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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송곳'.
날카로운 송곳같은,
모두가 묵묵히 시스템의 횡포에 무기력하게 순응할 수 밖에 없을 때,
누군가는 송곳처럼 단단한 심지로 그 시스템을 뚫고 나온다는 의미로 제목을 '송곳'이라고 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
노조를 통해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를 주장한다는 것이 이 나라에서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는 연대해야하며 저항해야한다는 메시지를 비수처럼 가슴에 꽂아넣는 웹툰.
한동안의 준비 기간 이후 연재가 계속되고 있는데 얼마전... 작가 최규석씨의 K대 남학생의 성폭력발언에 대한 트윗으로 인해
지금 '송곳'의 댓글은... 눈뜨고 온전한 마음으로 바라보기 힘들 지경이 되어버렸다.
최규석 작가가 단호한 반성이 느껴지는 사과문을 올렸지만 이미 온갖 낙인을 찍어댄 분위기 탓에 그저 흐르는 시간만 쳐다봐야할 상황인 것 같다.
답답하다.
K대 남학생 성폭력을 폭로한 내부고발자에 대한 최규석 작가의 발언은 분명히 문제 삼을 수 밖에 없다.
그를 옹호하고자 하는 말따위가 아니라, 어떤 인식에서 최규석 작가가 그런 발언을 했는지는 어림잡아 짐작이 간다는 말이다.
이렇게 어찌 들으면 최규석씨를 옹호하는 듯한 뉘앙스의 말을 하면 또 누군가는 '이중잣대를 들이댄다'며 편향적 판단을 한다고 욕할 지도 모르지.
난 최규석씨의 발언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최규석씨가 이번 일을 통해 더욱 단단한 자기성찰을 해낼 것이라는 믿음을 희망할 뿐이다.
작가의 작품이 세상을 향한 자신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물이라고 본다면,
웹툰 '송곳'이 보여준 의미를 생각하면 그 정도의 믿음을 갖는 것이 과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지.
문제는... 수많은 사람들이 내가 뱉은 말 한마디로 그간 내가 줄곧 지향해온 가치를 한순간에 부정하고 외면한다는거다.
그리고 그 낙인은 생각보다 아주아주 오래 간다. 실질적으로 사람 대 사람으로 마주할 기회가 거의 없는 온라인에선 특히 이런 현상이 심하다.
'그 따위 막말을 한 놈' 정도로 이미지화된 후 그 이름을 맞닥뜨릴 때마다 '아, 그때 그 개소리한 놈!'이라고 회상하게 된다는거.
사람대 사람으로 만날 일이 없는 온라인의 경우, 낙인은 곧 그들 마음 속에서 '영구추방'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답답하다.
이런 상황이.
웹툰 '송곳'이 계속 연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기에 이런 답답한 상황이 정말 더 답답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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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른 경우지만...
김장훈씨가 트윗에서 '테이큰3'를 불법다운로드 받은 후 이를 변명하는 일도 있었다.
김장훈씨는 자신이 웹하드 업체에 유료로 패킷비용을 지불하고 다운로드 받았기 때문에 불법인 줄 몰랐다고 말을 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수 없었을까?
조금만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봐도 이러한 사실이 엄청난 반향을 몰고 올 것이라는 것쯤은 예상할 수 있지 않을까?
너무 답답한 건 이번 일로 인하여 그간 김장훈씨가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해 보여준 용기있는 행동까지 싸잡아서 무의미한 자기 만족, 명성을 위한 쇼맨쉽이라며 치부하는 지금 상황이다.
도대체 불법다운로드한 후 변명한 잘못과 세월호 유가족을 위한 진심 사이에 어떤 도덕적 연관성이 있는지 나는 잘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이런 구분을 하기 싫은 이들은 이번 기회에 싸잡아서 프레임에 몰아넣고는 두들겨 팬다.
최규석 작가의 경우도 똑같다. '이런 수준의 사람이 사회적 메시지를 주려고 한다'고 프레임 안에 집어 넣어놓고는 사정없이 두들겨 패는거지.
늘... 이런 일이 생기면 기뻐하는 이들이 따로 있으니 그게 정말 열이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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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훈씨의 불법 다운로드 이야기가 나와서 조심스럽게 적어보자면...
일단 내 이야기를 먼저 해야겠다.
몇차례 이 블로그를 통해서도 밝혔지만 난 나름 상당한 컬렉터였다.
CD를 제외한, 이른바 first pressed LP만 12,000장 이상, CD만 2,000장 가량의 음반을 구입했었다.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LD도 만만찮게 구입했는데 옛날 내가 구입한 LD를 VHS로 카피해준 걸로 영상문화제를 열었던 대학교 또는 단체도 있었다.
지금도 우리집엔 온갖 괄시를 받고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희귀하기 짝이 없는 DVD들이 먼지만 가득 쌓인채 방치되어있다.
이런 변명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컬렉터로서 문화컨텐츠를 향유하기 위해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살아오다보니
불법 다운로드라는 것이 창작자 또는 그를 위한 수많은 스탭들의 열정에 대한 '도둑질'이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하게 되었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난 내가 보는 영화의 70~80%를 불법 다운로드에 의존한다.
음악의 경우는 CD는 이제 거의 구입하지 않고 디지털 음원을 주로 구입한다.(간혹... 한정판으로 발매되는 vinyl등이 너무 구입하고 싶을 때가 있지만) 아는 분들도 많겠지만
해외 뮤지션의 경우 자신들의 오픈 사이트에서 음원 가격을 다운로더가 스스로 정한 후 해당 금액을 결재하고 다운로드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다운로드하고 뮤지션들에게 e-mail이라도 한통 보내면 놀랍게도 적잖은 뮤지션들은 답신 e-mail을 보내온다.+_+;;
영화의 경우...
작년에 본 영화 중 50선을 꼽았지만 블로그에서 종종 밝혔듯 모든 영화에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이러한 '올해의 영화' 어쩌구...하는 글을 올리면서 가장 맘에 걸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국내에 개봉되는 영화는 최대한 극장에서 보려고 애를 쓰고, 그 결과 CGV에선 몇년 연속 VIP가 되고
작년부터는 메가박스에서 열심히 영화를 보고 있지만 정말 내가 기대하고 보고 싶었던 영화들은 국내에서 정말... 보기 힘들다.
설령 개봉한다고 하더라도 개봉과 동시에 교차상영이 되어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정말 보기 힘든 상황이 많고,
해외에서 블루레이를 구입하면 영어가 가능한 나 외에 와이프나 아들은 볼 수 없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심지어 호구짓인 걸 알면서도 네이버 다운로드등을 통해 영화를 구입하기도 하는데 (DRM free) 이 경우 DTS, DD가 지원이 안되는 경우도 허다하고.-_-;;;
작년, 언어의 문제로 나 혼자 감상한 <Force Majeure>, <We are the Best!>같은 영화는 지금까지도 국내에서 볼 수가 없고
아마도 앞으로도 극장에 걸리는 일 따위는 요원할 것 같다. 이런 경우가 사실 어디 한둘이 아니다.
이런 경우는 자연스럽게 불법다운로드에 의존하게 된다.
그럼 안보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좋은 영화를 보고 싶은 문화적 욕구라는건 대단히 자연스러운 일이어서
이러한 기본적인 욕구까지 문제삼는 사실엔 결코 동의할 수가 없고.
문화컨텐츠를 맘만 먹으면 공짜로 받아 즐길 수 있는 세상에서 무조건 이 컨텐츠를 누리려면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라고 나 스스로도 말을 할 수는 없다.
그러한 상황이 되기 위해서는 다운로드 마켓이 활성화되어야하고
다운로드로 얻게된 수익이 창작자에게 투명하게 분배되어야하는 등의 2차 서비스에 대한 시스템 역시 분명해져야한다.
내가 문화 컨텐츠를 떳떳하게 향유하고 그렇게 지불된 금액이 또다른 작품 창작으로 선순환되는 구조를 위해서라도 문화컨텐츠에 대한 정당한 댓가의 지불은 필연적이다.
그러니 불법다운로드를 통해 문화컨텐츠를 향유하는 것을 당연하다거나, 떳떳하게 생각할 건 아니라는 얘기.
다만,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시스템의 정비 역시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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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경우,
난 제법 게임을 즐기는 편이고, 1년에 구입하는 게임만도 15~16편은 되는 것 같다.
대부분을 오리진, 스팀에서 구입하는데 이렇게 마켓 플레이스가 제대로 갖춰져있고 정품을 구입하면 스팀등을 통해
손쉽게 스크린 캡쳐를 할 수 있거나(F12키) 업데이트등이 자유로운 정품만의 혜택을 온전히 느낄 수 있으니 자연스럽게 정품을 구입하는 것 같다.
다만... 학생들의 경우 게임 구입 비용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는 경우를 많이 본다.
기대작들은 우리 돈으로 6만원, 골드 에디션등의 버전은 9~10만원에 이르는데 아직 경제적 자립이 안된 학생들은
이 금액을 게임에 대한 인식이 야박하기 짝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부모님께 부탁하기가 정말... 쉽지 않다.
엄청난 인력이 투입된 놀라운 게임에 그 정도 댓가는 지불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선 그들이 불법 다운로드에 현혹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