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라고 해봐야 난 이틀.
게다가 어제까진 계속 비.
가족 모두 오랜만에 파스타나 먹으러 나왔다.
라꼼마를 늘 갔지만 이번엔 좀 다른 곳에.
빌라 소르티노의 쉐프 소르티노씨가 신사동에 오픈한 '그라노 (Grano)'.
이미 가장 잘 나가는 이탈리언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잡은 곳.
올림픽대로는 피해서 왔다. 생각보다 무척 빨리 도착. 집에서 나와 1시간 만에 도착.
덕분에... 시간이 남아 돌아 우린 인근에 주차를 하고 아이패드에 담아간 해피투게더나 보면서 시간을 떼웠다.
그라노.
발렛 가능.
비가 그쳐서 정말 좋은데 후텁지근한 것이 괴롭다.
그라노의 재밌는 기울어진 물잔.
파스타를 먹으러 온 건 민성군이 파스타를 먹고 싶다고 해서.
우리의 주문은...
일단 안티파스타로는 'Salsicce Cinghiale Fatte in Casa (살시체 칭걀레 파떼 인 까사)' ... 29,000원 (모두 부가세 별도)
파스타 선택으로는...
어머님은 'Toscana Sud(토스카나 수드)' ... 25,000원
aipharos님은 'il Siciliano(시칠리아노)' ... 19,000원
민성군은 'Gnocchi Grano Saraceno(뇨끼 그라노 사라세노)' ... 19,000원
나는 '어란 파스타' ... 40,000원 (어란파스타는 메뉴판에 없습니다)
식전빵.
짭쪼름하니 아주 맛나다.
안티파스타.
살시체 칭걀레 파떼 인 까사...라는 무지하게 긴 이름.
그대로 해석하자면 집에서 만든 돼지 소시지... 뭐 이 정도로 해석해야할 듯.
4개니까 우리 네 식구가 하나씩.(원래 이 안티파스타가 2인용임, 원래는 1명이 두개를 먹는 것)
수제소시지의 깊은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고 곁들여진 콩과 테레 보르마네 올리브 오일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짭쪼름한 소시지의 맛을 잘 잡아준다.
저... 수제소시지는 상주에서 자란 맷돼지를 잡아 만들었다고.
중요한 건 그라노에는 이렇듯 이탈리안을 지향하지만 식자재 선별에 공을 들였다는 느낌이 있다.
aipharos님의 파스타. '일 시칠리아노'.
바질, 구운가지, 뽀모도르 소스를 이용한 시칠리식 까따냐 스타일의 파스타.
뽀모도르 소스지만 과하게 상큼한 느낌은 딱 잘라버려서 나나 aipharos님 입맛에 아주 잘 맞는다.
우린 뽀모도르도 토마토의 상큼함이 남은 소스는 그닥 안좋아해서리...
내가 먹은... '어란 파스타'
이건 위에도 말했듯 메뉴판에 나와있지 않다. 따로 주문을 해야하고, 가능한 경우가 있고 안되는 경우도 있다.
먹고 싶은 분은 예약할 때 아예 문의를 하고 결정하는게 나을 듯.
가격도 만만찮다. 저 플레이트 하나에 4만원이다.
내가 먹은 파스타 중 가장 비싼 파스타.
그 유명한 김광자 어란(1kg에 200만원인가?)을 사용.
최고급 테레 보르마네 올리브오일을 이용해 만든 파스타.
어란향이 확... 올라와서 아찔하다. 기본적으로 알리오 올리오 베이스인듯 한데
난 뭔가 계란이 어떤 식으로든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자꾸 드네. 단순한 올리브 오일 베이스가 아닌거 같어.
그나저나... 이거 참... 4만원이면 넘 비싼 느낌이 있긴한데 또 이런 파스타는 그닥 쉽게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알기론 오키친에서 어란 파스타를 내고 있다고)
어머님의 파스타인 '토스카나 수드'.
원래 이걸 드시려던 건 아닌데 결과적으로는 성공.
파르파텔레면에 역시 상주에서 자란 맷돼지, 세이지등을 이용하고 푹 끓인 라구소스 파스타.
라구소스 파스타를 종종 먹어봤는데 지나치게 무겁지 않도록 기가막히게 균형을 잡은 듯.
아주 맛있다.
이건 민성군의 뇨끼.
독특하게도 강원도 메밀과 강원도 애감자로 만든 뇨끼.
그리고 들어있는 소시지는 역시 상주산 맷돼지를 이용.올리브 오일 역시 테레 보르마네.
전혀... 느끼하지 않은 정말 독특한 뇨끼.
우린 빌라 소르티노도 물론 좋아했는데 이곳도 보통은 아닌 듯.
전체적으로 간이 센 편인데 그게 주관적인 맛에 대한 느낌을 저해할 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사실 이태리가서 먹었던 모든 음식이 이거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아서리...
(이태리에선 나중에 맥주도 짜게 느껴졌다. ㅎㅎㅎ)
전체적으로 나무랄데 없는 음식, 게다가 아주 정확한 서비스.
너무 맛있게 먹고 나와서 차를 타곤 우리 식구들이 한 말은 우습게도 '다음엔 라꼼마 가자'였다.
그라노에서 이렇게 잘 먹었으면서... 라꼼마가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는게 너무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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