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라 카구 (La Kagu)에 도착했다.
신주쿠에 위치한,
와세다 대학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1~2층으로 이루어진 부띠끄 쇼핑몰이다.
이 나무 계단이 비가 와서 젖으면 생각보다 은근... 미끄러워서 주의가 필요하다.
안그래도 와이프가 좀 미끄러운 것 같다고 조심하던데 우리가 이곳을 나올 때 한 여성이... 엄청난 굉음과 함께 3~4계단을 그냥 엉덩방아를 찧은채로 내려가더라.-_-;;;
정말 아플 것 같았는데...
나중에 와이프가 코트 뒤에 묻은 낙엽들을 다 떼어내줬다.
건물은 상당히 마음에 든다.
실내의 매장들은 촬영 금지이므로 거의 외부 사진 밖에 없다.
1층은 음식점과 인테리어샵, 여성 옷 매장이 있고,
2층은 남성복 매장, 가구 매장이 있다.
그리 크진 않지만 은근히 볼만한 아이템들이 많이 있다.
여성복 코너는 ACNE(아크네)를 비롯한 다양한 옷들이 준비되어있는데, 만만한 가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터무니없지도 않은 가격 수준인 것 같더라.
그리고... 일본인들은 확실히 이솝(AESOP)을 좋아하는 듯 한데,
이곳에도 이솝 샵이 있다.
화장실의 모든 비치물도 이솝이다.
그리고 1층에 준비된 식당.
놀랍게도 이곳은 바로 옆 옷매장과 거의 붙어있다시피하다.
자연스럽게 음식 냄새가 문제가 될 듯 한데...
음식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주방을 한쪽 코너로 밀어 넣기도 했지만...
정말 음식 냄새가 나질 않는다.
뿐만 아니라 이 음식점의 만족도도 생각보다 상당히 높은 편이다.
도대체 일본의 음식은 왜 이렇게 우리와 다른 것이냐...
메뉴판은 집으로 가져왔다.
내가 주문한 돼지고기 요리.
깜짝... 놀랐다.
와인 소스도 훌륭하고 곁들여진 매쉬드 포테이토도 더할 나위없이 훌륭했지만 돼지 고기의 맛 자체가 정말 훌륭했다.
완벽한 식감과 굽기다.
빵도 곁들여지고 음료까지 곁들여지는데 이 정도의 음식이 세금포함 1,250엔이란다.
이게 한국에서 가능할까?
늘 느끼지만 우린 정말 너무 어처구니없는 가치에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들이 주문한 치킨 요리.
역시 기가 막히다.
밥과의 조화도 너무 좋다.
게눈 감추듯 먹어치운 아드님...
역시 내 돼지고기 요리와 가격이 동일하다. (음료 나온다)
와이프가 주문한 'Our Famous HotDog'.
소시지를 선택한 뒤 토핑을 선택하면 된다.
소시지는 바이스부르스트를 선택했는데... 저 크기를 보시라.
감튀가 약간 아쉬웠지만 감튀 역시 맛 자체는 훌륭했다.
샐러드는 프로슈토 샐러드를 주문했다.
치즈가 정말... 부족함없이 들어있었고, 드레싱은 간결하지만 완벽했다.
혹시 라 카구(La Kagu)에 간다면 이 음식점에서 반드시 식사를 해보시라.
절대로 한국에선 이런 가격으로 이 정도의 음식을 먹을 수 없다.
1층을 좀 보다가 2층에 올라가서 먼저 가구를 봤다.
만들어보고 싶은 가구들이 마구 보이더라.
그리고 남성복 매장...
한눈에 보니 리바이스의 빈티지 LV의 데님 멜빵바지가 눈에 들어오더라.
아무래도 메인 아이템인지 잘 보이는 곳에 걸어놨더군.
내가 관심을 보이니 일본 스탭이 득달같이 달려와서 입어보라고 한다. 내가 아니라 아들에게 입혀볼 것이라고 했더니 아들 스타일이 좋다며 입어보라고 하더라.
셔츠가 정말 맘에 드는게 있어 그것도 매칭하겠다고 하니 멋진 안목이라며 추켜올린다. 아... 꾼이구나. 이사람...ㅎ
아들이 옷을 갈아입는 동안 그 점원이 구두를 하나 들고 오더라.
ㅍ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Tricker's(트리커스)였다.
그것도 라 카구(La Kagu)와 콜라보 모델.
예쁘긴 겁나게 예뻤지만 가격은 결코 예쁘지 않았다.
이 가격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했더니 이젠... 외국인 점원까지 낚시에 가담하더라.
그보다 가격은 저렴하고(약 2만8천엔?) 나름 괜찮은 슈즈를 갖고 오더라.
그리고 아들이 나왔다.
기가막히게 잘 어울리더라.
리바이스 빈티지 LV 데님멜빵 바지(약 35만원)와 셔츠 (약 24만원), 그리고 트리커스 구두 (약 75만원)...
가격은 만만치 않지만 너무 잘 어울려서 아들이 원한다면 사주기로 맘을 먹었었다.
그런데 아들 왈...
'아빠 정말 맘에 드는데요. 내가 일본에 있다면 그냥 입고 다닐거에요. 아무 고민없이.
그런데 한국에서 이렇게 입고 다니면 다 쳐다볼 것 같고, 그런 주목은 싫어요'
라고 말하더라.
아쉽지만 어쩌겠어.
그래서 그냥 쇼핑은 물건너가나...했더니...
이 외투를 구입했다. 물론 같은 매장에서.
다들 잘 아는 바버(Barbour)의 퀼티드재킷.
아니 일본까지 가서 무슨 바버...야?
할 수 있으나..
울나라에서 30만원대에 싸게 판매하는 바버와는 달라도 좀 많이 다르다.
안감은 물론 가운데 버튼을 여미는 옷 하단 부분이 'ㅅ'모양으로 아주 스타일있게 처리되어있고,
라인 파이핑 역시 훌륭하다.
구입했더니 스노우볼을 주더라.
엄밀히 말하면 준게 아니라...
와이프가 그 뒤에 있는 걸 달라고 해서 받은거다.ㅎㅎㅎ
나이스.
하지만 왠지 낚인거 같아.
그냥 택스 프리 안되면 나가겠다고 했어야하는데... 바보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