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 in the Air/인 디 에어]
Directed by Jason Reitman
2009 / George Clooney, Vera Farmiga, Anna Kendrick

신자유주의가 몰고온 황폐함과 그 시대를 사는 일반인들의 삶, 그리고 자본주의 산업의 현실을 적나라하고도
설득력있게 그려내는 Jason Reitman 감독의 2009년작이자 평단으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은 작품.
2001년 발매된 월터 킴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기도 하다.
[An Education], [A Serious Man]과 함께 가장 보고 싶었던 영화 중 한 편인데 도통 언제 개봉할 지도 몰랐고,
기껏 봤더니 2월 14일 국내 개봉 예정이라니... 허탈하기도 했다.-_-;;;;

책이 발매된 2001년이라는 시점 역시 부시 정권의 가열찬 신자유주의 노선의 확장으로 인해 미국의 경제
상황이 엉망이 된 시점이라 이 소설의 내용도 잘 맞아 떨어지지만, 그 이후 몰아닥친 예견된 금융위기로 인한
중산층의 붕괴가 가속화된 2009년 현재의 미국이 더더욱 영화의 내용과 맞아 떨어진다.
하루가 멀다하고 무너지는 수많은 업체들, 그 와중에 보다더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시행되고 몸담고 있던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는 사람들. 이 영화는 그렇게 쫓겨나는 사람들이 주인공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쫓아내는
사람들이 주인공인 것도 아니다. 라이언 빙엄(조지 클루니)는 구조조정 대상자들에게 해고를 통지하는 당사자지만
그는 그 회사와는 그닥 관계도 없는 파견회사 용역일 뿐이다. 해고조차 떳떳하게 자신들이 하지 못해 대행업체를
부르고 이렇듯 라이언 빙엄같은 해고전문가가 횡행하는 현실이 지금 미국의 현실이다.
그 와중에 해고통지를 받은 이들은 암담함에 정신적 혼란을 일으키기 마련이고, 그런 이들의 표정을 이 영화는 가볍게 넘어가지 않는다.
영화를 보면서 씁쓸한 건, 해고하는 자와 해고당하는 자가 있음에도 정작 정말 이들 뒤에서 해고를 종용하는

근본적인 당사자와 시스템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사실이 그러하니까.
말도 안되는 해고 이후의 라이프플랜을 던져놓고는 수용하라는 모습은 비정규직이 넘쳐나고 구조조정이
비일비재한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그닥 다를바 없다.
라이언은 1년의 250일 가량을 비행기를 타고 미국의 각지로 가야할 정도로 많은 업무를 할당받는다.
그만큼 해고를 희망하는 회사가 많기도 하다는 이야기고, 그덕에 라이언의 비행 마일리지는 상상을 초월한다.
또 라이언은 마일리지 카드를 비롯한 수많은 카드를 지갑에 넣고 그로부터 만족감을 느끼기까지 한다.
집에 있는 것이 싫기도 했던 그에게 하늘을 날며 대부분을 파견으로 보내는 그에겐 이만한 직장도 없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어느날 라이언이 속한 파견대행업체는 파견을 통해 해고를 알리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당돌한 여직원이 제안한

화상을 통한 해고 시스템을 채택하기에 이르고, 인간과 인간의 문제라는 라이언과 의견 충돌에 이르자

사장은 제안한 여직원 나탈리(앤나 켄드릭)를 파견에 데려가 현장 실습을 하게 하라고 지시한다.
영화 속에서는 해고를 하는 자와 당하는 자에 대한 대립적 이야기가 아니라 이 영화는 경제 불황으로 인한
중산층의 몰락이 그들이 아메리칸 이데올로기로 숭상하기까지 한 '가족 시스템'마저 붕괴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화 속의 주인공들은 자신들이 이 거대한 시스템의 희생자임을 모른채 스스로를 다그치고 상처받고 괴로워 한다.

물론 영화는 그들의 모습들을 지나치게 감상적으로 그리지도 않고, 희화화하지도 않는다.

그 덕분에 영화 속 모든 인물들의 관계와 이들이 대상을 해고하는 모습 역시 설득력있게 느껴진다.
인간에 대한 깊이있는 연민이 없다면 만들 수 없는 영화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던, 마지막 라이언 빙엄의 모습이 인상적인 영화 중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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