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따져보니 aipharos님과 함께 본 일본드라마(이하 '일드')가
30여편이 넘는 것 같네요. 흐미... 100여편은 우스운 매니어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하늘에서 내리는...], [케이조쿠], [하나무라 다이스케], [사랑의 힘], [뷰티풀 라이프],
[런치의 여왕], [굿럭], [롱 베케이션], [프라이드], [고쿠센], [구명병동 1], [구명병동 2],
[골든볼], [스타의 사랑], [야마토 나데시코], [안티크 서양...], [전차남], [히어로],
[춤추는 대수사선], [트릭], [IWGP], [뉴스의 여자], [노다메 칸타빌레] 기타 등등... 지금 기억나는 건
여기까지.

이 중에서 4편을 추려 봅니다.

1. Long Vacation / 롱 베케이션 (1996 / 기무라 타쿠야, 마츠 다카코)
제가 본 가장 기억에 남는 일드는 바로 [롱 베케이션]입니다.
이 드라마를 통해 기무라 타쿠야가 단순한 엔터테이너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이 드라마엔 마츠 다카코도 나옵니다만... 누가 뭐래도 이 드라마는 기무라 타쿠야의,
기무라 타쿠야를 위한 드라마입니다. ㅎㅎ
내재된 천재성을 꼭꼭 닫아놓고 높이 날지 못하는 피아니스트, 세나.
9화의 감동적인 씬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습니다.
어찌보면 답답한 사랑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힘들게 사랑의 감정을 건네는 진심이
느껴지는 드라마.

 

 

 

2. ゴ-ルデンボウル/ 골든볼 (2002 / 금성무, 쿠로키 히토미 / 11부작)
금성무를 눈썹만 진한 중국인(대만인)으로 치부하던 제게 금성무의 매력을 일깨워주고,
실락원에서 실제 정사를 방불케하는... 어지간한 AV 및 포르노는 완전히 발라버리는 자극적인
정사씬으로 기억되는 쿠로키 히토미가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라는 사실을 알려준 드라마.
쇠락해버린 볼링장을 무대로 무미건조한 결혼 생활이지만 어떻게든 끈을 잡고 놓치 않으려는
주부 쿠로키 히토미와 증권회사에 다니지만 엄청난 볼링 실력을 갖고 있는 금성무...의 생기발랄
우여곡절의 볼링 로맨스.

 

 

 

 

3. Hero / 히어로 (2001 / 기무라 타쿠야, 마츠 다카코, 아베 히로시)
뻔한 스테레오 타입의 정의감 넘치는 검사. 당연히 검사라는 직업에서 느껴지는 여러 진부한
상식을 깨야 하므로... 학력 파괴, 비권위, 복장 파괴는 당연한 양념.
하지만 하나하나 에피소드의 상자가 풀려가면서 겉잡을 수 없이 빠져드는 재미.
역시나 자기 옷을 입은 듯한 기무라 타쿠야. 그만큼 만만찮은 매력의 마츠 다카코.
게다가 느끼한 아베 히로시... ㅎㅎ 역시 직장 내 악인따위는 존재하지도 않는 드라마.

 

 

 

 

4. のだめカンタ-ビレ/ 노다메 칸타빌레 (2006 / 타마키 히로시, 우에노 주리, 나가야마 에이타, 다케나카 나오토 / 11부작)
2006 최강의 일드...인 동시에 보기 드물게 즐거운 드라마.
[워터보이]의 발랄남이 치아키 센빠이로 변하여 정말이지 뭐라 형언하기 힘든 매력을 마구마구
뿜어내며(느끼+가오+열정+로맨틱) [스윙 걸스]와 [거북이는...]의 우에노 주리 사마가 전형적인
천재를 연기합니다.
물론 보다보면 이건 대중을 정치적으로 이끄는 소수...라는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넘넘 자연스럽게
연상되긴 합니다만 뭐 그 따위 시선을 완전 깔아 뭉게버리는 빛나는 발상의 전환, 그리고 음악을
대하는 진정성으로 가득한 드라마랍니다.
게다가 슈트레제만을 연기한 실력파 배우/감독인 竹中直人/다케나카 나오토의 경우
극 중에서 분명히 독일인임에도 가발 좀 씌우고 콧수염 정도 붙이곤 독일인이라고 밀어부치는 이런
설정은 넘넘 맘에 들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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