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이 슌지의 12년만의 신작 <립반윙클의 신부/リップヴァンウィンクルの花嫁>을 보러 이화여자대학교 ECC 내에 위치한 아트하우스 모모 (ART HOUSE MOMO)에 왔다.

아침 일찍... 서둘러 나왔다.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영화를 보면 4시간 2,000원 주차권을 주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

영화보고 나오면서 주차요금 찍힌 걸 봤더니 6,200원이더만...

 

 

 

 

이화여대의 본관시위는 오늘로 73일째.

이 얘기는 조금 아래에 하기로 하고.


일찍 도착해서 ECC도 한번 둘러보고 학교 앞 포장마차에서 오뎅과 튀김도 먹고.

 

 

 

 

 

 

 

 

거의... 백만년만의 이대 방문.

 

 

 

 

 

 

 

 

이화여대의 상징이 된 ECC.

도미니크 페로의 작품.

이해가 안가는게... 여기가 어째서 중국 관광객들의 필수 관광코스가 되었냐는거.

 

 

 

 

 

 

 

 

그럴싸한 건물은 그 공간의 역사성과 개연성과 무관하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럴싸...한 명분을 얻는다.

이런 건물들이 결국은 논쟁이 되던 공간의 역사성을 넘어서서 그 공간의 상징이 되는거지.

청계천이 그랬고 DDP가 그랬다.

청계천 공사 이전, DDP 건축 이전... 각계에서 이 공사들에 대해 그토록 비판적이었으나 정작 사업이 완공되고 사람들이 찾기 시작한 이후엔 평가가 바뀌지 않았나.

늘 이런 식이다.

차피 욕먹어도 일단 짓고나면 사람들이 다 좋아하게 되어있다는 심리를 뻔히 알고 있으니 대규모 토건사업이 정략적으로 이용되고 소모되는 면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ECC 얘기하면서 뭐 이런 얘기까지 하나 싶지만... 이 으리으리한 건축물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들어서.

학생들이 왜 길고 긴 시위 대오를 유지하고 있는지 정말 이화여대 총장은 알고 있을까?

 

 

 

 

 

 

 

 

우리나라의 대학교가 기업의 놀이터가 되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

그럴싸한 신관, 그럴싸한 기숙사, 편의를 위해 마련되었다는 각종 브랜드 카페, 은행, 편의점, 음식점.

모든게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들어섰다고 말한다.

그런데 왜 정작 기숙사 비용은 한없이 치솟고, 등록금은 그야말로 밑도 끝도 없이 계속 오를까.

왜 이 정부는 반값 등록금을 실현했다고 떠벌이면서 학생들에겐 자신이 얼마나 가난한지를 증명하라고, 그러면 차등적으로 장학금을 지급한다고 하는거지?

 

 

 

 

 

 

 

 

날씨가 갑자기 싸늘해져서 한기까지 느껴진 일요일 오전.

ECC를 활보하는 이들은 거의 대부분 중국인 관광객들.

 

 

 

 

 

 

 

 

사실... 그럴싸해보이는 ECC 건물을 보고 내부로 들어갔을 때 난 이 공간이 이케아 쇼룸같다는 생각도...-_-;;;

너무 고깝게 보는 것일 수 있으나 이해해주시길.

뭔가 황량함마저 느껴졌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우리도 중국인 관광객 코스프레를 해볼까?

 

 

 

 

 

 

 

 

 

 

 

 

 

 

 

빙글 한바퀴 돌고.

 

 

 

 

 

 

 

 

다시 건물 내부로.

아트하우스 모모는 3번 게이트 쪽에 위치해있다.

 

 

 

 

 

 

 

 

이화인들의 시위를 페이스북에도 밝혔듯, 난 지지한다.

이들의 지위가 단순히 자격없이 이대에서 공부하지 말라는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떠들어대는 수꼴 언론의 토끼 몰이를 난 경멸한다.

다만,

학교 곳곳에 붙어있는,


'우리는 어떠한 정치적 외부 세력과도 무관합니다'


라는 문구는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왜 그런 말을 이렇게 강조하는지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씁쓸했다. 여러... 생각이 들었고.

 

 

 

 

 

 

 

 

바람불던 날.

 

 

 

 

 

 

 

 

 

 

 

 

 

 

 

 

 

 

 

 

 

 

아트하우스 모모로.

 

 

 

 

 

 

 

 

이와이 슌지의 12년만의 신작, <립반윙클의 신부 / リップヴァンウィンクルの花嫁>.

 

 

 

 

 

 

 

 

파라부트 미카엘 마룬 (Paraboot Michael Marron)

 

 

 

 

 

 

 

 

40대 중반이 되어가는 와이프,

이제 얼굴에서 나이가 보인다.



*

이와이 슌지의 <립반윙클의 신부>는 내겐 2시간의 러닝타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몰입감을 줬다.

대단히 쓸쓸하더라.

그 한없이 쓸쓸한 이야기를 남겨두고 마지막에 보란듯이 웃으라고 만든 장면.

아무도 웃지 않더라. 당혹스러웠을 지도 몰라.


이 영화는 간단하게 감상을 적어야할 것 같다.



**

아트하우스 모모는 좌석간 거리가 상당히 좁은 편이었다.

나와 같은 슈퍼 숏다리도 다리를 편하게 펼 수가 없다.

사운드도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트 씨어터, 인디 씨어터답게 영화 시작되면 출입이 제한되는 점,

그... 지긋지긋한 기업광고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

팝콘 먹는 소리, 콜라 빨대로 쭉쭉 빠는 소리 듣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마냥... 좋다

 

 

 

 

 

 

 

 

161008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만난 소니 엑스페리아 XZ (Sony XPERIA XZ) → 망원동 프렌치 비스트로 '빙하의 별 (Les Glacier des Etoiles / 르 글라시에 데 에뚜알)'

             → 부천 후배의 카페 '바난 (Banane)' 그리고... 아트포럼리에서 열리는 배철호 작가의 개인전

 

 

 

 

** 하단에 부천 아트포럼리 갤러리에서 10.11(화) 7시에 열리는 배철호 작가의 오프닝 파티 내용이 언급되어있습니다.

배철호 작가의 오프닝 파티에 '펑카프릭' 밴드가 공연하오니 관심있는 분들은 놀러오세요. **


영등포 타임 스퀘어가서 와이프가 장만하게 될 소니 엑스페리아 XZ (Xperia XZ) 실물을 보고 조금 만져본 뒤,

망원동 '빙하의 별'에 가서 1시간 30분을 기다린 끝에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고...

어딘가 다른 곳을 가려고 했으나 일주일 쌓인 피로가 만만치 않아서 집으로 오는 길에 부천에 위치한 '아트포럼리 갤러리' 1층에 위치한 후배의 카페 바난 (Banane)에 들러 커피 한잔 했다.

물론... 여러번 말했듯 아트포럼리 갤러리는 죽마고우 이훈희 대표가 운영하는 예술/문화 공간.

 

 

 

 

집이... 지척임에도 정말 오랜만에 들렀다.

그 이유는 바난 (Banane)의 영업시간이 변경되었기 때문인데, 예전엔 퇴근한 뒤에도 조금 서두르면 들를 수 있었는데 이젠 좀 일찍 닫고 있어서 도통... 평일에 들르기가 힘들다.

그런데 후배와 얘기해봤더니 아무래도 영업시간을 다시 원래대로 변경해야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저녁 시간에 의외로 손님들이 오시는데 문을 닫기가 애매하다고.


후배가 영업시간을 변경한 이유는 이곳이 단순한 카페가 아니라 사진에서 보이는 타누찌(TANUCCI) 구리냄비나 TTT의 침구등을 판매하는 쇼룸의 개념으로 운영하고 싶었던 건데 아무래도... 카페를 찾는 목적으로 오시는 분들이 더 많다보니 다시 영업시간을 원래대로 돌릴 생각을 하는 것.

 

 

 

 

 

 

 

 

모던과 빈티지로 꾸민 카페가 대부분인 현실에서 이렇게 고풍스러운 앤틱 스타일의 로맨틱을 강조한 cafe는 사실 흔히 볼 수 없다.


 

 

 

 

 

 

오늘도 언제나처럼 함께 해준 와이프.

 

 

 

 

 

 

 

 

오글거리는 소리겠지만,

난 종종 생각한다. 와이프를 만나지 않았다면 난 지금 얼마나 개망나니같은 삶을 살고 있을까...하는.

 

 

 

 

 

 

 

 

이런 분위기의 카페가 망원/연남/연희/합정 쪽에만 있었어도 지금보다는 훨씬... 많은 손님들이 찾았을거란 생각을 한다.

물론... 워낙 트랜드에 민감한 것이 Cafe라 몰려든 손님을 꾸준히 유지한다는 것이 정말 힘든 일이지만.

 

 

 

 

 

 

 

 

바난 (Banane)의 쥔장 양성원 대표는 원래... 큐레이터 출신.

홍대 예술학과 출신.

나와 처음 만났던 10여년 전만 해도 양성원 대표는 강남의 유명 상업 갤러리 큐레이터였다.

 

 

 

 

 

 

 

 

 

 

 

 

 

 

 

이거... 판매도 하는 걸로 알고 있음.


 

 

 

 

 

 

 

정말... 피곤했는데,

 

 

 

 

 

 

 

 

스페니쉬라떼 한잔으로 원기 회복했다.

확실히 바난 카페의 커피맛이 더 좋아졌다.

이젠 어디 내놔도 절대 빠지지 않는 수준인 것 같아.

이... 라떼는 대단히 예쁘게 나왔었는데 내가 갤러리 아래로 친구 만나러 다녀온 뒤 찍는 바람에...

 

 

 

 

 

 

 

 

적당히 달달하게,

피곤을 싹... 녹여주는 풍성한 맛.


잘... 마시고 나왔다.







나와서 바로... 지하에 위치한 아트포럼리 전시장에서 내주 화요일(2016.10.11) 오픈하는 배철호 작가의 개인전 준비를 보러 내려갔다.

죽마고우 이훈희 대표와 큐레이터가 함께 열심히... 땀을 흘리며 전시 준비 중.

 

 

배철호 작가의 작품은 나무를 이용한 카빙 작업.

 

 

 

 

 

 

 

 

대단히 묵직하다.

메시지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시각적인 임팩트가 머리에 꽂힌다.

단순하고 얄팍하기 짝이 없는 나는 이런 작품을 좋아한다.

이 얼마나 명료한 매력이냔 말이지.

 

 

 

 

 

 

 

 

대단히 놀라웠다. 이런 작품.

 

 

 

 

 

 

 

 

지리산에서 기거하며 작업을 해온 배철호 작가는 죽마고우이자 아트포럼리 갤러리를 운영하는 이훈희 대표의 후배다.

사실... 이 작품들,

분명히 그 개념이 상당히 관념적인 느낌이 강한데도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압도적인 매력은 작품 속에 내재된 메시지보다도 먼저, 그것도 강렬하게 다가온다.


 

 

 

 

 

 

 

그것보다...

아... 이 작업을 위한 노고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난 솔직히 친구 이훈희 대표에게 이 작품을 보자마자 '미쳤다...'라고 말했으니 말이지.-_-;;;

 

 

 

 

 

 

 

 

그러니 당연히 이 작품은 볼수록 아프다.

작가의 의도는 나무와의 교감, 대화, 우주 속에서의 자연인 인간을 불러내오는 과정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를 표현해내려는 작가의 혹독한 노고가 느껴져 아프다.


 

 

 

 

 

 

 

배철호 작가의 전시는 10월 11일 화요일 오후 7시에 오프닝 파티가 열리는데,

이 오프닝 파티에... 펑카프릭 밴드가 온다고 한다.

하림씨도 온다는데 뮤지션으로서 오는게 아니라 펑카프릭 밴드때문에 관람차.



펑카프릭 밴드를 모르신다면...

아소토 유니온의 주축 중 한 명이었던 림지훈...씨를 떠올리시면 된다.

 

 

 


 

아래 영상을 확인하세요.

 

 

 

 

 

 

 

 

 

 

161008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만난 소니 엑스페리아 XZ (Sony XPERIA XZ) → 망원동 프렌치 비스트로 '빙하의 별 (Les Glacier des Etoiles / 르 글라시에 데 에뚜알)'

             → 부천 후배의 카페 '바난 (Banane)' 그리고... 아트포럼리에서 열리는 배철호 작가의 개인전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10.10 판매 오픈되는 소니 엑스페리아 XZ (Sony Xperia XZ)의 실물을 직접 보고 만지고 작동시켜본 뒤,

바로... 점심 식사를 위해 망원동의 프렌치 비스트로, 아니... 사실은 아이스크림으로 더 먼저 알려졌던 '빙하의 별 / Les Glacier des Etoiles / 르 글라시에 데 에뚜알)'로 달려 왔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11시 40분이 좀 넘은 시간이었는데 이미... 줄을 서있었고,

오픈하자마자 2인 4팀 + 1인이 들어갈 수 있는 업장은 꽉 찼고, 우린 그뒤 세번째로 대기를 시작했다.

 

 

 

 

먹고 나오면서 찍은 모습.

아이고... 저 뒷쪽에 줄 서신 분들은 심하면 3시간 가량 기다려야할 수도 있다.-_-;;;

너무 많은 손님들이 몰려서 예약도 안되며, 순번을 기재한 웨이팅 리스트도 없다.

온전히 가게 앞에서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셔야만... 먹을 수 있다.

너무 오래 기다린다고 인상쓰시는 분들이 혹시, 정말 만약... 계시다면 그냥 자리를 뜨시길.

그 누구도 이렇게 기다리라 권하지 않았으니.-_-;;;

 

 

 

 

 

 

 

 

'빙하의 별'이란 업장 이름은 참... 인상적이다.

 

 

 

 

 

 

 

 

소심한 나는 부디... 저 창가 자리에 앉게 되는 일이 없기를 바랬다.

아니... 저 자리 진짜...

바로 앞에 서서 기다리는 분들이 주르르... 있는데 어찌 음식이 잘 넘어가겠나.ㅎ

나같으면 아마도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몰랐을거야.

아... 부담스러워, 저런 자리.ㅎㅎㅎ

 

 

 

 

 

 

 

 

기다린지 1시간 30분이 넘어서야... 입장.

다행히... 우린 우측 입구 옆옆 자리 낙점.

아마도 가장 좋은 자리가 아닐까 싶어.

 

 

 

 

 

 

 

 

이곳... 내가 사전 정보가 없어서 그런데,

부부가 하시는 것 같았다.

그리고 사진 위쪽 보면... 르 꼬르동 블루 출신인 듯.

 

 

 

 

 

 

 

 

작은 공간이지만 내부는 무척 신경 쓴 흔적이 역력했는데,

우리 우측의 작은 문까지도 네온 사인과 함께 예쁘게 꾸며놓으시곤...

박스를 옆에 쌓아올리신 건 조금 많이 아쉬웠다.

이 로맨틱한 공간의 분위기가 팍... 날아가는 것 같아.

물론 두분이 바쁘게 움직이셔야 하니 어쩔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아쉽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두분이서 주문접수, 음식, 서빙까지 모두 도맡아하신다. 게다가 이곳, 브레이크 타임이 없다!

몸이 버텨날까?... 이러다 지치진 않으실까? 하는 오지랖넓은 걱정도 마구 들었다.


오죽하면 음식먹고 나오면서 '25,000원은 받으셔야 될 것 같아요.'라는 주제넘는 소리를 할 뻔 했을까.-_-;;;

그냥 요즘은 이렇게 열심히 정성을 들이는 업장은 죄다 잘 되었음, 아니...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챙겼음하는 바램이 마구 생긴다.

다... 늙어서 그래.-_-;;;

 

 

 

 

 

 

 

 

아... 저 자리 안걸리길 천만다행이야.ㅎㅎㅎ

 

 

 

 

 

 

 

 

이곳은 와이프가 오고 싶다고 한 곳.

너무 오래 기다려 내게 미안한 모양이다.

난 정말 괜찮다니까.

 

 

 

 

 

 

 

 

테이블 세팅.

저... 커틀러리는 나이프의 경우 모양이 다양한 듯 한데,

보기엔 독특하고 꽤 예쁘다.

 

 

 

 

 

 

 

 

하지만...

사용하기에 결코 편하다는 생각이 들진 않아요.

가장 익숙한 형태가 가장 편하다라고 말하고 싶진 않아도 이 커틀러리가 그닥 편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

그래도 불편해 짜증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으니...


그리고 테이블을 보시면... 브라스(아마도 도금)를 적극 활용했다.

2년 전부터 유럽에서 브라스가 다시 유행하고 있는데 빙하의 별도 곳곳에 브라스(brass) 컬러의 마감이 보인다.

얼마전 망원동의 카페 '딥 블루 레이크 / 딥블레 (Deep Blue Lake)'도 브라스를 효과적으로 사용했던데 확실히 요즘은 우리나라도 점점 브라스를 활용하는 곳이 많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놈의 가구시장은 여전히... -_-;;;

 

 

 

 

 

 

 

 

빙하의 별에는 3 course로 이뤄진 세트 메뉴와 단품이 모두 존재하지만,

난 오늘 그 누구도 단품을 주문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모두 세트 주문.

그도 그럴 것이... 빵을 곁들인 스프 + 메인 요리 + 아이스크림 디저트로 구성된 이 3 course의 가격이 고작... 20,000원이기 때문이다.(이것도 2,000원 오른 가격...)


이 스프는 이렇게 빵을 bowl 처럼 활용해서 양송이 스프를 담아내오는데,

솔직하게 말해서 이 스프를 먹으면서 조금 불안한 느낌이 들긴 했다.

스프는 다소 간이 쎈 편이지만 거슬리진 않았다... 그런데 뭔가... 딱 가격만큼의 음식이 나오는 곳이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

3 코스가 2만원이라니... 그나마 이게 2,000원 오른 가격이라니... 가격이 제약하는 한계가 분명히 있을거란 생각이 든거지.

(결론부터 말하는데 이는 기우였습니다)

 

 

 

 

 

 

 

 

그런데...

와이프가 선택한 '오렌지 소스를 곁들인 치킨 스테이크'가 나오는 모습을 보고...

상당히 놀랐다.

래디쉬, 식용꽃등을 이용하여 장식한 모양새나 토치로 잘 그슬린 닭고기의 모양새가 상당히 먹음직스러웠다는거.

그리고 반마리라는데 양도 대단히... 넉넉한 모습.

외식을 하다보면 음식이 나오는 모양새만 봐도 대충 이 음식이 맛있을지, 실망스러울지가 가늠이 되는데  이 닭요리를 딱 보자마자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실제로 맛도 좋았다.

물론, 3 코스가 2만원이라는 제약이 있어서 닭고기의 육질이 촉촉하게 촥촥 찢어지는 그런 느낌은 없었지만 워낙 닭을 잘 구워냈고, 주로 오리고기에 올리던 상큼한 오렌지 소스도 잘 뽑아내어 음식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더라.

음... 이 정도의 치킨스테이크를 이 가격에 내는 집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그리고... 내가 선택한 '위스키 크림소스를 곁들인 치킨 스테이크'.

이 메뉴 대단히 만족스럽던데,

 

 

 

 

 

 

 

 

크림 소스가 전혀 느끼하지 않다. 적당한 마늘, 적당한 위스키가 들어가서 깊은 맛도 느껴진다.

그리고 사진 좌측의 식용꽃 아래의 페스토.

깻잎과 바질을 이용한 페스토인데 이 페스토의 맛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기본적으로 큰 뼈를 제외하곤 다 뼈가 발라져있어서 먹기도 대단히 편했고.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다가 그 강한 임팩트에 상당히 기분좋은 쇼크를 받았다.ㅎ

 

 

 

 

 

 

 

 

다 먹고 나서 이제 마지막 아이스크림 디저트.

Appalle Moi... Call Me?

 

 

 

 

 

 

 

 

이 집이 정작 TV를 탄 건 아이스크림이라네.

후식으로 4개의 아이스크림 중 선택할 수 있는데, 난 기본 아이스크림.

이거... 아주아주아주 맛있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고 녹진...하다.

대단히 잘 만든 아이스크림.

 

 

 

 

 

 

 

 

와이프가 선택한 버번 아이스크림도 역시.

이 집 아이스크림 내공이 보통은 아니다.


무척 맛있게 먹은 탓에 콘 아이스크림을 하나 주문해서 들고 나왔다.



엄청난 대기열...만 제외한다면,

이집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늘... 곤궁한 우리들 처지에 음식점을 따질 때 가성비를 얘기하기 싫어도 신경써야만 하는 입장인데,

그런 면에서 이 집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물론...

이 쥔장분께서 가격을 조금 더 받으시고 더 개성있는 음식을 하신다면 어떤 음식을 내실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

다시 말하지만,

이 집은 예약이 안됩니다.

그리고 브레이크 타임이 없습니다.

좀전 블루리본 사이트에 들어가봤는데 거기엔 브레이크 타임이 있다고 나오더군요.

브레이크 타임 없습니다.

 

 

 

 

 

 

 

 

 

161008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만난 소니 엑스페리아 XZ (Sony XPERIA XZ) → 망원동 프렌치 비스트로 '빙하의 별 (Les Glacier des Etoiles / 르 글라시에 데 에뚜알)'

             → 부천 후배의 카페 '바난 (Banane)' 그리고... 아트포럼리에서 열리는 배철호 작가의 개인전

 

 

 

 

금요일.

넘 늦게까지 달렸다.

왜 술자리는 1차에서 끝나지 않을까.

최소 2차.-_-;;;

1차는 회 + 소주... 2차는 맥주에 치즈가 잔뜩 올려진 괴이한 맛의 감자튀김.

물론 여느 때처럼 지인, 친구들과 하는 식사나 술자리는 거의 사진을 찍지 않으니 이번에도 사진을 찍진 않았지만...


늦게 들어온 탓에 오늘 외출이 가능할까...싶기도 했다.

확실히 3 jobs는 버겁다. 아무리 일주일에 1회씩 미팅이라지만 결국 일주일 내내 업무 시간 이후에도 업무가 계속 된다.

돈도 좋다지만 이러다간 내가 못버틸 것 같아 컨설팅 기간을 올 12월 이내로 못박고 그 안에 다 끝내자고 했다.


아무튼...

정말 많이 피곤했지만 그래도 와이프의 새로운 휴대전화로 잠정 결정한 소니 엑스페리아 XZ (Sony Xperia XZ)의 실물을 보기 위해 영등포 타임스퀘어로 향했다.


가는 길에 차는... 엄청나게 많더라.

 

 

 

 

타임스퀘어 오픈 시간 10시 30분.

거의 맞춰서 도착.

아직은 한산...했다.

타임스퀘어는 이번이 두번째 방문.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했듯, 우린 이런 대형 쇼핑몰을 거의 찾지 않는다.

김포, 신도림, 합정, 일산, 하남등등... 복합 쇼핑몰을 죄다 한번 또는 그 이상 방문은 했었지만 이젠 더이상 방문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소니 부스 행사는 11시부터라고 해서 남은 시간 잠깐 2층의 무인양품을 들른게 전부.

 

 

 

 

 

 

 

 

복합 쇼핑몰 어딜 가나 만나게 되는 글로벌 S.P.A. 브랜드들.

우리의 순환적 소비행태를 복구 불가능한 일방적 소비행태로 변질시키는 브랜드들.

편협하게 얘기한다고 할 수 있으나 저들이 어떻게 저렇게 저렴한 가격의 의류를 전세계에 공급하는지를 조금씩 접하다보면 그런 확신이 든다.

다큐멘터리 <트루 코스트 / True Cost>도 한번 볼 필요가 있을 듯.

 

 

 

 

 

 

 

 

남는 시간은 무인양품에서.

 

 

 

 

 

 

 

 

아... 근데 한국 무인양품은 왜 이리 비싼가요?

대기업이 건드리면 다 그리 되는건가요?

아니 어떻게 된 나라가 실질소득은 나아진 것이 없는데 수입 브랜드의 국내 판가는 전세계 최고가 수준인가요?

예전에 내가 마시모 두띠 (Massimo Dutti - 인디텍스그룹)의 국내 판가가 얼마나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해외 판가에 비해 비싼지 세금까지 따져가며 전세계 가격을 다 비교하는 글을 올린 바 있는데 이런 어처구니없는 가격 불균형이 우리나라에선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종종 한국의 소비자들이 유행에 민감하고 까탈스럽다며 파일럿 마켓으로 적절하다는 소리들을 예전에 했는데,

난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코웃음을 냈다.

그렇게 까탈스러운 소비자들이라며 뭔가 추켜올리는 듯 하면서 호구로 보고 있다는 소리 아닌가?

 

 

 

 

 

 

 

 

이 예쁜 뻐꾸기 시계를 사고 싶었지만,

참았어요.

참 잘했어요...

 

 

 

 

 

 

 

 

구경하다보니 저 앞, 소니 행사 부스가 오픈.

 

 

 

 

 

 

 

 

얼른 가서 봅시다.

 

 

 

 

 

 

 

 

소니 엑스페리아 XZ (Sony Xperia XZ)

실물을 보니 역시... 기대한 것만큼 예쁘다.

이전 글에 알루미늄 통절삭이라고 기재했는데 실제 보니 알루미늄 통절삭이 아니라 전면부는 플라스틱이고,

아... 소니는 마켓쉐어의 문제때문인지 국내 판가가 해외 판가에 비해 결코 비싸지 않다.

 

 

 

 

 

 

 

 

후면이 고베철강에서 특허를 낸 ALKALEIDO 알루미늄이다.

플라스틱이 들어갔다고 해서 저가 제품같지 않냐는 의심은 접어두셔도 된다.

상당히 단단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고 제품의 마무리가 상당히 좋다.

그립감도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는데 상당히 좋은 편이고.

사진상의 저 포레스트 블루 (Forest Blue) 컬러는 대단히 고급스러운 느낌이 잘... 묻어난다.

 

 

 

 

 

 

 

 

이것저것 만져봤다.

앱의 실행 속도등은 요즘 나온 플래그쉽 폰답게 상당히 빠른 편이고 페이징도 자연스러운 편이다.

내가 보기엔 디스플레이도 무난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색감이 과하게 보정된 느낌은 들지 않았다는거.

그리고 내가 본 안드로이드 폰 중 가장... 깔끔한 UI를 보여주는 것 같다.

카메라를 좀 만져봤는데 일단,

콘트라스트가 심한 경우 포커싱 위치에 따라 하이라이트가 날아가는 현상이 조금 있는 것 같다.

사실 이런 현상은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지는 휴대전화 카메라에서 아주 흔하게 일어나는 일인데 그래도 그 정도가 충분히 감내할 수준인 듯 해서 별 걱정은 안든다.

수동 기능에 의한 어느 정도의 아웃포커싱도 가능한 것 같고,

사물의 디테일을 잡아내는 능력만큼은 어지간한 보급형 카메라 성능과 맞먹는다는 느낌도 받았다.

무엇보다 UI가 상당히 직관적이라는 점도 강점이고 가로로 들고 찍을 때 일반 카메라처럼 찍을 수 있는 셔터 위치도 괜찮았다.

 

 

 

 

 

 

 

 

그리고...

아무래도 리시버를 신경써서 비치한 덕분일 수도 있지만,

음악 감상을 위한 음질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시겠지만 고급 포터블 음향 가전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아스텔 & 컨 (Astell & Kern)과 경쟁하고 있는 업체가 소니(SONY)이기도 하다.

음향 부분에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고 이 기술을 적극적으로 이번 엑스페리아 XZ에 적용시킨 것 같다.

고해상도 오디오 HRA를 지원하여 HR음원을 들을 경우엔 그 만족도가 배가되는 것 같다.

리시버 탓인지 음장감이 약간 부족한 듯 한데 그거야... 리시버를 자신의 리스닝 성향과 맞게 잘 고르면 해결될 문제 같다.

이외에... 일반 MP3 파일등을 업샘플링해주는 DSEE HX기능등을 지원하고 있으니 한번 참조해보시길.




우린 이렇게 간략하게 Xperia  XZ 를 살펴본 뒤,

10월 10일 오전에 판매 오픈되면 바로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지인 중 세월호 이후로 극심한 우울증에 빠져 거의 칩거에 들어갔던 분과 오랜만에 얘기를 나눴다.

그분은 우울증을 겪으며 자신의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파렴치하게 행복해지기로 스스로와 약속했다'라고 얘기했다.



가히 비상식적인 사람과 사건 투성이다.

하나하나 찍어 이야기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빈번한 파렴치함이 넘쳐난다.

수백억이 들어간 국가 주도 사업의 웹사이트, 정부 주관의 사업등 우리 세금을 써가며 진행된 정부프로젝트는 하나같이 그 돈이 다 어디에 쓰였는지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엉터리이며 자원 비리, 국방 비리등은 그 실체가 까발려졌음에도 제대로 책임지는 이조차 없다.

국감에서 엉뚱하게 방송인을 거들먹거리며 군대 위신을 모욕했다고 수사하라는, 개그 프로그램은 아예 상대도 안되는 비상식적인 언사를 쏟아내는 이가 보이는가 하면,

명백하게 외인에 의해 사망한 고인의 사인을 확인해야한다며 모든 이성적/논리적 근거를 무시하고 부검해야한다고 외치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을 정도로 파렴치한 모습을 매일 답답한 마음으로 마주하게 된다.

거기에 이젠 고인의 유가족을 윤리적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몰아가려는 인간같지도 않은 국회의원과 유가족을 고발까지한 정신나간 수꼴단체의 소식까지 듣는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지 2년이 넘었음에도 단 한발자욱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이 어처구니없는 아수라판이 무리도 아니다.

그러니... 미쳐도 단단히 미쳐버린 세상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저 무리들의 목적은 뻔하다.

세월호 때 그 저열하기 짝이 없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마타도어를 유포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들의 목적은 그저 사람들이 명확하게 알고 있는 사실에 일말의 균열만 가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의 확신 속 저 밑바닥에 '혹시...'라는 일말의 의심을 심어주는 것.

바로 이게 그들이 목적이다.

박원순 시장 아들이 병역비리 의혹이 있다며 물고 늘어지는 것도 똑같다. 저들은 그저 상처를 내고 싶은거다.

그 작은 상처가 결정적인 순간에 커다란 의심과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걸 저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니 그런 목적을 위해서라면 쏟아지는 여론의 비난따위? 저들은 감수할 수 있다.

명백한 의도를 갖고 있고, 그 의도대로 만약 사람들 마음 속에 '혹시...'라는 의심의 찌꺼기를 조금이라도 뿌려놓는다면 저들은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사람이기를 포기할 수 있는 이들.

그렇기때문에 이 정권은 악마적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자본과 탐욕에 빠진 기득권의 민낯... 이런 클리셰같은 수사 인용이 불가피한, 인간의 형상을 한 모리배들을 매일 뉴스를 통해 마주하는 세상.

이런 세상에서 대부분의 상식적인 사람들이 증세의 차이가 있을 뿐 사회학적 원인이 된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조금만 납득하기 힘든 탐욕의 민낯을 마주하면 얼굴이 시뻘게져 욕설을 내뱉게 된다.

염치를 모르는 그 족속들이 만약 내 앞에 그 순간, 서있다면 난 어떤 짓을 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 블로그에 올리듯,

난 내가 즐길 수 있는 한계 안에서 식구들과 외식을 하며, 호사스럽진 않지만 쇼핑도 하면서 살아간다.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평범한 행복이다.

내가 즐기고 이를 사진으로 기록하고 다시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전시하는 이 과정을 벌써 12년 넘게 하고 있지만 해가 갈수록 점점더 이런 글을 올리면서 내 스스로가 부끄럽고 파렴치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과연 나뿐일까?


길바닥에 나앉아 1년 넘게 부당한 처사에 맞서 온갖 모욕과 경제적 불이익 속에서 싸우고 있는 티브로드, 동양시멘트, 한남운수, 콜트콜텍, 하이디스등의 장기농성장 근로자들을 생각하면 내가 이렇게 잘 먹고 잘 쓰고 잘 사는 것이 죄스러워지기까지 한다.

얄팍한 양심의 가책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게 죄스러운 마음이 드는게 사실이다.

내가 내 가족을 위해 소비하는 것조차 맘놓고 즐거워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두번 한게 아니다.

그만큼 이 나라는 개인의 평범한 행복조차 맘놓고 누리지 못하도록 옭죈다.

그런 생각 끝에 한동안 페이스북에 먹고 논 글들을 올리지 않았었다.

페이스북의 뉴스피드엔 온통 답답한 이 나라의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수없이 올라왔고, 그걸 보기만 하는 것도 힘들었다.


나 스스로,

난 정말 제대로 살고 있는걸까?

라는 생각을 한 적도 어디 한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정말 이기적인 결정이지만,

난 고민 끝에 조금 더 염치없고, 조금 더 파렴치해지기로 했다.

내가 딛고 살고 있는 이 나라의 이 답답하고 분노가 끓어오르는 현실을 잊지 않되,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행복해지기로 했다.

그 행복이란 것이 물질을 소비하는 것이냐, 정서적인 위안을 얻는 것이냐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난 내가 해오던 대로 사는 것을 일차적 목표로 삼았다.

어쩌면 이건 내가 저 거대한 부조리와 싸울 마음이 없어 꼬리를 내리는 것을 합리화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평범한 즐거움조차 누리기 힘들어지는 이 나라에서 난 최대한 내가 해온 방식대로 행복해지기로 했다.

자본주의를 결코 옳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자본주의의 낙오자가 되는 것은 더 싫었다.

자본주의를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진보는 가난해야한다는 어처구니없는 프레임은 더 싫었다.

그러니...

조금 더 염치없고 파렴치하게 내 행복을 좇기로 한 것이다.

다만 이전에도 말했지만 조금만 더 현명한 소비를 계속 하기로 마음먹었다.

대형마트를 최대한 이용하지 않고, 동네 수퍼를 이용하며-이미 4년이 넘었다- 대자본의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피하고, 대자본의 커피 전문점을 가급적 이용하지 않고, 노조조차 인정하지 않는 세계적 기업의 제품을 철저히 배제하고, 글로벌 S.P.A.기업의 옷을 구입하지 않도록 애쓰는 등 아주아주 조금은 더 현명한 소비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가급적 이슈가 되는 집회에는 적극 참석하여 저들에게 비록 위협적이진 못해도 우린 낙담하고 좌절하지 않았음을 보여주겠노라 다짐했다.

후원이 필요한 단체 혹은 대상에겐 내 할 수 있는 선에서 꼭 후원하겠노라 다짐했다.



이렇게 스스로에게 행복해지기로 결심한 내게 오랜만에 얘기를 나눈 지인의 '스스로에게 파렴치해지기로 했다'는 말은 내 생각을 합리화한 듯 하여 위안이 됐다.

그래, 얄팍하다.

비난받을 여지가 다분한 한심한 합리화라고 나 역시 생각한다.

내 스스로 이런 합리화의 과정이 얼마나 얄팍한지를 잘 알고 있다.


이렇게라도 하지않으면 진심 미쳐버릴 것만 같은 세상이다.




 

 

 

 

 

 

아디다스와 일본의 디자인 레이블 '화이트 마운티어링 (White Mountaineering)'과의 두번째 홀리스틱 콜렉션.

이 신발은 내가 신을 것이 아니라 아들이 신을 신발.

사실 아들이 신발이 없는 편이 아닌데-데저트 부츠, 보드 슈즈, 보트 슈즈, 로퍼, 스니커즈등등... 생각보다 많다-  거기에 얼마전 학교 운동부에서 단체 운동화까지 받아 더더욱 모자랄게 없었건만...

단체 운동화받을 거라 생각못하고 원하는 거 하나 사주겠노라 맘먹은 제품이라 그냥 구입했다.

그래도... 아들이 집에 와서 '저 신발 안사도 돼요. 학교에서 단체 운동화 구입한대요'라고 말하더라.

그렇게 말해주는게 고맙기도 해서...

그냥 예정대로 구입.

 

 

 

 

아디다스 X 화이트 마운티어링의 러닝 슈즈.

상당히 세련된 색감과 디자인.

 

 

 

 

 

 

 

 

사실 화이트 마운티어링 (White Mountaineering)의 제품은 다소 비싼 편이라 우린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이렇게 아디다스와 콜라보로 나오니 고마울 뿐.

 

 

 

 

 

 

 

 

안티 몰딩 기술이 적용된 러닝 슈즈로 알고 있다.

그리고 위에서 찍은 사진이 없어 제대로 보여드리지 못하지만...

 

 

 

 

 

 

 

 

신발을 묶는 부분의 가운데 발등부분이 여느 운동화처럼 분리되어있지 않고,

신발의 안쪽 부분과 하나로 연결되어있다.

그래서 아들 말로는 신발을 신을 때도 편하고, 신발의 형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한다.

 

 

 

 

 

 

 

 

암튼 꽤 맘에 드는 러닝 슈즈.

 

 

 

 

 

 

 

이번에 새로 구입한 아들 운동복.ㅎ

사실... 이글을 올리는 오늘도 도착한 옷들이 있지만 그 옷은 못올리게 될 것 같고...(사진도 안찍었는데 아들이 내일 입고간다고 해서.ㅎ)

그냥 이 사진만 올림.


러닝슈즈 & 점퍼 - 모두 아디다스 X 화이트 마운티어링 (ADIDAS X White Mountaineering)

트레이닝 팬츠 - 아에카 화이트 (AECA White)

 

 

 

 

 

 

 

 

 

 

*이 글은 기술문서가 아닙니다. 

XPERIA XZ의 스펙에 대한 글을 원하셨다면 

지금 바로 뒤로가기를 누르셔야 합니다.^ *

 

 

 

SONY XPERIA XZ (소니 엑스페리아 XZ)

 

 

 

http://store.sony.co.kr/handler/ViewProduct-Start?productId=43023280 → 소니스토어

 

 

 

전자기기에 이것저것 관심이 많은 나와 달리 와이프는 전자기기에 전혀 관심이 없다.
사실... 내가 전자기기에 관심이 많다고는 하지만 그 관심이라는 것도 무척 제한적이어서 의외로 스마트폰엔 또 큰 관심이 없는 편이다.
스마트폰이라고 해봐야 아직도 아이폰5S를 사용 중이고 아이폰5S의 카메라 기능은 정보용으로만 활용할 뿐 거의 사용도 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페이스북을 보고, 웹사이트를 조금 보는 정도?
아, 물론 애플뮤직만큼은 열심히 사용 중이지.

와이프는 더 심하다.-_-;;;
와이프는 아직까지도 아이폰4s를 사용하고 있다. 아이폰7 국내정식출시가 코 앞인데 6, 5s, 5도 아닌 4s.
그나마 그것도 누가 준 걸 받아서 쓰는거. 그전까지 아이폰3gs를 사용하고 있었으니 정말 말 다했지.
내가 여러번 답답하지 않냐고 이제 그만 바꾸는게 어떻겠냐고 말했봐도 그때마다 와이프는 늘 '난 문자, 통화만 사용해서 상관없어'라고 얘기하거나,
'음... 바꾸려고 하는데 이번에 나온 모델말고 다음 모델을 기다리는게 나을 것 같아'라는 식으로 대답하며 지금의 휴대전화를 그대로 사용 중이다.
아니... 다음에 나올 모델...이라니... 그럼 그때가 되면 또 다음?ㅎ

함께 외출하면 종종 교통상황본다고 다음맵이나 모두의 주차장 앱을 사용하는데 와이프의 아이폰4s는 정말이지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한다.
하지만 답답해하는 나와 달리 와이프는 그닥 불편함을 느끼지 않나보다. 늘 '조금 기다리면 다 되'라고 말하니까.-_-;;;
전혀... 최신폰이 아닌 내 아이폰5s에 비해서도 말할 수 없이 느린 아이폰4s.
아이폰5s는 아직 현역으로 쓰기 무리 없을 정도니까 나야 바꿀 필요 없는데 와이프의 아이폰4s는 보는 내가 답답해서 더이상은 안되겠다는 생각에 이번에 무조건 바꾸라고 강권하고 있다.
그래서 그냥 이번 10월 21일 판매 개시되는 아이폰7플러스를 무조건 구입해야한다고 말했고, 와이프보고 케이스 예쁜걸 잘 골라보라고 말했다.
굳이 아이폰7플러스를 구입해야한다고 말한건 순전히 아이폰7플러스의 듀얼렌즈 때문이고 그만큼 와이프가 사용할 새로운 휴대전화는 카메라 기능이 준수해야한다고 난 생각했다.

내가 와이프가 구입할 새로운 휴대전화의 카메라 기능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분명하다.
개인 블로그에 몇번이나 밝혔듯 난 와이프가 찍은 사진을 좋아한다.
아들이 어렸을 때 와이프는 매우 자주 아들을 데리고 미술관을 다녔고 캐논 20D이나 캐논 5D를 들고 다니며 아들의 사진을 찍어왔다.
그리고 그때 와이프가 찍었던 사진들은 지금까지도 내게 가장... 소중한 기억이자 보물들이다.
와이프가 아들을 바라보는 마음, 주변을 바라보는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 사진들.
그래서 난 와이프의 사진을 정말 좋아했다. 지금도 종종 찾아보곤 하니까.

그런데...
내가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한 이후 와이프는 슬며시 카메라를 손에서 놨다. 
그뒤로 후지 X100, 라이카 미니룩스(Leica Minilux)등의 카메라가 와이프 손에 들려있었지만 잠시 찍는 것 같더니 금새 시들해졌고, 그 이후 와이프는 더이상 사진을 찍지 않았다.
혹시 내가 너무 사진을 열심히 찍어서 와이프가 자신도 모르게 피로감을 느껴 사진에 흥미를 잃은건 아닌지 걱정된 나는 와이프에게 왜 사진을 찍지 않는건지 물어봤다. 
내 질문에 와이프는 이렇게 다소 뜻밖의 대답을 하더라.

'난 아들이 자라는 모습을 찍고 싶었던 것 같아. 그런데 아들은 훌쩍 크고 이제 우리와 외출할 기회도 많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흥미를 잃은 것 같아'라고.

물론 난 그런 대답을 듣고도 난 와이프가 다시 사진을 찍었음...하는 바램을 갖는다.
기술적인 부분같은건 다 차치하고, 와이프가 찍은 사진에 가득 묻어나는 감정을 난 정말 좋아했다.
하지만 내 바램과 달리 또다시 괜찮은 카메라를 와이프에 손에 쥐어줘봐야 와이프가 카메라를 들고 다닐 리 없다는 사실 역시 잘 알고 있다.
저 조악하기 짝이 없는 아이폰4s로 찍은 사진이 와이프 휴대전화 안에 가득 들어있는 것을 보면 와이프는 당장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지만 괜찮은 카메라 기능이 탑재된 휴대전화가 있다면 즐겁게 부담없이 찍을 것만 같다.
그러니... 내가 와이프의 휴대전화 교체를 고민하면서 조금이라도 카메라 기능이 괜찮은 휴대전화를 고려하는건 당연했고,
아이폰7플러스를 생각하게 된거지.
애당초... 갤럭시7 시리즈는 우리의 관심대상이 아니어서 고려조차 안한다.

그렇게 아이폰7플러스로 확정하고 이제 와이프도 '알았어. 바꿀께'라고 말했는데...

 

 

 

 

 

엊그제 구글에서 픽셀폰을 공개했다.

 

Google Pixel Phone

구글에서 NEXUS를 떼어버리고 만든 첫 본격 구글폰이며 알루미늄 바디를 이용한 플래그쉽 스마트폰이다.
다 떠나서... 이 녀석 카메라 성능이 기가막히다는게 해외 리뷰의 공통된 의견이다.


DXOMARK 89점이다.-_-;;; 상당히 높은 점수.

하지만...
이 녀석이 국내 정식 출시될지는 아직 미정인 상태이고 뭔가 이상하게 끌리지 않는다.-_-;;;
그래서 그냥 이번에 와이프의 휴대전화는 아이폰7플러스로 다시 한번 확정하고 있었는데...


 

 


 

이 녀석이 눈에 들어왔다.
소니 엑스페리아 XZ (SONY XPERIA XZ)

허어...
여지껏 보아온 XPERIA 디자인의 일관된 흐름에서 벗어나진 않았지만 분명 Z시리즈 이전과는 다른, 제법 세련된 모양새다.
게다가 플라스틱이 아닌 알루미늄 통절삭(이른바 ALKALEIDO, 고베철강에서 개발한).
혹자는 바로 2~3개월 전에 나온 XPERIA XP (X Performance)의 디자인이 더 낫다고들하는데 난 아무리 봐도 XZ의 디자인이 더 맘에 든다.
와이프도 내 의견에 동의하고 있고.
문제는... 플래그쉽인 줄 알았던 X Performance가 정식출시된지 두어달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카메라 기능이 더 업그레이드되고 배터리 용량이 살짝 늘어난 상위 버전이 나와버리다니... X Performance 구입한 분들은 화가 좀 났을 것 같다.
내 생각엔... X Performance를 불과 2~3개월 사이에 구입한 분들의 분노를 소니측도 알고 있기에 그제 있었던 XZ 발표 현장에서 소니측 임원이 'X Performance와 큰 차이는 없다'라는, 신제품 발표회에서 다소 이해가 힘든 발언을 한게 아닌가 싶다.

 

 

소니 엑스페리아 XZ (SONY XPERIA XZ)

허어...
여지껏 보아온 XPERIA 디자인의 일관된 흐름에서 벗어나진 않았지만 분명 Z시리즈 이전과는 다른, 제법 세련된 모양새다.
게다가 플라스틱이 아닌 알루미늄 통절삭(이른바 ALKALEIDO, 고베철강에서 개발한).
혹자는 바로 2~3개월 전에 나온 XPERIA XP (X Performance)의 디자인이 더 낫다고들하는데 난 아무리 봐도 XZ의 디자인이 더 맘에 든다.
와이프도 내 의견에 동의하고 있고.
문제는... 플래그쉽인 줄 알았던 X Performance가 정식출시된지 두어달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카메라 기능이 더 업그레이드되고 배터리 용량이 살짝 늘어난 상위 버전이 나와버리다니... X Performance 구입한 분들은 화가 좀 났을 것 같다.
내 생각엔... X Performance를 불과 2~3개월 사이에 구입한 분들의 분노를 소니측도 알고 있기에 그제 있었던 XZ 발표 현장에서 소니측 임원이 'X Performance와 큰 차이는 없다'라는, 신제품 발표회에서 다소 이해가 힘든 발언을 한게 아닌가 싶다.

 

 

 

 

 


 

아무튼... XPERIA XZ는 아이폰 외에 딱히 확 끌리는 선택지가 없던 우리에겐 아주 괜찮은 another option 이란 생각이 들었다.

와이프에게 휴대전화의 스펙같은건 그리 중요한게 아니다.
휴대전화의 스펙이 어느 정도 신경쓰이는건 오히려 와이프의 휴대전화를 바꾸려는 '나'다.
왜냐하면 와이프는 이 휴대전화를 최소 3년 이상 사용할 것이 뻔하므로.
그래서 스냅드래곤820, 내장 32GB 메모리 기본 (외장 최대 256GB), 물건을 잘 떨어뜨리는 와이프에게 적절한 고릴라 글래스, 2300만 화소의 f2.0 조리개 카메라. 휴대전화 카메라에 처음 적용된 5축 손떨림방지기능, IP65/68 인증된 생활 방수등은 어느 정도 내게 중요한 내용들이다.
아마도 혹자는 장기간 사용할 생각이라면 엑스페리아는 좀 위험한 선택이 아니냐...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엔 좀 아이폰에서 벗어나보고 싶기도 하다. 이건 나도, 와이프도 공감하는 바다.

 

 

 

 

 

 

 

그리고... 이 포레스트 블루 컬러.
이 녀석을 보고 맘에 들어 와이프에게 보여줬다.
와이프도 단번에 마음에 들어한다.

거기에 와이프가 안드로이드 기반의 휴대전화를 꺼려했던 이유가 다소 조잡해보이는 UI때문이었는데 소니 XPERIA는 자신들만의 감각으로 UI를 세련되고 정갈하게 손봤다.



소니 엑스페리아 XZ 리뷰 동영상들.

 

 

 

 

 

 

 

 

 

 

 

유투브등으로 여러 리뷰등을 보고,
해외 사이트도 돌아보고...
나름 고민을 한 끝에 10월 10일 국내 정식 출시되는 XPERIA XZ를 와이프의 새로운 휴대전화로 구입하기로 결심했다.
게다가... 10월 구매 고객에 한해 나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포터블 블루투스 스피커인 SRS-XB3 을 선물로 증정한단다.

 

 

우리가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를 갖고 있진 않으니 이것도 어느 정도 매력적이라는거.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이폰7플러스보다 저렴하다.ㅎ
798,000원.


난 새로운 휴대전화의 카메라로 이런저런 모습들을 담을 와이프의 사진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
그게 비록 전문카메라가 아니라 휴대전화의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지는 사진일지라도 상관없다.

10월 10일. 지름 예약. 

 

 




*
XPERIA XZ 촬영 샘플

 

 

 

 

 

 

 

 

 

 

**

 

이 영상은 XPERIA XZ의 5축 손떨림방지 기능을 On/Off 했을 때를 병치비교하여 보여준다.

 

 

 

 

 

 

 

***
소니 엑스페리아 XZ에는 UFS 2.0 메모리가 적용되지 않았다. (갤럭시 S7은 UFS 2.0 메모리가 적용됨)
이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린 패스. 

 

http://www.androidheadlines.com/2016/06/phone-comparisons-samsung-galaxy-s7-vs-sony-xperia-x.html

 

 

궁금하신 분은 한번 참조하시길.
이 기사에선 갤럭시 S7의 손을 들어줫다.
우리가 갤럭시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 뿐이니 다른 분들은 참조해보셔도 좋을 듯.

 

 

 

 

 

 

 

 

 

 

하이파이에 작별을 고한 지 이미 오래라...

방에선 그냥 PC-Fi.
우리 방엔 여전히 4년 넘게 Focal XS 2.1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방에서 4년 넘게 사용 중인 Focal XS 2.1 (현재는 68~69만원대로도 구입이 가능)



물론 pc-fi 환경으로 이 정도면 크게 욕심을 부리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한다. mp3음원이라면 이 정도 시스템으로 충분히 커버가 되니까.
그런데...
얼마전 오래 사용해왔던 아들방 스피커 Bose Companion5가 사망하는 바람에 JBL L8로 바꿔줬는데 이 스피커가 블루투스나 에어플레이가 지원되니까 애플뮤직을 방에서 듣는게 정말... 편하더라.
Focal XS 2.1도 아이폰 도킹이 되지만 5이후로는 변환 커넥터를 달아야하고... 높아지는 만큼 아이폰6플러스 정도의 크기는 끼우기도 버겁다는게 문제.

 

 

 

 

 

 

 

 

아들이 사용 중인 JBL L8 (50만원대 중반부터)

(사실 L16, Ruark R4도 생각했으나 돈도 없고 그 정도를 툭... 선물하고 싶진 않아서 L8로)

 

 

 


그러다보니 우리방 스피커도 막 바꾸고 싶...
워낙 애플뮤직을 자주 듣다보니 점점 더 그런 욕구가 용솟음...-_-;;;
물론 늘 결제창에서 backspace를 누르지만.

pc-fi라고 말은 했지만 이젠 pc-fi란 말을 잘 쓰지 않는다. 음악을 감상한다는 것이 과거처럼 pc의 미디어 프로그램을 이용해 듣는 것보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pc뿐 아니라 TV등도 연결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물론 이는 AV리시버의 영역이기도 하지만 이래저래 복잡한 연결없이 스피커 하나만으로 소리를 내는 문제만큼은 해결해주는 액티브 스피커를 얘기하는 시대가 이미 몇년 전부터 보편화되었다.
액티브 스피커라는 건 dac가 내장...어쩌구저쩌구하는 얘기를 해야하지만 그냥 쉽게 말하자면 앰프가 필요없는 스피커라고 생각하면 된다.
전통적인 방식의 하이파이가 패시브 스피커(앰프가 필요한 일반 스피커) + 앰프 + 플레이어 조합이라면 액티브 스피커는 dac 앰프를 내장하여 별도의 앰플리파이어가 필요없어진 스피커라는 얘기.
사실... 전통적인 방식의 하이파이라면 스피커, 앰프등의 최적의 조합을 위해 고민하는 긴긴 나날들이 이어질 것이고.ㅎ
물론... 그렇게 꾸려서 소리를 듣는 만족감이야 뭐 말할 것이 없지만....
요즘은 진심 액티브 스피커의 성능이 훌륭한 터라 그냥 책상 위에 액티브 스피커 올려서 pc랑 연결하거나 스마트폰으로 무선 재생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과거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한 성능의 액티브 스피커를 고민하는 분들이 염두에 두는 제품은

1. Dynaudio Xeo 2 (170만원대...부터...)
2. KEF X300A Wireless  (140만원대...부터 구형은 100만원대)
3. HECO ASCADA 2.0 (140만원대)
4. System Audio SA saxo 1 Active (70만원 후반대)

이렇게 4개 제품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
다인오디오야 뭐... 말이 필요없지만 가격이 가장 사악하므로 패스.
시스템 오디오의 제품은 청음을 해본 적도 없고 가장 평범한 제품이란 생각이 들어 역시 패스.
그럼 2, 3번 제품만 남는다.ㅎㅎㅎ
아... 단순해.

 

 

 

 

 

 

KEF X300A 

 

Wireless는 기존 X300A 제품에 무선 에어플레이 기능을 탑재한 제품이다. 이미 단단하고 밀도있는 사운드는 정평이 난 바 있고 조금 과장하기 좋아하는 분들은 300만원대 스피커+앰프 조합과 맞먹는다는 말까지 한다.ㅎㅎㅎ 아무튼... 그 정도로 훌륭한 사운드를 들려준다는거. Uni-Q 어쩌구 이런 얘기는 다 패스.

그런데 문제는... KEF X300A에 소스 입력단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독일 HECO의 ASCADA 2.0도 생각해볼만 하다는거.
사진보시면 알 수 있듯이 아스카다 2.0에는 어마무시한 입력단이 존재한다.
우퍼 확장 단자도 있고... 물론 우퍼가 없더라도 저음이 상당히 단단한 편이어서 무리없겠지만.

 

KEF X300A Wireless 

 

 

 

 

 

 

 

KEF X300A Wireless

 

 

 

 

 

 

 

 

 

KEF X300A Wireless
의 후면.
 

 


보다시피... 입력부가 AUX IN 하나 뿐이다.
미니 usb도 있지만... 움... optical, coaxial 지원도 없다.ㅎ
가격은 140만원대.
인터넷보면 100만원대도 많은데 그건... wireless가 안되는 구모델이다. wireless가 굳이 필요없다면 그 모델을 구입하면 됨.




 



KEF X300A Wireless의 입력부가 너무 부족하다 싶으면... HECO 아스카다 2.0으로

HECO ASCADA 2.0
 
뭔가 디자인은 확실히 내 취향이 아니다.ㅎㅎㅎ
그래서 이 스피커의 우수함을 인정하면서도 내 위시리스트 저 아래쪽에...ㅎ

 

 

 

 

 

 

 

 

 

HECO 아스카다 2.0의 입력부를 보시라...ㅎ
analog 단자도 기본 지원. 거기에 우퍼 확장 단자.
digital은 optical, coaxial 도 지원한다. 
마음같아선 다인오디오 Xeo2를 구입하고 싶지만...ㅎㅎㅎ
사실 KEF X300A Wireless만 되어도 만족.

 

 

 

 

 

 

 

 

 

 

 

 

 

 

 

오혜영 X 김마스타




10월 7일 금요일 7시.
우리가 좋아하는 상수동의 '그문화다방'에서 공연한단다.
입장료 20,000원
입장료엔 그문화다방이 자신있게 이즈음이면 내놓는 뱅쇼, 그리고 핑거푸드 가격이 포함.

정말 가고 싶다.
문제는...
이날 내가 어나더 잡 미팅이 있다는거.
지난 주 컨설팅 계약을 마친 업체와의 첫... 미팅이라 일정을 연기한다는게 불가능.
완전... 짜증이 밀려온다.

 

 

 

 

'구월장마'

 

정말... 가슴이 터질 듯 좋다.
마치 70년대의 British Acid Folk을 듣는 것 같다.
우리나라 음악을 듣고 마음에 이 정도의 격랑이 이는 것이 도대체 얼마만인가.
갑자기 Nigel Mazlyn Jones의 음악이 듣고 싶어졌어.

 

 

 

 

 

 

'당신만이'

 

 

 

 

 

 

'반가사유'

 

 

 

 

 

 

공연보고 싶다.

이들의 공연을 보고 싶다.

 

 

 

 



그런데 1시간 가량 오해영X김마스터의 음악을 듣다보니...

Nigel Mazlyn Jones의 음악을 듣고 싶어졌고,

 

 

'Ship to Shore' - Nigel Mazlyn Jones
이렇게... 가슴을 상처내듯 긁어내는 포크록은 그렇게 흔하지 않아요.

 

 

 

 

 

 

 'Trippo Nova' - Witthuser & Westrupp

 

독일의 70년대 Psychedelic Scene을 주도했던 비튀저 운트 베스트럽.

마구 생각납니다.
순전히 오혜영X김마스터 때문에...

 

 

 

 

 

 

 

 

 

 

 

 

 

 

『내 친구 다머 / My Friend Dahmer』 (미메시스)

 



지은이 : 더프 백더프 (Derf Backderf)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의 유년시절, 청소년 시절을 따라가보면 대부분 불우한 가정 또는 매우 유복하지만
정서적인 문제가 있는 가정에서 자라난 환경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따는 사실을 다들 이제는 알고 있다.
안식과 소통등 기본적인 사회화 과정이 이루어지는 가정에서 극도의 불안감과 외로움을 느낀 이들은
이를 대단히 폭력적으로 해소하거나 아니면 극도로 내성적인 성격으로 자신의 불안감을 감추곤 한단다.
대체적으로 이런 경우, 교우들, 친구들과의 소통에 서툴고, 약한 동물들을 가혹할 정도로 괴롭혔다는 공통점도 발견된단다.

그러니까,
이 모든 끔찍한 범죄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략적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희대의 연쇄 살인마들의 소행이 드러날 때마다 사람들은 그 끔찍한 만행에 치를 떨고 사회적으로는 각양각색의 토론을 통해
이 범죄의 근본적인 문제가 부조리한 사회 구조에 있음을 늘... 떠들지만 세상은 사실 그닥 나아지지 않는 것 같다.
우린 지금 살인을 개인화하여 은밀하게 저지르는 연쇄살인마보다 더 끔찍한, 대놓고 다수의 민중을 사지로 내모는,
공감능력 따위가 완벽하게 거세된 싸이코패스를 보면서 살고 있으니 말이다.

지은이 더프 백더프는 희대의 연쇄살인마 - 그 범죄의 내용이 너무나 끔찍해서 최악의 살인마라고 불리우는-
제프리 다머와 학창시절을 함께 보냈다.
단순히 학창시절의 한 부분을 함께 보냈다는 내용만으로 이 그래픽 노블을 작업한 건 아니다.
그는 자신이 보았던 제프리 다머의 모습을 중심으로 제프리 다머가 구속된 후 행해진 수많은 인터뷰 내용,
그리고 기사, 논문등을 참조하여 다머와 그의 범죄를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런 철저한 고증을 통해,
결과를 뻔히 알고 있는 독자의 입장이라도 그 누구에게서도 위안을 받지 못하고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려
결국은 괴물이 되어버리는 다머의 성장기를 따라가는 것을 더욱 고통스러운 경험으로 인식시킨다.

저자는 그가 가정불화, 자신의 성정체성 문제등으로 엄청나게 괴로워했고 그 괴로움을 잊으려는 듯
16세때 이미 알콜중독이 되어 학교를 다녔다는 사실을 언급한다.
그가 알콜 중독이라는 사실을 학교에서 모르는 아이가 없었음에도 유독 선생님들만 이 사실을 몰랐다다는 것은
불가사의라고 말하며 이는 어른들이 귀찮은 문제에 끼어들기 싫었던게 아닐까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제기한다.

결국,
제프리 다머가 혼자 그렇게 자신의 어두운 욕망과 혼란한 심리와 싸우고 있을 때
도대체 어른들은 어디에 있었냐는 질문을 하는거지.


책을 순식간에 다 읽고,
난 사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다머의 학창시절이 다소 파편화되어있고 예상 가능한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뭔가 애매하다는 느낌도 받은게 사실이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토록 끔찍한 성장기를 내가 예상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를 떠올리게 되곤
대단히 섬뜩한 생각마저 들었다.
이건 게임이나 호러 무비가 아니라 정말 현실이었으니 말이다.

제프리 다머의 그 천인공노할 범죄를 두둔할 마음따위 조금도 없다.
다만, 제프리 다머가 성장기때 보수적인 분위기에서 자신의 성정체성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고민하며,
부모의 갈등 속에 우울한 가정 생활을 보내면서 술로 모든 걸 잊으려 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고등학생이었을 다머의 그런 처절함을 생각하면 대단히 마음이 아프다. 정말 마음이 아프다.

누군가는 이런 불우한 성장기를 거치며 범죄의 길로 들어선 아이들을 향해 이런 말을 하더라.
'불우한 아이들이 어디 한둘이 아닌데 그 아이들이 다 범죄자가 됐냐'고.
그게 다 '개인의 의지 문제다'라고.

난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개개인의 사정과 형성된 성격이 모두 동일할 수 있는 것이냐고.
모두가 똑같은 불우한 과정을 겪는 것이냐고.
그리고 내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불우한 경험도 누군가는 미치도록 힘들어하며 절망에 빠질 수 있다는,
사람마다 형성된 성격에 따라 환경을 받아들이는 방법과 수용력에 차이가 있다는 걸 인정하지 못하냐고.


뻔한 소리를 다시 하게되지만,
우린 지금도 교감, 소통, 즐거움보다는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경쟁', '낙오', '경제적 부'를 주입한다.
나와 한 반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은 단순한 친구가 아니라 경쟁자라고 자꾸만 부추긴다.
다양한 논쟁을 통해 서로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하는 교육 시스템이 아니라 다수가 추구하는 가치가 절대적 가치이며,
남과 다르다는 것보다는 저 가치는 틀린 것이라고 손가락질하는 것에 익숙하다.
토론의 문화, 논쟁의 문화가 거세된 사회에선 상대에 대한 비아냥과 근거없는 확신에 기반한 아집만이 존재한다.
이런 답답하고 절망적인 교육 환경에서 또다른 제프리 다머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누가 확신할 수 있냔 말이다.


*
더프 백더프의 작화는 공들인 흔적이 역력히 보인다.
제프리 다머의 혼란스러운 마음이 그대로 작화로 드러나는 장면들이 보인다.
작화의 훌륭함이 제프리 다머의 심리적 혼란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준다는 느낌을 받는데...
그래서인지 무척... 씁쓸하게 느껴진다.

 

 

 

 

 

다큐멘터리 (한글자막 지원)

 

 

 

 

 

 

 

 

 

 

그릴데미그라스 인천점 오픈.ㅎ


어제 팔판동 '그릴데미그라스 (Grill Demiglace)'를 다시 가고 싶었는데 와이프가 왠일로 타코가 먹고 싶다고 해서 바토스(BATOS)에 가는 바람에 그릴데미그라스에 가지 못했다.
오늘이라도 가고 싶지만... 그릴데미그라스는 오늘 휴일이므로(맞나?) 그냥 집에서.

이번에 약간 제대로 만들어 봄. 와이프가 수고했음.
난 설겆이돕고 고기 치대는거 돕고... 후추뿌리고 소스 뭉근하게 젓는 것만 도왔음.

 

 

 

일단... 시판용 데미그라스 소스와 버터, 넛맥, 레드와인등을 준비.

1. 시판용 소스 + 구운 소고기 + 1/2로 졸인 레드와인...을 함께 넣고 뭉근하게 소스를 졸임.

2. 양파를 버터에 볶음. 돼지고기, 소고기에 볶은 양파를 넣고 후추, 소금등을 뿌린 뒤 치댄다. 넛맥을 조금 넣는다.

3. 가지, 당근을 잘 볶아 가니쉬로. 계란은 써니사이드업으로. (냉장고에 계란이 있었으면 미리 꺼내놔야함)

4. 고기를 굽고 데미그라스 소스를 올린 뒤 써니사이드업 계란을 올리면 끝.

 

 

 

 

 

 

 

 

점심은 간단하게.
사라다도 준비.

 

 

 

 

 

 

 

흐읍... 맛있습니다.
그릴데미그라스의 맛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전에 집에서 해먹던 함박스테이크보다는 확실히 클라스 업.

 

 

 

 

 

 

 

 

[Atrocity Exhibition] - Danny Brown (대니 브라운)

 

 

힙합 음악을 즐겨 듣지 않는데...

이 음반은 미쳤다.


Paul White, Petite Noir (쁘띠 느와르), black Milk, the Alchemist, Evian Christ등의 프로듀서가 던져주는 비트를 말그대로 아무렇지도 않게 어색함없이 광폭하게 우적우적 씹어먹어버리는 아티스트 대니 브라운의 광적인 벌스가 대단히 흡인력있다.

곡의 구성 자체도 experimental hip hop이라는 느낌을 단번에 받게 되는.


그야말로 끝내주는 힙합 앨범이다.

 

 

 

 

 

Danny Brown - Pneumonia

 

 

 

 

Danny Brown - Really Doe ft. Kendrick Lamar, Ab-Soul, Earl Sweatshirt

 

 

 

 

 

이외에도 'Lost'라는 곡도 매우 인상적.

다른 곡도 모두 빠지는 느낌이 없다.

 

 

 

 

 

 

 

 

 

 

 

 

 

 

161002  한남동 '원더커피 (WONDER COFFEE)'  리움 '올라퍼 엘리아슨, 세상의 모든 가능성 (Olafur Eliasson - the Parliament of Possibilities)

             이태원 타코하우스 '바토스 (BATOS)'

 

 

 


리움에서 올라퍼 엘리아슨의 전시를 정말...정말 잘 보고,
식사를 하러 간 곳은 이태원의 타코하우스 '바토스 (BATOS)'.
사실 난 오늘 다시 팔판동의 '그릴 데미그라스 (Grill Demiglace)'를 가고 싶었는데 와이프가 바토스를 꼭 가보고 싶다고 해서 왔다.

 

 

 

이집... 몇년 전부터 이태원에서 가장 인기있는 집 중 한 곳 아닌가. 
30분 이상 대기하는 건 비일비재하다는 그 곳.
다행히도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아직 만석이 아니었다.
물론 우리가 다 먹고 나올 즈음엔 이미 대기...가 시작되었지만.
몇년 넘게 이렇게 엄청난 인기라니.

 

 

 

 

 

 

 

가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이 집은 내국인 반, 외국인 반이다.
저녁 시간 이후엔 외국인이 더 많은 집이라고도 하고.
홀 스탭들도 외국인들이 보인다. 물론... 한국어 의사 소통엔 문제가 없고.

 

 

 

 

 

 

 

우리가 막 앉았을 때만 해도 이 옆자리엔 손님이 없었는데...
아니 어째 우리가 식사도 끝내기 전에 다 차버릴 수 있을까.

 

 

 

 

 

 

 

먹기 전 내주는 칩과 살사.
저... 고추냉이, 바질, 라임을 이용한 살사는 정말 괜찮다.
워낙 맘에 들어서 더 달라고하면 그때부턴 추가요금이 붙는단다.(그렇게 들었다)

 

 

 

 

 



 

바토스 자체 크래프트 비어.
하드 애플 사이다 (Hard Apple Cider)
상큼하다.
맛있다고 막 마셔대다간 금새... 얼굴이 빨개질 수도. 물론! 술 약한 우리에게나.ㅎㅎㅎ

 

 

 

 

 

 

 

 

우린 바토스가 처음이니 가장 기본적인 메뉴부터.
클래식 까르네 아사다 (Classic Carne Asada).
7.9 (2 Tacos) / 10.9 (3 Tacos)

 

 

 

 

 

 

 

 

스테이크 고기, 고수, 양파, 바토스 핫소스.
스테이크 고기질이 훌륭하다 말은 못하겠으나 맛의 조합은 상당히 담백하면서도 동시에 엣지도 있다. 
묘하게 중독성있는 맛인듯.
만족스러웠다.

 

 

 

 

 

 


 

이건 망고 쉬림프 (Mango Shrimp) 16.9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이 메뉴 가격이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다.
맛은 정말 괜찮다. 한입 먹자마자 '이거 정말 맛있는데?'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 돈이 아깝거나 그렇진 않다.
양념한 새우에 사워크림, 아보카도에 망고 살사라니... 맛이 너무 강하진 않을까 싶었는데 전혀...
상당히 진하면서도 깔끔한 맛이더라.
그렇더라도...
어디가서 가격따지는거 부질없는 짓이라 생각될 때도 많지만 이 메뉴는 정말 양에 비해 가격이 조금 과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메뉴 두개로는 배가 차질 않아서 또 주문한... 바하 피쉬 (Baja Fish) 6.9 (2 Tacos) / 9.9 (3 Tacos).


 

 

 

 

 

 

이 메뉴도 괜찮았다.
전혀 과하지 않아.
이 정도의 맛이라면 주차 힘들고, 대기열이 있더라도 한번 더 올 만하다.
그런데 자주 오신 분들 말로는 예전 한창 잘 나갈 때의 맛만큼의 만족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하시네. 움...
지금도 상당히 괜찮은 맛이던데 어느 정도였길래 그렇게 얘기하실까 궁금하기도 하다.
아니면 한창 올 때의 그 만족스러운 경험이 맛의 경험으로 대체된 것일까.

 

 

 

 

 

 


 

남들은 여기서 다들 술마시고 수다떠는데...
우린 식사를 하고 나왔다.
술이라곤 딱... 한잔 시키고.ㅎ


 

 

 

 

 

 

161002  한남동 '원더커피 (WONDER COFFEE)'  리움 '올라퍼 엘리아슨, 세상의 모든 가능성 (Olafur Eliasson - the Parliament of Possibilities)

             이태원 타코하우스 '바토스 (BATOS)'

 

 

 

 

** 전시 사진은 모두 아이폰5S 촬영, 6, 6s, 7도 아닌 극악의 5s 촬영이니 사진이 엉망이어도 이해해주시길... 진심 좋은 스마트폰을 갖고 있지 못한 걸 후회했음.ㅎ **


올해 가장 기대하고 있었던 전시인 올라퍼 엘리아슨 (Olafur Eliasson)의 '세상의 모든 가능성 (the Parliament of Possibilities)' 전시가 리움에서 시작되었다.
리움은 몇번 얘기했지만 애증의 관계 비슷한 감정이 드는 공간이다.
삼성을 그렇게 싫어하면서 정작 아들은 초등학교 3학년~6학년 방학마다 빠지지 않고 이곳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프로그램 자체도 충실했고 무엇보다 아들이 상당히 즐거워했다.

아무튼... 이래저래 수십번을 방문한 리움.

이젠 우리가 그렇게 좋아하는 올라퍼 엘리아슨의 전시까지 열리니 오지 않을 수가 없지.
올라퍼 엘리아슨은 지금은 없어진, 10 Corso Como 자리에 위치해있던 PKM 트리니티 갤러리에서도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091124 _ PKM 트리니티 갤러리 'Olafur Eliasson (올라퍼 엘리아슨)' 빛의 아티스트 ← 해당 글.

 

 

 

 

 

무척 일찍 도착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내려가 원더커피에서 커피 한잔 한 뒤 다시 올라왔다.

 

 

 

 

 

 

 

 

자... 여기까지만 라이카 X typ113으로 찍고...
가방 및 카메라는 모두 보관소에 맡겨야 한다고 해서 다시 차에 갖다 두고 왔다.
리움 기획전시는 종종 이런 경우가 있던데 휴대전화 촬영은 가능하단다.-_-;;; 아예 촬영 자체가 안된다고 하든지.
휴대전화 셔터음이 얼마나 거실리는데...

 

 

 

 

 

 

 

 

강한 나선 (Power Spiral / Care Spiral), 2016
흑과 백으로 양면이 칠해진 코일 형태의 철관이 천천히 회전한다.
분명히 회전하는 것뿐인데 관람자는 나선이 위 또는 아래로 이동하는 듯한 착시 현상을 느끼게 된다.
원문 제목을 보면 하나는 Power, 하나는 Care를 의미하는 듯 한데 상반된 듯한 느낌의 두가지 성질을 병치함으로써 조화 또는 대립을 의미하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물론, 흑과 백으로 칠해진 나선의 형태 자체를 Power와 Care가 공존하는 의미로 작업한 것이라면 이는 분명 조화를 의미할지도.

 

 

 

 

 

 

 

 

이끼벽 (Moss Wall), 1994
전시장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뭔가 형언하기 힘든 묘한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전시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었던 나는 이 이끼벽이란 작품이 이끼를 모사한 것이 아닌가싶었다.
전시장이란 공간과 이끼라는 자연 생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으니까.
그런데 가까이 가보니... 이건 정말 이끼였다.
아이슬란드를 포함한 북유럽 지역에서 자라나는 순록 이끼 (Cladonia Rangiferina).
미술관이란 장소에서 만나는 거대하고 낯선 자연이라니.

 

 

 

 

 

 

 

 

자아가 사라지는 벽 (Less Ego Wall), 2015
엘리아슨은 단순히 미학뿐 아니라 철학, 천문학, 수학등의 다양한 인문학에 관심을 갖고 해당 분야의 석학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의 우주적 예술 세계의 스펙트럼을 공고히 하였다.
대중들에게 조형화된 물질의 작품을 선보이면서 그와 동시에 그 물질적 작품들이 점점 더 비물질을 강조하면서 관람자의 인식과 경험에 철저히 집중하게 할 수 있는 기반이기도 하다.

 

 

 

 

 

 

 

 

이 작품, <자아가 사라지는 벽>은 엘리아슨의 오랜 협력자였던 수학자 겸 건축가 아이너 톨스타인 (Einar Thorsteinn)이 개발한 형태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거울처럼 광택이 있는 스테인레스 스틸(유리가 아니다)로 만든 벽은 밑변을 맞붙인 두 개의 육각뿔 모듈을 반복적으로 쌓아 조형하였다.
그래서... 위처럼 촬영하는 내 모습이 보이기도, 보이지 않기도 하며 내 주위에 내 시선에서 벗어나 있던 주변의 모습들이 반영되기도 한다.
내가 내 감각으로 인식하던 공간과 대상에서 벗어나 타인이 바라보고 인식하는 공간과 대상까지 끌어안게 되는 묘한 경험을 하게된다는 것.

 

 

 

 

 

 

 

 

이 작품은 어디가 안, 어디가 밖인지 알 수가 없다.

 

 

 

 

 

 

 

 

밖에서 바라본 모습은 이렇다.
그러니까, 내가 바라보고 있는 곳이 '안'인지 '밖'인지조차 명확히 알 수 없다는거.

 

 

 

 

 

 

 

 

조클라 연작 (Jokla Series), 2004

 

 

 

 

 

 

 

 

조클라 연작은 색채 스펙트럼 연작 (2005)와 함께 전시되어있다.
48점으로 구성된 <조클라 연작>은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긴 조클라 강 전체를 담고 있다.
항공 사진으로 기록된 이 작품은 존재 그 자체로서 문명과 대치하게 되는 자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현재 이 지역은 댐건설로 인해 수몰되어 이와 같은 모습은 사진으로만 볼 수 있다.

올라퍼 엘리아슨이 이토록 아이슬란드를 소재로 한 작업을 많이 내는 이유는 그가 어렸을 적 아이슬란드에서 살았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한다.

 

 

 

 

 

 

 

 

올라퍼 엘리아슨의 경우 로니 혼 (Roni Horn)같은 작가, 또는 빛을 이용한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등의 작가들이 그 나름의 강렬한 선(禪)적 희열과 명상적 유희를 아스라한 감성에 실어 관람자에게 선사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 이미지, 그 설치조형물 자체로는 정형적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에 비해 올라퍼 엘리아슨의 작품은 사진 작업은 물론이고 이후에 감상할 빛을 이용한 작업 모두, 앞서 Power, Care를 다룬 강선 작품, 빛을 이용한 작품들을 통해 비물질적이면서 비정형적인 형태를 추구하고 있으며 관람자가 작품을 체험하는 경험을 통해 인식하는 것에 대단히 큰 의미를 두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건...

 

 

 

 

 

 

 

 

대단히 인상적인,

 

 

 

 

 

 

 

 

사람들이 사진찍느라 정신이 없던,

 

 

 

 

 

 

 

사라지는 시간의 형상 (the Shape of Disappearing Time), 2006

 

 

 

 

 

 

 

 

1929년 수학자 폴 샤츠(Paul Schatz)가 만든 기하학적 형태로 크기가 같은 원이 서로 직각을 이루도록 원의 중심을 맞물리게 하여 만든 '올로이드 (Oloid)'형태에 기반한 작품.
뭔가 생각나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D뮤지엄에서 개관기념으로 전시했던 '9개의 빛'에서 Studio Roso가 황홀한 경험을 선사해줬던 'Mirror Branch Daelim'.
그 작품이 과연 올로이드 형태를 기반으로 한 작품인지에 대해선 확신이 없으나-_-;;; 난 그렇게 기억했었다.
올라퍼 엘리아슨의 이 작품은 그보다 훨씬 복잡하면서도 비정형적이다.
먼저 이 작품은 위에 이미지를 열거한 것과 같이 그 어느 곳에서도 규정할 수 없는 다양한 형태로 보여진다.
옆에서, 앞에서, 비스듬히, 아래에서, 멀리서... 보는 형태가 모두 다르다.
분명히 동일한 작품임에도, 분명히 물질적인 형상을 하고 있음에도 내가 바라보는 지점과 관점에 따라 다른 형상으로 보인다.

동시에 작품의 뼈대 안쪽에 붙어있는 많은 삼각형 황동판들은 작품 한가운데의 전구를 반사해서 관람자에게 쏘아보내기도 하고, 관람자들의 모습을 파편화된 모습으로 분열시키기도 한다.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듯 그 물질적 형태를 비물질적 형태로 인지하게 하면서 적극적으로 관람자의 '다가섬'을 유도하는 매혹적인 작품.

 

 

 

 

 

 

 

 

그리고...
저 뒤로 보이는 거대한 성운을 연상케하는 작품은,

 

 

 

 

 

 

 

 

당신의 예측 불가능한 여정 (Your Unpredictable Path), 2008.

 

 

 

 

 

 

 

 

검은 벽 위에 다양한 크기를 가진 다양한 색상의 영롱한 유리 구슬들이 가느다란 구조물에 의해 지탱되어 있다.

 

 

 

 

 

 

 

 

난 이 작품이 왜 평면 위에 조형되었는지 궁금했다.
분명히 우주의 성운을 연상케하는 느낌,
각각의 영롱한 행성들이 관람자의 모습을 반전시켜 보여주는 이 작품을 왜 평면 위에 작업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 의문에 대한 답은... 온갖 생각만 들 뿐 정리하긴 민망하므로 패스.

 

 

 

 

 

 

 

 

다시, '사라지는 기억의 형상'.

 

 

 

 

 

 

 

 

뒤에서 보면 또 이런 형태.

뒤? 정말 앞과 뒤가 있긴 한걸까?

 

 

 

 

 

 

 

 

뒤집힌 폭포 (Reversed Waterfall), 1998.
올라퍼 엘리아슨은 물, 바람, 빛, 돌 등을 이질적인 공간인 미술관 안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을 자주 선보인다.
그의 이름을 강렬하게 대중에게 각인시킨, 2003년 런던 테이트 미술관의 '기후 프로젝트'를 기억해보시라.
거대한 인공태양을 걸어놔 인공태양을 위에 두고 일광욕을 즐기던 압도적인 장면을.
또한 최근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 앞에 설치했던 거대한 폭포를 보더라도 그가 자연의 성질과 이질적인 미술관등의 낯선 공간에 인위적으로 자연 현상을 구현한 작품을 볼 수 있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뒤집힌 폭포 이 작품을 보면 그는 제임스 터렐같은 작가들이 작품의 결과물을 위해 사용된 기계적 장치들을 드러내지 않고 숨겨놓는 것과 정 반대로 기계 장치를 모두 드러내어 관람자로 하여금 묘한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러한 관람자의 미묘한 이질감은 곧 작품의 매커니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하며 이내 구현된 현상에 집중하게 한다.
이 거꾸로 올라가는 폭포 역시 마찬가지다.
이렇듯 올라퍼 엘리아슨은 매우 적극적으로 관람자의 경험에 의한 인식을 중시하는 듯 하다.

 

 

 

 

 

 

 

아... 아무리 아이폰5s로 찍은 사진이라지만 이 사진은 정말 너무 못찍었다.

 

 

 

 

 

 

 

 

당신의 미술관 경험을 위한 준비 (Your Museum Primer), 2014

 

 

 

 

 

 

 

 

그렇지...
역시 올라퍼 엘리아슨은 빛의 작가야.
이런 생각이 단번에 떠오르는.
우리가 7년 전 PKM 트리니티 갤러리에서 만났던 그때의 작품들을 연상케하는.


 

 

 

 


 

혹시라도 그냥 휙 둘러보고 나오지 마시길.
이 작품은 부디 orbit과도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빛의 흐름을 끝까지 따라가보시길.


 

 

 

 

 

 

 

공간에 매달린 프리즘 고리와 그 고리 한가운데 끼운 필터 유리가 빛을 받으며 천천히 회전한다.
필터 처리한 판유리를 통해 투과된 빛은 고리의 움직임에 따라 원과 호(弧)의 모양으로 반사되어 벽에 비춰진다.
그리고 이 원과 호의 모양은 회전하는 프리즘에 따라 중첩되고 분산되고 확대되고 사라지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어떤 공간에 설치되는지에 따라 분명 다양한 모습을 보일 작품인데,
이걸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했다.

 

 

 

 

 

 

 

어느 초등학교 딸과 들어온 젊은 아주머니께서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느라 정신없는 딸을 보곤 '여기 전시보러 온거야 아님 사진찍으러 온거야? 전시를 봐야지. 사진은 왜 찍어'라고 나무라시던데 그야 본인의 생각이니 내 뭐라 할 맘 없지만...
그런 말하기 전에 전시를 조금 더 차분히 감상하시는게 어떨까... 싶었다.
이 시간의 흐름, 프리즘의 회전에 따라 완전히 다른 모습을 전해주는 이 작품을 그냥 휭~ 둘러보고 나가시던데...-_-;;;


 

 

 

 

 

 

도마달루의 일광 연작 (the Domadalur Daylight), 2006


 

 

 

 

 

 

 

 

 

 

 

 

자... 이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다시 올라간다.
그럼 뭔가 축축한 습기를 느끼게 되는데...

 

정말 놀랍디 놀라운 공간을 만나게 된다.

 

 

 

 

 

 

 

 

무지개 집합 (Rainbow Assembly), 2016.

 

 

 

 

 

 

 

아... 정말 카메라 촬영이 가능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공간이었다.
아이폰5s의 저열한 화질로는 이 느낌을 제대로 담을 수가 없다.-_-;;; 아이폰6s라도 있었으면...
아무튼 이건 이따위 사진으로는 절대 그 느낌을 유추할 수 없다.

 

 

 

 

 

 

 

 

바닥에 원형의 공간을 두고 아스라히 뿜어져 내리는 물방울들.
그리고...

 

 

 

 

 

 

 

 

안으로 들어오면 스포트 라이트들로부터 나오는 빛으로 이루어지는 아스라한 무지개들을 만나게 된다.
놀라운 경험이다.

 

 

 

 

 

 

 

 

올라퍼 엘리아슨은 이미 말했듯 자연의 현상을 기계적으로 구현해내면서 이를 구성하는 기계장치를 전혀 숨기지 않는다.
천정에 달린 물분사 기구와 여러개의 스포트 라이트는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이 무지개들은 관람자에게 놀라운 감동을 선사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공간이 놀랍도록 아름다운 사색과 성찰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는 점.
그리고 동시에 감성적 치유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와이프가 정말... 좋아했다.

 

 

 

 

 

 

 

 

들어오세요.^^

 

 

 

 

 

 

 

 

올라퍼 엘리아슨은 이 전시의 제목을 '세상의 모든 가능성'이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그의 가능성엔 반드시 이 전시에 참여하는 관람자를 언급한다.
막연하지만 그가 이야기한 '세상의 모든 가능성'이 어떤 의미인지 어렴풋이 알 것만 같다.
그렇게 이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올라퍼 엘리아슨이 보여준 미술관 내의 이 작품들이 결코 모사하는 수준에서 머물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질적인 공간에서 낯선 대상으로서 존재하는 실재의 자연, 구현된 자연 현상을 마주하면서 우린 알게 모르게 존재론적인 철학 속에서 감정적인 치유의 기회를 얻는다.
기술 문명이 반드시 자연과 대치할 수 밖에 없다는 전제를 올라퍼 엘리아슨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돌파하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정말...
정말 인상적인 전시였다.

 

 

 

 

 

 

 

 

분명히 말하지만,
리움에서 판매하는 올라퍼 엘리아슨 이번 전시 도록은 반드시 구입하시길 바란다.
25,000원으로 여느 갤러리 도록과 비슷한 가격인데 결과물은 차원이 다를 정도로 훌륭하다.

 

 

 

 

 

 

 

 

 

작품을 찍은 사진, 디자인, 편집, 인쇄까지 도저히 25,000원짜리 도록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며,
특히 올라퍼 엘리아슨이 리움 전시에 앞서 오렐리앙과 주고받은 편지 내용은 이 전시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보는 것이 좋다는 생각도 들었다.



**
와이프 왈,
이 전시를 보고 절대로 티켓을 버리지 말라고 한다.
이 전시 티켓은 재방문이 가능하단다.
전시를 보고 그날 다시 들어가서 보는건 불가능하지만 다른 날 다시 와서 관람하는건 가능하다 소리.

 

 

 

 

 

 

 

 

 

 

 

161002  한남동 '원더커피 (WONDER COFFEE)'  리움 '올라퍼 엘리아슨, 세상의 모든 가능성 (Olafur Eliasson - the Parliament of Possibilities)

             이태원 타코하우스 '바토스 (BATOS)'

 

 

 

 

우리가 가장 기다리던 전시 '올라퍼 엘리아슨 (Olafur Eliasson)'의 전시가 리움에서 시작됐다.
가급적 전시 개관 초기에 보고 오려고 아침부터 서둘렀다.
그런데... 뭐 내가 항상 그렇듯, 너무 서두른 탓에 전시 오픈 50분 전에 리움에 도착.ㅎ

그래서 주차해놓고 커피 한잔 하려고 살짝 걸어내려왔다.

 

 

 

 

사실 글래머러스 펭귄(Glamorous Penguin)에 가려고 했는데 주말에만 오픈이 12시라고...-_-;;;
리움 바로 근처에 우리가 주문해 먹었던 '오월의 종'도 있던데 이곳도 오픈 12시.
그래서 그냥 문열린 '원더커피 (Wonder Coffee)'로 왔다.
사실... 이곳 첫방문이 아니다. 몇달 전 한번 온 적이 있다.

 

 

 

 

 

 

 

 

그때 그렇게... 만족했던 곳은 아니었다.
물론 이집 좋아하는 분들 많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지만...

 

 

 

 

 

 

 

 

공간은 결코 넓지 않음.

마렘마 바로 옆.
그러니까... 글래머러스 펭귄, 부자피자, 마렘마 및 빠르크 (Parc)가 몰려있는 요즘 엄청 인기있는 바로 그 골목.

 

 

 

 

 

 

 

 

우리가 주문하고 앉아있는 동안에도 커피를 들고 가려는 분들이 꾸준히 방문한다.

 

 

 

 

 

 

 

 

 

 

 

 

 

 

 

와이프의 에스프레소 콘 파냐 (Espresso Con Panna).

 

 

 

 

 

 

 

 

다들 아시는 바와 같이 에스프레소 위에 크림을 올린 것.
와이프가 생각보다 괜찮다고 하네.

 

 

 

 

 

 

 

 

난... 세상에... 커피를 안마시고 이걸 주문.
베리 큐브.
원더커피 자체 메뉴.

 

 

 

 

 

 

 

 

오...
근데 생각보다 상당히 괜찮았다.
살짝 모자른 단맛까지 맘에 들더만.

 

 

 

 

 

 

 

 

굳이 함께 내주는 탄산수를 넣지 않아도 될 정도로 괜찮았다.

자... 이제 자리를 일어나 리움으로.

 

 

 

 

 

 

 

 

 

 

그리고 와이프 구두는... 파라부트 (Paraboot) 미카엘 (Michael)
프랑스의 구두 브랜드 파라부트(Paraboot)는 나 역시 잘 신고 있어서 믿음이 가는 브랜드.
와이프는 한번도 파라부트를 신어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 구입.
와이프가 좋아하니 나도 기쁘네.ㅎ

 

 

 

파라부트 미카엘. (Paraboot Michael)
파라부트에서 가장 인기좋은 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나는 현재 샴보드 모델을 신고있는데 모델 별로 특징이 뚜렷하지만 어느 옷에나 코디가 무난하다는 점은 동일하다.

 

 

 

 

 

 

 

 

솔직히... 우리에겐 비싼 구두.
누군가는 비오고 궃은 날엔 편하게 파라부트 구두를 신는다는데...
우린 그 얘길 듣고 깜짝 놀랐음.ㅎㅎㅎㅎㅎ
우린 꿈도 못꿀 소리.

 

 

 

 

 

 

 

 

노르베젼 제법 (Norwegien Construction).
대단히 귀찮으면서도 까다롭고 튼튼한 제법.
굿이어웰트만 되어도 훌륭하다... 내구성 끝내준다고 하겠는데 샴보드, 미카엘 모두 노르베젼 제법.

 

 

 

 

 

 

 

 

인터넷에 파라부트 미카엘 마룬 (Marron) 사진이 여럿 돌아다니는데 색상은 다 제각각일것임.
이 사진이 실제와 98% 이상 흡사하다 자신함.
단... 모니터는 LG LED 모니터인 경우.ㅎ
모니터마다 색상이 다 다르게 보이니... 이에 대한 표준도 분명히 재검토되어야한다고 봄.

 

 

 

 

 

 

 

 

 

 

 

 

 

 

 

노르베젼 기법으로 튼튼하게... 정말 튼튼하게 제작된 파라부트 미카엘.

 

 

 

 

 

 

 

 

예쁘게 신어요.

 

 

 

 

 

 

 

 

 

와이프와 함께 가을맞이 구두 한켤레씩 장만.
 

나는 Sanders Ghillie Brogune Shoe. 

Ghillie 슈즈는 스코틀랜드의 어느 민족의 무도용 슈즈라고.
위에서 보면 드레스 슈즈 비슷하게 보이겠지만 아웃솔이 캐주얼한 느낌이라 어느 옷이든 맞춰 입기 수월할 듯.

제법은 굿이어웰트 기법.

본 제품은 영국 회사인 샌더스가 일본 한정으로 기획한 제품이란다.


정가보다 할인된 가격 + 멤버쉽 등급에 따른 상시 5%할인까지 받아... 그나마 부담을 줄였다.
구두 자체는 무척 마음에 드는데 정가에 비해 이 영국산 구두, 마무리는 약간 아쉬운 느낌이 있다.

 

 

 

 

윙팁의 모양도 느껴지는데 끈을 끼우는 상부는 마치 운동화의 구조같기도 하다.

 

 

 

 

 

 

 

 

구두끈의 끝단이 무척... 독특함.

 

 

 

 

 

 

 

 

아웃솔은 릿지웨이 솔을 이용해서 캐주얼한 느낌이 있다.

덕분에 여기저기 코디하기 편할 듯.

 

 

 

 

 

 

 

 

Tricker's(트리커스) 등의 신발보다 훠어어얼씬 가볍고 디자인도 다 맘에 드는데,

마무리가 좀 아쉽다. 구두 가죽이나 이런 부분은 흠잡을 곳이 없는데 릿지웨이 솔의 하단은 본드가 그대로 보여진다든지 옆면에 흠이 있는 등 그 디테일이 약간 아쉽다.

 

 

 

 

 

 

 

뭐 그래도 좋은 가격에 예쁜 구두를 구입했다.

 

 

 

 

 

 

 

 

 

 

 

<Sirens> - Nicolas Jaar (니콜라스 자)

 



니콜라스 자(Nicolas Jaar)의 신보 <Sirens>를 떨리는 마음으로 듣고 있다.
놀랍다. 내 어줍잖은 말따위로 그의 음악을 평가한다는건 넌센스.
니콜라스 자, 그는 일렉트로닉씬의 시인이다. 
내가 살고 있는 시간, 딛고 있는 공간, 사색하는 정신을 관통하는 그야말로 선율의 시인.
놀랍다.


*
음반 커버에 적혀있는 'Ya dijimos no pero el si esta en todo'는 번역하자면 'We already said no but the yes is in everything'의 의미로 
1988년 피노체트 정권의 독재를 끝장내기 위한 국민투표에 대한 언급을 의미한다. 
이미 15년 강권통치를 해먹은 피노체트에 대해 'No'라고 투표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향한 'Yes'라는 의미.


** 
뜬금없이 칠레의 역사적 배경이 등장하는게 아니라,
니콜라스 자의 아버지가 바로 건축가이자 영화연출자, 아티스트로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알프레도 자 (Alfredo Jaar)인데 그가 칠레 출신이다.
http://www.alfredojaar.net/

 

 

 

 

 

 

 

 

 

 

Nicolas Jaar - Killing Time

 

 

 

 

 

Nicolas Jaar - Three Sides of Nazareth

 

 

 

 

 

 

조금전 올린, 올해의 베스트가 될 <Sires>를 발표한 니콜라스 자 (Nicolas Jaar)의 아버지는 뉴욕에서 예술가, 건축가, 영화연출가로 활동 중인 
칠레 출신의 알프레도 자 (Alfredo Jaar)다.
그의 개인 홈피를 들어가면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의 싯구가 저렇게 보여진다.

 

 

 

 

 

 

 

 

 

 

 

 

 

어처구니없는 사진을 봤다.

자고로... 자신의 생각을 대중의 언어로 얘기할 줄 모르는 이는 결코 다수의 대중들과 교감할 수 없는 법이다. 
도대체 이 인간이 들고 있는 피켓은 누구를 향한 거지? 
저 피켓을 들고 서있을 정도면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는건데 도대체 저 피켓 어디에 전달하고자하는 메시지가 있다는거야?

피켓을 들고 서 있는 저 모습도 한심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할 줄도 모르는, 고작 저따위의 수준이라는 사실이 더 한심하다.
절망적인 수준인거지.

저게 다... 쪽팔린 줄 모르기 때문에 하는 짓.
난 예전에 이 작자들이 이런 짓 하면 '정말... 창피한 줄도 모르고 왜 이러니'라고 생각했는데 그거 다...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걸 나중에 알았어.
야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는 모든 행동은 창피하다는 생각을 아예 안해.
그건 다 그냥 전략적 사고이고 전략적 행위일 뿐이라고 생각하는거지.
그리 살아왔으니까. 
개인의 이익을 위해선 뭘해도 좋다고 생각하고 그리 살아왔으니 당연히 이런 행위들이 창피하다고 생각하지 못하는거지.
그러니 상식적인 사고를 하는 이들과 도무지 접점이 없어지는거.




**

경찰이 고인이 된 백남기 농민의 부검영장을 재요청했단다.
법원이 기각이 아닌 판단유보한 부검영장에 대해 자료를 보강(보강? 놀고있네)해서 재요청한거란다. 그것도 재요청에 대해 큰 미련없는 듯 언플하더니 야밤에 요청했다.
하는 짓이 이렇게 교활하고 저열하다.
군사독재 시절에서 보던 저열한 짓보다도 더 치사하고 저열하다.
이에 관한 온갖 분노와 비난은 이미 다들 보고 들으셨을테니... 더 이상 얘기하는게 입이 아프지.
오늘 밤부터 내일 새벽 사이에 고인의 시신을 강탈하려는 시도가 있을 듯 하다.
법원이 이미 정권의 눈치를 보는 한 재요청을 쉽게 뿌리치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으니 말이다.

서글프다.
타인의 삶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하지 못하는 이러한 양아치들의 행태를 도대체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다.
분노를 넘어서 절망을 느낀다.
나 혼자 살다가는 거라면 모르겠지만 내 아들,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나라이니 더더욱 분노, 절망을 느낀다.

누군가 얘기한다.
어차피 그놈이 그놈인데 정치따위 뭐하러 신경쓰냐고.
정치가 얼마나 우리의 삶 하나하나의 가치와 방향을 좌지우지하는지를 정말 몰라서 하는 소리인지 되묻고 싶다.
난 그냥 나혼자 잘 살면 되. 그러니 정치따위 상관없어...라고 하면 자신의 삶이 정치와 무관해지는 걸로 완전한 착각을 하는 이들을 볼 때마다 슬프다.
그들의 무지가 슬프다.

나 혼자 잘 살고 싶어도 그 '나'라는 존재는 경제 활동을 해야하고, 생존을 위해 먹고 쉬어야한다. 
아프면 병원에 가야하며 더울 땐 에어컨도 틀어야하고 추우면 보일러를 틀어야한다.
이 모든 내 삶과 직결된 일상이 정치와 무관할까?
단순한 얘기다.
정치가 바로서면 전기요금을 공평하게 과금할 것이다. 일반 가정에 부과하는 말도 안되는 누진세를 폐지하거나 그 등급을 낮춰 더위를 온전히 감내할 수 없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정치가 바로서면 합리적인 의료보험수가를 적용하여 직장을 그만두고 지역의보로 편입되면서 오히려 70% 가량 높아지는 건강보험료를 지불하는, 돈이 부족한 상황이 되었는데 오히려 국민건강의료보험료를 더 내는 이 어처구니없는 과금체계가 개선될 것이며 중증질환의 보험혜택을 확대할 것이다. 
정치가 바로서면 야근을 당연시하는 문화, 3인이 할 일을 2인에게 맡겨 혹사시키면서 임금을 착취하고 일자리를 축소하려는 기업들을 압박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기업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는 많다. 단지 친기업적 정권은 이를 안할 뿐이다. 
정치가 바로서면 다양한 가치를 존중하는 다원성과 유연성이 높아질 것이다. 더 많은 이들이 다원화된 문화적 토양 위에서 다양한 예술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며 이는 곧 대중의 문화적 향유에 이바지할 것이다.

단순히 정치가 얼마나 우리 삶과 밀접한 지를 얘기하자면 끝도 없다.
내가 숨쉬고, 먹고, 쉬고, 놀고, 꿈꾸는 것까지 자본주의 아래에선 정치의 손아귀를 벗어날 방법이 없다.
그런데 어떻게 혼자서 잘 먹고 잘 살거니까 정치따위 관심없다라는 소리를 할 수 있을까.

그럼 또 누군가 묻는다.
그래서, 진보정권 10년동안 뭐가 달라졌는데?라고.
그래, 그닥 달라진게 없다. 물론 그 이후 8년 반의 실정으로 파탄나고 추락해버린 이 절망적인 나라의 모습보다는 훨씬 나았지.
하지만 그래도 부족했다.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렇다고 진보하는 물줄기를 붙잡아 맨 후 거꾸로 되돌리진 않았다.
최소한 그 정도는 아니었다.
지금 8년 반동안 우리 현실이 어찌 되었는지 냉정하게 생각해보라.
그리 생각해 본 후에도 진보 정당(사실 우리나라에 진보정당이 어딨어...)이나 수구꼴통 정당이 다를게 없다고 생각한다면 나도 할 말이 없다.
만약 당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신과 나는 더이상 마주보고 얘기를 나눌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어떤 이야기도 통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서글프다. 이 나라.

 

 

 

 

 

 

 

 

 

 

와이프 생일.
어제 늦더위가 한창인 서울 바닥을 걸어다닌 피로가 아직 채 가시질 않았다.
오늘은 그래서 점심 식사만 하고 집으로 돌아오기로.

금요일이 되어서야 와이프가 뚜또보네 (Tutto Benen / 만사쾌조 萬事快調))에 일요일 점심 예약 전화를 넣었다.
당연히... 예약이 될 리가 없지. 만석.ㅎ
그런데 이재훈 셰프께서 어찌어찌 다행이 1시경 좌석이 남을 것 같다고 말씀주셔서 예약할 수 있었다.
진심... 진심 감사드린다.

사실... 맘같아선 뚜또베네(Tutto Bene)에 자주 가고 싶지만, 아마 알고 계신 분들도 계실텐데 우린 강남에 거의 가지 않는다.
강남에 가시는 분들을 폄하하거나 비난하는거 절대...절대절대 아니니 오해마시길. 그저 우리의 취향일 뿐이다.
강남이란 동네의 번잡스러움도 좋아하지 않고 으레 비싼 건물, 비싼 가게들도 사실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니 강남에 갈 일이 거의 없다 .
게다가 요즘엔 제법 괜찮은 가격의 음식점과 카페들이 강북권에도 무척 많이 생겨서 아쉬움을 그닥 느끼지도 않고.
그러다보니... 뚜또베네도 어쩌다... 가게 된다.
만약 뚜또베네가 합정, 상수, 망원권에 있었다면... 난 아마 몽로에 가는 만큼 뚜또베네를 방문했을 지 모른다.
제철 재료를 이용한 이탈리언 음식, 터프하기까지한 진득한 음식을 내는 곳으로 유명한 뚜또베네와 프렌치 레스토랑 팔레드고몽을 총괄책임지고 계신 이재훈 셰프는 박찬일 선생님께서 뚜또베네에 계실 때 주방에서 함께 일하시며 수셰프로 계셨었고 박찬일 선생님께서 뚜또베네를 나오신 뒤로 주방을 책임지기 시작하셔서 지금까지 뚜또베네를 울나라 정상급 이탈리언 레스토랑으로 유지하고 계시다.
또... 박찬일 선생님의 몽로의 홀을 책임지고 계신, 몽로의 구심점이기도 하신 이재호 매니저의 친형이시기도 하다.

 

 

 

집에서 10시 40분에 나왔는데 뚜또베네에 도착한건 12시 즈음.
1시쯤 자리가 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너무 일찍 도착한 터라 잠시 압구정 나들목에 차를 대고 쉬었다.
그러다가 일단 뚜또베네에 한번 들러서 식사 가능한 시간을 여쭤본 뒤 시간을 보내기로.



 

 

 

 

 

만사쾌조.
이 얼마나 아련한 말인가.
이제 이런 말조차 아련하게 느껴진다.

 

 

 

 

 

 

 

 

뚜또베네 (Tutto Bene)라는 간판이 없어서 찾아 해매는 분들이 계시다던데...

 

 

 

 

 

 

 

 

약 40분 정도 미리 차를 맡기는 것이 허락된다면 차를 맡기고 좀 돌아다닐 생각이었는데 뚜또베네 이준영 매니저께서 바로 식사할 수 있도록 해주신다고 해서 들어갔다.

 

 

 

 

 

 

 

 

이런 고풍스러운, 로맨틱한 공간을 이젠 찾아보기도 쉽지 않다.
세월이 한겹두겹 쌓여가며 만든 아스라한 공간.

 

 

 

 

 

 

 

 

 

 

 

 

 

 

 

뚜또베네의 실내는 어두운 편이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대단히 클래식한 기운을 가득 머금고 있는 곳이라 카메라를 들이댈 곳이 정말 많다.
하지만 손님들이 지금 보이는 이 테이블을 제외하곤 거의 다 채운 탓에... 사진을 맘놓고 찍을 수가 없었다.

 

 

 

 

 

 

 

 

언젠가 손님들이 없는 시간에 가장 먼저 들어오게 된다면, 맘먹고 사진을 찍어봐야지.

 

 

 

 

 

 

 

 

다음엔 진심 팔레 드 고몽을 가봐야겠어.

 

 

 

 

 

 

 

 

이곳이 내 의자 바로 뒷공간이라 사진찍기가 참.... 애매했다.

 

 

 

 

 

 

 

 

 

 

 

 

 

 

 

사실 이제서야 고작 세번째 방문.
그럼에도 신경써주신 이재훈 셰프님, 감사합니다.
게다가 일요일 휴무라 자리에 계시지도 않았음에도...
진심 감사드려요.

 

 

 

 

 

 

 

 

식전빵, 하드롤과 그리시니.
원래 뚜또베네의 하드롤과 그리시니를 좋아하지만 오늘은 좀 남겼다. 맛없어서가 아니라... 그 이유는...

 

 

 

 

 

 

 

 

이게 나왔기 때문. 그래서 음식을 맛있게 다 먹기 위해 빵으로 채울 배를 좀 양보했다.ㅎ
우린 깔리마리, 명란 파스타, 라구 라자냐를 주문했는데 갑자기... 전어 에스까베체가 나왔다.
양이 적게 나온 걸로 사진엔 보이지만 절대... 전어가 저 루꼴라 아래에 잔뜩 깔려있다.
새콤한 소스.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그냥 시게 느껴지는 소스를 어쩜 이렇게 상큼하게 만들까.
거기에 생선풍미 가득한(비린내말고... 비린내는 아예 없다) 전어.
수비드를 한 것처럼 부드러운 전어는 조리가 되었음에도 부드럽고 생생한 식감과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전어를 찍어 올린다는걸 먹는데 정신팔려서 깜빡하다가 거의 다 먹어서야...
전어를 부드럽게 올리고 채소는 사각사각 씹히는 식감도 훌륭하다.
아... 이 메뉴는 점심메뉴에 없던데 저녁에 오면 따로 주문할 수 있는 걸까?(여쭤보질 못했다)
정말 정말 맛있게 먹었다. (진심... 감사합니다.)

 

 

 

 

 

 

 

이건 우리가 주문한,
강원도 찰옥수수찜을 곁들인 베네치아식 깔라마리 참숯구이.

 

 

 

 

 

 

 

 

부드러우면서도 질감이 분명한 깔라마리.
그리고 은근 잘 어울리는 찰옥수수찜.
그리고... 양도 만만치않다.

 

 

 

 

 

 

 

 

그리고... 대박.
링귀네면을 이용한 명란 파스타.
원래는 한치와 제주 딱새우로 맛낸 크림소스의 오징어 먹물 스파게티를 주문했었는데 우리가 주문한 깔라마리와 식감과 느낌이 겹친다고 다른 메뉴를 주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이준영 매니저께서 친절히 말씀주셔서 명란 파스타로 변경했다.
그런데 이 선택도 결코 후회없다.
이 명란 파스타, 진심 맛있다.

 

 

 

 

 

 

몽로의 명란 파스타도 정말 맛있게 먹는데 뚜또베네의 링귀네 면을 이용한 명란 파스타는 진심 훌륭하다.
보다시피 명란을 정말 엄청나게 올렸는데 적당히 짭쪼름하면서도 링귀네면을 찰랑거릴 정도로 심지있게 삶아낸 정도도 정말 마음에 든다.
부드럽고 풍성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극강의 파스타.

 

 

 

 

 

 

 

 

자태가...
이건 로제 소스를 곁들인 소고기 라구의 가정식 라자냐.

 

 

 

 

 

 

 

 

산전수전공중전 다 겪고 경지에 다다른 이태리 할머니가 내공을 드러내 건내주는 라구 라자냐가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네.

 

 

 

 

 

 

 

 

어쩜 이런 맛이.
라구는 정말 잘하는 집들이라면 대충 그림이 그려지는데 이 라자냐는 완벽한 로제소스까지 곁들여져 어디 흠잡을 곳이 없다.
끝까지 조금도 질리지 않는 풍성함.
끝내주는 맛.

 

 

 

 

 

 

 

이번에도 우린 알콜을 패스했다.
와인 한잔 할까...하다가 그냥 산 펠레그리노 탄산수 한병 시켜 마셨는데 다 먹고 일어나서 계산하려는데 이준영 매니저께서 디저트와 커피가 준비되어있다고...
감사합니다... 죄송하기도 하고...

이 티라미수는 서교동 몽로에서 먹었던 그 티라미수 맛과 완전 흡사하다.
광화문 몽로의 티라미수가 아직은 약간, 아주 약간 이 맛이 나질 않던데 가오픈일 때였고 지금은 완벽하게 나오리라 믿는다.
우린 배가 터질 듯 불렀음에도 티라미수를 싹싹 남기지 않고 먹었고 산미 가득한, 디저트와 잘 어울리는 커피도 맛있게 먹었다.

 

 

 

 

 

 

 

와이프가 이 사진... 머리 넘 크게 나왔다고-_-;;;ㅎ 내가 봐도 이상하게 크게 나옴.

와이프가 정말 맛있게 먹어서 행복했다.^^
뭣보다 따뜻하게 맞이해주신 이준영 매니저님께 정말 감사드리고,
쉬는 날이어서 자리를 비우셨음에도 일부러 신경써주신 이재훈 셰프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언제든 말은 총이 될 수도 있지.




음식을 얘기하는 이들보다 음식점을 얘기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사람마다 미식에 대한 기호는 모두 제각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침을 튀며 칭찬하던 집의 음식이 내겐 별 감흥없을 때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나 역시 음식을 얘기하기보다는 음식점을 얘기한다.
이집은 나와 그닥 맞지 않았다.
이 음식은 별로였다...라는 둥 글을 적기도 한다.

음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에 아주 기본적인 얘기밖에 하지 못한다.
미식도 예술감상과 비슷한 면이 있어서 자신의 경험과 훈련에 의해 수용능력과 기호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생소해서 꺼려지던 식자재가 이런저런 음식을 먹다보면 익숙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그런 요리를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왈가왈부한다'라고 말하는 것엔 동의하지 못한다.
이런 논리라면 뭘 알지 못하는 사람은 어느 것도 판단할 수 없다는 말이 되어버리니 말이지.
어차피 미식도 개인의 기호에 따라 판단이 좌우되는거 아닌가.
맛없게 먹은 음식을 그 요리의 의도를 다 이해하고 과정을 이해하면 함부로 맛없다 말할 수 없다라는 식의 논리야말로 얼마나 우스꽝스러운가.

그렇다하더라도...
비판과 비아냥을 구분할 줄 모르는 사람들의 글을 본다는건 무척 곤혹스러운 경험이다.
만석이 되어 대기하는 분들을 위해 마련된 의자를 두고 '월정리 해변도 아니고...'라고 말하거나, 하드롤을 식전빵으로 내는 집을 두고 식사나오기도 전에 입천장 다 까지라는 소리냐...라는 글들은 자의적인 기호를 밝히는 수준을 넘어, 까칠한 수준을 넘어선 그냥 무지한 비아냥일 뿐이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비아냥거릴 대상들은 따로 있지 않은가? 기본도 지키지 않고 사람의 탈을 쓰고 허구한 날 거짓을 일삼고 우리들 뒤통수를 때리는 맛에 사는 인간들. 이 대상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물론 음식점도 기본을 지키지 않는 곳이라면 비아냥거릴 만하지.
하지만 내 입맛에 안맞는다고 비아냥거리는 건 자신의 싸가지없음과 무지를 드러내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 않나?

전에도 슬쩍 얘기했지만,
요즘 우린 모든 것에 지나치게 까칠한 것 같다.
까칠하게 굴지 않으면 무시당한다고 생각하는건지 엄격한 것과 까칠한 것을 전혀 구분하지 못하는 이들을 너무 심각할 정도로 자주 보게 된다.

수요미식회에서 파스타를 다뤘나보다. (보질 못했다)
세곳 모두 요즘 가장 많이 회자되는 음식점들이던데 인터넷을 보면 온갖 호불호가 충돌한다.
당연하다. 그게 난 당연하다고 생각해.
그런데, 비아냥대는 뉘앙스의 글들이 너무 많이 보인다.
음식점에서 손님에게 결례를 범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본을 지키지 않은 것도 아닌데 그저 내 입맛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아냥거린다.
그렇게 비아냥거리면 뭔가 자신이 도도시크...해보인다고 생각하는건가?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요즘 팟캐스트에서 하는 광고들도 난 정말이지 듣기싫은 경우가 많다.
화환 광고를 하는데 왜 부장이 대리에게 그렇게 화를 내?
홍어회 광고를 하는데 왜 그리 성질내면서 말을 해?
건강 보조식품을 광고하는데 왜 그리 싸움질이야?
숙취해소음료를 선전하는데 왜 또 그리 소리를 지르냐고.

까칠한 것과 싸가지없는 걸 구분못하는 신경쇠약 일보직전의 나라같다.

요즘엔 내가 사랑하는 집들이 더이상 수요미식회같은 프로그램에 나오지 않았음하는 마음까지 생긴다.

 

 

 

 

 

 

 

 

 

 

과거 개인 홈피에 두번에 걸쳐 나눠 쓴 걸 하나로 묶었습니다.

1년 넘게 애플뮤직을 들으면서 이런저런 생각도 들고 요즘 Vinyl 시장이 조금씩 명맥을 이어가고 있긴해서...

한번 묶어 올려봅니다.

내용 엄청 길어요. 관심있는 분만.

알맹이 1도 없는 고리타분한 추억팔이...글입니다.

 


*

지금이야 해외 주문이라는 것이 인터넷으로 상품을 쇼핑카트에 넣고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그만이지만 당시엔 해외주문, 즉 mail order라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일단 1990년대에는 다이얼업 방식의 네트워크 연결방식이어서 다수의 이미지를 원할하게 로딩하고 발전된 html 규격이 필요하며 전자지불결제 방식이 마련되어야 가능한 인터넷 쇼핑몰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등의 국내망 연결이 대부분이었으니 해외업체의 정보를 네트워크로 검색한다는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니 당연히 해외 업체를 컨택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어찌어찌 알아내더라도 해당 업체에서 보유한 음반들 목록이 담긴 카탈록이 없으면 물건을 구입할 수도 없었다.

신용카드가 안되는 곳도 많았기 때문에 해외 업체에서 받은 인보이스(invoice)를 들고 외환은행에서 뱅크첵을 끊어서 보상적용도 안되는 특급운송으로 도큐먼트 처리해서 2~3만원 비용을 들여 보내야 했다.
물론 도중에 분실되면 특급운송 업체도 책임지지 않는거고.

시차도 다르기 때문에 내 방에 따로 전화를 두었는데 그 당시에도 전화비가 매월 30만원 정도씩 나왔다.
해외업체와의 거래를 위해 팩스도 내 방에 두고 있었는데, 그 당시엔 팩스머신 가격이 100만원을 가볍게 넘어갔다. 우엉...
더 괴로운 건 새벽 3시가 넘으면 본격적으로 밀려 들어오는 해외 팩스들이었다.
요즘의 메일링과 비슷한데... 자신들이 새로 입하한 음반이나 경매 소식등을 마구 보내왔고, 경매의 경우 max bid를 명기해서 다시 팩스로 답신을 줘야 했다.
팩스기가 지금처럼 조용하지 않던 때라... 이건 뭐... 
덕분에 3시부터 6시 가까이까지... 정말 잠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게다가 롤로 감긴 팩스 전용지여서 가격도 만만찮았고, 출력되어 나온 팩스는 돌돌... 말려 있어서 죽죽 펴서 클리어 화일에 샵 별로 좌악... 넣어서 정리하곤 했다.
그런데 그만큼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했기 때문에, 하나하나 해결할 때마다 해외 거래 업체의 주인들과 조금씩 친해지기 시작하면서 도움된 게 어디 하나둘이 아닌 것 같다.

그러다보니 이른바... First Pressing 그러니까 오리지널 초판만 구입하다보니 어지간한 해외 언더그라운드 음반의 시세를 완벽하게 꿰뚫게 되었다.
당시엔 정동과 명동에 해외 중고 음반을 판매하는 몇몇 유명한 샵들이 있었는데 난 그곳에서 거의 구매한 적이 없고, 이제와 얘기지만 그들은 어느 정도 폭리를 취했다.
홍대 주변에 국내 모 포크 뮤지션이 직접 오픈했던 한 중고샵은 Julie Driscol & the Trinity의 [Street Noise] 음반을 17만원에 팔고 있었고(오리지널은 2불...이 채 안되었다), 정동의 유명 중고음반샵에선 Julian Jay Savarin의 [Waiters on the Dance] 음반의 Bootleg을 10만원을 받고 팔았다. 개사기다. Bootleg은 한마디로 짝퉁이다. 국내 청계천에 유통되던 이른바 '빽판'과는 달리 음질도 좋고 커버도 오리지널과 거의 비슷했지만 분명 짝퉁은 짝퉁이었다.
그 쥔장이 내가 들어가니 일어나서 그 부트렉을 가리며 '무슨 일로 왔냐'며 어색한 웃음을 짓던 일이 기억난다.
 

그 당시엔 인터넷이 활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외 중고 음반의 시세를 파악하기 쉽지 않았고 이점을 이용해서 심야 FM을 통해 인기얻은 음반을 다소 비싼 가격에 판매하기도 했다.

종종 재밌는 일도 있었는데 중고음반을 해외에서 대부분 물량량떼기...식으로 몇 kg에 얼마 이런식으로 값을 치루고 들여오다 보니 음반의 가치가 매우 자의적인 기준이거나 시중에서 언더그라운드 매니어들 사이에 회자되는 음반들 중심으로 비싸게 형성이 되곤 했고, 정작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치가 있는 음반들은 종종 어처구니 없는 가격에 나와있기도 했다. 영화에도 등장했던 명동의 한 유명 중고 음반 샵에서 Beggar's Opera의 걸작 [Act One] 초판을 겨우 1만원에 구입하는 행운도 있었으니 말이지.


해외에 mail order를 통해 구입한 것은 음반만은 아니었고, LD와 VHS까지 다양한 편이었지만, 그래도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건 아무래도 음반 컬렉팅이었던 것 같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경우는 걸핏하면 목동세관, 인천세관에서 잡혀 출두명령이 오고... 반송하거나 그들이 보는 앞에서 내가 열받아 제품을 발로 밟아 박살내는 일도 있었다. ㅎㅎ

이젠 그런 수고가 사실 거의 필요없어졌다.
토니와 새디가 런던에서 시작하여 나중엔 건물도 지은, 내가 가장 많이 거래하던 영국의 Vinyl Tap은 이제 과거의 영광은 골로 보내버린 지 오래고, 우체부가 본업이었던 주인이 하던 노르웨이의 오르바슬이나 아들이 한국인 입양아였던 미국 뉴욕의 메트로등등도 더이상 초판의 흔적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나 조차도 다 귀찮으니 걍 아마존으로 CD나 구입해보거나 국내 샵에 입고되는 수입 CD를 위주로 구입하니까.
게다가 초기 한번에 7장...만 수령가능해서 2~3일 텀으로 주르르 도착하게 하느라 샵에 패키지를 나눠 달라고 하고 노심초사했던 기억도 이젠 정말 과거 얘기다. 

인프라의 발전으로 인한 문명의 편익을 부정적으로 바라 볼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다.
다만, 그 당시에 그렇게 힘들게 한장 한장의 음반들을 손에 넣었을 때 느끼는 그런 벅찬 기분은 아마존에서 제품 골라 받아볼 때와는 비교할 수가 없는 건 사실이다.
아마도 그랬기 때문에 더더욱 음악에 미치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들고 지금처럼 솔식으로 검색어만 넣어놓으면 주르르... 내가 원하는 음반을 다 얻을 수 있는 지금은 그런 열정적인 과정은 생략된 채 수많은 뮤지션들이 내 앞에서 컨벤션을 하는 듯한 오만한 생각마저 들었었다.

하지만 몇년 전부터는 그런 다운로드 세태마저 Spotify(스포티파이)나 Apple Music (애플뮤직)등으로 대표되는 스트리밍 시대로 넘어가버렸다.

이젠 매니어, 컬렉터가 아닌 한 구매의 과정과 소장이라는 개념이 모두 거세된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즐긴다.

당연히 오디오 시장도 격변했다.

디테일한 액세서리들로 음질에 집중하던 오디오 시장이 순식간에 블루투스등의 편의적 기능 위주의 제품들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아마도 당분간 이런 세태는 지속될 것 같다.



**
20대 때 열심히 해외 mail order하던 흔적들은 전부 다 지워버린 줄 알았는데 와이프가 몇년전 이사하면서 어디 구석에 잊고 버리지 못했던 흔적들을 찾아내서는 내게 보여줬다.
기억하기 싫은 내 20대 한심한 삶이지만, 이젠 내 그 잊고 싶은 시간도 보듬아 안아야지. 
지금에 와서야 이 당시에 해외 각지에서 받았던 음반/영상 카탈록들을 죄다 버려버린 걸 후회하고 있다.

 

 

 

 

피터 로간의 카탈록. 

 

 

 

 

 

 

 

 

보면 EX/EX 라든지 M-/EX 등의 표시를 볼 수 있다.
이건 음반커버와 음반의 컨디션을 의미.
대부분 first pressed LP(초판 LP, 즉 뮤지션이 그 음반을 낸 첫번째 프레스)를 구입하기 때문에 90년대 초라도 이미 20년 가까이 된 음반들이 ST (Still Sealed/밀봉) 상태로 돌아다닐 일은 거의 없다.
중고 음반이므로 음반커버 상태와 음반 상태를 ST > M+ > M > M- > EX+ > EX > EX- > VG+ > VG > VG- 의 순으로 등급을 매겨 기재한다.
사실... 이 등급은 정해진 바가 없어서 중고 음반 판매업자 마음대로 정해지곤 하는데, 그래서 어떤 샵에서 VG+ 정도의 나쁜 등급이 다른 샵의 M (mint condition) 등급과 비슷한 경우까지 있곤 했다.
일반적으로 M (mint condition)이면 상당히 만족할 만한 컨디션이며, VG 등급이면... 음반에서 지글거리는 소리가 장난이 아니거나 커버등급이 VG라면 커버 한부분에 곰팡이끼거나 찢어진 경우도 있다. 

Mint 컨디션의 경우 대체적으로 평균 2~5만원 정도의 가격이었으며 좀 귀하다...싶으면 한화 8~10만원, 약간 더 귀하다 싶으면 20만원 정도 하는 음반은 부지기수로 널려있었다.


 

 

 

 

 

 

 

벨기에의 필리뻬 꼴리뇽.
내 취향의 음반들보다는... 챔버락쪽의 음반 구매 목록이 유난히 강했던. 


 

 

 

 

 


 

 

뉴욕의 Metro Music.
이곳 주인장이 Doug Larson인데 원래 대단히 까칠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찌 거래하다보니 아들이 한국에서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를 빌미로 급격히 친해지게 되었다. 아들을 위해 한국을 알려주려고 정말 무던히도 애를 쓰는 모습이 인상깊게 남아있다. 실제로 한국에 아들을 데리고 내한하기도 했었고.
나도 약간의 도움을 줬다. 

 

 

 

 

 

 

 


 

유태인이 운영했던 레이져스 엣지.
이 음반 샵으로부터 사기당한 이들도 은근 적지 않다.
물건이 절대로 안와~~~ 다행히 난 사기를 당한 적은 없고. 

 

 

 

 

 

 


 

 

캘리포니아의 와일드 플레이시스.
비트팝, 싸이키델릭, 서프락(Surf-Rock) 리스트가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내가... 가장 많이 거래했던 영국의 Vinyl Tap.
답답하게도... 가장 많이 거래했던 이곳 카탈록은 하나도 남아있는게 없다.
토니와 새디가 운영하던.
일본 고객들을 뚫고 VIP에 올랐던.ㅎㅎㅎ
덕분에 토니와 새디는 좋은 음반 정보만 있으면 내방 팩스로 새벽에도 열심히 새로 확보한 음반 리스트들을 꾸준히 날려줬다. 

 

 

 

 

 

 


 

 

ㅍㅎㅎㅎㅎㅎ
이 당시 음악 감상회를 열곤 했는데...
곡목과 뮤지션 안내를 적은 팜플렛을 준비해갔다. 
이런 그림도 그리고 말이야.

이건 볼펜으로 그린 그림.ㅎ

 

 

 

 

 

 

 

 

정성이다...
다 내가 그린 그림.

이건 Nigel Mazlyn Jones의 음반커버를 그린 것. 


 

 

 

 

 


 

 

이건...ㅎㅎㅎ
83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근 33년 전.
내가 매주 혼자 재미로 했던 몽키 챠트.ㅋ 
컬쳐클럽의 'Time'이 1위, 2위는 Styx의 'Mr. Roboto' (이곡은 국내 금지곡이었다. 이유가... 가사 도중 도모 아리가또 미스타 로바또...라는 일본말이 나온다는 어처구니 없는...)
3위는 듀란듀란 곡, 4위는 스티브 닉스 누님, 5위는 데프 레파드, 6위는 휴먼 리그, 7위는 릭 스프링필드, 8위는 프린스, 9위는 유리드믹스, 10위는 내가 지금도 종종 듣는 네이키드 아이즈. 

 

 

 

 

 

 


 

 

응???
그렇게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오디언 잡지가 제법 남아있다.

일본에서 발행되던 마키(Marquee) 잡지는 한권도 안남아있다. 

 

 

 

 

 

 


 

 

영화도 참... 열심히 구입했는데.
이렇게 신용카드 안되고 뱅크체크만 되는, 마이너 취향의 음반샵도 무척 많이 거래했다.



이것들은...
이제 더이상은 버리지 말아야지.

 


 

 

 

 

 

2주 전쯤,
홍대 29센터에서 이틀간 열린 '베로니카 포 런던 (Veronica for London)' 행사에서 와이프가 주문했던 신발이 지난주 금요일 도착했다.
이틀 행사기간에 한해 주문제작 35% 할인.
안그래도 그렇게 막 심하게 비싼 신발이 아닌데 35% 할인이라니. 
와이프가 폭염을 뚫고 다녀올 만 했다.

도착한 이 샌들은 부드러운 가죽, 편안하게 딱 맞는 착화감등 맞춤구두의 특성을 잘 살린 샌들로 와이프도 만족스럽다고 한다.


 

 

 

 

 

 

 

 

 

 

베로니카 포 런던 (Veronica for London) 디도 샌들 (Dido Sandal) 지르고 찌르고

2016.09.16. 21:31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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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쯤,
홍대 29센터에서 이틀간 열린 '베로니카 포 런던 (Veronica for London)' 행사에서 와이프가 주문했던 신발이 지난주 금요일 도착했다.
이틀 행사기간에 한해 주문제작 35% 할인.
안그래도 그렇게 막 심하게 비싼 신발이 아닌데 35% 할인이라니. 
와이프가 폭염을 뚫고 다녀올 만 했다.

도착한 이 샌들은 부드러운 가죽, 편안하게 딱 맞는 착화감등 맞춤구두의 특성을 잘 살린 샌들로 와이프도 만족스럽다고 한다.









예쁘게 신어요~~~

 

 

 

 

 

 

 

 

 

160924  점심 : 만원의 행복 '광화문 몽로'  종로 '인디스페이스 최악의 하루', 한병철 '피로사회' → 합정동 '우동카덴'의 스다치 우동! / 상수동 '그문화다방'

 

 

 


광화문 몽로에서 점심먹고, 교보문고 들렀다가 종로3가의 인디스페이스에서 '최악의 하루'를 잘 본 뒤,
차를 주차해놓은 홍대쪽으로 돌아오던 중 와이프에게 '동무밥상'에서 냉면을 먹고 갈까?라고 물었더니 와이프가 바로 '그럼, 우동카덴에서 스다치 우동먹자!'라고 말하더라.
안그래도 와이프가 우동카덴에서 딱 한달만 내는 계절음식 스다치 우동(영귤 우동)을 먹고 싶어했는데 잘 됐다싶어 우동카덴으로.

 

 

 

우동카덴 오랜만에 들렀는데 실내가 좀 바뀌었다.
손님들이 워낙 많이 몰려서인지 실내 구획과 동선을 정리해주던 스터드들을 싹 걷어냈고 테이블도 좀... 촘촘하게 배치한 것 같다.
그래서 예전보다 훨씬 번잡스러운 분위기.
예전의 그 넉넉하고 편안한 분위기-손님들은 꾸준히 들어왔음에도-는 정말 온데간데없었지만... 충분히 이해가 간다.
이 정도 내는 우동집이 어디 흔한가?(난 아직 못봤어요. 한국에선...)
그러니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 당연하고, 마냥 손님들을 밖에 세워놓을 수만은 없는 일이니.

 

 

 

 

 

 

주방도 보통 정신없는게 아니다.

 

 

 

 

 

 

 

 

미니 규동.
엉? 손님이 이렇게 많이 몰리는데 어째 미니 규동의 맛은 더 좋아진 것 같다.

 

 

 

 

 

 

 

 

그리고... 우리 둘 다! 딱 한달 간 맛볼 수 있는 우동 카덴의 시즌 메뉴 '스다치 우동'.

 

 

 

 

 

 

 

 

제주에서 재배하기 시작했다는 스다치(영귤)의 새콤하고 살짝 달달하면서도 뒷맛은 씁슬한 그 기가막힌 맛을 최대한 이용한 냉우동.
정말 기가 막히게 맛있었다.
저 스다치를 짜 넣은 뒤 빼지 않고 그냥 담궈둔채 먹다보면 스다치의 향과 맛이 부족함없이 올라온다.
내가 뭔가 잘못 느끼는건지 면도 이전보다 더 좋다.
이전에 냉우동인 야마카케 우동을 몇번을 먹어봤는데 그때의 면발보다 더 느낌이 좋았다.
적당히 탱글탱글하고 입안에서 저항감도 적은, 이태원의 우동명가라는 ***의 그 납득하기 힘든, 힘만 잔뜩 선 우동 면발과는 완전히 다르다.
우동국물까지 완전히 싹... 다 마셨을 정도로 맛있게 먹었다.

 

 

 

 

 

 

 

 

피로한 몸에 활기가 돈다. 진심임.

 

 

 

 

 

 

 

 

우린 기다리지 않고 들어갔는데...
와이프가 음식 기다리면서 '우리 조금만 늦었으면 엄청 기다릴 뻔했어'라고 말하더라.
난 입구를 등지고 있어서 몰랐는데 나오면서 보니...ㅎㅎㅎ
근데... 이분들 그냥 이렇게 대기하는건가? 누가 먼저 와서 기다리는지 당연히 관리하겠지?
- 와이프 말로는 걸어나오는 와이프 바로 뒷벽에 걸린 클립보드에 대기하는 분들 이름을 적어놓게 되어있단다.

 

 

 

 

 

 

주차한 곳으로 이동하다가 더부스브루잉 합정점을 만났다.
맥주마실 힘도 없고...
근데... 이곳 좀 많이 생뚱맞은 느낌.
너무 지나칠 정도로 관리가 안된 것 같은 그런 느낌.


 

 

 

 

 

그냥 집에 가기 섭섭해서 상수동 '그문화다방'에 들러 캬라멜 마끼아또와 커피 라떼를 주문했다.
이곳 캬라멜 마끼아또와 라떼는 정말... 피로 회복 자양강장제다.
늘 느끼지만 이렇게 딱 맛있는 캬라멜 마끼아또와 라떼를 주는 집이 흔치 않은 것 같아.




 

 

 

올 때마다 늘 손님들이 있는 걸 보면 이 사랑스러운 집도 자리를 잡은 듯 하다.
나오기 전 사장님을 뵈어 정말 반갑게 얘기를 나눴는데 계약 1년 더 연장하셨다고.
1년 연장이라니... 더더 길게 연장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참... 그게 힘든가보다.
그저 오래오래 그문화다방이 이 자리에 있길 바랄 뿐.
그리고 우리 순둥이인 검둥이(커다란 멍멍이)도 지금처럼 그 자리에 있길 바랄 뿐.


 

 

 

 

 

그문화다방 사장님도 주변의 권유로 인스타그램을 시작하셨다.
얼마전 그문화다방 계정으로 내 인스타그램 팔로우가 떠서 무척 반가웠는데,
내... 인스타그램을 잘 활용하는 몇몇 카페 말씀을 드렸더니 그렇게 해야하는데 그게 너무 오글거려서 못하겠다고 하신다.ㅎㅎㅎ
그래서 일상만 올리고 계신다고.
굳이 그렇게 하셔야할 필요는 없으니 그냥 사장님만의 방식으로 하시는게 좋겠다라는 내 생각만 말씀드렸다.

아... 인스타여.

아침... 9시 30분쯤 나왔는데
집에 돌아오니 저녁 7시가 훌쩍 넘었다.

 

 

 

 

 

 

 

 

160924  점심 : 만원의 행복 '광화문 몽로'  종로 '인디스페이스 최악의 하루', 한병철 '피로사회' → 합정동 '우동카덴'의 스다치 우동! / 상수동 '그문화다방'

 

 

 

 

광화문 몽로에서 점심을 잘 먹고 나와서 인디스페이스로 향했다.
인디스페이스 가기 전 교보문고에 들러 한병철 선생님의 '시간의 향기'를 구입하고 싶었는데... 품절.-_-;;;
그래서 아직도 읽어보지못한 '피로사회'를 구입했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종로3가로 이동.
고작... 광화문 -> 종로3가인데 버스를 탄 이유는 너무 더워서.
더위에 엄청 약한 내가 긴팔을 입고 나왔으니... 에혀...

 

 

 

종로3가 서울극장 내에 위치한 독립영화관/예술영화관은 인디스페이스와 서울아트씨네마 이렇게 두군데가 있다.
두군데 모두 발권을 한곳에서 하고 있으며 인디스페이스는 전용 엘리베이터로 3층에서 내리면 된다.
지금 위 사진에서 보이는 곳은 서울아트씨네마 대기실.
여러 책들을 쉬면서 볼 수 있다.
내가 제 정신이었으면 좀 천천히 둘러봤을텐데... 이곳도 분명 에어컨은 켜져있는데 바깥보다 더 답답하리만치 더워서 난 거의 정신이 나가있는 상태.ㅎ
영화보러 올러갈 즈음이 거의 다 되서야 정신이 나더군.
인디스페이스 대기실은 더... 더웠음.

 

 

 

 

 

 

 

 

인디스페이스 상영관.
이곳저곳 독립영화 상영관을 가봤는데 인디스페이스는 처음이다.

 

 

 

 

 

 

이런 공간들이 죄다 후원에 의지해야만한다는 건 어찌보면 참... 서글픈 일이다.
사실 이런 공간이 얼마 되지도 않거든.
우린 뉴스를 통해 종종 이런 가치있는 공간들이 자금운용의 어려움으로 문을 닫거나,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된다.
문화적 다원성과 유연성이 심각하리만치 협소하고 경직된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숨통을 터주는 이런 공간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왜 이리 부족한걸까.
600억 들여 만든 인천의 한 공원이 개점 휴업상태란다.
그 공원, 누가봐도 그 600억을 누군가의 아가리에 털어넣은 것이 분명하다 생각할 정도로 한심하고 형편없다.
박정희 우상화한답시고 구미에서 거의 1,900억을 쓸 예정이란다.
KIST에 박정희의 2m짜리 동상이 들어섰단다.
이따위 한심한 나라...라는 자괴감만 가득하다.
누군가의 말처럼 이 나라엔 돈이 없는게 아니라 도둑놈들이 드글드글 끓는다.

 

 

 

 

 

 

인디스페이스.
앞좌석과의 간극도 정말 넓직한 편이고 스크린 시야 확보도 완벽하며 좌석도 충분히 편안한 꽤 괜찮은 공간이더라.
KUCINE도 그렇고 이런 곳도 그렇고...
자주 오고 싶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
파주 직장, 인천 거주자의 현실은 이런 곳에 한번 온다는 것 자체가 보통 일이 아니다.

 

 

 

 

 

 

영화는 대단히... 대단히 인상깊었다.
<한여름의 판타지아>에서 깊은 인상을 준 이와세 료.
그리고 요 몇년 사이 가장 눈에 띄는 한예리.
이 둘만으로도 충분히 보고싶어지는 영화.
와이프도 정말정말 보고 싶어하던 영화였다.

 

 

 

 

 

 

 

영화를 관통하는 정서가 대단히 섬세해서 여성 감독인 줄 알았는데 남성이었다.
동일한 공간을 캐릭터들이 오고가며 이야기가 한겹한겹 엇갈리고 쌓아올려지며 구조적으로 완성된다는 것이 마치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연상케하지만 이 영화는 훨씬 발랄하고 경쾌하며 감각적이다.
영화에 관해서는 분명 길게... 주제넘게 글을 쓸 생각이라 이 정도에서.
하지만,
영화의 막바지에 료헤이(이와세 료)가 던져주는 한방은 현실의 추래함, 어쩌면 짠함, -귀엽기까지 한 아수라장-의 느낌으로 점층적으로 쌓여간 이야기의 분위기와 완전히 분리된 듯한, 마치 판타지 영화와 같은 느낌을 선사하더라.
그가 읊어간 한시는 이와세 료의 목소리, 영상, 일본어가 주는 정갈하면서도 이국적인 느낌, 한시가 주는 깊은 서정성이 맞물려 대단히 강렬한 인상을 준다.
거기에 이 즈음에서 보여주는 은희(한예리)의 아름다운 무용은 알프레드 디 수자의 시를 떠올리게한다. 정말 적극적으로 떠올리게 하지.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그리고... 권율의 연기도 인상적이었고 이희준씨의 그 엄청난 임팩트는 정말... ㅎㅎㅎ
'진실이 어떻게 진심을 이겨요?'
영화보다 정말 엄청 웃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와서 차를 주차해놓은 홍대로 이동하려고 조금 걸었다.
그 엄청난 인파가 오고가는 종로3가 대로 바로 뒷골목인데... 이렇게 한산하다.
완전히 다른 공간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사람 두명 지나갈 정도로 좁은 골목이 길게 뻗어있다.
합정동에서도 보게 되었지만, 번화한 대로와 그 바로 뒷골목의 손님들의 면면은 달라도 한참 다르다.


 

 

 

 

 

인디스페이스 가기 전 들른 교보문고에서 한병철 선생님의 <피로사회>를 구입했다.
난 창피하지만 아직도 이 책을 읽지 않았다.
사실 <시간의 향기>도 함께 구입하려고 한건데 재고가 없어서 이 책만 일단 구입했다.


 

 

 

 

 

 

160924  점심 : 만원의 행복 '광화문 몽로'  종로 '인디스페이스 최악의 하루', 한병철 '피로사회' → 합정동 '우동카덴'의 스다치 우동! / 상수동 '그문화다방'

 

 

 

이번 주말은 와이프 생일 주간.
늘 못난 남편 응원해주고 늘 이해해주며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는 와이프의 42번째 생일이 일요일.
선물도 없고, 그럴싸한 여행도 없지만, 토~일요일 맛있는 음식도 좀 먹고 영화도 보면서 즐기기로 했다.

점심은 우리가 정말 사랑하는 로칸다 몽로의 2호점 '광화문 몽로'에서.
아무래도 서울 시내 차가 많이 막힐 것 같아 홍대쪽에 아예 주차를 해놓고 버스를 타고 광화문으로 왔는데 결과적으로 정말... 현명한 판단이었던 것 같다.
교통체증이 정말 심각할 정도로 심하더라.
시청쪽에선 신호가 두번 바뀔 때까지 우리가 탄 버스가 꼼짝도 못하고 있었다.
기사님께서 차가 너무 막혀 꼼짝도 안하니 여기서 내리겠냐고 하시길래 내려서 천천히 걸어 광화문 몽로로 왔다.

 

 

 

 

광화문 몽로의 오픈은 12시.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11시 25분.
오픈까지 꽤 시간이 남아서 어쩌나...했는데 들어와 앉아있어도 된다고 하셔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한창 테이블 세팅 중이었는데... 영업 시작도 전에 업장 들어오는 손님이야말로 진상이라는 생각을 우린 늘 하고 있는데... 딱 우리가 그 모양.

 

 

 

 

 

 

 

 

지난번엔 늦은 밤에 들렀었는데 이번엔 환한 낮시간에 들렀다.
박원춘 매니저님과 잠깐 얘기를 나눴는데,
정말... 예상을 심하게 뛰어넘는 관심으로 인해 식자재 수급까지도 보통 일이 아닌 것 같더라. 당연한 일이지. 이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이라면.
9월 한정 점심메뉴 10,000원이라는 오프닝 특전 덕도 있겠지만 사실 그것만으로는 손님들의 폭발적인 방문이 모두 설명되진 않는다.
정상가격인 저녁에도 만석에 자리가 없어 되돌아가는 손님들이 부지기수니 말이지.
다만, 서교동 로칸다 몽로와 다른 점은 서교동 몽로의 경우 자리가 없다면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은 반면, 광화문 몽로의 경우는 만석이라고 하면 기다리는 손님은 거의 없다고 한다.
내 생각이지만 연인, 가족, 친구들끼리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 서교동 몽로와 달리 광화문 몽로는 어디든 자리를 잡고 판을 벌여야하는 직장인들이 많이 찾기 때문아닐까...싶다.
서교동 몽로와 달리 광화문 몽로는 어디든 자리를 잡고 판을 벌여야하는 직장인들이 많이 찾기 때문아닐까...싶다.

 

 

 

 

 

 

 

 

 

아직 오픈 전이라 사진을 좀 찍었다.

 

 

 

 

 

 

 

낮 시간에 천천히 공간을 둘러보니 생각보다 더 대단히 꼼꼼하게 꾸며진 공간이란 생각이 들더라.

 

 

 

 

 

 

박원춘 매니저님.
편안하면서도 기분좋은 유머를 갖춘 분.
그런데 이 즈음 서교동 몽로의 이재호 매니저께서 들어오셨다.
점심영업이 없는 서교동 로칸다 몽로와 달리 광화문 몽로는 점심 영업을 하므로 도와주러 오신다고.
이재호 매니저님의 5살난 아들도 잠시 매장에 들렀는데 정말... 잘 생겼더군.
깊고 정말 맑다시피한 진한 검은 눈동자, 똘망똘망한 얼굴.
내 오죽하면 이재호 매니저님께 '사진 진짜 못찍으시는거네'라고 말을 했을까. (페북에 이재호 매니저께서 어쩌다 아드님 사진을 올리시는데 사진을 봐도 충분히 훈훈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지만 실제로 보니 올리신 페북 사진은 너무 잘 안나온 거...)


 

 

 

 

 

 

주문을 받는 12시가 될 때까지,

 

 

 

 

 

 

 

 

천천히 광화문 몽로 매장 안을 둘러봤다.

 

 

 

 

 

 

 

 

 

 

 

 

 

 

 

 

 

 

 

서교동 로칸다 몽로도 그렇고,
이번 오픈한 광화문 몽로도 그렇고... 사진에서 보이듯 대단히 오래된 빈티지 포스터들을 대단히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하나같이 오리지널인 듯 보이는데... (여쭤보지 않았다) 몽로가 이국적인 '이따리아' 료리의 형태를 갖추면서도 업장의 외형이나 요리의 성질은 상당히 한국적인 느낌이 강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저 빈티지 포스터는 그 밸런스를 잡아주는 무게추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적어도 난 그렇게 느꼈다.


 

 

 

 

 

 

아... 내겐 그림의 떡같은 알콜들이구나.

 

 

 

 

 

 

 

엄청나게 몰려드는 손님들 치루느라 주방과 홀의 노고가 보통이 아닐 듯.



 

 

 

 

아직은 오픈 시간 전이라 한산...하다.

 

 

 

 

 

 

친구가 원래 합류할 계획이었는데 애당초 2인 예약만 하는 바람에...
우리끼리만 왔다.

 

 

 

 

 

 

 

오픈 시간 전인데 슬슬 손님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Maurin Quina Le Puy, 식전주. 아니 식후주인가? 모르겠다.

 

 

 

 

 

 

이곳은 들어가서 왼편에 자리잡은 룸.
이동식 격벽을 다 열어놓으면,


 

 

 

 

 

이렇게 3개의 방 벽이 다 열려 다수의 인원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이제 주문을 받기 시작.

 

 

 

 

 

 

 

우린 테라스 자리에 앉았다.

 

 

 

 

 

 

 

9월 한정 점심 메뉴 '만원의 행복'.-_-;;;
다시 말하지만 9월에 한하여 점심식사 10,000원임.

 

 

 

 

 

 

배가 많이 고파졌다.ㅎ

 

 

 

 

 

 

 

 

 

 

 

 

 

 

영업 개시 시간이 임박하니...

 

 

 

 

 

 

 

스탭분들은 조금 더 분주해진다.


 

 

 

 

 

카레라이스 등장.
아...

 

 

 

 

 

 

이미 비주얼부터 무척 만족감을 준다.
기가막히게 잘 조리된 양고기와 시판용이 아닌! 커리를 올린 카레라이스.
일단 달지 않다. 맛이 강하지도 않다.
양고기는 잡내가 조금도 없어 이게 양고기인가 싶은데 보기보다 훨씬 촉촉한 느낌이 난다.
훌륭하다.
이런 맛이야말로 중독성 강한 맛이지.
그런데 난 양고기 풍미가 조금 더 확~ 올라왔음하는 바램이 있긴하다. 물론... 그리하면 대중적인 호오가 너무 지나치게 갈리겠지만.


 

 

 

 

 

푸타네스카.
포모도르 베이스에 엔초비를 듬뿍 올리고 가지 튀김을 얹은 정말 맛있는 파스타.


 

 

 

 

언제부턴가 울나라 음식점에서 내는 파스타들은 이렇게 정공법으로 승부하는 진득한 맛에 집중하기보단 보다 더 트랜디한 맛에 집중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런 점 때문인지, 아님 단순히 내 기호가 변했기 때문인지 요즘 통 맛있는 파스타를 만나보질 못했는데 얼마전 광화문 몽로에서 먹었던 까르보나라와 이 파스타, 푸타네스카가 그런 내 파스타 미각을 상당히 되살려준 느낌이다.
가지 튀김은 기존의 가지 치즈구이와 별개로 따로 메뉴화해도 좋을 정도로 인상적이며 제법 진하게 올라오는 엔초비 풍미는 진심 기가막히게 만족스럽다.
완전 내 취향.

 

 

 

 

 

 

 

맥주를 마시고 싶었는데 우리 둘다 아직은 건강상태가 메롱인데다가...
식사 후 인디스페이스에서 <최악의 하루>를 봐야했기에 산 펠리그리노 탄산수를 주문 (San Pellegrino)






이렇게 두 그릇을 비웠는데 뭔가 아쉬워서.
추가로 한 그릇 더.

 

먹어보지 못한 다른 메뉴들이 꽤 있지만, 지난번 와서 감탄에 감탄을 금치못한 까르보나라를 한번 더 먹어보기로 했다.


 

 

 

 

 

아... 정말 기가막히다.
음식을 잘 알지도 못하는 내가 '밸런스' 운운한다는게 참 웃기는 일이지만 이 까르보나라를 입에 넣으면 맛의 밸런스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느끼게 된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까르보나라...라고 하면 크림소스에 파스타가 풍덩 빠져있는 듯 보이지만 예전 박찬일 선생님께서 라꼼마 시절 선보였던 까르보나라는 정통 이태리 식으로 노른자를 넣고 비벼낸 스타일이었다.
정말 대단히 녹진하고 고소한 느낌이 일품이었지만 다소 뻑뻑한 느낌도 있긴 했는데 이번 까르보나라는 여전히 생크림등은 없으면서 예전의 그 약간 뻑뻑한 느낌을 없앤 밸런스 기가막힌 까르보나라다.
종종... 이 까르보나라를 '뻑뻑한 까르보나라'라고 부르는 분들이 실제 보이던데 그건 기존의 소스 가득한 한국식 까르보나라에 비교해서 그리 보이는 것 뿐인지 실제로는 하나도 뻑뻑하지 않다.

이렇게 잘 먹고 나왔다.
광화문 몽로... 만원의 행복.
우린 이것으로 종료.
다음부터는 정상 가격이 된 후에 올 것임.



*
박원춘 매니저님과 얘기해봤는데 9월 점심 한정 10,000원 행사는 이달 말까지이나 이후 정상가격이 되어도 지나칠 정도로 가격이 높게 책정되진 않을 거라고 한다.
대략적인 가격대를 듣긴 했는데 실제로 그 정도 가격이면 큰 부담은 없을 듯 하다.^^


 

 

 

 

 

 

 

음식을 얘기하는 이들보다 음식점을 얘기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사람마다 미식에 대한 기호는 모두 제각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침을 튀며 칭찬하던 집의 음식이 내겐 별 감흥없을 때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나 역시 음식을 얘기하기보다는 음식점을 얘기한다.
이집은 나와 그닥 맞지 않았다.
이 음식은 별로였다...라는 둥 글을 적기도 한다.

음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에 아주 기본적인 얘기밖에 하지 못한다.
미식도 예술감상과 비슷한 면이 있어서 자신의 경험과 훈련에 의해 수용능력과 기호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생소해서 꺼려지던 식자재가 이런저런 음식을 먹다보면 익숙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그런 요리를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왈가왈부한다'라고 말하는 것엔 동의하지 못한다.
이런 논리라면 뭘 알지 못하는 사람은 어느 것도 판단할 수 없다는 말이 되어버리니 말이지.
어차피 미식도 개인의 기호에 따라 판단이 좌우되는거 아닌가.
맛없게 먹은 음식을 그 요리의 의도를 다 이해하고 과정을 이해했으니 함부로 맛없다 말하지 말라는 식의 논리야말로 얼마나 우스꽝스러운가.

그렇다하더라도...
비판과 비아냥을 구분할 줄 모르는 사람들의 글을 본다는건 무척 곤혹스러운 경험이다.
만석이 되어 대기하는 분들을 위해 마련된 의자를 두고 '월정리 해변도 아니고...'라고 말하거나, 하드롤을 식전빵으로 내는 집을 두고 식사나오기도 전에 입천장 다 까지라는 소리냐...라는 글들은 자의적인 기호를 밝히는 수준을 넘어, 까칠한 수준을 넘어선 그냥 무지한 비아냥일 뿐이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비아냥거릴 대상들은 따로 있지 않은가? 기본도 지키지 않고 사람의 탈을 쓰고 허구한 날 거짓을 일삼고 우리들 뒤통수를 때리는 맛에 사는 인간들. 이 대상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물론 음식점도 기본을 지키지 않는 곳이라면 비아냥거릴 만하지.
하지만 내 입맛에 안맞는다고 비아냥거리는 건 자신의 싸가지없음과 무지를 드러내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 않나?

전에도 슬쩍 얘기했지만,
요즘 우린 모든 것에 지나치게 까칠한 것 같다.
까칠하게 굴지 않으면 무시당한다고 생각하는건지 엄격한 것과 까칠한 것을 전혀 구분하지 못하는 이들을 너무 심각할 정도로 자주 보게 된다.

수요미식회에서 파스타를 다뤘나보다. (보질 못했다)
세곳 모두 요즘 가장 많이 회자되는 음식점들이던데 인터넷을 보면 온갖 호불호가 충돌한다.
당연하다. 그게 난 당연하다고 생각해.
그런데, 비아냥대는 뉘앙스의 글들이 너무 많이 보인다.
음식점에서 손님에게 결례를 범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본을 지키지 않은 것도 아닌데 그저 내 입맛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아냥거린다.
그렇게 비아냥거리면 뭔가 자신이 도도시크...해보인다고 생각하는건가?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요즘 팟캐스트에서 하는 광고들도 난 정말이지 듣기싫은 경우가 많다.
화환 광고를 하는데 왜 부장이 대리에게 그렇게 화를 내?
홍어회 광고를 하는데 왜 그리 성질내면서 말을 해?
건강 보조식품을 광고하는데 왜 그리 싸움질이야?
숙취해소음료를 선전하는데 왜 또 그리 소리를 지르냐고.

까칠한 것과 싸가지없는 걸 구분못하는 신경쇠약 일보직전의 나라같다.

요즘엔 내가 사랑하는 집들이 더이상 수요미식회같은 프로그램에 나오지 않았음하는 마음까지 생긴다.

 

 

 

Slowz




'Bring the Thunder' - Ishi

'Guided Heart' - Ishi

Ishi의 신곡들은 상당히 괜찮은데 도무지 유툽이나 비메오에 파일이 올라오지 않는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네.

 

 

 

'In This Moment Forever (feat. Mystery Skulls)' - Slowz

 

 

 

 

 

 

'Fear Less' - Nick Murphy  (Live at Brixton Academy)

 

 

 

 

 

'Plumes' - Pavane

 

 

 

 

 

 

'Rose'- Novaa

 

 

 

 

 

 

'Kaleidoscope' - Fenech-Soler

 

 

 

 

 

'Paradise (feat. ADI)' - Les Gordon

 

 

 

 

 

'Love Me Again (feat. Anna Calvi)' - the Invisible

 

 

 

 

 

'Turbine Blue' - Seekae

 

 

 

 

 

'Casualty' - Pional

 

 

 

 

 

 

 

 

 

 

 

 

노수연​ 님의 새우가 드뎌 오늘 도착했다.
추석 전, CJ대한통운의 물류 대란으로 인해 수령에 차질을 빚어 결국 재발송한 바로 그 새우.
페친분들 중에서도 이미 받아서 드신 분도 계시고 나처럼 오늘즈음 받은 분들이 계실 듯.

우리 노수연님. 와이프와 전화통화하면서 어떻게 해먹으라고 친절하게 알려주고, 심지어... 새우 잘 까는 방법까지 동영상으로 알려주셨단다.
와이프가 전화하길 잘했다고.ㅎ 

고마워요. 수연님. 진짜로.
늘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몇년째 한결같아요. 진짜.

퇴근하고 집에 오니 와이프가 이미 다~ 먹을 준비 끝내놨더라.

 

 

 

 

새우회,
새우 카르파쵸,
그리고 머리부분은 따로 튀기고 오븐에 구워 과자처럼.

 

 

 

 

 

 

 

 

보기만 해도...

 

 

 

 

 

 

 

 

그리고 이건 새우 카르파쵸.
로칸다 몽로의 광어회무침 비슷...하게 만들었다.
집 주변 마트에서 루꼴라를 판매하지 않아서 로메인으로...-_-;;; (아, 아쉽다)
(실제 비슷한 맛이 난다. 물론... 로칸다 몽로의 광어회무침만큼은 아니고...-_-;;;)

 

 

 

 

 

 

 

 

이미 전에 노수연님 덕분에 새우회를 먹은 적 있다.
그때 엄청 맛있게 먹었는데 어째 이번 새우가 더 좋아보인다. 그때보다도.

 

 

 

 

 

 

 

 

아... 진짜... 속이 꽉찬 저 탱글탱글한 새우라니.
정말 탱글탱글하고 배어물면 쫀쫀한 조직감이 그대로 느껴진다. 
단맛까지 있다는거.

 

 

 

 

 

 

 

 

그리고 이건 새우 카르파쵸.
새우를 반으로 켜고 소금간을 해서 재워둔 뒤, 와인 비니거와 홀그레인등을 이용해서 소스를 만들어 위에 올린 후 올리브 오일을 뿌린다.
로칸다 몽로의 광어회무침과 비슷한 맛을 낸다.
그 말인 즉, 기가막히게 맛있다는거.
물론... 몽로의 광어회무침 그 소스맛은... 따라갈 수 없지만.

 

 

 

 

 

 

 

 

새우머리는 이렇게.
아주 고소하고 중독성있는 맛.
껍질은 따로 냉동실에 보관.
나중에 새우 비스크를 해먹을까...싶다.

 

 

 

 

 

 

 

 

완전 새우 파티.ㅎ
이거 다 먹고 또 주문해야지.
맥주도 한잔씩.

노수연​님, 수고많으셨어요. 맘고생도 심하셨을텐데 저희처럼 맛있게 먹는 분들 계실테니 잊지마시길.

 

 

 

 

 

 

 

 

 

 


내가 초등학생 1~2학년생이었을 때,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뭐... 거의 40년 전(!!! - 아... 이 어마어마한 연식-!!), 게다가 그때는 초등학교도 아니고 국민학교.-_-;;;
부모님이 종종 외식한다고 데리고 나갔던 집이 명동의 '이따리아노'라는 경양식 집이었다.

하도 자주 가서 지금도 그 음식점의 내부가 기억이 나는데,
너무 어렸을 때여서인지 모르겠지만 천고가 유난히 높았고 분위기는 상당히... 클래식한... 나름 고급스러운 분위기였다.
연회를 위한 홀이 있었고 미닫이로 룸을 만들 수도 있었다.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일본에서 만들어낸 돈까스(그 당시엔 일본식 돈카츠라고 불리우는건 거의 없었고 죄다 '돈까스'였다)와 햄벅 스테이크를 주로 내는 음식점의 이름을 '이따리아노'라고 명명한 것 자체가 좀 넌센스란 생각이 들지만 어쨌든 그 당시 난 이 집을 정말 좋아해서 부모님께서 이따리아노에 가자고 말씀만 하시면 엄청 기뻐하며 따라나섰던 기억이 난다.
정말 기억이 생생하게 나는건 그곳 매니저분이신지 사장님이신지... 어느날 한번은 내가 햄벅스테이크를 너무 잘 먹으니 한그릇을 더 서비스로 내주신 기억도 있다.
물론... 그 서비스가 아니여도 종종 햄벅스테이크 두 접시를 먹곤 했었지만. 초딩 1학년이.

내가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부천으로 이사를 하게 되고, 중학교 때는 집안이 풍비박산 날 정도로 어려워져 그 이따리아노라는 명동의 경양식집은 더이상 갈 일이 없었고, 나중에 옛 추억을 떠올릴 즈음엔 더이상 이따리아노같은 경양식집이 우리같은 서민들의 호사스러운 외식의 대상에서 멀어져있었다.
코코스(COCO'S)를 비롯한 외산 패밀리 레스토랑 프랜차이즈에서는 당연한 듯 햄벅스테이크를 메뉴로 제공하고 있었는데 코코스든 어디든 햄벅스테이크의 맛은 다 거기서 거기였던 걸로 기억한다.

몇년 전 정통 일본 경양식을 표방하며 가격도 만만찮게 내던 어느 음식점에서 기대를 갖고 먹었던 햄벅 스테이크에 대실망을 하고, 한때 잘 나가던 크라제 버거에서 지극히 평범하기 짝이 없는 햄벅스테이크를 먹은 뒤 난 햄벅 스테이크라는 것이 그저 과거의 추억이 반 이상 먹고 들어가는, 맛의 한계가 분명한 음식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건 어디서 먹어도 다 그 맛이 그 맛이야...라는 주관적인 확신말이지.
실제로 내가 먹었던 햄벅 스테이크는 거의 대부분 육즙을 느끼기 힘들 정도로 형질이 깨져있는 경우가 많았고 어느 곳의 데미그라스 소스는 끈적거리면서 지나치게 맛이 강해 맛을 도리어 해치는 경우도 종종 경험했다.

그러다...
2012년 2월 팔판동에 햄벅스테이크를 잘 하는 집이 생겼다는 소문을 듣고 식구들 다 함께 찾아갔다.
그곳이 바로

 

 

 

 

팔판동의 '그릴 데미그라스 (Grill Demiglace)'다.
20년간 증권맨이었던 김재우 주방장이 오픈한 경양식집.

 

 

 

 

 

 

 

 

그때 이곳에서 먹었던 햄벅스테이크의 모습.
지금과는 무척 담아낸 모양새가 다른데 이때도 햄벅 스테이크 자체는 꽤 맛있었다.
물론 지금처럼 육즙 가득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충분히 맛있었다.
이날 우린 새우 프라이도 맛있게 먹었지만 결정적으로... 바베큐 폭립이 너무 늦게 나온데다가 그 맛 자체도 적잖이 실망스러워서(사실 상당히 퍽퍽했다) 햄벅스테이크, 새우 프라이로 이어졌던 미식의 즐거움이 왕창 고꾸라진 기분을 경험한게 사실이다.

그리곤...
우린 이 집을 잊었다.
그리고 종종 어디어디에선가 잊을 만...하면 한번씩 햄벅스테이크를 먹곤 했다.
집에서 와이프가 정성껏 해준 햄벅스테이크도 여러번 먹었고.






그러다... 몇개월 전부터 이상하게 맛있는 햄벅스테이크를 한번 먹어보고 싶어졌다.
나리사와에서 운영하는 토요켄에서 지인이 먹은 사진을 보며 입맛을 다시기도 했고,
뭔가 내 맘 속에 편협하게 자리잡은 '햄벅스테이크는 한계가 분명한 음식'이란 편견도 한번 깨보고 싶었다.
그래서 지난주 다시 4년 7개월만에 팔판동의 '그릴데미그라스'에 방문했다.
예약도 없이 그냥 그날 11시가 채 안된 시간에 전화하여 먹을 수 있는지 문의한 뒤 바로.
이중섭, 백년의 신화 전시를 본 뒤 바로 넘어간거지.

 

 

4년 7개월만에 들른 팔판동 '그릴데미그라스 (Grill Demiglace)'


 

 

 

 

 

 

그래서 이 햄벅스테이크를 만날 수 있었다.
4년 7개월 전에도 맛있었지만 그때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업그레이드된 깊은 맛.


 

 

 

 

 

 

형질을 단단히 이루고 있으면서도 부드럽게 사악... 잘려나가는,
육즙 가득한 햄벅 스테이크.

 

 

 

 

 

 

 

써니사이드업의 노른자가 주르르 흘러내리고,
곁들여진 가니쉬는 최소한의 조리만 한 것 같은데도 어쩜 이리 완벽한 조리가 된 채소들인지...
그리고 저 구운 고기와 와인을 함께 넣어 감칠맛을 최대한 끌어올린 데미그라스 소스는 또 어쩜 이리 완벽한지...
감탄에 감탄을 하며 먹었다.

햄벅스테이크는 여기든 저기든 다 똑같지 않아? 라는 내 마음 속 편견이 한방에 와르르... 무너진 순간이었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오래전 추억을 얘기하고, 약먹고 버티면서 감행한 비실비실 외출이었음에도 이 순간만큼은 둘다 또랑또랑한 목소리와 말똥말똥한 눈빛으로 쉴새없이 이야기를 나눴으니까.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기에 조만간 다시 한번 방문할 예정이다.




*
오늘 퇴근하고 돌아오니...
와이프가 이걸 보고 있더라.

 

 

ㅎㅎㅎ
올리브TV '오늘 뭐 먹지?' 올해 5월 방영된 김재우 주방장의 '함박스테이크 아저씨'편.
ㅎㅎㅎㅎㅎㅎ

함박스테이크 비법이 그대로 나온다.
와이프가 조만간 도전할 예정.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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