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썰렁하기 그지없는... 내 책상.
사실은 엄청 지저분하지만 어제 한번 뒤엎은 후... 기념으로 한 방. 아~ 이리 깨끗한 걸...
(저게 뭐가 깨끗하냐고 하시면 할 말이 없습니다만...)
그 흔한 가족 사진... 없습니다. ㅎㅎ
그냥 배경 화면에 깔아 놨죠.
제 자리는 아주 좋지여... 사무실 맨 끝... 사장실 정 반대편 벽을 등지고 앉아 있습니다.


바닥에 깔린 건... 제 사랑 몰스킨 노트와 로트링 만년필...
대부분의 자료나 책은 제 바로 뒤의 책장과 문서고에 있습니다. 사장님께선... 원래...
모든 자료를 데이터화...하여 책상엔 일체의 문서도 놓지 말라는 현실 불가능한 지시를 하달,
실제 거의 전직원이 다 지키고 있답니다. 저 빼고... 우헤~



제 전용 프린터... CLP510... 싸구려 레이저 프린터... ㅎㅎ
황금복돼지가 보이는군요~ 오... 제 사랑 U10도 놓여 있군요.
그리고 제 오래된... 벗같은... 프라다 가방... 저거 짝퉁아니에여. 제가 들고 다니니까
짝퉁인 줄 안다는... 흑~ 들고 다닌 지 3년인데 아직도 정말 쌩쌩하다는.
사무실에 개인 캐비넷이 있지만 옷만 벗어놓지 가방은 절대 사물함에 두지 않아요.

 

 

 

 

 

 

회사 체질 개선이 진행 중인지라...
매출이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MD들에게 연락도 안하고 찌그러져 있다.
어차피 제시해봐야 미봉책일 뿐이고. 결국 수익율도 개떡에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얻어 터지기만 할거다.
그냥... 이럴 땐 찌그러진 채 도약을 준비할 뿐.

오전 8시 업무 시작... 바로 조금 전까지 해외 업무만 챙겼다.
벨기에, 중국, 스페인, 그리스 담당자들에게 mail을 쏘고, 저녁 늦게는 전화도 쏴야하지만.
TT 송금 서류들을 준비하고...
재고 파악을 통해 악성 재고를 모쇼핑몰에 쳐 올렸다.

체질 개선이라는게 별 거 없다. 유통을 더욱 강화한다... 뭐 이런거지.
어제 스페인의 Froca와 벨기에의 St.Hubert(Beart Textiles NV)에서 온 샘플을 검토하는데...
자재실에 가보니 이들의 천을 그대로 카피한 국산 fabric들을 찾을 수 있었다.
Froca와 St.Hubert의 천이 CNF 기준으로... 한화 약 8,000원 정도면 부가비용을 다해서 구입할 수 있는 반면,
이것과는 비교도 안되게 조악한 카피 제품인 국산은 10,000원이 훌쩍 넘어간다. (yard당.) 고로 선택의 여지가 없다.
물론 문제는 min qty다. 웅... 설마... min qty가 10,000 yard?
그럴리는 없지. 길포드같은 유명 회사도 50~100야드도 판매를 하니까.
그럼 다시 문제는 가격이다. 적게 사면 그만큼 가격도 비싸니까.

내 asst인 신과장은 사실 이미 내 asst.가 아니다.
그는 내부 시스템 정비와 소프트웨어 안정화...라는 허울좋은 명목 하에 이미 울 회사의 노가다 수렁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블랙홀은 화이트홀이 없어서, 그냥 들어가면 끝인거다. 그러다보니 자꾸 내 일이 많아진다.
그리고 그만큼 뒤로 미루는 일들도 많아진다.

이럴 땐...
걍 ...
푸욱...
쉬어야 하는데. ㅎㅎ
더 열심히 해야하는데가 아니라 내가 내리는 결론은 언제나 '푸욱... 쉬어야 한다'는 거다.

아침에 빈둥대고 일어나,
aipharos님을 느긋하게 꼭 껴안고, 입냄새를 방지하기 위해 숨을 들이키며 살짝 키스하고.
민성이한테 가서 자고 있는 아들을 억지로 깨워 일으키고. ㅋㅋ
그리고 PC도 하고... 영화도 보고 놀다가...
우리 셋이 여행도 다니고,
일본도 가고, 벨기에도 가고... 핀란드도 가고 말이다.

이렇게 살고 싶은 건데.
누구나 다 이렇게 살고 싶겠지??

답답한... 하늘도 오늘 화창한 듯 하지만 뿌...옇다.
왜? 사람들은 다 일을 해야 하는거지? 그것도 이렇게 말이야.
왜...? 사람들은 다 억지로 공부를 해야 했던거지?
사회화라는 울타리로 모두가 다 똑같은 공부를 강요받고 나중엔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렇게
챗바퀴 돌 듯 돌아가는 건 왜 그런거지?
아... 유치한 질문이다. 답이 다 뻔히 나와있는 그런...
또다시 세상에 fuck you를 날려줄까? 반복하면 재미없지.

그냥 이런 세상이 싫다. 재미없어.

 

 

 

 

 

 

 



태순님은 MSN 닉으로 추모의 도를...보여주셨으나
난 아무 얘기도 하지 못했다. 유니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렇고.
그에 앞서 큰 문제는 내가 이젠 그 어떤 기사도 곧이 믿으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살이라는 것도 의심이 들고, 관련 기사 하나하나가 다 미덥지 않다.
물론 이건 단지 이번 사건 뿐이 아니라, 거의 모든 분야에 걸친 거의 모든 기사를
이제보니 난 거의 다 부정하고 있는 것 같다.
그 기사들엔 사견으로 가득... 차 있다. 사견도 私見이 아니라 '社見'이라는게 문제고.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생명이 안타까운 삶을 마감한다지만,
내가 보던 TV 안에서 언제나 해맑게 웃고 구김없는 모습을 가득 보여준 이가 어느 한순간
이생을 마감했다고 하면, 깊은 안타까움과 생경한 낯설음이 동시에 밀려 온다.

 



故유니도 그렇고 故정다빈도 그렇고...
둘 다 관심의 중심에서 비켜선 이후 생을 마감했다.
여러 말을 하려고 글을 시작했지만, 글이 써지질 않네.

우라사와 나오키의... [마스터 키튼]의 어느 에피소드에서인가,
딸이 무참히 살해된 후 언론에 입을 굳게 다물고 있던 어머니가 살해 현장이 아닌,
생전에 가장 아름다운 사진을 게재한 신문사에게만 인터뷰를 허락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말 그런 언론사가 있을까?
그녀의 생전의 모든 사진을 뒤져가며 아름다운 사진을 찾아 봤지만,
그냥 모든 사진이 다 아름다왔다.
그래도 저 두장의 사진이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어제 간만에 박작가와 통화했다.
주말에 토,일 두 번이나 전화왔는데 내가 받질 못했다.
집 근처에 오게 되어서 잠시 볼까...하고 전화했다는데 움... 아쉽다.

고양의 스튜디오를 나와서 서울 연희동으로 옮긴단다.
좋은 기회가 생겨서 커다란 독채를 1~3층 마음껏... 아우 부럽다.
현재 내부 공사 중이라고 한다.
집에서 내려보면 전두환과 김영삼 집이 보인다고 해서 폭약과 투석기등을
준비해서 퍼부우라고 했다. ㅎㅎ

금주 중에 한 번 봐야 겠다.
연희동이면... 좋긴 할 것 같다.
시끄럽지도 않고.
다만...
수많은 우리의 사복 경찰들이 줄줄이 사탕, 아니면 이제 머리가 막 빠져서
골치아픈 중년 남성의 머리처럼 듬성듬성... 보인다는게 우습지.

 

 

 

 

 

 

 

 

 

 

 

 

 

 

Sony DSC-S85
이제 모델명도 기억 안납니다.
이건 aipharos님이 잘 쓰다가 동생 빌려줬더니 일주일 만에 멋지게 잃어 버렸지여.
그래도 생각보다 괜찮은 모델이었습니다.
2002년 당시 유효화소수 420만에 3X광학줌 지원하는 칼 자이즈 렌즈의 디카는
흔하지는 않았습니다. 게다가 가격만 해도 당시엔 90만원대...
지금도 S85가 거래되고 있는 걸 보면 제법 사랑받은 모델인 것 같네요.
그리고 이 모델을 시작으로 소니가 디카계에서의 왕따를 면하기 시작했다고 봐도 되겠죠.

 

 

 

 

 

 

 

Nikon Coolpix 5700
이건 제가 길거리에서 주웠습니다.

가방을 아예 주웠는데 안에 인적 사항이 없어서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까 10일 이상 기다리다가 그냥 먹었습니다.
친한 친구가 필카를 제대로 못쓰겠다고 하도 칭얼대서 그냥 친구 줬습니다.
아시다시피... 이 모델은 니콘 디카의 베스트셀러 중의 베스트셀러 였습니다.

 

 

 

 

 

Kodak Easyshare Z740
아... 이것도 사실 주웠습니다.
전 결혼 전에도 그랬고 지갑과 가방등을 유난히 잘 줍는 운명인가 봅니다.
결혼 전에 주운 지갑에 들어 있던 돈만 해도 정말 1,000만원은 휙 넘어 갑니다.
맹세컨대... 대부분 금액이 커서 신상 정보만 있으면 어떻게 해서든 찾아줬습니다.
코닥 이지쉐어 Z740은 지금까지 갖고 있습니다.
얼마전 방영된 '연인'(맞나?)에서 김정은이 들고 나온 카메라가... 이거랍니다.
그리고 이 카메라는 어제부터 확실히 민성이 소유가 되었습니다. ㅋㅋ
어찌나 좋아하는지... 앞으로 aipharos님과 민성군이 나가면 민성이도 z740을
통해 주변 정경을 카메라에 담아 오겠죠. 지금도 보기 보다 잘 찍는 답니다.
z740은 500만 화소에 제법 강력한 줌기능이 있어요. 다만, 손떨림 보정이 안되어 약간 민성이에게 힘들 수도 있는데...

워낙 가벼운 카메라여서 갖고 놀기 딱 좋을 듯.

 

 

 

 

 

 

Cannon 20D
이거야 DSLR... 렌즈는 표준 줌 없이 20mm EF, 50mm MACRO EF... 두개입니다.
근데 이거 워낙 무거워서 확실히 aipharos님이 들고 다니기엔 영 버겁습니다.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아도 Sony DSC-S85로 찍은 사진을 인화한 것과

20D로 찍은 사진을 인화한 것은 한 눈에 비교가 될 정도로 심도가 차이 납니다.
프로페셔널의 입장에선 20d도 잘 쳐줘봐야 서브급이지만... 저희같은 순수 아마추어! 에게 20D는 과분합니다. ㅎㅎ
물론 Cannon 20D도 걍 갖고 있습니다.

 

 

 

 

Leica V-LUX1
이거... 질렀습니다.
내일이면 도착할 거 같네요.
꿈에 그리던 라이카...입니다. 물론 하이엔드입니다. DSLR 아니에여~
그래도 분명 서브로 최강의 성능을 보여줄 거라 생각되네요. aipharos님이나 제가 무슨 전문 찍사도 아니고 말입니다...
아담한 사이즈에 무지막지한 망원 기능은(광학줌) 420mm 수퍼 줌입니다!
이래저래 갖고 다니기 따악~ 인 디카.
사실 C-LUX3를 보고 완전 뻑이 가서 구하려고 했으나 구하기도 어렵고,

저희에겐 V-LUX1이 더 잘 맞는 것 같아서 조금 돈 더 주고 걍 V-LUX1로 갔습니다. 물론... M8 이 유혹하지만... 이건 엄두도 못내여.

누군가... 이거 파나소닉 루믹스 FZ50과 99.5% 이상 동일한 제품인데 50만원 이상
더 주고 이거 사는 이유가 뭐냐?라고 물으신다면...
솔직히 저 Leica 빨간 딱지의 포스... 허영심 때문이 아니라고는 말 못할 것 같습니다.

 

 

 

 

 

 

대학들어가서 가진 연주회에서 느꼈던 기분.
무대에 올라서서 내 앞에서 새하얗게 터지는 조명에 마치 죽었다 살아난 이들이 공통으로
경험했다는 찬란한 빛같은 느낌을 얻고, 스틱을 두들겨 대며 노래를 부를 때의 느낌.
솔직히 내 안에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 같다.

버스를 타고, 전철을 타도 귀에 꽂힌 이어폰과 공진하는 손가락은 어김없이 손잡이를 타닥타닥 두들긴다.
어쩌다 집에 오는 길에 보게되는 음악 학원을 보면 순간적으로 뛰어 내려 스틱을 잡고 싶었던 적이 정말 한두번이 아니다.

'넌 음악으로 성공할거야.'
'넌 분명히 이 나라 음악을 해방시켜줄거야.'(하하! 지금 다시 곱씹으면 난감한 과찬이었네요)

라는 말도 안되는 정말 과분한 친구들의 건배를 받으며 '정말 난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소라닌의 다네다처럼 '음악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어'라고 자신만만했던 그런 시절이 정말 있었다.
하지만 정말... 나도 그걸로 끝이었다.
손에서 스틱이 떠난 지 오래고,
방탕한 시간을 보내고 카드 빚에 허덕이고 쫓기고... 집은 부도나고...
부모님은 이혼하시고... 어느날 갑자기 와이프와 민성이만이 아닌 어머님과 동생의 가장이 되어버리고.
그러다 세상에서 말하는 어른이 되어가고, 회사에서 인정받으려고 치열하게 노력하고, 다달이 올라가는 연봉에 우쭐해하고...
헤드헌터에서 연락오면 마치 내 자신이 하이 클래스가 된 양 우쭐거리고, '남들도 다 이렇게 사는 거야'라고 혼자 자위하면서 살아 왔다.

아, 그래. 다들 그러지. 그렇게 사는게 당연한 거야.
그게 우습다면 그들이야말로 인생의 낙오자들이지. 낙오자들의 시덥잖은 변명이지.
이렇게 생각하면서. 그래도 회사를 들어서면 느껴지는 죽도록 싫은 무언가와 집에 돌아오면 허기진 사람처럼
음악과 영화와 게임과 미술에 쫓겨 살다시피 달려 드는 내 자신은 결코 '나 자신'까지 속이진 못했던 것 같다.

맞다.
소라닌이 날 한방 먹였다. 하하~
이 두권짜리 책이 날 지독하게 센치~하게 몰아간다.
그게 원래 내 안에서 꿈틀꿈틀 거리던... 무언가를 살살 꼬득인 듯 해서.

오늘 저녁 집에 들어오면서 사무실을 우리 집 근처에 얻게 된 친구를 만났다.
그리고 친구와 헤어지면서 aipharos님께 전화를 해서 도중에 만나 함께 집까지 걸었다.
저녁 준비를 시작한 aipharos님이 내게 말했다.

"당신 마음 다 알아. 어떤 기분인지, 어떻게 공감했는지, 다 알아. 그런데, 서운하지 않아.
나한테 다 말해도 돼." 라고.(소라닌을 읽은 분만 왜 aipharos님이 이렇게 말을 했는지 이해할 겁니다)

나... 정말 복받은 놈 아냐?

까짓 로띠의 공연, 몇 번이고 반복해주마.
그럼 끝도 멀어질 거 아냐.

 

 

 

 

 

 

 

 

 

어김없이 몰스킨과 함께 2007년을 시작한다.
이제 겨우 열흘 남아버린 2006년.
언제나처럼 이것저것 희망인지 꿈인지 모를 온갖 망상과 공상을 뒤섞어 이맘때 쯤이면
언제나 새로 시작하는 다이어리처럼 한껏 부풀어 오르곤 했지만...
나이를 먹어가나보다. 나도.
예전의 들뜬 나는 사실 찾아보기 힘들고, 다만 조금더 조금더 '분석적'으로 내년 설계를
준비하려고 기를 쓰는...ㅎㅎ 자신을 보고는 웃는다.
그렇다고 해도 2007년의 끝은 2006년과 다를 바 없을거야...란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으련다.

2007년의 몰스킨 다이어리엔, 더욱 빼곡한 낙서가 휘갈겨지길 바란다.
뒤로 갈수록 점차 듬성등성... 원형탈모증 걸린 머리처럼 지나친 여백의 미가
내 다이어리를 채워가는 건 NEVER...

힘들게 몰스킨을 구해주신 aipharos님께 감사를.

 

 

민성이는 지금 aipharos님과 계속 앤디 워홀(Andy Warhol)에 대해 이야기한다.
초등학교 1학년이 앤디 워홀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이 지극히 피상적이겠지만,

민성이의 경우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매주 수요일 서울대 미술관 MoA의 체험 프로그램 '앤디 워홀과 나'에 참여하고 있는 민성이는

이곳에서 앤디 워홀의 예술을 통해 주제를 설정하고, 직접 창작해보며,
이제 그의 암살과 같은 인생의 연대기까지 펼쳐 놓게 된 것 같다.
사실 이런 체험 프로그램을 좀 삐딱하게 바라보던 면이 솔직히 있었지만

민성이의 체험 프로그램 술회...(?)를 들어보면 요즘 프로그램들은 상당히 많은 연구끝에 고민되어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난 앤디 워홀에 대해 당연히 할 말이 많은... 사람 중 하나다.
중학교때 처음으로 Talking Heads란 그룹을 알게 되면서 알게 된 Andy Warhol.
그에 대한 무수한 이야기만큼이나 그의 얼굴도 무수히 많았던 것 같다.
민성이가 5주간의 짧은 프로그램이지만 그 시간 동안 앤디 워홀의 치적을 딛고 드리운 찬란한 모습만 보게 될까봐

걱정도 되었는데, 그건 기우가 아니었나...하는 안심이 든다.

민성이에게 늘 문화적 다원성을 인정하고 그릇된 통념에 의한 편견을 갖지 말자고 얘기하지만,
정말 민성이를 둘러 싼 높은 벽의 이 세상엔 그 높은 키 차이 만큼이나 높디 높은 편견의 벽이 철옹성같이 둘러 쌓인 느낌이다.
학교에서도, 택견 도장에서도... 자신도 모르게 강제받는 기독교 윤리와 마초주의...
이 생뚱맞은 이질적인 이념들이 알게 모르게 아이들에게 주입되는 걸 보면 겁도 나고, 괜한 다짐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그런데...
"아빠, 아빠는 왜 중국 사람을 싫어해요?"

할 말이 없다. 할 말이...

 

 

 

나는 일본인들의 조잡한 조어(造語) 솜씨를 많이 비웃은 사람이다.
중국이 문자 고고학적 집적(集積)이라고 할 수 있는 한자를 간체자(簡體字)로 바꾸었을 때도
나는 많이 비웃은 사람이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비웃지 않는다.
소통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소통이다.
반평생 영어만 끼고 살아온 내가, TV 토론자들이 쓰는 영어 앞에서 쩔쩔매는 것은 여전히 영어에 무식하기 때문이라고 치자.
반평생 글만 써 온 내가 군청에만 가면 쩔쩔매는 것도 한국어에 무식해서 그런 것인가?
글 부리고 말 부릴 때마다 가슴에 손을 얹고 나는 묻는다.
소통을 원하는가, 과시를 원하는가?
한 고위 공직자의 말이 가볍다고 온 나라가 야단이다.
무엇이 놀라운가? 그 공직자는 과시적 언어라는 이름의 넥타이를 풀었을 뿐이다.

[말이여, 넥타이를 풀어라] 이윤기님의 서평 중에서


*
병원에 가면 아픈 아이를 데리고 간 부모의 마음에, 혹은 도대체 내가 어디가 아픈 것인지 궁금한
마음에 의사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게 된다.
인터넷이 설익은 가짜 의사들을 양산한 것, 그래서 그런 억지 추측에 일일이 답변하는 그들의 심사가 꽤나 뒤틀렸을 것도 이해는 한다.
다만, 그들은 언제나 '외계어'로 환자를 요리한다.
그들이 적는 처방전도, 거의 별 무반응인 답변도, 뭐 하나 속시원하게 말해주는 것이 없다.
그냥 일어나서 진료실을 나오며 수납을 하고,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가서 약을 타오는 것 외엔 아무런 소통도 없다.
최소한의 소통이란 서비스를 바라는 것도 무리인가...

 

**
공공기관, 아니 하다못해 보험 약관등을 보더라도 우린 그곳에 적힌 글들이 한글인지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한다.
내가 중학교 1학년때 [파우스트]를 읽던 기분이 다시 생각나니까.
한줄을 읽고 아래로 넘어가면 다시 윗줄을 또 읽어야 한다.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으니 이해를 하려고 몇번을 되읽어야 하니까.
난 이해할 수가 없다. 왜 그리 어려운 말로 과시를 위해 적어 놓았는지.
정말... 民政이란 것이 '소통'으로부터 시작하는 지 모르는 건가?

 

 

***
상상플러스...라는 프로그램은 현재는 이미 사장되어 버리다시피한 우리말들을 다시 조명하자는데 주력하지만,
이전엔 외계어처럼 변화된 10대들의 은어/속어를 소개하기도 했다.
웃긴다. 언제부터 우리가 세대별로 이렇게 단어들을 따로 공부하는 수고까지 해야 하는지.
얼마전 동호회에서 '쩐다'라는 말을 누가 물어보는 글에 댓글로 '네, 맞습니다. 현재 급속하게 유행하고
있는 은어입니다.'라는 식으로 자랑스러운 댓글들이 달리는 꼬락서니를 보고 가소로와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난다.
말은 서로간의 약속이다. 시대를 거스를 마음도 없지만, 자고 나면 양산되는 이 해괴한 은어들을

일일이 공부하면서 뜻을 이해한다면 그런 약속따위도 필요없는거다.
줄임말도 아니고... 그냥 새로운 말이다.

 

****
인터넷에서 서로가 소통한다는 건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거, 과거 PC통신 시절부터 뼈저리게 느껴왔다.
소통하는 법을 모르는 우리들은 적당히 내 의견을 곱게 포장한 글을 올리거나 아니면 아예 가면을 쓰고
힐난하기에 열을 올리기 급급하다.
애당초 텍스트와 텍스트로 서로를 교감한다는 건, 머릿 속에 탁월한 인코더가 없는 한 불가능에 가깝다.
아날로그적 정서가 디지털라이징된 코드값의 텍스트에 그대로 전이될 수 있는 것은 순간적인 감정의 폭발과 힐난 뿐이다.

*****
민성이가 점점 같이 놀 아이가 없어진다.
그나마 몇 있던 친구들도 이제 학원 시간을 앞당겨 총총 걸음으로 사라진다.
아이들이 덩그라니 혼자 남게되면 스스로 사회화를 학습하려 하진 않는다.
게임을 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며, 환경이 혼자 있는 아이를 지배한다.
아이들은 자기가 맘에 들지 않는 일이 있으면 소통하지 못하기 때문에 너무 쉽게 폭발한다.
솔직한 것과 정서적 위압감을 느껴 폭발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이야기다.

점점 소통하기 힘든 세상이 되는 것만 같아 답답하다.
나 자신도 그럴지 모르지.

 

 

 

 

 

 

신과장이 지난 주 토요일 결혼했다.
좀 고생고생하는 걸 봐와서 그런지... 그냥 다른 거 없이 서로 배려하면서 잘 살길 바랄 뿐이다.

민성이를 어머님께 맡기고 와이프와 함께 결혼식 핑계로 데이트...를 했다.
하지만... 이놈의 몸이 또 말썽인지라 도통... 즐거운 시간을 갖질 못했다.
쇼핑도 좀 하려고 했는데 좀 구경하다가 집으로... 으이구....
와이프한테 넘 미안할 뿐이다.

목동 현대 Buon Posto에서... 스파게티를 먹었다.
(Buon Posto... 뜻도 참... 평범하여라... 좋은 곳...)
정통 이태리식인 것은 분명하나... 난 이제 한국식으로 변종된 스파게티가 더 입에 맞는다.
그런 의미에서... Vinorante는 정말 맛있었던 것 같다. 소렌토는 걍 분식집에서 먹는 기분이구...

와이프 옷을 보다가 역쉬나... Ralph Lauren에 들렀는데, 이놈의 옷은 무신....
가디건 하나에 658,000원... 이리 붙어있으니 도저히 예뻐도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
버버리 코트 할인한다고 나와 있는 제품 tag을 보니... 850,000원. 에이 정말...
걍 Thursday Island나 봤다. 여기도 점점 가격이 올라가는 요상스러운 브랜드 중 하나인데...
캐주얼이라 그런지... 풀오버 가디건... 다른 곳 60만원대가 여기선 25만원대다.
가을에 샀던... Hazzys Lady... F/W 상품들... 어익쿠.... 역쉬나 가격이 뭐...

그런데... 뭔 놈의 옷 값이 이리 비싼겨?

 

 

 

 

 

 

 

 

 

 

어제 점심시간.
언제나처럼 임부장님은 사무실 직원들이 모두 구내 식당으로 내려가 먹고 올라올 때까지
기다리고 계시더군요. 부장님만 당번서는 것 같아 직원들이 거의 강제로 당번제를
만들었는데도... 부장님은 나중에 내려와서 식사를 하셨습니다.
제가 식사 후 올라와서 '부장님, 어서 식사하세요. 이럼 뭐하러 당번제해요... 얼른 식사하세요.'
라고 닥달하니까 부장님이 예의 그 웃는 얼굴로 '내려 갑니다~'라고 말씀하시곤 식사하러 내려가셨습니다.

그런데.
그 부장님 모습이 마지막이 되었네요.
점심시간 끝날 무렵, 송차장님이 허겁지겁 119를 찾으시더군요.
도대체 누가 쓰러진건지 몰라서 물으니 다급히 '임부장님'이라고 하시더군요.
사무실 옆 전시실로 뛰어가보니 부장님이 소파에 누워 계셨습니다.
다리가 갑자기 움직이지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저희 이사님과 얘기 나누고 계시던 중 갑자기... 기침을 좀 하시더니 누우셨답니다.
구급차가 오고...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그때까지도 의식도 멀쩡하시고 말씀도 또렷하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4시 30분.
병원에 함께 간 송차장님, 사장님으로부터 말도 안되는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대동맥 파열로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이고 사실상 돌아가셨다고 봐야 한다고.
이미 의식은 없으셨고, 그냥 산소호흡기만 달고 있지만 몇시간 안에 돌아가실 거라고.
겨우... 3시간 만의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녁 7시 20분 돌아가셨습니다.

어처구니가 없고, 화가 나고, 분하기도 하고... 너무 답답한 심정이 오고 갔습니다.
부장님과 부딪힐 때도 있었습니다. 제가 원래 싸가X없고 강성이다 보니...
그럴 때도 있었죠. 너무 일만 하시는, 정말 너무 일만 하시는 부장님이 오히려 답답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분이 당신을 위해서 단 한번도 사리사욕을 챙기는 걸 전 본 적이 없어요.

제 자리가 부장님 바로 옆자리로 나란히 붙어 있어서... 누가 뭐래도 얘기를 많이 나눌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이렇게 가시다뇨. 죽어라 고생만 하시고... 아들, 딸 결혼하는 것도 못보고 돌아가시다니요.
사모님께선 아침에 멀쩡하게 출근한 남편이 싸늘한 시체로 변한 걸 보고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오늘 아침, 회사에 와서...
옆자리를 보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저세상에선...
일하지 마시고, 편히 쉬세요.
정말, 편히 쉬세요.

 

 

 

 

넘 몸이 불어서...
옷 걱정이 앞섭니다.
살을 뺄 때까진 옷을 사지 않겠다고 와이프에게 공언하고...
정말 안샀거든요.
바지가 안 맞아요. 하나 빼구. ㅎㅎ

문제는...
작년에 무리해서 사놓은 어여쁜 겨울 옷들...
돌체 앤 가바나 스웨터야 맞겠죠. 배가 좀 나와 보일 뿐.
정말 예쁜 버버리 블랙 스웨터... 아... 이것도 들어가긴 합니다.
아시다시피 버버리 블랙은 저팬 라인으로 상당히 옷이 슬림한 편이져.
들어가되 배가 볼록~ 나오죠. 아... 가뜩이나 키도 작은데 정말 간지... 지대로겠네요.
저 버버리 블랙과 같이 산 역시 버버리 블랙 가디건...
이 가디건 정말 예쁜데... 집업으로 입긴 다 틀린 거죠. 무조건 오픈입니다. ㅎㅎ
제가 좋아하는 정장들... 바지 모조리 맞지 않습니다.
복대를 하지 않는 한 불가능할 거 같습니다.
아... 누가 보면 '야... 이 녀석 명품만 밝히나보네'라고 하시겠지만...
절대 아닙니다.
오해마시길... 겨울에 입을 건 저것들 밖에 없습니다.
제 옷은 대부분 상설할인점이 몰려 있는 아이즈빌...에서 해결한답니다.

스테퍼 산다고 cjmall, E-마트 들락날락 거렸지만 결국 안샀습니다.
옷은 정말 안샀는데... 문제는 운동도 안했다는 거죠.
지금 와서 한탄해봐야 소용도 없구...
걍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하는 수 밖에 없는데...
저도 모르게 한큐에 쫘악~~ 살 뺄 궁리만 하네요.
그럼 다들 살 걱정 안하겠죠? ㅎㅎ

근데...
돈을 벌 궁리도 살 빼는 것과 비슷한 것 같네요.
주변에 보면... 차근차근 돈을 모아서 번다는 경제개념을 비웃으며... 그냥 한탕으로
크게 벌어보려는 친구나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상황이 그들을 그렇게 내모는 것 같긴 하지만...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살도 한 큐에 빼려면 별의별 부작용에 시달리고 효과는 못보고 몸만 망치는 것처럼...
돈버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네요.

사업을 하면서 확신이 있거나, 비전을 보는 곳에 과감하게 베팅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현재의 정확한 자신의 WHOLE STATUS인 거 같습니다.
살을 빼는 것도... 돈을 버는 것도...
이게 처음 시작이자 종착점에 이르는 키 팩터..같네요.

근데...
어케 살을 뺄까요?
이론은 아주 빠사아아악~ 합니다. ㅎㅎㅎ
이론만...
요즘 밤마다 무술에 심취한 아들을 위해 쌍절곤 공연을 하는데...
물론 예전 실력이 돌아오긴 하지만... 이건 무슨 홍금보... 같다는...
에라이...

 

 

 

집에 와서 와이프와 어제 방영된 PD수첩 700회 특집...을 봤다.
오늘 내내... 옷에 맞추느라 살을 빼야 하는게 걱정이다... 대박 게임이 나오니 사야 한다... 어쩌구 글을 올렸으면서

이런 글을 바로 쓰는게 참 낯뜨겁지만...

정말 가슴이 먹먹...하다.

그냥 정말 가슴이 먹먹하다

 

 

 

 

 

 

 

 

 

 

 

 

 

 

 

 

 

자본주의를 묘하게 비꼬아댄 일렉트로닉 팝의 명전... Pet Shop Boys의 곡 중
'Shopping'이란 곡이 마구마구 생각나는군.

어제 와이프, 민성이와 신세계 백화점에서 쇼핑을 했다.
역시나... 저녁은 걍 Paul Jr.에서 스파게티와 피자로... 어째 요즘은 외식할 때마다
스파게티다... 친구랑 만나도 스파게티... 와이프랑 나가도 스파게티... 다음엔 좀 벗어나야쥐.
환기 미술관 앞의 만두집에 가보고 싶기도 하고...
날이 싸늘해지니까 부천 북부역의, 의정부는 눈물을 빼고 갈 부대찌게집에 가고 싶고, 왠일로 샤브샤브가... 다 먹고 싶어진다.
헉... 왜이리 아침부터 먹고 싶은게 많은거냐...

오늘 아침... 회사 옥상에 가보니 살얼음이 사악~ 얹어져 있더라.
ㅎㅎㅎ 얼마전까지 낮에 긴팔 하나 입고도 좀 움직이면 덥다고 했는데...
이게 도대체 뭐니...

내가 절대로 부자가 못되는 고로...
와이프의 옷은 걍 Thursday Island에서 코트를 샀다.
옷값만 무쟈게 비싼... 넘 평범한 다른 코트들보다 이 코트가 넘 예뻤다.
확실히 aipharos님이 입어보니 T.I의 캐터록 모델인 커스틴 던스트보다 더 예뻤다! 정말! 머플러도 멋졌구.
울 민성이는 언제나처럼... 이번에도 빈폴...이다.
리바이스 청바지는 무신 놈의 애들 청바지가 20만원이냔 말이다. 정말이지...
현대백화점에 보니까 D&G 키드도 있던데... 그럼 거긴 도대체 얼마를 받아 먹을까?
글구보니 여지껏 울 아들 벨트를 안하고 있었는데, 이젠 사줘도 별 문제없을 것 같아 사줬더니... 이거 참... 넘 좋아한다. ㅎㅎㅎ

옷사면서 비싸다고 투덜거릴거면 보세집에 가면 되는데...
버릇 잘못 들여서 그건 또 내키지가 않는다. 솔직히 말하면 그렇다. 욕들을 수도 있지만...

그나저나... 내 구두까지 샀기 땜시...
이번 달 주머니는 홀쭉... 슬림~~이다. 그것도 파워 슬림!
(우린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다. 카드값 나가는 건 나의 수퍼PC 할부뿐이다. LCD TV고 뭐고 무조건 다 현금 박치기다)

aipharos님... 울 이번 달은 '정말' 손가락 빨아야 해여...
이번주 당신과 민성이 가는 이대 미술교육에 내가 점심에 가서 같이 무신 점심을 먹고 자시고...
참아야 할 거 같아요.

하지만...
하지만...
11월 10일에 출시되는 [Gears of War]은 사야 해여...
사실... 지금 [Splinter Cell: Double Agent]도 사야하는데... 참고 있는 거에여...

글구...
중순엔 [Squid and Whale/오징어와 고래] DVD, [Thumbsucker] DVD...
[Thank You for Smoking] DVD등등도 사야 해여...
어떻하지여...?
흑...

 

 

침묵 효과.
수도 없이 많은 조직에서 이놈의 Mum Effect로 그릇된 결정, 그릇된 비전을 내놓고, 그릇된 대응을 하는 경우를 겪을 겁니다.

어느 학자의 얘기처럼 사람들은 부정적인 사실에 대해 보고 받을 때, 부정적인 사실에 대해
인지하면서, 동시에 부정적인 사실을 보고하는 사람을 다분히 편견을 갖고 받아들인다고 하지요.

저희 회사에서도 봅니다.
분명 심각한 사안인데, 보고를 서로 미루거나, 결국엔 누군가가 총대를 메는 것처럼 사장실로 들어가는 경우를 보는 거지요.
저희처럼 규모가 작은 회사에선 어지간한 선에서 사장님께 바로 보고가 들어가고, 곧 부산한 분위기로 돌변하게 됩니다.

전, 조직을 '개혁'하고 싶어하는 CEO들을 너무 많이 봐왔습니다.
제가 어느 회사건 입사할 때면 사장님이 최종 면접에서 불러놓고 하는 소리는 다 똑같았어요.
지금 너무 비효율적인 시스템이니 이를 획기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도록 구조적인 문제를 뜯어 고치겠다! 이러시면서 말입니다.
문제는 Mum Effect를 해소하려면 가장 필요한 것이 다른 건 다 제쳐두고, 일단 상급자의 권위적인 마인드...잖아요.
하지만, 권위적인 마인드라는 건 한순간에 해소될 수 있는 그 따위 성질이 못됩니다.
대부분의 상급자들, CEO들은 자신들이 살아온 시간 만큼 자존심과 아집을 축적하십니다.
아주 차근차근, 그러면서도 견고하게 말이죠. 그렇지 않는 분들이라면 애당초 Mum Effect 따위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Mum Effect가 회자되고 대두되었다면, 사실 그 조직은 엄밀히 말해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어 보입니다.
넘 비관적인 소리지만... 왜냐하면 그렇게 바뀔 마인드를 갖춘다는 건 쉬운게 아니니까.

자주... 괴롭습니다.
CEO는 구조적인 변화를 요구하는데, 그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CEO의 마인드부터 바뀌어야
하니까, 게다가 절대 침묵하는 Yes맨들과.
이거 참...

 

10월 중순의 낮기온이 25도라니...
이거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더위가 끝날 줄 알고 좋아하던 전 계속 되는 늦더위에... 정말 기진맥진입니다.

어제 저의 오랜 컨디션 꽝으로 인해 못하던 우리 세식구의 외출이 있었습니다.
민성이가 찜한 음식점의 음식이 생각보다 맛있었기 땜시... 배도 행복했던 짧은 외출이었네요.

토~일요일을 행복하게 보내고 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월요일...
점점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기가 싫어집니다.
수많은 직장인들이 저와 같은 병을 앓을 터... 물론 나오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넘 열심히 일하지만...(정말로)

죽쒀서 개주는 이 느낌은... 날이 갈수록 더해집니다.
회사에서 유일하게 사장님께 다굴당하지 않는다...는 걸 위안으로 삼아야 하나요?
그렇게 생각하면... 참... 비참하군요. ㅎㅎ

뭔가 인생의 전기가 될 결심을 해야할 때가 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합니다.

늦더위나 빨리 가시고...

시원한 가을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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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거짓이 되네요.
내년 생일은 더 여유있게 해준다고 하던 나만의 약속.
올해도 그냥 이렇게 넘어 갑니다.
자칫 정말 미안한 내맘이 그러려니...하는 습관처럼 남게 될까봐 겁도 납니다만...

이유미씨.
정말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내 맘 조금도 변함없다는 거 잘 알고 있지요?
내가 오윤아, 그레이스 박 등등에 한 눈 판다고 해도... 다 알지요??

사랑합니다.
이유미씨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당신을 낳아주신 강릉에 계신 어머님, 아버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상현이가 -

 

 

 

 

 

 

 

 

 

 

 

 

 

와이프와 민성이가 목요일 강릉에 갔다.
난 원래 주말에 걸쳐 가려 했으나... 이놈의 편도선 때문에 포기했다.
금요일에 주사 두대를 맞고 토요일에 잠깐이라도 용산에 기어나간 이 집념... 헐...

와이프와 민성이 모두 삼삼했지만...
정말 민성이에게 미안하지만, 와이프 생각이 더 났다.
와이프가 없는 4일, 난 바보가 되는 것 같았다. 종일 게임하고 PC만 하고...
생각없는 로보트... 딱 그짝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좀비처럼 일어나 밥을 먹고(대충... 점심은 무조건 라면),
PC에 앉아 인터넷을 보면서 낄낄거리고 욕도 하다가, 삼돌이에 게임을 걸고 종일 게임을 한다.
좀비를 별의별 방법으로 살육하는 내 자신이 좀비같았다.
헐...

어제 오후 와이프와 민성이가 왔다.
민성이는 여전히 까불고 사랑스럽고, 와이프는 뭐라 말하기 힘든 평안함을 준다.
더위만 덜 탔어도 정말 밤새 껴안고 자고 싶었다.
와이프와 민성이가 없는 단 며칠...
그 시간에도 멍청해지는 내 모습이란...
쯧쯧...

 

 

 

 

 

 

 

 

 

 

초등학교 3학년 내 크리스마스 선물은 오디오였다.
방에서 잠을 채 못깨고 눈을 부비며 거실로 나오자 거대한 오디오가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아버님께서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하셨고, 오디오는 내 차지가 되었다.
초등학생이 갖기엔 정말 부담스러울 정도로 좋은 오디오였다.
그리고 늘 팝송을 FM 라디오를 통해 녹음하던 일상을 졸업하고,
초등학교 3학년, 산울림 2집 LP를 처음 구입하는 것으로 음반 컬렉팅이 시작됐다.

내 중학교 때,
Prince의 [Purple Rain] 음반에 금지곡이 두 곡이 있었고, Pet Shop Boys의 [Please] 음반엔 무려 세 곡이 금지곡이었지만,
난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버님께서 미8군 용산에 가셔서 미국반을 사가지고 오시는 바람에 금지곡 걱정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일본어가 있다는 웃기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었던 Styx의 'Mr.Roboto'까지도.
당시에 아이들이 들어갈 수 있는 영화는 거의 모두 부모님이 데려가 주셨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때 본 영화들은 너무나 생생하게 지금까지도 기억이 난다.

고등학교가 끝날 무렵 mail order를 시작했다.
종로구 정동의 중고 LP숍의 엄청난 폭리에 염증이 난 나는 당시 인터넷도 없고 오로지 캐터록에 의존해야 하는 해외 mail order에 열을 올렸다.
First Pressing 음반 구입에 희열을 느끼면서 아파트 한 채 값은 족히 될 돈을 LP 구입에 쏟아 붓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LD와 애니메이션으로 더... 관심을 넓혔고. 동호회 활동도 즐겁게 하면서 지낸 것 같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하면서 말이다.

난 아직도 기억난다.
초등학교 때 거실에서 우리집 식구들이 One Way Ticket을 틀어놓고 아버님, 어머님 모두 춤을 함께 추던 기억이.
그리고 아주 자주 모대기업 전용 풀장에 방학 내내 1착으로 도착해서 신나게 즐기던 시간들을.

아버님의 사업은 도장 한방 잘못 찍은 일로 순식간에 다 날아갔고.
여전히 아버님을 믿고 지지하셨던 어머님도 아버님이 점차 변해가심을 견디지 못하고 이혼하셨다.
그리고... 아버님은 어떻게 지내시는 지조차 모른다.
어머님은 함께 사시지만 살가운 대화가 오간 지도 감감한 기억 속에 있다.
그리고 난 어제도 밤에 어머님께 차가운 말만 늘어 놨다.

모두 그냥 아름다'웠'고 즐거'웠'던 옛 기억 속으로 묻혀 졌고 이젠 그 기억을 되살리기도 힘들 정도로 희미하게만 남아 있다.
예전엔 그냥 정말 어쩌다 그런 시간들이 생각나면 잠시 웃음과 안타까움이 함께 다가오곤 했지만, 이젠 그냥 무덤덤할 뿐이다.

그런데 오늘은 좀 마음이 시리다.
답답하기도 하고.
죄송하다고 어머님께 전화 할 행동은 왜 했을까.
자식이 그런 소리를 해도 큰 소리 한 번 못내시고 듣기만 하시고 되려 죄송해하는 어머님 모습이 생각나서 마음이 정말 답답하다.

 

 

 

 

 


 

 

 

이번 일본 투어는 영... 그랬다.
내내 비가 와서 제대로 된 사진 하나 찍기 힘들었고...
기껏 새로 산 운동화는 울나라 사람들 발 모양과 약간 어긋난 듯...
내 발을 정말 피곤하게 했다.(이건 정말 최악이었다)

일본에선 당췌... 월드컵을 하는 지 안하는 지 TV를 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었지만,
역시 한국에 도착하니... 톨게이트부터 온통 레에에드~~다.

나 역시 어제 일본과 크로아티아의 경기를 다 보고...
새벽에 일어나 한국과 프랑스 전을 봤다.
비겼다. 꿈도 못 꾼 일이지만 비겼다. 박지성의 골이 들어가자 와이프와 하이 파이브를 하며 자축했다.

다만...
어째 난 90분 내내 삽질한 일본의 경기가 더 재밌었던 것 같다.
전반은 몰라도 점점 시간이 갈 수록 일본은 강호 크로아티아와 일진일퇴의 공방을 보여주지 않았던가.
축구는 결과가 말한 다지만, 오늘 경기는 정말 위협적인 모습 한 번 보여주질 못했다.
난 후반 시간이 지날 수록, 까짓거 져도 좋으니 화끈하게 한번 붙어보자...라고 중얼거렸다.
물론... 그건 사람마다 다를 거다. 16강이 코앞인데 무슨 그따위 무책임한 말을 하냐고 할 수도 있고 말이다.
그래도 시원하게, 경기가 끝나고도 우리를 무시하는 프랑스 선수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공격이라도 줄기차게 퍼부었다면 좋을 걸...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어쨌든... 화이팅이다. 스위스전에선 시원하게 한번 울 나라 축구의 화력도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우리의 박찬호는 이제 완전히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 가고 있는 것 같다.
천적과도 같은 팀을 상대로 이겼고, 그것도 퀄리티 스타트... 낮경기에 약한 징크스도 깨고...
이래저래 박찬호에게도 귀중한 승리였던 것 같다.
언제나처럼 박찬호를 응원하련다.

이승엽...
야구를 조금이라도 볼 줄 알면 일본 프로야구에서 이승엽이 받는 견제를 모를 리 없을거다.
그런 견제를 뚫고 지금 성적을 내는 것 자체가 경이로움이다.
게다가 그의 홈런들은 하나같이 엄청난 비거리를 자랑한다.
23호 홈런에... 2사 후면 무조건 뛰는게 당연함에도 3루에서 홈에 들어 올 생각도 못한 스즈키처럼...
완전히 허를 찌른 세이프티+스퀴즈 번트...
역시나 이승엽도 응원이다!

2년 간의 와신상담 끝에 다시 메이저 우승을 거머 쥔 박세리...
쏙 빠진 얼굴을 보며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했는 지... 짐작이 갔고, 그래서 정말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었다. 박세리 힘내길!!!

글구...
토고 선수들...
난 이을용의 다리를 만져주는 토고 사진에 감명받은 건 없다.
다만... 자신들의 국가가 남의 나라 국가로 연주되는 데 대해 제대로 항의 조차 못하고, 자신의 국가가 연주될 때 꼬마 들러리들이

하나 둘 씩 들어가버리는 것을 보는 토고 선수들의 모습... 그리고 우리에게 진 후 응원단의 눈물은 정말 이상하게 가슴이 찡...했다.
[Constant Gardener]를 보면서 다시 한번 제국에 철저히 유린되는 아프리카를 생각해서일까...
비록 월드컵에 출전한 아프리카 상당수 선수들이 유럽에서 부를 축적한, 일반적인 아프리칸과 다른 상황이라도,
그들을 보며 꿈을 먹는 어린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뛰어주길 바란다. 힘내라. 가나, 토고, 앙골라...

그리고...
스위스 전을 앞둔 우리 축구 대표 선수들.
역시 정말정말 마지막까지 선전하길 기대한다.

 

 

 

 

 


 

 

 

이번엔 창가 쪽에 앉았기 땜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수많은 사진을 찍었다. 20D의 셔터음이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소리가 작지는 않은 지라...
앞/뒷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하려고 애를 좀 먹었다.
당연히 비행기에서 밖의 풍광을 찍는 거라 포커싱을 수동으로 하고 촛점을 완전히 돌려 놓았다.
그리고 창문에 먼지가 많아 후드를 벗기고 완전히 창문에 밀착시키고 찰칵...

 

 

 

 

월드컵이 시작됐다.
타이거 운동화와 양웅이었던 월드컵 슈즈가 아니다... 프로 월드컵도 아니구.
톨게이트의 매표원들까지도 Be the Reds... 티셔츠를 입고 있다(며칠 전부터).
2002년 월드컵을 위해 지었던 근사한 경기장들은 4년간의 초라한 성원은 아랑곳없이 다시 장사진을 이룰 예정이다.
아마 4년 만에 꽉 들어차는 경기장들일거다.

나도 월드컵을 즐긴다.
비록 거리 응원을 하고 싶은 마음은 쥐뿔만큼도 없지만(그게 싫다기보다는 이 광풍이 싫어서)
어쨌든 진정 선전하길 기원한다. 월드컵은 이미 아마추어리즘에 입각한 스포츠 정신을 잃었다.
사실상 이것도 또다른 전쟁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많은 분들이 이미 그렇게 생각한다.

어제 우리 동구형님의 호주와 일본의 대전을 봤다.
난 늘 일본에 대해 우호적이었으나... 어제는 자연스럽게 호주를 응원하게 됐다.
아마도 동구 형님 때문이었을거다. 동구 형님이 철저한 계산에 따른 완벽주의자라는 걸
알면서도 그의 놀라운 미디어 장악력에 나도 놀아난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난 아직도 환타지가 있나 보다.
동구 형님의 팀이라는 이유로 별 관심 개뿔도 없던 호주를 응원하다니.

'일본에 승리한다면 그것은 한국을 위한 것이 될 것이다'라는 말로,
앞으로 향후 몇년 간 국내 대기업 CF는 따놓은 당상인 동구형님이 드라마 같은 역전승까지 했으니...
정말이지 CF 계약은 또다시 동구형님의 차지다. 보르도도 모델을 바꿀 지 모른다!

네이버의 댓글은 원래 지저분하다.
뭐... 국내 네티즌의 60% 이상이 이용하는 최고의 포털이니 뭐 그만큼 찌질이도 많겠지만...
이번 호주/일본 전의 댓글은 90%가 훠얼~씬 넘는 압도적 차이로 일본을 비아냥거리고 완전히 깔아 뭉갠다.
알고 있다. 2ch에 흔히 말하는 혐한론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이제 원숭이=일본인이 완전 자리잡았고, 일본은 라이벌이 아니라 3류국이라는 이상한 인식도 팽배하다.
누구 말대로...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일본을 얕잡아 보는 나라... 바로 한국인 것이다.
차범근 해설위원이 일본이 잘할 때 칭찬한 걸 갖고(부족한 점도 분명히 명쾌하게 얘기했다. 나도 MBC를 봤으니까)
왜 일본색을 드러내느냐는 한심한 인간들도 있다.

문제는...
이제 이게 우리나라 만의 문제가 아니란거다.
일본도 2CH에 가보면 한국을 까대는 글로 아주 넘쳐난다. 넘쳐나...
인터넷은 교류의 폭과 의견의 교환이라는 장을 마련해주기 보다는, 액티브 턴 배틀 방식의(흐...게임 때문에 이거...)
변종된 일방 통행의 의견때문에 단편적인 사안의 비판 등으로 넘쳐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타이핑을 해야하고, 대부분 글자 수도 제한되어 있으며, 자신의 글이 다른 이의 글들로
쉽게 묻히고 잊혀 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은 쉽게 자신의 감정을 한정된 말로 쏟아 붓는 것에 전념하기만 할 뿐이다.

이건 정말이지...
편견과 선입견으로 가득 찬 눈으로 한쪽 밖에 바라보지 못하는 극우/수구 주의자들의 모습과 별 다를 바가 없지 않나??
인터넷 문화, 아니, 게시판 문화가 창궐하면서 도리어 국민의 성향은 점차 보수화되고 있는 것도 이런 영향이 아닐까?
한국도 일본도... 그리고 미국도, 전세계도 말이다.

오늘 밤 10시에 토고와의 경기.
열심히 집에서 응원할 거다.
그리고 14일 오전 일찍... 난 네티즌들이 말하는 원숭이들의 나라에 도착할 것이다.

제발...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둘러 봤으면 좋겠다.
이건 나도 마찬가지겠지만 말이다...
중국인을 세상의 벌레만도 못한 종족으로 늘 생각하고 있는 나도 말이다...

 

 

 

 

 

 

 

2005년 11월말...
일본 신주쿠의 한 라이브쇼...클럽.
애당초 가자는 사람 말에 뺄 맘도 없었다.
한번 가보고 싶었으니까.  누드라는 것 보다 어떤 곳인지 궁금한 것이 솔직한 마음이었다.
제목을 홀딱쇼라고 한 것은 호객 행위를 한 외국인(자마이카인)이 한국말로 분명히 '홀딱쇼'라고 했기 때문이다.
얼마나... 한국인이 많이 오면... 뭐 나도 그 중 한명이 된거지.

난 정말이지 기대 이상이었다.
하이테크로 넘실대는 도쿄 한복판에 천막 극장에서나 봄직한 싸구려 무대에...
촌스러운 커튼으로 드리워진 T 형의 스테이지. 것두 좁디좁은...
너무 관객과의 거리가 좁아서 울나라 축구 전용 경기장을 연상케하는!
선수들의 호흡 하나하나도 캐치가 가능한!
거기에 역시나 촌스럽게 점멸되는 형형색색의 조명.
내 뒤통수를 후려 갈기는 아크로바틱에 가까운 댄서들의 정적인 춤들.
이게 당췌 예술인지 외설인지 아주 잠깐 오락가락 할 법한... 춤사위.

바로 내 옆에서 벌어지는 광경.
하지만 정말 단 1%도 말초신경이 자극되지 않는 이상한,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이 분위기.

(이건 나만 그랬던 것 같다...적어도 우리 일행 중에는...)
내 앞,옆에서 몰래 훔쳐보던 포르노에서 볼 법한 자세를 마구마구 연출해주던 댄서들.

이 모두가 생경했지만, 정말 날 흥미롭게 한 것은 전에도 얘기했던 바 있는 몇 명의 열혈 추종자들이었다.

난 세명째 댄서를 보다가 나왔는데,
첫번째, 두번째 댄서 모두 광적인 열혈 추종자가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우상이 난해한 동작을 이룰 때마다 정말 환희와 진심에 찬 박수를 정열적으로 던져 줬다.
그 표정이 너무 진솔해서 난 사실 댄서의 춤보단 그들의 얼굴을 자꾸 보게 되었다.
한 명의 댄서가 세번에 걸쳐 막이 오르내리고 등장하는데, 처음은 옷을 다입고.
그 다음은 옷을 좀 벗고... 막판에 다 벗고... 이렇게 세번 등장한다.
그리고 다 끝난 후에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들고 500엔만 내면 바로 눈앞에서 댄서를 찍어 보관할 수 있다.
적나라하게 얘기하면... 국부를 바로 클로즈업해서 촬영하거나... 그래도 된다는거다.

열혈 추종자들은 모두 이 코너에선 그녀들을 쳐다 보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 중 한명은 그 시간에 자리를 비우더니 그녀가 모든 코스를 마치고 퇴장할 무렵 시원한 캔맥주를 그녀에게 주고는

그녀가 사라지자 뒤도 안돌아보고 나가버렸다. 이건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다.

난 예전같으면 이들을 걍 '변태'라고 치부했을 지도 모른다.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제도적으로 안전한 범위 내의 성 모럴에 어긋나면 우린 그걸 '변태'라고 부른다.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우리 뇌 속의 메커니즘은 그렇게 되뇐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라이히를 머리론 받아 들이고 가슴으론 받아 들이지 못하는 이 찌질이가 그걸 다 이해할 리가 없지만... 고민은 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고민이 들어가면 궁극적으로 내가 갖고 있던 성모럴이 얼마나 상대적이고 우스운 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그리고 나 스스로 실소를 금치 못한다.

재밌는 것은...
결국 내 머리 속으로 헤집고 들어가 생각하고 내린 결론도, 내 마음은 받아 들이지 못한다는 거다.
그러기엔 내가 너무 지켜야 할 것이 많아진 것 같으니까.
아니, 어쩌면 당연한 욕심이 많아진 것일수도.

 

 

 

 

 


 

 

 

어제 밤 잠자리에 들기 전 민성이를 꼭 안았다.

민성아, 엄마 아빠는 언제나 영원히 민성이 편이야.
민성이가 잘못해서 엄마 아빠가 혼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엄마 아빠는 언제나 민성이 편이야.
그러니까 어떤 일이 있어도 잊지 말고
어떤 고민이 있어도, 슬픈 일이 있어도 엄마 아빠에게 얘기하고 싶을 때 얘기해줘.

민성이가 날 아주 꽉 안아주면서 '네'라고 대답했다.

자라면서 싸우기도 하고... 나도 화가 나겠지만.
언제까지 친구같은 아빠였으면 좋겠다.
그게 얼마나 힘든 건지 벌써부터 잘 알고 있지만...

세상엔 참... 당연하게 생각되는 일들이 너무 어려운 것들 투성이다.
머리 속에선 당연하다 하면서도 실제로 그 당연한 것들이 이리도 어려운 건 무슨 이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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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또 사진이 없다.)

 

제 와이프, 이유미... 이 홈피의 쥔장입니다.
업댓도 참... 안하고 게으르기 짝이 없는... 쥔장이죠.
아직도 갓 고등학교 졸업한 걸로 오해받는... 사진보다 실물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예쁜 와이프입니다(팔불출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울 아들, 김민성...입니다.
정말 개구장이지만, 맘이 너무 예쁘고, 정도 많은 멋쟁이 꼬마...입니다.
머리를 기르면서 스타일이 더욱~ 살아나서 기대 만빵입니다. 흐...

 

 

사실 이래저래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여행도 가고 싶고 하지만...
아직 그럴 여유가 많이 없기도 합니다. 그래서 유미와 민성이에게 많이 미안할 때가 많아요.

 

 

그냥 지금처럼 우리가 정말 사랑하고, 뻔한 틀 속의 사고에 갇혀 지내지 않기 위해 깨어 있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금처럼 민성이가 밝고 건강하게 자라는 것에 감사하고,
최대한 그가 하고 싶은 것을 기꺼이 응원할 수 있는 부모이길 바랍니다.
그리고 와이프만이 느낄 수 있는 답답함을 먼저 나눌 수 있는 남편이 되야지...하고 되내어 봅니다.

 

 

어쨌든...
결론은 이유미씨와 김민성군이 사상 최강이라는 겁니다.
우헤헤헤! 당연한 사실을!

 

 

 

 

 

그러고보니... 난 내 주변 사람의 사진을 단 한번도 올린 적이 없는 것 같다.
사실 뭐 그리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니고...
언제나 겉으론 사교적인 듯 해보이지만... 사실은 시니컬한 내 성격 탓에 허물없이 지내는
이들은 그리 많지도 않다.
그래도...
과거에 함께 했던 직장 선/후배들... 특히 후배들은 아직까지도 연락을 자주 해오는 걸
보면 내가 아주 못되먹게 굴진 않는구나...하며 자위한다. ㅋㅋ

지금 사간동 선컨템포러리 갤러리에서 개인전 중인 박명래 작가...이다.
출석 좀 하시지~라며 그제인가... 아직도 전시회에 들르지 않은 날 푸쉬했다. ㅋㅋ
이번 주 일요일에 와이프, 아들과 꼭 가리라!

 

 

 

(사진이 없어졌다ㅠㅠ)

 

이 사진들은 내가 작년 9월에 박작가의 작업실에서 찍은 것들이다.
내가 찍고도 아주 못찍진 않았구나...하는 만족감. ㅋㅋ
이날은 죽마고우 이작가의 작품 촬영을 하는 날이었다.
뭐... 인연이 이리 돌고 돈다. 난 이작가 덕에 큐레이터인 양선생~을 알게되었고,
난 큐레이터 양선생 덕에 같은 카이스 갤러리 전속(이건 순전히 형식이었고)의
박작가를 알게 되었다. 박작가와 작업을 같이 하게 되면서 친분이 쌓이고...
이후에 다시 난 이작가에게 박작가를 소개 시켜주게 되었고, 이작가의 작품 사진을
박작가가 찍게 된 거다. 후헤~ 참 재미난 인연이다

 

이전에도 나 혼자 박작가의 작업실에서 두번인가... 밤을 패가며... 수다떨고
음악을 듣곤 했는데, 이날은 이작가도 같이 였다.
물론... 작품 사진 찍느라 파김치가 되었지만... 그래도 간단한 술자리는 빠지질
않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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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일찍 와이프와 민성이와... 함께 용산의 건담 베이스에 다녀왔다.
민성이는 건담의 팬이다. 그래봐야... 아직 2002년 방영되었던 건담SEED 밖에 못봤지만.
이 메카닉 애니메이션은 기존의 메카닉이 상당 부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진 것과
달리 완전히 청소년 이상의 타겟을 겨냥한 복잡 다난한... 스토리다.
건담은 그 시리즈 종류도 너무 많고, 이를 년도로 표기하는 방식에 따라 분류하는 등 일반적인 메카닉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

내용도 마찬가지... 선악이 분명한 메카닉물과 달리 이 애니메이션은 선악이라는 개념의 이분법적 논리보다는
환경에 지배당하는 인간들의 모습과 각자 나름의 신념으로 가치를 판단하는 장면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어찌보면 절대악도, 절대선도 없고, 분명한 것은 다원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혐오와 편견이 가져오는 비극을
정말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삐딱한 시선으로 본다면 간혹 평화를 위한 힘의 유지라는 부분이 일본의 군국주의를 연상케 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래저래 정세를 고려하여 우리나라 역시 평화를 위한 무력 유지를 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굳이 과거와 연계하여
선입견을 갖고 볼 이유가 없다. (게다가 그런 신념조차 철저하게 힘의 논리에 농락당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분명 민성이는 처음엔 건담의 그 화려한 액션을 보기 시작했을 것이다.
나도 그 이상을 바라진 않았다. 다만, 선악의 스테레오 타입이 너무 분명한 애니메이션의 일반적인 경향이 아닌 애니여서 어렵지만,
오히려 민성이가 보는 것을 권장했다.
나중에 민성이와 얘기하다가 알게 된 것이지만, 민성이는 분명히 전쟁이 얼마나 잔혹한 것인지 알았고,
서로를 혐오하며 복수하는 것이 얼마나 참혹한 비극을 재생산하는 지도 아주 조금은 느낀 것 같다.
뭐... 그걸 다 이해하긴 절대 바라지 않구...
예를 들어 처음엔 이자크를 나쁜 적...으로 생각하던 민성이가 나중에는 이자크 역시 친구를 위하는 '사람'으로 얘기한 것도 그렇구...

이제 50화짜리 2002년작을 마스터한 민성이는 건담 베이스의 모든 것이 즐거운 거다.
PS2 건담시드 연합군VS자프트 게임 소프트를 구입하고, 듀엘 건담 어설트쉬라우드 프라모델을 구입하고...
집에 와선 나와 게임을 하고... 애니메이션->게임->프라모델...
일본의 문화 컨텐츠가 얼마나 무섭도록 막강한 것인지 또다시 절감하고 있다.
우리의 문화 컨텐츠가 단순한 최종 생산물로 끝나는 것과 달리 일본의 문화 컨텐츠는 수도 없이 파생적인 부가 산업들을
생활 깊숙히 침투시킨다. 영화를 한 번 보고 극장문을 나서는 것과...
영화를 보고 다시 DVD를 보며, 그에 관련된 게임을 하고 집에서 프라모델을 만든다...
라는 것은 문화를 즐기는 그 능동적 행태의 레벨이 차원이 다르지 않을까...

예전엔 우리도 빨리 이러한 산업이 부흥되기를 바랬지만, 이건 어떻게어떻게해서
따라 잡을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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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작가 P로부터 어제 밤 전화가 왔다.
술 한잔 하자는.
안타깝게도 지난 주 금요일부터 난 그... 고질적인 편도선염으로 월요일에도 간신히
회사에 나갔다가 오후에 조퇴를 했으니... 술은 마실 수도 없었다.

그런데 그 친구의 답답함은 예상하고도 남음이다.
국내 최강의 대학이라는 S Univ... 이곳에서 신축하는 미술관의 모든 사진을 P작가에게
의뢰했고, 그는 계약대로 모든 사진을 성공적으로 찍고, 잔금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S 대학의 총무처라는 곳에서 나오는 말들은 내가 '정말? 그럴리가...'를 연발하게 만드는 그야말로 생쇼의 진수였다.

'사진 한 장이 이렇게 비싸게 계약되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다.'
'사진 그냥 대충 찍으면 되는 걸 왜 미술관 측이 이렇게 터무니없는 계약을 한 것인지 이건 인정할 수 없다'
'자금은 보류하겠다. 부당하다 생각하면 법대로 해라.'

허... 참...
결국 P작가는 지난 주 S 대학을 고소하기로 했다.
미술관 측에선 P작가에게 미안해 하며 내용증명을 보내 달라고 최대한 P작가를 도우려 애쓴 듯 하나,
S 대학은 미술관측 담당자를 해고해 버렸다. 푸하~ 놀고 있다.

답답하니... 술 한잔 하자고 멀리까지 온 것인데... 안타까왔다.
게다가 이번에 개인전을 크게 준비하느라 이래저래... 자금 문제로 힘이 든 모양이다.

S 대학 행정기관의 저 고압적 자세는 과거 공무원들이나 하던 꼬락서니와 다를 바가 없지 않나.
웃긴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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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제도가 아니다.
정부 주도의 사법 기관이 시행하는 것도 아니므로 사실 이건 제도가 아니다.
그런데 편의상 걍~ 영파라치...라고 부르는 것 같다.
뭐 어쨌거나... 한 건당 1만원이라는 유혹이 수많은 네티즌을 유혹하는데 성공한 듯 하다.
20일 만에 35,000건이라니... 헐헐...
웃기는 얘기지만, 가접수(국내 유통사에서 정식으로 위임하지 않은 영화) 해당 영화에 대해서도 '사전협의'하라며
종용하는 이 웃기는 씨네티즌과 '일송'이 고약하지만... 사실 그렇게 간단히 단정할 말은 아닌 것 같다.

나와 aipharos님은 DVD를 구입한다.
이래저래... 신경쓰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많아서 예전에 음반 구입할 때처럼 미친 짓은 못하지만,
그래도 가급적 좋아하는 영화들을 구입하고 있다.
[여고괴담 2 UE]버전이 겨우 19,000원에 팔리는 걸 보면, 사실 우리나라 DVD 시장은
미래의 트랜드를 위해 적자를 보면서도 어쩔 수 없이 끌고가는 사업이 되어버린 현실을 절감할 수 있다.
점점 묻혀버리는 타이틀이 많아지고, 출시 자체가 취소되는 경우도 생기고...
완전 초저가의 판권 불명의 리핑 타이틀이 마구 생겨나고,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구분이 불가능한 이 혼잡한 DVD 시장.
Sell through인지 Rental인지의 개념도 혼재된, 그야말로 카오스+패닉 상태인 한국의
DVD 시장은 분명 DivX 화일 다운로드 때문인 것이 맞다.
조그마한 땅덩이에 오밀조밀 붙어 있는 집들은 전국을 하나로 묶는 놀라운 고속 인프라가 가능하게 되었고,
그 결과 전세계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놀라운 다운로드 스피드! 700mb가 1~13분이면 다운로드되는...
그러니 다분히 개인적 향유와 소장의 적극적 행태로 반영되는 DVD 구입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렇다고 불법 다운로드의 데이터량을 그대로 부가 판권 시장의 피해액으로 환산하는 불도저 개발 시절의
무뇌아적 정량적 분석은 코웃음만 나온다.

어쨌든...
나도 DivX 화일을 본다.
얼마전 www.dvdprime.com에 어느 회원님께서 DivX 유저들을 신랄하게 비판했는데
DivX화일도 보면서 DVD도 구입하는 입장에선 사실 판단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
다만, 그 회원님의 글에서처럼, DivX화일을 보는 것을 자랑인 양 떠들지 말라는 말은 절대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예전부터 얘기한 바지만,
난 DivX 화일의 긍정적 효과로는 문화적 빈부 격차를 해소시켜주는 촉매제 역할이라고 생각했'었'다.
내가 LD를 모을 때만 해도 테리 길리엄의 [Monty Phyton and the Holy Grail]이나 린지 드림의 [Cafe Flesh]같은 영화들은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화 애호가들의 부러움을 받았다. 그들은 실제로 내게 카피를 부탁하면서 온갖 친절을 베풀기도 했고,
내가 카피해주는 테이프로 영화 축제를 기획하는 단체도 있었다.(실제로 그랬다)
하지만, DivX 의 만연은 조금만 노력하면 이러한 영화들을 모조리 자신의 집, 책상 위에서 해결이 된다.
다운로드 받아보고, 재수가 좋으면 자막도 있고. 화질도 VHS와 비교가 되지 않는... 양질의 비주얼을 말이다.
난 그래서 DivX을 일견 환영했다. 물론, 나만이 갖고 있고, 흔히 볼 수 없는 영화를 갖고 있다는 것은 제법 우쭐댈 만하긴 했다.
(솔직히) 하지만, 그렇게 혼자 우쭐대봐야 함께 공유하지 못하고, 생산하지 못한 영화들은 정말...
허무하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나도 열심히 업로드를 했다.(ㅋㅋ)

그런데...
이런 DivX의 장점이 허무의 섬...(L'isola di niente)이란 사실을 알기 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릴 그룹들이 많아지고, 경쟁적으로 최신작을 '신속하게' 리핑하고 배포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양을 무지막지하게 초과한 엄청난 정보를 맞닥뜨리게 된거다.
하루에 30편 이상의 영화가 리핑으로 뉴스그룹에 배포되고, 이를 받느라 눈이 벌겋게
충혈된 채로 좀비가 되는 인간들이 속출하기 시작한거다.
결국 다운로드 받은 엄청난 양의 영화들을 선별해야하는 과정이 필요하게 됐다.
사람들은 한정된 시간 안에 봐야할 영화들을 선별해 먼저 보기 시작했고,
당연히 그 선별의 기준은 보다 더 오락적이고, 잘 알려진 영화들 위주였다.
어느 순간엔가 공유 게시판들은 최신작 업로드를 게시하는 글들로 가득 차 버리게 되었고
DivX이 아니면 구해서 보기도 힘든 영화들은 또다시 예전처럼 관심의 밖으로 밀려나 버렸다.
물론 이런 영화를 구해 보는 분들이 계시긴 하겠지만, 잘 알려진 웹하드 업체들의
프로그램을 뒤져보면 사실 그런 영화는 찾는 분도 거의 없을 뿐더러 찾기도 힘들다.

결국 우린 신속한 정보와 보더리스의 정보를 갈망해왔지만, 정작 그 정보가 우리에게
쏟아졌을 때 또다시 정보의 양질을 판단하기 위해 다른 정보에 의존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생각했던 초기 DivX의 유용성은 그것으로 끝났다.

지금 내게 남은 DivX의 유용성은, 한정되고 척박한 국내 영화 유통 시장에서 도무지 볼 수 없거나,
제때 볼 수 없는 영화들을 만나 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DVD로 구입이 망설여지는 영화를 미리 감상하고 DVD 구입으로
연계할 수 있다는 것 외에는 없는 것 같다.(아니... 이 정도면 충분한건가??)

난 영파라치가 언제까지 유효할 지 모르겠다. 애당초 목적이 불순했고, 말도 안되는
단속 규정으로 반발을 사고 있으며, 역고소의 가능성도 있다.
난 디지털 다운로드를 거부할 수 없는 트랜드로 인식하고 이를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노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믿는다.
어차피 나도 다운로드를 위해 팝폴더, 토토디스크, 네오폴더, 폴더플러스에 돈을 내고 있지 않는가?
수많은 다운로더들이 돈을 웹하드 업체에 지불하며 다운로드를 한다.
이점을 감안하면 디지털 다운로드의 유료화도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까?
물론 과금 정책과 추진협의체를 일관화하는 것이 문제가 되겠지만 말이다.


 

 

******

그런데...
이건 개인의 차이가 있겠지만,
DivX 화일을 받아놓고, 이걸 소장용이니 몇편을 갖고 있다느니 떠드는 건 자중했으면 좋겠다.
난 한때 국내에서 가장 리핑을 잘한다는 모릴그룹 사이트의 회원이었으나, 탈퇴했다.
이유는?
DivX 리핑을 하면서, 자기들 릴이 가장 좋다고 자화자찬하며, 마치 최고의 소장용 릴을
리핑한다는 듯한 그 분위기에 더이상 적응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게시판엔 자기가 모은 DivX화일이 벌크통으로 쌓여진 사진을 찍어 올리고, 다른 이들은 '오!! 대단하시네요. 엄청납니다.'

'고수시군요!'등...의 감탄들을 쏟아내면서, 자신들이 영화를 너무너무 사랑하고 좋아한다고 외치면서도
정작 DVD 얘기가 나오면 '난 DVD 한번도 구경 못했어요'라며 운영진 중 한명이라는 사람이 자랑스레 키득거리는
꼴을 보니... 더이상 있기가 싫었다.
분명 개선되어야 하지만, 현재의 산업 구조에선 영화가 만들어지려면 투자가 되어야 하고 투자를 위해선
자본의 순환이 필연적이다. 이 룰을 무시하는 것은 자랑이 아니다.
그리고 그러면서 영화를 사랑하네 어쩌네...하는 말 자체가 우습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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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오랜 유학생활 끝에 귀국한 죽마고우를 만났다.
난 회사원, 한 명은 작가, 한 명은 목회자... 재밌는 구성이다.
언제나처럼 그냥 얘기만 했다. 수다에 수다... 뭐 난 그게 더 좋다.

-1.
최연희란 인간의 성추행을 두고 국회의원이란 X놈들이 하는 짓거리가 갈수록 가관이다.
봄의 유혹 어쩌구...하며 옹호하는 꼴이나, 급성 알콜중독이라는 웃기는 진단을 내리고는

고귀한 품성을 가진 분이 실수 정도로 옹호하는 작태들을 보면,

역시 대한 민국은 너희 국회의원들 때문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진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한다.
권력 언론과 국회 의원...  일반인이 한 순간의 '충동'으로 성추행을 하면, 그 사람은 평생 파렴치범으로 몰아가면서 지들이 그러면
그건 고귀한 자의 일순간의 일탈 쯤으로 치부하려는 이 따위 이중잣대가 아주 유치하다 못해 경멸스럽다.
그래서... 모당은 전원 해병대 입소하기로 했다니, 참... 강금실의 말대로 이건 완전히 코미디다 코미디.
그리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다니고 나와서 겨우 나오는 발상들이 이 모양 이 꼴이리니...
이 인간들이 위정자랍시고 나대는 꼴들을 보자니... 정말 한숨 밖에 안나온다.

-2.
스크린 쿼터... 당연히 예상했듯이 또다시 이데올로기의 문제로 변질된다.
아니... 사실 그게 당연한 거라고 봐야겠지.
조희문이라는 인간이 끄적거린 글은 그야말로 초딩 수준의 글이다.
명확한 분석은 온데간데 없고 단순히 표면적인 수치를 가지고 감성으로 일관된 이 따위 글을 사주한 언론사도 그렇고,
그 배후도 그렇고.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영화인들의 답답한 처사도 그렇고...
어째서 지금의 논지가 한국 영화의 자생력 문제로만 좁혀지고 있는 지 도통 이해가 안간다.
이런 논지라면 당연히 타 문화계에서 '왜 너희만 차별 대우를 받냐?'고 반발할 것이 당연하고,
그런 식이라면 영화계는 '우리도 잘못했다. 하지만 개선 중이다'라는 말 밖에 더 나오겠냔 말이다.
조희문이나 신중현씨, 인디 감독이라는 사람들의 십자 포화는 교묘하게 언론의 술수에 따라 영화가 가진
문화/산업적 파급력의 본질을 배제한 채 철저히 '자생력'의 문제로만 논지를 축소했다.
문화 생활이 척박한 한국에서 가지는 영화산업, 그리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타 문화와 비교하기 힘든 무수한 부가

산업의 시장에 대한 이해와 협조가 바탕이 되어야 할 판에 모든 문화계가 마치 적으로 돌아선 것처럼

전개되는 이 모양새는... 답답하기만 하다.

영화는 단순한 형태의 문화가 아니다.
우리는 영화를 볼 때 친구와 약속을 하고, 간혹 멀티플렉스나 영화관이 위치한 곳에 으례 공존하는 쇼핑몰을 둘러보며,
저녁을 먹거나 커피를 마신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영화관을 나서 다시 얘기를 한다.
다음날 회사나 학교에 나와 다시 본 영화를 얘기하고 말이다.
영화가 음악, 미술, 촬영, 테크놀로지, 희극등의 종합예술 산업이라는 파생력 외에도
우리나라에서의 영화는 문화라기 보다는 일상의 생활에 보다 더 가깝다.
강력한 비주얼로 관객을 압도하고, 무언 중에 영화 속의 이미지와 트랜드와

철학을 주지시키는 힘은 여느 문화에 비할 바가 아니다.
(오해없기를, 뮤지컬이나 오페라, 연극 의 힘을 폄하하는게 아니라 대중적인 접근이 그만큼 쉽다는 의미다.
평생 뮤지컬이나 오페라, 연극 안 본 사람은 많아도 영화는 그만큼 끊임없이 접하고 회자된다)

콘서트를 제외하면 다분히 개인적인 향유 차원인 음악과 달리 영화는 상당히 공동체적 성격을 띄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중들 가장 깊숙히 자리하고 있다.
이런 영화 산업의 특성을 무시한 채 무조건 문화계의 역차별 논란에 대해 질질 끌려다니기 시작하면
영화인들은 언제까지나 '그럼 너희들 타고 다니는 수입차라도 기부해라'라든지 '수입차타고 다니는 아들이
용돈 더 달라고 아빠에게 떼쓰는 꼴'이란 초딩스러운 비아냥을 들을 수 밖에 없다.
영화인들, 그것도 배우가 아닌 영화인들이 나서서 이러한 영화 산업의 특성에 대해 겸손히 이해를 구하고
이로부터 출발했어야 할 스크린 쿼터 축소 반대 운동은, 결국 안일하게 한국 영화에 대한 사랑을 마치,
영화인 개개인에 대한 사랑으로 크게 착각한 영화인들이 불러온 인재가 맞다.

1인 시위에 대한 조소어린 대중의 시선도 상당 부분 영화인들이 자초한 거라고 본다.
한 문화 산업의 파급 효과에 대한 경중을 논의하는 것은 상당히 조심스럽고, 자칫 세련되지
못한 기술 방식으로 전개될 경우 오히려 뭇매를 맞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세련된 투쟁 방식이 필요하다는 거다.
과거의 한총련이 급격히 변화하는 신입생들의 의식 트랜드를 전혀 따라 잡지 못하면서
구식, 빨갱이, 좌파라는 기존 인식을 뒤집어 쓰고 도태의 나락으로 떨어진 것처럼, 시대가
변하면 그보다 더 빨리 투쟁의 방식도, 투쟁의 대처도 빨라지고 달라져야 한다.

난 스크린 쿼터 축소에 절대 반대한다.
헐리웃 영화가 이 좁디 좁은 한국 시장을 노리는 것은 부가 판권 시장도 아니고, 기껏해야
인구 4800만 한반도에서 취할 수 있는 당장의 경제적 이익도 아니라고 본다.
네오콘은 그런 미시적 사안에만 집착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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