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ra Incognita] - Perfect Piano Lesson 2008년 6월 4일 발매
'Morning Spider' - Perfect Piano Lesson 2008년 6월 초에 발매된 신보의 탑트랙. 개인적으론 6번째 트랙이 넘 좋은데 올리기에 너무 길다. 7분여... -_-;;
'Electric City' - Perfect Piano Lesson 그래서 아쉬운대로 마지막 트랙을 더 넣어 본다.
'Springstorm' - Perfect Piano Lesson 08년 신보 [Terra Incognita] 중 공식적인 뮤비가 나온 유일한 곡.
'Two Hundred Forty One Mondays' - Perfect Piano Lesson
2001년 결성된 일본의 3인조 그룹. 기타, 베이스, 드럼 포메이션으로 완벽한 록 포지션의 위용을 들려준다. Perfect Piano Lesson이라지만 건반은 찾아 볼래야 찾을 수가 없다. ㅎㅎ 둔중하지만 무리없이 템포를 이끄는 베이스와 날선 리프와 감각적인 테크닉으로 펑크와 임프로비제이션 스타일을 마음대로 오가는 기타, 탁월한 리듬의 어쿠스틱 드럼. 3인조의 위용이 놀라울 뿐이다. 기본적으로 펑크의 저항적 정신 위에 오밀조밀하면서도 결코 소심하지 않은 거침없는 디테일이 풍부한 놀라운 편곡이 가득한 음반.
이 정도의 단순한 포메이션으로 완벽한 송라이팅 수준에 이른 그룹이 우리나라에도 나와줬으면 하는 바램 간절하다.
*Harry and Louise의 동영상은 글 하단에 있다. 잡설을 패스하고 바로 보시려면 스크롤링하시길 *
'보수주의 운동을 이끄는 힘은 바로 돈이다. 소득 불평등 증가와 누진세 철폐, 그리고 복지제도의 철회, 즉 뉴딜정책 이전으로 돌아감으로써 이득을 보는 어마어마한 부호들과 몇몇 대기업이 재정적으로 이들을 지원한다....중략... 결국 보수주의 운동은 소수의 부유한 엘리트 집단에게 해가 되는 정책을 뒤집는, 근본적으로 반민주주의적인 목표를 추구한다.'
-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the Conscinece of a Liberal)' 중
미국 보수주의 운동의 대표적 인물인 그로버 노퀴스트(Grover Norquist)는 "미국을 사회주의자들 일색이던 테디 루스벨트 이전의 시대, 즉 소득세, 상속세, 규제 등이 없던 시대로 되돌리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의 대표적 보수주의 컬럼니스트였던 몰리 아이빈스(Molly Ivins)는 "모든 사람들이 무료로 교육을 받고, 무료로 의료혜택을 누리며, 무료로 뭘 받아야한다는 생각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겁니까? 모스크바에서 온 거니다. 러시아 말이에요. 바로 지옥의 구덩이에서 생긴 겁니다"라는 텍사스 의원의 말을 인용하길 즐겼다.
재벌들을 속박한다는(그들 주장대로) 규제를 싸그리 없애야한다는 작금의 경영계의 주장과, 지금의 미국산 쇠고기 전면개방을 둘러싼 보수찌질이들의 '좌파', '선동'등의 정말 가소로운 색깔론을 보다보면 어딘지 너무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나?
놀랍게도 96년 OECD에 부자도 아니면서 부자인 척 가입했던 우리나라는 97년 IMF사태를 초래하고, IMF의 떡주무름 속에 거시경제플랜을 철저히 IMF에게 유린당했다. 그 결과 지금 우리나라는 미국 GDP의 1/3 수준도 안되면서 못된 버릇만 잔뜩 배운 동네 양아치마냥 미국과 거의 흡사한 불합리하고 극도로 우편향적인 시장 친화적 나라가 되어버리고 있다. 비정규직 노농자들의 고용기간을 2년에서 3~4년으로 연장하고 이에 더 유연성을 강화해주기로 확정했고, 지금 협의 중인 최저임금제는 기본적으로 교통비와 점심값을 포함한다고 했었다. 노사관계 법치화,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복수노조 창구 단일화등 경제계 6대 시급과제라는 것들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경영계 의견만 완벽히 반영했고 노동계의 의견은 묵살했다. 대선 전 2MB를 지지한 한노총 대빵도 뒤늦게 '속았다 배신당했다'며 자리를 뛰쳐나왔다.
난 믿었던 그대들이 더 이상하다.
재벌들 배불려주느라 죽으라 환율개입해서 환율 개판 만들어놓는 우리 IMF의 중심이었던 강만수. 이 또라이가 2MB 정부에서 무디스가 부적절한 환율 정책 개입하지 말라고 압박을 해도 아랑곳없이, 서민경제가 파탄나든 말든 죽어라 환율 장난을 친다. 결국 통상 인상분보다 더 오른 유가 덕에 서민 경제는 사실상 아작이 나고 있다. 그건 나같은 서민들이 더 잘 알거다. 물가를 통제해야한다는 것은 정부의 개입을 의미해서 신자유주의적 정책이 아니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역사상 신자유주의자들은 정부의 역할로 물가의 강력한 통제를 주장해왔다.(사실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아작나는 미국의 개인과 기업들. 기업들의 파산을 막으려 미 정부가 생쇼를 해대는 꼬락서니를 보면 그들이 말하는 신자유주의 경제의 같잖은 환타지를 아주 잘... 파악할 수 있다. 금본위 연동제의 화폐제를 깨부순 이후 죽어라 찍어낸 달러. 이젠 마음대로 찍을 수도 없고 전세계적으로 달러는 똥값이 되어간다. 다 자충수를 둔 거다. 카트리나 태풍때 늑장 대처를 한 건 시스템의 문제라기보다 재정적 문제였다고 보는 견해가 강한 걸 보면 미국의 지금 현재의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할 수 있다. 우리도 별 다를게 없다. 한은의 통화안정증권은 갈수록 늘어나 채권자에 내는 이자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이나라의 부채는 50%라고 보는게 맞다. 국채로 전환해봐야 한은이 파산하지 않는 것 외의 의미가 없다. 통화안정증권의 이자율이 높아 국채가지고 노느니 더 재미쏠쏠한 이 돈놀이에 외국 자본들이 매력을 느끼는 것도 당연하니 투기성 해외자금만 죽어라 들어오고, 악성적인 FDI가 만연하는 것도 우리나라 자본 시장의 특징이다.
누군가 '왜 이제 겨우 출범 4개월인 정부를 흔들어대냐고 한다' 노무현 정부때 조중동과 한나라당은 출범부터 미친 듯이 흔들어 댔다. 그런데 이번엔 국민들이 태클을 건다. 조중동은 정권에 따라 말을 바꾸고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미국산 쇠고기 전면개방을 둘러싼 2MB의 작태는 절대로 믿음을 주지 못했다. 허탈감과 배신만 남겨줬다. 앞으로도 이들은 서민들에게 절망과 아픔만 남겨줄 거다. 1%의 엘리트를 위해 전방위적 해쳐먹기를 멈추지 못할 것이다.
PD수첩 사태를 봐도 그렇다. Downer소를 왜 '다우너'라고 하는지 조차 따지지도 않은 채 무조건 오역이었고, 의도를 가진 방송으로 매도한다. PD수첩은 그날 '주저앉는 증세가 광우병 소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징인데 이럼에도 불구하고 의심되는 소를 일시적으로 걷게해서 검역을 통과한다는 건 문제아닌가'라고 분명히 얘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중동/정부와 찌질이들은 저 말의 앞부분만 잘라내곤 '주저앉는 소=광우병소'라고 단정했다고 핏대를 올리며 거품을 문다. 난 할 말을 잃는다. 논리가 성립될 수 없는 무리들. 이 살아있되 살아있지 못한 좀비들의 같잖은 주장이 가소로울 뿐이다. 정상적이라면 비정상적인 미국의 도축실태/검역실태를 비판하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정부와 조중동, 그리고 그 광무에 놀아나는 찌질이들은 그런 것 따위 관심도 없다. 게다가 검찰은 PD수첩 전담반을, 조중동폐간 전담반을 만들었다. 온갖 지역감정과 인신모독, 허위사실을 뿌리고 다니는 조갑제닷컴, 조중동은 털 끝 하나 건드리지 않고, 반대의 의견은 공권력을 통해 짓밟겠다는 이 작태가 한심스러움을 넘어 분노하게 만든다.
앞으로도 우린 수많은 불이익을 감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과학적으로 증명이 애매하여 국민들이 비교적 자신있게 건강권등의 정서적 의견을 게진할 수 있는 광우병 파동가 달리 한미FTA는 지침을 받아 논리적으로 찬성론자들이 흔히 말하는 '알바'를 풀어 넷을 장악하려들면 일반인들은 그에 제대로 대답할 수가 없다. 제대로 답변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며, 실제로 지금도 한미FTA에 대해서는 막연하게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다. 결국 한미 FTA는 노무현 정권때와 마찬가지로 국민의 담론에서, 버거워하는 국민들의 담론에서 벗어나 세력 대 세력의 담론으로 축소될 것이 뻔하고, 그 결과 소수의 반대를 무릎쓰고 또다시 쇠고기 협상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의도대로 비준할 것이다. 정부제소권을 막아내며 나름 선방한 호주나, 국민투표로 2차례나 협의가 중단되는 진통을 겪고 역시 나름 선방한 스위스 정도를 우린 결코 바랄 수 없다. 노무현 정부 자체가 미국에 FTA 제안을 하고 미국은 한달 동안 공식적 언급을 피할 정도로, 우리의 제안 자체가 너무 파격적이었다는거다. 미국은 한국이 별의별 시뮬레이팅 후 의도가 있지 않나 한달간 따져봤다는거다. 그 정도로 FTA 제안 자체가 파격이었다. 2MB 정부 속성상 이걸 마다할 이유가 있겠는가?
멕시코는 알다시피 농민들이 무장을 시작됐다. IMSS는 궤멸되었고, 미국 역시 65년 이래로 그나마 악독한 민간의료보험의 반대편에서 65세 이상 노인과 일부 저소득층을 케어하던,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가 급속히 약화되고 있고, 물론 민간의료보험사를 선택 하지만 직장의료보험의 이탈율도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65%에서 06년 59%로) 정말 지독하게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의 의료비용은 점점 높아져가고 있는데, 그 이유가 나날이 발전하는 미국의 의료기술 덕이라는게 민간의보의 웃기는 실태를 말해준다. 즉, 고가의 새로운 신기술을 일부 보험자 에게 적용시키기 위해, 다른 이들이 받아야할 기본적인 의료혜택을 줄이고 밖으로 밀어내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거다. 이건... 내가 하는 소리가 아니다. 이런 사실은 다 갖다 버리고 '효율'과 '서비스(결국은 일부를 위한)'만 따지면서 영리병원하면 뭐가 나쁘냐, 민간의보와 공존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과는 이제 더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 엊나간 전제를 지들이 결정하고 그에 대해 추려진 결론에 대해 반박하라는 가소로운 짓들. 이건 토론이 될 수 없는거다.(우린 이걸 그들의 '우주방어'로 부른다. '우주방어'의 대표적 인물로는 전여옥 과 이상길 단장을 들 수 있다. 이들의 특징은 논리적으로 해체 불가능한 말로 초지일관하는거다. 전여옥은 어이없는 말꼬리, 이상길은 '미국 믿지 못하면 아무 것도 못해'란 말이지) 우리가 영리병원을 한다고 말하는 논리와 미국 정치인들이 말하는 논리는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정말... 쌍둥이 짓도 이런 쌍둥이 짓이 없다.
그러니 25일자 워싱턴포스트지의 컬럼에 이명박을 토니 블레어를 대체할 만한 부시의 애완견이라고 직설적이고 낯뜨겁게 표현한 것이다.
* 정말 이런 글을 올리고 싶지 않다. 하지만 글을 쓰다보면 결국 이런 글을 쓰게 된다. 거부감을 가진 분들도 계시겠지만, 내가 요즘 근무하다가도 열이 받는 건 이런 현실들이다. 야근까지 하고 9시가 넘어 집에 들어가면 좀 쉬다 뻗는게 일이다. TV를 켜도 온통 이런 얘기들뿐이니 뉴스를 보기도 싫다. 보면 욕만 나온다....
음... 혹시나하고 유투브를 찾았더니 이 광고동영상이 있더라. 이 광고동영상의 제목은 'Harry and Louise'라고 알려져 있는데, 광고계에서도 제법 유명한 정책 광고다. 사실 아주 같잖은 광고인데, 네이버등 블로그에 이 동영상이 올라온 건 없는 듯 하니 퍼가실 분은 많이 퍼가시길 바란다. 이건 1993년 빌 클린턴이 미국의 의료체계를 개혁하려고 하자 미국의 민간의료보험회사들의 로비 조직인 Health Insurance Association of America가 만든 TV용 광고다. 내용은 이 부부가 자신들에게 정부가 정한 몇가지 의료보험 프로그램 중 하나를 택하라고 할 것이라며 좌절하는 내용이다. 아주 짧고, 근본적으로 잘못된 사실이지만 대중들은 이 광고 한 방으로 흔들렸다. 이 광고가 나가기 전 클린턴의 의료개혁은 국민 67%가 지지했으나 이 광고 한 방 이후 23%까지 그 지지도가 떨어졌다. 흔히 도대체 왜 미국은 그토록 비난받는 잘못된 의료보험체계를 아직까지 유지하는지 이해가 안간다는 분들이 계시던데 그건 이런 교묘하고 가증스러운 방식으로 국민들을 본질 자체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뿐이 아니다 영국 당국에서 국민보건서비스(NHS)가 고용한 이슬람 의사들이 테러 공격을 한 사실을 발견하자 폭스뉴스(FOX NEWS)같은 언론사들은 국민의료보험제도가 테러 행위를 조장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도 우리 조중동과 크게 다를게 없다 소리다.
하하... 설마하고 유투브에 fox nhs terrorist 라고 검색해봤더니 이 뉴스 동영상이 있더라. 암튼 유투브는 놀랍다... 생각치도 않았던 동영상이 줄줄이 검색되는구나.
'Fascination' - Monsters are Waiting 2006년도 음반인데 전 몰랐습니다... 뒤늦게 듣게 되었는데 아주 귀에 착착 붙는군요. 여성 멤버가 완전.. 모델 뺨치는...
'Violent Hill' - Coldplay 아주 오랫동안 내 귀와 가슴에서 멀어져간 Coldplay의 신보 중에서. 몇 곡 못들어봤지만 일단 탑트랙부터 과거의 영광을 상기시켜주는 느낌입니다.
'Homecoming' - the Teenagers 아주 발칙하게 짝이 없는 프렌치 3인조 그룹(이중 2명이 프렌치). 음악은 아주 달콤말랑한 뉴 웨이브인데 가사가... 깜짝 놀랐었답니다. -_-;;;;; 귀를 의심하실거에요. 전 제가 제대로 듣고 있는 건지 의심하기까지 했습니다. -_-;;;;
'On My Shoulders(A Mouthful)' - the Do 사실 이 곡보다 다른 곡이 전 더 좋던데 유투브엔 딸랑 이 곡만... 프랑스인 + 핀랜드인... 혼성 2인조!
그냥 빨리 어디든 가고 싶은 마음에 7월에 갈까...했으나. 더위에 죽어버릴 것이 100% 확실하여, aipharos님과 상의한 결과, 작년처럼 11월에 가자고 했고, 일단 호텔 예약을 마쳤습니다. 비행기표는 좀 시간을 두고 구입해야하겠구요.
11월 7일 ~ 11월 13일 6박 7일 일정입니다. 맘같아선 9박 10일... 이렇게 하고 싶은데 이럼 제가 아예 한주를 홀라당 회사를 비우게 되어 좀 눈치가 보여요. 당연히 여름 휴가는 반납하고 11월에 갑니다.
숙소는 작년 11월과 마찬가지로 도쿄 메구로의 프린세스 가든 호텔의 디럭스 트윈룸입니다.
일정 확정하고나니 아직 4개월 보름이나 남았는데 맘은 벌써 비행기 탔다는...ㅎㅎ
이번 여행은 교통비용은 절대 아낌없이 팍팍 쓰되, 음식은 괜히 폼잡지 말고, 철저히 일본식으로 떼운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라멘, 교자, 우동, 낫또, 오니기리, 자루소바, 스시, 야키니쿠, 스키야키, 카츠돈, 규돈등의 덮밥. 암튼 그렇게 떼우기로 했습니다. ㅎㅎ 올해까지만 일본을 가고 내년엔 반드시 식구들과 영국, 스페인, 벨기에등을 가고 싶습니다.
* 올해도 작년에 막강 위력을 발휘한 구글 어스를 통한 지도 출력은 필수.-_-;;;
** 작년에 발이 아파 고생했으므로 올해엔 만반의 준비를 하고 그날의 피로는 그날에 푼다는 각오로! (무슨 자양강장제 선전같지만...)
*** 옷은 최소한 가볍게. 옷 사야할게 있으면 일본 현지에 가서 아예 조달합니다.
**** aipharos님의 절친한 친구도 이 시기에 동일한 숙소에 있을 가능성이 크죠? ㅎㅎ
***** 어제밤 인도 영화 [the Namesake]를 함께 보던 aipharos님. 안그래도 예전부터 인도에 가고 싶어하던 aipharos님이 영화 속에 너무 인상깊게(유난히) 나온 타지마할의 모습을 보고 가고 싶다고 하길래 그럼 일본말고 인도갈까?라고... 물어봤으나 단칼에 '아니' 란 대답이.
퇴근 후에 가족들과 단란한 시간을 갖고, 주말이면 나들이도 가고, 간간히 친구를 만나면서 좋은 음악과 좋은 영화, 좋은 책을 읽고. 주머니 걱정하면서 알뜰 쇼핑도 하면서, 그저 하루하루 평범하지만 즐겁게 살고 싶을 뿐이다.
내 인생의 앞가림도 만만치가 않은데, 하루가 멀다하고 쇼를 하는 2MB의 미친 실정은 그 어떤 스트레스보다 더 날 무겁게 한다. 이젠 아예 믿지도 않지만, 불과 며칠 전 TV를 통해 자신의 과오를 반성한다며, 대운하 사업을 '포기'하고, 무리한 민영화는 하지 않는다고 하고, 쇠고기도 절대 30개월 이상은 국민들 밥상에 올리지 않겠다며 쇼를 한 2MB. 그 발표 하룻만에 추부길과 국토부장관은 '대운하 완전 포기한게 아니다'라고 말했고(분명히 기사화되었고), 민영화하지 않는다던 의료 부문을 '선진화'란 명목으로 영리법인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수도사업도 지역별 민영기업에 위탁 관리한다고 하니, 사실상 민영화를 위한 수순은 모조리 진행 중이다.
볼리비아에서 미국의 벡텔에 수도사업을 맡겼다가 실제로 수도요금이 3배 이상 치솟는 바람에 다시 국유화한 전례가 있다. 문제는 볼리비아의 경우 FTA 협약을 맺지 않은 시기여서 국유화가 사실상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의 FTA 협약대로라면 민영화를 다시 국유화할 명분이 거의 없어진다. -_-;;; 영국의 철도 역시 민영화했다가 엄청난 곤혹을 치루고 다시 국유화했다. 사실 공기업의 민영화는 신자유주의자들의 단골 소재인데, 이는 부패한 관리들과 기득권 세력들이 자신의 천년 왕국 건설을 위해 시도하는 사실상의 합리화 방편이다. 국영기업의 근본적인 문제는 방만한 관리에 대한 철저한 구조적 개선과 조정에 있는 것이지, 이걸 민영화만이 살 길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논리의 비약이라는거다. 실제로 몇몇 네티즌들은 싱가폴의 영리병원이 잘 운영된다고 열을 올리던데, 싱가폴은 전 국토의 대부분이 국가 소유이며, 민영화한 기업들에도 평균 35% 가량의 지분을 정부에서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은 도대체 알고 떠드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민영화를 부르짖는 이들은 국영기업들이 연성예산제로 인해 구조적으로 방만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는데, 연성예산제와 다른 문제지만 민간기업 역시 안정적 경영을 영위한다는 보장은 마찬가지로 없다. 국영기업들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이유는 국영기업의 특성상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만 거의 대부분 이슈화 되기 때문인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이런 여러 이유로 수많은 성공적인 국영기업들이 이미지 문제로 국유지분 이 있음을 은폐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폭스바겐의 대주주는 독일의 니더작센주 정부다. (이와 관련된 사실은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안인들]을 참조하기 바람)
한 명의 수요자가 하나의 공급자 밖에 선택할 수 없는 자연 독점 상태의 산업 부문은 절대로 손쉽게 민영화 해서는 안되는 법이다. 시장경제가 모름지기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시장 가격을 결정한다지만 자연 독점 상태의 시장에서는 공급자가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수익을 내는 지점에서 공급량을 조절하여 가격을 맘대로 조절하는 것이 실제로 가능하기 때문에 자연 독점이 이뤄지는 전기, 수도, 난방등의 사업은 철저히 대중의 생활안정을 위해 공영 기업으로 존치시키는 것이 맞다. (수도, 전기, 난방 모두 자연독점이 맞다. 수도물을 틀 때 이걸 틀면 A사 수돗물, 이걸 틀면 B사 수돗물... 선택할 수 없으니 당연한 얘기다) 영리 병원이 인정되면, 당연히 민간보험 회사가 대주주로서 병원을 지배할 수 있는 명분이 마련되기 때문에 초기에 일부 병원에 지나지 않겠으나, 결국은 대부분의 병원에서 수익의 극대화를 위해 환자를 선별하게 되고, 이로인해 국민건보의 재정은 몰락하게 되어 있다. 이건 멕시코의 IMSS가 명확히 보여주는 예이다. NAFTA로 붕괴된 중산층 덕에 멕시코의 국영의료보험인 IMSS의 재정이 고갈되어 민영의료보험에 거의 무방비로 유린당하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멕시코가 민영의보와 국민건보와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말하는 이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그런 말을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경제적 효율성(그것조차 전혀 검증되지 않고 수많은 거짓통계로 뒤덮힌)'을 빌미로 공기업의 민영화만이 장땡이라는 식의 논리는, 자동차와 반도체 외엔 우린 살 방법이 없으니 무조건 한미 FTA를 안하면 우린 다 죽는다는 답답한 논리와 전혀 다를 바가 없는거다.
예전부터 항상 해온 말이지만, 2MB 정부는 결코 자신들의 과제를 포기할 수 없다. 혹자들은 내게 국민들이 본떼를 보이면 달라진다고 하셨는데, 난 그때도 역시 그럴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 주장이 전혀 틀리지 않고 있음을, 정말 답답하고 서럽지만 지금 목격하고 있다. 아무 것도 해결된 건 없다. 쇠고기 협상마저 눈가리고 아웅식의 해결로 무마하려고 하며, 시간끌기에 지친 국민들은 슬슬 경제위기를 걱정하며 '어찌되었든' 조속한 마무리를 촉구하기 시작한다. 대운하는 관뒀다고 하지만, 제안조차 받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것도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미 수많은 2MB 정권의 수호막들이 투자해온 사업이기 때문이다. 민영화 역시, 기득권들의 그들만의 천년 왕국을 위해선 반드시 실시해야하고, 한미FTA 역시 NAFTA 이후 궤멸당한 국민들과 달리 500대 부호에 미친 듯이 이름을 올린 멕시코와 같이 자기들만의 천년왕국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협약이다.
국민들이 촛불을 드는 것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이들은 두려운 척하면서 결국은 모든 걸 시간을 끌며 국민들이 지치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한겨레, 경향신문, MBC를 제외하면 인터넷과 일간지, SBS등 대부분의 언론을 장악한 그들이기에 더더욱 교묘한 행태로 현실을 왜곡하는 편향 보도를 일삼을 것이다. 난 국민들이 이러한 작태에 더이상 속지 않으리라 믿고 싶다. 국민들이 더더욱 단단해져야만 이러한 작태에 속지 않을 것이다.
노무현 정부의 일부 실정에서 시작된 이 끔찍한 비극의 씨앗은, 2MB라는 희대의 멍청한 놀부에 의해 집대성되는 것 같다. 이제 겨우 2MB 정부 출범 4개월이다. 앞으로 4년 8개월이나 남았다. 내 달력이 2013년 연초를 가리킬 때 이 나라가 어떤 모습일 지 가끔 생각하면 가슴이 덜컹 내려 앉는 것 같다.
일찍이 세계적으로 저명한 마케팅 전문가인 알 리스는 벨기에야말로 타고난 천혜의 아름다움을 국가적 마케팅의 실패로
폄하받고 있는 '어리석은' 국가 중 하나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어느 책에서였는지는 잘 기억이 안납니다...
오래된 일이라, 아마도 'Positioning(포지셔닝)'에서였던 것 같아요) 그만큼 벨기에는 아름다운, 유럽 전역을 통털어서 대표 도시 20위 안에 네개의 도시를 랭크시킬 정도로 아름다우면서도 관광객이 유럽의 다른 나라에 비해 턱없이 적은 나라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고 핀란드처럼 국민들이 외지인에 대해 무뚝뚝한 것도 아닐테고... 아무튼 벨기에는 아름다운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나라로 다녀오신 분들의 칭찬이 자자...한 나라같네요. 전 벨기에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주말에 집에서 편히 쉬면서 영화를 보고 음식을 해 먹었습니다. 어머님께서 극장에서 보시고 재밌다고 '강권'하셨던 [추격자]를 봤고, [Chaos Theory]를 봤고, 조금 전에 콜린 파렐, 브랜던 글리슨, 랄프 파인즈 주연의 [In Bruges]를 봤습니다. [추걱자]는 팽팽한 긴장감이 대단했습니다만, 세간의 극찬만큼은 아니었어요. 적어도 제게는 말이죠. 그 정도의 서스펜스는 쉽지 않지만, 아주 전형적인 방식이어서, 아니 너무 전형적이어서 도리어 덤덤하게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나중엔 그러한 감각마저 무뎌지더라구요. 물론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만... 김윤석씨와 하정우씨의 연기도 아주 좋았구요. 다만, 제가 그간 짧게 봐오던 김윤석씨의 가공할 연기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김윤석씨의 연기가 범상함의 기준까지 넘어섰던 것은 [천하장사 마돈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무튼 이런 건방진 얘기는 각설하고.
중세건물의 보존이 유럽에서 가장 잘 된 도시 중 하나라는 벨기에의 브뤼헤(Bruges)가 이 영화의 배경 입니다. 살인청부 후 브뤼헤에 잠시 머물고 있으라는 해리(랄프 파인즈)의 지령을 받은 두 명의 살인청부 업자 켄(브랜던 글리슨)과 레이(콜린 파렐)는 브뤼헤의 한 작은 호텔에 머물게 됩니다. 브뤼헤의 지나치리만큼 평화로운 정경이 오히려 부담스럽고 따분한 레이는 불평만 하지만, 그러던 중 우연찮게 클로에(클레멘스 포시)라는 여성을 만나게 되고 데이트를 하게 되죠. 사실 레이는 어느 신부(특별출연인 듯한데, 저도 좋아하는 Ciaran Hinds입니다)를 살해하는 일을 맡지만 전혀 의도하지 않은 어린 아이를 실수로 숨지게 합니다. 그 때문에 그는 상당한 정서적 불안을 보이게 되지요. 전혀 서로를 배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던 켄과 레이는 어떤 이유에서 단 하나의 접점을 갖게 됩니다. 그건 용서받지 못할 세 명의 서글픈 비극의 시작일 수도 있구요.
이 이야기는 말 그대로 '용서받지 못한 자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Unforgiven]을 이 영화에 붙여도 무방할 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 영화엔 [In Bruges]란 제목만큼 어울리는 건 없을 거에요. 레이는 영화 내내 브뤼헤를 조소하고 폄하합니다. 하지만, 그건 레이가 브뤼헤의 평화로운 정경을 차마 바로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일 거에요. 실제로 이 평화로운 브뤼헤에서 레이가 맞닥뜨리는 상황들은 모두가 관광객 또는 이민자들과의 문제입니다. 이곳에 살고 있는 클로에로부턴 따뜻한 정서적 안정을 얻게 되지요.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레이가 그가 조롱하는 따분한 도시 '브뤼헤'에서 발을 뗄 수 없는 이유 역시 똑같이 외지 사람들 때문이라는거에요. (아... 정말 영화 내용 말안하고 쓰려니 너무너무 힘듭니다)
이 영화는 IMDB에 키워드가 코메디, 크라임, 드라마로 되어 있던데 어떻게 봐도 코메디는 어울리지 않아요. 조금만 봐도 이 영화가 보통의 정서를 가지고 있는 영화가 아님을 알게 됩니다. 게다가 중반 이후에는 꽤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합니다. 동시에 상당한 긴장감을 주기도 하구요. 이 장면의 진정성은 정말 무거운 것이어서, 저 용서받지 못할 자들의 고뇌와 아픔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줄 정도로 묵직한 감정을 선사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선 브랜던 글리슨의 연기는 정말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오랜만에 보는 콜린 파렐의 연기는 자신의 모습에 딱 맞는 옷을 입은 것과 같은 느낌을 줍니다. 후반부에 냉혹한 얼굴을 드러내는 랄프 파인즈 역시 그 전 시간에 목소리로 떼운 것을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을 만큼의 아우라를 뿜어냅니다. 특히 후반부, 켄이 레이가 한 말이라고 얘기했던, '현실이지만 꿈같다'라는 표현이 그대로 재현된, 켄과 해리가 다른 의미로 똑같이 말했던 '브뤼헤는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도시'라는 이 모든 이 영화의 스쳐 지나가던 말들이 현실로 구현된 장소에서의 마지막 씬은 정말 안타까우면서도 매혹적입니다. 이런 드라마틱한 이미지가 구현된 영화를 도대체 얼마만에 보는 지 모르겠네요.
제게는 올해의 BEST 중 한 편으로 반드시 남을 것 같아요.
국내 개봉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압니다. 보실 수 있다면 어떻게든 보시라고 꼭 권하고 싶어요.
* 영화에서 켄과 레이가 들른 미술관은 아무래도 Groeninge Museum 같습니다. 브뤼헤는 플랑드르파의 대표적 작가인 반 다이크가 활동한 중심지이기도 한데요. 묘하게도 이 영화에선 반 다이크의 작품이 아니라 히에로니무스 보슈의 그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게 이 영화가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반 다이크의 리얼리즘 전통과 대척점에 있는 것이 사실 히에로니무스 보슈의 그림들이잖아요. 미술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면 아마 한번쯤은 다들 들어보셨을거에요. 브뤼헤의 평화로운 정경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현실은 악마같은 꿈에 지배당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보슈의 작품들은 언제나처럼 '무섭고 두렵죠'. 현재의 죄악에 괴로워하는 이들은 결국 이 작품들의 공포에서 자유롭기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 아... 히에로니무스 보슈의 작품들은 켄다로우 미우라의 어두운 코믹스 '검풍전기 베르세르크'의 작화적 모티브가 되어 주고 있습니다. '검풍전기 베르세르크'를 보시는 분이라면 보슈의 작품들과의 연관성을 눈치채실 거에요.
켄과 레이가 주의깊게 본 건 이 작품입니다. '최후의 심판'이란 작품. 보슈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입니다.
미술과 놀이,2005년 아, 보쉬 얘기를 aipharos님과 하다보니 2005년에 민성이와 한가람 미술관에서 스티브 화이트하우스 영상작품 [Kunstbar]를 정말 많이 보았는데 그중에서도 보슈의 음료를 먹고 떨어지는 지옥도를 무섭다기보다 '우습다' 라며 가장 좋아했다고 합니다.
** 이 영화엔 아주 잠깐 등장하는 Ciaran Hinds외에 Peter Dinklage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그의 배역은 레이에게 아주 큰 의미가 있어요.(영화를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_-;;;)
*** 아주 민감한 대사들이 많은 이 논쟁적일 수 있는 놀라운 영화의 감독은 Martin McDonagh(마틴 맥도너)로 영국 감독입니다. 저와 동년배군요. 사실상 첫 장편데뷔입니다. 앞으로 어떤 영화를 만들어낼 지 놀라울 뿐이에요.
바릴라 파스타 스파게티 No.5 3개 카텔리 팬네 리가테(Catelli Penne Rigate) 1개 화이트 화인 (Dourthe Bordeaux)- 이거저거 다 써봤는데 이 화이트 와인이 파스타엔 딱 인 것 같음. 모시조개 3봉 (홍합을 사려했으나... 홍합이 없더군요) 대하 1봉 로메인등 채소 가득 호주산 청정흑우 스테이크용 4 패키지(몇 그램인지 모르나... 식구 넷이 죽을 만큼 먹어도 남음) 홀스래디쉬 머스타드
이외에도 있었는데 일단 이 정도같습니다. 해먹으려고 한 것은
1. 스테이크 2. 토마토 소스 파스타 3. 엔초비를 곁들인 올리브 오일 파스타
였구요.
토요일 저녁엔 스테이크부터 해 먹었습니다. 레시피는 저보다 많은 분들이 훨~ 잘 아시겠지만... 바질(Bazil)과 혼합후추, 소금을 고기에 뿌려 재워 놓습니다. 그리고 30분 이상이 지난 뒤, 팬에 올리브 오일(반드시!)을 두르고 강불로 굽습니다. 구울 때 향이 너무 좋을 거에요. 여기에 버터를 두르기도 한다는데 저흰 전혀 관심없구요. 양식당에서 먹는 포트와인이나 버섯소스, 라비고트 소스...이런 건 안만듭니다. 저흰 걍 굽는 것 뿐이에요. ㅎㅎ 그래도 아주 좋습니다. 정말로 적당히 양식당에서 먹던 스테이크의 풍미가 느껴지거든요. 바질과 후추, 소금, 그리고 엑스트라 버진의 올리브 오일이 그 비결인 듯 합니다. 씨겨자에 고기를 살짝 찍으면 아주... 좋지요.
일요일 오전에도 고기를 해먹고, 낮에는 토마토 베이스의 스파게티를 해먹었습니다. 왜 시중의 토마토 소스가 안사고 인터넷에서 구입했냐하면... 시중의 토마토소스와 맛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랍니다. 이전엔 저희도 시중 마트등에서 그냥 사 먹었어요. 프레스코나... 그런데 소스 자체만 넣고 만들면 영 맛이 안났는데, 전에 바릴라 소스를 사서 해먹었더니 이거 완전 다른 맛이더군요. 가격은 좀 비싸도 맛은 확실합니다. 더 좋은 소스도 있겠지만, 일단 이태리에서 가장 잘 팔리는 바릴라 소스를 구입했어요. 민성이가 펜네를 먹고 싶다고 해서 먼저 펜네를 끓는 물에 넣습니다. 4분 정도 경과되면 스파게티를 넣습니다. 그리고 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껍질을 깐 새우와 마늘을 넣고 볶습니다. 새우가 적당히 익으면 건져내고 이번엔 해캄한 모시조개를 넣고, 이탈리언 고추인 페페로치노를 약간만 잘게 썰어 넣습니다(많이 넣으면... 죽어요...) 소금간을 약간 하고 바질과 후추를 넣습니다. 그리고 화이트 와인을 붓습니다. 그리고 팬에 뚜껑을 덮어요. 면이 다 삶으면 면을 팬에 함께 넣고 볶습니다.
이럼 끝. 어지간한 파스타집 이상의 맛이 납니다. 최소한... 소렌토보단 확실히 맛있습니다. 어머님은 얼마전 '이음'보다 오늘 낮에 집에서 드신 파스타가 더 맛있다고 하십니다.(어머님도 파스타를 아주아주 좋아하십니다)
엔초비 파스타는 내일 해먹기로 했어요. 전에도 넘 맛있게 해먹었는데... 요건 내일. 열악한 주방에서 열심히 맛난 음식 만드는 aipharos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은근 재밌네요.
* 바쁘고 피곤하다. 몸도 피곤하지만 심리적으로도 피곤하다. 회사 매출은 완연히 회복된 것 같다.(다만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장담한다) 뉴스를 보거나, 인터넷 기사를 읽는 것도 피곤하다. 연일 증오만 키우고 있으니... 아무쪼록 임신 중이신 분들은 최근의 뉴스와 인터넷 기사는 삼가하는 것이 태교에 좋을 것 같다. 저런 ㅄ같은 걸 대통령이라고 뽑았으니... 이명박, 최시중, 류우익(참 이름들도 너무 지들 컨셉과 잘 맞는다)... 겉으론 '의사소통', '겸허히...'란 말들을 내뱉으면서 뒤로는 나우컴 대표를 '구속'하고, 정연주 사장을 압박하며, 촛불집회가 자기들의 인터넷 사태에 '조기대응하지 못해서' 벌어진 일로 바라보는 이 꼴사나운 ㅄ들에겐 일말의 희망도 가질 이유가 없다. 그제부터 난데없이 네이버의 정치 기사 댓글에 2MB 정책 지지자들의 글이 늘어났다. 너무 난데없이 늘어난 터라 웃음이 나올 정도다.(다음 아고라만 가시는 분 한 번 가서 보시라. 가관이다) 이명박의 지지율은 끝없이 추락한다는데 네이버의 2MB 정책 지지자는 거의 10배 이상 폭주하는 듯 하니 이건 뭘로 설명해야하는거냐. 게다가 한 명이 비판 글을 올리면 7~8명이 순식간에 달라 붙어 자기들끼리 주고받으며 '그렇죠? 아고라나가 그럼'뭐 이런 식으로 댓글을 올리는 걸 보면, 참... 이 인간들 머리가 나빠도 너무 나쁘구나...하는 생각 지울 수가 없다. 이렇게 냄새나고 티나게 하면 정말 소신을 갖고 현 정부를 지켜보고 지지하는 분들까지 싸잡아 '알바'로 매도당하지 않나? (예로 얼마전 나와 e-mail로 토론한 분의 경우는 분명한 자기 논리가 있었다. 나도 그런 분의 의견은 묵살할 맘이 없고, 실제로 그런 분들도 많이 계실거라 믿는다) 결국엔 종량제나 그와 비슷한 충격의 인터넷 차단막을 만들어낼 것이다. 눈엣가시같은 네티즌들만 없으면 자기들 세상이라고 분명히 판단할거다. 이런 세상에 살고 있다는게 서글프다. 더럽고 구역질나고 경멸스럽다.
** 존 케네스 칼브레이스는 '자본주의에서는 인간이 인간을 착취하는데 공산주의에서는 그 반대다'라고 말한 바 있다. 걸핏하면 색깔론으로 거품무는 인간들에게 칼브레이스같은 비좌파적 시각으로 자본주의 폐해를 비판 해달라고 요구할 순 없다. 젠젠 무리지. 공산주의에 대한 대중과 지식인의 배신감과 좌절이 휩쓸고 이젠 흔적조차 찾기 힘든 지금, 자본주의는 여전히 대안을 못찾고(자율주의등이 거론되지만) 오히려 더 잔혹하게 그 얼굴을 성형하고 있다. 문제는, 항상 말하듯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해당조차 되지 않는 이 잔혹한 세계화의 치마끝이라도 잡으면 뭔가 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거다. 세계가 아직도 조화로운 세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믿는, 정말 믿는 분들께는 그 조화로운 세상을 위해, 빈곤을 퇴치할 수 있다고 뻔뻔하게 선언한 iMF, IBRD, WTO등의 의사결정 구조등을 한번 이라도 들여다 보시라고 정말 말하고 싶다. 일반적으로 보수주의자들의 특징은 국익을 우선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보수주의자를 지나치게 개인의 영달보다 국익을 우선하는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보수주의자들은 국익을 우선하지 않고, '무리'의 이익을 우선할 뿐이다. '무리'의 이익을 대놓고 우선하자면 역풍을 받을 것이 뻔하므로 언제나 그 논리로 '국익'을 떠벌이는거다.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차가 멈추어서면, '이해는 하나 경제가...'란 논리로 일관하며, 언론을 통해 피해액이 이미 6조가 넘었다고 열을 올린다. 정서적으로 화물연대의 파업에 동참하던 국민들이, 뾰족한 방안도 절대 제시안하고 일단 협상하는 척하며 시간을 끄는 정부의 계략에 휘말려 '시간이 지날 수록 국가 경제에 막대한...'이라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정서적 지지를 철회하기 시작한다. 정말, 정말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해 파업했던 화물연대 노조원들을 욕되게 하는 짓이 벌어진다. 이걸 집단이기주의라고 내몬다. 정말? 정말 당신이 그 입장이어도 '집단이기주의'라고 말할 수 있을까? 국제 유가가 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멍청하기 짝이 없는 환율정책으로 통상적 인상분보다 지나치게 더 오른 정책의 폐착은 도대체 언제까지 대충 넘어가려 할 건지 말이나 해봐라. 화물연대의 요구를 수용하면 겉잡을 수 없이 여러 조직들이 동일한 요구를 할까봐 경직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심씨티가 아니다. 정책의 실패로 인한 국민의 고통을 일방적으로 국민에게 짊어지라고 하는 건 이미 국가가 아니다. 게다가 정책의 실패조차 인정하지 않는 정부아닌가. 그리고 그런 어려운 협상을 해내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어려우면 어렵고 곤란하단 말만 하는 건 ㅄ들도 잘 한다.
*** 국민들이 더 단단해졌으면 좋겠다. 린 타로의 애니메이션 [하록 선장]에 보면, 지구가 극심한 양극화가 이루어져 정말 소수의 계층이 자원과 식량을 모두 거머쥐고 나머지는 시궁창같은 곳에서 하루하루를 사는 모습이 나온다. 요즘들어선 점점 그런 모습들이 SF 애니메이션에나 나올 법한 얘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절감한다. 세계화의 미명 하에 재기 불가능할 정도로 쑥대밭이 되어버린 남미와 아프리카를 보면 사악한 자본 제국주의의 악랄함에 환멸을 느낀다. 프로크루스테크의 침대 신화나 토마스 프리드먼의 '황금구속복' 이야기는 이 시대에 미국과 같은 열강들이 개도국에게 들이미는 잔혹한 잣대다. 침대보다 크면 몸을 잘라내고, 침대보다 작으면 찢는거다. 황금구속복만 입으면 동등한 세계화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볼링 앨리할 수 있다는 이 답답한 논리들이 진정으로 통용되고 지지를 얻는 것을 막는 것은 국민들의 의식 밖에는 없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지만 일단 우리 국민들은 촛불 집회를 통해 묵과할 수 없는 시민의 힘을 보여주는데 일차적으로 성공했다. 앞으로의 문제라면 뿌리깊게 머리 속에 잠재된 '레드 컴플렉스에 대한 자기검열'이 발동되어 촛불집회가 빨갱이 집회라고 스스로 정말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기우라고 할 수 있으나 실제 그럴 수 있다) 그리고 대책위원회등의 좀 더 세련된 전략도 필요할 것이다.
**** 사실 정치 얘기하려고 한 게 아닌데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다. 매일매일 하도 황당한 일들이 벌어져 정치 사안에 대해 일일이 글을 쓰는 건 불가능할 정도가 됐다. 그리고 가급적 이런 정치 얘기는 어지간하면 참아왔던 것도 사실이다(의외로 많지 않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이런 글을 쓰게 된다. 원래 Wii 게임기에 대한 얘기를 좀 하고 영국드라마 [Skins/스킨스]에 대한 말이나 좀 하려던 것인데 결국 이런 얘기는 하지도 못했다.
***** 2008년 1월 18일 시작한 이후로 오늘로 5개월 금연 성공이다. 금연 작정 후 단 한개비도 피우지 않았으니 스스로를 대견스러워 하고 있다. ㅎㅎ 담배 생각은 거의 나지 않았으나 얼마전 촬영장에서 너무 힘들어 잠시 한개비만 피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 있다. 어차피 이 유혹이야 끝까지 갈거고. 이런 유혹을 뿌리친 상황을 복기하면 잘 해나갈 것 같다.
담배를 끊고 가장 좋은 건. 입과 손가락에서 담배 찌든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거다. 끝까지 이대로 영영 담배와 작별할 수 있기를.
어제 늦은 밤 aipharos님과 롯데씨네마에서 [the Happening/해프닝](이하 [해프닝])을 관람했습니다. [the Sixth Sense/식스 센스]이후로 부당할 정도로 '반전(反轉) 영화 감독'으로 낙인찍인 샤말란 감독은 우리나라에서 죽어라 까이는 대표적 감독 중 한 명이 되어 버렸습니다. 덕분에 그의 이후 작품들은 불가피하게 [식스 센스]의 반전 파괴력과 기계적인 비교를 당하며 '시시하다', '이게 뭐냐'라는 볼멘 소리들을 듣게 됩니다. 특히 [Signs/사인]에 이르면 그 비난의 목소리는 더더욱 거세지죠. 사실 이건 비단 우리나라 뿐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정도만 덜 했지 비슷했습니다. 그 결과 디즈니와 아주 좋지 않게 결별하고, [Lady in the Water/레이디 인 더 워터]는 제작사를 찾지 못해 전전하다가 워너와 간신히 손잡고 내놓았으나 참담한 성적을 냈죠. 그 덕에 헐리웃에선 샤말란이 차기작을 더이상 만들지 못할 것이라는 흉흉한 얘기까지 돌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레이디 인 더 워터]는 상당히 실망했지만, 그 전까지의 모든 샤말란 영화를 다 너무너무 재밌게 본 나로선([언브레이커블]은 soso...) 이런 샤말란의 고전이 상당히 아쉬웠어요.
저와 aipharos님은 겨우 딱 다섯 명이 영화관에 있었던 [the Village/빌리지]의 그 드라마틱한 오싹함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거든요. 이번 [해프닝] 역시 개봉한 지 그닥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관객은 초라했습니다. 덕분에 쾌적하게 보긴 했지만...
샤말란 감독의 영화에 대한 일반적인 힐난은 대부분 기대했던 반전을 배신하는 내러티브에 있습니다. 인터넷의 많은 네티즌들의 말을 대략 종합하면 '크리쳐가 나올 줄 알았는데 김샜다([빌리지])', '잔뜩 긴장 하게 해놓고는 딸랑 조악한 외계인 하나 나오더라([싸인])'등입니다. 샤말란 감독의 영화가 반전에 이르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믿습니다만, 많은 분들이 반전 자체에 지나치게 주목하고 그 충격의 경중으로 샤말란 영화를 폄하하는 경향이 없다고는 못하겠습니다. 그 덕분에 드라마의 구조가 튼실한 샤말란 영화가 기대 이하의 평점을 받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 같아요. 물론 샤말란 월드를 좋아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저나 aipharos님, 그리고 얼마 전 이 영화를 저희보다 먼저 본 지인분들 같은 경우죠. 게다가 이번 [해프닝]은 전혀 반전이랄 것이 없습니다. 기존의 샤말란 영화 작법과는 다른 듯, 비슷한 영화가 바로 [해프닝]이에요.
이 영화의 내용은 아주아주 간단합니다. 스포일러라고 할 것도 없어요. 고등학교 과학 교사인 엘리엇(마크 월버그)는 공원이 테러를 당해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지자 동료 교사 줄리안(존 레귀자모)과 역에서 만나기로 하고 아내 앨마(주이 디샤넬)를 데리러 갑니다. 엘마는 딱 한번 저녁 먹었을 뿐인 조이(얼굴이 나오지 않지만 이 사람이 샤말란 감독입니다)라는 남자의 계속된 전화로 이 일이 엘리엇에게 들킬까봐 전전긍긍하고 있죠. 역에서 줄리안과 그의 딸 제스와 함께 만나 기차를 탄 이들은 테러가 북동부 지역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는 뉴스를 듣게 되고 설상가상 기차가 한적한 작은 도시에 멈춰서게 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난데없이 멈춰서고 자살을 하게 되는 이 전대미문의 사건이 사실은 테러가 아니라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뉴스로 밝혀지고 사람들은 조심스레 이것이 자연 현상의 일부가 아닐까 의심하며 목숨을 구하기 위해 도주합니다.
이런 말이 어울리지 않지만, 이 영화는 시각적으로 매혹적입니다. 난데없이 공사장에서 일하던 인부들이 집단으로 뛰어내리는 장면은 엄청나게 충격적이지만, 동시에 잔인하리만치 매혹적이에요. 샤말란은 이렇게 격정적 순간을 극단의 심리를 동시에 느끼게 하는 연출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인위적인 기술의 힘을 절대로 빌리지 않으면서(그의 모든 작품이 다 그래요) 공포에 이르는 과정을 심리적 묘사와 스크린플레이로 완벽하게 구현하는 정말 몇 안되는 감독입니다. 이번 영화도 마찬가지에요. 잘못된 홍보들로 이 영화가 무슨 마치 재난 블럭버스터로 소개되곤 하는데, 이런 엉터리 홍보와 리뷰들이 샤말란의 영화를 매도하는 주원인들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영화엔 스케일따윈 없어요. 화려한 CG도 없습니다. 하지만 음산한, 기존의 느낌과는 확실히 다른 제임스 뉴튼 하워드의 음산하면서도 비장한 선율에 맞춰 벌어지는 슬로우 패닝과 생략의 묘미를 잔뜩 갖춘 탁 후지모토(Tak Fujimoto)의 촬영이 샤말란의 연출력과 최상의 궁합을 이뤄내, 충분한 공포감을 매혹적으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샤말란 답지 않게 너무 단조롭고 무미건조한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충분히 재밌습니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결말임에도 충분히 수긍할 수 있어요. 다만 바로 말한 바와 같이 이 영화의 스토리엔 거의 드라마틱한 관계가 부재하답니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샤말란 감독은 그간 언제나 인간과 인간 사이의 드라마틱한 관계를 통해 주제를 역설해왔잖아요. [빌리지]에선 폐쇄된 공간을 벗어나려는 인간과, 이를 막는 괴수 괴담과의 대립이 다양한 이야기를 파생하며
인물들의 캐릭터를 분명히 했고, [싸인]에서도 건조한 가족 관계를 재앙으로 인해 조금씩 이해하고 열리는 과정이 녹아 있습니다. 물론 [해프닝]에도 엘마와 엘리엇의 갈등이 위기를 통해 극복되는 과정이 나오지만, 이건 그야말로 해프닝에 불과할 뿐이죠. (전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해프닝]이란 제목이... 변변찮은 엘마와 엘리엇의 오해를 지칭하는 것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농담입니다. 흐~)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으로 말하지만 이 영화는 충분히 재밌습니다. 90분의 러닝타임이 너무 짧다고 느낄 정도로 충분히 재밌어요.
* 롯데씨네마 부평에선 1개관에서 이 영화를 상영 중인데, 정말 황당하게도 화면비를 스크린의 상하에 맞추는 바람에 화질 번짐 현상과 함께 좌우가 잘려버리는 기가막힌 현상이 있었습니다. 어이가 없더군요. 이젠 화면비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다니 이게 말이나 되요.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엔 상단의 커튼이 화면비를 맞출 때까지 내려오지요. 기가막혔습니다. 덕분에 매혹적인 화면을 뿌연 화면으로 봐야 했답니다.
1월 1일부터 6월까지 들어온 음반 중 개인적인 favorite 43장을 추렸습니다. 한국 음반은 일단 제외되었습니다. 따로 준비합니다~ 순위매기는 것은 도무지 불가능하여... 그냥 뮤지션 알파벳 순으로 정리합니다. 앨범커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로 볼 수 있습니다. 23~43번의 음반입니다.
23. [Glorytellers] - Glorytellers Accolade(1969,1970), Double의 뒤를 잇는 fusion salon의 느낌을 팍팍 주는 Glorytellers. Karate에서 무려 14년을 몸담았던 Geoff Farina와 드러머 Luther Gray III의 데뷔작입니다. 서정적이고 감미로운 음악을 선사합니다.
24. [Hercules & Love Affair] - Hercules & Love Affair DFA레이블의 야심작.(정말인지는 모른다.ㅎㅎㅎ) Andrew Butler의 재능이 객원 싱어들의 개성과 잘 어우러진 음반. 문제는 이 음반은 구입하기가 너무 힘들다. 구입이야 가능한데 30불 중반대의 가격은 참으로 난감... 게다가 Antony and the Johnsons의 바로 그 Antony가 댄서블한 비트에 맞춰 절창을 해댄다는 놀라움이...
25. [Kyte] - Kyte 놀랍게도 98년 걸작인 동명 앨범만 내곤 도통 소식을 접할 길이 없었던 the Surprise Symphony의 베일에 쌓인 싱어 송 라이터 겸 멀티 인스트루먼털리스트 Damien Youth와 역시 the Surprise Symphony의 멤버 였던 Robyn Nice의 프로젝트 그룹.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매혹적인 포스트 록을 들려줍니다
'Sunlight' - Kyte
26. [Hold On Now, Youngster] - Los Campesinos! 카디프 대학에서 결성된, 사실상 우리나라로 치면 대학가요제 출전 컨셉의 동아리 음악 그룹. 하지만 이들의 음악은 정겨움을 넘어서 비범함을 감추지 않습니다. 올해의 신인 중 하나. (우리나라도 이러한 형태의 신인들이 많이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요)
'Death to Los Campesinos' - Los Campesinos!
27. [the Cool] - Lupe Fiasco 원래는 2007년 음반인데, 전 올해 초에서야 들었습니다. 추상힙합이든 뭐든 그닥 잘 듣지 않는데, Lupe Fiasco의 음반은 기존 힙합의 진부함을 그대로 끌어안고 있음에도 진중한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Superstar' - Lupe Fiasco
28. [Lagrange Points] - Mooncake 그닥 알려진 바가 없는 포스트록 그룹입니다.
29. [Stainless Style] - Neon Neon Super Furry Animals의 Gruff Rhys와 힙합 프로듀셔인 Boom Bip의 프로젝트 밴드 Neon Neon의 2008년작. 귀에 착착 감기는 인디 일렉트로닉 넘버들을 맘껏 들을 수 있습니다.
'I Lust U' - Neon Neon
30. [the Devil, You + Me] - the Notwist 지나치게 감성적이었던 전작보다 훨씬 진일보한 인디 일렉트로닉의 감성. 해가 갈수록 진보해가는 밴드들... 참 많네요.
'Boneless' - the Notwist (정식뮤비 아닙니다)
31. [Untitled] - Our Sleepless Forest 듣다보면 하늘 위를 유영하는 듯한 기분을 선사하는 일렉트로니카 + Atmosphere Music. 특히 첫 곡의 아련함이란...
32. [Third] - Portishead 10년 만에 발표한 음반이 2008년 최고의 걸작 중 한 장이라니... 10년 만에 나온 음반이라기보단 정말 10년 동안 준비한 음반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트립합의 탈은 벗어났지만 전방위적 장르를 아우르기 시작한 무서운 결과물.
'Silence' - Portishead (10년만에 묵은 내공 다 드러내는 탑트랙)
33. [Silent Movie] - Quiet Village 영화 음악을 연상케하면서도 묘한 이질감을 지울 수 없는, 기괴한 음반이자 아마도 2008년 상반기에 가장 중요한 음반으로 기록될 수도 있는 음반. 이탈리언 영화 음악, BBC의 라이브러리 뮤직, Acid Rock, 빈티지 소울과 이지 리스닝의 요소들을 주욱 뽑아낸 후 일렉트로닉과 어쿠스틱의 완벽한 조화로 필름라이크...한 음색을 만들어냅니다. 음악적 요소들을 끄집어내어 재구성하는 관점으로 보면 electrocism에 가까운 음반.
'Too High To Move' - Quiet Village
34. [LP3] - Ratatat 뉴욕 베이스의 일렉트로닉 듀오. 2007년의 [Remixes, Vol. 2] 외엔 실망시킨 적이 없는데요. 이번 음반은 보다 정갈해지고 멜로디의 임팩트가 확실해졌습니다 .그덕에 귀에 더 착착 와 감겨요.
'Mirando' - Ratatat 해외 뮤직비디오의 편집 실력은 대단히 감각적인데, 이 뮤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전혀 상관없는 [Predator/프레데터] 영상을 음악에 맞게 편집한 실력이... 장난이 아닙니다. 마지막 장면은 대폭소!
35. [Lust Lust Lust] - the Raveonettes 이젠 확실한 중견 밴드가 된 덴마크 코펜하겐 출신의 the Raveonettes. the Raveonettes는 내놓는 음반마다 그 느낌이 대단히 상이한데, 이번 음반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맘에 들어요. 사실 2007년 11월에 발매된 음반인데 전 올해 초에서야 들었답니다.^^ 북구의 냉랭한 서정미는 여전한데, 'Lust'같은 트랙에 이르면 이거... 너무 좋은거죠. 정말.
'Lust' - the Raveonettes (뮤비가 아닙니다)
36. [Black Habbit] - Rings 'Mom Dance'에서 'Is He Handsome'으로 이어지는 이 앨범의 집중력은 놀라울 정도랍니다. 흐느끼는 건지 무의미한 호흡인지, 그로테스크한 무조음악을 연상시키는 피아노 선율에 음울하게 얹은 보이스. 피치포크의 평가는 냉정하지만, 제겐 상당히 인상깊은 음반 중 하나입니다.
37. [Sea Lion] - the Ruby Suns 뉴질랜드의 벨벳 언더그라운드라는 평은 도대체 무슨 근거? 이들은 뉴질랜드의 Panda Bear입니다. 전형적인 내추럴리즘에 인디의 감성을 섞은 이들의 음악은 사실 거기에 샤머니즘을 더 뒤섞은 Panda Bear의 음악적 방향성과 궤를 같이 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음악적 지향성의 문제이지, 이 둘은 엄연히 다른, 둘 모두 훌륭한 밴드입니다.
'Tane Mahuta' - Ruby Suns
38. [ExitingARM] - Subtle 2001년 샌프랜시스코에서 결성된 인디록 밴드. 힙합의 요소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밴드로도 유명한 밴드죠.
39. [Beat Pyramid] - These New Puritans 상당히 인상적인 데뷔를 한 영국의 4인조 혼성 그룹. 크리스찬 디올의 디자이너였던 하이디 슬리만의 2007년 디올 옴므 콜렉션을 위한 음악 작곡을 의뢰받으며 스타덤에 오른 밴드. 흥겹지만 진지한 브릿팝의 기운에 펑크와 일렉트로닉의 요소를 절묘하게 믹스 매치한 센스있는 신인밴드.
'Elvis' - These New Puritans
40. [White Album] - Up and Coming 아주 감칠맛나는 미드 템포의 재지(jazzy)한 록넘버들을 들려주는 Up and Coming. 개인적으로 올해 무척 자주 들은 앨범 중 한 장입니다. aipharos님 홈피 대문 음악으로도 자주 흘러 나왔었구요.
41. [Vampire Weekend] - Vampire Weekend 올 한해를 아주 따사롭게 달군 뉴욕 출신의 인디록 밴드. 이들의 특징은 들으면 들을수록 포옥... 정말 마구 빨려들어간다는데 있죠. 처음엔 '이거 뭐 좀 심심?'인데 듣다보면 걍 포옥... 빠져 버려요. 올 여름에 옆나라에 오죠. 울 나라엔 당근 안오겠죠. -_-;;;
'Oxford Comma' - Vamprie Weekend
42. [Girls in the White Dream] - Water Fai 일본 오사카 출신의 포스트 록 밴드. 멤버 넷이 모두 여성. 일본 밴드 특유의 덤덤한 서정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음악엔 뻔한 일본 밴드의 서정미 외에도 뭔가 사람 마음을 꾹 끌어안는 따스함이 있어요.
43. [Alopecia!] - Why? 전작을 완전히 넘어선 Why?의 2008년 신보. 추상 힙합등 시대를 앞서가는 뮤지션들을 포진시킨 Anticon 레이블 소속. 제가 좋아하는 Hood의 2005년작에 참여하기도 했던 밴드입니다.
1월 1일부터 6월까지 들어온 음반 중 개인적인 favorite 43장을 추렸습니다. 한국 음반은 일단 제외되었습니다. 따로 준비합니다~
순위매기는 것은 도무지 불가능하여... 그냥 뮤지션 알파벳 순으로 정리합니다. 사실 골라보니 80장이 넘더군요. 추리고 추려서... 43장이 되었습니다. 아마 여기 선정안된 음반 중 개인적으로 더 좋아한 음반이 있을 수 있어요. 흐~ 그런데 그냥 올립니다. 더이상은 무리무리. 앨범커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로 볼 수 있습니다.
1. [Let the Blind Lead Those Who Can See But Cannot Feel] - Atlas Sound Deerhunter의 Bradford Cox의 솔로 프로젝트. Deerhunter와는 다른 음악적 분위기를 들려주는데, 감성적인 일렉트로니카에 싸이키델릭과 비트팝을 혼재시킨 멋진 음반.
'Quarantined' - Atlas Sound
2. [Antwarps] - Aus 앨범 커버가 너무 맘에 드는 일렉트로니카. 앨범 커버만큼 감성적인 무뚝뚝한 기계음이 음반 전체에 가득합니다. 비트와 서정성, 분균질적인 서사의 텍스트를 모두 채워주는 매혹적인 음반.
3. [Uneasy Flowers] - Autistic Daughters 멀티 인스트루먼털리스트 Dean Roberts가 중심이 된 포스트 록.
'Bird in the Curtain' - Autistic Daughters
4. [Wolfhour] - Baja 일렉트로닉, 프리재즈, 포크 모든 음악적 요소가 혼재된 Baja의 데뷔 앨범. 온갖 요소들을 독자적으로 부유하게 방치하지만 분명한 울타리를 세워놓아 필요 이상의 무질서를 방지하는 심미적 안목.
5. [Sombunall] - Beneva VS. Clark Nova 고독하고 우울한 도시의 정서를 표현한 듯한 Beneva Vs. Clark Nova의 일렉트로니카. 인간의 감성과는 거리가 먼 냉소적인 기계음이 아이러니하게 한없이 우울하고 쓸쓸하게 느껴지는 음반.
'Two Men Being Hospitalized...' - Beneva Vs. Clark Nova 정말 음악과 너무 잘 어울리는 뮤직 비디오
6. [Sleep Forever] - the Big Sleep 내가 가장 종종 애용하는 아이디 bigsleep은 험프리 보가트 주연의 영화에서 따온게 아니라 영국의 브리티쉬 록 그룹이었던 bigsleep에서 따온 겁니다. 72년인가 딸랑 [Bluebell Woods]라는 음반 한 장내곤 사라진 그룹이죠. 이 그룹은 그 선배그룹과는 아무 상관도 없어요. 펑크의 기저 위에 무덤덤하게 밟아나가는 사운드가 들을수록 잊기 힘든 음반. 인도 여성의 보이스와 무대 매너도 매력적.
'Bad Blood' - the Big Sleep (라이브 동영상)
7. [Epilogue in Waves] - Bitcrush 사실 특별할 것 없는 포스트 록 넘버. 그러나... 역시 거부할 수 없는 사색적인 분위기.
8. [Box of Secrets] - Blood Red Shoes 갈 때까지 가보자는 듯, 멋지게 리프를 긁는, 남여 2인조의 독특한 영국산 펑크 듀오. 완벽한 스테이지 매너, 기타, 드럼의 애매한 구성이지만 둘의 내공이 이 단조로운 구성을 탈피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I Wish I Was Someone Better' - Blood Red Shoes 아주 멋진 뮤직 비디오
9. [Our Small Ideas] - the Boats 호주의 일렉트로닉 밴드 the Boats의 2008년 신보. 사실 고를까말까... 많이 망설인 음반이긴 합니다. 그래도 자주 틀어놓고 다른 일을 하곤 하던 음반이라 애착이 많이 가네요.
10. [Turning Dragon] - Clark 사실상 올해 최고의 일렉트로닉 음반이 될 자격이 충분한 Clark의 확실히 날 선 일렉트로닉. 시간이 갈수록 Chris Clark의 천재적인 창조력은 고갈되긴 커녕 차고 넘쳐 주체하질 못하는 듯 합니다. 감각적이면서도 경박스럽지 않은, 테크노 하우스와 글리치, IDM의 모든 부분을 절망스러울 정도로 완벽하게 느끼도록 선사해주는 명연. 일렉트로닉 팬이라면 절대 놓쳐선 곤란한 올해의 앨범 가운데 한 장.
11. [Do It!] - Clinic 영국 인디록의 진수를 들려주는 Clinic의 2008년 신보. 이미 첫 싱글 'Free not Free'를 웹으로 무료 다운로드 배포하기도 했었죠. 어줍잖은 흉내로는 도통 표현할 수 없는 Clinic만의 음악 세계는 이번에도 여전히 건재합니다. 역시 올해의 앨범 중 하나로 손꼽힐 자격이 충분한 음반. 싸이키델릭의 기본 선율 위로 비트 록의 깃발을 꽂아 올린 걸작.
'the Witch' - Clinic
12. [Crystal Castles] - Crystal Castles 역시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영국 일렉트로니카 듀오. 원래는 Ethan Kath의 솔로 프로젝트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Alice Grass와 함께. 영국 드라마 'Skins'에서 직접 출연해 연주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고 합니다. 아주 쉬크하고 섹시한 일렉트로닉 넘버.
13. [Heavy Migration] - Dday One 엘릭트리닉 디제잉 dDay One의 두번째 음반. 역시나 그루브한 비트를 적절히 믹스 템포로 날려줍니다.
14. [Goodbye Minnesota] - the Declining Winter Hood의 Chris Adams가 Bracken이라면, Richard Adams는 the Declining Winter입니다. 2007년의 탁월한 리믹스 앨범에 이어 소량 배포된 그의 솔로 프로젝트는 Hood보다 더 아날로그의 감성이 강조된, 임프로비제이션의 정신을 고스란히 간직한 묘한 일렉트로닉입니다.
'Yorkcitythree' - the Declining Winter
15. [Visiter] - the Dodos 말이 필요없는 올해의 신인 중 하나.
16. [Wolves and Wishes] - Dosh Clark과 함께 올해의 일렉트로닉 음반 중 하나로 손꼽힐 만한 음반. 전직 카톨릭 신부와 수녀 부모에게서 태어나(허...) 세살때부터 피아노 레슨을 시작하고, 15세때 드럼스틱을 쥐더니 결국 16세에 메사추세츠의 음악 학교에 입학. 덕분에 일렉트로닉에 록적인 요소를 대단히 잘 융해시키는 뮤지션입니다. 이번 음반 뺄 곡 없이 전곡 다 좋습니다.
17. [Sleep Well] - Electric President 역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게 들었던 음반 중 하나. 다소 감상에만 치우쳤던 전작과 달리 깊은 감수성을 인디 일렉트로닉에 잘 녹여 낸 음반으로 6번째 트랙인 'It's Like a Heartbeat, Only It Isn't'는 명곡 중의 명곡. 친구지간인 Ben Cooper와 Alex Kane의 전자 대통령이 더 오래 함께하길. (6월24일 정식발매입니다. 물론 미국... 출시되면 구입할 첫 순위)
18. [the Evening Descends] - Evangelicals 오클라호마 노먼에서 결성된 밴드.
'Midnight Vignette' - Evangelicals
19. [Debt Dept] - Excepter Neo-Psychedelia의 거성이 되어버린 Excepter의 2008년 신보. Panda Bear나 Excepter같은 밴드들 때문에 미국의 음악씬을 더더욱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Burgers' - Excepter
20. [Ragged Wood] - Fleet Foxes 2월 발매된 EP [Sun Giant]가 워낙 탁월했던 지라 정규 발매된 본작은 EP에서의 놀라움은 아니었습니다만, 그래도 이들만의 독특한 오리지낼러티가 완연한 수작 앨범임엔 분명한 것 같습니다. 특히 마지막 곡인 'Blue Ridge Mountains'의 후렴부는 한 번 들으면 절대 잊혀지지 않을 강한 인상을 남겨주기에 충분하죠.
'White Winter Hymnal' - Fleet Foxes (라이브)
21. [Windvane and Window] - Flica 다른 음반을 넣었어야하나...하는 후회도 드는데, 그래도 회사에서 업무보면서 혼자 자주 들었던 음반입니다. Euseng Seto의 솔로 프로젝트로 사실상 데뷔 앨범입니다. IDM과 어쿠스틱의 조화등 사실 기본적으로 전형적인 인디 일렉트로닉인데요. 역시나 감초이신 Akira Kosemura의 리믹스 곡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22. [Antidotes] - Foals These New Puritans와 같은 스타성을 갖춘 영국의 펑크+포스트 록 그룹. Cursive와 Calla를 전형적인 브릿팝 텍스트로 컨버전시킨 듯한 분위기의 그룹으로 리드 싱어의 모습은 흡사 Prince를 방불케 하지요. 아무튼 주목할 만한 신성임엔 틀림이 없는 듯 합니다.
기무라 타쿠야, 후카츠 에리, 아베 히로시가 우르르 나오는 정치 드라마 [체인지]를 아주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요즘 보고 있는 일드는 [오센]과 [체인지]인데 [오센]도 아주 재밌지만, [체인지]는 더 재밌는 것 같네요. 아무래도 2MB 정부와 한나라당의 하루하루 거듭되는 뻘짓에 아주 질릴 대로 질려서인지, 현실에선 도저히 찾을 수 없는 일본의 최연소 내각 총리 대신으로 나오는 아사쿠라(기무라 타쿠야)의 정말 기가막히게 말도안되는 바른 사나이의 엉뚱스러움을 보면, 아... 이건 말도 안되는거야...라고 생각하면서도 흐뭇해지기만 합니다. 에휴...
그런데 오늘 집에서 5화를 봤는데, 미국 통상부 담당자로 나오는 사람이... 거 최영의 선생님이 가장 아꼈던, K-1 이종격투기에서도 자주 보였던 그 극진가라데의 니콜라스 페타스 아닌가요???????? 지금 일단 눼입어를 뒤져봤는데 나오질 않아서... 일본 웹 뒤지기 전에 한 번 궁금해서 올려 봅니다.
극진공수도 니콜라스 페타스. 이종격투기를 거의 보지 않지만, 우연히 오래 전에 본 니콜라스 페타스의 파이팅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마 그의 전성기에 뛰었더라면 더 좋은 성적을 올렸을 거라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체인지] 5화에 나온 미국 통상부의 담당자...입니다. 니콜라스 페타스 맞죠?
* [체인지]는 형과 아버지가 모두 유력 정치인인 가문에서 정치에 뜻이 없어 사실 연을 끊다시피하고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던 아사쿠라(기무라 타쿠야)가 불운의 사고로 형과 아버지를 동시에 잃고 어쩔 수 없이 보궐선거에 전략 공천되어 출마, 의원이 된 후 정치적 음모에 의해 일본 최연소 총리에 등극하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과는 달리 전혀 무거운 분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상당히 명랑한 분위기입니다. 다른 건 모르겠는데... 기무라 타쿠야는 언제 봐도 매력적이란 것. 그리고 아베 히로시는 느끼하지만 전혀 싫지 않다는 것. 이 드라마의 작가는 너무나 매 에피소드를 기가막히게 배치한다는 것... 은 확실히 알겠습니다. 아주 재밌게 보고 있어요.
수오 마사유키는 많은 일본의 감독이 그랬듯 핑크 영화로 문을 두드렸습니다. 단순한 성애 영화 정도로 치부되기 십상이었던 핑크 영화는 될성 부른 떡잎들이 영화계가 본격적인 발을 들여 놓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단순한 '성애' 영화를 넘어서게 된거죠.
터무니없이 과작하는 감독으로 수오 마사유키를 능가할 감독은 없을 겁니다. 1996년의 [Shall We Dance?/쉘 위 댄스] 이후로 무려 10년동안의 공백기가 있었고,
또 이 정도의 공백기 뒤에 내놓은 영화가 이토록 엄청난 걸작이라니 놀랍더군요.
내용은 사실 간단합니다. 카네코 텟페이라는 26세의 프리타가 선배의 소개로 면접을 보러 가는 전철 안에서
여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오해를 받고 치한으로 몰려 구속됩니다. 카네코는 무죄를 주장하나 경찰과
검찰은 '인정하면 바로 풀려난다'며 정황조사는 물론 조서까지 맘대로 꾸미죠. 이에 카네코의 변론을 맡은 변호사와 카네코의 가족, 친구들이 그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며 노력을 합니다.
간단한 내용이지만 이를 끌고 가는 수오 마사유키의 연출력은 놀랍습니다. 극사실적인, 누가 뭐래도 실화라고 할 법한 리얼리티를 갖춘 이 영화는 수오 마사유키의 탁월한 연출력 외에도 카세 료(加瀬亮)라는 걸출한 배우의 정말 놀라운 명연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을 주는 영화더군요. 터질 듯, 하지만 터질 수 없는 그의 울분을 이토록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다니. 마구 터뜨리고 광기를 뿜어내는 연기가 아니라, 정말 억울해서 정말 울분을 참지 못하지만 터뜨릴 수도 없는 그의 심정을 너무나 절박하고 딱 맞는 그릇으로 표현해냈습니다. 근래 그 어떤 연기(심지어 제겐 [There Will Be Blood]의 데니얼 데이 루이스보다!)보다도 흡인력있는 연기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를 보면서 이 영화가 실화를 극화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리얼리티를 느끼게 하는 것은 아주 드라이한 법정 드라마식 구조와 팩트에만 집착하는 서사 덕분일 것입니다. 이 영화에선 주인공 카네코 텟페이라는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 얘기하지 않습니다. 그에 대한 부연이라곤 텟페이의 어머니가 '우리 아들은 그런 일을 저지를 아이가 아닙니다!'라고 유치관 앞에서 한 말 뿐이에요.(그것도 텟페이와의 면접에선 '네 말이니 안 믿는다'로 바뀌죠) 사실 카네코 텟페이가 성추행을 했고 안했고의 판단에 그의 살아온 행적이 중요하다면 필름 리와인딩식의 과거 족적이 한 번쯤 열거됐을 법도 한데, 이 영화에선 그건 전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결과, 텟페이의 '나는 하지 않았다'라는 주장이 묘하게도 더 설득력을 얻어요. 어떤 상황과 자신의 행적에도 불구하고 내가 하지 않은 것은 하지 않은 것이다...라는 지극히 단순명료한 명제를 다시 한번 뒤집어 보는 것 같거든요. 이 영화가 일본 사법제도의 문제점을 파헤친 영화인 것은 두말 할 필요없이 자명하긴 한데, 그와 동시에 사회적 약자의 진실을 진실로 받아들이지 않고, 이를 공권력과 근엄으로 다스리려고 하는 기득권 세력에 대한 통렬한 비판같은 느낌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아직 보지 못하신 분들은 꼭 한 번 보시길 바랍니다.
* 96년작 [쉘 위 댄스]에서 호흡을 맞췄던 아쿠쇼 쇼지와 다케나카 나오토가 역시 모습을 보입니다. 아쿠쇼 쇼지는 솔직하고 책임감있는 변호사로 나오지만 다케나카 나오토는 우정 출연으로 다소 비열한(?) 주인공 카네코 텟페이가 거주하는 건물의 관리인으로 나옵니다. 유일하게 웃음을 주죠.
** 이 영화의 러닝 타임은 143분입니다. 제법 긴 러닝타임인데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아요. 특히 마지막 텟페이에 대한 선고의 이유를 길게 거의 빠짐없이 읽는 장면은 대단히 정치적이지만 효과적입니다. 그 선고의 이유를 들으며 관객의 울분도 함께 커져만 가지요.
*** 성추행을 당한 여학생역으로 나온 배우는 야규 미유라는 실제로 아직 학생인 배우입니다. 90년생이더군요.(-_-;;;;) 이 영화에서 성추행당한 여학생의 신장이 155cm로 나오는데, 실제로 야규 미유의 신장도 155cm입니다.
**** 이 배우가 바로 카세 료...입니다. 정말... 저희 부산 외삼촌과 완전 쌍둥이입니다.-_-;;; 키 큰 거나 얼굴이나... 이건 뭐 완전히 붕어빵이에요. 삼촌에게 이런 동생이 있었는지 몰랐네요.ㅎㅎ 이 배우가 나온 영화 중에서 본 거라곤... [Scrap Heaven/스크랩 헤븐], 그리고 욕 엄청하면서 봤던 [好きだ/좋아해](여기선 주연아닙니다), [69], [박치기!], [밝은 미래] 정도군요... 그런데 솔직히 [스크랩 헤븐]과 [좋아해]빼면 나머지 영화에선 나온 지조차 기억안납니다. -_-;;;
희안한 일이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어제 근간의 침묵을 깨고 정치적 언급을 했다.(물론 노사모 모임에서였다) 쇠고기 재협상으로 인한 시민들의 자발적 촛불집회가 그 정도로 막강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 못했을테지만, 정권 퇴진과 청와대 행진등의 반정부 운동으로 변질되는 것은 반대한다는 의견이었다.
여기서 한가지 물어보고 싶다. 정말 시민들이 5만 이상 모여 촛불들고 노래부르고 때되면 해산해왔다면, 지금같은 긴박한 시국이 있었을까? 단순히 선긋고 바운더리 지키는 선이 아니라 이 서로의 영역을 무너뜨리려하는 물리적 충돌이 있었기에 시국이 더욱 가쁘게 움직인 면이 없다고는 말 못할 것이다. 지금은 충분히 촛불집회가 축제일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또다른 시위 문화가 자리잡아가는 것은 정말 환영할 일이다. 게다가 아무 생각없이 사는 줄 알았던 우리 10대들이 오히려 20대보다 더 소통하고 토론하며 의견을 직설적으로 피력하는 세대로서 '등극'했다는 사실은 적잖은 희열감마저 준다.
하지만 분명히 말하지만 사회적 토론의 시스템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기득권 세력이 절대적으로 부패하고 사리사욕의 영달을 추구하는 국가에선 절대로 시위가 '축제'에 머물 수 없다.
추부길이라는 꼴통 미친 놈이 '사탄의 무리'라고 촛불집회 참가자를 싸잡아 매도했다. 통상 기독교에서 자주 하는 말이라고 하는데 나도 모태신앙으로 대학2년까지 줄창 교회만 다닌 놈으로서, 그것도 유년부 선생님까지 하고 찬양집회까지 하는 등 열라 열심이었던 놈으로서 말하는데 '사탄의 무리'란 말을 기도에 통상적으로 쓴 일이 없다. 내가 한 적도, 들은 적도 거의 없다. 그리고 지금 2MB가 ㅄ답게 전 정권 탓하는 것도 이게 도대체 한 나라의 수장이 할 소리가 아니지 않은가. 인적 쇄신이 단행된다고 하는데, 기껏 고심한다는 카드가 박근혜 총리카드...(기가막히다), 이방오(얜 또 왜?) 뿐만이 아니다. 이미 공기업 인사들은 죄다 고소영이다. 기가막힐 노릇이다. 결국 변할 수 없는거다. 이전에 올렸듯, 이들은 사태를 안일하게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 없는거다. 이건 아주 큰 차이다. 사태를 안일하게 파악하는 것은 최소한 전체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은 있다고 가정하고 하는 말이지만,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 없다는 건 하드디스크, 램메모리의 용량과도 같은거다. 그 이상은 안된다는 거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있다. 내일은 6.10항쟁을 기념하여 더 거세질 것이다. 우리 민성이 택견 도장도 택견 도장 관장들 모두가 촛불 집회에 참가해서 쉰다고 한다. 관장님이 민성이 손에 들려 보낸 서신엔 '사회적 정의를 구현하는 것이 무술인의 본의'라고 적혀있었다. 멋지다. 아무리 촛불을 들어도 저들은 바뀌지 않는다. 아니, 바뀌지 않는 것이 아니라 바뀔 수 없다. 재협상할 수 있었다면 벌써 했다. 민영화? 국민이 겁났다면 벌써 포기했다. 대운하? 국민여론이 이상하면 진작에 포기했을 것이다. 그나마 대국민 공감을 어느 정도 얻은 FTA(사실 이게 제일 큰 문제 아닌가?)도 실상이 알려지면 국민들이 반드시 들고 일어날 것이 뻔하지만 안할 수 없을 것이다. 바로 이 전에도 적은 바, 이 모든 것들은 지금의 2MB와 한나라당의 존립근거이기 때문이다. 이걸 부정하면 이들은 자신들의 존립 기반을 모조리 부정하는 꼴이 된다. 할 수 있을까? 할 수 없다. 다시 한번 묻는다. 그럼 우린 어찌해야 하는거냐.
* 노무현 대통령이 2MB의 실정으로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일부 냄비들은 다시 노무현 대통령을 청와대로...를 외치는가하면 그분이 우릴 대신 방패처럼 막아줬다는 카툰까지 그려댄다. 이런 말까진 뭐하지만 정말... 생쇼를 하는거다. 어차피 단순한 경제성장지표만 보면 노정권은 역대 최고의 점수를 받을 법도 했지만, 충분히 우리 사회의 성장 벤치마크 모델로 다른 여러 나라의 모델링을 할 수 있는 기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미국의 등을 업고 깔짝거려보겠다는 FTA 악수를 둔 게 노무현 정부인게 사실이다. 또한 이전 정권보다 더 시장 친화적 정책들로 중산층이 붕괴할 수 있는 여력을 두고, 일부 대기업에 의해 국가가 좌지우지되도록 배신한 것이 노무현 정부이기도 하다. (여기에 대해선 장하준 교수의 지적이 아주 명확하다) 다만, 지금 정말 겁이 나는건. 2MB가 생각할 줄 아는 능력이 없다는거다. 생각할 줄 없는 놈이 뚝심만 있다면... 이것처럼 무서운게 없는거다.
** 주말에 촛불집회에 참여하려 했지만 6.7 저녁부터 6.9 오늘 지금까지(덕분에 결근) 계속된 열감기(기본이 38.5도)로 나가지 못했다. 내일 괜찮아지면 저녁에 나가보고 싶다.
[There Will Be Blood] directed by Paul Thomas Anderson 2007 / 약 158분 / 미국 출연: Daniel Day-Lewis, Paul Dano ....................................................................................................................................................
Paul Thomas Anderson은 저와 aipharos님이 가장 좋아하는 감독 중 한 명입니다. 그의 장편은 모두 DVD로 갖고 있구요. 사실 장편 데뷔 12년인데 겨우 다섯편의 장편이라니... 봉준호 감독보다 더하군요.
데뷔작이 범죄물, 연이어 드라마 두 편, 그리고 기괴하면서도 아름다운 감성이 빛나는 로맨스를 찍더니 이번엔 Upton Sinclair의 원작을 각색하여, 그야말로 누군가의 말대로 타임캡슐에 넣을 만한 영화를 만들어냅니다. 2007년은 코엔 형제의 [No Country for Old Men],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Eastern Promises]등 정말 대단한 영화가 많이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론 코엔 형제의 영화와 폴 토마스 앤더슨의 영화가 같은 해에 개봉한 사실이 아쉬울 만큼 말이죠.
이제서야 보게 된 [There Will Be Blood]는 종교적 관점이 개입되겠지만 대단히 '악마적'인 영화입니다. 대사가 거의 없이 10여분을 넘게 진행되는 인트로에서 보여준 가공할 호흡과 Arvo Pärt(제가 좋아하는 현대음악가라고 얘기한 바 있는)의 음산한 오케스트레이션만으로도 압도적이고 또 앞으로 진행될 서사를 위해 풍부한 정서와 정보를 전달해줍니다.
폴 토마스 앤더슨이 굳이 업튼 싱클레어의 원작을 이제서야 들추어 이토록 잔혹한 시선으로 시대를 반추하는 이유는 진부한 짐작이겠지만, 종교의 광기와 석유를 위해 미쳐버린 괴물과도 같은 지금의 미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고스란히 담긴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업튼 싱클레어의 원작이 어떻든 그건 전 모릅니다. 다만, 이 영화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미국인들은 끝없이 자신과의 관계를 부정하고 그것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단죄하며 고독해하지만 즐깁니다. 결코 자신의 방식을 후회할 리도, 포기하지도 않고 말이죠. 대니얼 데이 루이스가 연기한 데니얼 플레인뷰, 그리고 역시 이전에도 제가 기대하는 배우라고 말한 바 있는 폴 다노(Paul Dano)의 일리아 선데이. 이 둘의 사고 방식은 지금 현대의 미국인들의 사고 메커니즘과 조금도 다를 바 없습니다 . 종교적 신념을 가장한 채 속물적인 욕망을 숨기지 못하는 일라이 선데이, 자신은 결국 엄청난 부를 일궈내지만 자신과 관계한 모든 것들을 철저히 부정하면서 위악으로 자신을 가득 채우는 데니얼 플레인뷰는 정확히 지금의 미국을 얘기합니다.
재밌는 것은 우린 데니얼 플레인뷰의 삶을 조금씩 좇아가며 그의 인생을 엄밀히 말하면 가급적 이해하고 동정하게 됩니다. 마지막에 철저한 고독에 담긴 그를 보면서 그걸 권선징악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도리어
저럴 수 밖에 없었던 그의 인생을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죠. 심지어 그가 저지른 죄악을 스크린으로 명백하게 목도했으면서도 말입니다. 그런데 또다른 인물, 일리아 선데이에 대해선 조금도 연민을 갖지 못합니다. 동정의 여지없는 시선이 되죠. 그를 혐오하고 경멸하는 데니얼 플레인뷰처럼 보는 이도 철저하게 일리아 선데이를 경멸하고 혐오합니다. 워낙 분명한 노선을 택하고 있어서 폴 토마스 앤더슨이 바라보는 청교도적 윤리관으로 가장한 미국 개신교에 대한 혐오의 시선을 분명히 느낄 수 있어요. 이 영화에서만 보자면, 개신교도들의 우매한 광적 신앙은 살인을 저지르고 대중과 부를 분배하기 거부하는 기업인만도 못한 존재로 그려집니다. 그렇다고 오해할 필요 없습니다. 이 영화가 미국의 현실을 변명하는 것은 결코 아니니까요. 우리가 바라보는 인물들, 결국 일리아 선데이나 데니얼 플레인뷰도 다를 바 없음을 마지막에 알게 되니 말입니다.
**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Radiohead의 Johny Greenwood가 맡았습니다. Radiohead에서도 피아노, 리드 기타, 신스, 리코더, 음향효과를 맡고 있는 그는 이 영화에서 자신의 창의적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합니다. Arvo Pärt같은 현대 음악가의 곡,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등이 툭툭 뒤섞여 등장합니다. 영화의 음악이 쓸데없이 도드라지진 않지만 이 영화의 건조하고 메마른 감성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놀랍습니다.
*** Arvo Pärt는 제가 Heiner Goebbels(하이너 괴벨스)만큼 좋아하는 작곡가입니다. 그러고보니 2005년 1월에 포스팅한 글에서 잠시 언급한 바가 있군요.
**** 이 영화의 영화적 형식미는 얼핏 보면 그간의 폴 토마스 앤더슨의 작품과 다른 느낌이 들지만 사실 크게 다른 건 없는 듯 합니다. 다만, 이번엔 보다 더 작위적인(어감이 부정적인데), 아니 그림이 될만한 앵글을 유난히 많이 잡아냅니다. 모르겠습니다. 이 장면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왜인지 모르겠네요. 사실 앵글과 조명만으로 서사의 정보를 준다는게 쉬운 건 아닌데요. 그렇다고 이 영화에서 이러한 방식이 세련되게 받아들여지진 않았어요. 이상하죠. 전 이 영화를 정말 너무 인상깊게 봤음에도 지나치게 툭툭 메시지를 강조하는 장면에선 멈칫했습니다. 그러니까... 영화에서 '그림'은 많이 나왔는데 이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진 못하겠다라는거죠. 제가 감히 이런 말을 한다는게 참 우습긴 한데... 제가 느낀 바는 그랬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거에요.
이 장면에서 우린 아주 쉽게 이 둘의 운명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림자가 비춘 곳에서 앉아있는 이와 아닌 이. 너무 주지하는 바가 명백해서 도리어 전 어색했어요.
콸콸 쏟아지는 기름 웅덩이에 비친 아름답고 맑은 하늘. 그리고 송유관을 '따라' 걸어가는 한 사람. 송유관을 따라 걷는다는 것은 송유관으로 인해 얻는 부를 좇는다는 의미로 쉽게 받아들여집니다. 거뭇거뭇한 기름 웅덩이에 아이러니하게 비친 맑은 하늘... 다만, 이 프레임에서 얻는 정보들은 단순히 연계성없는 독보적인 정보들입니다. 굳이 한 프레임의 정보가 인과율에 따라 관계할 필요는 없지만, 너무 분명한 메시지를 너무 명확히 보여주는 것 같아서 간혹 생뚱맞게 느껴질 때가 있었어요.
*****
놀라운 장면입니다. 뭐라 할 말이 없었어요.
****** [Little Miss Sunshine]의 Paul Dano는 나이스 캐스팅입니다. [L.I.E]부터 될 성 부른 떡잎인 줄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컸군요. 머리를 한쪽으로 넘기고 변태적이기까지한 선한 척하는 웃음을 묘하게 지어 보이며 욕망을 좇는 그의 모습은 대단히 강렬한 인상을 선사합니다.
자기부정은 난감할 것이다. 재협상하라고 거세게 압박하고, 당연히 재협상해야하지만, 저들은 재협상할 수 없다. 재협상을 하게 된다면 저들이 대선 이전부터 쌓아올린, 자신들의 존립의 근간을 부정해야 한다. 민영화도 마찬가지다. 다른 이유 다 필요없다. 굳이 2MB의 ㅄ같은 변명에 귀기울일 필요도 없다. 국민들을 기만하려 한다기보단 저들은 저렇게 밖에 할 방법이 없다(이해하지는게 아니라...)
그럼에도 국민들은 점점 더 거세게 몰아대고 있다. 하지만 결코 민영화/FTA/쇠고기 전면개방/대운하... 뭣 하나 포기할 수 없다. 그럼 어쩔거냐.
정말 황당한 사실이지만. 저들은 광화문에 수만명이 촛불들고 모이는 상징성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설마...라고 말하겠지만 여지껏 저들이 보여온 작태를 보면 그닥 이해가 안갈 것도 아니다. 저들이 겁내는 건 이 인파들이 무언가의 기촉제로 폭발하게 되는 '물리적 압박'의 순간이다. 그럼에도 저들은 매일 자살골이다. 그 이유가 뭘까? 엉뚱한 비유지만... 그건 우리 성추행 의원님이신 '최연희' 의원의 다음 발언으로 말도 안되게 짐작이 가능하다.
(여기자를 성희롱한 뒤) '난 기자가 아니라 여직원인 줄 알고...'
비약이 아니라... 이게 저들의 뇌가 운동하는 메커니즘이다. 우리 일반인들이 상식적으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논리로 상황을 변명하는.
* 주말, 목디스크는 괴롭다. 아무데도 나갈 수 없다. 토, 일요일의 주말에 이어 오늘까지 3일간 하루 한끼는 봉골레 스파게티로 해결했다. 어느 유명 레스토랑이 아닌 aipharos님표 봉골레 스파게티. 유니온 스퀘어의 라 스피가의 파스타보다 정말로 더 맛있다. 감사합니다!
** 매출이 엉망이다. 아무리 다들 안좋다지만 오늘 매출은 충격이었다. 덕분에 하루종일 정신 사납고, 하루종일 정신없었다. 쉽게 나아지리라 생각하지도 않는다.
*** 촛불집회가 점점 거세진다. 요즘 그 자리에 동참하지 못하는게 분한데 오늘, 이전에도 글을 올렸던 지인 박건웅 작가가 시위도중 구타당하고 머리를 짖밟혀 약간의 뇌출혈까지 일으켰다고 뉴스에 나오더라. -_-;;; 기가막혔다. 내가 아는 사람도 다쳐서 뉴스에 나오는구나...
**** 6월 6일 사실 봉하마을에 갈 계획이 있었다. 그냥 가는게 아니라... 노 전대통령과 막걸리 한 잔하고 얘기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물론 난 누군가처럼 그를 떠받들진 못하겠다. 분명히 말하지만, 과도기적 대통령으로 평가하고 싶다. 누군가의 말처럼 그가 이명박의 예고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교조적 시각도 싫다. 그렇다고 또 누군가의 말처럼 그가 국민을 위해 바람막이가 되주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이건 환상도 엄청난 환상이다. -_-;;; 아무튼 어떤 이야기를 하는 지도 듣고 싶었다. 봉하마을 간다고 다 만나서 얘기할 수 있는 것 절대 아니므로 좋은 기회라 생각도 했는데, 지금 시국이 영 흉흉하고, 가서 최소한 약간의 일은 도와야하는데 난 정말 오래 앉아있기도 힘들고 조금이라도 무거운 것은 절대 들 수 없다. 결정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극도로 말을 아끼는 분이 도대체 뭔 얘기를 할 지 뻔하지 않은가.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일 것이다.
***** 2MB와 한나라당이 아무리 지금 시국에 대해 고민한다고 해봐야 궁극적인 해결책은 절대 나올 수 없다. 이들이 할 수 있는 건 원론적인 쇼맨쉽에 불과할 뿐이다. 그리고 거기엔 반드시 '국민'과 '소통'과 '겸허'란 말을 집어 넣는다. 한나라당원들 모두가 목소리를 높히며 마치 자신들과 별 문제없다는 듯 정부를 힐난한다. 바로 며칠 전 한 말까지 다 뒤집어 가며 '언제 내가 그런 말을 했냐'는 듯 둘러댄다. 하지만 아무도 대안을 내놓진 못한다. 2MB가 아무리 똥줄이 타들어가도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근본적으로 자신들의 존립기반을 부정하는 행위를 해야만하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다. 상황이 이 모양까지 치달아 달리는데 '재협상'을 할 수 없는 건 그런 이유라는거 다들 아는 사실이다. 근본이 부폐하고 더러운 태생이라, 어차피 할 수 있는 일이 정해져 있었다. 그럼에도 이를 두고 '두고 봐야하지 않냐', '역사에 좋게 남고 싶지 않은 대통령이 어딨겠냐'라는 말로 기대감을 피력하신 분들... 많다. 그리고 그런 분들이 도덕적 결격사유야 어떻든 막연한 기대로 표를 던졌다. 지금 그 댓가가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을 뿐이다.
****** 지금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이룬 군중의 성격은 우리가 화염병을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던 그 시절과 달라도 한참 다르다. 스스로 문제의식을 던지고, 그것이 편향적 사고를 수반한다고 해도 이렇듯 참여하는 훈련을 하는 어린 학생들을 보면 '너희들이 해냈으면 좋겠다'라는 그야말로 막연한 기대감이 불쑥불쑥 솟아난다. 이렇듯 스스로 광장에 나온 아이들과 일반 대중들의 사고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기득권 세력의 사고 메커니즘을 보면 이 나라는 참... 놀랍게도 희안한 나라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온갖 감정이 뒤섞인 묘한 웃음이 나도 모르게 나온다.
저들은 이해못하는 척 하는게 아니라, 정말 그냥 이해못하는 거다. 소통, 겸손, 국민을 섬긴다는 말은 결국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셋이 되는 일련의 움직임이 그저 두렵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둘러대는 핑계일 뿐이다. 여지를 줘선 안된다. 저들은 반드시 하나하나 언론매체를 집어 삼킬 것이며, 결국엔 민영화를, 대운하를 시도할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든 시도할 것이다. 그걸 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2MB 정부의 존립기반 자체를 부인하는 꼴과 전혀 다르지 않으므로 불가능한 일이다. 난 저 꼴통들의 대국민 정책이 더 세련되어지기 전에, 더 교묘하고 치밀해지기 전에, 지금처럼 과거의 메커니즘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그것이 먹힐 거라 생각하는 꼴통 세력들이 수장으로 있을 때에 끝장을 봐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뜸을 들이고 시간을 끄는 것 만큼 효과적인 묘약이 없다고 생각하는 저들에게서 말이다.
야다 아키코, 아베 히로시 주연의 프렌치 음식 소재의 드라마로 2002년 발표된 [마이 리틀 쉐프]. 마츠모토 준, 카리나 주연의 이탈리언 음식 소재로 2007년 발표된 [밤비노]. 이 두 드라마 사이에는 5년의 간극이 있습니다만... 우연하게도 [마이 리틀 쉐프] 첫 화에 아베 히로시가 지배인으로 있던 유명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등장하는 Etoile, [밤비노] 마지막 화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밤비노가 이태리에 도착하여 새로이 시작하게 되는 이탈리언 리스토란떼. 이 두 음식점이 동일한 곳이더군요.ㅎㅎ 전 걍 모르고 넘어갔는데 [마이 리틀 쉐프] 1화 보다가 aipharos님이 같은 곳 아니냐고 말해서 [밤비노] 마지막 화를 다시 틀어보니... 맞더군요. ㅎㅎㅎㅎ
당연히 이 말은 밤비노가 이태리에 도착하여 들어간 그 이탈리언 리스토란떼는 실재 이탈리아에 존재하지만 내부는 걍 일본의 모음식점에서 찍은 거라는 말이겠죠. (이런 경우야 우리도 아주 흔하니까)
[밤비노] 마지막 화에 등장하는 이태리 리스토란떼 'Panzirone'의 내부. 하지만 겉모습을 보여주는 Ristorante Panzirone는 정말 이태리 로마에 있는 유명 음식점입니다.
* 그런데 [밤비노]에서 마지막 이태리에 도착한 밤비노는 아무리 봐도 합성 같습니다. 전 무심코 봤는데 aipharos님이 합성같다고 해서 다시 봤더니 아무리 봐도 합성 같아요.ㅎㅎㅎ 이태리 거리에 밤비노의 얼굴이 나오는 장면은 반드시 상반신만 나오구요. 과도할 정도로 하늘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태리 거리를 걷는 장면은 모두 뒷모습만 보여줍니다.(한 번 살짝 걸어가는 옆모습이 나오는데 아무리 봐도 마츠모토 준이 아닙니다. 결정적으로 이태리 레스토랑 문을 잡은 손과 팔뚝이... 마츠모토 준과 완전히 다른 사람입니다 ㅎㅎㅎ)
** [마이 리틀 쉐프]의 주연 아다 야키코는 사실 그닥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론. [야마토 나데시코]에서 보고는 '참 평범하다' 싶었고, [사랑의 힘]에 나온 건 잘 기억도 안나요. -_-;;; 그런데 [마이 리틀 쉐프]에선 예쁘더군요. 지금은 결혼/출산과 함께 사실상 연예계 은퇴한 상황이죠. 울나라로 치면... 일본의 고현정이었네요>(결혼하고 싶은 여자 1위, 며느리 삼고 싶은 여자 1위... -_-;;;)
*** [마이 리틀 쉐프]는 겨우 2화까지 봤는데요. 이제 곧 예약제 식당으로 컨셉을 바꿀 듯 하군요. 하긴 저희 나라도 '아 꼬떼', '리스토란떼 에오' 같은 곳은 철저히 예약제죠? 게다가 [마이 리틀 쉐프]만큼은 아니어도 적당히 상의할 수도 있구요.
**** [밤비노]의 배경이 되는 이탈리언 음식점은 Ristorante가 아닌 Trattoria라고 적혀 있습니다. 분명히 Baccanale Trattoria라고 적혀 있죠. 대단히 고급 음식점인데 Ristorante가 아닌 트라토리아라고 적은 건 쉐프의 음식 철학 때문인 듯 합니다. 실제로 그는 마지막에 이태리의 한 외딴 곳에 작은 트라토리아를 개업하죠. 트라토리아는 일반적으로 프랑스의 비스트로와 비슷한 의미로 생각하면 됩니다. 가정식 위주로 일부 전채등을 생략한 음식을 내는 경우가 많답니다.
5월 30일 오후 8시, LG 아트센터에서 홍승엽과 댄스시어터 온 '뿔' 공연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현대 무용 안무가인 홍승엽씨의 신작이 LG 아트센터와의 공동제작으로 초연되는거죠. 당연히 관련 사진, 동영상 전무합니다. LG아트센터 홈페이지의 공연 동영상에도 '뿔'에 관련된 동영상은 없습니다. 사진도 없습니다. 심지어 팜플렛에 사용된 사진들도 '뿔'과 관계없습니다. -_-;;; (난감합니다)
올해들어 다섯번째 LG아트센터 공연 감상입니다. 앞으로 두 번 더 보게 되는데 10월에나 있어서 저흰 당분간 LG 아트센터 올 일이 없네요. 물론 6월 하순의 에밀 쿠스트리차와 노 스모킹 밴드의 공연은 무척 보고 싶긴 한데 어찌될 지 모르겠구요.
저희가 LG 아트센터의 공연 7종 패키지를 구입한 것은 작년 감상했던 '바체바 무용단'의 공연 덕분이었어요. 그 전에 '크로노스 쿼텟' 공연도 좋았지만 '바체바 무용단'의 공연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공연 마지막에 눈물이 날 정도의 멋진 감동이었죠. 그리고 올해 피나 바우쉬의 공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감동보다는 여유롭고 호사스러우며 황홀한 느낌을 2시간 30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고스란히 몸에 익히고 일어날 수 있었죠. 가나모리 조와 노이즘의 무용은 깊이있는 철학은 그다지 느끼지 못했지만, 미니멀한 조명과 격렬하면서도 완벽히 통제되는 듯한 에너지를 치열하게 느낄 수 있었죠. 놀라왔어요. 이 날 홍승엽의 공연도 그만큼은 아니라도 기대했어요. 사실 이전에 찾아본 홍승엽씨의 안무 관련 자료들을 보면서 제가 좋아할 것 같지 않다라는 걱정을 하긴 했지만 말입니다.
전 이 공연에 대해 저 자신이 이중잣대를 들이대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연습 끝나면 모두 아르바이트하러 가야하고 그간 '고꾸라지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생각 한다는 홍승엽씨의 말을 배제하고 얘기하겠다는 겁니다. 그런 열악한 환경이니 '이 정도면 잘했다'라고 말하고 싶진 않아요. 그리고 어디까지나 무용의 'ㅁ'도 모르는 문외한의, 그저 본대로 느낀대로의 글일 뿐입니다.
공연 시작 후 거의 15분에 다다를 때까지 여명을 받아 엎드린 채 움직이는 무용수들의 모습이 진을 뺐습니다. 사실 그 시간은 괴롭다시피했어요. 지독하게 반복되는, 그리고 느린 동작들을 보느라 너무 힘들었다는거죠. 본격적으로 공연이 시작된 이후에도 아쉬움은 컸습니다. 인형극에서 힌트를 얻은 듯한, 마임과도 비슷한 솔로나 격한 동작으로 선을 그리는 무용수들의 동작도 뭐하나 딱히 임팩트있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격하긴 가나모리 조와 노이즘의 공연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그들의 동작은 움직임이 분명히 횡/종/사선을 긋고 한 번의 동작이 한 번의 움직임으로 끝나면서 이를 연속적으로 연결했습니다. 그리고 스텝의 움직임이 대단히 적으면서도 역동적이었죠. 그런데 '뿔' 공연의 움직임은 지나치게 '휘두름'이 많았습니다. 정말 솔직히 '허우적'거리는 느낌을 받았어요. 움직임의 양은 더 많은데 어째 느껴지는 건 어쩔 줄 모르는 듯한 모습들 뿐입니다.
그리고 더 안타까운 건, 극의 흐름을 퍼포밍이 아니라 음악에 맞춰 안무를 짠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겁니다. 전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여지껏 본 무용들은 무용수들의 퍼포먼스를 극대화해주는 것이 음악의 역할이었는데 이번 공연은 음악이 주인공이고 거기에 안무를 짜맞춘 느낌을 도무지 지울 수 없는 거에요. 그럼 이런 경우의 결과는 뻔합니다. 한 음악이 끝나고 다른 음악이 이어지면 단막극이 한 편 끝나듯 분절되는 느낌이 되어버린다는겁니다. 이건 아주 제가 보기엔 치명적인 문제 같았어요.
마지막으로 안타까운 건... 극적인 희열감보다는 하나하나의 아이디어와 설정으로 이를 극복하려는 기분을 너무 많이 받았다는거에요. 이야기하고자하는 바는 아주 잘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무용수들이 무대 오른쪽에서 왼쪽을 향해 기괴한 모습으로 비틀거리며 일제히 천천히 걷는 장면은 목적 의식없이 한 방향으로 아슬아슬하게 치달리는 현대인의 모습을 풍자한 것임도 한 눈에 알 수 있었고 그 뒤로 엉겨붙어 구르던 두 남자는 속박된 현대사회와 가부장적 제도의 압박을 얘기하는 것도 한 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메시지는 메시지로 남아선 곤란합니다. 이 메시지가 '도대체 쟈들 뭐하는겨... '라든지 피식하는 웃음까지 관객에게 유발하는 건 분명히 안무의 문제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순간순간을 무언가 보여주려는 설정으로 채우는 느낌. 솔직히 그게 '뿔'공연에서 느낀 거에요.
물론 인상깊은 장면도 있었고, 눈에 띄는 무용수도 있었습니다. 다만, 그게 다 였어요. 전 70분이라는 여지껏 본 공연 중 가장 짧은 시간의 공연도 버티기 힘들었어요.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거의 '가나모리 조와 노이즘'에 필적할만한데 가나모리 조와 노이즘의 80여분은 너무 짧게 느껴진 반면, 홍승엽과 댄스 시어터 온 '뿔'의 70분은 피나 바우쉬 공연의 2시간 30분은 상대도 안되게 길게 느껴졌어요.
이건 제가 무용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감히 제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는가하는 반문을 스스로에게 하지만, 솔직한 심경이 그랬답니다.
** 이 날 그저 저녁먹고 공연만 봤을 뿐인데 목디스크 때문에 무척 힘들었습니다. 앞으론 어지간해선 당분간 외출하기 힘들 것 같네요...
5월 30일은 LG아트센터에서 홍승엽 댄스씨어터의 '뿔' 공연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회사에서 좀 일찍 나와서 강남으로 향했죠. 강남역 부근은 제대로 된 파스타 먹을 만한 곳 찾기가 힘듭니다.
GFC(강남파이낸스센터) 지하 아케이드로 갔습니다. 이곳엔 Dal(달)이 있고, 유명한 로즈힐(한우 와인 음식점)도 있죠. 그런데... 그놈의 일드 [밤비노](아래 포스팅 참조) 때문에 전 어떻게해서든 스파게티를 먹어야 했습니다. -_-;;; 다른 곳에서 먹을 시간은 없지요. 공연이 8시 시작이니, 도산 공원 주변이나 청담동의 이탈리언은 꿈도 못꾸고.
GFC 지하엔 '유니온 스퀘어'가 있습니다. 입구는 하나이나... 들어오면 여러 가지의 먹거리가 있는 곳이죠. 사실 방식은 마트의 음식점과 다를 바가 없는거죠. 그걸 인테리어 잘 꾸미고 조명 확 낮춰 깔고 와인주고 이러면서 고급화한 겁니다. 이런 잡화점식 음식점에 대한 거부감... 당연히 매우 큽니다. 게다가 앉아서 메뉴판을 받는 순간 그 불길한 느낌은 증폭 하지만 그래도 전 스파게티를 먹어야 했습니다. 그렇다고 얼마전 갔다가 피 본... '꼬뜨 도르'를 갈 순 없잖아요. (생각만 해도 열이...)
입구입니다. 입구에서 이 사진 오른쪽에 안내 데스크가 있습니다.
내부 인테리어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천정이 인상적이었는데, 엉... aipharos님 인상이 왜...
아늑한 느낌이 있어 좋긴 하던데...
나름 신경도 많이 썼구요. 사진엔 없지만 와인셀러도 있습니다.
그런데 aipharos님 왼편으로 뒤에 보이는 저 대형 프로젝터로 TV를 보여주는 걸 보니 이 인테리어는 완전 fake인거죠.
그래도 좀 먹었답시고 음식이 나올 때 모양만 보면 어떨지 확실히 알겠더군요. 역시 이번에 나오는 걸 보고... 이래저래 난감했습니다. 실제 맛도 난감했습니다. 엔초비를 뭘 썼는지 비릿한 느낌이 있고, 식전 빵은 없더라도 저렇게 스파게티 위에 꽂혀 나온 빵이라니... 정말 대략 난감입니다. 게다가 진득진득 저 빵은 왜주나 몰라요. 그래도 배가 고파서 싹 다 비웠습니다. 물론 마지막에 엔초비가 뒤엉켜 엄청 짰습니다만... 알리고떼의 엔초비 파스타가 한없이 그리워졌습니다.
aipharos님의 튀김 정식입니다. 이건 파스타보단 낫더군요. '보단'.
옆 테이블의 커플이 스테이크와 와인을 시켰던데... 왜 여기서 저걸 시키나 싶기도 하고... 음식에서 냄새가 난다고 하질 않나, 다시 구워야 한다고 하질 않나. 여튼 여긴 그냥 모르는 분들이 오는 곳이란 생각듭니다.
아... 그리고 식전빵도 없는 이곳은 파스타가 15,000원인가 16,000원이었습니다... 부가세 별도구요. 내가 미쳤지...
유니온 스퀘어에서 나온 후 심각한 섭식 장애를 일으킨 저흰 뭔가 다른 먹거리를 찾았습니다. 이미 배를 채운 터라 양많은 건 못먹겠고...
저 앞에 보이는 곳이 바로 '로즈힐'입니다.
이곳은 오픈 레스토랑인데 의자와 식탁이 아주 자연스럽고 좋더군요.
돌아다녀봐도... 영... 그러다가 발견한 것이 바로 aipharos님이 좋아하는 '오설록'이었습니다. 명동점엔 자리가 없어 앉을 수 없다는 바로 그, GFC의 오설록은 자리가 넘 많이 남아돌더군요.ㅎㅎ
인테리어 정말 신경써서 잘 해놨습니다. 눈에 확 띄어요.
배가 부른 상태라... 케익과 아이스크림 세트 1개만 주문. 맛이요? 우엄... 전 녹차 맛 별로 안좋아합니다. 그런데 케익도 제대로고 뭣보다 저 아이스크림은 정말정말정말정말 깊은 맛이 바로 느껴지더군요.
인테리어를 제대로 찍지 못했습니다. 그럴려면 일어나서 옮겨 다니면서 찍어야 하는데 그럴 맘은 없었고.
하지만 자연주의적인 발상과 따뜻하고 단아한 느낌을 세련되게 아주 잘 풀어낸 인테리어.
등 하나하나도 신경썼구요.
'녹차의 맛'을 사랑하시는 aipharos님은 너무 좋아하며 어머님도 좋아하실 거라는 말을 연발. 착한 며느리군요. ㅋㅋㅋㅋㅋㅋㅋ
다음에 오면 다른 것도 먹어봐야겠는데... 이제 우리 LG아트센터 공연은 10월에나 있습니다. ㅎㅎ 사실 그 전엔 강남역 부근 올 일은 없죠. 다른 곳이야 모르지만.
저흰 오설록에서 나와 LG아트센터로 향했습니다.
공연 감상은 여느 때처럼 따로 정리해서 올리겠구요. 공연이 끝난 뒤... 먹보마냥... 저흰 또다시 라멘을 먹기로 했습니다.
강남역의 '하카타야'를 찾아갔죠. 여긴 건대 입구 쪽의 '우마이도'와 맞짱뜰 만한 곳이라고 소문이 자자하죠. 그런데... 찾아간 '하카타야'는 이미 문을 닫았습니다. 이뤈~ 9시까지라네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뱅뱅사거리 쪽의 역삼초등학교 옆쪽에 있는 '더 라멘'에 갔습니다. 두번째 방문이군요.
밤인데 손님이 있더군요. 이곳은 새벽 3시까지 한답니다. 하긴 여긴 그냥 라멘집만이 아니라 이자카야를 표방하고 있는 곳입니다.
aipharos님은 배가 아직 부르다며 '미니 차왕'을, 전 지난 번 미소라멘에 이어 돈코츠 라멘을 주문했습니다. 사진은 없습니다. 음식 사진은 찍지 말아달라고 하시더군요(이유는 모르겠습니다. 물어보지 않았어요)
그런데... 차왕은 예전보다 훨씬 맛있었습니다. 정말 맛있었죠 고소하고 불 맛도 너무 잘 살고. 예전 차왕도 그닥 나쁘지 않았는데 이번 차왕은 정말 좋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돈코츠는 완전 에러였어요. 돈코츠의 진하고 깊은 맛은 커녕 밍밍하기 짝이 없는데다 계란을 하나 통으로 주셨는데 반숙 계란도 아니라 푹 삶은 계란이더군요.(뭐 이거야 개인의 호불호니...) 뭣보다 국물에 대실망입니다. 앞으로 다시 오게 될 것 같진 않네요...
사실 이 드라마를 보게 된 건 [콰이어트 룸에 어서 오세요]를 보고 주연 여배우인 우치다 유키에게 반하고, 드라마 [오센]을 통해 음식 드라마를 보고 싶은 마음이 동시 크로스!하여 aipharos님이 찾아 놓은 거였습니다. 처절함, 공간과 직업에 대한 몰이해(거의 모든 드라마에서), 결혼 과정 꼬기로 대표되는 한국 드라마와 꼬고 또 꼬기의 절정, 신선해보이지만 사실 보다보면 다 그게 그거의 절정, 죽어라 해결은 안나고 마냥 시즌 2, 3... 넘어가는 진빼기 절정의 미국 드라마처럼 일본 드라마도 나름의 단점이 있긴 합니다. 일본 드라마는 공간과 주인공의 직업에 대한 이해는 완벽합니다. 이번 [밤비노]도 전 당연히 로맨스 코드가 끼어들어갈 줄 알았는데 우헤~ 전혀 없더군요. 이 드라마는 완벽한 '음식 소재 성장 드라마'입니다. 그래서 아주 기쁘게 봤어요. 하지만... 도제 시스템을 나름의 장점으로 잘 끌어안은, 멘토에 대한 사회적 존경심이 아직도 강한 일본은 이런 성장 드라마에서 대단히 뻔한 공식이 등장하곤 합니다. 그건 바로 개뿔도 없는 주인공에 대한 비전을 잘 난 사수 또는 사부들'만' 알아본다는 거죠. 시청자의 입장에선 주인공을 보고 '어휴... 저런 단순한 놈, 저런 냄비, 저런 새대가리, 저기서 왜 나대...'등의 말이 터져나올 대상을
사수와 사부들은 힐끗힐끗 쳐다보며 관심을 두고, '괜찮은 놈'이라고 읊조리지 않나, 그 주인공으로부터 자신의 과거를 반추하고,
사수들 여럿이 모이면 그에 대한 얘기로 꽃을 피우는 등...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 아주... 종종 등장합니다 ㅎㅎ 아마도 이 드라마의 괜찮은 '사수, 사부'들은 주인공이 매주 55분씩 시청자들에게 선사하는 바보같은 모습외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나봐요.
매주 딱 55분을 제외한 다른 6일 하고도 23시간 5분은 뭔가 희망을 가질 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게 아닌가... 싶은거죠.;;;;;;;;;;; 물론 [밤비노]에서도 마찬가지죠. 지금 말한 것들은 완전히 밤비노의 주인공에 딱이에요. 그래도 [밤비노]의 경우는 저 아래 [오센]의 남자 주인공에 비하면 성인군자 수준입니다. -_-;;;;;;;;; 결국 야들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그저 뚝심일 뿐입니다.([오센]의 남자 주인공은 뚝심도 없어요 ㅎㅎㅎ) 쓸데 없는 말이 너무 길어졌는데, 드라마를 그닥 잘 보지 않는 저로선 오랜만에 요즘 일드를 좀 보고 있습니다. 아... 물론 정말 어쩌다 보긴 했는데 한드인 [온 에어]나 [강적들]은 재미있게 봤어요. 물론... 반도 못봤지만^^ 그 황당하고 답답하게 반복되는 설정들이 짜증나긴 했는데 그건 어느 나라 드라마들이고 다~~ 마찬가지.
저와 aipharos님이 [밤비노]를 재밌게 2일 만에 해치운 건(새벽 3시까지도 봤어요-_-;;;)
이 드라마가 철저히 '음식' 소재의 드라마라는 거에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었던 그런 음식 드라마가 아니라,
롯폰기의 유명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바카날레'의 주방의 모습을 정말... 너무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는 거에요. 주방은 전장이라고, 제가 보고 들었던 그 광경을 드라마로 내 눈 앞에서 보게 된다라니 왠지모르게 무척 흥분되더군요. 그리고 비록 단순하고 이해력 열라 딸리는 우리 주인공이지만 하나하나 자신 앞의 벽을 넘거나 부숴가며 성장해가는 모습에 동참하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남녀 간의 로맨스따위, 개나 줘버리라는 듯 철저히 '음식'과 '자신의 삶'에 대해서만 고민하는 이들의 모습만을 따라가도 이렇게 재밌는 드라마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전문직은 하나 둘 많이 등장하는데, 그저 말투와 움직임만 흉내낼 뿐, 보는 이들이 공감하고, 매혹되기 힘든 우리네 드라마 속 주인공들과는 너무나 비교가 되요.(최근 '강적들'을 보면... 이 부분에선 뭐 거의... 그러다보니 채림이 잠시 누명을 쓰고 퇴직했을 때의 슬픔이 전혀... 공감가지 않는 상황이 되는거죠. 우리 나라 드라마에서 심도있게 다루는 전문직의 대상은 그저 '의사'에요. -_-;;;;)
아무튼... 이틀 간 즐겁게 11화 완결까지 달렸습니다.(물론 그 덕분에 엄청난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죠) 덕분에 밤마다 올리브 오일 베이스의 스파게티를 먹고 싶어 환장하는 줄 알았지만... 정말 매회마다 미친 듯이 나오는 이탈리아 음식들을 보다가 죽는 줄 알았어요. 아시다시피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파스타... -_-;;;
* 아스카로 나오는 카리나는 스타일도 너무 좋고 몸매야 말할 것도 없이 좋더군요. 이전에도 이래저래 얼굴을 접한 적은 있는데 이번에 보니 캡을 썼을 땐 이건 뭐 완전히 김옥빈이더군요. 예쁘긴 김옥빈이 더 예쁜데, 카리나의 스타일은 너무 좋더라는.
** 우치다 유키는 이제 30대 중후반이지만 여전히 예쁘고 섹시한 몸매와 외모입니다. -_-;;; 언제 한 번 카리나, 우치다 유키의 이미지들을 올려 봐야겠어요.
[CHANGE/체인지]
방영 : 2008 방영 중 캐스팅 : 기무라 타쿠야, 후카츠 에리, 테라오 아키라, 아베 히로시
시청률 10% 넘기가 힘든 일본에서 3화까지 시청률 23%라는 기록을 올리고도 '부진', '기대보다 미흡'등의 황당한 소리를 듣는 배우. 바로 기무라 타쿠야죠. 별명이 시청률 30%의 사나이... 저 역시 일본드라마를 보게 된 가장 큰 계기가 바로 기무라 타쿠야입니다. 그가 출연한 드라마들을 보면서 일드를 보게 된거죠. [프라이드]를 제외하면 그가 출연한 드라마는 거의 대부분 재밌었어요. 뭣보다 예전에도 올렸듯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드 중 두 편이 바로 그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이 드라마는 초등학교 교사인 아사쿠라(기무라 타쿠야)가 현직 제1당 의원인 아버지와 역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정계에 몸담고 있는 형이 갑작스레 사고로 목숨을 잃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보궐 선거에 출마, 당선된 후 말도 안되게 일본 최연소 총리에 오르는 내용입니다. 현재 3화까지 방영이 되었고, 3화에서 드뎌... 총리대신에 오릅니다. 물론 총리가 된 것은 다분히 아사쿠라를 이용하려는 정치인 칸바야시의 배후 조종 때문이니,
이제부터 아사쿠라가 섭정 통치를 하려는 칸바야시의 압력에 어떻게 대응할 지가 주목되겠죠. (칸바야시 역의 테라오 아키라는 [박사가 사랑한 수식], [캐산], [망국의 이지스], [사토라레]등으로 잘 알려진 중견배우죠) 정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아사쿠라를 보좌하는 보좌관 미야마 역으로는 이미 기무라 타쿠야와 정말 애절한 비극적 사랑을 나눈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에서 공연한 바 있는 후카츠 에리([춤추는 대수사선] 의)가 맡았구요. 그의 선거 플래너로 나오는... 역(이름 기억안남) 역시 유명한 배우 아베 히로시가 맡았습니다.
[체인지]는 그간 우리가 [Dave], [West Wing](드라마), [피아노치는 대통령](허억...), [한반도](헉...), [the American President](허억~)등에서 봐 온 이상적 대통령의 모습은 애교로 봐줄 정도로
100% PURE WHITE 클린징 이미지의 국가 수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체인지]의 아사쿠라는 우리의 도덕율대로라면 그의 행동이 '당연'해야하는건데, 정작 TV에 나오는
그의 모습은 현실에선 '결코' 찾아 볼 수 없을 거라는 마음에 씁쓸해집니다. 바로 그 지점에서 이 드라마가 생명력을 얻어요. '아, 저런 리더가 정말 있었으면.' '저런 리더가 나올 수 있을까?'하는
존재에 대한 부정을 하면서도 강하게 그런 리더를 갈구하는 대중의 마음을 대변하는 너무 착한 드라마가 바로 [체인지]인거죠. 물론 앞으로 섭정 통치하려는 칸바야시와의 대립도 있을 것이고, 현실에 부딪혀 고민하는 아사쿠라의 모습이 주가 되겠지만,
그렇더라도 큰 틀에선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고, 그간 보여줘온 일본드라마의 모습을 감안하면,
실제 있기 힘든 칸바야시와의 대립도 쉽게 누그러지고 해소될 가능성이 큽니다. (일본 드라마에서 개인 vs 개인의 대립은 쉽게 해소되거나 크게 비중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일본 드라마에서 주된 갈등은 자기 자신과의 문제 또는 시스템과의 문제가 더 많아요) 아무튼 이 '착한' 드라마를 지금까진 아주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기대해 봅니다.
[おせん/오센] 방영 : 2008 방영 중 캐스팅 : 아오이 유우
오센은 맥거핀이 있습니다. -_-;;;;; 처음엔 일류 요리사를 꿈꾸는 남자 주인공 에자키가 상당히 비중있게 나올 거라 생각했었는데 왠걸... ㅎㅎ 이 드라마는 전적으로 오센(아오이 유우)의, 오센을 위한, 오센에 의한 드라마더군요. ㅎㅎ [오센]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말하는 '왜색(일본색)'으로 완전히 떡칠을 한 드라마입니다. 이런 이유로 이 드라마를 비난하는 정말 황당한 분들도 계시던데, 일본에서 자국민을 상대로 방영하는 드라마가 왜색이 있다는 걸 왜 비난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의 호불호로 '나완 안맞더라'라고 하면 되는거죠.
[오센]은 전통적으로 내려온 가이세키의 명가 '잇쇼우안'의 젊은 여주인 오센(아오이 유우)이 급변하는 트랜드 와 라이프 스타일 틈에서 자연을 존중하는 전통을 지키고, 일부는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을 설득력있게 그려낸 드라마입니다.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가이세키 음식을 회마다 감상(먹진 못하고...)하는 호사도 누리구요. (울나라에서 가이세키를 제대로 먹을 곳은 생각보다 거의 없어요. 삼청동의 '치요노유메' 정도인데 여긴 가장 저렴한 정식이 1인 18만원-부가세 별도-입니다. -_-;;; 슈밍화에선 정통 가이세키 요리는 아니여도 가이세키 에 분자요리 방식을 접목한 음식들이 나왔는데 역시 이곳도 디너 12만원/1인 정도로 비싼데다가 그나마 이젠 신민호 쉐프,
박재형 쉐프가 모두 나가고 호주에서 활동하던 김유신 쉐프가 와서 프렌치 성향이 강한 요리로 구성이 바뀌었습니다) 아무튼 일본의 전통 문화들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 담긴 드라마입니다. 단순히 음식과 음식에 대한 철학만 녹아 들어 있는 것이 아니고, 일본의 전통 건축 양식과 현대식 건축양식의 충돌에 대한 에피소드도 나오고, 일본의 도자기들에 대한 언급도 끊임없이 나옵니다. 이런 전통들을 고루한 것이 아니라 격변의 현대에도 충분히 나름의 방식으로 공존할 수 있고, 또 존중받을 수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것이 [오센]이란 드라마의 미덕입니다. 물론... 갓 20을 넘은 '잇쇼우안'의 여주인 오센이 너무 완벽한 캐릭터로만 나와서 캐릭터의 맛이 떨어져가는 느낌이 드는데 그걸 아오이 유우라는 그 자체로 극복하고 있는 듯. 뭐 이 드라마에서의 아오이 유우는 정말... 일반적인 기준의 '예쁘다'와 떨어진 느낌의, 이 세상의 사람이 아닌 듯한 느낌마저 들죠. -_-;;; 혹자는 이 드라마를 '아오이 유우 화보집'이라고 하더군요.
이건 피터 버그 감독에 대한 기대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윌 스미스에 대한 기대 때문입니다. 전 윌 스미스에 점점 신뢰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행복을 찾아서]에서의 인상깊은 연기도 좋았지만 프랜시스 로렌스 감독의 [I Am Legend/나는 전설이다]에선 정말 혼자서 완벽하게 영화를 끌어가는 걸 보고 단순한 배우는 아니라는 확신이 들더군요. 이 영화는 다른 거 다 필요없고 그냥 예고편만 보면 됩니다.^^
자... 여기부터는 알파벳 순서대로입니다. 물론 전 Guy Maddin 감독의 영화를 엄청 기대합니다만... 일단 알파베티컬 오더에 넣었습니다.
태국 감독인 이드 팡 자신이 이미 1999년에 발표했던 동명의 영화를 자신이 다시 헐리웃 자본을 들여 만들었습니다. 내용이 동일할지 아닐지 모르지만... 니콜라스 케이지가 '조' 역을 맡은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내용은 좀 다를 것 같습니다. 이 리메이크작에선 콩이 아닌 '조'가 주인공일 듯 싶어요.
[City of God](2002),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영화 [the Constant Gardener](2005)를 연출했던 Fernando Meirelles(페르난도 메이렐레스)의 최신작입니다. 백안병(White Blindness)가 유행처럼 번져 도시를 황폐화하자 이들을 별도의 장소에 격리시키지만 턱없는 식량배급량등으로 약육강식의 처참한 상태가 지속됩니다. 하지만 이들과 달리 앞을 볼 수 있는 주인공이 이를 비밀로 한 채 몇몇 이들을 데리고 격리지역을 탈출, 황폐해진 거리로 나와 위험한 여행을 하게 되는 이야기랍니다.
[Boy A] directed by John Crowley 어릴 적 저지른 살인으로 인해 24세가 되어서야 감옥에서 석방된 주인공이 세상에 적응하여 새출발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담은 영화랍니다. Jonathan Trigell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로 해외에서의 평단의 반응은 매우 좋지요. 국내엔 개봉될 예정이 없는 듯 합니다.
[Choke] directed by Clark Gregg 알츠하이머에 걸린 어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목이 메인 척하며 사기를 치려는 의대 중퇴생의 눈물겨운 생쑈 라이브.
베스트셀러인 미스테리 환타지 북인 Jeanne Duprau의 동명서적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워낙 책이 극찬을 받았던 지라 이 영화에 대한 기대도 매우 큰 편입니다. 감독은 [Monster House/몬스터 하우스]로 성공적인 데뷔를 한 영국 감독 Gil Kenan입니다. 밤만 지속되는 인류 마지막 피난처인 지하도시 'Ember'. 낮이라고 불리우는 12시간은 거대한 램프를 통해 지탱되고 있으나 그 빛이 점점 약해지고 식량도 서서히 떨어져가지만 사람들은 이를 무시하고 인식하지 못합니다.
주인공은 그런 인류를 구할 비밀의 단서를 찾고 친구 Doon과 함께 유실된 비전을 해독하기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입니다.
말이 필요업는 [배트맨] 시리즈. 팀 버튼의 1편으로부터 시작한 3편과는 사실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크리스토퍼 놀런의 배트맨 연작은 2005년작인 [Batman Begins]를 미루어볼 때 분명히 기대할 만 한 합니다. 다만, [Batman Begins]가 좋은 작품이었음에도 기대만큼은 아니었다는 개인적인 감상이 있었던 만큼 이번엔 더 고민하고 모호한 배트맨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뭣보다... 이 영화는 소중한 배우였던 Heath Ledger(히스 레저)의 유작이 된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많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이외에도 마이클 케인, 애론 에크하트, 메기 질렌할, 게리 올드먼, 모건 프리먼, 에릭 로버츠, 킬리언 머피, 콜린 맥팔랜등... 말도 안되는 초호화 진용의 캐스트입니다. 입이 벌어지죠...)
가석방없는 12년 실형을 선고받은 주인공이 소원해진 딸이 병이 들자 딸을 위해 기발한 탈옥 계획을 세우고, 서로 대립하지만 '탈옥'이라는 공동의 목적으로 뭉친 이들이 이를 위해 일을 저지른다는 내용. 흔한 감옥 영화가 절대 아니라는 해외 평가입니다. 영국 영화이고, 우리 '본'씨리즈의 정보국 간부로 나왔던 Bryan Cox가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저 역시 무척 기대하는 영화 중 한 편이에요.
[Familiar Strangers] directed by Zackary Adler 아버지가 자신보다 더 사랑한다고 여겨지는 멍멍이 Argus를 죽이고 싶어하는 주인공의 처절한 이야기.ㅎㅎ 물론 큰 판돈이 걸린 가족들의 당나귀 농구(정말 당나귀를 타고 하는 농구, 미국에서 추수감사절에 축제처럼 열리는 게임인 듯 합니다)를 승리로 이끌어야하는 것도 지상과제. 유쾌한 코미디이길 바랍니다.^^
음주와 도박을 즐기는 TV 프로듀서가 트러블메이커인 조카딸을 갱생시설에 넣기 위해 라스베거스로 가지만 우여곡절 끝에 도리어 자신을 반추하게된다는 내용의 영화. 기본적으로 개인적으로 매튜 브로데릭을 매우 좋아합니다. 86년의 [Ferris Bueller's Day Off/페리스의 해방]부터 [Addicted to Love](1997), [Election](1999) 그리고 [the Producers](2005)까지. 앳된 얼굴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지만 아이돌 스타 대접받던 시절과는 또다른 자신만의 아우라를 만들어 가는 배우.
이 영화의 'First Saturday in May(5월 첫주 토요일)'은 유명한 경마대회인 Kentucky Derby(켄터키 더비) 대회를 의미하는 겁니다. 각기 다른 여섯명의 트레이너를 통해 엄청난 양의 필름을 써가며 담아낸 역동적인 스포츠 다큐멘터리. 상당히 평가가 좋은 영화 중 한 편입니다.
Go-Getter??? 2MB??? -_-;;; 엄마가 죽고 훔친 차로 오래전에 잃었던 형제를 찾아 떠난 머서(루 테일러 푸치)는 여행 도중 원래의 자동차 주인과 자신이 매우 깊은 관계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 영화에는 [Thumbsucker]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Lou Taylor Pucci가 주연을 맡았으며 은근히 매니어팬들이 많은 Zooey Deschanel(주이 디샤넬)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저도 많이 기다리는 영화 중 한 편입니다. 이미 미국에선 선댄스를 통해 2007년 공개된 영화랍니다.
나이트샤말란 감독은 근 몇 년간 정말 우울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아시듯이 디즈니와 결별을 했고, 워너와 손잡은 [Lady in the Water]는 완전히 흥행과 비평 모든 부분에서 참패했고, 이후 그가 시나리오를 써도 어디와도 계약할 수 없을 거라는 흉흉한 얘기까지 돌았죠. 하지만 어쨌든 20세기 폭스사를 통해 그가 연출한 영화 중 처음으로 R등급을 받은 [the Happening]이 개봉됩니다. 국내에서도 6월 개봉 예정이죠. [Lady in the Water]를 제외하곤 그의 영화를 모두 재밌게 본 저로선 이번 영화에 거는 기대도 큽니다. 게다가 그가 디즈니 결별 이전과 이후에 헐리웃에서 받은 대접은 정말... 지나치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들어요. 특히 제임스 카메론 복귀작과 타이틀이 겹쳐 받았던 심한 조롱은...
[a Jihad for Love] directed by Parvez Sharma 성적으로 서구에 비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이분법이 매우 강한 이슬람 문화에서도 당연히 자신의 성적 정체성 때문에 고민하는 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무슬림이 이데올로기를 넘어 무슬림과 서구인들과의 교류를 시도하는 무슬림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Quid Pro Quo'는 직역하면 Something for Something의 의미이나 재화와 서비스의 교환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종종 회화에 사용되기도 하는 말입니다. 경우에 따라선 '오는게 있어야 가는게 있지...' 이런 의미로도 사용되곤 합니다. 이 영화는 어릴 적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리포터가 기이한 문화를 조사하러 가서 겪는 사건을 다룬 스릴러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베라 파미가(Vera Farmiga)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묘한 여성으로 나오고 대단히 선정적인 캐릭터로 분한 듯 합니다.
상걸린 시합엔 나갈 마음이 없는 무술 지도자 Mike Terry. 하지만 그를 둘러싼 음모가 서서히 그를 대회에 출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갑니다. David Mamet 감독의 본격적인 액션물로 현지의 평이 상당히 좋은 영화입니다. 저도 기대 중^^
[Refusenik] directed by Laura Bialis 'refusenik'은 구소련에서 국외 이주가 금지된 유태인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 영화는 구소련에서 자유를 위해 30여년간 투쟁한 유태인들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유태인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그리 좋지 못합니다. 그들의 불우한 역사를 들며 그들의 폭력을 방기하는 이들도 사실 많고, 세계 경제계를 주름잡고 있는 이들도 사실상 유태인인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 민족에 대한 물리적 폭압은 용서될 수 없습니다. Laura Bialis가 어떤 시선으로 이들을 카메라에 담았는지 궁금합니다.
[Religulous] directed by Larry Charles [Borat/보랏]을 만든 Larry Charles 감독의 신작으로 현재 포스트 프로덕션 중입니다. 내용은 아직 잘 모르겠네요. imdb에서도 너무 간략하게만 언급되었고... 찾아보고 적겠습니다.
아버지를 찾아 푸에블라에서 뉴욕 브루클린까지 오게 된 멕시칸 불법이민자인 17세의 페드로는 도착하자마자 자신의 짐을 강도맞은 채 무일푼으로 한번도 만나지 못했던, 자신의 불우했던 과거를 있게 한 아버지가 있는 주소로 향합니다. 하지만 그의 짐을 훔친 후안이 폐드로의 아빠에게 먼저 가버리고 페드로의 운명을 훔쳐버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페드로의 노력을 다룬 영화랍니다.
리브 타일러의 모습을 볼 수 있네요. 결혼파티로부터 돌아온 커플이 한적한 휴양지에 도착하지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마스크를 뒤집어 쓴 정체불명의 3인조로부터의 공포의 위협뿐. 리브 타일러도 반갑지만 이 영화엔 젬마 워드(Gemma Ward)가 나옵니다. IMG 소속의 수퍼모델이죠. -_-;; 특히 일본에서의 인기는 상상 초월이었습니다. 헤더 막스와 젬마 워드를 비교하는 잡지들도 엄청나게 많았구요... 저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아무튼 이른바 '베이비 페이스' 중 최고 수준의 모델입니다. 그런데 요사이 영화 문을 툭툭 두드리고 있다는. 워낙 매혹적인 외모라 연기력의 살이 잘 붙으면 만만치 않은 흡인력이 있을 거에요.
사실 우리나라만 북조선 사람들을 돼지, 늑대로 만든 [똘이장군]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미국도 많은 분들이 잘 아시듯 '메카시즘'이라는 광풍에 휩싸인 시대가 있었죠. Dalton Trumbo는 메카시즘을 얘기할 때 반드시 빠지지 않는 인물입니다. 43년 공산주의자들의 단체에 가입한 이후 메카시즘의 광풍에 휩싸여 창작활동은 사실상 불가능했고, 만약 작업을 하더라도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죠. 그를 크레딧에 당당히 올린 감독이라곤 오토 플레밍거 정도 뿐이었습니다. (하기사... 오토 플레밍거 정도 되니...) 이 다큐멘터리는 달튼 트럼보의 아들인 크리스토퍼 트럼보가 연출했습니다. 수많은 헐리웃 명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이 영화엔 흥행을 이룰만한 키팩터들이 있습니다. 바로 안젤리나 졸리와 제임스 맥어보이가 나온다는거죠. 개인적으로는 제임스 맥어보이가 더 기대됩니다만... (모건 프리먼도 나옵니다. 이 분은 안젤리나 졸리와 막역한 사이라 그런지 자주 나오시는 듯) 티무르 베크맘베토프(힘들어...)라는 러시아 감독이 헐리웃 데뷔작입니다.
개인적으로 무척 보고 싶은 영화 중 한편입니다. 영화의 내용은 제목 [XXY]를 통해 짐작할 수 있듯, 양성을 가진 알렉스라는 15세의 남자 혹은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사춘기가 되고 알렉스의 성을 결정해야할 시기가 되었다고 판단한 알렉스의 부모는 외과의사인 친구부부의 방문을 요청하고 의사 부부는 그 아들과 함께 방문하게 됩니다. 알렉스는 자신이 성정체성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대단히 심각한 압박감을 느끼고, 의사부부의 아들과 섹스를 시도하기에 이릅니다. 선정적일 수도 있는 소재를 놀랍도록 아름다운 시각으로 솔직히 풀어낸 영화라고 합니다. 기대가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