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don] directed by 本廣克行(모토히로 카츠유키)
2006 / approx 134 min /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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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무래도 3월부터 일본 영화 엄청 보게 되네요. 아마 오늘까지 10편은 본 것 같습니다.
어제 오늘만해도 [좋아해], [썸머타임 머신 블루스], [우동]에 그간 미루던 [메종 드 히미코]까지
이틀 사이에 4편을 봤거든요. [아키하바라@Deep]은 오늘 보다가 별로 재미가 안느껴져 그냥 껐구요.
3월부터... [니라이카나이로부터 온 편지], [카모메 식당], [유레루],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태양의 노래], [훌라 걸스],

[썸머타임 머신...], [좋아해], [우동], [메종 드 히미코]까지 딱 10편을 봤군요. 일본영화를 한달 만에 10편을 본 적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출판계는 이미 일본 문학이 점령했구요.(업계에선 일류수준이 아니라 대홍수 수준이라죠)
드라마나 영화도 소재를 차용하고 리메이크하느라 정신이 없고...
애니메이션과 게임 산업은 사실 예전부터 장악당한 것이고...
문득 초등학교 때 SHARP에서 신문지상에 대대적으로 광고하던 휴대용 턴테이블 생각이 나는군요.
그 당시에 유력 일간지에 크게 광고가 나오던 SHARP의 휴대용 턴테이블...
막상 시장에서 찾으면 거의 구할 수가 없어서 그 이유를 물었더니 일단 미래를 보고 기술력을 확보한 업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그런 광고를 투자 마인드로 한다는 얘기를 초등학교 때 듣고 놀랐던 기억이 나요.
한류... 어차피 여유있게 문을 열면 상대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문화 컨텐츠에 자신이 있었다는 소리겠지요.
결국 일본에서의 한류는 사실 존재 자체가 의심스러운 상황이 되었고, 형세는 사실 완전히 반전
되었습니다. '아직 메이저리티는 아니다'라고 말하는 분들도 많으시던데...
이건 그냥 시작에 불과할 뿐이에요.
아무리 제가 일본의 대중 문화 컨텐츠에 우호적이라고 해도 지금의 일방적인 흐름은 걱정이 되는게
사실입니다. 이건 반일과 친일...뭐 이런 관점이 아니구요.

어제 감상했던 [Summer Time Machine Blues]라는 재기발랄한 영화의 감독이자 [춤추는 대수사선],
[스페이스 트레블러], [사토라레]의 감독인 모토히로 카츠유키의 2006년작인 [우동]은 기분좋게~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영화랍니다.
개인적으로 유스케 산타마리아를 좋아하는데요. 그는 이미 [춤추는 대수사선 3]에서 오다 유지를
제치고 주연을 맡은 바 있지요. 2006년 6월 일본에 갔을 때 이케부쿠로의 HMV에 어찌나 크게 DVD
출시 관련 포스터가 붙어 있었던지... ㅎㅎ
제가 유스케 산타마리아를 좋아하는 것은 영화 때문이라기보다는 전적으로 일본드라마인 [하나무라
다이스케] 때문입니다. 여기서 그는 완전 얼치기로 일류 로펌에 합격한 변호사 하나무라 다이스케를
맡았는데요, 진솔하고 시원시원한 모습으로 무척 인상이 깊었답니다. 바로 이 인간이죠.



이 영화는 뉴욕으로 스탠딩 개그를 위해 날아갔던 주인공 코스케가 쓰디쓴 좌절을 겪고 고향
일본의 사누키로 돌아오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코스케의 아버지는 우동 제면소의 장인이지만 코스케는 '이곳엔 우동만 있지 꿈은 없다'라며
집을 뛰쳐 나간 것이죠. 빚도 엄청 지고 말입니다.
코스케는 빚을 갚기 위해 지역 정보 잡지사에 취직을 하고 여기서 우동 관련 기사를 게재하면서
히트를 치게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버지와의 관계는 서먹서먹하기만 하지요.
자...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주인공들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하나둘 결심을 하기 시작합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영화/드라마와 일본의 영화/드라마의 차이는 예전에 캐릭터가 처한 환경과 장소에 대한 이해력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환경에 대한 이해가 더욱 현실성을 갖고 기본적으로 몰입할 수 있게 되어 상상력이 결부된 황당한 이야기

(스포츠 영화등)에서도 묘하게 드라마적 한방을 날릴 수 있는 건 바로 캐릭터의 환경(장소,직업등)에 대한 이해때문이라고 봅니다.
여기에 또하나의 차이라면 주인공 캐릭터의 성취 동기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주인공들도 이런저런 사적인 이유로 성공을 향해, 혹은 개인의 목적을 향해 노력합니다.
그런데 일본의 영화/드라마의 주인공 캐릭터는 여기에 개인과 사회의 역사성의 문제가 더해집니다.
거의 대부분 그래요. 일본 특유의 장인 정신도 그렇고 자신의 가치를 우선적으로 하면서도 사회적
책임이라는 걸 묘하게 결부시키게 되죠.
단순히 '이 우동가게를 키워서 보란 듯 알려보겠다'라는게 아니라 장인이 남기고 간 정신을
계승하면서 어떻게든 두루두루 사람들을 이롭게 하겠다는(헉... 홍익인간의 이념)면이 더욱 강조되는 겁니다.
뭐 이건 정말 일본 영화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단점일 수도 있겠죠.

이 영화 역시 그런 면이 두드러집니다.
코스케는 분명 '한 방 크게 하겠다'고 하지만 결국 그가 발을 닿고 있는 곳에서 대대로 내려온 정신을
수용하고 자신을 더욱 강하게 만들게 되는 거죠.
다분히 진부할 수도 있지만, 또 그만큼 설득력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법 드라마적 '한방'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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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 사실 이런 영화를 만드는 감독은 아니었는데, 어째... [썸머 타임 머신 블루스]부터 뭔가
영화의 작풍이 확~ 바뀐 듯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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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도 [썸머 타임 머신 블루스]의 SF동호회 바보 3인방이 등장합니다.
비달 사순~의 그 캐릭터부터... 마키 요코도 나오고 말이죠.
마키 요코야 잠깐 나오지만... 바보 3인방은 아주 자주 나온답니다.


뿐만 아니죠. [썸머 타임...]의 바로 그 미래에서... 그 친구도 여기서 모습을 보입니다.
잠깐이지만 말이죠. 좌측에서부터 세번째의 바로...


아... 하나 더. 역시 [썸머 타임...]의 만년 조교수로 상대성 이론을 역설하는 쎈빠이도...
아주 잠깐이지만 나옵니다. 그 옷... 그 칠판 그대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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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나오는 또다른 뷰티 걸...은 코니시 마나미(小西眞美)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은근히 인기가 좋은 배우죠. 나이도 적지 않은데 데뷔 6년간을 무명으로 보낸...
그야말로 대기만성형 배우입니다. 지금은 상당히 지명도가 높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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