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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바꾼뒤 주변에서 정말 몇번 들었던 얘기는 '이왕 살거면 큰 차를 사지 왜...'라는 말이다.
자신은 그래서 큰 차를 샀다면서.
큰 차가 안전하다...는 얼핏 설득력있는 말같지만 이 말 속엔 작은 차를 경시하는 시선과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허영도 느껴진다.
크고 작건간에 기본을 지키는 차는 불가피한 사고에서 운전자를 충분히 보호해주는 법이고 그게 정상이다. 물론 차체가 커지면 그만큼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구조가 확보되고

다양한 안전장치를 넣을 수 있으니 상대적으로 더 안전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운전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배려되어야하는 건 작은 차든 큰 차든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런 기본적인 운전자의 안전을 확보한 작은 차는 얼마든지 있다. 현기차빼고 말이지....
내가 경험했고, 실제로 수많은 사례를 접할 수 있다.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차는 아무리 커도 운전자의 안전을 최소한만큼도 보호하지 못하지.
전복사고에도 에어백이 터지지 않거나 폐차 수준의 충돌에도 에어백이 터지지 않거나, 충돌시 A필러가 뒤틀리고 구겨져 운전석까지 밀고 들어와

운전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들이 우리나라의 그 큰차들에게 일어나지 않는 일인가?

어제 현기차가 도요타와 동급이며 폭스바겐은 그 아랫급이라는 글을 어느 커뮤니티에서 읽었고, 그에 동의하는 수많은 덧글을 접했다.
도대체 어느 나라에서 도요타와 현기차를 동급에 놓는다는거지?

유럽에선 할아버지들도 친퀘첸토를 타고 폴로를 타는 경우가 흔해 빠졌던데 도대체 우린 왜 그런 차를 나이든 사람이 탄다고 하면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눈살을 찌푸리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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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벙커...라는 프로그램을 처음 봤다.
MC가 두 팀으로 나뉘어 각팀별로 중고차를 한대씩 구입하고, 이를 드레스업해서 미니멈 비드를 반값부터 시작하더라.
다 좋다.
그런데 매회마다 적절한 주제가 있던데 그 주제가 패밀리카든 질주본능이든 무조건 사이드스커트, 스포일러등 튜닝의 컨셉은 다 똑같다는 것과

인테리어도 차의 성격과는 무관하게 양아치처럼 바꿔버리는 걸 보고 무척 당혹스러웠다는거.
이러한 미적 관점이 딱 우리의 차량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방증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게다가... 6만km 뛴 6세대 골프(7세대도 아니다)를 2,900 가까이에 낙찰받는 모습을 보니 고개가 절래절래 저어지더라.

참고로 7세대 골프의 신차 가격이 2.0TDI의 경우 3,340이다. 게다가 6세대와 7세대는 시승을 해보면 단박에 알 수 있지만 완전히 다른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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