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old and Kumar Go To White Castle]
Directed by Danny Leiner
2004 / approx 88 min / US R r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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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소수 아시아인으로 살아 간다는 것, 특히 일본인도 아닌 한국인으로 살아 간다는
것이 그리 녹녹치 않음은 굳이 미국에 살아보지 않았던 이들도 이래저래 풍월로나마 들어서 짐작하고 있을 거다.
토털리 아메리칸인 대니 라이너 감독이 무슨 동기로 이런 영화를 만들었는 지 모르지만,
이 영화는 소수 아시아 인에 대한 적정한 애정으로, 그와 동시에 적정한 편견으로 가득한 한편의 어드벤처이며, 환타지이며, 로드무비인 동시에 버디 무비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시종일관 넘쳐나는 섹스, 마약에 대한 화장실 유머에 공감할 수 있다면 이 영화는 적잖은 즐거움을 선사할 거다.
주인공 해롤드는 실제 한국 교포인 John Cho가 열연한다.
실제로도 버클리와 캘리포니아 대학을 졸업한 재원인 그는 여기서 동료들이 업신여기며 동료들의 일감을 떠맡는 투자 은행의 직원을 맡았다.
또다른 주인공 쿠마는 인도인으로 의사로서의 가업을 잇기를 거부하는, 마냥 대책없는 친구로 등장한다.
이 영화는 시종일관 두가지 대립 구도로 정리된다.
아무 이유없이 이 둘을 괴롭히는 동네 백인 양아치들, 폭력적인 백인 경관, 해롤드를 업신 여기는 백인 동료 직원등으로 대변되는
양아치 백인들과 이들에게 수없이 괴롭힘을 당하는 해롤드와 쿠마, 수퍼마켓의 인도인 주인,
아무 이유없이 책보다가 경찰서 구치소에 수감된 흑인등의 유색인종... 이렇게 단순명확한 이분법에 의해 따악... 갈린다.
여기엔 올리버 스톤식의 blue eyed intelligent가 바라보는 아시아인 또는 아시아에 대한 선입견도 만만치 않다.
특히 해롤드는 영화의 재미를 위해 지나치게 한국 교민들의 공동체가 부각되고, 캐릭터가 장식된 느낌이 강해서 '정말 저러고 사냐?'는 물음을 쉴 새 없이 하게 된다.
덕분에 막판에 해롤드가 마치 메뉴얼처럼 사는 인생의 껍데기를 요절복통 에피소드 끝에
한꺼풀 벗어날 즈음엔, 마치 '동양인은 그래야 한다'고 뇌까리는 듯한 메시지를 느끼게 된다.
뭐... 사실 실제 미국 교포들의 삶이 이러하다면 할 말이 없지만,
그리고 그것이 대니 라이너 감독의 애정어린 충고일 수도 있지만 답답한 건 사실이다.
그에 비해 쿠마역은 되려 애정이 간다.
대책없이 마리화나를 밝히고, 해롤드가 메뉴얼에 집착하는 것과 달리 정해진 자신의 길에
대한 확신도 없고, 무얼 꼭 하려는 의지도 없는 이 한심한 역할은 되려 그루브해 보인다.
어쨌든, 두 캐릭터에 대한 도식적인 단면은 영화적 내러티브를 위해 어느 정도 필요했음을
감안하고 본다면 이 영화는 대단히 매력적이고 유쾌하다.
마리화나를 진득하게... 한 후 TV에서 나온 '와잇 캐슬'의 햄버거 광고를 보고 이 햄버거
가게를 찾아 나서면서 벌어지는 황당무개한 에피소드를 다룬 이 영화는 각각의 에피소드가
워낙 파격적이어서 도대체 이게 현실이야, 환각이야 할 정도로 의아스럽다.
이 새벽녘 동안 일어나는 한바탕 소동은 마틴 스콜세지의 [After Hours]처럼 초현실적이고
비정상적이다.
영화의 끝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다.
어차피 캐릭터가 좁디 좁은 껍질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loser라면 이런 코미디에서 취할 수 있는 결말이란 뻔한 거니까.
하지만, 뻔한 결말을 어떻게 이끌어 내느냐가 정작 중요한 거라면,
이 영화의 방법론은 제법 성공적이다.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여러 난관들을 거치겠지만, 결국 원하는 무언가를 얻고 난 후엔
자신도 환경을 바꿀 수 있을 만큼 성장한다는 이 지극히 평범한 교훈은 자신의 울타리에서 묶여 경제적 성공이란 현실에 얽메일 수 밖에 없는
소수 아시아계에게 대니 라이너 감독이 하고픈 말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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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아주 돌아버릴 만한 에피소드로 중무장하고 있다.
양아치들의 차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은 그 중 압권이다.
그리고... 치타도 무시하면 큰 코 다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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