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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목디스크는 괴롭다.
아무데도 나갈 수 없다.
토, 일요일의 주말에 이어 오늘까지 3일간 하루 한끼는 봉골레 스파게티로 해결했다.
어느 유명 레스토랑이 아닌 aipharos님표 봉골레 스파게티.
유니온 스퀘어의 라 스피가의 파스타보다 정말로 더 맛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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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이 엉망이다.
아무리 다들 안좋다지만 오늘 매출은 충격이었다.
덕분에 하루종일 정신 사납고, 하루종일 정신없었다.
쉽게 나아지리라 생각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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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가 점점 거세진다.
요즘 그 자리에 동참하지 못하는게 분한데
오늘, 이전에도 글을 올렸던 지인 박건웅 작가가 시위도중 구타당하고 머리를 짖밟혀
약간의 뇌출혈까지 일으켰다고 뉴스에 나오더라. -_-;;; 기가막혔다.
내가 아는 사람도 다쳐서 뉴스에 나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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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6일 사실 봉하마을에 갈 계획이 있었다.
그냥 가는게 아니라... 노 전대통령과 막걸리 한 잔하고 얘기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물론 난 누군가처럼 그를 떠받들진 못하겠다. 분명히 말하지만, 과도기적 대통령으로 평가하고 싶다.
누군가의 말처럼 그가 이명박의 예고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교조적 시각도 싫다.
그렇다고 또 누군가의 말처럼 그가 국민을 위해 바람막이가 되주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이건 환상도
엄청난 환상이다. -_-;;;
아무튼 어떤 이야기를 하는 지도 듣고 싶었다.
봉하마을 간다고 다 만나서 얘기할 수 있는 것 절대 아니므로 좋은 기회라 생각도 했는데,
지금 시국이 영 흉흉하고, 가서 최소한 약간의 일은 도와야하는데 난 정말 오래 앉아있기도 힘들고
조금이라도 무거운 것은 절대 들 수 없다.
결정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극도로 말을 아끼는 분이 도대체 뭔 얘기를 할 지 뻔하지 않은가.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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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B와 한나라당이 아무리 지금 시국에 대해 고민한다고 해봐야 궁극적인 해결책은 절대 나올 수 없다.
이들이 할 수 있는 건 원론적인 쇼맨쉽에 불과할 뿐이다.
그리고 거기엔 반드시 '국민'과 '소통'과 '겸허'란 말을 집어 넣는다.
한나라당원들 모두가 목소리를 높히며 마치 자신들과 별 문제없다는 듯 정부를 힐난한다.
바로 며칠 전 한 말까지 다 뒤집어 가며 '언제 내가 그런 말을 했냐'는 듯 둘러댄다.
하지만 아무도 대안을 내놓진 못한다.
2MB가 아무리 똥줄이 타들어가도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근본적으로 자신들의 존립기반을 부정하는
행위를 해야만하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다.
상황이 이 모양까지 치달아 달리는데 '재협상'을 할 수 없는 건 그런 이유라는거 다들 아는 사실이다.
근본이 부폐하고 더러운 태생이라, 어차피 할 수 있는 일이 정해져 있었다.
그럼에도 이를 두고 '두고 봐야하지 않냐', '역사에 좋게 남고 싶지 않은 대통령이 어딨겠냐'라는 말로
기대감을 피력하신 분들... 많다.
그리고 그런 분들이 도덕적 결격사유야 어떻든 막연한 기대로 표를 던졌다.
지금 그 댓가가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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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이룬 군중의 성격은 우리가 화염병을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던
그 시절과 달라도 한참 다르다.
스스로 문제의식을 던지고, 그것이 편향적 사고를 수반한다고 해도 이렇듯 참여하는 훈련을 하는 어린
학생들을 보면 '너희들이 해냈으면 좋겠다'라는 그야말로 막연한 기대감이 불쑥불쑥 솟아난다.
이렇듯 스스로 광장에 나온 아이들과 일반 대중들의 사고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기득권 세력의 사고 메커니즘을 보면 이 나라는 참... 놀랍게도 희안한 나라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온갖 감정이 뒤섞인 묘한 웃음이 나도 모르게 나온다.

저들은 이해못하는 척 하는게 아니라, 정말 그냥 이해못하는 거다.
소통, 겸손, 국민을 섬긴다는 말은 결국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셋이 되는 일련의 움직임이 그저 두렵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둘러대는 핑계일 뿐이다.
여지를 줘선 안된다.
저들은 반드시 하나하나 언론매체를 집어 삼킬 것이며, 결국엔 민영화를, 대운하를 시도할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든 시도할 것이다. 그걸 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2MB 정부의 존립기반 자체를 부인하는
꼴과 전혀 다르지 않으므로 불가능한 일이다.
난 저 꼴통들의 대국민 정책이 더 세련되어지기 전에, 더 교묘하고 치밀해지기 전에, 지금처럼 과거의
메커니즘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그것이 먹힐 거라 생각하는 꼴통 세력들이 수장으로 있을 때에 끝장을
봐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뜸을 들이고 시간을 끄는 것 만큼 효과적인 묘약이 없다고 생각하는 저들에게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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