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zvrashcheniye/the Return] Directed by Andrei Zvyagintsev
2003 / Russia / 105 min
.................................................................................................................................

안드레이 즈비아진세프 감독 이름은 물론 들어봤습니다.
2003년도에도 상당히 떠들석 했던 이름이어서 영화는 보지 못했어도 감독의 이름만은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죠.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이후로 국제 영화계의 변방으로 전락한 러시아 영화를 부흥시킬 감독이다...
비탈리 카네브스키 감독을 능가할 씨네 아티스트다... 이런 정말 최고의 극찬을 들어온 감독이니까요.
그리고 얼마전 국내 DVD 출시된 것을 바로 구입했고, 며칠 뒤인 오늘 이 영화를 aipharos님과 함께 감상했습니다.

보고 난 후 aipharos님은 정말 울고 있었고, 저도 넋이 빠졌습니다.
이 영화를 근 4년만인 이제서야 봤다는 사실도 우스웠고, 그나마 이렇게라도 볼 수 있었다는 사실에도 안도했고,
그리고 이런 말도 안되는 영화를 데뷔작으로 만들어낸 이 감독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너무 궁금해졌습니다.
IMDB에서 출연 배우 bio를 보다가... 이 영화에서 정말 천재적인 연기를 보여준 실질적인 주인공인 블라드미르
가린 (1987년생)이 사망했다는 걸 보고 또다시 가슴이 무너지네요.
블라드미르 가린의 죽음에 대해서는 맨 아래 다시 잠깐 언급하겠습니다.

12년 만에 돌아온 아버지.
어디에서 무얼 하고 왔는 지도 알 수 없고, 너무나 태연하게 아침 식사 자리에 앉은 아버지.
아버지는 난데없이 두 아들에게 낚시 여행을 가자고 제안하고 세부자는 이렇게 여행 길에 오릅니다.
하지만 이들의 차가 집에서 점점 멀어지는 만큼 흘러가버린 12년 간의 소통의 벽도 철옹성마냥 조금도 그 틈을
열지 않고 오히려 이들의 여정을 곤혹스러운 파국으로 몰고 갑니다.

소통할 수 없는 아버지와 아버지라고 부르고 싶지만 아버지가 부재했던 시간의 울분을 참을 수 없는 아들,
그리고 그런 아버지의 일방적인 태도에 동경을 갖고 좇는 아들... 이들의 모습들을 보면 러시아의 복잡다난한
현재의 모습, 구세대와 화해할 수 없는 젊은 세대로서의 시각... 이 모든 것들이 점철되어 머리를 짖누릅니다.
그냥 소통하지 못한 아픈 가족의 이야기로 바라봐도, 이데올로기적인 테마로 바라 봐도, 치유할 수 없는 깊은 강을
건너버린 세대 간의 아픔의 시각으로 봐도, 이 어떤 시각으로 봐도 이 이야기는 너무 가슴 아주 저 깊은 곳부터
뒤흔들고 가슴 속에 멍이 들도록 후벼 팝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 영화지만, 그럴려면 어쩔 수 없이 영화 내용을 얘기해야 할 것 같아서

도저히 얘기를 꺼내기가 힘듭니다.
DVD라고 해봐야 Special Feature로는 예고편과 말도 안되는 스틸컷...뿐이지만 그런 빈약한 볼륨은 다 상관없고
이 영화는 그 자체로만도 놀랍고 경이로운 영화랍니다.

이 영화가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놀라움을 넘어서 부러움과 시기...좌절감으로 이어지고,
2003년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에 이 영화가 노미네이트조차 되지 못했다는 사실에 아카데미가 얼마나...
쓰레기같은 상인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2003년 베니스 영화제 5개 부문을 석권했습니다.

 

**
아래는 DVD를 직접 캡쳐한 스샷입니다.
이상하게 파워DVD로 캡쳐하며 언제나 화면비가 비정상으로 나와서리... 인위적으로 좀 눌렀어요.


***
베니스 영화제에서 상을 받고 기뻐하는 안드레이 감독과 동생역의 이반 도브론라포프.
하지만, 안드레이 감독의 웃음도 잠시... 수상 소감에선 요절해버린 천재 배우
블라드미르 가린에게 영광을 돌리며 눈물을 쏟았습니다.



****
블라드미르 가린의 죽음에 관해서 국내 모 영화전문 웹진과 블로그에서 전혀 말도 안되는
기사와 텍스트가 실려 있던데요. 모 영화 전문 웹진에선 그가 추락사했다고 적혀 있더군요.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그는 보트 전복 사고로 익사한 것이구요.
괜한 고인의 죽음을 쓸데없는 쥐어짜기식 소설로 확인도 없이 덧붙이는 기사들은 무척 난감하고
화가 나네요. 개인 블로그도 아니고 웹진에서 말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