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세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the Warlords/명장]과 [American Gangster/어메리칸 갱스터], [Secret/말할 수 없는 비밀]입니다.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중국 영화가 두 편이나... 있군요.
두 편 모두 지금 이래저래 화제가 많이 되는 영화입니다. 그래서 봤지만...
둘 다 재밌었다는.

 

 

서정뢰?(슈 징레이)

[the Warlords/명장]은 [첨밀밀], [퍼햅스 러브]의 진가신 감독이 연출한 영화입니다.
아시다시피 이연걸, 유덕화, 금성무 세 배우의 출연으로 대단히 화제를 모았죠.
비유가 적절치 못하겠지만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에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세 스타가 모인 것과 비슷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전 개인적으로 금성무와 유덕화를 좋아합니다. 물론 금성무를 더 좋아라하죠.
예전엔 별로였는데 이 인간 갈수록 멋지네요. 물론 결정적인 호감계기는 일본 드라마 [골든볼]부터였죠.
[명장]은 대단히 재밌게 봤습니다.
중국 영화 특유의 거시기한 신파적 감상도 덜했고, 단조로운 감정도 덜했습니다.
전쟁의 참상을 잘 드러내면서 전쟁과 정치의 함수 관계도 여지없이 다루고 있죠.
특히 액션씬은 스케일과 역동적인 스펙타클이 느낌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있더군요.
솔직히 놀랐습니다. (진가신이 홍콩 감독이라지만 이제 더이상 홍콩, 중국 감독 나누기는 무리입니다)
앞으로 한국 영화는 어지간한 마음가짐 아니면 정말 곤혹스러운 지경에 처할 것 같다는 느낌도 들어요.
이 영화뿐 아니라 [Secret/말할 수 없는 비밀]을 보고 로맨스까지 잘 뽑아낸 느낌이 들거든요.

그건 그렇고...
이 영화는 남자들이 주인공이지만, 여성도 한 명 나옵니다.
바로 서정뢰(슈 징레이)죠.

 

 

 

 

 

 

그녀는 양조위와 함께 한 [상성: 상처받은 도시](2006)에서 출연했었고, 그 이전엔 [미지의 여인에게서
온 편지](2004)에도 출연해서 명성을 얻은 바 있습니다.
[명장]에선 화장기 전혀 없는 모습으로 나오는데, 대단히 매력적이더군요.
앞으로 주목하게 되겠네요.

 

 

 

 

 

 

[Secret/말할 수 없는 비밀]의 계륜미(콰이 룬메이)

그리고...
오늘 본 [Secret/말할 수 없는 비밀].
이 영화도 생각보다 훨씬 재밌게 봤습니다.
온라인에서 논란이 된 결말처럼 정말 도통 이해하기 힘든 결론이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뭐 그 정도야
가뿐하게 넘어갈 수 있겠더군요.
흔한 러브 스토리인데, 이게 생각보다 재밌습니다.
마치 중국이 '우린 초가집과 중화정신만 있는게 아냐'라고 항변하는 듯한 맘먹고 만든 트랜디 로맨스물
같아요. 이 영화만 보면 중국도 일본 만만찮은 선진국같이 느껴지죠.-_-;;;;;
그래도 두 주연인 주걸륜과 계륜미는 대단히 매력적입니다.
그래서 사진을 좀 찾아보니... 음 그 사진들은 도무지 제가 이 영화에서 보고 느낀 계륜미가 아니더군요.
이 영화와 [가장 먼 길]에서의 모습이 제가 호감갖는 계륜미의 모습인가봅니다. ㅎㅎ
우울하면서도 발랄한 느낌의 이 마스크는 결코 대단한 미인은 아닌 듯한데 호감이 가더군요.

아래는 [가장 먼 길]에서의 모습들입니다.

 

 

 

 

 

중국배우 특유의 답답한 마스크가 아니에요.
우리나라에서 인기있는게 이해가 갑니다.

 

 

 

아래는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의 모습입니다.

 

 

 

 

 

이 배우는 다른 사람입니다. -_-;;; 대단히 예쁘더군요. 이 캡처 사진은 좀 이상합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놀라움은 이 말도 안되는 얘기를 깔끔하게 뽑아낸 감독이 바로 주연배우 주걸륜(저우제룬)
이라는 겁니다. 우리나라에도 상당히 인기가 있다고 하죠.
마스크도 나쁘지 않구요. 얼마전 내한했을 때도 공항에 많은 우리나라 팬들이 몰려 들어 인기를 실감했답니다.
본업은 딱히 정해진 것 없는 멀티 플레이어인데, 가수로서도, 배우/감독으로서도 모조리 성공했죠.
보통은 아닌 것 같습니다.

 

 

 

 

[American Gangster/어메리칸 갱스터]에 구혜선이?

물론 구혜선이 나왔을 리가 없지요.
그런데 이 영화엔 정말 구혜선같은 배우가 등장합니다.
Lymari Nadal 이란 배우지요.
덴젤 워싱턴의 상대역으로 나오는데, 사실 필모는 별로 없는 사실상 신인 배우입니다.(나이는 적지 않아요)
이 배우입니다.

 

 

1978년생으로 푸에르토리코 태생이죠.
저는 구혜선을 훨씬 더 예쁘다고 생각합니다...만 비슷한 인상이긴 해요.

 

 

웃는 모습이 참 비슷한데 사진찾기 귀찮아서 그냥 올립니다.ㅎㅎ

[American Gangster]는 러닝타임이 거의 3시간인데(무삭제판) 전혀 지루하지가 않았습니다.
이거참... 액션도 거의 없고 그저 영리한 마약상과 얼떨결에 원리원칙주의자가 된 자기 간수도 못하는
형사와의 이야기인데 이렇게 팽팽하게 풀어나가다니 대단해요. 리들리 스콧 감독님.
장르 영화를 아주 확 뜯어내어 버렸군요.

 

 

 

 

 

 

 

 

 

 

 

Heath Ledger
Wikipedia에 수록된 Biography
1979.4.4 ~ 2008.1.22


호주 태생, 뉴욕 맨하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

 

-사망관련-
1월 22일 미국시간 오후 3시 26분에 자신의 뉴욕 소호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발견한 것은 마사지 세라피스트였구요. 그녀가 방문을 열었을 때 벌거벗은채 누워있었으며,
나잇 테이블 위엔 수면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욕실에서 몇몇의 처방전이 더 발견되었으나 마약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난데없이 Heath Ledger가 사망했다는 기사가 올라와 무척 당혹스럽습니다.
제가 그만 작년 4월에 올린
완소 남자 배우 31인편에서 깜박하고 빼먹었지만,
Heath Ledger는 정말 좋아하는 배우였습니다.
얼마 전엔
Larry Clark감독의 2001년작인 [Bully]의 반항아 Brad Renfro가 겨우 25살의 나이로 숨졌죠.

Heath Ledger의 사망은 그가 최근 더더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었던 터라 아쉬움이 더 큽니다.
이미
Christian Bale과 함께 [I'm Not There]를 찍었었고, 올해 개봉될 배트맨 속편인 [the Dark Knight]에서도
조커역으로 Christian Bale과 함께 출연을 했지요.
각별히 그를 아꼈던
Terry Gilliam감독([the Brothers Grimm/그림 형제]에서 Matt Damon과 함께 출연했죠)
의 신작인 [the Imaginarium of Doctor Parnassus]에도 캐스팅되었었는데...
자의식강하고 작품을 고민하는 배우로도 잘 알려진 Heath Ledger.
저나 aipharos님 모두 좋아라하는
Naomi Watts와 스캔들이 있었을 때, 넘 잘 어울린다고
얘기하곤 했는데.
(그는
Heather Graham(헤더 그레이엄)과 염문을 뿌린 후, 2002년부터 2004년까지 2년간
Naomi Watts와 사귀었습니다)
그의 연기는 무릎을 탁 칠 만큼 놀라운 열연이라기보다는 자신만의 아우라가 확실하다는 느낌이
보다 더 강했습니다. 환하게 웃지만 언제나 뭔가 그림자가 드리운 듯한 느낌을 주는 배우였거든요.
마치
Joseph Gordon-Levitt처럼 말이죠.

그의 딸 Matilda의 대부는 또 역시 비범한 배우로 인정받고 있는 Jake Gyllenhaal입니다.

얼마전
Owen Wilson도 자신의 손목을 그어 자살을 시도했었는데,
좀 좋다...싶은 배우들은 약물에 자살 중독에... 정말 힘들게 힘들게 사는군요.
우리가 보는 모습은 항상 스크린의 모습들이고, 기껏해야 레드 카펫을 밟고 정식 인터뷰하는 모습들뿐이잖아요.
어쩌다가 벌레같은 파파라치들이 개ㅈㄹ을 떨어서 찍은 사진들이나 보고.


구글에서 Heath Ledger를 검색해보니... 그의 표피적인 일생은 수도없이 많이 올라오네요.
결국 그 기사를 찾아보면 되는 것이니 생략하렵니다.
다만...
전 이 젊은 배우의 본격적인 행보가 지금부터라고 생각하고 있었답니다.
확실히 [I'm Not There]를 통해 좋은 평가를 받았고, 결국 유작이 되어버린 [the Dark Knight]에서도
대단히 혼신을 다해 열연했다고 들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시점에서 요절이라니... 참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고 이은주씨, 정다빈씨 사망도 많이 안타까왔는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그의 딸 Matilda는 [Brokeback Mountain]에서 만난 Michelle Williams와의 사이에서 난 아이입니다.
약혼까지는 했는데 결혼은 하지 않고 2007년 파혼했습니다.

 

 

 

[Across the Universe] directed by Julie Taym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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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몇 번의 글을 올렸듯이 줄리 테이머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 중 한 분입니다.
브로드웨이의 유명한 연출가 출신인 그녀는 제가 가장 인상깊게 본 영화 중 하나인 [Titus]를 연출했고,
이후엔 셀마 헤이엑을 불러 [Frida]를 발표했죠.
특히 [Titus]는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영화로, RC1, RC3 DVD를 모두 갖고 있습니다.
사실 국내엔 전혀 DVD가 나올 거라 생각안해서 RC1로 구입한 건데 2007년 초에 발매가 되었죠.
[Titus] DVD 오픈케이스 포스팅보기

이번 영화는 뮤지컬을 기반으로 한 음악 드라마죠.
특히 Beatles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거의 끝장날 감동을 선사한다고 합니다.
기본적인 줄거리는 영국의 탄광촌에서 일하던 주인공 주드(John Sturgess)가 아버지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와
맥스(Joe Anderson)라는 친구를 만나고 우의를 다지다가 그의 여동생 루시(Evan Rachael Wood!!!)와
사랑에 빠집니다. 그러다 맥스는 베트남전으로 징병되고 루시는 반전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주드와의
관계가 점점 소원해진다네요.
이 셋이 음악을 통해 시대를 이해하고 치유하고 다시 갈등을 극복하는 과정이라는데, 이 과정이 놀라울 정도의
감동을 선사한답니다. 그것도 신파가 아니라...
[Titus/타이투스]에서 이미 Julie Taymor 감독의 놀라운 연극적 흡인력과 에너지를 맛본 터라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은 저 역시 대단합니다.
이 영화는 작년 2007년 기대작에도 올린 바 있지요.
국내엔 2월 14일 개봉합니다. 아... 2월에 열라 볼 영화 많네요. 에혀...

 

Across The Universe - Trailer

 

 

 

 

**
Evan Rachael Wood(에반 레이첼 우드)는 제가 가장 기대하는 배우 중 한 명입니다.
1987년, 이제 20세가 갓 넘은 이 재능있는 배우는 흡인력있는 연기는 물론이고, 청초함과 섹시함을
몸에 지닌 묘한 매력의 배우입니다.
영화를 선택하는 안목도 대단한데, 2007년엔 [House of Sand and Fog]이라는 그 하염없이 침잠되는
영화를 연출했던 Vadim Perelman[Life Before Her Eyes]에도 출연했죠.
Mike Cahill 감독의 2007년작인 [King of California]에도 역시 출연했구요.
2005년의 [Pretty Persuation]이나 [Running with Scissors]등... 가만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지만 인디영화에도 모습을 매우 많이 드러내는 배우에요.
아무튼... 개인적으로 매우 기대하는 배우 중 한 명입니다.
(사실 이미지를 전에 한 번 올리려고 좌악... 찾은 적이 있는데 귀차니즘으로 인하여... ㅎㅎ)

그나저나 말하다보니 다시 생각나는데 [House of Sand and Fog]은 못보신 계시다면 어떻게든
꼭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벤 킹슬리 필생의 명연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제니퍼 코넬리도 마찬가지고...
다만 보고나서 한없이 무거워지는 마음은 어쩔 방법이 없을 거에요.

 

 

***
아... 이 얘기가 빠졌는데, 줄리 테이머 감독은 유명한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감독 출신입니다.
그래서인지 [Titus]도 뮤지컬이 아닌데도 뮤지컬의 분위기가 베어 있었죠.

 

 

 

 

 

 

 

 

[There Will Be Blood]directed by Paul Thomas Anderson
2008 / approx 158min (US) / US

There Will Be Blood (2007) Official Trailer

 

 

 

Paul Thomas Anderson(폴 토마스 앤더슨)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 중 한 명입니다.
이 괴짜 70년 개띠(저와 동갑) 감독은 재기넘치는 장편 데뷔작
[Hard Eight aka Sydney](1996)을
시작으로 자신의 재능을 뽐내더니,
[Boogie Nights](1997)를 통해 자신이 단순히 치기어린 엉뚱함으로만
승부하는 배우가 아니라는 걸 명백히 못박습니다.
2년 뒤
[Magnolia](1999)라는, 자신의 필모에서 분명히 자신만의 미학을 정리하는 의미의 걸작을 발표한
그는 그로부터 3년 뒤
Adam Sandler와 완소배우 Emily Watson을 기묘하게 앙상블로 조합하여 묘하고도
아름답고도 몽롱한 물리적 충격을 뇌에 받은 듯한 분위기의
[Punch-Drunk Love](2002)를 발표합니다.

저 역시 이 네편의 영화를 모두 DVD로 갖고 있을 만큼, 이 감독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구요.
딱히 과작이라고 부르긴 뭣합니다만(11년간 장편 5편이니...) 그렇다고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것 같진 않다는게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지요.
이번에 무려 5년만에 발표한 [There Will Be Blood]는 평단의 완벽한 만장일치 절찬/극찬을 받으며 그의
필모 중 최고작으로 우뚝... 섰습니다.
IMDB의 user rating은 무려 9.0점이며, Newsweek, Premier(프리미어), the Hollywood Reporter,
Variety, Entertainment Weekly, Film Threat, the New York Times, Viallage Voice, Wall Street Journal,
the Onion, Time, Chicago Tribune, Washington Post, LA Weekly, Boston Globe, Rolling Stone등...
수없이 많은 언론매체에서 이 영화에 만점을 부여했습니다.

이 영화에서의
Daniel Day-Lewis(대니얼 데이 루이스)의 연기는 [Eastern Promises]에서 생고생을 한
Viggo Mortensen(비고 모르텐젠)의 입도 다물게 할 정도의 연기였다는군요.
업튼 싱클레어(Upton Sinclair)의 소설을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이 직접 각색했다고 하는데,
언제나 지독한 현실이 순간적으로 환타지의 경계를 넘나드는 경이의 경험을 선사하는 여지까지의 그의
장기가 이 영화에도 살아 있는 지 궁금합니다.
석유왕
에드워드 도헤니(Edward Doheny)의 삶을 그렸다는 이 영화의 배경은 19세기 말.
금과 은을 찾던 주인공이 마침내 석유를 캐내고 돈방석에 앉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산업사회를 향한 과정에서의 수많은 희생(희생으로 그려질지는 의문)과
당시 미국의 종교적 맹신과 사회적 부조리를 여지없이 드러내었다고 합니다.
촬영은 뉴멕시코와 텍사스 마파 부근에서 촬영되었다고 하는데요.
유전에서 불기둥이 솟구치는 모습등은 영화
[Back Draft]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안그래도 폴 토마스 앤더슨을 좋아하는 저로선, 하루라도 빨리 영확관에서 이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
이 영화에는 [Little Miss Sunshine]에서 아주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Paul Dano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158분...입니다. 2시간 30여분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1시간짜리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라고 하네요. 흡인력과 몰입도가 대단하다고 합니다.

 

****
왜 이 시기에 석유 재벌에 관한 이야기인지는 영화를 보면 알 것 같습니다.
아무튼 엄청 기대하고 있어요.


 

 

 

 

[Waitress/웨이트리스] directed by Adrienne Shelly
2007 / 108 min / US

주말에 본 세편의 영화는 [Beowulf], [Waitress], 그리고 [색계]였습니다.
세 편 모두 각각 모두 대단한 인상을 남겨주네요.
로버트 저메키스란 이름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걸 [Beowulf/베오울프]를 통해 여실히 알 수 있었고,
[색계]는 거창한 이데올로기도 사람과 사람의 연정 앞에선 무뎌지고 무너지는 것이고, 거시적으로 그런
관계가 휩쓸고 온 역사에 대한 이안 감독의 진중한 정신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색계]에서의 섹스씬은 그 강도가 상상을 초월한 것이어서... 말초신경이 화끈화끈 초자극되더라는...

그래도 가장 즐거운 영화는 애드리언 쉘리 감독의 [Waitress/웨이트리스]였습니다.
마치 데이빗 린치가 말랑말랑한 로맨스 영화를 만들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싶은 이 몽롱한 기운의,
하지만 범상찮은 메시지와 통찰력을 지닌 이 놀라운 영화는 저의 완소 영화인 [Factotum]에서 소설가 지망의
개망나니 맷딜런의 여자로 나왔기도 하며, 뭣보다 Hal Hartley 감독의 전성기인 1990년 발표한 [Trust]에서
나왔던 그 앳된 여주인공이 바로 Adrienne Shelly입니다.
(몇몇 분들이 할 하틀리가 그저그런 감독이라고 마구 끄적거리는 글들을 자주 봤는데... 개인적 주관과
연출자의 영향력에 대한 평가는 분명히 다른 부분입니다)

그러니까 Adrienne Shelly는 사실상 미국의 인디영화를 지켜온 산 증인이죠.
1966년생으로 저보다 네살 많은 이 재능많은 여배우는 2006년 꿈에 그리던 장편 데뷔를 하게 되는데,
그 영화가 바로 [Waitress]입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그녀는 영화가 개봉하기 직전인 2006년 11월 집 화장실에 목메어 숨진 채 발견됩니다.
일단 자살 판정했으나, 남편이 그녀가 자살할 이유가 절대 없다고 자살 소견을 일축하였고,
그녀의 지갑의 현금이 없어진 점등을 감안, 경찰도 재조사를 벌인 끝에 인근 공사인부인 19세의 에쿠아도르
이민자 소년을 살인 혐의로 체포합니다.
그에 따르면 공사장 소음을 항의했던 에드리언 쉘리를 쫓아 들어간 후 강도짓을 하고 살해 후 자살로 위장
하였다고 하지요.

어쨌든... 정말 많이 안타깝습니다.
이 재능많은 배우이자 감독은 그렇게 딱 하나의 데뷔작만을 남기고 떠나갔네요.

이 영화는 파이 만드는 데 천부적 재능을 가졌지만 막되먹은 자기 멋대로+의처증의 남편에 쥐어잡혀
옴싹달싹 못하고 사는 웨이트리스 '제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남편과의 사이에서 원치않는 임신을 하게 되고, 그 와중에 포메터라는 남자를 만나면서
조금씩조금씩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꾸게 됩니다.
목표도 없던 그녀의 삶이 사랑과 목표와 신의라는 단어들이 조금씩 채워지게 되는거죠.
무척 뻔한 이야기지요?
하지만 이런 뻔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감성적인 솜씨는 놀랍답니다.
등장 인물 전체가 바람을 피는 이 기가막힌 이야기는, 그들 삶 하나하나를 애정을 갖고 바라본 애드리언
쉘리의 깊은 통찰력으로 놀라운 설득력을 갖고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아직 보지 못하신 분이 계시면 꼭 보시라고 추천해드리고 싶은 영화랍니다.

 

 

 

 

 

 

 


**
여주인공 Keri Russell은 정말 매혹적인 마스크를 가졌죠.
그녀의 다른 영화인 [the Girl in the Park]도 매우 좋은 평가를 얻었습니다. 여기선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죠.

(이 영화엔 시고니 위버와 케이트 보스워스도 나옵니다. 주연은 시고니 위버)

 


이명세 감독의 [M]을 뒤늦게 봤습니다.
aipharos님이 영화관에서 보고 싶어했던 영화인데 어찌하다보니 그냥 놓쳤던 영화에요.
이명세 감독은 이번 [M] 개봉 이후 또다시 흥행 참패는 물론 [형사]에서 우호적이었던 평론가군에게조차
옹호받지 못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온 분들은 '내가 머리가 나쁜거야, 이 영화가 이상한거야?'라면서 불만을 토로했다고 하죠.

유난히 기승전결이라는 전통적인 서사구조에 목을 메는 일반적인 우리나라 영화관객들은 이렇듯
코끼리 꼬리 찾는 듯한 불친절한 방식에 대단히 평가가 인색합니다.
최근의 [I Am Legend/나는 전설이다]를 까는 이유 중 대부분이 결국, 주인공이 아무 것도 한 것없이
갑자기 죽었기...때문이라는 논리였죠.
주인공이 영화를 책임져주지 않는 구조에 우리 관객들은 분노합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 중 상당수의 블로거들이 [D-War]를 옹호한 걸 보면 참... 아이러니하지요.
[D-War]엔 그들이 그토록 중시하는 서사구조가 없잖아요.
물론 역으로, [D-War]가 내러티브 자체가 부재했기 때문에 욕한다는데 그럼 [M]에는 내러티브가 있냐?
라고 물어볼 수도 있겠죠.

아무튼
이명세 감독은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후론 발표한 두 편의 영화가 모조리 흥행 참패했습니다.
그리고 그 모양새는 어찌보면 Radiohead와 비슷해보이기도 해요.
[the Bends]로 극찬을 받고 [OK Computer]로 록씬을 평정했던 이 영국 그룹은 이후 [Kid A], [Amnesiac],
[Hail to the Thief]를 발표합니다. 이 와중엔 리더격인 Thom Yorke의 솔로 음반도 있었구요.
지금와서 얘기지만 사실 [OK Computer]는 걸작임이 분명하지만 가장 Radiohead스럽지 않은 음반이었습니다.
리프와 몽환적인 공간감이 팍~ 줄어들고 대신 정갈하고 메마른 서정의 운율이 자리했죠.
엄밀히 말하면 가장 Radiohead의 장기가 잘 드러난 음반은 [Kid A]였어요.
[Amnesiac] 이후로 많은 이들이 '이젠 Radiohead를 안듣겠다'라고 말하기도 했고, 이후의 음반들이 지나치게
개인적인 음반이 아니냐라고 볼멘 소리를 했지요.
그건 어찌보면 정점에 오른 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일 수도 있었구요.(전적으로 이를 부정하지만요)

이명세 감독의 [형사]도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사실상 허비하고 돌아온 이명세 감독은 야심차게 이 영화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그 결과물은 세간의 평을 떠나 놀라왔습니다.
인물들이 미장센과 이루어내는 호흡은 그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만들어 냈어요.
마치, '스토리? 웃기지마라. 영화는 움직이는 그림책이 아냐'라고 까대는 듯한 이 명세 감독의 고집이 그대로
드러난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M]을 내놓았죠.
전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대단히 당혹스러웠습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부딫히는 사랑의 감정은 놀라우리만치 유치하고, 하다못해 키치적이기까지 합니다.
도무지 감정이입이 되지 않죠. 스스로 브레히트의 소외효과를 되뇌게 될 정도니까요.
게다가 영화의 미장센은 죄다 어디서 모조리 본 듯한 이미지들입니다.
Lupin이라는 Bar는 소노 시온 감독의 공간에서 볼 법한 이미지, [Paprika]에서의 Bar... 그리고 스탠리 큐브릭
감독님의 [Shining]에서와 같은 느낌입니다.
골목골목을 누비는 장면도 30년대 필름 느와르와 홍콩 영화의 향수가 물씬 젖어 있구요.
창작의 수렁에서 허우적대는 환경과 몇몇 장면은 코엔 형제의 [Barton Fink]를 연상케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너무너무 당혹스러었던 것은...
제가 결국 이들의 이 말도 안되는, 배우들조차 스스로 갈피를 못잡는 듯한(공효진빼고) 당연한 결과의 연기에
제가 설득당했다는 겁니다.
전 미미와 민우의 로맨스가 애절하게 느껴져 버렸거든요. 정말입니다

 

이러니 저 스스로 당혹스러운 거에요.
누가 봐도 그날그날 촬영 때 콘티 죄다 무시하고 다시 짜고 슛들어간 게 보이는데 이 노장 감독의 변덕이
그대로 반영된 영상에서 제가 일관된 애절한 감정의 흐름을 느꼈다는 것 자체가 당혹스러웠습니다.

과도하게 계산된 미장센, 과도한 필터링 뭐하나 자연스러운 부분이 없는 이 영화는 다시 말해서,
가장 이명세 감독다운 영화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강동원은 여전히 멋지지만 이 영화에선 그런 모습은 찾기 힘듭니다.
그는 배우가 되어 가고 있어요.

대중과의 엇갈림...

그리고 그게 제겐 적절히 잘 먹혔다고 보여지는 거죠.
전 영화를 보면서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이 감독은 정말... 이기적이고 고집불통이구나'
이런 생각이 말이죠. ㅎㅎ

 

 

 

고집불통 이명세 감독의 모습이 보이시지요?
그런 모습이 영상에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계산된 조명과 카메라는 철저하게 인체의 움직임, 선무같은 움직임의 흐름에 주시합니다.
흐름이 정지한 프레임이 이곳엔 거의 단 한번도 없이, 끝없이 미려하게 움직입니다.
때로는 수평적으로, 폐소의 느낌에선 수직적으로.
물을 잔뜩 빼고 포토샵에서 커브값을 먹인 듯한 이 몽환의 이미지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시각적 희열을
느끼게 해줍니다.

게다가 이 정도로 극단적인 인물간의 콘트라스트는 잉마르 베리먼 감독의 [Persona] 이후 가장 두드러지지
않나 싶네요. (물론 [형사]에서도 시도됐지만)
이런 콘트라스트는 연극적인 느낌까지 불러 옵니다.

언제나 친절하게 인물 설명까지 해대야 하는 영화들만 보면 그것도 지겹잖아요.
영화라는 매체가 항상 똑같이 그림책을 넘겨가듯 이야기를 넣고 프레임을 돌리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우린 '활동사진'의 태생적 본성으로서의 영화를 조금은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Radiohead의 2007년작 [In Rainbows]

Radiohead는 2007년 [In Rainbow]라는 최고의 음반을 발표합니다.
물론 저도 들었구요.
하지만 전 이 음반을 2007년 베스트 50 앨범에 올리지 않았고, 곡들도 베스트 싱글 100선에 한 곡도
올리지 않았습니다.
변명같지만 사실 더이상 Radiohead의 음반과 곡을 순위에 올리는 것은 제겐 무의미하다시피 하거든요.
그냥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의 나름의 최대한의 예우인 샘이죠.
어쨌든 자신의 실험을 거쳐 자신들의 디스코그라피에 빛나는 음반을 빚어 낸 Radiohead처럼,
이명세 감독도 차기작에선 자신의 극한의 실험과 대중의 접점을 어느 정도 일궈내는 결과물이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
[M]에서도 어느 정도의 대중적 타협이 나오긴 합니다.
그건 바로 민우가 거울 앞에 서서 위를 쳐다보는 장면이 나오는 뒷부분이죠.(거의 끝날 무렵)
이 뒷부분은 사족에 불과합니다.

이 장면으로 엔딩을 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
신화의 민우와 [M]의 민우는... 너무 큰 차이가 있군요. ㅎㅎㅎ
전 강동원을 오래 전부터 상당히 기대해왔습니다.
그가 정말 그 자신만의 세련된 쿨가이로 나오는 영화에 보란 듯 한 번쯤은 출연했으면 합니다.
[늑대의 유혹]은 그냥 소녀팬용이지 쿨한 건 아니였잖아요.

****
이 영화에서 이연희는 정말 예쁩니다.
다른 말 다 필요없고... 정말 예쁩니다.

 

 

 


 

 

 

 


[Thank You for Smoking]으로 스타덤에 오른 감독 Jason Reitman의 신작 [Juno]
지난 주 박스오피스 5위에 오른데다 IMDB의 유저 레이팅 점수가 무려 8.3점에 이릅니다.
IMDB의 베스트 250편 중 182위를 기록하고 있죠.
IMDB 점수는 7.0 넘기면 사실상 수작이라고 볼 만큼 7.0 이상의 점수 얻기가 쉽지 않죠.
특히 Apatow 감독/제작자의 히트작이나 작년의 [Waitrees]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Comedy 장르에서 8.0을 넘기는 건 정말 힘든 일이죠.

이 영화는 미국 10대 커플의 임신을 다룬 영화인데요.
문제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의 IMDB를 비롯한 메시지 보드에서도 이 영화가 2004년 개봉되었던
국내 영화인 [제니 주노]를 표절했다는 시비가 일고 있다는 겁니다.


10대들의 임신이야 미국에서도 보통 있는 일 이상의 문제가 되고 있어서 소재 자체만 보면 이게 뭐
표절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은데, [제니 주노]를 보고 [Juno]를 본 사람들(주로 유학생)은 전체적인
스토리 자체가 상당히 흡사하고 다만, 설정이 좀 더 깊으며 영화적인 만듦새가 뛰어나다는 얘기를 합니다.

사실 국내 영화인 [제니 주노]는 민감한 소재 외엔 관객과 평단에서는 재앙이었잖아요.
전 보지도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실정에서 저 민감한 소재를 교육적 논리로 펼칠 것이 뻔했기 때문에
영 내키지 않더라구요.

여기서 조금더 문제되는 건 바로 [Juno](어째... 주인공 이름도 J쥬노 일까요. 성별만 틀릴 뿐)의
작가인 Diablo Cody (이름도 참...)가 한 인터뷰에서 다소 거만하고 궁색한 변명을 했다는 거에요.
자기는 이 영화를 보지도 못했고, 주인공 이름의 성별도 틀리다는 등의 이유로 리메이크가 아니라고
단언했다는 겁니다.
과거와 달리 10대 미혼모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대두된 미국에서 오히려 '흔한 설정'이고
그와 같은 설정은 국지적일 수 없는 문제다...라고 잘 풀어서 얘기했으면 모르겠는데 말이죠.

이게 정말 표절인지 아닌지는 전 판단 못하겠구요. 당연히...
그렇다고 [제니 주노]를 보고 이 영화를 봐야겠다, 이런 것도 아니구.
아무튼 표절이란 건 정말 쉽지 않은 가치 판단의 문제 같습니다.

 

 


**
Jason Reitman 감독은 [Ghost Busters/고스트버스터](1984)와 [Twins/트윈스](1988), [Dave/데이브]
(1993), [Six Days Seven Nights/6일 낮 7일 밤](1998)로 유명한 Ivan Reitman 감독의 아들입니다.

 

 

***
남자 주인공인 Michael Cera는 2007년의 베스트 코메디 영화 중 하나였던 [Superbad]에서
인상적인, 아주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지요.
왠지 범생과 소심한 이미지가 있어서 이게 역으로 치고나가면 아주 설정 자체만으로도 희화화할 수 있는
재밌는 캐릭터 같습니다. Matthew Lessner(매튜 레스너) 감독의 2005년작인 [Darling Darling]이 상당히
말이 많았던 단편이었는데... 당근 볼 기회가 없네요. ㅎㅎ

 

 

****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인 Ellen Page는 얼마전 벤 템플스미스의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한
호러/스릴러인 [30 Days of Night]를 연출했던 David Slade의 2005년작이자
제가 2006년 베스트 45편 중 하나로 올렸던 [Hard Candy]에서 아주 놀라운 연기를
보여줬던 바로 그녀랍니다.
Ellen Page.

 


 

 

 

 

*****
완전 잡설인데, 위에서 잠시 Judd Apatow 감독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인데요.
[40-Year Old Virgin]과 [Knocked-Up]을 직접 연출하고 [Superbad]의 제작자였던 그는 한 때
Adam Sandler(애덤 샌들러)와 룸메이트였다죠.
근데...
어째 [Juno]와 [제니 주노] 표절 문제 포스트인데 쓰다보니 무신... 벤 템플스미스까지 가는군요.
정말 두서없고 개념없는 글이네요.

 

 

 


올해 본 영화 중 개인적으로 가장 최악이었던 영화 15선입니다...
왜 하필 최악의 영화부터냐 하면, 오늘 기분이 최악이기 때문이죠.
개인적인 주관이니 도저히 이해불가하신 분들 넘 열받지 마시길...
아무래도 최악의 영화들이니 포스터도 없고 링크도... 없습니다. 이해해주세요.
그렇게 시간들이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네요.


15위 - [Number 23/넘버 23](2007) directed by Joel Schumacher
- 뭐가 짐 캐리의 양면적 연기 운운이냐... 조엘 슈마허 감독은 언제나 상당히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지만
   이 영화는 좀 지나치리만치 처음부터 끝까지 날 졸음과 싸우게 만든, 흔치 않은 스릴러.
   이 영화를 보느니 브라이언 드팔마 감독의 [Femme Fatal]을 보라고 적극 권유하고 싶다.

14위 - [Goal 2 : Living the Dream](2007) directed by
- 난감일세... 뻔하지만 멋진 스포츠 영화였던 전작을 이토록 뭉게버릴 수 있다는 사실에 Two Thumbs Up!
   어차피 뻔한 스토리가 될 수 밖에 없다고 해도 이건 너무 심하잖아...
   게다가 뻔뻔하리만치 3편을 예고하는 마지막 장면도 그렇고.

13위 - [Wilderness](2006) directed by Michael J. Bassett
 - 초반부의 느낌만큼은 거의 [Dog Soldiers] 분위기! 아~ 이거 대박이겠는걸...
   결국 잠과 싸워야했던 영화. 호러도 아니며, 스릴러는 더더욱 아니고 그렇다고 액션도 아닌 해괴망측한 영화.

12위 - [the Brave One/브레이브 원](2007) directed by Neil Jordan
 - 닐 조던 감독님을 좋아하지만 이 영화는 정말 보는 내내 괴로웠다.
   게다가 조디 포스터의 매력조차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는...
   약혼자로 나왔던 사람은 그... 미드 [Lost]의 누구더라? 암튼 그 자.

11위 - [Fantastic 4 : the Rise of Silver Surfer/판타스틱 4 실버서퍼의 위협](2007) directed by Tim Story
 - 1편은 마블 매니어들의 옹호라도 받았지만 2편은 재앙이다.(난 1편도 정말 재미없었다)
   도대체 왜 시리즈를 이어나가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영화.
   실버 서퍼의 매력은 만점이었지만 정말 거기까지.
   실버 서퍼 CG에 돈을 다 들여버린 영화는 그야말로 B급 비디오물로 초전락한다.
   캐릭터 각각의 매력도, 교감도 아무 것도 없는 정말 엉터리 중의 엉터리 SF 히어로 물.

10위 - [Dead Silence/데드 사일런스](2007) directed by James Wan
- 기본적으로 James Wan과는 코드가 안맞지만. 이 영화는 정말... 안맞더라.
   그나마 긴장감이 살아있는 초반부는 그렇다치고 그야말로 반전 강박증에 함몰된 이 짜증나는 스토리는
   도무지 납득하기가 힘들더라. 다시한번 내가 James Wan 감독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영화.

  9위 - [Eragon/에라곤](2006) directed by Stefan Fangmeier
 - 할 말이 없다. 할 말이...
   CG로 용그리다 돈을 다 썼는지 KBS 대하사극에서나 볼 법한 조촐한 병력간의 대전이나 배달의 기수 수준의
   불꽃놀이... 게다가 용이든 주인공이든 뭐하나 몰입시키지 못하는 우왕좌왕 연출에 이것저것 다 보여주려다
   어찌할 바를 모르는 스토리라인까지.
   뭣보다 놀라운 건 정말! 뻔뻔스럽게 후속편을 예고하는 엔딩씬!(그것도 존 말코비치가!)
   스테판 팡마이어 감독님... 시각효과와 연출은 정말 다르지요? (그는 ILM의 시각효과 담당 출신입니다)

  8위 - [the Holiday/로맨틱 헐리데이](2006) directed by Nancy Meyers
 - 난 낸시 마이어 감독의 영화를 싫어하지 않는다. 그런데 정말 이 영화만큼은... 이처럼 로맨틱 영화보면서
   비아냥과 실소와 육두문자로 러닝타임을 함께 한 영화는 없었던 것 같다.

  7위 - [Running with Scissors](2006) directed by Ryan Murphy
 - 몇몇 매스컴에서 이 영화를 주목하길래 믿어 봤다.
   게다가 언뜻 인상깊은 미국 인디영화들과 궤를 같이 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시종일관 유지하는 그... '척'이 징글징글하더라. 다들 같이 비명을 지르는 장면에선
   역시 육두문자와 실소만이 터져 나오더라.
   자의식 가득한 야망 가득 감독의 헛다리...

  6위 - [Next](2007) directed by Lee Tamahori
 - NEXT!

  5위 - [Dreamgirls/드림걸스](2006) directed by Bill Condon
 - 이건 도무지 이해안하실 분들이 많으실 거라 생각되지만 내게 [Chicago]에 이은 또하나의 재앙.
   하지만 내게 이 영화는 Beyonce의 미모를 보는 것 외엔 아무것도 남는게 없었음.
   이미 다 알고, 수없이 회자되었던 음악 비즈니스 세계의 이면. 그저 그 이야기에 노래를 넣었더라...
   게다가 이런 소몰이 창법 음악에 영... 두드러기 증상을 일으키는 나로선 음악도 썩스...
   뭣보다 멤버에서 쫓겨난 그... 여배우의 길고 긴 소몰이 창법은 내겐 감동이 아니라 공포.

  4위 - [なぐりもの/나구리모노](2006) directed by Sunaga Hideaki
 - 치아키 센빠이가 나와서 봤더만!!! -_-;;;;
   이 영화를 보고 궁금해진 건 이 영화에서 치아키 센빠이가 싸울 줄은 알았던거야?...라는 거다.

  3위 - [the Covenant/코브넌트](2006) directed by Renny Harlin
 - 설정만 놓고 보면 뭐 그럭저럭 재밌게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게다가 액션씬에 관한한 아직도 절대
   하수라고 보지 않는 레니 할린 감독이니.
   그런데 어쩌면 이렇게 보기 좋게 뒤통수를 치며 배신할 수 있는 거지?
   더 황당한 건 이런 말도 안되는 수준의 영화를 만든 뒤 2007년 사무엘 L 잭슨과 에드 해리스, 에바 멘데스
   루이스 구즈먼(!!!!)을 데리고 수작 범죄물 [Cleaner]를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2위 - [好きだ/좋아해](2005) directed by 알고 싶지 않음.
 - 제발... 영화 만드시면서 '척' 좀 안했으면 한다.
   정말 지나치게 국물이 넘치는 자의식과잉찌게... 정말 이 영화는 할 말이 없다. 할 말이...
   마지막 장면까지 구강관절들이 아물어지지 않게 하는 놀라운 감동의 영화.


  1위 - [D-War](2007) directed by 심형래
 - 이걸 극장에서 봤다. 하하하~! 것두 아들과 말이다.
   영화는 쓰레기라고 단언한다. 진중권의 말이 맞다. 이 영화는 '서사'가 없는! 영화다. 서사 부재의 영화란 건
   없다. 그건 영화가 아니라 그저 필름일 뿐이다.
   영화도 쓰레기지만 심형래라는 사람을 경멸하게 될 정도로 영화 외적으로도 나, 그리고 상당수의 대중을
   화나게 만들었던 영화.
   난 심형래의 [D-War] 이상 열풍이 이명박 지지 열풍과 거의 흡사한 형태라고 본다.


이외에 아쉽게도(????) 탈락한 영화로는... [300], [88 Minutes], [War], [Civic Duty], [Accepted]
등등이... 있습니다.

 

2007년에 본 영화 중 AFFiNiTY의 Best 45편.

2006년 Best Movies 45선 글보기

2007년에 본 영화 중 개인적인 베스트 45편을 올려 봅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이니 요즘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베스트 영화들과는 아주 많이 차이가 있구요.
게다가 제가 2007년에 '본' 영화들 기준이라 개봉일시가 2007년 이전의 영화들도 무척 많습니다.
올해는 약 200편 조금 안되는 영화를 봤구요.
극장 관람도 제법 있었네요.
DVD 구입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건... 개인적으로 무척 아쉽습니다.

그냥 재미로 봐주세염.
아래 영화 이미지는 모두 직접 캡쳐한 이미지입니다. 이미지가 빠진 영화도 있는데...
다 넣기는 시간도 너무 부족하네요. 요즘 걸핏하면 9~10시 퇴근이고... 주말엔 건드리기싫고...
영화 하나하나 다 열어서 캡쳐하는 것도 지치고(흐~) DVD는 캡쳐하면 화면비가 이상해져서 다시 또 화면비율
조정해야하고... 하여튼 귀차니즘이...ㅎㅎ
양해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간혹 캡쳐한 장면이 과도하게 선정적인 경우가 있는데요.
서비스 차원도 있겠으나 저 영화들에서의 섹스씬이 아주 중요한 영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1. [Children of Men] directed by Alfonso Cuaron
2006 / Action, Thriller, SF / UK
내가 기억하는 올해 가장 압도적이었던 영화.
카메라를 좇는 시선만으로도 작가의 통찰력을 절감할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상업적 재미 속에 파시즘에 대한 통렬한 비판 의식과 빛나는 휴머니즘을 녹여낸 영화.
다비드상, 핑크 플로이드의 애니멀, 킹 크림슨의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 피카소의 게르니카,
조지오웰, FPS게임인 Half Life등 인간이 성취한 예술과 대중문화를 통한 메타포를 감상하는 것도
또하나의 매력.
생명 앞에 한없이 유치하고 졸열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

 

 

 

 

 

 

 

 

2. [Vozvrashcheniye/the Return] directed by Andrei Zvyagintsev
2003 / Drama / Russia
2003년에 발표된 영화지만 뒤늦게 DVD를 구입, aipharos님과 보고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꼼짝하지
못했던 러시아 영화.
위대한 영화 전통을 가진 러시아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영화.
그에 앞서 소통과 화해가 불가능한 이들의 비극을 진중한 표현력으로 보여줍니다.
어찌보면 페레스트로이카와의 서글픈 작별을 고하는 러시아의 불안정한 시대 모습을 은유한 것이라는 생각도
지울 수가 없어요.

 

 

 

 

 

 

 

 

3. [鐵コン筋クリ-ト/철콘 근크리트] directed by Michael Arias
2006 / Action, Anime / Japan, US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감각적이고 꼼꼼한 비주얼은 당연히 압도적입니다만 마츠모토 타이요의 대부분의
만화가 그렇듯 고통에 몸부림치는 성장통을 겪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야쿠자와 야쿠자, 야쿠자와 정치인,
방관자적 사람들등 주변인과의 필름 누아르적 관계론마저 베어든 서사구조가 더더욱 압도적인 애니메이션.
하늘을 배회하는 까마귀의 눈을 빌어 트래킹 샷으로 뽑아낸 인트로와 마지막 무전 교신하는 엔딩까지,
보고 나서도 그 여운이 진하게 베어 사라질 줄 모르는 잔혹하고 처참하며 아름다운 애니메이션.

 

 

 

 

 

 

 

 

4. [4 Luni, 3 Saptamani si 2 Zile/4개월 3주 그리고 2일] directed by Christian Mungiu
2007 / Drama / Rumania
1987년의 루마니아.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지독한 하루를 보내는 주인공의 심정에 조금의 이의도 없이 좇다보면 보는 나 자신도
탈진할 것만 같았던 영화.
놀라운 연기, 놀라운 스토리, 루마니아의 암울함을 그대로 스크린에 덮어버린 듯한 어둠까지, 뭣하나
몰입되지 않는 부분이 없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개인적으론 이 영화에 의문이 남게 됩니다.
훌륭한 영화임에, 놀라운 영화임엔 전혀 이의가 없지만, 왠지 보고 나면 내가 이 영화 감독이 내게 선사한 외곬의 길을

그저 따라간 듯한 생각을 버릴 수는 없는 영화였어요. 뒤돌아보면 내 생각도 넓직한 문으로 다 막고 막아 동선을 만들어 놓은 듯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의 가치를 폄하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습니다.  
주인공 Anamaria Marinca의 놀라운 연기는 도무지 연기라고 생각되질 않습니다.

(그녀는 최근 거장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영화 [Youth without Youth]에 출연하기도 했어요)

 

 

 

 

 

 

 

 

5. [Ratatouille/라따뚜이] directed by Brad Bird
2007 / Drama, Anime / US
애니메이션이 인생의 이야기를 넉넉하게 담아내어 우리에게 해학적으로 베푸는 그릇의 역할이라면, 이 영화는
그 역할을 100%하고도 더, 충분히 해냈다고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기본적으로 왜 브래드 버드 감독이 헐리웃의 근본적인 도덕적 관념 속에 머무면서도 보편타당하고 건강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지에 대한 해답을 보여준 영화이기도 합니다.
특히 마지막 마치 뱀파이어를 연상케하던 평론가의 자기고백적 리뷰는 정말이지... 가슴을 울리더군요.
제가 본 영화 중 가장 멋진 대사(너레이션) 중 하나.
  

 

 

 

 

 


6. [Factotum] directed by Bent Hammer
2005 / Drama / 다국적(Sweden, Norway, Germany, France, US)
이 영화는 일단 아키 카우리스마키가 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략의 분위기를 알 수 있겠지요.
그리고 이 영화에서의 맷 딜런은 그 필모그라피 중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고 있어요.
이 영화는 도무지 사랑할 수 없는 한량같은 주인공의 철없는 짓을 그저 따라만 가는 것 같지만, 주인공이 이런
고달픈(사실은 자신이 자초한) 생활의 끝에 잉태하는 작품(소설)은 그의 삶과는 달리 완고하고 비타협적입니다.
물론 그의 삶도 누가봐도 형편없는 밑바닥이지만, 그는 조금도 그의 인생을 바꾸려하지 않지요.
그가 결국 과연 출판사의 연락을 제대로 받기나 했을까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생각하면 씁쓸하고도 깊은
여운이 남습니다.

 

 

 

 

 

 

 

 

7. [時をかける少女/시간을 달리는 소녀] directed by 細田守
2006 / Drama, Anime / Japan
굳이 이지메와 폭력, 자살을 다루지 않아도 10대의 빛나는 순간을 이처럼 잡아낼 수 있다면, 그건 경이로운
희열 그 이상입니다.
인생의 빛나는 순간, 그 순간 하나하나를 얼마나 소중히 감싸 안아야하는 지를 자연스럽고 설득력있으며
사랑스럽게 표현한 애니메이션.

 

 

 

 

 

 

 

 

 

8. [the Fountain] directed by Darren Aronofsky
2006 / Drama, Fantasy /
이 영화가 공개되었을 때 대런 애로노프스키에 대한 비난은 상상을 초월했다죠.
게다가 이 영화는 브래드 피트가 중도 포기하고(영화를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제작 과정도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만 그 결과물은 절 또다시 놀래키고 말았습니다.
[Requiem for a Dream]은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과 연민의 시선에서 출발했습니다.
이 영화 역시 대런만이 얘기할 수 있는 인간에 대한 애정과 연민의 시선이 극대화된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사랑과 운명이, 제 느낌이지만 수학적 시공간의 좌표 위에서 융화되고 일체화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어요.
그런 공간이야말로 대런이 지향하는 박애의 공간이 되는거죠.

 

 

 

 

 

 

 

 

 

9. [좋지 아니한가] directed by 정윤철
2007 / Comedy, Drama / Korea
너무 뒤늦게 본 것이 후회될 정도의 독특한 영화였습니다.
[좋지 아니한가]는 역시나 관계와 소통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이를 풀어나가는 감성은 남다릅니다.
뭔가 거창한 화해의 결말 따위도, 길고 긴 여운을 남겨주는 세련된 작법의 구사도 없습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들은 어찌보면 대단히 뻔한 결말로 그저 나아갈 뿐인데, 이 결말을 향한 길목의 에피소드와
설득력은 꽤나 멋진 편이에요.
게다가 오프닝과 엔딩의 신선함(음악도 포함해서)은 국내 영화에서 거의 보이지 않던 시도였어요.
[마라톤]을 보지 못한 저로선(사실은 보지'않은'이 가깝지만) 정윤철 감독에 상당한 기대를 갖게 된 영화랍니다.
누가봐도 이 영화의 숨은 주인공은 고장난 밥통.

 

 

 

 

 

 

 

 

10. [武士の一分/무사의 체통] directed by 山田洋次
2007 / Drama / Japan
야마다 요지 감독의 무사 시리즈 3부입니다.
1편은 [황혼의 사무라이]가 준 감동을 3편 역시 보여줍니다.
3편은 보다 더 처연하고 절망의 깊이가 깊어가지요. 주인공의 현실을 압박하는 환경이 드물게 극단까지
치달아 버립니다만 야마다 요지 감독은 이를 신파로 추락하지 않고 진정성으로 극복합니다.
여기엔 딱 맞는 옷을 입은 기무라 타쿠야의 힘도 무시할 수 없었죠.

 

 

 

 

 

 

 

 

11. [Junebug] directed by Phil Morrison
2005 / Drama / US
이해의 시작은 어줍잖은 이해가 아니라는 점, 행복의 시작은 애정으로 포장된 사랑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더 나아가선 자본주의적 이데올로기로서의 '가족'의 허망한 실체란 이런거라고 들려주는 듯한 영화.
미국 인디영화의 주된 반주곡인 붕괴된 중산층과 가족주의에 대한 얘기인 것 맞지만, 이 영화는 보다 더
개인이 가족과 사회와 관계하는 방식에 대해 파고 듭니다.
현실은 이 영화에서 차용된 Ann Wood의 그림같은 거겠죠.
미국 사회의 보수성에 대한 신랄한 풍자까지 곁들이면서.
위 캡쳐 이미지는 이 영화의 정서를 적나라하게 대변하는 아주 중요한 장면입니다.
Amy Adams의 연기는 단연 압도적이었어요.

 

 

 

 

 

 

12. [우아한 세계] directed by 한재림
2007 / Drama, Crime / Korea
[Junebug]이 개인과 사회, 가족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면, [우아한 세계]는 조금더 미시적인 개인과 개인의
관계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영화를 풀어갑니다. 물론 부조리한 사회가 생성하고 구축한 구조적 아이러니는
커다란 배경으로 풀어 놓고 말이죠.
다른 잡설은 차치하고서라도, 울나라는 송강호라는 좋은 배우가 있다는 사실에 조금은 마음이 놓입니다.

 

 

 

 

 

 

 

 

13. [Ne le dis à personne/Tell No One] directed by Guilaume Canet
2006 / Thriller, Crime / France
이건 뭐... 스릴러의 정공법입니다.
뭐하나 새로울 것 없죠. 그저 장르적 장점을 극대화하고 쉴 새 없이 밀고 나갑니다.
하지만 다른게 있다면 이 스릴러는 진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거에요.
주연 배우의 놀라운 연기에 기인할 수도, 팽팽한 연출에 기인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오래간만에 멋진 스릴러를
봤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하는 영화였답니다.
조금은 선정적인 위 캡쳐화면은 작년에 올렸던 베스트 45선 중에 올랐던 [Lemming]과 비슷한 느낌이지요?

 

 

 

 


14. [Sicko] directed by Michael Moore
2006 / Documentary / US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는 다분히 선동적입니다.
난 다큐멘터리의 여러가지 공능을 얘기하면서 '선동적 다큐멘터리'의 필요성에 대해 얘기하곤 하는데요.
난 그런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마이클 무어를 좋아합니다.^^
게다가 [Sicko]는 이전 작들과 비교가 되지 않는 마이클 무어의 진심을 엿볼 수 있어요.
그리고 다른 건 다 차치하고서라도 아직까지도 미국의 의료체계에 막연한 환상을 품어온 분들에게 민영
의료보험이란게 얼마나 말도 안되는 것인지 적나라하게 까발려주고 있습니다.
국가의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것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 기업에게 맡기는 것이 얼마나 미련하고
멍청한 짓인지를 말이죠.
지금 대통령에 당선되신 분... 한번 더 생각해주세요.

 

 

 

 

 

 

15. [Sunshine/선샤인] directed by Danny Boyle
2007 / SF, Thriller, Drama / UK, US
대니 보일은 영화사적인 일정한 기준의 잣대를 벗어난 의미에서 '대가'가 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의 영화는 점점 디스토피아적 광시곡 속에 휴머니티를 녹여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어찌보면 진화된 [Event Horizon]일 수도 있고, 어찌보면 다층구조적인 [Abyss], [Solaris]일 수도
있지만 비주얼과 거대한 운명적 담론을 풀어나가는 스킬만큼은 압도적입니다.
바로 이런 부분이 제가 대니 보일에게 기대하는 바겠죠.

 

 

 

 

 

 

 

 

16. [the Bourne Ultimatum/본 얼티메이텀] directed by Paul Greengrass
2007 / Thriller, Action, Drama / UK, US
이제 3부작이 완결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라지요?
아마도 영화사상 가장 멋진 첩보물로 기억될 이 영화는 제임스 본드와 이단 헌트가 주던 느끼함과 전지전능함
을 모조리 씻어내준 영화였어요. 엄밀히 말하면 제임스 본이야말로 Almighty지만.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놀라운 역량과 맷 데이먼의 눈부신 열연이 최고의 앙상블을 이룬 영화

 

 

 

 

 

 

 

 

 

17. [3:10 to Yuma] directed by James Mangold
2007 / Western, Action, Crime / US
서부극이 환골탈태하고 있지요.
작년의 [Proposition]은 존재론적 의미에서 대립하는 인간들의 관계를 추상적으로 형상화하더니,
이번 [3:10 to Yuma]는 지극히 현실적인 목적의 인간들이 대립하는 관계를 구체화합니다.
사실 [3:10 to Yuma]는 영화적으로 단점도 무척 많은 영화에요. 그리고 납득하기 힘든 부분도, 설득력이 약한
부분도 많이 등장하지요.
하지만 이걸 모조리 뒤덮어버리는 것은 크리스천 베일(Christian Bale)과 러셀 크로(Russell Crowe)의 열연
입니다. 크리스천 베일이 열연한 댄 에반스는 가족을 먹여살리는 목적으로 희대의 범죄자 벤 웨이드(러셀크로)
를 유마까지 호송하는 일을 맡지만, 결국 그는 과거에 대한 스스로의 자존심을 위해 목숨을 걸지요.
처절했던 시대를 처절하게 살다간 그 시대 그 사람들의 이야기들.

 

 

 

 

 

 

 

 

 

18. [Eastern Promises] directed by David Cronenberg
2007 / Crime, Thriller, Drama / US
David Cronenberg 감독은 이제 이론의 여지없는 거장이 되었습니다.
전작 [A History of Violence]가 그의 폭력과 인간과의 관계를 진정으로 증폭시켜 구현한 최고의 걸작이라면,
올해의 [Eastern Promises]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보다 주제가 구체적이고, 표현 방식 역시 더욱 직선적이며, 인물들의 입체감도 [A History of Violence]보다
떨어지지만 그래도 이 작품 역시 땅을 치게 하는 공간의 꽉 찬 밀도를 느낄 수 있답니다.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영화는 정말이지 팽팽하고 꽉찬 공간감을 지울 수가 없어요.
비고 모르텐젠이 역시 열연하며, 나오미 와츠도 나옵니다.

 

 

 

 

 

 

 

 

 

19. [カモメ食堂/카모메 식당] directed by 荻上直子
2006 / Drama / Japan, Finland
얼마전 aipharos님은 [안경]을 보고 왔어요.
전 이 감독의 영화를 더 보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정말 한심한 생각이지만, 전 이런 영화는 이 영화가 분명히
최고작일거라...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일본 영화는 음식과 사람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요.
지금 와서 생각하면 오히려 이 영화는 제게 다소 과대평가되어진 느낌이 있긴 합니다.
지금 와서 곱씹으면 이래저래 어정쩡한 교훈적 메시지와 인생 얘기 같거든요.
하지만 보던 그 순간만큼은 정말 즐겁게 봤답니다. 그리고 정말 멋진 영화이기도 하구요.
마르쿠 펠토라가 나왔다는 것도 제겐 즐거운 일!

 

 

 

 

 

 

 

 

20. [Half Nelson] directed by Ryan Fleck
2006 / Drama / US
라이언 고슬링(Ryan Gosling)이 좋은 배우임을 여실히 보여준 영화.
Ryan Fleck 감독의 2004년 19분짜리 단편의 연장선상에 있는 영화.
영화는 내내 무기력한 지식인의 모습을 사제간의 관계로 비틀어 보여주는 듯 하지만, 이 영화의 본질은 분명히
추잡하고 더러운 음모와 오욕으로 점철된 미국의 배타적 대외정책을 조금도 견제하지 못하고 속절없이 무너져
버린 미국 지식인들의 좌절과 무기력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는데에 있지요.

 

 

 

 

 

 

 

 

21. [Bridge to Terabithia/비밀의 숲 테라비시아] directed by Gabor Csupo
2007 / Fantasy, Drama / US
아름다운 영화.
가슴 한 구석이 찡하니 아려오는 영화. 진정한 성장통을 보여주는 영화...
정말 아이들을 위한 판타지라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영화.
안나 소피아 롭이란 보석을 건진 것도 대단한 행운.

 

 

 

 

 

 

 

 

22. [This Is England] directed by Shane Meadows
2006 / Crime, Drama / UK
대처리즘, 실직, 강제적/인위적 경제 부양... 포틀랜드 전쟁.
위선의 유니언잭 뒤로 숨은 영국 사회의 폭력성. 이를 지나치며 고통스럽게 성장하는 소년의 이야기.
이런 영화는 맹세코 영국에서나 나올 수 있지요.

 

 

 

 

 

23. [Babel/바벨] directed by Alejandro Gonzalez Inarritu
2006 / Drama, Crime / US, France, Mexico
분명 [21 Grams]만큼의 감흥은 아니었지만,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이 다층적 구성과 시간의
연계성을 중시하는 서사구조는 완전히 하나의 형식으로 자리잡은 듯 합니다.
시대와 세계가 모두 함께 울고 아파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
국지적인 분쟁과 갈등이 단순히 관계와 관계를 벗어나 이야기할 수 없음을 지나치리만큼 강조하는 이냐리투
감독의 지론과도 같은 이야기.

 

 

 

 

 

 

 

 

24. [Flags of Our Fathers/아버지의 깃발] directed by Clint Eastwood
2006 / War, Drama / US
세간의 평가는 쌍둥이 영화인 [Letters from Iwo Jima]가 더 좋았지만 전 이 영화가 훨씬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Letters from.../이오지마에서 온 편지]가 지나치게 드라마틱하고 개개인의 에피소드와 사건과의 연관성을
구축하여 심리적 유대감을 긴밀하게 강조했던 것과 달리 [Flags of Our Fathers]는 거대한 오용된 시스템에
함몰된 인간의 모습에 집중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전 그래서인지 [Flags of Our Fathers]가 훨씬 인상적이었어요.

 

 

 



25. [Perfume : the Story of a Murderer/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directed by Tom Tykwer
2006 / Drama, Crime / Germany, France, Spain
소설은 읽지 못했지만, 영화 속에서 펼쳐지는 압도적인 비주얼과 종교화를 연상케하는 엔딩씬이 두고두고
기억될 영화. 후각의 느낌을 시각적 이미지로 이토록 놀랍게 성취한 영화가 또 있을까하는 감탄과 인간의
맹목적 심미안이 보여줄 수 있는 극한의 이미지를 섬뜩하리만치 표현한, 환경과 역사에 지배당한 싸이코패스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

 

 

 

 

 

 

 

 

26. [the Departed/디파티드] directed by Martin Scorsese
2006 / Thriller, Crime / US
분명히 [무간도]는 놀라운 영화지만, 이 영화도 만만치 않더군요.
마틴 스콜시즈 감독의 연출 내공이 날 것처럼 살아 숨쉬는, 오랜만에 정말 마틴 스콜시즈다운 영화.
하지만 양조위의 시니컬하고 무기력하며 처연한 이미지와 비교해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그저 신경질적인
모습만 보여주는 듯하여 아쉽더라는...

 

 

 

 

 

 

 

 

27. [오래된 정원] directed by 임상수
2007 / Drama / Korea
운동권에 대한 비판적 시각... 이 영화를 그렇게 해석하는 많은 이들이 있겠지만, 이 영화는 궁극적으로
부조리한 시대에 저항했던, 그러면서도 인간일 수밖에 없는 이들에 대한 탈신화를 통해 역설적으로
이들의 숭고함을 표현한 영화.

 

 

 

 

 

 

 

 

28. [Mysterious Skin] directed by Greg Araki
2005 / Crime, Drama / US, Netherland
그렉 아라키 감독의 영화 중 가장 대중적인 접근으로서의 퀴어 씨네마.
조셉 고든 레빗(Joseph Gordon-Levitt)이 주목받아 마땅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영화.
동성애가 사회적인 환경에 의해 마치 후차적으로 발생하는 것처럼 다뤄진 점은 무척 아쉬우나 그들이 인간으로
살기위해 처절한 사투를 벌이는 모습들은 대단히 강력한 임팩트를 전달해줍니다.

 

 

 

 

 

29. [花よりもなほ/하나] directed by 是枝裕和
2006 / History, Drama, Comedy / Japan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화해'에 대한 이야기.
얼핏, 흥청망청 거리며 영화가 흘러가는 듯 하지만 근간은 인간에게 가장 힘든 복수와 화해라는 메시지.
그리고 이를 통해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워 전쟁을 마다않는 부시 행정부에 대한 날카로운 메시지가 가득 담겨
있다면 오버일까요?

 

 

 

 

 

 

 

30. [the Weather Man] directed by Gore Verbinski
2005 / Drama, Comedy / US
[캐러비언의 해적]을 연출한 감독의 작품이라곤 믿어지지 않는 담백하고도 독특한 소품.
자신이 왜 그 길을 고집하는지조차 모르는 현대인들의 딱한 모습이 사실 소통할 수 없는 현대인들이 구체적으로
스스로 구현해 낸 상상 속의 환타지라는 사실을 여지없이 들려주는 감독의 메시지.

 

 

 

 

 

 

 

 

 

31. [Red Road] directed by Andrea Arnold
2006 / Drama, Thriller / Scotland
근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화해의 이야기.
성급하게 영화가 마무리되는 느낌은 있으나 드라마의 틀 안에서 스릴러와 서스펜스를 묘하게 뒤틀어 축조한
듯한 느낌의 영화로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흔히 보기 힘든 스코틀랜드 영화.

 

 

 

 

 

 

 

 

32. [Filantropica/박애] directed by Nae Caranfil
2002 / Comedy, Drama, Crime / Rumania
언제나 변방에 있던 루마니아 영화지만 [4개월, 3주...]나 감독이 요절한 [California Dreaming]같은 걸작이
공개되는 걸 보면 동구 영화의 저력은 문화적 보고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코미디의 외피를 쓴 지독하게 처절한 생존 이야기인 이 영화는 언더텍스트가 너무 많아 오히려 영화적 주제를
이야기하기 힘들다는 느낌마저 받습니다.
자본주의가 설파하는 거짓 유토피아에 얼마나 인간이 농락당할 수 있는지 끝장나게 보여주는 영화.
어떻게 시간이 가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도 높은 영화랍니다.

 

 

 

 

 

 

 

 

 

33. [Hot Fuzz/뜨거운 녀석들] directed by Edgar Wright
2007 / Action, Comedy / UK
[Shaun of the Dead]만큼 멋진 드라마적 한 방은 아니었지만, 그에 버금가는 페이소스를 둔중하게 던져준
영화. 에드가 라잇 감독은 패러디와 오마쥬를 적재적소에 삽입하며, 근간은 코메디에 두면서도 장르적 특성에
충실한(그래서 대단히 진지해 보이기까지 한) 영화를 만들어 냅니다.
게다가 이번 [Hot Fuzz/뜨거운 녀석들]은 보수화된 영국 사회의 위선적 평화를 신랄하게 비아냥 거리기
까지 하지요. 가장 기대하고 있는 감독 중 한 명!

 

 

 

 

 

 

 

 

 

34. [Den Brysomme Mannen/성가신 남자] directed by Jens Lien
2006 / Mystery, Drama, Thriller / Norway
궁극적으로 이 영화가 얘기하고자하는 바는, 모두가 완벽하다고 생각하고 추구하는 세상에서 모든 이들이 잃어
버릴 수 있는 것은 '사랑과 관심'이라는 거겠지만, 그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개인의 감정까지 맹목적인 트랜드를
좇아야하는 소통 불가능하고 공허한 세상에 대한 비판일 수도 있습니다.
주인공은 처절하겠지만, 정작 이 도시의 다른 이들에겐 주인공이 정말 성가실 수 밖에 없겠죠.
매우 인상적이었던 노르웨이 영화.

 

 

 

 

 


35. [밀양] directed by 이창동
2007 / Drama / Korea
보기만 하는 것인데도 이토록 가슴이 버겁다니...
영화란 이런거야...라고 감독이 작정한 듯한 놀라운 서사.
전도연의 연기에 대한 극찬은 과찬이 아니었으나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어슬렁어슬렁 스크린 속을 들어왔다
나가는 송강호의 존재감.
그와 같이 멋진 배우를 갖고 있다는 것은 한국 영화계의 몇 안되는 행복.

 

 

 

 


36. [the Freedom Writers] directed by Richard LaGravenese
2007 / Drama / US
음... 사실 지금은 잘 기억조차 나지 않는데, 보면서 무척 재밌게 본 것만은 확실합니다. 흐~
그리고 보는 내내 이게 실화라는데... 정말 실화라면 대단한 선생님이다란 생각을 계속 했었구요.
그런데... 이런 교육 환경을 보면 '미국'이라는 나라.
정말 우리가 그렇게 얘기하는 선진국 맞나요?
가장 자본주의적 디스토피아에 접근한 나라가 미국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접을 수 없네요.

 

 

 

 

 

 

 

37. [Paprika/파프리카] directed by Kon Satoshi
2006 / SF, Adventure, Anime / Japan
사토시 곤 감독의 TV 씨리즈이자 걸작인 [망상대리인]의 연장선 상에 있는 영화.
오시이 마모루가 사이버펑크적 세계관 속에서 인류의 의식과 네트워크를 결부시켜왔다면, 사토시 곤 감독은
인간의 심리적 변화를 추적하면서 이를 현실과 망상이 묘하게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공간으로서의 현실을
줄곧 다루고 있습니다.
[Paprika]는 그 표현의 극한에 이릅니다. 현실이 망상이 되고, 망상은 곧 현실이 되어 구체화되지요.
이 거짓말같은 소동은 현실에 그대로 반영되고 말이죠.
놀라운 상상력의 끝에 선 영화. 그 덕에 오히려 덜 놀라운 상상력일 수도 있구...

 

 

 

 

 

 

 

 

 

38. [Zodiac/조디악] directed by David Fincher
2007 / Crime, Thriller / US
데이빗 핀쳐의 이전작들과는 사뭇 다른 '드라마'.
그의 이전작들이 명민한 움직임으로 적정량의 아드레날린을 분비시키던 것과 달리 이 영화는 지나치리만큼
이성적이며 객관적인 시선으로 시간의 흐름을 좇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실제 있었던 살인마의 뒤를 쫓는 이들을 그린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한 사건과 연관되어 인생의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 과정을 묵묵히 따라가고 있죠.
운명을 적극적으로 맞닥뜨리는 과거작들의 주인공과는 다른, 현실에서 버겁게만 느껴지는 인물에 대한
표현만이 남아 있는 영화입니다. 그 덕에 이 영화는 간과할 수 없는 '드라마'적 성취를 안겨다 주고 있구요.
데이빗 핀쳐 감독의 차기작이 매우 기대됩니다.

 

 

 

 

 

 

39. [I Am Legend/나는 전설이다] directed by Francis Lawrence
2007 / Action, SF, Horror / US
순위를 좀 더 높여도 무방한 수작 SF/Horror/액션물.
윌스미스가 대상과의 교감 능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함을 이 영화에서 잘 보여줍니다.
사실 완전한 1인극이잖아요. 그를 따르는 세퍼드 멍멍이 '샘'을 제외하면 말이죠.
프랜시스 로렌스가 탁월한 뮤직 비디오 연출가에서 정치적 함의를 풍부히 담궈 놓은 스릴러물까지 잘 다룰 수
있음을 보여준 영화.
캄캄한 공간에서 숨죽이며 한 발 한 발 내딛는 공포의 밀도가 완벽하게 꽉 찬... 정말 심장 덜컹한 긴장감.
역시 비슷한 장면이 있는 [28 Weeks Later...]의 마지막 부분과 비교해봐도 재밌네요.

 

 

 

 

 

 

 

 

40. [28 Weeks Later.../28주 후] directed by Juan Carlos Fresnadillo
2007 / Horror, SF, Action / UK, Spain
후안 카를로스 프레스나딜로. 숲속에서 자신의 운에 모든 것을 의지한채 전력으로 눈을 가리고 질주하던
이미지가 아직도 강렬하게 남아 있는 [Intacto]를 연출한 감독.
대니 보일의 [28 Days Later...] 후속작인 [28 Weeks Later...]의 감독으로 결정됐을 때 [Intacto]를 본
분들이라면 대부분 저처럼 '딱 맞는 옷이야!'라고 수긍했을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 부족한 느낌은 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물.
특히 사람들이 조명마저 나가버린 폐쇄된 공간에서 좀비의 식사가 되어버리며 아비규환이 되는 장면이나
사람과 좀비를 구분하지 못해 학살이 자행되는 장면은 그야말로 소름이 돋지요.
주연배우들의 매력도 강렬했던 잘 빠진 좀비물.

 

 

 

 

 

 

 

 

 

41. [Death Proof/데쓰프루프] directed by Quantin Tarantino
2007 / Action, Crime / US
아름다운 처자들(??)의 끝없는 수다를 좇아 가는 것으로 영화는 중반 이상을 소비합니다.
이 수다의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지만, 의외로 타란티노는 캐릭터의 입체감을 자신의 의도대로 축조하는데
많은 공을 들입니다.
영화의 텍스트에 대해선 이러쿵저러쿵 많은 논란이 오갈 수 있으나, 꾸밈없이 드러낸 카 체이싱과 액션만큼은
뿜어나오는 아드레날린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폭발적.

 

 

 

 



42. [Planet Terror] directed by Robert Rodrigues
2007 / SF, Action / US
이런 막가는 만화적 상상력을 헐리웃 자본의 자장 안에서 맛대로 휘두르는 것도 부럽지만, 이런 결과물을
수용할 수 있는 시장 분위기가 더 부럽다는...
영화적 메시지보다는 상상의 끝에 선 이미지들을 표현해내고 뻔뻔할 정도로 밀고나가는 뚝심이 더 빛나는 영화

 

 

 

 

 

 

 

 

43. [ゆれる/유레루] directed by Nishkawa Mika
2006 / Crime, Drama / Japan
가끔 세상이 이렇게 모든 소리를 잡아 먹은 듯 먹먹해지고 혼란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유레루에서 폭발시킨, 가족이라는 허울로 간신히 옭아 멘 판도라 상자를 감싸던 실날같은 매듭이 풀어졌을 때
터져나오는 위선. 우리는 우리 가족을 잘 알고 있다고 되뇌고 판단했던 모든 것들에 대한 불확정성.

 

 

 

 

 

 

 

 

 

44. [Little Children] directed by Todd Field
2006 / Drama /
역시... 붕괴된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넘실대는 군요.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가장 큰 이데올로기 중 하나인 가족, 그 중산층 가족의 위선과 몰락은 근본적으로
소통 부재에서 온다고 다들 얘기하는데, 이 소통 부재가 무엇으로부터 기인하는 지에 대해선 상당히 피상적으로
다뤄지는 것 같아요.
[Little Children]은 이 답답하고 출구가 보이지 않는 높은 소통부재의 담을 인정해버리며 끝을 맺습니다.
덕분에 영화의 끝에선 작은 오해도 생겨날 법해요(저 역시 그런 오해를 가졌던 사람)
케이트 윈슬렛의 섹스씬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자본주의적 가족 제도라는 건 필요 이상의 욕구 인내를 사회화하여 일상의 열정은
거세당하기 때문이죠. 거세된 욕망을 되찾으려는 일탈의 감흥은 보다 더 원초적인 욕구일거에요.
그래서 그 주변부의 모든 상황을 순식간에 자신의 욕구에 맞춰 합리화하게 되지요.
인간이란 참 단순하면서도 지나치게 복잡한 존재 같습니다. ㅎㅎ

 

 

 

 

 

 

 

 

 

45. [Shooter/더블타겟] directed by Antoine Fuqua
2007 / Action, Thriller / US
오락 영화로서 이 정도의 재미를 뽑아낸다는 거 쉽지 않아요.
[Transformers/트랜스포머]도 극장에서 재밌게 봤지만 '희생없인 승리도 없다'는 소리를 하도 지껄여서
마치 내가 부시의 미국의 경찰국가로서의 현 꼬락서니에 동조하는 듯한 묘한 기분이 들어 왕짜증났던 것과
달리 이 영화는 그렇게 불편하지 않아요.
물론 오락영화는 오락 영화로서 봐야 한다지만, 영화를 비롯한 대부분의 예술이 굳이 유물론적 미학을 들춰
내지 않더라도 현실과 사회를 반영하는 그릇으로 수많은 메타포를 응축한다고 보면, 되려 오락 영화를
오락 영화로만 봐야한다는 말 자체도 의도적인 선동의식이 깔려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물론 그렇더라도 전 오락영화는 아주 잼나게 즐기는 편이지만... [Transformers]도 잼나게 봤어요.
문제는 두번째로 집에서 봤더니 이거 영... 지루하기 짝이 없더라는...
다시 봐도 재미난 액션물이라면 바로 이런 영화랍니다.

 

 

**
글은 진작에 다 작성했는데...
영화 스틸 캡쳐를 계속 미루다가... 이제서야 올리네요.


꼭 보고 싶었으나 아직 못 본 영화들.
* [California Dreaming]
* [Big Man Japan]
* [the Hottest State]
* [Ploy]
* [Superbad] <<-------!!!!!!!!!!
* [기담]
* [Lucky Miles]
* [별빛 속으로]
* [M] <<----!!! 이명세 감독님
* [Hairspray] 원작을 좋아하므로...


 

 

 

 

[밀양]을 이제야 봤습니다.
진작 봤어야하지만 그 무겁고 무거운 내용을 익히 알고 있던 터라 차마 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보고 나선 역시 힘이 하나도 없더군요.
보는 사람조차 지쳐버릴 주인공의 심리를 따라가자니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정말 얘기하자고하면 끝도 없을 이 영화에 대한 얘기는 기약없이 미루고,
송강호란 배우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습니다.

전도연의 연기는 놀랍습니다. 칸영화제에서 여주주연상을 타면서 알랭 들롱에게 손에 입맞춤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고도 넘친다고 느꼈어요. 감정의 폭발이 오버가 아닌 절규로 느껴지는 건 의외로 쉽지 않습니다.
소리를 지르고 흐느껴 운다고 되는게 아니잖아요.
놀라운 시나리오의 힘도 있지만, 이건 정말 전도연의 밀집되고 구애받지 않는 연기의 무정형성에서 비롯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요.
그런데 전 오히려 송강호의 연기에 더더욱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는 정말 스크린을 어슬렁거립니다.
끝까지 신애(전도연)에게 구박받지만 종찬(송강호)은 그 곁에 어슬렁거립니다.
종찬의 캐릭터를 신애의 입을 빌어 '속물'이라고 정의하지만 이 영화에서 종찬은 정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살아있는 캐릭터입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신애가 아들과 함께 종찬의 카센터로 개업인사를 갔을 때의 장면인데,
종찬은 함께 자리를 하자는 제안을 마다하고 아들과 총총걸음으로 사라지는 신애와 아들을 쫓아나가
아들을 부르며 '껌씹을래?'라고 건넵니다.
그 표정과 웃음은 감정이입등을 통해 만들어낼 수 있는 차원이 아니었어요.
또, 신애가 유괴살해범을 대면하러 교도소에 들어갈 때 함께 간 교인들이 '신애씨 화이팅'을 외칠 때
살짝 쳐다보며 '헤'하고 한마디 내뱉는 장면이었어요.
전 그 장면에서 송강호라는 배우가 인간이야?라는 섬뜩함을 느꼈답니다.
그 장면에서 그만큼 잘 어울리는 반응도 없었을테지만 그런 외마디 한마디가 종찬이라는 캐릭터가 신애의
옆에 있는 모든 이유를 단번에 다 드러내 버리거든요.
뿐만 아니라 그가 스크린 밖에서 안으로 움직이는 모든 동선이 신애가 세상을 거부하는 방식임을 가감없이
표현해냅니다.
이토록 놀라운 조연(?)을 전 그 어떤 영화에서도 본 적이 없어요.

이동진씨가 [밀양]을 두고 '무시무시한 걸작'이라고 했는데, 전 이 표현을 '무시무시한 송강호'로 바꾸고 싶은 마음입니다.
송강호가 위대한 배우임은 익히 잘 알고 있지만, 비단 응축된 감정의 표현 뿐이 아니라 서사의 구조를
지탱하는 훌륭한 미장센으로서도 완벽한 배우라는 걸 이번에 뼈저리게 느꼈어요.
생각해보면 영화라는 매체에서 필름 하나하나를 지탱하는 프레임이 생명력을 얻는 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송강호의 연기는 단순히 '연기같지 않아 놀랍다'의 차원이 아닙니다.
무언가 형언하기 애매한 수준을 이미 넘어선 사람의 그것 같아요.

제가 오버하는 게 아니냐라고 말씀하실 분이 계실 지도 모르지만,
그만큼 제겐 송강호라는 배우가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게다가 송강호라는 배우를 갖고 있는 한국 영화는 갖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것이라는 생각까지 했어요.

그의 앞으로의 행보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대합니다.

 

 

 

 

 

[I Am Legend](2007) directed by Francis Lawrence

어제 밤 9시 30분 [I Am Legend]를 극장에서 봤습니다.
보고 나오면 후보단일화라든지 뭐 그런 희망적인 뉴스를 기대하면서 말이죠.

저와 같은 분들 많으실텐데 저 역시 찰튼 헤스턴 주연의 Boris Sagal  감독의 1971년작 [the Omega Man]
대한 기억이 깊은 사람 중 하나입니다.
사실 저는 Ubaldo Ragona 감독의 1964년작 [the Last Man on Earth]를 훨씬 더 재밌게 본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막상 영화의 시퀀스와 프레임이 기억나는 영화는 [the Omega Man]쪽이네요. ㅎㅎ
어제 네이버 영화 파워블로거들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조금 당혹스러운 포스팅을 봤는데요.
그 파워블러거들은 하나같이 [the Omega Man]을 유치하고 황당하고 성의없고 난감한 영화로 일방적으로 매도하더군요.

무척 황당한 기분이었던 건 이분들이 [I Am Legend]를 보고 와서 뒤늦게 봤다거나,

아니면 [I Am Legend]때문에 뒤늦게 부랴부랴/주섬주섬 다운로드 받아서 보고 올린 글들이라는 겁니다.
만약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을 현재에 꼿꼿하게 고정하고 이 영화를 들여 본다면 빈약한 비주얼과 느려터진
스피드의 액션이 도무지 맘에 안들 수도 있겠죠.
그런데 이건 영화를 시대활극 이상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시각의 문제가 있다고 보여지네요.
전 요즘의 아드레날린 터져나오는 궁극의 좀비 영화들도 좋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1968년
George Romero 감독의 [Night of the Living Dead] 이상의 좀비 영화를 본 기억은 없네요. 전 이 영화를
네 번 이상 봤습니다. 가장 최근에 본 건 작년초에 밀레니엄 에디션 스페셜 DVD를 구입해서 또다시 본 거구요.
그 영화에선 수많은 사회/정치적 메타포들을 쉽게 읽어낼 수 있었고, 흑인 남자 주인공이라든지 느릿느릿
옭죄어오는 공간의 공포와 폭력이 말살하는 인성, 미국적 가족 이데올로기의 붕괴를 여실히 느낄 수 있죠.
굳이 이런 언더라인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않아도 오락적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즐거워요.



다시 [the Omega Man] 얘기로 돌아오면...
[the Omega Man]는 그런 은유적 메타포들보다는 제겐 시각적 충격으로 더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도시라는 곳이 그렇겠지만 폐허보단 비어있는 것에 대한 공포가 더 강하잖아요.
언제나 익숙하게 봐왔던 메트로폴리스의 번잡스러움이 제거된 도시라면 정말 음산할 것 같아요.
이걸 가장 멋지게 잡아낸 감독 중 하나는 바로 Danny Boyle 감독이죠. [28 Days Later...]에서 그는
Richard Matheson의 원작의 설정을 완벽하게 영화적으로 구현해냅니다.
사실 Richard Matheson의 [I Am Legend]책을 리메이크한 영화가 아니라도 [28 Days Later...]의
설정은 대단히 유사합니다.
[the Omega Man]은 지금보면 텅빈 도시 공간에 대한 표현이 어색해보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인간들이 휘발된 것처럼 보이는 느낌이 강하니까요. 기독교 입장에서 보면 '휴거'라고 얘기할 법한
도시의 모습입니다.
그 많던 차들도 훵~~하니 안보이고 말이죠. 인류멸망의 대혼돈의 흔적이라곤 보이질 않습니다.
하지만 제겐 그런 텅빈 도심의 공포란 사실 [the Omega Man]이 최초였거든요.
찰튼 헤스톤이 총 한자루를 들고 마네킹과 말놀이를 하는 장면(이 장면은 [I Am Legend]에서 고스란히
재연되고 있습니다)이나 을씨년스러운 도심의 그늘을 지나 상점을 들어가는 하나하나의 모습들이 대단히
인상적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하도 강렬하고 재밌는 기억이어서 전 [I Am Legend]가 제 기억 속의 아성에 있는 [the Omega Man]을
넘어설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감독인 Francis Lawrence는 고작 장편 영화 하나 찍은 뮤직비디오 감독이지만 그 한 편이 바로
제 완소영화 중 하나인 [Constantine]이지요.
국내/외 영화팬들이 외면한 이 영화는 이상하게 제겐 초완소 영화랍니다.
완전히 이건 비약과 과장입니다만 전 주인공 콘스탄틴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론 Kevin Smith[Dogma]
초진지 모드같다는 생각까지 했으니까요.(0_0)
어쨌든 그의 차기작인데다가 점점 더 완소남 이미지를 제게 굳혀가는 Will Smith, 게다가 Richard Matheson의
시대를 훠얼~씬 앞서갔던 소설이 원작인 [I Am Legend]라니, 무조건 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게 당연했습니다.

결론적으론 어제 영화관에서 100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전 [28 Days Later...]나 Zack Snyder가 리메이크한 [Dawn of the Dead]가 물론 재미있었지만,
지나치리만큼 빠른 좀비들의 스피드때문에 기본적인 좀비물의 옭죄어 오는 폐소적 공포와 심리적 압박은
많이 상실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I Am Legend]의 좀비들은 원작에서 두가지로 분류되던 변종인간과도 사뭇 다른 느낌인데다가
빠르고 강건하며 더욱더 폭력적이고 파괴력이 있지요.
이들이 인성을 완전히 제거당했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추격을 하고, 무리를 이루며, 수색견을 보내고
리더에 의해 움직인다는 점에선 이들을 말살된 인류로 볼 수 없다는 생각마저 들어요.
(이게 바로 다른 좀비물과 다른 점이기도 합니다. 좀비물에서 좀비는 그저 식욕에 대한 기본적 욕구 외엔 없어요.

그게 다소 희석화되고 좀비가 학습 능력을 갖게 되며, 어쩌면 생존 인류와 공존할 지도 모르겠다고 느껴지기

시작한 건 바로 좀비물의 본좌이신 George Romero 감독의 근작 [Land of the Dead](2005)에서 였습니다)

아무튼 이러한 군집 생활 이상의 삶의 방식을 영위하는 좀비들은 뛰기만 하는 좀비들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습니다. 옭죄어 오는 공포는 없어도 지능적으로 포위하고 언제나 쫓고 있다는 심리적 압박이 가능한거죠.
그 덕분에 이 영화는 좀비들을 통해 폭력과 단절이 말살하는 세상에 대해 강렬한 메시지까지 끌어낼 수 있었
다고 봅니다.

71년작과 같이 여기서도 주인공은 로버트 네빌입니다. 그는 군과학자이죠.
사실 그렇잖아요. 거의 유일한 생존자이다시피 한데 회사원이나 공무원, 잡역부나 니트족이면 곤란하잖아요.
최소한 인류 멸망의 절체절명 앞에 그 키를 쥔 사람이 될텐데 이를 위해선 사태를 파악하고 진압할 수 있는
군대 장교 출신+인류의 멸망을 막을 의료지식이 있는 과학자...여야 할테니 군과학자가 딱입니다. 흐~
하지만 이 영화의 원작을 접한 적이 없는 분들이라면 사실 이건 그저 맥거핀에 불과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 차원을 넘어서 그런 설정 자체가 얼마나 무겁게 인간의 무력함을 얘기하는 지에 대해 뼈저리게 느낄 수
있지요. 중반부 이후의 결정적 사건에서 로버트 네빌의 행위는 처연함과 무기력을 불러 옵니다.
그런 면에서 [I Am Legend]가 심하게 원작을 훼손했다는 비판에 전 동의하지 못합니다.
원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고 전체를 지배하던 감성은 바로 무기력과 단절이 주는 공포잖아요.
변종인류(뱀파이어)가 주는 공포가 아니고 말입니다.
[I Am Legend]에서도 그가 가장 크게 겪는 공포는 혼자가 되는 공포입니다. 그게 바로 단절 그 자체기 때문
이지요. 실제로 그는 자신이 좀비를 잡기 위해 쳐놓은 덫에 자신이 걸리기까지 하죠.

이 영화는 분명 아주 영리하고 눈부신 오락영화가 맞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기본 기저인 '폭력과 소통의 단절이 불러오는 말살된 인간'에 대한 메시지는 몇 번씩 설득력있게

커다란 느낌으로 전해져 옵니다. 기본적으로 이건 감독의 놀라운 연툴력임과 동시에 주연배우의 능력이기도 합니다.
전 Will Smith란 배우가 점점 완전호감모드로 변해가고 있었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 그 이미지를 굳혔어요.
이 영화에서 영화 마지막까지 전체를 책임지는 완벽한 1인극인데, 이토록 잘 소화해낼 줄은 몰랐습니다.
대상과의 교감에 탁월한 배우라는 걸 느껴왔었습니다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
영화 도중 심장이 내려앉는 장면이 두어번 있으니 심장에 자신없는 분은 한 번쯤 자기 스스로를 체크하고
영화관으로 향하세요.

 

 

 

***
전 이 영화 인천에선 죽은 줄 알았더니 자리... 만땅이더군요. 덕분에 몰지막한 인간들의 비율도 더 올라가죠.
영화관 내의 소음쯤은 가볍게 무시할 마음으로 가셔야 합니다.

 

 

****
이 영화의 결말이 황당하다느니, 다 펼쳐놓고 어찌할 바를 몰라 급히 수습했다는 국내 네티즌들의 글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렇게 느끼셨다면 뭐 할 말 없는데 도통 뭐가 그리 황급히 엔딩을 봤다는건지 이해는 잘  안가네요.

안타깝기도 하구요.
주관적인 부분이지만 말입니다.


 

 

 

[3:10 to Yuma] directed by James Mangold
2007 / 117 min / US
Cast : Christian Bale, Russell Crowe, Logan Lerman, Ben Foster, Peter Fonda

어제 오랜만에 영화를 봤습니다.
1957년 Delmer Daves의 걸작을 리메이크한 James Mangold 연출, 크리스천 베일과 러셀 크로우
주연의 [3:10 to Yuma].
여느 똑똑한 감독처럼 James Mangold도 헐리웃 시스템에서 자신의 작가적 야심을 어떻게 조화시켜
나가는 지를 깨닿고 있는 것 같습니다.

97년 퇴물로 불리던 실베스터 스탤론을 재발견하게 했던 [Cop Land],
안젤리나 졸리의 우울한 연기가 시종일관 지배했던 [Girl, Interrupted] 그리고 로맨스인 [Kate & Leopold]
를 통해 드라마를 잘 뽑아내는 감독으로 이름을 알리더니, 평단의 평가가 극단으로 나뉘었던 스릴러 영화
[Identity]를 발표하고는 난데없이 Johnny Cash의 음악여정을 담은 [Walk the Line]으로 극찬을 받습니다.
그리고 올해 발표한 영화는 생뚱맞게도 걸작 서부영화의 리메이크였죠.

워낙 평단의 평이 좋았던 터라 저도 기대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대단히 만족했구요.
어떻게 러닝타임이 흘러간 줄 모르겠습니다.
시종일관 긴장감을 잃지 않고, 감상적인 로드 무비로 흐르지도 않고, 영웅이 넘쳐나는 웨스턴을 답보하지도
않았습니다.
극악무도한 악당인 러셀 크로우는 사실 가정의 품이 그리웠던 과거를 안고 있고,
크리스쳔 베일은 러셀 크로우 입장에서 보면 시기어린 가족의 가장이지만, 정작 본인은 한쪽 다리를 남북전쟁
에서 잃고 외다리로 살면서 가족들의 궁핍함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무능에 몸부림칩니다.

결국 러셀 크로우를 붙잡은 핑크턴(현상금사냥꾼?)들은 정해진 날 오후 3시 10분 유마 역에 러셀크로우를
데리고 가서 기차를 태워야 하고, 돈이 궁핍한 크리스천 베일은 호송을 맡게 됩니다.
이렇게만 보면 이 영화는 처절한 액션이 난무하는 웨스턴 같지요.
그런데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원작에서보다 더 강하게 벤 웨이드(러셀 크로), 댄 에반스(크리스천 베일)의
관계를 결핍된 가족의 시각에서 파고 듭니다.
이 영화에서 벤 웨이드의 그림이 세 번 등장합니다.
간략한 스케치인데, 첫 번째엔 나뭇가지에 홀로 앉은 새, 두번째는 벌거벗은 여인의 뒷모습, 그리고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그린 그림은 결전을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 댄 에반스의 모습입니다.
결국 벤 웨이드는 댄 에반스와 그의 혈기왕성하면서도 용감한 아들 윌리엄을 보며 자신이 저버린 가족의
신념에 대해 생각하게 된 듯 합니다.
마지막 댄 에반스의 모습은 누가 봐도 자신이 원했던 아버지의 모습을 그린 듯 하죠.
그리고 벤 웨이드의 결단 역시 자신이 가족대신 꾸려왔던 기억과의 결별과도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댄 에반스는 오히려 벤 웨이드보다 더 가부장적이고 마쵸적입니다.
가족의 안위와 평안을 자신의 의지와 희생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전형적인 아버지상이죠.
그리고 댄 에반스와 벤 웨이드의 결말은 예상한대로 흘러갑니다.

분명 영리한 오락 영화면서도 이 영화는 곱씹을 여지가 많습니다.
청교도적 윤리와 약육강식이 분명히 공존했던 아이러니의 세상에서 마지막 결전은 씁쓸한 엔딩으로 치닿지만
우직한 신념이 남긴 조그마한 희망도 함께 남겨줍니다.
그건 아들 윌리엄의 몫이죠.

추천하고 싶은 영화.

 

 

**
이 영화의 캐스팅은 호화롭기만 한게 아니라 내실도 튼튼합니다.
피터 폰다가 거친 세월을 안고 핑크톤을 이끄는 바이런 맥클로이역을 맡았고,
러셀 크로우와 크리스천 베일의 연기는 두말 할 나위없이 훌륭합니다.
게다가 냉철하면서도 이지적인 버터필드 역은 댈러스 로버츠(Dallas Roberts)가 너무나
훌륭하게 소화했어요. 그의 꾹 다문 입은 대사보다 수없이 많은 상황을 설명해줍니다.
그리고...
크리스천 베일의 아들로 분한 윌리엄 에반스 역의 로건 레먼(Logan Lerman)은
어린 나이에 자신만의 아우라가 확실히 뿜어나오더군요. 분명 주목할 배우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벤 웨이드의 심복인 찰리 프린스 역의 벤 포스터도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지요.
아무튼... 배우들의 열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감복입니다.

 

 

 

예고편을 보시어요.

 

 

[the Brave One] directed by Neil Jordan
2007 / approx 119 min / US, Austrai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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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영화는 봤다는 게 아니라...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영화입니다.
닐 조던 감독+ 조디 포스터 + 테렌스 하워드라니, 제법 드림팀입니다.
닐 조던 감독님은 제가 '너무 좋아하는 감독'은 결코 아닙니다만... 이상하게 그분의 영화는 거의 죄다 봤네요.

아마도 가장 인상깊었던 걸로 기억되는 영화는 86년작인 [Mona Lisa]입니다. 내용은 가물가물한데...
엄청나게 몰입해서 봤던 스릴러로 기억됩니다.
[High Spirits]도 오래 전 어둠의 경로를 통해 봤습니다. 피터 오툴과 제니퍼 틸리가 나오는 호러(???).
근데 그리 썩 기억에 남진 않았구요. 션 펜과 로버트 드니로 조합의 [We're No Angels]는 제법
재밌게 봤습니다.(그렇다고 다른 분들처럼 두 엄지를 다 쳐올리진 않구요...)
[the Crying Game]은 좋은 영화라는 생각은 했고, 포레스트 휘태커는 저의 완소 배우 중 한 명이었기에
만족했습니다만, 역시 다른 분들처럼 인상적이진 않았습니다.
94년 [Interview with Vampire]는 사실... 엄청나게 개인적으로 지루했던 영화구요.
[Michael Collins]도 걍... 그랬습니다. (닐 조던 감독은 대표적인 아일랜드 감독입니다)
그러다...
되려 2002년, 사실 쉬어가는 작품같은 의미의 [the Good Thief]가 생각보다 대단히 인상적이었는데요.
거장의 내공이 넘칠 듯 말 듯 딱... 알맞은 정도로 베어나오는 멋진 범죄물이었습니다.
배우들의 앙상블도 상당했구요.
그리고 2005년에... 저 개인적으론 닐 조던 감독 영화 중 [Mona Lisa]만큼 기억에 남을 [Breakfast on
Pluto]
를 발표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이데올로기의 범주를 넘어 저 개인적으론 여러가지 흥미요소들이
가득했던 영화에요. 비로서 이 영화에서야 재미로서의 닐 조던 감독을 느끼게 된 것 같네요.

결코 가볍게 넘어갈 수 없는 거장의 최신작이 박스 오피스 1위...입니다.
언제나 흥행 전선에서 뵙던 감독님이라도 어쩐지 닐 조던과 박스 오피스는 은근 어울리지 않아요.
데이빗 핀쳐라면 모를까...(전 데이빗 핀쳐의 광팬입니다)
게다가 이번엔 조디 포스터와 최근 가장 지적인 흑인 배우(여기다 꼭 '흑인'이란 수사를 붙이는 것이...
우습지만)로 대두된 테렌스 하워드까지 나옵니다.
이런 말하면 돌맞겠지만...
전 이상하게 조디 포스터...하면 강수연씨가 생각납니다. 흐~~
전 언제나 강수연씨를 우리나라에서 가장 과대 포장된 뻥튀기 여배우라고 생각해왔거든요.
(죄송합니다. 강수연씨)
의아한 건 저 개인적으론 조디 포스터를 좋아하면서도 왜 조디 포스터...하면 강수연의 밸류 이미지가
떠오르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녀의 영화 중 [Siesta], [Five Corners], [Inside Man], 그리고...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Taxi Driver]
외엔 전 도무지 인상깊은 영화로 꼽을 게 없어요.(혹자는 [Nell]을 꼽던데... 우움... 전 도무지)
이상하게도... 데이빗 핀쳐의 작품 중 가장 평이했던 범작도 조디 포스터 주연의 [Panic Room]....

그래도 이번 영화는 재미있겠죠?
그녀의 나이도 이젠 45세...입니다.

이 영화는 전형적인 복수극인 듯 합니다.
피앙새를 잃고 엉망이 된 인생을 스스로의 힘으로 단죄해나갑니다.
자력구제 금지의 원칙을 깨고 말입니다.
하긴... 법으로 지켜질 수 있는 정의란 로스쿨에서나 읊어대라고들 하지요.

국내 개봉은 10월 11일... 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This Is England] directed by Shane Meadows
2006 / approx 100 min / Uk

1983년의 영국 NME(New Musical Express) 챠트를 한 번 봅니다.

1. Punch The Clock - Elvis Costello
2. Swordfishtrombones - Tom Waits
3. Life's A Riot With Spy Vs Spy - Billy Bragg
4. The Art Of Falling Apart - Soft Cell
5. Thriller - Michael Jackson
6. You Gotta Say Yes To Another Excess - Yellow
7. Colour By Numbers - Culture Club
8. Think Of One - Wynton Marsalis
9. Duck Rock - Malcolm Mclaren
10. Synchro System - King Sunny Ade
11. The Crackdown - Cabaret Voltaire
12. High Land Hard Rain - Aztec Camera
13. Let's Dance - David Bowie
14. One From The Heart - Tom Waits & Crystal Gayle
15. Cold-Blooded - Rick James
16. Power Corruption & Lies - New Order
17. Subterranean Jungle - The Remones
18. Trouble In Paradise - Randy Newman
19. Classified - James Booker
20. Alive She Cried - The Doors
21. Choc Choc Choc - Franco & Rocherau
22. Touch - Eurythmics
23. Ballad Of The Fallen - Charlie Haden
24. Blow The House Down - Junior Walker
25. Soul Mining - The The
26. Sweet Dreams Are Made Of This - Eurythmics
27. Zeichnung Des Patienten O.T. - Einsurzende Neubaten
28. 1999 - Prince
29. Synchronicity - The Police
30. Blues & Jazz - Bb King
~~~~~~~~~~~~~~~~~~~~~~~
43. The Photographer - Philip Glass

 

 



옛기억이 소록소록입니다.
Bilboard Hot 100과는 차이가 있어요. 확실히...
미국 차트에서 'New Order'나 'Philip Glass'나 'Wynton Marsalis', 'Billy Bragg'(!!)을 찾아보긴 정말...
쉽지 않은 일이겠죠.
신디사이저(Synthesizer)가 Moog의 사운드를 몰라보게 진일보시켜 대중 음악의 중심으로 뛰어든
바로 그 시점의 대중 음악씬입니다.
위엔 없지만 Human League, Naked Eyes 등을 빼놓긴 곤란하죠.

저 시기가 바로 이 영화 [This Is England]의 시대 배경입니다. 1983년.
스킨헤드, 에어로빅, 알젠틴과의 일종의 영토 분쟁이었던 포클랜드 전쟁(Falkland War)...
대처리즘으로 인한 가시 경제는 나아진 듯 하지만 속은 곯아 터질 대로 터져 빈부격차가 극심해진
영국의 문제, 실업과 외국인 노동자의 문제... 인종차별(racist)...
60년대 말을 연상케하는 어지러운 세상의 아침에 주인공 12살 소년 '션'이 눈을 부비고 기지개를 켜는
것으로 이 영화는 시작됩니다.

션의 아버지는 포클랜드 전쟁에서 소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포클랜드 전쟁이 고작 석달 정도였다는 걸 감안하면, 이 영화에서 션은 아버지와 독일에서 살았었다고
하니... 영국으로 이사온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과 아직 아빠를 잃은 슬픔을 털어낼 수 없는
시기였다는 걸 알 수 있겠습니다.
궁핍한 환경 덕에, 그리고 낯선 환경 덕인지 그는 친구가 많지 않아요. 늘 혼자 있는 외톨이죠.
그런 그에게 나이가 한참이나 많은 '우디'일행이 손을 건네 옵니다.
동네의 불량배쯤보이는 그들은 스스로를 '갱'이라고 부르지만 전혀 '갱'답지 않지요.
그저 몰려 다니며 암울한 하루를 잊어버리려는 듯 신나게 놀아 대는 부류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진짜 '갱'이자 우디와 친분이 있던 '콤보'가 감옥에서 나옵니다.
이제부터 '갱'놀이는 더이상 '놀이'가 아닌 거에요.
우디는 따스한 마음을 가졌지만 무기력하기 짝이 없고,
콤보는 카리스마가 있지만 혼돈과 피해의식, 그리고 울분과 공격성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션은 어디 마음 기댈 곳을 찾지 못하고 자신의 삶을 휘몰아치는 혼돈 속으로 몰아 넣지요.

언제나 그렇듯, 놀이가 더이상 '놀이'가 아닐 때 비극이 터지게 되는 법이죠.
자신들의 울분을 외국인 노동자의 탓으로 돌리고 기껏 한다는 짓이 그들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공을
빼앗는 따위라니...
정치/군사적 열등국을 '깡패'스럽게 협박하고 실익을 챙겨내는 치졸한 작태의 제국주의의 모습을
그대로 보는 것 같아 무척 씁쓸하더군요.
게다가 콤보 일행이 머릿 속에 가득 채운 사상은 극우적 인종주의였지요.
마치 정치판, 특히 한나라당의 꼬락서니를 보는 듯 연상이 되어 역시나... 씁쓸했습니다.
게다가 우디 역시 아무 것도 해결할 능력이 없는 무기력한 'Loser'일 뿐입니다.
그런거죠...
콤보(영국정부)가 자신의 공격성과 혼란한 심정을 대놓고 드러낼때, 우디(시민 민주주의)는 무기력하게
이를 방관할 뿐만 아니라 아예 피해 다니기 급급할 뿐이고, 션(영국국민)은 우디에게도 콤보에게도
기댈 수 없고 결국은 세인트 조지를 바닷 속에 집어 던져 버릴 수 밖에 없는 판단을 내리게 되는,
그런 상황 말입니다.

아무튼 매우 중의적이게도... 콤보는 겨우 동네의 불량배도 못되어보이는 우디 패거리들을 모아놓고
침을 튀어가며 역설합니다. 이것이 영국이다(This Is England)라고.
이건 아무리봐도 Shane Meadows 감독의 신랄한 정치 풍자에요.
그리고 83년도의 사건을 다룬 영화를 지금까지 끌고 오면서 당연히 제목은 This IS England...입니다.
지금의 영국이 나아졌냐구요? 적어도 영화에선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
이 영화는 감독인 Shane Meadows의 자전적 경험을 담은 영화라고 합니다.

***
포클랜드 전쟁은 일부에서 알 듯 그렇게 일방적으로 영국이 알젠틴을 쥐어 팬 전쟁도, 사실 그 전쟁의
시작도 전적으로 영국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하긴... 자동차 사고 과실도 100%란
게 없지요? 특별한 인명 사고를 제외하면 말이죠)
물론... 포클랜드는 알젠틴에서 겨우 400여 km 떨어진 곳이라는게... 문제는 문제죠.
공군력도 다소 알젠틴이 앞서는 상황이었고... 알젠틴 패전의 진짜 이유는... 신군부의 바보같은
자만감과 오판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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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이 곡이 나왔는지 지금 기억이 안나는데...
the Clash의 'This Is England'...를 들어보세요.

The Clash _ [This is Eng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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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은 군사적 약소국이 절대 아니지요. 핵보유국이기도 하고.

 

 

 

 

 

 

[30 Days of Night] directed by David Slade
10월 19일 전미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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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 Smith 주연의 초기대작인 [I Am Legend]가 12월 개봉 예정이지요.
전에도 얘기했듯, 제 완소 영화인 [Constantine]의 감독인 Francis Lawrence가 연출합니다.
그 두달 앞서 개봉되는... 기대작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일단... 고화질 예고편이 있으므로 한 번 보시지요

 

30 Days of Night (2007) — Official Trailer [1080p ᴴᴰ]

 

 

이 영화를 기대하는 건 감독과 배우 때문입니다.
감독은 [Hard Candy]David Slade이고 배우는 언젠가부터 완소남으로 뜨내기 또래 배우와 달리
주목할만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Josh Hartnett입니다. 전 이 배우가 걍 가벼운 헐리웃 아이돌이
될 줄 알았는데...ㅎㅎ

[I Am Legend]가 원작 소설이 있다면, [30 Days of Night]도 원작이 있습니다.

Steve Niles의 그래픽 노블이 원작인데요. 전 Steve Niles보단 Ben Templesmith의 그래픽 비주얼이 더...
먼저 떠오르네요. ㅎㅎ 위에 보신 포스터 역시 모두 Ben Templesmith의 일러스트입니다.
에쉴리 우드와 함께 대단히 각광받는 일러스트레이터죠. 호불호야 많이 갈리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대단한 비주얼인 것만은 틀림없어요.
이 그래픽 노블은 당연히... 대부분의 것과 마찬가지로 국내엔 수입되지 않았습니다.
해외주문을 하셔야 하구요.
저도 다 갖고 있진 않지만 만약 원하시면 올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Ben Templesmith의 일러스트를 보고 싶으시면... 공식홈피에 가보시면 됩니다.

http://www.templesmith.com

이건... [30 Days of Night]씨리즈 중 원작 1권 중 일부입니다.
바로우에서의 첫 에피소드구요. 후에 다시 'Return To Barrow'란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이외에도...
에피소드는 여러개 있어요.
이후에... 씨리즈가 워낙 많구요.

 

 

 

 

 

 

 

 

 

 

 

 

 

 

 

이번 주 Box Office 1위는...
1957년 델머 데이비스의 걸작 웨스턴 [3:10 to Yuma]를 리메이크한 James Mangold 감독의
[3:10 to Yuma]가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대단히 평이 좋아요.
러셀 크로우야... 뭐 그렇다쳐도 완소남인 크리스천 베일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ㅎㅎ
그외에도 벤 포스터와 피터 폰다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Box Office 4위에 오른 영화는 클라이브 오웬, 폴 지아매티, 모니카 벨루치 황금 트리오... 구성의
범죄물인 [Shoot Em'Up]입니다.
캐스팅의 면면으론 대단히 주목할 만한데, 전 감독 때문에 그닥 기대하진 않았거든요.
감독이 누구냐...하면 바로 Michael Davis(마이클 데이비스)입니다.
이 감독은 그간 B급 영화만 줄창 만들던 감독이에요. 액션과도 별 상관없는 영화들이었고.
[100 Girls], [Girl Fever], [Monster Man]...등등 말이죠.
기대할래야... 하기가 힘들었던 거죠.
그런데 어째 대박을 친 모양입니다.

 

 

 

 

 


드뎌... 14일에 보러 갑니다.
부평 롯데씨네마는 예매가 이틀 전에 떠서... 어제서야 예매가 가능해졌어요. 어휴...
엄청 기다린 영화, 사실 올해 가장 기다린 영화 중 한 편인데 말이죠.
14일 밤 10시 15분으로 예약했습니다.
전 영화보기 전 절대로 약간의 shortly brief도 읽지 않는데요.
캐스팅을 보면 이번엔 그간 완벽한 조연이었던 Julia Stiles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나 보네요.
Matt Damon 다음입니다. ㅎㅎ
멋진... Joan Allen의 모습을 여전히 볼 수 있어서 기분 좋구요.

본 횽아가 마지막으로 사력을 다해 뛰는 완결편!
이게 정말 끝인거냐!

 

 

**
그런데 말입니다...
저도 다운로드로 영화 자주 보지만, TS, TC 버전... 굳이 그런 화질로 영화를 볼 필요 있을까요?
사람 얼굴도, 미장센도, 전체적인 색감도... 조악한 그런 버전으로 껌씹듯 보고 버리는 건
아무래도 좀 이상합니다.
모든 영화를 다 영화관에서 볼 수는 없고, 불가능한 소리지만... 그리고 보고 싶은 영화가 정작
국내엔 개봉도 안하는 경우가 훠얼~~~씬 많지만 그런 경우 아니라도...
TS, TC 버전으로 영화를 보는 건 어째... ㅎㅎ

 

 

 

 

 

 

 

 

 

[Death Proof] by Quentin Tarantino
2007 / approx 114 min /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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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엉망입니다.
지긋지긋하네요. 이놈의 편도선염...
또다시 도져서 오늘 조퇴한 후 다인이비인후과에서 그 악몽의 항생제 주사를 또 두 방이나... 맞았습니다.
지금이야 약기운+주사기운으로 버티고 글도 쓰지만... 오후만 해도 전 아주 서있기도 힘들었습니다.
누군가 망치로 절 두들겨 팬 듯한... 그런 기분...
이 영화는 오늘 본 영화가 아닌데... 오늘 본 영화는 얼마전 미국에서 크게 화제가 되었던 [Knocked Up]
입니다. Judd Apatow의 영화 말이죠.(이 감독은 얼마전 난리가 난 [Superbad]의 Producter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올해 완전 2연타석 그랜드슬램인거죠. 전작은 뭔지... 아시지요?)
그래도... 이것부터 써버리면 [Death Proof]에 대한 글은 영영 쓰지 않을 것 같아서...ㅎㅎ


영화가 관객의 가슴을 시원스레 뻥... 뚫어주는 기능에 전적으로 부합했을 때.
다만, 간혹 그것이 지나치게 편식성을 띄고 있어서 입맛에 잘 맞는 사람의 입에만 쩍쩍 잘 달라붙는 다는 걸
가정했을 때.
그런 면을 하나하나 인정한다면 분명히 쿠엔틴 타란티노는 거장입니다.

전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무척... 싫어해요. [동사서독] 외엔 극장에서 참기 힘들 정도의 지루함을 느꼈습니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부산에 내려갔다가 서면에서 [아비정전]을 봤는데...
장만옥과 장국영이 처음 만나 푸는 구라가... 절 완전 미치게 했었답니다.
물론 크리스토퍼 도일의 카메라엔 환장을 했죠. 그 안개 자욱한 어둑어둑한 마카오(???)의 숲.

난데없이 왕가위 야그를 하는 건 전 타란티노의 영화도 그렇게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경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그렇잖아요. 누군가는 [Kill Bill]에 두 엄지손가락을 다 들기도 하고, 누군가는 썩은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아무... 가치없는 영화라고 폄하하고.
저요? 모르겠어요. 전 그의 대부분의 영화를 다 봤고, 언제나 대부분은 즐겁게 본 것 같은데 물론 기억에
남는 영화는 거의 없어요. [Jackie Brown]정도?
그런데 사람들 마음 속에... '여기서 더는 안나가겠지.'라고 마음 속에 가이드라인을 쳐놓는 것들이 있습니다.
인습적인 도덕률에 따라서 '여기서 더 이상은...'이라고 선을 긋는 부분이 분명히 있어요.
호러 영화라도 당연히 그런 부분이 있고, 어느 정도는 금기도 있습니다.
그런데 타란티노의 영화는 호러가 하나의 장르적 도구화되면서 목적이 되지 않아요.
영화적인 외피는 언제나 늘... B-Movie를 지향하고 말이죠.
그리고 선혈이 낭자한 accident에 대해 전혀... 거부감이 없습니다.
대강 결과물이 예상되지요.
그의 영화는 우리가 늘 상 머릿 속에 선을 그었던 도덕률의 가이드라인을 터뜨리고 질주합니다.
이게 Quentin Tarantino 감독 영화에 공감하는 코드이고, 역시 죽어도 공감못하는 안티코드이기도 합니다.

전 타란티노의 영화는 딱... 볼 때 뿐이고, 타란티노도 그 이상을 바라지도 않는다고 생각해요.
극장에서 그의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콧물이 가득했던 코를 시원하게 휴지 몇절을 써가며 풀어 버리곤
휙 집어던지고 개운한 듯한 기분으로 돌아서는... 그런 걸 타란티노는 원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풀어도 풀어도 뭔가 코에 걸린 듯한 그 찜찜한 기분... 뭔가 확... 풀어버리고 싶은 마음과 걱정...이 동시에
들던 기분을 날려버린 (아... 점점 글이 지저분해진다) 그런 기분 말이죠.
이런 기능에 충실하다면 이것도 대단한 사회적 공능 아니겠어요???

[Death Proof]는 아시다시피 단짝 친구인 Robert Rodriguez(로버트 로드리게즈)의 [Planet Terror]와
함께 [Grindhouse]라는 동시상영 제목으로 미국에 걸린... 영화입니다. (아시다시피 'Grind House'란
말 자체가 70~80년대에 동시상영하던 영화관을 지칭하잖아요)
해외에선 이 두편이 찢어져 각각 개봉하고 있지요. 뭐... [Death Proof]야 제대로 개봉되고 있나본데...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Planet Terror]는 과연 국내 개봉할 지 모르겠습니다.

자...
[Death Proof]엔 쉴 새 없는 여성들의 수다가 나옵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엔 여성들이 바보로 나오는 경우는 드물지요.
재미난 것은 하나같이 그의 영화에 나오는 여성들은 여성성을 극도로 드러냄에도 불구하고 하나같이
확고한 의지와 강인함을 갖추고 있다는 거에요.

 

 

 

 

 

이제부터 직접 캡쳐한 스크린샷이 나갑니다.
(티스토리로 이사하면서 캡쳐 스크린샷은 분실했습니다 ㅠㅠ 글만 이사했어요 ㅠㅠ..   )

 

 

 

중반부까지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내용은 아예 완전히 모른 채로 봐야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저같은)은 절대 스크롤링하지 마세요.

 


빈티지 노이즈... B급 영화에 대한 향수. 제목의 폰트도, 아날로그 필름의 느낌과 툭툭 끊어지는 듯
이어붙인 편집까지... 그야말로 동시상영관에 들어온 느낌.

헉... 가이 메딘.

첫 장면부터 요상합니다. 분명히...
이 영화 하나도 야하지 않은데 대단히 선정적으로 느껴집니다...

정글 줄리아... 잘 나가는 친구를 뒤에 태운 여주인공들.

기가막히게 섹시한 헤드뱅잉을 하는 줄리아.
그녀는 바로... 1967년 [To Sir with Love]의 주인공이자... 지금으로 치면 완전히 Will Smith+Danzel
Washington이었던 Sidney Poitier의 딸입니다.

이 음산한... 해골 문신을 한 자동차 갑바...

주인공은 바로 B 무비의 히어로인 Kurt Russell 횽아.

헉... 쿠엔틴 타란티노 횽이 보이는군요.
왼쪽에 여성은? Rose McGowan입니다. 여기서 얼마 안나온다고 넘 섭해마시길... Robert Rodriguez의
[Planet Terror]에선 당당히 주인공!

대단히 애매한... 섹시하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Vanessa Ferlito.
랩댄스할 때의 복부지방이 약간 거슬리긴 하던데...

스턴트맨 마이크(커트 러셀 횽아)의 카리스마 지대 만빵 포스의 앰블럼.
이에 대한 기가막힌 씨니컬 조크...가 나중에 나옵니다.
겉으로 드러내고 위세떨기 딱... 좋아하는 남성의 전형. 이들이 구체화된 스테레오 타입.

바로 스턴트맨 마이크 횽아.

바로 이 여자가... 줄리아 역의 시드니 포이티어의 딸인 Sidney Tamiia Poitier.
겁나게 예쁘다는. 2001년 People지가 뽑은 가장 아름다운 50인에도 선정...(근데 이건 뭔 기준이야?)
아무튼 대단히 예쁩니다.

앰블럼이 대단히... 음... 고대 유적에서 다산을 상징하는 남근의 모습을 본 뜬 듯한...
그러니.. 나중에 '물건은 쥐꼬리만할 거야'란 비아냥을...

스턴트맨 마이크의 정체는... 당췌...

뭘까요. 정말...

약에 취한 정글 줄리아 일행... 이 여자는 Vanesa Ferlito.

Turn On the Light.

Fucking Crashed!!

그로부터 18개월 후...

스턴트 맨 마이크..와 엮이게 되는 여성은 이렇게 넷.

그런데 어째 이번엔 좀 분위기가 다르다우.

차도 다르고... 이 여성들의 포스도 보통이 아니고 말입니다.





**
한가지...
쿠엔틴 타란티노가 중요한 것은, 그의 영화를 보고 자양분을 흡수한 기발한 영화감독들이 이종의 변혁을
조금씩 일궈가고 있다는 점... 아닐까 싶네요.
Edgar Wright도 그 중 한 명이 아닐까요?


 

 

 

[Reign Over Me] directed by Mike Binder
2007 / approx 124 min /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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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을 다룬 영화는 많다.
911이라는 사건의 fact를 다룬 영화 외에도,
911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이 그 버거운 짐을 가슴에 묻고 사는 모습을 다룬 영화들도 있다.
때론 처연의 시선으로, 때론 애증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들도 있다.
이 영화는 '국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개인의 상처를 911을 통해 보듬어 안는다.
진실의 시선이 담긴 영화라 마지막엔 코끝이 찡했다.
911의 진실이 뭐든 간에
언제나 상처를 받는 쪽은 민중이다.

 

 

티스토리로 이사하면서 캡쳐이미지는 사라지고 ㅠㅠ

 

1인용 전동보드를 타고 거리를 질주하는 이는 애덤 샌들러.

귀에 꽂은 헤드폰과 게임 사이로 비집어 들어올 수 없는 기억들.
하지만, 결코 막을 수 없는 기억들.

앨런 존슨(돈 치들)이 대학 치과의 룸메이트였던 찰리 화인맨(애덤 샌들러)를 만나
둘이 타게 되는 전동바이크보드.

찰리 화인맨은 앨런 존슨에게 '네가 더 걱정이다'라고 말을 건넨다.
편협하고 단편적인 시선으로 타인을 재단하는 과정의 어리석음.
상처받은 상대를 통해 자신의 상처를 함께 치유하게 되는 과정이 이 영화엔 잘 녹아 있다.

이런 일을 겪은 이들이 정말 이 힘겨운 어둠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을 지 문득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그 버거움의 무게가 감히 조금이나마 느껴져 황급히 생각을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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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Mike Binder는... 이 영화에서 브라이언 슈거맨으로 등장하는 사람이다.

 

 

 


 


[Stardust] directed by Matthew Vaughn
2007 / approx 130 min / UK,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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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 30분 상영을 보고...
11시 50분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 왔습니다.

어제, 오늘 커피프린스 마지막...이었던 걸로 아는데, 전 여지껏 잘 봐오다가 마지막 주를 완전히 날려 먹었군요. ㅎㅎ

그래도... 오늘 이 영화가 기대한 만큼 딱... 재밌었기에 위안을 삼습니다.
민성이, aipharos님 다 같이 갔는데요. aipharos님은 당근 넘 재밌어했고, 민성이도 정말 재밌어 했습니다.
저요? 저도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선을 넘지 않는 유머가 이 영화를 천박한 유치함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게 해줬구요.
많은 장면은 아니어도 감칠맛나는 로버트 드니로의 사랑스러운 캐릭터도 기억에 남네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의 82년생 영국 출신 Charlie Cox도 초반의 어리버리...에서 전형적인 쿨가이로
변모한 나중 모습까지 잘 어울리더군요.
미쉘 파이퍼...도 뭐 딱이고.
클레어 데인즈는... 풀샷이 영 아니어서 더 크기 힘들거야...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영화에서 신체적
단점을 완벽하게 커버하는 의상으로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아주 어울리게 소화해내더군요.
아무튼... 배우들이 열연한 캐릭터들도 다 맘에 드네요.

내용은...?
역시나 원작 소설을 못읽어서 또다시 할 말이 없지만,
보다보니 나이트 샤말란의 [the Village]와 환타지 소설인 'Narnia'등의 '벽장 밖 이야기'류의
퓨전 크로스같은 느낌이 들지만 어디서도 성긴 느낌 없이 매끈하게 잘 돌아가는 잘 빠진 이야기에
2시간 여의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게 흘러가더군요.

감독은... 아시다시피 메튜 본...입니다. (무용이 아니라... -_-;;;)
이 감독은 이미 98년에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황당무개/단순무식 범죄물 [Rock Stock and Two
Smoking Barrels]의 프로듀서였고, 그 자신도 비스무리한 냄새의 2004년작 [Layer Cake]를 직접
연출한 감독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이 비록... 미국에선 최악의 성적을 올린 가장 망한 올 여름 블럭버스터...가 되었지만,
평단과 이미 감상한 관객의 반응은 상당히 좋기 때문에 현재 프리 프로덕션 단계인 [Thor]의 제작엔
큰 무리가 없어보입니다.

아무튼...
영화에 대한 자세한 감상은 다음 기회에...
지금은 졸려서 더이상...ㅎㅎ

 

 

**
아...
스톰홀드의 왕으로 나온 분은 다름아닌 Peter O'toole 입니다.
Charlie Cox가 맡은 주인공 트리스탄이 푸욱...빠진 여성 Victoria역은 얼마전 앤디 워홀의
팩토리 걸을 다룬 [Factory Girl]에서 에디 세즈윅을 열연한 Sienna Miller입니다.
메튜 본 감독과는 [Layer Cake]에 이어 두번째 만남.
엄청난 포스로 등장하던 세컨두스 역은... 루퍼트 에버렛...입니다. ㅋㅋㅋㅋ
(이건 이상하게 제 개인적으론 한 방...같았어요)

 

 

 

 

 

 


2007년 8월 9일까지 본 영화 총 151편 중... 30선.
2007년 1월 1일부터 8월 9일까지 본 영화 중에서 선택한 것이구요.
영화의 제작연도나 개봉된 해는 무관합니다.

 

 

 

BEST 30

 

1. [Children of Men](2006) directed by Alfonso Cuaron
- 이젠 더 얘기하기도 힘든, 올해 본 최고의 영화.

 

 

 

 

2. [the Return](2003) directed by Andrei Zvyagintsev
- 이런 영화를 4년이 지난 후에 봤다는 사실에 아쉬움과 이제라도 봤다는 희열이 동시에 교차...

 

 

 

 

3. [鐵コン筋クリ-ト/철콘 근크리트](2006) directed by Michael Arias
- 마지막 교신이 완료된 후의 찌릿찌릿한 감동이란...

 

 

 

 

4. [Ratatouille](2007) directed by Brad Bird
- 브래드 버드가 천재임을 증명하는 영화.

 

 

 

 

5. [Factotum](2005) directed by Bent Hammer
-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영화에서 위트를 빼내고 일상에 현미경을 들이대면 이런 영화가 나온다.
맷 딜런의 연기는 최고.

 

 

 

 

6. [カモメ食堂/카모메 식당](2006) directed by 荻上直子/오기가미 나오코
- 이래서 일본 영화를 미워할 수 없다고...

 

 

 

 

7. [Junebug](2005) directed by Phil Morrison
- 근래 선댄스 가족 이야기의 가장 큰 성취.

 

 

 

 

8. [Ne le dis à personne/Tell No One](2006) directed by Guillaume Canet
- 가슴을 때리는 스릴러란 이런 것.

 

 

 

 

9. [Perfume : the Story of a Murderer](2006) directed by Tom Tykwer
- 폄하되는 경향이 강한 영화지만 후각적 요인을 이토록 놀랍도록 시각적 향연으로 표현한 영화도
없는 듯. 게다가 후반부의 그 고전적인 회화의 이미지란...

 

 

 

 

10. [時をかける少女/시간을 달리는 소녀](2006) directed by 細田守/호소다 마모루
- 순위 좀 더 올려도 전혀... 무방한 가슴 청정표 성장 에니메이션.

 

 

 

 

11. [the Fountain](2006) directed by Darren Aronofsky
- 이 영화가 혹평을 들은 이유를 난 모르겠다고 다시 한번 말합니다.

 

 

 

 

12. [Sicko](2006) directed by Michael Moore
- 이 다큐를 본 후, [그레이 아나토미]의 쿨한 인턴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같잖게 느껴졌다는...

 

 

 

 

13. [Shooter](2007) directed by Antoine Fuqua
- 적어도 오락적인 의미에선 최고의 성취물 중 하나.

 

 

 

 

14. [武士の一分/무사의 체통](2007) directed by 山田洋次/야마다 요지
- 무사...씨리즈(?) 1편에 이은 수작이다. 가장 어두운 내용이고 처절하지만, 그만큼 설득력있다.
기무라 타쿠야는 연기를 잘한다기보다 그만의 아우라가 대단하다는 걸 절감.

 

 

 

 

15. [Sunshine](2007) directed by Danny Boyle
- 또다른 의미에서 거장의 반열에 오르고 스스로의 미학적 성취를 거두는 감독.

 

 

 

 

16. [Hot Fuzz](2007) directed by Edgar Wright
- [Shaun of the Dead]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정말 즐거웠다는.

 

 

 

 

17. [Mysterious Skin](2005) directed by Greg Araki
- 그렉 아라키 감독의 이름에 아직도 주목해야 할 이유, 그리고 조셉 고든 레빗이라는 배우에 대해
다시 한번 주목해야 할 이유.

 

 

 

 

18. [Filantropica](2002) directed by Nae Caranfi
- 루마니아산 블랙 코미디, 진중한 영화적 미학이란 바로 이런 것 같아요.

 

 

 

 

19. [Red Road](2006) directed by Andrea Arnold
- 너무 성급히 엔딩을 본 것 같지만, 그 외로움의 여운이 오래도록 가시질 않았다는...

 

 

 

 

20. [Brysomme Mannen,Den/성가신 남자](2006) directed by Jens Lien
- ㅎㅎ 요즘 인터넷을 돌아다니면... 우리 넷(NET)은 꼭... 이 성가신 남자가 사는 세상 같아요.

 

 

 

 

21. [Bridge to Terabithia](2007) directed by Gabor Csupo
- 아이들에겐 이런 영화만 보여주고 싶습니다.

 

 

 

 

22. [the Weather Man](2005) directed by Gore Verbinski
- 고어 버번스키를 다시 보게 해 준 힘있는 영화. 마이클 케인의 연기에는 숙연함까지...

 

 

 

 

23. [오래된 정원](2007) directed by 임상수
- 아... 임상수 감독은 이제 영화에 개안한 듯...

 

 

 

 

24. [Half Nelson](2006) directed by Ryan Fleck
- 좌절한 지식인의 솔직한 모습.

 

 

 

 

 

25. [花よりもなほ/하나](2006) directed by 是枝裕和/고레에다 히로카즈
- 사랑을 얘기하는 아이러니한 복수의 방정식.

 

 

 

 

26. [Art School Confidential](2006) directed by Terry Zwigoff
- 오히려 할 말이 너무 많은....

 

 

 

27. [Cashback](2006) directed by Sean Ellis
- 이 정도까진 아닐 수 있지만 그 상큼한 발상에 업...

 

 

 

28. [Babel](2006) directed by Alehadro Amenabar
- 전작만큼은 아니지만 그 정교한 플롯에는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29. [우아한 세계](2007) directed by 한재림
- 상투성을 담보로 하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라스트 씬.

 

 

 

30. [the Lookout](2007) directed by Scott Frank
- 조셉 고든 레빗... 이 영화에서 연기를 잘 했다고 생각은 안드는데...
그 존재감이라니...

 

 

 

30. [Little Children](2006) directed by Todd Field
- 너무 순위가 낮네...? 음...

 

 



WORST 15

 

1. [the Covenant](2006) directed by Renny Harlin
- [D-War]와 자웅을 가리는... 레니 할린 감독님의 삽질... [Mindhunter]같은 긴장감도 없는...

 

 

 

 

2. [D-War](2007) directed by 심형래
- 이젠 더 얘기하고 싶지도 않다.

 

 

 

 

3. [好きだ/좋아해](2006) directed by
- 느릿느릿... 폼잡는 다고 다 예술 영화가 아니라고...

 

 

 

 

4. [Dreamgirls](2006) directed by Bill Condon
- 좋아하는 분들 넘 많으시지만... 난 도대체 빌 콘돈의 뮤지컬 씨네가 뭐가 재밌는 지 모르겠다.

 

 

 

 

5. [Next](2006) directed by
- NEXT!!!

 

 

 

 

6. [Eragon](2006) directed by
- 용그리느라 CG 비용 다 쓰고나니... 돈이 없더라...
존 말코비치는 과감히 2탄을 기약하며 용을 불러내지만... 2탄은 절대 만들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7. [the Holidays/로맨틱 홀리데이](2006) directed by
- 정말... 이런 영화에 카메론 디아즈, 쥬드 로, 잭 블랙, 케이트 윈슬렛이 다 나오다니...
황당하기 짝이 없고, 눈물나게 유치한 하이틴 로맨스.

 

 

 

 

8 [Dead Silence/데드 사일런스](2007) directed by James Wan
- 뭐냐 이건... 난 James Wan 감독에 적응이 안돼.

 

 

 

 

9. [Fantastic 4 : the Rise of Silver Surfer](2007) directed by
- 이젠 그만 만드세요.

 

 

 

 

10. [なぐりもの/ 나구리모노](2005) directed by 스나가 히데아키
- 치아키 센빠이... 영화 골라서 나와주세요...

 

 

 

 

11. [Wilderness](2006) directed by
- 허허... 처음엔 [Dog Soldiers]를 연상케했으나... 곧... 그 바닥을 드러내는...

 

 

 

 

12. [Number 23](2007) directed by Joel Schumacher
- 내용도, 짐 캐리의 연기도 모조리 안습이었던 영화.

 

 

 

 

13. [Premonition](2007) directed by
- 내 머리를 테스트하는 뒤죽박죽 스토리...

 

 

 

 

14. [300](2007) directed by Zack Snyder
- 비주얼 좋다고 나머지까지 다 끌어안으면 [D-War]를 무작정 CG의 성취 운운하며
옹호하는 논리와 뭐가 다르냔 말이다. 물론... 이 영화의 내러티브는 단순하고 단선적이지만
비논리는 아니다. 정말로...

 

 

 

 

15. [Accepted](2006) directed by Steve Pink

- 적당히 장난쳐야지...


 

 

 

 

 


[MirrorMask](2005) - directed by Dave McKean
2005 / approx 105min / UK

며칠 전 aipharos님, 민성이와 함께 [MirrorMask]를 봤습니다.
보다보니 민성이가 이 기괴한 환타지는 'Peter Sis의 책과 비슷하다'고 하더군요.
전 Peter Sis의 책이라곤 '마들렌카'밖에 몰라서 영화가 끝나고 책을 보여달라고 했더니 찾아서 보여줬습니다.
정말... 비슷하네요.
사실 전 [MirrorMask]를 보면서 오시이 마모루의 1986년작인 [天使のたまご/천사의 알]을 생각했고,
몇몇 에피소드는 우습게도 Terry Gilliam의 [Monty Python and the Holy Grail]을 떠올렸거든요.
(특히 스핑크스가 오히려 질문을 당하고 쩔쩔 메던 모습... 사실 따지고 보면 연관성 없네요)

[MirrorMask]는, 환타지가 아이들의 무정형적인 상상력과 유년시절에 대한 혐오와 공포,
그리고 환경에 대한 불안을 반영한다는 의미에서 완벽하게 부합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영화야말로 내가 생각했던 환타지 영화라고 생각해요.
물론... 내용은 지나치리만치 단순하면서도 계몽적이지만(ㅎㅎ) 그렇더라도 잘 생각해보면
아이들이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문제를 잘 엮어서 풀어 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Sunshine](2007) - directed by Danny Boyle
2007 / approx 108 min / UK

[Sunshine]은...
[Transpotting], [Millions], [28 Days Later]의 Danny Boyle 감독의 SF입니다.
Danny Boyle은 이제 또다른 의미에서의 거장이 된 듯 합니다.
수많은 비평적 분석 이전에 긴박한 움직임과 비주얼, 그리고 탁월한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이질적 분위기로 독보적인 감독이 된 듯 합니다.
저나 aipharos님이나 그의 [Millons]도 엄청 좋아하거든요.
[Sunshine]의 처절함은 대단히 설득력있습니다. 난데없이 [Event Horizon]의 샘 닐같은 존재가 나타나면 생뚱맞을 수 있는데,

그건 바로 거대한 운명 앞에 초라하게 주저앉아 도망치기 급급한 인간들의 수퍼 합체 결과물...정도더군요.
따지고보면 캐릭터들의 특징도 도드라진 것도 아닙니다. 캐릭터들간의 관계는 그리 촘촘하게
표현되지 않고 그저 스쳐지나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매력이 캐릭터에게서 나오는
건 도대체 무슨 이유인지... 참 의아하네요.
간만에... 죽여주는 SF 영화 한 편을 봤다는 생각이 듭니다.

**
[Sunshine]의 캐시 역인 로즈 번(Rose Byrne)은 얼마전 [28 Weeks Later...]에도 비중있는
조연으로 나왔지요. 두어달 전에 본 [the Dead Girl]에도 나왔는데... 그 우울하면서도 침착해
보이는 마스크 때문인지 대단히 디스토피아적인 영화에 자주 얼굴을 내보이네요.
[황혼의 사무라이]의 그 멋진 배우인 사나다 히로유키... 나오는 건 다 아실테고...
최악의 SF 영화 중 하나인 [Fantastic Four] 중 한 명인 크리스 에반스(Chris Evans)도 나옵니다.
양자경 누님도 나오시고... 당근 주연은 우리 킬리언 머피(Cillian Murphy)시고...

 

 

 

 

 

 

 

[Little Miss Sunshine] directed by Jonathan Dayton, Valerie Faris
2006 / approx 101 min /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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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예전에 올린 적이 있는 [Little Miss Sunshine].
너무 인상깊게 본 영화이고, DVD도 구입을 했습니다만 HD-Rip도 오늘 아침에 깨자마자 다운
받았습니다. 하도 많이 하는 말이지만... DVD와 HD-Rip의 이 극명한 화질 차이는 참... DVD
구매자로서 난감함을 느끼게 됩니다.
아무튼...
다시 뒷부분만 봤는데... 너무 좋아요. 다시 봐도.
당근 스포일러 만땅이므로 이 영화 안보신 분은 그냥 패스~ 해주세요.


캡쳐 사진은 티스토리로 이사중 분실!!!!

 

 

 

리틀 미스 선샤인 컨테스트!

 

할아버지에게 비기를 전수받은 올리브 양... 등장


처음엔 밋밋하고 클래식한 안무를 보여주던데...


갑자기... 이렇게 돌변!!!


이 장면에서 완전 식겁!!!


우하하하!!!


관객들이 '걸레같아'라고 외치며 식장을 빠져나가고, 행사 요원들은 올리브를
무대에서 끌어내리려고 하자... 식구들은 응원의 박수와 몸짓을 시작.


결국은... 하나 둘 무대 위로 뛰어 올라가고.


이렇게 난장을 깝니다.


ㅎㅎㅎ


VW에 올라타 이곳까지 오는 여정을 이 영화를 통해 본 분이라면 왜 이 난장의
장면들이 가슴에 깊이 와닿는지 공감하실 거에요.


엄마도 함께.


다시 한번 고물 VW에 오르고...


전혀 다른 서로의 마음을 안고 gogo!

 

 

[D-War/디워]의 개봉일이 코앞으로 다가 왔다.
가뜩이나 이슈가 없는 국내 영화계에 [디워]는 단연코 최대의 화두가 되었다.
영화 종사자들은 어딜 가나 [디워] 얘기로 정신이 없다고 아우성이니...
흥행 여부와 관련없이 개봉 이전에 이토록 전국적인 관심과 논쟁을 불러 일으킨 영화는 없었던 것 같다.

인터넷을 도배하다시피한 네티즌들의 개봉도 안한 [디워]에 대한 찬미의 글들을 보면서 처음엔 난감함과
이를 넘어선 분노까지 느꼈었지만 지금은 그냥 덤덤한 씁쓸함만이 내게 남은 것 같다.
그동안 네티즌들이 한가지 논쟁에 절대적으로 들이대던 설익은 내셔널리즘과 억지 옹호가 이번 [디워]
건으로 인해 완벽하게 까발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이번엔 '[디워]가 아닌 인간 심형래를 전폭 지지하고 응원하는 대다수의 네티즌' VS '[디워]가 영화로서
온전치 못한 만듦새를 지녔다고 비평하는 언론과 그를 괄시한(네티즌 주장에 의하면) 충무로'의 구도로
확연하게 대립구도가 정리된다.

[디워]를 옹호하는 이들의 논리는 이렇다.
[디워]는 인간 심형래의 우직한 장인 정신이 빗어낸 산물이다. 자기 밥그릇 지키려고 발버둥친 국내 영화
종사자들과는 다르다, SF면 무조건 헐리웃이라고 생각해왔던 통념을 깨버린 쾌거다, 조폭 코미디와
저급한 로맨스가 판치는 한국 영화계에 유래없는 도전이며 인간 승리다...라는...
그러므로,
자국의 고집있는 장인을 응원은 못할 망정 '이유없이' 까지 마라. 까려면 [디워]보다 더 나은 영화를
만들고 나서 까라...는 거다.(이런 난감하기 짝이 없는 반론은 울나라 네티즌들의 장기 중의 장기다)

스크린쿼터 사수운동을 할 때 우리 나라 네티즌은 60% 이상이 스크린 쿼터 사수를 주장하는 영화인들을
밥그릇이나 챙기려는 족속으로 몰아 난도질했다. 아이러니하게 스크린쿼터 운동이야말로 사실상 한국영화
의 보호장치를 영화인들이 요구한 것인데 네티즌들은 철저히 시장 논리를 들이대며 경멸했고, 전혀 논쟁과
상관없는 배우들의 외제차 문제까지 들먹이며 쌍수를 들어 반대했다.
그런데 이번에 [디워]에 대한 네티즌들의 인식은 상당히 이율배반적이다. 그들은 [디워]가 자국의 영화
기술력의 긍지를 높여 줄 영화이므로 응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에 그 잘난 영화 평론가를 비롯한 '영화계 전반'이 순혈주의를 고집하며 태생이 다른 심형래를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경멸해왔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연민과 동정까지 곁들여지고, 여기에 설익고 위험한
내셔널리즘이 덧칠해져 기괴한 팬덤을 형성해 버렸다.

난 지금 탈레반에 인질로 잡혀 있는 한국인들에 대한 네티즌들의 거침없는 비난(죽어도 싸다. 살려 줄
필요없다. 갸들 살린다고 돈주면 탈레반은 다시 무기를 사고 테러를 감행하는데 도움을 주는 꼴아니냐)
을 보면서 이러한 네티즌들의 분위기가 [디워]에 대한 맹목적이다시피한, 그들은 논리로 무장했다지만
사실 어디서부터 반박을 해야할지 당황스러울 정도로 광범위한 에러를 보여주는 모습과 거의 대동소이
한 점이 두렵다.

아직 당도하지도 않은 영화를 영화로서 평가하지 않고 수많은 미확인 정보들이 확대 재생산되어 가며
심형래씨가 시대의 저속한 흐름에 반발한 선견인처럼 평가받고, 또 그는 이러한 흐름을 즐기는 듯한
인터뷰들을 줄기차게 하는 걸 보면(어제 '상상플러스'는 그 절정이었다) 이제 평론으로 밥먹고 사시는
분들은 영화산업과의 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답답함을 넘어, 걸핏하면 기괴한 팬덤을 형성하는
네티즌들의 눈치까지 봐야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 답답하다. 또 실제로 수많은 언론들이 네티즌을
의식하여 시사회 이후 점잖게 리뷰를 썼다(CG는 양호, 스토리는 약간 아쉽다)

옹호하는 이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해리포터...' , '다이하드', '트랜스포머'는 넙죽넙죽 재밌다고
받아 쳐먹고 '디워'는 왜 욕 하냐고.
난 보지도 않은 '디워'를 욕하고 싶은 마음 없다. 정말이지 처음부터 욕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욕하지도 않았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간의 심형래씨의 행보와 최근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어떤
관점에서 영화를 바라보는 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그러한 사람도 물론 비난받을 이유는
없지만 그 반대로 그가 마치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대변하는 듯한 분위기로 몰아가서는 더욱 곤란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로 심형래씨가 처절하게 추구한 것은 '성공'이지 잘 빠진 영화가 아니다. 이렇게 말하면 무슨
개소리냐, 잘 빠진 영화가 나와야 성공하는 건데...라고 반박을 할테지만, 심형래씨는 그간의 인터뷰
에서 [스파이더 맨], [반지의 제왕], [킹콩]을 모조리 언급하며 단순한 스토리를 지적했다.
난 [디워] 엔딩에 삽입된 에필로그의 황당함은 차치하고, 이런 심형래씨의 시각이 그가 어떻게 영화를
바라보고 있는 지를 명확하게 표현하기 때문에 그를 지지할 수 없다는 것 뿐이다.
다시 말하면 영화에 대한 개인적 호오 이전에 그가 이토록 한국 영화의 희망이자 장인처럼 숭상되는
현상을 경계하자고 하는 말일 뿐이다.
이전에도 얘기했지만 [스파이더 맨], [반지의 제왕], [킹콩]은 얼빠진 바보 단선 스토리가 아니다.
스파이더맨의 기본적인 스토리는 당연히 악당을 물리치는 것이지만, 여기엔 히어로가 개인적으로
짊어지는 처절한 자기 고뇌와 번민이 놀라우리만치 잘 표현된다. 우리가 스파이더맨이 2편에서
폭주하는 전철을 세울 때 가슴이 울컥하는 것은(그런 감정이 없으셨다면 죄송) 현실의 고뇌에 찌든
히어로의 처열한 모습에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건 스토리의 힘이고, 연출의
힘이며 배우의 힘이다.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가 단순히 반지를 파괴하러 가는 것은 맞지만 피터 잭슨은 모든 캐릭터를
살아 숨쉬는 현실의 캐릭터로 구현해 놓았고 영화적 완성도의 결이 조금도 떨어지지 않도록 3편의
대장정을 끝마쳤다. 난 심형래씨가 이 영화들을 보고 사적으로 그러한 감상을 가졌다고 한다면 조금도
비난할 마음이 없다.
다만... 심형래씨는 자신의 영화 [디워]에 지적된 단선적 스토리를 옹호하는 도구로 위 영화들을
언급했다. 이미 수많은 전세계 영화팬들이 감상하고 감동했던 보기 드문 영화들을 오로지 자신의
영화 한 편을 옹호하는데 거침없이 빌어다 썼다. 게다가 조금의 형식적 예우도 없이(물론 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가차없이 조소했다.
스스로의 영화를 거침없이 위 영화들과 비슷한 레벨에 올려 놓는 저 답답하고 오만한 마인드를 보고
그제서야 그가 왜 영화인들에게 무시를 받았는 지 알 것 같았다.
영화라는 것은 기술주의에 경도되어가는 현상이 보다 더 보편화되어 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종합
적인 예술이다. 적절한 스토리가 있어야 하며, 이를 현명하게 표현할 배우가 있어야 하고, 이를
극대화할 수 있는 조명과 미장센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이를 잘 버무릴 수 있는 연출자가 필요하다.
이러한 요소들이 잘 맞물려야 우리가 영화관에 앉아 있는 2시간여를 후회없이 보는 영화가 나오는
것 아닌가...

누군가 [트랜스포머]는 스토리가 역겨운데 재밌다고 봐놓곤 왜 [디워]는 스토리가 개판이란 소리만
하냐...고 반박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활자를 활자대로 믿는 무지한 교조주의로 목을 메고 있는 것을 보면 분노의
심정마저 든다.
[트랜스포머]는 기본적으로 역겨운 스토리가 맞다. 나 자신도 이 영화를 '너무나 재밌게'보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 아들이 나중에 자라서 '어렸을 때 [트랜스포머]를 보고 정의를 생각했다'...라거나
'영화를 결심했다'라는 말을 하게 될까봐 우스운 걱정이 들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트랜스포머]는 쓸데없는 트릭을 쓰지 않았다.
트랜스포머란 영화는 관객들에게 일체의 설명이 필요없는 스토리로 내달린다.
[디워]가 한국의 이무기 설화를 모태로 환생과 교감을 소재로 했다면 당연히 이를 이해하거나 온건히
설명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트랜스포머]는 이런 설명의 과정이 필요없다.
일방적으로 올바른 방향성을 갖고 직진하면 그만인 영화다. 게다가 이런 단선적 스토리가 힘을
얻는 것은 이전에도 얘기했듯이 마이클 베이가 가진 놀라운 역동적 액션의 구현 센스 덕분이다.
난 늘 마이클 베이를 윌리엄 프리드킨 이후로 가장 체이싱(chasing) 씬을 잘 찍는 감독이라고 생각
해왔다. [the Rock]보다 [Bad Boys 1,2]에서의 체이싱 씬을 보면 그는 횡과 종을 완벽하게 계산
하며 마치 체이싱 씬을 마이클 만의 시가전 액션처럼 구현하며 스펙터클을 최대한 이용할 줄 안다.
오락 감독으로서 이러한 센스는 가히 무소불위의 막강한 장점이다. 덕분에 [트랜스포머]는 어렵지
않은 이야기에, 완벽한 방향성을 가진, 완벽한 액션 영화로 탄생했다. 누가 이 영화에 섵불리 돌을
던지기 힘들게 만든 것이다.

난 [디워]를 아직 보지 못했다. 따라서 [디워]가 [트랜스포머]에 비할 바 아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트랜스포머]를 보고 그 스토리에 식겁한 기자와 평론가들이(난 기자와 평론가를 옹호하지
않는다. 절대로- 이건 그것과 다른 문제다) 거의 만장일치로 스토리를 지적한 것은 '설명의 필요가
있는 스토리'임에도 그것에 충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영화에 몰입할 수 없었다는 얘기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거다.

많은 이들이 말한다. '깔 생각은 말고 안되면 위로하고 격려해 달라'고.
난 그 분들에게 묻고 싶다. 왜 유독 심형래씨에게만 이러한 관용과 자비를 베풀라는 것이냐고.
그가 한 우물만 판 '장인'같은 사람이어서? 그렇다면 또다시 묻고 싶다. 그럼 어떻게든 좋은 영화
만들려고 힘든 영화판에서 작품을 만들었는데 처절하게 외면당한 수많은 감독들에겐 왜 그렇게
냉정하셨냐고. 그들이 '충무로'라는 시스템에서 영화를 만들었고 그건 SF같은 남이 가지 않는 길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묻고 싶다. 왜 그렇게 SF장르에 대해 호의적들이신지. 그것이 헐리웃에서나
부릴 수 있는 마법같은 거라 감히 넘보지도 못할 무언의 컴플렉스를 안고 있었는데 일갈에 이를
해소해주는 영화, 아니 사람이 바로 심형래씨여서냐고.

만약 그가 영화를 사적인 결과물로 생각하지 않았다면 수많은 부분을 양해해서라도 자신은 제작
으로 물러나고 연출은 다른 사람에게 맡겨야 했다. 그가 줄기차게 외치는 '성공'이라는 목표의식은
그가 영화를 어떻게 바라보는 지 가감없이 보여준다. 영화 엔딩에 삽입된 에필로그는 그가 [디워]
라는 영화를 철저히 사적으로 소유하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난 그런 그의 사고가 싫다.
만약 그가 인터뷰에서 '그간 설움도 많았습니다. 부족한 점도 많지만 정말 힘들게 노력했습니다.
즐겁게 보세요'라고 쿨하게 얘기했다면 난 분명히 심형래를 다시 봤을 거다.
하지만 그는 [용가리]때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용가리 2002]가 거의 단관 개봉된 것에 '뒤늦게' 분노하는 이들도 많다. 영화계가 짜고 심형래를
매장한 거라고.
언제나 시장 논리들이대길 좋아하시는 분들이 왜 이 문제에는 이런 찌질스러운 사고를 하시는지
심히... 의심스럽기만 하다.

네이버에 길게 댓글 올렸다가 수퍼 울트라 폭탄을 맞고 그냥 웃었다.
이게 정말 정상인지... 싶다.

 

 

 

 

 

 

 

 

[Persona](1966)를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인트로의 차가운 실험적 영상도 그랬지만... 정작 절 미치게 한 건 리브 울먼과 비비 앤더슨을
한 프레임에 넣고 빛의 강약으로 둘 사이의 '관계'를 극명하게 표현해낸 영상들이었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제 인생의 영화 중 한 편이 [Persona]였기도 합니다.
물론 [Sjunde inseglet, Det/the Seventh Seal/제7의 봉인]도, [Smultronstället/산딸기]도
두고두고 기억났었구요.

그 왕성한 창작욕은 80년대에도 여전하셨고, 2000년 들어서도 계속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커피프린스나 보면서 PC를 하던 제가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 노장 감독님께서 타계하셨다는 기사를 말이죠.

아마... 잉마르 베리먼 감독님 덕분에 전 영화를 '찾아'보기 시작했을 겁니다.
잉마르 감독님 덕분에 유럽의 실험 영화들을 여기저기 혼자 기웃거리며 찾아 보러 다닌 거구요.
그분이 돌아가셨다는데 슬프다거나... 그런 감정은 없습니다.
그토록 존경했는데 정말 희안한 일이죠.
그냥 편한 마음이 들 뿐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Ratatouille](2007) directed by Brad Bird
2007 / approx 110 min /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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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조조 9시...로 aipharos님, 민성이와 보고 왔습니다.
워낙 기대를 많이 했던 영화인데, 오늘 새벽 아래층이 너무 소란스러워서 정말 쌍시옷 욕만 하다가
잠을 설치는 바람에 아침에 aipharos님이나 저나... 정말 일어나기 힘들었답니다.
그럴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러다 영과관가서 자는 거 아닐까...하는 걱정도 했다구요.
어쨌든, 8시 20분경 영화관에 도착했습니다.
이번 달에만 벌써 세번째 극장 나들이인데요. [Harry Potter and the Order of the Phoenix], [Transformers]
[Ratatouille]... 입니다. 셋 다 민성이와 같이 봤지요.
그러다보니... 다 아이들이 관람할 수 있는 영화였고, 그래서 번잡함과 소란스러움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조조를 봤습니다. 오늘은 그동안 보던 롯데씨네마가 아닌 부천 현대백화점 내에 있는
부천 CGV 8에서 봤습니다.(더빙이 이곳에서 하더군요) 전 부천 CGV는 처음인데 롯데씨네마는
부평/인천 CGV와 달리 좌석간 간격이 너무 좁고 스크린도 작더군요. 다시는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이전 두 영화는 그럭저럭 어떻게... 넘어갔는데 사실 오늘 [Ratatouille]는 뒷좌석의 몰상식한 인간들
때문에 상당히 열이 받더군요. 의자를 끊임없이 주욱...밀거나 치질 않나 쉴새 없이 떠들지 않나...
쳐다보고 눈치를 줘도 뭐... 전혀~ 그런 철판들은 어떻게 깔고 있는지 신기합니다.

최악의 몰입환경, 게다가 민성이를 위해 '더빙'상영을 보는 등... aipharos님의 말에 따르면 '이런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야말로 '걸작'입니다. 아... 전 Brad Bird의
이전 두 장편, 그러니까 [the Iron Giant/아이언 자이언트], [the Incredibles/인크레더블]을 미치게
좋아라하는데다 특히 [the Incredibles]는 걸작의 반열에 올려놓길 주저하지 않는데요.
이번 [Ratatouille/라따뚜이]는 그를 넘어서는 그의 최고의 작품이자 나아가선 현존하는 상업 애니
메이션 중 가장 놀라운 성취를 거둔 영화라고 단언하고 싶습니다.

파리의 지하에서 음식 쓰레기나 먹고 연명하는 환경을 경멸하고 나름대로 놀라운 후각과 센스를
자랑하는 레미는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였던 구스또의 책까지 섭렵한 '생쥐'입니다.
레미는 우연한 기회에 운명처럼 구스또의 주방으로 이끌리게 되고, 그곳에서 이제 갓 입사한
음식엔 정말 소질없는 링귀니란 청년이 레미의 천재적 음식센스를 알게되어 이 둘은 기묘한
동거를 시작하게 됩니다. 레미 덕에 당연히 링귀니는 최상의 음식을 선사하게 되고 기껏해야
냉동음식까지 손을 대던 '한물 간' 레스토랑 구스또는 다시 한번 주목을 받게 됩니다.
다만, 문제가 있지요. 이미 고인이 된 구스또를 이어 주방장이 된 이는 이런 링귀니의 천재적
소질을 의심하게 되고, 나아가선 더 커다란 사실까지 경계하면서 그를 염탐하게 됩니다...

뻔한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천재적인 쉐프의 자질을 가진 생쥐...라는 설정 외엔 사실 뻔한 얘기일 수도 있는데, 이게...
그렇지가 않습니다. ㅎㅎ
전 이 영화를 '음식' 영화라고 예상했었어요. 우리의 입맛을 잡아 끄는 놀라운 프랑스 요리들이
마구 화면에 펼쳐질 거라... 생각했었죠. 하하~
이런 예상은 무참하게 빗나갔습니다. 이건 음식 영화가 아니었어요.
물론 주가 된 음식만큼은 놀라울 정도의 디테일로 표현되고, 아스파라거스등의 식재료도 놀랍도록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어요. 하지만 거기까지... 이건 음식영화가 아니였습니다.
영화의 대부분은 레미가 자신의 운명과 맞닥뜨려 조금씩 꿈을 실현하는 과정에 집중합니다.
링귀니는 철저한 조연에 불과하죠. 이건 레미의 이야기일 뿐이에요.
엄밀히 말하면 링귀니는 자신이 아직도 뭘해야할 지 모르는 청년일 뿐이고, 나중엔 그저 구스또의
후광을 받는 정도일 뿐입니다. 콜레트가 그에게 호감을 느낀 것도 사실 어리숙함에서 나오는
놀라운 음식솜씨...(이건 철저히 오해지만)로 인한 그만의 아우라!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그에 반해 레미는 달라요. 레미는 처음부터 자신의 열악한 환경에 안주하지 않고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명확한 목표 의식을 갖고 있었어요. 다만, 뭘해야할 지 몰랐고, 그리고 그걸 알 수도
없었죠.(도대체 어떻게 생쥐가 '난 인간 세상에서 최고의 요리사가 될거야'라고 생각할까요)
레미는 자신의 꿈을 링귀니의 몸을 빌어 이뤄냅니다. 그것도 기발한 방식으로 말이죠.
이에 의하면 링귀니는 그야말로 Puppet에 불과하죠. 심하게 말하면...거의 구체관절인형 수준이죠.
하지만 레미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링귀니입니다.
이 영화의 메시지는 여기 있는 것 같아요. ^^
여기까지만... 쓰겠습니다.
꼭 보시길 바랍니다. 정말 강추하는 영화에요.
다만... 아이들이 많은 시간은 피해서 보시길...

**
콜레트...의 목소리는 Janeane Garofalo(재니언 가로팔로)가 맡았습니다.
허허... 오랜만이네요. [Stay]에 나온 이후론... 전 처음입니다.
물론... 전 우리말 더빙으로 보는 바람에 도대체 원래 성우들의 목소리는 전혀 들을 수 없었지만...

***
[Ratatouille]는 Brad Bird의 오리지널 스토리입니다. 그의 재능에 놀라울 뿐이에요.
그의 차기작은 아마도 첫 실사영화인 것 같은데요. James Dalessandro의 원작을 각색한 [1906]
이란 영화가 될 거라고 하네요.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1906년 대지진을 소재로 했답니다.

****
네이버 지식검색에... '라따뚜이란 음식이 정말 있나요?'라는 글이 있고, 그 답변엔 '없다. 다만
영화는 있다'란 말도 안되는 답변이 달려 있더군요. ㅎㅎ
라따뚜이는 프랑스 니스 지방에서 유래한 농부들의 음식입니다.
이것저것 채소를 올리브 오일에 익힌 뒤 마늘이 곁들여진 토마토를 이용해 소금과 후추로 맛을
내는 요리랍니다. 구글에보니... 적절한 레시피와 와인 서브까지 다 나오더군요.
aipharos님은... 벌써부터 고민이랍니다... 어떤 맛인지도 모르는 음식을 민성이가 해달라고
조르고 있으니... 게다가 전 레시피도 찾아 놓고 말이죠. ㅋㅋ

 

 

 

*****
이 영화에서 마지막 냉혹한 음식 비평가인 Anton Ego의 캐릭터는 상당히 설득력 있어요.
그의 방이 절대부감으로 보여지는데... 완전히 관모양이더군요. ㅎㅎ 게다가 그가 타이핑을 치는
타이프라이터의 모습도 해골을 연상케하더군요. 위치는 완전히... 파이프 오르간치는 듯한
모습이구요. 평가 하나에 음식점을 죽이고 살리는...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음식 비평가들을
대단히 신랄하게 구체화했더군요.
그 덕분에... 마지막 Ego의 '라따뚜이'에 대한 비평은 그야말로 제가 요즘 본 그 어떤 영화의
메시지보다 묵직하게 와닿더라구요.


******
영화를 보고 나와서 현대백화점 옥상의 하늘공원을 갔습니다.
비가 약간 내리는 바람에 하늘공원엔 저희 식구뿐이었는데요. 물안개가 낀 것처럼 뿌연 모습이
무척 좋았습니다. 전 디카를 가지고 가지 않아서 못찍고, aipharos님이 Minilux로 찍었는데...
빨리 보고 싶네요.

 

 

 

 

 

 

 

2004년 18분짜리 단편이었던 [Cashback]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야간 수퍼마켓에서 주인공이 시간을 멈추고 아름다운 여성들의 나신을 화폭에 담는 이야기였는데,
어느 정도의 관음적 시선을 동반한 시각적 임팩트가 만만찮았어요.
물론 그걸 짧은 시간 안에 드라마로 엮어내는 능력도 제법 만만찮았습니다.

2006년 이 단편은 마치 프리퀄처럼 장편에 그대로 삽입된 채 극영화로 다시 찾아 왔습니다.
영국 브리튼 출신의 70년 개띠(동갑...) 션 엘리스(Sean Ellis)는 이렇게 첫 극장편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이 영화엔 [Harry Potter]영화 시리즈에 출연했던 션 비거스태프(Sean Biggerstaff)가 주인공 벤으로
출연합니다. 상대역인 샤론으로는 그 유명한 Emilia Fox가 나오는데요. 전 그녀의 마스크가 무척 좋아요.
왠지 창백해보이는 듯한 그녀 마스크가 아주 인상적이죠.
재밌는 것은... 여기서 연인 연기를 하는 둘의 나이 차이는 9년...정도라는 겁니다.

감상은... 생략하고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직접 캡쳐한 스크린샷만 올려 봅니다.
감상은 HD-Rip으로 했습니다. 이건 Blu-ray 립이 아니고 아무래도 HDNET의 화면을 스크리닝한 것 같은데,
그래서 HD-Rip치곤 화질이 약간 떨어지지만 DVD보다는 월등한 화질을 보여줍니다.
이미지를 클릭해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벤은 사귀던 여자친구 수지와 헤어졌습니다.

헤어지기 전... 수지는 폭주했습니다.

이 정도로 말이죠. -_-;;;;;;;;;;;;;;;;;

벤은 회화를 전공하는 미술학도입니다.

수지와 헤어졌지만... 그녀를 쉽게 잊기가 힘듭니다.

둘이 보낸 시간이 묻어 있는 많은 사물과 공간은 그를 더욱더 힘들게 하지요.

벤은 점점 더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그런 시간을 길들이고자 그는 수퍼마켓에 아르바이트로 취직합니다.

단편에서도 봤던... 그의 시간을 정지시키는 힘을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아름다움에 경도된 벤은 시간이 정지된 공간에서 아름다운 여인들을 그립니다.

관음적인 에로티시즘과 순수한 예술적 욕망이 종이 한 장 사이를 두고 줄타기를 하지요.

벤의 수퍼마켓은 단순한 시간떼우기 공간이 더 이상 아닙니다.

이 영화에서 진정한 루저들은 '꿈'을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지나치리만큼 냉소적으로 표현되었긴 합니다. 희극화되었고...

벤은 또다른 자신의 꿈을 꾸고 있는 샤론을 만납니다.

이제... 벤은 수지와의 아픈 시간을 잊고 자신의 꿈과 샤론과의 사랑을 제대로 가꿔 나갈 수 있을까요?

 

 

 

 

**
마지막... 등장하는 그림들은 정말 좋습니다.
아무리 영화를 위해 작업한 것이라고 해도 눈이 휘둥그래...해지는 그림들이더군요.

 

 

 

 

 

 

 

 


[Ne le dis à personne/Tell No One] directed by Guillaume Canet
2006 / approx 125 min / F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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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본 가장 멋진 스릴러였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마치 [Lemming]을 연상시킵니다. 프랑스의 스릴러들은 오도방정을 떨기 보다는 확실히
진중한 맛이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묘한 환타지와도 같은 아득한 이미지도 있구요.
[Lemming]도 그랬습니다. 적막한 느낌, 그리고 모든 시퀀스에서 베어나오는 긴장감.
이 영화도 마찬가지에요. 긴박한 상황이지만 왠지 모르게 적막한 기운들, 그리고 인물들의 클로즈업이 남용없이
사용되며, 핸드 헬드 카메라의 현실성이 모두 맞물려 탄탄한 이야기를 만들어 냅니다.
물론 이 영화의 원작은 Harlan Coben의 소설입니다. 국내엔 '밀약'이란 제목으로 출간된 것으로 아는데...
완간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소설 한번 읽으면 그냥 날밤 지새운다고 잘 알려져 있죠.
전 원작을 읽지 못해서 영화만 접했는데요. 원작을 읽고 싶어질 정도로 재미있습니다.

반전 아닌 반전이 있으므로 영화 내용을 얘기할 수 없고, 영화 내용을 얘기할 수 없으니 제가 말할 수 있는
감상도 지극히 한정됩니다만... 일직선으로 미친듯이 달리기만 하는 헐리웃 스릴러에 싫증이 나셨다면 이 영화는
반드시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영화가 정도에 충실하여 관객이 추측가능한 단서들을 복선으로 계속 배치하기 때문에(맥거핀 따윈 없어요)
이 영화는 결론을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그런 추측 가능한 결론때문에 이 영화를 시시하다고 단죄하는 분들도 계시던데... 그런 반전 강박증이야말로
연출가나 작가들에게 깜짝쇼를 강요하는 압박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좀 인지했으면 합니다.
언제나 영화란 결말에 이르는 과정에서 내공을 느끼고 희열을 느끼는 것 아닌가 싶네요.

주연을 맡아 죽도록 고생하는 François Cluzet(프랑소와 크루제)의 연기는 두 손가락 두 발가락 모두 다들 정도로
열연을 펼치고 기타 인물들도 과장과 비약을 넘지 않는 선에서 철저히 연기합니다.
카메라 또한 기교보다는 고뇌와 갈등 속에 흔들리는 감정을 완벽하게 포착해 나갑니다.
이렇게 정공법적인 스릴러야말로, 스릴러의 토양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우리나라가 벤치마크할 방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나라의 스릴러나 느와르가 모두 김지운 감독님의 [달콤한 인생]같은 옥동자일 수는
없잖아요.

아무튼... 정말 추천하고픈 영화입니다.

직접 캡쳐한 스크린샷입니다. 여기엔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티스토리로 이사하면서 사진 분실 ㅠㅠ


주인공 벡은 와이프와 동생,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벡은 와이프와 함께 둘만의 추억이 담긴 호수로 갑니다.

이 나무를 보니... 둘은 아주 오래 전부터 사랑을 가꿔온 사이 같아요.

아무도 없는 호수에서 둘은 사랑을 나누고 쉬고 있습니다.
이 장면은... 아무리봐도 [Lemming]에서의 어느 장면과 비슷하지요?

동생에 대한 사소한 말다툼으로 와이프가 먼저 일어나 건너 가 버립니다.
하지만... 이후에 와이프의 외마디 비명이 들리고 놀라 헤엄쳐 간 벡은 괴한에게 습격받고 쓰러지고 맙니다.

그로부터 8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벡의 직업은 의사... 브루노라는 갱이 혈우병을 앓는 자신의 아들을 데리고 와서 무조건
벡이 자신의 아들을 돌봐야한다고 소동을 부립니다. 그만큼 벡을 신뢰하고 있다는거죠.
그럴만한 사연이 있습니다.

그런데... 난데없이 벡만 열어볼 수 있는 계정으로 e-mail이 날아옵니다.
e-mail의 제목이 너무나 낯익은... 벡은 놀라 e-mail을 열어 봅니다.

그곳엔... 분명히 죽어서 화장까지 한 부인이 어딘지 모를 곳에서 카메라를 응시하고
촬영한 동영상이었어요.

벡은 아직도 찾아 가는 장인어른을 찾아갑니다. 장인어른은 이제 정년 퇴임한 경감 출신으로
와이프의 시체를 확인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벡은 이제 그녀의 실종 전의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그녀의 친구, 또는 관련된 이들을 찾아가 탐문하게 되지요.

하지만 아무래도 그녀의 뒤를 좇는 것은 벡뿐이 아닌 것 같습니다.

두번째 온 e-mail이 열리지 않아 절망하던 벡은 난데없이 흘러나온 곡을 듣고 계정을 알아채곤
PC방에서 e-mail을 열어 봅니다.

하지만... 벡이 와이프를 죽였다는 증거가 속속 발견되고 결국 벡은 경찰에게 철저히 쫓기는
몸이 되고 맙니다. 이 도주씬은 정말 처절합니다.

그의 변호사, 친구, 여동생... 이제 모두가 이 사건의 중심으로 끌려 들어갔습니다.

과연... 정말 벡의 와이프는 살아 있는 걸까요? 만약 살아 있다면 도대체 왜 이렇게 피해 있을까요?
그리고 죽었다면 과연 누가 죽인걸까요...?

**
이건... Harlan Coben의 원작 소설입니다.(전술했지만... 국내 출간도 되었습니다)
Harlan Coben은 에드거상, 샤무스상, 앤소니 상등을 휩쓴 추리소설의 대가...랍니다.
오락과 문학으로서의 추리소설의 정점에 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소설이 프랑스에서 영화화되었다는 점이 더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작을 읽지는 못했지만, 그 특유의 묵직한 중량감이 예술적 성취와 함께 제대로 구현되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전술했지만... 이 영화는 대단히 정공법으로 스토리를 다루고 있어요. 그리고 경박하지 않죠.
주인공은 벡은 시시껄렁한 농담을 하지도 않고, 마쵸적이지도 않습니다.
긴박한 심경이 일관되게 이어지죠. 그 덕분에 마지막 벡의 감정이 복받치는 장면은 대단한 설득력을
선사합니다.

 

 

 

 

 

 

 

[28 Weeks Later...] directed by Juan Carlos Fresnadillo
2007 / approx 99 min / UK, Sp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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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의 [Intacto]는 아주 인상깊었던 영화였어요.
타인의 행운을 뺏어 자기 것으로 만드는 이들의 얽힌 갈등을 대단히 명민한 템포로 잡아낸 최상품 스릴러
였지요. 정말 두고두고 인상깊은 장면들도 어디 한 둘이 아니에요.
특히 행운을 시험한다고 눈가리개를 하고 나무가 빽빽한 숲을 뛰어가는 장면은 긴박한 심장과 흥건해진
주먹의 땀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67년생인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 프레스나딜로는 이 놀라운 데뷔작 이후 너무 오랫동안 침묵했어요.
고작 이듬해인 2002년 3분짜리 단편 하나 발표한게 다 였으니까요.
젊은 감독이 과작을 해도... 정말 심하게 했네요.(어떤 사연이 있었는지는 찾아보지 않았습니다)

영국, 특히 런던은 많은 영화 속에서 디스토피아적인 이미지로 그려지곤 합니다.
이런 묵시록적인 이미지는 아무래도 영국이 폐쇄적 고립이 가능했던(역사적으로 해상봉쇄가 있기도 했던)
섬나라라는 점, 그리고 절대적 패권을 다투던 제국주의에서 급격한 산업혁명이 이루어진 대표적인 국가라는
점도 무시할 순 없을 겁니다. 가장 자본주의적인 방법으로 자본주의를 풍자하고 나아가 이를 파시즘으로
확대하고 비틀어댈 수 있는 곳이 영국의 런던이라는 공간입니다.
조지 오웰의 [1984]의 전제주의적 국가로 묘사되는 오세아니아도 가장 적극적으로 비유된 것이 영국이었고,
실제로 그러한 디스토피아적 분위기의 영화들에 소재로 차용되곤 했지요.

[28 Weeks Later...]는 전작인 Danny Boyle의 [28 Days Later...]로부터 28주 후의 이야기입니다.
대니 보일 감독의 [28 Days Later...]는 그동안 좀비들은 느릿느릿 움직인다는 통념을 무너뜨린 영화죠.
물론 엄밀히 말하면 좀비라고 할 수 없으나 그들이 사고능력을 상실하고 인육을 먹는 다는 점에서는
좀비와 다를 것이 없었어요. 조지 로메로 시절 이후의 좀비들은 느릿느릿 움직이며 다수가 서서히 옭죄어
오는 공포를 통해 생존자들의 폐쇄적 공간에서의 동선과 갈등 구조에 집중하면서 사회적 은유를 다뤄왔습
니다만, 대니 보일 감독의 [28 Days Later...]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상당부분 거세시키고 보다 직접
적인 액션 시퀀스에 주력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 와중에 등장 인물들간의 갈등도 여전히 지켜주고 있구요.
이후엔 잭 스나이더 감독의 리메이크작 [Dawn of the Dead]에서 보시면 역시 좀비들이 정상인과 같은
속도로 무섭게 질주합니다.
이제 등장인물들은 더이상 상대가 좀비라고 침착하게 생각하며 피신한다는 것이 불가능해진거죠.
진중한 서스펜스는 포기하고 긴박한 시퀀스로 다른 느낌의 서스펜스를 창출하는 것이 현재의 좀비 영화의
느낌입니다.(물론 다소 고전적인 [Land of the Dead]가 있긴 합니다)

[28 Weeks Later...]의 앞부분엔 전작과 전혀 상관없는 바이러스 감염 후의 어느 생존자들의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사실 이 장면에서부터 이 영화는 놀라운 연출력을 대놓고 전시합니다.
질주하는 돈(Robert Carlyle)의 모습과 보트로 뛰어들어 타는 모습은 정확히 말해서 자신의 [Intacto]
에서의 질주씬과 조지 로메로의 리메이크작인 [Dawn of the Dead]를 섞어 놓은 듯한 느낌입니다.
게다가 여기에 암울한 영화의 분위기를 한없는 절망의 나락으로 이끄는 일렉트로니카 음악들은 놀라운
오리지널 스코어입니다.

 

 

이제부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마 근래 본 호러/액션 중 가장 공포스러웠던 영화가 바로 이 영화가 아닐까 싶어요.
심박수를 증대시키는 긴장감이 정말 예사스럽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어 영화로서의 강도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런 잔인한 장면이 결코 많이 등장하지 않지만,
폐쇄적 공간에서 피신한 사람들이 갇힌 채로 우왕좌왕 어두운 곳에서 미친 듯이 감염자에게 도미노처럼
감염되고, 다시 다른 이를 감염시키는 이 장면은 보통 공포스러운 것이 아니에요.

게다가 자신의 안위를 위해 아내를 버렸던 돈(Robert Carlyle)이 특이한 신체 면역성으로 인해 감염자에게
물리고도 감염되지 않고 생존한 아내에게 용서를 구하고 키스하다가 감염되어 자신의 부인을 끔직하게
물어 뜯어버리는 장면은 대단히 가치 전복적입니다.
상대에 대한 책임으로 연속된 가족 관계에 대한 위선을 벗어던지고 적대적 폭력으로 물든... 그야말로
절망적이면서도 처절한 폭력을 보게 되는거죠.
이 장면의 충격은 정말 만만치가 않아요.

**
이 영화에서 다시 런던의 safe zone에 도착한 주인공 남매 중 남자아이에게 스칼렛(미국 군의학자)은
네가 이곳에 온 사람 중 가장 어리다...라고 말합니다. 그 남자아이의 나이는 12살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어린 아이들이 완전히 사라져버린 [Children of Men]과 같이 이 영화도 영국의 고령화와
젊은이들의 패기없는 삶을 은유적으로 빗대어 부르고 있습니다.

***
영국이 전제주의적 디스토피아로 다뤄진 영화들은 [V for Vendetta](2005), [Children of Men](2006),
[Brazil](1985)등...으로 쉽게 생각해낼 수 있습니다. 하나같이 걸작들이군요...
특히 [Children of Men]은 제가 올해 본 영화 중 단연코 최고입니다.

****
완전 엿되는 미군들과 달리 쿨한 모습으로 일관하다가 희생정신까지 보여주는 도일역은 [S.W.A.T]에서
팀원을 배신하는 역을 맡았던 Jeremy Renner가 맡았습니다.
이 영화에서 미군이 이끄는 NATO(그냥 미군...)군은 '상황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얘기하지만
한마디로 완전히 엿되고 맙니다. 그들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줄창... 얘기한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를 비꼬는 수완. 엄청난 네이팜으로 완전히 쑥대밭을 만들고 감염자, 비감염자 구분없이 학살을 해도
통제가 안되어 결국 safe zone 밖으로 튀어나가는 감염자를 멍하니... 쳐다보고 털썩 앉아 있는 미군
지휘부의 얼빠진 모습이란...

*****
그동안 좀비들은 본능에만 충실할 뿐 사고 능력은 없는 것으로 나왔습니다만,
이 방면의 본좌이신 George Romero 감독님의 2005년작 [Land of the Dead]에서는 처음으로
학습하는 좀비가 등장합니다. 이 영화의 마지막은 얼핏보면... 좀비와 생존한 인간들간의 공존을 모색하는
듯한 모호한 결말이었죠.

******
이 영화는 놀라우리만치 영리한 장면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만...
몇몇 중요한 부분들이 설득력이 떨어지곤 합니다. 돈이 생존해 있는 아내를 아무런 제지없이 찾아가는
장면도 그렇고(물론 영화 초반에 돈이 아이들에게 자신이 건물들을 관리(혹은 통제)하고 있음을 과시
하긴 하지만 감염자에게 물린 흔적까지 있는 아내를 지키는 병사도 없다는 것이 납득하기 힘들죠),
두 아이들을 프랑스까지 헬기로 운반해주는 것도 이해하기 힘듭니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이 영화를 폄하할 마음은 조금도 없네요.

*******
이 영화에서 엄청난 포스를 보여준 남매 중 누나역의 태미역은 신예 Imogen Poots가
맡았습니다. 케이트 블랜쳇의 분위기에 한없는 그윽함을 갖고 있는, 젊은 배우로서는 놀라울 만한
분위기와 외모를 보여주더군요. 기대가 됩니다.

 

 

 

 

Imogen Poots

 

 

 

 

 

그리고 영화 초반에 잠시 등장하는 카렌역을 맡은 배우는 Emily Beecham입니다.
Imogen Poots와 Emily Beecham 모두 신예들인데요, 앞으로 기대되는 배우라고 생각됩니다.

 

 

 

Emily Beecham

 

 

 

 

 

 

 

 

 


[the Astronaut Farmer] directed by Michael Polish
2006 / approx 104 min /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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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퇴근 후 미뤘던 만남을 가졌습니다.
예상보다 터무니없이 길어진 만남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무척 곤혹스럽더군요.
나중엔 그 자리를 빨리 빠져나가고 싶은 마음 밖엔 들지 않았어요.
그들이 나쁘다뭐다 이런 얘기가 아니라... 그저 같은 얘기를 해야하는 제 자신이 난감했던 것 뿐입니다.

조금전 이 영화를 봤습니다.
[the Astronaut Farmer]
이런저런 이야기는 다 쳐내고...
엄밀히 말하자면 이건 말도 안되는 얘기죠. ㅎㅎ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의 제가 이 영화가
얘기하고 싶은 저 대척점에 있는 대상이 되겠지만... 어쨌든 그렇게 보여요.
가족과 꿈... 뭐 이런 익숙하게 다뤄져온 미국식 헐리웃 러브 테마를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도
이 영화랍니다.
그런데 말이에요. 전 이런 모든 요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너무 좋았습니다.
IMDB나 언론들의 비우호적인 평가를 보아 왔는데... 전 이 영화 너무 좋았어요.
아마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가슴이 벌렁벌렁... 거리는 경험.
정말 영화보면서 이런 기분은 오랜만이거든요.

유명대학교 항공학도 출신에 공군에서 실제 우주비행사 훈련을 받던 찰스 파머(빌리 밥 손튼).
그는 시골에서 물려받은 목장을 경영하며 수년에 걸쳐 자신만의 로켓을 만듭니다.
놀라운 것은 그런 그를 귀여운 두 딸과 총명한 아들, 그리고 자애로운 와이프가 모두 이해해주고
격려해준다는 것이죠.
세상이 모두 그를 미쳤다고 손가락질하고, 은행에선 대출 기간을 더이상 연장하지 않겠다고
찰스 파머를 조여오지만, 그는 가족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꿈을 향해 매진합니다.
그가 로켓 연료를 의뢰하자 FBI, CIA가 모두 불순세력으로 그를 주시하게 되고, 이것이 매스컴의
반향을 얻어 그는 전국적인 유명인이 되어 버립니다.
과연 찰스 파머는 우주로 날아 오를 수 있을까요?

제가 가슴이 벌렁벌렁했다니... 뭐 결론이야 다들 짐작하실 거에요.
하지만 이건 영화로 보셔야 합니다. 그 어떤 스크린샷도 올리지 않는 이유는 그 이유에요.
찰스 파머의 'the DREAMER'가 목장 창고의 천정을 통해 날아오르는 그 순간.
그걸 지켜보는 저의 가슴도 마냥 벌렁벌렁... 뛰었답니다.
뭐라고 해야할까요. 그야말로 그 흔해빠진 '꿈' 얘기, 그러니까 현실에서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하나하나씩 벗어 던지게되는 그 '막연한' 꿈 이야기를 찰스 파머가 결국엔 구현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그의 로켓이 하늘을 향해 올라갈 때 가슴이 찡하게 뭔가 울컥하는 기분이 드는거 같아요.
이 장면 하나로 이 영화는 제 완소영화가 되었습니다.

 

 

**

찰스 파머역의 빌리 밥 손튼의 연기는 정말... 흡인력있습니다.
의지도 있고, 달관한 듯한 4차원의 세계에 사는 듯하면서도 가족을 아끼는 찰스 파머의 캐릭터를
너무나 잘 구현했어요. 그리고 두 딸들... 너무 귀엽더군요. ㅎㅎ
와이프역은 Virginia Madsen이 맡았어요.([Number 23]에서도 헌신적인 와이프였던...)
61년생인 그녀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말 아름답고 섹시하기까지 합니다.
총명하고 지적이면서도 반항적으로 보이는, 멋진 아들 쉐퍼드로 등장하는 이는 Max Thieriot
입니다. 88년생이네요. 또 한명의 완소남 탄생입니다...

 

 

***
감독 Michael Polish는 2003년 [Northfork]를 연출했습니다.
이 영화는 저도 aipharos님과 예전에 봤는데요. 무척 인상깊은 시퀀스들이 등장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소 실험적이기도 했구요.
비상업적 요소들은 이번 [the Astronaut Farmer]에서 많이 쳐냈다고 보지만... 그래도
절정부분의 장면장면의 총명함은 여전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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