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526 성북동 '최순우 옛집' → '심우장 + 만해 한용운 선생님 유택. + 그리고... → 칼국수 만두 전문점 '성북동집' → '수연산방' + 한국오토
초기 차량 관리의 부주의로 인해 결국 미션 밸브 바디를 손보게 되었다.
간혹 가속충격이 오더니 두어달 전부터 가속이 아닌 감속시 4단으로 내려갈 때와 R->D 변환시 엄청난 충격이 오기 시작했고,
지금은 시동을 걸고 달린지 20분 정도 지나면 어김없이 4단으로 떨어질 때 무조건 감속 충격이 발생해서 정상적인 시내 주행이 불가능할 정도다.
수입차라는거... 가격이 많이 내려갔고, 지금은 신차 구입의 30% 이상이 수입차일 정도로 대중적이지만 결코 유지 관리 비용은 대중적이지 않다는 사실,
구입하시기 전에 철저히 인지하시길.
엔진오일 교환에 약 17~23만원이 나가고, 소형 제네레이터 교환에 거의 50만원, 등속조인트 한쪽 가격이 150만원(재생 50만원, 아웃마켓 80만원),
배터리 교환도 20만원 가까이 나가는 등 수입차 유지비용은 국산차에 비해 어이가 없을 정도로 비싸다.
미션오일, 타이밍벨트를 갈면 160만원.
국내 판매업체들이 차를 팔아서 이윤을 남기려는건지 수리를 해서 이윤을 남기려는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구조.
그들이야 어쩔 수 없는 단가책정이라고 떠들지만, 다 납득하기 힘든 소리다.
아무튼...
벌써 16만5천을 뛴 차량.
센터가서 밸브바디 교환하면 250만원 가량 얘기한다.
다른 업체들을 수배했다. 정말... 여기저기.
일산의 N 모터스. 수입차 수리로 유명하다는 그 곳. 1년 반동안 그곳에 차를 맡겨본 결과,
그 곳은 단 하나도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이 없다는 완벽한 결론에 이른 터라 그곳은 철저히 배제했고, 결국 어느 분의 도움으로 하계1동 170-43 한국오토를 알게 됐다.
미션충격으로 고생고생하던 푸조 307 차주분이었는데 이곳에서 결국 해결했다는 얘기를 듣고 여러번의 전화 상담 후에 날을 잡고 결국 이날 오전 아주 일찍 차를 맡겼다.
민성이는 이 날 배드민턴치는 날이기도 하고, 친구들과 건강검진받으러 가는 날이기도 해서 나와 aipharos님만 나왔다.
사장님의 말에서 엔지니어답다는 인상이 강하게 풍긴다는거.
차를 맡기면 약 3시간 이상 걸리므로 우린 차를 한국오토에 두고 나와 을지병원 건너편에서 100번 버스를 타고 한성대입구에서 내렸다.
다시 마을버스를 타고 올라가야하나 아침부터 지치는 햇볕에 커피 한잔 생각이 간절해서 바로 역 근처에 있던 '윈디시카고'라는 카페로 들어갔다.
오전 10시도 안된 시간이니 카페에 손님이 없다
1~2층으로 된 곳은데 블랜딩 커피도 있고 이벤트도 진행하시는 등 무척 신경쓰는 느낌을 받았다.
난 아이스 아메리카노.
진하게 부탁.
but... 안그래도 진하게 마시는 편이라 그닥 진하게 느껴지질 않는다.
확실히 아이스...로 주문하면 얼음때문에 어지간해선 진한 향이 살질 않는 듯.
윈디시카고를 나와 마을버스를 타려는데 이거 뭔가 분위기가 심상찮다.
마을버스타는 사람들이 이토록 많다니. 토요일 이 시간에!
이거 설마 다 간송미술관가는 사람들 아니야?
빙고~
간송미술관은 바로... 포기했다.
이 줄을 보고.
400m는 넘어보이는 줄.
4거리를 틀어 더 늘어서있는 줄.
아... 이걸 보면 다른 가볼 곳은 싹 다 포기해야겠구나싶어 바로 포기.
aipharos님은 은근 기다려서라도 보고 싶어하는 듯 한데 내 생각해서 같이 포기해준 것 같다.
말은 안했는데 분명 보고 싶어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중에 그런 생각이 들어 무척 미안하더라.
건너편에 있던 예쁜 가게.
쵸콜라테 콘 추로스.
추로스를 그닥 좋아하지 않아 패스.
그런데 여기 추로스 아주 수준이 높다는 얘기가 들리더라.
다음에 가보면 한 번 들러봐야지. 민성이 무진장 좋아할 듯.
가게는 정말 눈이 확 가게 꾸며져있다.
베스파 한마리.ㅋ
최순우 옛집.
일요일과 월요일엔 문을 열지 않는다는 점 참조.
이곳은 전 국립박물관장이자 미술사학자이셨던 최순우 선생님이 기거하셨던 곳이다.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시민 기금으로 보존하여 지켜낸 곳.
조선말기 사대부 가옥인 이곳은 화려하진 않지만 한국적인 정갈함의 정서,
자연스러운 정서가 모두 잘 녹아든 곳이며 최순우 선생님의 유명한 저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가 완성된 장소이기도 하다.
들어가니 마침 이렇듯 이 집과 간송미술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해설사 분이 계셨다.
그런데...
이 분은 해설사가 사실 아니라 어렸을 때 미국으로 건너가신 후 한겨레, 경향신문등이 컬럼을 기고하시고 책도 내신 이충렬 선생님이셨다.
1990년대에 간송 미술관을 드나들기 시작하셔서 거부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유산을 지키기 위해
결코 쉽지 않은 길을 택한 간송 전형필 선생님에 완전히 매료되어 책을 쓰기로 결심, 2010년 [간송 전형필]을 출간하신 분이시다.
솔직히 말해...
처음엔 그저 평범한 가옥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집 주변을 돌아보며 하나둘 눈을 잡아끄는 매력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돌아본 곳을 또 돌며 눈을 크게 뜨고 꼼꼼히 뒤지기 시작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게 한옥의 매력이고, 그게 우리 선조들의 삶의 방식이다. 물론 양반집 삶의 방식이지만.-_-;;;
많은 분들이 들러서 이충렬 선생님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또 둘러보신다.
추사 김정희 선생님의 필체.
당연히... aipharos님은 이곳 정말 좋아했다.
뒤뜰.
아이들이 와서 우리 전통 가옥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또 이야기하고 있다.
아... 귀여운 녀석들!
그리고 X1의 흑백은 정말... 좋다.
똘망똘망한 눈빛들.
뒤뜰의 고즈넉함이 참으로 편안하고 여유롭다.
정교하게 재고 놓지 않아도 맵시가 살아난다는건 쉽게 해낼 수 있는 건 아니다.
해가 내리는 서울의 오전,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여유를 만끽한다는거.
즐거운 일이다.
aipharos님이 이충렬 선생님의 책을 구입하면 사인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책을 무척 구입하고 싶어하는 듯 해서 현금을 뽑아 다시 돌아왔다.ㅎ
책을 구입하고...
이충렬 선생님께서 사인을 해주시고.
(사실 난 사인을 해주시는 모습을 찍으려고 한건데 사진을 찍어도 되겠습니까?라고 양해를 구하고 카메라를 올리면 바로 책을 덮고 카메라를 바라봐주셔서 당황했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이충렬 선생님과 함께.
또 즐겁게 읽겠구나. aipharos님.
이날의 동선은 철저히 aipharos님에게 맡겼다.
이 후의 동선도 당연히 aipharos님의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