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제도 힘들고 지친 하루라도,
100% 이해해주는 와이프와 내가 플레이하는 걸 지켜보고 싶지만,
등교를 위해 반드시 잠을 자야하는 안타까운 우리 민성이를 젖혀두고!

전 밤이면 어김없이 파판12를 붙잡고 늘어 집니다.
결국... 오래전 공부했던 일본어 공부를 다시 하는 격이 되어 버렸습니다.
오늘부터는 굳이 공략집의 아이템, 마법, 건비트 리스트, 무기/방어구 리스트,
라이센스 리스트...등을 뒤척거리지 않아도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는 될 것 같습니다.
별... 헐헐...

어쟀든...
한글화가 되지 않아 전 이 게임의 1/3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서브 퀘스트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고, 모든 화면을 일일이 공략집 찾고
뒤져댈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지요.
그저 발매라도 해준 것에 감사하라는 몇몇 분들의 글도 봤습니다. 헐헐...
안타깝게도 전 그렇게 생각하고픈 마음이 털 끝만큼도 없네요.

이런 초기대작을 완벽하게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궁금합니다.

전 예전에 S사에서 출시되었던 초기대작 'M'게임을 고소한 장본인 중 한 명입니다. 물론... 자랑하는게 아닙니다.
전 이 게임을 출시 당시 동생을 위해 구입했습니다(제 동생은 저와 16년 차이입니다)
그런데 'M...'게임은 가장 자랑할 만한 새로운 기능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실제 동봉된 메뉴얼에도 있는 기능을 기술적 문제라고 예고도 없이 빼버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게임은 정상적인 플레이가 힘들 정도로 수도 없이 많은 버그로 사람을 황당하게 했죠.
전 과연 이런 컨텐츠가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였다면 이렇게 발매할 수 있었을까
하고 광분했습니다. 아무래도 초등학생이나 청소년을 거의 주 타겟으로 삼은 이 게임이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었음에도

이따위로 고객을 힘없는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베타 테스터 취급하는 것에 화가 났고, 게다가 당시 S사의 개발실장이라는

인간(지금도 이 인간은 S사에 있죠)이 S사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글은 결국 고소를 결심하게 했습니다.

저 혼자 한 일은 당근 당근 아니지만, 어쨌든 모든 고객이 리콜을 받았습니다.
S사는 이후로 패키지 게임 사업을 접고 온라인 게임에만 전념하였죠.
개발비는 많이 들어가고, 복사본이 판을 치는 패키지 게임 시장... 이참에 접자였던 거죠.

물론 파판 12는 청소년만 플레이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저처럼 30대 후반의 사람도 이 시리즈의 기억을 곱씹으면서 열라 즐겁게 플레이하겠죠.
그런데 기본적인 수요는 대부분 청소년 들이랍니다.
전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컨텐츠일수록 더욱 더 책임을 갖고 사업을 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영화도 국내에 DVD출시 될 때는 자막이 포함됩니다.
요즘엔 서플에도 거의 대부분 자막이 포함됩니다. 잘 나가야 1~2만 타이틀 나간다는 영화 DVD도 이 정도는 합니다.

게다가... 영화야말로 복제판의 천국입니다. 또한 영화는 언어를 몰라도 내용만 따라가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플스2 최고의 기대작인 이 게임을, 그것도 엄청나게 방대한 스토리에 수도 없이 많은 리스트를 갖고 있고, 쉴 새 없이 상황이 변화하는 이 게임을 아무런
자막 처리도 없이 이렇게 내놓는 뻔뻔함은 당췌 어디서 나온 걸까요?

물론...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다는 걸 잘 압니다.
불법 복제물이 판을 치고, 출시 일정이 미뤄지면 더더욱 암울해진다는 사실 등...
그런데 영화 DVD 시장이야말로 비교할 수 없이 이런 문제들이 더욱 심각하답니다.
겨우 1,000장만 판매되는 경우도 정말 부지기수니까요.

이런 기대작을 진정한 재미의 반도 제대로 건지지 못한 채 플레이한다면 사실 공략집 포함해서 6만원이 넘어가는 이 게임을 판다는게... 우습지 않나요?
일본판 가격보다 저렴하다...는 것만으로 넘어간다는게 참 우습네요.

머...
심히... 안타까와서 주절주절 거려 봅니다.
'너 지금 재밌게 하면서 뭔 말이 많아?'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재밌게 하니까 더 열이 받는 거라구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