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압 주의 *
광화문 이탈리언 레스토랑 '알리고떼 키친 (Aligote Kitchen)'이 임대차 계약 만료에 의해 2015년 3월 말로 영업을 종료한단다.
어젯밤인가... 와이프가 휴대전화로 온 메시지를 내게 보여주며 섭섭한 표정을 짓더라.
우리가 마지막으로 알리고떼 키친에 간 것이 2010년이니... 무려 5년을 다시 가지 않은 샘이다.
5년이나 발걸음 한번 하지 않았다면서 무슨 섭섭함 운운할 자격이나 있을까 싶지만,
우리에게 알리고떼 키친은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정말... 너무 즐거운 추억만 가득 안겨준 음식점이다.
우리가 외식에 돈을 들이기 시작한건 2007년 1월... 광화문의 '비노란떼 (Vinorante)'에 들른 이후부터인데
2007~2011년 사이 도대체 뭔 생각이었나 싶을 정도로 열심히 외식하는 재미를 붙였던 것 같다.
어느 정도로 심했냐하면... 점심을 정식당이나 리스토란떼 에오, 스시효에서 먹고 저녁은 모두 알리고떼 키친이나 어딕션 플러스 등등에서 해결한 날도 있으니 말이지.-_-;;;
그동안 이런 음식을 맛보지 못했던 한을 풀 생각이었는지 정말... 엄청나게 먹어댔던 것 같다.
물론 후회같은건 없고.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것뿐만이 아니라 그와 더불어 쌓인 즐거운 추억들도 많으니까.
알리고떼 키친은... 고작 10번 정도 간 것 같다. 더 간 것인지 기억이 안나는데 아마 그 정도 방문한 것 같다.
알리고떼 키친을 알려준 지인이 수십번 방문하던 것에 비하면 우린 정말 단골...축에도 낄 수 없었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린 늘 과분한 대접을 받았다.
우리가 와인을 주문해 마시는 그럴듯한 고객도 아니고 사람들을 우르르 몰고 들르는 그런 고객도 아니었는데 정말 감사하고 무안하게도 유별난 대접을 받았던게 사실이다.
지금도 우린 그 이유를 모른다.-_-;;;
퇴근 후에 부랴부랴 와이프만나서 식사를 하고,
주말에 민성이까지 데리고 이곳저곳 다니다가 이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푹... 쉬기도 했고.
지금도 궁금한, 너무너무 기억에 남는 매니저 강주임님께서 셰프와 의논해서 메뉴에 없는 새로운 음식을 내주시고 그걸 먹었던 기억들도 생생하다.
비록... 2011년부터는 한번도 들른 적이 없지만,
우리가 한창 음식점 돌아다닐 때의 가장 소중했던 음식점 중 한 곳인 알리고떼 키친이 임대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3월 말로 폐업한다고하니... 그냥 많은 생각이 든다.
내가 어느 음식점에 가도 그닥 도움이 될만한 고객이 될 리 없지만,
그래도 내 아끼는 업장에 자주 가서 그 애정이라도 듬뿍 안겨야겠다는 생각이 드네.
음식 앞에서 사진찍는게 아직도 어색하지만,
그렇게 찍어놓았던 사진들을 이렇게 들춰보니... 찍기를 잘했다는 생각도 든다.
음식은... 정말 뭘 빼야할지 정말 고민되던데 음식 사진을 다 집어넣으면 이게 말도 안되는 글이 될 것 같아 많은 사진을 제외했다.
그래도 많네...
# 알리고떼 키친 + 우리 가족
광화문에 위치. 스타벅스 건물 2층.
초기의 모습.
지금도 생각하는데 이렇게 경쾌하면서도 세련된 공간이 그 당시엔 정말 흔하지 않았다.
그리고 상당히 자주 인테리어에 변화를 줬다.
처음... 앉았던 자리.
안녕하세요~ ㅎㅎㅎ
나중엔 이 창가 자리를 정말... 좋아했다.
그래서 늘 이 자리에 앉았지.
아이고... 우리 아들 진짜 어리네.
don't worry.
우리 아들은 절대로 음식점에서 소란스럽게 굴지 않아요.
표정만 이럴 뿐입니다.
우헤헤... 어리다. 어려. 2008년.
알리고떼 키친 창가에서 밖을 보면 이렇지.
# 스타터 - 어뮤즈 부쉐 / 샐러드
식전빵.
이 굴을 먹었을 때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관자구이.
사실 코스에 나오는 어뮤즈 부쉐인데 각자 다른 코스를 시켜도 모든 코스에 3명이 먹을 수 있도록 나왔었다.(메인은 당근 제외)
알리고떼 키친은 관자 요리가 상당히 많았고 그 만족도도 상당히 높았다.
토마토 소스와 블랙 모짜렐라.
모짜렐라에 튀김옷을 입혀 재빨리 튀겨내고 이를 토마토 소스와 어레인지.
아주 맛있었던 기억이 나네.
랍스터 젤리.
곁들여진 가지가 정말... 좋았다.
삼각살 요리.
불맛이 확... 땡기는 삼각살과 상큼한 가니쉬.
토마토와 모짜렐라 치즈, 바질 페스토를 곁들인 안티파스타.
질 좋은 메론을 프로슈토 햄으로 두른 어뮤즈 부쉐.
자몽, 토마토를 곁들인 전복 카프레제.
레몬드레싱의 석화.
한쪽엔 바질 페스토.
랍스터 젤리.
비프 루꼴라 샐러드.
얇게 저민 등심을 그릴에 구워 아래에 깔고 그 위에 트러플향의 루꼴라를 가득 얹음. 어웅...
4가지 맛 치즈 로똘라.
그릴치킨, 블랙 새우, 매운 프로슈토와 꼬또, 라구의 4가지 맛이 잘 어우러진 스타터.
이건... 아마 우리만 먹어봤을,
피에몬떼 스타일의 안심 카르파치오.
강주임님이 셰프와 의논하시더니 뭔가 새로운 걸 해주겠다고 하시고는 내온 메뉴.
기가 막혔다. 진짜...
이 맛 잊지 못하지.
강주임님이 플레이트를 들고 오셔서 비스크 소스를 뿌려주시는 이 음식은...
비스크 소스를 곁들인 관자.
이 음식은 관자와 양송이 밑에 숯과 로즈마리를 피워 그 향이 음식에 베도록 하고,
비스크 소스를 뿌려 진하고 크리미한 풍미를 내는 음식으로 정말 숯의 향이 베어들어 아주 독특한 맛을 주더라.
개인적으론 관자도 좋았지만 양송이 버섯이 더 식감도 있고 좋았다는.
요로코롬... 밑에 숯과 로즈마리가 깔려있다는.
비스크 소스가 아래로 떨어져 아까웠다. 우엉...
# 파스타 / 피자
내가 알리고떼 키친에서 가장 사랑했던 앤초비 파스타.
내... 들르면 거의 매번 이 앤초비 파스타를 먹어서인지 언제나 양이 다른 테이블의 최소 1.5배...
그리고 먹고 나갈 때면 늘 강주임님께서 '양은 만족하셨나요?'라고 물어보셨다.
아... 젠장... 음식은 괜찮으셨나요...가 아니라 양은 만족하셨나요...라고 물어보실 정도니.
로제 소스 베이스의 프리미엄 파스타.
랍스터 둘, 대하 둘.
스톡도 지나치지 않다.
쭈꾸미 파스타.
견과류를 곁들인 크림 뇨끼.
꽈뜨로 포르마지 피자.
미니 피자.
이 피자도 상의하고 내오신 피자.
# 셔벗
강주임님의 셔벗 퍼포먼스.ㅎ
샐러리 원액, 그리고 액화질소를 이용해 셔벗을 만든다.
이렇게 만든 샐러리 셔벗은... 내가 먹어본 셔벗 중에선 가장 인상적이었지.
이건 루꼴라 셔벗.
셔벗이라기보단 쥬스에 가까웠던.
시험관을 들고 마시면 된다.
루꼴라등 녹색 채소의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진.
# 메인 요리
양갈비.
안심.
뺄 것이 없었지.
등심.
두께는 빈약해보일지 몰라도 맛은 제대로.
양송이 버섯을 우려낸 스프와 등심 스테이크.
스푼이 세팅됐다.
플레이트엔 홍고추 젤리도.
아... 군침이 도는구나.
당근과 마늘크림소스를 곁들인 미뉴에뜨 스테이크.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마구마구...
# 디저트 / 커피 / 후식등
차가운 메탈 플레이트에 나온 디저트.
치즈, 요거트, 아이스크림.
브라우니에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디저트.
티라미수.
민성이가 정말 사랑해마지 않던.
빤나코다.
저... 연고 비스무리한 것은 쵸콜릿.ㅎㅎㅎ
파나다 치즈와 구운 빵을 집어 쵸콜릿을 발라 먹는 디저트.
이건 엘 불리의 페란 아드리아가 하던...
아무래도 알리고떼 키친에서 분자요리를 종종 접할 수 있었으니까.
쵸콜릿 + 샴페인의 불쇼 준비.
파이아~~~
쵸콜릿을 알콜과 섞어 놓인 것을...
이렇게.
따뜻한 쵸콜릿과 차가운 젤라또가 멋진 조화를 이룸.
이렇게.
따뜻한 쵸콜릿과 차가운 젤라또가 멋진 조화를 이룸.
이렇게.
따뜻한 쵸콜릿과 차가운 젤라또가 멋진 조화를 이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