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에 가족들과 단란한 시간을 갖고,
주말이면 나들이도 가고, 간간히 친구를 만나면서 좋은 음악과 좋은 영화, 좋은 책을 읽고.
주머니 걱정하면서 알뜰 쇼핑도 하면서, 그저 하루하루 평범하지만 즐겁게 살고 싶을 뿐이다.

내 인생의 앞가림도 만만치가 않은데,
하루가 멀다하고 쇼를 하는 2MB의 미친 실정은 그 어떤 스트레스보다 더 날 무겁게 한다.
이젠 아예 믿지도 않지만,
불과 며칠 전 TV를 통해 자신의 과오를 반성한다며, 대운하 사업을 '포기'하고, 무리한 민영화는 하지 않는다고
하고, 쇠고기도 절대 30개월 이상은 국민들 밥상에 올리지 않겠다며 쇼를 한 2MB.
그 발표 하룻만에 추부길과 국토부장관은 '대운하 완전 포기한게 아니다'라고 말했고(분명히 기사화되었고),
민영화하지 않는다던 의료 부문을 '선진화'란 명목으로 영리법인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수도사업도 지역별 민영기업에 위탁 관리한다고 하니, 사실상 민영화를 위한 수순은 모조리 진행 중이다.

볼리비아에서 미국의 벡텔에 수도사업을 맡겼다가 실제로 수도요금이 3배 이상 치솟는 바람에 다시 국유화한 전례가 있다.
문제는 볼리비아의 경우 FTA 협약을 맺지 않은 시기여서 국유화가 사실상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의 FTA 협약대로라면 민영화를 다시 국유화할 명분이 거의 없어진다. -_-;;;
영국의 철도 역시 민영화했다가 엄청난 곤혹을 치루고 다시 국유화했다.
사실 공기업의 민영화는 신자유주의자들의 단골 소재인데, 이는 부패한 관리들과 기득권 세력들이 자신의
천년 왕국 건설을 위해 시도하는 사실상의 합리화 방편이다.
국영기업의 근본적인 문제는 방만한 관리에 대한 철저한 구조적 개선과 조정에 있는 것이지, 이걸 민영화만이
살 길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논리의 비약이라는거다.
실제로 몇몇 네티즌들은 싱가폴의 영리병원이 잘 운영된다고 열을 올리던데, 싱가폴은 전 국토의 대부분이 국가 소유이며,
민영화한 기업들에도 평균 35% 가량의 지분을 정부에서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은 도대체 알고 떠드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민영화를 부르짖는 이들은 국영기업들이 연성예산제로 인해 구조적으로 방만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는데,
연성예산제와 다른 문제지만 민간기업 역시 안정적 경영을 영위한다는 보장은 마찬가지로 없다.
국영기업들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이유는 국영기업의 특성상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만 거의 대부분 이슈화 되기 때문인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이런 여러 이유로 수많은 성공적인 국영기업들이 이미지 문제로 국유지분 이 있음을 은폐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폭스바겐의 대주주는 독일의 니더작센주 정부다. (이와 관련된 사실은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안인들]을 참조하기 바람)

한 명의 수요자가 하나의 공급자 밖에 선택할 수 없는 자연 독점 상태의 산업 부문은 절대로 손쉽게 민영화 해서는 안되는 법이다.
시장경제가 모름지기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시장 가격을 결정한다지만 자연 독점 상태의 시장에서는 공급자가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수익을 내는 지점에서 공급량을 조절하여 가격을 맘대로 조절하는 것이 실제로 가능하기 때문에
자연 독점이 이뤄지는 전기, 수도, 난방등의 사업은 철저히 대중의 생활안정을 위해 공영 기업으로 존치시키는 것이 맞다.
(수도, 전기, 난방 모두 자연독점이 맞다. 수도물을 틀 때 이걸 틀면 A사 수돗물, 이걸 틀면 B사 수돗물... 선택할 수 없으니 당연한 얘기다)
영리 병원이 인정되면, 당연히 민간보험 회사가 대주주로서 병원을 지배할 수 있는 명분이 마련되기 때문에
초기에 일부 병원에 지나지 않겠으나, 결국은 대부분의 병원에서 수익의 극대화를 위해 환자를 선별하게 되고,
이로인해 국민건보의 재정은 몰락하게 되어 있다.
이건 멕시코의 IMSS가 명확히 보여주는 예이다.
NAFTA로 붕괴된 중산층 덕에 멕시코의 국영의료보험인 IMSS의 재정이 고갈되어
민영의료보험에 거의 무방비로 유린당하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멕시코가 민영의보와 국민건보와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말하는 이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그런 말을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경제적 효율성(그것조차 전혀 검증되지 않고 수많은 거짓통계로 뒤덮힌)'을 빌미로
공기업의 민영화만이 장땡이라는 식의 논리는, 자동차와 반도체 외엔 우린 살 방법이 없으니 무조건 한미 FTA를 안하면
우린 다 죽는다는 답답한 논리와 전혀 다를 바가 없는거다.

예전부터 항상 해온 말이지만,
2MB 정부는 결코 자신들의 과제를 포기할 수 없다.
혹자들은 내게 국민들이 본떼를 보이면 달라진다고 하셨는데, 난 그때도 역시 그럴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 주장이 전혀 틀리지 않고 있음을, 정말 답답하고 서럽지만 지금 목격하고 있다.
아무 것도 해결된 건 없다.
쇠고기 협상마저 눈가리고 아웅식의 해결로 무마하려고 하며, 시간끌기에 지친 국민들은 슬슬 경제위기를
걱정하며 '어찌되었든' 조속한 마무리를 촉구하기 시작한다.
대운하는 관뒀다고 하지만, 제안조차 받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것도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미 수많은 2MB 정권의 수호막들이 투자해온 사업이기 때문이다.
민영화 역시, 기득권들의 그들만의 천년 왕국을 위해선 반드시 실시해야하고,
한미FTA 역시 NAFTA 이후 궤멸당한 국민들과 달리 500대 부호에 미친 듯이 이름을 올린 멕시코와 같이
자기들만의 천년왕국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협약이다.

국민들이 촛불을 드는 것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이들은 두려운 척하면서 결국은 모든 걸 시간을 끌며 국민들이 지치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한겨레, 경향신문, MBC를 제외하면 인터넷과 일간지, SBS등 대부분의 언론을 장악한 그들이기에
더더욱 교묘한 행태로 현실을 왜곡하는 편향 보도를 일삼을 것이다.
난 국민들이 이러한 작태에 더이상 속지 않으리라 믿고 싶다.
국민들이 더더욱 단단해져야만 이러한 작태에 속지 않을 것이다.

노무현 정부의 일부 실정에서 시작된 이 끔찍한 비극의 씨앗은,
2MB라는 희대의 멍청한 놀부에 의해 집대성되는 것 같다.
이제 겨우 2MB 정부 출범 4개월이다.
앞으로 4년 8개월이나 남았다.
내 달력이 2013년 연초를 가리킬 때 이 나라가 어떤 모습일 지 가끔 생각하면 가슴이 덜컹 내려 앉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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