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yaanisqatsi]
Directed by Godfrey Reggio
1983 / approx 87 min /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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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이 무너진 삶'이란 뜻의 Koyaanisqatsi는 인디언들의 호피언어이다.
사실 내가 이 영화를 알게 된 것은 영화보다 이 영화의 음악을 담당한 미니멀리스트 Philip Glass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Philip Glass의 음반들을 좋아 했고, 그가 펼쳐내는 음악적 색채에 많이 빠져있던
나에게 그의 음반 [Koyaanisqatsi]도 좋은 선물 중 하나였으니까.
곧 이 음반이 갓프리 레지오라는 다큐멘터리스트의 영상물에 사용된 음악임을 알게 되었고,
Philip Glass가 공연 중 이 영화를 거대한 스크린에 투사하고 multi-performance를 하는 것을
본 후에 이 영상을 구하게 되었다.
꽤나 오래 된... 이야기지만... 국내 환기 미술관에서도 이 영화를 상영한 적이 있으며,
작년 LG 아트센터에선 Philip Glass의 공연을 이틀에 걸쳐 펼친 적도 있다.
이 영화를 새삼스레 다시 얘기하는 것은 바로 며칠 전 불어닥친 대재앙,
동남아 지진/해일 피해때문이다.
지구 축이 이 재난으로 인해 다소 뒤틀렸으며, 이 영향으로 전세계적인 재난이 예상된다는
보도를 접하다 보면, 과연 이 재난이 천재인지 인재인지 도통 가늠할 길이 없어진다.
근거없다는 이유로 교토 의정서를 탈퇴한 미국의 가공할 쓰레기들.
중국으로부터 무지막지하게 바다로 유입되는 엄청난 폐수들.
멀리 갈 것도 없이 국내에서도 행해지는 폐수 방류와 쓰레기 투기, 매연...
이로 인해 인간의 식탁이 위협받고, 나아가선 삶의 터전마저 흔들리기 시작하는 걸 보면
이 사건을 통해 영화 [투모로우]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호들갑이 결코... 소란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인간의 손길이 닿는 모든 곳이 다 쓰레기로 휩쓸리는 것은 동강의 2급수 판정으로도 너무
어이없을 만큼 쉽게 드러나지 않았나...
갓프리 레지오의 환경 3부작 중 그 첫 테이프를 끊은 [Koyaanisqatsi]는 인간이 진보라는
미명 하에 휘두른 배설물들로 인해 균형을 잃은 지구의 모습들을 개인과 군중, 나아가
세계의 시선에서 때론 저속촬영으로 카메라를 들이 댄다.
87분이라는 결코 길지 않은 시간동안 스크린을 응시하다보면 내가 딛고 있는 이 땅에
대한 아주 약간의 애정이라도 가질 수 있을 거다.
하지만...
권력과 경제가 자본주의와 맞물려 꿈틀대며 몸부림치는 사회에서 '환경'이라는 거시적
시점의 투자는 사실 요원한 얘기가 아닐까?
참으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미약하기 짝이 없는 것이 바로 '환경 지키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아무쪼록... 제2, 제3의 피해가 없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그리고 이 해일과 지진이 특정 국가에 있어야 한다고 얘기하는 함정에 빠지는 이들이
더는 없기를 바란다.
Qatsi Trilogy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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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글래스의 음반은 좋은 음반이 정말 많은데,
그 중 1977년 [North Star], 79년작인 [Einstein on the Beach], 평론가들은 그개를 갸우뚱
하지만 개인적으론 84년작인 오페라 [Akhnaten], 더글라스 페리, 린다 론스태드등을 객원
초빙했고, 국내에도 아주 오래 전... 라이센스되었던 86년작 [Songs from Liquid Days],
97년작 [Kundun](영화 OST)등을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겠다.
아... 그리고 필립 글래스는 천재로 불리던 작가 앤드류 니콜([Gattaca]를 연출하고
[S1MONE]을 연출했던-이건 별루였지만)이 극본을 쓰고 명장 피터 위어 감독이 연출했던
[the Truman Show]의 OST를 비롯, 안젤리나 졸리가 출연한 범작 [Taking Lives],
조니 뎁이 출연한 역시... 범작 [Secret Window]등 많은 영화의 음악도 담당하고 있다.
아마도... Steve Reich(스티브 라이히)와 함께 가장 잘 알려진 현대음악의 거장이자
미니멀리스트...일 것이다.
***
얼마 전 친구 갤러리에 가서 필립 글래스의 [Akhnaten]을 틀어 놨는데 한 남자분이 음악이
너무 좋다며 누구의 어떤 음반이냐고 물어왔다.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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