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 le dis à personne/Tell No One] directed by Guillaume Canet
2006 / approx 125 min / France
........................................................................................................................................
근래에 본 가장 멋진 스릴러였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마치 [Lemming]을 연상시킵니다. 프랑스의 스릴러들은 오도방정을 떨기 보다는 확실히
진중한 맛이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묘한 환타지와도 같은 아득한 이미지도 있구요.
[Lemming]도 그랬습니다. 적막한 느낌, 그리고 모든 시퀀스에서 베어나오는 긴장감.
이 영화도 마찬가지에요. 긴박한 상황이지만 왠지 모르게 적막한 기운들, 그리고 인물들의 클로즈업이 남용없이
사용되며, 핸드 헬드 카메라의 현실성이 모두 맞물려 탄탄한 이야기를 만들어 냅니다.
물론 이 영화의 원작은 Harlan Coben의 소설입니다. 국내엔 '밀약'이란 제목으로 출간된 것으로 아는데...
완간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소설 한번 읽으면 그냥 날밤 지새운다고 잘 알려져 있죠.
전 원작을 읽지 못해서 영화만 접했는데요. 원작을 읽고 싶어질 정도로 재미있습니다.
반전 아닌 반전이 있으므로 영화 내용을 얘기할 수 없고, 영화 내용을 얘기할 수 없으니 제가 말할 수 있는
감상도 지극히 한정됩니다만... 일직선으로 미친듯이 달리기만 하는 헐리웃 스릴러에 싫증이 나셨다면 이 영화는
반드시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영화가 정도에 충실하여 관객이 추측가능한 단서들을 복선으로 계속 배치하기 때문에(맥거핀 따윈 없어요)
이 영화는 결론을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그런 추측 가능한 결론때문에 이 영화를 시시하다고 단죄하는 분들도 계시던데... 그런 반전 강박증이야말로
연출가나 작가들에게 깜짝쇼를 강요하는 압박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좀 인지했으면 합니다.
언제나 영화란 결말에 이르는 과정에서 내공을 느끼고 희열을 느끼는 것 아닌가 싶네요.
주연을 맡아 죽도록 고생하는 François Cluzet(프랑소와 크루제)의 연기는 두 손가락 두 발가락 모두 다들 정도로
열연을 펼치고 기타 인물들도 과장과 비약을 넘지 않는 선에서 철저히 연기합니다.
카메라 또한 기교보다는 고뇌와 갈등 속에 흔들리는 감정을 완벽하게 포착해 나갑니다.
이렇게 정공법적인 스릴러야말로, 스릴러의 토양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우리나라가 벤치마크할 방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나라의 스릴러나 느와르가 모두 김지운 감독님의 [달콤한 인생]같은 옥동자일 수는
없잖아요.
아무튼... 정말 추천하고픈 영화입니다.
직접 캡쳐한 스크린샷입니다. 여기엔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티스토리로 이사하면서 사진 분실 ㅠㅠ
주인공 벡은 와이프와 동생,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벡은 와이프와 함께 둘만의 추억이 담긴 호수로 갑니다.
이 나무를 보니... 둘은 아주 오래 전부터 사랑을 가꿔온 사이 같아요.
아무도 없는 호수에서 둘은 사랑을 나누고 쉬고 있습니다.
이 장면은... 아무리봐도 [Lemming]에서의 어느 장면과 비슷하지요?
동생에 대한 사소한 말다툼으로 와이프가 먼저 일어나 건너 가 버립니다.
하지만... 이후에 와이프의 외마디 비명이 들리고 놀라 헤엄쳐 간 벡은 괴한에게 습격받고 쓰러지고 맙니다.
그로부터 8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벡의 직업은 의사... 브루노라는 갱이 혈우병을 앓는 자신의 아들을 데리고 와서 무조건
벡이 자신의 아들을 돌봐야한다고 소동을 부립니다. 그만큼 벡을 신뢰하고 있다는거죠.
그럴만한 사연이 있습니다.
그런데... 난데없이 벡만 열어볼 수 있는 계정으로 e-mail이 날아옵니다.
e-mail의 제목이 너무나 낯익은... 벡은 놀라 e-mail을 열어 봅니다.
그곳엔... 분명히 죽어서 화장까지 한 부인이 어딘지 모를 곳에서 카메라를 응시하고
촬영한 동영상이었어요.
벡은 아직도 찾아 가는 장인어른을 찾아갑니다. 장인어른은 이제 정년 퇴임한 경감 출신으로
와이프의 시체를 확인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벡은 이제 그녀의 실종 전의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그녀의 친구, 또는 관련된 이들을 찾아가 탐문하게 되지요.
하지만 아무래도 그녀의 뒤를 좇는 것은 벡뿐이 아닌 것 같습니다.
두번째 온 e-mail이 열리지 않아 절망하던 벡은 난데없이 흘러나온 곡을 듣고 계정을 알아채곤
PC방에서 e-mail을 열어 봅니다.
하지만... 벡이 와이프를 죽였다는 증거가 속속 발견되고 결국 벡은 경찰에게 철저히 쫓기는
몸이 되고 맙니다. 이 도주씬은 정말 처절합니다.
그의 변호사, 친구, 여동생... 이제 모두가 이 사건의 중심으로 끌려 들어갔습니다.
과연... 정말 벡의 와이프는 살아 있는 걸까요? 만약 살아 있다면 도대체 왜 이렇게 피해 있을까요?
그리고 죽었다면 과연 누가 죽인걸까요...?
**
이건... Harlan Coben의 원작 소설입니다.(전술했지만... 국내 출간도 되었습니다)
Harlan Coben은 에드거상, 샤무스상, 앤소니 상등을 휩쓴 추리소설의 대가...랍니다.
오락과 문학으로서의 추리소설의 정점에 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소설이 프랑스에서 영화화되었다는 점이 더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작을 읽지는 못했지만, 그 특유의 묵직한 중량감이 예술적 성취와 함께 제대로 구현되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전술했지만... 이 영화는 대단히 정공법으로 스토리를 다루고 있어요. 그리고 경박하지 않죠.
주인공은 벡은 시시껄렁한 농담을 하지도 않고, 마쵸적이지도 않습니다.
긴박한 심경이 일관되게 이어지죠. 그 덕분에 마지막 벡의 감정이 복받치는 장면은 대단한 설득력을
선사합니다.
'--- movies.TV' 카테고리의 다른 글
070729 _ [Ratatouille/라따뚜이](2007) Brad Bird는 천재가 맞습니다 (0) | 2016.10.26 |
---|---|
070728 _ [Cashback] 아름다움에 경도되다 (0) | 2016.10.26 |
070723 _ [28 Weeks Later...] 이런게... 호러 (0) | 2016.10.26 |
070718 _[the Astronaut Farmer] 심장이 벌렁벌렁 (0) | 2016.10.26 |
070717 _ Rottentomatoes.com의 중간 결산 BEST 25 (0) | 2016.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