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제주여행 !!!
110417 올레길 9코스(대평포구→볼레낭길) → 올레길 9코스(봉수대→귀자나무 숲길) → 올레길 9코스(안덕계곡→화순금 모래해변) → 모슬포항 '덕승식당'
110418 각제기국집 '돌하르방' → 신비의 도로, 하가리마을, 억새밭 → 차귀도, 당산봉, 수월봉 화산쇄설암 → 지인의 게스트하우스 '오렌지 다이어리'
→ 생이기정 바당길 → 추사관 → 중문 말고기집 '마원'
110419 올레길 8코스(월평마을→2.9km) → 올레길 8코스(대포포구→베릿네오름) →올레길 8코스(중문→중문색달해변) → 올레길 8코스(해병대길→대평포구)
→ 모슬포항 '덕승식당'
110420 성산포 '우리봉 뚝배기' → 다랑쉬오름 → 김녕미로공원, 메이즈 랜드 → 아일랜드 조르바, '흑돈가'
이렇게 걸었는데 아직 3km도 못 왔다는... ㅠㅠ
개인적으로 올레길은 느림의 미학이 가치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적어도 처음 코스를 걷는 이들은 앞만 보고 빨리 걸을 생각일랑 말고, 천천히 주변 정경을 충분히 느끼면서 걷고,
반드시 어느 정도 걷다가 뒤돌아보는 일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
우린 그렇게 10코스를 무려 7시간 동안 걸었고, 9코스도 4시간이 넘었으며, 이번 8코스도 6시간 넘게 걸었다.
봐도봐도 놀라운 정경들.
드디어 대포포구 도착.
민성이가 속이 많이 괜찮아졌단다. 괜찮아진 정도가 아니라 자기 말로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그러더니 야마카시... 흉내를 낸다
속이 편해져서 원래의 쾌활한 모습으로 돌아오니 안심이 된다.
다만...
대포포구에서 아주 구역질나는 일을 당했는데, 화장실에 갔더니만 여자 화장실 앞에 아주머니들이 줄지어 서있더라.
아... 이런 또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있는거 아냐? 하는 마음으로
불길한 마음으로 화장실 문을 여는 동시에 옆에서 작은 목소리로 사람있는데...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이미 늦었다.
남자 소변변기에 한 아주머니가 뒤로 돌아서 바지를 내리고 일을 보고 있더라.
순간적으로 욕이 터져 나왔는데, 아주머니들 다 있는데서 '미친 거 아냐 정말!'이라고 소리를 질렀다.
일부 몰지각한 아주머니들. 제발 남자 화장실 들락날락 거리지 마세요.
들어가더라도 좌변기를 이용하던지. 왜 문만 열면 보이는 소변기에서 엉덩이를 까고 일을 보냐고. 정말...
흥분을 가라앉히고 다시 걷는다.
중문단지축구장 도착. 드뎌 3.7km.ㅋㅋㅋ
아직 12km는 더 가야한다.
마침 축구장 문이 열렸다.
이런 잔디구장을 밟아보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
속도 좋아지고 그덕에 에너지도 보충한 민성군은 다시 파워업!
자... 이제부터 우리 식구들에겐 최악의 중문 코스다.
우린 이렇게 잘 조성된 유원지같은 길은 정말 질색이다.
주상절리대쪽을 지나 중문 관광단지를 지나는데 어찌나 지루하던지 정말...
저 앞에 '아프리카 미술관'이 보인다.
원래 이렇게 멀리 보이지 않는데 렌즈가 36mm 단렌즈이다보니...(환산화각)
민성이는 완벽하게 원기회복했다.
정말 다행이고, 또 고맙다.
주상절리 안내소에서 스탬프를 찍고, 다시 고고.
이제 곧 씨에스 호텔을 지난다.
음... 그런데 씨에스 호텔은 전통 가옥 형태를 띈 독채 형식이라 한번쯤 묵어보고 싶더라.
어머님 친구분께서 자주 묵는 곳이라는데 으음...
베릿네 오름 앞 화장실 옆 벤치에서 잠시 숨을 돌린다.
아... 중문의 포장도로는 정말 곤혹스럽다.
자... 여기서 갈림길이 있다. 우측의 베릿네오름을 올라 전망대를 찍고 한참을 돌아내려오느냐,
아니면 그 코스를 모조리 생략하고 그냥 앞에 난 길로 내려가느냐...
우리에게 코스 생략이란 없어서 베릿네 오름으로 올라가기로 한다.
그런데 이 오름은... 경관을 위해 만든 느낌이 강하다. 올라가면서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은 전망대 뿐.
게다가... 계단이다. 아주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지.ㅎㅎㅎ
계단보다는 경사로가 낫다. 정말 계단은 너무 힘들어.
올라가자...
어흑... 지친다.
우리에게 익숙한 능선을 따라 걸으며 조망하는 그런 오름이 아니라 이곳은 완전히 산책로로 마련된 곳.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릿네 오름을 올라야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그건 이런 경관때문이 결코 아니다.
저 멀리 한라산이 보인다.
베릿네 오름을 올라야하는 이유는 이 오름을 내려가면서 보게되는 경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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