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 6시에 경상북도 청송에 위치한 '주산지'로 출발.
사실 이날 일정은 이것 뿐이었는데 결국 또 일이 커졌다.
주산지는 조선 숙종때 만들기 시작하여 경종때 완성했다고 한다.
한 번도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다고도 하고.
이곳은 그닥 사람이 많이 찾는 곳은 아니었다고 하는데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로 나온 후
무척 많이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워낙 그 영화에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비경을 보여줬으니...
그덕에 진상떠는 찍사들이 엄청 오기도 한다. 넘어가지 말라는 펜스 넘어가서 사진찍고, 담배피지 말라는데 담배피고...
주왕산 국립공원 근처에 위치한 곳. 그래서인지 바위들이 장관이다.
드디어 도착. 주산지 휴게소에서 약 700미터만 걸어가면 된다.
비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허접 사진으로는 도저히 담을 수 없는 놀라운 정경이다.
주산지엔 자고로 물에 잠긴 왕버들과 물 위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유명하지만, 우린 이미 오전 11시 30분이
다된 터라 그런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충분히 압도적이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베어있는
이 모습이 조경대에서 본 모습 중 하나.
조경대에선 물에 잠긴 왕버들을 볼 수 있는데, 그 정경이 정말 장관이다.
정말 어줍잖은 사진으론 턱도 없는 비경이다.
문제는...
조경대에서 우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없었다는 것.
뒤에 단체로 온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조경대 내에 돗자리를 크게 펴고 술마시고 음식을 먹으면서 자기 집 안방인 듯
정말 엄청나게 떠들어대고 생난리여서 도무지 불쾌해서 더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머님이 무척 열받으셨고, 우리도 마찬가지여서 자리를 떴다.
하지만 주산지의 정경은 눈과 가슴에 가득 담았다.
송진을 위해 나무껍질을 벗긴 것인데 그 상처가 아직도 치유되지 않았단다.
송진을 위해 나무껍질을 벗긴 것인데 그 상처가 아직도 치유되지 않았단다.
민성군은 소원도 빌고.
원래 예정은 주산지를 보고 가는 것이었으나 시간이 많이 남은 관계로 전혀 예정에 없던 주왕산을 가보기로 한다.
*
어르신들께서 관광지에서 그야말로 뽕짝틀고 춤추고 술마시는 걸 유흥이라고 여기는 배경을 모르는 건 아니다.
궁핍했고, 또 놀이문화 자체도 거의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사실도 알겠다.
하지만, 관광지에서 그분들이 보여주는 행태는 짜증 그 자체다.
사람이 있건 말건 담배를 피우고, 누가 뭐라든 자기 집 안방인양 떠들고, 질서는 개밥으로나 주고.
기본적인 예의라는 걸 완전히 말아먹은 모습들을 보면 부아가 치민다.
더 짜증나는 건,
연세 지긋한 어르신 뿐 아니라 고작 나보다 몇 년 더 윗 분들도 이런 대열에 가차없이 합류한다는 거다.
관광지만 가면 어김없이 흘러나오는 상점에서의 뽕짝.
듣기싫은 사람도 많다는 건 생각 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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