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내 심정은 aipharos님이 주차장에서 찍은 딱 이 사진의 느낌과 같았다.
조금만 힘을 내면 넘어갈 수 있는 벽인데 이것저것 탓하면서 부딪히길 꺼려하는.
세상 모든게 다 멈춰야할 줄 알아야하는 법인데 40을 넘게 살면서 아직까지 그걸 터득하고
스스로 체화하고 절감하고 실행하는 능력은 우리 민성이만도 못한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확신과 자각은 희석되고 그 뒤론 초조함과 뒤척거리는 어둠만 남으니.

여지껏 제대로 해온 것 없지만 부딪히며 어찌되었든 살아왔는데, 솔직히 말하면 지금의 나는
조금씩 하나하나 마음의 부담을 얹어 걸어가는 것 같은 생각을 지우지 못한다.
1년이 지나고, 또 1년이 지나도 내 스스로에게 '이건 정말 내가 원한 것'이라고 말할 만한 것을
진작에 찾았지만 소심한 사춘기 소년처럼 주저주저하면서 어쩔 수 없이 가던 길을 가는 나를
아침마다 욕실 거울을 통해서 바라보면 복잡한 심경을 가라앉히기 힘들어진다.
최근에 내가 겨냥하는 비전이 점점 누구나 다 원하는 '뻔한 것'이 되어간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애초부터 스스로 대단한 놈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들과 똑같아지긴 싫어서
아둥바둥하던 모습들을 회상하면 정말 입가에 씁쓸함만 가득 머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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