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1인 1카메라 시대...라면 지나친 과장이겠지만, 근 10년 사이에 국내 디지털 카메라는 엄청나게 보급이 된 것만은 사실입니다.
저역시 199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여러대의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해왔어요.
처음 사용한 디지털 카메라가 Sony DSC-S85 모델이었는데요, 이 녀석이 그 당시엔 약 90만원이 넘는 가격이었구요. 유효화소수 420만에 광학줌 3X을 지원했어요.
나름 정말 만족하면서 사용했는데 동생을 빌려줬더니 바로 잃어버려 본의아니게 작별을 하게 된 아픈 추억이 있지요.ㅎ
그러다가... 아주아주 잠시 Nikon Coolpix 5700을 썼고, 코닥(Kodak) Z740을 민성이에게 안겨줬었고, 2005년 들어서 처음으로 DSLR을 구입합니다.
그게 캐논 20D였어요. 렌즈는 20mm 광각과 50mm 마크로 렌즈를 함께 구입했구요. 기존 사용하던 카메라와 확연히 다른 결과물에 만족하면서 사용하다가
라이카라는 브랜드를 구해보고자 라이카의 하이엔드 카메라 모델이었던 V-Lux1(파나소닉 루믹스 FZ50과 동일한 모델)을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영 맘에 안들어서 바로 방출하고, 캐논 5D에 24-70 기본 L렌즈를 물려 한동안... 정말 한... 2년 넘게 사용했었죠.
와이프는 필카에 꽂혀 이 시기에 라이카 미니룩스 (Leica MiniLux)를 사용하게 됩니다.
이렇게 디지털 카메라를 거쳐오면서 점점 카메라의 부피와 무게는 육중해져갔습니다.
해외 출장, 여행을 나갈 때 5D+L렌즈를 물려 나가면 정말이지 너무 부담되고 힘들어서 나중엔 카메라 좀 치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더군요.
2006년인가? 박작가와 함께 일본에 갈 일이 있었는데 전 20D를 들고 더운 여름에 쩔쩔 매고 있는 반면, 박작가는 장난감같은 롤라이 35(Rollei)를 들고 와선
편하게 틱틱~ 찍는 걸보고 나도 이제 렌즈교환식 카메라 다 집어치우고 똑딱이 카메라로 안착해야지...하는 생각을 하곤 했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엔 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사용하던 이들의 구미를 자극할만한 똑딱이 디지털 카메라가 거의 없었어요.
똑딱이 카메라는 똑딱이 카메라로서의 기능적 한계가 분명했고, 결과물 역시 렌즈교환식 카메라의 결과물에 익숙한 이들의 눈높이에 전혀 맞지 않았죠.
그래서 저 역시 5D+L렌즈 조합을 빨리 치우지 못하고 머뭇거렸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시그마에서 포베온 센서를 얹은 괴물같은 똑딱이 DP1이 출시되고,
라이카에서 렌즈교환식 카메라 보급형 바디+렌즈 가격을 상회하는 APS-C 센서크기를 탑재한 똑딱이 X1이 출시됩니다.
호시탐탐 육중한 DSLR을 처분하고 싶어했던 저는 고민없이 모든걸 다 정리하고 라이카 X1을 구입했어요. 이때가 2010년 5월 초였던 것 같아요.ㅎ
그리고 그후로부터 지금까지 3년 넘게 라이카 X1만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구요. 진심으로 만족하며 사용 중입니다.
기기적인 성능은 많이 떨어지지만 나름 X1이 내 분신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정도 많이 들었구요.
그 와중에 와이프는 후지 X100을 구입해서 지금까지 사용 중이고, 아들은 후지 X10을 구입했으나 지금은 처분한 상태입니다.(사진찍는걸 아직 즐기진 않더라구요)
제가 라이카 X1을 구입한 이후로 몇년 사이 흔히 '미러리스'라고 말하는 카메라 시장이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일반적인 일안반사식 렌즈 교환식 카메라의 무게와 부피에 부담을 느낀 분들이 많아지셨기 때문이기도 할거에요.
동시에 일상을 기록하기에 더할 나위없이 적절한 똑딱이 카메라, 하지만 상당한 사양의 렌즈를 탑재한 하이엔드 카메라들도 시장에 많이 나왔습니다.
누구나 다 조금만 검색해보면 다 알 수 있는 제품들이지만, 오늘은 일상의 소소한 기록들을 담아내기에 부족함이 없는 하이엔드 카메라들을 조금만 적어볼까 합니다.
사실 저같은 경우는요.
사진작가처럼 대단한 정경이나 작품을 만들 마음이 전혀 없답니다.
제가 그런 카메라의 성능을 최대한 뽑아낼 정도의 내공도 없다는 걸 스스로 잘 알고 있구요.
주로 찍는 사진이 식구들 사진, 여행지 사진, 음식 사진등이니
제게 여러개의 렌즈를 용도에 맞게 갈아 끼우면서 사용하는 렌즈 교환식 카메라는 사치에 지나지 않는다는거죠.
이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에 더 가치를 두냐의 문제라고 전 생각해요.
렌즈교환식 카메라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면 이를 고집할 수 있는 것이고, 그건 사용자의 취향문제이지 누가 옳고 그르다는 문제가 결코 아니라는 말이죠.
누구에겐 260만원짜리 라이카 X2가 서브 카메라가 될 수 있겠지만 저같은 사람에겐 메인 카메라거든요.
여러번 얘기했지만 조악한 바디성능의 라이카 X1을 3년간 쓰면서 꿈보다 해몽...이라지만 전 사진찍는 재미를 많이 느끼게 된 건 사실입니다.
피사체를 조금 더 기다리고, 신중히 찍는 습관은 확실히 나아진 듯 해요.^^
아래 소개하는 카메라의 가격은 모든 악세서리를 제외한 바디만의 가격입니다.
그리고 병행수입 가격은 제외했어요.^^
1. Sony RX1 - 가격 : 310~320만원대
이 제품은 풀프레임 똑딱이입니다.ㅎ
놀라운 녀석이죠. 기존 미러리스나 하이엔드 카메라가 Micro Four Thirds 또는 APS-C 사이즈의 센서를 탑재했다면
이 녀석은 35mm 환산규격 1:1의 풀프레임을 지원합니다.
렌즈는 가장 이상적인 35mm에 최대개방 f2.0이구요. 유효화소는 2430만 화소에 이릅니다.
고ISO에서의 노이즈 억제도 소니 제품으로는 탁월한 편이이서 일상에서 ISO6400까지는 무리가 없어요.
ISO1600만 되면 노이즈가 춤을 추는 제 라이카 X1과는 활용성에서 비교가 안됩니다.ㅎ
카메라 구입하시는 분들이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out focusing도 상반신을 기준으로는 상당히 잘 되는 제품이에요.
다만... 가격이 보통이 아니라는게 문제입니다.
지금 저 이미지에 달린 뷰파인더는 당연히 별매인데요. RX1 전용 OVF입니다.
렌즈와 마찬가지로 칼 자이쓰인데 가격이... 70만원에 육박한답니다. EVF보다 훨씬 비싸요.
중고 매물도 잘 나오지 않습니다.
2. Leica X2 - 가격 : 240만원대
라이카 X1의 후속 라이카 X2입니다.
루머와 달리 X1과 렌즈는 동일합니다. 엘마릿 f2.8이며 환산화각 36mm에요.
워낙... 렌즈가 뛰어나고 X2의 출시 가격이 X1 출시가격과 다를 바 없었으니 수긍할만도 한데 아쉬움은 좀 진하게 남았죠.
AE Lock은 여전히 지원하지 않고, X1의 사망 AF보다는 확실히 개선되었지만 그렇더라도 여전히... 타제품에 비해서는 AF가 느린 편입니다.
동영상은 당연히... 지원하지 않습니다.ㅎㅎㅎ
여전히 훌륭한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도 많은 분들이 갖고 싶어하는 똑딱이... 되겠습니다.
저도 사실 X2 출시되었을 때 X1에서 갈아탈까 무척 고민했답니다.
3. Fuji X100s - 가격 : 150만원대 초반
제 와이프가 사용 중인 후지 X100의 후속입니다.
X100의 가장 큰 문제는 느린 AF였죠. 라이카 X1을 쓰는 제 입장에선 X100의 AF가 느리다는 말에 웃음을 터뜨렸었지만.
ㅋ(그만큼 라이카 X1의 AF는 조악...한 수준이랍니다)
X100S는 상위 기종인 X-Pro1에 사용된 X-Trans CMOS에 위상차를 달고 재설계해서 AF속도와 정확성을 모두 높혔습니다.
X100S로 기변하신 분들 중 AF 속도 개선된 것 말고는 달라진게 별로 없다는 분들도 계시지만 사실상 X100S는 X100의 단점을 대부분 보완하기는 했어요.
최소초점거리도 짧아졌고, 동영상도 1080p 60fps까지 지원하구요. RAW파일도 비트레이트 14로 올라갔습니다.
X100의 가장 큰 장점인 하이브리드 뷰파인더의 해상도도 거의 100만 화소가량 올라갔구요(기존 144만, X100S 236만)
게다가 X100의 디자인은 레트로 디자인의 끝을 보여줍니다.
상위 기종인 X-Pro1의 외관이 무척 실망스러웠던 반면 X100의 디자인은 실제로 보면 더욱... 예쁘다는 생각이 듭니다.
환산화각 35mm도 똑딱이 카메라로서는 부족함이 없구요.
사실... 이보다 약간 아래 가격대에 니콘의 야심작 똑딱이 니콘 Coolpix A가 있긴 합니다. (Nikon Coolpix A)
하지만 개인적으로 전혀... 끌리지 않는 제품이어서 생략할께요~~~
4. Ricoh GR - 가격 : 약 100만원대
어느 분께서 달아주신 댓글을 보고 부랴부랴 추가해봅니다.
곧 국내 출시한다고 하는데요. 내용을 보니 이거 뽐뿌가 장난이 아닌데요.
사실 리코 GRD 시리즈에 큰 관심이 없었던 이유는 고작 센서 크기의 부족때문이었습니다. GRD4가 1/1.7 사이즈인가? 아마 그랬을거에요.
필카 시절부터 워낙 매니어들이 많았던 리코지만 GRD는 왠지 끌리지만 결정적으로 손이 가지 않는...? 그런 카메라였거든요.
물론 제 주변엔 리코 GRD를 구입해서 정말 잘 쓰는 이도 있긴 합니다. 스냅으로 이만한 만족을 주는 카메라도 많지 않잖아요.
그런데 이번엔 APS-C 센서를 박아 넣었습니다.
리코 특유의 색감도 여전하고.
또 이게... 한동안 제 머리 속을 휘젓고 다니겠네요. 에혀~
5. Sigma DP2 Merrill - 가격 : 90만원대 초반
이번엔... 시그마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DP시리즈입니다.
DP2 Merrill은 DP2M으로 알려진 DP 시리즈의 최신 제품입니다.
늘 시그마를 이야기할 때 따라붙는 이야기가 있지요.
센서는 최고인데 바디는 형편없다... 센서가 아깝다... 이런 말들이요.
포베온 센서의 무시무시한 성능에 비해 형편없는 기기 성능때문에 참... 많이 까인 제품이 바로 DP 시리즈거든요.
그런 비난을 넘어 야심차게 내놓은 제품이 바로 DP2M입니다.
이 녀석은 APS-C 사이즈 센서구요. 30mm f2.8 렌즈를 달고 있습니다. 환산화각 45mm지요. 사실 전 이 화각이 대단히... 애매하게 느껴지긴 합니다.
하지만 DP2M은 그런 단점을 희석시킬 정도로 막강한 화질을 자랑합니다. 화소수가 절대적이진 않지만 이 카메라... 화소수가 4,600만이에요.
이는 포베온 센서의 구조를 조금 이해하시면 납득이 가실테니 살짝 검색해보시구요.
DP의 고질적인 문제인 느린 AF를 보완해주기 위해 포커스링이 렌즈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느린 저장속도와 100장도 채 찍지 못하는 배터리(그래서인지 기본적으로 배터리가 2개가 들어있습니다)등은 단점이라고 할 수 있죠.
즉, 화질을 위해 많은 부분을 포기한 카메라라고 말해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닐거에요.
6. Leica D-Lux6 - 가격 : 120만원대 초반
이번엔... 라이카의 디지털 카메라 라인의 히트작 D-Lux 시리즈입니다.
라이카의 디지털 라인은 아시다시피 한동안 파나소닉과 공조한 라인업을 발표해왔어요. V-Lux 시리즈도 그렇고, DigiLux 시리즈도 그랬습니다.
D-Lux 시리즈도 예외가 아니었죠.
사실상 M바디와 X시리즈를 제외하면 파나소닉과 거의 동일한 모델인데 가격은 2배 혹은 그 이상이어서 이를 비난하는 분들도 무척... 많습니다.
그 마음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닌데, 또 전적으로 공감하지도 못하는게 제 마음이에요. ㅎㅎㅎ
D-Lux6 역시 디자인만 다른 파나소닉 LX7과 쌍둥이 모델이라고 보셔도 됩니다.
이 카메라의 특징은 최대개방 f1.4의 엄청나게 밝은 렌즈인 바리오 즈미룩스가 달려있다는거죠.
하지만 여전히... 이미지 센서 크기는 태생적인 한계를 보여주고 있죠.
게다가 쌍둥이 모델인 LX7과는 60만원 정도의 가격 차이가 있어요.
가성비를 따진다면 엄밀히 말해서 D-Lux6를 구입하기에는 많이 망설여지지요.
(사실... 라이카...라는 브랜드때문에 D-Lux6를 사신다면 그 가격대까지 떨어진 라이카 X1 중고를 구입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다른 대안도 얼마든지 있어요)
아... 물론 라이카 X1, X2와 달리 D-Lux6는 동영상 기능을 기본 제공합니다. AE-Lock 기능도 있구요.ㅎ
7. Sony RX100 - 가격 : 68~70만원대 초반
이제... 마지막으로 소니 RX100입니다.
최강의 똑딱이로 불리우는 RX1보다 먼저 출시되었고 출시된지 반년이 넘었는데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분들께서 여전히 찾고 있는 사실상 가격대비 성능의 종결자라고 보셔도 될거에요.
조리개 f1.8~4.9로 기본 렌즈도 뛰어나구요. 3.6X 광학줌을 지원합니다.
대충 생색내기로 들어가는 HDR이 아니라 이 가격대 제품이라곤 믿기 힘든 HDR 기능도 보여주고 있어요.
사실상 가장 합리적이고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수 있는 제품이 이 제품이라고 봐도 그닥 틀린 말은 아닐 것 같습니다.
어떤 카메라든,
자신이 사용하고자하는 목적과 용도에 맞게 구입하면 될 것 같습니다.
요즘 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가 워낙 뛰어난 화질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서 오히려 20~40만원대의 카메라 수요가 많이 줄었다고 하지요?
높아진 눈높이, 분명해진 소비수요 때문인지 하이엔드 카메라는 점점 더 괴물처럼 진화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음... 전 사실 소니 RX1을 쓰고 싶긴한데 아마... 한동안 지금의 라이카 X1을 더 들고 다니게 될거에요.ㅎ
*
아... 혹시 이미지 센서크기에 대한 이해가 없으신 분들을 위해 그림 하나 올려봅니다.
이 그림의 출처는 저도 몰라요.
구글에서 떠다니는 이미지여서... 혹시라도 원저작자가 계시면 말씀주세요.
35mm 판형 기준입니다. 35mm 풀프레임에 해당되는 카메라로는 위에 올려드린 카메라 중 소니 RX1이 유일해요.
APS-C 사이즈는 니콘과 캐논 사이즈가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만 대략 1.5 크롭이라고 보시면 되구요.
Four Thirds는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많이 쓰는 센서 크기입니다.
RX100의 센서도 적지 않은 크기구요.
1/1.7" 사이즈로는 D-Lux6등이 있겠네요.^^