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을 넘게 산 집에서 이사가 결정됐다.
정말... 시원하다. 맘이.
지긋지긋한 동네를 떠날 수 있다는 기쁨, 그리고 그래봐야 우리가 원하는 집을 이사가는 바운더리 안에선 찾을 수 없다는 짜증도 동에 몰려오고. 
물론 돈도 없고, 대출같은 건 절대로 받을 마음도 없고.

이사가면서 거의 모든 가구를 다 버리고 가기로 했기 때문에 이사가서 가구 새로 사는 돈만해도 보통이 아닐 것 같아서 

우린 한동안 집에서 뒹굴거리며 긴축을 다짐했지만 그렇다고 토요일, 일요일을 다 집에서 뒹굴기엔 시간이 너무 아깝다.
그래서 aipharos님과 둘이 나왔다.
울 민성군은 집에서 있길 원해서 우리 둘만.
사실 오늘은 aipharos님과 둘이만 데이트하고 싶기도 했고.

낮 12시가 거의 다 되어 나온터라 멀리갈 순 없었고 70km 정도 떨어진 제부도로 정했다.
마침 물때도 딱 좋아서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전라도 이북의 서해바다는 풍경을 본다기보다는 그냥 바다를 본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서해바다를 볼 때는 이렇게 비가 좀 내리는 분위기가 쌩...한 느낌의 서해바다를 훨씬 잘 커버해준다고 생각해왔다.
그런 생각을 증명이라도 해주듯, 바다 저편으로 물안개가 자욱하게 피어 올라온 제부도의 느낌은 인상적.






물때가 아니면 바다에 잠겨버리는 길을 따라 제부도로 들어간다.









제부도 해수욕장에 도착하니, 커플 옷을 입은 커플이 먹이를 달라고 시위하는 갈매기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라이카 X1으로 날아다니는 갈매기를 제대로 잡아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비가 와서 한손으로는 우산을 들고 찍는다면 더더욱.ㅎ
이럴 때는 그냥 수동촛점으로 무한대 때려놓고 찍는거.









바다를 보러 온다는 핑계.









당신이랑 데이트하려고 한거지.









날 찍지 마세요.









비가 흩날리듯 오면서 바람도 불어서 aipharos님은 무척 추워했지만, 동시에 무척 즐거워했다.

















흑백사진은 모두 라이카 X1 경조흑백 모드로 찍은 사진.
어차피 DNG 파일은 라이트룸으로 불러오면 이미지 프로세서를 거치지 않으므로 그냥 컬러로 저장된다.
그러니 필름 포멧을 JPG+DNG로 해놓고, JPG 설정을 경조흑백으로 해놓으면, 이렇게... 경조흑백 모드의 JPG를 얻는 동시에 DNG를 JPG로 변환하면 

동일한 사진의 컬러도 얻을 수 있으니 항상 이렇게 찍는 편.
라이카 X1의 경조흑백은 컬러를 포토샵으로 흑백으로 바꾼 사진과 느낌 자체가 다르다.










이왕 온김에 저기까지 걸어가보자.

















비가 점점 심해지고, 바람도 점점 세게 분다.






































자... 이제 점심먹으러 가요.
제부도 바닷가의 음식점 앞에서, 여느 바닷가에서 늘상 벌어지는 호객행위가 너무 싫은 우리는 그냥 제부도를 빠져나오기로 했다.










돌아나오는 길.









aipharos님의 막샷.ㅎ












짧지만 정말 즐거웠던 제부도 드라이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