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ft Day / 드래프트 데이>

 

Directed by Ivan Reitman (이반 라이트만)
2014 / 110min / US

Kevin Costner (케빈 코스트너), Jennifer Garner (제니퍼 가너), Patrick St. Esprit (패트릭 세인트 에스프리), Chadwick Boseman (체드윅 보스만),

Frank Langella (프랭크 랑겔라), Denis Leary (데니스 레어리)
music by John Debney (존 데브니)

1995년.
한창 잘 나가던 당대 최고의 배우라고 일컬어지던 케빈 코스트너가 엄청난 자본과 물량이 투입된 대작 <Waterworld/워터월드>를 내놓는다.
이 영화는 당시로서는 기록적인 흥행 참패를 기록했고 이로인해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기까지 한 <Dance with Wolves/늑대와 춤을>(1990)를 통해 

감독으로서의 역량까지 확인받았던 케빈 코스트너는 자신의 인지도에 엄청난 타격을 입는다.
이후로 그의 배우로서의 필모그래피가 무너졌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세간에서 그를 보는 평가는 '한물갔다'라는 것이 지배적이었다.
(그렇더라도... 2003년 마지막으로 그가 연출한 <Open Range/오픈 레인지>를 보면 분명히 그는 연출가로서의 재능이 있는 배우다)
그런데 요 몇년 사이 그가 출연하고 있는 영화들을 보면 그는 나름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는게 아닌가 싶다.
물론 대박을 친 영화들은 없다고 봐야하겠지만 주연으로서의 존재감이 뚜렷한 영화들이 분명히 보인다.
살 날이 며칠 남지 않은 전직 CIA 요원으로 딸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엠버 허드(Amber Heard)가 나와서 너무 좋았던(ㅎㅎㅎ)

<3 Days to Kill/쓰리데이즈 투 킬>, 그리고 지금 소개하는 미식축구 단장 역할을 맡은 <Draft Day/드래프트 데이>를 보면

그가 여전히 헐리웃 영화씬에서도 적정한 수준의 영화에 주연급으로서의 무게감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American Football, 미식축구.
이는 말그대로 미국인들을 위한 스포츠이고 철저히 미국인들에 의해 사랑받고 소비되는 그들만의 스포츠다.
야구만큼 미국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미국인들이 그렇게 중요시하는 팀워크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스포츠.
그래서 학창 시절에 미식축구 주장을 맡게 되면 그만으로도 인센티브를 얻기도 하는, 바로 그런 스포츠.
이렇듯 미국인들로부터 사랑받는 미식축구이기에 당연히 수도 없이 많은 영화가 이를 소재로 하였고 

글 말미에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본 미식축구 소재의 영화들을 몇편 열거했다.

언급한대로 이 영화는 미식축구를 소재로 한 영화인데 정작 미식축구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경기 장면은 자료 화면으로 쓰여질 때만 등장할 뿐이며

이 영화는 철저히 시즌을 앞두고 전력을 강화하려는 팀들의 시즌 농사를 좌지우지하게 될 드래프트 당일(Draft Day)의 긴박한 12시간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한해 농사를 좌우하게 될 드래프트를 앞둔 12시간.
단장으로 부임한지 2년이 된 소니 위버 주니어 단장은 지난 2년간 자신의 팀을 한번도 제대로 꾸리지 못했고 이로 인해 팀 성적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이래저래 신경이 곤두서있는 상태다. 게다가 여기에 드래프트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면 해고할 수 있다는 구단주의 은근한 협박, 자신이 원하는 선수를 뽑으라고

강력히 요구하는 신임 코치, 물러나라는 팬들의 아우성, 어머니와의 냉랭한 관계, 연인인 앨리의 임신 사실등에 둘러싸이며 결코 쉽지 않은 12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 영화 속에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 '드래프트(Draft)'라는 것은 우리 역시 국내 프로 야구나 배구, 농구등을 접하면서 몇번씩은 들어봤던 시스템이고 

막연하게나마 드래프트가 어떻게 작동되는 것인지를 알고 있긴 하다.
설령 드래프트가 어떤 시스템인지 모르더라도 이 영화를 보는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니

그저 소니 위버 주니어 단장의 고민과 결단을 따라가다보면 나름 만족스러운 재미와 통쾌함, 그리고 적당히 훈훈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그렇지... 미식축구가 미국인들에게 어떤 스포츠인데 분탕질을 치겠어)

우리에겐 <고스트 버스터즈>의 감독으로 아직까지 회자되는 이반 라이트먼 감독은 이 영화에 단순히 드래프트를 둘러싼 머리싸움만을 그릴 마음 따위는 애당초 없었던 듯,

소니 위버 주니어의 사랑과 어머니와의 갈등등을 양념으로 얹어 스포츠 영화(혹은 스포츠 소재의 영화)가 줄 수 있는

미국식 가족주의와 도덕률에 대한 메시지를 잘 버무려 낼 욕심이 나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드래프트 외적인, 소니 위버 주니어 단장의 개인적인 갈등 소재 자체를 풀어내는 방식은 

우리가 흔히 봐왔던 가족 영화의 갈등 해소 구조와 조금도 다르지 않아서 생뚱맞기도 하고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곁가지에 불과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영화에 해가 될 정도로 가슴 답답하게 그려내진 않았으니 이 정도야 이해하고 봐도 무방하다. 
이러한 곁가지 소재들이 그닥 거슬리지 않았던 것은 인간적인 고민을 하되 마냥 좋은 사람으로만 자신을 포장하지 않는 주인공 소니 위버 주니어를 연기한

케빈 코스트너의 연기가 상당히 자연스러웠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오락 영화로서는 손색없는 재미를 주는 영화라고 생각되며 개인적으로는 무척... 재밌게 봤다.



*
주인공 소니 위버 주니어의 연인으로 등장하는 앨리(Ali)역은 제니퍼 가너 (Jennifer Garner)가 맡았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그녀의 남편은 벤 애플렉이다.


**
클리블랜드 브라운스 구단은 실재로 존재하는 구단이다.(혹시나 가공의 구단일거라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법해서)
2011년인가..에 10억달러의 헐값(세상에 이게 헐값이라니... 한화로 1조 이상)에 지미 하슬램(Jimmy Haslem)이라는 사업가에게 매각되었다고.
매각 이유는 브라운스 구단의 수익이 계속 정체되어있었기 때문인데 실제로 NFL의 수입이 대부분 폭등한 가운데 브라운스만 미미한 수입증가를 보여줬다고.


***
미국인들에게 어메리컨 풋볼...이란 스포츠가 각별하디 각별한 건 영화를 보면 드러난다.
당연히 이를 소재로 한 영화도 너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가 힘든데 그래도 생각나는 영화들을 좀 적어본다면 아래와 같다.

<Jerry McGuire / 제리 맥과이어>(1996)
- 스포츠 에이전트라는 직업을 국내에 제대로 각인시켜준 영화. 이 영화에서 르네 젤위거에 완전 반했었다는...

<Friday Night Lights / 프라이데이 나잇 라이츠>(2004)
- 가장... 재밌게 본 미식축구 영화라면 이것.

<the Blind Side / 블라인드 사이드>(2009)
- 그야말로 착한 영화.

<Any Given Sunday / 애니 기븐 선데이>(1999)
- 올리버 스톤 감독의 미식축구 영화. 난 이 영화하면 영화보다는 Fat Boy Slim의 삽입곡이 더 기억에 남.

<Remember the Titans / 리멤버 더 타이탄>(2000)
- 보아즈 야킨 감독의 수작.

<Brian's Song / 브라이언의 노래>(1971)
- TV 영화.

<the Express / 익스프레스>(2008)

<Gridiron Gang / 그리다이언 갱>(2006)
- 교도소 수감자들의 미식축구.

<Ruby / 루비>(1993)
- 아이고... 예전에 네이버 블로그할 때 인상깊게 본 스포츠 영화를 뽑아 올린 적 있는데 그 글이 바로 네이버 메인에 올라가는 바람에

별별 사람들이 다 들어와서 댓글만 3,000개가 달렸었다. 그때 몇몇 사람들이 <Ruby/루비>도 없는 리스트는 의미가 없다는 둥,

블로그 주인장이 <루비>도 빼먹고선 아는 척 쩐다...라는 글들이 올라와서 엄청... 웃었다는.ㅎ
이 영화가 바로 그 문제의 <루비>.ㅎ

이외에도 많지만 내가 못 본 영화들도 있고 그닥 기억에 남지 않는 영화들도 있어서 이 정도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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