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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심 기대하고 있던 MBC 새 월화드라마 '파스타'를 봤다.
이선균, 공효진이 나온다니 호감 급상승이었고, 게다가 개인적으로 꽂힌 이하늬까지 나온다니 오호호...
1화는 기대한만큼 재밌게 나온 것 같더라. 시작하자마자 주방의 분주한 모습을 정말 편집의 힘으로 잘 살려내고
이선균의 캐릭터도 단순하지만 잘 살아있고.
오히려 공효진의 캐릭터가 약간 애매모호한 것 같은 느낌이 있는데 앞으로 확실해지겠지.
전형적인 캔디 드라마에 옥신각신 싸우다 정드는 내용이야 여러번 보아온 것이겠지만, 주방이라는 공간을
잘 살려내어 센스있게 밀고 나가면 나름 상당히 재밌는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생긴다.
알렉스는 개인적으로 그의 이미지도, 옷을 입는 스타일도, 헤어스타일도 그닥 좋아하지 않았는데 1화에서의
연기는 생각보다 자연스러워서 놀랐다.ㅎㅎㅎ
이걸보고...
일본의 이탈리언 레스토랑을 소재로 한 드라마 '밤비노'를 비교하시면서 설정이 비슷하다는 분들도 계시던데,
그렇게 느끼는 건 그분들 맘이지만 도대체 어디가 비슷하다는 건지 도통 이해가 안간다. 주방의 모습이야 제대로
표현한다면야 치열한 모습 그 자체라는 점에선 대동소이하지 않겠나?
예전에 이미 글을 올린 바 있지만 '밤비노'엔 로맨스가 철저히 거세되어있다. 지방에 있을 때 연인사이이던 여자와는
첫화와 종방 전에 잠깐의 모습만 나오고, 주방 안에서는 주인공의 로맨스따윈 없고 개인의 요리사로서의 성장의 모습만 담겨진다.
도대체 뭐가 비슷하다는건지...
개인적인 바램이지만,
로맨스물이라는 설정의 한계가 있다는 건 알겠으나, 둘 사이의 로맨스도 '주방'과 '요리'라는 공간과 소재의
설정에서 자연스럽게 살아나는, 그래서 소재'만' '이탈리언 식당'이 아닌 진짜 '밤비노'같은 치열함이 살아있는 로맨스물이길 바란다.
정말 그렇게 될 거라 기대는 그닥 하진 않지만...-_-;;;;
마지막으로 '파스타'에 나온 배경음악.
근래 본 울나라 드라마 중 제일 담백하고 세련된 맛이다.
진부하고 찌질하게 유행곡 잔뜩 끼워넣거나 과도한 오케스트레이션이나 아니면, 다이나폰 하나 들고 땡땡거린
소리내는 드라마들과는 배경음악 자체가 다르다.
당연히... 이 드라마는 호불호는 분명히 있을 것 같다.
쥐어짜든 뭘하든 극적인 텐션을 앞세우는 드라마에 열광하는 분께는 성에 안차겠지만,
'삼순이', '커피프린스'등을 좋아하신 분께는 잘 먹힐 것 같다는 생각.
**
동시간대에 '공부의 신'과 '제중원'도 새로이 방영 시작했다는데,
'공신'에는 내 좋아하는 오윤아와 배두나가 나옴에도 그 소재가 내 취향도 아닌 정도가 아니라 짜증 수준이라
볼 일이 만무할 것 같고, '제중원'같은 사극은... '선덕여왕'같은 사극도 안 본 내가 볼 리가 없으니...
난 무조건 채널 MBC 고정일 것 같다.
***
'파스타' 1화 도중에 알렉스가 공효진으로부터 자리를 안내받고는 '외국에선 음식을 칭찬하며 당신의 요리가
섹스보다 낫다는 말도 자연스럽게 한다'란 대사를 한다.
이걸 갖고... 절대 그냥 넘어갈 리 없는 우리의 조선일보.
온가족이 앉아보는 드라마에서 그런 대사가 나와서 민망했다는 정체모를 사람들의 글을 인용하며 또 선정성 어쩌구 ㅈㄹ을 한다.
포털 로그인만 해도 기사 중에 '섹스'란 말이 언급되는게 어디 한 두번이 아니고, 지들 신문사 웹사이트엔
성인광고로 도배를 해놓고는 선정성??????? 지랄도 어지간해야 먹히는 법이다.
그리고, 그 시간에 애들을 데리고 왜 드라마를 봐? 참나...
****
꼭 놓치지 않고 보려고 하고, 제때 보지 못하면 다운로드를 하든 다른 방법을 통해서라도 보는 완소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
어제는 신세경과 어떻게든 좋은 시간을 갖고 싶은 우리의 시윤이가 다리다친 것으로 가장하여 신세경과
식사를 단 둘이 하고는 헤어져 나와 다리를 절며 걷다가 점점 아무렇지도 않게 걷는 장면을 보여줬다.ㅎㅎㅎ
그것도 저는 다리만 보여주면서 점점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으로 변하는 과정을 똑같이.ㅋㅋㅋ
봉실장의 말도 안되는 해고를 통해서 사장의 한마디에 적절한 절차도 없이 회사에서 내쫓기고 팽당하는
회사원의 모습도 코믹하지만 솔직하게 보여주는등, 아무튼 이 시트콤은 이래저래 보석같은 총기가 있다.
수많은 인상적인 에피소드들이 있지만, 재미를 떠나 기억나는 건 예전의 그 '닭들의 정원 점령 사건'이다.
시골에서 보내준 토종닭들이 워낙 드세어 집 마당에 놔뒀는데 이 닭들이 우리를 탈출, 결국 집마당을 점령한
사건.-_-;;;;
정보석, 윤시윤, 오현경, 신세경등 한 명씩 닭들을 제압하러 나가지만 모두 닭들의 초강력 공격에 초토화되고,
분개한 이순재가 '모두 힘을 합쳐 우리 마당을 되찾자'라고 외친 후 가족 모두가 마당으로 나가 닭들을 제압한 그 에피소드.
시기도 그렇고 누가봐도 '서울광장'(마당)을 점령한 전경(닭)들을 연상케하지 않나?
그런 정치적인 풍자가 종종 보이지만, 꼭 그런 이유만 아니어도 이 시트콤은 우리가 일상에서 한번쯤 경험해
봤을만한 에피소드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세밀하게 그려내는 재능을 보여준다.
완소 시트콤이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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