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t Food Nation] directed by Richard Linklater
2006 / approx 116 min / UK,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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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a Scanner Darkly/스캐너 다클리](2006)을 비롯, [Before Sunset](2005), [the School of Rock/
스쿨 오브 락](2003), [Tape/테이프](2001), [Waking Life/웨이킹 라이프](2001), [Before Sunrise](1995)
등으로 네티즌이 가장 선호하는 감독이 된 리차드 링클레이터의 2006년작 [Fast Food Nation]에
도대체 어떤 배우들이 등장하는 지 먼저 보겠습니다...

 

 

 

 

 

 

Catalina Sandino Moreno, 바로 충격적인 멕시칸 dope-carrier들의 현실을 다룬
[Maria Full of Grace]의 주연을 맡았던 배우...
정말 우아한 아름다움을 지닌 배우에요.

 

 

 

 

Greg Knnear, 워낙 많은 영화에 출연한 유명 배우라... 딱히 어느 영화에 나왔다고
말하기가 힘들 정도의 배우. 최근으로 치면 아무래도 자신의 이론을 출판하려고
안달이 났던...(9단계 이론 ㅠ.ㅠ;;) 남자로 나온 [Little Miss Sunshine/리틀 미스 선샤인].

 

 

 

 

Luis Guzman, 역시 수많은 영화에서 조연으로 자주 보이던 배우. 의외로 인디영화에도 자주 얼굴을 내밀지요.

 

 

 

 

Paul Dano... 역시 [Little Miss Sunshine]에서 항공조종사를 향한 꿈을 위해 침묵의 서약을 지키던 아들...

 

 

 

Patricia Arquette, 내가 좋아하는 Rosana Arquette의 동생. 그리고 [Lost Highway]의 그녀.
여기선 Ashley Johnson의 엄마로 나오더군요. 한눈에 알아 봤어요. 근데 살이...무척 불었더군요.
좌측이 Rosanna Arquette이고 우측이 Patricia입니다. Rosanna가 나온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나... 마틴 스콜시즈 감독님의 이색작 [After Hours/일과 후] 였습니다.ㅎㅎ


 

 

Kris Kristofferson... [Blade]의 휘슬러, 제겐 [Lone Star](1996)의 찰리 웨이드 보안관으로 확실히 기억되어 있는 명배우.


 

 

Bruce Willis, 말이 필요없이 유명한 배우.

 

 

 

 

Ethan Hawke, ㅎㅎㅎ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단짝 배우 에단 호크.

 

 

 

Avril Lavigne, 에이브릴 라빈. 국내에도 상당히 팬이 많은 틴로커출신. (이젠 틴에이저가 아니죠)
국내에선 '아무 생각없는 가수'로 알려진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대척점에 선 가수처럼 여겨지는... (하지만 음악은 역시 내 취향은 아닌)

 

 

 


Lou Taylor Pucci 그리고 [Thumbsucker]와 [the Chumscrubber]의 바로 그!!!
[Thumbsucker]와 [the Chumscrubber]는 예전 영화감상&추천 코너에 올렸듯이 모두
제가 2006년에 본 영화 40선에 포함된 영화들이랍니다.

 

이런 비범한 캐스팅으로 범벅이 된 영화가 바로 리차드 링클레이터의 [Fast Food Nation]입니다.
게다가 영화엔 'Friends of Dean Martinez'의 음악이 계속 흐르죠.
이 영화는 미국 식품 산업 이면의 추악함을 까발리는 선동적 영화입니다. 선동적 영화가 대중적 호소력을 가지려면

신랄한 고발 영상뿐 아니라 이를 얘기하는 화자들의 정신도 함께 부연되어야 하지요.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쉽게 보여주기 힘든 고발 영상과 쟁쟁한 의식있는 배우들까지 모두
끌어들여 제법 성공적인 모양새를 구축했답니다.
게다가 이건 이미 널리 알려진 에릭 슐로서(Eric Schlosser)의 책을 바탕으로 탄탄한 스토리까지 갖고 있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영화가 지닌 선동적인 폭발력은 다소 얄팍하다는 느낌을 버릴 순 없어요.
이 영화는 '처분'되는 빈민국의 노동력이 거대 산업의 그림자에 어떤 연관 관계를 갖고 비극적
관계를 갖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역설적으로 추악한 식품 산업의 이면을 폭로하는 방식을 취하고있습니다.
폭발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다소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느나 그간 우리가 고발 영상을 통해 보아온 불법이민자들에 대한

착취와 열악한 환경으로 인한 재해의 위험, 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착취자들의 행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죠.
그만큼 우린 수많은 고발 영상을 접해 오면서, 그만큼 익숙해졌다는 생각을 하니... 참 끔직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네요.
네... 헐리웃도 그래요. 아무리 자신들의 문화적 오만과 수많은 편견들을 수많은 지성인과 수많은 예술인들이 비판해오지만,

그것 자체를 타자화시켜 상업적으로 포장하는 이 놀라운 헐리웃의 블랙홀같은 식성에는 입을 다물 수가 없어요.

버거킹과 맥도날드를 겨냥하여 일취월장하고 있는 '미키즈'는 '빅원'이라는 대박 상품으로 영업순항을 하던 도중,

패티에서 소똥이 검출되었다는 학생들의 주장을 접하고 '돈'(그렉 키니어 분) 을 파견하여 실태를 조사하게 합니다.
여기서 돈은 당연히 현실을 접할수록 자신의 도덕적 양심과 개인적 거취에 대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지요.

그 이면엔 잠깐의 전화통화에서 알 수 있듯 잦은 이사, 아이들에 대한 교육등의 경제적 책임 문제가 이유가 되겠구요.
다른 지점에서 학생들이 중심이 된 환경 운동 모임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허구한 날 앉아서 대책을 논의하지만 고작 결정하는 건

'항의 편지' 보내기입니다. 여기서 파코(루 테일러 푸치 분)는 탁상공론이나 할 바엔 그린피스처럼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소리치죠.
자, 그래서 이들은 무언가를 실행하기 위해 방을 나섭니다.
멕시코에서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은 이들은 소도축 공장으로 배정을 받습니다.
엄청난 냄새와 끔찍한 일들을 경험하는 이들은 멕시코에서 일주일 또는 그 이상에 벌 돈을
하루만에 벌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 끔찍한 일을 감수합니다. 그리고 허망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게 되지요.
하지만 그들은 소모품의 먹이사슬 중간에서 또다시 소모되고 희생됩니다.

영화의 에너지는 크게 느껴지지 않아도 마지막 도살 장면의 충격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얼마전 미국의 수입쇠고기 개방 요구에 즈음하여 MBC에서 방영했던 미국의 극악의 사육 환경을 보고 충격을 먹은 것의

몇배는 더 강력한 영상이에요. 이건 분명히 공중파에서 다룰 수 없는 영상이며, 국내에선 이런 영상을 담을 수도 없었을 거에요.
그런 이유로 이 영화는 19세 등급입니다. 두번의 섹스씬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것보다는 이 장면들 때문일거에요.
평범한 영화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선동 영화로서의 생명력을 갖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적어도 이 영화를 보고 용감하게 햄버거를 먹을 용기가 나진 않거든요.
그냥 느끼는 것은... 인간이란 정말 잔혹하고 이기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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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또다시 시간이 흐른다면 이 영화를 본 충격의 기억은 희석된 채 햄버거를 먹겠죠?
버거킹같은 대형 버거 체인에 안가본 지는 거의 반년이 된 것 같아요.
하지만 '수제 패티는 괜찮은거 아냐?'하면서 크라제 버거나.. 쿠겐하임을 찾았죠.
앞으로 또 그럴 것 같구요. ㅎㅎ
그런데 정말 문제는 패티의 위생상태가 아니라 소가 도살되는 과정이었어요.
정말... 충격적이기도 하면서 무척 슬프네요.

 


***
Spoon의 곡들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주로 사용된 곡은 Friends of Dean Martinez의 곡들입니다.

아리조나에서 1994년 결성된, 나름 잔뼈 굵은 포스트록 그룹입니다.
여기서... 엔딩부에 흐르는 곡은 'A Place in the Sun'입니다
이곡은 이들의 2000년작이자 대표작에 수록된 탑트랙입니다.

 

 

 

 

 


Joseph Gordon Levitt.
2005년작인 [Brick]에서의 분위기 만땅의 포스를 기억하시는 분위기를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겁니다.(만약 이 고전적인 탐정 영화를 재현한 듯한 제법 영리한 탐정극을 보셨다면 말이죠)
얼마 전 그간 보지 못했던 Greg Araki감독님의 [Mysterious Skin]을 보고 그 판이하게 다른 분위기에
다시 한번 놀랐답니다. 이 영화는 어린 시절 겪은 일로 인해 판이한 삶을 살아가는 두 주인공의
혼란스러운 성적 혼돈을 다룬 영화인데요. 겉으로는 판이한 삶이지만 그건 단지 이들이 상처받은
심리를 표출하는 방법이 반대였던 것이지 결국은 똑같은 피해자라는...
하여튼 두 영화의 모습은 너무 판이했지만 우수가 가득한 눈빛과 묘한 매력의 분위기는 여전하다는거죠.
두 영화에서의 모습을 한 번 보세요.(모두 직접 캡쳐입니다)

먼저... 2005년작 [Brick]의 스샷들입니다.
했으나 블로그를 여러번 이사하면서 스샷들은 없어지고 구글링 했죠 ㅠㅠ

 

 

 

 

 

 

Mysterious Skin

 

 

 

함께 있는 여자배우는 미쉘 트라텐버그입니다.
지금 막 자막이 풀린 [Black Christmas]에 나온 배우죠.

 

 

 

Michelle Trachtenberg

 

 

 

 

 

 

 

Brick

 

 

이 사진과 바로 아래 사진에 조셉과 같이 있는 여자는 Nora Zehetner(노라 제트너)입니다.
오늘 오전에 2화보다가 그만 둔 미국드라마 [Heores]에도 등장하더군요.
이 영화에서 스타일... 정말 좋답니다.

 

 

 

 

Nora Zehetner

 

 

 

 

 

Jake Gyllenhaal, Lou Taylor Pucci과 함께 가장 기대할 만한 남우 중 하나인 Joseph Gordon Levitt.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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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으로 데뷔했기 때문에 필모그래피가 장난이 아닙니다.
[Latter Days]나 [10 Things I Hate About You]등의 영화로도 국내에 알려져 있지요.
[Havoc]에도 나왔는데... 여기선 워낙 앤 해더웨이가 야하게 나와서... 기억도 안나요. ㅎㅎ

 

 

 

 

 

 

 

 

주인공 유이는 정말 맑고 아름다왔다.
그런데... 난 주인공 '유이'가 아니라 그녀의 친구인 토오리야마 아이리...에게 꽂혔다.
쿠하~
그리고 이 영화 말야... 난 뭐... '이러이러해서 이러해서 이렇게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무지 민망하게 내 예상을 빗나가네... 그래서 넘 좋았다.

1989년생(헉...나랑 거의 20년 차이! 이건 조카도 아니라 딸뻘...)
일본 사이트엔 신체 사이즈도 참으로 정확히 나와주신다. 162cm, 45kg, B...W...H...등.
가수란다. 쿠하...
뭔가 비범해보이기도 하고... 쿨해보인다. 매력이 있다. 훔.

 

 

 

 

 

 


[Hot Fuzz] by Edgar Wright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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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un of the Dead]를 연출했던 바로 그 Edgar Wright 감독의 신작.
영국 박스 오피스에서 지난 주 2위에 오른 영화이며, imdb의 user 평가가 8.2점에 이른다.
전작인 [Shaun of the Dead]도 8.0에 이르지 않았나.
나 역시 진한 페이소스로 내 뒷통수를 후려 갈긴 [Shaun of the Dead]가 정말 인상 깊었다.
보면서 전복적 발상이란 이런 거야!라고 낄낄거리다가 감탄하기를 러닝타임 내내... 반복했던 기억.

이번 영화도 Action과 Comedy를 뒤섞어 그만의 블랙 유머가 영화 전편을 가득 채우는 듯 하다.
게다가 [Shaun of the Dead]의 영국식 Loser를 열연했던 Simon Pegg이 이번에도 역시 주인공!!
기본적으로 설정을 코믹하게 그려대지만, 그는 코미디라는 장르 영화가 안주해있는 평온함과는 거리가
멀게 '쎄게' 나간다. 예측할 수 없는 순간 등장인물이 죽어버리고, 좀비가 되어버리고, 결국엔
씁쓸한 공존까지 해야 했던 [Shaun of the Dead]를 생각하면 이번에도 마냥 낄낄 거리고 웃을
수는 없지 않을까...하는 예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내용? 모른다. plot line은 읽어보지도 않았다.
그저 몇 장의 스틸컷만 본의 아니게 봤을 뿐.
그래도... 예고편은 한번 보자구.

 

 


 

Hot Fuzz Official Trailer #1 - (2007) HD

 

 

 

 

 

 

 

 

 

 

 

 

 

 

 

 

 


조금 전 aipharos님과 함께 임상수 감독님의 [오래된 정원]을 봤습니다.
감히... 임상수 감독님의 역작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이런 영화가 나와주다니 한국 영화에 대한 희망을 낙관하게 되지만,
이 영화가 납득하기도 힘든 흥행스코어로 상영과 동시에 변칙 상영되다가
바로 내려버렸다는 사실은 절망도 함께 가져다 줍니다.
저 역시 영화관에서 보지도 못했기 때문에, 크게 할 말도 없지만 말입니다.
영화 평론가인 김영진씨도 컬럼을 통해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가
변칙 상영 시간때문에 두 번이나 헛걸음한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
자본의 논리가 시장의 유연성과 다원성을 압도하는, 아니 장악하는 한국 시장에서
과연 앞으로 이런 영화가 나올 수나 있을까?하는 걱정과 회의부터 듭니다.

[천하장사 마돈나]의 참패, [가족의 탄생]의 흥행 참패... [아치와 씨팍]의 참패,
[오래된 정원]의 참사 수준의 흥행 참패... 친절하지 못한 영화는 절대 먹히지
않는 이상한 영화 시장...
다행히 친절함과는 다소 거리가 먼 일본의 영화들이 조금씩 공감을 얻으며,
기본적으로 관객들도 롤모델을 찾는 느낌이 들지만 말입니다.
이런 영화가 꾸준히 나와 주었으면 합니다.

아...
이 영화 정말 좋았다구요.
[그해 여름]도 같은 이야기를 하지만, 그 영화가 개인과 개인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 중심을 맞췄다면, [오래된 정원]은 개인과 개인이 역사에 함몰되고
희생되면서 이를 극복하고 희망을 얘기하고, 그 시대에 희생된 사람들에 대한
절절한 속죄의 진정성을 놀랍도록 아름다운 촬영과 함께... 보여 줍니다.
황석영 작가님의 원작을 전 읽지 못했습니다만, aipharos님 말로는 그 느낌은
다르지만 원작을 억지로 좇는 다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네요.

 

 

 

 


 

 

 

[Mar Adentro/Sea Inside,the] by Alejandro Amenabar

2005년... 저와 aipharos님에게 잊혀지지 않는 감동을 선사했던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Mar Adentro/Sea Inside,the]가 이제 국내 개봉됩니다.
2004년 작이니 벌써 3년이 지나... 지각 개봉을 하는군요.
이렇게 지각 개봉을 하는 영화들의 기준을 전 당췌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국내 판권이야 예전에 샀을텐데, 과연 지금에서야 개봉해서 뭘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네요.
아, 물론 개봉해주는 사실엔 너무너무 감사하지만 말입니다.

김태우, 문소리 주연의 [사과]는 도대체 언제 개봉할까요...?
멀티플렉스 시대라고 개봉관은 차고 넘치지만 개봉일을 붙잡지 못해 몇년을 밀리는 영화들이
어디 한 둘이 아니지요. 게다가 부가판권 수익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특성상 이 영화들은 개봉
하지 않는다면 제작비를 고스란히 다 까먹는 셈이 됩니다.

얘기가 엉뚱하게 샛길로 빠졌는데요.
칠레 출신의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이미 [Tesis]와 [Open Your Eyes]로 그 명성을 날린데다가, 2001년엔 지금까지도 무수한
호러 영화와 심리 공포 영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the Others]로 거장의 반열에 오른 그입니다.
생각보다 무척 과작하는 감독인데요.
전 aipharos님과 [Mar Adentro]를 봤을 때 충격을 금할 수 없었어요.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과 균형잡힌 시선, 그리고 인간에 대한 기본적으로 따뜻한
애정으로 충만한 이 영화는 Bird-Eyed View의 놀라운 카메라 워킹이 온 몸에 전율을 휘감는
그야말로 걸작 중의 걸작이랍니다.
이 한 편으로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는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실화를 다뤘다는 사실도 관심의 대상이지만, 안락사를 원하는 Javier Bardem(하비에르 바르뎀)
출중한 연기와 촘촘한 디테일의 플롯은 그야말로 격찬에 격찬을 받아도 아까움이 없답니다.

혹시나... 아직 못본 분이 계시다면 이번 기회에 꼭 보시길 바랍니다.

 

 

 

 

 

 

 

 


Alejandro Jodorowsky /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10여년 전, 울나라 씨네마테크를 전전하던 매니어들에겐 사실상 경외와 동경의 감독님이셨던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감독님이 내한하셨습니다.
처음으로 영화 기자에게 부러움을 느낍니다.
이번 주 Film 2.0에 인터뷰와 그분의 특집이 실려 있어요.

아시는 분들도 계시다시피 고 존 레논이 조도로프스키 감독님의 영화를 너무 좋아하여 제작비를
전액 투자하는 것은 물론 그의 매니저인 앨런 클라인을 통해 모든 계약을 체결하게 했지요.
하지만 앨런 클라인은 자신의 기득권을 남용, 결국 이 위대한 감독의 일생을 발목잡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유명한 사건이지만 뤽 베송 감독이 [제 5원소]를 통해 무단으로 조도로프스키 감독님의
그래픽 노블을 카피...해버리죠.

덕분에 그분의 전설적인 영화인 [El Topo]와 [Holy Mountain]이 정식발매되지 못하는 불운을
겪어왔고 수많은 영화 매니어들이 가슴을 쳐왔습니다.
2002년... 길고 지루한 분쟁이 끝나고.
이제 드뎌... 앵커베이에서 이 분의 DVD를 출시합니다.

우리가 지금 머리 속에 막연히 상상하는 '컬트적'인 이미지와 분위기들은 사실 조도로프스키 감독님의
영화들에게서 나온 거라고 봐도 과언은 아닙니다.

그분의 DVD가 온전히 국내에도 소개되길 바랄 뿐입니다.

 

 

 

 

 

 

 

 

 

 

 

2007년 1월 1일부터 3월 10일까지 본 영화들.
총 55편입니다. 작년 1년 내내 168편을 봤는데 올해 벌써 55편이니, 올해는 영화를 좀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aipharos님이나 저나 취미가 잘 맞아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감히... 점수를 적었습니다. 그럴 능력도 자격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나중에 다시 자료를 봤을 때
이 영화는 어떤 영화인데 이렇게 재밌게 느꼈나...(혹은 그 반대) 뭐 이런 재미도 있을 것 같아요.
정말 주관적인 느낌이니 재미로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1. [A Prarie Home Companion] 8.0 - 로버트 알트먼 감독님 영화 중 전 제일 좋았어요.
2. [Night at the Museum] (극장) 7.5 - 신나게, 어떻게 러닝타임이 다 지가간지도 모르게.
3. [Accepted] 6.5 - 끝까지 말도 안되지만 유쾌한 대입 사기극.
4. [Severance] 7.0 - 제법 재밌게 본 호러물.
5. [Battle of Wits/묵공] 8.0 - 기대 하나도 안했다가 너무 재밌었던 영화.
6. [Rocky Balboa] 8.0 - 진부함과 설익은 미국만세를 뒤덮어버리는 진정성
7. [Apocalyptio/아포칼립토] 7.5 - 열심히 뛰다보니 역사가 변하였더라.
8. [Invincible] 7.5 - 이 영화가 뭐였는지 기억이 안나네... 기억났어요. 마크 월버그 주연의 미식축구
영화. 내용은 전에 본 [Rookie]와 비슷... [Rookie]가 야구 소재라는 점만 다르고. 재밌었답니다.
9. [the Guardian/가디언] 6.5 - 멘토를 요구하는 시대. 케빈 코스트너... 아직 팔팔하십니다.
10. [Gridiron Gang/그라이디언 갱] 8.0 - 다른 건 다 필요없고, 난 the Rock이 좋아.
11. [Children of Men/칠드런 오브 멘] 10.0 - 설정은 Cafe Flesh의 확장판,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주연배우들의 연기도, 카메라의 놀라운 움직임도 모두 최고.
12. [Catch a Fire] 7.5 - 팀 로빈스가 조금만 더 입체적이었다면...
13. [Unknown/언노운] 7.0 - 한정된 공간만큼 딱... 그만한 크기의 영화.
14. [천년여우 여우비] (극장) 7.0 - 다시 확인하게 된 '언제나'의 가능성과 '언제나'의 실망.
15. [the Quiet] 7.0 - 다 필요없고 내 좋아하는 이 두 여배우만 보면 오케...
16. [the Pursuit of Happyness/행복을 찾아서] 7.5 - 뻔한 주류 편입기인데 이상하게 눈물이 나네?
윌 스미스는 정말 만만한 오락 배우만은 아닌 듯.
17. [Blood Diamond/블러드 다이아몬드] 7.5 - 즈윅은 언제나 도덕을 숭배하지만 이를 표현하는 방식은
의외로 폭력적인 듯 합니다.
18. [the Prestige/프레스티지] 7.5 - 음... 신경쇠약증에 걸린 마법사들. 난 무대 위의 화려한 마술을
보고 싶었던 것도, 설득력없는 반전을 기대했던 것도 아니지만, 이 영화는 끝까지 날 맥빠지게 했어요.
19. [Flags of Our Fathers/아버지의 깃발] 8.5 - 말을 줄이고 가슴을 풀어 헤친 장인의 정신.
20. [the Lives of Others/타인의 삶] 8.0 - 이데올로기를 뒤흔드는 건 투쟁도 뭣도 아닌 애틋한 사랑.
21. [Lonely Hearts] 7.0 - 사실... 제임스 갠돌피니와 셀마 헤이엑까지 나올 영화는 아니였던 것 같다.
22. [an Inconvenient Truth/불편한 진실] 7.5 - 부시가 그랬지. 엘 고어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엔
야생동물과 실업자만 가득할 거라고. 부시, 네가 만든 미국은 뭐가 가득한 거지?
23. [Flandres] 7.5 - 브루노 뒤몽의 이야기에 처음으로 공감을 하다.
24. [Dreamgirls/드림걸스] 5.5 - 이 영화 좋아하시는 분께는 정말 죄송... 음악도, 상투적인 내용도,
조금도 공감안되었던 영화.
25. [Art School Confidential/아트스쿨 컨피덴셜] 8.5 - 위험한 질문을 끊임없이 관객에게 던지는 발칙함.
26. [Perfume : the Story of a Murderer/향수] 9.0 - 예상가능한 마지막 장면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율.
27. [007 Casino Royal] 7.5 - 무지... 열심히... 뛰더라.
28. [Eragon/에라곤] 5.5 - 용그리느라 돈을 다 썼는지... 스케일이 용가리 수준이니... 가뜩이나 앙상한
내러티브 위에서 용 혼자 쇼를 하느라 힘들었는데, 무척 보기에 안스럽더라.
우리 말코비치 형님이 막판에 용을 등장시키며 2탄을 기약하시던데... 젠젠 무리...
29. [Babel/바벨] 8.5 - 보다 글로벌화된 소통 부재의 현실.
30. [타짜] 8.5 - 이 정도로 재미있을 줄은 몰랐어요. 정말!!!
31. [Stranger than Fiction/소설보다 이상한] 8.0 - 내가 컨디션 개판으로 졸면서 보지만 않았서도!!!
32. [Marie Antointte/마리 앙트와네트] 7.5 - 스타일과 선곡에 두 엄지 손가락 다 올립니다만... 소피아,
이 영화를 만든 의도가 뭔가요?
33. [the Departed/디파티드] 8.5 - 하도 [무간도]에 비해 별로...라는 얘기를 들어서 기대 안했는데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다만, 양조위에서 보여주던 그 피곤함, 절망감과 초조함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겐
오직 '신경질적'으로만 나타나더군요. 양조위가 얼마나 좋은 배우인지 느끼게 해주는 영화. 하지만
잭 니콜슨의 연기는 경이로움 그 자체.
34. [the Holidays/로맨틱 헐리데이] 4.5 - 도대체 뭐냔 말이다. 이 낯뜨거운 영화는.
35. [Charlotte's Web/샬롯의 거미줄] (극장) 7.0 - 민성이가 좋아하더라.
36. [Wilderness] 6.0 - 초반엔 [Dog Soldiers]의 냄새가 풍겨 기대 만빵, 후반엔 맥빠진 채 50분을 달리더라.
37. [Waiting] 7.0 - 화장실 유머로 가득하지만 즐거운 영화. 음식점에서 일하는 자들을 화나게 하지 말지어다.
38. [the Queen/퀸] 7.5 - 렐렌 미렌의 연기에는 놀라울 뿐. 다만... 이 영화 자체에 대해서는 삐딱한 시선.
39. [그해 여름] 7.5 - 정말 뻔한 사랑 이야기인데 왜 이리 맘에 남는지 모르겠다. 이병헌도 수애도 멋지다.
40. [Nagurimono/나구리모노] 5.0 - 치아키 센빠이! 이런 영화에 나오지 마삼!
41. [Breakfast on Pluto/명왕성에서 아침을] 8.0 - 미루다미루다 뒤늦게 본 닐 조던의 수작. 좋아좋아.
42. [Borat/보랏] 7.0 - 끊임없는 배설과 욕설과 멍청한 짓거리로 미국을 희화하다.
43. [Bridge to Terabithia/비밀의 숲 테라비시아] (극장) 8.0 - 이런 영화를 아이들과 같이 보는 거랍니다.
44. [ニライカナイからの手紙/니라이카나이로부터 온 편지] 7.0 - 재미는 있습니다. 아오이 유우란 배우를 보는
즐거움. 거기에 덤으로 완전 조연이지만... 히가 마나미를 보는 재미. ㅎㅎ
45. [Half Nelson] 8.5 - 무기력한 지식인들의 절망감.
46. [Elementarteilchen/소립자] 8.0 - 멋진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였던 영화.
47. [Factotum] 9.0 -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흔적은 언제나 쓸쓸합니다. 맷 딜런 생애 불후의 연기.
48. [Good Shepherd/굿 세퍼드] 7.5 - CIA의 역사를 다 끄집어내지만 역사의 주변인에서의 시각 그 이상은
나아가지 못합니다.
49. [Cashback/캐쉬백](단편) 7.5 - 재기발랄, 양안충혈!
50. [Yureru/유레루] 8.0 - 쓰리고 아픈 가슴으로 영화를 반추합니다.
51. [the Road to Guantanamo/관타나모로 가는 길] 8.5 - 영화 보는 내내 쌍시옷 욕만 나오던 고발극.
52. [Kamome Diner/카모메 식당] 9.0 - 저도 갈매기 식당에서 일해보고 싶어요.
53. [the Return/리턴] 9.5 - 진정한 천재 감독의 데뷔작.
54. [Letters from Iwo Jima/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7.5 - 말이 많아지다보니 가슴이 힘을 잃는다. 내게 남은 건
처참하게 찢겨지는 젊은 육신들뿐. 난 전작이 더 좋다.
55. [Sublime/서브라임] 8.0 - 어찌보면 산만하고, 어찌보면 전복적이지만 영화적 재미만큼은 충분.

 

 

 

 

 

 

 

[Vozvrashcheniye/the Return] Directed by Andrei Zvyagintsev
2003 / Russia / 105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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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이 즈비아진세프 감독 이름은 물론 들어봤습니다.
2003년도에도 상당히 떠들석 했던 이름이어서 영화는 보지 못했어도 감독의 이름만은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죠.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이후로 국제 영화계의 변방으로 전락한 러시아 영화를 부흥시킬 감독이다...
비탈리 카네브스키 감독을 능가할 씨네 아티스트다... 이런 정말 최고의 극찬을 들어온 감독이니까요.
그리고 얼마전 국내 DVD 출시된 것을 바로 구입했고, 며칠 뒤인 오늘 이 영화를 aipharos님과 함께 감상했습니다.

보고 난 후 aipharos님은 정말 울고 있었고, 저도 넋이 빠졌습니다.
이 영화를 근 4년만인 이제서야 봤다는 사실도 우스웠고, 그나마 이렇게라도 볼 수 있었다는 사실에도 안도했고,
그리고 이런 말도 안되는 영화를 데뷔작으로 만들어낸 이 감독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너무 궁금해졌습니다.
IMDB에서 출연 배우 bio를 보다가... 이 영화에서 정말 천재적인 연기를 보여준 실질적인 주인공인 블라드미르
가린 (1987년생)이 사망했다는 걸 보고 또다시 가슴이 무너지네요.
블라드미르 가린의 죽음에 대해서는 맨 아래 다시 잠깐 언급하겠습니다.

12년 만에 돌아온 아버지.
어디에서 무얼 하고 왔는 지도 알 수 없고, 너무나 태연하게 아침 식사 자리에 앉은 아버지.
아버지는 난데없이 두 아들에게 낚시 여행을 가자고 제안하고 세부자는 이렇게 여행 길에 오릅니다.
하지만 이들의 차가 집에서 점점 멀어지는 만큼 흘러가버린 12년 간의 소통의 벽도 철옹성마냥 조금도 그 틈을
열지 않고 오히려 이들의 여정을 곤혹스러운 파국으로 몰고 갑니다.

소통할 수 없는 아버지와 아버지라고 부르고 싶지만 아버지가 부재했던 시간의 울분을 참을 수 없는 아들,
그리고 그런 아버지의 일방적인 태도에 동경을 갖고 좇는 아들... 이들의 모습들을 보면 러시아의 복잡다난한
현재의 모습, 구세대와 화해할 수 없는 젊은 세대로서의 시각... 이 모든 것들이 점철되어 머리를 짖누릅니다.
그냥 소통하지 못한 아픈 가족의 이야기로 바라봐도, 이데올로기적인 테마로 바라 봐도, 치유할 수 없는 깊은 강을
건너버린 세대 간의 아픔의 시각으로 봐도, 이 어떤 시각으로 봐도 이 이야기는 너무 가슴 아주 저 깊은 곳부터
뒤흔들고 가슴 속에 멍이 들도록 후벼 팝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 영화지만, 그럴려면 어쩔 수 없이 영화 내용을 얘기해야 할 것 같아서

도저히 얘기를 꺼내기가 힘듭니다.
DVD라고 해봐야 Special Feature로는 예고편과 말도 안되는 스틸컷...뿐이지만 그런 빈약한 볼륨은 다 상관없고
이 영화는 그 자체로만도 놀랍고 경이로운 영화랍니다.

이 영화가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놀라움을 넘어서 부러움과 시기...좌절감으로 이어지고,
2003년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에 이 영화가 노미네이트조차 되지 못했다는 사실에 아카데미가 얼마나...
쓰레기같은 상인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2003년 베니스 영화제 5개 부문을 석권했습니다.

 

**
아래는 DVD를 직접 캡쳐한 스샷입니다.
이상하게 파워DVD로 캡쳐하며 언제나 화면비가 비정상으로 나와서리... 인위적으로 좀 눌렀어요.


***
베니스 영화제에서 상을 받고 기뻐하는 안드레이 감독과 동생역의 이반 도브론라포프.
하지만, 안드레이 감독의 웃음도 잠시... 수상 소감에선 요절해버린 천재 배우
블라드미르 가린에게 영광을 돌리며 눈물을 쏟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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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드미르 가린의 죽음에 관해서 국내 모 영화전문 웹진과 블로그에서 전혀 말도 안되는
기사와 텍스트가 실려 있던데요. 모 영화 전문 웹진에선 그가 추락사했다고 적혀 있더군요.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그는 보트 전복 사고로 익사한 것이구요.
괜한 고인의 죽음을 쓸데없는 쥐어짜기식 소설로 확인도 없이 덧붙이는 기사들은 무척 난감하고
화가 나네요. 개인 블로그도 아니고 웹진에서 말입니다.

 

 

[かもめ食堂/카모메 식당] directed by 荻上直子/오기가미 나오코
2006 / 102min / Japan, Finland

2006년 신도 가네토상 은상 - 오기가미 나오코
2006년 제80회 키네마준보 베스트10 일본영화 9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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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는 [the Man Without a Past]의 주인공 Markku Peltola...가 나옵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는 그 어떤 나이스 걸...도 나오지 않습니다. 저로선 참기힘든 일이었어요!
하지만... 이 영화는 꼭... 보시길 바랍니다. 정말 후회하지 않을 영화랍니다.(아... 이 진부한 수사란)
하단부에 스크린샷... 직접 캡쳐해서 올렸습니다. 꼭 보시구요.

우리나라의 영화는 대체적으로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오른 것이 사실입니다.
전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을 보고 이런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놀랍고 흥분되었었답니다.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을 보고 전 서슴없이 2006년 최고의 영화라고 손꼽았구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의 영화 시장은 엄밀히 말하면 그리 밝지 못합니다.
극장 개봉 수입과 부가 판권 수입이 2:8 정도인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는 극장 개봉 수입이 거의 90%에 육박,
일단 극장 개봉 첫주에 흥행을 내지 못하면 무조건 깡통을 차야하는 구조입니다.
이러다보니 자꾸만 민병훈 감독의 [포도나무를 베어라]나 다른 작은 영화들처럼 슬리퍼 히트나 스테디 히트를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영화들이 설 자리가 없어집니다.
영화의 외형적 성장이 너무 두드러지다보니 오히려 작은 영화들이 설 공간이 대안적으로 마련되지 못했고, 그나마 있는 씨네마테크도

정말 제 주관적인 생각입니다만, 너무 예술 지향적 성향이 강하고, 그나마 자립화할 수 있는 여력도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영화를 보는 일본 영화인들도 대체로 부러움 반, 시기 반의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어느 일본 영화 관계자는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이 한국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분해하고 있다라고 말하기까지 했습니다.
네, 솔직히 '웰-메이드'의 기준에서 보면 한국의 영화들은 어느 정도의 스케일과 구성력을 갖추고 있고

그런 면에서 일본 영화를 앞서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일본 영화를 결코 무시할 수 없고, 아니 나아가선 일본 영화에 대한 부러운 마음을
솔직히 갖고 있습니다.
이들의 영화는 어찌보면 지나치게 소박한 경우가 많고,

국내 개봉된 영화들은 대부분 통속적 멜로에 기댄 일본 영화만 죽어라 상영해주지만 아시는 분은 아시듯,

일본 영화의 외피를 하나하나 벗기고 들어가보면 이들의 영화 중 정말 가슴과 머리를 완전 100% 환기시켜주는

영화들을 수도 없이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실 겁니다.

[카모메(갈매기) 식당]은 바로 그런 영화 중 하나입니다.
굳이 키네마준보 선정 2006 베스트 10위 안에 뽑혔다는 걸 얘기하지 않아도, 이 영화는 보는 이에 따라서
분명히 2006년 최고의 영화일 수가 있습니다.
전 이 영화를 잘 모르다가 aipharos님이 보고 싶다고 해서 본 영화인데

정말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뜨질 못했답니다.
기본적으로 서사적 구조에 익숙한 분들은 이런 영화가 뭐가 재밌냐고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영화는 전혀 어려운 예술 영화도, 그렇다고 잰 채하는 영화도 아닙니다.

핀란드의 헬싱키에서 조그마한 일본 음식 가게를 낸 주인공 사치에(고바야시 사토미).
그녀는 한달 새 단 한 명의 손님도 없이 파리만 날리는 가게에서 꾸벅 꾸벅 졸기 일쑤지만, 다른 이들처럼
회나 초밥을 내는 일본 음식점이 아닌, 일본 가정에서 먹을 법한 오니기리(주먹밥)과 가정식을 위주로
식단을 짜고, 이를 고수하는 나름의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다 첫 손님 톤미라는 젊은 핀란드 청년이 들어오게 됩니다.(이 청년은 일본 애니에 푹...빠진 청년입니다.
갓챠맨-(우리나라에선 독수리 오형제)-의 가사를 알려달라고 하지요)
이후 우연히 여행인지 아닌지 애매모호한 이유로 핀란드에 오게 된 미도리라는 여성을 만나게 되고,
그녀 역시 카모메 식당에 주저 앉게 되지요.
그리고 또다른 한 명의 여성이 이곳을 찾게 됩니다.

대략 이러한 스토리로... 전반부가 지나가게 됩니다. 후반부는 직접 보시길 바라구요.
이 영화에는 정말로 제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핀란드 배우가 등장합니다.
그건 바로 마르쿠 펠토라(Markku Peltola)...입니다.
제가 핀란드의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를 엄청나게 좋아한다는 것은
아는 사람들은 알고 있습니다.
그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2003년작인 [the Man Without a Past]의 주인공이 바로
마르쿠 펠토라...였답니다. 전 이 배우가 나와서 정말 깜짝 놀랐답니다. 너무 반갑기도 했구요.
이 영화는 아키의 영화 중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개인적으로 가장 별로였던 아키의 영화)외에
유일하게 국내에 DVD 출시되었습니다. 뭐.. 판매량은 참담하다지만...
그 영화에서도 마르쿠는 말이 별로 없지만, 이 영화에서도 역시나... 말이 별로 없습니다. ㅎㅎ
많이 나오지도 않구요.

어쨌든...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영화에 대한 얘기는 많이 할 수가 없겠습니다만,
전 너무나 인상깊게 이 영화를 봤습니다 .
수많은 개인의 욕망을 억누르고 살아왔을 중년의 여성들이 무언가 밝혀내지 않는 개인의 오랜 기억들을 다 묻어두고
핀란드에 오게 된 후 서로가 서로에게 소통하는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영화 도중 사치에가 '세계 어디를 가도 슬픈 것은 슬픈 것이고

기쁜 것은 기쁜 것이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바로 이 영화가 얘기하고자하는 바와 일맥상통하는 듯 합니다.
사람 한 명 오지 않던 카모메 식당이지만 사치에는 자신의 경영 철학을 굽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실 스스로
에너지를 조금씩 잃어가고 있었던 것이고, 미도리라는 사람이 오게 되면서 조금씩 더 앞으로 나가기로 합니다.
스스로 변화를 다짐할 때 조금씩, 아주 천천히 그 결과도 다가오게 되고, 무엇보다 사치에의 음식과 사람에 대한
진심을 담아 음식으로 내놓을 때 작은 갈매기 식당이 북적거리게 되는 거죠.
어찌보면 인생 찬가에 지나지 않을 법한 이야기지만, 이 영화는 그렇게 단순하고 일차원적인 영화는 아닙니다.
핀란드의 아름다운 숲에서 자신을 휘감는 숲의 바람을 느끼며 그간 자신이 짊어지고 왔던 것에서 비로서 해방된
눈으로 바라보게되는 마사코의 장면을 보면 이 영화가 얼마나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갖고 카메라를 돌렸는지 알 수
있습니다.

 

**
그러고보니...
얼마전 맷 딜런 주연의 [Factotum]을 봤습니다.
이 영화도 정말 좋았는데요. 이 영화가 아키 카우리스마키가 제작한 영화였지요.

 

***
마르쿠 펠토라 주연의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 영화 [the Man Without a Past]입니다.
전 국내에서 발매된 DVD로 갖고 있습니다.

일본에 가면 아키의 전작을 물론 다 구입할 수 있는데... subtitle이 영어가 전혀 없어서 무척 곤란해집니다. 완전 저 혼자 보는게 되니까.


****
이 영화의 일본 DVD는 무척 독특하더군요. 꼭... 사고 싶어졌습니다. 빨리 구입해야 겠어요.

 

*****
영화 도중... 우리의 마르쿠 펠토라가 '코피루왁'이라고 말하는 걸 들을 수 있습니다.
코피루왁은 서양에선 Civet Coffee라고 부르는 최고급 인도네시아산 커피를 말하는데,

원래는 Kopi Luwak(코피루왁)이라고 합니다. 움... 인도네시아에는 최상의 커피 열매만 먹는 사향고양이가 살고 있는데,

이 고양이는 커피열매를 씹지 않고 바로 삼킨다고 합니다.

내장을 타고 들어간 커피 열매가 그 속에서 자연스레 껍질이 벗겨지고 배설물로 나오는 것을 '체리'라고 부르는데,

바로 이 생두를 받아 깨끗한 상태로 만들어 제품을 출시한 것이 바로 Civet Coffee라고 합니다. 즉, Kopi Luwak인거죠.

이건 일본에서 거의 다 싹쓸이해간다고 하네요. 가격은... 450g당... 움...32만원 정도랍...니다.
어이구...

 

 

 

 

 

 

 

 

[ニライカナイからの手紙/니라이카나이로부터 온 편지] 2005
Directed by 熊澤尙人(쿠마자와 나오토)
이 감독은 얼마전 국내에도 개봉했던 [무지개 여신](우에노 주리!!!의)의 연출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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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이 유우가 나온 영화.
aipharos님이 무척 보고 싶다고 해서 낮에 챙겨 본 영화.
사실 속이 며칠째 너무 안좋아서 오늘 쇼핑이라고 나가고 싶었는데 그냥 집에서 뭉게고 있습니다.
덕분에 영화는 팍팍... 보고 있죠.
아들은 혼자 방에서 [캐러비언의 해적: 망자의 함]을 보고 낮엔 간단히 게임을 하고... 저와 별 짓을 다하고
좀 놀다가 나중엔 같이 택견 연습을 했습니다. 놀라운 민성이의 발차기 실력! 5품 공증의 실력! 우오...


이 섬은 너무 예쁘죠. aipharos님도 꼭 가보고 싶다고 하네요.
타케토미 섬입니다. 오키나와 쪽의...

 

 

 

 

아오이 유우는 깊이 있는 배우입니다.
아시다시피 이 배우 대단히 자의식 강한 배우로 알려져 있지요.
가만 보면... 꼭 다문 입이나 눈메가 범상치 않다는 게 느껴져요.
이 영화에서 그녀는 정말 피곤하고 힘들어 보입니다. 정말로 그렇게 지친 것 처럼 보여져요.
정말 무언가를 꾹 참은 듯 보이고...
그건 이 배우의 힘이겠죠.
향후 오랜 시간 일본의 영화를 짊어질 배우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덕분에 이 영화를 살린 건 아오이 유우와 타케토미 섬의 풍광입니다.
영화도 지루하지 않고 재밌었지만, 정말 이 영화는 아무리 봐도 이 두가지 요소에 거의 의존하지 않았나
싶거든요.

**
제가 나이스 바디라고... 했던 배우는 히가 나가미(比嘉愛未)...입니다.
1986년생이고 정말 오키나와 출생입니다. 키는 168cm...
www.higamanami.com 에 가봤더니...
광고 모델로 활동하다가 제가 그리도 좋아하는 Moss버거 CM도 나오고...
영화는 [니라이카나이로부터 온 편지]가 처음이라는군요. ㅎㅎ
사진 몇장 없는데... 올려 봅니다.

 

 

 


[Half Nelson] directed by Ryan Fleck
2006 / US / 106 min

3월 1일 영화 세편을 봤군요.
속이 안좋아서 어디 나갈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이 좋은 날... 원없이 영화만 보고 있습니다.
조금 전 [Half Nelson]을 봤습니다. 해외에서 상당히 평이 좋았던 영화이고, 영화의 완성도에 비해 상영관을
잡지 못해 고작 5만불...정도의 수익을 올리는데 그쳤다는 그 영화죠.
무엇보다 Ryan Gosling의 명연도 얘기가 많이 회자 되었습니다.
이 영화로 Ryan Gosling은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죠. 물론 상은 Forest Whitaker가 탔지만요.

브룩클린의 흑인 슬럼가의 학교 역사 선생님을 맡고 있는 주인공 던은 학생들에게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교육을
시키는 훌륭한 선생님이지만 밤에는 싸구려 마약과 술에 취해 나뒹구는 상반된 생활을 위태롭게 이어나갑니다.
어느날 우연히 그는 이러한 모습을 제자인 흑인 소녀 드레이에게 들키게 되고, 드레이는 던의 삶 속에 묘한 파장을 던지기 시작합니다.

이 영화는 Ryan Fleck이 2004년 만들었던 19분짜리 단편 [Gowanus Brooklyn]이라는 영화의 연장선상에 있는 영화입니다.

단편에서 선생님의 뒤를 캐는 제자의 모습을 담았다면 이 장편에선 서로가 서로에게 교감을
던지면서 위태한 삶 속의 실날같은 희망 한 올...붙잡는 의지로 서게 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던은 이상주의적이면서도 무기력합니다. 그의 책장에 꽂힌 책들도 이를 대변하고, 그는 대립을 통한 화해와
이상을 갈구하면서 이를 아이들에게 가르치면서, 자신 역시 즐겨 하는 이야기를 '변증법'이라고 툭툭 던지곤 합니다.
하지만 그는 그러한 이상적 사고와 달리 단 한 명의 사람조차 변화시킬 수 없는 무력한 지식인의 절망과 좌절을 보여줍니다.

조금도 무겁고 어두우며 힘겨운 공기를 걷어 낼 기운조차 없는, 자신의 문제 하나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싸구려 마약의 힘을 빌면서,

타인과의 관계가 깊어지고 상처받길 두려워하는 미약한 존재임에 스스로 절망할 뿐입니다 .
그런 던의 손을 잡고 일으켜주는 13세 소녀 드레이도 마찬가지죠.
그녀는 너무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고민과 판단을 스스로 해야만 합니다.

영화의 중간중간 던은 부시의 정책을 비판하지만 의도적으로 대단히 공허한 울림처럼 스쳐 갑니다.
그건 수많은 지식인들이 수많은 투쟁의 역사를 거쳐 일궈왔다고 자부하는 미국이 사실은 추잡하고 더러운
음모와 오욕의 역사로 점철되어 있고(실제로 아이들이 영화 중간에 실제 미국의 역사를 얘기하는 장면이 나오죠),
이로 인해 그 수많은 지식인들이 그릇된 이데올로기에 조금도 저항하지 못하고 속절없이 무너져 내린 듯한
패배감과 좌절감이 아주 깊이 베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치유하는 것이 얼마나 길고 지리하며, 아프고 통속적이기까지 한 가도 동시에 드러내고 있죠.

감상 따윈 싹 날려버리는, 끈끈한 엔딩의 여운이 오래도록 적셔지는 영화입니다.
꼭... 한번 보시길 추천합니다.

**
라이언 고슬링이야 그렇다치고... 드레이 역의 샤리카 엡스(Shareeka Epps)의 연기도 정말 좋았어요.
이 꼬마는 이 연기로 5개의 연기상을 거머 쥐었습니다.^^

***
이 영화엔 유난히도 Broken Social Scene의 곡들이 많이 흘러 나오더군요.
전 이들의 2002년작을 제일 좋아합니다. 다행히... 2002년작 [You Forgot It in People]에서 두곡이
발췌되었습니다. 한번 들어보세요.^^

 

 

 

'Stars and Sons' by Broken Social Scene

 

 

'Shampoo Suicide' by Broken Social Scene

 

 

 

 

 

 

* 역시... 2004년 5월경 쓴 글입니다. 요즘 완전 예전에 올린 글로 떼우는 군요.ㅋㅋ*

 

 

[Total Western]
Directed by Eric Rochant
2000 / 84 min / France, -12 r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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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 마피아나 한국의 깡패나 둘 다 깡패일 뿐입니다.
어디는 폼나게 양복입고 버젓한 사업한다고, 어디는 깍두기 머리하고 검은색 면티 딱 붙게 입고 다닌다고
서로 구분할 게 없습니다. 어느 경우든 서민들 피뽑아먹고 사는 점은 국회의원들과 다를 바가 없지요.
온갖 협잡과 배신이 난무하는 그곳을 우리 영화들은 너무 심하게 왜곡하고 미화시킵니다.

그런 개뿔 말도 안되는 조폭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그린 건 바로 류승완 감독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송능한 감독의 [넘버 3], 장현수 감독의 [게임의 법칙]이었습니다. 물론 이창동 감독님의 영화나 작년
류하 감독님의 영화도 포함할 수 있겠죠. 우정이고 의리가 개나발이고 협잡과 배신과 음모만이 판을 치는,
새파랗게 어린 학생들을 칼침받이로 내세우는 세상, 더이상 존경이란 없는 세상. 바로 그것이 조폭들의 세상
이라는 걸 적나라하게 드러내죠. 특히 작년 류하 감독님의 [비열한 거리]에서 조인성은 영화 감독 친구에게
이런 말을 건네죠. '어디 의리에 죽고 사는 진한 건달 영화 한 번 만들어달라'고. 기가막히게 우습고도 씁쓸한
대사...였지요.

[Total Western]은 [동정없는 세상]의 에릭 로샹 감독의 2000년작입니다.
주인공 베데는 마약을 거래해주면서 돈을 받는 과묵한 건달입니다.
어느날 자신의 보스이다시피 한 베르고자가 베데와 끈이 있는 마약 거래상에게 물건을 받아오라는 명령을
하죠. 아무 문제없이 거래가 끝날 수 있지만, 베르고자가 함께 보낸 멍청한 똘마니 덕에 양측은 삽시간에
총질을 해대고 베데를 제외하곤 모조리 몰살당하고 맙니다.
거래를 위한 돈가방을 챙겨 총상을 피하기 위해 어린 시절 말썽부리던 시기부터 잘 알던 질베르에게 간
사이 마약을 주기로 한 마피아의 두목은 베데의 보스인 베르고자를 살해하고 돈가방을 받기 위해 베데를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베데는 위기를 직감하고 질베르를 통해 소개받은 한적의 밀로 교외의 청소년 감화원
으로 숨어들게 되지요.
당연히... 마피아들은 베데의 위치를 알아내고 드디어 감화원으로 쳐들어 가게 됩니다.

추적을 피해 교외나 한적한 곳으로 숨어드는 영화는 흔히 볼 수 있습니다만,
무엇보다 내부의 적과 외부의 적 모두를 피하기 위해 해리슨 포드가 아미쉬 교도들 사이에 섞이게 되는
피터 위어 감독의 [Witness]를 빼놓을 수 없겠네요.
이 영화는 이렇듯 익숙한 소재와 설정으로 다가옵니다.
제목에서 쉽게 예측할 수 있듯이 후반부 액션 장면들은 과거의 마카로니 웨스턴 영화들의 장면들을 차용한
장면이 마구 등장합니다. 배경 음악까지 그렇구요.
이들이 결투를 벌이는 한적한 교외의 감화원도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죠.

그렇다고 이 영화가 겉멋에 충실한 '스타일리쉬'한 액션 영화냐...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이 영화에선 폭력을 다루는 방식이 꾸밈없고 솔직합니다. 폭력이 미화되거나,
스타일로 다가오는 법이 결코 없어요.
감화원의 청소년들은 걸핏하면 나이프를 꺼내들고, 어떤 총을 쏴봤다는 둥 떠들어대지요.
게다가 감화원 주변에서 전직 육군 대령과 함께 서바이벌 게임을 하는 젊은이들도 서바이벌 게임과 실전을
똑같이 '재미'로 생각할 뿐이죠.
이런 두 부류가 실제 '폭력'과 맞닥뜨리면서 폭력의 실체를 대면하며 느끼는 공포감이 이 영화에선 아주 잘
나타나고 있어요.
'폭력'은 '폭력'일 뿐이고, 그것이 가벼운 치기로 맞닥뜨릴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거죠.
그래서 중후반 이후로 펼쳐지는 길고 긴 감화원 액션씬은 단 한번도 멋진 폼으로 총을 쏴대는 장면이 없음에도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설정도 참 멋지구요.

영화의 후반부에 망연자실 석양을 바라보며 주저 앉아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이 영화가 주지하는 바가
분명하다는 점, 그리고 그 주지하는 바를 향한 내러티브도 적절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요.

아주 인상적인 한편의 액션 영화이면서, 많지 않은 대사 속에서 카메라의 시선과 폭력을 대하는 방식 만으로
이렇듯 확고한 주제의식을 드러내는 영화란 좀처럼 접하기가 힘들죠.
[캠퍼스 군단/Toy Soldiers]등의 학생들이 테러리스트에 맞서 싸우는 웃기는 사발라면같은 가벼운 인식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는 셈입니다.(아, 물론 [캠퍼스 군단]도 재밌게 보긴 했어요.)
그건 서바이벌 게임을 하던 젊은이들과 퇴역 군인이 실제 중화기로 무장하고 감화원으로 잠입하는 장면에서
분명히 접할 수 있답니다.

**
감화원에 있는 아이들은 대부분 터키나 아랍계의 아이들입니다.
이들에 대해 무차별 폭력을 시작하는 마피아의 수장은 당연히 순수 프랑스인이고, 똘마니들 중엔 동구유럽계가
있습니다. 순수 백인들의 무차별적인 인종차별과 탄압을 은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아주 강하게 들더군요.

***
베데 역의 사무엘 르 비앙은 아주 적역의 캐스팅이더군요.
과묵한 듯 하면서도 인생을 달관한 듯한 웃음은 이 영화와 딱...맞아 떨어져요.
아시다시피 오드리 토투의 [He Loves Me, He Loves Me Not...][Jet Set], 키에슬로브스키
감독의 삼색씨리즈...에서 볼 수 있었던 프랑스의 유명배우죠.

****
마약 중독자로 등장하는 미모의 크리스텔 역을 맡은 여배우는 알렉시아 스트레시 입니다.

*****
에릭 로샹의 대표작은 아무래도 1989년작인 [Un Modnde Sans Pitie/동정없는 세상]이지요.
이 영화는 누벨 이마주의 전형적인 영화로서 드라마적인 플롯을 중시하는 성향의 대표적 영화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베니스 영화제에서도 상을 받았죠.
이후에 에릭 로샹은 다소 주춤했고, [Total Western]도 그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화적 재미와 지향점은
여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Pan's Labyrinth/판의 미로] Directed by Guillermo del Toro
2006, Mexico, 119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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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nos]는 누가 봐도 재능이 엿보이는 호러였습니다.
전 이 영화를 오래전 비디오 테이프로 봤는데, 그 당시 여느 영화들과는 다른 생경한 느낌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이 영화가 해외 영화제에 소개되면서 델토로 감독은 본격적으로 재능을 인정받고 헐리웃으로 픽업이 되지요.
그래서 만든 영화가 바로 [Mimic/미믹]입니다.
이 영화는 수많은 제3세계(전 이 말도 참... 웃기다고 생각하지만)의 능력있는 배우와 감독들이 헐리웃 시스템에
어떻게 함몰되고 망가지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증거 중 하나였습니다.
미라 소비노와 제레미 노덤을 주연으로 내세운 이 영화는 감독의 B 무비 정신과 헐리웃의 스펙터클이 전혀 어울리지
못하고 서로 심통난 원수마냥 삐걱거리다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영화였습니다.
더 기이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적 재미는 그럭저럭 괜찮았다는 거에요.
쓰디쓴 기억을 뒤로 하고 그는 2001년 [El Espinazo del Diablo/Devil's Backbone]을 연출합니다.
이 영화는 아시다시피 기예르모 델토로 감독 자신도 무척 만족했던 영화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론 이 영화는 여러모로 보나 [판의 미로]의 서막을 알리는 영화라고 생각이 돼요.

그리고...
이 영화의 재기넘친 능력으로 인해 그는 다시 한번 헐리웃 입성을 합니다.
이런 스토리가 마치... Christopher Guest의 [Big Picture]같지 않나요??
그가 새로이 맡은 헐리웃 프로젝트는 바로 [Blade II]였습니다. 지금은 완전히 B 무비의 단골이 되어버린 듯한
웨슬리 스나입스의 파워 액션이 돋보이는 액션물이지요. 그리고 이 영화에서 기예르모 델토로는 아무 생각없이
헐리웃 시스템에 완벽한 적응력을 보여줍니다.
물론 결과도 좋았구요.
하지만 그는 헐리웃 시스템에 적응력을 기꺼이 보여주곤 [Blade III]를 팽개치고 자신이 오랫동안 꿈꿔왔던
[Hellboy]를 찍으로 튕겨 나갑니다.
B 무비에 대한 넘치는 애정과 재능이 흘러 넘치는 [Hellboy]는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물론 저 개인적으론
다소 많이 실망한 영화이긴 했습니다만...(현재 [Hellboy 2]가 프리 프로덕션 중이지요)

[Hellboy] 이후에 내놓은 영화가 바로 [판의 미로]입니다.
전 솔직히 이 영화가 이 정도일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물론 이 영화를 보고 난감해하신 분도 많으신 걸 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영화라는게 개인적 취향에 많이 의지하니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제 기준에서 이 영화는 정말 제게 2006년 최고의 영화 중 한 편이었습니다.
현실과 환타지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탐욕과 연민, 애증을 시대적 상황에 완벽하게 대치시키면서

영화적 카타르시스를 그야말로 극대화한 영화가 바로 [판의 미로]라고 생각을 해요.
많은 환타지처럼 이 영화는 동화의 틀을 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동화들이 해피 엔딩을 노래하고 갖은 유혹을 하는 존재들을 극복해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죠.
[판의 미로]도 근본적으로는 그와 비슷한 플롯을 가져 갑니다. 판의 유혹은 정말 매혹적이면서도 달콤하니까.
하지만 스페인 내전의 이 엄청난 무게감은 이 영화가 마냥 환타지의 세상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일탈을 가만 두지
않습니다. 그리고 덕분에 영화는 명확하게 현실과 환타지 사이에 밸런스를 맞추게 되지요.
관객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현실의 짖눌린 무거운 공기와 잔혹함으로 인해 환타지를 체험하고도 바로 현실로
돌아오는 롤러 코스터를 계속 타야만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기예르모 델 토로는 주인공 오필리아의 고민과 두려움을 더욱더 극대화해갑니다.
정말 영리한 영화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요.

**
기예르모 델토로는 거의 대부분 촬영을 기예르모 나바로에게 맡깁니다.
이번에 촬영상도 탔지요. 아카데미에서.  단... '외국어 영화상'을 타지 못했는데 이 건 개인적으로 무척 불만입니다.

***
이쯤에서... [판의 미로] 국내 한정판 DVD의 오픈 케이스를 올려 봅니다.
서플은 그럭저럭인데 케이스는 상당히 공들인 흔적이 납니다. 일러스트 북도 좋아요.
아무튼 무척 만족스러운 타이틀입니다.

 

 

 

 

 

*2004년 3월 23일 올린 글을 약간 부연했습니다.*

 

 

[Rushmore/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Directed by Wes Anderson
1998 / 93 min / US R rated


누군가가 요즘 10대들 세상 물정 모르고 나댄다...라고 얘기를 합니다.
사실 이런 얘기 무척 많이 들리는 소립니다. '뭘 모르니까... 저러지',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 지 모르니...'
이런 어른들의 얘기는 발에 채이듯 귀에 채입니다.

그런데 조금 달리 생각이 드는 것은 10대들이 과연 정말 세상물정을 모르는 것인지하는 의구심입니다.
반대로 너무 많이 알아서, 너무 빨리 세상을 다 접하고 판단하게 되어서 그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으로
일탈과 가벼움에 젖어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PC 앞에만 앉으면 속속 알 수 있는 별의별 정보들, 정보들의 홍수 속에서 자신이 필요하고 필요하지 않은 정보임을 가려내고

섭취하는 것은 지적 수준 높은 고등 교육자들도 힘들고, 그들 역시 수많은 유혹 앞에 무릎꿇고 마는데,

하다못해 10대들이 그런 정보들을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을까요?
그들에겐 은연 중에 감당하기 힘든 사회의 벽을 일찌감치 체감하게 됩니다.
그래서 마치 불꽃처럼 지금 당장 타오르지 않으면, 영영 그 자유를 만끽하지 못할 것처럼 자신의 시간을 태워 소진시키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서론 무지하게 길었습니다.
이 영화는 '러쉬모어'라는 일류 사립학교에서 공부를 제외한 취미써클활동에 광적인 열정을 바치는
맥스 피셔...라는 너드 캐릭터(Nerd Character=얼간이)에 대한 얘기입니다.
맥스 피셔는 양봉반을 비롯, 팬싱, 연극...도대체 헤아릴 수 없는 써클의 회장으로 있지만 그만큼 공부에
열중할 수 없어 성적은 영...시원치가 않고 결국 과락으로 퇴학될 위기까지 몰리게 되지요.
사실 그는 어렸을 때 쓴 천재적인 희곡덕분에 이 학교에 장학금까지 받고 입학했지만 교장의 눈 밖에 난 지도 오래됐습니다.
게다가 새로이 부임한 하버드 출신의 여선생 크로스에게 한눈에 반하게 되고 그 사랑의 도가 점점 심각하게 됩니다.
그때문에 맥스 피셔는 학교를 퇴학당하게 되고, 묵묵히 교감의 정을 쌓아가던 블룸이라는 학교 이사장과도 뒤틀리게 되지요.

Wes Anderson의 [로얄 테넨바움]을 보신 분은 이 영화를 반드시 보셔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너드 캐릭터가 종횡무진하는 묘하게 우울할 법도 한 이 시커먼 코메디를 [로얄 테넨바움]
보다도 좀 더 가슴에 담고 있기도 합니다.
이 영화 역시 성장영화임엔 분명하고, 성장영화의 기본적인 틀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 것(주변의 캐릭터와 안티들)도 비슷하지만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따스함이 영화 내내 베어나오는 점과 그 캐릭터들이 얽힌 매듭을 풀며 엔딩으로 향하는 방식과

그 엔딩이 주는 기나긴 여운은 어지간한 성장영화에서 보기 힘든 에너지들입니다.

영화를 보고나면 Wes Anderson이 영국 감독이 아닌가 상당히 궁금해집니다.
그가 다루는 소재들은 데뷔작인 [Bottle Rocket] 이후로 두편 모두 범재가 되어버린 천재, 또는 시스템 속에 묻혀버리는

천재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사실 그 자신이 그런 부류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영화를 감싸는 trad folk의 선율이나

필름의 우울하게 따사로운 질감 역시 영국 영화라는 착각을 갖게끔 합니다.
어쨌든... 그는 배우 오웬 윌슨과 상당한 친분을 갖고 있고, 이 영화 역시 그와 함께 공동집필한 작품입니다.

무엇보다 너드 캐릭터로서는 최강의 연기를 보여준 주인공 맥스 피셔 역의 제이슨 슈월츠먼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여동생인 탈리아 샤이어의 아들이기도 하고 당연히 코폴라 감독의 조카이기도 합니다.
딸이며 조카며... 코폴라 가문의 막강 파워는 장난이 아니지요. 아시다시피 이 문중엔 니콜라스 케이지도 있습니다.
그리고 맥스 피셔와 묵묵한 우정을 나누는, 멍청한 아들 둘을 둔 이사장 블룸 역의 빌 머레이는 최고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아마도 제 생각엔 소피아 코폴라가 이 영화를 보고 [Lost in Translation]에 그를 낙점하지 않았을까...
확신하는데요. 그 이유는 이 영화에서의 일상에 지치고 의욕을 잃고 찌든 빌 머레이의 모습이

바로 [Lost in Translation]에서의 그의 모습과 너무 너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코폴라 문중의 주연 배우가 등장하는 영화이고

유망주 Wes Anderson감독의 영화를 소피아 코폴라가 지나쳤을 리 만무하고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보고 가장 의아한 점이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이 영화를 보셨다면,

또는 보신다면 저와 같은 생각을 반드시 하실 텐데요.
주인공 맥스 피셔는 분명 너드 캐릭터이지만 그 자체로 존중받고 오히려 동경의 대상이기까지 합니다.
그를 악의적으로 대하는 캐릭터까지 사실은 그의 능력을 존중하고 있지요.
보는 내내 우리나라에서 저렇게 했다간 여지없는 왕따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해봅니다.
그가 퇴학을 당해 전학간 학교에서 전 당연히 왕따의 수순을 밟아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제 예상은 상당히 빗나갑니다.
에버츠도 지적했듯 이것은 문화적 다양성을 수용하는 여유로운 갸들의 사회이기에 가능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쟈들도 엄청 왕따하고 폭력을 일삼지만, 무언가 신념을 갖고 열정으로 일하는 캐릭터들은 그 주체에 따라 주류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는 거지요.

**
제이슨 슈월츠먼은 코폴라 감독의 딸인 소피아 코폴라의 신작 [Marie Antoinette]에서 루이 16세로
열연했습니다. 전 [Marie Antoinette]를 보면서 한번에 알아보지 못했답니다. ㅎㅎ

 

 

 

 

 

 

[A Mighty Wind]
Directed by Christopher Guest
2003 / 91 min / US, PG-13 r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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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기가막히게 재밌는 가짜 다큐멘터리(Mocumentary) 한 편이 있습니다.

전설적인 포크 뮤지션인 어빙 스타인블롬이 죽자 그의 아들 조나단은 아버지를 추모하는
대규모의 추모 콘서트를 준비하게 됩니다.
이 콘서트를 위하여 생전에 어빙 스타인블롬이 총애해 마지않던 메인 스트릿 싱어즈, 뉴 메인 스트릿 싱어즈, 포크맨,

그리고 최고의 포크 듀오였던 미치와 미키등의 출연이 확정되어지고 이들은 속속 모여들어 추모 공연을 각각 준비하게 되지요.

하지만 문제는 미치와 미키의 '미치'(유진 레비)입니다.
미치와 미키는 듀오로서만이 아니라 연인 관계였지만, 심각한 다툼 뒤에 헤어졌고, 미키는 이미 다른 남자의 여자가 되어 있었거든요.

이 영화는 흔히 말하는 '페이크 다큐멘터리'(Mocumentary)입니다.
제이미 리 커티스의 남편이기도 한 Christopher Guest 감독의 필모를 잘 살펴보면 96년 [Waiting For Guffman]부터

이러한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차용한 영화들을 계속 만들어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가장 즐겁고 재밌게 본 영화 중 한편인 [Waiting For Guffman]도 흥미롭지만,

2000년에 발표한 [Best in Show](국내 DVD발매-베스트 쇼)와

2003년작인 [A Mighty Wind] 역시 결코 만만찮은 페이크 다큐멘터리로서의 내공을 지닌 영화랍니다.

사실 Christopher Guest는 케빈 베이컨과 제니퍼 제이슨 리, 그리고 고인이 된 J.T.월쉬 등을 불러 들여 만든 데뷔작 [the Big Picture]를

제외하곤 일반적인 극장편에선 그리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만, 유독 이러한 페이크 다큐멘터리에서는

아마 최고의 재능을 갖고 있는 듯 보입니다.

페이크 다큐멘터리라고 해서 레미 벨보의 [Man Bites Dog]같이 사람의 심기가 뒤틀리는 사건을 좇는 형식도 아니고

마치 프레드릭 와이즈먼의 씨네마 베리떼의 전형을 좇는 것처럼 너무나 태연자약하게 시침 뚝떼고 진짜 다큐인양 폼을 잡지요.

(그래서 더 배꼽을 잡게 하지만)

아마도 이러한 영화를 그가 계속 만들어내는 것은 분명, 84년에 직접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롭 라이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This Is Spinal Tap!]의 강력한 영향이 아닐까 생각이 된답니다.

이 영화는 'Spinal Tap'이란 3류 그룹의 좌절과 성공(??)을 다룬, 정말 시치미 뚝...떼고 만든 페이크 다큐거든요.
이 영화가 허구임에도 전개 방식의 진실성이 얼마나 강력했으면, 몇몇 평론가들이 이 영화를 그 해의 다큐멘터리로 선정하려고 추천했을까요.

어쨌든 이 영화에 Christopher Guest가 출연하면서 그 인생에 큰 전기를 마련해 준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왜냐하면 그가 이후로 페이크 다큐의 장르에서 보여주는 비범함이 이를 증명하고 있거든요.

제가 본 가장 재밌는 Mocumentary인 [Waiting For Guffman]은 한 지방도시의 뮤지컬을 진행하면서

현존하는 최고의 뮤지컬 디렉터인 Guffman이 온다는 소식에 들떠 열성적으로 준비하는, 어찌보면 좀 어리버리한 마을 주민들의

진한 열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Best in Show]에선 도그쇼라는 우리에겐 좀 생소한 소재를 들고 역시 사람 냄새나고 좀 어리버리한

캐릭터들이 자신의 일상에 혼신을 다하는 모습에서 웃음과 유머를 찾아내는 것이죠.
그런데 이 영화 [A Mighty Wind]는 크게 보면 이러한 전작의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보여 집니다만

또다른 커다란 축의 에피소드가 등장합니다. 그건 바로 '미치와 미키'라는 캐릭터죠.

미치와 미키라는 캐릭터는 제법 이 영화에 볼륨감을 주고, 영화를 조금 더 윤택한 드라마로 완성시키도록 도와 준답니다.
유진 레비와 캐서린 오하라가 만들어낸 이 놀라운 과거 최고의 포크듀오는 그 자체로서 충분히 독립적인 플롯을 갖고

어빙 스타인블롬 추모 콘서트의 가장 중요한 극적 요소를 제공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전의 Christopher Guest의 작품들 역시 주축이 되는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참여시키면서 극적 요소를 배가시킨 점에는

다를 바가 없지만, 이 영화에선 미치와 미키라는 존재는 단순히 극적 요소를 배가시킨 것에 지나지 않고,

영화를 감정적으로 대단히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는 거에요.

덕분에 이 영화가 들려주는 포크 선율은 단순히 우스꽝스러운 과거의 포크 음악이나 꼰대들의
향수로 들리는 것이 아니라 유쾌한 유머와 함께 전달되는 정겹고 애틋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데 성공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러한 방법론의 발전은 Christopher Guest가 앞으로 이와같은 페이크 다큐를 더 찍을 지는 모르지만,

진부하거나 전작을 마냥 답습하지만은 아닐 것이란 기대도 갖게 해줍니다.
왜냐하면, 막연하게 의사다큐의 형식을 빌어 소재를 장난치거나 우스개 거리로 만들지만은 아닐 것이란 확신을 갖게 하니까요.

**
이 영화의 주옥같은 포크 송은 모두 창작곡입니다.
잘 아시듯 Christopher Guest의 영화적 지기인 미치로 분한 Eugene Levy, 감독인 자신,

그리고 과거 'We Are the World' 앨범에도 노래로 참여했던 전력이 있는 배우 캐서린 오하라...등이 직접 작곡한 노래들이지요.
Folksmen과 Main Street Singers는 실제로 있는 그룹이냐고요?
그건 아니랍니다. 이들은 일종의 프로젝트 그룹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캐서린 오하라와 유진 레비는 정말 기가막힌 최고의 포크 듀오를 재현하는 느낌을 줍니다.
캐서린 오하라의 노래 실력에 전 상당히 놀랐답니다.

****
이 영화는 국내에 DVD로 출시가 되었습니다. 저역시 국내 출시본으로 갖고 있는 거랍니다.
하지만 거의 팔리질 않았다고 하네요.
그리고 제 기억으론 과거에 이미 WAF에서도 이 영화가 릴된 적이 있습니다.

*****
유진 레비와 캐서린 오하라...등은 Christopher Guest의 세편의 페이크 다큐멘터리 영화에 모두 출연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진 레비는 각본도 Christopher Guest와 늘 함께 쓰고 있구요.


[Titus]
Directed by Julie Taymor
1999 / 162 min / US R rated

민심이 하 수상...하지만...
타이쿠스[Tycus]가 아니라 타이터스[Titus]입니다. 혼동없으시길...흐...

발 킬머의 [원더랜드/Wonderland] 영화 중에 언급되는 '샤론 테이트 살인사건'에 대해 잠깐 언급이
되는데요. 폴란스키 감독의 부인인 테이트 폴란스키가 히피로 추정되는 자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폴란스키 자신이 겪은 폭력에 대한 분노를 폭발시킨 영화가 71년작 [Macbeth]인데
이 영화는 폴란스키의 영화 중 가장 어둡고 광기어린 영화이기도 하구요. 국내 DVD 발매도 되었습니다.
오손 웰즈의 작품과 함께 역시 갖고 있구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가장 광기어린 세익스피어 원작의 영화는

바로 로만 폴란스키의 [Macbeth]와 줄리 테이머의 [Titus]라고 생각합니다.

'타이터스 앤드로니쿠스'는 세익스피어의 초기작입니다.
그 당시 워낙 영국이나 유럽의 민심이 흉흉하야... 아시다시피 수많은 폭력과 강간이 난무했었지요.
인류 역사상 폭력이 가장 비일비재하게 자행되고 묵인되었던 시대는 2차대전이 아닌 16~17세기의 유럽이었을 겁니다.
어쨌든... 그러한 시대적 분위기에 야합(?)할 수 밖에 없었던 세익스피어의 첫 비극작(맞나요???)이 '타이터스 앤드로니쿠스'지요.
그리고 세익스피어의 메가히트 작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 작품은 세익스피어 최대의 졸작으로 평가받고 있고, 그나마 세익스피어가 쓴 것이 아니라는 설도 있습니다.

어쨌든...
이 영화는 잔혹합니다.
타이터스 장군이 고트족을 섬멸하고 여왕 타모라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그 아들을 제물로 바치지요.
타이터스는 황제로 추대되나 거절하고, 사악한 황제가 등극, 우습게도 타모라는 그 황제의 아내가 됩니다.
자... 여기서부터 타모라의 잔인한 복수극이 시작됩니다.

타이터스를 연기한 앤서니 홉킨스의 연기는 뭐 말할 필요가 없겠죠.
당연히 대단히... 훌륭합니다.
게다가 이 영화를 연출한 줄리 테이머는 어정쩡한 뜨내기 감독이 아니지요.
그녀는 2002년 셀마 헤이엑 주연의 [프리다/Frida]를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범상찮은 감독이 만든 이 영화에 수많은 평론가와 관객들이 이 영화가 세익스피어의 원전보다 깊이있고
훌륭하다고 엄지손가락을 추켜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저도 원작을 보지 못했으나 이 영화가 지닌 생생한 캐릭터와 영화적 배경을 현대로 설정하여
이와같은 폭력이 역사의 고리를 타고 씨지프의 신화처럼 이어지고 있다고 묘사한 감독의 메시지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그러한 감독의 메시지가 무리가 없었다고 느껴지는 것은 상당히 씁쓸 하네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아주 오래도록 여운을 남깁니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저의 강추 영화 중 한편입니다.
그럼 잠시... [Titus]의 국내판(RC3), 미국판(RC1) DVD를 비교해 볼까...합니다.
기본적으로는 국내에 출시되어 준 것만 해도 감사합니다. 정말 진정으로!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영화이다보니 RC1, RC3 모두 구입을 했구요. RC1이 압도적으로 RC3에 비해
모든 면에서 훌륭하지만... 사실 제가 좋아하는 만큼의 퀄리티는 아닙니다.
한번 보시지요.


일단... 국내판(RC3)은 아웃케이스가 있지만 있으나마나...한 수준입니다.
그리고 프린트 상태도 미국판(RC1)에 비해 조악합니다.
좌측이 RC1, 우측이 RC3입니다.


토요일의 외출을 뒤로하고.
일요일엔 광란의 영화 폭주.

 

 


 

 

1. [Flandres], Directed by Bruno Dumont, 2006
- 브루노 뒤몽의 영화는 언제나 찬반의 격렬한 논쟁에 휩싸였습니다.
예술주의를 지향하는 속빈 강정같은 극단의 허무주의라고 말하면 우스울까요?
국내에도 DVD 출시된 [휴머니티]같은 영화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야유와 조롱을 받았죠.
그의 전작 [Twentynine Palms]는 도통 공감하기 힘든 괴로운 두 남녀의 파국을 필름에 담았습니다.
그는 섹스와 폭력, 그리고 죽음을 동일하게 배열하고 타협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영화에선 희미하게나마 화해의 여지를 남겨 놓지요. 물론 가슴과 몸이 만신창이가 된 채 피폐해진 이후에서나.
이 영화는 프랑스 북부 시골의 청년들이 전장으로 가면서 겪는 심리적인 패닉을 다루고 있다고... 하지요.
걸작 영화들이 으례 전쟁의 잔혹함을 일깨우기 위해 그들이 전장에 투입되기 전의 사적인 생활을
담아오던 것과 같이, 이 영화도 전반부는 순박한 주인공의 생활을 담담하게 카메라에 담습니다.
여느 영화들과 조금도 다를 것은 없습니다만, 가슴이 많이 아프네요.
이 영화에서 전쟁은 조금도 스펙터클로 진화하지 않아요.
비슷한 맥락에서... 규모의 스펙터클에서 참혹의 리얼리티를 건져 올리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Flags of Fathers]는 대단한 영화라는 생각이 다시끔...

 

 

 

 

 

2. [Dreamgirls] , Directed by Bill Condon, 2006
전 Bill Condon의 [Chicago]에 사람들이 당췌 왜 열광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건 미국인들이나 이해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고, 그 생각엔 지금도 변함이 없네요.
쇼 비즈니스의 추악함과 개인의 쇠락이라... 이젠 지긋지긋하네요.
[Dreamgirls]도 마찬가지입니다. 도대체 왜 이 영화에 미국의 평론가들이 부르르 전율을 느끼며
호들갑인지 이해가 안가요. Jamie Foxx의 캐릭터는 그야말로 평면 패널처럼 상투적이고,
난데없이 이별을 고하는 장면에서 징그럽게 늘어지는 '흑인 교회의 복음성가 창법'들은 절 아주 미치게 만들었습니다.
정말 간혹 빛나는 '안무'가 눈에 띄지만 그것도 잠시...
그저...
너무나 아름다운 Beyonce Knowles를 보는 것만으로 시간을 떼운 것 같습니다.

 

 

 

 

 

3. [Art School Confidential], Directed by Terry Zwigoff, 2006
Terry Zwigoff는 코메디의 틀을 빌어 지독한 아픔을 형상화하는데 남다른 재주를 지녔습니다.
Paul Thomas Anderson이나 Wes Anderson처럼 그는 일상의 요소들을 코메디와 과격한 진중함으로 마구 뒤섞어놓는 장인이 되어가고 있죠.
원래 팝컬쳐에 남다른 관심이 있던 그의 초기작인 [Crumb]과 매니어의 삶을 관통한 시각을 보여주는
[Ghostworld], 그리고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우화를 비틀어 풍자한 [Bad Santa]에 이은 이 영화.
평론가들에게 그리 썩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지만, 전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는 '아트 스쿨'과 어찌보면 대안없는 염세적인 현대 미술에 대한 시각이 끝도 없이 대책없는 듯한

느낌도 있지만,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는 듯한 '아트 스쿨'에서 주인공은 한없는 나락을 맛보고 고민할 수 있습니다.
주의의 작가들을 보면 작가라는 게 단순히 작업만 하는 재능만으론 조금도 사회적 성공을 거둘 수
없다는 점... 느낄 수 있습니다. 그들은 작업을 하면서, 작업실을 꾸리고, 스스로를 PR하기 위해 마케터가 되어야 하고,

나아가선 협상가도 되어야 합니다.
그림만 그려서 찾아와 그들을 전시회에 걸어 줄 속편한 후원자란 애당초 기대하지도 않는게 좋은거죠.
주인공 플라츠는 캔버스를 통해 구현하는 자신의 순수한 시선을 비평을 통해 포기합니다.
걸작은 평론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했다지만, 그는 철저히 자신의 미학적 철학에 혼란을 느끼죠.
그는 그때까지 회화가 고전적 의미의 노동으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은연 중에 믿습니다.
투입된 노동력의 시간만큼으로 환산하려는 속내를 드러내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의
확고한 미학적 철학을 견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그를 철저히 무너뜨린 건 주변의 동료들과 교수의
비평이었습니다. 게다가 혼란스러운 사건을 통해 그는 [파우스트]에서처럼 영혼을 팔아버리죠.
우스꽝스럽게도 그가 본연의 미적 철학을 공고히하게 된 것은 사건이 종결된 이후였습니다.
그것도 이슈화된 쇼비즈니스에 의해 그가 상품성을 인정받게 된 거죠.
흔히들 얘기합니다. 앤디 워홀의 팝아트를 보면서, 피카소(피카소를 Pig Ass Hole이라고 서슴없이 비난하는 이는 메피스토)의

그림들을 보면서 정말 저 사람들의 그림이 위대한건지, 미술 비즈니스가 그렇게 만들어간건지 모르겠다는 얘기들을 말입니다.
이런 혼란스러운 시선이 이 영화 속에 담겨 있습니다.
조나의 그림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있는 팝아트였어요.
하지만 그건 작가로서, 또는 아트 스쿨의 학생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있을 때 뿐이죠.
이렇듯, Terry Zwigoff의 현대 미술에 대한 시선은 다소 편협하고 대안없는 비난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일견 대다수의 대중들이 한번쯤 혐의를 둘 만한 소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린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들의 작품들을 갤러리든 어디서든 마주할 때 떠오르는
수많은 복합적인 뇌와 가슴의 화학반응을 통해 언제나 풍성한 먹거리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4. [Inconvenient Truth,an], Directed by Davis Guggenheim, 2006
엘 고어... 다른 건 다 차치하구요.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심정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가 경고하는
메시지는 공포스럽습니다. 이 영화는 호러...에요. 그것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이란 문구가 선명하게 찍혀도 오케이 할 만한.
오피니언 리더나 트랜드세터들에게 바라는 것은 바로 이런 무브먼트의 중심이 되어달라는 겁니다.
그리고 무브먼트의 중심이 되려면 현명하게 자신을 PR하고 포장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지나치게 앞뒤 재지 않고 직설적으로 달려들어 수많은 안티들에게 십자 포화당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스럽고 답답하지요.
제 아들은 이제 9살입니다. 그 아들에게 이런 다 썩어 빠진 세상을 보라고, 대비하라고 말해야 한다면
그것만큼 끔찍스러운 일도 없을 것 같네요.
그런데, 이보게 미국...
데이터로 부정할 수 없는 당신네 나라의 해악을 알고 있다면, 조금은 실천해야하지 않겠어?
캠페인만 갖고 자위하기엔 너무 위험한거 아냐?

 

 

 

 

 

 

 

 

黒木瞳 / Kuroki Hitomi / 쿠로키 히토미

 

* 본명 : 이치지 쇼코(伊知地昭子)
* 출생 : 1960년 10월 5일 ;;; 울나라 나이론 48...세
* 데뷔 : 1981년
* 영화
2007년 : 정령의 상자
2007년 : 괴담
2005년 : 도쿄타워
2003년 : T.R.Y
2001년 : 어두운 물 밑에서
2000년 : 스즈란
1997년 : 실락원
이외 다수

* 드라마
2006년 : 프리마담
2005년 : 24개의 눈동자
2003년 : 하얀 거탑 (ㅋㅋㅋ)
2003년 : 잃어버린 약속
2003년 : 사랑하기 위해 사랑받고 싶어
2003년 : 굿럭!!
2003년 : 추신구라
2002년 : 골든 보울
2001년 : 사랑을 몇 년 쉬셨습니까?
1999년 : 마녀의 조건
1999년 : 링

사실... 제일 좋아하는 일본 여배우는 바로 쿠로키 히토미...임.
나이가 들면서 되려 일취월장....한 대표적 배우.

게다가 묘한 섹시미가 있고, 옷입는 센스가 멋진 배우.

 

 

 

 

 

 

 

 

 

 

 

 

 

 

 

 


     

 

 

멜 깁슨의 [Braveheart/브레이브 하트]를 안 본 저로선 그가 얼마나 자신의 작품에서
신체훼손을 통한 중의적 은유를 보여주는 지 도통 알 길이 없습니다.
게다가 전 아직도 그의 또다른 문제작이었던 [Passion of the Christ,the]도 안봤습니다.
못본게 아니라 두 편 다 안 본 거랍니다. 특별한 편견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그냥 안보게 되더군요.

이번에 [Apocalypto]는 봤습니다.
또다시 설왕설래... 말이 많아서 궁금한 시점에 정확히 딱 그만큼 호기심이 생겨 봤어요.

이 영화에는 놀라운 '뛰고 또 뛰고'가 담겨 있습니다.
멜 깁슨이 아예 캐스팅 할 때부터 내세운 '잘 뛰기'. 정말이지 부족함이 없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 주인공 '재규어의 발'은 죽어라 뜁니다.
가족을 구하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엄습하는 위악적 야만을 떨치기 위해 죽어라 뜁니다.
전 '재규어의 발'이 마야 지배 부족의 추격을 받는다기 보다는 멜깁슨이 그들을 통해 은유한 것은
죽어라 벗어나려고 해도 손아귀에 잡히는 일견, 한 개인의 부질없는 운명을 얘기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사실 마구 삐딱...스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건 뭐... 도중에 스페인 무적 함대를 이끌고 분명히 의도적으로 연출된 위압적이고

당당해보이는 정복자 코르데스의 상륙과는 또다른 지점이었던 것 같아요.
일견... 무척 공평해보이는 듯한... prelude를 깔고서 시작하는 이 영화는 그 시작부터 불편한게 사실이었습니다.

'멸망한 모든 문명은 외세로부터가 아니라 그 이전에 이미 내부에서부터 붕괴되기 시작한 것이다'

라고... Film 2.0의 지적처럼 일견 무척 균형잡힌 역사관인 듯...보이는 위 전제는 이 영화에서 대단히 일방적으로 오용되기 일쑤입니다.
엄청난 고증에 따라 '재연'되었다는 산재물의 공양이나 학살은 신랄하리만치 리얼하기 때문에 되려 편협한 시각을 갖기 딱... 알맞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전 감독이 연출을 하고 이를 카메라에 담을 때는 어떤 방식으로든 분명 그 자신의 지향하고자하는 철학이 배제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것이 다큐적 서사이거나 어떤 픽션이거나 상관없이 평면의 필름에 담아내고자 할 때는 분명 정치적 지향점을 갖고 연출을 한다고 생각해요.

멜 깁슨의 [Apocalypto]는 그저 뛰고 또 뛰고 죽이고 부술 뿐입니다.
그리고 이를 너무나 영리하게 고증과 섞어 재구성하고 있어요. 저희들이 보는 것은 정말 파닥파닥 살아 숨쉬는 그 때 그 시절이 되는 겁니다.
문제는 여기 있다고 봅니다. 이 영화는 균형잡힌 시각과 철저한 고증으로 서구적 역사관의 혐의에서 벗어났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우습게도 마야 문명의 그 놀라운 문명이라곤 드높게 올리워진 피라미드 외엔 아무 것도 등장하지 않습니다.(물론 드러나야할 이유도 없어요)
그들의 학살에 가까운 행위에 어떠한 종교적 이유가 있는 지도 드러나지 않아요.
그냥 '가뭄이니까'랍니다. 이런 부연 설명이 모조리 거세된 학살의 잔혹함은 우리가 사고할 수 있는
판단에 엄청난 지배력을 행사할 만큼 강력합니다.
좀 더 솔직히 얘기하면 '쯧쯧... 비 안온다고 산 사람을 저렇게 잔혹하게 죽이고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못느끼냐.'라고 혀를 끌끌 차는 거죠.

한가지 영화를 보다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도대체 저 재규어의 발...은 왜 저렇게 뛰고 있는 걸까.
그저 가족을 구하기 위해서? 가족을 구하기 위해서 클라이막스 전체를 모두 툭... 잘라내서 소비하고 있다면 이건 그냥 액션 어드벤처 아닐까.
그리고 그런 영화라면 왜 굳이 마야 문명을 고증했을까.

죽어라 뛰는 재규어의 발은 가족을 위해서 뛰었지만, 제가 보기엔 야만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한 개인일 뿐입니다.
재규어의 발은 나중에 상륙한 스페인 무적 함대의 모습을 보면서 가족들에게 우리들은 숲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영화의 제목이 [새로운 시작]입니다.
도대체 이 '새로운 시작'은 재규어의 발 가족의 개인사를 의미하는 건가요? 아니면 저 정복자
코르데스의 뻘짓거리의 시작을 의미하는 건가요?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멜 깁슨은 이슈가 될 법한 문제를 상업적으로 포장하는 놀라운 재주를 가졌다는 것과,
영화를 통해 자신의 서구적 역사 의식을 전달하는데 부단히도 애를 쓴다는... 것 뿐이었습니다.

 

 

 

 

 

 

 

이래저래 따져보니 aipharos님과 함께 본 일본드라마(이하 '일드')가
30여편이 넘는 것 같네요. 흐미... 100여편은 우스운 매니어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하늘에서 내리는...], [케이조쿠], [하나무라 다이스케], [사랑의 힘], [뷰티풀 라이프],
[런치의 여왕], [굿럭], [롱 베케이션], [프라이드], [고쿠센], [구명병동 1], [구명병동 2],
[골든볼], [스타의 사랑], [야마토 나데시코], [안티크 서양...], [전차남], [히어로],
[춤추는 대수사선], [트릭], [IWGP], [뉴스의 여자], [노다메 칸타빌레] 기타 등등... 지금 기억나는 건
여기까지.

이 중에서 4편을 추려 봅니다.

1. Long Vacation / 롱 베케이션 (1996 / 기무라 타쿠야, 마츠 다카코)
제가 본 가장 기억에 남는 일드는 바로 [롱 베케이션]입니다.
이 드라마를 통해 기무라 타쿠야가 단순한 엔터테이너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이 드라마엔 마츠 다카코도 나옵니다만... 누가 뭐래도 이 드라마는 기무라 타쿠야의,
기무라 타쿠야를 위한 드라마입니다. ㅎㅎ
내재된 천재성을 꼭꼭 닫아놓고 높이 날지 못하는 피아니스트, 세나.
9화의 감동적인 씬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습니다.
어찌보면 답답한 사랑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힘들게 사랑의 감정을 건네는 진심이
느껴지는 드라마.

 

 

 

2. ゴ-ルデンボウル/ 골든볼 (2002 / 금성무, 쿠로키 히토미 / 11부작)
금성무를 눈썹만 진한 중국인(대만인)으로 치부하던 제게 금성무의 매력을 일깨워주고,
실락원에서 실제 정사를 방불케하는... 어지간한 AV 및 포르노는 완전히 발라버리는 자극적인
정사씬으로 기억되는 쿠로키 히토미가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라는 사실을 알려준 드라마.
쇠락해버린 볼링장을 무대로 무미건조한 결혼 생활이지만 어떻게든 끈을 잡고 놓치 않으려는
주부 쿠로키 히토미와 증권회사에 다니지만 엄청난 볼링 실력을 갖고 있는 금성무...의 생기발랄
우여곡절의 볼링 로맨스.

 

 

 

 

3. Hero / 히어로 (2001 / 기무라 타쿠야, 마츠 다카코, 아베 히로시)
뻔한 스테레오 타입의 정의감 넘치는 검사. 당연히 검사라는 직업에서 느껴지는 여러 진부한
상식을 깨야 하므로... 학력 파괴, 비권위, 복장 파괴는 당연한 양념.
하지만 하나하나 에피소드의 상자가 풀려가면서 겉잡을 수 없이 빠져드는 재미.
역시나 자기 옷을 입은 듯한 기무라 타쿠야. 그만큼 만만찮은 매력의 마츠 다카코.
게다가 느끼한 아베 히로시... ㅎㅎ 역시 직장 내 악인따위는 존재하지도 않는 드라마.

 

 

 

 

4. のだめカンタ-ビレ/ 노다메 칸타빌레 (2006 / 타마키 히로시, 우에노 주리, 나가야마 에이타, 다케나카 나오토 / 11부작)
2006 최강의 일드...인 동시에 보기 드물게 즐거운 드라마.
[워터보이]의 발랄남이 치아키 센빠이로 변하여 정말이지 뭐라 형언하기 힘든 매력을 마구마구
뿜어내며(느끼+가오+열정+로맨틱) [스윙 걸스]와 [거북이는...]의 우에노 주리 사마가 전형적인
천재를 연기합니다.
물론 보다보면 이건 대중을 정치적으로 이끄는 소수...라는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넘넘 자연스럽게
연상되긴 합니다만 뭐 그 따위 시선을 완전 깔아 뭉게버리는 빛나는 발상의 전환, 그리고 음악을
대하는 진정성으로 가득한 드라마랍니다.
게다가 슈트레제만을 연기한 실력파 배우/감독인 竹中直人/다케나카 나오토의 경우
극 중에서 분명히 독일인임에도 가발 좀 씌우고 콧수염 정도 붙이곤 독일인이라고 밀어부치는 이런
설정은 넘넘 맘에 들었습니다. ㅎㅎ

 

 

 

 

 

 

 

 

のだめ カンタ-ビレ...

원작이 만화지만 만화는 못봤습니다.

aipharos님이 전에 이 드라마를 2화까지 보고 '넘 재밌다'고 해서 같이보자!고 우겨서 못보게 하곤... 석달이 넘게 흐른 것 같습니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얼마 전 태순님이 넘 재밌다고 하셔서... 다시 기억해내곤...
지난 주말부터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젯밤... 11화 마지막화까지 봤습니다.

아쉽습니다. 이 드라마를 이제 다 봤다는게.
적지 않은 일본 드라마를 봐왔지만 [롱 베케이션] 이후 가장 재밌었던 드라마로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전 이런 드라마가 너무 좋아요.
현실에선 있기도 힘들고, 사실 말도 안되는 설정도 많은 내용이지만, 보면서 내내 이런 사람들이 실제로 있었으면,

그리고 이런 사람들로 세상이 꽉 차면 정말 살 만하지 않을까... 정말 이런 사람들이 하나둘 실재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램을 갖게 됩니다.

우리나라 드라마가 캐릭터의 직업이나 공간은 뒷전이고 양념에 불과하며, 캐릭터간의 갈등 요소들로 스토리를 풀어가는 것과 달리,

[노다메 칸타빌레]같은 일본 드라마들은 캐릭터간의 갈등보다는 자신의 인생과 미래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스스로 벽을
하나씩 깨고 성장하는 스토리로 가득...합니다.
엄밀히 [노다메...]에서도 단 한명의 악인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삼각관계요?? 잠깐 등장하는 가 싶더니 조금도 갈등요인이 되지 않고 바로 풀려 버립니다.
캐릭터간의 갈등?
그런 것보다는 위에 말한 것처럼 그저 자신의 인생과 미래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며, 그를 같이 공유할 뿐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이들이 정말 음악을 한다는 겁니다.
이들이 정말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 음악에 열중하고 벽에 부딪히고, 좌절할 뿐입니다.
정말 이 드라마를 보면 이건 '음악'이 주인공인 드라마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아요.
아무리 코믹스러운 설정과 오버가 많이 등장한다고 하지만, 이런 요소들은 음악을 대하는 순간 완전히 돌변합니다.
음악을 다루는 장면들만큼은 정말이지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스럽기까지 하답니다.
특히 5화의 치아키의 라흐마니호프...
11화의 공연...
뭐라고 할까요... 형언하기 힘든 설레임과 기쁨, 그리고 잊고 있던 열정이 푹푹... 솟구치는 느낌이랍니다.

제가 본 대부분의 일드는 다 이래요.(그런 드라마로 골라 봤겠지만)
개개인이 갖고 있는 아픈 기억들을 타인을 통해 극복하고 스스로 치유하는...
A가 있으면 anti-A가 반드시 등장하는 우리나라 드라마들과 달리 A와 A', A''들이 존재하는.

이렇게 되면 가장 즐겁게 본 일드 5선... 뭐 이런 걸 올려보고 싶어지네요.
하여간 순위...이런거 무지 좋아해... 나두...

 

 

 

 

 

 

 

 

[Children of Men] Directed by Alfonso Cuarón
2006, 109 min, UK/USA

영화에 대한 일말의 줄거리도, 캐릭터 설명도, 설정도... 모두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저나 aipharos님 모두 아무런 정보도 없이 감독과 imdb 평점만 보고 오늘 봤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봐야 더 제대로 보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저나 aipharos님은 거의 모든 영화를 줄거리 조차 읽지 않고 봅니다.

영화 프로나 영화 주간지등에서도 보고 싶은 영화 관련 기사, 뉴스는 모조리 패스합니다)

조금 전 영화를 보고 머리를 얻어 맞은 듯한 둔중한 충격을 느꼈습니다.
쉽게 잊혀지지 않을 영화가 되었네요.
2006년 12월 25일 경 해외 개봉된 이 영화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그간 보여준 재능을 상업 자본과 

놀라우리만치 잘 결탁된 절정의 영화 이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이러한 영화에 감히 평점을 줄 수 있는 사람도 못되지만, 개인적으로 만점을 주고 싶은 영화입니다.

간단히 끄적일 영화는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시종일관 스테디캠, 핸드헬드 캠을 들고 찍어대면서 구사한 놀라운 스크린플레이와 적재적소에 놀라우리만치 잘 베어 들어간 음악들,

Frank Zarreta의 sub-culture는 물론 미켈란젤로와 피카소, 그리고 핑크 플로이드를 넘나드는 중의적인 미장센들...
하프 라이프 2의 미래관과 조지오웰의 '동물 농장'이 교배된 도시, 하지만 빅브라더는 거세된 도시.
여기에 살짝 얹어진 반기독교주의와 현대 자본주의를 파시스트와 나치에 비유한 것까지..
폭력적 성찰과 극단의 리얼리티, 그리고 그 대척점에 선 강렬한 상업 오락의 아드레날린까지, 

이 영화는 무엇 하나 모자람없이 러닝 타임을 관통합니다.
보시다보면 정말 근래 보기 힘든 놀라운 스테디캠의 사용이나 수도없이 많은 정교하게 짜여진 텐션들을 위한

작은 이야기들이 배치되어 있는 걸 느낄 수 있답니다. 이렇게 오락적 폭발력과 여러가지 하고픈 말들이 삐죽삐죽 정돈되지 않고

들쑤셔놓은 듯 하면서도 퍼즐을 맞춰가듯 맞물려가는 드라마틱한 플롯은 놀라울 뿐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는 수도없이 많은 숨은 그림 찾기들이 널려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숨은 그림 찾기'는 그저 끼워넣기식 삽입이 아니라 분명한 의미를 갖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게 더 놀랍더군요.
스포일러로 생각되지 않으므로 적어 봅니다. 조금이라도 영화 내용을 예상할 수 있는 장면은 절대! 올리지 않았습니다!
영화의 대략도 적지 않겠습니다. 저 역시 아무 것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영화를 봤답니다.
영화의 내용과 밀접한 관계에 있지만 직접적인 내용을 설명하지 않는 장면들, 그중에서도 특히 상징적 함의가 잔뜩 등장하는

주인공 테오의 사촌집...을 중심으로 얘기를 해봅니다.

**
주인공 '테오'가 이미 인생끝난 듯한 거리를 지나 완전히 다른 세상과도 같은 '정복자'들의 거리를 지나쳐

사촌의 집에 다다를 때 흘러나오는 음악은 King Crimson의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입니다.

그들의 데뷔작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에 수록된 명곡이지요. 이 음반을 기점으로 Beatles는 가고,

바야흐로 Rock Renaissance시대가 개막을 알리게 됩니다.(Moody Blues나 Cream을 얘기하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말하자면 길어지므로 패스합니다. 헤~)
'테오'가 사촌의 펜트하우스 같은 곳에서 만나게 되는 건 놀랍게도 거대한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입니다.
아시다시피 '다비드상'은 휴머니티나 공화주의적 자유를 의미합니다.
박물관에서 전시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그 정신을 공유하는 것과 달리, 이 영화에서 다비드상은

한 부유한 개인에 의해 펜트하우스에 박제처럼 소장됩니다.
그러니까 어찌보면 박제된 자유, 대상으로서의 자유가 되어버렸다고 봐도 무방하겠지요.

 

 


 

 

바로 다음에 이들이 식사를 하는 곳에 걸려 있는 놀라운 그림은 바로 피카소의 'Guernica'입니다.

 

 

 

 

 

게르니카 사건을 접한 피카소가 전쟁의 잔혹함을 분노로 표현한 이 작품 역시

주인공 테오의 사촌과 같은 부유한 절대 권력층의 벽화로 전락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절박한 시민들의 현실과는 무관하게 감상과 격리된 런던 유토피아를 은유하고 있는 듯 하네요.

 

 

 

 

 

그리고 식사를 하던 도중 사촌과 얘기를 나누는 씬에선 바로 뒤에 바로 이런 화면이 눈에 잡히더군요.
어찌나 놀랐던지 '아!'하고 외마디 소리를 지르니 aipharos님께서 왜 그러냐고 물어보더군요.
이건 아는 사람만 보일 것 같은 장면들을 마구 집어넣은...

 

 

 

 

 

이 장면은 바로 Pink Floyd의 1977년작인 [Animals]의 앨범 커버와 동일한 이미지입니다.

이 음반을 알고 계시다면 Pink Floyd의 [Animals] 음반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지도 알고 계실 거에요.
아시다시피 Pink Floyd의 [Animals]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동물들로 비유한 음반으로,

개인의 괴로움이 바로 사회적 부조리에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죠.

게다가 이 음반은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난데없이 Pink Floyd의 [Animals] 앨범 커버가 그대로 차용되었는지 알 만 합니다.

 

 

 

 

 

테오가 줄리안과 만나 걸어가는 이 동네들은 영락없이 디스토피아적인 근미래의 모습.
확실히 말하자면 최고의 FPS 게임 중 하나인 'Half-Life 2'에서의 도시 모습과 거의 똑같습니다.
사실 외계인만 없고, 빅브라더 비스무리한 존재만 보이지 않다 뿐이지...
이건 영락없이 절망적인 디스토피아인 'Half-Life 2'와 비슷하다는 겁니다.

 

 

 


***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인 KEE...는 아무래도 Brave Woman이란 뜻으로 해석해야 하지 않나 싶네요.
(아닌가?) 발음상으로 '열쇠'의 의미 그대로일 수도 있지만 중요한 삽입곡 'Court of the Crimson King'의 가사를 보면

'Keeper of the city keys'란 말이 나옵니다. 말장난하면... 'kee'per of... 'key's...Kee Kee->> Akiiki(Brave Woman)이 되니까...

그렇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억지같다...


****
이 영화는 P.D.James의 소설을 극화한 것입니다만... 소설과 영화는 내용과 등장 인물이 매우 틀리다고 하는군요. 저야 원작을 읽지 않았으니... ㅎㅎ


이 영화 정말 필견 목록입니다.
아직 보지 못하신 분은 꼭 보시길 바라며, 차후 DVD가 발매되면 가급적 구입해주셔도 후회안할 영화랍니다.


 

 

 

 

 

 

 

 

 

 

 

 

 

 

 

 

 

 

 

 

 

 

 

 

 

 

 

 

 

 

 

 

 

 

 

 

 

 

 

 

 

 

 

 

 

 

 

 

 

 

 

 

 

 

 

 

 

 

 

 

 

 

 

 

 

 

 

 

 

 

 

 

 

 

 

 

 

 

 

 

 

 

 

 

 

 

 

 

 

 

 

 

 

 

 

 

 

 

 

 

 

 

 

 

 

 

 

 

 

 

 

 

 

 

 

 

 

 

 

 

 

 

 

 

 

 

 

 

** Film 2.0 김영진의 러프컷 컬럼 전문 발췌**
http://www.film2.co.kr/column/roughcut/roughcut_final.asp?mkey=188
무단 발췌인 듯하여 심히 걱정스럽지만, 정말 곱씹어야할 내용이라고 생각되어 올려 봅니다.
평소 제가 늘 갖고 있던 생각을 적절한 비유와 표현으로 적어 주셨더군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글구 필름 2.0... 1,000원입니다. 한달에 4,000원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요.
4,000원이면 뭐가 어쩌구 저쩌구...이런 일방적 비교는 하지 않겠습니다.^^



Column - 김영진의 러프 컷


시네마테크 생각

2006.12.08 김영진 편집위원

이제 극장은 더 이상 영화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에 따라 관객도 물론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 시간을 벌어주는 현재로선 거의 유일한 공간이 시네마테크지만 그에 대한 영화계의 관심은 너무 모자란다.

지난 일주일간 두 차례 지방의 시네마테크에 다녀왔다. 한 번은 부산 시네마테크의 요청으로,

박찬욱 감독이 추천한 루키노 비스콘티의 <센소>란 영화를 관객과 함께 보고 대화하는 자리의 사회를 맡게 되었다.

수요 시네클럽이란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그날 밤 자리는 무척 좋았다. 관객들은 집중력이 있었으며

박찬욱 감독의 달변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센소>를 다 같이 즐긴 포만감이 모든 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귀족 출신 비스콘티 감독의 데카당스 미학이 막 만개하기 시작할 무렵인 1950년대 초반 작품

<센소>는 멜로드라마의 격정을 귀족 계급의 의상에 포개 표현한 미장센의 압도적인 존재감이 숨 막히는 영화였다.

여주인공을 연기한 알리다 발리의 화려한 의상이 많은 것을 보여주는 영화로, 박찬욱 감독의 표현에 따르면

여주인공이 걸치는 벨벳이 그녀의 얼굴표정만큼이나 중요한 영화였다.

그녀가 귀족 대저택의 복도를 가로지르며 문을 여닫을 때마다 전 우주가 요동치는 듯한 벅찬 열정을 실어 보여주는

이런 작품이야말로 왜 스크린에서 영화를 봐야 하는지 실감하게 해줬다.

그날 우리는 행복한 마음으로 술을 마시며 오랜만에 영화청년의 시절로 돌아간 듯한 활기를 만끽했다.

부산 시네마테크는 갈 때마다 점점 분위기가 성숙돼가는 느낌을 받는다.

특이한 것은 그곳의 관객이 젊은 층 위주가 아닌 중년층 관객이 상당수라는 것이다.

부산지역에 꽤 많은 영화과 대학생들이 왜 그곳을 자주 찾지 않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여하튼 3,40대의 관객이 많은 것은 서울에서도 볼 수 없는 고무적인 현상으로 보였다.

영화문화의 일상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부산 시네마테크는 부산영화제 인력이 상주하며

부산시의 재정지원을 받아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이지만 그에 반해 여타 지방의 시네마테크는 아직 미개지나 마찬가지다.

한 달여 전 시네마테크의 위기에 관한 공청회 자리에서 만난 대전 아트시네마 강민구 대표는

대전지역의 씨네클럽 운동을 토대로 막 개관한 대전 아트시네마의 현실에 관해 우울하지만 결의에 찬 의지를 드러냈었다.

그는 대전지역의 시네마테크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높일 목적으로 1회 둔지미영화제를 열 생각이라며

필자에게 초청강사로 와줄 수 없겠느냐고 부탁했다.

며칠 전 마침내 열린 그 영화제에 참석한 필자는 히치콕의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에 관해 해설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

그날 자리에 모인 관객은 그리 많지 않았고 대체로 씨네클럽의 회원이 다수인 듯 보였다. 집중력이 있었지만

아직 이곳에서 시네마테크의 열기를 느낄 수는 없었다. 그런데도 강민구 대표의 표정은 밝아보였다.

경제적으로는 적자지만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며칠 전 봉준호 감독이 내려와 마틴 스콜세지의 <레이징 불>에 관해 관객과 대화를 나눈 자리에서

그는 대중과의 소통 가능성을 느꼈다고 했다.

자신이 촬영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두 명의 직원들에게 교통비 지급을 하는 수준의 열악한 경영조건이지만

그는 관객이 더 많아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이날 대전에서 짧은 강의를 끝낸 후에 관객들과 잠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대체로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질문들이었다.

현재 평론의 위상에 관한 얘기도 오갔는데, 아트시네마란 공간에서 듣기엔 좀 민망한 것으로

평론이 왜 대중의 취향과는 상반되느냐는 불만이 토로됐다. 오늘날 이런 얘기는 어디서나 곧잘 들을 수 있다.

이것이 무슨 얘기인지 알아먹을 수 없게 쓰는 평론가들의 글쓰기 자질이나 별 것 아닌 알맹이를 잔뜩 힘이 들어간 문체로 가리려 드는,

통찰보다는 현학에 기대는 평론가들의 무능을 가리키는 것이라면 별로 할 말이 없다.

그게 현재 대다수 평론가들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말이 순전히 대중의 취향을 반영하지 않는 평론의 문제라면 또 달라진다.

이는 숱한 관객들이 대중적이지 않다고 판단하는 영화들에 대한 비난까지 포함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왜 대중이 좋아하는 영화를 평론이 지지하지 않고 대중이 재미없어하는 영화를 평론이 지지하느냐는 말은

박스오피스 성적이 영화의 질까지 판정한다는 매우 위험한 발상을 깔고 있기 때문이다.

보편성이라는 명분 아래 많은 사람이 즐긴 영화가 곧 좋은 영화라고 여기는 발상에는 관객의 취향에 복종하고 봉사하며

때로는 아부하는 영화의 오락성과 예술성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폭력적 사고가 자리 잡고 있다.

요즘에는 어디서나 이런 식의 폭력적 이분법을 목격할 수 있다. 영화는 오락이지만 예술이 될 수도 있으며

그 두 가지가 절충된 것일 수 있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만을 보여주는 오락은 박스오피스의 성공으로 충분한 보상을 받는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신들이 즐긴 오락 이외의 것들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평론가들의 말에 적개심을 품는다.

이 적개심의 뿌리에는 그들이 보지 않으려 드는 영화들에 대한 원망이 자리 잡고 있다.

얼마 전 필름2.0 사이트의 관객평론 동영상을 봤더니 어떤 참가자는 평론이 길거리 100인에게 물어

다수의 지지를 받는 영화의 근거를 써야 하는 것이라는 기막힌 주장을 하고 있었다.

영화계에서 가장 통용되기 쉬운 거짓말은 좋은 영화가 관객을 불러 모은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실은, 관객을 불러 모으는 영화는 그들의 취향을 가장 잘 반영하며 많은 마케팅 예산을 쓴 영화라는 쪽에 가깝다.

대중이 무조건 옳다는 것은 편견이거나 그들의 비위를 맞추려 아부하는 삼류 제작자의 주장일 뿐이다.

좋은 영화가 늘 관객을 불러 모으는 것은 아니지만 대중의 지지를 받은 영화가 늘 좋은 영화인 것도 아니다.

물론 예술적 야심이 있지만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는 많은 감독들이 있다.

봉준호의 말에 따르면 그는 관객을 같은 목적지에 태울 수 있는 버스가 어떤 것이지 고민하고

일단 관객을 태우면 자신의 취향대로 목적지를 어떻게 바꿀지 또 고민한다고 한다.

이 비유적인 말은 관객의 취향이 장르와 스타라는 영화산업의 기본 코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사람들이 부담 없이 루키노 비스콘티의 멜로드라마나 알프레드 히치콕의 서스펜스 스릴러를 보러 극장에 갔던 시대는 좋은 시대였다.

그 시대에 영화는 오락이자 예술이 될 수 있었던 가능성이 훨씬 컸다. 소수의 대작 위주로 재편된 오늘날의 극장환경에서 그 절충적 여지는 훨씬 줄어든다.

예를 들어보자. 얼마 전 개봉한 전계수 감독의 <삼거리극장>은 비평적 주목도에 비해 재앙에 가까운 흥행스코어를 기록했다.

첫 주말 이 영화는 전국 관객 1만 명을 조금 넘겼으며 이 영화가 상영된 수십 개의 스크린들은 텅텅 비었다.

개봉 다음 주에 사적으로 만난 전계수 감독은 영화의 그런 운명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표정이었다. 오랜만의 술자리가 길어지자

그가 조금씩 말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누구에게나 보편성을 강요하는 현실이 싫다, 내 영화를 좋아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혐오하는 관객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 힘들여 사운드작업을 했는데 소리가 잘 들리지도 않는 멀티플렉스 극장시설에 실망했다,

70여 개의 스크린을 연 것은 자신의 영화 성격에 비해 너무 큰 규모인 것 같다, 자그마한 규모로 개봉해 오래 관객을 기다릴 수는 없는지 답답하다,

내 영화가 그 많은 스크린에서 금방 사라질 것이 슬프다, 라는 것이 그가 이날 피력한 소회였다.

이제 극장은 더 이상 영화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에 따라 관객도 물론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리고 흥행에 실패한 영화들은 죄인 취급을 받고 잔인하게 버려진다. 그 틈은 너무 짧다. 그 사이에 우리가 영화를 논할 대화의 기회도 사라진다.

우리는 새로 개봉되는 영화의 정보를 따라가기에도 바쁘다. 숨 가쁘고 경박한 이 영화관람 주기에서 우리가 좋은 영화를

바라보고 생각할 시간은 더욱 줄어든다. 관객들이 우리를 만족시킬 영화를 내놓고 선전해보라는 태도를 갖게 한 것은 영화계의 책임이다.

그 결과, 개봉되는 영화들의 대다수가 흥행에 실패하고 영화계는 딱 한 명의 승자만 허용하는 도박판과 비슷한 것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영화를 보존하고 재상영하며 좋은 과거의 영화를 오늘에 되살려 관객과 만나려 하는 전국의 시네마테크 종사자들은

한 달 월급 3, 40만 원으로 버티며 너희들이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니냐는 대접을 받고 있다.

전국 시네마테크협의회에서 발표한 성명서는 영화계의 반향을 그다지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영화의 존망을 언급하는 만큼이나

좋은 영화에 대한 우리의 존중심을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게 하기엔 우리의 시간이 너무 모자란다.

그 시간을 벌어주는 현재로선 거의 유일한 공간이 시네마테크지만 그에 대한 영화계의 관심도 너무 모자란다.

 

 

 

 

 

 



 

 

 

 

[Devil Wears Prada,the]
Directed by David Frankel
2006 / Meryl Streep, Anne Hathaway, Emily Blunt, Stanley Tucci, Simon B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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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에서야 봤습니다. 이 영화.
패션 잡지의 활동 사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잘 아시다시피 실존 인물과 실화를 바탕으로 꾸며진 이야기...랍니다.
워낙 유명한 사람에 대한 얘기고, 그리고 현실에서는 저 실존 인물들간의 결과가 어떤지에 대해서도
다들 아시리라 생각이 되네요.
언제나 그렇듯 현실은 결코 헐리웃 엔딩답지 못한 법입니다.
우습게도 헐리웃 엔딩은 너무 진부하고 뻔해보이지만 정작

이 뻔한 논리가 현실에 투영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걸 보면... 아이러니한 일이에요.

가만 이 영화를 보고 있자면 그냥 [Sex and the City]의 확장 버전인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뭐... 감독이 실제로 [Sex and the City]의 몇몇 에피소드를 감독하기도 했지요.
마크 제이콥스, 지미추, 마놀로 블라닉, 샤넬, 돌체 앤 가바나(D&G말구!), 갈리아노,

발렌티노, 프라다, 미우미우, 레베카 테일러등등의 소위 말하는 명품들이 정말 '미친듯이' 지나갑니다.
앤 해더웨이가 급진적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셀레브러티 채널 보듯이 화려하게 보여주는 장면에 이르면
대략 패션에 대한 감독의 센스도 읽어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스타일리스트들이 하라는 대로만 했을까)
점프컷으로 보여지는 앤 해더웨이의 패션 진화는 뭐... 여성분들은 물론이고 저같은 남자들도 아주 환장을 하게 하는 거죠.

사람들이 걸치고 살면서, 없이 못 살면서도 그 가치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것이 바로

패션인 것 같습니다. 역시 아이러니하지요, 어떤

이에겐 생활의 최소한의 도구가, 어떤 이에겐 존재 그 자체가 되는 것이니까.
전 이런 패션 산업에 대해 왈가왈부할 마음은 없습니다. 어차피 끝이 나지 않을 소모적인 논쟁 그 자체일테니.

하지만,
메릴 스트립이 분한 미란다는 앤 해더웨이가 분한 안드레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모두가 다 이렇게 되길 원한다'고.
사실 보는 순간 잠깐 뜨끔했지요. ㅎㅎ 저 역시도 그런 삶을 경멸하면서 동시에 동경하고 있는 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저 역시도 프라다 가방과 돌체 앤 가바나, 버버리 니트들과 폴스미스 가방, 발리 구두를 신고

정말로 좋아라...하는 부류 중 하나니까.

정말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사실 교휸적인 결말, 암묵적인 화해 따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그런 생각이 들었다면 이 글은 무척 짜증나게 더더욱 고루해졌을 지 모릅니다.
그냥 전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앤 해더웨이가 조금만 더 허리가 잘록했으면 더 맵시가 살았을거다...
메릴 스트립이 원래 보그지의 편집장처럼 쉬크하진 않지만 대단히, 너무 완벽하게 개성을 잘 소화해냈다...
우앙... 저 옷은 정말 죽여주게 예쁘다... 라는 비주얼 뿐이었다고 생각해요.
이 영화의, 추악하다시피한 현실과 동떨어진 엔딩은 제겐 뜬구름같은 이야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전혀 공감이 안되는거죠.

재밌었어요.
앤 헤더웨이는 [Havoc]에서 [Princess Diaries,the]같은 하이틴물에서의 상상을 부셔버리듯

적나라한 가슴 노출과 섹스씬으로 절 충격먹게 하더니, 이 영화에선 살아있는 옷걸이로 분해서 갖가지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충격먹었다는게 나쁜 뜻이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재밌었다는 것 그 이상으로 한 발자욱도 나아가진 못합니다.
어차피 패션계, 연예계 이면의 추악한 실상을 다룬 영화들 따위는 전 전혀 흥미 없어요.
우리가 잘 알고 있고, 익숙히 들어온 이야기에서 조금도 더 나아가지 못하니까요.
왜냐하면 그 이상 까발려 버릴 용기까진 없을 테니까.
적당히 터지다가 허겁지겁 이야기를 수습합니다.
전 로버트 알트만의 [Pret-a-Porter/패션쇼]도, 거장께 죄송하지만 정말 유치하게 봤거든요.
특히 마지막 누드 워킹에선 그 의도는 너무 잘 알겠는데, 웃음이 나와 죽는 줄 알았습니다.
지금으로부터 뭐 12년 전 영화군요. 이걸 명보극장에서 봤는데... 저 혼자 넘 웃어서 정말 창피했다는...
차라리... 아이작 미즈라히를 다룬 [Unzipped]가 100번 나았던 것 같네요.

재밌었다면서 자꾸 이렇게 말이 엇나가는 것은,
이런 영화에 굳이 인생의 한수를 집어 넣으려는 작태가 꼴보기 싫어서에요.
어차피 관객들을 향해 수많은 스타일리쉬한 패션을 마구 던져 놓고 즐기게 해놓고는, 결론에 가선
사실 그건 인생의 목적이 되긴 곤란하다며 한 발 빼는 폼이란... 우습다는 거죠.
그냥 그런 작위적인 도덕관 다 때려부시고 그냥 매끈하게 갈 때까지 가면 곤란한가요?
왜 굳이 이런 영화에서도 우린 인생의 한수를 곱씹으면서 엔딩 크레딧을 봐야 하는 거냐구요.

이건 피로 화면을 떡칠하는 잔혹 고어나 노골적인 포르노보다 더 위험한 거 같아요.
그냥 잼나게 더 잼나게 해주세요.
인생의 한 수는 다른 영화들에게서 찾으면 되니까.

**
이 영화에서 저널리스트로 등장하는 남자는

얼마전 aipharos님과 함께 감상한 [Something New]에서도 볼 수 있었던 Simon Baker입니다.
짜식... 거기서 피부색을 넘어선 사랑을 하고, 정원을 가꾸며 소탈한 인간으로 나오더니...
여기선 뭐... 완전히... ㅎㅎ



 

 

 


aipharos님은 중간에 잠이 들어버렸다지요.
화면에선 사지 절단의 유혈극이 낭자함에도 잠이 들다니...
어지간히 재미없었던 모양입니다.ㅋㅋ

근데 전 왜이렇게 재미있던지...
그림체도 그렇고... 뭐 예전에 봤던 '북두의 권' 느낌 그대로!
아시다시피 [진 북두의 권]이라고 새로이 TV 씨리즈로 연재가 되었었지요.

뭐 음악도 그렇고... ㅋㅋ
완전 마쵸도 이런 마쵸도 없을 정도의 수퍼 울트라 후까시와 모조리 성대 수술이라도 한 듯한
초저음 묵직 베이스 보이스...
목이 너무 굵어서 이건 뭐 고개도 숙이지 못할 것 같은 허우대.
팔뚝과 허벅지의 수퍼 압박.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델을 작살내는 작은 얼굴과 큰 키.
아... 강동원 저리 가라.

그런데도 이거 넘 재밌어요.

"넌 이미 죽어 있다."

ㅋㅎㅎㅎㅎㅎㅎ

*
재미없는 거 보느라 수고하셨습니다. aipharos님.

**
3형제 중 둘째인 토키... 야는 뭐 완전 Jesus의 모습입니다.

 

 

 

 

 

 

 

 

 

 

 

 


 

 

 

지난 주 토요일에 받은 DVD들... 중에
제가 가장 즐겁게 본 일본 영화 중 하나인 [Ping Pong]의 DVD도 있었습니다.
2002년작...으로 소리 후미히코가 연출한 영화지여.
2003년에 aintitcool.com에선 올드보이와 이 영화를 그해의 영화 10위 안에 올려 놓기도 했죠.
엄밀히 말해... harry가 뽑은 거죠.
어쨌든 이 영화 이번에 국내 출시가 되었는데요.
전혀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일본 인디 필름 페스티벌이 상당히 호응을 얻어,
탄력받아 출시된 듯 합니다.

페코로 열연한, 내가 아주 좋아하는 배우인 구보즈카 요스케는 '핑퐁'의 원작 만화 작가인
마츠모토 타이요의 작품 중 [철근 콘크리트]를 제일 좋아한다고...
[Ping Pong]의 서플에 수록된 인터뷰에서 밝히더군요.
구보즈카 요스케는 맨션 추락 사고(혹자는 자살시도라고 부르져) 이후로... 좀 공백기가 있었으나
Pifan에서도 그의 재기작이 공개되었습니다.(울나라 기준)

하여튼... 박민규의 [핑퐁]이 아닌...
일본에서 천재라고 불리우는 마츠모토 타이요의 [핑퐁] 1권이 함께 도착하여 넘넘 기뻤습니다.
이참에 [핑퐁] 전권을 다 구입하려구요.([철근 콘크리트]는 국내에 출간되지 않았습니다)

좀 팔렸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옷? 나 영업맨?)

 

 

 

 

 

 

 

 

 

 

[テニスの王子樣/테니스의 왕자님]
2006, directed by Yuichi A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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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금요일... 국내에 도통 출시될 거라 생각하지 않았던... 일본 영화 [Ping Pong]이
드뎌 출시되었습니다. 일본 인디 필름 페스티벌에 상영작으로 선정되었던 덕에...
출시될 수 있었죠. 아울러 이제 곧 [녹차의 맛]도 출시될테니... 기분 좋습니다.^^

어제 일요일.
집에서 와이프와 걍 영화 세편을 때렸습니다.
오전에 [Deathnote]... 오후엔 [Sharpes Challenge]와 [테니스의 왕자님]을...
일본 영화가 두 편이군요. ㅎㅎ

재미로 따지면야 [테니스의 왕자님]이 왔다!였네요.
뭐 가만 보니까, '토쏠리게 유치하다', '엄청 재미없다'라는 글들이 엄청 많이 보이는군요???
뭐 어때요? 원작이 만화이고, 만화인 원작을 이토록 만화스럽게 구현한 영화가 또 얼마나 되려구요.
사실 전 [데스노트] 실사판이 걍 그랬거든요. 왠지 모르게 밍숭맹숭한...
코믹스의 캐릭터가 실제화되니까 이상하게 어색한...
그렇게 따지면 [Ping Pong]의 만화에서 나온 캐릭터들은 너무나 기가막히게 잘 구현된 것이구,
[테니스의 왕자님]에서의 캐릭터도 별 무리없이 잘 구현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L역의 배우는 아주우우~ 의외였습니다. 그 친구 린다린다린다...에서 배두나에게 사랑고백
하던 그 친구인데... 물론 이와이의 영화에도 나왔던... 이상하게 어색하더군요)

어쨌든 [테니스의 왕자님]엔 우리가 피구왕 통키에서 볼 수 있었던 불꽃슛!을 비롯... [소림축구]에서
보던 점프신공등을... 마구 접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이건 만화잖아! 하고 보면 넘 재밌게 볼 수 있습니다.
전 정말이지 재밌게 봤다니까여...
[핑퐁]도 그랬지만... 뭐 도무지 중학생으로 볼 수 없는 캐릭터들에 뜨악~할 수 있지만요.ㅋㅋㅋ

영화에선 세이가쿠 학원이 인터하이에 출전하게 되기까지...가 나옵니다.
속편도 기대해보지여.

 

 

 

 

 

 

 

The Departed 

  

 

Martin Scorsese 감독님의 [무간도] 리메이크인 [the Departed]가... 난리가 났습니다.
Rottentomato에서 신선도 95%... 놀랄 일이져.
IMDB에서 평점 8.6/10... 크억...

맷 데이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잭 니콜슨이란 엄청난 배우진의 포스에... 베라 파미가까지 가세했지여.
베라 파미가는 김진아 감독의 [Never Forever]에서 허정우의 상대역으로 주연을 맡아
호연했답니다. 잘 아시는 [Running Scared]에서 폴 워커의 부인 역으로 아주 인상 깊었구요.
안토니 밍겔라 감독의 [Breaking and Entering]에도 등장하는 등...
분명 요즘 가장 각광받는 연기력을 갖춘 배우임에 틀림없습니다.

게다가...
김진아 감독과의 작업... 한국 영화 절대광인 마틴 스콜시즈 감독 덕에... 완전한 지한파가 되었다는군여.

[용서받지 못한 자]를 비롯... 국내 영화들을 마틴 스콜시즈 감독이 보내온 한국 DVD로 다 섭렵했다는... 헐헐...

하여튼 평가를 떠나 [the Departed]는 보고 싶습니다.

Rolling Stone / Hollywood Reporter / Newsweek / Premiere / LA Weekly /
New York Daily News 등은... 모조리 만점을 줬습니다.
제가 싫어하는 Peter Rainer는 90점 정도...
Boston Globe의 Ty Burr는 88점 정도라는군요.
유명한 케네스 튜란은 80점... 입니다.
해외의 평가는 절대로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그냥 이만큼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예일 뿐입니다.

우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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