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제주여행 !!!
110417 올레길 9코스(대평포구→볼레낭길) → 올레길 9코스(봉수대→귀자나무 숲길) → 올레길 9코스(안덕계곡→화순금 모래해변) → 모슬포항 '덕승식당'
110418 각제기국집 '돌하르방' → 신비의 도로, 하가리마을, 억새밭 → 차귀도, 당산봉, 수월봉 화산쇄설암 → 지인의 게스트하우스 '오렌지 다이어리'
→ 생이기정 바당길 → 추사관 → 중문 말고기집 '마원'
110419 올레길 8코스(월평마을→2.9km) → 올레길 8코스(대포포구→베릿네오름) →올레길 8코스(중문→중문색달해변) → 올레길 8코스(해병대길→대평포구)
→ 모슬포항 '덕승식당'
110420 성산포 '우리봉 뚝배기' → 다랑쉬오름 → 김녕미로공원, 메이즈 랜드 → 아일랜드 조르바, '흑돈가'
김녕 미로 공원을 정말 즐겁게 즐기고 이동한 곳은 메이즈 랜드가 아니라 '다랑쉬 오름'이다.
메이즈 랜드는 다랑쉬 오름을 오른 후 인근에 위치해 있어 간 것이고.
다랑쉬 오름은 동쪽에서 용눈이 오름과 함께 가장 유명한 오름이다.
서쪽에는 노꼬메 오름이 있고.
용눈이 오름이 애를 업고도 올라갈 만한 원만한 경사라면 다랑쉬 오름은 제법 높고 경사가 격하다.
저질체력이신 분들은 숨고르면서 올라가셔야할 듯.
그래봐야... 아주 천천히 정상까지 오르고 분화구 1.5km 둘레를 다 돌고 내려오는데 1시간 40분이면 된다.
빨리 오르고 금새 내려올 분들은 1시간이면 충분할 정도.
아쉬운 점은... 이 날 올라갔다 내려올 때까지 날이 너무 흐리고 뿌연 상태였다는 점.
그래서 맑고 쾌청한 사진을 담지 못한 게 무척 아쉽다.
저 앞에 보이는 곳이 다랑쉬 오름이다.
쯥... 김녕 미로 공원에선 그렇게 날이 맑더니 갑자기 흐려진다.-_-;;;
다랑쉬엔 다랑쉬 마을도 있었지만 4.3 역사 속에 주민들이 몰살당하는 아픈 기억도 있는 곳이다.
이런 핏빛 잔혹사를 상기하면 무척 숙연해지기도 하고 가슴 한 구석이 답답해진다.
이제 천천히 다랑쉬 오름을 오른다.
처음만 계단으로 좀 오르고 이후엔 능선을 지그재그로 따라 오른다.
제법 가파른 경사가 있으니 등산화나 트래킹화를 잘 챙기실 것.
저 앞에 보이는 오름이 아마도 용눈이 오름일듯.
용눈이 오름은 높지는 않지만 동부에선 다랑쉬 오름과 함께 가장 유명한 오름이다.
바로 앞에 보이는 저 예쁘고 낮은 오름은 '아끈 다랑쉬 오름'이다.
저 곳도 저리 낮아도 올라가서 보는 풍경은 예사롭지 않다고 한다.
다음에 제주에 오면 올레길과 오름만 줄창 돌아다니고 싶다.
안타깝게도... 날이 흐리다. 아... 쾌청한 날이면 더 좋으련만.
아끈 다랑쉬 오름의 분화구가 올라갈 수록 그 윤곽을 또렷하게 드러낸다.
헥헥...
힘들게 올라가는데 혼자 온 듯한 여성분께서 내려오시면서 나와 aipharos님을 보고는
'저 위에 올라가시면 정말 끝내주는 풍경을 보실 수 있어요!'라고 벅찬 목소리로 말을 하곤 내려간다.
올라가다가 잠시 서서 사진도 찍고, 숨을 고르고 다시 오른다.
그리고 드디어... 분화구에 올랐다.
이 거대한 분화구. 백록담의 깊이와 동일하다고 할 정도로 크다.
분화구의 둘레가 1.5km에 이른다.
이 말인즉...
이곳이 정상이긴 한데 분화구 둘레를 서쪽으로 한 번 돌려면 더 위로 올라가야 한다는 것.
역시 분화구 둘레를 따라 제법 더 올라가야한다. 하지만... 반드시 올라가시길.
일단... 분화구 둘레를 오르기 전에 다시 한번 아끈 다랑쉬 오름을 한 번 보고.
눈에 담고는...
분화구 둘레를 따라 더 올라간다.
초소가 보이는 곳까지 올라가면 가장 높은 곳까지 오른 것.
아... 감탄사가 터져나오는 놀라운 풍광이 눈 앞에 펼쳐진다.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
분화구도 분화구지만... 사방팔방의 제주도의 그 고즈넉하고 신비로운 풍광이 모두 눈에 들어온다.
먹구름 사이의 햇빛이 땅을 비추는 모습과 제주도의 오름들의 그 실루엣까지...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민성이도 초소까지 올라온 후 펼쳐진 광경에 놀란다.
아... 정말 이 기분 잊지 못할 것 같다.
올라오면서 너무 더워서 외투를 다 벗고 올라왔건만...
이 사진을 찍은 직후 너무 추워져서 모두 옷을 다 껴입었다.ㅎㅎㅎ
내려오면서 우리보고 정상에서 보는 풍경은 정말 놀랍다고 벅찬 목소리로 말을 건넨 여성분의 마음을 알 것 같더라.
이건 정말 도심 속에서 부대끼고 사는 내겐 '비현실적인 공간' 그 자체다.
바람이 거세지고 날이 갑작스레 추워진다. 참... 변덕스러운 날씨다.
분화구의 모습도 다시 한 번 눈에 담는다.
이토록 놀라운 장관을 보여주는데 분화구의 모습은 무척 수줍어 보인다.
그게 또 제주도의 매력이기도 하고.
제주도는 정말... 중독성있다.
아... 이걸 원본 크기로 보면 훨씬 좋은데.
라이카 X1의 괜찮은 해상력이 고작 740픽셀로 팍 줄어들면서 진면목을 발휘하지 못한다.-_-;;;
그렇다고 원본을 올릴 수도 없고...
저 뒤로 수많은 제주의 오름들이 실루엣으로 드러난다.
분화구 둘레를 마저 돌아본다.
으응...? 내려오려고 하니까 이제 슬슬 해가 나는 것 같다. 이런 낭패가.
정말... 비현실적인 풍경들이다.
aipharos님 대박 감탄하고.
경비행장이 생길 뻔한 곳이란다. 제발... 아무데나 짓고 보는 토건 마인드. 제발 갖다 버려라.
자연은 돈가진 기득권과 정치인들의 소유가 아니다.
민성군은 이미 김녕 미로 공원에서 완전 수퍼 에너지를 충전한 터라 다랑쉬오름도 가뿐하게 올랐고(정말 가뿐하게),
올라와서도 아주 기분좋아했다.
오름은 잘 아시다시피 원래 거의 민둥산이다. 제주도에선 원래 이렇게 오름을 1년에 한 번씩 태웠기 때문에
그런 불을 피해서 자생적으로 생긴 나무들은 한쪽으로 몰려 있곤 하다.
이런 오름에 인위적으로 나무를 심은 모습들은 그닥... 보기 좋지 않다.
물론 다랑쉬 오름의 이 나무들은 자생적인 것.(맞나?)
저... 아래 동글동글한 곳은 펜션인 듯 한데 어떻게 이렇게 다랑쉬 오름 가까이 지을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게다가 모양은 주변 경관과 이질적이진 않은 듯 하다만 다랑쉬 마을이 있던 자리에 영업도 안하는 펜션이라면 곤란하지 않나.
지금 영업을 하고 있나???
드디어 1.5km에 이르는 분화구 둘레를 다 돌고 이제 내려간다.
기분도 마음도 상쾌한 오름 정상.
이틀간 속이 안좋아 고생한 민성이가 환하게 웃는 모습은 우리 피로마저 싹... 가시게 한다.
자... 이제 오름을 내려간다.
그런데... 사진에서 보이다시피 내려가려니 뿌연 대기가 맑아지고 해도 난다. 아... 정말 젠장이다.
아끈 다랑쉬 오름도 더욱 선명한 느낌으로 다가오고.
햇볕을 머금은 제주의 모습은 찬란하기까지 하다.
평화로운 목가적 느낌 그 자체이고.
여유만 된다면 두 달에 한 번, 세 달에 한 번은 제주도에 오고 싶은 마음이 마구 샘솟는다.
아쉽지만... 천천히 내려온다.
내려올 수록 날이 맑아지는게 더 아쉽다.ㅎㅎㅎ
오름이라곤 학술적 가치가 있었던 '거문 오름' 이후에 두번째지만, 오름의 여왕이란 별명답게 정말... 놀라운 풍경을 선사한다.
거문오름이 분화구 내부를 돌고, 대부분 인위적으로 조성된 나무를 거쳐 가는 것이어서
오름의 진정한 느낌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면 다랑쉬 오름은 우리가 생각해왔던 이상적인 능선을 따라 걸어 올라가며
주변의 조화로운 풍광을 감상하는 면에서 가장 알찬 오름이 아닐까 싶다.
다음에 또 제주에 온다면 다양한 오름들을 올라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