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 Torino/그랜 토리노] directed by Clint Eastwood
2008 / 약 116분 / 미국

야근을 마치고 어제 밤 늦게 어머님, aipharos님과 함께 본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님의 신작 [Gran Torino].
이 영화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쓸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영화를 소개하는 간략한 글들에선 이 영화의 장르를 스릴러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리고 스틸 컷도 주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총을 들고 서있는 경우가 많았고.
하지만 이 영화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 중 가장 따뜻한 시선과 유머가 담긴 아름다운 영화라고 단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동양의 흐멍(베트남인)들이 이주해와 많은 백인들이 이미 떠나버린 동네에 부인과 사별하고 혼자 살고 있는 월트는
아들들과 손자들과의 관계도 딱딱하다못해 살갑지 않은 무뚝뚝하고 자기 멋대로이며 타인종에 대해 경멸의 시선을
갖고 있는 노인입니다.
흐멍인들에 대해 달갑지 않은 적대감을 갖고 있던 그는 어느날 옆집의 흐멍인 타오를 같은 흐멍인 갱들로부터
우연찮게 구해주게 되면서 조금씩 그들과 인간적인 관계를 갖게 됩니다.
여전히 불친절하고 퉁명스럽긴 하지만 타오와 그의 누나 슈, 그리고 흐멍인들과의 조금씩의 교류로 월트는 그들을
피부색이 다르고 달갑지 않은 외부인이라는 시선을 거두고 또다른 문화적 전통을 갖고 있는 인간으로 인정하죠.
하지만, 자신들의 그룹에 속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타오를 괴롭히던 흐멍족 갱들은 점점 더 타오의 가족을 압박하고
이를 보다못한 월트는 결국 타오와 슈의 가족을 위해 굳은 결심을 하게 됩니다.

이 아래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래 '노감독의 원칙'이란 글에서, 진정한 보수주의자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본보기가 되지 않을까하는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이 영화는 진정한 보수주의자란 과거에 대해 반성할 줄 알고, 사회의 공권력이 불의에 대해 무관심하고 눈을 감을 때
어떠한 방법으로 분노해야하는 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사회의 불의에 분노하기 위해서는 거창한 대의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영역에서 자신과
타인과의 관계와 이해를 바탕으로 인간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함도 여실히 보여줍니다.
월트는 끝까지 퉁명스럽고 무뚝뚝한 꼰대 영감에서 조금도 나아지지 못합니다만, 인간이 인간을 억압하고 강제하는
상황, 강자가 약자를 유린하는 세상에 대해서는 연로한 나이일지라도 결코 물러서지 않고 맞서죠.
그리고 삶의 연륜을 통해 그는 마지막 커다란 물리력의 횡포 앞에서 자신이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 보여줍니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안그래도 그에 대한 경외감이 있었지만,
어떤 시선과 신념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이러한 시선이 나올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는 내내 의외로 많은 곳에서 등장하는 따스한 유머 덕분에 많이 웃을 수도 있었고,
그 때문에 정작 마지막 장면에서 월트가 그만의 방법으로 타오와 슈의 가족에게 작은 행복을 안겨줄 때까지만해도
나오지 않던 눈물이 엔딩 크레딧 올라가는 바로 그 장면을 보고 정말 참기 힘들 정도로 나오더군요.
어머님도, aipharos님도 저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모두 아무 말없이 젖은 눈으로 화면만 응시하고
있었답니다.


*
또 이런 얘기가 당연히 나오게 되지만...
걸핏하면 법을 외치고 애국을 외치며 나라를 걱정하는 척하면서 약한 자들의 가슴에 대못질을 하고, 조금도
뉘우칠 줄 모르는, 이 나라에 너무나 많은 '자칭 보수'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씁쓸하고 더러운 기분이 듭니다.



**
이 영화에 등장하는 미국의 중부지방 어딘가의 작은 마을은 아시아의 빈민 이주민들이 이주해오고 기존에
거주하던 백인들은 대부분 빠져나간 듯 합니다. 이미 경찰력은 무용지물이고, 백주대낮에 여성이 맘놓고 걸을 수
없을 만큼 맘놓을 수 없는 동네죠.
더 잘 아시겠지만, 이런 마을이 어디 한 둘이 아니라죠.
재정의 궁핍으로 점점 더 기본적인 지방정부의 집행능력이 무능으로 치달아버립니다.
거리를 청소할 수 있는 인력도 없고, 치안을 책임질 경찰도 부족하거나 형식적인 업무 뿐입니다.
이런 도시들이 우리나라에도 즐비하게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서울의 부유주거지역을 제외하고, 많은 지역의 길거리가 최근 더 더러워지고 있음을 혹시 느끼시는지요.
준공무원이던 환경미화원들이 값싼 용역 업체로 일임되면서 급여는 거의 60%수준으로 떨어지고 업무는 더욱
과중해지면서 점점 더 거리는 엉망이 됩니다. 물론 길거리에 쓰레기 버리는 것쯤은 이제 조금의 잘못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근본적인 문제지만 말이죠.


***
Gran Torino는 포드사의 명차 중 하나입니다.
여러분들 중 혹시 모르시는 분은 과거 TV 외화드라마였던 '스타스키와 허치'에서 이들이 타고 다니던 그 붉은색
유선형 자동차가 바로 그랜 토리노...라고 하면 아실 거에요.(물론 이건 저와 비슷한 연배...이신 분이나.ㅎㅎㅎ
스타스키와 허치 근래에 극장판으로 나온 영화에도 등장하긴 합니다)
Gran Torino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후세에게 남기고픈 모든 것이라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멋지게 잘 뽑아낸,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를 갖는 그랜 토리노.
온전한 가치와 화목, 신념을 모두 뭉뚱그려 응집시킨 것이 이 영화에선 그랜 토리노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Slumdog Millionaire/슬럼독 밀리오네어] directed by Danny Boyle
2008 / 약 120분 / 미국, 인도, 영국

2008년에 가장 보고 싶었던 영화 중 한 편이고, 이래저래 기복은 있었지만 그래도 Danny Boyle(데니 보일) 감독의

 

신작이기도 하며, 최근엔 또 골든글로브 4개 주요상을 휩쓸었죠.
Vikas Swarup의 베스트셀러 'Q & A'를 각색한 것으로 IMDB의 User Rating이 무려 8.7점입니다. -_-;;;
그리고 인도 최고의 인생역전의 기회인 TV 퀴즈 프로그램에서 마지막 단계를 앞둔 주인공 자말 말릭 역에는
여러분들도 많이 좋아하셨을 영국의 드라마인 'Skins'에 나온 이슬람교도인 Dev Patel이 열연했습니다.

빈민가(Slumdog) 중의 빈민가에서 자라나 형과 또 비극적인 사고 뒤에 만나게 된 또래의 아이 라티카와 함께
정규 교육은 제대로 받지도 못한 채 구걸, 사기, 앵벌이등을 전전하던 자말 말릭은 라티카를 사랑하게 되지만
둘의 사랑은 이뤄지지 못한채 자말은 통신회사의 콜센터 직원들의 커피 심부름을 하는 보조원일을 하다가 어떠한
특별한 이유에서 인도 최고의 히트 프로그램인 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됩니다.
그는 마지막 단계를 남기고 3억원에 이르는 상금을 확보하게 되나, 빈민가 출신의 커피나 타는 보조원이 명망있는
교수, 학자등도 넘지 못한 벽을 넘었다는 이유로 사기 혐의로 긴급 체포되어 물고문과 전기고문까지 받게 되지요.
이외의 내용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하지 않겠습니다.

이 아래는 영화를 본 분만 읽으세요. 경우에 따라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영화의 중반까지, 그러니까 자말과 살림이 10대 중반이 될 때까지 이 영화는 어쩌면 08~09년 제 베스트 중 한 편이
될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입니다. 비록 중후반부에 로맨스에 집중하면서 우리가 익히 봐왔던 한국형 드라마의
진부한 요소들을 죄다 끌어안고 있어서 집중력과 신선도가 떨어지긴 합니다만, 초중반까지는 더 바랄게 없을 정도로
인상적입니다.


인도의 극심한 빈부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처음의 질주씬은 [트레인스포팅]에서 [비치], [28일 후]에 이르기까지
거침없이 달리면서 관객들에게 정보를 자연스럽게 던져주는 데니 보일의 장기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마음 아프고 아슬아슬한, 정말 아슬아슬한 아이들의 모습들이 가슴을 아프게 하지만, 그 가운데에 감각적으로
내보이는 카메라와 속도감있는 편집과 아주 깔끔한 대사들도 모두 경쾌하죠.
인도 내의 잔혹한 종교갈등, 인권따윈 아주 우습게 무시되는 현실, 극심한 빈부 격차등은 자칫 또다시 서양인의
시선으로 본 아시아라고 오해를 살 수도 있지만, 이 영화는 비교적 원작의 설정은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고 하고,
인도를 다녀온 지인들에 의하면 관광객의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들여다보기 시작하면, 눈을 뜨고 보기 힘든
힘든 현실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또 전에 다니던 회사의 연구원으로 있던 인도인 안자네율루 바두(우리가 줄여서 '안지'라고 부르던)가 말했던,
자신이 바꾸고 싶은 조국 인도의 모습은 이 영화의 모습에서 그닥... 멀지 않습니다.

이 안타까운 모습은 [City of God]을 능가합니다.
돈에 눈이 멀어 멀쩡한 아이의 눈을 멀게하는 기가막힌 짐승들을 보면, 우리 나라에서도 아이들을 납치해서
앵벌이시킨다고 사지를 훼손하는 일들이 불과 최근까지도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 꼭 저 나라에서만 벌어지는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게 되죠.
가난에 내던져져서 살아남기 위해 남을 이용하고, 억압하고, 군림하며 폭력에 길들여져가는 것.
그리고 그 폭력이 계속 폭력을 낳고 반복하는 악순환의 굴래를 결코 끊기 힘들다는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도 그러한 악순환의 굴래는 계속 됩니다.
이 와중에서 주인공 자말 말릭이 돈에 집착하지 않는 것은, 폭력적인 환경에서 벗어났다는 사살에 안주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가 돈말고도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너무 빨리 깨달은 것일까요?
아니면...
정말 It is written 이기 때문일까요.
정답은 It is written이겠죠.
이 영화의 대답처럼.


*
중후반부...의 이 영화는 물론 정말 재밌습니다만, 보면서 다소 정말 심드렁...해집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드라마를 연상시키기 때문이죠.
멀리가지도 않아요.
우리나라 조폭 나오는 뮤직 비디오만 몇 개 생각해도 됩니다.-_-;;;
그래서 이 영화에 대해 해외에서도 '복고적'이라고 말을 붙였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완전 우리나라 드라마 스탈이에요.
문제는 그럼에도 대단히 스피디하고 재밌다는거죠.
모르긴 해도 골든 글러브 작품상, 감독상까지 다 쓸었다는 사실은 개인적으론 고개가 갸우뚱...입니다. -_-;;;
이 영화는 아주 잘 빠진 오락물이에요.
그리고 오락물로서 더할 나위없이 훌륭하구요.



**
개인적으로 Danny Boyle 감독의 최고작은 2004년작인 [Millions/밀리언즈]입니다.
엉... 이 영화도 어린 아이들이 갑부가 되는건데.ㅎㅎㅎ
그러고보니 데니 보일의 장편은 장편 데뷔작인 [Shallow Grave](1995)부터 하나도 빠짐없이 다 봤군요.

DVD까지 줄줄이 구입했네요.

이 영화는 블루레이가 나오면 구입해보고 싶어요.

 

 

 

 

 

 

 

 

 

[Jumper]는 2월 14일 국내 개봉합니다.

이 영화는 [the Bourne Identity][Mr. and Mrs. Smith]를 연출했던 Doug Liman의 최신작입니다.
사실 기대되는 이유는 그것 뿐입니다. ㅎㅎ
적어도 Doug Liman의 액션물은 상당히 세련된 멋이 있잖아요.
질질 끄는 법도 없고. 쓸데없는 긴장감을 조장하지도 않고.
물론 1,2편에서 어색하기 짝이 없다가 3편에서 포스를 제대로 작렬시켜주신 우리의 아나킨 스카이워커이자
다스 베이더인 Hayden Christensen(헤이든 크리스텐젠)이 주연이라는 것도 기대 요인이긴 하죠.

예고편

 

 

 

 

내용은...
순간이동이 가능한 주인공이 잘 살고 있다가 이들을 저지하려는 조직 '팔라딘'과 맞서게 되고 그러면서
주인공은 순간이동이 가능한 사람들(점퍼)과 연대하여 맞서게 된다...
이런 내용인 것 같습니다.

만족할 만한 재미를 선사해줬으면 합니다.

 

 

 

 

 

**
여기엔 제가 정말 좋아하는 Diane Lane도 나옵니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섹시한...
게다가 Griffin 역에는 [the Chumscrubber]Jamie Bell이 나옵니다!

***
원래 이 영화의 감독은 Doug Liman은 아니었답니다.
Doug이 내정되면서 제작비 규모도 뻥 뛰어오르고, 주연배우들도 지명도가 없다고 현재의 캐스팅으로
교체해버렸답니다.(그게 오히려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하네요)
그리고... 흥행여부에 따라 3부작으로 마무리될 거라 하네요.
헤이든은 이 영화의 여주인공([O.C]의 여주인공)과 염문설이 있다네요.

 

 

 

아래 미세스봉님께서 남편되시는 분 취미가 일본애니메이션이라고 하시기에 문득 기억이 나서 후다닥 적어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적었습니다. 일부 다른 나라 작품도 있습니다.
픽사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이나 유리 놀쉬타인, 이슈 파텔등의 작가적 애니메이션은 거의 제외했습니다.
이건 순전히 제 개인적인 선택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애니가 빠졌다고 서운해하지 마시길... 저도 후다닥 대충 적은거라 빠진 것도 많을 거에요.
그리고 본 애니 중 아니다 싶은 건 과감하게 빼버렸습니다.
일단 여기 리스트에 있으면 기억이 가물가물하더라도 인상깊게 봐서 체크되어 있는 애니들이니...
참고로만 봐주세요.
굵은 색 제목은 제가 특별히 추천하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옆에는 살짝 주제넘지만 제 개인적 평가입니다.
재미로 봐주세요.^^
연도순입니다. 순위없어요~~~

 

 

 


* [은하철도 999](1981) ***1/2
- 말이 필요없는...


* [천년여왕](1981) **
- 역시 린 타로의 TV 애니메이션. 메텔 비스무리한 여주인공에 철이 비스무리한 남주인공.
여자의 이름이 라 안드로메다 프로메슘. -_-;;; 아직도 안 까먹고 있다. 충격이었나봐.


* [스노우맨](1982) ****1/2
- 보면 아직도 눈물이 나는, 플란더스의 개만큼 슬픈 애니메이션.


* [첼로켜는 고슈](1982) ***1/2
- 다카하타 이사오의 빛나는 성장물.
고인이 되신 동화작가 미야자와 켄지의 원작을 극화했다.


*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 *****
- 민성이 BEST 애니메이션.
말이 필요없는 환타지 서사. 그런데 여기 나오는 오무...는 스타크래프트 프로토스 종족의 리버와 완전 똑같지
않나요? 예전부터 그리 생각했는데. 음...


* [천사의 알](1985) ***
- 오시이 마모루의 습작같은 작품. 아마도 여러 SF 실사 영화들이 이 애니메이션의 매혹적인 세계관에서 힌트를
얻지 않았을까 싶다.


* [카무이의 검](1985) **1/2
- 린 타로의 무지하게 길고 긴 장편 애니메이션.
이 리스트에 올려놓긴 했는데 생각만큼 재밌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 [천공의 성 라퓨타](1986) *****
- 고등학교때보고 거의 광분했던 레전드.


* [명견 실버](1986) **
- 이건 국내에도 비디오테이프로 출시되었었는데... 무늬만 개...들이지 이건 개가 아닌겨.
스트릿 파이터의 블랑카를 연상시키는 롤링 썬더를 비롯... 말도 안되는 온갖 체술을 연마한 견공들이 무시무시한
붉은 곰 일당과 한판 뜨는 액숀 스펙타클!


* [요수도시](1987) ****1/2
- 하드코어/하드고어 애니메이션의 효시라면 오버지만 아무튼 무척 인상적이었던 가와지리 요시아키의 걸작.
여성성에 대한 묘한 컴플렉스가 강렬한 인상을 주는 영화.
가와지리 요시아키는 이후 [수병위인풍첩]이란 걸작을 만든다.


* [왕립우주군 오네아미즈의 날개](1987) ****1/2
- 사실상 가이낙스의 명성을 드높인 작품이면서, 동시에 가이낙스의 재정상태를 궤멸로 몰고 간 애니메이션.
지구라고 봐도 무방한 별에서 우주인이 되기 위해 애쓰는, 하지만 마냥 세상이 귀찮은 주인공이 정치적 이해와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저멀리하고 자신의 신념을 위해 날아오르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깊은 작품.


* [솔비앙카](1987) ***1/2
- 99년에 다시 후속이 제작되었지만. 그건 걍 그렇고. 진짜는 바로 오리지널 1~2편.
이 역시 당시 미국의 Manga Entertainment로부터 VHS로 구입해서 봤던 것인데, 독특한 메카닉과 설정.
무엇보다 아름답고 세련된 여성 캐릭터가 기억에 남는다. -_-;;;


* [나무를 심은 사람](1987) *****
- 프레드릭 벡의 대표작.
이 비디오를 막 받아서 보기 시작했을 때 어머님이 잠시 방에 들어오셨었는데, 결국 어머님도 그 자리에 앉으셔서
끝까지 다 보고 나가셨다는...
저패니메이션만 알던 내가 이 애니메이션을 계기로 이슈 파텔과 유리 놀쉬타인, 브루노 보제토등의 작품을
찾아서 보게 되었다.


* [건버스터 : 탑을 노려라](1989) ****1/2
- 내가 본 애니 중 가장 감동적인 엔딩 중 하나로 꼽을만한 메카닉물이자, 안노 히데아키를 주목하게 한 가이낙스의
걸작 애니메이션 OVA.
물론 뻥은 기본이다.


* [반딧불의 묘](1988) ****1/2
- 보면 가슴이 미어지는 반전 애니메이션. 누군가는 이 애니메이션을 전쟁의 가해자인 일본을 지나치게 피해자로
몰았다고 하던데, 왜 전쟁을 해야하는지도 잘 모르던 일반인들까지 정치/경제적 야욕으로 시작된 전쟁의
가해자로 몰아대는 사실이 이해가 안간다. 내가 아는 한 가장 가슴아픈 반전영화 중 하나.


* [아키라](1988) ****
- 사실 오토모 가츠히로는 이 걸출한 애니메이션에 갇혀 버린 느낌이 있다.
특히 그의 근작 [스팀 보이]를 보면 더더욱. 그러한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 [애플시드](1988) ***
- [공각기동대]의 원작자인 시로 마사무네의 원작을 극화한 작품.
최근의 [애플시드 사가 엑스머시나]도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 [비너스 전기](1989) **
- 여러가지 당시로서는 보기힘든 CG 기술도 동원된 대작.
원래 원작은 1,2화로 나뉘어있으나 장편은 1화에 해당하는 내용만 담겼다.
금성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두 세력의 대립인데, 시간이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 일부 장면의 액션씬만 기억에
남아있다. -_-;;;;;;


* [페트레이버 극장판 1편](1989) ***
- 말이 필요없지. 하지만 진짜는 2편.


* [팔견전](1990) ***
- 이 애니메이션은 30분짜리 6화로 구성된 OVA인데, 이 역시 미국의 Manga Entertainment에 주문해서 받았다.
그당시는 국내에 일본애니메이션 수입이 정식금지되어있어서 구입하려면 이렇게 미국의 영어 subtitle된 VHS나
LD를 주문해서 받아서 보곤 했다.
이 애니는 일본의 민속화를 연상시키는 작화가 대단히 인상적인데, 팔견전 자체가 일본의 유명한 고전이다.
전생의 인연과 유교적 유토피아를 꿈꾸는 내용이나 아이들이 보기엔 무리.


* [사이버시티 오에도 808](1990) ****
- 역시 가와지리 요시아키의 SF물.
Data 1~3으로 구성된 OVA물인데 개인적으로는 뱀파이어와의 애잔한 스토리가 빛나는 Data 3를 좋아한다.
스타일리쉬한 애니메이션의 정점을 보는 듯한 작화가 인상적.


*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1990) ****
- 가이낙스의 또다른 걸작 TV 물.
말이 필요없는 걸작 애니


* [노인 Z](1991) ***1/2
- 오토모 가츠히로의 소품같은 애니메이션이자, [아키라], [메모리즈]의 가교역할을 하는 작품이면서 동시에
일본의 허울뿐인 노인복지제도에 신랄한 비판을 가하는 작품.


* [오타쿠의 비디오](1991) ***
- 가이낙스가 진정한 오타쿠들에게 바치는, 오타쿠의, 오타쿠에 의한, 오타쿠를 위한 애니메이션...이라지만
실제 오타쿠들의 실사가 자주 등장한다.


* [인어의 숲](1991) ***1/2
- 우르세이 야츠라, 메종일각, 란마 1/2로 유명한 타카하시 루미코 원작의 OVA.
인어의 고기를 먹은 이들은 대부분 괴물이 되거나 죽지만, 일부는 불로의 영생을 얻게 된다는 점에서 착안한 내용.
다카하시 루미코의 다른 작품들과 달리 대단히 진지하고, 호러스럽기까지 하다.


* [자이언트 로보](1991) ****
- 일본의 거성 요코하마 미츠테루(그 60권짜리 만화 삼국지 그린 분)의 원작을 극화한 OVA 시리즈.
정성가득한 애니메이션이란 바로 이런 것. 아마도 앞으로도 애니메이션을 얘기할 때 수작 리스트에서 한동안
내려오지 않을 거대 메카닉물 + 엑스퍼트(초능력자)물.


* [여기는 그린우드](1991) ****
- 여느 학원물과 달리 남학생들의 기숙사를 다뤘다는 점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OVA 시리즈.
가장 그럴듯하고 멋진 러브스토리를 지닌 후반부 에피소드가 완소인 애니메이션이다.


* [월레스와 그로밋](1992) ***1/2
- 역시 말이 필요없으므로 패스.


* [월레스와 그로밋 2](1993) ****
- 월레스와 그로밋의 진가는 여기까지.


* [인어의 상처](1993) **1/2
- 원작 자체가 2개의 대제목과 7편의 구성으로 되어있는데 그중 후편이 바로 [인어의 상처]다.
이 역시 재밌게 봤는데 내용이 잘 기억이 안나네. -_-;;;


* [붉은 돼지](1992) ****
-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님의 사적인 고백같은 애니메이션.
1930년대의 이태리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그림도 인상적.
세상엔 나쁜 사람따윈 없어...라고 외치기라도 하는 듯한 애니메이션.


* [먼 바다에서 온 쿠](1993) ***
- 이런 애니메이션이 바로 아이들에게 환경교육을 온전한 목적으로 시킬 수 있는 애니메이션.
무척 힘들게 구해봤던 애니메이션. 멸종되어버린 줄 알았던 공룡의 새끼를 키우게 되면서 겪는 에피소드들을
담담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 [총몽](1993) ***
- 무척 굵은 펜선이 인상적인, 일본 SF 애니메이션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애니메이션.
OVA는 1,2화로 되어 있고, 미래시대의 극심한 빈부의 격차를 하늘에 떠다니는 도시와 빈민굴같은 지상세계로
설정했다. 어찌보면 피터 정의 [이온 플럭스]의 일부 에피소드도 이와 유사하다는 생각도 들고, 수많은 SF 영화도
이러한 비슷한 설정을 차용하고 있다.


* [페트레이버 두번째 극장판](1993) ****1/2
- 오시이 마모루의 극사실주의적 애니메이션이 정점에 달한, 정치적 SF물.


* [수병위인풍첩](1993) ****1/2
- 영화적인 연출과 앵글로 대단히 깊은 인상을 준 가와지리 요시아키의 최고작.
무사 쥬베이가 적과 하나하나 맞서는 형국은 마치 대전 액션 오락물을 연상케하지만, 리미티드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최대한 장점으로 격상시킨 놀라운 속도감과 잘 짜여진 플롯은 아주 인상적.


* [나의 지구를 지켜줘](1994) ****
- 이토록 탄탄하고 독특하며 세련된 플롯을 만들어내는게 진정한 저패니메이션의 강점이다. 색지정 능력등은
부수적인 것이고. 캐릭터들의 전생이 서로 맞물리며 갈등과 사랑을 향해 치달아버리는, 멋진 OVA.
이 정도는 되어야 '애니메이션'이라고 부를 만 하지.


* [마크로스 플러스](1994) ***1/2
- 입벌어지는 공중전을 시종일관 볼 수 있는 SF 액션의 수작.
전통적으로 마크로스 시리즈만의 삼각김밥... 아니 삼각관계가 이번에도 여전히...
뭐 이건 마크로스 제로에도 이어지더라. -_-;;;


* [신세기 에반겔리온](1995) ****
- 안노 히데아키의 천재성을 알린 가이낙스의 대표적 TV 애니메이션.
묵시록적인 극장판 엔딩이 충격적인 애니메이션. 수많은 철학과 역사적 오브제가 듬뿍 들어있는, 그야말로
오타쿠를 위한 애니메이션.


* [아미티지 III](1994) ***1/2
- 별 기대없이 미국 Manga Entertainment에 주문했다가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봤던 애니메이션.
인간과 로봇간의 그 위태로운 공존과 인간들의 경계심을 다룬 SF 영화, 소설, 만화, 애니메이션이야 어디 그 수를
헤아릴 수 있겠냐마는, 적절한 스릴러 코드를 삽입하고 여기에 로맨스와 액션까지 잘 버무린 작품은 의외로 그닥
많이 보이질 않는다. 아미티지 III는 딱, 그런 코드에 잘 부합하는 애니메이션으로 당시 Manga Entertainment
에서 하도 주문을 많이해서 나중엔 사담까지 하던 히스패닉계 여성 스탭이 내게 추천해줘 구입한 애니였다.-_-;;


* [이리아](1994) **1/2
- 또 이 얘기인데, 미국 Manga Entertainment의 카탈록 표지로 자주 등장하던게 바로 이리아다.
내가 아는 한 일본 애니메이션 여성 캐릭터 중 가장 예쁜 주인공이 아닌가... 싶다. -_-;;;;
그 유명한 [전영소녀]와 [I's]의 마사카즈 카즈라가 캐릭터 디자인했다고 한다.
내용은 그닥 기억안나는데 캐릭터는 아주 생생한 애니메이션.


* [체포하겠어](1994) ***1/2
- 후지시마 코스케 원작.
2명의 터프하면서도 아름다운 여성 경찰이 주인공.
예쁘지만 미니 패트롤카를 타고 달리며 벌이는 활극은 기대이상의 재미를 선사한다.


*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1994) *****
- 어휴... 말이 필요없죠.


* [공각기동대](1995) ****1/2
- 미국에서 막 도착한 공각기동대 LD를 받자마자 데이트 약속을 취소하고 집에서 봤던 기억이...
물론 그 후 그때 사귀던 사람한테 무척 다굴당했지만.


* [골든보이](1995) ***
- 이 애니메이션을 리스트에 넣어서 황당해하는 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난 의외로 재미나게 봤던 애니다.
물론 이 애니는 성인용인데 등장하는 여성들이 실제로 대단히 관능적이라는... -_-:;
주인공이 얼레벌레 왕 칠칠이 같지만 사실은 엄청난 능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그에게 결국 호감을 갖게되는
수많은 여성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오! 나의 여신님]과 근본적인 남성의 여성 정복주의가 가득 담긴 애니인
것은 사실이다.(그 후지시마 코스케가... 어시스턴트다)


* [귀를 기울이면](1995) ****
-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에 코멘트를 한다는게 무의미하지...


* [엘하자드](1995) OVA 1기 ***
- 기대 전혀 안하다가 의외로 재밌게 본 애니메이션. 부록으로 준 일러스트 포스터도 괜찮았다.
아직 학생인 주인공들이 우연찮은 기회에 판타지의 세상 '엘 하자드'로 가게되어 거기서 벌어지는 활극같은...
따지고 보면 '나니아 연대기'등 여러 판타지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듯한 느낌이 가득하다.
이런 걸로 따지면 또... [천공의 에스카플로네]가 있을테지.
하지만 1기만큼은 무척 재밌게 본 기억이 있다.

 

 

 

 

 

 

 


아래 미세스봉님께서 남편되시는 분 취미가 일본애니메이션이라고 하시기에 문득 기억이 나서 후다닥 적어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적었습니다. 일부 다른 나라 작품도 있습니다.
픽사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이나 유리 놀쉬타인, 이슈 파텔등의 작가적 애니메이션은 거의 제외했습니다.
이건 순전히 제 개인적인 선택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애니가 빠졌다고 서운해하지 마시길... 저도 후다닥 대충 적은거라 빠진 것도 많을 거에요.
그리고 본 애니 중 아니다 싶은 건 과감하게 빼버렸습니다.
일단 여기 리스트에 있으면 기억이 가물가물하더라도 인상깊게 봐서 체크되어 있는 애니들이니...
참고로만 봐주세요.
굵은 색 제목은 제가 특별히 추천하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옆에는 살짝 주제넘지만 제 개인적 평가입니다.
재미로 봐주세요.^^
연도순입니다. 순위없어요~~~

 

 

 



* [침묵의 함대](1995) ***1/2
- 한국에선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이니 뭐니해서 말이 많았던 애니메이션.
하지만 정작 본 사람들은 이 영화가 결코 그런 군국주의적 구호를 강조하는 애니메이션이 아니라는 걸 절감.
역시나... 그 당시 보지도 않고 평가하는 찌라시 언론들에게 매도당한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


* [겐지의 봄](1996) ***
- 위에 언급한 작고하신 동화작가 미야자키 켄지의 100주년을 기념하는 애니메이션으로, [마크로스 플러스]의
공동감독이었던 가와모리 쇼지가 연출한 애니메이션.


* [메모리즈](1996) ***1/2
- 오토모 가츠히로의 의욕이 넘치는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장편 에니메이션.
개인적으로는 최취병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일부 에피소드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연상케 하기도...


* [원령공주](1997) ****
-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에선 언제나 진취적이고 역사의 중심에 여성이 있다.


* [베르세르크](1997) **1/2
- 만화는 그 끝이 없을 듯 하나, TV에선 이미 24부(??)인가로 만화의 서두부분으로 대미를 장식함.
만화 자체도 잔혹하고 기괴하며 음산한데 히에로니무스 보슈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은 작화는 그야말로...
충격 또 충격이죠.


* [퍼펙트 블루](1997) ****
- 현재 가장 주목받는 감독 중 한명인 사토시 콘 감독의 장편 데뷔작.
원래는 실사영화로 기획된 것이라고 한다.
대담한 섹스씬(극 중에서의 연기)과 연쇄 살인을 쫓는 스릴러 구성이 아주 탄탄한 애니메이션.
이때부터 이미 사토시 콘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넘나드는 재주를 보여줬다.


* [카이트](1998) ***
- 성인 애니메이션의 대가 우메츠 야스오미의 역작.
물론 적나라한 성애 장면이 나와 아이들을 볼 수 없다.
양의 탈을 쓴 경찰의 성적 노리개로 자라면서 동시에 히트맨이 된 여주인공의 이야기.
후속작 [메조 포르테]는 보다 가벼운 분위기.


* [레인 : Serial Experiments Lain](1998) ***1/2
- 이 TV물이 방영된게 98년입니다. 이 당시는 막 IT붐이 시작될 때였지만 인터넷이라는 넷 라이프는 그닥
대중적이지 않았지요. 이 애니는 현재 실생활과 불가분의 관계가 된, 넷 라이프를 본격적으로 다룬 것으로 시대를
앞선 안목이 돋보이는 애니메이션입니다.
물론 넷 라이프를 관념적 이데아의 하나로 보는 시선의 한계는 어쩔 수 없지만 얼터 이고등 우리가 지금 쉽게
마주칠 수 있는 현상들을 자연스럽게 풀어놓았다는 사실에는 놀랄 만하다.


* [멋지다 마사루](1998) ***
- 이거 아주 물건이었죠... 섹시코만도. ㅎㅎㅎㅎㅎㅎ
정신나간 애니의 알싸한 카타르시스.


* [스프리건](1998) ***
- 원작과 달리 그냥 때려 부시는 초인들의 액션 결전장이 되어버린 애니.
하지만 터키에서의 활극에 이은 카메라를 향한 주인공의 칼던지기는 아주 인상깊었던 애니메이션.


* [카우보이 비밥](1998) *****
- 본인이 기억하는, 모든 애니메이션의 최고작.
TV 애니메이션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 SF 느와르이자 씨니컬한 유머가 빛나는 걸작 중의 걸작.
아... 스파이크를 다시 보고 싶다.


* [청의 6호](1998) ***1/2
- 곤조 스튜디오의 명성을 한껏 만방에 알린 OVA.
유전공학에 의한 양수변형생물체의 지속적인 공격으로 궤멸당하다시피한 인간들을 위해 나선 잠수함 청의6호.
하지만 잠수함은 주인공이라기보긴 힘들고 종교적 함의까지 가득 안고 있는 우울한 유전학자와 그에 맞서는
두 명의 대원이 주인공.
액션씬도 무척 화려한 편이며 잠수함 액션이라는 보기드문 연출을 아주 멋지게 해냈다.


* [무한의 리바이어스](1999) ****
- 15소년 표류기의 잔혹하고도 암울한 SF 버전.
별 기대없이 보기 시작했다가 완전히 빠져버렸던 TV 시리즈.
항주사 훈련원이었던 이들이 어떤 이유로 우주를 표류하기 시작하고, 그 당시 인간이 항해할 수 없었던 미지의
영역을 항해하며 벌어지는 내부의 갈등과 성장을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 [투 하트](1999) **
- 내용은 거의 생각이 안나고... 오로지 엔딩 타이틀 송만 기억난다.


* [인랑](1999) ***1/2
- 혼자 시사회 당첨되어서 보러 갔던 영화.
오시이 마모루의 세상은 언제나 비뚤어지고 슬프지만 분명한 목적을 지닌 듯.


* [프리크리](2000) ***1/2
- 이 애니 무척 재밌게 본 애니인데 어째 스토리가 기억이 안난다. -_-;;
가이낙스의 6부작 OVA. 이 작화팀들이 거의 그대로 [건버스터 2]작업에 참여한다.


* [니아 언더 세븐](2000) ***1/2
- 외계인이 가져야할 안테나가 없다고 등급외 판정을 받은 '니아'가 지구에 나타나면서 주변인들과 겪는 소소하고
코믹스러운 에피소드가 감칠 맛나는 은근히 독특한 애니메이션.


* [뱀파이어 헌터 D](2000) ***1/2
- 가와지리 요시아키의 명성이 아직 녹슬지 않았음을 알린 장편 애니메이션.
뱀파이어 헌터의 스타일리쉬한 액션과 스타일이 여느 애니메이션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그 스타일때문에라도 다시 한번 보고 싶어지는 장편 애니메이션.


*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2000) **1/2
- 전지현이 출연했다는 해외 영화는 바로 이 짧은 애니메이션을 극화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작화는 아주 좋았다만... 뭔가 엉성한 플롯과 액션은 이 애니가 과대평가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지우지 못하겠더라.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
- aipharos님과 민성군은 극장에서 보고, 난 집에서 혼자 보고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혼자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던 애니메이션.


* [전투요정 유키카제](2002) ***1/2
- 반다이 창립 20주년 기념 애니메이션.
초반엔 답답의 극을 달리는 주인공과 이상하게 어색한 작화가 영 정이 안갔으나, 6개월에 한 번 꼴로 나오며
사람 속을 태웠던 에피소드가 중반을 넘어서자 대단한 몰입도를 보여준 애니메이션.
마크로스 제로와 함께 공중 메카닉 OVA의 쌍벽.


* [마크로스 제로](2002) ***
- 마크로스 시리즈이지만 마크로스의 그간 시리즈와는 다소 생뚱맞은 이미지.
하지만 여전히 공중전의 퀄리티는 최강. 유키카제와 함께 메카닉 OVA의 양대 산맥.


* [최종병기 그녀](2002) ****
- GONZO의 실력 발휘.
보면서 '도대체 이게 뭐야?'라고 말할 법도 한 말도 안되는 황당무개한 스토리.
즉, 내가 사랑하는 그 여학생이 사실은 인류가 가진 최종병기...였다는 이 말도 안되는 스토리가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이입되며 처절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불러 일으킨다.


* [도쿄 갓파더즈](2003) ****
- 콘 사토시 감독의 작품들, 그러니까 [퍼펙트 블루], [망상대리인], [파프리카]들과 달리 매우 현실적이며 따뜻한
드라마를 지닌 수작 애니메이션. 노숙자 세 명이 엉겁결에 아이의 대부 노릇을 하며 벌어지는 따뜻하지만 뭉클한
드라마.


* [라스트 엑자일](2003) ***1/2
- 동시에 방영되던 [울프스 레인]등이 용두사미의 난감함을 보여준 반면, 작화의 퀄리티 다운은 있어도 그래도
끝까지 만만찮은 재미를 주었던 TV 물.
곤조(GONZO) 창립 10주년 기념작으로 비공정에 대한 일본 애니메이션의 집착이 여실히 드러나는 작품.
하록 선장을 연상케하는 알렉스 로우도 매력적.(물론 작화가 도중에 좀 찐따가 되지만...)
근대의 보병 병법을 비공정함대전에 도입한 특이한 전투도 아주 인상적이다.


* [망상대리인](2004) *****
-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TV물 중 하나.
기본적으로 기괴한 스릴러를 근간으로 하고 있으나, 이후 2006년에 발표되는 걸작 장편 애니메이션인 [파프리카]의
뼈대가 되는 애니라고도 생각이 든다.
콘 사토시 특유의 사회와 인간에 대한, 현실과 망각에 대한 씨니컬한 시선이 극에 달한 작품.
스릴러의 구조가 돌고도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되어 몰입도도 상당히 높다.


* [사무라이 참프루](2004) ****1/2
- [카우보이 비밥]만큼 멋진, 와타나베 신이치로의 또다른 걸작.
합합 비트, 정격 검도를 하는 무겐과 격식없는 진... 이 두 막강한 무사들이 여주인공과 기묘한 동행을 하며 벌이는
기상천외한 에피소드들.
사무라이가 필요없어져가는 시대에 대한, 정체성에 대한 의문이 아스라이 담겨있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바람의 검심]과는 완전히 다른 시선의 작품.
그나저나... 와타나베 신이치로 감독님, 이제 그만 쉬셔야죠.


* [건버스터2 : 탑을 노려라](2004) ****1/2
- 1기만큼 강렬한 감동적 엔딩을 선사한 후속작이자 1기를 안본 사람들은 그 재미와 감동이 망가질 수작.
1기의 내용과 연관이 있으므로(전혀 연관없어 보이듯 진행되지만), 반드시 1기를 보고 봐야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이곳!을 참조하세요.


* [스팀보이](2004) **
- 활극은 화려하나... 알맹이없이 요란한 느낌... 그리고 감독의 포부만이 느껴지는 아쉬운 작품.


* [헬싱](2005) **
- 뱀파이어를 응징한다지만 이거 참... 난감스럽게 잔혹하다. 성인용 TV 애니메이션.


* [카라스](2005) *****
- 자본이 없어 마지막까지 힘겹게 완결된 OVA 시리즈.
명가 타츠노코 프로덕션 40주년 창립작이라는 사실이 더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작화나 모든 애니메이션의 퀄리티는 극상 중의 극상이며, 그 재미 또한 보통이 아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액션씬과 마지막 화의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마지막 절정은 압도적.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이곳!을 참조하세요.


*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2006) ****


* [시간을 달리는 소녀](2006) *****
- 기억하는 최고의 애니메이션 중 하나.
소중함을 잊고 보낼 수 있는 학창시절의 순간을 가슴 깊이, 아름답게 간직하길 바라는 감독의 순수한 진심이
그대로 드러나는 감동적인 작품.


* [아치와 씨팍](2006) ****
- 한국 애니메이션의 한 획을 그었다고 생각되는 애니메이션.
자세한 리뷰는 이곳!을 참조해주시길.


* [파프리카](2006) *****
- 콘 사토시 감독의 걸작. 콘 사토시 월드를 이루는 그의 세계관이 원작과 잘 맞물려 확고히 정립되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이건 뭐라 설명하기도 힘들다. 무조건 필견을 권하는 영화.
조금더 자세한 설명은 이곳!을 참조하시길.


* [철콘 근크리트](2006) *****
- 마츠모토 타이요의 원작을 최대한 원작의 감성을 살려 만들어낸 애니메이션.
두 말이 필요없다. 조금더 자세한 설명은 이곳!을 참조하시길.


* [아프로 사무라이](2007) ***
- 사뮤엘 L 잭슨의 더빙, 곤조(GONZO) 스튜디오의 참여로 만들어진 아주 독특한 액션 활극.
스토리야 복수를 한다는 뻔한 설정이지만 작화도 독특하고 액션도 아주 만족스러운 애니메이션.
다만... 왜이리 영어 더빙이 안어울리는거냐...

 

 

 

 

 

 

 

 

 

 

2009년에 재밌게 볼 만한 영화 아주 간략 소개입니다.
시간도 없고해서 걍 후다닥 올려 버립니다.
내용은 trailer보시면 대강 알 수 있구요.
정보가 정보이니만큼... 대부분 헐리웃 영화입니다.
다른 나라 영화도 눈에 띄면 올려볼께요.


 

 

[Gran Torino/그랜 토리노] directed by Clint Eastwood


냈다하면 관객과 평론의 열화와 같은 극찬을 받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님의 소품같은 영화.
하지만 언제나처럼 클라이맥스는 보통이 아닐 듯.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directed by David Fincher

전작 [Zodiac]을 통해 과거의 재기발랄한 감독에서 완전한 거장으로써의 존재감을 알렸던 데이빗 핀쳐 감독의
필모 중 최고라는 평이 여기저기서 들려 옵니다. 내용은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듯.
aipharos님이 좋아라하는 케이트 블랜쳇이 정말 아름답게 나온답니다.

 

 

 

 

 

[Watchmen/와치맨] by Zack Snyder


감독 자체는 [300]으로 왕 마음에 안들긴 하는데, 비주얼을 구현하는 능력만 놓고 보면 또 기대안할 수가 없어요.
얼마전 저도 그래픽 노블을 구입해 읽었습니다. 마지막의 그 먹먹한 충격이란 생각보다 대단했습니다.
카툰이 아니라 왜 그래픽 노블인지 알았어요

 

 

 

 

 

[the International/인터내셔널] by Tom Tykwer


영화 엄청 고르는 클라이브 오웬, 그리고 나오미 와츠 두 배우의 든든한 무게감에 aipharos님과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Heaven](2004)의 톰 티크베르 감독의 신작입니다. 다들 [Perfume : the Story of a Murderer]를
기억하시지만 저와 aipharos님에게 톰 티크베르 감독은 [Heaven]으로 더 인상깊습니다.
여기서 케이트 블랜체과 지오바니 리비시의 왕팬이 된거죠.

 

 

 

 

[Crossing Over/크로싱 오버] by Wayne Kramer


웨인 크레이머 감독은 전작 [Running Scared/러닝 스케어드]에서 미친듯한 질주감의 스릴러를 아주 잘 구현해낸
감독입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도 기대가 됩니다. 물론 이번엔 그런 텐션 가득한 스릴러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the Ugly Truth] by Robert Luketic

 

 

 

 

 

 

[Obsessed] by Steve Shill

이 영화엔 비욘세가 나옵니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 남자들이 기대 만빵이죠.
내용은 언뜻 보니 이거 완전 [the Hand that Rocks the Cradle/요람을 흔드는 손](1992), [Fatal Attraction/
위험한 정사](1987)의 잡탕물같네요.

 

 

 

 

[Up] by Pete Docter


우하! 올해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는 바로 픽사 스튜디오의 신작 [Up]입니다.
벌서 트레일러만으로도 가슴이 콩당콩당입니다.
이 비공정 컨셉은 지브리의 작품들에게서도 면면히 흘러내려오는 정신이죠?
감독은 [Monster Inc./몬스터 주식회사]를 연출했던 피터 닥터.

 

 

 

 

[Taking of Pelham 123] by Tony Scott


댄젤 워싱턴은 스콧 브라더스의 페르소나가 되려나봅니다.
형, 동생 영화에 줄줄이 출연하네요. 하긴... 어떤 역을 맡아도 일정 포스 이상의 아우라가 뿜어져나오는 배우가
댄젤 워싱턴이기도 하죠.


 

 

[the Limits of Control] by Jim Jarmusch


아... 짐 자무쉬 감독님의 신작입니다.
출연진의 면면도 만만치 않죠. 틸다 스윈튼, 빌 머레이, 가엘 가르시아 베날, 존 허트.
위험스러운 일을 처리하는 이에 대한 스릴러 물이라는데 아직 트레일러는 없네요.
기사를 찾아보지도 못해서 한 번 찾아봐야겠어요.


 

 

[Green Zone] by Paul Greengrass


'제이슨 본' 시리즈 이후 아주 찰떡 궁합을 자랑하게 된 폴 그린그래스 감독과 맷 데이먼의 또다른 신작입니다.
원작이 있지요. 대량 살상무기(푸하~)를 찾아 헤매는 CIA 에이전트의 이야기.

 

 

 

Public Enemies] by Michael Mann


캐스팅에 있어서 이미 반칙 사기 영화.
감독 마이클 만...만으로도 힘이 팍 들어가는데, 출연진은 크리스천 베일, 조니 뎁, 지오바니 리비시(!!), 빌리 크러덥,
릴리 소비스키(개인적으로 예전부터 관심있었던), 스테판 도르프... 하하~ 캐스팅만으로 시나리오를 '따위'로
만들어버리는 사기 캐스팅.

 

 

 

박쥐] by 박찬욱


말이 필요없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
개인적으로는... 김옥빈의 베드씬에 더 관심이... (에혀... 주책이다)
물론 송강호에 대한 기대는 절대적.

 

 

 

 


 

 

 

 

 

 

 

[松ヶ根乱射事件/마츠가네 난사사건](2006) directed by 야마시타 노부히로

오늘 DVD가 도착했습니다. 야마시타 노부히로의 또다른 영화 [天然コケッコ/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DVD와 함께.
어지간하면 오랜만에 DVD 오픈케이스를 해보려 했으나... [마츠가네 난사사건]은 그나마 킵케이스라도 있으나
속은 역시 훵~, [마을에 부는...]은 킵케이스도 없이 그냥 DVD 딸랑...
출시해준 것만 해도 감지덕지라는 마음으로 군말 안했지만 역시나 씁쓸합니다.
그리고 DVD란 매체가 그렇듯 HDTV에선 완전 쥐약의 화질입니다.
게다가 TV가 크거나 프로젝터를 이용해서 보면 좌절이죠... 그 프로젝터가 720p이상의 HD지원하면 절망이 됩니다.
하지만 제가 1년을 보고 싶어 끙끙대던 영화였던 터라 퇴근해서 집에 오자마자 식사만 하고 바로 aipharos님과함께 봤습니다.

마츠가네라는 마을에서 하얗게 눈이 내린 날 아침, 한 여성이 눈밭에 쓰러져 있습니다.
이를 발견한 초등학생 아이는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보다가 그녀의 가슴으로 손을 넣어 만지고, 그후엔 그녀의
음부로 손을 넣어 만집니다.
그렇게 둔부로 머리를 친 듯한, 유쾌하지 못한 불쾌한 기억으로 영화가 시작됩니다.
전작 [린다 린다 린다]의 사랑스러운 정중동의 에너지를 기억하는 분들껜 충격일거에요.
저도 그랬으니까.
마을 파출소(코방의 성격이 짙죠)에서 일하는 코타루는 성실한 경관이지만, 그의 집안은 그닥 평온하지 못합니다.
쌍둥이 형인 히카리(이 이름의 뜻은 빛나다...란 뜻이죠? 반어적이면서도 짖궃은 작명이에요)는 매사에 자신없고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집안의 축사일을 대충 돕고 삽니다. 축사일은 사실상 누나가 다 이어받아 애를 쓰고 있어요.
코타루의 아버지는 미용실 여자와 바람이 난 뻔뻔남입니다.
게다가 기가막힌 어이없는 소식까지 가져오죠.
히카리 역시 영화 초반에 아예 대놓고 나오지만, 뺑소니한 사실이 피해당사자에게 발각되면서 겉잡을 수 없는
협박에 질질 끌려 다니게 됩니다.
모든 일들이 부조리하게 널부러진 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코타루의 주변을 조롱하고 다니기 시작합니다.
이 모든 일들을 바로잡으려고 해도, 파출소 천정 위의 쥐새끼들처럼 하나도 잡히지는 않고 오히려 그 부조리한
상황은 번식하기만 합니다.
코타루는 인내의 끝에 다다르게 되지요.

영화는 블랙 코미디의 성격이 아주 강합니다.
씁쓸하지만 뒤를 탁... 치는 듯한 코미디.
그리고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언제 폭발할 지 모르는 에너지가 너무나 팽팽하게 이어져서 프레임 안으로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 계속 의미없는 듯 꼬리를 끌고 있으면, 뭔 일이라도 갑자기 터질까봐 노심초사하며 영화를
보게 됩니다. 정말이지... 이 감독, 아주 악취미를 가졌어요.ㅎㅎ
이런 영화를 이렇게 지루하지 않게, 처음부터 끝까지 눈 한번 못돌리게 만들다니 놀라울 뿐입니다.
그리고 전 파출소를 마주보는 샷에선 자꾸만 구로사와 기요시의 [큐어]가 떠올라 아주 극도로 긴장했답니다.-_-;;
영화가 버블경제 붕괴 이후의 일본을 그리고 있지만, 그러한 시대적 상실감과는 별개로 이 영화는 인간의 어두운
본연의 내면과 사회적 윤리가 강압하는 개인의 불가항력적인 정신분열적 상황을 별 것 아니라는 듯 휘둘러대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모두가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은 채 엔딩을 향해 묵묵히 치달아버리죠.
그리고 그러한 사회적 강박과 잃어버린 허무, 이기적 본능을 도덕적 해이를 가장한 묘한 에로티시즘으로 얄궃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기다린 만큼의 보람이 있는, 아주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너무나 치밀하게 짜인 느낌이어서 약간의 답답함(?)도 있었지만, 두 엄지 손가락을 추켜 올릴 만한 영화임에는 분명하다는 생각입니다. 

게다가 Pascals의 음악...
마츠가네의 스산하고 차디찬 공기의 대기를 쓸쓸하게 부유하는 듯한 Pascals의 음악은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복수는 나의 것]에서 어어부(백현진)가 들려줬던 단 한곡의 느낌만큼 강렬했어요.
그리고 쌍둥이 형제를 맡은 新井浩文(아라이 히로부미/코타루역)와 야마나카 다카시(히카리역)의 연기는
근래 본 일본 영화 중 카세 료의 연기 이후로 가장 기억에 남네요.
아라이 히로부미는 부조리한 상황에서 점점 패닉이 되는,

하지만 그러한 패닉조차 겉으로 드러낼 줄 모르는 사회적 윤리에 강압된 순응형의 연기를, 야마나카 다카시는 모든 것에 대한 의욕도,

자신감도 없는 것을 그저 어색한 웃음으로 본능적으로 무마하려고 하는 무기력한 인물을...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께는 꼭 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네요.


*
이 영화는 [마츠가네 난사사건]으로 제목을 달기 전까지 무려 제목이 10여차례 수정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영화는 1917년 야쿠가다와 류노스케의 [도둑질]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지요.

 

**
이 영화의 제목이 왜 [~난사사건]인지는 보시면 알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너무 드라마적인 서사에 매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이런 관성적 태도는 작년 11월 모리 뮤지움의 한 영상 작업을 보면서 많이 반성한 바 있는데...

 


***
주연배우인 아라이 히로부미는 [ジョゼと虎と魚たち/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池脇千鶴(이케와키 치즈루)와 연인사이라지요.
전 되려 그녀가 [스트로베리 쇼트케익]에서 더 인상적이었다는 -_-;;;;

 

 

 

 

 

 

 

 

 

 

 

 

 

 

 

 

 

 

[Le Scaphandre et Le Papillon/잠수종과 나비] directed by Julian Schnabel
2007 / 약 112분 / 프랑스, 미국

터무니없이 늦게 본 영화.
못보신 분께는 블루레이 또는 HD-Rip 버전으로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영화.
예전부터 보려고 하다 차일피일... 계속 미루던 이 영화를 며칠 전 이곳에 들러주시는 mimae님의 홈피
(http://kimmimae.com )에 갔다가 2008년 인상깊게 본 영화 10선에 올려놓으셨길래 다시 기억이 나서
aipharos님과 함께 봤다.
사실 오늘 친한 작가의 개인전 오프닝이 홍대 모 갤러리에서 있는 날인데, aipharos님도 가고 싶어하길래
오늘 참석못하고 주말에 가겠노라... 전화한 후 칼퇴근을 한 후 좀 전에 봤다.
이 영화... 올해 현대 갤러리에서 있었던 '줄리안 슈나벨'전을 아주 인상깊게 봤던 우리에겐 이 영화가 그 작품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걸 그대로 느끼게 해줬다.
놀라운 화가이기도 하면서, 경이로운 감독이기까지 하다.
그의 영화 중 단연 빛나는 작품.

영화의 이미지가 버려진 육체에 의미있는 체류가 된 장 도미니크 보비(이하 '장 도')의 심리적 자유의 일탈을 아주
잘 드러낸다. 그 유명한 패션계의 막강 파워 '엘르'의 편집장이었던 장 도.
어느 날 갑자기 뇌일혈 발작이 온 후 전신마비가 되고, 그는 왼쪽 눈으로만 세상과 소통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왼쪽 눈만으로 의사 소통을 하여 자신의 책을 내고 책이 발간된 지 10일 만에 폐렴으로 세상을 떠난다.
다들 아시다시피 실화다.
자신의 육체를 조금도 어찌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장 도는 [Mar Adentro/Sea Inside]의 주인공 마농 샘프레도
(하비에르 바르뎀)보다도 더 심각한 상황이다. 마농 샘프레도는 적어도 말은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의 일탈은
보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이었다. 하지만 장 도는 오로지 오른쪽 눈을 한 번, 두 번 깜빡이는 것만으로 모든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
마농 샘프레도가 죽을 권리를 위해 저항했다면, 장 도는 책을 통해 세상과 마지막까지 소통하고 흔적을 남기려 했다.
그가 치료사와 이전 연인과 사랑을 나누는 상상은 자신이 인간이기 위해 남아있는 모습을 부여잡고 그려낸 그의
노력의 반영이다. 그에겐 그러한 상상이 자유를 위한 갈망이라기보다는 본능적 능력을 모두 거세당한 인간이지만
인간이기 힘든 자신에 대한 아름다운 존중의 표현이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그의 삶에 대한 경외감과 무너져버린 살아 온 궤적들에 대한 반성은 줄리앙 슈나벨이라는
작가에 의해 너무나 구체적으로 스크린으로 투영된다.

보고 난 후 감동만큼의 이미지가 남아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장 도미니크 보비의 인생을 안타까와만 하지 않게
되는 걸 보면, 이 영화 무척 진심으로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하도 많은 이미지들이 남아서, 그 중 직접 캡쳐한 화면들을 소개한다.

 

 

 

 


 

 

 

 

 

 

 

 

 

이 사진의 주인공은 마론 브란도이며, 줄리안 슈나벨의 사진 작품 중 하나다.
현대 갤러리에서 줄리안 슈나벨 전을 했을 때 구입한 도록에도 나와있다.


 

 

 

 

 

 

 

 

 

 

 

이 분이 개인적으로 너무나 존경해마지않는 故 잉마르 베리먼 감독님의 페르소나, 막스 폰 시도우(Max Von Sydow)

 

 

 

 

 

 

 

 

 

 

 

 

*
줄리안 슈나벨의 전시에 대한 글은 이곳으로 가시면 된다.

**
주인공 장 도의 아버지인 파피누 역은 개인적으로 존경해마지 않는, 잉마르 베리먼 감독님의 페르소나,
막스 폰 시도우(Max Von Sydow)가 맡았다.
얼마 등장하지 않지만 그 장면에 눈물을 머금게 할 진솔하고 마음 아픈 진심을 절절하게 표현한다.
역시... 정말 멋진 분.

 

 

 

 

 

 

 

 

[미쓰 홍당무] directed by 이경미
2008 / 한국

주말에 외출없었고, 친구도 안만났으므로 당근 방콕.
일요일에서나 영화를 두 편 봤는데,
정말정말 보고 싶었던 두 편의 영화.
하나는 [미쓰 홍당무], 그리고 또 하나는 미타니 코우키의 [매직 아워].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편 다 아주 가슴이 말랑해질 정도로 재밌었다는 겁니다.
[미쓰 홍당무]의 경우 사실 은근 처절하고 서글픈 드라마이지만, 어차피 '맨 정신'으로 소통하는 것 따위가 힘들어지는
세상인지라 마지막엔 사람이 변해야만 감동을 얻는다는 기본적인 휴먼드라마 스탈의 영화를 조롱하다시피하며
엔딩을 맺습니다. 그리고 이게 아주 묵직하게 와닿는다는 말이죠.

개인적인 견해지만, 이 영화를 아마 얼마전 올린 올해의 영화 50선을 쓰기 전에 봤다면 한 손 안에 반드시 랭크시켰을
것이고, 올 한해 한국 영화가 속된 말로 죽을 쒔다고 하지만 [은하해방전선]과 이 [미쓰 홍당무]라는 진짜를 건진
해이므로 아주 망했다고 볼 순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대박 영화를 부가판권도 아작난 한국에서 영화관에 가지 않고 집에서 봤다는게 무척 후회가 됩니다.
미안하기도 하고...


이 영화의 유머는 Judd Apatow의 유머처럼(유머의 방식은 완전 다르지만) 극한으로 치달아버립니다.
이쯤에서 그만둬야지하는 관객들의 내재된 윤리기준을 위태롭게 넘나드는거죠.
보는 나는 희열과 민망함, 그리고 조마조마함, 이거 도대체 끝을 어떻게 내려고 하는거야!라는 온갖 감정이 마구
지들끼리 머릿 속에서 난잡교배를 하게 되지만 정작 이 영화의 미덕은 거기에 있다고 봅니다.
괜히 우월적 위치에서 캐릭터를 내리 깔아 보는게 아니라, '저 사람들은 원래 저런거다'라고 내버려두고 그들의
내면을 이해하려고 하는거죠.
따지고 보면 공효진이 연기한 '양미숙'이나 서우가 연기한 '서종희' 모두 서슬퍼런 독설과 삐딱함, 과대망상, 피해망상
등의 정신병적 요소들을 두루두루 갖추었지만, 그리고 그들의 행위는 실제로 처벌을 받을 법한 범죄이지만, 자의든
타의든 상황을 바로 잡으려는 힘에 맞서고 거부하려 하지 않는 '인간다움'은 잃지 않았습니다.
전 그게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인간다움'의 척도 중 하나라고 믿어요.
그리고 그 시점에서 나와 다른 사상과 대상을 이해할 수 있는 '똘레랑스'가 시작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구요.


*
공효진은 정말 사랑스러운 배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아주 진부한 찬사지만, 어느 여배우가 저런 심각한 안면홍조증+왕찌질한 캐릭터를 연기하겠나 싶었어요.
그나마 팜므 파탈도 아니고.. 옷도, 머리도... 그나마 좀 빌려 입은 옷이 동료 교사의 원피스이니.
스탭들이 기술시사회 이후 공효진씨에게 너무 미안해했다는데(너무 안예쁘게 나와서), 그 스탭들의 마음을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
공효진씨가 연기한 '양미숙'이란 캐릭터를 한 단어로 압축하면... 영화 초반부에 나옵니다.
죽어라 삽질을 하는 장면.

 

***
공효진씨의 연기만 좋은게 아닙니다. 서종희 역을 맡은 서우라는 배우. 그야말로 발견 중의 발견 아닌가 싶어요.
오락가락... 정신분열적 레벨은 절대 양미숙에게 뒤쳐지지 않는, 하지만 그래서인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서종희 역의 서우. 너무나도 인상깊었습니다.
그리고 공주 이유리 선생역을 맡은 황우슬혜씨도 겁나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체육비품실에서의 그... 음음...
자신의 필모도 아주 착실하게 쌓아가고 있더군요. 좋은 평가를 받은 [과속스캔들], 그리고 박찬욱 감독의 신작
[박쥐]에서도 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
봉준호 감독은 대놓고 까메오.
그런데 보다보니 박찬욱 감독도 나오더군요.ㅎㅎ
거의 스쳐가는 장면이어서 어지간하면 모르고 넘어갔겠지만, 피부과 의사가 이 영화의 제작자인 '박찬욱'감독의
이름을 그대로 달고 나와서 뇌리에 남은 탓인지 자연스레 그 촬영하는데 서성이던 이가 박찬욱 감독이라는 걸
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연속 캡쳐를 해서 이렇게 잡은거지 영화에선 순식간입니다.

 

 

 

 

 

 

 

 

그리고... [은하해방전선]의 은하양도 나옵니다.^^

 

 

 

 

 

 

 

 

 

 

정말 보고 싶었는데 게으름과 노력 부족(같은 말이구나...)으로 아직도 보지 못한 영화들.
이른 바 '놓친 고기'.

 

 

 

 

 

그럼 놓친 고기 네 마리.

 

 

 

 

1. [까뮈 따윈 몰라](2005) directed by 야나기마치 미츠오
일본의 05년도 걸작 중 한 편으로 꼽혔던 영화이고 국내 일부 영화관에서도 상영했던 바 있는데(영화제에서도)
보질 못했다. 사실 가장 보고 싶은 영화 중 한 편인데 국내엔 개봉되었음에도 DVD로 나오지 않아서...
참 난감하다. 아래 두 편은 곧 보게 될텐데 이 영화만큼은 일본에서 DVD를 구입하지 않는 한 볼 방법이 없다.


 

 

 

 

2. [松ヶ根乱射事件/마츠가네 난사사건](2006) directed by 야마시타 노부히로
개인적으로 앞으로 일본 영화를 짊어질 천재 작가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실제로 그의 05년작인 [린다 린다 린다]에 배두나가 출연한 것은 봉준호 감독이 일본의 천재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가 있으니 출연해보라고 해서 나간거란다.
천재는 천재를 알아본다고...
야마시타 노부히로의 07년작인 [天然コケッコ?/마을에 부는 산들바람]도 걸작이라고들 한다.
문제는... 이 감독의 06년작인 걸작 [마츠가네 난사사건]을 아직도 못보고 있다는... -_-;;;
그래도 국내 DVD 발매되었기 때문에 주문 완료했으므로 금주 중엔 볼 수 있다는.
아,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도 같이 주문했다.^^

 

 

 

 

 

3. [Låt den rätte komma in/렛 미 인](2008) directed by Tomas Alfredson
역시 가장 보고 싶은 영화 중 한 편.
어둠의 경로로 화일이 돌아다니지만 이거이 DVDscr 버전이라 땡기질 않는다.
얼른... 블루레이로 나와주오.
일부 스틸컷만 보고도 그 아련하고도 가슴을 퍽퍽하게 하는 감성의 이미지들이 뇌리에서 잊혀지질 않는다오.

이건 영화 포스터가 아니라 오리지널 책 표지입니다

 

 

 

 

 

 

 

4. [Waltz with Bashir/바시르와 왈츠를](2008) directed by Ari Folman
쓰고도 뭐가 빠졌다...했는데 이 영화를 깜빡했다.
자꾸 뭔가 까먹는 것이 확실히 나이를 먹긴 먹나보다. -_-;;;;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이다.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감독이기도 한 아리 폴만은 레바논 사태에 참여한 이스라엘 병사를 통해
전쟁과 인간의 관계를 고찰한 역작인 본 작품을 내놓았다.
원래 많이 회자되던 영화라 엄청 보고 싶었는데, 상영관이 너무 한정되어 있어 볼 기회조차 없더라...

 

 

 

 

 

 

 

아래 모든 이미지는 직접 캡쳐한 이미지들입니다. 스틸 컷이 아닙니다.

 

 

Part 2 : 01 ~ 25
올해도 어김없이 한 해의 베스트 영화를 올립니다.
언제나처럼 이 포스팅은 그닥 반응이 좋지 않은 포스팅인데, 제 자신이 정리하는 의미도 있어서 꼬박꼬박 올립니다.
역시 올해도 2008년에 출시/개봉된 영화만이 아니라 제가 2008년에 본 영화를 중심으로 골랐습니다.
2008년 12월 10일 현재까지 제가 본 영화는 165편이며(TV 다큐멘터리등은 모두 제외), 그 중 50편을 뽑았습니다.
작년만큼 좋은 영화를 많이 본 것 같지 않고, 올해는 좀더 본능적인 영화를 많이 본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중에도
재밌는 영화들이 정말 많았죠.
순전히 개인의 주관적인 선정이니 재밌게 보신 영화가 여기에 빠졌다고 너무 나무라진 말아주세요.^^
제가 못 본 영화도 많아서 그런 영화들은 다 빠졌습니다. 예를들어 [놈놈놈]같은 영화말이죠.

 

 

 

 

1. [the Dark Kinght/다크나이트] (2008) directed by Christopher Nolan
이 정도의 완성도로, 이 정도의 텐션을 유지한다는 것은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영화적 완성도가 너무 완벽하여 오히려 숨을 쉬기도 힘들 정도의 압박을 지속적으로 전해주면서,

관객들에게 불쾌한 선택의 순간들을 계속 던져대는 얄궃음을 넘어선 도발까지.
카툰의 신화에서 떨어져 현실의 나락에서 허우적대는 배트맨의 당혹스러움은 테러에 대처하는 미국의 현주소를 위험스럽게 조망합니다.

 

 

 

 

2. [Wall-E/월-E] (2008) directed by Andrew Stanton
픽사 스튜디오의 작품들은 이제 그 어떤 대선배들(미야자키 하야오, 오즈 야스지로등)의 영향을 받는 수준이 아닙니다.

할 줄 아는 말이라곤 '이~~브(ㅓ)', '워~~~리' 밖에 없고, 지을 수 있는 표정이라곤 망원경 모양의 눈이 오르내리는 것과 LED가 반달이 되고

일자가 되는 정도밖에 없는 저 기계 캐릭터들이 가슴을 울컥하게 만드는 설레임과 짠함을 주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라따뚜이]가 현재 애니메이션이 줄 수 있는 최고의 감성이었다면, 그 스스로의 역사를 다시 업그레이드해버리는
픽사 스튜디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3. [No Country for Old Men/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2007) directed by Ethan Coen, Joel Coen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이 [Spider/스파이더]를 기점으로 기존의 인간의 폭력과 육체에 대한 성찰이라는 기본적인 관심사는 유지하되

영화 문법적인 발상 자체가 달라진 것처럼, 코엔 형제의 또하나의 전환점은 아마도 이 영화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처절하고 잔인하게 지속되는 킬러들의 총질에도 불구하고 이와 병렬적으로 연결되지만 결국 아무 것도 하는게 없는 '노인'들의 나라.

 

 

 

 

 

4. [the Fall/더 폴] (2006) directed by Tarsem Singh
테리 길리엄 이후 맥이 끊긴 것으로 알았던, 세트에 의한 비주얼 쇼크를 정말 오랜만에 겪게 되었습니다.
혹자는 이 영화에 넘쳐나는 시각적 은유말고 남는게 없다지만, 전 뭘 남기고 자시고 할 것까지 물어볼 정도로
이 영화를 보면서 시간이 남아나지 않았습니다.
내가 환호했던 초기 웨스턴과 초기 영화들의 진중한 접근 방식이 고스란히 베어있는 황홀한 환타지.

 

 

 

 

5. [In Bruges/인 브뤼헤](2008) directed by Martin McDonagh
누군가에겐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고, 그 살아갈 만한 가치를 위해 자신의 가치를 내던질 수 있다는 건 아직도
이들에게 뜨거운 피가 흘러서일까요, 아니면 단순한 윤리적 자기 성찰일까요.
이 영화에선 돈을 받고 사람을 죽이는 킬러들이 '사람을 죽이기 거부하자' 벌어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것도 환상인지 현실인지 모를 묘한 분위기에서 이들이 서로 쫓고 또 쫓는 마지막 씬은 아마도 2008년 최고의 명장면이 아닐까 싶네요.

 

 

 

 

 

6. [There Will Be Blood/데어 윌 비 블러드](2007) directed by Paul Thomas Anderson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이제 입신의 경지로 한발자욱 더 내딛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숨막히는 드라이한 걸작도 좋지만 그의 [Punch-Drunk Love]같은 영화를 다시 기대해보고 싶은
마음은 점점 더 커지기만 합니다. 왜인지 모르지만.

 

 

 

 

7. [the 40 Year Old Virgin/40살까지 못해본 총각] (2005) directed by Judd Apatow
2007년 말부터 제가 가장 푹 빠진 영화라면 아마도 Judd Apatow 사단의 영화들일 겁니다.
지금 이 50선 안에도 이 영화 외에도 [Superbad], [Forgetting Sarah Marsall] 이렇게 두 편이 더 있지요.
Judd Apatow 사단의 영화가 제게 콕 박히는 것은 그야말로 '갈 때까지 간다'는 겁니다.
도무지 수습이 불가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곤 하지만 그 안에서 위선따위는 증발되어버립니다.
내가 가진 편견은 편견으로, 내가 가진 사랑의 방식은 사랑의 방식으로. 다만,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방법을
그 와중에 조금씩 배우게 되죠. 이건 Judd Apatow가 관객들과 얘기하는 소통의 방식입니다.
까놓고 얘기하면 이런거죠.
'너? 나? 다 다르고 살아온 것도 달라. 싸울 수 밖에 없고, 이해할 수 없을 수도 있어.
그런데 난 내가 살아온 부분의 조금을 당신을 위해 바꿀 준비는 되어있어. 이제 그걸 보여줄께'.

 

 

 

 

8. [それでもボクはやってない/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2006) directed by 수오 마사유키
매년 꼬박꼬박 이런 난감한 영화들이 나오는 일본의 영화씬이 왜 전 더 부러운지 모르겠네요.
아직도 전 [마츠가네 난사사건]과 [까뮈따윈 몰라]를 못 봤습니다. 이 두 편 정말 보고 싶었는데... 영 기회가 안되네요.
저희 외삼촌과 키, 목소리, 얼굴 완전히 '클론' 수준인 카세 료의 놀라운 연기가 빛을 발하는, 지나칠 정도로 과작하는
수오 마사유키의 퍽퍽한 연출력이 그 빛을 발한, 어찌보면 모큐먼터리를 연상시키는 이 영화는 성장과 무관심으로
점철된 일본 동경의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조그마한 인권도 존중할 수 없는 일본 사법제도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9. [Juno/주노] (2007) directed by Jason Reitman
울나라 [제니 주노]에 대한 표절 의혹에 대한 작가의 변은 영 시원치 않았지만, 보고나니... 도대체 뭐가 표절이라는
말인지 당췌 이해할 수 없었던, 정말 가슴 먹먹하게 만드는 성장 영화.
앨런 페이지의 연기는 분명 이 스펙트럼에서 조금도 옴싹달싹 못할 지 모르지만, 적어도 현재 진형형의 입장에서 그녀의 연기는 발군 그 자체.

또 상대적으로 스팟 라잇에서 비켜있는 마이클 세라의 연기 아우라는 거의 송강호의 느낌에 범접할 정도로 놀랍다고 생각되었네요.
드라마적인 한 방도 역시 묵직한 의미있고 사랑스러운 영화. 이런 영화는 반드시 우리 아이들에게도 권해줘야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10. [Superbad/수퍼배드] (2007) directed by Greg Mottola
어찌보면 이 영화에 나오는 저 3총사는 바보같고 저질스럽고 찌질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어딜가도 정상적인 캐릭터는 등장하지 않아요. 하다못해 가장 정상적인 듯 보이는 마이클 세라 역시 마찬가지죠.
그런데 이들은 마약과 맥주를 갖고 여자 아이들을 만나 섹스 한번 해보려는 1차적 욕구만으로 하루를 시작했다가
좌충우돌 말도 안될 정도로 꼬이는 일에 휩쓸려 버리면서 서로 싸우고 부딪히며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그들에겐 사실 아무 것도 나아진게 없지만 이들은 그 만신창이가 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삶과 부딪히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이게...근데 전혀 교훈적으로 그려지지 않는다는게 Judd Apatow 사단 영화의 특징이라는거죠.
이러이러해서 이런 일이 있으니 이러해야한다...는 교장 선생님 훈화말씀이 아니라 정말 치고박고 갈 때까지 가면서
댓가를 지불해가며 그들은 이러한 삶의 메커니즘을 조금씩 배웁니다. 그리고 이해하려고 하죠. 친구를, 그리고 이성을.

 

 

 

 

 

11. [Control/컨트롤] (2007) directed by Anton Corbijn
이 영화는 다른 선정의 변이 필요없습니다. 샘 라일리가 너무 잘 재현해낸 이언 커티스의 재래.
그 모습을 스크린을 통해서 본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죠.
마지막 그가 고통에 몸부림치며 스스로 삶과 이별할 때 그 심정이 가슴에 꾹꾹 전해져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마저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언 커티스'가 누군지 모르세요? 상관없습니다.

 

 

 

 

12. [Boy A/보이 A] (2007) directed by John Crowley
보는 내내 '잭'의 과거가 어쨌든 새로운 모든 것 앞에서 설레이고, 두려워하며 용기를 내어 나가는 '잭'을 응원하게 됩니다.

그래서 보는 내내 조마조마해집니다.
이런저런 도처의 순간순간의 상황들이 너무나 가느다란 실에 의해 지탱되고 있는 것처럼 불안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영화는 묻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삶의 기회를 그가 온전히 받아들일 자격이 없냐고.
그리고 그 삶의 기회를 빼앗고 단죄할 자격이 있는 이들은 누구냐고 묻습니다.

 

 

 

 

 

13. [Forgetting Sarah Marshall/사랑도 변하나요?] (2008) directed by Nicholas Stoller
Judd Apatow 사단의 영화 중 가장 말랑말랑한 영화 중 하나...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쎕니다. -_-;;;
이 영화 보신 분이라면 이 캡쳐 이미지의 섹스 장면을 보자마자 웃음이 터졌을 거에요.
Judd Apatow는 확실히 그동안 그냥 화장실가서 배설하고 물내리면 그만이었던 패럴리 형제들의 영화에 사람의 숨결을 불어넣은 작자입니다.

그덕에 그의 영화들은 쎄면서도 설득력이 있죠.

 

 

 

 

14. [Gomorra/고모라] (2008) directed by Matteo Garrone
이 영화는 [City of God]을 연상시킵니다.
베를루스코니 집권 이후 완전히 망가져버리는 이태리의 남부 나폴리를 아주 피폐한 시선으로 그려냅니다.
이곳엔 이탈리아가 과거에 반추했던 네오 리얼리즘의 노스탤지어식 추억은 온데간데 없습니다.
이곳엔 그저 하루가 멀다하고 죽어나가는 사람들과 그 공포 속에 만성이 되어 자신이 살기 위해 어릴 때부터
총을 잡고 트리거를 당기는 군상들만 넘칠 뿐이죠.
이 활개치는 카모라(Camorra)라는 갱집단 때문에 서민과 농민들이 완전히 붕괴된 모습을 아주 차갑고 냉정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밀착해서 잡아내는 카메라엔 그들에 대한 감상따윈 조금도 끼어들지 않죠.
그래서 제목이 성서의 '고모라'입니다. 신이 포기한 도시 '고모라'. 그리고 그 어감은 갱조직 '카모라'와도 유사하죠.
바로 이런게 이탈리아적 악몽이라는겁니다.
신자유주의와 경제권역통일등... 그 끝의 말로에서 서민과 농민들이 겪을 피폐한 말로를 이 영화는 아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남미나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게 아니라... 저희가 선진국으로 '알고'있는 남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답니다.

 

 

 

 

 

15. [은하해방전선] (2007) directed by 윤성호
영재가 은하에게 고하는 메신저의 감성은 아주 짠합니다.
이 영화는 정말 맨정신으론 할 수 없는 멜로를 가득 담고 있으면서 대상을 보듬아 안는 괴력을 발휘합니다.
영재는 오히려 아주 자신에게 솔직합니다. 너무 솔직해서 사실 아주 투명해보이기조차 하죠.
그의 찌질함에 화가 나고 어이가 없기도 하지만, 그는 자신이 머리에 담은 걸 다 꺼내보여야 하는 것 뿐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말과 생각에 익숙한거죠.
또 그렇기 때문에 은하와 소통할 수 없습니다.
보석같이 빛나는 한국의 진정한 인디 영화.

 

 

 

 

16. [Son of Rambow/선 오브 람보] (2007) directed by Garth Jennings
영화 속 진부한 어른들의 모습은 표현의 클리쉐가 아니라, 일상의 클리쉐일 뿐입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반응하며 사회화를 이루며, 그 심한 열병 속에서 하루하루 성장해나가는, 정말 올해본 최고의 성장영화 중 한 편입니다.
이들을 '선도'라는 미명 하에 통제하려는 어른들의 보수주의적 행태는 끝까지 답답하기 짝이 없지요.

 

 

 

 

17. [Waitress/웨이트리스] (2007) directed by Adrienne Shelly
이 몽환적이기까지 한 아름다운 영화를 보고나니 더더욱 애드리언 쉘리의 죽음이 안타까울 뿐이죠.
마치 데이빗 린치가 말랑말랑한 로맨스 영화를 만들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싶은 이 몽롱한 기운의,

하지만 범상찮은 메시지와 통찰력을 지닌 이 놀라운 영화는 저의 완소 영화인 [Factotum]에서 소설가 지망의 개망나니 맷딜런의 여자로 나왔기도 하며,

뭣보다 Hal Hartley 감독의 전성기인 1990년 발표한 [Trust]에서 나왔던 그 앳된 여주인공인 Adrienne Shelly의 데뷔작...이자 유고작이 되었네요.

 

 

 

 

18. [Efter Brylluppet/After the Wedding] (2006) directed by Susanne Bier
Mads Mikkelsen(매즈 미켈젠)의 연기는 이미 [Adams æbler]에서 절절하게 경험한 바 있지만 이 영화에서도
그야말로 '정중동' 연기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영화의 말미에서 야콥(매즈 미켈젠)의 결심에 따라 물질적인 풍요를 입게되는 봄베이의 그 아이들이 정말로 행복해지는 것인지,

아니면 야콥이 그 아이들에게 말했던 대로 바보들이 가득한 부자 흉내내기, 바로 그 시작점이며
선의를 가장한 식민자본주의의 다른 한 형태일 뿐인지 진중하게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그러한 이데올로기적 문제를 넘어서 이 영화는 생의 마감을 앞두고 자신의 가족을 배려하는 이의 절절한 감성을 그려내고 있고,

그의 가족애에는 일말의 이데올로기따윈 개입하지 않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준다.

 

 

 

 

19. [the Visitor/비지터] (2007) directed by Thomas McCarthy
[the Station Agent]로 아주 인상깊었던 Thomas McCarthy(토마스 맥카시)감독의 07년작.
서로 상처받고 닫았던 마음을 가진 이들이 서로를 받아들이고 지나친 기대가 다시 상처받고 이를 치유하는 과정을
드라이하게 그려낸 토마스 맥카시.
이번엔 911 이후 더욱 삭막해지기만 하고, 테러에 대한 보호라며 오히려 수많은 인권 유린과 위선과 권위로 똘똘
뭉쳐 일그러져가는 미국의 모습을 월터 베일(리차드 젠킨스) 교수에게 일어나는 해프닝을 통해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이 한없이 긴 여운을 남겨주는 영화.

 

 

 

 

20. [Brand upon the Brain/브랜드 어폰 브레인] (2006) directed by Guy Maddin
Guy Maddin의 2006년작인 이 영화 역시 기존의 Guy Maddin 영화의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와 일렉트라 컴플렉스등은 역시 또다시 반복되고 있으며, 수많은 은유의 상징들이 영화 전체에
아주 넘쳐납니다.
12 챕터로 이루어진 이 영화는 오랜만에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이름모를 섬으로 다시 돌아와

부모님이 운영하던 등대 고아원을 하얀 페인트로 겹겹이 칠하는 Guy(감독 이름과 동일합니다)라는 남자가

아무리 두텁게 발라도 지워버릴 수 없는 족쇄같은 과거와 마주하며 회상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런 흔히 말하는 예술 영화가 지루할 거라는 속단은 버리세요.
챕터 3만 넘어가면 도무지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고, Jason Staczek의 가슴을 저미는 듯한 현악과 소품으로
이뤄진 오리지널 스코어를 들으며 몽환과 공포, 그리고 극도의 트랜스섹슈얼, 에로티시즘, 성장통을 모조리 경험하게 됩니다.

그것도 엄청난 상징성을, 지적 편향성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Guy Maddin의 거침없는 의욕과잉의 비주얼과 함께 말이죠.

 

 

 

 

 

21. [Stuck/스턱] (2007) directed by Stuart Gordon
스튜어트 고든의 [stuck]은 근본적으로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지닌 미국 사회, 나아가서는 자본주의의 병폐를 비꼰 스릴러라고 볼 수 있는데,

지적인 화이트 칼라임에도 순식간에 해고당하고 구직하지 못한 채 결국 방값도 못내고 쫓겨나는 바르도,

자신의 직무에 충실하지만 더 많은 희생을 '승진'을 담보로 강요받는 또다른 피해자 브랜디, 현실에서 도피한 이들에게 약을 팔며

이를 빌미로만 관계를 가지려는 남자친구 라쉬드, 시스템을 빌미로 융통성과 독해력이 턱없이 부족한 구호기관들,

정해진 메뉴얼만 고집하는 경찰들, 강제 추방을 당하지 않으려고 위중한 상태의 생명을 외면해야하는 히스패닉 가족등.
우리가 봐왔던 모든 미국의 사회적 시스템적 병폐들을 깡그리 이 영화 속에서 목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스튜어트 고든은 그 잘못이 갈등을 일으키는 개개인의 대립 관계가 아니라, 이러한 기본적인 생계에의
욕구를 담보로 양심의 종말을 종용하는 미국이라는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시스템의 문제라고 분명히 못박습니다.

 

 

 

 

22. [Kung Fu Panda/쿵후 팬더] (2008) directed by Mark Osborne, John Stevenson
이 영화가 기본적으로 견지하는 이야기에는 쉽게 동의할 수는 없습니다.
어찌보면 하찮은 자신이 노력과 '타고난 재능'(사실은 타고난 재능이었습니다)에 의해 각성하고 전설의 용전사가 되는 것인데,

그 '용전사'가 되는 여정에서 필요한 것은 훈련이 아니라 '각성'이었던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이렇게나 높이 올라와있는건 그 영화적 재미가 만만치 않았다는 이유겠죠.

 

 

 

 

 

23. [Lars and the Real Girl/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2007) directed by Craig Gillespie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영화.
사랑에 대한 낡은(하지만 견고한) 고정 관념과 관계에 대한 허구와 진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영화.
그러나... 참 너무 좋은 사람들이 가득한 이상적인 마을.(그런 마을이란 전제가 되어야 이런 시선이 가능하다는 얘기인가...)

 

 

 

 

 

24. [the Man from Earth/맨 프롬 어스] (2007) directed by Richard Schenkman
이 영화의 각본은 [스타트렉]과 [Twilight Zone]의 각본가였던 Jerome Bixby가 30여년에 걸쳐 쓴 것이라고 합니다.
오랜 공을 들인 대본답게 이 영화는 조금도 지루함없는 재미를 선사하고 게다가 역사를 다루는 능숙한 솜씨에 의해 지적 희열마저 던져줍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 영화는 종교를 맹신하는 세상에 던져주는 종교의 근본과 이를 대하는 바른 성찰의 자세에 대해 얘기합니다.

영화에서 존 올드맨에게 '신성모독'이라며 날을 세우는 교수의 모습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며,

포용을 얘기하지만 결국은 진실을 외면하고 있는 기독교에 대한 신랄한 자화상 그 자체입니다.
인류의 전 역사를 얘기하지만, 존 올드맨은 자신이 살아온 긴 시간을 조금도 우쭐대거나 확언하지 않습니다.
그는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스럽게 인류와 함께 더불어 깨달아 간다는 사실의 의미를 이미 터득한 것이니까.
놓치지 않고 볼 영화 중 한 편입니다.

 

 

 

 

25. [C.R.A.Z.Y/크레이지](2005) directed by Jean-Marc Vallée
성정체성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수가 국내에도 상당히 많다고 한다.
이들은 늘 사회적 통념과 윤리의 울타리에서 버겁게 부딪히며 오늘도 고민하고 있다.
스스로를 힐난하고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까지 하게 되거나 아니면 사회의 변두리에서 퇴락한 삶으로 하루하루 연명하기도 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이러한 사회보편적 인식은 모두가 '가족제도' 내에서 강요받게 된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가족제도 내에서 길들여지지 않는 정체성은 결국 사회에서도 방기하며 그 즉시 이단아로 낙인을 찍히는 법이다.
이러한 도덕적 강압주의가 더욱 팽배한 한국에서, 성정체성으로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작지만 진실된 마음으로 힘내라고 말하고 싶다.


 

 

 

 

 

 

아래 모든 이미지는 직접 캡쳐한 이미지들입니다. 스틸 컷이 아닙니다.

 

 

 

Part 1 : 26 ~ 50
올해도 어김없이 한 해의 베스트 영화를 올립니다.
언제나처럼 이 포스팅은 그닥 반응이 좋지 않은 포스팅인데, 제 자신이 정리하는 의미도 있어서 꼬박꼬박 올립니다.
역시 올해도 2008년에 출시/개봉된 영화만이 아니라 제가 2008년에 본 영화를 중심으로 골랐습니다.
2008년 12월 10일 현재까지 제가 본 영화는 165편이며(TV 다큐멘터리등은 모두 제외), 그 중 50편을 뽑았습니다.
작년만큼 좋은 영화를 많이 본 것 같지 않고, 올해는 좀더 본능적인 영화를 많이 본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중에도
재밌는 영화들이 정말 많았죠.
순전히 개인의 주관적인 선정이니 재밌게 보신 영화가 여기에 빠졌다고 너무 나무라진 말아주세요.^^
제가 못 본 영화도 많아서 그런 영화들은 다 빠졌습니다. 예를들어 [놈놈놈]같은 영화말이죠.


 

 

 

 

 

 

 

26. [Hallam Foe/할람 포] (2007) directed by David Mackenzie
제이미 벨은 이리도 잘 자랐답니다.
다들 제임스 맥어보이...맥어보이하는데, 전 아무리봐도 차세대 영국 남자 배우의 신성은 제이미 벨인 것 같아요.
이 영화에선 관음과 섹스, 성장통, 붕괴된 가족이 모조리 등장합니다. 게다가 그 수위는 [Igby Goes Down]만큼
갈때까지 갑니다. 도대체 수습을 어떻게 하려고 하나할 정도로 가죠.
이 영화에선 이 갈등의 요인을 봉합하기보단 극단으로 가도록 방치합니다. 그리고 그 끝에서 양보와 이해가 아닌
철저한 '포기'로 성찰을 하게 됩니다. 전 차라리 이런 영화가 더 솔직하다고 보여집니다. 어설픈 교훈보다는
극단의 끝에서 오히려 포기함으로써 상대를 인정하는. 너무 우울한 방식일까요.

 

 

 

 

 

27. [an American Crime/어메리칸 크라임] (2007) directed by Tommy O'Haver
이지메하는 아이들에게 물어봅니다. '넌 그 아이를 왜 괴롭혔어?'라고.
놀라운 건 아이들이 대부분 왜 괴롭혔는지 모른다는 사실이에요. 그냥 따라한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정말 그 아이들은 자신이 왜 그랬는지에 대해 자문하고 괴로와하죠.
문제는 그 무의식적 집단 이지메의 끝에는 항상 참담한 비극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이 있지만...
이 영화는 마음의 각오를 하고 보셔야 합니다.

 

 

 

 

 

28. [Julia/줄리아] (2008) directed by Erick Zonca
또다른 [Gloria/글로리아]같은 영화.
기본적으로는 틸다 스윈튼이 보여주는 여성의 본능적인 모성애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 영화의 후반부에 보여주는
멕시코의 처참한 광경은,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갈 때 반드시 필요한 도덕률이 붕괴된 자본구조의 시스템에서
어떻게 오작동하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사실만으로도 이 영화는 반드시 일견할 필요가 있는 영화.

 

 

 

 

29. [Across the Universe/어크로스 유니버스] (2007) directed by Julie Taymor
자주 이 게시판에 와보신 분은 제가 얼마나 '줄리 테이머' 감독을 좋아하는지 잘 아실텐데요. 브로드웨이의 그
잘나가던 줄리 테이머가 [Titus]와 [Frida]에 이어 내놓은 역작 뮤지컬입니다. 전 뮤지컬 영화라면 전혀 적응이
되질 않아서(특히 Bill Condon) 간신히 지루함을 참고 보곤 하지만, 이 영화는 끝까지 Beatles의 선율들을 들으며
흥겹고 재밌게 볼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 중 한 명인 에반 레이첼 우드까지나오니!

 

 

 

 

 

30. [the Hammer/해머] (2007) directed by Charles Herman-Wurmfeld
폼잡는 인디 성찰물이 아니라 우리 세대의 중년 Loser가 과장없이 자신의 인생에 단 한번 왼손 훅을 날리는 이야기.
살아오는 동안 뭔가 커다란 이슈 한 번 없이 그냥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맡기다보니,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채
흘러온 나와같은 대부분의 분들에게 진한 공감을 불러올 영화.
그리고 미국의 의료보험제도의 실상을 자연스럽게 까발리는 대사들.

 

 

 

 

31. [영화는 영화다] (2008) directed by 장훈
결코 영화가 현실일 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두 캐릭터를 메타 영화 방식을 차용해 극명하게 강조한 영화.
엄밀히 말하면 수타(강지환)의 성장영화.
소지섭의 포스가 이제 보통 수준을 넘어섰음을 만방에 선포하는, 또 강지환도 결코 그에 못지 않았음을 역시나
만방에 더블 선포하는 영화. 앞으로 두 배우를 기대해봅니다.

 

 

 

 

 

 

32. [Iron Man/아이언 맨] (2008) directed by Jon Favreau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아니고를 떠나서, 이 영화는 일단 무척...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어찌보면 더 위험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Incredible Hulk/인크레더블 헐크]를 더 재밌게 봤는데 이 영화를 50위 안에 랭크시킨 건... 왜인지
나도 헷갈립니다. [인크레더블 헐크]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마지막 부분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등장하죠.
만약 속편이 나온다면 그럼 헐크와 아이언 맨이 한 판 붙는...건가요?

 

 

 

 

33. [Smart People/스마트 피플] (2008) directed by Noam Murro
이런 미국 인디영화가 너무 많아 지겹다고 하실 수 있습니다. 비뚤어진 캐릭터들. 애정결핍 환자들...
그리고 아련한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과 정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카메라 워크도 그렇죠.
아슬아슬하게 지탱하던 끈이 끊어져버리거나 그 막막한 긴장감이 유지된 채 허무하게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을
봐야하는 여느 영화들과 달리 이 영화는 훈훈하고 따스합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그 공통된 '결핍의 이미지'들. 이 영화는 이 모두를 고스란히 끌어안고 있습니다.

 

 

 

 

34. [Speed Racer/스피드 레이서] (2008) directed by Andy/Larry Wachowski
흥행에 참패했지만 내겐 이 영화가 적잖이 즐거웠습니다.
현실따위는 개나 줘버리라는 듯한 워쇼스키 형제의 골때리는 CG 범벅은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Paul S Anderson
감독같은 사람의 비아냥까지(ㅎㅎㅎ 참... 많이 크셨어요. 폴 웨스 앤더슨 감독님/폴 토마스 앤더슨이 아님!)
받았지만, 그는 [Matrix]에서 구현했던 자신의 철학을 이제 레이싱 활극의 무대로 전이하여 확장하고 더욱 그럴싸
하게 꾸민 것 뿐입니다.
저 가짜같은 CG 범벅의 세상에서 캐릭터들은 치열하게 싸우고 부딪히고 사랑하고 갈등하잖아요.
점점더 자신들의 시뮬라르크와 시뮬라시옹으로 발걸음을 일관되게 하는 것 같지 않아요?

 

 

 

 

35. [キサラギ/키사라기] (2007) directed by Satoh Yuichi
정말 기가막힌 영화.
단 한 번도 장소를 벗어나지 않고 그저 방 안에서 대화로만 진행되는 이 영화는 대화 도중에 던져지는 모든
말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아도 될만큼 기본적인 미스테리물에 걸맞는 충실한 단서들을 관객에게 던져 줍니다.
쓸데없는 맥거핀 한 번 없이 단서들을 퍼즐처럼 맞춰 나가는 쾌감이 아주 만만치 않지요.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나름의 아이돌 문화를, 남들이 우습고 유치하게 여길 아이돌 문화라도 개개인에겐
나름의 의미가 있고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기억이 될 수 있다고 이 영화는 강변합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미스테리의 틀을 맞추어가는 영화 구조적 형식미도 아주 뛰어나지만 기본적으로 서브컬쳐,
오타쿠 컬쳐에 대한 진정한 애정, 문화적 다원성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가 전제된 영화에요.
저 다섯 명이 추론으로 내린 결론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그건 상관없습니다.
저들이 키사리기 미키라는 아이돌을 사랑했던 시간이 정말 소중한 기억이라는 걸 영화는 줄곧 말합니다.
이러한 영화가 나왔다는게 부럽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36. [REC] (2007) directed by Jaume Balagueró, Paco Plaza
이 캡쳐 이미지의 저 발랄한 여성 리포터의 표정은 곧 아비규환의 갇힌 건물 안에서 끔찍하게 일그러집니다.
이 영화가 주는 공포는 대단한 수준입니다. 근래 본 공포 영화 중 이토록 잘 뽑은 심리적 압박을 느낀 경우가
거의 없어요. 카메라의 캠화면에 철저하게 의존하는, 한정되어진 시야에서 다가오는 공포가 극한으로 치닫는 공포 영화.

 

 

 

 

 

37. [Reprise/리프라이즈] (2006) directed by Jachim Trier
이건 '방황'이라기보다는 젊은이들이 휩싸여버릴 수 밖에 없는 또다른 강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소설가지망생인 두 주인공 에릭과 필립의 엇갈리면서도 같이 가는 길을 따라가면서 그 주변부의 친구들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곁들여가며 거칠고 순수하며 냉혹하기까지한 젊은이들의 삶에 대한 강박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죠.
캐스팅, 시나리오, 사운드트랙, 카메라 그 모든 것이 다 마음에 들지만 놀랍게도 이 영화엔 프랑소와 트뤼포의
누벨바그 사조에서 중요한 영화 중 한 편인 [줄 앤 짐]에 헌정하는 듯한 오마쥬까지 등장합니다.

 

 

 

 

38. [American Gangster/어메리칸 갱스터] (2007) directed by Ridley Scott
다른 건 다 필요없고 리들리 스콧이 자신의 영화적 문법으로 구현해내는 느와르가 어떻게 보여지는지에 집중하면
러닝타임이 조금도 지루하지 않을 영화.

 

 

 

 

39. [Burn After Reading/번 애프터 리딩] (2008) directed by Ethan Coen, Joel Coen
코엔 형제의 최신작입니다.
이 영화에선 코엔 형제가 드라이한 블랙 코미디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 드는데요.
어째 편집이 맥을 자꾸 끊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코엔 형제는 온갖 최첨단 시설과 분석 시스템으로 개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합법적으로'
감시하면서 그 분석을 통한 결과물은 하찮고 같잖기까지한 답답스러운 현실을 까대고 있습니다.
미국이란 그 자체의 거대한 시스템. 하지만 그 시스템의 오류 속에 묻혀 발가는 대로 폭주하는 이 이상하고도
괴이한 나라에 대한 아주 씁쓸한 블랙 코미디.

 

 

 

 

 

40. [Persepolis/페르세폴리스] (2007) directed by Vincent Paronnaud, Marjane Satrapi
이 애니메이션은 보는 이에 따라 평가가 극단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서구화된 자유'에 익숙한 한 소녀의 철없는 철부지 반항기로 폄하될 수도 있지만, 문화적 상대성을
어디까지 용인해야하는지에 대해 재고해볼 가치는 충분한 기회가 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애니메이션의 형식을 빌어 이야기를 구현하는 작법만큼은 찬사를 받음에 이의가 없습니다.

 

 

 

 

41. [Into the Wild/인투 더 와일드] (2007) directed by Sean Penn
션 펜이 보통 배우가 아니라는 걸 만방에 다시 한 번 알린 영화.
에밀 허쉬의 장래가 더 기대되는 영화.
탈문명이라는 것이 결국 죽음으로밖에 완성될 수 없는 것인지... 션 펜이 이 영화를 제대로 만들었다는 증거는,
그가 '탈문명'의 화두인 '거대한 자연'을 애써 보여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는 거대하고 위대한 자연이 아닌 주인공의 여정에 적극적으로 카메라를 들이대거든요.

 

 

 

 

 

42. [Sommer '04/서머 04] (2006) directed by Stefan Krohmer
이 섹스 장면은 조금 충격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를 보신 분만 아시겠지만, 저 섹스는 다소 충격적인 사건 이후에 벌어지거든요.
이 영화는 한 남자와 그를 둘러싼 여성 둘의 팽팽한 경계 심리가 주요 스토리처럼 보이지만, 까놓고 보면 사실
아슬아슬한 가족 관계가 '모럴'이라는 도덕율에서 일탈하여 붕괴하는 과정에 집중합니다.
가만보면 여주인공의 겉잡을 수 없는 성적 욕망은 그 남편과 가족을 풍비박산내지만, 가족제도에 얽메인 그들도
이러한 부담을 벗어던지게 되면 오히려 모두가 자유로울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_-;;;;

 

 

 

 

43. [Eagle VS Shark/이글 대 샤크] (2007) directed by Taika Cohen
사실 '너드 캐릭터'와 '루저'를 다룬 뻔한 인디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중반 이후로 넘어갈수록 이 캐릭터들이
살과 피를 보태며 스크린 밖으로 뛰쳐 나옵니다. 저 답답한 남자 캐릭터 내면의 울분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고,
이들이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는 이유를 하나하나 곱씹어보게 됩니다.
사실 그렇잖아요. 지금 이 세상은 소통하는 방식도 일일이 공부하고 배워야 가능하다는 거.

 

 

 

 

 

44. [Michael Clayton/마이클 클레이튼] (2007) directed by Tony Gilroy
영화와는 관련없지만. 미국엔 교도소 주식이 있습니다. 교도소도 워낙 많고 민영화되어있어서 상장까지하고
돈벌이에 열을 올리죠. 교도소 주식이 오를려면 범죄가 많아져야 합니다. -_-;;; 시장경제의 자율이라는 미명 하에
이런 더러운 자본 증식을 인정하는게 바로 미국입니다.
마이클 클레이튼은 그 더럽고 구차한 미국 자본주의의 쓰레기를 주워먹는 하이에나의 처지죠.
하지만 최소한의 양심도 갖다버린 중심들의 압박에 그는 결국 자신이 가장 할 줄 아는 '조작'과 '은폐'로 대항합니다.
보다보면 '딱 이게 미국 자본주의인거야...'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요.

 

 

45. [Transsiberian/트랜스사이베리언] (2008) directed by Brad Anderson
50위 안에 랭크시킬까말까 무척 고민했습니다. 영화적으론 성긴 부분이 의외로 많거든요.
하지만 에밀리 몰티머가 연기한 정말 아슬아슬한 캐릭터의 심정은 묘하게 매력이 있고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어요.
우디 해럴슨의 캐릭터가 생각보다 불분명해서 다소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46. [Cassandra’s Dream/카산드라 드림] (2007) directed by Woody Allen
우디 앨런은 확실히 변했습니다. 코엔 형제, 데이빗 크로넨버그가 최근래 자신의 작품들의 이야기 방법을 바꾼 것과
같이 말입니다. 이 영화는 [Matchpoint/매치포인트]만큼 드라이하지만, 그만큼 마지막 가해자의 원죄를 절절하게
느끼게 되진 않습니다. 카산드라 드림에서 처음과 끝을 맺는 이 이야기는 수평적 준거집단에서 자꾸만 수직적
일탈과 상승을 시도하려는 평범한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권력과 재력에 빌붙고 그들의 하수인이 되어
트리거를 당기는 일 뿐이라니... 참 씁쓸할 뿐입니다.
신자유주의가 세계를 집어 삼키고 그 부작용으로 퍼지는 구토가 전세계에 만연한 지금. 오히려 이런 세상의
서민들을 신랄하게 들이대는 이가 바로 우디 앨런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47. [M/엠] (2007) directed by 이명세
이명세 감독의 영화는 이제 관객과 평론가들의 탁상공론에서 훨훨 벗어나 자유로와지려나봅니다.
도무지 감정이입이 안되는 이야기. 하지만 시선이 내 심장과 두뇌를 벗어나 마음대로 스크린을 좇게 되고 빛과
어둠으로 만들어낸 미장센 자체와 소통을 하기 시작하면서 이 영화는 기존의 그림책에서 무성영화의 환성으로
변태하게 됩니다. 그 경지에 이르렀다는 사실에 두뇌의 인식이 다다르면 이 영화를 '웃기는 영화'라고 치부할 수가 없네요.

 

 

 

 

 

48. [Los Cronocrímenes/타임크라임] (2007) directed by Nacho Vigalondo
그저 흔한 SF 소재의 영화라고 생각했으나... 아름다운 여성을 좇아 잠시 일탈한 시선이 겉잡을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 영화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아인쉬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굳이 대입할 필요가 없다. 그런 과학적인
영화가 애당초 아니며, 이 수많은 시간의 copies들 사이에 무엇이 진짜인지를 끊임없이 우리에게 되묻습니다.
그리고 또다른 카피의 시동소리가 멀어져갈 때 이게 정말 끝인지에 대해서도 암울해지죠.
시간과 존재에 대한 고찰이 아니라, 반복되는 운명적 인과율을 거부할 수 없는 인간의 무모함과 나약함을 철저히 드러납니다.

생각보다 아주 재밌게 본 영화.

 

 

 

 

 

49. [Red/레드] (2008) directed by Trygve Allister Diesen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인데 이 영화는 막장까지 내달린다.
자신의 개를 죽인 것에 대해 '사과하라'는 에이버리(브라이언 콕스)의 요구에 치기와 가진 자의 교만함으로 이를
덮어버리고 일은 점점 커지게 됩니다. 결국 양쪽 중 누군가는 피를 봐야 끝이 날 상황까지 내달아버리는데, 부조리한
재력과 권력에 대해 자신의 권익을 찾으려고 할 때 아무 도움조차 되지 않는 시스템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50. [El Orfanato/오퍼니지] (2007) directed by Juan Antonio Bayona
쓸쓸한 이야기. 기에르모 델 토로의 여운이 가득 담겨있는 아프고 쓸쓸한 이야기.

 

 

 

 

 

 

 

 

 

 

 

 

 

 


*
그 비니쓰고 V넥 니트 입고 선글라스 쓴 사람은 누가봐도 김지운 감독을 연상케하던데...
의도된 바인가 궁금하네요.
의도한 거라면 윤성호 감독과 김지운 감독간의 비하인드라도 있는 건지도 궁금하고.


**
마지막이 다 되어 등장하는 이은성.
이은성이 그리 예쁜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오래된 정원]에서 지진희의 딸로 등장할 때 약간 어색했다는 생각 밖엔 안들어서.
하긴... [다세포소녀]에선 인상적이긴 했습니다.


***
기무라 레이역을 맡은 류형근은 정말 제대로 일본 배우틱...합니다.
미즈키 아미역의 여성은 실제로 일본 배우로 아마 아시는 분도 많을 듯한 모리 유키에 양입니다.
2004년부터 고려대 어학당에서 한국어 공부 중이고 2005년부터 동국대 연극영화과에서 수업을 받는다네요.
출연한 영화도 [우리 동네], [무방비 도시]등에 나온 바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모리 유키에의 마스크가 아주 맘에 들어요.
물론... 유민처럼 결국 한국어로 연기하는 것엔 한계가 있겠죠. 자기 자신도 잘 아는 듯 합니다.

 

 

 

 

 

 

 

 

 

****
영재가 은하에게 고하는 메신저의 감성은 아주 짠합니다.
이 영화는 정말 맨정신으론 할 수 없는 멜로를 가득 담고 있으면서 대상을 보듬아 안는 괴력을 발휘합니다.
영재는 오히려 아주 자신에게 솔직합니다. 너무 솔직해서 사실 아주 투명해보이기조차 하죠.
그의 찌질함에 화가 나고 어이가 없기도 하지만, 그는 자신이 머리에 담은 걸 다 꺼내보여야 하는 것 뿐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말과 생각에 익숙한거죠.
또 그렇기 때문에 은하와 소통할 수 없습니다.

특히 부산 숙소에서 창을 열고 노트북으로 은하와 나누는 씬은, 편집과 음악, 대사 모두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물게
진한 감성을 전달해주는 것 같아요.

 

 

 

 

 

 

 

 

[도쿄 마블 쵸콜릿/東京マーブルチョコレート]
directed by 시오타니 나오요시
2007 / 총 2화, 각 27분 O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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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 애니메이션 프로덕션 중 하나인 '프로덕션 IG'가 2007년 겨울을 맞아 선보였던 2부작 OVA입니다.
쉽고 가벼운 사랑의 세태에도 설레임과 순수함을 간직한 사랑을 얘기하는, 그렇다고해서 닭살돋거나 그런 설탕냄새
진동하는 순정물도 아니구요. 가볍게 기분좋게 볼 수 있는 아주 짧은 애니메이션입니다.
항상 남자 친구와 뭔가 잘 안되었던 치즈루, 소심하고 답답한 성격으로 여자들과 번번히 헤어졌던,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유다이.
이 둘의 에피소드가 1화에는 치즈루의 시선으로, 2화에는 유다이의 시선으로 번걸아 보여집니다.
깊은 이야기는 없지만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오해와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의 서로에 대한 확신.. 이런 내용에
많은 부분 공감하실 수도 있을 듯.
aipharos님과 가벼운 마음으로 웃으며 봤습니다.

뭣보다 작화가 너무 예쁩니다.
수채화풍의 이 작화는 마음이 따뜻해질 정도로 인상적이고 풋풋한 분위기를 전해줍니다.
치츠루와 유다이의 마음을 전해주기엔 아주 그만인 작화에요. 게다가 캐릭터 디자인은 그 유명한 타니카와 후미코가
맡았다고 하네요.
1화의 제목은 '또 만나요'이고, 2화의 제목은 '전력소년'입니다.
둘 다 무척 히트친 곡들의 제목이랍니다.
1화의 '또 만나요'를 부른 래퍼 SEAMO는 극 중 인터넷 서비스 업체명으로 등장하기도 합니다.(아래 스샷 참조)

직접 캡쳐 화면, 1080P로 클릭해서 보시면 큰 화면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유다이와 치즈루

 

 

 

 

 

 

 

일본 로맨스물들의 알파이자 오메가. 도쿄 타워.
우리나라로 치면 덕수궁 돌담길...?

 

 

 

 

 

 

1화의 제목 '또 만나요'를 부른 일본 래퍼 SEAMO의 이름을 그대로 인터넷 서비스 명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에서의 캐릭터들은 패션도 각별히 신경쓴다.

 

 

 

 

 

 

 

 

 

 

 

 

 

 

 

 

 

 

 

 

 

 

[영화는 영화다]
개봉 : 2008
감독 : 장훈
출연 : 소지섭, 강지환, 홍수현, 고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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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쯤 일찍 퇴근해서 영화를 봤다.
소지섭, 강지환이 자신들의 개런티를 제작비로 박아버린 일로 더 유명해진 저예산 영화, [영화는 영화다]

일단 기대보다 더 재미있게 봤다.
제목 자체가 스포일러지만 그래도 결말은 보시는 분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여기저기 성긴 구석이 있긴 하지만 이만큼 재밌는 우리나라 영화도 본 지 오래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보다도 훨씬 재밌게 봤다. -_-;;;

허구한 날 상대 배우를 패서 말썽인 스타 장수타(강지환).
간신히 구한 상대마저 촬영 도중 실제로 때려 눕혀 더이상 상대역을 하겠다는 사람이 없자, 그는 영화 제작 전
모임에서 사납게 얽혀 버린 진짜 깡패 이강패(소지섭)에게 영화 출연을 제의한다.
강패는 수타에게 실제로 싸우는 진짜 액션씬을 한다면 출연하겠다고 하고 수타가 이를 수락하면서 본격적인
영화는 시작된다.

수타는 강패의 환상이다.
강패가 특유의 까칠함과 매서움으로 한 번도 편하게 수타를 대한 적은 없지만, 강패는 자신의 인생에서 단 한 번
다른 사람이 되어 살아보는 꿈을 강패를 통해 이뤄보려고 한다.(물론 애걸하듯 갈망하면 이 영화 분위기상
간지섭 이미지와 완전 따로 놀게 되지만) 하지만 수타에게 있어 강패는 그저 영화적 환상이다.
수타는 여전히 거들먹거리고,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영화적 깡이 현실에서도 그대로 통용되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수타는 강패에게 머리를 조아리지 않는다. 영화적 삶과 현실의 아슬아슬한 경계가 무너지는 그 순간,
엄청난 공포와 모멸감이 몸서리치게 다가 올 것이라는 사실 따윈 수타와 거리가 먼 이야기.
즉, 수타는 영화이고, 강패는 현실인거다.

이 영화는 이러한 현실과 영화의 극간을 절묘하게 드나들며 두 배우의 감정의 흐름. 서로가 서로의 삶에 영향을
받고 동화되어가는 과정(사실은 일방적으로 강패가 수타에게)을 생기있게 묘사한다.
하지만 사건과 사건을 대하는 방식은 여전히 자신의 세계의 룰대로 하게 되는데, 그 덕분에 선의가 선의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또다른 갈등을 낳게 하는 모습은 이래저래 반목과 갈등으로 점철되어 있는 우리네 삶의 모습과 너무나 닮은 듯하여 씁쓸해지기까지 한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이 영화가 수타의 '성장영화'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상 그는 강패와 함께 하면서 영화와 현실을 구분하게 되었다고 말하긴 힘들다. 그건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뼈저리게 자신의 눈으로 목도하며 알게 되는 것이고, 영화적 삶에서 미끄러지고 현실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면서 그를 옭죄어오기 시작한 너무나 현실을 사는 대부분에겐 당연한 문제들, 돈, 이성, 외로움의 문제들과
맞닥뜨리면서 스스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무서움 앞에서 무릎꿇고 울음을 터뜨릴 줄 알고, 외로워서 불러낸 여자를 그저 섹스를 통한 배설구 정도로 생각
하다가 조금씩 주위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알게 되는거다.
역시나... 수타의 문제는 소통의 부재였던거다. 자신의 매니저와, 상대배우와 감독과 영화적 환상 속에서 자신의 멋대로 달리려던 수타가

삐그덕거리면서 현실의 세계로 조금씩 내려와 소통하는 방식을 체화하는, 결국엔 이 영화는 수타의 '성장영화'인 샘이란 생각이 든거다.

이 영화는 명백히 조폭을 소재로 차용하지만, 결코 조폭영화의 틀에서 얘기하기 어려운 영화다.
서로 물고 뜯기고 배신하는 조폭의 세계는 그저 냉엄하고 잔혹한 현실의 메타포에 지나지 않으며, 자신의 감정을 눈치보지 않고

내지르고 제 멋대로 살아가는 수타의 삶은 현실의 냉엄한 벽에서 헤메는 이들에게 그야말로 영화적 인생일 뿐이다.

또 눈에 띄지않게 배치된 유머들도 자칫 무겁고 힘겨운 발걸음을 할 뻔한 영화를 잘 살려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카메라, 액숀~'을 외치며 이 시대의 감독 모두가 갈구하는 욕망을 그대로 표현해준 감독역의 고창석의
연기는 영화의 밸런스를 잘 지탱해주는 버팀목과도 같다. (두 간지남과 비교되는 외형의 이 감독이 나중엔 귀엽기까지 하다)

 

 

 

 

 

룸살롱에서의 조우.
영화 함 해볼텨?

 

 

 

 

실제로 치고 받으면 할께

 

 

 

 

 

싸움은 잘하시는 분이... 체력은 약하시네. ㅋㅋ

 

 

 

 

첫 액션씬 촬영

 

 

 

 

 

간지섭

 

 

 

 

 

강패(소지섭)이 모시고 있는 옥살이 하는 양반에 면회오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삶

 

 

 

 

씁쓸...하다.



*
난 일일드라마에 거의 반사적 울렁증을 갖고 있으나, 한혜진이 나왔던 '굳세어라 금순이'인가?는
재밌게 자주 본 기억이 난다.
거기서 가장 인상깊었던 건 한혜진이 아니라, 그의 상대역이었던 구재희. 즉 강지환이었다.
그 이후로 이상하게 뭐 그닥 잘 안보이고 잘 못뜨는가 싶더니 역시 보지는 못했지만 드라마 '쾌도 홍길동'
에서 스타덤에 오르고 이 영화를 통해 확실히 깊은 인상을 준 듯 하다.
물론 신동일 감독의 독립영화 [방문자]에서도 짜증날 정도로 바른 생활 전도자로 나오긴 하지만, 정말 극ㅈ거인
인상은 [영화는 영화다]인 듯 하다.
혹자는 이 영화를 소지섭의 영화라고 하는데, 물론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강지환도 전혀 밀리지 않더라.


**
소지섭이야... 뭐 말이 필요없잖은가.
이 친구 데뷔했을 때 난 무쟈게 싫어했다. 느끼한 얼굴, 호감안가는 눈매. 그런데...
'미안하다. 사랑한다'인가? 그 드라마도 난 패스했으므로 잘 모르지만 거기서부터 스타일이 제대로 살던 것
같은데 이 영화에서 소지섭은 그냥 검은 정장에 검은 셔츠만 입고 종일 나오는데도 간지가 좔좔 흐른다.
그야말로 간지섭인거지... -_-;;;(영화를 보는 동안 aipharos님의 두 눈에서 하트가 뿅뿅)
하지만 우리 간지섭도 2007년 일본의 괴수물 [ゲゲゲの鬼太郞/게게게 노 키타로]에서 굴욕적 포스를 뽐내신 바 있다.

 

보시라.

 


***
보기 전에 몰랐는데 또하나 이 영화를 보면서 반가웠던 것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장희진이 나온다는거다. +_+
비록 조연이지만 역시나 그녀만의 스타일이 잘 살아있어서 브라보다.
내가 장희진을 좋아하게 된 건 06년 학교 폭력을 다룬 [폭력서클]을 보면서부터였는데, 거기서 맘에 들어
올해 개봉했던, 흥행은 죽을 쒔지만 의외로 좋은 평을 받은 [기다리다 지쳐]도 순전히 장희진때문에 스킵으로 -_-;;
봤다.(조금 창피하군)
장희진은 다른 또래 배우들과는 좀 다르게 흔히 버라이어티라고 말하는 TV 프로에 아예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단막극인 '드라마시티'같은 곳엔 나오지만 오락 프로엔 사실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덕에 아직 인지도도 떨어지고 인기도 별로 없는 듯 하나, 작품을 고르는 안목(그게 기획사든 메니저든)도
분명 있는 것 같고, 기대 만땅의 배우다.

 

 

 

 

 


****
이 영화의 각본은 김기덕 감독이 썼다.
그런데 영화는 전혀 김기덕 감독스럽지 않은 걸 보면 확실히 각색과 연출자가 중요하긴 한 모양.
(김기덕 감독의 영화가 나쁘다는 의미가 전혀 아니다)

 

 

 

 

 

 

 

간만에 주말에 네 편의 영화와 많은 음악을 들으며 쉬었다.
집에서 뒹굴며 영화보고 음악만 들었는데 평일보다 더 피곤한 이유는 도무지 모르겠지만.

[the Fall]에 관련된 글은 이미 올렸고, 그 외에 세 편의 영화를 더 봤는데 이 중 언급하지 않고 넘어가기엔
너무 아까운 영화들이 두 편이나 있어 정말 간략하게 적어본다.


 

[Death Race] directed by Paul W.S. Anderson
2008 / 약 105분 / 미국
새로운 액션 히어로로 등극 중이신 Jason Statham과 만만찮은 매력을 과시하는 Natalie Martinez를 빼면
그닥 볼게 없는 영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Joan Allen은 이곳에선 전혀... 그 냉철하고 지적인 자신의 분위기를
조금도 살리지 못한 평면적 캐릭터로 일관한다. 75년 Paul Bartel의 원작을 보지 못해 뭐라 못하겠지만 B급
영화의 아버지격인 Roger Corman(로저 코먼)의 이름까지 크레딧에 나오는 영화가 이 정도면 사실 다소 실망스럽긴 하다.
그렇더라고 해도 지루하거나... 졸리진 않다.(그럼 된건가?)
하지만 액션 영화도 조금은 뇌활동에 도움이 됐음한다... 이건 난감한 설정의 연속이잖아.
*
그나저나 제이슨 스테텀은 98년 [Lock, Stock and Two Smoking Barrels] 이후 10년 만에 괄목할 만한 자리
매김을 한 듯.

 

 

 

 

 

 

 

[the Hammer] directed by Charles Herman-Wurmfeld
2007 / 약 88분 / 미국
이런 영화가 바로 대박 영화다.
제작비가 100만불도 채 되지 않는 초저예산 영화.
미국의 그 많은 영화관 중 20곳도 안되는 곳에서만 개봉. 제작비 절반 정도인 44만불 수익.
하지만 입소문이 퍼져 DVD등 부가 판권 시장에서 맹활약한 진주같은 영화.
폼잡는 인디 성찰물이 아니라 우리 세대의 중년 loser가 과장없이 자신의 인생에 단 한번 왼손 훅을 날리는 이야기.
전직 아마추어 복서 출신의 40세 목수인 주인공 제리 페로(Adam Carolla)는 친구 아지와 함께 직장에서
짤린 후 미국 올림픽 복싱 대표 선발전에 나갈 기회를 얻는다.
살아오는 동안 뭔가 커다란 이슈 한번 없이 그냥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맡기다보니,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한 채
흘러온 나와같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진한 공감대를 불러올 영화.
인생의 반전이란 계획되어지고 짜여진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삶의 작은 동기들이 무수히 모여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는 것이라는 걸 이 영화는 잘 보여준다.
은근히 생각할 여지와 공감대를 형성하지만 그에 맞먹을 정도로 코믹스러운 요소들이 많아 보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는 멋진 영화.
이 영화에서 주인공 제리 페로 역의 Adam Carolla는 전직 권투선수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완벽한 권투 실력을 보여준다.
강추+강추하는 영화.  (영화 중간중간 미국의 보험제도의 실상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흘리는 대사들이 있다)

 


 

 

 

 

 

[Julia] directed by Erick Zonca
2008 / 약 138분 / 프랑스, 미국, 멕시코, 벨기에
인생의 막장에 선 알콜 중독자인 Julia(Tilda Swinton).
술을 마시고 아무하고나 섹스를 하며, 직장도 쫓겨나는 막막한 그녀에게 알콜 중독 치료 모임에 나오는
엘레나라는 여성이 자신의 아들을 세계적 거부인 할아버지가 데려가버렸다며 다시 되찾아오면 돈을 주겠다는
말에 솔깃하여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지만 일이 겉잡을 수 없이 꼬여버리는 이야기.
늘 곧고 이성적이며 차가운 모습을 보여준 Tilda Swinton이 짙은 화장과 음모 노출까지 하는 당혹스러울
정도로 변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어찌보면 John Cassavetes 감독의 [Gloria]와 상당 부분 유사하기도 하다.
여성의 강하고 위대한 모성 본능이 발휘되는 후반부는 시종일관 막강한 텐션으로 보는 이를 피말리게 한다.
비록 Tilda Swinton의 연기는 기대만큼 자연스럽지 않지만(특히 자신의 울분을 터뜨리며 얘기하는 장면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모성에 충실한 본능을 따라 무난히 연기해냈다.
미국에서도 구제받지 못하고, 멕시코 국경을 건너서도 암담한 현실에 직면해야하는 줄리아의 처지는 빈곤의
나락에서 실업과 빚으로 압박받는 현재 미국인들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고, 처절하리만치 피폐해진
미국과의 국경에 인접한 멕시코 도시 티와나의 모습들은 NAFTA가 만든 병든 괴물같이 처연한 몰골의 현재의
멕시코를 너무나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참... 남의 나라 얘기같지만은 않아서 보는 내낸 답답하더라.

러닝타임이 138분으로 제법 길지만 전혀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는 영화.
강추.

 

 

 

 

 

 


 

 

 

 

[the Fall] directed by Tarsem Singh
2006 / 약 117분 / 인도, 영국, 미국

Tarsem Singh(타셈 싱) 감독은 벌써 18년 전이다시피 한 1991년에 R.E.M의 'Losing My Religion' 뮤직비디오로
유명세를 탔다. 나도 그 당시에 R.E.M의 이 곡을 좋아해서 뮤비를 봤는데 정말 충격을 받았다.
아래 이 뮤비를 올렸는데 놀랍게도 5년 이상만 된 뮤비를 봐도 촌스러운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이 뮤비는 17년이
넘었음에도 전혀 촌스럽다거나 유치해보이지 않는다.
그 당시에 그가 타셈 싱이라는, 경제를 공부하기 위해 하버드 대학으로 유학온 인도인이라는 것도 몰랐으며,
그가 영상에 대한 의욕으로 하버드를 그만두고 그 유명한 패서디나 아트센터(캘리포니아의 아트스쿨)를 졸업하고
바로 유명한 여성 포크 뮤지션이자 Tom's Diner로 유명한 수잔 베가의 'Tired of Sleeping' 뮤비를 연출한 사람이라는
것도 몰랐다. 이후 뮤직비디오 연출자와 광고 연출자로 승승장구(MTV 뮤직비디오상 및 깐느 광고대상등)하다가
2000년 보신 분들이 많을 듯한, 제니퍼 로페즈 주연의 [the Cell]로 장편데뷔했다.

사실 [the Cell]에서의 제니퍼 로페즈가 많이 어색했다는 분들 많다.
내 자신도 과연 타셈 싱 감독이 제니퍼 로페즈를 쓰려했을까하는 생각을 했으니까.
하지만 아무래도 당시 제니퍼 로페즈는 블루칩이었고, 아무리 광고와 뮤비에서 유명했지만 장편 영화로는 햇병아리에
불과한 타셈 싱의 미약한 네임밸류를 보증하려는 제작자의 의도였을 거라 생각이 든다.
[the Cell] 이후 무려 6년만에 다시 발표한 그의 영화 [the Fall]은 영화 시작하자마자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결코 그냥 넘어가지 못할 두 명의 이름이 스크린에 뜬다.
바로 David FincherSpike Jonze다.
데이빗 핀쳐는 이미 [Zodiac/조디악]으로 완연히 거장의 반열로 들어서는 듯 하고, 스파이크 존즈는 영화 이전에
이미 뮤비 작업을 통해 타셈 싱과 인연을 맺은 바 있다.

David Lean(데이빗 린) 감독의 1962년작이자 걸작 [Lawrence of Arabia/아라비아의 로렌스]를 보신
분이라면 이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절대 원사와 광활한 시네마스코프에 경탄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난 예전에 종종 영화때문에 나를 따르던 후배들에게 컬트건 뭐건 다 좋은데 고전 영화들은 꼭 챙겨서 보길 권하곤
했다. 고전 영화들(무성영화를 포함하여)은 현대 영화가 선사하는 일차적 즐거움 외에도 미학의 논쟁에서 치열하고
변증법적인 형식미의 발전을 통해 구축된 스타일이 놀랍도록 스크린에 구현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다.
이 형식미는 현대 영화에 와서 때로는 오마쥬로 헌정되고, 때론 패러디(패러디 역시 오마쥬의 수다으로 사용되곤
한다)되며, 때론 혁파되어야할 대상이 되곤한다.
이러한 이른바 '알깨기'의 출발은 고전 영화의 리얼리즘과 형식미의 인식에서 출발한다고 나는 생각했었다.

타셈 싱의 06년작 [the Fall]은 현대 영화가 어떻게 서사적 영상과 고전적 형식미를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영상으로서 오페라틱한 장중함을 선사할 수 있는지, 거기에 어떻게 하면 플롯의 헐거움을 덜어낼 수
있는지 너무나 잘 보여준 영화다.
아마도 이 영화는 본인이 너무 사랑해마지 않는 Julie Taymor(줄리 테이머) 감독님의 장편 데뷔작 [Titus/
타이투스]
와 여러모로 비슷한 공통점이 있지만, 보다 더 고전미를 두드러지게 드러낸 영화 중 한 편이다.
촬영은 절대 원사와 적절한 슬로우 모션을 통해 장중한 비장미를 선사하면서도 미장센은 초현실적인 분위기로
주인공이 자신의 심경을 투영한 이야기의 구현을 환타지의 공간에서 완벽하게 표현해 내고 있다.

떨어져서 척추를 다쳐 입원해있는 스턴트맨 '로이(Lee Pace)'는 역시 과수원에서 일을 하다 떨어져 팔을 다친
다섯살짜리 꼬마 아가씨 '알렉산드리아'와 우연히 친해지게 된다.
병상에서 옴싹달싹 못하는 로이는 사실 사랑하는 여인을 다른 남자에게 뺏기고(?) 실연의 고통으로 자살만을 생각하고 있는 처지.
알렉산드리아의 이름이 알렉산더에서 비롯되었다는 일종의 꾀임으로 꼬마 아가씨를 꾀어내기 위해 시작한
이야기 보따리에 알렉산드리아가 폭 빠지면서, 처음엔 그저 지어낸 얘기에 불과하던 로이의 '허구'가 점점 상황이
진행될 수록 복잡하고 절망적이고 삶의 희망을 모두 잃어버린 로이의 다친 마음이 반영되어 절정으로 치달아 버린다.
단순히 비주얼만 경탄의 대상이 아니라, 비주얼로 형상화한 로이의 감정 변화에 따른 적절한 캐릭터의 대입과
내러티브도 결코 얕잡아 볼 것이 아니다.

영화의 말미에 무성 영화 시절의, 정말 CG의 도움 따윈 절대 받을 수 없었던 영화 속 스턴트맨의 가슴철렁한
액션 장면들이 스쳐 지나간다. 뛰고... 또 뛰고 또 뛴다.
영화 제목 [the Fall/추락]처럼 이들은 정해진 중력의 법칙을 최대한 거스르며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뛰고 또
뛴다. 그걸 무모하다고 손가락질 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이를 행하는 육체는 자신의 힘으로 자연의 법칙을 벗어나려 할 뿐이다.
그건 다시 말하면 영화적 순수성에 대한 타셈 싱의 한가지 철학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 역시 최대한 CG를 배제한다.(물론 CG가 사용됐다)
하지만 극도로 자제된, 순수한 미장센의 황홀경은 놀라울 지경이다.
마치 Terry Gilliam(테리 길리엄) 감독이 과거 거의 CG를 배제하고 실제 세트로 구현해서 주던 그 놀라운 감동을
연상케할 정도로 말이다.

경탄의 비주얼만으로도 강추할 영화인데, 거기에 재밌기까지 하다.
정말 강추하는 영화.

 

 

 

 

데이빗 핀쳐와 스파이크 존즈가 제작했다.

 

 

 

 

 

 

 

이건 뭐 처음부터 입이 벌어지는 비주얼.

 

 

 

 

 

과수원에서 오렌지를 따다 떨어져 팔을 다친 다섯살짜리 꼬마아가씨 알렉산드리아

 

 

 

 

 

 

역시 떨어져 다리를 다친 영화 배우 '로이'를 만나게 된다.

 

 

 

 

 

 

무척 인상깊은,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의 원리를 보여준다.

 

 

 

 

 

주인공 로이. 마치 John Cusack의 젊은 시절을 보는 것 같다. 무척 잘 생겼다.

 

 

 

 

 

알렉산드리아를 만난 로이는 조금씩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기 시작한다.

 

 

 

 

 

 

로이에게 듣는 이야기에 폭 빠져버린 알렉산드리아.

 

 

 

 

 

하루가 멀다하고 그를 찾지만, 사실 그는 실연의 아픔으로 자살을 기도한 처지였다.

 

 

 

 

 

 

 

코끼리를 타고. 압도적인 장면 중 하나.

 

 

 

 

 

주술사와의 조우.

 

 

 

 

 

로이의 이야기속 주인공들이 활극을 벌인다.

 

 

 

 

 

 

 

 

 

 

난 이 여배우가 [Hable con ella/그녀에게]의 레오노르 와틀링인 줄 알았는데... IMDB를 보니 아니더라.
이 여배우는 Justine Waddell이다.

 

 

 

 

 

 

 

 

 

 

 

 

 

 

 

'Losing My Religion' - R.E.M (1991)


타셈 싱 감독의 유명한 뮤직 비디오 중 하나다.
17년 전 뮤비라곤 믿기지 않는다. 당시에 봤을 때도 상당히 충격이었다. 멍해서 봤던 기억도 나고...

 

 

 

 

 

 

 

 

 

 


[Son of Rambow/람보의 아들] directed by Garth Jennings
2007 / 약 96분 / 영국

토요일 오후에 친구를 만나고 오는 바람에 영화를 못보고 일요일 오전 민성이와 '동물농장'을 보고 셋 다 함께
미루고 미루던 [Son of Rambow]를 봤다.
이 영화는 우리에겐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로 잘 알려진 Garth Jennings 감독의 2007년작이다.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으로 Blur와 Pulp, R.E.M의 감각적인 영상을 선보여 주목받았던 그의 두 번째 장편영화.
영국 감독답게 영화 내내 영국 영화만의 번뜩이는 감성이 잘 녹아있는 영화다.
포스터만 보면 무슨 아동 영화 정도로 폄하할 수도 있지만, 이 영화는 아이들의 삶이 어른들의 삶과 조금도
다름이 없음을, 그러니까 그들도 그들의 룰대로 서로 치열하게 부딫히며 성장해나간다는 것을 묵직하게 보여
주는 영화로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언제나처럼 영국 영화들은 80년대말의 모습을 조망하는 영화들이 유난히 많다.
그 영화들은 하나같이 주옥같은 당대 팝넘버들을 삽입하는데, 이 영화도 예외가 아니다.
모르겠지만 아마도 영국 음악의 사실상 전성기였던 2nc Invasion of British Rock 시절을 그리워하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약간 들고...(Duran Duran, Culture Club등으로 대변되던 New Wave)
이 영화는 80년대 말, 영국의 한 사립학교에서 플리머스 형제회에 소속된 가족에 속한 윌리엄이란 아이가
문제아 리 카터를 만나면서 자신을 옭죄는 것에 대해 부정하고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며 또래 아이들의 중심부로
걸어 들어가며 새로운 관계와 새로운 갈등 사이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담은 영화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윌리엄의 가족은 플리머스 형제회(Plymouth Brethren) 소속으로 플리머스 형제회는
보다 근본주의적인 성격의 폐쇄적 기독교 단체로 극단적인 예수의 재림을 희망하며 공동체를 이루며 강력한
내부 결속을 다지는 단체라고 알려져 있다.
그덕에 윌리엄은 학교에서 수업에 이용하는 TV를 통한 영상도 볼 수 없어 늘 그 시간엔 복도에 대기해야하는 모습이 나온다.

리 카터는 요양원을 운영하는 부유한 집안의 아들이지만, 아버지의 얼굴을 알 지도 못하고, 어머니는 연애한
답시고 다른 나라에 가서 얼굴 한 번 나오질 않으며, 정말 싸가지가 만가지인 형과 함께 둘이 살고 있다.
아무튼 전혀 어울리지 않을 법한 이 둘은 우연한 사고를 통해 서로 알게 되고 리 카터가 영화 [람보]를 근간으로
한 테스트 스크린을 찍는 일에 윌리엄이 가담하게 되면서 때론 요절복통스러운 갖가지 에피소드들이 일어나게 된다.
이 와중에 이 영화에서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프랑스 교환학생들 중 디디에르 레볼이 영국 학생들의
청춘 우상처럼 등극하게 되는 과정도 매우 과장되고 희극화된 채 등장한다.

이 영화에서의 어른들의 진부한 모습들(종교로 아이들을 변화시키려고 하고 그걸 선도라는 미명하에 강제하고
구속하려 하는 행위)은 답답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우리 어른들의 아이들에 대한 통제의식은 늘 저와 비슷하지 않은가싶다.

우리가 그 아이들보다 '무언가를 많이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른들이 인지하는 것이 절대적인 선의라고 믿고 이를 빌미로

그들을 강제하는 모습들을 보면, 저건 이 영화에서 다루는 진부한 어른들의 스테레오 타입이 아니라 그저 현실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더욱 현명하며, 자신들만의 사회화를 이룬다.
이 영화에서 그들 중 윌리엄과 카터는 심한 열병을 앓지만, 만인의 우상처럼 등장했던 디디에르도 사실은
그에 못잖은 마음의 상처를 입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또한 이 영화에서 중요한 소재로 사용되는 [Rambo]는 실베스터 스탤론을 유명하게 해준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레이거노믹스의 정치선전용 도구가 될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많은 학부모들에게 가장
사악하고 유해한 영화로 꼽히곤 했다. 람보는 정글에서 온갖 자연 무기를 통해 자신을 추적하는 200명의
병사들을 따돌리는데, 그 과정이 상당히 당시로선 충격적이기까지했다(나도 당시에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봤다)
윌리엄은 이 영화를 반대하는 플리머스 형제회에 속한 가족의 아이였지만 이 영화를 우연한 기회에 보게
되곤 자신을 'Son of Rambo'w''라고 자처하기에 이른다.
영화를 반대하는 플리머스 형제회의 방식이 곧 아이들을 구속하는 방식과 동일한데, 플리머스 형제회는 내 생각이지만

단순히 특정 종교단체가 아니라 영국의 청교도적인 윤리의식을 강조하는 보수주의를 비꼬는 듯하다.

개개인의 변증법적 과정을 거쳐 나가면서 스스로의 사회화를 이루는 것과 달리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보수주의의 행태는 제시하고 지시하며 이를 규제하려고 할 뿐이다.

으... 영화내용을 말하지 않고는 정말 감상문쓰기가 힘든 영화같은데, 아무튼 이 영화는 아이들만을 위한
영화가 결코 아니며, 민성이 뿐만 아니라 나와 aipharos님도 정말 재밌게 봤다.
특히 후반부 클라이막스를 향해 치달아가는 갈등의 구조는 대단히 폭발력이 강하고, 마지막의 메시지도
생각보다 훨씬 진솔하며 감동적이다.
가슴이 울컥하는 기분을 느끼게 되니까.

 

 

 

 

 

'Cars' - Gary Numan

예전 정말 자주 들었던 Gary Numan의 'Cars'!가 수록되어 있다.
이 노래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

 

 

 

 

'I Can't Wait' - Nu Shooz


내가 좋아했던 Nu Shooz의 'I Can't Wait'도 수록되어 있다.

[Son of Rambow]의 트랙 리스트. OST Track Listings
1. The Cure - Close To Me
2. Siouxsie & The Banshees - Peek-A-Boo
3. Gary Numan - Cars
4. Duran Duran - Wild Boys
5. Jonathan Richman - Egyptian Reggae
6. Nu Shooz - I Can't Wait
7. Fun Boy Three - Our Lips Are Sealed
8. Blondie - Rapture
9. Human League - Love Action
10. The Real Roxanne - Bang Zoom
11. Joby Talbot - The Best Day Of All Time
12. Joby Talbot - Bicycle Ride
13. Joby Talbot - The Scarecrow
14. Joby Talbot - The French Kid
15. Joby Talbot - First Day Filming
16. Joby Talbot - I'm French, Non?
17. Joby Talbot - Disaster
18. Joby Talbot - The Sad Day
19. Joby Talbot - The Hospital
20. Joby Talbot - Can You Fix It?
21. Joby Talbot - Son Of Rambow

 

 

 

 

'Son of Rambow' Trailer


*
아이들의 연기는 너무 훌륭하다.
주인공 윌리엄역의 Bill Milner는 너무 귀엽다. Will Poulter의 카터역도 아주 인상적이고 정말 프랑스인인
Jule Sitruk도 대단히 인상적이다.

 

**
우리는 우리대로, 민성이는 민성이대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가득한 영화였던 것 같다.
민성이도 무척 재밌었는지 다시 보고 싶다고 하니, 이런 영화야말로 진짜 가족 영화아닌가.
그것도 마냥 뻔한 메시지를 주는 헐리웃 패밀리물도 아니고말이다.
[About a Boy]도 그렇고 아무튼 가족들 모두 모여서 볼 수 있고, 자신들세대에 따라 느낄 수 있는 중심이
충분한 이런 독특한 감성의 영화들이 나오는 환경은 무척 부럽다고 할 수 있겠다.

 

 

 

 

 

 

 

 

 

 

 

 

[Get Smart] directed by Peter Segal
2008 / 약 110분 / 미국
.....................................................................................................................................................

코미디 스파이물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코미디는 아니라도 007까지 포함해서도.
007이라면 부모님이 날 맡길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영화관에 데려갔던 네살때 봤던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
보다 재밌는 걸 난 아직 본 적이 없다(정말 그때 본 영화와 장면이 모조리 다 아직도 기억난다)
그외에 코믹 스파이물은 도무지 정이 가질 않는다.
미스터 빈이 나왔던 영화도 마찬가지고...
코믹 스파이물이 싫은 이유는 대부분의 경우 주인공이 얼떨결에 정식 스파이가 되거나(요원들이 다 죽어버리거나
아니면 요원이 아파서등등) 지나치게 바보같아서다. 재밌게 보는 분들도 많지만 난 보다보면 짜증도 좀 나고 그닥 재미도 없고...

대부분 이런 경우 임무는 소경이 문고리잡는 식의 해결이다. 어찌하다보니 우연하게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게 거의 다고.

사실 [Get Smart]도 그런 영화일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런 코미디물치곤 해외에서의 평이 상당히 양호한 편이었고 [Havoc]을 본 이후론 좋아져버린 Anne
Hathaway(앤 해서웨이)
까지 나오니 감상을 미룰 이유가 없었다. (영화 [Havoc]이 좋았다는 얘기가 아니다)

이런저런 감상이 필요없이 결론은 재미있었다는거다.
한 팀이 된 남녀 요원이 티격태격하다 사랑에 빠진다, 적들의 설정은 언제나 똑같은(특히 실제이름으로 나오는
달립(Dalip)은 누가봐도 007 시리즈에서 가장 유명한 적인 '죠스'의 패러디다)점 등 진부한 설정과 뻔한
줄거리등은 어쩔 수 없지만, 이 영화는 그러한 단점을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는 영화적 재미가 있다.
(물론 드라마에 강한 피터 시갈 감독이 연출한 영화라는 점을 보면 아쉽긴 한 부분이다)
Steve Carell(스티브 카렐)이 맡은 역은 우연히 어쩌다 임무를 수행하는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서 보는 내내 더 즐거웠다. 뭐랄까, 충분한 실력을 갖고 있지만 타고난 실없는 성격 덕이라고
할까? 그렇다고 피어스 브로스넌 시절까지 이어졌던 실실 '쪼개고' 능글맞은 제임스 본드는 절대 아니다.
현재의 미국을 비아냥거리듯 미국 정부와 대통령, 부통령 하다못해 CIA와 NSA등까지 다 멍청하고 어리석기 짝이 없게 나온다.

그들은 김정일이 뼈를 고아 푸딩을 만들거라는 협박엔 민감하지만 정작 자신들에게 닥친 진짜 위협엔 귀를 닫아버린다.

아무튼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
그저 바보같은 슬랩스틱이 난무하는게 아니라 액션은 제법 틀을 갖췄고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리고 어찌보면 너무 예쁘고 어찌보면 징그러운 앤 해서웨이가 이 영화에선 그냥 아주 예쁘게 나온다.

 


*
[Get Smart]는 원래 TV 시리즈란다. 그것도 내가 아주 좋아하는 Mel Brooks(멜 브룩스)가 만들어낸 스파이물이었단다

(멜 브룩스는 히치콕 영화들의 패러디들로도 유명하다. 난 그 중 [High Anxiety/고소 공포증] 이란 영화를 아주 좋아한다.


**
빌 머레이가 우정출연한다.
그 모습이 넘 웃겨서 '맞아?'하며 의아해하기까지 했다.
존 록, 그러니까 드웨인 존슨도 허우대 멀쩡한 에이전트 23으로 나온다.
적 기관인 카오스의 수장의 이름은 '지크프리트'다.-_-;;;;;;
이 이름이 의미하는 바를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_-;;;;


***
이 영화는 2003년 이후 내놓은 4편의 피터 시갈 감독의 영화 중 처음으로 아담 샌들러가 나오지 않은 영화다.
동시에 그와 좀 성격이 다른 코미디의 블루칩인 스티브 카렐을 기용했다.
캐스팅시 피터 시갈이 자신의 친구이며 현재 최고의 코미디 감독/제작자로 자리잡은 Judd Apatow(링크를
눌러보시면 어지간한 최근의 화제작 코미디는 다 이 사람의 손을 거쳤다는 걸 알 수 있고, 본 게시판에도
이 감독의 이름은 자주 등장한다)를 찾아가서 그의 영화를 본 후 주인공이었던 스티브 카렐을 낙점했다고 한다.
피터 시갈 감독은 내는 영화마다 적정 수준 이상의 재미를 확실히 보장해주는 것 같다.
[Anger Management/성질 죽이기], [50 First Dates/첫 키스만 50번째], [the Longest Yard]등 이전작
세편 모두 재미가 보장된 영화였다.

 


****
영화 후반에 프랭크 게리가 건축한 Disney Hall(디즈니홀)이 등장한다.
세계적 건축가답게 건물의 위용은 눈을 그냥 휘잡아 버린다.

 

 

 

 

CIA도 아니다. 컨트롤이라는 정보 기관.

 

 

 

 

 

 

CIA도 아니다. 컨트롤이라는 정보 기관.

 

 

 

 

 

여기선 아주 느끼한 등장. 드웨인 존슨

 

 

 

 

 

뭘하는거?

 

 

 

 

 

 

앤 해서웨이의 각선미

 

 

 

 

 

 

이 경보 레이저를 헤치는 건 수많은 영화에서 코믹스럽게 나온 바 있는데 그중 최고는 아무래도
Kevin Smith 감독의 [Jay and Silent Bob Strike Back]에서의 여성들의 섹시 코믹 액션일거다. (이건 그 영화를 보신 분만 아실거야!)

 

 

 

 

 

 

 

스티브 카렐... 어딜 보는 거야

 

 

 

 

 

 

난 이 장면 보면서 내내 [Jay and Silent Bob Strike Back]이 생각났다.

 

 

 

 

 

 

이 캐릭터는 아무리 봐도 007의 죠스를 연상케한다.

 

 

 

 

 

 

프랭크 게리의 '디즈니 홀' 완공된 지는 고작 4년 지났다.
그런데 이 건물은 87년인가? 착공되었는데 그걸 따지면 역시 포스트 모던의 정점에 선 건축가답다.

 

 

 

 

 

내부도 장난이 아니더라. -_-;;;

 

 

 

 

 

 

 

 

 

아래, '아침의 비보'에 올린 글의 댓글 중 이웃이신 '종이달'님께서 이 다큐를 언급하셨었다.
뭔가 궁금한 차에 다운로드받아 어제 aipharos님, 민성군과 함께 봤는데 하... 보니 우리도 본 다큐였다.
무척 늦은 시간에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난 보다가 금새 잠이 들어버렸고 aipharos님은 거의 끝까지 본 모양이다.
그래도 어제 다시 한번 봤다.
NHK에서 제작한 이 다큐멘터리는

흔히 이런 다큐가 자주 사용하는 극단적 비교를 통해서 메시지를 강조하는 방법을 완전히 배제한다.
이 다큐 안에는 온전히 교토 근교의 아주 커다란 호수인 비와호(琵琶湖)를 끼고 사는 '사토야마'라는 작은
마을이 자연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모습만이 있을 뿐이다.
아름다운 음악과 정말 사랑스러운 영상들이, 아무것도 제대로 된 것이 없는 팍팍한 한국의 지금 모습에
쩌든 마음을 좍좍 펴주더라.(종이달님 감사감사, 덕분에 다시 찾아 제대로 끝까지 봤어요)

정말 우린 이렇게 공존하는 마을이 아직까지 있을까?
우포늪? 우리가 보존하는 방식은 삶에서 격리시키는 것 아닌가? 격리를 통한 보존이 아니라 공존을 통한
보존이 더욱 의미있지 않나 싶다.
그렇다면 관건은 하나로 좁혀지는 것 같다.
절제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난 아주 오랜 시간 우리나라의 온돌 문화를 자랑스럽고 지혜로운 조상들의 유산이라고 믿어 왔다.
물론 지금도 지혜로운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약간의 인식변화는 있었다.
온돌 문화는 기본적으로 소비 문화다. 아랫목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땔감을 해와 넣어야 한다.
근본적으로 많은 나무를 소비해야하는 난방 문화다.
일본의 경우는 우리보다 북쪽인 북해도도 있었는데 그들의 난방 문화는 '코다츠'다. 코다츠는 아시다시피
아주 한정된 곳만 따뜻하게 하는 일종의 난방기구다.(노다메 칸타빌레에도 나온다)
예로부터 아주 뜨거운 아랫목에 몸을 지지는 것이 미덕이었던 우리와 달리 그들은 코다츠에 발을 넣고
추위를 피했을 뿐이고, 대체적으로 아직도 춥게 지낸다.(물론 난 아랫목에 몸을 지지는 것이 훨씬 좋다)

어찌보면 우린 총명하지만 자연과 공존하는 면에선 배워야할 점이 많은 건 아닐까싶다.

 

 

 

 

기획 MBC, 제작 NHK '물의 정원 사토야마'

 

 

 

 

 

 

비와호에서 낚시를 하시는 타나카 상고로(83) 할아버지. 너무 정정하시다.

 

 

 

 

 

사토야마 마을의 집에는 이렇게 부엌에 샘이 있다.

 

 

 

 

 

이곳에 사는 잉어들은 관상용이라기보다는... 식용도 아니고

 

 

 

 

 

 

물에 불려 물에만 씻어내는 설겆이. 그럼 밥풀이나 음식찌꺼기가 나오게 되는데 이를 깨끗하게 먹어치우는 것이 이 잉어들의 본업인게다.

 

 

 

 

 

 

물에 불려 물에만 씻어내는 설겆이. 그럼 밥풀이나 음식찌꺼기가 나오게 되는데 이를 깨끗하게
먹어치우는 것이 이 잉어들의 본업인게다.

 

 

 

 

 

마을의 주변을 흐르는 물. 그 물은 단순히 폐수가 흘러다니는 곳이 아니라...

 

 

 

 

 

이처럼 맑고

 

 

 

 

 

이처럼 다양한 물 속 생물들이 맘놓고 살 수 있을 만큼 맑고 생명이 충만한 공간이다.

 

 

 

 

 

끊임없이 물이 공급되어 언제나 깨끗함을 유지한다지만...

이건 함께 사는 이들간의 작은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불가능할 것이다.

 

 

 

 

 

 

망둥이가 낳은 알들.

 

 

 

 

오랜 시간을 거쳐 변태에 성공한 대장 잠자리.

 

 

 

 

 

하천의 물흐름을 막는 수초를 제거하는 날은 마을의 전통이며, 이 날은 아이들도 열심히 뛰어다니며 낚시를 할 수 있다.

 

 

 

 

 

상고로 할아버지는 붕어스시를 준비한다.
이 붕어스시는 소금에 3개월 절여놓고, 다시 6개월간 이렇게 밥을 층층히 쌓아 발효시킨 후 먹는다.

 

 

 

 

 

고즈넉한 아름다운 마을 사토야마.

 

 

 

 

 

물에 불리려고 올려놓은 설겆이에 이제 막 새끼가 된 망둥이 새끼 한 마리가 들어왔다.

 

 

 

 

 

가정마다 있는 이 샘은 여름엔 냉장고만큼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다.

 

 

 

 

 

하나비를 바라보는 개구리.

 

 

 

 

 

무려 9개월이 넘게 걸린 붕어스시를 이웃들을 초대해서 먹는다.

 

 

 

 

 

사람과 자연이 서로의 선을 지키며 공존하는 마을 사토야마

 

 

 

 

 

 

그 관건은 격리 보존이 아니라 '절제'라는 것이 이 다큐의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
이런 와중에 시화호를 또다시 메꿔 그린시티라는 레저타운을 만든다고 한다.
물론 어느 나라건간에 '개발'은 공통적인 화두일게다.
그런데 우린 그저 부수고 세운다. 부수고, 또 부순다.
관광지라고 하면 관광을 위한 입지를 조성하는게 아니라 또다시 관광지로 억지로 만드느라 부수고 세운다.
그리곤 그 자리에 황당한 뽕짝과 대충 갈겨쓴 현수막이 나붙기 시작한다.

 

 

 

**
고작 일본의 작은 한 마을만 보고 설레발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내 짧은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도 일본의 시골은 보다 아름다왔다.
일본의 시골을 가본 적이 있다면 알 수 있지만, 일본의 시골엔 어설픈 양옥집 따윈 아주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네 시골처럼 논밭이 펼쳐진 곳에 정말 어색하리만치 동떨어진 양옥집이 떡하니 서있는,

붉은 벽돌에 온갖 문양의 금색 현관문이 달린 양옥집이 있는 경우는 정말로... 정말로 찾기 힘들다.
가끔 궁금하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왜 그들은 우리보다 더 산업화되었음에도 굳이 도시의 흉내를 내려고 하지 않았을까.
생각의 끝에선 여러가지 어설픈 나만의 대답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촌은 늘 정책적 사각지대였었고, 그들은 자기도 모르게 집을 도시화하여 개량하면서 심리적
보상을 받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언제나 우리나라의 농촌은 정치적으로 팽당하기 일쑤였잖나.
빚을 내어 빚을 갚고, 또다시 빚을 벌리고 시설비도 못갚는 농촌으로 내몬 것이 이 나라의 역대 정부들이 아니었나?

 

 

 

 

 

 

 

 

 

 

 

 

[Boy A] directed by John Crowley
2007 / 약 100분 / 영국
...................................................................................................................................................

기대하는 영화 중 하나로 소개한 바 있었던 [Boy A]를 봤습니다.
뭐라 글을 써야할지 막막할 정도로 가슴이 먹먹합니다.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길게 쓰지도 않겠습니다. 이 영화는 그냥 보셨으면 하네요.

무언가 큰 죄를 지어 출소한 '잭'.
이름까지 바꾸어 출소했고, 출소한 뒤에도 마치 증인 보호 프로그램처럼 대동 형사가 집 주위를 지킬 정도라니.
도대체 무슨 죄를 지은 건지, 아님 그 어린 나이에 결정적 증언을 한 건지. 영화의 초반은 그렇게 궁금증을
살짝 유도하며 시작됩니다.
그 해맑은, 하지만 뭔가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우물거리는 듯한 표정의 '잭'을 그를 선도하는 담당
보호관 테리의 어깨 시선 너머로 카메라는 잡아냅니다.
잭은 자신의 과거를 감춘 채 취직도 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새로운 사랑을 만납니다.
어찌보면 모두가 첫 경험입니다. 어릴 적 교도소에 들어갔던 '잭'아닌 '잭'에겐 말이죠.
영화는 '잭'이 자신의 과오를 덮고 두번째 삶의 기회를 맞이한 순간에서 비틀거리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묵묵히, 때론 감각적으로 바라봅니다.

보는 내내 '잭'의 과거가 어쨌든 새로운 모든 것 앞에서 설레이고, 두려워하며 용기를 내어 나가는 '잭'을
응원하게 됩니다. 그래서 보는 내내 조마조마해집니다.
이런저런 도처의 순간순간의 상황들이 너무나 가느다란 실에 의해 지탱되고 있는 것처럼 불안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영화는 묻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삶의 기회를 그가 온전히 받아들일 자격이 없냐고.
그리고 그 삶의 기회를 빼앗고 단죄할 자격이 있는 이들은 누구냐고 묻습니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 자체는 단순하고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잭'을 대하는 주변 인물들 역시 사실 그리 새로울 것이 없는 설정들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야말로 울컥...합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내내 어찌할 바를 모르고 가슴을 쓸어내리게 됩니다.
그건 이 영화가 가진, 아니 존 크로울리 감독이 바라보는 '잭'에 대한 진심어린 응원의 시선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를 담아낸 Andrew Garfield(앤드류 가필드)의 정말 놀랍고 훌륭한 연기도 큰 몫을 했지요.
시선을 똑바로 두지 못하고, 설레임 앞에서 안절부절하고,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는 이 모든 감정을 그는
조금의 넘침도 없이 너무 완벽하게 해냅니다.

올해 본 영화 중 가장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영화.
꼭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
Andrew Garfield(앤드류 가필드)를 어디서 봤다...싶었는데 나중에 보니 로버트 레드포드 감독의 최근작
[Lions for Lambs]에서 로버트 레드포드가 재능을 아끼는 제자로 나왔었더군요.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 잭.

 

 

 

 

 

새로운 친구들.

 

 

 

 

 

그리고 첫 사랑.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자신의 새로운 삶을 받아들입니다.

 

 

 

 

결정적인 사건으로 더욱 친해지는 크리스.

 

 

 

 

 

하지만 잭을 옭죄는 과거.

 

 

 

 

잭을 성심으로 대하는 담당보호관 테리.

 

 

 

 

 

테리는 그에게 아버지와도 같은 존재.

 

 

 

 

 

 

미쉘의 깊은 애정.

 

 

 

 

잭은 새로운 삶을 누릴 권리가 있을까요.

 

 

예고편은 스포일러로 도배를 해놔서...
이 영화 보실 분은 예고편도 보지 않으셨으면 하네요.

 

 

 

 

 

 

 

 

 

[the Visitor] directed by Thomas McCarthy
2007 / 약 103분 /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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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푹 쉬고 싶었다.
친구의 술 한잔하고 감자탕이나 먹자는 전화도 마다하고 그냥 쉬고 싶었다.
이틀을 푹 쉬고 싶었지만 토요일엔 식구들 모두 같이 쇼핑을 하고 저녁을 먹었다.
사진찍는 것도 귀찮아 사진기는 아예 집에 놓고 나갔다. 토요일 저녁 늦게 들어오니... 또다시 피곤모드.
덕분에 오늘까지인 척 클로스의 전시는 물건너갔다. 정말 나갈 자신도 없고 뒹굴대며 쉬고 싶었다.

그대신 aipharos님과 영화를 봤다.
뮤직뱅크를 민성군과 보며 '전세대층에 고루 인기를 얻고 싶다'던 동방신기가 전혀 달라진게 없는 걸 보면서
(이미 티저 스틸들을 보면서 알 수 있었다. 야들은 절대 변할 수 없다) 같이 실컷 씹기나 하고, 빅뱅이 뮤뱅에
나오지 않는 걸 보며 아들과 광분이나 하고 말이다.
aipharos님의 점점 더 발전하는,
일류 이탈리언 레스토랑 수준에 범접해가는 엔초비 파스타를 정말 거하게 먹어 치우고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단, 일요일엔 두 편의 영화를 봤다.

오전에 본 영화는 [the Station Agent]로 아주 인상깊었던 Thomas McCarthy(토마스 맥카시)감독의 07년작인
[the Visitor]다. 서로 상처받고 닫았던 마음을 가진 이들이 서로를 받아들이고 지나친 기대가 다시 상처받고
이를 치유하는 과정을 드라이하게 그려낸 토마스 맥카시.
이번엔 911 이후 더욱 삭막해지기만 하고, 테러에 대한 보호라며
오히려 수많은 인권 유린과 위선과 권위로 똘똘 뭉쳐 일그러져가는 미국의 모습을
월터 베일(리차드 젠킨스) 교수에게 일어나는 해프닝을 통해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런 소재 너무 흔하다싶지만, 미국 중산층과 단편적인 비미국인들과의 관계를 단편적으로 그려내던 다른
영화와 달리 이 영화는 보다 더 한 발 가까이 나간다. 마치 [Paradise Now]에서 감독이 현실의 경계에서
머뭇거리지 않고 한 발을 더 내딘 것처럼 토마스 맥커시 감독도 다들 꺼리는 그 경계를 넘어 현실을 드러내고 가감없이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월터 베일은 유명한 피아니스트였던 부인을 잃고 하루하루가 무료한, 저명한 경제사회 학자이자 교수로 나온다.
그가 주로 다루는 것은 미국의 입장에서 얘기하는 '제3세계 국가들의 가난을 어떻게 종식시키는가'에 대한 논의들이다.
사실 우린 아주 자주 보게 되지 않나?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서적에서도, 폴 크루그먼의 서적에서도,
촘스키의 수많은 책들 속에서도 궁극적으론 제프리 삭스의 책에서도,
~~하면 제3세계의 가난과 고통을 없애버릴 수 있다고. 석학들의 그러한 선언과 합의가 무의미하다는 것이 아니다.
이 영화는 그런 선언과 합의 이전에 모두가 침묵하는 불합리와 부조리가 얼마나 미국에서 살고 있는 수많은
다인종들을 구석으로 내몰고 소외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들은 자신들이 어느덧 '미국이라는 나라의 구성원'인 줄 알게 되지만, 현실의 시스템은 단 한번도 그들을 미국인으로 인정한 적이 없다.
그저 최소한의 지성인의 배려로 시작된 월터의 타렉과 자이납, 이 두 아랍,
아프리카 출신의 연인들과의 기묘한 동거는 처음엔 그저 삶에 광합성을 주는 정도였지만 결정적인 사건 이후로
월터는 직접 그들의 삶에 뛰어들고 자신을 반추하게 되며 그리고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시스템'에 대해 '분노할 줄 알게' 된다.

이 영화에서 '분노할 줄 알게 된다'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 같다.
지금 이 신자유주의자들의 광폭한 전세계적 횡포는 다수의 '침묵'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
(이런 내용은 분명히 이 영화와 연관이 있다. 실제로 월터가 참여한 컨퍼런스 자체도 세계화에 관련된 컨퍼런스다)
후반부에 분노할 줄 알게 되는 월터의 모습을 보며 내 자신은 정말 분노해야할 것에 분노하고 있는가? 라며 자문하게 된다.

월터는 껍질을 벗고 인간의 감정으로 타렉과 자이납, 그리고 모나(타렉의 엄마)에게 다가가게 되고,
그들이 그 누구와 똑같은 존재이고 사랑받을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된다.
시스템이 그들을 그런 존재로 인정하지 않으려고 할 때, 자신의 울타리 안에 들어온 그 다양한 민족의 사람들을
국가라는 권력이 인정하지 않고 자의적 잣대로 대하려 할 때 월터는 폭발한다.

한없이 쓸쓸한 마지막 장면이 아마 한동안 가슴에 먹먹하게 자리할 것 같다.

 

 

짐베로 마음을 여는 월터. 상냥한 젊은이 타렉

 

 

 

 

 

이 장면이 정말 기억에 남는다.
미국판 [가족이 탄생]같다.

*
Richard Jenkins의 연기는 정말이지... 무료한 일상에서 서서히 벗어나며 생명력을 획득해가는 월터라는 인물을 이처럼 완벽하게 연기할 수 있을까??

**
타렉의 엄마인 모나 카릴역은 Hiam Abbass 가 맡아 열연했다.
워낙... 지적이며 아름다운 배우인데 이 영화에서도 역시나 그 우아함과 곧은 이미지가 너무 잘 어울린다.
어디서 봤나...했더니 팔레스타인 청년들의 자살폭탄테러를 다룬, 정말 가슴아픈 영화 [Paradise Now]에서
주인공 사이드의 엄마로 나왔었다. 그러고보니 기억이 나더라.
그런데 정작 그녀는 이스라엘 출생이라는 거.

 

 

 

 

 

 

 

 

[the Life before Her Eyes/인 블룸] directed by Vadim Perelman
2007 / 약 103분 /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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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킹슬리와 제니퍼 코넬리의 건조한 연기가 더더욱 가슴을 아프게 했던 영화. [House of Sand and Fog]
기억하시는지.
Vadim Perelman의 수작이었던 이 영화가 지난 후 4년 만에 발표한 신작이 바로 [the Life before Her Eyes] (이하 '인 블룸')이다.
감독에 대한 기대, 그리고 Evan Rachel Wood가 나온다는 점(여러번 반복되어 강조했지만 난 개인적으로 Evan Rachel Wood의 오래된 팬이며
그녀가 헐리웃의 진정한 스타 중 한 명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 중 하나다) 덕에 이 영화를 저녁에 aipharos님과 함께 봤다.
IMDB 키워드에 이 영화가 Drama / Thriller라고 되어 있던데 왜 스릴러 코드가 있는지는 영화 중반이 넘어가면 대강 눈치는 챌 수 있다.

Vadim의 놀랍고도 치밀한 구성력과 건조한 분위기를 기대했다면 사실 이 영화는 무척 실망스러울 수 있다.
어딘지 제작자와 뭔가 맞지 않았음이 느껴지는 성긴 내러티브와 어정쩡한 편집. 사실 편집이 가장 큰 문제이지 않나 싶기도 하다.
Vadim의 의도가 어떻든, 이 영화는 지나치게 반전을 강조하는 헐리웃 스릴러 물처럼 만들어 버렸는데,
그 덕에 쉴새 없이 반복되는 플래쉬 백은 오히려 맥을 툭툭 끊기 일쑤고 몰입감을 떨어뜨려 버리고 만다.
게다가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한 영화임에도 그 메시지가 뜬구름 잡듯 모호한 터라 이래저래 아쉬운 영화가 되어버리고 만 듯 하다.

그렇더라도 에반 레이첼 우드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고, 오랜만에 우마 서먼의 건재한 모습을 보게되니 또 반갑긴 하더라.

 

 

 

 

 

 

오프닝 크레딧이 아주 인상적이다.

 

 

 

 

 

 

미국에서 자주 벌어지는 참극. 학교 총기 살해 사건을 다룬 영화.
이 스틸컷들을 보면 Vadim은 이를 종교적 순교처럼 표현하려 한 듯 하다. 바로 위 스틸 컷은 사실상 종교화다.

 

 

 

 

참극의 15년 후.

 

 

 

 

 

 

Evan Rachel Wood는 Uma Thurman의 학생시절을 연기한다.
수많은 플래쉬 백이 등장한다.

 

 

 

 

절친한 친구 모린.

 

 

 

 

 

 

 

 

 

 

 

[Brand Upon the Brain!] directed by Guy Maddin
2006 / 약 97분 / 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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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2006년작입니다.
포스터를 보시고 오래된 영화일 것으로 오해하시는 분이 혹시 계실 것 같아 미리 밝혀 둡니다.
Guy Maddin에 대해선 처음 언급하는 포스팅이 아닙니다. 이미 이전에도 그의 short film등을 포스팅했었으니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Guy Maddin에 대해서 특별히 언급하지 않습니다.

이명세 감독의 영화를 갖고 많은 분들이 비난하는 이유는 바로 이명세 감독의 영화에 '스토리'가 빈약하다는 겁니다.
전 이 부분에 대해서 언제나 극구 이명세 감독을 옹호했었구요. 역시 이전에도 몇차례 포스팅한 바 있습니다.
이건 심형래 감독의 [D-War/디-워]를 '내러티브'가 없다고 비판하는 것과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이명세 감독은 영화가 어느 틈엔가 대사많은 그림책이 된 것에 염증을 느꼈을 뿐입니다.
초기 무성영화가 가졌던 어쩌면 영화로서 완성된 모습이었을 지도 모를 본연의 모습에 더 많은 매력을 느꼈을 뿐이라고 전 믿습니다.
그리고 이명세 감독이 실로 다시 우리 앞에 재현해준 놀라운 시각적 이미지들은 그닥 서사적 구조가 없어도 충분히 호흡하고 반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명세 감독은 무성영화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뿐이지 지금 언급하는 Guy Maddin 감독처럼 노골적으로
무성영화의 형식미까지 차용하진 않았습니다.
Guy Maddin의 영화는 굵은 노이즈와 흑백(종종 컬러) 그리고 배우들의 voice를 거의 빌지 않는 나레이터의 도입등 또는 표현주의 무성영화 스타일의
텍스트 스크린으로 의미를 전달하곤 합니다. 형식적으로는 완벽히 무성영화 스타일을 재현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Guy Maddin 영화에서
절대로 폄하할 수 없는 음악의 사운드는 옆에서 듣는 듯 생생한 문명의 발달을 고스란히 전달하죠.
시각적으론 1920년대의 표현주의 영화를 서성이는데 귓가에선 바로 옆에서 현악기를 켜는 듯한 생생함이
느껴지는 묘한 시대적 이질감을 Guy Maddin의 영화에선 만끽하게 됩니다.
공간의 전도에 의한 예술적 가치의 획득같은 것 말이죠. 마르셀 뒤샹의 변기작품 '샘'이 생각나네요.

Guy Maddin의 2006년작인 이 영화 역시 기존의 Guy Maddin 영화의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와 일렉트라 컴플렉스등은 역시 또다시 반복되고 있으며, 수많은 은유의 상징들이 영화 전체에 아주 넘쳐납니다.
12 챕터로 이루어진 이 영화는 오랜만에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이름모를 섬으로 다시 돌아와 부모님이 운영하던 등대 고아원을 하얀 페인트로
겹겹이 칠하는 Guy(감독 이름과 동일합니다)라는 남자가 아무리 두텁게 발라도 지워버릴 수 없는 족쇄같은 과거와 마주하며
회상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런 흔히 말하는 예술 영화가 지루할 거라는 속단은 버리세요.
챕터 3만 넘어가면 도무지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고, Jason Staczek의 가슴을 저미는 듯한 현악과 소품 으로 이뤄진 오리지널 스코어를 들으며
몽환과 공포, 그리고 극도의 트랜스섹슈얼, 에로티시즘, 성장통을 모조리 경험하게 됩니다.
그것도 엄청난 상징성을, 지적 편향성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Guy Maddin의 거침없는 의욕과잉의 비주얼과 함께 말이죠.

그래서 어쩌면 Guy Maddin은 반쪽의 천재일지도 모릅니다.
개개인의 호불호가 철저히 갈릴 수 밖에 없고, Guy Maddin의 대중과의 소통은 늘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을 지도 모릅니다.
물론 그것으로 Guy Maddin이 보여준 놀라운 역량을 폄하할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습니다만.

이 영화는 한마디로 쎕니다.
공포스럽고 지독하게 아름다우며, 빛나는 이미지의 향연입니다.
한장 한장 넘기는 추억의 필름일 수도 있지만 벗겨내면 벗겨낼 수록 아프고 어두운 관객 자신의 과거를 들춰 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주인공 Guy는 성애와 모성애를 구분하기 힘든 어머니의 사랑에 진절머리를 내지만 두번 사랑한다고 말을 합니다.
한 번은 기계적으로 한 번은 소리를 내어서 말이죠.
등대로 아이들을 감시하고, 거느리는 고아들을 공포와 거짓으로 대하며, 죽다 살아나서도 다시 일을 하는 남편을 자신의 뜻대로 좌지우지하면서도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는다'며 끝없이 외로워하는 어머니. 섬에 난데없이 나타난 유명한 하프 연주자 웬디이자 동시에
명탐정 챈스와 주인공 Guy의 친누나인 시스와의 동성애 또는 양성애. 과거를 끌어안고 화해하지만 결국은 과거의 족쇄에서 벗어날 수 없는 Guy.

이 모두가 성과 성의 구분이 모호하고, 성애와 모성애의 구분 또한 모호하며, 감정의 수용과 반항의 경계 또한 모호한, 현실과 환상의 구분이 모호한...
결국 우리가 사는 삶의 경계가 모두 모호할 수 밖에 없게 만들어 버리며, 그 모호한 삶 속에서 또다시 원인도 동기도 모를 과거의 족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인공을 보여 주는 것이 바로 이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무엇을 느끼건, 이 영화가 상징하는 그것들이 무엇이건. 그건 전적으로 보는 이의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유난히 이 영화는 더더욱 상징의 의미가 주관화될 것 같네요.
하지만 보고나서 멍한 충격을 받은 듯한 묘한 희열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Guy Maddin의 다른 영화들도 기회가 되면 꼭 보시길 바랍니다.

**
도대체 왜 한글제목이 '악몽의 섬'인 줄 모르겠습니다. 국내 개봉도 안하지 않았나요?
DVD출시도 물론 안되었고. 뭐 그닥 나쁜 제목은 아니지만...
원제는 '뇌에 박힌 낙인' 뭐 이렇게 해석하면 될라나요? -_-;;;;
영화를 보고 난 후의 그냥 의역일 뿐입니다.

***
굳이 이 영화를 얘기하면서 칼 드레이어나 무르나우를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생략합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여지껏 본 가장 공포스러웠던 영화는 다름아닌 Tod Browning[Freaks](1932)였던 것 같네요.
완전 의아해하시는 분들 계시겠지만... 이 영화를 보고 전 가위에 눌리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그 영화의 기형인들이 나와서가 아니라 영화를 지배하는 그 음산한 기운이 무척 충격이었어요.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느낌입니다. 이점 양해부탁드립니다.

6월부터 9월 현재까지 본 영화 정리.
아무래도 회사 일도 정신없었고 야근이 워낙 많아서인지 영화를 정말 너무 못봤다.
3달 보름동안 33편이라니... -_-;;;
9월엔 세 편밖에 보질 못했다.
그나마 본 영화도 피곤하다보니 때려부시는 영화 위주로 본 것 같고. ㅎㅎ
(언제나처럼 푸른색 텍스트는 모두 클릭하면 해당 정보 별도창이 뜹니다)

 

 



* 6월에 본 영화

 

 

 

1. [There Will Be Blood/데어 윌 비 블러드](2007) directed by Paul Thomas Anderson
- 너무 거장의 영화다운 느낌.
- 서사적 은유와 기술적인 모든 부분이 너무 완벽해서 도리어 폴 토마스 앤더슨의 냄새는 온데간데 찾을 수
  없는 느낌도 있는 영화. 하지만 타임캡슐에 넣어 후대에 남겨야할 영화라는 세간의 평에는 동의.
- 이전 감상문을 참조해주세요.

 

 

 

 

 

2. [それでもボクはやってない/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2006) directed by Masayuki Suo
- 내게 있어선 [키사라기]와 함께 올해의 발견 중 한 편. 비록 2006년작이지만...
- 수오 마사유키 감독님... 제발 과작은 그만. 자주 좀 만들어주세요.
- 이전 감상문을 참조해주세요.
 

 

 

 

 

 

3. [the Oxford Murderers/옥스포드 살인사건](2008) directed by Álex de la Iglesia
- 그닥... 머리에 남는게 없는 영화
- 추리물의 형식을 띈 스릴러이나... 보다보면 답이 보인다는. 추리의 요소 외엔 줄 수 있는 메시지가 없는
  경우라면 추리의 실타래가 넘 쉽게 풀리다보면 재미도 반감될 수 밖에 없는 법.

 

 

 

 

 

 

4. [Lars and the Real Girl](2007) directed by Craig Gillespie
-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영화.
- 사랑에 대한 낡은(하지만 견고한) 고정 관념과 관계에 대한 허구와 진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영화.
- 그러나... 참 너무 좋은 사람들이 가득한 이상적인 마을.(그런 마을이란 전제가 되어야 이런 시선이 가능하다 는 얘기인가...)
 

 

 

 

 

 

5. [ストロベリ- ショ-トケイクス/스트로베리 쇼트케익](2006) directed by Hitoshi Yazaki
- 그닥 기대는 안했으나 의외로 인상깊게 그 여운이 남았던 영화.
- 등장인물 중 삽화가로 나오는 이가 바로 원작인 '스트로베리 쇼트케이크' 만화의 작가.
- 어찌보면 뻔하지만 상처를 감추고 곱씹고, 인간을 포기할 수 없는 현대인들에 대한 애틋함이 드러나는 영화.
 

 

 

 

 

 

6. [the Happening/해프닝](2008) directed by M. Night Shyamalan
- 모두 손가락질하는 M 나이트 샤말란의 영화였으나, 극장에서 본 우린 광분했음.
- 정말 재밌게 본 영화. 물론... 이 영화는 이전의 샤말란 영화와 달리 스토리가 실종된 그저 매혹적이고
  치명적인 비주얼의 영화지만, 그만으로도 이정도의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영화가 얼마나 될까?
- 이전 감상문을 참조해주세요.

 

 

 

 

 

 

7. [In Bruges/브뤼헤](2008) directed by Martin McDonagh
- 보석같이 빛나는 올해의 영화.
- 브뤼헤라는 이국적 풍광 속에서 현실과 환타지를 넘나드는 듯한 결코 용서받지 못할 자들에 관한 우화.
- 지난 감상문을 참조해주세요.

 

 

 

 

 

 

8. [추격자](2008) directed by 나홍진
- 너무 기대한걸까. 무난하게 흘러간 러닝타임.
- 하정우와 김윤석의 연기는 물론 훌륭했다. 하지만 정말 김윤석답고, 하정우다웠다... 오히려 나홍진 감독의
  차기작이 뭐가 될지 더 기대된다.
 

 

 

 

 

 

9. [Chaos Theory/카오스 이론](2007) directed by Marcos Siega
- 지루하진 않았는데... 그닥 기억나는 장면은 없는 영화.
- 그냥 신변잡기같은 이야기에 진정한 사랑에 대한 로망을 곁들여 교훈을 만든 영화이나... 목적지는 이미
  잃어버렸고 가야할 곳은 안개가 자욱 낀 형국이더라.
 

 

 

 

 

 

10. [the Namesake/네임세이크](2006) directed by Mira Nair
- 인도인의 어메리칸 드림.
- 그런데... 하염없이 지루하여라.
 

 

 

 

 

 


11. [RV/런어웨이 베케이션](2006) directed by Barry Sonnenfeld
- 가족을 위해 나 하나 몸빠지게 고생한다고 생색내고 싶은 가장들에게 보고 싶다면 홀로 볼 것을 추천하는
  영화. 단, 보고 맘에 두지 말고 바로 잊을 것.
 

 

 

  

 

 


* 7월에 본 영화
 

 

12. [Seperate Lies](2005) directed by Julian Fellowes
- 보는 내내... 속이 타들어갔던 영화.
- 마치 '이런게 진짜 사랑이야'라고 강요하는 듯한 이 난감함에 내 몸이 쩔었다.
 

 

 

 

 

 

13. [Who Killed the Electric Car?/누가 전기자동차를 죽였는가?](2006) directed by Chris Paine
- 가증스러운 재벌/기득권 보수 우파들이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위해 무슨 짓들을 하는 지 똑똑히 알려주는 영화 중 하나.
- 이전에 올렸던 감상문 참조 부탁

 

 

 

 

 

 

14. [Die Fälscher/the Counterfeiter/카운터페이터](2007) directed by Stefan Ruzowitzky
- 영화적으로 뛰어난 영화임을 부인할 수 없으나...

  이상하게 [Pianist/피아니스트]나 이런 영화들에 그닥 강한 감명을 받지 못하는 나로선...
- 주인공의 연기는 무척 인상적임. 사실 정치적으로도 이 영화가 주지하는 바엔 크게 공감이 가지 않았음.
 

 

 

 

 

 

15. [集結號/Assembly/집결호] directed by 瑪小剛/펑 샤오강
- 증오하는 중국 영화라고 무시하고 안보다가... 하도 세간의 평이 만만찮아 본 영화.
- 중국 만세를 부르짖는 찌질한 영화인 줄 알았더니 헐... 전쟁씬은 딱 절반 뿐. 그 이후의 과정이 상당히 인상적 이었던 기대이상의 영화.
- 아... 이런 영화가 중국에서 자꾸 나오면 짜증나는데.(참... 나도 엄청 편협해)
 

 

 

 

 

 

16. [Anamorph/아나모프](2007) directed by Henry Miller
- 패스. 도대체 이건... 에혀...
- 마지막 장면은 종교화를 연상시키려는...거였죠?
 

 

 

 

 

 

17. [Penelope/페놀로피](2006) directed by Mark Palansky
- 제임스 맥어보이 + 크리스티나 리치.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 [가위손]보다 더 가까이 있는 현실 속의 어른들을 위한 동화와 같은 영화. 그 설정이야 전혀 새로울 것 없지만
  영화의 사랑스러움은 거부하기 힘들다.
 

 

 

 

 

 

18. [クロ-ズ Zero/Crows Zero/크로우즈 제로](2007) directed by 三池崇史/Takashi Miike
- 그냥 시간떼우기용.
- 오구리 슌이 나온당께.
 

 

 

 

 

 

19. [Taken/테이큰](2008) directed by Pierre Morel
- 리암 니슨이 맷 데이먼 못잖은 액션 포스를 지녔음을 만방에 알리는 영화.
- 군데군데 여성에 대한 삐딱한 시선이 많이 거슬렸으나 영화의 재미는 완전 보장.
- 이전 감상문을 참조해주세요.

 

 

 

 

 

 

20. [La Habitacion de Fermat/페르마의 밀실](2007) directed by Luis Piedrahita
- 생각을 비우고 보면 그럭저럭 재밌게 볼 수 있는 추리극
- 아가사 크리스티 + 명탐정 코난 + 소년 김전일... -_-;;; = 배가 산으로
- 추리극이 단순히 온건한 결말을 향해 필요한 복선이 아니라 그저 맥거핀으로 소모된 안타까운 영화.

 

 

 

 

 

 

21. [Rogue/로그](2007) directed by Greg Mclean
- 포스터보고 '에휴 이거 B급 3류영화?'라고 속단하지 마시라. 후회합니다.
- 아무 기대없이 봤다가 미친듯이 몰입했던 정말 제대로 된 맹수 영화.

 

 

 

 

 

 

22. [Speed Racer/스피드 레이서](2008) directed by Andy Wachowski, Larry Wachowski
- 이전 감상문을 참조해주세요.


 

 

 

 

 

 

23. [Wanted/원티드](2008) directed by Timur Bekmambetov
- 감독의 전작들이 워낙 유명했으나 개인적으론 영 재미가 없었던 터라 이 영화에 대한 기대도 없었다.
- 허나... 대놓고 치는 이 놀라운 구라에 완전 혹~해가지고 재밌게 본 영화.


 

 

 



* 8월에 본 영화들

 

24. [Nim's Island/님스 아일랜드](2008) directed by Jennifer Flackett, Mark Levin
- 졸렸다.
 

 

 

 

 

 

25. [WALL-E/월-E](2008) directed by Andrew Stanton
- 이전 감상문을 참조해주세요.
- [the Dark Knight]와 함께 올해 최고의 영화.
- PIXAR 영화 중 [인크레더블], [라따뚜이]와 함께 빛나는 감동의 애니메이션. 그와 함께 가장 디스토피아적
  암울함이 곁들여진 영화. 또한 그와함께 가장... 사랑스럽고 보석같은 영화.

 

 

 

 

 

 

26. [the Dark Knight/다크 나이트](2008) directed by Christopher Nolan
- 이전 감상문을 참조해주세요.
- [WALL-E]와 함께 올해 최고의 영화.
- 러닝타임내내 타들어가는 심장. 조여오는 압박감. 자칫하면 탁! 끊어져버릴 듯한 팽팽한 심줄에 미친듯이
  스테로이드를 주사하는 듯한 엄청난 긴장감. 다른걸 떠나서 이런 텐션으로 이 러닝타임을 드라이하게 달릴 수 있다는 건,

  크리스토퍼 놀런 자신만의 미학을 완성시켰다는 의미.
 

 

 

 

 

 

27. [Felon/페론](2008) directed by Ric Roman Waugh
- 다들 너무 재밌다고 말씀하시는데 정작 난 그냥저냥... 본 영화.
- 흥행 영화로서의 소재는 모조리 다 갖고 있다고 봐야 함. 

 

 

 

 

 

 

28. [Hellboy 2/헬보이 2](2008) directed by Guillermo del Toro
- 길레르모 델 토로에 대한 믿음엔 여전히 변함이 없다.
- 하지만 난 [Hellboy]에 이어 [Hellboy 2]에도 그닥 정을 붙이진 못하겠더라. 이를 이해하려면 마블 코믹스를
  아우르는 정서적 공감대가 필요한건가. 내겐 무리다


 

 

 

 

 

 

29. [Redbelt/레드 벨트](2008) directed by David Mamet
- 엔딩 장면 전까지 '간만에 제대로 된 마샬 아트 소재의 영화다'라고 생각했으나...

  마지막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장면들로 허겁지겁 엔딩을 올려버린 이상한 영화.
 

 

 

 

 

 

30. [Smart People/스마트 피플](2008) directed by Noam Murro
- 이전 감상문을 참조해주세요.
- 어찌보면 뻔한 미국 인디 영화일 수도 있지만, 인간에 대한 애틋한 애정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 9월 현재까지 본 영화들

 

31. [Iron Man/아이언 맨](2008) directed by Jon Favreau
- 이 정도면 정말 잘 만든 오락물.
-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정치적 자세는 일견 매우 위험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사실 스타크 박사가 '깨우침'에
  따라 행하는 일은 선의냐 악의냐의 차이일 뿐 미국식 '자력구제'의 해결방식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다.
  그 철학과 동기 모조리 다 말이다.

 

 

 

 

 

 

32. [Stuck/스턱](2007) directed by Stuart Gordon
- 사회 구조적 결함으로 빚어진 미국의 병폐들을 이처럼 잘 빚어 스릴러의 구조에 녹여낼 수 있다는 게 놀랍다.
- 바로 전에 올린 감상문을 참조해주세요.

 

 

 

 

 

 

33. [Incredible Hulk/인크레더블 헐크](2008) directed by Louis Leterrier
- 기대이상으로 재미있었던 영화.
- 이안 감독의 2003년작의 악몽을 완전히 뭉게버리는 영화. 액션과 텐션 모두 상당한 만족감을 선사.
  다만... 관객은 이미 '헐크'라는 소재에 피로감을 느끼는 듯함. 어찌보면 '킹콩'과 앤의 로맨스와 그닥 다를 것도 없는

  이러한 누더기 몬스터 히어로보다 깔삼한 슈트를 입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쿨~한 [아이언맨] 에 대중들이 더 환호하는 건 당연지사.
-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땀을 뻘뻘 흘리며 고뇌하는 '헐크'의 인간적 모습에 한 표를 더 던지고 싶다.
- 마지막 장면에서 [아이언 맨]의 토니 스타크가 그대로 나온다는건, 정말 후속편에선 '아이언맨'과 '헐크'가 맞장 뜨는거야???


 

 



 

 

 

[Stuck] directed by Stuart Gordon
2007 / 약 94분 / 캐나다, 미국, 영국

스튜어트 고든 감독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시리라 믿고, 인터넷에도 정보가 널렸으니 Pass.
다만 과거의 [Re-Animator](1985), [Dolls](1987) 의 포스는 분명 많이 쇠잔했다고 생각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2005년작 [Edmond]를 무척 보고 싶었는데 아직 보지못해 아쉽다.
([Edmond]에는 William H. Macy, Joe Mantegna, Denise Richards등이 출연한다)
2010년 개봉 예정으로 작업 중인 [House of Re-Animator]에서 과거의 영화를 완전히 회복할 지 관건이지만,
이미 그 이전에 내겐 2007년작 [Stuck/스턱]으로 과거의 재기를 충분히 만회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실제로 2001년에 있었던 사고를 근거로 영화를 재구성했다.
말라드라는 흑인 간호 보조사가 나이트클럽에서 마약과 술을 한 상태에서 백인 노숙자를 들이받았는데,
당황한 결과 사후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그냥 남자의 몸이 차창에 쳐박힌 채로 집으로 돌아와 그대로 방치하여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참조-->> http://en.wikipedia.org/wiki/Stuck_(2007_film)
이러한 정황을 보면, 이 영화 [Stuck]은 실제 사건을 제법 충실하게 재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에서 말라드라는 흑인 간호보조사는 백인으로 바뀌었고 그레고리 빅스라는 백인 노숙자를 어엿한
지적 수준을 갖추었던 백인 화이트 컬러 출신의 실직자이자 홈리스로 바꾼 것 정도가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설정을 약간 뒤튼 것이 이 영화에선 매우 매력적인 플롯으로 작용하게 된다)
[Amercian Beauty/어메리칸 뷰티]에서의 임팩트 이후 뭔가 그닥 기억에 남지 않았던 미나 수바리
말라드를 모델로 한 브랜디라는 간호 보조사를 열연했으며 스테판 리(Stephan Rea)가 정말... 인생 엄청나게
안풀리는 화이트 컬러 출신에서 막 방세를 못내 쫒겨난 바르도 역을 맡아 열연했다.
아래에도 얘기하겠지만 이 둘의 연기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하다.

스튜어트 고든의 호러블한 성향은 이 영화에서 스릴러적인 구조로 아주 잘 환치되어 있다.
보기 힘든 장면이 있긴 하지만, 이 영화는 일반적인 스릴러의 잔인함 이상은 아니다.
따라서 스릴러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반드시 보길 권하는 바다.


** 이 아래부터 결말 이외의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으므로 Pass하실 분은 과감히 넘겨주세요 **


 

 


미나 수바리가 연기한 브랜디는 이른바 약장사인 흑인 남자 친구가 있고, 머리도 레게머리를 하고 있다.
이래저래 보면 미나 수바리는 실제 사건에서의 흑인 간호보조사인 말라드를 그대로 연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말라드는 범행이 발각되어 50년형 복역 중이다)
브랜디는 간호보조사로 자신의 일에 충실하며, 대변을 가리지못하는 노인에게도 친절함을 잃지 않고
웃음으로 대할 줄 아는 여성이다.
그런 그녀에게 간호 보조장으로 승진을 해주겠다는 상사의 말이 있었고, 그에 반색하던 브랜디는 그날 저녁 친구 타냐와 함께
나이트클럽을 찾아 남자친구이자 약장사인 라쉬드를 만나 마약을 하고 술을 마신 채 함께 나와 집으로 향한다.
라쉬드가 일을 보고 브랜디의 집으로 가겠다고 하여 브랜디는 약도 하고, 술도 마신 상태에서 운전을 하고
집으로 가던 중, 잘 나가던 직장에서 실직하고, 집세도 못내어 구직센터를 찾아 또다시 허탕을 치고 잘 곳이 없어 카트를 끌고
구호소로 새벽에 향하던 바르도를 들이 받아 버리게 되고 바르도는 브랜디 차량의 앞 창문에 그대로 박혀버린다.
브랜디는 당황한 나머지 집으로 와서 차고에 차를 넣어버리는데, 문제는 죽은 줄 알았던 바르도가 살아있다는 것이다.
이제부터 이 영화는 브랜디의 심리적 선택을 좇아 드라마를 만들게 된다.

그녀에겐 곧 승진과 보다 나은 임금이 보장되어 있다.
바르도를 살리려 911에 연락하는 순간, 그녀는 마약/음주운전/뺑소니등의 죄를 뒤집어 쓰고 그녀가 토요일까지
직장에 나와 일을 했던 그 모든 시간들에 대한 보상이 깡그리 날아가버릴 것이다.
이 상황에서 '세상에 모든 거친 일'을 해봤다고 허풍을 떠는 흑인 약장수 남자친구 라쉬드에게 그녀가 SOS를 요청한다.
라쉬드는 노숙자를 치었을 뿐, 그 노숙자가 차고에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하고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하며 약을 먹이고 섹스를 한다.
그리고 브랜디는 다음날 '여전히 살아있는 채로 차창에 박혀있는' 바르도를 두고 택시로 병원에 출근한다.
브랜디가 자신을 살릴 마음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바르도는 클락슨을 누르는 등의 행위로 근처에 사는 꼬마아이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게 되고 그 아이는 즉시 집으로 가 어머니를 데리고 와서 확인한 후 911에 연락하려고 하나
불법체류자인 그들이 쫓겨나게 될 걸 두려워한 소년의 아버지로 인해 그들은 입을 닫는다.

이쯤되면 이 영화가 어떤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졌는지 누구나 쉽게 눈치챌 법 하다.
사실 공포영화들은 대단히 그 의도가 정치적인 경우가 강한데, Don Siegel[Invasion of the Body Snatcher]
(1956, 이 영화는 이후로 세번이나 리메이크된다)나 George Romero[Night of the Living Dead](1968),
Tobe Hooper[the Texas Chain Saw Massacre](1974)같은 경우가 그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을것 같다.
스튜어트 고든의 [Stuck] 역시 근본적으로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지닌 미국 사회,
나아가서는 자본주의의 병폐를 비꼰 스릴러라고 볼 수 있는데, 지적인 화이트 칼라임에도 순식간에 해고당하고 구직하지 못한 채
결국 방값도 못내고 쫓겨나는 바르도, 자신의 직무에 충실하지만 더 많은 희생을 '승진'을 담보로 강요받는 또다른 피해자 브랜디,
현실에서 도피한 이들에게 약을 팔며 이를 빌미로만 관계를 가지려는 남자친구 라쉬드, 시스템을 빌미로 융통성과 독해력이 턱없이 부족한 구호기관들.
정해진 메뉴얼만 고집하는 경찰들, 강제 추방을 당하지 않으려고 위중한 상태의 생명을 외면해야하는 히스패닉 가족등.
우리가 봐왔던 모든 미국의 사회적 시스템적 병폐들을 깡그리 이 영화 속에서 목도할 수 있다.
그리고 스튜어트 고든은 그 잘못이 갈등을 일으키는 개개인의 대립 관계가 아니라, 이러한 기본적인 생계에의
욕구를 담보로 양심의 종말을 종용하는 미국이라는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시스템의 문제라고 분명히 못박는다.

*
미나 수바리는 여전히 자신의 섹시한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그녀의 연기는 나무랄데 없이 훌륭하다.
주연으로는 어색하게 느껴지던 스테판 리의 연기 역시 대단히 인상적이다.

 

 

 

[Speed Racer] directed by Andy Wachowski & Larry Wachowski
2008 / 약 135min /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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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어졌으며, 사실상 완벽히 흥행에 실패한 영화.
원작이 일본의 유명 만화 '마하 고고(국내 방영명은 '달려라 번개호')'였다는 점, 워쇼스키 남매 감독이 엄청난
저패니메이션 & 코믹팬이라는 점.
태조 토고 칸이라는 국적 불명의 이름으로 한국의 '비'가 출연하게 되었다는 점.
god의 박준형도 대사는 없지만 얼굴을 드러낸다는 점.
인디와 메인스트림을 넘나드는 크리스티나 리치가 히로인을 맡았고, 완전히 떠버린 에밀 허쉬가 스피드 레이서 역을 맡았다는 점.
거의 모든 장면에 CG가 떡칠되었다는 점 등등... 엄청난 사전 화제를 불러 일으켰었지만 흥행에선 참패.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우 재밌게, 상상 이상으로 즐겁게 본 영화입니다.
특히 1080P FULL HD의 막강 화질의 블루레이 버전은 양엄지손가락 모두다 Thumbs Up.
어차피 워쇼스키의 이 오락 영화 [스피드 레이서]를 얘기하려면 또다시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라르크와
시뮬라시옹'을 언급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네요.
이 영화에도 역시나 어차피 현실은 가상의 복제들과
내가 상상하고 기대했던 이미지의 재현 영상들로만 가득한 시뮬라르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거든요.
내가 '레이싱'이란 개념에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 내가 단편적으로 보아왔던 '레이싱' 개념의 과장된 이미지들과
현실 세계에선 존재하기 힘든 가상의 세상이 너무나 태연하고 천연덕스럽게 진지하게 이 영화에선 존재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워쇼스키는 가상의 세계를 복제한, 내가 관계하고 있는 가상의 세계가 바로 만화의 기본적인 원리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어요.
그 결과 이 영화는 오히려 만화영화나 만화보다도 더 극단의 서커스를 보여줍니다.
서커스+아크로바틱 레이싱 액션... 정도로 얘기해야 할까요?
그리고 이런 극단의 요소들이 제겐 잘 먹혀들었던 것 같구요. 두 번을 봤는데,
첫번째엔 생각보다 흥미진진한 레이싱 액션에 흥분하고, 두번째엔 놀라운 그래픽, 아니 그 차원을 넘어서 이질적이기까지한 그래픽에 놀라고.
아무튼... 코드맞는 분들에겐 아주 흥겨운 선물일 듯.

더 할 말은 너무 많은데...
오늘은 그런 저 자신도 확신하지 못하는 어설픈 감상은 다 젖혀두고.
직접 스크린 캡쳐한 이미지들로 감상을 대신하겠습니다.



직접 캡쳐한 이미지입니다.

 

 

 

 

 

 

 

 

 

 

 

 

 

 

 

 

 

 

 

 

 

 

 

 

 

 

 

 

 

 

 

 


전 생각보다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그리고 HD 포맷의 위력을 가장 극대화하는 타이틀 중 하나라고 봐야겠네요.

*
제이슨 스태텀이 주연을 맡은 [Death Race].
얼마전 박스오피스 top10에 등극했죠.
이 영화의 감독 Paul W.S. Anderson(폴 토마스 앤더슨과의 혼동 방지)은 인터뷰를 통해 노골적으로
[Speed Racer]가 CG로 떡칠이 된 작품이며(사실이지만 뉘앙스의 차이), 관객들은 이런 CG에 질려버렸다...
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뭔가 착각을 하는 것 같은데 관객들이 질려버린 건 [Speed Racer]의 CG가 아니라 CG를 구현하는 워쇼스키의
철학이죠. -_-;;;;
제이슨 스태텀 때문에 기대는 하는데... 이 감독이 [Alien VS Predator](2004)등의 연출자라 믿음이 영...


**
이젠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형인 Larry Wachowski(래리 워쇼스키) 감독이 성전환 수술을 했다고 알려졌고, 실제로 모 행사장에 래리가
여장을 하고 등장했고 그때 Lana Wachowski란 이름을 사용해서 더더욱 성전환 사실이 힘을 얻었죠.
그 이후로 여러 언론매체에서 '그'를 '그녀'로 지칭하기 시작했구요.
그래서 형제...가 아니라 '남매'로 불러야한다는 얘기가 일파만파 번졌습니다.
그런데 조엘 실버(그 유명한 제작자...)가 이건 모두 사실이 아니고, 워쇼스키 형제가 워낙 인터뷰나 공식석상
자리를 하지 않아 더 오해가 증폭된 것이라며, Larry는 Lana가 아니라 여전히 Larry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워쇼스키도 참... 엄청난 대인기피증인 것 같아요.


 

 

 

[Smart People] directed by Noam Murro
2008 / 약 95분 / 미국
...........................................................................................................................................

장편 데뷔작치곤 대단히 성공적인 영화.
게다가 배우들의 면면도 아주 좋습니다. 누가 캐스팅 디렉터인지 궁금해질 정도에요.
Thomas Haden Church가 이렇게 잘 맞는 옷을 입고, Ellen Page는 여전히 자신의 이미지를 소비하지만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고, 단단한 배우의 이미지, 가부장적 이미지와 미국이 주장하는 미국적 가정에 아주
잘 어울릴 법한 Dennsi Quaid도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Sex and the City'의 히로인 Sarah Jessica Parker가 실제 모습보다 너무 어리게 나오는 점이 어리둥절하지만
이 영화의 캐스팅은 아주 성공적입니다.

다른 얘기는 네타가 될 것 같아 자제하겠습니다.
이 영화는 수많은 가족을 다루는 미국 인디 영화의 기본적인 관습을 모조리 답습하고 있습니다.
아련한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도 그렇고, 정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카메라도 그렇고.
조금더 피사체에 다가가는 면면이 두드러질 뿐, 이 영화는 그간 가정을 얘기해 온 미국의 인디 영화들과 그닥 다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감상 후 그 여운이 제법 길게 남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지탱하던 끈이 끊어져버리거나 그 막막한 긴장감이 유지된 채 허무하게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을
봐야하는 여느 영화들과 달리 이 영화의 마지막은 훈훈하고 따스합니다.
물론 그 교훈이란 것도 너무나 우리가 익숙하게 봐왔던 사실들이죠.
공부에 몰두해 친구도 잊고 점점 괴물이 되어버리는 누군가.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해 감정이 결여된 채 그저 '살기만 하는' 누군가.
대학교수인 형과 달리 생계를 잇기도 곤란한 곤궁한 '입양'동생.
모두가 무언가 결여되고 결핍된 이미지들의 캐릭터들이고, 또 전형적인 스테레오 타입의 캐릭터들이자,
소모되어져온 클리쉐이기도 합니다.
이 '결핍의 이미지'.
현대 미술 작가들까지 사랑해마지 않는 케이트 모스로 대표되는 불안하고 결핍된 우리 현대인들의 모습.
이런 걸 이 영화는 고스란히 끌어안고 있어요. 다시 말하지만... 사실 조금도 여느 인디영화들과 다를 바는 없습니다.

하지만 전 이런 영화가 보고 싶었던 건지 모릅니다.
이 영화는 그래도 억지스럽지 않게 화해의 과정에 이릅니다.
그리고 보고 난 후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영화가 점점 적어지는 마당에, 이 영화만큼은 보고 나서도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는 영화거든요.


 

Groundswell 프로덕션의 오프닝 로고입니다. 아주 좋지요?

 

 

 

 

로렌스 웨더홀드는 대학교의 교수입니다.
이 삐딱한 주차가... 그의 성격을 대변합니다. 
 

 

 

 

 

로렌스 웨더홀드는 대학교의 교수입니다.
이 삐딱한 주차가... 그의 성격을 대변합니다. 
 

 

 

 

 

그는 3학기 내내 자신의 수업을 듣는 학생의 이름조차 알지 못합니다.
 

 

 

 


 

기계적으로 가르치는 것 외엔 아무 것도 관심없는 로렌스.
 

 

 

 


 

그가 우연한 사고로 잠시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그곳에서 쟈넷 하티건(사라 제시카 파커)라는 응급담당
의사를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한 때 그의 제자였었으나 웨더홀드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죠.
 

 

 

 


 

로렌스의 딸인 바네사는 SAT 만점의 수재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친구도 없는 외톨박이. 사실 왕따.
 

 

 

 


 

그런 그녀에게 삼촌인 척(토마스 헤이든 처치)의 방문은 일종의 활력소가 됩니다.

 

 

 

 

 

둘은 전혀 공통점이 없지만 금새 친해지게 되죠.
 

 

 

 


 

둘은 전혀 공통점이 없지만 금새 친해지게 되죠.
 

 

 

 


 

모두가 조금씩 마음을 엽니다.
 

 

 

 

 

 

아내를 잊지 못하는 로렌스
 

 

 

 

 

 

 

이 에피소드는 직접 보시면 좋겠고...
 

 

 

 

 

 

 

 

 

서로에게 다가서는 법을 제대로 모르는 이들은 모두 설레임과 작은 벽을 동시에 경험합니다.


*
이 영화의 OST는 그 유명했던 Extreme의 누노가 맡았습니다

 

 

 

 

 

 

[the Dark Knight/다크 나이트] directed by Christopher Nolan
2008 / 152 min / US
Christian Bale, Heath Ledger, Aaron Eckhart, Gary Oldman, Michael Caine,
Morgan Freeman, Maggie Gyllenhaal, Eric Roberts, Cillian Murphy
..................................................................................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저와 동갑내기 영국 감독입니다.
활동은 미국에서 하고 있지만 그는 엄연한 영국 감독이죠.
그의 데뷔작 [Following]을 보면 놀런 감독의 태생 자체가 독특하다는 걸 눈치챌 수 있습니다.
영국 영화들이 가진 발칙한 생생함과 전복적 발상을 그대로 끌어 안고 있으면서도 미국 영화적인 장르적 구조가
그대로 살아 있으니 말입니다. 이후에도 놀런 감독의 영화들은 그러한 자신만의 특색을 그대로 계승/발전시킵니다.
하지만 전 늘 놀런 감독의 영화에 쌍수를 들어 환호할 수 없었어요.
그 난리가 났었던 [Memento/메멘토]도 그랬고, [the Prestige/프레스티지]도 그랬습니다.
오히려 [Insomnia/인섬니아]를 가장 좋아했었죠.
아무튼 대중과 평단의 열화와 같은 환호에도 불구하고 제게 놀런 감독의 영화는 늘 평균이상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the Dark Knight]에 대한 미국 관객들의 일방적 환호가 '설레발'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죠. 물론 잘 만들었겠지만 히스 레저(Heath Ledger)등의 유작이라는 점과 놀런 감독의 네임밸류가 그야말로
크리티컬 매스를 불러온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거라고 봐야겠습니다.

하지만 배트맨 시리즈는 빠짐없이 보고 있기에 이 영화도 놓칠 수는 없었습니다.
전에도 말한 바 있지만, 전 배트맨 시리즈를 다 보고 있지만, 단 한번도 만족한 적이 없습니다.
원래 Tim Burton(팀 버튼)감독 영화와 궁합이 잘 안맞는 제 입장에선 평단에서 극찬하는 1,2편도 전 그닥
재밌지 않았고 이후 조엘 슈마허의 작품들은 헛웃음만 나왔죠.
그래도 제일 만족했던 건 바로 놀런 감독의 2005년작인 [Batman Begins/배트맨 비긴스]였습니다.
제 결론부터 말하겠습니다.
얼마전 전 [Wall-E/월-E]가 올해 본 영화 중 최고라고 말한 바 있는데, 불과 며칠만에 그 견해를
번복해야겠습니다. 제가 2008년 본 가장 압도적인 영화는 [the Dark Knight/다크 나이트]가 되어버렸군요.


이제 고담시라는 배경은 완전히 코믹스와 결별했습니다.
고담시는 미국의 여느 대도시와 조금도 다를 바가 없어졌어요.
팀 버튼의 초현실적 공간은 이미 진작에 없어졌지만, 이번 [다크 나이트]에선 아예 현실의 미국의 대도시
그 자체입니다. 인구 3천만(극중 언급됩니다)의 미국 초거대도시죠.
원래 배트맨이란 존재는 초현실적인 공간에서 우화적 존재로 나타날 때 그 설득력을 얻습니다. 현실 세계에서
검은 망토에 마스크란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 있어요. 스파이더 맨과 수퍼맨등은 최소한 수퍼 히어로일 때만큼은
시민들과 다른 공간을 갖습니다. 스파이더 맨은 고층빌딩을 날아다니고, 수퍼맨은 아예 하늘을 날아다니죠.
그들의 존재는 일반 시민들이 발을 딛고 있는 시선의 한참 위에요. 그만큼 다른 존재감을 갖습니다.
그런데 배트맨은 이게 아니에요.
그는 수퍼 히어로인 동시에 지극히 인간적인 능력을 가졌습니다. 그의 이동은 일반인들과 다를게 없어요.
묵직한 하이테크의 장갑차를 타고 다니거나 둔해보이는 바이크를 타고 질주해야 합니다.
이게 초현실의 공간에선 제법 멋지게 먹히는데, 리얼리티를 획득한 배경에선 어색하기 짝이 없다는거에요.
정말 보면서 '와... 정말 실제로 저런 캐릭터가 돌아다니면 쪽팔리겠다'는 생각마저 들거든요. 그런데 영화는
최대한 짐짓 모른채 진지함으로 일관하니 더 어색한거죠.

놀런은 결국 배트맨을 땅바닥으로 끌어내리고 현실에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임을 강조시켰습니다.
결국 배트맨은 정말 영화에서의 내용처럼 영웅도, 안티-히어로도 아닌 애매하면서도 의미심장한 포지션을
획득하게 됩니다. 영화 내의 시민들에게서도,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서도 말이죠.
그 덕분에 이전엔 브루스 웨인일 때의 모습이 어색했지만 이 영화에선 브루스 웨인의 모습이 지극히 정상적으로
보이게 되는 겁니다.
영화 내에서 조커(Joker)는 그를 Freak(변태)라고 부르는데 정말 딱 그짝이 난거에요.
이쯤되면 관객들도 '정말 배트맨이 고담시에 필요한거야?'라고 자문하게 될 법 합니다. 게다가 배트맨의 존재에
대한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키는 인물로 하비 덴트(애론 애크하트)가 나오죠. 그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지만
고담시의 정의를 위해 온 몸을 던집니다. 게다가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려는 마음도 만만치 않죠.
이러한 배트맨의 존재에 대한 의구심은 그저 ORDER를 DISORDER를 넘어선 CHAOS로 만드려는 조커의 계략에
의해 더더욱 갈팡질팡하게 됩니다. 관객의 입장에선 분명 배트맨의 존재를 인지하지만 스크린 속의 시민들은
배트맨의 존재 자체가 자신에 대한 위협으로 다가오잖아요.
매스 미디어를 활용하고 대중을 겁주는 방식을 잘 알고 있는 조커에게 배트맨은 사실상 완벽하게 패배합니다.
그는 조커뿐이 아니라 고담시민과 공권력 전부로부터 공공의 적이 되어버릴 수 밖에 없지요.
하지만 배트맨은 조커를 응징해야만 합니다. 그것은 내적인 사명감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조커와 비슷한 '광기'
에서 비롯됩니다. 배트맨이 자기 내적인 광기로 인해 조커와 그닥 다르지 않은 존재가 되어간다는 것은 사실
이 영화가 궁극적으로 다루고 있는 911 이후에 수도없이 다뤄져온 미국의 '테러리즘에 대항하는 방식'에 대한
대처를 얘기합니다.
조커는 돈도 필요없는 그야말로 단지 CHAOS만을 위한 테러를 즐길 뿐이에요.
그가 즐기는 건 '공황' 상태입니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는 것을 즐길 뿐이죠.
조커와 배트맨은 사실 그닥 다른 존재가 아닙니다. 조커도 그렇기 때문에 배트맨이 계속 존재했으면 하는거에요.
자신의 계략에 폭력적으로 대응하는 배트맨이 존재해야만 자신이 의도한 바가 더 확실히 효과를 보기 때문이죠.

영화를 보면서 배트맨이 조커에게 내뱉는 '사람들은 그래도 선을 믿는다'라는 말이 씁쓸한 공염불이라고
느껴지는 건 저만이 아닐거에요. 그리고 아주 잔인하고 짖궃은 선택을 하게끔하잖아요.
쉴 새 없이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불편한 도덕적 선택을 강요하게 됩니다. 보는 관객도 정말 힘들죠.
마치 놀런 감독은 '넌 이런 경우에 어떤 선택을 할건데?'라고 묻는 듯합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옳다고 확신할 수
있어?라고 되묻는 듯 하죠.

아무튼 조커의 이러한 위압적이고 압도적인 폭력에 도시는 완전히 카오스 상태가 됩니다.
게다가 배트맨은 이러한 폭력을 누르기 위해 더더욱 폭력적인 방법을 선택하게 되죠.
아니, 사실 폭력적이라기보다는 초법적 행위를 합리화하고 소수의 희생을 미끼로 삼게 된다고 말하는게
맞겠습니다. 아무튼 이런 대처 방식에 대한 그의 대의는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고', '고담시의 평화를 위해서'
입니다. 911 이후의 미국의 악의 축을 처단하는 방식과 너무 비슷하지요?
물론 그의 집사인 알프레드(마이클 케인)는 진작에 배트맨에게 '선을 넘지 말라'고 조언했습니다.
갱들을 너무 몰아대어 극단적 방법을 선택하게 하지 말라는 의미였죠.
이쯤되면 왜 놀런 감독이 배트맨을 철저히 땅으로 끌어내렸는지 확실히 알 것 같아요.

극단으로 달려댄 이 영화의 끝에는 우리가 그간 보아왔던 Hollywood Ending 따윈 없습니다.
고뇌하고 번뇌하던 스파이더맨조차 사실상 획득했던 해피 엔딩따윈 없어요. 이 영화의 끝은 배트맨을 더욱더
암흑으로 몰아쳐넣고 팀버튼의 가위손마냥 만들어 버릴 뿐입니다. 배트맨의 폭력적 방식은 결국 아무 것도
해결하지 못한 거에요.배트맨은 모든 죄를 뒤집어 써야하며, 도망다녀야 하는거죠.
다분히 미국의 정치적 타협과 해결을 은유한 이 엔딩은 보는 이에게 씁슬함을 선사합니다.

액션이 기본인 영화답게 처음부터 끝까지 액션이 이어집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약간 할 말이 있는데, 지인 및
일부 네티즌들의 댓글에서 [다크 나이트]는 액션을 기대해선 안된다. 액션은 거의 없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요.
전 영화를 보고나서 이런 반응들이 무척 의아한데요.
(물론 늘 그렇듯 영화를 보기 전엔 간략한 스토리도 거의 안보고, 영화보고 난 후에도 제가 글을 정리할 때까지는
타인의 어떤 리뷰도 보지도 않으려고 합니다)
제가 보기에 이 영화는 150분 내내 액션이었거든요.
액션이 나오는 장면도 생각보다 대단히 많았고, 액션이 나오지 않는 장면도 그 리듬이 액션 장면들과 거의
비슷했습니다.(심지어 음악도 마찬가지구요) 이런 식으로 비슷한 리듬의 영화들은 중반부 이후엔 진이 빠지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일관되게 긴장감을 유지하다가 마지막엔 폭발합니다.
아무리 곰곰히 생각해봐도 그 비결을 잘 모르겠어요. 그게 편집의 놀라운 힘 때문인지, 아니면 정교한 내러티브 덕분인지.
아무튼 괴물같은 영화였습니다.


*
히스 레저의 연기는 모두가 말한대로 과연 훌륭합니다.
저 연기에서 살짝만 오버해도 이거 대략 난감했을텐데 히스 레저는 억눌린 광기와 싸이코패스의 간극을
완벽히 오가며 연기합니다.
안그래도 좋은 배우였는데 이 영화를 보니 더 그의 죽음이 안타깝네요...
누가 되었든 만약 앞으로 또다시 Joker(조커)를 연기해야한다면 히스 레저 때문에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겠어요.


**
애론 에크하트의 연기도 좋습니다. 그가 서서히 폭발해가는 감정의 리듬은 아주 훌륭한 것 같아요.
그에 비하면 크리스천 베일은 어쩔 수 없는 배역입니다. 그의 캐릭터는 연기를 하기 이전에 이미 브루스 웨인일
때와 배트맨일 때로 나뉘어져 있어요. 킬리언 머피도 아주 잠깐 나오지만 그다운 광기어린 연기를 실감나게
보여줍니다. 사실 킬리언 머피인 줄도 잘 몰랐어요. 하지만 슬쩍 흘리는 웃음과 두려움 사이의 놀라운 표정을
보고 그냥 스쳐가는 배우가 아닌 줄은 알았죠.
에릭 로버츠의 모습을 오랜만에 볼 수 있어서 또 좋았습니다.
그리고 메기 질렌할은 좋은 배우입니다만 영화와는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
아마도 [다크 나이트]엔 블론드가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
절대적 존재처럼 비춰지던 수퍼 히어로들이 2000년대 들어와선 영... 살기 쉽지 않습니다.
실사 영화뿐만 아니라 [the Incredible/인크레더블]에서조차 정말 사는게 쉽지 않죠.
[Hancock/헨콕]에서도 그는 시민들로부터 손가락질받고 고소까지 당하고, [Spider-Man] 역시 내적인
번민으로 비틀대고, [Batman/배트맨]도 시민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합니다.
참... 힘들어요.


****
아이맥스로 보고 싶었지만 그저 좀 쾌적하게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인천 관교동 CGV의 유로 클래스(EURO
CLASS)에 가서 봤습니다. 금액은 더 비싸지만 전용 입구로 들어가고 전용 라운지에 무료 음료, 그리고
리클라이닝도 되고, 좌석간 간격도 넓고, 물건 올려놓는 곳도 있어서 훨씬 쾌적하게 봤네요.
게다가 아무래도 CLASS가 다른 만큼 화질과 음질도 일반관과는 확실히 비교되더군요.
하지만... 제발 영화보면서 왔다갔다 좀 그만하고 뒷사람 짜증나게 핸드폰 문자질 계속해서 불빛 신경쓰이게
하는 짓들은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전용 라운지에서

 

 

 

 

인천 관교동 CGV EURO CLASS 내부

 

 

 

 

 

 

 

 

 

[Wall E] directed by Andrew Stanton
2008 / 약 103분 / 미국

어제 사실 이 영화를 보려고 했던건데 일이 있어 못보고 오늘 식구 모두 영화관으로 가서 봤습니다.
어머님과 민성이, aipharos님과 나, 모두 보러갔죠.
사실 Pixar(픽사)스튜디오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는 건 많이 꺼려집니다.
픽사의 영화들이 싫어서가 아니라(오히려 그 정정정정반대죠), 남녀노소 구분없는 전체연령가 영화라
아이들이 너무 많이 오는 덕에 영화관이 보통 소란스러운게 아니죠.
그런 잡음과 소음에 너무 민감한 내 성격상 도무지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하거든요.

그래도 이 영화는 빨리 보고 싶어서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길바닥에서 STEFF(스태프) 핫도그를 들고 저녁을 떼우고 CGV에서 선심쓰듯 제일 조그마한 상영관 하나 내준 상영관으로 들어가서 말이죠.
정말 안스러운 스크린 크기더군요. 도대체 왜 이 조막만한 스크린을 보러 극장에 왔나...싶기도 했어요.
(디지털 상영을 보려 했더니 이건 또 오후 4시까지만 상영하고 주말은 상영하지도 않더군요. 하도 이런 경우가 많으니 뭐)

보기 전에 걱정도 했습니다.
기대를 너무 하지 말아야지말아야지..하면서도 그게 맘처럼 쉬운 게 아니라, 이미 마음 속에 '보고싶다'라는
마음이 커지면 바로 그게 기대를 하고 있다는 거잖아요.
그렇게 과한 기대를 맘대로 해버리곤 스스로 실망하는 경우도 정말 많았죠.

결론부터 말하면 [Wall-E/월-E]는 올해 지금까지 본 영화 중 제겐 최고의 영화입니다.
전 이 영화처럼 가슴설레이는 로맨스 영화를, 이 영화처럼 가슴 뭉클한 휴먼(논-휴먼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를, 이 영화처럼 사랑스럽고 귀여운 코메디를, 이 영화처럼 말도 안되지만 뭉클한 SF영화를 본 기억이 없습니다.
[월-E]에서 보여지는 모든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도무지 말이 안되지만, 그런 과학적, 논리적 반박이
정말 민망해질 정도로 이 영화는 따뜻하고 진정어린 시선으로 캐릭터와 내러티브 모두를 보듬어 안습니다.

주인공 로봇들인 월-E와 이브의 대화라곤 'Who are you?'와 서로 이름을 말하는 것 외엔 없다시피 한
이 영화가 가슴이 뭉클해지고 저 가슴 아래서 뭔가 울컥하고 올라오는 기분을 여러차례 느끼게 되는 것은
그만큼 이 영화가 잘 만들어졌다는 것, 나아가서 정말 진솔한 이야기라는 걸 대변한답니다.
당연히 월-E와 이브는 고작 눈의 모양과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억양만으로 감정을 표현하는데,
정말 그 어떤 대사도 필요없이 감정이입되는 이 놀라운 경험은 영화를 보신 분만이 알 수 있을 거에요.
아마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스스로를 반추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사랑을 처음 시작할 때의 그 설레임을 월-E를 통해서 보게 될 것이고, 보안카메라를 작동시켜 월-E의
성심을 보게되는 이브의 시선에서 수없이 반복되어온 지고지순한 사랑의 뻔한 모습을 신선하게 바라보게 될 것이고,
소화기 우주 유영등에선 가슴 벅찬 감동으로 흐뭇한 웃음을 짓게 될 거에요.

이 풍부한 감성들이 너무나 잘 짜여진 캐릭터 디자인을 통해 더더욱 사랑스럽게 표현되는 겁니다.
월-E, 이브 그리고 임무를 위해 일탈을 하게 되는 '모'를 비롯해서 모든 로봇 캐릭터들이 하염없이 사랑스러운 영화에요.
그에 반해 인간의 모습은 끔찍하지요.
민성이와 영화보고 나서 얘기했지만, 정말 이 영화는 매우 우울한 SF입니다.
오염된 지구로 인해 인류는 액시엄이라는 아주 거대한 우주선을 타고 700년을 우주에서 보내고 있고, 월-E는
그러한 지구에 남겨진 채 계속 자신의 부품을 갈아대며 쓰레기 청소의 임무를 수행 중인 거죠.
아무도 없는 폐허가 된 지구의 모습은 정말 여러 영화들의 스틸컷을 떠올리게 됩니다.
[I Am Legend/나는 전설이다]를 비롯한 디스토피아적 영화의 모습을 그대로 가져와요.

우주선에서 살아남은 인간의 모습들도 그닥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아마도 맘만 먹었으면 이 영화는 정말 우울하고 어둡게 그려질 수 있을 영화였어요.
아무리 봐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런 디스토피아적 감성을 '월-E'와 '이브'의 드라마가 활기를 불어 넣어주는 거에요.
그러니 '월-E'와 '이브'란 캐릭터가 얼마나 놀라운 캐릭터인지 알 수 있다는 겁니다.

정말이지 누구에게나 꼭 추천하고 싶은 최고의 영화 중 한 편입니다.
아직 [the Dark Knight/다크 나이트]를 못봤지만, 아직까진 제게 08년 최고의 영화입니다.
픽사는 이제 기술의 진보를 넘어 '사람다운 감성'을 표현하는 노하우를 완벽하게 깨우친 것 같아요.
이렇게까지 놀라운 스토리가 나올 줄은 정말 몰랐거든요.

 

 

 

 

 

 

 

 

 

 

돌아온 배트맨, 박스 오피스를 삼켜버리다

완소배우였던 Heath Ledger의 유작이 되어버린 Christopher Nolan 감독의 배트맨 후속편인
[the Dark Knight]의 흥행이 폭렬하고 있습니다.
먼저 썩은 토마토의 토마토 신선도를 보시어요.

 

 

 

www.rottentomato.com

 

 

 

 

 

이번엔 IMDB의 user rating입니다.
다른 것보다 투표에 참여한 인원을 보세요. 겨우 개봉주차에 4만5천명이 넘었습니다.
9.7점이라니... 후에 점수가 떨어져도 9.0 정도겠군요. IMDB TOP 250중 거의 2~3위 해당 점수입니다.

 

 

 

 

 

수익을 보시면... [Spider-Man 3]의 기록을 갈아 버렸습니다. 첫 주에 1억5천만불이 넘다뇨. 헐헐...
엄청난 개봉수익이죠?
이렇게 엄청난 기록을 거둔 중심에는 악역인 조커 역을 맡은 Heath Ledger의 힘이 컸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분위기입니다. 해외에선 정말로 아카데미 상까지 거론하고 있으며, 몇몇 평론가들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연기였다고까지 말합니다.
평소에도 좋아하던 배우였고, 그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았던 저로서는 점점 더 기대할 수 밖에 없어요.
(그의 죽음에 대한 포스팅을 올린 적 있습니다. 보시려면... 이곳!을 클릭)

 

 

[the Dark Knight] trailer

 

*
너무 진부한 포스팅이 되어가지만... 그래도 배트맨 영화 시리즈를 살짝 한 번 복기한다면...
(비디오용 애니메이션등은 제외했어요)
팀 버튼 시대부터 시작합니다.


[Batman](1989) directed by Tim Burton
거의 모든 분들이 최고의 배트맨으로 팀 버튼의 1편을 꼽습니다만...
전 팀 버튼의 영화를 즐겁게 본 게 그닥 없어요. [Sleepy Hollow/슬리피 할로우]정도? 그의 초기작부터
민성이가 엄청 좋아하는 [찰리와 쵸콜렛 공장], 최근의 [스위니 토드]도... 재미를 못느끼는 건 아닌데 많은
분들이 열광하시는만큼은 좋아하게 되지 않더라구요.
이 음반의 OST는 게다가 제가 좋아하던 Prince가 맡았는데, 것두 그냥 그랬다는...
좀 창피한 얘기를 하자면, 전 Tim Burton의 대표작인 [Beetle Juice](1988), [Pee-Wee's Big Advanture]
(1985)등을 LD와 해외 VHS등으로 구입했었습니다. 좋아해서가 아니구요.
영화광이라면 그래야되는 것 같은 웃기는 생각 때문에(-_-;;)...
10년도 더 된 얘기지만 제가 팀 버튼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자, 저와 영화 얘기를 많이 하던 두명의
후배가 '의외다', '쇼킹하다'란 말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흐... 그런게 어딨어요. 그렇죠?



[Batman Returns](1992) directed by Tim Burton
1,2편의 배트맨인 마이클 키튼은 처음엔 넘 안어울린다...의 느낌이었는데 나중엔 '야... 그래도 발 킬머,
조지 클루니보단 낫다'의 느낌이었습니다. 이 그닥 매력없는 2편은 미쉘 파이퍼가 캣우먼으로서의 매력을
잘 발휘한 영화였어요.



[Batman Forever](1995) directed by Joel Schumacher
발 킬머와 토미 리 존스, 짐 캐리에 니콜 키드먼, 드류 베리모어까지... 왕 호화진용을 이끌고 흥행
감독 중 한 명인 조엘 슈마허가 3편을 맡았습니다만... 결과는 참담했죠.



[Batman & Robin](1997) directed by Joel Schumacher
분명한 것은 조엘 슈마허가 그렇게 엉터리 감독은 절대 아닙니다.
그런데 이 영화로 조엘 슈마허는 자신의 필모에 완벽한 흠집을 냈어요.
로빈 역을 맡은 크리스 오도넬이나 배트걸 역을 맡은 알리샤 실버스톤 모두 헐리웃의 블루칩이었으나
이 영화에선 정말... 기 한번 제대로 펴보지 못했고, 이 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조지 클루니의 팬이지만 조지 클루니의 배트맨도 영...


--------------- [Catwoman](2004) directed by Pitof
개인적으로 Pitof를 좋아하지 않아요. 영화도 역시 그 모양이었고... Halle Berry는 조금도 캣우먼스럽지
않았습니다. 정말이지 차라리 미쉘 파이퍼쪽이 100번은 더 나았어요.



[Batman Begins](2005) directed by Christopher Nolan
완소 배우 중 한 명인 Christian Bale이 예상대로 배트맨이 되어 [Memento/메멘토]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과 조우한 드림팀의 우울한 SF.
기대만큼은 아니었으나 역시나 진지하면서도 씨니컬한 분위기가 제법 잘 살아 있는 배트맨이 되었다는.
늘 죽어라 잔혹한 싸이코를 맡아주시던 우리 Gary Oldman의 왕 평범 경감역도 의외.

 


**
역대 배트맨 영화들의 포스터를 보세요.
헉... [Batman Returns]와 [Batman Forever]의 포스터는 정말 난감하군요!

 

 

 


 

 

 

 

 

 

 

 

 

***
이 영화에서 위에도 언급한 바, 극찬을 얻은 고 Heath Ledger의 영화 속 Joker로 열연한 모습입니다.
출처는 IMDB.COM입니다.
더더욱 그의 연기가 그리워집니다.
[I'm Not There]도 보고 싶어지고요... 그의 영화는 정말 거의 다 본 것 같습니다.
[Lords of Dogtown]과 [the Four Feathers], [Ned Kelly]도 봤으니...
아무래도 우리에겐 [Brokeback Mountain]으로 잘 알려져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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