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pharos님과 단 둘이 데이트.
이날 그냥 목적지없이 마냥 돌아다니다가 왔는데, 둘이 얘기도 많이 하고, 정말 단 둘이 갖는 시간은 참 좋다.
민성이가 있으면 또 그런 재미가 있지만, 이렇게 둘이만 갖는 시간도 역시 부부에게는 필요한 법.
여전히 예쁘고 따뜻한 aipharos님이 둘이 있으면 더 예뻐보이니까.^^
아무튼 75번 국도를 향해가다가 잠시 차를 돌려 지난 번 왔었다가 문이 닫혀 허탕친 양평의 '세미원'에 도착.
사실 여길 가려고 한게 아니라 '소나기 마을'에 들르려고 한건데 그 와중에 세미원이 있어 들른 것 뿐이다.
눈이 그대로 쌓여있어서 볼게 있기나 할까?라는 의구심에 입구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왔으나 안내하시는 분께서
겨울에도 좋다고 하셔서 다시 돌아보기로 했다.
세미원의 면적은 무려 5만평이다.-_-;;;;;
눈이 그대로 쌓여있어 렌즈를 착용한 aipharos님은 눈이 금새 피로해져 선글래스를 착용.
날씨는 그닥 춥진 않았는데 워낙 눈이 많아 신발과 바지 아랫부분은 금새 젖더라.
그런데 갑자기 aipharos님이 '저기! 노루!'라고 소리쳐 봤더니 정말 노루 한마리가 뛰어 다니고 있더라.
aipharos님이 자신이 소리지르는 바람에 도망간 것 같다고 미안해하는 순간,
우리 발자욱 앞으로 노루인지 사슴인지의 발자욱이 이렇게... 보이더라.
이 넓은 세미원을 돌아다니는 사람은 정말 우리 둘 뿐이었다. 그 기분도 묘하게 좋더라는.
봄,여름에 오면 더 좋겠지만 눈덮힌 세미원도 어딜봐도 겨울만의 아스라한 느낌이 있어 좋았다.
저끝까지 걸어가면 좋으련만, 아무래도 사진찍으려는 분들은 저 끝까지 간 것 같다.
온실이 두군데 있는데 이건 작은 온실.
원래는 발판 아래로 물이 흐르는 것 같다.
이 온실은 지금은 조금 앙상한 느낌이 있지만 봄, 여름엔 무척 예쁠 듯.
발판은 빨래판으로 만들었다.ㅎㅎㅎ 미끄러지지도 않고 재밌기도 하고.
또 다른 온실은 이전 온실보다 훨씬 넓다. 들어가는 문은 이곳.
엉뚱한 쪽에서 문여느라 낑낑댔는데...ㅎㅎㅎ
들어가자마자 몸을 감싸는 따스한 온기로 바로 내 안경은 시계확보 0.
그래서 보이지도 않는 눈으로 뷰파인더를 들이대고 찍었더니...
으응??? 내 안경만의 문제가 아니라 카메라 렌즈에도 습기가 잔뜩...
이 카메라 렌즈의 습기는 이 온실을 나올 때까지 계속 됐다.
덕분에 사진들이 뿌옇게 나왔으니 이해해주시길.
사진전시실을 지나 들어가면 이렇게 예쁜 화실이 나온다.
물길도 이리저리 나있고,
항아리에 분수처럼 솟는 물줄기도 많이 보이고...
참으로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아서 보는 재미가 있다.
다 보고 나오면...
장독대들이 군데군데 보이고 솟대도 보인다.
돌아나오는 우리 옆에서 계속 왔다갔다한 작은 새 한마리.ㅎㅎㅎ
가까이 가서 찍을 생각도 안했지만 우리가 자기 옆을 지나면 앞의 나무로 건너가고, 또 우리가 그쪽으로
자연스럽게 걸어가면 또 앞의 나무로 건너가길 계속 반복.
겨울의 세미원도 나름 운치있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복장을 제대로 하고 왔으면 다 돌아봤겠지만... 1시간 20분 정도 돌아본 후 이곳을 나왔다.
다음엔 봄철에도 한 번 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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