음반사를 옮겨서 발표한 본작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위트있고 생기발랄한
리듬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단순하고 투박하지만 톡톡 튀는 그들의 송라이팅 능력은 역시나 발군이다. 듣다보면 Yatsura의 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도 들지만 전체적으론 인디 록 넘버다운 패기가 넘친다.

 

 

 

 

 

38. [Tribute to the Sun] - Luciano
2008년작은 나의 fav 80선에 오른바 있는데 2009년작 역시 내 fav 50에 올랐다.
그만큼 나도 모르게 은근 Luciano의 음악을 좋아하나보다. ㅎㅎ
스위스 태생인 마이크로하우스의 명실상부한 대가가 된 루치아노.
비트가 강조되고 트랙 바이 트랙으로 한곡 한곡 다른 완성도를 자랑했던 전작과는 달리 이번 음반은 전체적으로
매우 일관성이 있다. 미니멀한 비트는 여전하지만 보다 더 '밤에 들을 만한' 음악이 되었다는 점.
그리고 라틴-아프리카 리듬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그가 태양에 바치는 음악인 것처럼, 이 음반은 듣다보면 황금들녘에 피어오르는 대지의 기운을 그대로 담아 놓은 듯한,
정말 그런 느낌을 고스란히 받게 되는데 그 덕분일까? 내러티브의 구조는 전작보다 훨씬 덜 드라마틱하지만
눈을 감고 하늘을 유영하는 듯한 느낌은 훨씬 더 강해졌다.

 

 

 

 

39. [Catacombs] - Cass McCombs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이런 지독하게 '미국스러운' 인디 팝 넘버는 아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올해 최고의 음반이라고 다들 난리인 Girls의 음반이나 Bill Callahan의 음반등은 내 순위엔 그 자취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들의 음반을 들어보지 못한 것이 아니라 도무지 내 귀엔 맞지 않는 그 넘버들을 억지로 내 리스트에
올려놓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Cass McCombs의 음악도 사실 매우 미국적인 느낌이 강하다. 인디 록 넘버들이지만 그 기저엔 어메리칸 포크,
컨트리의 영향이 분명히 드러나 있으니 브리티쉬 포크 환영 but 어메리칸 포크 오! 노!, 특별히 컨트리 뮤직?
왓 더 FXXK!의 심정을 지닌 내겐 이 음반도 완전 열외의 대상이어야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음반을 39위에 올려 놓은 이유는 이 음반이 내겐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이질감과 낯설음으로
경도되어진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읊조리고 길게 끌고, 나즈막하게 노래하며 악기는 엿가락처럼 늘어지지만 세번째 트랙 'You Saved My Life'에 이르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가사와 함께 절절하게 다가오는 그의 음성을 도대체 거부할 수 없고,
나도 모르게 점점 볼륨을 높이게 되고 눈을 감게 된다.
그런 이유로 Cass McCombs의 이 음반은 나의 fav 50 중 한장으로 뽑힌 것 같다.



 

 

 

 

40. [Wall of Arms] - the Maccabees
Maccabees란 시리아 왕의 학정으로부터 유대를 구한 Maccabaeus의 일족이라고 한다.
이건 성경의 내용이 아니라 외경의 내용이라고 적혀 있는데 자세한 사실은 확인을 해봐야겠다.
아무튼 영국 브리튼 출신의 5인조 인디 록 그룹 'the Maccabees'의 2009년 두번째 음반은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고
이리저리 튕겨 다니는 느낌이었던 데뷔작과 달리 곡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면서도 동시에 에너지가 넘치는 시도로
전작을 넘어서는 소포모어 릴리즈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렇게 드라마틱한 록 넘버는 캐나다의 인디록 그룹들 이후로 사실상 어느 정도 정점을 찍고 내려온 듯 하지만
여기에 뉴웨이브적인 느낌을 살짝 가미하면서 감성적인 멜로디를 들려주는 이들의 음악은 거부하기 무척 힘들다.
내심 순위를 더 올려보고 싶었던 그룹 중 하나다.

 

 

 

 

 

 

41. [Artifacts] - Aether
아마도 이번 개인적으로 꼽은 50선의 음반 중 가장 엉망인 음반 커버를 보여주지 않을까 싶은, 아쉬운 앨범 커버를
보여주는 Aether의 2009년작.
Diego Chavez라는 뮤지션겸 그래픽 디자이너의 솔로 프로젝트로 항간의 평가는 '양호하다'이지만 이런 느낌의
일렉트로닉에 혹~하는 나로선 50선 안에 넣지 않을 수가 없었다.
Aether의 음악은 멜로딕 일렉트로닉의 진수를 들려주고 있는 동시에 매우 독특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 이 음악엔
형식적인 실험의 묘미가 넘치는 다른 인디 일렉트로닉 넘버와는 달리 풍성한 바로크 멜로디의 건반과 락적인
곡구조로 친근하면서도 매력적인 넘버들로 일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세번째 트랙인 'To Her'의 바로크 음악을 연상케하는 건반 도입부와 곧이어 등장하는 둔중한 드럼비트,
영화를 보는 듯 점층적으로 확대되는 스케일의 편곡을 매우 사랑한다.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트랙.

 

 

 

 

 

 

42. [Hospice] - the Antlers
뉴욕 브루클린 출신의 4인조 그룹.
독특하게도 로우 파이와 챔버 팝을 넘나드는 곡들을 들려준다.
Silberman의 보이스는 Antony & Johnsons의 안토니보다는 덜 극적이고 드라마틱하지만 그와 동시에 안토니보다
덜 부담스럽고 정통적인 락 넘버에도 어색함이 없을 정도의 친화력을 보여준다.
the Antlers의 음악은 복잡한 편곡이 여러 층을 이루고 있는 복합성 위에 축조되어진 느낌이 아주 강한데, 이 정도의
구조를 요소요소 훌륭히 로우파이적인 느낌과 챔버팝의 결과물로 조합시키고 있다는 건 대단한 성과가 아닐까 싶다.
덕분에 음반을 다 듣고나면 질좋은 종합선물세트를 받아들고 잠자리에 자는 느낌.
두번째 트랙 'Kettering'의 중후반부는 가히 압도적.

 

 

 

 

 

43. [VEckatimest] - Grizzly Bear
역시 뉴욕 브루클린 출신의 4인조 그룹.
이제 뭐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싶을 정도로 유명해진 그룹.
사실 이 음반은 거의 모든 매체에서 top 10 안에 랭크시킬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 나 자신도 이들의 음반이
나왔을 때 바로 'Two Weeks'의 영상을 올릴 정도로 열광했던 것이 사실이다.
누구에게나 부담스럽지 않고 자신들의 오리지낼러티를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는 이들의 능력은 확실히 보통은 아니다.
그리고 그런 능력 자체를 폄하할 마음도 없으나 이상하게 열광했던 초반과는 달리 생각보다 빨리 질리더라.
아마도 후반부 트랙으로 갈수록 힘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어서인지도 모르겠고...

 

 

 

 

 

44. [JJ n° 2] - JJ
올해 가장 주목받았던 신인 그룹 중 하나인 JJ.
스웨덴의 일렉트로-팝 밴드인 그들의 데뷔작이다.
한 번 들으면 북유럽 음악이라고 짐작할 정도로 무덤덤하면서도 아이러니할 정도로 분명한 멜로디 라인이 인상적인데
기저에 깔린 최소화된 편곡과 차가운 한기에 따뜻함을 불어넣어주는 느낌이 무척 인상적이다.
차가운 야외에서 입김을 호호 불어가면서 아름다운 멜로디를 불러대는 것 같은 이들의 음악은 단순한 일렉트로닉
넘버들이 아니며, 곳곳에 어쿠스틱 악기를 배치하여 지나친 건조함을 피하고 있다.
아름다운 팝 넘버와 쉬 지나칠 수 없는 일렉트로 비트를 잘 조화시킨 수작 음반.

 

 

 

 

 

45. [Rose City] - Viva Voce
어느덧 중견밴드가 된 미국의 혼성 듀오 Viva Voce의 2009년작. 둘은 부부이기도 하다.
1999년 그 유명한 Sunny Day Real Estate의 투어 그룹으로 시작한 이들은 기타-팝 성향의 인디 넘버들을 발표해왔다.
2009년에 발표한 본 음반은 보다 강렬한 기타 사운드와 둔중한 비트를 앞세워 정통적인 팝-락의 느낌을 강화했으며
그와 동시에 그들의 트레이드 마크인 분명한 멜로디와 물흐르는 듯한 기타팝의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덕분에 'Devotion'같은 곡에선 진지한 강렬한 인상을, 'Red Letter Day'같은 곡에선 공간의 음장감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기타팝을 전해준다. 들으면 들을수록 감칠맛이 살아나는 수작.
안타깝게도 해외에서의 반응은 나만큼은 아닌 것 같다.-_-;;;

 

 

 

 

 

46. [A Brief History of Love] - the Big Pink
영국 런던 출신의 슈게이징 밴드이자 올해의 신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the Big Pink의 데뷔앨범.
디스토트된 음악과 에코가 기본적으로 베어있으며 그 위로 시퀀셜 프로그래밍된 비트와 노이즈로 적당히 버무려진
매력적인 트랙들을 선보인다. 특히 'Velvet'같은 넘버는 도도하고 감성적인 매력적인 도입부에 이어 싸이키델릭과
슈게이징의 장점을 끌어안은 아련함이 느껴지는 2009년의 명곡 중 하나다.
이들의 다음 음반이 기대가 된다.

 

 

 

 

 

47. [See Mystery Lights] - Yacht
얼마전 홍대의 한 클럽에 내한했던 Yacht.
이 공연을 벼르고 별렀건만 정말 짜증나게 도진 인후염으로 결국 가보지 못했던 것이 지금까지 한이 된다.-_-;;;
게다가 이 날 공연이 싸가지 없는 외국인들의 청중매너만 빼면 대단했다는 야그들을 들으면서 씁쓸한 마음이...
미니멀 타입의 비트 라인과 점층적으로 고조되어가는 시나리오 구조를 통해 청중의 감정을 서서히 끌어올리는
매력을 가진 음반. 그와 동시에 프로그레시브한 전자 음악에 이골이 난 이들을 위하여 그와는 완전 별개로 즐겁고
유쾌한 건반을 배치할 줄 아는 센스를 지닌 이들.
다시 한국에 한 번 와주시요... pls, pls.


 

 

 

48. [Why There Are Mountains] - Cymbals Eat Guitars
뉴욕 출신의 인디록 그룹인 이들의 인상적인 데뷔 앨범. 초기엔 Weezer의 곡들을 커버링했던 그들이지만
Modest Mouse와 the Hives의 음반을 엔지니어링했던 Kyle Johnson에 의해 발탁되어 정식 데뷔를 하게 되었다.
전형적인 그룹의 포메이션이 의미없어지고 불분명해진 요즘 이들은 전형적인 밴드 구성으로 출사표를 던졌는데
적어도 데뷔 앨범에서 볼 수 있는 음악적 성취는 매우 긍정적이란 생각이 든다.
적재적소에 잘 녹아들어간 올갠, 정통적이지만 제법 후킹이 강한 기타 프레이즈, 왕성한 혈기가 느껴지지만 상당히
잘 절제하고 다듬은 멜로디 라인. 그 덕분에 이들의 음반은 들으면 들을수록 맘에 와닿는 장점을 획득하고 있다.

 

 

 

 

 

49. [Get Color] - HEALTH
07년 셀프 타이틀 음반으로 주목받았던 LA 출신의 4인조 노이즈 록 그룹 HEALTH의 두번째 음반.
전작을 능가하는 구성력을 갖추고 탄탄해진 연주 알고리듬을 통해 청자를 단박에 사로잡는 매력이 있는 음반이다.
사실 이 음반은 지금 이 순위를 매기기 얼마 전에서야 듣게 되어 순위를 이렇게 뒤로 미뤄놨는데, 만약 10일 정도만
더 들을 시간이 있었다면 한참 위에 랭크되었을 지도 모른다.(물론 그 반대일 수도 있지만)
대단히 원초적인 느낌의 드러밍과 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불균질한 베이스와 신경질적인 기타 소리, 여기에 지극히
사무적인 전자 음악이 시종일관 불온한 질주를 하는 이 음반은 '온건한 실험주의'가 보편적이 되어가는 포스트 록씬에
환영받을 만한 보석이란 생각이 든다.

 

 

 

 

50. [Begone Dull Care] - Junior Boys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캐나다의 일렉트로닉 듀오 Junior Boys의 2009년작.
비록 전작과 같은 진한 페이소스는 좀 덜한 면이 분명히 있지만, 이 음반의 'Sneak a Picture' 한 곡만으로도
이 음반은 평가받을 가치가 충분하다. 최소한의 편곡으로 청자의 가슴을 흔들 줄 아는 그룹.

 

 

 

 

 

 

 

 

故 장욱진 작가의 전시를 보고...
원래는 민성군과 aipharos님이 민성이 MoA의 체험 프로그램을 마치고 먹던 서울대에 있는 디저트 카페에 가서
와플을 먹으려던 것인데 전시를 보고 나오니 저녁 시간이 다 되어 홍대로 가서 '가또 에 마미'에 가기로 하고
이동을 하다가... 그게 끼니가 될까?라는 얘기 후에 바로 민성군 좋아하는 티즘의 장어덮밥을 먹으러 바로 이태원
경리단길 '티즘'으로 차를 돌렸다.
얼마전 일요일 '티즘'에 갔다가 문이 닫혀 '비손'으로 갔었던 기억이...

 

 

 

그러고보니 올 1월에 처음 방문 후 이날까지 고작 네번째 방문인데 더 자주 온 것 같은 착각이...
사실 두 번 정도는 영업시간이 끝난 후에 늦게 도착했었고(그것도 예약도 안하고), 한 번은 브레이크 타임에 왔었고
(뻔히 시간을 알면서도), 한 번은 휴일에 왔기 때문에 이번이 네번째인데 정작 티즘을 '들른 건' 여덟번은 되는 듯.

 

 

 

 

민성군보고 디저트 카페갈래? 장어덮밥 먹으러 티즘갈래?라고 물으니 당연히 티즘...

 

 

 

 

티즘에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가.
들어가자 정말 언제나 친절하게 맞이해주시는 스탭분께서 환하게 맞이해주신다.
고작 네번째인데 정말이지 이집 완전 단골처럼 반갑게 맞이해주시는데 이런 인사를 받고 기쁘지 않을 손님이 얼마나
될까 싶다.
주문은... aipharos님과 나는 각각 '디너 특선 코스 A' ... 57,000원/1인 (부가세 별도)
민성군은 당연히 '장어덮밥' ... 23,000원 (부가세 별도)

 

 

 

 

디너 코스의 첫번째.
마를 갈아 넣은 된장소스에 올린 참소라.

 

 

 

 

처음 시도된 요리라는데 참소라가 너무나 쫄깃하고 갈린 마와 된장소스를 잘 섞어 먹으면 적당히 짭쪼름하고
참소라의 쫄깃한 식감과 무척 잘 어울린다. 재료는 토속적인데 음식의 느낌은 프렌치같다.
맛도 맛이지만 식기와 프리젠테이션의 조화의 영향도 있는 듯.

 

 

 

 

두번째인 루꼴라 샐러드.
감사하게도 코스가 아닌 민성군에게도 똑같이 내주셨다.
이곳 루꼴라 샐러드는 언제나 맛있다. 워낙 또 루꼴라를 좋아하니 게눈 감추듯 휙...
샐러드를 그닥 잘 먹지 않는 민성군도 루꼴라는 무척 잘 먹는다.

 

 

 

 

세번째인 사시미 플래터.

 

 

 

 

 

전복이 살짝 비릿했던 것을 빼면, 탱글탱글한 갑오징어를 비롯 모두 좋았다.

 

 

 

 

민성군이 주문한 민성군의 사랑 '장어덮밥'.

 

 

 

 

 

특별한 가장 실한 장어로 준비해주셨다고 한다.
보시라. 이 실한 장어를.
민성군은 언제나처럼 밥을 먼저 다 먹고, 장어구이를 몰아서 먹더라.ㅎㅎㅎ

 

 

 

 

 

코스 네번째인 '메로구이'

 

 

 

 

난 메로구이가 너무 기름져서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데, 이곳 메로구이는 그렇게 느끼하지 않다.
가니쉬와의 조화도 좋아서 무척 맛있게 먹었다.
다만, main이라기엔 사람들에게 너무 '서비스'같은 느낌이 있는 메로구이라 임팩트는 약한 편이다.
그래도 워낙 전체적인 구성이 좋으니 걱정하지 마시길.

 

 

 

 

코스 다섯번째인 '굴튀김'.

 

 

 

 

정말 운좋았다. 굴튀김을 다시 시작한 건 2주 정도 밖에 안되었다고 하신다.
신선한 굴은 있는데 보기 좋은 굴은 많지 않아서 시장에 가서 그냥 오시곤 했었다는데, 마침 이날 굴튀김을 막
만들고 계셨고, 티즘에 처음 온 1월에 먹었던 그 굴튀김을 다시 먹을 수 있었다.
겉은 살짝 얇게 입혔는데 너무나 바삭하면서 굴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는 이 굴튀김이 너무 맛있어서 난 결국
추가 차지를 내고 2개를 더 주문한다.-_-;;; 물론 배는 조금 불렀지만.

 

 

 

 

정말 운좋았다. 굴튀김을 다시 시작한 건 2주 정도 밖에 안되었다고 하신다.
신선한 굴은 있는데 보기 좋은 굴은 많지 않아서 시장에 가서 그냥 오시곤 했었다는데, 마침 이날 굴튀김을 막
만들고 계셨고, 티즘에 처음 온 1월에 먹었던 그 굴튀김을 다시 먹을 수 있었다.
겉은 살짝 얇게 입혔는데 너무나 바삭하면서 굴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는 이 굴튀김이 너무 맛있어서 난 결국
추가 차지를 내고 2개를 더 주문한다.-_-;;; 물론 배는 조금 불렀지만.

 

 

 

 

네타와 사리의 조화도 좋고 두툼하고 선도도 괜찮다.

 

 

 

 

코스 일곱번째 '소바'
이곳에서 소바드셔본 분은 아실거다.
이곳 소바가 얼마나 맛있는지.
추운 겨울날 한기를 완전 쫓아내버리는 정말 맛있는 소바.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또 생각이 난다.
사실 난 소바나 우동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티즘의 소바는 종종 생각이 난다.

 

 

 

 

코스 일곱번째 '소바'
이곳에서 소바드셔본 분은 아실거다.
이곳 소바가 얼마나 맛있는지.
추운 겨울날 한기를 완전 쫓아내버리는 정말 맛있는 소바.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또 생각이 난다.
사실 난 소바나 우동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티즘의 소바는 종종 생각이 난다.

 

 

 

 

코스 마지막 '녹차 아이스크림'
이거야 뭐 민성군이 사랑하는 거고.

 

 

 

 

다 먹었는데 스탭분께서 지인께서 직접 만든 유기농 유자로 만든 유자차라고 내주셨다.
맛있게 먹은 저희가 감사할 판인데 이런 따뜻한 대접을 받으면 그저 감사할 뿐.
터무니없는 설탕맛으로 범벅된 유자차와는 좀 다른 맛.
하지만 유자차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민성군은 먹느라 애먹음.ㅎㅎㅎ

*
거의 다 먹을 즈음, 민성군이 '여기(티즘)는 올 때마다 그냥 괜찮다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항상 정말 맛있어요'라고
말을 하더라.ㅎㅎㅎ
따지고보면 민성군은 스시와 사시미 외에도 이것저것 먹을 것이 많은 티즘을 가장 좋아하는 것 같다.
1월 5일부터 민성군은 방학마다 해온 리움 미술관의 어린이 프로그램 '리움키즈'를 또 하게 된다.
그럼 어차피 근처에 오니 또 들러야할 듯.

 

 

 

 

 

 


 

전혀 예정에 없었는데 어머님 약속에 모셔다드리는 겸 해서 간 곳이 서울대미술관.
안그래도 aipharos님과 저 모두 좋아하는 故 장욱진 작가의 전시가 있다고 해서 가보려고 했는데 이참에 관람.

 

 

 

서울대미술관의 건물은 알다시피 램 쿨하스가 설계.
봐도봐도 묘한 느낌이 있다.
다만, 내부는 슬쩍 보면 쿨하시지만 디테일은 묘하게 떨어지는 느낌. 갈 때마다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긴... 10 Corso Como도 내부를 가만 들여다보면 실리콘을 대충 때려 붙인 유리 타일들의 조잡함이 눈에 거슬리긴 하니...
또, 서울대미술관은 잘 아는 작가와 안좋은 일도 있었던 곳이기도 하고...
그래도 전시가 휘둥그래지는 경우가 많으니 종종 찾게 된다.

 

 


 

 

오늘 꽤 쌀쌀했다...
내일은 더 추워진다니 모두 건강 관리 철저히 하셔서 즐거운 연말 맞이하시길...

 

 

 

 

원근감 부재, 실제비례의 부재, 마치 천진한 아이의 그림같은 장욱진 작가의 그림을 볼 수 있으니 그저 기대가 될 뿐.


 

 

 

흐업!
결과적으로 민성군은 이 전시를 무척 좋아했다는 것.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즐겁고 친근하고, 어른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현실에 발을 둔 채 또 다른 초현실에 손을
내미는 듯한 느낌이 있다.

 

 

 

 

 

이 작품은 장욱진 작가의 초기작 중 가장 잘 알려진 작품.

 

 

 

 

 

장욱진 작가의 작품엔 철저히 디테일이 생략되었지만 존재의 아우라가 그대로 담겨있는 나무들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가로수가 받치고 있는 집들. 분명 가로수인데 존재하는 소와 강아지.
가로수가 집들을 떠받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당시 서울로 귀환한 작가가 전혀 정비가 되지 않고 무성했던 서울의
나무들을 보면서 집보다 더 크게 느낀 그 느낌들이 그대로 담겨 있다.
따지고보면 장욱진 작가의 작품 속에 거대한 나무들은 사실 '있는 그대로'를 그린 것이라고 봐야할 듯.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생략.
캔버스 위에 유채를 한 후 도포로 닦아내며 우연히 발생하는 텍스처를 이용하여 마치 서양화지만 동양화의 느낌을
주기도 하고, 극단적인 비례를 통해 더욱 재미있는 모습을 전해준다.
적어도 장욱진 작가의 작품을 보는 동안은 그 시대(50~90)의 치열함은 존재하지 않지만 묘하게 동시대적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작법은 동서양의 조화같은 어줍잖은 말 따위가 아니라, 소재의 친숙함, 도심을 그리되
결코 밀려나지 않는 새와 나무, 돼지, 개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만의 민족적 정체성을 확고히 이루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또한... 다시 느끼지만 장욱진 작가의 작품에는 거의 대부분 해와 달이 등장한다. 특히 해는 거의 모든 작품에
극히 작은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인간과 당시의 미장센의 영원성을 의미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다.


*
무척 즐거운 전시였다.
90년에 타계하실 때까지 이토록 아름답고 놀라운 작품을 남겨주신 故 장욱진 작가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집으로 올라오다 차를 돌려 간 곳은 강원도 영월의 '별마로 천문대'.
최근 '1박2일'에서 소개되어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곳 중 하나.
우린 사실 작년부터 이곳에 올 계획을 세우다 말고, 다른 곳에 가곤 했는데 어차피 단양 휴게소에 들른 후 그닥
멀지도 않고해서 차를 이곳으로 돌렸다.
게다가 이 날은 전화해보니 예약받는 날도 아니라고 했고, 마지막 관측은 8시인데 관람객이 많으면 연장이 된다는
소식에 무조건 차를 돌렸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난 데드라인인 8시에 맞추느라 바싹 집중해서 차를 몰았다는.
덕분에 7시 40분에 도착했다.

도착하니...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그래서 우린 8시 관측은 못보고 8시 30분 관측을 볼 수 있었다.
1시간 가량의 관측을 보고 나왔는데도 줄을 또 서있더라.
일하시는 분 말씀을 들으니 토요일엔 새벽에 끝났다고...
'이게 다 1박2일 영향이죠'라는 그 분들 말씀이 이해가 가더라.
식구들, 연인들... 줄줄이...

 

 

 

 

우리 시간이 되어 일단 아래로 내려가면 '가상별자리 관측'이 있다.
이걸 난 그닥 관심갖지 않았는데 실제로 내 눈 위로 펼쳐진 가상별자리는 대단히 인상적이고 아름다웠다.
가시는 분들은 반드시 1열, 2열의 의자에 앉을 것.
3번째 열의 의자는 뒤로 젖혀지지 않는다.
2열이 가장 좋은 것 같고.

 

 

 

 

이제부터 촬영금지, 휴대폰 금지라 촬영은 못한다.
저 천정 위로 놀라운 가상 별자리가 수놓아진다.
기본적인 별자리를 찾는 방법과 계절 별자리, 생일 자리등을 찾는 법과 그리스 신화의 일부를 듣는 것으로
30분간의 체험이 끝난다.

 

 

 

 

그 뒤로는 보조관측실과 주관측실이 있는 3층으로 올라간다.
천정의 돔이 열리면 엄청 추우므로 꼭 껴입고 갈 것.
돔이 열리면 그냥 실측으로도 하늘의 엄청나게 많은 별들이 다 보인다.
초등학교때 보이스카웃 캠핑가서 정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늘에 보이는 별들과 은하수를 눈으로 본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이 되살아나니 가슴이 다 벅차기까지 했다.
그리고 바로 아래에서 가상별자리로 봤던 그 별 들이 그대로 수놓아져 있으니 놀랍기도 하고.
이곳에선 보조관측에 이용되는 망원경을 순서대로 볼 수 있는데 그 유명한 카펠라의 빛나는, 보석같이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도 하다.

 

 

 

 

보조관측용 망원경 4대, 주관측실 망원경 1개(이곳으로는 가스 성단까지 볼 수 있다)를 보면 1시간에 걸친
관측 체험이 모두 끝난다.


*
너무 순식간이라 아쉬운 느낌 가득이지만, 별과 우주에 대한 기본적인 호기심을 위해 꼭 가볼 만한 코스란 생각이 든다.
1박2일 체험을 해보고 싶지만, 그건 학교에 한해서이고, 가족 체험은 불가하니 아쉬울 뿐이다.


**
점심에 먹은 파전이 문제였는지... 속이 완전 부글부글해서 난 별마로 천문대 도착하자마자 화장실로 직행.
한 번 일을 보고 또 속이 보글거려 외부에 마련된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는데... 아뿔사...
일을 보고 있는 중에 점점 좁은 화장실 안에 여자 목소리가 많아지더라는.
마침 이전 타임 관측에 참여한 분들이 끝나서 우르르 화장실로 몰렸는데 내가 들어간 화장실은 여자 화장실이었다는...
너무 난감해서 다 나갈 때까지 버틸까하다가 겨우 2개 부스밖에 없는터라 문을 빼꼼 열고는 '여자 화장실인 줄
몰랐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며 헤집고 나왔다.
아... 정말... 정말...
창피하더라...


***
올라오는 도중에 또 배가 꺼져서 다들 치악 휴게소에서 대충 식사를 떼웠는데,
늦은 시간이라 다른 건 안되고 우동만 되더라.
그래도 '냄비 우동'은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양도 좋고, 국물도 좋고, 어묵도 푸짐한 것이...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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