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かもめ食堂/카모메 식당] directed by 荻上直子/오기가미 나오코
2006 / 102min / Japan, Finland
2006년 신도 가네토상 은상 - 오기가미 나오코
2006년 제80회 키네마준보 베스트10 일본영화 9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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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는 [the Man Without a Past]의 주인공 Markku Peltola...가 나옵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는 그 어떤 나이스 걸...도 나오지 않습니다. 저로선 참기힘든 일이었어요!
하지만... 이 영화는 꼭... 보시길 바랍니다. 정말 후회하지 않을 영화랍니다.(아... 이 진부한 수사란)
하단부에 스크린샷... 직접 캡쳐해서 올렸습니다. 꼭 보시구요.
우리나라의 영화는 대체적으로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오른 것이 사실입니다.
전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을 보고 이런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놀랍고 흥분되었었답니다.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을 보고 전 서슴없이 2006년 최고의 영화라고 손꼽았구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의 영화 시장은 엄밀히 말하면 그리 밝지 못합니다.
극장 개봉 수입과 부가 판권 수입이 2:8 정도인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는 극장 개봉 수입이 거의 90%에 육박,
일단 극장 개봉 첫주에 흥행을 내지 못하면 무조건 깡통을 차야하는 구조입니다.
이러다보니 자꾸만 민병훈 감독의 [포도나무를 베어라]나 다른 작은 영화들처럼 슬리퍼 히트나 스테디 히트를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영화들이 설 자리가 없어집니다.
영화의 외형적 성장이 너무 두드러지다보니 오히려 작은 영화들이 설 공간이 대안적으로 마련되지 못했고, 그나마 있는 씨네마테크도
정말 제 주관적인 생각입니다만, 너무 예술 지향적 성향이 강하고, 그나마 자립화할 수 있는 여력도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영화를 보는 일본 영화인들도 대체로 부러움 반, 시기 반의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어느 일본 영화 관계자는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이 한국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분해하고 있다라고 말하기까지 했습니다.
네, 솔직히 '웰-메이드'의 기준에서 보면 한국의 영화들은 어느 정도의 스케일과 구성력을 갖추고 있고
그런 면에서 일본 영화를 앞서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일본 영화를 결코 무시할 수 없고, 아니 나아가선 일본 영화에 대한 부러운 마음을
솔직히 갖고 있습니다.
이들의 영화는 어찌보면 지나치게 소박한 경우가 많고,
국내 개봉된 영화들은 대부분 통속적 멜로에 기댄 일본 영화만 죽어라 상영해주지만 아시는 분은 아시듯,
일본 영화의 외피를 하나하나 벗기고 들어가보면 이들의 영화 중 정말 가슴과 머리를 완전 100% 환기시켜주는
영화들을 수도 없이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실 겁니다.
[카모메(갈매기) 식당]은 바로 그런 영화 중 하나입니다.
굳이 키네마준보 선정 2006 베스트 10위 안에 뽑혔다는 걸 얘기하지 않아도, 이 영화는 보는 이에 따라서
분명히 2006년 최고의 영화일 수가 있습니다.
전 이 영화를 잘 모르다가 aipharos님이 보고 싶다고 해서 본 영화인데
정말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뜨질 못했답니다.
기본적으로 서사적 구조에 익숙한 분들은 이런 영화가 뭐가 재밌냐고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영화는 전혀 어려운 예술 영화도, 그렇다고 잰 채하는 영화도 아닙니다.
핀란드의 헬싱키에서 조그마한 일본 음식 가게를 낸 주인공 사치에(고바야시 사토미).
그녀는 한달 새 단 한 명의 손님도 없이 파리만 날리는 가게에서 꾸벅 꾸벅 졸기 일쑤지만, 다른 이들처럼
회나 초밥을 내는 일본 음식점이 아닌, 일본 가정에서 먹을 법한 오니기리(주먹밥)과 가정식을 위주로
식단을 짜고, 이를 고수하는 나름의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다 첫 손님 톤미라는 젊은 핀란드 청년이 들어오게 됩니다.(이 청년은 일본 애니에 푹...빠진 청년입니다.
갓챠맨-(우리나라에선 독수리 오형제)-의 가사를 알려달라고 하지요)
이후 우연히 여행인지 아닌지 애매모호한 이유로 핀란드에 오게 된 미도리라는 여성을 만나게 되고,
그녀 역시 카모메 식당에 주저 앉게 되지요.
그리고 또다른 한 명의 여성이 이곳을 찾게 됩니다.
대략 이러한 스토리로... 전반부가 지나가게 됩니다. 후반부는 직접 보시길 바라구요.
이 영화에는 정말로 제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핀란드 배우가 등장합니다.
그건 바로 마르쿠 펠토라(Markku Peltola)...입니다.
제가 핀란드의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를 엄청나게 좋아한다는 것은
아는 사람들은 알고 있습니다.
그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2003년작인 [the Man Without a Past]의 주인공이 바로
마르쿠 펠토라...였답니다. 전 이 배우가 나와서 정말 깜짝 놀랐답니다. 너무 반갑기도 했구요.
이 영화는 아키의 영화 중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개인적으로 가장 별로였던 아키의 영화)외에
유일하게 국내에 DVD 출시되었습니다. 뭐.. 판매량은 참담하다지만...
그 영화에서도 마르쿠는 말이 별로 없지만, 이 영화에서도 역시나... 말이 별로 없습니다. ㅎㅎ
많이 나오지도 않구요.
어쨌든...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영화에 대한 얘기는 많이 할 수가 없겠습니다만,
전 너무나 인상깊게 이 영화를 봤습니다 .
수많은 개인의 욕망을 억누르고 살아왔을 중년의 여성들이 무언가 밝혀내지 않는 개인의 오랜 기억들을 다 묻어두고
핀란드에 오게 된 후 서로가 서로에게 소통하는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영화 도중 사치에가 '세계 어디를 가도 슬픈 것은 슬픈 것이고
기쁜 것은 기쁜 것이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바로 이 영화가 얘기하고자하는 바와 일맥상통하는 듯 합니다.
사람 한 명 오지 않던 카모메 식당이지만 사치에는 자신의 경영 철학을 굽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실 스스로
에너지를 조금씩 잃어가고 있었던 것이고, 미도리라는 사람이 오게 되면서 조금씩 더 앞으로 나가기로 합니다.
스스로 변화를 다짐할 때 조금씩, 아주 천천히 그 결과도 다가오게 되고, 무엇보다 사치에의 음식과 사람에 대한
진심을 담아 음식으로 내놓을 때 작은 갈매기 식당이 북적거리게 되는 거죠.
어찌보면 인생 찬가에 지나지 않을 법한 이야기지만, 이 영화는 그렇게 단순하고 일차원적인 영화는 아닙니다.
핀란드의 아름다운 숲에서 자신을 휘감는 숲의 바람을 느끼며 그간 자신이 짊어지고 왔던 것에서 비로서 해방된
눈으로 바라보게되는 마사코의 장면을 보면 이 영화가 얼마나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갖고 카메라를 돌렸는지 알 수
있습니다.
**
그러고보니...
얼마전 맷 딜런 주연의 [Factotum]을 봤습니다.
이 영화도 정말 좋았는데요. 이 영화가 아키 카우리스마키가 제작한 영화였지요.
***
마르쿠 펠토라 주연의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 영화 [the Man Without a Past]입니다.
전 국내에서 발매된 DVD로 갖고 있습니다.
일본에 가면 아키의 전작을 물론 다 구입할 수 있는데... subtitle이 영어가 전혀 없어서 무척 곤란해집니다. 완전 저 혼자 보는게 되니까.
****
이 영화의 일본 DVD는 무척 독특하더군요. 꼭... 사고 싶어졌습니다. 빨리 구입해야 겠어요.
*****
영화 도중... 우리의 마르쿠 펠토라가 '코피루왁'이라고 말하는 걸 들을 수 있습니다.
코피루왁은 서양에선 Civet Coffee라고 부르는 최고급 인도네시아산 커피를 말하는데,
원래는 Kopi Luwak(코피루왁)이라고 합니다. 움... 인도네시아에는 최상의 커피 열매만 먹는 사향고양이가 살고 있는데,
이 고양이는 커피열매를 씹지 않고 바로 삼킨다고 합니다.
내장을 타고 들어간 커피 열매가 그 속에서 자연스레 껍질이 벗겨지고 배설물로 나오는 것을 '체리'라고 부르는데,
바로 이 생두를 받아 깨끗한 상태로 만들어 제품을 출시한 것이 바로 Civet Coffee라고 합니다. 즉, Kopi Luwak인거죠.
이건 일본에서 거의 다 싹쓸이해간다고 하네요. 가격은... 450g당... 움...32만원 정도랍...니다.
어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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