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정말 좋아하는 게임 <어쌔신크리드> 시리즈의 신작 <유니티>가 출시됨.
이 게임... 엄청난 기대를 받고 출시되었으나 지금 거의 그로기 상태로 까이고 있음.
그 이유의 9할이 그래픽 요구 사항때문.(게임 자체는 역대 최고로 재밌다는 이들이 많음. 아들도 동의)
내 그래픽 카드가 지포스 GTX 760임.
구입한 지 1년 반이 지난 지금도 25만원 이상의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 그래픽 카드임.
그런데 내 그래픽 카드로 이 게임의 5단계 그래픽 옵션 단계 중 고작 3단계를 간신히 턱걸이할 정도임.
그나마 프레임도 원할치 않음.ㅎㅎㅎ
그러니 수많은 게이머들이 그래픽 최적화가 엉망이라며 아우성.
게이머들의 원성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데...


이 게임을 해보면 이 게임은 애당초 그래픽 구현에 있어서 타협할 마음 자체가 없었던 듯 싶다.
프랑스 혁명 당시의 파리를 이토록 완벽하고 생생하게 게임에서 구현해낼 수 있다는게 놀라울 뿐이다.
건물 자체는 당시 프랑스 파리의 건물들을 완벽하게 스케일까지 동일하게 재현해내고 있고,
대충 머리수나 채우고 있는 NPC가 아니라 마치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듯한 엄청난 수의 NPC들.
지저분한 당시의 파리 뒷골목과 낡은 간판... 이 모든걸 '미쳤구나'싶을 정도로 완벽하게 재현했다.
당연히 그에 따른 그래픽 카드를 요구할 수 밖에.
난 지금은 이 정도로 완벽할 정도로 그 시대의 분위기와 시대상을 재현해낸 제작사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물론...
 이 엄청난 오픈 월드(오픈 월드 게임을 아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그냥 저 넓은 도시를 죄다 맘대로 돌아다닐 수 있다)를,
이 엄청난 당시 프랑스 파리를 재현한 그래픽을 만끽하려면 게임가격(골드에디션 9만원 이상)의 4배가 넘는
40만원 이상의 그래픽 카드를 필수적으로 구입해야 하지만 말이지.


오늘... 지포스 GTX 970을 구입하여 아들에게 선물로 안겨줬다.


이상 직접 스크린캡쳐한 스크린샷임.
이동키등이 X B A등으로 나오는 이유는 비록 PC로 플레이하지만 키보드/마우스가 아닌
Xbox360 게임패드를 연결해서 플레이하기 때문임.
(PS, Xbox360, Wii... 세가지 콘솔게임을 다 갖고 있었으나 모두 처분하고 지금은 콘솔게임기는 하나도 없음)

 

 

 

 

 

 

 

 

 

 

 

 

 

 

 

 

 

 

 

 

 

 

 

 

 

 

 

 

 

 

 

 

 

 

 

 

 

 

 

 

 

 

 

 

 

 

 

 

 

 

 

 

 

 

 

 

 

 

 

 

 

 

 

 

 

 

 

 

 

 

 

 

 

 

 

 

 

 

 

 

 

 

 

 

 

 

 

 

 

 

 

 

 

 

 

 

 

 

 

 

 

 

 

 

 

 

 

 

 

 

 

 

 

 

 

 

 

 

 

 

 

 

 

 

 

 

 

 

 

 

 

 

 

 

 

 

 

 

 

 

 

 

 

 

 

 

 

 

 

 

 

 

 

 

 

 

 

 

 

 

 

 

 

 

 

 

 

 

 

 

 

 

 

 

 

 

 

 

 

 

 

 

 

 

 

 

 

 

 

 

 

 

 

 

 

 

 

 

 

 

 

 

 

 

 

 

 

 

 

 

 

 

 

 

 

 

 

 

 


 

Saana Ja Olli (사나 야 올리)

 

http://www.saanajaolli.com/

http://store.saanajaolli.com/

 

 

핀란드의 텍스타일 디자인 브랜드.

2008년에 설립되어 지금까지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은 프린트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위 링크된 사이트에서 구입 가능. 국내 배송 가능.

 

특히 사나 야 올리의 사진들은 주로 운토 라우티오(Unto Rautio)라는 사진 작가가 찍어주는데,

그 느낌이 정말... 좋다.

마치 킨포크(Kinfolk) 매거진의 사진들을 보는 듯.

실제로 킨포크 매거진에 실린 사진을 찍기도 했음.

운토 라우티오 역시 개인적으로 관심있게 보는 사진 작가.

http://www.untorautio.com/

 

 

아... 그리고 사나야올리의 인스타그램도 한번 꼭 보시길.

http://instagram.com/saanajaolli

 

 

 

 

 

 

 

 

 

 

 

 

 

 

 

 

 

 

 

 

 

 

 

 

 

 

 

 

 

 

 

 

 

 

 

 

 

 

 

 

 

 

 

 

 

 

 

 

 

 

 

 

 

 

 

 

 

 

 

 

 

 

 

 

 

 

 

 

 

 

 

 

 

 

<Interstellar / 인터스텔라>

Directed by Christopher Nolan (크리스토퍼 놀란)
2014 / 169min / US

Matthew McConaughey (매튜 매커너히), Anne Hathaway (앤 해서웨이), Michael Caine (마이클 케인), Jessica Chastain (제시카 차스테인), Casey Affleck (캐시 애플렉)
music by Hans Zimmer (한스 짐머)
director of photography by Hoyte Van Hoytema (호이트 반 호이테마)

** 일부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하세요 **

이미 고인이 되신, 내 초등학교 시절을 윤택하고 풍성하게 해주셨던 칼 세이건 박사는 '이 넓은 우주에 지적생명체가 지구에만 살고 있다면

그것은 낭비'라고 말한 바 있다. 드넓은 우주로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확장하기 위해 그는 아주 쉬운 예를 들어가면서

아인쉬타인의 상대성 이론(특수상대성 이론/일반 상대성 이론 모두)을 초등학생이었던 나조차 기본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었고

이 경험은 어렸을 적의 내겐 적잖이 놀라운 경험이었기에 그 이후에도 난 여러 관련서적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책이나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접했던 그 미지의 세상을 넓은 스크린을 통해 이제서야 만나게 되었다.

인간이 자신의 과학과 문명을 발전시킨 결과, 지구라는 공간을 초월하여 우주에 대한 탐사가 가능한 기초적인 능력을 지니게 되고,

거대하고 정교한 전파망원경으로 저 멀리 은하계를 관찰할 수 있게 되면서 우리는 인간들 외에 또다른 지적생명체가 살고 있을 가능성은 없을까...라는

문제를 본격적으로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SETI 역시 그 일환이며 끊임없이 목격담이 등장하는 UFO 역시 어느 정도는 인간들의 호기심에 대한 반증일 것이다.
물론 <인터스텔라>는 외계인에 대한 영화가 아니다. 그들을 찾아가는 이야기는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진 행성을 찾는 것, 그 행성을 찾기 위해 인간의 기술력으로는 해결 불가능한 '거리'와 '시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위해서는 

짧게나마 외계인의 존재와 상대성 이론을 언급할 수 밖에 없다.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일 수 밖에 없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작심하고 그려낸 이 3시간짜리 2014년 버전 '스페이스 오딧세이(Space Odyssey)'에는 인간이 지구라는 절대적인 삶의 터전을 포기해야할 상황에서 

우주로 떠나야하는 환경의 당위성을 통해 아직은 이론적인 공간으로 존재하는 전인미답의 우주공간을 놀라운 비주얼로 선사한다.
놀란 감독의 이 야심작에는 우리가 익숙하게 보아왔던 여러 영화와 애니메이션들의 설정들이 녹아 있다.
병충해와 환경 파괴로 인하여 지구에서 인간이 살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기 때문에 우주로 떠나야한다는 설정은

걸작 애니메이션인 <월 E/Wall-E>를 연상케하고(물론... 월E의 경우 쓰레기로 황폐화된 지구를 이야기하지만), 토성 주변에 난데없이 생겨난 웜홀을 언급하면서

자연스럽게 존재가 언급된 외계인의 조력에 관한 부분은 <Contact/컨택트>를 떠오르게 하며, 웜홀이나 블랙홀등 새로운 공간을 통과하며 겪는 현상,

그리고 이 영화에 등장하는 타스와 케이스라는 인공지능 로봇들은 누가봐도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Space Odyssey/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1968)를 연상케 한다.

타스와 케이스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Hal 9000 + 모노리스의 모습이 아니던가?

(후반의 우주 스테이션은 <인셉션>을 연상케하기도하지만 애니메이션을 즐긴 분들은 단번에 그 거주지가 <건담 씨드>의 콜로니를 연상케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무언가 새로운 설정의 놀라움을 주는 영화라기보다는 과학적 사실을 인용하거나 변형하여 만든

여러 영화, 애니메이션들에서 보아왔던 설정들이 극대화되어 구현되어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는거지.

하지만 그렇게 익숙한 설정들을 거대한 스크린에(그의 의도에 따르면 필름기반의 스크린 또는 아이맥스) 이토록 놀랍도록 황홀하고, 두려움보다는

두근거리는 설레임으로 전인미답의 우주공간을 경험하게 해주었다는 것은 그야말로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놀라웠던 <Gravity/그래비티>를 졸지에 작은 소품처럼 만드는(적어도 비주얼 면에서) 이 엄청난 화면 속에서 보여지는 우주라는 공간은 주인공들이 그 난리를 겪고

매순간 생사의 기로에서, 인류의 생존을 손에 쥔채 고민해야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매혹적이고 아름다우며 황홀하고 포용적인 대상으로 다가온다.

이점은 한순간 한순간 죽음 앞에 직면하는 순간을 늘어놓았던 <그래비티>에서도 느꼈던 감정이었고. - 나만 그렇게 느낀건 아니겠지-

사실...
우리에겐 낭만적이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우주라는 공간은 우리가 직접 발딛어야하는 대상으로서의 공간이 될 때 수학적 계산으로 가득... 차게 된다.

우주에서 벌어지는 여러 현상을 관측하고 그러한 현상이 빚어지게 된 이유를 수학적 계산으로 꼼꼼하게 검증해야하며

그러한 수학적 계산을 토대로 작은 우주선 하나를 저 멀리 보내게 되는 것이 아닌가.
다른 행성으로 이동할 때의 연료를 계산하는 것도, 중력장을 파악하는 것도 이 모든게 수학적 계산을 통해 최대한 그 위험요인을 줄이게 된다.
그러니까 사실 과학자들에게 있어서의 우주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거대한, 모성 또는 부성이 존재하는 공간으로서의 낭만적 대상임을 떠나

지독하게 논리적인 공간으로서 존재할 것이라는거지.

그래서 난 이 영화가 놀랍다고 느꼈다.
나같은 일반인들에게는 그저 매혹적이고 낭만적이며 동시에 두려운 거대한 공간으로서의 우주가 논리적인 수학적 세상과 맞닥뜨릴 때

이와 관련된 지식이 그닥 없는 이들에게 어떻게 쉽고 온전하게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지를 명확하게 판단했던 것 같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걸작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 모노리스를 통과한 후의 모습을 난해하기 짝이 없는 지독히 사적인 영역으로 표현하여

시간과 공간을 보여준 것과 달리 <인터스텔라>에서는 이를 보다 소통가능한 인간적 공간, 그러니까 '사랑'의 공간으로 명확하게 엮어낸다.
어찌보면 이는 대단히 진부한 신파적인 요소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렇다고 과한 설정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더라.
그래서인지 이 영화 속에서 브랜드(앤 해서웨이)가 표현하고 쿠퍼(매튜 매커너히)가 속으로 감내하는 공통적인 '사랑'이라는 감정은

다소 신파적인 느낌도 들지만 저 상황에서, 절망의 끝에서 저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더라.
특히 절정을 향해 치달리면서 한스 짐머의 음악과 함께 효과적으로 교차편집되는 클라이막스는 그가 <인셉션>에서 보여준 정교한 에스컬레이터 효과에 의한

감동을 고스란히 재현해준다. 이 전형적인 편집은 얼핏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가슴을 두들기는 에너지만큼은 결코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무게감을 준다.

주절주절 두서없이 열거한 이러한 이야기들이 무색할 정도로 이 영화는 시각적으로 압도적이다.
뜨거운 부성애라는 흔한 소재를 저 넓은 우주 속에 이입시켜 거대한 아버지로서의 우주를 담아냈다.
3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조금도 지루함을 느끼지못했으며 기회가 된다면 또 보고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던 영화다.

아직 보지 못한 분들은 반드시 영화관, 그것도 스크린과 사운드가 훌륭한 영화관에서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놀런의 의도대로 필름 기반의 상영관에서 보시든지, 아니면 아이맥스로 보시든지, 아니면 메가박스의 M 또는 M2관을 이용하시든지.


*
수많은 SF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등장하는 워프...의 기본적인 원리는 이 영화 속 웜홀과 비슷하다.
실제로 영화 속 웜홀 진입과 워프 진입이 비슷하게 묘사되곤 한다.
SF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 워프...라는 개념은 도저히 빼놓을 수가 없는 요소.


**
이 영화 속에서 외계인이란 존재는 일종의 deus ex machina로서의 기능을 하는 것 같다.
이 영화는 아직 인간이 풀어내지 못한 수많은 우주이론때문에 영화 속에 등장하는 우주현상의 당위성을 설명하기 힘든 부분들이 존재한다.

예를들어 웜홀은 아무렇게나 갑자기 생기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외계존재가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며(실제 영화 속 과학자들이)

블랙홀 내의 큐빅 역시 인공지능 기계인 타스가 '인간은 이런 공간을 만들 능력이 없다'라고 말하듯 인간의 과학력 범주를 넘어서버린다. 
영화는 외계인에 대한 간단한 언급을 통해 당위성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 이유로 이 영화 속에서의 외계인은 일종의 deus ex machina로서의 기능을 하는 것 같다.


***
마지막 블랙홀 내의 도서관 공간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보르헤스 바벨의 도서관...을 연상케 한다.


****
이 영화의 음악도 영상 못잖게 인상적인데 아마도... 근래 한스 짐머(Hans Zimmer)의 영화 음악 중 가장 놀라운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알렉상드르 데스쁠라(Alexandre Desplat)가 근래 대단히 놀라운 결과물을 들려주지만 한스 짐머처럼

오랜 시간 일관된 수준의 결과물을 내놓는 영화음악가는 역시 흔치않은 것 같아.
데이빗 핀쳐의 <Gone Girl/나를 찾아줘>에서도 트랜트 레즈너(Trent Reznor)의 영화음악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이 영화에서는 한스 짐머의 서사적인 영화음악의 진수를 만끽하게 된다.


*****
영화 속에서의 미국은 군대도 해체되고 NASA도 사실상 비밀리에 운영된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타인의 식량을 탈취하기 위한 전쟁도 없고 의아할 정도로 평화스럽다.
우리가 무언가 빈곤한 상황에 닥친 근미래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폭력과 약탈이 이 영화에는 전무하다.
사실... 절망의 순간에서 약탈과 폭력을 거의 다루지 않은 영화를 우리는 본 적이 있지.
바로 <Seeking a Friend for the End of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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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매커너히가 조엘 슈마허(Joel Schumacher)의 <A Time To Kill>을 통해 주목받았을 때만 해도 그가 이 정도의 아우라를 가진 배우로 성장할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물론 96년에 존 세일즈(John Sayles) 감독의 수작 <Lone Star/론스타>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그 정도의 존재감을 엿볼 수는 없었기 때문에

난 그가 외모가 주무기가 된 오락 영화를 통해서만 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은 일단 그가 나온다면 믿고 보는 지경이 되어버렸다.ㅎ
특히 2011년작인 <Killer Joe/킬러 조이>(엇... 여기서도 이름이 '쿠퍼'였는데ㅎ)와

2012년작인 <Mud/머드>는 그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영화이니 혹시 못보신 분들 계신다면 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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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영화 자체가 잘 만들어져서 이론적인 지식이 없어도 감상에 지장이 없지만,
아래 영상을 접하고 보시면 조금 더 알기 쉽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 아주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음 *

 

 

<Gone Girl / 나를 찾아줘>

Directed by David Fincher (데이빗 핀쳐)

2014 / 149min / US
Ben Affleck (벤 애플렉), Rosamund Pike (로자먼드 파이크)

개봉 전, 개봉 후에도 이 영화에는 커다란 반전이 있는 것처럼 마케팅을 했지만 영화를 본 분들이라면 그런 반전은 없다는걸 일찌감치 눈치챘을 거다.
그건 원작 소설을 읽지 않은 분들도 마찬가지일테고.
소설이야 그런 반전이 효과적으로 작동했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데이빗 핀쳐는 그런 반전에는 그닥 관심이 없었던 듯 싶다.
그냥 영화에서 온갖 곤혹스러운 일을 겪게 되는 닉(밴 애플렉)을 키득키득거리며 빈정거리고 즐기는 것에 열중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지.

물론 이런 얘기는 이 영화에 대한 비아냥이 아니다.
이 영화는 찌질하고 부도덕한(일반적인 통념의 기준에서) 닉에 대한 '싸이코패스 뺨을 후려치는' 에이미의 가차없는 응징을

매끄럽고 유려한 이야기꾼의 입장에서 잘 그려놓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흥미롭고 몰입도도 높으며 찌질한 유부남을 연기하는 밴 애플렉의 연기도 대단히 인상적이고.

배역이 너무 잘 어울려서 정말 밴 애플렉이 저런 사람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니 말이지.

사실 기본적으로는 섬뜩한 이야기이지만 이 영화는 내내 블랙코미디의 뉘앙스를 잔뜩... 풍기고 있다.
비아냥이 흥건할 정도로 시즈닝되어버린 이 블랙코미디는 영화를 보는 내내 허울뿐인 부조리들을 마냥 후벼파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고.
딸을 팔아 돈을 벌었다고 비난받기도 하는, 동시에 어렸을 적부터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이 책으로 출판되며 매스컴에 거의 노출되다시피하여

실제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조차 판단하지 못하는 듯한 에이미, 그리고 재정상태가 엉망이 되어가면서도 보여지는 모습에 치중해야만하는 에이미와

그 부모들의 모습(마치...Wolf Among Us에서의 미녀와 야수 부부처럼), 지식인인척하지만 사실은 무력하기 짝이 없는 닉...
이런 영화 속 군상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이 영화가 이미 오래전에 붕괴하다시피하여 이젠 허울만 유지하고 있는

미국 중산층에 대한 데이빗 핀쳐의 냉랭한 조소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영화의 호흡이 너무 능수능란해서 전혀 지루할 틈은 없었다.
다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는거.


*
영화를 메가박스 백석점에서 봤는데 사운드가 생각보다 잘 들려서 만족.
이 영화가 은근히 사운드가 상당히 중요하다.
이번에도 역시 트렌트 레즈너(Trent Reznor - 나인 인치 네일스의 바로 그)가 음악을 담당했는데 과거 인더스트리얼 계열 음악의 비트는 쏙 빠진채 팽팽한 텐션,

 

그리고 허무하다시피한 쓸쓸함의 여백을 잘 드러내는 뮤지션인지라 이 영화와 트렌트 레즈너의 음악은 기가막히게 궁합이 좋다.
뭐... 트렌트 레즈너가 데이빗 핀쳐와 했던 이전 작업들도 다 좋았지만.

 

 

 

 

 

 

 

 

 

 

'the Heart Never Recovered' - A Shoreline Dream

 

 

 

 

 

 

'Pieces' - Andrew Belle

 

 

 

 

 

 

'Swim Team' - Arms and Sleepers

 

 

 

 

 

 

'Palm Trees' - Baxter Dury

 

 

 

 

 

 

'Class Histrorian' - Broncho

 

 

 

 

 

 

'Sober' - Childish Gambino

 

 

 

 

 

 

'Opera' - Daniel Lanois

 

 

 

 

 

 

'Mega' - Egokind & Ozean

 

 

 

 

 

 

'How Good Does It Feel' - Empires

 

 

 

 

 

 

'La Lune Rousse (feat. Deva Premal)' - Fakear

 

 

 

 

 

 

'Sleeping Limbs' - From Indian Lakes

 

 

 

 

 

 

 

 

 

 

 

 


을왕리 바다를 본 후 잠깐 들른 곳은 송도의 '커낼워크'.

 

 

 

을씨년스럽다. 이 광경이.
스카이뷰를 빼곡히 채우지못해 안달이 난 듯한 고층빌딩들이 점점 더 꼴보기 싫다.

 

 

 

 

 

 

 

식사하러 온 곳은 '오리엔탈 스푼'
퓨전 아시안 음식점.
이곳을 처음 알게 된 건 오래전... 서래마을 '줄라이 (July)'에 가다가 알게 되었지.
사실 먹어보긴 처음이다.


 

 

 

 

 

다른 음식점을 찾아보고 뭐 할 수도 없었다.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 이동이 곤란할 지경이었으니까.


 

 

 

 

 

게다가 말은 잘 안했지만 aipharos님은 무척 추워하는 것 같았다.


 

 

 

 

 

뿌 팟 봉 커리 ... 25,000원
태국식 커리로 맛을 낸 게볶음 요리.

 

 

 

 

 

 

 

양은... 2인분이라고 하기엔 애매...하지만 1인분이라고 말하기도 무리.
아무튼...
이 집에선 상당히 비싼 음식인 듯 한데...
맛은 그냥 soso.
소프트 크랩을 튀겨냈다고 하는데 딱... 봐도 미리 준비해놓았던 음식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또 먹을 리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형편없는 음식이란 생각은 안했다.


 

 

 

 

 

탄탄면 ... 13,000원
이 음식.
지나치게 비싸다.
탄탄면을 예전부터 먹어보고 싶었지만 그닥 잘 해내는 곳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았기에 통... 기회가 없었는데

이곳에서 맛본 탄탄면이 내가 알던 탄탄면과 같은 것인지는 도무지 모르겠다.


맛이 없진 않았지만...
음식이 다소 달고,
다시 오게 될 것 같지는 않아.

 

 

 

 

 

 

 

 

 

 

 


예정에 없던 나들이.
집에서 뒹굴거리기 싫어서 오후 2시가 다 되어서야 집에서 나와서는,
도무지 세차를 하지 않아 엉망이 된 차의 때를 힘들게 벗겨내고는,
어디로 갈 지 정하지도 못한채 도로에 올라서 고민하다가...
바다를 보고 싶어 을왕리로 향했다.

을왕리 해수욕장에서 집에서 50km가 채 되지 않고, 가는 길 역시 전용도로를 타고 가기 때문에 상당히 빨리 도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렇다고 만만찮은 곳은 아니다.
인천대교든 영종대교든 어딜 거치기 때문에 만만찮은 톨비가 지출이 된다.
게다가 을왕리 바다는 누가 뭐래도 동해와 남해의 아름다움에 비할 바가 못된다.

그래도,
오늘은 '바다'를 보는게 목적이었으니 달려왔다.
바람이 무척 많이 불었는데 그 칼바람에 모래바람까지 섞여 정신을 차릴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 덕분에 을왕리에서 그리 자주 볼 수 없는 시원한 파도를 볼 수 있어 좋았다.

 

 

 

 

 

을왕리 해수욕장.

 

 

 

 

 

 

 

 

 

 

 

 

 

 

 

가족 단위로, 연인끼리 나들이 온 사람들로 북적댄다.

 

 

 

 

 

 

 

저... 바다 코 앞까지 밀려오는 파도 앞으로 마중을 나갔지.


 

 

 

 

 

 

 

 

 

 

 

 

 

 

 

 

 

 

 

 

 

 

 

 

 

 

그래도 바다를 보니까 좋아.

 

 

 

 

 

 

 

을왕리 해수욕장 앞에 진을 친 조개구이집들 간판은 재밌다.
을왕리 해수욕장인데 조개구이집 상호는 죄다... 여수, 강릉, 속초... 등 엉뚱한 도시 이름을 앞에 달고 있다.
그렇지 않은 조개구이집은 '이모네...'집뿐인 듯 싶었다.ㅎㅎㅎ

아무튼...
갈수록 거세지는 바람을 맞으며 커낼워크로 달렸다.

 

 

 

 

 

 

 

 

 

 

<the Wolf Among Us / 울프 어멍 어스>

제작사 : Telltale Games
플랫폼 : Xbox360, PS3, PC/Mac (PC용은 스팀에서 구입 가능)
한글화 여부 : 유저 한글화

<the Walking Dead/워킹 데드>로 명성을 떨친 Telltale Games의 또다른 카툰렌더링 방식의 게임.
DC Comics의 Vertigo 출판사를 통해 출간된 빌 윌링햄의 <Fables>를 원작으로 한 현대판 판타지 우화.
총 5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내 유저들에 의해 한글화된 덕분에 PC판으로 즐기는 분들은 언어의 장벽없이 플레이 가능하다.
화면 하나하나가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그래픽 노블을 보는 듯한 느낌이기 때문에 비주얼만으로도 상당히 몰입도가 높은 편.
아래 에피소드 1 초반부의 스틸컷을 캡쳐하여 올려놨는데 올려놓은 스크린샷만 보면 일반적인 현대판 느와르물처럼 느끼기 십상이지만 사실 이 게임은

동화 속 주인공들이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현실의 뉴욕으로 망명해온 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살아가는 '동화인'과 그들이 살고 있는 '동화망명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백설공주는 동화망명시의 행정 공무원이며, 늑대인간인 빅비는 보안관, 그리고 '미녀'와 '야수'는 동화나라에서 누린 귀족의 호화로움과는 상관없이

경제적 곤궁함에 쩔쩔매며 살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돼지3형제, 트롤...등등 온갖 동화 속 주인공들이 인간의 형상을 한 채

(혹은 인간의 형상을 할 수 있는 마법을 구입하지 못해 언제든 농장으로 보내질 지 모른다는 걱정 속에 동화 속 모습 그대로 살아가기도 한다)

인간의 세상에서 그렇게 근근히 살아가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생경한 소재와 배경이지만 그런 배경을 논리적으로 따질 틈이 없을 정도로 게임의 스토리는 흥미진진하다.
게임의 진행 방식이 기본적으로 플레이어에게 지속적으로 선택을 하도록 하는데 플레이어의 선택은 스토리에 영향을 미친다.
즉 선택이 은근히 중요한 게임이 된다는 의미.
그렇다고 이 게임이 멀티엔딩, 또는 멀티스토리를 갖고있는지는 잘 모르겠고...
다만 내가 당장 누구를 찾아가야할지를 선택하게 되는 경우, 어떤 경우에는 게임 내의 해당 캐릭터를 살릴 수도, 살리지 못하고 죽음으로 방치할 수도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선택을 해야할 경우 마냥... 여유롭게 고민을 한다는건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선택에 대한 답변 문항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져버리기 때문인데, 이때문에 PC판인 경우 스페이스바를 눌러 일시중지를 한 후 대답을 선택하는 것을 권한다.

한번 선택하면 다시 되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이 게임은 '선택'이 대단히 중요한 것처럼 느껴지게 된다.
실상 플레이어가 선택한 행위 또는 대답이 게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면서 말이지.

지속적으로 게임 내내 선택을 하게 되고, 게임 자체가 추리물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 게임엔 추리가 그닥 큰 의미는  없다.

스토리를 따라 그대로 흘러가게 되어 있기 때문이고 정작 플레이어는 스토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거나 스토리의 근간을 변화시키진 못한다.
그럼에도 이 게임이 엄청난 몰입감을 줄 수 있는 것은 스토리 자체가 대단히 매력적이라는 것과

주인공 빅비를 비롯한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가 아주 잘 빠진 드라마를 보듯 대단히 입체적으로 잘 살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이 게임은 어른들을 위한 그래픽 노블을 간간히 선택을 통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진중하게 즐길 수 있는 영상 동화라고 할 수 있겠지.
아무튼... 강력히 추천할 만한 게임이다.

 

 

 

 

 

 

 

카툰 렌더링 방식의 게임 화면은 매우 아름답고 인상적이다.

 

 

 

 

 

 

 

 

 

 

 

 

 

 

 

 

 

 

 

 

 

 

 

 

 

 

 

 

 

 

 

 

 

 

 

주인공 '빅비'.
늑대 인간이다. 동화마을의 보안관.

 

 

 

 

 

 

 

개구리의 모습을 하고있는 '토드'.
동화나라에서 뉴욕으로 망명해온 동화인(동화의 주인공들)들은 인간으로 보이게하는 마법을 구입해서 반드시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어야 한다.

마법을 구입할 돈이 없어 동화 속 모습 그대로 있는 경우엔 농장으로 가야한다.

 

 

 

 

 

 

 

페이스라는 매춘부와 나뭇꾼(우디)의 싸움에 말려들어 한바탕 전쟁을 치룬 빅비.


 

 

 

 

 

페이스는 초반에 이렇게 잠깐 등장하는데 상당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그녀가 읊조리는 대사, 그리고 영화적인 연출때문인지 페이스라는 여성 자체에 대한 매력이 매우 돋보인다는.

 

 

 

 

 

 

 

 

 

 

 

 

 

무엇보다... 주인공인 보안관 '빅비'의 매력은 두말하면 잔소리.
이 정도로 매력적인 캐릭터를 게임에서 만나본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잘 빠진 느와르 영화의 매력적인 수사관 모습을 그대로 갖춘 클리셰 덩어리지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모든 사건은 페이스와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된다.

 

 

 

 

 

 

스틸 하나하나를 허투루 넘기기 힘들 정도로 인상적인 그래픽.

 

 

 

 

 

 

 

 

 

 

 

 

 

 

 

 

 

 

 

 

 

빅비가 살고 있는 '우드랜드 럭셔리 아파트먼트'
빅비의 방은 전혀 '럭셔리'하지 않다.




*
이 게임은 동화인들, 동화마을을 통해 플레이어들에게 현실의 삶을 투영하게끔 유도한다.
과거 동화나라에서 쌓은 인지도에 따라 동화인들의 생명력도 차이가 있으며,
동화나라에서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 궁핍한 현실을 애써 부정하는 동화인들도 볼 수 있다.
게임 내에서 마법으로 환치되는 것은 누가봐도 현실의 마약이며 우리가 어렸을 적부터 보아왔던 동화속 캐릭터들이

디스토피아적인 미국의 뒷골목에서 희망없이 부유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대단히... 생경하면서도 의미심장한 경험이다.


 

 

 

 

 

 

 

김수근 선생님의 '공간 SPACE'를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인수한 후 전시공간으로 사용하여 오픈한 전시를 보고 나와 식사하러 간 곳은

녹사평의 중동음식점 '페트라 (PETRA)'.
아들이 함께 나왔으니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점 중 한 곳인 '페트라'로.

 

 

 

 

 

 

 

 

 

 

이리 보면 손님이 없을 거라 오해하겠지만...
창가쪽은 만석이다. 완전 만석.
그나마 이쪽도 우리가 앉고 좀 있으니 옆, 옆옆... 다 차더라.


 

 

 

 

 

 

 

 

 

 

 

 

팔라펠 R ... 11,000원
팔라펠 8개와 피타 두장이 나온다.

 

 

 

 

 

 

아우... 피타 위에 팔라펠을 살짝 으깨어 얹고 소스를 착착 바른 후에...


 

 

 

 

 

파투셰 ... 7,000원
이 샐러드를 살짝 올려서 먹으면 아우...
다만 샐러드는 파투셰도 좋지만 지난 번 먹었던 '타볼리 샐러드'가 더 만족스럽다.


 

 

 

 

 

양갈비 케밥 ... 22,000원
기름기 쪽... 빼고 향신료에 잘 재운 양갈비.
부드러우면서도 특유의 향이 거북하지 않게, 정말 결코 거북스럽지 않게 배어있다.
맛있게 먹었다.

 

 

 

 

 

코프타 ... 16,000원
다진 양고기에 파슬리, 향신료를 넣고 토마토와 함께 오븐에 구워낸 요리.
페트라를 좋아하는 이유는 향신료가 들어가는 음식임에도 간이 생각만큼 강하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아... 저 소스.
정말 사람 환장하게 계속 스푼을 뜨게 하더라.



 

 

 

 

비리아니 ... 16,000원
이 정도로는 배가 안찬다는 아들 덕분에 추가하게 된 메뉴.
고기와 샤프론 라이스를 함께 먹는 음식인데... 이걸 '달(dal)'에서도 분명 먹어봤다. 그런데 상당히 차이가 크네.
일단 샤프론 라이스의 양이 정말 상당하다!
그리고 우린 '닭'을 선택해서 닭고기가 얹어져 나왔는데 고기의 굽기나 향신료를 적정하게 재운 맛이야 말할 것도 없었고 무엇보다...

샤프론 라이스의 맛이 너무 황홀했다.
정말 엄청나게 집중해서 먹게 되더라는.ㅎㅎㅎ
아들이 정말 기가막히게 잘 먹었다.

 

 

 

 

 

 

 

아마도...
우리가 다녀본 음식점 중 아들이 이렇게까지 엄청나게 잘 먹는 식당으로는 페트라가 최고일 듯.

 

 

 

 

 

 

경리단길을 아주 살짝 걷다 왔다.
경리단길이야 예전에 비스테까, 티즘 다니던 시절에 자주 왔다갔다했는데
요즘은 이 동네도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좀 뜬 모양이더라.
게다가 지난 주인가? 무한도전에서 노홍철이 자신이 자주 가는 장소로 꼽는 바람에 더 화제가 된 듯 싶고.

좋은 공간이 소개되어 다양한 문화적 연대가 이루어진다면 환영할 일이지.
그런데 단순히 사람이 몰리면 당연히 장단이 있는 법...이라면서 당연시하기에는 성숙하지 못한 시민의식때문에 일어나는 부작용이 너무 크다.
일단... 경리단길 주변은 매우 조용한 곳이었다. 그런데 이 길이 화제가 되면서 인근 골목골목을 누비는 젊은이들이 넘쳐난다.
오늘도 무슨...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인 줄 알았어. 엄청난 수의 젊은이들이 우르르 골목길을 누비더라.
당연히 이곳에서 조용한 일상을 누리던 분들은 갑작스러운 소란스러움에 당혹스러움마저 느꼈을 듯 싶다.
그리고 정말 심각한 쓰레기.
오늘도 골목골목에 널부러진 그 엄청난 쓰레기들을 보니 한숨이 나오더라.
남의 매장 앞에 그냥 그대로 두고 가버린 커피, 담배갑, 음식찌꺼기, 포장지... 이게 어디 한둘이 아니다.
아들이 '아니 이거 가지고 가는게 뭐가 힘들어요?'라고 얘기할 정도로 그냥 길바닥, 계단에 버려두고 간 쓰레기들이 너무나 많다.

자신들만 즐기면 그만이라는 저급한 의식 수준 덕분에 벌어지는 이 난장판.
난 이제 어느 동네가 요즘 괜찮다라는 소개가 나오기만 하면 '아 저 동네도 끝장나겠구나'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이뿐만 일까?
언제나 그랬듯 경리단길가로 나있던 매장들이 이젠 골목으로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고,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이 몰리니 이곳의 가게세, 집값도 덩달아 뛸 것이 뻔하지 않나.
답답한 노릇이다.


 

 

 

 

 

 

 

 

 


정말 오랜만에 전시 나들이를 올리지만... 사실 전시 나들이를 가지 않은 것이 아니다.
사진을 찍지도 않았고 어쩌다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기도 했지만 그조차 올리지 않았을 뿐.
그만큼 요즘은 뭔가를 쓰고 올리고 싶은 의욕 자체가 없다.

민성이도 함께 나선 날이어서 이 날만큼은 카메라를 챙기고 사진을 찍었다.
그래봐야... 화각이 나오지않아 비슷비슷한 외관 사진들 뿐이지만.
내부는 촬영이 불가하여 찍지 못했으니 당연히 사진이 없다.
내가 정작 담고 싶었던 건 공간 사옥의 내부였는데.
이제는 더이상 공간 사옥이 아니라 아라리오 갤러리가 운영하는 뮤지엄이고 작품들까지 전시되어 있으니 촬영이 불가하다는 걸 이해못하는 바도 아니고,

그러한 방침을 정하고 집행하는 것도 미술관 측의 재량이라는 것도 이해하지만,
정작 이 공간이 정말 궁금하여 발걸음을 한 사람에게 기록조차 남기지 말라고 하는 방침에는 개인적인 아쉬움은 있다.
게다가 관련 도록 조차 없는데 말이지.
관련 도록이 없냐고 물어보니 작가들 개개인의 도록을 추천하던데 알다시피 도록 값만 해도.ㅎㅎㅎ

이런 불만에도 불구하고 김수근 선생님의 유산이자,
한국의 근현대건축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첫번째로 꼽히는 공간 SPACE 사옥을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인수한 후 선보이는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은 꼭... 가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전시 작품 중엔 우리가 익히 봐왔던 작품들도 제법 있지만 (네오 라우흐, 아이작 줄리엥, 키스 해링, 마크 퀸등등) 레슬리 드 차베스 (Leslie de Chavez),

재럴딘 하비엘등의 필리핀 작가들의 놀라운 설치 작품들과 이동욱 작가의 날카로운 작품들, 피에르 위그(Pierre Huyghe)의 압도적이고

아름다운 작품을 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들러야할 곳이 아닌가 싶다.

특히 레슬리 드 차베스(Leslie de Chavez)의 경우 그간 회화만 보아왔었는데 그처럼 인상적인 반제국주의적 메시지의 설치 작품을 보니 경이로운 마음마저 들었다.
정말 한참을 발을 뗄 수 없는 놀라운 작품.


 

 

 

화각이 나오질 않는다.-_-;;;
이 아름다운 건물을 제대로 찍을 방법이 내겐 없다.
게다가... 날씨가 흐렸다 개었다 아주 제 맘대로.

 

 

 

 

 

 

 

 

전시를 보기 위해 티켓 판매처로.
입구 역시 티켓 판매처 옆에.

 

 

 

 

 

 

 

아...
주차는 사실상 불가하다.
레스토랑 주차장 공간이 조금 있는데 전시를 보러 온 이들은 건너편이나 인근의 유료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저... 왼쪽 입구 아래로 내려가면 티켓 판매처.

 

 

 

 

 

 

 

 

 

 

 

 

 

신관과 이어져 있다.

 

 

 

 

 

 

 

 

 

 

 

 

 

 

 

 

공간 사옥은 이 담쟁이 넝쿨로 유명...하지.
이 공간이 '신사의 품격'이라는 드라마에 나왔다고 하네.

 

 

 

 

 

 

 

 

 

 

 

 

 

 

전시를 다 보면 이 문으로 나오게 된다.
공간 사옥은 아시는 분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건물을 가운데로 나누어 본다면 양쪽으로 층이 엇갈리도록 설계되어있다.
그러니까 1층, 2층... 이런식으로 되는게 아니라 1층, 1.5층, 2층, 2.5층... 이렇게 되어있다는거지.
아라리오 갤러리에선 이런 구조를 이용해서 한쪽으로 먼저 쭉... 올라가면서 전시를 보고 반대편으로 다시 내려오면서 다른 전시를 볼 수 있게끔 구성해놨다.
그래서 그런지 전시의 양적인 면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느낌이 들더라.

다시말하지만...
전시는 매우 인상적이다.
특히 이동욱 작가, 재럴딘 하비에(Geraldine Javier), 레슬리 드 차베스(Leslie de Chavez), 피에르 위그(Pierre Huyghe), 얀 헹(Yan Heng)의 작품들은 반드시!
아, 우리가 다시 보는 영상이긴 하지만 아이작 줄리엥의 '볼티모어' 역시 추천.



 

 

 

 

 

날씨가 흐렸다 개었다를 반복.

 

 

 

 

 

 

 

우측 신관쪽엔 음식점들이 들어서있다.
2층은 카페, 3층은 이탈리언 레스토랑, 4층은 퓨전 레스토랑, 5층은 프렌치 레스토랑.-_-;;;
1층은 빵집.-_-;;;
프렌치 레스토랑은 라세종의 노진성 셰프가 주방을 맡은 '다이닝 인 스페이스'.
호기심에 가볼까해서 올라가봤는데 런치는 없고 디너만 있는 듯.
그리고 100% 예약제라고.

 

 

 

 

 

 

 

그래서...

 

 

 

 

 

 

 

 

 

 

 

 

 

 

 

그냥...

 

 

 

 

 

 

 

 

 

 

 

 

 

 

 

아들과 aipharos님은 1층 빵집에서 간단하게 요기나 채울 목적으로 빵을 살짝 구입.
(집에 와 먹어봤는데 빵 괜찮습니다)


 

 

 

 

 

 

 

 

 

 

신관 1층의 빵집.

 

 

 

 

 

 

 

 

그러니까 이 건물은 죄다 음식점.

 

 

 

 

 

 

 

 

 

 

 

 

 

 

 

 

 

 

 

 

 

5층 '다이닝 인 스페이스'가 문을 닫았길래,
돈 굳었다 싶은 마음도 들고.
가뿐한 마음으로 이태원으로 점심먹으러.

 

 

 

 

 

피에르 위그 (Pierre Huyghe)의 작품.


이 영상... 유투브에서 퍼왔는데 실제로 보는 감흥과는 아예 비교가 안된다.
정말 아름답고 압도적인, 연기와 빛, 그리고 음악으로 이루어지는 퍼포먼스.



**
그리고...
사진촬영이 불가한 점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이야 철저히 개인적인 불만일 뿐이지만,
아라리오 갤러리 인 스페이스... 라는 공간에 대한 정보는 정말 너무 터무니없을 정도로 적다.
별도의 웹사이트가 없는 듯 하고, 아라리오 갤러리 홈피에도 따로 안내가 되어있지 않다.
그래서 사실 몇시에 오픈하는지도, 주차는 어디에 해야하는지도 알 수가 없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개선이 되겠지... 싶지만.

 

 

 

 

 

 

 

 

 

*
신해철씨의 건강이 상당히 좋지 않은 모양이다.
한사람의 생명이 위중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에서 별것아닌 과거의 아주 짧은 인연을 팔아 이야기하는 것 같아 조심스럽지만,
난 18년 전쯤 신해철씨를 두번 만나 식사한 적이 있다.
그때 신해철씨는 갑자기 체중이 불어 지금의 내 모습같았는데(난 당시 60kg에 불과한 체중이었다) 식사하고 자리에서 일어날 때도

한번에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체중이 불었었다.(아... 지금의 내 모습이구나)
난 당시 NEXT의 음악을 좋아한 적이 없다. 신해철씨의 개인 음반도 아쉬움만 가득했지 즐겨 들은 적이 없었다.
게다가 만나기전 신촌블루스등등의 콜라보 공연장 뒷편에서 그닥 좋지 못한 첫만남도 있었던 터라 다분히 그에 대해 좋지 못한 선입견을 갖고 있기도 했었다.
그런데 비록 두번이지만 오랜 시간 만나 이야기해본 그는 생각보다 상당히 매력있었다.
뻔하디 뻔한 가장된 겸손함과는 거리도 멀었고 대화 도중에 시니컬한 느낌도 그대로 묻어났지만 그는 자신의 음악에 대단히 솔직했고,

자신의 음악에 대한 평가도 유연하게 수용했다.
그 두번의 만남 이후로 그에 대한 선입견은 정말 편협한 생각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했었고

종종 공격적이고 피상적인 기사를 통해 그의 의도가 왜곡되는 과정을 보면 안타까웠다.

서태지의 신보 중 가장 귀에 오래 남아있는 '90s ICON"이란 곡명으로 90년대의 스타들인

서태지, 신해철, 이승환, 김종서씨가 프로젝트 음반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았다.
그리고 이미 기사화되어 모든 이가 알듯이 신해철씨의 건강이 생각보다 위중해 그 프로젝트가 무기한 연기될 것이라는 소식도 들었다.

나와 비슷한 연배들이어서일까.
서태지의 이번 음반도 그렇고.
신해철씨의 건강 문제도 그렇고.
내가 단 한번도 제대로 들어보지 않은(그 정도로 좋아하지 않았던) 이승환씨가 정치적으로 날선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짠하다.
이 마음 뭐라 형용하기가 힘들다.

어울리지 않게 쓸데없이 감성적이 되는 가을인 듯.
그리고 신해철씨의 쾌차를 기원한다.




**
어제 축제 사회를 잘 마친 아들과 저녁에 이야기를 나눴다.
축제 모습을 생생하게 이야기해주던 아들이 마지막에 말해준 축제에 대한 느낌은,
사회를 보다가 무대 아래로 내려와 뒤에서 다음 순서를 바라보는 자신의 심정을 말해준 것인데
아 이 녀석에게 이번 축제가 정말 큰 경험이 되었구나라는 확신을 갖게 해주더라.
그렇게 또박또박 자신이 축제를 통해 얻은 감정을 이야기해줄거라 생각하지못했다.
그래 아이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서 자라야하는거지.



***
아들 축제때 학교에서 밴드하는 애들이 리허설때 형편없는 음향 시스템으로 매우 아쉬워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들 말에 의하면 베이스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열악한 음향 시스템이라고.
학교측에서 작년에는 PA시스템을 대여해줬는데 올해는 안해줬단다. 하... 참... 그 대여하는데 뭐 얼마나 든다고.
그런데 축제 당일.
아들 학교 밴드 멤버 중 한명이 아는 밴드 형들이 스타렉스를 몰고 와선 빵빵한 시스템을 다 설치해주고는 황급히 사라졌다가

공연이 끝나자 바로 다시 와서 해체후 가져갔단다.
자신들 스케줄도 빠듯한데 남는 시간에 와서 장비를 아무 조건없이 설치해준 이 멋진 이들이 누군지 알고 싶더라.
덕분에 아들 학교의 밴드는 훨씬 멋진 공연을 할 수 있었고 밴드 멤버들은 정말 수차례 그 형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고.



****
아들은 축제 사회를 보면서 1~2학년 여자애들의 환호를 엄청 많이 받았나보더라.
기분이 좋기도 한데 엄청 무안하기도 했다고.
즐겨라. 즐길 수 있을 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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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크리스말로윈] (2014)

 

 

 

에픽하이 [신발장] (2014)


 

 

 

 

 

*
요며칠 서태지 신보 <크리스말로윈>와 에픽하이(Epik High)의 <신발장> 음반을 들었다.
에픽하이 신보는...
처음에 들었을 때 확실히 '괜찮게' 들렸다.
세련된 느낌도 있었고 여러 뮤지션들을 불러모아 피처링했던데 각 뮤지션의 개성도 잘 살아난 것 같고.
물론... 투컷츠의 편곡에는 baths등의 레퍼런스들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무튼 딴지 걸 정도는 절대 아니어서 즐겁게 들었다.
(다만, 가사는 공감할 수가 없었고)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쉽게 질리더라.
이틀을 듣는데 이틀째 내가 플레이 버튼을 누르는 곡은 태양 피처링의 'Rich'란 곡 뿐이니.

서태지의 신보는 여전하다.
몇년만에 들고 온 음반의 트랙리스트가 앙상하다는 것도, 플레잉 타임이 짧다는 것도 여전하다.
심지어 공연도 길지 않았단다.ㅎ
이건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부터 늘 한결같았던 문제이니 이걸 갖고 뭐라 왈가왈부한다는게 무의미할 듯.
'소격동'을 듣고 요즘 서태지가 인디트로닉 계열의 음악을 많이 듣나보다 싶었는데 음반 전체를 듣고보니 그러한 생각은 확신으로 바뀌더라.
음반에 수록된 곡 중 선공개된 '소격동'과 '크리스말로윈'보다 유난히 다른 세곡을 자꾸 듣게 되는데 그 세곡은 '숲속의 파이터', '90s ICON', '비록(悲錄)'.
'숲속의 파이터'는 70년대 말에 한장의 음반을 발표하고 사라진 호주 듀오 Madden and Harris의 음반 정서가 연상될만큼 묘하게 몽롱하면서도 우울한 정서가 있다.

솔직한 심정이 덤덤하게 울리는 '90s ICON', 격동 속에서 빠져나와 세상을 보는 달라진 심정마저 느끼게 하는 '비록(悲錄)' 이 세곡은 자꾸만 듣게되는 매력이 있다.
서태지가 이번 신보는 기본적으로 밝은 느낌의 대중적인 곡들로 채웠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의 신보는 여태까지의 그의 음반 중 가장 개인적인 동시에 가장 비대중적이다.
다양한 일렉트로닉 장르의 요소들이 혼재되어있는 그의 음반은

기본적으로 해외 인디트로닉 뮤지션들의 음반과 비슷한 감수성을 전달해준다고 생각되는데 이런 장르는 결코 국내에 익숙한 장르가 아니다.

(인디트로닉의 감성을 끌어안으면서도 음악의 외향은 종종 팽창주의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확실히 서태지의 음악은 묘한 구석이 있다)
게다가 누가 서태지가 아니랄까봐 내가 언급한 가장 내밀한 느낌의 세곡도 편곡에는 일말의 여유가 없다.
뭔가 조금이라도 도화지에 여백을 남기면 불안해하는 강박증같이 그의 곡에는 쉬어가는 여백이 없다.
겹겹이 이뤄진 편곡의 레이어가 지나치게 촘촘하게 이루어져 듣다보면 안타까움마저 생길 정도의 음악적 강박이 느껴진다.
그러니까, 뭔가 내려놓으려고 해도 내려놓지 못하는 서태지라는 뮤지션을 가장 잘 드러낸 음반이 이번 음반이라는 생각도 드는거지.

하지만 이전 음반에서부터 엿보이기 시작한, 그가 정말 자신이 원하는 음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느낌이 이번 음반을 통해 대단히 극대화된 듯 하고

그 지향점은 많은 이들이 기대한 거대한 스케일의 음악이 아니라 내밀한 이야기에 집중한 개인적인 곡들이라는 점에서

표면적으로는 그가 대중과 소통하는데 얼핏 실패한 듯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음악은 오히려 조금 더 작은 무대를 통해 대중과 소통해야하는데 지나치게 큰 무대에서 선보이려고 한 것은 아쉬운 마음이 한가득 남는다.

그럼에도 난 이 음반을 실패작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전에도 말했듯 여전히 서태지의 음반은 내게 계륵과도 같은 느낌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근히 기대하게 하지만 결코 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도 동시에 확신하는 그런 음반들이니.
하지만 이번 음반에는 내가 여러번 플레이를 누르고 집중하게 하는 곡들이 분명히 있었다.
비단 그 곡들이 결코 새로운 음악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그 곡들이 해외의 몇몇 뮤지션들을 떠오르게 할만큼 음악적 유사성이 느껴진다고 해도

(표절이라는 말이 절대...절대 아니다) 이제 40줄에 들어서 세상을 바라보고 대중과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뮤지션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가 있다.

 

 

 

 

 

 

 

 

 

 

 


*

아들의 고등학교 진학.
진작부터 맘굳힌 고등학교가 있다. 그 학교를 A고등학교라고 하겠다.
어차피 아들은 사격선수이기 때문에 사격부가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을 해야하는데,
특기학생은 원서를 다음주(10.20)까지 내야한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근무시간 기준 마감을 하루도 채 남겨놓지 않은 금요일 오후 4시 20분이 되어서야 해당 A 고등학교에서

동일한 학교명을 가진 A 중학교 부원 3명만 받고 더이상 받지 않겠으니 아들 학교부원은 A학교 사격부 입부가 불가능하디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해왔단다.

기가 막혔다.
그래도 광역시 내에서 가장 성적이 좋은 아들마저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진학할 수 없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
게다가 아이가 2년 이상을 열심히 해온, 아이의 미래이기도 한 이 일을 원서 접수를 하루도 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자리가 없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오는 어른들의 기가막힌 ㅄ짓에 할 말이 없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뭐가 문제이길래 광역시에서 가장 성적이 좋은 아들과 아들 학교의 친구가 원하는 A학교로 진학을 할 수 없다고 하는걸까?
여러가지 정황을 예측해볼 수 있다.
그 중 작년에 아들 선배 중 2명이 A학교로 진학하기로 해놓고선 마지막에 체고로 진학해버려 A학교가 매우 곤란해졌던 일도 그냥 넘어갈 순 없겠지.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아이들의 미래에 중요한 결정이 될 고교진학을 고작 원서 접수 하루를 채 남겨놓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온다는건 합리화할 수 없다.
어른들의 이런 어처구니없는 짓으로 2년 이상을 애써온 아들이 자칫 한동안 사격을 그만둬야할 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장학사에게도 전화를 하고,
해당 A학교 교장에게도 전화를 해보고...
교육청에도 전화를 해봤지만 전화를 아예 받지 않거나, 담당자가 출장 중이라거나...
도저히 짧은 시간 동안 해볼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결국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들 학교의 사격부 코치, 감독과 함께 무작정 월요일에 원서를 들고 A고등학교를 찾아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런 와중에...
아들은 학교 축제의 사회를 맡게 되었단다.
담당 선생님의 추천과 아이들의 투표를 통해 아들이 사회를 맡게 되었다네.
그 덕분에 요즘은 방과 후에 함께 사회보는 아이와 대본도 쓰고 연습도 하느라 집에 늦게 온다.
하지만 자기들끼리 무언가를 짜고 준비하는 그 과정 자체를 대단히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무척... 좋다.
맞어, 아이들은 이렇게 자라야하는건데 말이야...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다만... 전혀 걱정안하던 고등학교 진학 문제에 대해선 알지 못한채 신나서 전화로 아이들과 연습하고 간식사러 다녀오는 이야기를 하는 아들 목소리를 들은 와이프는

안타까운 마음에 차마 사실을 말하지 못했었단다. (아들이 집에 늦게 온 후에야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아이들에게 자꾸 이런 한심한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는게 정말... 답답하고 미안하다.



**

학교 축제 사회를 본다는데 블레이저를 입기로 했단다.
그런데 아들은 외투가 제법 있지만 블레이저는 없다.
무능한 아빠의 주머니를 걱정해서인지 이 녀석이 사달라는 소리를 전혀 안하더라.
와이프가 맘에 좀 걸렸는지 사회 본다는데 보타이(bow tie) 정도는 해야한다며 청바지 줄이고 남은 데님천을 이용해서 보타이를 만들었다.

 

 

 

 

와이프가 축제 사회를 맡게 된 아들을 위해 만든 보타이.
데님천을 이용해서 뚝딱... 만들더라.
생각보다도 무척 예쁘게 만들어져서 아들도 정말 좋아하더라는

 

 

 

 

 

 

 

 

역시 손재주가 있다. 울 와이프.

 

 

 

 

 

 

 

 

이렇게 매봤습니다.

 

 

 

 

 

 

 

 

그리고...
결국 시리즈(Series)에 가서 블레이저와 셔츠, 니트를 한벌씩 사줬다.
이렇게 완전 좋아하다니.
시리즈(Series)는 내가 몇번 이용한 적이 있다. 시리즈 온라인샵에서 그들이 수입하는 호주의 Zanerobe 옷을 구입하기도 했었고

이태원 시리즈샵 오픈하는 날 가서 시리즈의 바지등을 구입한 적이 있다.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메이저의 브랜드 중 시리즈의 디자인은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편이다.
아들도... 완전 마음에 드는 모양이더라.

 

 

 

 

 

 

Series(시리즈)의 블레이저. 팔 부분은 니트로 되어있다. 슬림 피팅이 아주... 딱이더만.
셔츠는 브라운브레스(Brownbreath) 제품.
가방도 얼마전 사준 브라운브레스(Brownbreath) 제품.

 

 

 

 

 

 

 

바지는 칩먼데이(Cheap Monday)
모자는 '몽로(夢路)'의 박찬일 주방장께서 선물로 주신 아주... 간지 만빵 페도라.


 

 

 

 

 

블레이저가 아주 괜찮다.
일단 옷을 한번 본 후 정말 삼백만년만에 그닥 좋아하지도 않는  VIPS(빕스)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원래 이런 샐러드바, 뷔페등은 지나치게 간을 강하게 하거나 달게해서 아주 정이 다 떨어지는데 VIPS의 샐러드바가 생각보다 간이 세지 않고 입에 잘 맞아서 잘 먹었다.
적어도 지난 몇년 전보다는 확실히 나았던 것 같아.


 

 

 

 

 

니트도 한벌.

 

 

 

 

 

 

 

 

두개 모델 중 이걸 고르더라.
조금 무난한 선택이긴 하지만 이 니트도 깔끔하고 괜찮다.

 

 

 

 

 

 

 

그리고...
셔츠.
역시 시리즈(Series) 제품.

 

 

 

 

 

 

적당히 도톰한 것이 아주 괜찮다.

전에도 느꼈지만 시리즈(Series) 옷들은 대체적으로 다 만족스러운 디자인인 듯 하다.
예쁘게 입고...
힘내라 아들.

 

 

 

 

 

 

 

 

 


*
서태지의 신곡 '소격동'과 '크리스말로윈'을 들었다.
소격동에서 어렴풋하게 느껴지던 군부독재 시절과 현재의 기시감이 '크리스말로윈'에선 상당히 노골적으로 표현되더라.
가사를 전달해주는 메시징의 힘에 대해서는 개인마다 느낌이 다를 수 있겠고, 메시지에 둔중한 힘이 실려있다거나 비유의 표현이 직설적인 날카로움을 담았다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겠지만 주류 음악 시장에서 그 누구도 이런 얘기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맞닥뜨리는 그의 곡이 난 반갑기까지하다.
그만큼... 현실의 대중 문화는 팍팍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을 모두가 주저하고 아무도 하려고 들지 않는다는 방증이지.

음악적인 부분에서 서태지는 내겐 늘... '계륵'과도 같다. 감히 내가 뮤지션에게 '계륵'이라는 표현을 쓴다는 말이 참 우습지만 그가 신보를 발표한다고 할 때마다

내심 약간은 기대하면서도 그와 동시에 결과물은 결코 날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내겐 '계륵'이라는 표현만큼 적절한 표현은 없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크리스말로윈'에서 그의 음악은 솔로 음반 시절의 다른 곡들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복잡하다.
기본적으로 일렉트로닉을 지향하지만 귓가를 생경하게 건드리는 이 미묘한 리듬은 누가 들어도 트로트 리듬이다.
거기에 덥스텝과 트랩의 요소를 덧입힌 듯한데 이러한 편곡에 서태지의 보이스가 얹어져 그야말로 미묘한... 느낌의 음악을 들려준다.
그러니까,
내겐 이 곡이 '귀에 안들어오는 것도, 들어오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느낌이 든다는거지.

서태지의 솔로 음반의 곡들은 대부분 이렇다.
사운드는 대단히 복잡하고 현란한데 서태지의 보컬은 90년대에 머문 듯한, 표현할 말이 딱히 떠오르진 않지만

피터팬 보컬 스타일이라 이 이질적인 괴리감이 내겐 언제나 낯설다. 그러니까 싫다고도 좋다고도 못하겠는거지.
사실 이 정도로 잘게 비트를 쪼개고 어렵게 편곡을 했음에도 대중에게 그닥 어렵게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그가 가진 능력임이 분명하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다만 그 완성된 음악이 내겐 늘 아쉽디 아쉽다는 것 뿐이지.



**
호주에서 시민권얻고 살고 있는 와이프의 절친이 정말... 오랜만에 한국에 왔다.
약 20여일 정도의 짧은 일정.
어제 와이프는 그 친구를 만나 함께 식사하고 걷고 카페에 가고 한잔을 하고는 서촌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잠을 잤다.
내 그리... 집 신경쓰지 말고 그냥 푹 놀고 왔으면 한다고 말했음에도 그게 잘 안되나보다.
그래도 난 와이프가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친구와 수다를 떨며 외박을 하게되니 무척... 기분이 좋다.
그리고 고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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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한 시간이 흘러간다.
페이스북은 하루에 한번도 안볼 때가 더 많고,
그나마 aipharos님이 내 계정으로 접속해 다른 이들 글을 조금 읽어보는게 전부.
언제인가부터 페이스북만 봐도 속이 답답하고 짜증이 일어 보게 되질 않는다.

당연한 것이지만,
온갖 사람들의 삶의 방식, 사고의 방식이 줄줄이 진열된다.
누군가는 현실의 슬픔에 개탄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인생을 즐기고, 누군가는 현학적인 지식을 뽐내느라 정신이 없다.
뭐 당연한거지. 사람사는게 다 다른 법이고, 누구나 생각하는 법은 다 다른 법이니까.

페이스북이란게 나와 비슷한 정치적 사고를 갖는 이들이 끼리끼리 친구를 맺고 관계를 유지하는 법이다.
개인이든 단체든... 하고자하는 다양한 이벤트들이 전달되는 곳도 '끼리끼리'이며 메시지를 전달하는 대상도 '끼리끼리'이다.
결국 이 모든 행동들이 내가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확인해나가는 과정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는 느낌도 든다.
다양한 이벤트들의 대상을 소셜네트워크 내에서의 파급력만으로 판단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긴 하지만,
적어도 페이스북 내에선 그렇게 작동을 한다.

나와 다른 이야기를 내면 정치적 지향점이 같음에도 불구하고 발끈하며 정색을 하고,
자신의 관점과 조금만 달라도 곧바로 서슬퍼런 냉랭함으로 공격을 한다.
내가 당했다기보단 이런 경우를 너무 많이 본거지.

묻고 싶다.
당신들은 당신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과 얼마나 이야기해봤냐고.
그 인간들이랑 말해봐야 말이 안통해...라는 이유로 아예 그들과 이야기할 시도조차 안한건지,
아니면 정말 당신 주변엔 당신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이가 없는게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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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ft Day / 드래프트 데이>

 

Directed by Ivan Reitman (이반 라이트만)
2014 / 110min / US

Kevin Costner (케빈 코스트너), Jennifer Garner (제니퍼 가너), Patrick St. Esprit (패트릭 세인트 에스프리), Chadwick Boseman (체드윅 보스만),

Frank Langella (프랭크 랑겔라), Denis Leary (데니스 레어리)
music by John Debney (존 데브니)

1995년.
한창 잘 나가던 당대 최고의 배우라고 일컬어지던 케빈 코스트너가 엄청난 자본과 물량이 투입된 대작 <Waterworld/워터월드>를 내놓는다.
이 영화는 당시로서는 기록적인 흥행 참패를 기록했고 이로인해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기까지 한 <Dance with Wolves/늑대와 춤을>(1990)를 통해 

감독으로서의 역량까지 확인받았던 케빈 코스트너는 자신의 인지도에 엄청난 타격을 입는다.
이후로 그의 배우로서의 필모그래피가 무너졌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세간에서 그를 보는 평가는 '한물갔다'라는 것이 지배적이었다.
(그렇더라도... 2003년 마지막으로 그가 연출한 <Open Range/오픈 레인지>를 보면 분명히 그는 연출가로서의 재능이 있는 배우다)
그런데 요 몇년 사이 그가 출연하고 있는 영화들을 보면 그는 나름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는게 아닌가 싶다.
물론 대박을 친 영화들은 없다고 봐야하겠지만 주연으로서의 존재감이 뚜렷한 영화들이 분명히 보인다.
살 날이 며칠 남지 않은 전직 CIA 요원으로 딸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엠버 허드(Amber Heard)가 나와서 너무 좋았던(ㅎㅎㅎ)

<3 Days to Kill/쓰리데이즈 투 킬>, 그리고 지금 소개하는 미식축구 단장 역할을 맡은 <Draft Day/드래프트 데이>를 보면

그가 여전히 헐리웃 영화씬에서도 적정한 수준의 영화에 주연급으로서의 무게감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American Football, 미식축구.
이는 말그대로 미국인들을 위한 스포츠이고 철저히 미국인들에 의해 사랑받고 소비되는 그들만의 스포츠다.
야구만큼 미국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미국인들이 그렇게 중요시하는 팀워크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스포츠.
그래서 학창 시절에 미식축구 주장을 맡게 되면 그만으로도 인센티브를 얻기도 하는, 바로 그런 스포츠.
이렇듯 미국인들로부터 사랑받는 미식축구이기에 당연히 수도 없이 많은 영화가 이를 소재로 하였고 

글 말미에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본 미식축구 소재의 영화들을 몇편 열거했다.

언급한대로 이 영화는 미식축구를 소재로 한 영화인데 정작 미식축구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경기 장면은 자료 화면으로 쓰여질 때만 등장할 뿐이며

이 영화는 철저히 시즌을 앞두고 전력을 강화하려는 팀들의 시즌 농사를 좌지우지하게 될 드래프트 당일(Draft Day)의 긴박한 12시간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한해 농사를 좌우하게 될 드래프트를 앞둔 12시간.
단장으로 부임한지 2년이 된 소니 위버 주니어 단장은 지난 2년간 자신의 팀을 한번도 제대로 꾸리지 못했고 이로 인해 팀 성적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이래저래 신경이 곤두서있는 상태다. 게다가 여기에 드래프트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면 해고할 수 있다는 구단주의 은근한 협박, 자신이 원하는 선수를 뽑으라고

강력히 요구하는 신임 코치, 물러나라는 팬들의 아우성, 어머니와의 냉랭한 관계, 연인인 앨리의 임신 사실등에 둘러싸이며 결코 쉽지 않은 12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 영화 속에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 '드래프트(Draft)'라는 것은 우리 역시 국내 프로 야구나 배구, 농구등을 접하면서 몇번씩은 들어봤던 시스템이고 

막연하게나마 드래프트가 어떻게 작동되는 것인지를 알고 있긴 하다.
설령 드래프트가 어떤 시스템인지 모르더라도 이 영화를 보는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니

그저 소니 위버 주니어 단장의 고민과 결단을 따라가다보면 나름 만족스러운 재미와 통쾌함, 그리고 적당히 훈훈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그렇지... 미식축구가 미국인들에게 어떤 스포츠인데 분탕질을 치겠어)

우리에겐 <고스트 버스터즈>의 감독으로 아직까지 회자되는 이반 라이트먼 감독은 이 영화에 단순히 드래프트를 둘러싼 머리싸움만을 그릴 마음 따위는 애당초 없었던 듯,

소니 위버 주니어의 사랑과 어머니와의 갈등등을 양념으로 얹어 스포츠 영화(혹은 스포츠 소재의 영화)가 줄 수 있는

미국식 가족주의와 도덕률에 대한 메시지를 잘 버무려 낼 욕심이 나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드래프트 외적인, 소니 위버 주니어 단장의 개인적인 갈등 소재 자체를 풀어내는 방식은 

우리가 흔히 봐왔던 가족 영화의 갈등 해소 구조와 조금도 다르지 않아서 생뚱맞기도 하고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곁가지에 불과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영화에 해가 될 정도로 가슴 답답하게 그려내진 않았으니 이 정도야 이해하고 봐도 무방하다. 
이러한 곁가지 소재들이 그닥 거슬리지 않았던 것은 인간적인 고민을 하되 마냥 좋은 사람으로만 자신을 포장하지 않는 주인공 소니 위버 주니어를 연기한

케빈 코스트너의 연기가 상당히 자연스러웠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오락 영화로서는 손색없는 재미를 주는 영화라고 생각되며 개인적으로는 무척... 재밌게 봤다.



*
주인공 소니 위버 주니어의 연인으로 등장하는 앨리(Ali)역은 제니퍼 가너 (Jennifer Garner)가 맡았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그녀의 남편은 벤 애플렉이다.


**
클리블랜드 브라운스 구단은 실재로 존재하는 구단이다.(혹시나 가공의 구단일거라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법해서)
2011년인가..에 10억달러의 헐값(세상에 이게 헐값이라니... 한화로 1조 이상)에 지미 하슬램(Jimmy Haslem)이라는 사업가에게 매각되었다고.
매각 이유는 브라운스 구단의 수익이 계속 정체되어있었기 때문인데 실제로 NFL의 수입이 대부분 폭등한 가운데 브라운스만 미미한 수입증가를 보여줬다고.


***
미국인들에게 어메리컨 풋볼...이란 스포츠가 각별하디 각별한 건 영화를 보면 드러난다.
당연히 이를 소재로 한 영화도 너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가 힘든데 그래도 생각나는 영화들을 좀 적어본다면 아래와 같다.

<Jerry McGuire / 제리 맥과이어>(1996)
- 스포츠 에이전트라는 직업을 국내에 제대로 각인시켜준 영화. 이 영화에서 르네 젤위거에 완전 반했었다는...

<Friday Night Lights / 프라이데이 나잇 라이츠>(2004)
- 가장... 재밌게 본 미식축구 영화라면 이것.

<the Blind Side / 블라인드 사이드>(2009)
- 그야말로 착한 영화.

<Any Given Sunday / 애니 기븐 선데이>(1999)
- 올리버 스톤 감독의 미식축구 영화. 난 이 영화하면 영화보다는 Fat Boy Slim의 삽입곡이 더 기억에 남.

<Remember the Titans / 리멤버 더 타이탄>(2000)
- 보아즈 야킨 감독의 수작.

<Brian's Song / 브라이언의 노래>(1971)
- TV 영화.

<the Express / 익스프레스>(2008)

<Gridiron Gang / 그리다이언 갱>(2006)
- 교도소 수감자들의 미식축구.

<Ruby / 루비>(1993)
- 아이고... 예전에 네이버 블로그할 때 인상깊게 본 스포츠 영화를 뽑아 올린 적 있는데 그 글이 바로 네이버 메인에 올라가는 바람에

별별 사람들이 다 들어와서 댓글만 3,000개가 달렸었다. 그때 몇몇 사람들이 <Ruby/루비>도 없는 리스트는 의미가 없다는 둥,

블로그 주인장이 <루비>도 빼먹고선 아는 척 쩐다...라는 글들이 올라와서 엄청... 웃었다는.ㅎ
이 영화가 바로 그 문제의 <루비>.ㅎ

이외에도 많지만 내가 못 본 영화들도 있고 그닥 기억에 남지 않는 영화들도 있어서 이 정도만.-_-;;;


 

 

 

 


 

 

 

[Guardians of the Galaxy /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Directed by


Directed by James Gunn (제임스 건)

2014 / 161min / US
Chris Pratt (크리스 프랫), Zoe Saldana (조 샐대너), Dave Bautista (데이브 바티스타), Bradley Cooper (브레들리 쿠퍼), Michael Rooker (마이클 루커)

Karen Gillan (카렌 질런), Beicio Del Toro (베니치오 델 토로)
Music by  Awesome Mix Vol. 1


봐야지 봐야지 생각하다가 어느덧 교차상영에 돌입하는 바람에 상영 시간을 못맞추고 전전긍긍...
당연히 이젠 상영관이 없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왠걸? 아직도 상영하는 곳이 있더라.
폭발적인 흥행은 못해도 영화가 잘 빠졌다라는 입소문이 돌아서 찾는 사람들이 있으니 영화관 측에서도 무작정 내리지는 않은 듯.
일요일 이른 아침, 메가박스 연수점에서 조조로 보고 왔다. aipharos님, 아들과 함께.

마블 코믹스를 거의 본 적이 없는 나로선 지금 이렇게 우후죽순 쏟아져나오는 마블 영화들을 통해서만 마블 코믹스의 세계관을 짐작할 수 있다.
코믹스와 영화는 설정에 있어서 각색도 많이 들어간 편일 것이고 엄청나게 복잡한 내용은 물론

죽음과 부활을 밥먹듯 하는 마블 코믹스의 복잡한 캐릭터 관계를 모두 구현하는데에는 분명 무리가 있을거다.
그렇더라도 지금까지 공개되고 있는 마블 영화들의 이야기가 서로 맞물리게 될 것을 감안하여

나름 정교하게 마블 영화만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는 흔적이 보인다는 것 정도는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처럼 엄청난 자본이 투입되어 공개되는 마블 영화들 대부분이 질적으로 무척 놀라운 수준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물론 내게 올해 최고의 마블 영화는 여전히 <Captain America : the Winter Solider/캡틴 어메리카 윈터 솔져>이지만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역시 무척... 즐겁게 볼 수 있었다.

(모두가 극찬한 <X-Men : Days of Future Past>는 내게는 정말 지루하기만 한 영화였다. 그러고보니 엑스맨 시리즈를 난 한번도 재밌게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버려진 행성의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어머니와 즐겨 듣던 80년대의 팝송을 수록한 테이프를 들으며 껄렁껄렁 춤을 추면서

마치 도마뱀같은 짐승들이 달려들자 발로 걷어차고 한 손으로는 짐승의 목을 움켜쥐고는 이를 마이크삼아 노래부르는 주인공 스타로드의 모습과

그의 우스꽝스러운 모습 위로 스크린을 꽉 채우며 나타나는 영화제목은 아마도 근래에 본 영화 중 가장... 인상적이고 유쾌한 오프닝이었다고 생각한다.
유쾌한 오프닝뿐 아니라 영화의 제목인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가 이루어지는 과정 역시 매우 즐겁다.
주인공 스타로드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유전자 실험에 의해 탄생된 너구리 '로켓'과 식물인간 '그루트', 마블 세계관에서 티어 8등급(아이템빨로 3등급까지 올라가는)에

해당하는 타노스의 수양딸이자 그의 지시를 받는 라논의 밑에 있는 가모라, 그리고 마블 원작에서는 타노스에 의해 일가족이 몰살당하지만 영화에선 라논에게

가족을 잃은 것으로 설정된 드랙스등을 만나 본의 아니게 연합하게 되고 행성을 파괴시키려는 라논에 대항하게 되는 과정은 누구나 예측 가능하지만 매우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각각의 사연이 있는 캐릭터들의 과거가 단순한 사연팔이 수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서로를 인정하고 결속할 수 있게 되는 유기적인 매개가 된다는 것,

그리고 캐릭터 한명 정도는 짜증이 날 만한 설정이 나올 법도 한데 하나같이 쏠림없이 잘 표현했다는 것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이렇듯 한 팀이 되어가는 과정이 설득력있게 잘 그려졌지만 이후 속편에선 어떻게 이야기를 확장하느냐의 문제는 분명히 걱정이 된다.

이렇듯 아웅다웅 투닥투닥거리면서 팀워크를 이뤄가는 설정을 우린 너무 자주 봤으니까 말이지.(<어벤저스>처럼)
후속작은 그때가서 보고 판단하면 될 문제이고,
적어도 이 영화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는 기대한 정도는 아니어도 무척 유쾌하고 즐겁다.
아무 생각없이 즐겁게 보기에 딱... 좋은 영화.



*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에 삽입된 곡들은 80년대 팝송으로 가득 차 있다.
선곡이 매우... 뛰어나고 이러한 곡들이 저 멀리 우주를 배경으로 울려 퍼지는데도 전혀 이질감없이 느껴지며

주인공 스타로드가 근본적으로 지구(terra)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은연 중에 관객에게 어필하는 효과가 있다.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OST, Awesome Mix Vol.1

1. 'Hooked on a Feeling' - Blue Swede
2. 'Go All the Way' - Raspberries
3. 'Spirit in the Sky' - Norman Greenbaum
4. 'Moonage Daydream' - David Bowie
5. 'Fooled Around and Fell in Love' - Elvin Bishop
6. 'I'm Not in Love' - 10cc
7. 'I Want You Back' - the Jackson 5
8. 'Come and Get Your Love' - Redbone
9. 'Cherry Bomb' - the Runaways
10. 'Escape (the Pina Colada Song)' - Rupert Holmes
11. 'O-o-h Child' - Five Stairsteps
12. 'Ain't No Mountain High Enough' - Marvin Gaye and Tammi Terrell

http://youtu.be/-oUEVrjSxS4
전곡을 감상하려면 위 링크를 눌러보시길.


**
스타로드 크리스 프랫 (Chris Pratt)의 차기작 중
<Jurassic World / 쥐라기 월드>가 보인다.

<쥐라기 공원>의 4편격으로 제작한다만다...말이 많았는데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공식적으로 2015년 6월에 개봉한다고 발표했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감독이 무척... 의외의 인물인데 남들과 다른 방식을 포용하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연민을 기발한 방식으로 보여준 수작,

<Safety Not Guaranteed/안전은 보장할 수 없음>(2012)의 콜린 트레보로우 (Colin Trevorrow) 감독이다.


***
주인공 크리스 프랫을 사실상 납치해서 키운 욘두역의 마이클 루커는 수많은 영화에 출연한 베테랑이지만 난 아직도 마이클 루커하면

그의 실질적인 영화 데뷔작인 1986년도 작품 <Henry : Portrait of a Serial Killer/헨리 연쇄살인자의 초상>이 먼저 떠오른다.
그 영화에서의 인상이 너무나 강해서인 듯.
그러고보니... 이 영화의 감독인
John McNaughton(존 맥너튼) 감독은 2001년작 <Speaking of Sex> 이후 장편영화는 아예 발표를 안하시는 듯.


****
이 영화에서의 미술 및 메카닉 디자인은 상당히 뛰어나다.
특히 라논의 전함은 여지껏 봐왔던 그 어떤 전함의 범주에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독특하고 위압적이다.


*****
마블 코믹스를 보지 못해서 뭐라 말을 못하겠지만,
주워들은 바로는 드랙스 더 디스트로이어가 나중에는 타노스와도 맞먹을 정도로 강력해진다고 한다.
(죽고 부활할 때마다 강해진다고.-_-;;;)
그런데 적어도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에선 그냥 힘 좀 쓰는 캐릭터 정도로만 나왔다는...
덕분에 사실 드랙스와 라논의 아주 볼만한 대결을 기대했던 내 기대는 완전히 날아가버렸다.ㅎㅎㅎ


******
영화 속에서 서로 차지하려고 안달이 난 오브(orb)에 들어있던 것은 우주를 구성하는 원소가 응축된 잼(gem)인데,

이 잼 하나의 위력만으로도 행성 하나 정도는 우습게 박살낼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 Gem 다섯개를 모아 건틀렛에 박아 넣어버린게 바로 인피니트 건틀렛이며 타노스는 이 건틀렛을 가지려고 환장했다고 알려져있다.

그리고 인피니트 건틀렛을 착용한 타노스는 티어 3까지 올라간다고 하네.-_-;;; 전형적인 템빨이군.


 

 

 

 


 

 

 

 

 

 

 

 

 

 

 

 

 

 

 

 

 

 

 

 

 

아직도 <Guardians of the Galaxy/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상영하고 있길래 아침 일찍... aipharos님, 아들과 함께 메가박스 연수점을 찾았다.

<Guardians of the Galaxy>의 오프닝은 정말 요근래 본 영화 중 최고로 유쾌하고 인상적이었다.
주인공이 이미 문명이 소멸해버린 행성에 도착하여 간헐천을 지나 어떤 문을 열고 들어간 뒤부터 벌어지는 그 유쾌함이란...
우여곡절 끝에 뭉치게 되는 다섯 캐릭터가 하나하나 정말 잘 살아있고

80년대 지구(terra)의 팝음악이 억지스럽게 끼어들어가지도 않아 소소한 의미 이상의 역할도 하고 있더라.
나중에 타노스와도 자웅을 겨룰 정도라는 드랙스가 아직은 너무나 나약하다는 것.-_-;;;
라논과의 대결이 조금은 싱거웠다는게 아쉬운 정도.

영화를 재밌게 잘 보고 나왔는데 aipharos님이나 나나 너무... 피곤해서 그냥 집에 들어갈까하다가

전에 두어번 지인들과 무척 맛있게 식사를 했던 부천 삼정동의 중국집 '다리원(多利苑)'이 생각나 들렀다.
안그래도 요즘 아들이 중식을 먹고 싶다고 했고.

그러고보니 이전에 친구들과 두 번 정도 들렀던 곳이고 맛있게 먹기도 했는데 글을 올린 적이 없네.

 

 

 

 

 

라조육 ... 26,000원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라조기...는 닭고기를 이용하는데 라조육은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이용한다.
'라조(辣椒)'라는건 일반적으로 고추를 의미한다고.
매콤한 맛인데 이게... 보통 맛있는게 아니다.
다리원의 음식을 몇가지 먹어본 느낌은 절대로 소스등으로 간을 강하게 하지 않는다는거.
라조육 역시 마찬가지다. 일반적인 중식당은 라조기만 해도 소스가 맵고 어느 정도 강한 맛을 내는데 다리원의 라조육은 소스를 강하게 쓰지 않는다.
아들이 나중에 말하길, 처음 먹어보고 '맛있지만 좀 먹으면 질릴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전혀 질리지 않았고 너무 맛있었다'라고.

 

 

 

 

 

 

 

잡채밥 ... 7,000원
바로 전에 들렀을 때 먹고 만족했던 잡채밥.
역시 기가막히다. 잡채가 전혀 불어터지지 않고 아주 탱글탱글하게 감긴다.
밥과의 조화도 너무 좋고.
함께 곁들여진 계란국도 나 혼자 두그릇을 먹을 정도로 만족스럽다.

 

 

 

 

 

 

잡탕밥 ... 13,000원
굴소스로 맛을 낸 잡탕밥을 생각하면 아주 큰... 오산이다.
엄청나게 푸짐한 재료를 아낌없이 넣어서 야채와 해물을 잔뜩 우린 소스만으로 승부한다.
대단히 담백하고 맛이 매우 깊다.
굴소스는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조금 간이 센 음식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심심하게 느낄 수 있으나 드셔보시라.
그 깊고 담백한 맛에 금색 중독될 거다.

 

 

 

 

 

 

 

이전에 먹어봤던 이곳의 짬뽕도 일품이다.
우리가 흔히 중식당에서 먹는 그런 짬뽕이 아니다.
야채육수와 적당히 얼큰한 맛이 정말 매우 개운한 맛을 주는.


 

 

 

 

 

아주... 오래된 집이다.
전에 소개했던 그 기가막힌 닭곰탕, 순대국집이 바로 옆옆에 있다.
이 동네가 은근... 오래된 맛집이 좀 있다는.


 

 

 

 

 

 

 

 

 

 

 

 

배부르다고.ㅎㅎㅎ
이곳 양이 무척 푸짐한 편이라는거.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를 읽었다.
그의 베스트셀러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신자유주의가 어떻게 불공평한 세계 교역 환경을 조장하고

어떤 방식으로 노동자들의 잉여 자본을 수탈하는지를 매우 친절하면서도 명쾌하게 설명해줬다.
개인적으로도 무척 좋아하는 경제서적이며 많은 이들에게 장하준이라는 이름의 무게감을 제대로 각인시켜준 책이었을거다.
이후에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읽었다.
<나쁜 사마리아인들>때문에 기대치가 높았는지, 조금도 심도있게 사안을 파해쳐주길 바랬던 내게 이 책은 조금은 실망스러운 책이었다.

지나칠 정도로 평이하다고 할까...?
물론 대중적인 면에선 충분히 이 책의 공능을 다했을 거란 생각도 든다.

그리고...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영제가 <Economics the User's Guide>다.
애당초 이 책은 경제학 입문서로 명시하고 쓴 책이라는거지.
그래서인지 이 책은 어느 정도의 경제학 서적을 읽은 이들에겐 다소 지루할 수 있다.
자신이 알던 지식들을 다시한번 곱씹는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던 경제학 용어들에 대한 색다른 설명과 해석도 만날 수 있어

'지루하다'라는 표현은 적절치 못할 수 있으나 어떠한 경제학적인 사안을 깊이 분석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이점 분명히 염두에 두고 구입해야할 것 같다.

책의 앞부분에 경제학의 역사에 대해 약 100 페이지를 할애하는데 이 부분은 무척... 유익하다.
애덤 스미스부터 자본주의가 어떻게 발전되고 이를 뒷받침하는 경제학의 변화를 쉽고 경쾌하게 설명했다.
까맣게 잊고 있었던 기억들을 다 속속 내 머릿 속에서 끄집어내는 그런 즐거움이 느껴지더라.


기본적으로...
장하준은 자본주의를 가장 이상적인 사회 시스템으로 전제하고 현상을 이야기한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도 느껴지듯이 자본주의의 병폐에 대해서 신랄하게 문제를 지적하지만 근본적인 대안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은

그가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제도를 대전제로 명제화하고 그 안에서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을 수정해나가는 방식을 이야기한다.
아마도 9월 11일이면 국내에 출간될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역시 근본적으로는 자본주의를 인정하고 그 속에서 부의 편중을 해결해야한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이책을 읽지 않아도 어느 정도 이 부분만큼은 예상할 수 있는 것이, <21세기 자본>에서 주로 다루는 문제가 자본주의 하에서 자본이 어떻게 편중되게 되었는가의

역사와 앞으로 이러한 쏠림이 공고히 될 것으로 보고 어떻게 소득의 분배를 할 수 있는지...라는 것을 이미 여러 기사를 통해 접했기 때문이다.

(물론, 읽어볼 것이고, 읽어보면 또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자본주의가 마땅한 다른 사회적 대안 없이 인정받게 되면 글은 자연스럽게 노동에 집중하기보다는 생산과 자본에 집중하게 된다.
사회적 구조의 문제를 '노동'에 집중하여 보느냐 '생산'과 '자본'에 집중하여 보느냐는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에 도출하는 과정도, 해답도 다르게 된다.

이런 점에서...
장하준의 책은 현재 자본주의가 직면한 파렴치한 탐욕과 부의 편중에 대한 현실을 직시하는 내용으로는 더할 나위없이 훌륭하고,

이를 보다 더 많은 대중들에게 설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자본주의 경제학자로서의 분명한 한계 또한 느껴진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주류경제학의 나팔수가 되어 학자로서의 양심도 팔아먹는 파렴치한 범법 경제학자들 따위와는 비교할 수가 없지만 말이지.

 

 

 

 

 

 

 

 

 

 

 

[히어로 2 / HERO 2]

 

일본 후지TV 매주 월요일 오후 9시

기무라 타쿠야 (きむらたくや / 木村拓哉), 키타가와 케이코 (きたがわけいこ / 北川景子) 등

 

인상깊게 본 일본 드라마 (이하 '일드')를 저보고 꼽으라면...

<롱 베케이션>(1996년), <야마토 나데시코>(2000년), <골든볼>(2002년), <노다메 칸타빌레><2007년), <체인지>(2008년), <모테키>(2010년),

<한자와 나오키>(2013년) ... 그리고 <히어로>(2001년)입니다.

이외에도 재밌게 본 드라마들을 많이 있는데 기억나는걸 꼽으라니 일단 이 드라마들이 생각나네요.ㅎ

그렇다고 제가 일드를 엄청 많이 본 건 아닙니다.

미드보다 많이 봤다...라고 말하기엔 민망한 것이 전 미드를 거의 보지 않아요. (저와 미드는 맞질 않습니다.

그 꼬고 또 꼬고, 시즌이 지나도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는 제 급한 성격에 불을 지릅니다.ㅎㅎㅎ)

 

아무튼...

인상깊게 본 일드, 생각나는대로 적어본 저 일드 중 기무라 타쿠야(木村拓哉)가 나오는 드라마만... 세편이네요.

한때는 기무라 타쿠야가 '30%의 사나이'로 불리웠습니다만 지금은 사실 평균 20% 넘는 드라마도 그닥 많지 않고,

기무라 타쿠야도 그런 추세를 거스르지는 못하는 듯 합니다. 그래도 일단 기무라 타쿠야가 나온다면 관심이 가는게 사실이에요.

2013년은... 확실히 사카이 마사토의 해였지요.

 

<롱 베케이션>에서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극 중 기무라 타쿠야는 세나...라는 이름으로 나오는데요.

벽에 기대어 선 채 나즈막히 얘기하고는 아주 힘겨운 눈물을 삼키는, 감정을 대단히 절제하는 장면이 나와요.

전 그 장면을 보고 기무라 타쿠야의 연기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냥 팬이 된거죠.

그뒤로 기무라 타쿠야가 나온 드라마는 아마도 거의 다 챙겨본 것 같습니다.

2008년, 삽질하는 일본 자민당과 총리에 대한 변화의 열망으로 읽혀도 될 법한 정치물 <체인지>가 방영됐을 때도 저와 와이프는 정말... 재밌게 봤답니다.

<체인지>는 사실상 일종의 희망고문 드라마였죠.

일본 사람들에겐 '저런 총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였겠지만

2009년에 이 드라마를 접한 저희에겐 '저런 대통령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불가능한 희망같은 걸 그리게 된... 그런 드라마였어요.

전 올해 초에... 하도 답답한 우리 나라 현 상황이 답답해서 이 드라마를 다시 봤답니다.

 

별 것도 아닌 서두가 너무 길어지네요.

<히어로>는 기무라 타쿠야 전성기가 이어지고 있던 2001년에 나온 드라마입니다.

중졸 학력의 검사 쿠리우가 자신만의 통찰력과 올곧은 원칙, 그리고 인간미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면서 사무관 아마미야(마츠 다카코)과의 사랑도 키워나가는 내용입니다.

전형적인 일본 드라마에요. 등장인물들은 기본적으로 악한 사람이 없습니다.

속물주의적인 캐릭터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정도를 넘진 않아요.

그리고 예측 가능하게도 기성적인 규칙에 그닥 얽메이지 않는 쿠리우 검사를 통해 동료 검사들도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이 예측가능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히어로>는 무척 재밌습니다.

보고나면 기분좋은 그런 드라마라고 할까요?

그리고 쿠리우 검사같은 역할을 어떤 배우가 대신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구요.

쿠리우 검사라는 캐릭터가 자유분방하면서도 자신의 확고한 신념도 있고 강직한 면도 있어서 어지간한 배우가 맡았다면

한없이 가벼운 캐릭터로 변질되어버렸을 거란 생각도 들거든요.

 

 

이렇게 큰 즐거움을 주었던 <히어로>가 무려... 13년만에 시즌 2 방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동안 시즌2에 대한 이야기가 무척... 많았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시즌 1이 끝난지 무려 6년만에 영화판(이병헌도 나오고, 부산이 배경이 되기도 했던)이 나오기도 했으니(게다가 감독이 시즌 1을 연출했던 스즈키 마사유키였습니다)

제작진은 끊임없이 시즌 2 제작을 구상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8월 26일 현재 7화까지 방영된 <히어로 시즌2>는 시즌1을 기억하는, 그리워하는 분들께는 대단히 즐거운 선물일 겁니다.

배경이 된 검사실도 시즌1과 다를 바가 없어요. 너무 똑같아서 어찌나 반갑던지.

뿐만 아니라 시즌1에서 사무관으로 등장했던 두명의 철없는 캐릭터도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고,

시즌1에서 수위를 맡았던 분은 사무관으로 올라서서 결혼도 했지요.ㅎ 이뿐만 아니라 이른바 '아루요(있어요)' 아저씨인 타나카 요지도 여전히 pub을 지키고 있습니다.

시즌1을 기억하는 분께 이만한 선물이 어디있겠어요.

시즌1의 흔적은 이외에도 더 있습니다.

시즌2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도 시즌1과 다를 바가 없어요. 그 특유의 테마 음악이나... 모든게 다시 흘러나옵니다.

오프닝 크레딧의 모양새도 거의 똑같구요.

연출을 맡은 감독들도 시즌1과 거의 비슷합니다.

시즌 1 이후로 물리적인 시간은 13년이 흘렀지만 드라마 속에선 고작... 2~3년 정도의 시간만 흐른 것 같아요.

여전히 쿠리우는 형식에 얽메이지 않고, 홈쇼핑 매니어에서 이젠 인터넷 쇼핑까지 섭렵한 묻지마 쇼퍼구요.

 

그래서인지 전 일단 색안경을 끼고! <히어로 시즌2>에 빠져있습니다.

객관적인 재미는 시즌1만큼은 아니다란 생각도 아주 조금 들지만, 기분좋게 보고 있어요.

7화까지 평균 20~21%의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아마도 현재까지 2014년 일드 평균 시청률로는 1위...일겁니다.

한자와 나오키 시즌2가 만약 올해 안에 방영된다면 1위 자리는 내줄 공산이 큽니다만...

 

 

 

*

<한자와 나오키>에서 사카이 마사토는 더이상 볼 수 없을 거라고 하네요. 촬영 일정이 도무지 맞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베 히로시가 제2의 한자와 나오키로 거론되고 있다네요.

 

 

**

<고독한 미식가>의 마츠시게 유타카...의 모습도 <히어로 시즌2>에서 볼 수 있습니다.

시즌 1에서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다소 속좁은 캐릭터와 달리 그 자리를 이은 마츠시게 유타카가 맡은 캐릭터는 아주 매력있어요.

 

 

***

시즌 2에서 전작에서 연인으로 발전했던 아마미야(마츠 다카코) 이야기가 한번 나옵니다.

미루어 짐작하건데 아마미야는 검사가 되었고 쿠리우와는 결별한 것으로 보여요.

그런데 왠지 시즌2 후반에 아마미야가 한번은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아마미야 자리를 대신해서 쿠리우의 사무관을 맡은 인물은 키타카와 케이코가 맡았습니다.

대단한... 미인이죠.-_-;;;

얼핏 보기엔 대단히 키가 커보이는데 기무라 타쿠야와 서있는 모습을 보면 정말... 키가 작더군요.

프로필을 보니 160cm라고 하는데 얼굴도 작고 키에 비해 비율이 좋아서인지 무척 커보여요.

 

 

 

 

기무라 타쿠야 

 

 

 

 

 

 

키타카와 케이코

쿠리우 검사의 새로운 사무관.

 

 

 

 

 

 

아이고...ㅎㅎㅎ 다시 뵙네요.

 

 

 

 

 

 

역시나 다시 뵙습니다.ㅎ

 

 

 

 

 

 

은근 미인이신... 새로운 출연진. 

 

 

 

 

 

 

시즌 1에서 수위로 등장하셨던... 시험을 치르고 시즌2에서는 사무관으로.

 

 

 

 

 

 

고독한 미식가!

 

 

 

 

 

 

차장검사로 승진하신 시즌1의 보스.

 

 

 

 

 

 

사무실 빌딩도 똑같습니다. 시즌1과.

 

 

 

 

 

 

검사실도 똑같죠.

시간이 멈춘 것 같아요.ㅎ

 

 

 

 

 

 

 

 

 

 

 

 

아루요... 아저씨. 여전히 등장.
제주도 아루요...-_-;;;

 

 

 

 

 

 

기무라 타쿠야와 키타카와 케이코. 은근 잘 어울림.


 

 

 

 

 

 

 

 

 

 

 

 

 

 

 

 

[the Grand Budapest Hotel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Directed by Wes Anderson (웨스 앤더슨)

2014 / 100min / US

Ralph Fiennes (레이프 파인즈), Tony Revolori (토니 레볼로리), F. Murray Abraham (F 머레이 에이브러험), Jude Law (쥬드 로), Saoirse Ronan (시얼셔 로넌)

Edward Norton (에드워드 노튼),  Adrien Brody (애드리언 브로디), Mathieu Amalric (마띠유 아말릭), Willem Dafoe (윌렘 대포), Jeff Goldbrum (제프 골드브럼)
music by  Alexandre Desplat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웨스 앤더슨 감독을 그렇게 좋아하면서,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려고 맞지도 않는 시간 맞추려 노력했음에도,
이제서야... 봤다.
aipharos님, 아들과 함께.
어찌나 재밌게 봤는지 러닝타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더라..
전작인 [Moonrise Kingdom / 문라이즈 킹덤]도 대단히 인상적이었으나 초반부에는 다소 집중이 되지 않았던 것에 비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도입부부터 액자 구조를 통해 호기심을 자아내더니 러닝타임 내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의 몰입도를 보여주더라.

이 영화에 대해서는 워낙 많은 리뷰들이 나와 있고, 이 영화에 내재된 수많은 함의들에 대한 분석도 많은 듯 하다.(특히 해외 글에)
내가 굳이 그런 분석을 할 필요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으니 이 영화가 그동안 그가 연출한 이전 영화들과 다르다고 느낀 점들을 위주로 적어본다.

웨스 앤더슨의 영화를 본 분들은 다 알듯이 그의 영화는 언제나 대칭에 집착한다. 대칭, 그리고 그로인한 횡적인 움직임이 매우 강조된다.
캐릭터의 움직임은 대부분 횡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카메라는 이를 마치 확장된 연극 무대를 보여주는 것과도 같이 따라 간다.
전작 [문라이즈 킹덤]이 이러한 대칭과 횡적인 움직임의 극단을 보여줬다면 이번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선

그 정점을 찍었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이 영화에서 횡적인 움직임과 대칭적 프레임은 극대화되어있다.
이렇듯 웨스 앤더슨 감독의 전매특허같은 횡적인 움직임을 통해 자칫 늘어질 수도 있는 역동성은 과장된 수직적 움직임을 통해 확보했다.
웨스 앤더슨의 전작 중 역동성이 강조된 영화로는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Fantastic Mr. Fox]를 빼놓을 수 없는데

그는 애당초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액션의 역동성을 표현하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조플링의 뒤를 쫓는 무슈와 로비보이의 설원 추격전이 단적인 예인데, 액션의 역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흔히 사용되는 사선 방향성을 지니는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아도 충분히 긴박한 속도감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웨스 앤더슨의 영화로는 드물게 상당히 긴장감있는 스릴러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실제로 몇몇 부분은 장르적 특성에 매우 충실하다.
아주 짧게 지나쳐가지만 무슈 구스타프의 난봉 생활을 보여주는 장면의 강도는 매우 센 편이고,

조플링이 코박스의 뒤를 쫓아 미술관으로 들어가서 벌어지는 장면의 리듬감은 대단히 탁월해서 정교한 미장센과 결합되어 상당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아마도 웨스 앤더슨 감독이 자신의 형식을 벗어버리고 맘먹고 장르 영화를 만들기로 한다면 어떤 영화가 나올까?하는 궁금증마저 자아낼 정도로 말이다.
한가지 인상적인 장면을 더 언급하자면,
무슈 쿠스타프가 누명을 쓰고 감옥살이를 하다가 탈출하는 장면의 리드미컬한 편집은 두고두고 회자될 명장면이라고 부를 만하다.
무성영화의 형식을 끌어오는가 하면, 줄스 다신의 걸작 [Rififi/리피피]를 연상케하는 장면마저 있다.
웨스 앤더슨의 이전 영화들 대부분이 대단히 인상적이었지만

과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만큼 유려한 리듬으로 극을 마음대로 주물러대며 유희했던 적이 있었던가...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이 영화는 놀라운 리듬감을 보여준다.

프레임, 장르적 특성이 두드러진, 리드미컬한 편집뿐 아니라 이 영화는 정교하게 구성된 액자 형식의 영화 구조의 정점을 보여준다.
첫장면에서 화자인 소설가가 회상하는 장면으로 하나의 액자가 형성되고,

형성된 액자 속의 소설가가 무스타파(로비 보이)를 만나며 그의 회상 속으로 또다시 들어가는 액자 구조가 형성된다.
이 간극은 명민하게 고려된 화면비율로 차이를 두고 있는데 회상 장면 이외의 장면은

1.85나 2.35대 1 스케일을 보여주고 무슈 구스타프와의 회상장면은 4:3 화면비율로 제작했다.
이러한 액자 구조 속의 또다른 액자 구조 형식이 이처럼 별다른 화면 전환 하나없이 유려하게 이어지며 관객의 흥미를 증진시킬 수 있다는건 대단한 재능이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되더라.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당연히 미장센.
웨스 앤더슨 영화의 미장센이이야 언제나 회자되는 부분이지만

이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미장센은 단순히 아름답거나, 비현실적이거나 시대 초월적인 느낌 정도를 벗어나 장대한 서사적 이미지까지 전해준다.
난 웨스 앤더슨 영화의 미장센에서 테리 길리엄(Terry Gilliam)식의 미장센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한 적이 없는데

적어도 이 영화에선 그만한 느낌의 서사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호텔 식당을 부감으로 잡은 장면이나 소설가와 무스타파가 호텔 사우나에서 만나는 장면에서의 고풍스러운 사우나 모습,

그리고 코박스가 조플링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들어선 미술관의 미장센은 분명히 서사적인 무게감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처럼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형식미는 이전의 웨스 앤더슨 영화들과 비슷하면서도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동안 괄목할만한 세계를 하나하나 구축해오던 웨스 앤더슨의 미학이 드디어 말 그대로 '그랜드(Grand)'하게, 장엄하게 축조되어

우리들 기억 저편에 실제로 존재했을 법한 판타지로 존재하는 국적불명의 호텔의 외향으로 완성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렇듯 정점에 오른 그의 영화적 형식미에 무슈 구스타프와 같은 놀라운 캐릭터를 그려넣으면서

이 영화는 영화적 형식미 이상의 대단히 깊은 애잔함과 여운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사실 무슈 구스타프는 난봉꾼에 적절한 속물의식을 갖춘 지극히 평범한 캐릭터이지만 영화 속 무슈 구스타프는 그러한 자신의 속물의식을 전혀 숨기려들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단순히 속물 캐릭터로 느껴지지 않는 것은 로비 보이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후 진심으로 사과를 구하는 모습, 로비 보이를 위해

육탄전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 그가 그토록 훌륭한 컨시어지이면서도 그 좁고 누추한 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등을 통해 

그가 기본적으로 약자를 아끼는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생생하게 그려진 무슈 구스타프라는 캐릭터와 함께 일종의 활극을 겪는 로비보이(무스타파)가 훗날 거대한 재산을 거머쥔 후

그 많은 재산을 포기하면서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인수한 것은 단순히 영화적인 피날레라기보다는 잊혀져가고 상실된 가치에 대한 곱씹음으로 읽혀진다.
그리고 그 잊혀져가고 상실된 가치라는 것은 단순히 정서적인 부분뿐 아니라

실제로 어딘가 존재했을 법한 그 시절의 물리적 공간과 시대정신까지 아우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 여운이 깊게... 남는다.


*
몇번 언급한 바 있지만,
2000년대 초반에 난 세명의 감독이 앞으로도 두고두고 회자될 거라 생각했었다.
한 명은 폴 토마스 앤더슨 (Paul Thomas Anderson) 감독이고, 다른 한명은 대런 애로노프스키 (Darren Aronofsky) 였으며,

마지막 한명이 웨스 앤더슨 (Wes Anderson) 감독이었다. 이 감독들이야말로 영화적 형식을 자신의 고집대로 주물러대면서

상업적인 감각도 극대화할 수 있는 감독들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저뿐만이 아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이 세명의 감독은 모두 거장이 되었으니 그런 내 생각이 맞아 떨어졌다고 말할 수 있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폴 토마스 앤더슨이나 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의 최근작들은 여전히 훌륭하지만 뭔가 버겁다는 그낌이 든다.
마치... 데이빗 크로넨버그가 발칙함을 내려놓고 거장의 반열에 올라서려고 하는 듯한 최근의 행보와 같은 느낌이랄까?

(오해마시길 난 그의 [폭력의 역사]를 정말... 정말 좋아한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Magnolia/매그놀리아]에서 머리를 한대 치는 듯한 그 장대한 개구리 비와 [Punch Drunk Love/펀치 드렁크 러브]에서의

그 비현실적이면서도 애잔한 아름다움은 더이상 그의 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들지 않나.

그런데 웨스 앤더슨은 다르다.
그는 여전히 [Rushmore/러쉬모어]와 [the Royanl Tenenbaums/로열 테넨바움]의 바로 그 웨스 앤더슨이다.
다른 감독들이 자신의 한쪽 팔을 내려놓고 커다랗고 웅장한 석상 모양의 팔을 끼워넣었다면 웨스 앤더슨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영화적 미학을 극대화해간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래서인지 난 웨스 앤더슨의 앞으로의 행보도 역시 궁금하다.
어쩌면 또다른 의미에서의 코엔 형제같은 행보를 보여주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지.


**
영화 후반에 애드리언 브로디가 나치 친위대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이 분명한 듯한 견장을 달고 등장한다.
그런데 다들 아시다시피 애드리언 브로디는 유태인아닌가.ㅎ



***
이 영화 속엔 정말이지 수도없이 많은 엄청난 배우들이 까메오로 등장한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의 까메오가 등장하면 영화의 흐름을 방해한다고 느껴지거나, 혹은 배우들이 소모된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이 영화에선 그게 그저 '즐거움'으로 전해진다. 놀라운 경험이다.



****
아가사 역의 시얼셔 로넌을 웨스 앤더슨 영화에서 보니 반갑더라.
조 라이트의 [Atonement/어톤먼트]로 놀라운 모습을 각인시켜주더니 이후로도 [the Way Back], [Hanna]등을 통해 착실한 필모를 쌓아가는가 싶더니

그 이후 [Violet & Daisy]나 [How I Live Now]같은 도통... 납득하기 힘든 작품에 모습을 드러내 아쉬운 마음이 있었는데

웨스 앤더슨의 이번 영화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어 무척... 기뻤다.



*****
영화 속에 중요한 미술작품으로 등장하는 '사과를 든 소년'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라.
http://theweek.com/article/index/259203/the-untold-story-behind-the-grand-budapest-hotels-boy-with-apple



******
영화 속에서 무슈 구스타프가 그토록 애용하는 향수는 '오 드 파나시'다.
실재로 구입할 수 없는 이 향수는 영화 속에서 무슈 구스타프가 수차례 사용하는데, 맡아볼 수도 없는 이 향수가 왠지 실재하는 듯한 느낌을 받은건 나뿐만이 아닐 거다.
그렇게 따지면 수도없이 등장하는 멘들(MENDL'S)의 빵과 초콜릿도 마찬가지겠지.
(멘들스는 드레스덴의 Pfunds Molkerei 를 배경으로 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곳이라고.

다만 영화와 달리 케이크등을 판매하는 곳은 아니고 유제품을 판매하는 곳이라고 함)


*******
궁금해서 구글링을 좀 해봤음에도 ... 알 수 없었던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저... 코박스(제프 골드브룸) 뒤의 멧돼지 그림을 누가 그렸는지...이다.
분명히 의도된 그림일 것이고 이 역시 영화를 위해 그려진 그림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궁금하다.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유럽에서 멧돼지는 누군가를 환대한다는 상징으로 기능한다고.
꼼꼼하기 짝이 없는 웨스 앤더슨이 저 정도의 그림을 아무 이유없이 걸어놓을 리가 만무하지...
아무튼 혹시 아시는 분 계시면 알려주심 감사.



********
아... 그리고 음악.
알렉상드르 데스쁠라 (Alexandre Desplat)
그의 음악은 대부분 다 좋지만 이 영화에선 보다 더 자유롭게 마음가는대로 춤을 추는 듯 하다.

 

 

 

 

 

 

 

 

 

'Radiate Through Me' - Ensemble Economique
영상은 후쿠이 쇼진의 영화인 1997년작 와 .

 

 

 

 

 

 

[Wastoid] _ Stardeath and White Dwarfs

 

'Frequency' - Stardeath and White Dwarfs

 

 

 

 

 

 

'Garden Grays' - Wildcat! Wildcat!

 

 

 

 

 

 

'Forget' - Home Video

 

 

 

 

 

 

'Feeder Band' - Millionyoung

 

 

 

 

 

 

'Only You' - Sun Glitters

 

 

 

 

 

 

'Wearing the Changes' - Bart Davenport

 

 

 

 

 

 

'Ten Tigers (Bengal Edit)' - Bonobo

 

 

 

 

 

 

'Mother & Father' - Broods

 

 

 

 

 

 

'Under the Pressure' - the Wall on Drugs

 

 

 

 

 

 

'Slow' - Cyril Hahn

 

 

 

 

 

 

'Stepping' - Lemonade

 

 

 

 

 

 

'Dusty Cassette' - Louis La Roche
Preview 클립.

 

 

 

 

 

 

'My Type' - Saint Motel

 

 

 

 

 

 

'Sunrise in Paradise' - Satin Jackets

 

 

 

 

 

 

'Black Mountain' - Sol
이 버전은 앨범 버전이 아닌 rough version.

 

 

 

 

 

 

 

 

 

 

 

 

[LACUNA] _ childhood

 

 

'Falls Away' - Childhood

 

 

'Solemn Skies' - Childhood

 

 

 

 

 

 

'Keys' - Hooray for Earth

 

 

 

 

 

 

'Hold It Down' - Jonathan Boulet

 

 

 

 

 

 

'An Abundance of Strawberries' - Julia Brown

 

 

 

 

 

 

'Have Love' - Smoove & Turrell

 

 

 

 

 

 

'Do You' - Spoon

 

 

 

 

 

 

'the Veil' - Applescal

 

 

 

 

 

 

'Lazy Cage' - Xuman

 

 

 

 

 

 

'Warning' - Cymbals Eat Guitars
전작과 비교해서 힘이 떨어져도 너무 떨어진다...

 

 

 

 

 

 

'Forever Unobscured' - Dignan Porch

 

 

 

 

 

 

 

 

 

 

 

'Afterglow' - Air Dubai

 

 

 

 

 

 

'Had It All' - Allah-Las
Allah-Las의 이번 음반 역시 매력적.

 

 

 

'No Werewolf' - Allah-Las

 

 

 

'501-415' - Allah-Las

 

 

 

 

 

 

'Summer's Colour' - Basement

 

 

 

 

 

 

'Start Again' - Bishop Allen

 

 

 

 

 

 

'1987' - Campo

 

 

 

 

 

 

'Haunted' - Charlie Simpson

 

 

 

 

 

 

'the Promenade' - Detachments

 

 

 

 

 

 

'Two Weeks' - FKA Twigs

 

 

 

 

 

 

'Dive' - Caribou
Caribou. 내 그토록 좋아하는 뮤지션인데... 어째 odessa 이후의 음악은 점점 더 내적으로 침잠하는 듯한 느낌이다.

 

 

 

 

 

 

 

http://www.juno.co.uk/products/the-fates-furia/606481-01/

 

'Ceaseless Effort' - Furia

'Bridget of Ireland' - Furia

이 음반이 재발매되었다.
1985년 영국 밴드인 Blue Orchids의 멤버인 Una Baines가 개인적인 문제(어머님의 암선고등)로 인해 어려움을 겪으며 홀로 녹음한 음반이 바로 이 음반, [the Fates]다.
이 음반은 발매 당시엔 그닥 큰 반응을 얻지 못했으나 이후 평론가들과 포크 매니어들 사이에서 회자되기 시작하여

그 사이에선 80년대 포크 암흑기에 건진 명반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당시 내 LP 라이브러리에도 이 음반이 있었으니 말이지.
두번째 트랙인 이 곡의 'Bridget'은 어머니의 이름이다.

 

 

 

 

 

 

 

 

 

140815 목포 도착, 컨티넨탈 호텔 투숙

140816 목포, 명신식당 그리고 목포항 (신항)  팽목항 (진도항), 비통의 바다  광주광역시 '커피랩 (Coffee Lab)'  

            광주광역시 '의재 미술관' Part 1 of 2 (건축) 광주광역시 '의재 미술관' Part 2 of 2 (전시작품) 군산시 월명동 '월명옥' 그리고 귀가

 

 

 

 

광주를 출발하여 드디어 집으로.
하지만...
올라오다보니 허기가...
전주로 빠질까했는데 aipharos님이 그럴거면 집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군산으로 빠지는게 낫다고 하여 군산으로.
실제로 전주는 광주에서 좀 우측으로 올라가야하는데 군산은 바로 윗쪽으로 올라가면 된다는.
군산까지 온 만큼의 거리가 거의 다 빠진다.

 

 

우리가 좋아하는 일해옥은 이미... 문을 닫았다.
문을 닫았을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 aipharos님이 이미 다 말해줬기 때문.
일해옥도 문닫았을 것이고, 김치국으로 유명한 진미식당은 더 일찍 문을 닫고...
그래도 온 이유는 이곳 근처에 뭔가 있을거라는 생각을 해서였다.
사실 군산에 들를 즈음에 피곤이 극에 달했을 때라 온전히 눈을 뜨기도 힘든 상황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얼큰한 국물을 먹고 싶더라.
뭔가 주변에 그런 얼큰한 음식이 있을 것 같았는데... 좋아하지도 않는 복집, 아구집...은 있는데 그외엔 정말 선택의 여지가 없더라.
결국 일해옥 바로 건너편의 황태해장국집인 '월명옥'으로 들어갔다.

 

 

 

 

 

 

 

양은냄비에 나오는 황태해장국.
반찬과 함께 나오는데 가격이 고작 6,000원이다.
만약 이곳에서 먹지 않고 그냥 올라가다가 휴게소에 들러 먹었다면 이보다 비싼 가격에 자극적이기만 한 음식을 먹어야했을 것이고,

그랬다간 이전날 내려오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먹었다가 탈이 나 저녁까지 다 그냥 패스해버린 악몽이 되풀이되었을지도 모른다.-_-;;;


 

 

 

 

 

 

든든하게 먹었다.
시원한 국물도 좋았고.


그리고...
집으로 출발.
군산에서 집까지는 215km.
팽목항에서 광주로, 광주에서 군산으로 올라오면서 반은 이미 올라왔다고 마음을 놓았건만...
집을 87km 정도 남겨놓은 상태에서 서해안고속도로는 거의 기어가다시피 할 정도의 극심한 정체가 시작.
20km를 1시간 20분동안 가야했다는...
정체 전까지 aipharos님과 음악도 듣고 얘기도 하면서 올라왔는데 정체가 시작되면서 졸음이 미친듯이 밀려오고 피곤도 극에 달해 정말... 힘든 귀가길이 되었다.

집에 오니... 밤 11시 35분이더라.

 

 

 

 

 

 

 

 

 

140815 목포 도착, 컨티넨탈 호텔 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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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광역시 '의재 미술관' Part 1 of 2 (건축) 광주광역시 '의재 미술관' Part 2 of 2 (전시작품) 군산시 월명동 '월명옥' 그리고 귀가

 

 

 


건축을 위주로 본 이후,
이제 의재 미술관의 전시 작품을 볼 차례.

 

 

 

문자향서권기 (文字香書券氣)
글자에 향이 풍기고 문장에 기가 흐른다.
이는 추사 김정희가 가장 귀히 여겼던 문인의 가치였다.
문인이라면 문자에 향이 나고 글에 기가 흘러야 한다...는 것이 추사 김정희가 문인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단다.
의재 허백련 선생님은 추사 김정희와도 교분이 두터웠는데 평생 이 말을 아끼고 사랑했다고 한다.


 

 

 

 

 

 

이곳에 여러 필화들을 볼 수 있음.

 

 

 

 

 

 

 

 

당대의 여러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되어있다.

 

 

 

 

 

 

 

개인적으로 한국화를 무척... 좋아한다.
과거엔 우리 한국화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서양화에 비해 열등하다는 사대적 사고를 갖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인가부터 한국화가 주는 깊이와 때론 자유분방함, 치밀함을 느끼게 된 후론 한국화가 주는 매력에 푹... 빠져있다.


 

 

 

 

 

 

 

 

 

 

 

 

 

 

 

 

 

 

 

의재 미술관 내부 구조 역시 지루하지 않다.

 

 

 

 

 

 

 

 

산중유거.

 

 

 

 

 

 

 

 

 

 

 

 

 

 

 

 

 

 

 

 

 

 

 

 

 

 

 

 

 

월하포룡.
너무 좋구나.
작자가 누군인지 모르겠다.

 

 

 

 

 

 

 

 

 

 

 

 

 

 

 

 

 

 

 

 

 

저... 뒤에 허백련 선생님 사진 오른쪽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면...

 

 

 

 

 

 

 

의재 허백련 선생님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경사로가 무척... 인상적이다.
좁고 경사가 난 길은 의재 허백련 선생의 인생을 비유하는 듯.

 

 

 

 

 

 

 

평범한 듯, 낡은 마루바닥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대단하다.
남종화에 대한 이해가 있고 없고를 떠나 작품의 면면이 보통이 아니다.

 

 

 

 

 

 

 

의재 허백련 선생님은 차(茶) 문화에도 조예가 깊으셨다고.
의재 허백련 선생님께서 사용하신 다기.

 

 

 

 

 

 

 

 

지금 판매해도 사랑받을 것 같다.

 

 

 

 

 

 

 

 

 

 

 

 

 

 

의재 허백련 선생님께서 사용하신 붓.

 

 

 

 

 

 

 

 

염료.

 

 

 

 

 

 

 

 

 

 

 

 

 

 

 

전성기 시절의 산수화.
매우 정교하면서 한국화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대작이다.

 

 

 

 

 

 

 

 

 

 

 

 

 

 

아름답다.
대부귀육곡일지병풍.
허백련 선생님의 작품이 색채를 화려하게 사용하지 않으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작품은 아마 그중 가장... 화려한 작품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과하지 않고 아름다운 작품.
작품과 함께 병풍의 문양도 눈을 뗄 수가 없다.

 

 

 

 

 

 

 

 

aipharos님이 너무나 좋아하는 사진.

 

 

 

 

 

 

 

 

 

 

 

 

 

 

 

 

 

 

 

 

 

 

정말이지 갖고 싶었던 작품.
허백련 선생님의 후기 작품인데 이처럼 탁... 내려놓고 그린 그림이라니.
1950년대에 그리신 '사계팔경'

 

 

 

 

 

 

 

역시... 후기작 (1950년대)인 한일여묵 (閑日餘墨)
제목에서 풍류가 엿보인다.
그리고... 후기작임에도 이토록 세련된 멋까지.

 

 

 

 

 

 

다시 내려간다.

 

 

 

 

 

 

 

 

 

 

 

 

 

 

 

 

 

 

 

 

 

전시공간, 작품 모두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오고 싶어했던만큼의 보람이 있었다는...

의재 허백련 선생님께서 1938년부터 광주 무등산에 자리잡고 작업활동을 하셨다는 춘설헌과 차밭은 다음 기회에 꼭... 다시 들러보기로 했다.
허백련 선생님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일본과 서울을 오가며 그림 공부를 하셨고 1938년부터는 광주에 정착하셨는데,

연진회를 발족하여 전통서화와 후진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셨다고 한다.
또한 삼애학원을 설립하여 농촌지도자를 육성하셨고, 일본인이 버리고 떠난 무등산의 차밭을 인수해 춘설다원을 경영하여 전통차의  재배와 보급에 힘쓰셨다고 한다.



자... 다음에 다시 올 수 있기를.
이제 정말 집에 올라가자.

 

 

 

 

 

 

 

 

 

140815 목포 도착, 컨티넨탈 호텔 투숙

140816 목포, 명신식당 그리고 목포항 (신항)  팽목항 (진도항), 비통의 바다  광주광역시 '커피랩 (Coffee Lab)'  

            광주광역시 '의재 미술관' Part 1 of 2 (건축) 광주광역시 '의재 미술관' Part 2 of 2 (전시작품) 군산시 월명동 '월명옥' 그리고 귀가

 

 

 

 

광주에 들른 김에 오래전부터 정말 가보고 싶어했던 '의재 미술관'에 왔다.
무등산 국립공원 내에 위치해있어 등산객들을 뚫고 차로 가려니 영... 미안한 마음이 들더만.-_-;;;
미술관 앞에 주차할 공간이 있긴하나 크지 않아서 만약 미술관 인파가 조금이라도 몰리면 주차가 정말 난감할 수 있다.
실제로 이날 의재 미술관에 들러 전시를 보는 이는 나올때까지 우리 뿐이었는데 미술관 앞에는 이미 여러대가 주차해있었다.
(근무하시는 분들 차량인지...)

아, 그리고!
무등산국립공원 초입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대부분의 국립공원 초입은 음식점들로 넘쳐나 호객 행위를 피할 수가 없는데

이곳은 초입부 옆쪽으로 상가를 배치해놔 굳이 상점을 들를 일이 없는 분들은 불필요한 호객 행위를 전혀 걱정하지 않고 바로 시원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이점이 무척... 맘에 들더라.

 

 

 

 

의재미술관이 무등산 국립공원 내에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계곡이 맑고 시원해 보이더라.


 

 

 

 

 

 

의재 미술관 바로 앞의 계곡물.

 

 

 

 

 

 

 

 

 

 

 

 

 

 

 

 

 

 

 

 


의재미술관.
남종화의 대가 의재 허백련 선생님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
남종화와 의재 허백련 선생님에 대해서는 인터넷에서 아주 상세한 정보를 찾을 수 있으니 언급을 생략하겠음.


 

 

 

 

 

광주시의 지원을 받아 완공한 의재 미술관.
2001년 건축상을 받았고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 20선에 선정된 바 있다.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온전하게 미술관 전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는 없었다.

 

 

 

 

 

 

 

 

 

 

 

 

 

 

 

 

 

 

 

 

 

전시관람비용은 2,000원/1인 (성인 기준)

 

 

 

 

 

 

 

나중에 다시 얘기하겠지만 의재 미술관의 건축은 건축물 내부의 경사로가 건축물 외부의 경사로와 일관된 흐름을 갖고 이어지는 느낌의 구조다.
건축물의 모습 역시 위 사진에서 보듯 정면을 기준으로 우측에서 좌측으로 경사가 져있는데 건축물 내부에선 안쪽 끝에서 문쪽으로 경사가 이루어져 있다.
건물 외부에선 건물 좌측에서 올라오듯 경사가 있고, 건물 우측에선 다시 건물 끝쪽으로 경사가 나있다.


 

 

 

 

 

 

 

 

 

 

 

 

아름다운 건축물을 본다는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 중 하나다.



 

 

 

 

 

 

 

 

 

 

 

 

 

 

 

 

 

 

 

 

 

 

 

 

 

하늘이 맑았다.

 

 

 

 

 

 

 

 

 

 

 

 

 

 

 

 

 

 

 

 

 

 

 

 

 

 

 

 

 

 

 

 

 

 

 

 

건물 우측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본다.

 

 

 

 

 

 

 

의재 허백련 선생님의 지팡이.

 

 

 

 

 

 

 

 

 

 

 

 

 

 

 

 

 

 

 

 

 

 

 

 

 

 

 

 

 

공간이 정말... 마음에 든다.

 

 

 

 

 

 

 

공간의 지형적 환경을 생각해보면,
무등산의 오름이 큰 흐름이고 그 안에서 의재 미술관의 오름의 흐름이 이어지는 느낌이다.
오름의 흐름 역시 열린 구조이고.

 

 

 

 

 

 

 

 

 

 

 

 

 

 

이제 미술관 내로 들어가 본다.

 

 

 

 

 

 

 

 

 

 

 

 

 

 

 

입장료 결재.

 

 

 

 

 

 

 

의재 미술관의 구조.

 

 

 

 

 

 

 

 

아... 탁 트인 느낌.
공간의 경계가 개방적이면서도 분명한 구조.

 

 

 

 

 

 

 

 

 

 

 

 

 

 

 

 

 

 

 

 

 

 

 

 

 

 

 

 

 

 

 

 

 

 

 

 

 

 

 

 

 

 

 

 

 

 

 

 

 

 

 

 

 

 

 

 

지하에는 남자 화장실과 세미나실이 마련.

 

 

 

 

 

 

 

 

 

 

 

 

 

 

 

자... 이제 전시를 감상.

 

 

 

 

 

 

 

 

 

140815 목포 도착, 컨티넨탈 호텔 투숙

140816 목포, 명신식당 그리고 목포항 (신항)  팽목항 (진도항), 비통의 바다  광주광역시 '커피랩 (Coffee Lab)'  

            광주광역시 '의재 미술관' Part 1 of 2 (건축) 광주광역시 '의재 미술관' Part 2 of 2 (전시작품) 군산시 월명동 '월명옥' 그리고 귀가

 

 

 


팽목항에서 aipharos님이 너무 많이 울었다.
감정적으로 힘들어 두통이 오고 제대로 걷기 힘들어하길래 조금 쉰 후 출발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야 어쩌다 이렇게 생각나고 힘들어하는 정도인데 이를 내내 짋어지고 살아가고, 진실규명을 위해 정말 힘들게 싸우고 있는 유가족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상상이 안간다.


 

이제 집으로 올라가야할 시간.
광주에 들러 커피를 주문했다.
아직 집으로 갈 길은 정말 한참인데... 이때 이미 피곤이 몰려왔다.
카페인이라도 집어넣으면 반짝...할 것 같아서.

커피랩...
광주시 광산구 수완동 670-2 에 위치해있다.
생각보다 좀 외진 곳이어서 손님들이 올까?싶었는데 두 테이블 정도 손님이 있더라.
단순한 카페라기보단 바리스타 교육등도 하는 곳이다.


 

 

 

 

 

 

사진 촬영해도 되냐고 물어본 후 허락받고 촬영.

 

 

 

 

 

 

아주 친절한 바리스타분.

 

 

 

 

 

 

 

바리스타 교육이 있는 공간.


 

 

 

 

 

블랜딩보다 그냥 엘살바도르, 과테말라산 커피를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상당히 괜찮았다.
에이징이 진행된 원두라 향은 덜했지만 맛은 아주 괜찮았다는거.
광주 거주하시는 분들 중 아직 가보지 못한 분이 계시다면 한번쯤 가보시길.

 

 

 

 

 

 

이날 처음으로 마신 커피다.
피곤이 녹아내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냥 집으로 올라갈까 하다가,
광주에 언제 또 올 수 있을까...하는 마음에 예전부터 정말 가보고 싶었던 의재 미술관에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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