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미술관에서 하는 야외전시 [미술관*봄*나들이] 가는 전철안에서 카메라 이리저리 피하기.
눈이 부시게 햇살 좋은날 그림자만 밟고 다니는 민성이.
덕수궁 돌담길은 언제 어느때나 알수없는 애뜻함이 전해진다.
[ Steel X ] -- 이지향.백철재
"엄마! 얜 총두 있어. 얼굴은 꼭 R2D2 같다. 어! 근데 여자 로봇이네... 에잉 이상해"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로봇은 남자 로봇만 있는거 아니야 남자, 여자 구분할수 없는 로봇도 있어."
"두두두두두... 나랑 좀 비슷하지"
납득할수 없다는 표정을 지은후 방향을 바꾼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모든 행동반경이 영락없이 사내아이인 민성이.
울집은 그럴만한 환경이 아니라고 자부함에도 불구하고 녀석은 꼭 성별을 구분지으려 든다.)
[ Bench 五感花 ] -- 이중근
기가 다른 커다란 벤취가 여러개 있다.
이것도 작품인데... 맘껏 올라가 이벤취에서 저벤취로 뛰어다니며 놀이감이 되었다.
작가를 찾다보니 지금 사진의 프린트로만 된 평면작품(달콤한 혀_컴퓨터 그래픽, 디지털 프린트_2004)이 있어
이걸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나! 또다른 하나의 연장선인지 아님 재탕인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전시의 의도, '상상공간 속으로!' 와는 딱 맞는 눈높이의 작품같아 개인적으론 맘에 들었었는데.... 그럼 된건가?
[ 우유각소녀의 집 ] -- 홍학순
아기자기한 낙서로 된 작은 집안에서 엽서와 싸인펜을 받았다.
편지를 쓰면 전시가 끝나고 적힌 주소로 보내준다며 우유각소녀의 집 밖에 있는 빨갛고 예쁜 우체통에 넣으면 된단다.
편지를 정리하면서 찍어주는 도장 같은데... 민성이 눈에 들어왔다. 글을 쓸 공간이 모자라는데도 전부 찍는다.
찍는 재미. 거 엄마도 알지~~ 울아들 눈치받을까봐 슬쩍 말려는 척....
[ 황 홍삼이 잠수복 ] -- 백주연
우유각소녀네서 준 엽서에 가장 맘에 드는 작품을 그리고 있다.
사실 저 다이버 모자(?)를 키가 모자라 민성이는 못썼었는데...
어떤 숙녀분이 썼다가 잘 빠지지 않는 바람에 안내도우미에게 혼나는걸 보면서 울 모자 참 다행이다 안심하면서 많이 웃었다.
[ 이카루스의 추락 ] -- 최혜강
(기억속의 작품 제목은 이게 아니었던것 같은데....브러슈어에는 다른 제목이 있다. 이상하네```)
저 아래 벽돌은 음.... 것도 작품의 일부라는 걸 알았지만 "다 깨졌는데 뭐.."하는
엄마의 무식한 생각에 쌓기에 여념이 없는 아들만 혼났다. 미안했어 민성아!
그냥 가기 섭섭했는지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자고 졸라 안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지만....
전시중인 [서울청년미술제 포트폴리오 2005]를 둘러 보았다.
그 많은 작품들 중에서 민성이의 관심을 독차지 한건 낸시랭의 그림. 그 그림에 붙어있는 골드런 로봇.
그리고 움질일때 마다 살짝살짝 반응을 주는 그림
센서의 위치가 민성이 키보다 높아 사진에선 뛰고 있는중 "움직여봐 그림야"
전시실이 조용해서 걱정했는데
제법 의젓하게 관람해 괜스레 뿌듯해 하면서 어깨를 활짝 펴고 다녔었다.
그저 그런 전시려거니 짐작하고 별 기대 없었는데 그런 선입견에 많은 화가들에게 죄송한 맘이 들 정도랄까.
꼼꼼히 하나하나 잘 보았다고는 못하겠지만 나름 넓은 전시장을 두루 두루, 재미나게
소곤소곤 그림에 대한 생각을 아들과 함께 주고 받으며 행복한 시간이었다.
나보다 민성이가 더 좋아하고 이젠 제법 즐길줄 아는것 같아 그 덕에 더 인상깊게 남았는지도 모르겠다.
해가 길어지고 걷기 좋은 바람이 있어 서울역까지 걸어갔다.
걸어가는 길에 놓인 저 뭐라해야 하나 아무튼 저걸 걍 지니치지 못하고
5개가 있었는데 한번씩 저렇게 중심을 잡아 날아 보고서야 지나칠수 있었다. 정말 못말려....저럴땐 꼭 짱구 같다니까
넘 따뜻하다 못해 뜨거웠던 햇살에 우리 모두 지쳤었나보다 버스를 타자마자 쿨쿨ZZZZZZ~~
잊지 않고 전에 미술관에서 먹었던 고구마 케잌을 기억했지만
가격대비 맛이 별루여서 맛난데서 사준다고 달래여 지나쳤었다
버스에서 내릴때 깊은 잠에서 깨 정신없어 비틀거리면서도 제과점을 찾는 정성에 탐복해
소원대로 맛난 제과점에서 고구마 케잌을 사서 돌아왔다.
울 땀돌이가 힘든 계절이 왔다.
더 더워지기전에 열심히 놀러다녀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